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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대통령 기자회견] 친이모임 ‘개헌 공론화’ 앞장서나

    [李대통령 기자회견] 친이모임 ‘개헌 공론화’ 앞장서나

    한나라당 친이명박계 의원들의 모임인 ‘함께 내일로’가 개헌 공론화를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모임 대표인 안경률 의원은 3일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초청, 간담회를 갖고 “국회 특위구성을 통해 여야 간 개헌 토론·논의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며 곧 개헌론에 대한 심도있는 검토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G20 정상회의 이후로 예정된 개헌 공론화를 미리 준비하기 위한 자리로 해석된다. 김 전 국회의장은 간담회에서 “개헌론을 대하는 정치인들의 자세가 대입시험을 코앞에 둔 수험생이 자기 머리만 믿고 공부를 하지 않는 형국과 같다.”며 “미래 비전과 국가운영 철학에 대한 고민 차원에서라도 개헌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는 안경률·최병국·임해규·김성회·김영우·백성운·손숙미·이춘식 의원 등 14명이 참석했다. 한편 정몽준 전 대표는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헌법은 국가운영의 기본 틀이므로 국회의원들이 관심을 갖고 토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의무”라며 “개헌과 헌법논의는 별개이며, 헌법이 바뀌면 경제에 좋지 않다는 야당의 주장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개헌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악수의 외교학

    악수의 외교학

    외교관들은 악수를 많이 하는 편일까, 적게 하는 편일까. 얼핏 생각하면 외국인을 자주 상대하는 직업 특성상 악수를 즐길 것 같다. 그런데 기자가 개인적으로 접한 한국 외교관들은 별로 그렇지 않다. 특히 김성환 신임 외교통상부 장관은 장관 치고는 악수에 인색한 편이다. 그는 겸손하게 고개를 숙이는 ‘한국식’ 인사법을 선호한다. 악수를 즐겼던 전임 유명환 장관과 대조적이다. 왜 악수에 인색할까. 좋게 보면 비(非)정치적이라 그럴 수 있다. 정치인들에게는 악수가 숨쉬는 것만큼 자연스럽다. 남성 정치인이건 여성 정치인이건 인사는 손을 내미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법관 출신의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정치권에 입문했을 때 악수를 잘 청하지 않아 거만해 보인다는 구설에 올랐다. 그 후로 뼈를 깎는(?) 노력 끝에 지금은 앞 사람과 대화하면서 손은 옆 사람에게 뻗을 정도로 능란하다. ‘악수의 달인’은 무소속 이인제 의원이다. 그는 아는 사람이건 모르는 사람이건 걸어가는 도중에 마주치는 사람에겐 무조건 두 손을 내민다. 위생관념 때문에 악수에 소극적이란 분석도 있다. 이 사람 저 사람 손을 잡다 보면 아무래도 병균이 옮을 우려가 큰 게 사실이다. 깔끔한 성격의 소유자가 많은 외교관들은 본인을 위해서, 또 상대방을 위해 악수를 삼갈 수도 있다. 과거 동교동계의 맏형 권노갑씨는 유세가 끝나면 꼭 화장실에 들러 손을 씻는 버릇이 있었다. 단순히 악수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즐기지 않을 수도 있다. 사실 정치인 말고 일반인에게 악수는 그리 남발되는 인사법이 아니다. 아무리 외교관이라도 어려서 몸에 밴 습관을 성인이 됐다고 교정하기는 쉽지 않을 법하다. 유명환 전 장관도 인사법을 고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등과 친근하게 포옹하는 인사를 하려고 매번 ‘결심’하지만 막상 만나면 악수 정도로 끝난다는 것이다. 외교관들은 악수를 하더라도 손을 꽉 쥐지 않는 편이다. 손이 아플 정도로 세게 움켜쥐는 정치인들과 다르다. 한 국회의원은 2일 “정치인들은 악수만 해 봐도 유권자가 자기를 찍을지 안 찍을지 직감적으로 안다.”고 했다. 손을 통해 상대방 심중의 정보가 들어온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국익을 놓고 국제무대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외교관에게 악수는 단순히 손을 잡는 행위 이상일 수도 있다. 악수도 외교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선심성 예산요구 크게 늘어”

    김문수 지사가 2일 도청 실·국장 회의에서 지방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일부 정치인들의 선심성 정책 남발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김 지사는 “지방재정은 어려운데 인기위주의 선심성 예산 요구가 급증하고 있다.”며 “재정문제에 관해서는 정치인들에게 희망이 없으니 공무원이 중심을 잡고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단세포적인 선동성 예산 집행들이 국가적 위기를 가져오고 국민의식을 선진화시키지 못하는 요소가 된다.”고도 했다. 김 지사의 발언은 최근 야당 도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도의회의 초등학교 5~6학년 11~12월 2개월치 무상급식 도비지원 예산 42억원 임의 편성 및 무상급식 대상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한 ‘도 학교급식 지원 조례’ 개정 움직임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4대강·개헌·사정 등 핫이슈 격돌

    4대강·개헌·사정 등 핫이슈 격돌

    국정감사를 마친 국회가 1일부터 대정부 질문에 들어간다. 이번 정기국회 대정부 질문은 예산안 처리와 쟁점 법안 심사를 앞둔 여야의 ‘전초전’ 성격이 짙어 연말을 강타할 정국 이슈가 총망라될 것으로 보인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취임 뒤 처음으로 국회 답변에 나선다. ●김총리 취임 첫 국회 답변 여야의 대치 전선은 4대강을 둘러싸고 확실하게 그어질 전망이다. 다른 이슈와 달리 4대강 사업은 여야 모두 당내 목소리가 일치돼 있어 타협의 여지가 별로 없다.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은 31일 트위터에 “4대강 사업이 강살리기 사업이냐, 대운하 사업이냐의 주장에 대해 정치인들은 정치생명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야당에 경고를 보내는 동시에 여당에도 강력한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도 “야당이 강을 살리는 사업을 죽이는 사업이라고 허위선전을 하고 있다.”며 역공을 예고했다. 반면 민주당은 486그룹의 대표주자인 이인영 최고위원을 ‘4대강 대운하 반대 특위’ 위원장으로 선임해 최전선으로 내보냈다. 국감에서 4대강 공사 편법입찰 의혹을 제기한 강기정·김진애 의원 등 강경파를 대정부 질문에 집중 투입한 것에서도 ‘결기’를 읽을 수 있다. 대정부 질문에선 개헌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한나라당 안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 이재오 특임장관 등이 계속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이 “여권의 정략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개헌 이슈는 외곽에서 불거져 국회 내부로 침투하는 경로를 보일 전망이다. ●정진석 “4대강 정치 생명 걸어야” 여야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법안인 유통법과 상생법 처리가 늦어지는 이유를 놓고 ‘네 탓’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대북 정책을 놓고도 격돌이 벌어질 전망이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의 6·25 발언에서 촉발된 대중국 외교 문제도 도마에 오를 것이다. 기업 수사 과정에서 흘러나오는 사정설을 놓고도 시각차가 두드러진다. ●부자감세·FTA, 내부 조율 관건 여야 모두 당내에서 불협화음이 나는 이슈도 적지 않다. 한나라당은 당장 법인세·소득세 최고세율 인하 논란에서 불거진 ‘부자 감세’ 문제를 정리해야 한다. 당 지도부의 진화에도 불구하고 정두언 최고위원 등 소장파는 “중도개혁이 시작부터 좌절돼선 안 된다.”며 의원총회에서 감세 철회를 결정할 것을 주장한다. 감세론자인 나성린 의원과 감세철회를 주장하는 김성식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서 상반된 주장을 펼칠 수도 있다. 더욱이 친박계 의원들도 부자 감세 철회를 요구해 개헌과 함께 감세 문제가 당내 균열로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놓고 ‘정체성’ 고민에 빠졌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대정부 질문에서 독소조항 폐지를 골자로 한 전면 재협상을 촉구할 계획이다. 반면 정세균 최고위원 등 친노 진영은 “재협상은 미국에 더 많은 것을 양보할 뿐”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두 목소리를 모두 듣겠다는 입장이다. 이창구·김정은기자 window2@seoul.co.kr
  • [사설] 재개발·청경 로비에 의원들이 장단 맞췄나

    지난 2004년 이른바 ‘오세훈법’으로 불리는 개정 정치자금법이 시행된 이후 정치인들, 특히 국회의원들 주변은 눈에 띄게 깨끗해졌다. 수천억원대 차떼기 대선자금 사건으로 국민의 의지가 단호했고 법이 엄격하기도 했지만, 국회의원 스스로 ‘돈선거’와 ‘돈정치’를 근절하려 한 노력 또한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이 법이 또 흐지부지되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 최근 잇따라 터진 청원경찰 입법로비와 고양시 식사지구 재개발 등과 관련해 국회의원 수십명이 정치자금을 불법으로 받은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수사가 끝나봐야 실태를 알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내용만 봐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 검찰에 따르면 청원경찰법 개정 과정에서 현직 국회의원 33명이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로부터 500만~50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고 한다. 청목회는 정부기관·지방자치단체에 근무하는 청원경찰들의 모임이다. 이 단체의 간부들은 입법을 통해 처우개선과 정년연장을 하기 위해 로비자금으로 8억원을 모았다는 것이다. 법 개정을 두달 앞둔 지난해 10월, 이 돈으로 관련 상임위 국회의원들의 후원계좌에 2억 7000만원을 집중적으로 입금하고, 나머지 5억 3000만원은 영향력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현금으로 뿌렸다고 한다. 3년 전 고양시 도시개발사업에 참여한 건설업체들도 18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여야 정치인 5~6명에게 수억~수십억원을 건네며 인허가를 청탁했다고 한다. 국회의원이 한두명도 아니고 수십명이 특정 단체의 금품 입법로비에 줏대 없이 놀아나고 기업의 검은 돈을 받았다니 말문이 막힌다. 정치자금법이 엄격해서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에 지장이 많다면 정당하게 이유를 밝히고 법을 현실에 맞게 고치면 될 일이다. 후원금은 후원금대로 챙기고 뒤로는 검은 돈에 손을 댄다면 이거야말로 비열한 짓이다. 세상 바뀐 줄도 모르고 여전히 이런 행태를 보이니까 법정 한도의 후원금마저 못 채우는 국회의원들이 숱하게 나오는 것이다. 검찰은 엄정하게 수사를 벌여 이번 기회에 썩은 정치인들을 모조리 도려내야 한다.
  • [정치이슈 Q&A] SSM 규제법안 2개 분리처리냐 동시처리냐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한 규제법안(유통산업발전법+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 처리를 놓고 여야 대립이 첨예하다.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데는 여야가 이견이 없는데도 순차 처리냐, 동시 처리냐를 놓고 대립하는 희한한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SSM 규제를 둘러싼 정치·경제적 함의를 Q&A로 풀어 본다. Q:유통법 개정안 내용은. A:재래시장 반경 500m 내 SSM 입점 제한. 1500여개 재래시장 반경 500m 이내를 ‘전통산업 보존구역’으로 설정할 수 있으며, 이 구역은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통해 SSM의 등록을 제한하거나, 입점 조건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규제할 수 있다. Q:상생법 개정안 내용은. A:영세 자영업자의 사업조정 신청권 강화. 대기업이 직영하는 SSM뿐 아니라 자영업자가 투자한 SSM 프랜차이즈 점포라고 하더라도 대기업 지분이 51% 이상이면 사업조정 신청대상에 포함시키도록 하고 있다. 500m 범위 밖의 영세 업자들도 사업조정을 신청할 수 있고, 해당 SSM은 개점을 미루거나 영업을 중단해야 하기 때문에 유통법보다 강력하고 포괄적이다. Q:왜 싸우나. A:560만표가 달렸다. 자영업자(음식점·도소매업·서비스업의 개인사업자) 수는 9월 말 현재 560만명으로 경제 활동 인구의 23.3%다. 이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높은 비율로, 미국·영국·독일 등은 10%를 넘지 않는다. 이들은 진보·보수라는 정치이념보다 경기에 훨씬 민감한 거대한 부동층이다. 정치인들이 선거 때면 맨 먼저 재래시장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Q:자영업자 수가 감소한다는데. A:그래서 더 폭발력이 있다. 자영업자 수는 2년 전보다 56만명이나 줄었다. 문제는 이들이 실업층이나 빈곤층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지표가 좋아지고 있지만,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체감하지 못하는 데다 이들이 몰락한 데는 SSM이 주요 이유로 꼽힌다. SSM 점포 수는 660여개로, 매월 50여개씩 늘고 있다. ‘성난’ 자영업자를 달래지 않고서는 집권을 얘기하기 힘들게 됐다. Q:여당은 왜 분리처리를 주장하나. A:자영업자 달래기+통상 마찰 최소화. 정부·여당은 유통법과 달리 상생법은 통상 마찰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상생법이 통과되면 홈플러스와 같은 외국계 유통업체가 가맹점 형태로 SSM 사업에 나섰을 경우 규제를 받게 된다. 우리나라는 유통 서비스를 100% 개방한다는 내용의 양허안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출했는데 상생법은 이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앞두고 있어 FTA 비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여권은 유통법을 먼저 처리하고, FTA 비준 상황을 봐가며 연말쯤에 상생법을 처리하자고 한다. 한나라당이 “분리처리 합의를 깬 민주당 때문에 유통법 통과가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동안 SSM 규제법 처리에 미온적이었다는 여론을 역전시키려는 의도다. Q:야당은 왜 분리처리 합의를 깼나. A:확실한 규제+선명성 강화. 분리 처리에 합의했던 민주당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상생법 처리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유럽의회가 FTA 정책에 반하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가 담긴 법안을 통과시키려 하면서 한·EU FTA에 난기류가 형성되자 동시 처리로 선회했다. ‘유통법과 상생법은 민주당의 정체성’이라고 주장하는 강경파가 협상파를 눌렀다는 분석도 있다. 유통법만 처리되면 SSM들이 500m 밖에서 재래시장을 포위해 들어올 것이라는 시민단체의 우려도 있다. 유통법이 먼저 통과되고 연말 예산국회의 소용돌이 속에서 대기업들이 반대하는 상생법이 물건너가면 결국 공은 한나라당이 차지하고, 민주당은 비판만 받을 것이라는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Q:여당은 단독처리할까. A:일단 여론의 추이를 볼 것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은 “직권상정을 통해 유통법을 단독 처리해도 민주당이 반대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무성 원내대표는 “야당과 계속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유통법이라도 먼저 처리하라는 여론과 반드시 둘 다 처리하라는 여론 중 어느 쪽이 우세하냐에 따라 선택은 달라질 전망이다. 단독 처리에 따른 후폭풍 우려가 별로 없지만, 대(對)야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열린세상] 복지정책의 두 얼굴/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 교수

    [열린세상] 복지정책의 두 얼굴/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 교수

    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단체장의 선거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내년도 아동복지정책예산을 변경하였다. 초·중등학교에서의 무상급식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의 사업계획을 일부 수정한 것이다. 그 속엔 무상급식지원 예산을 늘리고 결식아동을 위한 중식지원 예산을 줄인 내용이 들어 있다. 대상 아동들은 저소득층의 맞벌이 가정 자녀이거나 소년소녀가장 혹은 조손가정의 자녀들이다. 가정에서 점심을 먹기 어려운 아이들이 학교급식이 없는 방학이나 휴일에 해당기관에서 도시락을 제공받거나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게 되는데, 사업계획이 수정되면서 이들의 한끼 식사대금이 줄어든 것이다. 지역사회의 음식점들은 결식아동 중식지원기관으로 선정되는 것을 간혹 꺼린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이들의 한끼 식사비는 일반 손님을 대상으로 한 정상가격보다 적어 손해가 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봉사하는 마음이 아니라면 그리 반가운 일이 아닌 것이다. 이미 일부 식당에서는 음식을 부실하게 제공하거나 손님이 붐비는 점심시간을 피해서 오게 하여 아이들이 제때에 제대로 식사를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대상 아동들도 눈치 보이기 싫어서 식당에 가지 않고 굶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선거철만 되면 후보자들은 선심 복지공약을 쏟아낸다. 예산 문제로 행여 상대 후보가 이를 비판하면, 기존의 불필요한 예산을 줄여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답변한다. 그리고 이들이 꼭 토를 다는 이야기가 “선진국들은 이미 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선심공약은 매번 효과를 발휘해, 지난번 선거에서도 덕을 본 후보들이 많다. 복지(福祉)라는 게 무얼까. 그야말로 사람이 ‘안녕( wellbeing )’ 상태에 있는 것이다. 복지국가를 추구하는 복지정책은 사회구성원들 모두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최적의 상태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그 어떤 나라도 모든 구성원들의 복지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는 없는 일이다. 복지정책을 시행할 때 적용해야 하는 원칙 중의 하나가 바로 보편성과 선별성에 관한 문제이다. 보편적으로 시행해야 할 것과 선별적으로 시행해야 할 것을 구별하고, 이 두 원칙이 상치하면 지금 현재 무엇을 더 우선적으로 적용해야 하는지를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의무교육기간 동안 모든 아동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하는 것이 보편성에 해당하는 복지문제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이를 위해 결식아동들의 중식지원금을 깎아야 하는 게 현실이라면, 그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오히려 결식아동들의 한끼 중식지원금을 높여 이들이 보다 존중 받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일 것이다. 단체장들이라고 그것을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으로 정책을 펴나가는 것은 순전히 유권자의 수를 의식하기 때문이다. 투표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계층이 누구냐에 따라 복지정책의 우선순위가 달라지는 것이다. 그러나 단체장들이 알아야 할 게 있다. 무상급식을 환호했던 유권자들이 자기자식의 무상급식을 위해 결식아동의 중식지원금을 줄이라고 요구한 적이 결코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 유권자들은 무상급식을 후보자의 논리대로 선진국에서 다하고 있는 보편성 문제로 인식했을 뿐, 이로 인해 약한 자가 피해를 본다는 사실은 꿈에도 몰랐을 거라는 얘기다. 지금 대부분 지자체에서는 단체장들이 선거공약들을 실천하느라 분주한 모양이다. 정치인들이 공약을 실천하고자 애쓰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지만, 이것이 진정성을 갖고 추진되고 있는지는 따져봐야 할 일이다. 그럴듯한 논리로 쏟아낸 복지정책들이 힘없고 약한 계층에게 피해를 주면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면 차리리 실천을 안 하는 게 더 낫다. 이는 오히려 유권자들을 기만하는 일이며, 순진한 유권자들을 약한 자에게 피해를 준 사람으로 만드는 꼴이 된다. 이제는 유권자들도 그럴듯한 복지정책에 혹하지 말고 그 뒤에 어떤 얼굴이 숨어 있는지 제발 가렸으면 좋겠다. 올바른 복지정책이 수립되고 시행되기 위해선 유권자들의 책임있는 행동도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 이재오 장관 사정관련 발언 전말은

    이재오 특임장관이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서울신문 10월 25일자 1, 4면>에서 답변한 검찰의 기업 비자금 사정(司正) 관련 발언이 큰 파문을 일으키자 지난 26일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 문답을 공개했다. 이 장관은 또 27일 트위터를 통해 “타인의 말을 자신 또는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왜곡하여 소란을 피우는 것은 공정한 사회에 역행하는 것”이라면서 “특히 잘 알아 보지도 않고 논평을 하거나 비판부터 하는 것은 참으로 망칙한 것이다. 사회를 오염시키는 것이다.”라고 인터뷰 내용을 정치쟁점화하는 야당 측을 비판했다. 서울신문도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 장관의 인터뷰 가운데 사정 관련 부분에 대한 녹취록을 게재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이재오 장관 사정관련 발언 전문 →야당 정치인들이 사정정국이라고 이야기를 많이 하던데. -그런 게 아니고, 공정한 사회라고 하는 것이 특별한 목적을 갖고 의도적으로 기획해서 어떤 것을 타깃으로 정해서 수사를 하는 것은 그 자체로 불공정하다. 그게 아니고, 그러나 비리나 부패 혐의가 드러나서 그 드러난 것을, 그것은 성역 없이 수사하는 게 공정한 사회 아니냐. 드러난 부패와 비리에 대해서는. 일부러 뭐, 사정정국을…. 요즘 어느 세상인데. →형평성 이야기가 나와서. -그건 그런 뜻이 아니고. 여든 야든, 성역 없이 일단 부패혐의가 드러났고, 당국에 부패 혐의가 들어오면, 그것은 구별하지 않고 수사해야 한단 말이지. →벌써 이름이 거명되는 의원들도 있고 그러던데. -그래? 나보다 빠르네. 난 한 사람도 모르는데. →그럼 일단 의원들도 사정정국이다, 이런 것 염려할 필요 없는 겁니까. -염려할 필요가 없지. 옛날처럼 집권당이 야당을 탄압하기 위해 사정정국을 만들거나 특정인을 손보기 위해 하는 게 아니니까. 아니고. →그래도 나오는 건 해야 할 것 아닙니까. -나오는 거에 대해선 공정하게 하겠단 거니까. 나오지 않는 걸 일부러 목표를 두고 캐내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 →야당에선 나오는 걸 하긴 하는데, 왜 야당 나오는 것만 주로 하느냐고… -그야 야당만 나오니까 그렇겠지. 지난 정권 때란 게 그분들이 여당할 때 아니야, 그때 우리가 야당 때고. 그러니까 그사람들이 지금은 야당이지만, 불과 2년 전만 해도 여당이었잖아, 10년간. 지금의 야당 것만 하면 안 되고, 정확하게 말하면, 구 여당 이렇게 이야기하는 게 맞지. 왜냐 그러면 그사람들이 여당 10년 했지만 야당은 2년밖에 안 했잖아 이제. 만약에 그사람들에게 문제가 있다면 그거는 구 여당, 그들 집권시절의 문제이지 지금 그들이 뭐…. →야당에선 천신일 회장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건 어떻게 처리해야 되겠습니까. -그것도 공정하게 하겠지 뭐. 그게 혐의가 있는데 덮고 가거나 그렇게 할 수 있겠어. 혐의가 없는 걸 일부러 형평성 맞추려고 할 것도 없지만. 이번 기회가 검찰이 신뢰를 받을 수 있는 하나의 가늠자가 되는 거니까. →천 회장이 대통령과 친구가 되고 이래서 검찰도 약간 부담이 있을 수도 있고. -검찰에서도 그런 거 안 봐주지. 그러면 공정한 사회가 안 되지. 그렇다고 해서 세간의 눈을 그런 의혹을, 그런 의심을 의식해서 무리하게 없는 걸 짜맞춘다든지 이렇게 해서도 안 되는 거지. 그렇잖아요. →천 회장도 곧 귀국해야겠네요 그러면. -그건 잘 모르겠어요, 난 사실이 어떤지. →천신일 회장 사건 이게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할 가능성은 없는지. -그랬다 해도 그건 개인의 문제지. 천회장이 장관을 한 사람이냐, 차관을 한 사람이냐, 권력을 잡은 사람이냐. 그렇잖아. 그럼 우리가 정권 잡기 전 문제들 아니야. 현정권 위력을 빌려 부패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는 말이지. →기업들은 어때요. 정부의 친서민 공정사회 정책을 충분히 이해하고 협조하는 것 같습니까. -해야지. 하지. 왜냐하면 지금 기업들도 옛날부터 내려왔던 산업화시대 때, 우리가 못 살 때, 정경유착하고, 그래도 기업이 잘 돼야 한다 그런 식 사고할 때 하고는, 그래야 일자리도 창출하고 하는 그런 시대는 좀 지났잖아. 지금은 오히려 공정한 사회가 돼야 기업도 성장한다는 것이 국제적인 흐름이니까. 이 틀에 맞출 수밖에 없을 거야. 기업들도 뭐, 정·관계가 공정하게 나가면 기업이 자기네들이 지난날에 부패한 관행을 그대로 이어갈 수가 없지. 안 그러겠어. 그게 다 정·관계 로비한다는 건데 지난날의 정경유착이란 게. 그걸 끊으면 기업들도 좋지 뭐.
  • 개헌 ‘공들이는’ 이재오… 吳 만났다

    이재오 특임장관이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나 개헌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복수의 여권 핵심관계자들은 “이 장관이 이명박 정부 임기 내 개헌을 목표로 상당히 공을 들이는 같다.”면서 “특임장관이라는 직책상 여야 정치인들은 물론 오 시장 등과도 만나 개헌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 측도 이 장관과의 개헌 논의 사실을 인정했다. 오 시장의 한 측근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이 장관이 지난 주말쯤 식사를 겸한 자리에서 오 시장과 개헌의 당위성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은 건 맞다.”면서 “이 장관이 권력 집중형인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권한 분산의 필요성 등을 주로 설명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 장관과는 시정 협의 차원에서 만난 것으로, 개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계획된 자리는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오 시장은 기본적으로 5년 단임제가 국정 운영의 연속성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개헌에 동의하지만, 이 자리에선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관 측은 “오 시장과 만나기는 했지만 개헌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여권 관계자들은 이 장관이 김문수 경기도지사와도 만나 개헌 문제를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지사 측은 “확인해줄 순 없다.”면서도 개헌 논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최우영 경기도 대변인은 “김 지사와 이 장관이 도정 협의 차원에서라도 자주 접촉을 갖는 편인데 여러 논의 주제 가운데 개헌 문제가 포함됐을 수도 있지만 개별적으로 확인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김 지사는 최근 정치권의 개헌론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라면서 “집권후반기의 개헌 논의는 실효성이 없고, 정치권에서조차 뚜렷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권력구조 재편 문제를 거론하기보다는 지방 분권을 조속히 실행해야 한다는 게 김 지사의 기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 측은 “이 장관이 8월 30일 취임 이후 김 지사를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장관 측은 “오 시장이나 김 지사는 한나라당의 당론을 결정하는 지도부도 아니고 개헌 발의권이나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이 장관이 이들과 개헌 문제를 논의했다고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 “개헌을 위해서는 국회 차원의 공감대 형성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 측은 여야를 막론하고 이 장관에게 개헌의 추진 상황 등을 묻는 정치인들이 많고 이 장관은 이에 대해 답변하는 차원에서 개헌을 언급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미니스커트 입으면 죄”

    이탈리아의 한 보수 도시가 미니스커트를 입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이탈리아 남부 캄파니아 주의 해안·휴양 도시 카스텔람마레 디스타비아 시의회는 미니스커트 등 신체 노출이 심한 옷의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26일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조례에 따르면 미니스커트나 골반바지 등을 입다가 적발되면 최고 500유로(약 78만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중도 우파 정당 소속인 루이기 보비오 시장이 주도한 조례 제정에는 도시 안에서의 일광욕, 공원 및 광장 등 공공장소에서의 축구, 불경스러운 말이나 욕설 등에 대한 처벌 항목도 포함됐다. 남성들은 웃통을 벗고 돌아다닐 수도 없다. 꼬장꼬장한 성격의 보비오 시장은 “미니스커트나 도발적인 차림에도 한계가 있다.”면서 “상식과 예의의 문제”라고 말했다. 조례에 대한 찬반 논란도 적잖다. 한 성직자는 지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증가하는 성희롱 범죄에 대응하는 방안의 하나”라며 찬성했다. 반면 시청 앞에서는 복장의 자유를 외치는 여성 정치인들이 연일 피켓을 들고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에 참가한 여성 가운데 누구도 미니스커트를 입지 않았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민주당 일부·친이 정치인 비공개 개헌안 협상 시도”

    개헌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현 정권 내 개헌 추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 관심이 집중된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은 여야의 개헌 ‘밀실협상’설을 주장했다. ●현 정권내 추진 정황 관심 유 원장은 26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지금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과 친이명박계 정치인들이 이원집정부제 또는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안으로 비공개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 원장은 직접 협상을 하고 있는 관계자들에게 들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유 원장은 “현재 그들 사이에 오가고 있는 얘기로는 내치에 관해서 현 대통령을 껍데기로 만들고 권력기관 운영에 관한 모든 것을 국무총리가 담당하게 하며 총리를 국회에서 선출하는 개헌안으로 비공개 협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정치 도의에 어긋나고 국민을 무시하는 정략적인 개헌추진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재오·박지원 “그런 일 없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낙연 사무총장은 “당내에서 개헌에 가장 적극적이며 헌법연구회 공동대표까지 맡고 있는 나도 18대에서 개헌 논의를 포기한 지 오래”라면서 “내가 아는 한 공개, 비공개 등 그 어떤 협상도 없다. 유 원장은 누가 협상에 임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협상 당사자로 지목된 이재오 특임장관 측과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모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개헌안 이미 나와있어… 올해 발의땐 내년 상반기 가능”

    “개헌안 이미 나와있어… 올해 발의땐 내년 상반기 가능”

    이재오 특임장관과의 인터뷰는 지난 23일 아침 7시 북한산 둘레길의 출발점인 서울 불광동의 장미공원에서 시작됐다. 산길에서 하는 인터뷰라 산만해지는 것 아닐까 하는 우려는 곧 사라졌다. 장미공원에서 은평뉴타운을 거쳐 북한산국립공원 입구에 이르기까지 무려 2시간 30분을 함께 걸으며 정치 현안 전반에 걸쳐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때로는 산길을, 때로는 주택가 오솔길을 걸으며 콧등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자 입이 무거운 이 장관도 조금씩 이야기보따리를 푸는 것 같았다. 대담 이도운 정치부장 ●집권 후반기 국정과제 →이명박 정부가 취임 이후 1기를 이어오다가 6·2 지방선거와 7·28 재·보궐선거를 기점으로 2기가 시작됐다는 분석들이 있다. -그렇다고 볼 수 있다. →1기는 이상득 의원이 주도했고, 2기는 이 장관이 주도한다고들 말한다. -언론에서 그렇게들 보도하더라. →2기는 1기와 비교해 어떻게 다를까. -2기는 정치적으로 과제가 많다. 1기가 구상을 했다고 보면 2기는 실천을 해야 한다. 4대강 사업도 마무리하고, 정치개혁도 하고, 공정한 사회의 기틀도 잡아야 하고, 서민경제와 복지가 자리잡도록 해야 한다. 남북관계도 새로운 기반을 좀 구축해야 한다. 2기는 눈코 뜰 새 없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는 레임덕이 없는 것이다. →레임덕이 없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할 나름이다. 우리 정권 이후에 개인의 거취를 생각하면, 이 정권의 성공에 전력을 쏟을 수가 없다. 우리는 권력형 비리가 없다. 레임덕이라는 것이 권력형 비리 때문에 터지는 것 아닌가. 권력이 부패하지 않는데 어떻게 레임덕이 오겠느냐. →1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이 의원이 2기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 -이 의원이 자원외교를 얼마나 열심히 하시나. 리비아에 가서 카다피 국가원수를 만나는 것이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대외적 역할에 집중할 것이란 말인가. -그것만 해도 큰일이다. 누군가 감당해야 하지 않나. 그것도 이 정부의 중요한 축 가운데 하나이고, 끊임없이 자원을 학보해 놓아야 한다. →이명박 정부 임기 후반기에 이룰 수 있는 업적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은 경제다. 커진 국가경제 규모의 혜택을 서민들에게까지 운반하는 것이 첫째 과제다. 둘째는 정치개혁이다. 정치개혁을 해서 20년, 30년 뒤에 한국의 위상이 국제 사회에서 정치적으로 부족함이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정치개혁이라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나. -개헌, 선거구제 개편, 행정구역체제 개편 등 세 가지이다. 선거구제를 개편하다 보면 정당법도 손봐야 하고, 정치 전반에 걸쳐 개혁을 할 수 있다. ●개헌 →국회 헌법연구회에 소속된 의원은 180명이나 되는데 추진력이 없다. -정확히 186명이다. 어쨌든 지금은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 성공에 집중해야지 개헌 국면이 아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가 추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나. -시대를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지금 체제는 1987년 체제이다. 과거 국민소득 3000달러 시대에는 한 사람이 통치할 수 있을 정도의 국가규모였지만, 지금은 2만 달러 시대다. 지도력이 좀 나눠져서 그것이 하나의 가치를 창출해 나가는 시대가 왔다. 100년 뒤를 내다보면서 한국이 선진국으로 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시대의 흐름을 타야 한다. →정부는 개헌을 뒷받침할 수 있는 안을 별도로 준비하나. -그것이야 다 나와 있는 것이다. 연구도 많이 했다. 선택할 것은 하고, 뺄 것은 빼고, 정리만 하면 된다. 개헌은 전적으로 국회의 책임이고, 여야 합의의 산물이다. →개헌을 하면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맞추기 위해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의 임기를 단축할 수도 있는가. -그것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 단지 큰 시대의 흐름을 두고서 이 시점에서 개헌을 시대적 과제로 선택하느냐 마느냐 하는 판단이 중요한 것이다. →청와대도 개헌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는 것 같은데. -그보다는, 청와대가 너무 개헌 논의에 말려들어 가는 것 같은 인상을 주면 안 된다는 것이다. →G20 정상회의가 끝나면 개헌특위가 구성되고 개헌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나. -여야가 어떻게 할지 봐야 한다. →대통령은 선거구제·행정구역체제 개편도 강조하는데, 이것도 개헌이 돼야 가능한 일 아닌가. -그럴 것이다. 세 개가 연동돼 가는 것이다. 행정구역체제 개편안은 국회를 통과했으니 시행령만 만들면 되고, 이에 따라 선거구제도 바뀔 것이다. 지금의 선거구제는 동서갈등을 심화시키고 화합을 가져오기에 부족하다. →개헌이 연말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는데. -일정상 그렇다는 것이다. 개헌에는 90일이 걸리니까, 여야가 합의하면 올해 안에 발의는 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러면 내년 상반기에는 (개헌이)가능하다는 뜻이다. ●차기 대선 및 대권 주자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지지율이 올라서 야권이 고무된 것 같다. -제1야당 대표가 그 정도 뜨는 게 정상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여야가 공존하는데 야당 대표가 그 정도 안 뜨고 지지율이 한 자릿수이면 야당의 존재감이 없어지지 않나. 여당으로서도 바람직한 상황이다. →한나라당에서 볼 때 손 대표는 강적인가. -아직 임기가 2년 넘게 남았는데 강적이니, 약적(弱敵)이니 그런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정치 상황과 국민의 관심이란 것은 수시로 변한다. 우리가 이회창 대표를 두번이나 대선 막바지까지 이겨놓고 지지 않았나. 지금 우리에게 누가 강적이냐, 약적 이냐를 따지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마찬가지인가. -그렇다. 여당은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정치를 하느냐, 마느냐가 차기 정권 창출의 관건이지 개인이 잘났다, 못났다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다음 대선의 중요한 어젠다는 무엇이 될까. -역시 경제가 중요하고, 그 다음에는 통일이다. 사회통합, 서민경제, 남북통일 등이다. →남북관계가 안 좋은데 한나라당이 통일로 승부할 수 있을까. -통일은 시대적 과제이다. 남북갈등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것이 경제성장에도 장애가 된다. 다음 정권 때 평화적 통일이 안 된다고 해도 기반은 닦아야 한다. →다음 정권 때 통일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통일은 의외로 빨리 올 수도 있다. 동·서독 통일이 날짜 정해 놓고 된 것은 아니지 않으냐. →이 장관이 대권 도전 의사가 있는가도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장관이 장관 역할을 해야지, 다른 곳에 마음을 두면 자격이 없다. 한나라당은 집권당으로서 성공하는 대통령을 만들고, 정부가 국민들에게 사랑과 신뢰를 받도록 하는 일에 전념해야지 개인적으로 뭘 하겠다는 것은 대의를 해치는 것이다. 야당은 투쟁을 통해 권력을 쟁취한다지만, 여당은 화합을 통해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그로써 정권을 창출한다. 여야가 정권 창출의 길이 다르다. →하지만 한나라당도 대선 전에 움직임이 있어야 하지 않나. 그 시점을 언제로 보나. -글쎄 (차기 대선보다)1년 전쯤이면 될까. 이 정부가 주요과제들을 성공시키고 국민들로부터 평가받을 시점이 돼야 한다. →국민권익위원장 시절 구미를 방문해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개인적 재평가를 했는데. -과거와의 화해로 보면 된다. →그런 재평가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미치나. -그것은 상관없다. 대통령과 자식들을 연관시켜서 이해하면 안 된다. →박 전 대표는 정치적으로 어떤 점이 훌륭한가. -정치인은 각자 자기 길이 있으니 자기가 걷는 길을 국민과 역사가 평가하는 것이지, 개인이 개인을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 장관이 킹이 될지, 킹 메이커가 될지 관심이 높은데 ‘퀸(Queen) 메이커’가 될 생각도 있는가. -지금은 그런 것 생각하는 것이 사치스러운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느냐, 이 정권이 성공한 정권이 되느냐가 지금 내 존재 가치다. 그것에 나를 바치는 것이지, 그 다음에 뭘 할 것인지는 생각해서도 안 되고, 할 수도 없다. ●이념 성향 →정치권 전반이 좌(左)클릭하는 가운데 김문수 경기지사와 이 장관은 우(右)클릭한다는 지적이 있다. -좌우 관계 없이 실용적 가치에 부합되면 선택하자는 것이 중도이지 않은가. 복지와 성장이란 것은 좌우 관계 없이 다 필요한 실용적 부분이고, 그 부분에서 친서민 정책을 하나의 실천적 과제로 택한 것이다. 우리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나라의 정체성으로 갖고 있지만, 그것이 수구적 보수를 유지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실용적·진보적 가치가 있으면 언제든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김 지사는 보수주의자로 봐야 할까. -도지사를 두번째로 하니까 국회의원 할 때와 또 다르지 않겠나. 본인이 도정 경험을 통해서 어떤 점을 지향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김 지사라고 해서 특별히 실용적·보편적 가치를 벗어나서 이야기하겠나. →여야 모두 운동권 출신 지도자가 많다.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젊은 시절을, 평생을 국민들 속에서 보냈으니까…. 온실 속에서 큰 정치인들은 자기 눈으로 세상을 보고 정치를 본다. 국민들도 거기에 순치되다 보니 나보고 ‘장관이 무슨 지하철 타느냐’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뒤집어 산다. ●친서민 행보 →지하철은 언제까지 탈 것인가. -언제까지가 아니라 그만둘 때까지, 그만두고 나서도 탈 것이다. 고위공직자가 출퇴근 정도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옳다고 본다. →90도 인사를 하며 무슨 생각을 하는가. -지금까지 내 삶이 투쟁의 역사인데 이제 여당이 됐으니 섬김의 역사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섬기려면 자기를 낮춰야 하고 그것을 선거 때 직접 보여준 것이다. 철학의 변화이지 정치 기술로 보면 안 된다. →지하철, 버스 타고 다니고 5000원짜리 점심 먹으려면 뭐하러 ‘실세’하느냐는 말도 있다. -바로 그것이 구시대적, 부패한 사고다. 이명박 정권에서의 실세는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줘야 한다. 옛날 실세는 인사청탁하고, 이권개입하고 그러지 않았나. 이것도 하나의 정치개혁이다. ●기타 정치 현안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평화 훼방꾼’ 발언을 어떻게 보는가. -그 말의 내용은 아주 고약하다. 우리야 야당의 발언이라고 치부하면 끝나지만, 중국의 기본 외교 노선이 내정 불간섭인데 그런 말을 정말 했다면 완벽한 내정간섭 아닌가. 그래서 급하게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제동을 거는 것이다. 더군다나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외국의 지도자들이 오는데 한국을 평화 훼방꾼이라고…. 박 원내대표가 실수한 것이다. →어느 정도 책임지면 되는 실수인가. -특임장관은 국정을 원만하게 조율해야 하는 사람이니까(말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 말한 사람이 알아서 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해하지만, 우리끼리 알고 넘어가기에는 파장이 큰 말이지 않은가. →아직까지 직접받은 특임은 없는 것인가. 개헌이 특임인가. -뭘 받았다고 공개하면 특임이 아니다. →특임을 받긴 받았나 보다. -그럼, 특임장관인데(웃음). 정리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사정 칼날 어디로… 몸 사리는 정치권

    여야 정치권이 검찰발(發) 사정(司正) 한파에 잔뜩 몸을 움츠리고 있다. 한화그룹, 태광그룹, C&그룹 등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검찰 수사가 정치권 로비 고리 캐기로 귀결될 가능성이 커지자 여야 어느 쪽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도 예외는 아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이후 정치 역풍에 시달려온 검찰이 칼끝에 사정을 두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앞선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22일 “검찰은 정권 말기로 갈수록 통제가 되지 않는다. 조직의 안위를 위해 여권과 거리를 두려는 속성이 있다.”면서 “일단 수사가 진행되면 여야를 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 출신 한 의원은 “김준규 검찰총장이 최근 수사팀에 정치 외풍을 배제한 수사를 주문한 것으로 안다.”면서 “수사 방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의혹의 확산을 차단하는 데도 주력했다. 당 고위 관계자는 “태광그룹, C&그룹 사건 모두 전 정권 때 일들 아니냐.”면서 “검찰 수사에서 모두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의혹의 눈초리를 야당으로 돌려세우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민주당의 경계심은 더 뚜렷하다. 일련의 수사를 전 정권 인사 등 야권을 겨냥한 ‘기획성 사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박주선 최고위원이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수사는 기업의 비자금 수사가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을 방지하고 야권을 탄압하기 위한 정략적 차원의 수사”라고 언급한 것도 맥을 같이한다. 반면 청와대는 야권에서 제기되는 ‘표적수사’ 의혹을 한마디로 일축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태광이나 한화는 모두 내부고발에서 수사가 시작된 것이며, C&그룹도 비자금이 드러난 만큼 (검찰에서) 수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대적인 사정정국이 예고되는 것에 대해서는 “시점이 공교롭긴 하지만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일부러 그런 것을 하겠느냐.”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G20 회의가 끝난 뒤 검찰수사가 본격화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을 차단하기 위해 대규모 사정정국으로 몰아 가고 있다는 일부 시각에도 부담감을 드러내 보였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검찰수사과정에서 정치인들의 연루사실이 드러난다면 여권 인사든 야권 인사든 가리지 않고 사법처리를 하는 게 당연하며, 그래야 또 국민의 호응을 받지 않겠느냐.”면서 “(사정정국은) 잘못하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그러나 이번 검찰의 수사와는 별도로 ‘공정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이미 공언한 대로 3대 비리(교육·토착·권력비리) 척결에는 한층 가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지난 21일 경찰의 날 축사에서 “경찰의 명예와 자존심을 걸고 토착비리, 교육비리, 권력비리를 뿌리 뽑아야 한다.”면서 “불법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공권력을 집행해야 한다.”고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성수·구혜영·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공정·도덕·희생의 그리스 로마 영웅들

    이쯤되면 부전여전(父傳女傳)이다. 지난 8월 별세한 소설가 겸 번역가 이윤기(1947~2010)가 기획·감수하고 딸 이다희씨가 번역한 ‘플루타르코스 영웅전’(플루타르코스 지음, 휴먼앤북스 펴냄) 제1권이 나왔다. 고인은 2000년부터 출간을 시작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로 국내에 새로이 그리스·로마 신화 열풍을 불러일으킨 인물. 그간 출간된 1~4권 모두 200만부 가까이 팔리는 등 낙양의 지가를 올리면서 그리스·로마 신화 전문가로 필명을 날렸다. 이번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딸이 신화와 역사 사이에 자리한 그리스·로마 영웅들의 얘기를 책으로 엮었다. 책은 총 9권으로 예정된 시리즈의 첫 결실로, 고인이 ‘쉽고 친절한 번역’을 원칙 삼아 2003년부터 밑그림을 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은 설명이 필요없는 고전 중의 고전. 서구 사회를 지탱해 온 헬레니즘과 로마 문명의 유산인 정의와 공정, 도덕과 희생이라는 인문학적 가치들은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은 위대한 ‘헬라스’(고대 그리스인이 그리스를 지칭하는 말) 사람 1명과 로마인 1명을 짝지어 각 영웅들의 생애를 비교, 서술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1권에는 아테네의 건국자 테세우스와 로마의 건국자 로물루스, 스파르타의 입법자 리쿠르고스와 로마의 입법자 누마, 아테네에서 민주주의의 기반을 만든 솔론과 로마에서 공화국의 기틀을 닦은 푸블리콜라 등 6명의 영웅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역자가 머리글에 “책에는 독자들이 이미 알고 있을, 특히 정치인들이 자주 들먹이는 격언과 일화들이 자주 나온다. 책을 읽고 나면 그 격언과 일화들을 이현령비현령 식으로 아무 데나 갖다 붙이면 안 되는 이유를 알게 될 것”이라 적은 것도 그 때문이다. 1만 28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대세론은 독이다

    [김형준 정치비평]대세론은 독이다

    이번 주말로 국정감사가 종결된다.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여야 간 본격적인 힘겨루기가 시작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손학규 신임 대표를 정점으로 4대강 예산, 한·미 FTA 재협상, 집시법 개정 등의 이슈를 매개로 정부 여당을 향해 파상 공격을 펼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주목할 만한 사실이 발견된다. 우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율이 최근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예전처럼 안정적인 30%대를 되찾고 있다. 지난 8일 미디어리서치가 실시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박 전 대표는 29.4%로 압도적 수위를 차지했다. 광주, 전남·북 등 호남에서도 야권의 차기 유력 주자군을 제치고 18.3%로 선두였다. 하지만 국민들의 차기 정권 선호도에서는 대선후보 지지도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최근 실시한 ‘차기정부 이념성향 선호도’ 조사에서 ‘진보개혁 정부’(56.2%)를 ‘보수안정 정부’(33.2%)보다 훨씬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조사 결과는 현재 정권을 쥐고 있는 보수세력에게 던지는 함의가 크다. 민심은 언제든지 변화할 수 있고, 현재 대선 후보 지지도를 토대로 한 대세론은 한방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정권 재창출을 위협하는 요인들은 도처에 산재해 있다. 무엇보다 경제 극복의 온기가 서민·중산층에 전달되지 못하면서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 최대의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다. 서울신문과 한국리서치가 지난 8월 말에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심층 분석해 보면 이런 주장에 무게감이 실린다.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와 비교해 “나라 경제가 좋아졌고, 자신의 경제상황이 좋아졌다.”고 응답한 ‘절대 만족층’의 비율은 7.4%였다. 반면, “나라 경제가 나빠졌고, 자신의 경제상황도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절대 불만층’의 비율은 13.2%였다. 한편, ‘나라 경제는 나빠졌지만 자신의 경제상황은 차이가 없고, 오히려 좋아졌다.’는 층과 ‘나라 경제는 차이가 없지만 자신의 경제 상황은 좋아졌다.’는 층을 포함한 ‘잠재적 만족층’은 15.1%였다. 반면, ‘나라 경제는 좋아졌지만, 자신의 경제 상황은 차이가 없고, 오히려 나빠졌다.”는 층과 ‘나라 경제는 차이가 없지만 자신의 경제 상황은 나빠졌다.’는 층을 포함한 ‘잠재적 불만층’은 27.8%나 되었다. 여하튼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경제에 대해 만족하는 층은 22.5%인 반면, 만족하지 못하는 층은 41.0%로 2배 정도 많았다. 문제는 보수층에서조차 불만족층(42.5%)이 전체 평균보다 높고, 만족층(25.7%)을 압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박근혜 전 대표를 포함한 보수후보를 지지하면서도 정작 차기 대선에서는 진보성향의 야당후보를 지지하겠다는 기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이기도 하다. 서울신문 조사에 따르면, 여당후보 지지층의 21.3%, 박 전 대표 지지층의 22.0%가 정작 대선에서는 야당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응답했다. “경제를 반드시 살려서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고 약속했던 MB정부와 보수 정치인들은 거시경제지표보다는 현재 국민들이 실물경제에 대해 어떻게 체감하고 있는지 냉정하게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이런 와중에 4대강 사업과 개헌을 매개로 한 ‘빅딜론’이나 분권형 대통령제로의 개헌은 국민을 우롱하는 사치스러운 것이다.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슨 개헌이냐.”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현재 5년 단임제 대통령을 ‘바꿔야 한다’(41.6%)보다 ‘유지해야 한다’(54.3%)는 응답이 훨씬 높았던 서울신문 조사 결과가 이런 비판에 힘을 실어준다. 현 시점에서 한나라당이 정권을 지키려면 대세론에 안주하지 말고 대담하게 변화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나라당은 1997년과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대세론’에 도취되어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참담하게 패배했던 쓰라린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국민이 진정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성찰해야 한다. 복지 확대든 공정사회 실현이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기 위한 담대한 자기 혁신을 진정성 있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 [씨줄날줄] 침묵의 맹세/이춘규 논설위원

    비밀을 지키자는 침묵의 맹세는 깨지기 쉽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설화가 단적이다. “당나귀 귀가 된 임금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게 특별한 모자를 썼다. 모자를 만든 이에게 발설하지 말도록 침묵의 맹세를 강요했다. 모자를 만든 사람은 아야기를 못하자 병이 났다. 대나무숲에 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하자 바람만 불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울려 세상에 알려졌다.”는 내용이다. 보통 사람들이 비밀스러운 일에 대해 침묵의 맹세를 지키기는 어렵다. 가족끼리, 친구끼리의 맹세 등이 그렇다. 비밀이 많은 정치인들은 비서나 운전기사, 경호원을 가족·친척으로 두어 비밀을 지켜내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어느 정부에서든 실력자들은 비밀을 많이 알지만 언론인들이 질문하면 “입이 없다.”며 피해간다. 기밀이 많은 대기업들은 임원 이상에게 침묵의 맹세를 원하고, 지켜주면 대가를 지불해 주기도 한다. 맹세가 깨지면 총수가 홍역을 치르는 걸 자주 본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을 중심으로 번성했던 범죄조직 마피아 단원 사이에는 오메르타(Omerta)라는 침묵의 규약이 있다. 경찰 등에 잡혀도 조직의 비밀에 대해 입을 열지 않고, 협력을 거부한다는 침묵의 맹세다. 밀고자는 죽임으로 단죄한다. 귀가 들리지도 않고, 눈도 보이지 않으며, 조용한 자만이 100년을 평안하게 살 수 있다는 시칠리아 속담과 관련이 있다. 수사관들은 이 침묵의 맹세를 고도의 수사 기법으로 무너뜨리곤 한다. 가톨릭 교회 교황을 뽑는 선거회의인 콘클라베. 추기경들은 콘클라베가 시작되기 전 침묵의 맹세를 한다. 길게는 수일이 걸리는 콘클라베가 끝날 때까지 숙소와 개최 장소를 오가며 침묵해야 한다. 선거 뒤에도 침묵으로 비밀을 지켜낸다. 그렇지만 여러 종교의 성직자들도 침묵의 맹세를 지키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다. 부패한 성직자가 성도와의 약속을 파기, 이용했다는 이야기가 낯설지 않다. 성직자들도 이러니 일반인들이야…. 매몰 69일 만에 구조된 칠레 광산 광부들이 했던 침묵의 맹세가 흔들리고 있다고 한다. 광부들은 매몰 뒤 외부에 생존 사실이 알려질 때까지 17일간의 내부분열 등 불편한 진실에 대해 전원의 동의가 없는 한 “함구하자.”고 맹세했다. 인터뷰 등 수입 또한 공평하게 나누기로 했다. 하지만 언론의 취재 경쟁과 최고 수천만원의 인터뷰료 등의 유혹으로 맹세에 금이 가고 있다. 그렇다 해도 칠레광부 생환은 분명 사람들에게 희망을 쏘았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민주당 486 세력화 시동

    민주당 486그룹이 세력화에 시동을 걸었다. 당내 운동권 출신 전·현직 486 의원들의 모임인 ‘삼수회’는 19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찬을 갖고 향후 진로를 모색했다. 전당대회 이후 첫 모임이다. 이인영·김영춘 최고위원과 이철우 사무부총장의 지도부 입성을 축하하는 자리도 겸했다. 대변인 격인 우상호 전 의원은 “그 동안 젊은 정치인들이 가치 중심의 정치 활동에 소홀했고 계파를 초월해서 함께하지 못했다는 반성이 많았다.”면서 “앞으로 진보적 가치를 중심에 놓고 공동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우선 모임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삼수회(매달 세번째 주 수요일 모임) 대신 활동 취지가 반영된 ‘진보통합’으로 결정됐다. 모임의 범위도 여의도에서 전국 단위로 넓힐 예정이다. 한 운영위원은 “진보의 가치를 국민과 함께하기 위해 생활 정치에 역점을 둘 예정”이라고 전했다. 486그룹들의 행보를 지켜보는 당 안팎의 시선에는 기대와 우려가 섞여 있다. 6·2 지방선거에서 지방자치의 전면에 나서고 이인영 최고위원이 전당대회에서 상위권에 오르는 등 ‘진보’의 화두가 부상한 것은 이들에 대한 ‘기대’라고 할 수 있다. 이 최고위원은 “시대의 흐름이 진보라는 것과 그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사람들이 486그룹이라는 것을 국민들이 승인해준 결과”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전대협 세대의 복원과 재건’에 그칠 것이라는 일각의 평가는 ‘우려’가 되고 있다. 학생운동 지도부 출신이라는 대표성만 갖고 정치인 위주의 결집에 그칠 경우 고립될 수도 있다. 1996년과 2000년 당시 ‘젊은 피’와 17대 때 386그룹의 성패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정치평론가는 “젊은 정치인들이 왜 한국 정치사에서 ‘수혈’ 대상에 머물렀는지 돌아봐야 한다. 전문성과 정책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대체세력이 아닌 보완세력에 그칠 것”이라고 충고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씨줄날줄] 드라마 ‘대물’ /육철수 논설위원

    여성 대통령이 등장하는 SBS의 드라마 ‘대물(大物)’이 요즘 화제다. 시청자들은 전개되는 이야기에 흠뻑 빠져 즐기는 반면 정치권에서는 민감한 반응이다. 첫회 방송에서 18%를 보인 시청률은 4회가 나간 지난 주엔 26%로 뛰어올랐다. 극중 방송국 아나운서인 서혜림(고현정 분)이 아프가니스탄에 출장 간 남편(카메라 기자)을 잃은 뒤 국가를 상대로 투쟁을 벌이다가 정계에 투신해 국회의원이 되고 대통령까지 된다는 줄거리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불편한 사람들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 우선 극중 여성 대통령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여성 정치인이 실존하는 상황에서 남성 경쟁자들의 심기가 불편하다고 한다. 극중 집권당(민우당)의 당명을 둘러싸고 민주당 쪽에서 볼멘소리가 나왔다. ‘민주당+열린우리당’을 연상케 한다는 게 이유란다. 첫회 방송분에서 우리 해군의 잠수함이 중국 영해에서 좌초하자 여성 대통령이 중국 주석을 만나 담판을 짓는 대목을 놓고 모처에서 수위조절(?)을 요청했다는 소문도 나돈다. 검찰 쪽에서도 쌍심지를 켜고 지켜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극중 검사인 하도야(권상우 분)가 혈기 넘치고 곧지만 천방지축인 행동에는 눈살을 찌푸린단다. 또 극중 지청장과 대검 차장, 중수부장 출신 변호사 등이 정치권과 밀착해서 벌이는 희화(戱化)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눈치다. 게다가 방송이 시작되자마자 작가와 PD가 교체된 것을 두고도 정치권의 입김이라는 둥 말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요소들 때문에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는 것 같다. 정치 성향을 띤 드라마가 늘 그렇듯, 현존 인물과 극중 인물이 겹쳐지면 풍문이 난무하기 마련이다. 1997년 대선 직전에 방영됐던 KBS의 ‘용의 눈물’은 주인공이 타고 다니던 백마의 겨드랑이에 새겨진 ‘DJ’라는 영문 이니셜 때문에 논란을 일으켰다. 재벌을 소재로 다룬 KBS의 ‘야망의 세월’에선 이명박 대통령을 떠올리게 했다. 그러나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 정치인들이 뭐가 켕겨 트집을 잡는지 모르겠지만, 시청자들이 ‘대물’에 왜 열광하는지 알았으면 한다. 국가 지도자들이 국민의 생명을 금쪽같이 여기고 애환을 함께하라는 메시지 때문이 아닐까. 중국의 ‘흑묘백묘’(黑猫白猫)처럼 우리 국민은 이제 ‘여통남통’(女統男統), 즉 여성이든 남성이든 국민을 아껴주는 대통령을 뽑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女談餘談] ‘대물(大物)’ 유감/강주리 정치부 기자

    [女談餘談] ‘대물(大物)’ 유감/강주리 정치부 기자

    요즘 정가(政街)에서 매일 등장하는 얘깃거리가 있다.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는 과정을 그린 고현정(극중 서혜림)씨 주연의 드라마 ‘대물’이다. 한번쯤 대통령을 꿈꿔 봤을 법한 정치인들 사이에서 이 드라마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유명세를 타고 있다. 호불호를 떠나 “모르면 간첩”이란 말이 나돌 정도다. 방송사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최초의 여성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라는 부제를 단 이 드라마는 차기 대권을 넘보는 여야 유력 정치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방영 첫 회가 끝난 직후부터 반응을 보였다. 드라마 속 ‘부패한 집권 보수여당’으로 나오는 ‘민우당’이란 정당 명칭에 대해 “한나라당이 더 맞지 않느냐.”며 발끈한 것이다. 마치 민주당과 전신인 열린우리당을 결합해 놓은 듯한 인상을 주는 탓이다. 한나라당 주류인 친이(이명박)계 의원들의 ‘헛기침’ 소리도 들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후보 선호도 1위를 달리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노골적인 ‘줄서기’ 방송이란 비판도 쏟아진다. 대통령이 되기 직전 극중 직업이 아나운서였다는 점에서 언론인 출신 여성 정치인들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드라마가 인기를 얻기 시작하는데, 갑자기 작가가 교체되는 진통까지 겪었다. 그만큼 이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반증일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이 단순히 ‘여성 대통령’이라는 소재만으로 이렇게 드라마에 몰입하는 걸까. 정치인들은 왜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에 감동하는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물론 고현정씨의 카리스마 넘치는 혼신의 연기도 큰 작용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는 비전도 희망도 없는 현실 정치에 신물이 난 서민들이 드라마 속 주인공이 가려운 곳을 긁어 주고, 막힌 속을 통쾌하게 풀어 주는 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아닐까. “우리는 대체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합니까. 내 아이에게 이 나라를 어떻게 설명해야 합니까.” 고현정씨의 절절한 포효에 가슴이 뻥 뚫린 것 같다는 시청자들의 말을 흘려들어서는 안 될 것 같다. 드라마 속 주인공이 보여 준 ‘순수한 분노와 열정’이 아직 가슴에 살아 움직이냐고 현실 세계의 정치인들에게 묻고 싶다. jurik@seoul.co.kr
  • [특파원 칼럼] 2010년 美 의회의 또다른 변수/김균미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2010년 美 의회의 또다른 변수/김균미 워싱턴 특파원

    2010년은 미국 여성들에게 역사에 남을 한 해다. 모든 정치적인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보수적인 공화당 소속 여성 후보들이 급증한 것이 눈에 띈다. 여전히 민주당에 열세이지만 후보들의 화려하거나 특이한 이력 때문에 언론은 이들 차지다. 대충 떠오르는 주요 공화당 여성 후보들만 헤아려 보자. 상원의원에 도전하는 칼리 피오리나 전 휼렛 패커드(HP) 최고경영자,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에 도전장을 낸 섀론 앵글, 공화당 지도부가 지지하는 중도 성향의 남성 후보를 누르고 ‘3수’ 만에 델라웨어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가 된 티파티 후보 크리스틴 오도넬,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미는 티파티 후보에게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시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리사 머코스키 상원의원,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나선 멕 휘트먼 전 이베이 CEO, 첫 인도계 여성 주지사 후보인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니키 헤일리 등 명단은 계속 이어진다. 이들 중에서 네바다의 앵글과 델라웨어의 오도넬,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헤일리처럼 티파티 후보들이 여럿 있다. 그동안 남성 의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도 성향을 띠었지만 이번에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듯 매우 보수적이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앵글이나 오도넬은 엉뚱하고 통제불능의 발언들 때문에 더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미 럿거스대학의 미국 여성과 정치센터에 따르면 올해 중간선거에서는 모두 298명(상원 36명, 하원 262명)의 여성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공화당이 145명, 민주당이 153명이다. 미 역사상 최대 규모다.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 경선을 통과한 여성 후보들은 153명. 절반가량이 당내 경선을 통과한 셈이다. 하원의원 선거에는 공화당 여성 후보가 47명, 민주당 여성 후보가 91명이다. 상원의원 선거에는 공화당 6명, 민주당 9명이 여성 후보다. 주지사 선거에는 모두 26명이 도전해 10명이 당내 경선을 통과했다. 캘리포니아 상원의원 선거처럼 여성 후보들끼리 맞붙는 곳도 13군데나 된다. 뉴멕시코와 오클라호마 주지사 선거는 누가 이기든 첫 여성 주지사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여성 후보의 증가, 특히 상대적으로 여성이 적었던 공화당에서의 여성 후보 증가는 고무적이다. 현재 여성 하원의원은 73명으로 민주당 56명, 공화당 17명이다. 여성 상원의원은 100명 중 17명으로 민주당이 13명, 공화당이 4명이다. 여성 주지사는 6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성 후보는 늘었지만 여성 의원은 30년 만에 처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전 중인 민주당 여성의원 10여명의 재선 여부가 불투명하고, 여성 상원의원 4명도 고전 중이기 때문이다. 또 현역 의원들에게 도전한 여성 후보들 상당수가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버리는 말’인 경우도 많다. 따라서 공화당 여성 후보들이 얼마나 선전하느냐에 우려가 기우로 끝날지 아니면 현실화될지가 달려 있다. 2년 전 미 대선에서 민주당은 최초의 여성 대통령 후보를 낼 뻔했다. 공화당에서는 당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부통령 후보를 내는 등 2008년 대선은 미국 여성 정치사에 큰 획을 그었다. 이후 힐러리와 페일린 효과가 이어지며 여성들의 정치 입문이 늘고 있다. 여성 의원들의 증가는 숫자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여성과 관련된 주요 법안들의 통과 등 실질적으로 사회에 변화를 가져온다. 여성 주지사와 상원의원이 늘어나는 것이 중요한데 바로 이 인력 풀에서 미래의 대통령 후보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서명한 법안이 남녀임금평등법이다. 민주당 안에 여성 워킹그룹이 만들어졌다. 미 의회 역사상 첫 여성 하원의장이 배출됐고 주요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여성들이 맡았다. 민주당 여성 정치인들의 증가가 가져온 변화들이다. 공화당 여성 의원 수가 늘어나 올해가 여성 공화당 정치인의 해로 기록된다면, 이 같은 타이틀 이외에 미 의회와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다려진다.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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