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정치인들
    2026-02-05
    검색기록 지우기
  • 오존
    2026-02-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570
  • [열린세상]지방분권적 개헌은 지역의 생존문제/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지방분권적 개헌은 지역의 생존문제/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헌법 개정이 종종 거론되고 있다. 18대 국회 들어서는 국회의장 소속의 헌법개정자문위원회를 설치하여 개헌문제를 논의한 적이 있다. 최근에도 집권당의 대표가 헌법 개정 문제를 제기했으나 정치권의 반응이 적극적인 것 같지는 않다. 정치권에서 개헌 문제에 소극적인 것은 개헌정국이 초래할 정치적인 득실문제로 보거나 개헌의 절실함에 대한 공감대 부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행 헌법은 민주화운동의 결실이다. 민주화 측면에서만 보면 성공한 헌법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현행 헌법은 현재의 시점에서 보면 다음과 같은 면에서 치명적인 결함이 있어 개정을 요구받고 있다. 먼저 1987년 개헌 당시에는 생소했던 세계화 현상이 널리 확산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지역간의 경쟁이 국경을 넘어 진행되고 있다. 주민과 자본을 유치하기 위한 지역간 경쟁은 지방정부로 하여금 지역의 생활환경과 기업환경을 독자적으로 형성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 책임질 것을 요구한다. 주민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새로운 주민을 유치하기 위해 생활편익시설을 어떻게 확충하고 도시기능을 어떻게 편리하고 쾌적하게 할 것인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어떠한 정책이나 세율을 적용할 것인지를 약속하고 협상을 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가 지방정책과 지방세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나라의 지역들이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토지 무상 제공이나 지역 인프라의 확충, 법인세 감면, 일자리 창출에 대한 보상 등을 걸고 협상하는 데 비하여 우리의 지방정부는 아무런 약속도 할 수 없다. 모든 것이 중앙정부의 소관이기 때문이다. 이는 손발을 묶어놓고 달리기 경주에 참여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다른 지역과의 경쟁을 통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손발을 묶어 놓고 있는 족쇄를 풀어야 한다. 즉, 지방의 정책결정권과 조세결정권을 지방으로 돌려줘야 한다. 이는 지식정보사회가 요구하는 다양성과 창의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도 절실하다. 지방마다 다양한 문화자원을 발전시키고, 혁신을 위해서는 지방의 문제를 중앙의 지침에 의존하도록 만드는 중앙집권적인 국가경영체제를 탈피해야 한다. 지방마다 자신의 문제를 자신의 방식으로 해결하도록 보장함으로써 아래로부터 혁신이 일어나도록 하고 나아가서 국가를 바꾸어 내는 국가경영체제를 도입해야 한다. 개인에게는 자유가 인격의 실현과 물질적 생활기반의 확보를 위해 불가결한 요건이 된다. 마찬가지로 지방의 문제를 지방이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정책적 자율성의 보장이야말로 지역발전을 위한 전제요건이 된다. 모든 국민을 골고루 잘살게 하려던 공산주의 체제가 수백만, 수천만명의 국민을 기아로 몰아넣었듯이 모든 지역을 골고루 잘살게 하려는 중앙집권적 국가경영체제는 지역의 빈곤을 자초할 것이다. 현행 헌법은 지방정부의 활동역량, 특히 정책역량을 현저하게 제한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주민 수가 수천명에 불과한 지역단위에 적용되는 자치권을 인구가 천만명이 넘거나 수백만명에 이르는 광역지방정부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이는 어른에게 어린이의 옷을 입혀 놓은 것과 같다. 지방정부가 지역발전을 위해 나서려고 해도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헌법이 지역발전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제 우리 지방정부의 덩치와 위상에 걸맞은 지방정부의 역량과 자율성을 넘겨줘야 한다. 지역발전을 지방정부가 책임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방문제를 지방정부가 스스로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한 헌법 개정 문제는 이제 지역의 생존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개인적인 자유를 목숨을 건 투쟁을 통해 비로소 얻었듯이 지역의 자율성과 책임도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방주민과 지방정치인들이 쟁취해야 한다.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지방분권을 미래의 정치질서라고 하면서 ‘적과 동지가 분명하지 않은 전쟁’이라고 했다. 새로 취임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주민들의 지역적 생존보장을 위한 지방분권적 헌법 개정을 쟁취하는 데 나서야 할 때이다.
  • 이미경총장 진퇴논란… 민주, 세력 분화 가속

    지난 2일 정세균 대표 등 지도부들이 총사퇴한 이후 민주당이 이미경 사무총장의 진퇴 논란에 휩싸여 있다. 당헌·당규상 사무총장이 조직강화특위 위원장을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강특위는 당 대표를 선출하는 지역위원장 및 대의원 선임에 영향을 미친다. 비주류 측은 정세균 전 대표와 가까운 이 사무총장이 자리를 유지하는 한 조직력 열세를 만회할 수 없다고 보고 있고, 주류 측은 전대를 실질적으로 준비하는 사무총장마저 공석으로 놔 둘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 사무총장의 진퇴 논란에서 보듯이 민주당의 화두는 조직, 즉 세력이다. 정동영·천정배·박주선 의원을 중심으로 한 비주류 측은 일찌감치 ‘쇄신연대’라는 세력을 키워 왔다. ‘반(反)정세균 연대’ 성격이 강한 쇄신연대는 지도부 총사퇴 및 비대위 구성을 이끌어 냈고, 이제 이 사무총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쇄신연대에 대항하기 위해 최근 만들어진 세력이 ‘진보개혁모임’이다. 김근태 상임고문 등 정통 민주세력을 자처하는 이들과 친노(친노무현) 그룹, 486(40대·80년대학번·1960년대생) 인사들이 주축이 됐다. 이들은 선명한 진보 노선을 주장하지만, 정세균 전 대표 체제를 떠받쳤던 이들이 핵심을 이룬다. 이런 가운데 486 정치인들이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독자 정치를 꿈꾸고 있어 주목된다. ‘김근태계’인 이인영 전 의원, ‘노무현계’인 백원우 의원, ‘정세균계’인 최재성 의원이 최고위원에 도전할 생각이고, 강기정 의원은 광주시당위원장, 조정식 의원은 경기도당위원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당의 세력이 분화되면서 당권 주자들은 ‘조직의 귀재’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정세균 전 대표 진영은 김진표 전 최고위원이 좌장을 맡고 있고, 김민석 전 최고위원, 김교흥 전 수석사무부총장이 조직통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정동영 의원 진영에는 염동연 전 의원이 좌장이다. 김낙순·김태랑·정청래 전 의원 등이 조직표를 다지고 있다. 손학규 전 대표는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박양수 전 의원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김연아, 美 자랑스런 한국인상…‘피겨퀸’ 취재열기 ‘후끈’

    김연아, 美 자랑스런 한국인상…‘피겨퀸’ 취재열기 ‘후끈’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가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 자랑스런 한국인상을 수상했다.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LA 윌셔그랜드 호텔에서 미주동포후원재단 주최로 제5회 자랑스런 한국인상 시상식이 개최됐다. 이날 김연아는 새미 리 박사와 함께 자랑스런 한국인상 수상자로는 시상대에 올랐다. 김연아는 “지난해 3월 LA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월드 챔피언이 됐을 때 한인 분들이 응원해주셨다. 다시 LA에 와서 상을 받아 영광스럽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현재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활동 중인 김연아는 이날 부상으로 받은 상금 1만 달러를 유니세프에 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허브 웨슨 LA 시의원 등 LA 현지 정치인들도 참석해 김연아를 축하했다. 또한 일본 방송사를 비롯, 언론들이 김연아 선수를 집중적으로 취재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김연아와 함께 수상한 새미 리 박사는 한인 이민 2세로 1940년대 극심했던 인종차별을 이겨내고 미국대표로 올림픽 남자다이빙 부문에 출전해 런던올림픽과 헬싱키올림픽에서 연속으로 금메달을 거머쥔 올림픽 스타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서울신문NTN 오늘의 주요뉴스 ▶ UV 여자매니저 ‘김은혜’ 화제…男心 흔들 ▶ 봉태규, 아버지 사망 비보…등산 중 추락사 추정 ▶ 공중파서 금지 의상" 채연 섹시 드레스 공개 ▶ 가인 "조권과 진짜 사귀는 것 같다" 깜짝 고백 ▶ 빅토리아, 알고 보니 ‘뽀로로’ 마니아…"귀여워" ▶ 티아라 전보람, 단막극 안방 신고식…연기력 호평 ▶ 진짜 똥차 화제…인간 배설물로 320km 질주 ▶ 신세경, 러브캣 화보 화제…섹시미 ‘물씬’
  • 국회의원 원혜영의 아버지와 나

    정치인들이 내는 책은 ‘뻔한 자기자랑’이겠거니 하는 선입견이 먼저 들지만 ‘아버지, 참 좋았다’(비타베아타 펴냄)는 진정성이 느껴진다. 농부로 이 땅에서 최초의 유기농을 실천한 원경선(96)옹과 풀무원식품을 창업했으며 18대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활동 중인 원혜영 부자에 대한 이야기다. 책 대부분은 네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며 결국 땅에서 새 생명을 찾은 파란만장한 원경선 옹의 삶을 다루고 있다. 원혜영씨는 1981년 서울 압구정동에 ‘풀무원 무공해 농산물 직판장’을 열었다. 아버지를 비롯한 공동체 식구들이 농사지은 풀무원 농장의 채소, 과일과 우리나라 최초의 유기농 단체인 ‘정농회’ 식구들의 농산물을 팔았다. 하지만 유기농산물 공급이 안정적이지 못해 수지 균형을 맞추고자 콩나물과 두부를 직접 길러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요즘도 주부들이 믿고 선택하는 풀무원 콩나물은 원씨의 아내이자 한국일보 해직기자였던 안정숙 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 우물물을 길어 만든 것. 두부도 안 전 위원장이 이유식 두부를 직접 만들던 솜씨로 100% 우리 콩으로 만든 것이었다. 저자는 원씨 부자가 한결같이 지켜 온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라 옳은 것이 좋은 것이다.”란 믿음을 딱딱하지 않게 전한다. 초등학교 때 학생들이 모두 원했던 ‘등교 때 퇴비로 쓸 풀 한 다발을 뜯어오는 일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어린이회장이 됐다는 이야기는 슬며시 웃음이 난다. 이때 처음 정치인의 자질을 발견했지만, 당시 그가 내건 공약은 결국 실현되지 못했다고 한다. 학생운동을 하다 강제 징집당한 원씨는 선임자의 라면 끓이라는 지시에 곰국 끓이듯 정성으로 라면을 끓였다. 면발이 손가락 굵기로 불어터지는 바람에 ‘고문관’ 별명을 얻었고 이후 라면 당번은 줄곧 면했다. 군대에서 만난 사람들은 20년이 넘도록 원씨의 정치적 응원자이자 친구로 남았다. 책의 결론은 아버지가 뿌린 유기농의 씨앗만큼 아들은 아직 민주주의 열매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 유기농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겠다는 저자의 다짐이 믿음직스럽다. 1만 2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관가 포커스] 환경장관 ‘4대강사업 옹호’ 구설수

    이만의 환경부 장관이 휴가 중 고향지역인 전남 영산강을 방문한 자리에서 4대강 사업을 옹호 하는 발언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 개각을 앞둔 시점에서 일부러 튀기 위한 ‘충성발언’이라는 비판과 ‘소신발언’이라는 해석이 팽팽하다. 이 장관은 지난 3일 금강 금남보 현장을 방문한데 이어 4일에는 광주 영산강 승천보 건설현장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강을 살리는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지역의)정치인들 얘기를 들으면, 애향심이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반대하는 환경단체도 강 살리기에 동참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 같은 사실을 전해들은 지역 환경·시민단체는 발끈했다. 광주시장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시민단체들은 즉각 성명을 내고 “환경보전을 책임져야 할 주무장관이 4대강 사업에 이견을 보이는 국민들을 되레 폄하하는 것은 책임을 망각한 발언”이라고 성토했다. 환경부 직원들은 장관의 발언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뭔가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했다. 이 장관은 5일 정부과천청사 집무실에 정상 출근, 국·실장 회의를 주재했다. 회의가 끝나고 한 간부가 현지 반응 등을 전하자, 장관은 “의도적으로 한 발언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했던 또다른 국장은 “장수 장관으로서 ‘손해 볼 것 없다’는 생각에서 말이 많은 4대강 사업에 대해 소신발언을 한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하지만 한 시민단체 간부는 “타지역 지자체장들이 공사지지를 표명했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장관의 연고지인 영산강은 여전히 반대여론이 높아지자 충성발언을 한 것”이라며 “하지만 환경보전을 책임지고 있는 수장으로서 경솔했다.”고 비판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오늘의 눈] 전기료 인상과 선거의 함수관계/김경두 산업부 기자

    [오늘의 눈] 전기료 인상과 선거의 함수관계/김경두 산업부 기자

    ‘(정치권에) 고맙다고 해야 하나.’ 1년2개월 만에 인상되는 전기요금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동안 올린다고 변죽만 울리더니 이번엔 정부가 “다음달 1일 3%대 인상을 위해 최종 협의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지난주만 해도 “인상 시기와 인상 폭에 대해 어떠한 것도 결정된 바 없다.”며 단호했던 태도와 천양지차다. 정부는 지난해 6월 전기요금을 평균 3.9% 올린 뒤, 물가 안정과 서민층을 위해 전기요금 인상을 최대하는 자제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 이후 3조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한국전력의 하소연과 볼멘소리도 외면해왔다. 대신 변죽은 줄곧 울려댔다. 원가의 91% 수준인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한다거나 공기업에 대규모 적자가 쌓여가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않았다. 아니 올리지 못한 것이 정확한 표현인 것 같다. 인상 타이밍을 잡지 못한 것은 물가안정도 있지만 올해가 바로 ‘선거의 해’라는 것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물가의 ‘바로미터’인 전기요금을 올린다는 것은 여당 정치인들에게 ‘표 떨어지는 소리’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됐다고 하지만 서민들의 체감 온도는 여전히 바닥권이다. 더구나 6·2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했으니, 인상 시점을 고르기가 더 수월치 않았을 것이다. 심각한 민심 이반을 지켜본 데다 7·28 재·보궐 선거가 있으니…. 증권가도 전기요금 인상을 점쳤다. ‘9월 인상설’이 대세였다. 7·28 재·보궐 선거 뒤 바로 올리지는 않을 테니 9월일 것으로 봤다. 하지만 예측이 한참이나 빗나갈 정도로 전기요금 인상은 정부에 ‘발등에 떨어진 불’이었던 모양이다. 속내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정부의 이런 행보를 보면 선거와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이 둘의 생뚱맞은 관계가 전혀 없다고 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알면서도 전기요금 인상을 놓고 씁쓸한 뒷맛이 남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민들은 선거 때문에 전기요금 인상 시기가 늦춰진 것을 고맙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선거가 끝나자마자 올린다고 정부를 성토해야 할까. golders@seoul.co.kr
  • [서울광장]절대권력이 그리운가요/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절대권력이 그리운가요/육철수 논설위원

    아무래도 역사의 시곗바늘을 두어 시대쯤 거꾸로 돌려놓은 것 같다. 그러지 않고서야 군사독재시대에나 있을 법한 일들이 어떻게 지금 버젓이 벌어지겠는가. 며칠 전 어느 기사를 읽으면서 눈을 의심했다. J(40)씨는 열흘 전쯤 새벽에 귀가 중 건장한 괴한 3명으로부터 집단구타를 당했다고 한다. 괴한들은 J씨의 집 주소와 이름을 확인하고는 30분 동안 두들겨팼다는 것이다. 양복차림의 한 괴한은 J씨에게 “겁이 없다. 뭘 믿고 그러냐. 조용히 살아라. 왜 그딴 글을 올리느냐.”며 위협했다고 한다. J씨는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관련해 보수단체 사이트에 댓글을 단 게 문제가 된 것 같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촛불집회에 자주 참석했고, 대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적도 있다고 한다. 더욱 기가 막히는 일은, J씨의 어머니가 경찰서에 신고했더니 “(당신 아들) 요주의 인물에 들어 있네요.”란 소리를 들어야 했단다. 생각이 다르고 정부에 껄끄러운 소리를 한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한다면 그건 무법천지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문득 20여년 전 언론인 O씨 테러사건이 떠올랐다. 당시 신문사 사회부장이던 O씨는 군사문화를 비판하는 칼럼을 썼다가 정보사 장교들에게 단도(短刀)로 허벅지를 사정없이 찔렸다. J씨 사건은 시대를 뛰어넘어 O씨 사건과 국화빵처럼 닮았다. 상대가 아무리 얄밉고 주먹을 한방 먹이고 싶다고 해서 사적(私的) 린치를 가한다면 민주화된 법치국가의 커다란 수치다. 2년 전 촛불정국 때는 이런 일도 있었다고 한다. 정부에 비판적이던 어느 공무원은 청와대에 불려가 사방이 꽉 막힌 방(일명 먹방)에서 신분도 모르는 사람한테 조사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총리실 감찰요원들이 퇴근하는 고위 공무원을 집앞에서 기다렸다가 다시 사무실로 데려가 압수수색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J씨 폭행사건과 공무원들에 대한 청와대·총리실의 위압적 조사가 사실이라면, 대한민국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 권위주의 시대로 되돌아간 게 틀림없다. 공교롭게도 독재시대를 연상케 하는 권력의 탈선이 최근 빈발하고 있다. 경찰이 고문을 하고 검찰은 스폰서를 두고 공짜술을 즐겼다. 공직기강을 살펴야 할 공직윤리지원관실은 민간인과 여당 국회의원들을 무차별 사찰했다. 정치인들은 검찰수사에 개입해 뒷거래를 하고, 방송가엔 연예인 블랙리스트까지 나돌았다. 어쩌면 이렇게 완벽하게 독재시대의 구색을 갖추었는지 놀랍다. ‘어설픈 공직자’(이명박 대통령 표현)들은 역사를 되돌려 절대권력을 누릴 수 있다고 믿는 모양이다. 하지만 국민은 똑똑하다. 이미 권력의 속살을 보았고 그 생리까지 터득하고 있다. 나라 안팎에서 쏟아지는 권력 최상층부의 소식도 수시로 접한다. 미국의 어느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인턴 여직원과 벌인 부적절한 행위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 이탈리아 총리가 이혼 당하고 프랑스 대통령이 가수와 재혼했으며, 아이슬란드 총리는 레즈비언이라는 ‘비밀’도 안다. 멀리 갈 것 없다. 우리의 전직 대통령은 권위를 하늘에서 땅으로 끌어내렸고, 검찰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러니 국가지도자들조차 권력만 빼면 보통사람과 다를 바 없다는 인식이 머리에 박혀 있다. 권력이 탐나고 부럽긴 하겠지만 무섭다고 여기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 시대의 국민을 한 줄로 세울 수 있다고 착각하는 ‘졸권’(猝權)이 존재한다. ‘벼락 권력자’들은 국민이 자신들의 머리 꼭대기에 올라앉아 있는 줄을 모른다. 그러나 역사의 커튼 뒤에 숨어 절대권력을 휘둘러봤자 언젠가 들통나게 마련이다.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지나 어렵게 선진화의 문턱까지 왔다. 이 문턱을 넘고 싶으면 시대착오적이고 병든 권력부터 도려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법치도 가능하다. 권력 실세들은 5000만 국민의 1억의 눈이 주시한다는 점을 제발 잊지 마시라. 국민이 뭉치면 능히 ‘역발권’(力拔權)할 수 있다는 사실도. ycs@seoul.co.kr
  • [7·28 재보선/화제의 당선자들] “이광재 시작한 일, 내가 마무리”

    [7·28 재보선/화제의 당선자들] “이광재 시작한 일, 내가 마무리”

    “저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인 ‘태·영·평·정’ 주민 여러분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행복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이광재 지사가 시작한 일, 제가 마무리하겠습니다.” 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에서 당선된 민주당 최종원 후보는 “주민들과 함께 신명나는 지역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경합을 벌인 한나라당 염동열 후보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예를 갖췄다. ●광부·연극인… 환갑의 초선의원 최 당선자는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단연 돋보이는 화제의 인물이다. 평생을 연극 무대에서 보내다 ‘돈이 없어’ 탤런트가 된 그는 환갑의 나이에 민주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고, “전략공천을 해주면 나서겠다.”고 답했다. 태백이 고향으로 광부 출신인 그는 연극인 생활 중에도 폐광촌 문제에 천착해 왔고, 다른 ‘노사모’ 회원들과 달리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리 없이 도왔다. 서울연극학교(현 서울예술대학)를 졸업하고 ‘투캅스’, ‘서편제’, ‘식객2’ 등의 영화에 출연했다. 또 MBC ‘육남매’, KBS ‘왕과 비’, ‘대왕세종’ 등의 드라마와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기막힌 사내들’ 등의 연극에도 출연했다.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연극배우협회 회장, 영산대·경남대 초빙교수 등을 역임했다. 최 당선자는 “40년 연기 생활이 정치에도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역할 중에는 정치인, 국무총리, 영의정, 연산군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인간의 심리, 정치인들의 본질이 보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치인 연기경험 큰 도움될 것” 최 당선자는 선거 슬로건으로 ‘이광재 도지사 지키기’를 내걸었고, 이 슬로건이 강원 표심을 파고 들었다. 이 도지사가 국회의원에 도전할 때 최 당선자에게 “도와달라.”고 한 게 인연이 됐고, 결국 이 지사의 지역구를 승계했다. 그는 당시 이 지사에게 “만일 국회의원을 하고 싶다면 딱 한 번만 해라. 두 번, 세 번 하고 싶다는 욕심은 내려놓으라.”고 했다고 한다. 최 당선자는 ‘입담’이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누구보다 직설 화법으로 소신을 밝힐 것 같은 그의 등장을 여의도 정가가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원자력 르네상스 글로벌 현장] “韓 UAE 수주, 亞국가 시장진출 신호탄”

    [원자력 르네상스 글로벌 현장] “韓 UAE 수주, 亞국가 시장진출 신호탄”

    영국 런던 한복판에 자리잡은 세계원자력협회(WNA)는 원자력 산업에 대한 연구를 하고 관련 정보와 통계를 관리하는 국제민간기구다. 180개 원자력 업체가 가입해 있다. 이곳에서 만난 스티브 키드 WNA 전략연구부장은 세계 에너지 판도의 핵심 키워드로 재생가능성, 탄소배출량 감축, 원자력 등 세 가지를 골랐다. 한국이 UAE 원전 수출계약을 따낸 것에 대해 “매우 놀랐다.”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시장 진출을 알리는 큰 변화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세계적인 원자력 르네상스의 원인은 무엇인가. -원자력 르네상스가 도래한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는 환경, 둘째는 경제성이다. 셋째는 공급의 안정성이다. 원전 1, 2위국인 프랑스와 일본은 1970년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에너지 안보를 위해 원자력에 몰두했다. 이 같은 현상이 2000년대 들어 재현되고 있다. →최근 한국이 UAE 원전을 수주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의 성공은 원자력 업계에서 여전히 큰 이야기이다. 다들 놀랐지만 특히 끝까지 경쟁했던 프랑스가 많이 놀랐다. 가격 경쟁력과 더불어 적은 예산으로 정시에 공사를 마칠 수 있다는 것과 한국형 원전이 훌륭한 디자인임을 객관적으로 입증했기 때문에 한국이 이겼다. 정치인들의 외교력도 주효했다. 이번 계약은 큰 변화의 시작이다. 아시아에서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도 원전 건설 경험을 쌓고 있다. 5~10년 후에는 중국도 꽤 경쟁력 있는 업체로 등장할 것이다. →터키 원전도 한국이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이 아시아 마켓에 강한 건가. -영국, 독일 등 유럽과 미국 시장은 기존 대형업체들과 협력관계가 강해서 후발주자가 진출하기 힘들다. 중동과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 한국에 더 큰 기회가 있을 것이다. 런던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정치권 ‘사찰 파문’ 대응

    국무총리실 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논란이 한나라당 의원들의 가족에 대한 정보수집 의혹으로 확대되면서 여야 정치권은 ‘정치 사찰’을 비난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대응수위를 고심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당부하면서 일단은 조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특히 같은 당의 의원들을 대상으로 사찰 의혹이 번지고 있는 데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희룡 사무총장은 25일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검찰의 수사 결과 직무 범위를 넘어선 총리실의 불법 사찰이 있었다고 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로서 엄중 문책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이 강도높게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한나라당 중진 의원이 나서서 자기와 가족에 대한 뒷조사가 있었다고 제기하고 있는 만큼 한쪽의 주장만 가지고 사실관계를 판단할 수 없으니 이에 대한 (검찰의) 엄중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검찰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사실 관계를 미리 앞질러 가면서 확인되지도 않은 여러 불법 사찰설을 통해 정치인들의 이간질을 부추기는 방향으로 개입하려는 민주당 등 야권의 무책임한 정치공세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안에서는 다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친이계의 한 중진의원은 “여당 주요 인사의 가족이 물의를 일으킬 만한 사건에 연루됐다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정부를 “사찰공화국”이라고 비판하면서 7·28 재·보선의 표심을 자극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후 강원 철원군 동송읍 버스터미널에서 가진 철원·양구·화천·인제 지역 유세에서 “이명박 정부가 민주공화국을 실세공화국으로 만들었고, 소수실세가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또 “민간인을 사찰하고 한나라당 국회의원 및 민주당의 여러 정치인, 특히 이해찬 총리 등 참여정부에서 열심히 일한 사람을 이런저런 방법으로 뒤지고 있다.”면서 “여러분들이 표로 확실히 심판해 달라.”고 호소했다. 노영민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이명박 정부가 불법적으로 국민들을 사찰했는가 하면 측근들에 의한 국정농단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이번 재·보선에서 다시 심판해야 할 이유”라고 거들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고위직 ‘성희롱 발언’의 심리학

    고위직 ‘성희롱 발언’의 심리학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의 ‘아나운서·여대생 성적 비하’, 민주당 소속 이강수 고창군수의 여직원 누드 모델 강요 사건 등 잊을 만하면 터져나오는 국회의원 등 고위 공직자들의 ‘성희롱’ 발언들로 정국이 혼란스럽다.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도 계속되는 성희롱 발언에 사회 지도층을 바라보는 민심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서울신문은 23일 정치·사회·심리 분야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성희롱 발언이 이어지는 구조와 대응 방안을 짚어봤다. 전문가들은 정치인들의 잘못된 권위 의식과 사교로서의 성적 농담이 관행화돼 있는 문화, ‘팔이 안으로 굽는’ 관대한 처벌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성희롱 발언을 일삼는 국회의원들의 심리와 관련, “핵심은 공인(公人) 의식 없이 권력을 남용하고 싶은 욕구”라면서 “자신이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마치 상사가 부하를 자기 맘대로 하는 심리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국회의원들은 엄연히 공직자인데 스스로는 공직자라고 보지 않으면서 권력은 가지고 있다고 본다.”면서 “권력은 소외된 이들 편에 서라고 준 것인데 이런 의식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성적 농담이 언제나 재미를 준다고 착각하는 정치인들의 심리와 이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대중의 심리가 충돌을 일으킨다고 말한다. 황 교수는 “정치인 등 비교적 성공한 사람들은 사적인 자리에서 인간적 모습, 소탈함을 어필하기 위해 하는 성적인 농담이 재미를 준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는 중장년층 이상 남성들의 일반적인 정서라고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그렇지만 자신의 역할이나 위치에서 해선 안 되는 발언이 불쾌감을 줄 수 있다.”면서 “정치인들이 그런 점에 둔감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즉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심리로 성적인 말을 하는 정치인들은 일반 사람들과 다르지 않게 행동해도 된다는 심리기제가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황 교수는 “식욕과 성욕은 제어가 안 되는 만큼 정치인으로서 관리와 통제가 안 된다면 차라리 필부(평범한 사람)로 사는 게 낫다.”고 꼬집었다. 성적 농담에 관대한 국회 문화도 문제로 지목된다. 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의원들 중에 성희롱적 발언을 가볍게 생각하거나 수용 가능할 것이라고 봐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고위직에 있는 만큼 자신이 공인의 위치에서 미칠 영향력, 파장을 헤아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 교수는 “사회적으로 성적 발언을 쉬쉬했던 과거에는 지금보다 더 많았을 것”이라면서 “인터넷 등 사회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성희롱적 발언, 표현들이 신속히 드러나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강 의원의 발언에 대해 “상식적으로, 보편적인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교육, 경험 등 인성교육의 부재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성적 발언들은 하루아침에 고쳐지지 않는다.”면서 “교육과 경험의 부재에서 오는 만큼 인성 교육을 강화하고 고위직 인사 때 그간 행적과 도덕적 자질 검증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양성평등 시대라고 하지만 남성지배적 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여성의원 할당 등 숫자만 늘릴 게 아니라 여성들이 입법 등 역할과 발언에 있어 적극성을 띠어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국회의 자정의지가 없고 이기주의 심리로 인해 성희롱적 발언이 반복된다고 입을 모았다. 김 교수는 “성희롱 발언을 해도 징계 수위가 너무 낮은 데다 국회 윤리특위는 전원 의원들로 구성돼 제 식구 감싸기를 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외부 전문가들이 포함된 윤리심사자문위는 유명무실하고 심지어 윤리특위에서 징계를 내려도 본회의에 가면 부결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국회는 2008년 12월 이러한 문제들을 고치기 위해 국회의장 산하에 상설적인 의원 윤리조사전담기구를 설치하고 윤리특위에 외부인사를 절반 이상 포함시키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올렸으나 2년 가까이 진척이 없는 상태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7·28 민심 르포] ⑤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

    [7·28 민심 르포] ⑤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

    7·28 보궐선거를 치르는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 유권자들 사이에선 요즘 부쩍 ‘호구조사’(?)가 유행이다. 동네 사람 두세 명만 모이면 ‘○○○ 후보가 학교 후배야.’, ‘○○○ 후보의 아버지가 교장 선생님이셨어.’ 등 후보들과의 인연 맞춰 보기에 여념이 없다. 밑바닥에는 고향 사람을 당선시키겠다는 ‘소(小)지역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서울(605㎢)보다 7배나 넓은 선거구(4155㎢)에서 단 1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치열함이 표심(票心)의 선택기준마저 좁혀 놓았다. 한나라당 한기호, 민주당 정만호 후보의 2강(强) 구도 틀에서 민주노동당 박승흡 후보, 무소속 정태수·구인호 후보의 추격전이 펼쳐지는 혼전 판세는 ‘고향 표’ 끌어모으기가 최대 관건이다. 22일 선거운동이 중반을 넘기면서 소지역주의 양상은 더 두드러졌다. 4개군 가운데 유일하게 후보를 못낸 화천군 아리에서 만난 개인택시기사 이모(52)씨는 “한나라당 한기호 후보와 무소속 정태수·구인호 후보의 고향인 철원 사람들이 고민 좀 되겠더라.”면서 “양구와 인제는 각각 그 지역 출신 정만호 후보, 박승흡 후보로 표를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를 3명이나 배출해낸 철원 갈마읍 버스터미널 한쪽. 손님을 기다리는 5~6명의 개인택시 기사들도 선거 이야기에 열을 올렸다. 한 기사는 “고교 동기동창인 정태수 후보를 찍을 것”이라면서 “당적을 가져 봤자 맨날 싸움박질에만 골몰할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사는 “어릴 적 구인호 후보 옆집에 살았다.”면서 “원래 한나라당이던 구 후보가 한 후보에게 공천을 뺏겼으니 꽤 억울할 것”이라며 동정론을 폈다. 동송읍에 사는 박모(43)씨도 “이곳은 접경지역이다 보니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을 완화하는게 가장 큰 민원인데 군단장 출신인 한 후보가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양구읍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김덕수(50)씨는 “청와대 비서관도 지낼 만큼 똑똑하고 젊은 민주당 정만호 후보가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 후보의 고교 선배라고 밝혔다. 옆에서 듣던 그의 동갑내기 친구도 “화천과 양구를 연결하는 배후령 터널이 원래 작년에 개통됐어야 하는데 4대강 사업에 예산이 몰리면서 내년 개통도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정치인들이 20년 동안 배후령 터널을 공약으로 써먹었는데도 해결 못하니 이번엔 양구 출신 국회의원으로 뚫어봐야겠다.”고 거들었다. 민노당 박승흡 후보는 고향 인제에서 세를 모아가고 있다. 이곳 택시기사인 이대영(51)씨는 “이곳은 원래 한나라당세가 셌지만 요즘에는 인제 출신인 박 후보 지지세가 강해졌다.”면서 “박 후보 부친이 학교 교장 출신이어서 꽤 신망도 높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선거구들처럼 연령대별 지지성향 편중세도 나타났다. 인제에 사는 김모(29)씨는 “한나라당의 독주 견제를 위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천의 한 카센터에서 일하는 고성영(30)씨는 “기존 정당들보다 민주노동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인제에 사는 박순호(62·여)씨는 “민노당 박 후보가 원통 사람이라 뽑아야 되는데 당이 ‘노동당’이어서 내키지 않는다.”면서 “한나라당이 싸움질만 안 했으면 딱 좋은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철원·화천·양구·인제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박근혜 前대표 보수대연합에 중요한 인물”

    “박근혜 前대표 보수대연합에 중요한 인물”

    자유선진당의 중앙당사는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맞은편 용산 빌딩에 자리잡고 있다. 4층에 자리잡은 이회창 대표의 집무실 창밖으로 한나라당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대표실은 정치인보다는 선비의 사무실 분위기를 풍겼다. 하얀 벽, 하얀 블라인드, 짙은 갈색 책장 주위로 난초 화분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이회창 대표는 21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수대연합과 개헌, 개각, 7·28 재·보궐 선거, 세종시 등 정국 현안에 대해 특유의 낮은 목소리로 논리적인 답변을 이어갔다. 인터뷰는 이도운 정치부장이 진행했다. [보수 대연합] →6·2 지방선거 직후 보수대연합을 제기한 이유는. -지방 선거 결과 이명박 대통령 당선 때 흔적 없이 사라질 것처럼 보였던 친노세력이 다시 돌아왔다. 유권자를 보수 30%, 진보 30%, 중간 40%로 나누는데 중간층이 2002년 대선 때는 친노 쪽으로 갔다가 2007년 대선 때는 보수 쪽으로 왔다. 지금 이 정권이 잘못해서 실패하는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이 보수세력의 실패로 직결돼 다시 친북좌파 정권이 돌아오는 것은 안 된다. 이 정권이 싫어도 ‘보수는 좋다.’는 인식을 확보해야 다음 대선에서 보수정권을 다시 탄생시킬 수 있다. 보수세력이 이같은 의식에 공감하고, 결집하기 위해 친보수적인 국민층을 확보할 수 있는 공동의 행동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보수대연합은 누가 주도해야 할까. -지금 말하면 자칫 보수대연합의 의미가 왜곡될 수 있다. 보수대연합의 필요성을 보수들이 공감하는 게 중요하다. 자발적으로 모이는 동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보수대연합의 대상은. -모든 보수세력, 보수 단체, 보수 정당이다. 보수대연합의 필요성을 인식해야지 정략적인 이합집산으로 생각하면 성공할 수 없다. →보수대연합을 위해 이 대표는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인가. -그 필요성을 적극 확산시키고, 성공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보수대연합의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정이 이명박 대통령을 탄생시켰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 대통령의 실정이 민주당의 회귀를 가져왔다. 보수대연합의 전제 조건은 이명박 대통령이 실수와 실정 없이 제대로 정치를 하는 것이다. →보수대연합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고립론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한나라당 안에서 보수대연합을 아주 정략적으로 보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다. 박 전 대표는 보수대연합의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선진당과의 통합보다 중도적인 세력 영입을 우선하겠다고 말했다. 보수대연합의 과정에서 중도적인 세력의 통합도 필요한가. -안 대표의 이야기를 듣고 사실 불쾌했다. 우리 당은 합당의 합자도 꺼낸 적이 없는데 (안 대표가) 제멋대로 선진당 합당 이야기를 운운하는데, 이는 보수대연합의 개념을 모르는 것이다. 보수대연합을 한나라당 중심으로 뗐다 붙였다 하는데, 그러면 보수대연합은 성공하지 못한다. 특히 중도대통합이라고 했는데 이는 굉장한 착각이다. 표층에선 중간층이 있지만 정치 세력에는 중도란 없다. 그런데도 중간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자신들이 중도세력화를 하면 이 중간표층에 가까이 갈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중도실용을 말하는 것도 근본적으로 틀린 이야기다. 중도세력과 통합한다는 것은 심하게 말하면 허깨비와 통합한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과 선진당의 합당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닌가.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선거 이슈로 꺼냈고, 그것으로 끝난 것으로 본다.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보수의 세 불리기 차원에서 합당 운운하는 것은 안 된다. →보수대연합의 일정은 어떻게 되나. -보수대연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면 이름이 연대든, 연합이든, 합당이든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다. 이런 과정 없이 한나라당 쪽에서 합당 이야기가 먼저 나온다면, 이는 한나라당 중심의 세 불리기란 오해가 생길 것이고, 보수대연합도 무산될 수 있다. →안 대표는 한나라당이 자유선진당과 통합하면 수구보수로 비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선진당의 색깔은. -그 보도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 집권당 대표가 이런 말을 할 수 있는가. 진의가 와전된 게 아닌가도 생각해본다. 천안함 사건을 비롯한 외교안보 쪽에서 일관되게 우리의 주장을 유지한 것을 두고 그러는 것 같은데, 이런 것이 수구라면 도대체 안 대표나 한나라당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우리가 수구라면 한나라당은 보수정당이 아니고 필요할 때만 보수를 부르는 일종의 무늬만 보수, 얼치기 보수다. 잘못된 이야기라고 본다. 외교안보 이외의 부분에서 오히려 한나라당이 수구다. 진정한 보수는 정부나 공권력의 개입을 최소하면서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작은 정부를 추구한다. 반면 현 정권은 민간인을 사찰하고, KB금융 경영진을 뽑는 데 청와대 실세들이 개입해 좌지우지하는 행태를 보인다. 이런 게 전형적인 반(反)법치, 반(反)보수적인 행태이자 수구다. [개헌] →보수대연합과 개헌은 어떤 관계가 있나. -없다. 일부에서 보수대연합을 한나라당이 개헌을 위한 정족수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거론하면서 상관관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개헌을 정치 의제로 만들어 당리당략적으로 이용하려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 →법률가이자 정치인으로서 한국의 정치문화에 맞는 권력구조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헌법 개정을 해야 하는가. -그렇다. 현재 헌법은 1987년, 20세기형 민주화 시기에 만들어졌다. 21세기 이후 선진화 시기에 대비하고, 그에 맞는 국가 권력구조를 고민하고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과정이 잘못되고 있다. 국가구조에 대한 이야기는 관심도 없고, 20세기형 헌법에서 권력구조만 바꿔 대체하겠다는 말만한다. 각 정당들이 누가 정권을 잡을 때 자신에게 뭐가 좋을까하는 생각에서 하는 말이지 진정한 개헌 논의가 아니다. →한국에서 내각책임제도 가능할까. -우리나라에선 대통령제가 국민 의사를 결집하고 또 국가의 힘을 모은다는 측면에서 적합하다. 5년에 한 번 대통령을 뽑는 과정에서 국민 전체가 국가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또 그렇게 해서 국민들의 결집된 의사 형성 기회를 갖는다. 이것이 우리 정치를 역동적이고 진취적으로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어떤 이들은 우리가 역동적으로 나가는 반면, 일본은 머뭇거리고 처져 있다고 하는데 일본의 내각제와 우리의 대통령제의 차이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 [세종시 및 국무총리] →세종시 원안을 고수한 것은 양심적 판단인가, 아니면 정치적 계산 때문인가. -지방분권 차원에서 일부 부처의 이전은 필요하다고 과거에도 나는 말했다. 부처 이전은 강소국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화를 위해 필요하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먹고 살 길은 분권화해서 지금 서울과 같은 발전축을 여러 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획기적인 지방분권화로 가기 위한 중간 사업이 바로 세종시다. →통일 이후도 생각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수정론자들에 따르면 통일이 되면 수도가 평양, 서울, 세종시 3곳에 생긴다고 한다. 그야말로 탁상공론가들이 하는 소리다. 통일이 되면 양쪽이 동질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자유롭게 오가지 못한다. 수도를 어떻게 평양에 두겠느냐. 오히려 통일이 되면 세종시를 연방정부의 수도로 만들어야 한다. →정운찬 총리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을 위해 들어온 총리다. 떠맡은 과업이 제대로 안된 이상 물러나는 게 맞다. 남은 임기라도 더 이상 실수 없도록 일할 총리가 필요하다. [기타] →현 정부의 이념은 보수적이라고 보는가. -천안함 사건 이후 대통령 담화에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가 점점 꼬리를 내리는 것으로 흘러갔다. 과연 보수정권이 맞나 싶을 때가 있다. 필요할 때는 보수라고 했다가 또 이념을 떠난 중도라고도 한다. 대통령 스스로도 중도실용 정부라고 하면 보수가 아니란 것 아닌가. 헷갈린다. →이명박 대통령이 가장 잘한 것은. -금융 위기에서 탈출한 것이다. 다만 피부로 좋아지지 않으니 국민 불만이 커지고 있다. →현 정부 가장 큰 실정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세종시 문제다. 법이 되어 있고, 자신이 하겠다고 수십번 약속해놓고 하루아침에 뒤집는 것이 지방선거 패배를 가져왔고, 현 정권의 레임덕 도화선이 됐다고 본다. 아주 큰 실수를 한 것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장·단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원칙과 신념을 견지하는 태도다. 쉬운 것 같아도 어려운 일이다. 단점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야당으로서 민주당에 배울 점은 무엇인가. -당내 사정이 여러 정파가 갈려 있어 복잡하지만 선거 때만 되면 싹 뭉친다. 우리 보수는 그런 게 약하다. 그래서 번번이 당하는데 그런 점은 사실 좀 부럽다. →세 차례 대선에 출마했다. 무엇을 잃었고, 무엇을 얻었는가. -대통령 자리를 잃었고,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쉽게 얻지 못했을 정치적 경험을 얻었다. →2012년 대선 출마하는가. 대선 출마설과 보수대연합이 상관 있는가. -지금 그런 말할 때가 아니다. 둘을 자꾸 결부시켜 이야기하면 쓸 데 없는 오해가 나올 수 있다. 정리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서울 구청장 새꿈 새구정]성장현 용산구청장 “명문교 육성 교육인프라 확충”

    [서울 구청장 새꿈 새구정]성장현 용산구청장 “명문교 육성 교육인프라 확충”

    “아무래도 당선이 어려울 듯해 고향에서 출마할까 고민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내려가서야 그 같은 생각이 엄청 큰 오산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지요.” 성장현(55) 서울 용산구청장은 18일 사뭇 진지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어릴 적 웅변으로 장학금을 받아 ‘순천 검둥이 연사(演士)’라는 별명을 달았다. 그는 “태어난 곳은 전남 순천이지만, 30년 넘도록 용산에서 살았으니 진짜 고향은 용산 아니겠느냐는 데 생각이 닿았다.”고 덧붙였다. 오래 고향을 떠나 살다가도 때(?)만 되면 지역발전을 일구겠다고 나타나는 정치인들과는 다른 길이다. ●신분당선 보광역 유치 추진 성 구청장은 “두 아들을 얻는 등 세상에 두 발로 딛고 살아갈 수 있도록 삶의 터전이 돼 준 용산을 선택했고, 힘들었어도 선거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스스로 아픔을 겪었기에 느낀 것들을 정책에 반영할 것이라고도 했다. “구민들에게 잘해 주는 것도 좋지만, 가슴 아프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얘기도 꺼냈다. 그러기 위해 먼저 직원들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일부터 없도록 하겠단다. 그는 “구청장 임기는 4년이고 직원들은 길게는 40년 임기인데, 우리 식구들부터 마음 편해야 주민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아니겠느냐는 판단에서 나온 결심”이라며 활짝 웃었다. 그의 최우선 관심사는 교육이다. 서울 중심인 용산구에 걸맞게 시설과 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꿀 청사진에 부풀었다. 최근 10여년 사이에 학교들 대신 아파트가 들어서고 학원들도 빠져나가 안타깝다는 이야기다. 다른 사업들을 후순위에 둔다는 게 아니다. 대한민국의 미래인 어린이들을 잘 키워야 희망이 싹튼다고 했다. 2014년까지 200억원을 쏟아넣게 된다. 지난해 기준 교육예산은 31억원뿐이었다고 수치를 내보였다. 1차 목표로 10억원을 모으는 ‘꿈나무 장학회’ 설립계획도 있다. 명문교 육성은 물론 각국 대사관과 힘을 합쳐 원어민 외국어 교육을 활성화하고 초등학교 교실을 멋지게 리모델링해 상설 영어센터들을 만들 방침이다.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안심 통로’를 조성한다. 신분당선 보광역 유치를 추진하는 것도 교육 인프라 확충계획과 맞물렸다. 성 구청장은 가정형편 탓에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군에 다녀온 뒤 1979년 용산에 자리를 잡았다. 30여년 ‘용산 토박이’라고 자부한다. 시골 사람들이 ‘무작정 상경’할 때 그렇듯 지방으로 오가기 좋은 곳이어서였다. 건축 현장에서 모래, 자갈을 져 올리는 날품팔이에서부터 책 판매, 보험, 잡지사 기자, 해수욕장 튜브 장사 등을 거쳐 학원강사로 있던 보광동에서 학생 7명을 가르치던 학원을 인수해 교육사업에 발을 들여놓았다. 1대와 2대 두 차례 구의원을 거쳐 1998년 용산구청장 선거에서 수도권 최연소이자 전국 처음으로 기초의원으로 단체장에 당선되는 기쁨도 누렸다. ●“직원들과 소통하는 구청장될 것” 20여년 전 30대, 10여년 전 40대의 젊은 나이로 지방자치 일선에서 뛰었던 그가 보는 용산은 어떤 곳일까. 성 구청장은 용산은 100년 역사상 가장 웅비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기회를 맞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꼽히는 국제업무지구 사업이 원활하게 되도록 행정·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구청장으로 일했던 경험이 그의 향후 행보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0여년 전엔 패기로 덤볐죠. 젊으니 기대에 못잖게 걱정도 샀을 게 뻔합니다. 그 무렵엔 구청장이 다른 마인드를 갖고 조직과 제도를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당시 부임해서는 웬만한 간부회의는 오전 8시까지 모두 마치도록 했습니다. ‘고객인 시민들이 한창 구청을 방문할 무렵 직원들과 회의로 야단법석을 떨어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에서입니다. .하지만 10여년 뒤인 요즘엔 조금 바뀌었다. “조직을 재단(裁斷)하려고 할 게 아니라 직원들과 함께 호흡하며 걸어가야 합니다. 구청장은 있는 듯 없는 듯 움직이며 직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최적의 조합을 만드는 데 애쓰면 그만입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성장현 용산구청장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초등학교를 7년 다녔다.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정치하겠다는 꿈을 품었다. 곧장 웅변을 배웠다. 전국웅변협회 사무총장을 지냈다. 1991년 첫 지방의회 선거에서 최연소로 구의원에 당선됐다. 1997년 DJ 대통령선거본부 용산 유세위원장을 맡았다. 아들 둘을 얻은 뒤 늦깎이로 대학을 거쳐 행정학 박사학위를 딴 학구파이다.
  • 세계최고 갑부 멕시코 카를로스 슬림이 사는법

    세계최고 갑부 멕시코 카를로스 슬림이 사는법

    “정치인들과는 절대 사업하지 말라.” 불황과 위기 때 공격적인 투자로 정상에 오른 세계 최고의 부자, 멕시코 ‘메가 재벌’ 카를로스 슬림(70)의 좌우명이다. 슬림 제국은 백화점과 건설회사, 금융그룹 인부르사까지 멕시코에서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1990년 통신회사 텔멕스 인수로 통신업계까지 장악했으며 지난 10년 동안 남미 전역에 600억달러 이상의 공격적 투자로 남미의 슬림 제국을 건설 중이다. 프랑스 조각가 로댕의 작품 300여점을 포함한 방대한 미술품 컬렉션도 소유하고 있다. 올해 빌 게이츠를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로 올라선 그이지만 월급은 2만 4000달러(약 2800만원)만 받는다. 타고 다니는 차도 스포츠 실용차량인 시보레 서버번. 최근까지 플라스틱 싸구려 시계를 차고 다녔을 정도로 절제와 검소가 몸에 밴 생활을 하고 있다고 AFP가 16일 전했다. 최근 포브스지에 따르면 슬림의 재산은 535억달러로 추산된다. 그의 전기 ‘카를로스 슬림, 알려지지 않은 초상’(2002년 출간)의 개정판을 준비해 온 전기작가 호세 마티네즈는 “제트족과 달리 그는 극단적으로 소박하다.”면서 그의 재산은 포브스 추산보다 훨씬 많다고 말했다. 멕시코 주식시장의 30~40%를 쥐락펴락하는 슬림이지만 그의 내핍은 회사에도 적용돼 최고위 경영진과 중간 경영진이 공동비서를 쓰고 있고 보좌진도 두지 않는다. 그는 지난해 경영위기에 처한 뉴욕타임스에 2억 5000만달러를 투자해 뉴욕타임스의 2대 주주가 됐다. 마티네즈는 “(슬림은) 발언권도 의결권도 행사하지 않으며 경영위기에 빠진 신문이 회복하면 지분을 매각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도를 넘는 욕심은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슬림은 자신과 자녀의 검소와 절제에 대해 “훈련에 의해서가 아니라 취향과 신념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7·28 민심 르포] ① 서울 은평을

    [7·28 민심 르포] ① 서울 은평을

    7·28 재·보궐 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15일 시작되면서 8개 표밭 현장의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신문은 접전 지역의 표심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은평뉴타운이 생기면서 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과 구파발역 사이에 위치한 박석고개는 일종의 ‘경계선’이 돼 버렸다. 박석고개 동쪽의 불광동과 진관동에는 고층 아파트가 즐비하게 들어섰지만, 서쪽의 갈현동과 대조동 등은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아직도 몇십년 전 ‘구도심’의 모습 그대로다.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민심도 이를 기준으로 다소 엇갈리는 듯했다. ●“장상, 지역민 아니라 믿음 안가” 공원에서 산책 중인 대조동 토박이 백옥란(66·여)씨에게 “이명박 대통령이 잘하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영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럼 대통령의 측근인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는 어떻게 보느냐.”고 다시 물었더니 “이재오는 그거랑은 별개다. 우리 지역 발전시켜 줄 사람은 그래도 이재오밖에 없고, 다른 후보들은 누가 나왔는지 알지도 못한다.”고 손사래를 쳤다. 이 후보는 41년 동안 산 ‘동네 사람’인 반면 민주당 장상 후보는 지역민이 아니라 믿음이 안 간다는 유권자도 적지 않았다. 18대 총선에서 이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던 창조한국당 문국현 전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 야당을 불신하게 됐다는 반응도 있었다. 역촌동에서 70년째 살고 있다는 최원순(73·여)씨는 “사실 정치인들이 다 거기서 거기고, 기왕이면 동네에 오래 살아서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낫다. 구청장을 민주당에 줬으니까 균형도 맞춰 줘야 한다.”고 말했다. 불광동에서 50년 동안 살았다는 이기순(66·여·상업)씨는 “이곳에서는 ‘그래도 이재오’라는 분위기다. 문국현 찍었더니 한 것도 없이 의원직 상실하고, 배신당한 기분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 후보가 3선을 하는 동안 해놓은 일이 없다며 돌아선 유권자들도 있었다. 불광동에서 50년 넘게 살았다는 이용일(70)씨는 “이 후보가 민주화운동 하고 민중당 할 때는 좋았는데, 지금은 여당에 빌붙은 모습이라 싫다.”고 했다. 갈현2동 주민 유모(61·사업)씨는 “정권 실세라고 좋은 것 다 누리더니만 이제 돌아와서 뽑아 달라니, 염치없다. 이젠 싫다.”고 했다. ●“이재오 되면 더 기고만장 할 것” 대부분 외지 출신인 은평뉴타운 주민들에게는 지역구 관리의 ‘신화’로 일컬어졌던 이른바 ‘이재오 프리미엄’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다. 특히 젊은 유권자들은 여당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입주한 지 1년이 조금 넘었다는 30대 주부에게 지지 후보를 묻자 대번에 “이재오 빼고 다 괜찮다.”고 했다. “임대아파트에 겨우 들어왔는데 여당 후보를 찍어 주면 부자만 좋고 서민들은 더 살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이유였다. 지난 지방선거 때 민주당을 지지했다는 대학생 김모(23·여)씨는 “이번에도 한나라당을 뽑아줄 생각이 없다.”고 했다. 김씨는 “선거에서 졌으면 반성하고 달라져야 하는데, 대통령도 한나라당도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 후보가 정권 2인자라는데, 이번에 당선되면 더욱 기고만장할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지역 현안 무관심한 주민 많아 하지만 보다 현실적인 이유로 이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도 있었다. 16일 오후 뉴타운 단지 내 상가 앞에서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30~40대 주부들이 둘러앉아 선거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한 주부가 “난 민주당 지지하고 대통령도 민주당 뽑을 거지만 이번엔 사람 보고 뽑을 거야. 그래도 여당 후보가 돼야 여기도 더 개발이 되지.”라고 말을 꺼내자 다른 지역에서 이사왔다는 또다른 주부는 “우리가 사는 1지구는 그렇지 않은데, 입주한 지 얼마 안 된 2지구는 분위기가 사납다. 이재오 이름만 꺼내도 싸늘해지는데, 진보적인 젊은 사람들도 많고 아직 지역 현안이나 누가 지역발전을 시켜 줄지에 대해 관심이 별로 없는 것 같기도 하다.”고 전했다. 유지혜·강주리기자 wisepen@seoul.co.kr
  • [사설] 광복절 사면복권 국민 힘 모으는 내용 돼야

    정부가 8·15 광복절을 맞아 수천 명을 대상으로 특별사면 및 복권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인과 정치인, 그리고 18대 총선에서 선거법을 위반해 형이 확정된 선거사범 등이 대거 포함됐다고 한다. 특히 지난해 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단독사면 때 제외된 경제인이 상당수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률과 재판의 불완전성을 보완하는 대통령의 이러한 사면권은 반드시 필요하다. 반면 이번에 특별사면이 실시되면 이명박 정부 들어 5번째여서 너무 잦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국민 대화합 차원에서 사면은 의미가 적지 않다. 광복절 사면복권은 분열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내용이 되어야 한다. 정권교체 혼란기에 무리한 사법처리 논란을 불렀던 일부 경제인들을 엄격한 기준에 따라 사면해 경제살리기에 동참시키는 것을 검토해 봐야 한다. 선거정국을 거치면서 표적 사법처리 논란이 인 정치인들도 고려해야 한다. 이제 화합의 손을 잡아야 할 시점이다. 다만 사면은 명확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시행되어 국민들이 흔쾌히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 결코 사면권이 남용되어서는 안 된다. 사면복권은 부작용이 많은 제도이다. 사면권이 남용되면 법치주의 근간이 파괴된다. 법제도의 안정성을 해쳐 사법질서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다. 대화합을 명분으로 단행하는 사면복권이 국론분열의 씨앗을 잉태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사면복권이 취지와 달리 법 경시 풍조를 낳지 않도록 엄격하게 대상자를 선정해야 한다. 주요 경축일만 되면 연례행사처럼 단행되는 사면복권이 되어서는 안 된다.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국민 화합은 최대한 도모하는 내용이 되어야 한다. 아울러 2007년 사면업무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위해 설치된 사면심사위원회가 실질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법무부 장·차관 등이 참여하는 위원회의 민주적 운영으로 정당성을 강화해야 한다.
  • [이영선 경제프리즘] 대통령 단임제 이제는 바꿔야 한다

    [이영선 경제프리즘] 대통령 단임제 이제는 바꿔야 한다

    정치는 왜 필요한가? 국민들의 삶의 안녕과 복지를 위해서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보면 백성들의 삶에 도움을 준 성군보다는 폭군들이 더 많다. 백성들은 왜 폭군들에게 그렇게 오래 시달리면서도 왕정제도를 뒤엎지 않았을까? 아마도 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폭군이나 탐관오리들은 외적이나 내부 도적과 마찬가지로 백성들을 수탈해 가니 백성들에게는 도적이나 다를 바 없었으나, 그래도 그들은 백성들이 목숨은 부지하고 살 수는 있게 해주었으니 폭정이나마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 낫게 여겨졌을 것이다. 옛날의 큰 도적은 두 개의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말을 타고 이 마을 저 마을 휩쓸고 다니는 마적이고, 또 다른 하나는 마을 뒷산에 산채를 짓고 필요할 때마다 아랫마을에서 도적질해가는 산적이다. 이 두 도적 중 누가 더 잔인할까? 당연히 마적이다. 마적은 한 번 지나간 마을에 다시 올 일이 없다. 마을을 온통 쑥대밭으로 만들고 약탈해 가면 그뿐이다. 산적은 그렇지 않다. 산적은 내년에 또 같은 마을에 와서 약탈해 가려면 마을 사람들이 다음해에 다시 농사 지을 수 있게끔 최소한의 식량과 씨종자는 남겨 주어야 한다. 좀 심한 비유이지만 세종대왕과 같은 성군을 제외한 임금들은 산적 두목이나 다름없었다. 백성의 입장에서 보면 산적이나마 있어서 외부의 도적을 막아 주고 내년 농사도 지을 수 있는 것이 다행일 뿐이다. 그래서 백성들이 왕정을 뒤집지 않았던 것이다. 민주화가 되면서 국민들은 그들의 삶의 안녕과 복지를 향상시켜 달라고 자발적으로 위정자를 선출하고 또 세금을 내고 있다. 그러나 그 위정자가 너무 오래 자리를 차지하면 폭군으로 변할 우려가 있어 그의 임기를 제한하였다. 대통령제를 택한 나라는 4년 중임제가 보편적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5년 단임제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과거 독재정권의 피해가 너무 커서 아예 한 번의 임기로 제한해 버린 것이다. 그런데 단임제의 피해에 대해서는 깊게 고려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마적은 다시 되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잔인할 수 있었던 것처럼 한 번의 임기는 정치인들로 하여금 국민들의 장기적인 복리를 등한시할 위험성이 있다. 단임제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요란한 정책을 발표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게 마련이다. 왜냐하면 임기 내에 자신의 정책 결과를 보아야 하고 또 조금 시간을 지체하면 곧 레임 덕 현상이 일어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경제는 안정적으로 발전해 가기보다는 5년 정도의 주기로 사이클을 이룬다. 정권 초기에 급격한 재정지출과 조급한 정책 분위기가 경제를 부양시키는 듯하지만, 조금 지나면 정책의 혼돈과 불안정이 오히려 경제를 어렵게 한다. 지금껏 5년 단임제 대통령들의 말기에는 항상 우리 경제가 침체 내지는 위기에 봉착했다는 것이 이를 말해 준다. 집권한 대통령이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하고 다시금 재신임을 얻을 기회를 주는 것이 국민의 복리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정당제도가 있으니 집권정당이 재집권을 위해 노력하면 된다는 논리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정당보다는 사람 중심의 정치가 이루어지고 있고, 단임제의 경우 같은 정당 내에서 새로운 미래 세력이 형성되어 현 집권자를 일찍 레임 덕으로 만들 수 있어 5년 단임제의 불안정성을 피할 길이 없다. 정치제도는 정치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들을 위해 만들어져야 한다. 지금의 5년 단임제는 정치인들이 서로 돌아가며 정권을 잡자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면이 있다. 그간 단임제의 폐해가 인식되어 왔고 4년 중임제 개헌의 필요성 역시 논의돼 왔으나 항상 대통령 임기말에 이 논의가 시작되었고 또 새로운 미래 권력은 우선 대통령에 당선되는 일에 집중하게 되어 개헌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제 진정 국민을 위한 정치제도를 만들어 내야 한다. 4년 중임 대통령제로의 개헌작업을 시급히 착수해야 할 것이다.
  • [한·일 100년 대기획] 야마구치 지로 이사장은 누구

    야마구치 지로 홋카이도대 정치학과 교수는 일본 정치학회 이사장이자 민주당의 정책자문 핵심 브레인으로 민주당의 주요 정책방향을 결정하는 데 관여해 왔다. 일본 정치가 양당 구도 속에 제3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간 나오토 총리를 비롯해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 등 민주당내 핵심 정치인들과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야마구치 교수는 최근 여러 미디어를 통해 가장 활발히 정치평론을 펴고 있는 개혁 성향의 대표적 논객이다. 야마구치 교수는 선거제도 개혁이나 정계개편 등에 관심을 보여 오다가 무라야마 내각 때부터 현실 정치에도 적극 참여했다. 사회당 노선을 지지하다 사회민주당으로 당명을 변경한 뒤에는 민주당의 정책 자문단에서 활동했다. 오자와 이치로 대표 때 내건 ‘생활제일 정치’의 발안자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홋카이도를 중심으로 선거 지원유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야마구치 교수는 1981년 도쿄대학 법학부를 졸업한 뒤 1987년부터 2년간 코넬대 객원교수를 거쳐 1993년부터 홋카이도대 법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홋카이도대 법과대학 정치연구소 소장, 2009년 국립 파리정치대학원 객원교수를 지냈다. ‘일본정치의 과제’, ‘전후 정치의 붕괴’, ‘일본 전후 정치사’, ‘위기의 일본정치’, ‘정부 교대론’, ‘포스트 신자유주의’, ‘일본정치 재생의 조건’ 등 일본 정치와 정부 관련 분야에서 다양한 저서를 집필했다. 일부 저서는 국내에도 번역 출간됐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英 리빙스턴 편지 140년만에 해독

    英 리빙스턴 편지 140년만에 해독

    “난 이미 지독할 정도로 기진맥진한 상태이지만 자네에게만 알려주기 위해 이 글을 쓰고 있네. 내가 살아남아서 다시 자네를 볼 수 있을까 모르겠군.” 19세기 영국의 선교사이자 아프리카 탐험가로 빅토리아폭포를 발견한 데이비드 리빙스턴(1813~1873)이 친구에게 보낸 편지가 무려 140년만에 해독됐다고 BBC, 인디펜던트 등 영국 언론들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4페이지 분량의 편지는 지난 1871년 나일강 수원 조사 중이던 리빙스턴이 탐험과정의 위험과 어려움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기 위해 친구 호러스 월러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내용이 불분명해 ‘잃어버린 편지’로 일컬어졌다. 나중에 리빙스턴의 전기 작가로도 이름을 날린 월러에게 전달된 이 편지는 1966년 런던의 한 경매에 나왔지만 내용을 알아볼 수 없는 상태였다. 편지 작성 당시 리빙스턴이 종이와 잉크가 떨어져, 갖고 있던 책과 신문에 야생 열매의 씨앗에서 뽑은 색소를 사용한 탓에 거의 지워졌기 때문이다. 런던 버크벡대학 연구진은 지난해 초부터 18개월간 분광기, 3900만픽셀의 고성능 카메라 등 첨단장비와 기술을 동원, 원문을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편지는 아프리카에서 노예사냥을 벌이는 유럽인들에 대한 비난과 자신의 악화된 건강 등을 주로 담고 있다. 리빙스턴은 “이질로 인한 발작, 고열, 폐렴, 손과 발에 나타난 풍토병을 앓고 있다.”면서 “하늘은 이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간생명에 대한 경시와 이곳 사람들의 비통함을 우리의 정치인들이 알아주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썼다. 리빙스턴은 이 편지를 작성한 몇주 뒤 미국의 탐험가이자 언론인 헨리 스탠리에게 구조됐고, 다시 탐험에 나선 뒤 1873년 현재의 잠비아 지역에서 이질로 숨졌다. 이 편지가 언제 어떻게 영국으로 전해졌는지에 대해서는 지금껏 수수께끼다. 해독작업을 이끈 데비 해리슨 버크벡대 교수는 “연구는 역사를 다시 쓰는 기회였다.”면서 “깊이 상심하고 우울증에 시달리면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은 리빙스턴의 인간적인 모습을 새로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