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정치인들
    2026-02-02
    검색기록 지우기
  • 스페이스X
    2026-02-02
    검색기록 지우기
  • 합의각서
    2026-02-02
    검색기록 지우기
  • 집값 폭등
    2026-02-02
    검색기록 지우기
  • 3개월간
    2026-02-0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564
  • 美 여성 대통령감 힐러리 말고도 많네

    美 여성 대통령감 힐러리 말고도 많네

    미국 유력 신문이 뽑은 미 민주당 내 유력 대권주자 10명 가운데 여성 정치인 4명이나 포함돼 주목된다. 워싱턴포스트는 21일(현지시간) 경력과 인지도, 지지도 등을 고려해 오는 2016년 미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 재창출을 노리는 민주당 대권주자 10명의 순위를 발표했다. 1위를 차지한 힐러리 클린턴(66) 전 국무장관을 비롯, 커스틴 길리브랜드(47) 뉴욕 상원의원, 에이미 클로버처(53) 미네소타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렌(64) 매사추세츠 상원의원 등이 각각 4위, 8위, 9위에 올랐다. 신문은 “힐러리 전 국무장관이 가장 유력하다”며 “이번처럼 유리한 조건에서 출마를 포기한다면 어리석은 결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데이비드 액설로드 전 백악관 선임고문 등 정치인들은 그의 대선 출마와 당선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4위에 오른 길리브랜드 의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성과인 ‘동성애자 군복무 제한’ 폐지에 큰 역할을 했다. 미네소타주 카운티 검사장을 지낸 클로버처 의원은 월터 먼데일 전 부통령 법률자문으로 일한 바 있다. 하버드 법대 교수이자 2010년 신설된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특별보좌관을 지낸 워렌 의원은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없지만 진보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아 거액의 정치자금을 거둬들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시론]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으며/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시론]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으며/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7월 27일 우리는 정전협정 체결 60주년을 맞는다. 강산이 여섯 번이나 바뀐 60년 세월, 정전협정 당시 갓 태어났던 아이가 회갑을 맞기까지 하루도 전쟁 위협에서 벗어나 보지 못하고 살아온 허망하고 억울한 세월 60년, 그 세월을 뒤로하고 또다시 60년의 ‘생의 주기’를 시작하는 지금, 우리는 아직도 이 땅에서 전쟁을 끝내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60년간 우리가 겪은 수많은 사건들과 고통은 차치하더라도, 우리는 최근에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사건을 겪었고, 지난 3~4월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 기간에는 최근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심각하고 실질적인 전쟁 위기를 경험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가 정전체제하의 삶에 익숙한 탓으로,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못된 짓을 하는 북한을 처벌하는 정책’에 국민들이 길들여져 있다는 점을 이용하여 ‘정치적으로 손쉬운’ 정책인 ‘압력과 제재’를 선택한 탓으로,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됨으로써 우리는 아직도 이 땅을 서성이는 전쟁의 유령과 함께 살고 있다. 상식적인 이야기가 되겠지만,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은 ‘한반도 문제’라는 ‘병’ 때문이고, 이 병의 연원은 강대국들이 한반도를 분단시킨 데 있다. 이 병의 ‘근원’은 아직도 전쟁이 끝나지 않은 정전구조, 즉 전쟁의 구조, 불신의 구조 속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이다. 북핵 문제, 미사일 문제, 로켓 문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둘러싸고 생겨나는 남북한 충돌, 연례 한·미 합동군사훈련과 이에 대한 북한의 반발로 인한 전쟁 위협 문제, 심지어 제2차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문제 등은 모두 병의 ‘증후’일 뿐이다. 따라서 모든 병의 치료가 그렇듯이, ‘한반도 문제’라는 병도 완치를 위해서는 대증요법만으로는 안 되며, 반드시 근치요법을 병행해야 하는 것이다. 한반도 문제는 군사안보적 성격 등 여러 성격을 갖고 있지만, ‘정치적’인 성격의 문제가 압도적이다. ‘아직도 전쟁 중’이라는 것보다 더 정치적인 성격이 어디에 있겠는가. 따라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관련국들의 최고지도자가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정치적’ 리더십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동안 그렇게 되지 못했다. 고도로 정치적인 성격의 문제가 테크노크라트의 손에 맡겨짐으로써 전혀 문제 해결이 되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한반도의 주인인 우리는 이 땅에서 전쟁을 끝내고 평화 정착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선, 정부차원에서 박근혜 정부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내걸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북한 길들이기’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시동조차 걸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야당 후보들과는 달리 ‘6·25 종전’과 ‘평화체제 수립’을 공약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달 초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모 재단이 개최한 정책포럼에서 설명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보면, ‘우선 추진과제’와 ‘중장기 추진과제’ 그 어디에도 평화체제 수립은 들어 있지 않다. 기본적으로, 평화체제 비전이 결여된 정책이 남북 간 신뢰 구축과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추동에 큰 공헌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에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상황을 타개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우리가 박근혜 정부와 정치인들에게 평화 정착과 관련하여 많은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더구나 정부가 바뀌면 정책도 바뀌는 민주정치 체제의 특성을 고려할 때, 차기 정부들이 모두 평화체제 수립에 노력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시민사회와 정치사회가 일종의 사회협약을 맺어 차기 대선에서는 여야 후보들이 모두 ‘평화체제 수립’을 공약하도록 할 수 있다면, 이는 이 땅에서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하나의 구체적인 방법이 아닐까 싶다.
  • [창간 여론조사] 동아시아 안전 최대 위협국 “북한” 54%…아베 정권 출범후 對日 인식 더 나빠져

    동아시아 안전의 최대 위협국가로 ‘북한’을 꼽는 국민이 과반을 넘어섰다. 또한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에이스리서치 여론조사 결과 동아시아 최대 안전 위협국이 북한이라는 응답이 54.3%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중국 17.2%, 일본 13.9%, 미국 10.1%, 한국 1.8% 등 순이었다. 지난 1월 서울신문·도쿄신문 공동 여론조사에서 동아시아 최대 위협국이 북한이라는 응답이 47.2%였던 것에 비해 다소 높아진 수치다. 반면 중국과 일본이라는 응답은 1월 조사에서 각각 24.5%, 15.8%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다소 낮아졌다. 지역별로는 동아시아 최대위협국이 북한이라는 응답은 대구·경북(58.1%), 부산·울산·경남(59.9%)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미국이라는 응답은 광주·전라(13.3%), 강원·제주(12.9%)에서 비교적 높았고, 중국이라는 응답은 가장 인접한 인천·경기(19.7%), 광주·전라(18.5%)가 높게 나타났다. 일본의 과거사 반성 문제에 대해서는 96.4%의 국민이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지난 1월 조사에서는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이 94.1%로 이번 조사에서 수치가 더 높아졌다. 또한 1월 조사에서 일본이 반성하고 있다는 응답은 4.7%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1.7%에 불과해 일본에 대한 인식이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과 역사왜곡 문제 등이 잇따르면서 국민들이 일본의 과거사 문제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서울광장] 포퓰러리즘이 불러낸 저주의 레퀴엠/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포퓰러리즘이 불러낸 저주의 레퀴엠/진경호 논설위원

    다시 저주의 계절이다. 10년 전 노무현 대통령을 ‘개구리’라 부르고, 5년 전 이명박 대통령을 ‘쥐박이’로 부르던 저주의 레퀴엠이 이번엔 ‘귀태(鬼胎)의 후손’으로 돌아왔다. 정권을 잃은, 정권을 되찾지 못한 패자의 상실감은 지난 10년 늘 이렇듯 어김없이 이런저런 구실을 제단에 올린 저주의 굿판을 펼쳐 냈다. “미국이 없었으면 난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있었을 것”과 같은 노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말들이 2003년 여름 울고 싶은 이들의 뺨을 때렸다. 반노(反) 세력들은 금세 ‘노무현과 개구리의 공통점 다섯 가지’를 만들어 냈고, 한나라당 고위 당직자들은 이 패러디로 아침회의 상을 차리고 키득거렸다. 5년 뒤 여름엔 이 대통령이 미국의 광우병 소고기를 국민 식탁에 올리려 한다는 논란이 서울광장을 삽시간에 촛불로 덮어 버렸다. 대선 전 ‘2MB’ ‘땅박이’였던 이 대통령은 ‘쥐박이’가 됐다. 인터넷에선 ‘이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만으로도 말을 섞을 수 없는 ‘수꼴’(수구꼴통)이 됐다. 반미 사대주의 발언이든, 광우병 소고기든, 그 공방의 소재와 경중이 어떠하든 에누리 없는 대선의 승패는 늘 이렇게 반 년도 못 가 우리를 앓게 했다. ‘귀태’라는, 나름 공 들여 꺼냈을 괴이한 저주에 도리어 제 발이 걸려 넘어진 친노(親) 성향의 민주당 초선 의원 홍익표의 경우는 치기 어린 초보 운전자의 과속 사고쯤으로 넘길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초보 운전자를 제 멋대로 내달리다 미끄러지게 만든 노면(面), 내 편 아니면 네 편밖에 없는 강퍅한 정치적 양극화와 그 속에 담긴 적의(敵意), 그리고 더 자극적인 선동으로 적을 공격하지 못해 안달하는 척박한 정치 토양은 이 나라 정치에 대한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게 한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사이버 시대의 포퓰러리즘(popularism)이 오늘날의 절대 이데올로기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개탄한 바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가 정치인들을 경조부박(輕?浮薄)의 포퓰러리스트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정치인들로 하여금 SNS에 몇 자 끄적여 그 반응을 살피게 하고, 대중을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대중에 끌려가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삐삐’, 즉 페이저도 없던 시절 정치를 시작해 산전수전 다 겪은 여야 중진들마저 하루에도 너댓 건씩 끄적이며 SNS를 끼고 사는 걸 보면 사이버 중독은 청소년들만의 문제가 아닌 게다. 정치에 관한 한 진작 진영네트워크서비스(CNS·Camp Network Service)나 사회편가르기서비스(SSS·Social Separation Service)로 이름을 바꿨어야 할 SNS에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면, 답은 하나다. 팔로잉(following)만 알지 리딩(leading)은 모르는, 눈앞의 시류에 얹혀 갈 줄만 알지 시대를 끌고 갈 줄은 모르는 여의도의 포퓰러리스트들이 유죄다. 포퓰러리즘의 정점을 본다. 한 줌의 극렬 지지자, 팬덤에 빌붙은 포퓰러리스트들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헤집기 시작했다. 뭘 보고, 뭘 말할 것인가. 노무현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사수했다고 새누리당이 말할 것인가. 아니라고, 그가 NLL을 포기하려 했다고 민주당이 말할 것인가. 뻔한 결론을 놓고 무슨 쇼를 하고 있는가. 그 곁에서 펼쳐지고 있는 막말의 경연은 또 뭔가. 그런 막말로 뭘 얻을 셈인가. 저 너머 어느 나라 정치가 어떻다고 말할 것도 없다. 사색당쟁으로 나라의 쇠망을 자초한 조선 중후기 선조들조차도 조탁(彫琢)의 시로 싸웠다. 각(角)을 세웠으나 격(格)을 놓지 않았다. 전직 총리까지 뛰어든 저주의 굿판, 바닥을 훤히 드러낸 포퓰러리즘이 슬프다. 당장 트위터를 끄고 페이스북을 닫으라. 액정화면 위에서 필부(匹夫)처럼 재잘대지 말고, 마이크를 잡고 맑은 소리로 시대의 담론을 말하라. 당당하게 정치하라. jade@seoul.co.kr
  • “흑인 여성장관, 오랑우탄 닮았다”

    이탈리아 상원의원이 첫 흑인 여성 장관을 “오랑우탄”에 비유하며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엔티코 레타 총리가 지난 4월 말 이탈리아 첫 흑인 장관으로 임명한 세실 키엥게(48·여) 국민통합 장관에 대한 정치권 등의 인종차별적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반이민을 주장하는 우파 정당 북부연맹 당수 로베르토 칼데롤리 이탈리아 상원 부의장은 13일 한 집회에서 “키엥게 장관을 보면 오랑우탄이 떠오른다”라고 말했다. 칼데롤리 부의장은 또 아프리카로부터 더 많은 이민자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키엥게 장관을 겨냥해 “그녀는 자기 나라에서나 장관을 하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태어난 키엥게 장관은 1983년 이탈리아에서 유학한 뒤 안과의사가 됐다. 이탈리아 국적으로 이탈리아인 남편과 두 자녀를 두고 있으며, 레타 새 내각에서 최초 흑인 장관으로 발탁됐다. 그러나 그는 지난 3개월간 각종 인종차별적 발언에 시달리고 있다. 이탈리아 극우 세력은 키엥게 장관을 ‘콩고의 원숭이’‘줄루족’‘반(反)이탈리아적인 흑인’ 등으로 부르며 그녀의 출신과 흑인이라는 사실을 비방하고 있다. 레타 총리는 칼데롤리 부의장의 발언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을 뿐 아니라 선을 넘었다”고 비난하면서, 국민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키엥게 장관에게 지지를 보냈다. 잔피에로 달리아 공공행정 장관도 “칼데롤리의 발언은 미국의 극우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KKK’를 떠올리게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키엥게 장관은 “이번 발언을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서도 “이탈리아에 나쁜 이미지를 줄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우리금융 민영화 1탄’ 지방은행 15일 매각 공고

    ‘우리금융 민영화 1탄’ 지방은행 15일 매각 공고

    지방은행 매각을 시작으로 우리금융 민영화의 막이 오른다. 예금보험공사는 15일 지방은행인 광주은행과 경남은행에 대한 매각 공고를 내고 우리금융 민영화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우리금융지주를 인적 분할해 경남은행지주와 광주은행지주를 설립하고 자사가 보유한 정부 지분 전체(56.97%)를 한꺼번에 매각하는 방식이다. 예비인수자 선정을 위한 예비입찰은 다음 달 말쯤으로 예상된다. 예비 실사와 본입찰 등을 거치면 최종 인수자는 오는 12월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인수가는 각각 1조 2000억~1조 3000억원, 1조 1000억~1조 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경남은행은 총자산이 31조 3000억원에 이른다.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지방은행의 판세가 뒤바뀔 수 있다. 경남은행의 인수 후보로는 지방은행 자산규모 1위인 BS금융지주(부산은행·총자산 43조 2000억원)와 2위인 DGB금융(대구은행·총자산 37조 5000억원)이 유력하다. DGB금융은 이미 골드만삭스를 금융 자문사로, 삼정KPMG를 회계 자문사로 지정했다. BS금융지주도 경남은행 인수를 위한 자문사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경남은행을 인수하려면 ‘지역 정서’를 극복해야 한다. 경남·울산 지역 상공인으로 구성된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는 지난 13일 창원에서 ‘경남은행 지역환원 촉구를 위한 시·도민 결의대회’를 열었다. 경남은행을 지역환원 방식으로 민영화하라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우선 인수권’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역 상공인들만으로 인수에 참여할 경우 금산분리 원칙에 어긋나 법을 고치지 않고는 은행 인수가 불가능하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 정치인들도 가세해 특별법을 만들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총자산 20조 2000억원의 광주은행은 JB금융(전북은행·11조 5000억원)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중국공상은행과 한국금융지주, 교보생명 등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은행 역시 지역 정서가 인수전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전남과 전북 등 호남 내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 광주상공회의소 측은 “필요하다면 경남 지역과 연대해 (가칭) 광주·경남은행 지역 환원을 위한 특별법까지 제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 당국도 이 대목을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하나은행이 충청은행을, 신한은행이 제주은행을 인수할 때도 특정 세력에 우선협상권을 부여하지 않았듯 이번에도 예외는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최고가격 낙찰제가 가장 공정한 만큼 이 원칙을 끝까지 지킬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지역 정서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상황이 어렵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주민들에게 우선협상권을 주면 국가계약법에도 어긋난다”면서 “단 상공인들이 사모펀드(PEF)에 참여하는 형태로는 인수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1조 3000억~1조 5000억원에서 인수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보이는 우리투자증권은 다음 달 초 시장에 나온다.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등을 함께 묶어 파는 방식으로 농협, KB금융, 현대차그룹 계열의 HMC투자증권, 교보생명이 주요 인수 후보다. 가장 큰 덩어리이자 민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우리은행은 내년 1월 매각 절차가 시작된다.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더하면 인수가액은 5조~6조원으로 예상된다. KB금융, MBK파트터스, 교보생명, 농협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루터 킹 목사는 왜 후드를 입었을까?

    17세 흑인 소년을 총으로 살해한 백인 조지 짐머만 무죄 평결과 관련, 미국에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14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인터넷 매체인 허핑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이번 평결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속속 거리시위에 나서고 있다. 또 SNS를 통해 반대의사를 보이고, 사망한 흑인소년 트레이번 마틴의 가족에 대한 지지를 표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사진 한 장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다. 마틴 루터 킹 목사가 검은 후드티를 착용한 모습의 이 사진은 아티스트 니콜라스 스미드가 만든 작품으로, 미국의 인권운동 및 인종평등 관련 링크에서 캡쳐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참모를 지낸 반 존스가 이 사진을 트윗하면서 수백명이 이를 리트윗했다.   이번 사건 이후 흑인소년이 사망할 당시 입고 있던 후드 옷은 정의 찾기 운동의 상징이 되었다. 연예인과 성직자들, 정치인들은 물론 스포츠 스타들까지 스스로 후드를 착용한 사진을 트윗하고 있다. 짐머만에 대한 무죄 평결이 내려진 다음날인 지난 일요일, 흑인 성직자들은 헐렁한 후드옷을 입은채 “Hoodi Sunday”를 외치고 정의 회복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군중들에게 전달하면서 17세 소년을 추모했다. 한편 29세의 히스패닉계 백인인 짐머만은 작년 2월 플로리다 주 샌퍼드의 한 편의점에서 비무장 상태인 마틴 소년과 다투다가 총으로 소년을 쏘아 2급 살인 혐의로 체포됐으나, 지난 토요일 정당방위로 인정받아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 니콜라스 스미드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정전협정 60년] (7) 한반도 분단을 보는 외국의 시각(상)

    [정전협정 60년] (7) 한반도 분단을 보는 외국의 시각(상)

    ■미국·중국의 입장 美 ‘中 견제 전초기지’ vs 中 ‘대미 완충지대’… 전략적 인식 심화 미국은 공식적으로는 조야(朝野)를 막론하고 한반도 분단의 조속한 종식과 평화적 통일을 바란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하원의 여야 의원들이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한반도 평화·통일 기원 결의안’을 발의한 것이 단적인 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리 간단치 않다. 한반도 통일은 어디까지나 미국의 국익에 부합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통일 한국’은 친미적이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숨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통일 한국’이 친(親)중국 성향으로 기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될 경우 한반도 통일에 대한 미국의 자세는 소극적으로 변할 개연성이 크다. 현실주의 이론의 대가인 미국 시카고대학의 존 미어셰이머 교수는 2011년 한 세미나에서 “그동안 급속한 국력 신장을 이룬 중국이 향후 수십년간 더욱 힘을 키워 미국을 능가할 정도가 된다면 한국은 중국에 편승해 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급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것을 동아시아 정책의 기조로 설정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한국에 공을 들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지리적으로 중국에 매우 근접해 있는 한국이야말로 대(對)중국 견제의 전초기지로 삼기에 더할 나위 없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이 틈만 나면 한·미 동맹을 “린치핀”(linchpin·핵심)으로 부르며 중요성을 부여하는 배경에는 이런 계산법이 작용한다. 한반도가 통일되면 북한발 위협이 사라지면서 미국의 한반도 방위 부담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과거에는 많았지만 최근 중국의 국력이 급신장하면서 이런 전망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반도 통일 이후에도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한반도 방위 역량을 유지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중국과의 갈등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들이 ‘한국전쟁’ 하면 떠올리는 것은 ‘미군의 북한 침략’이다. 중국의 대표 백과사전 격인 사해(辭海)에는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과 관련해 “한국에 내전이 일어나자 미군이 북을 침략하고 나아가 중국 변경인 단둥(丹東)까지 치고 올라온 탓에 중국이 전쟁에 참여해 나라를 지키고 북한을 도와 미국을 물리쳤다”고 미화한다. 중국에서도 김일성의 남침설을 제기하는 학자들이 있다. 화둥(華東)대학 역사학과 선즈화(沈志華) 교수는 러시아 비밀 문서를 토대로 한 연구를 바탕으로 꾸준히 남침설을 제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2010년 환구시보 영문판에서 “스탈린이 1950년 4월 김일성의 남침 계획을 허락했고, 그해 5월 중국 베이징에서 마오쩌둥(毛澤東)으로부터 미군이 개입하면 중국이 돕겠다는 승락을 받았다”며 남침설을 주장했다. 그러나 주류 역사관은 아직도 북침이다. 일부 개혁파 지식인들은 “중국의 참전 결정은 마오가 소련과 밀착해 국내 정권 기반 강화 수단으로 삼기 위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당국의 인식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참전 결정은 마오가 내린 것이고 마오는 중국의 국부여서 마오에 대한 부정은 곧 중국 공산당의 권위를 훼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한·중 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지만 당국이 아직은 한국전쟁에 대한 시각은 물론 한반도에 대한 근본적인 태도를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역사학자 장리판(章立凡)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핵은 중국에도 위협 요소여서 중국이 북에 대한 지지를 거둬들이고 미국과 협력하면 북한 문제는 바로 해결된다”면서 “다만 이 경우 미군의 도움으로 남한 주도의 통일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은 여전히 완충지대로서의 북한을 포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한반도 분단 해결에는 장애물이 많다”고 내다봤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러시아·일본의 시각 러 “北, 중·러 감정골 이용 땐 분단 상황 지속” 1948년 한반도 분단은 냉전의 산물이었다. 미국과 함께 냉전의 한 축을 이뤘던 소련(현 러시아)은 영토 접경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막을 ‘완충지대’가 필요했다. 홍완석 한국외대 러시아연구소 소장은 “소련은 영토가 크기 때문에 항상 완충지대를 만든다. 유럽의 핀란드, 중앙아시아의 몽골이 대표적이다. 북한도 그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소련은 38선 이북을 동아시아에서 사회주의의 보루로 삼았지만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소련이 갖고 있던 영향력의 우위는 서서히 중국으로 넘어가기 시작한다. 북한 문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는 “소련은 미국과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려고 북한 정권을 지지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전쟁 즈음만 해도 북한 지도부가 혁명적 이상주의를 어느 정도 유지했기 때문에 러시아의 시각에서 북한의 남침은 침략이 아닌 해방전쟁이었다”며 한국전쟁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을 설명한다. 그러나 중국이 사회주의 진영에서 러시아의 패권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세력을 확장하면서 중국과 소련 간 감정의 골이 깊어졌고, 북한이 이를 잘 활용하면서 분단이 계속 이어지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단을 끝내기 위해서는 러시아의 역할이 남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기계형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 연구교수는 “러시아는 한국이 통일되는 게 동북아의 안정에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통일 한국이 중국과 일본을 견제할 수도 있는 등 한국의 통일이 러시아의 장기적인 이익과도 일치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분단의 ‘당사자’였다면 일본은 ‘수혜자’였다. 분단이 고착화된 결정적 계기 중 하나인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일본을 한국전쟁의 병참기지로 만들고 싶었던 미국의 입장 때문이다. 미국은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일본과 서둘러 맺었고, 이를 통해 패전국 일본은 정치적으로 ‘정상 국가화’ 됐다. 김민규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일본의 정치인들은 이런 점을 대놓고 말하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한반도의 지정학적 요인이 일본에 혜택을 줬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사설] 홍익표 ‘귀태’ 망언 책임 묻고 국회 정상화하길

    민주당 원내대변인 홍익표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의 후손”이라는 막말을 던져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홍 의원은 그제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하면서 강상중 일본 세인가쿠인대 교수가 쓴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라는 책을 인용, 박정희 전 대통령과 기시 전 일본 총리를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을 뜻하는 ‘귀태’(鬼胎)라 칭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후손이 한국과 일본의 정상으로 있다고 했다. 홍 의원은 나아가 과거사 문제로 대치 중인 박 대통령과 기시 전 총리의 외손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동렬에 놓고, “아베 총리가 군국주의 부활을 외치고, 박 대통령은 유신공화국을 꿈꾸는 것 같다”고도 했다니 이만저만한 논리의 비약이 아니다. 홍 의원의 발언이 새누리당의 주장대로 그 기저에 대선 불복의 심리를 담고 있고, 이를 확산시키고픈 의도가 있는지를 확인할 길은 없다. 다만 박 대통령을 ‘귀태’의 딸로 등치시키고, 과거사 왜곡의 상징인 아베 총리와 한데 묶음으로써 대한민국 국가원수로서 박 대통령의 정통성과 국정 수행을 사실상 부정하고 매도한 것만은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 필부(匹夫)도 아니고 야당의 원내대변인으로서, 더구나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란 공인(公人) 중의 공인으로서 금도를 크게 벗어난 인신공격임은 분명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국정원 댓글 사건을 둘러싸고 정치인들의 막말은 날로 수위가 높아져 왔다. 비근한 예로 지난 7일 민주당의 광주 당원보고대회에선 “선거원천무효투쟁이 제기될 수도 있다”(임내현 의원)는 주장과 남재준 국정원장에 대한 “미친 x” 언급(신경민 최고위원) 등 거친 언사가 쏟아져 나왔다. 미 의회에서 가장 폭력적인 언사는 2009년 9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연설 때 초선의 하원의원 조 윌슨이 내지른 “You lie!”(거짓말이다)가 꼽힌다. 이제 우리 국회도 격을 갖추고 도를 지킬 때가 됐다. 아니 갈수록 거칠어지는 일반 대중의 막말 세태로 황폐화돼 가는 우리 사회를 정화하는 차원에서라도 국회가 앞장서서 극언을 삼가야 한다. 홍 의원이 어제 원내대변인직을 사퇴했지만, 민주당의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국회 윤리위 차원의 징계도 필요하다. 새누리당 또한 2007년 정상회담 대화록 열람 거부 등 홍 의원 발언과 국회 활동을 연계하는 용렬한 행태는 즉각 접어야 한다.
  • [여의도 블로그] ‘SNS정치’에 빠진 국회

    대선 이후 인기가 시들했던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서울 여의도에서 다시 활용되는 분위기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SNS 정치’의 선두에 섰다. 문 의원은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열람과 관련한 내용뿐 아니라 노동 문제, 지역 예산 문제, 새누리당을 향한 정치 공세까지 트위터를 전방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실상 공식 입장 표명 창구인 셈이다. 문 의원의 ‘트위터 정치’는 대선 직후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으로 한동안 뜸했다가 최근 북방한계선(NLL) 논란이 불붙으면서 재가동됐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에 당사자가 재빠르게 입장을 밝히는 데는 SNS만 한 것이 없다”고 진단했다. “공개 장소에서 마이크를 잡기도 애매하고, 보도자료를 내기도 어정쩡한 상황에서는 SNS가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넷심’(心)을 붙들며 지지자들의 응집력을 높이는 등 SNS를 통한 소통에 주력했던 안철수 무소속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SNS가 알려진 것과는 달리 쌍방향 소통 기제가 아닌 ‘일방적 통보 수단’이 될 때가 많아 정치 단절을 야기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SNS 정치는 글로 던져 놓은 뒤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알아서 해석하라는 식인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주요 현안에 대해 입이 아닌, 온라인을 통해 ‘간접적’으로 말하는 것은 자신의 주장에 대한 자신감 부족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치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SNS 뒤에 숨어 있는 모습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SNS를 통해 공개한 주장이나 입장이 반박을 받아도 언제든지 ‘소통 차원’, ‘개인적 견해’라며 화살을 피할 수 있다는 점도 정치인들의 SNS 이용 빈도를 높여준다. 페이스북에 회의록 열람을 반대하는 글을 남겼던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9일 같은 당 동료의원들에게 친전을 보내 자신의 주장을 다시 한번 완곡하게 표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정치인의 잦은 SNS 등장은 식상함을 더하기도 한다. 시시때때로 스마트폰을 붙잡고 ‘페북’을 하는 정치인에게서 무게감을 느끼기란 쉽지 않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정치를 비즈니스로 만든 그들의 속셈

    뉴딜 정책이 한창이던 1933년만 해도 똑똑한 젊은이들은 공익 또는 평등을 위해 워싱턴으로 몰려들었다. 이런 기조는 1968년 최고조에 이른다. 그러나 레이건이 집권하던 1980년을 기점으로 워싱턴은 부자나 기업의 이익을 위해 앞장서는 ‘우파의 도시’로 변신한다. 저자는 “우파는 좌파의 무능에서 미국을 구하겠다고 하지만 국가를 수익모델로 활용해 자신의 배를 불리는 장사꾼”이라고 말한다. 책의 원제는 ‘난파선원’을 뜻하는 ‘더 레킹 크루’(The Wrecking Crew)로, 자신이 만든 정부를 스스로 파괴하는 보수주의자를 상징한다. 저자는 이전에 내놓은 책 ‘왜 가난한 자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등에서 보듯 보수주의에 비판의 칼날을 높인 진보 논객이다. 보수 행정부는 감세, 규제철폐, 민영화를 통해 정부의 효율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임금삭감 또는 동결을 통해 우수 공무원을 내쫓고 업무를 민간에 아웃소싱한다. 정부 업무를 맡게 된 업체들은 보수주의 정치를 위해 거액을 기부하고 이 과정에 부패한 보수 정치인들은 로비스트로 나선다. 1975년까지만 해도 연방 공무원들은 민간 부문보다 10%가량 임금이 적었지만 1987년에 와서는 격차가 30% 가까이 벌어진다. 정부 각료들이 민간으로 이직하고 반대로 민간부문에서 정부로 이동하는 ‘회전문현상’에 가속도가 붙은 것도 ‘레이건 혁명’이 워싱턴을 휩쓴 1981년부터였다. 한발 더 나아가 보수 정부는 아웃소싱 업체를 감독하는 기관을 없애고, 연방기관의 업무에 적대적인 인물을 해당 기관의 장으로 임명하는 교묘한 수법까지 개발해 낸다. 저자는 이러한 부패구조와 생산성, 효율 우선주의 등의 문제가 축적돼 터져 나온 것이 2000년대 발생한 엔론 사태, 리먼브러더스 사태라고 주장한다. 보수의 부패는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발견된다. 담합 등의 의혹이 제기돼 4대강 공사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고위 공무원을 그만둔 뒤 로펌에서 한 달에 수억원을 받은 인물이 장관으로 임명돼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보수에 대한 비판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흘러 설득력이 떨어지는 대목도 발견된다. 저자는 연방 공무원들이 1968년 이후 의약품 분야에서 노벨상을 일곱 번이나 수상했는데 보수주의자들이 정권을 잡았던 기간에는 한 번에 그쳤고, 이는 보수정권이 우수 공무원을 내쫓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과연 그럴까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임태순 선임기자 stslim@seoul.co.kr
  • 부자의 탐욕을 지켜주는 공모자들의 노하우

    지난 5월 말, 스위스 재무장관의 긴급 기자회견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렸다. 재무장관은 이날 자국 은행들이 미국 정부와 합의해 고객 거래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하는 법개정안을 발표했다. 1934년 제정 이후 80여년간 철통같이 지켜온 스위스 은행비밀주의법의 빗장을 열겠다는 ‘획기적인’ 선언이었다. 물론 자발적인 결정은 아니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정부는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해 부자들이 조세피난처에 숨겨 놓은 자금 추적에 나서면서 탈세와 돈세탁 공범 혐의가 밝혀진 UBS(스위스연방은행)를 비롯한 스위스 은행들에 고객 명단을 넘기라고 압박했다. 이에 순순히 응할 리 없는 스위스 은행들에 미국 정부는 엄청난 벌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숨통을 조였다. 이 과정에서 270년 전통의 스위스 최고(最古) 은행인 베겔린은행이 올 초 폐업하기에 이르자 스위스 정부가 백기를 든 것이다. 외신들은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면서 전 세계 검은돈의 흐름에 미칠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스위스 은행의 비밀주의가 해체될 것이란 기대는 한 달도 못 돼 물거품이 됐다. 상원은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하원은 지난달 19일 두 번째로 법안을 거부하면서 결국 법개정은 무산됐다. 은행비밀주의에 대한 스위스 정계의 뿌리 깊은 애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의 저자인 장 지글러(79)가 1990년 발표한 이 책은 조세피난처의 원조인 스위스 은행의 추악한 진실을 낱낱이 파헤친 보고서다. 뒤늦게 국내에 소개되는 감은 있지만 최근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와 공동으로 조세피난처에 자금을 은닉한 국내 유명 인사들의 명단을 잇달아 공개하면서 조세피난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점인 만큼 충분히 되새겨 볼 만하다.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중 하나인 스위스의 부의 원천은 ‘남의 돈’이다. 은행비밀주의법이라는 든든한 울타리는 전 세계의 자금을 끌어당기는 자석과도 같다. 합법적인 돈은 물론이고 마약과 범죄로 벌어들인 범죄단체의 검은돈, 제3세계의 독재자들이 불법적으로 빼돌린 회색 돈 등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스위스 은행은 검은돈과 회색 돈을 안전하게 은닉할 뿐 아니라 합법적인 돈으로 세탁해 자금을 불리는 데도 탁월한 수완을 발휘한다. 이들이 부자 고객의 몰염치한 욕심을 채우기 위해 검은돈과 회색 돈을 주무르는 사이 해당 국가의 아이들은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국민들은 실업과 빈곤에 신음한다. 저자는 은행을 통제하기는커녕 오히려 공모에 나서고 있는 스위스 정부와 정치인들에게도 날카로운 비판의 화살을 겨눈다. 대다수가 은행 이사직을 겸하고 있는 정치인들은 은행을 보호하기 위해 규제 입법 방해 행위도 서슴지 않으며, 은행비밀주의를 비판하는 지식인들을 공공의 적으로 몰면서 공생 관계를 유지한다고 폭로한다. 저자는 이 같은 부패의 고리를 끊기 위해선 민주국가의 시민들이 힘을 모아 금융감시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출간 당시 스위스 연방의회 사회민주당 소속 의원이었던 저자의 의원 면책특권이 박탈되고, 살해 위협과 줄소송 등의 탄압을 받을 정도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스위스 은행의 악행이 만천하에 드러난 지 2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은행비밀주의가 굳건히 지켜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스위스 사회 전반에 검은돈과 관련한 구조적인 부패의 사슬이 촘촘히 엮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씁쓸하고, 허탈하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재구성 양상 띠는 여야 정치지형 분석

    ■與, 투톱 리더십 조율 과제 6월 임시국회에서 새누리당은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간의 견해 차를 노정했다. 두 사람은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진주의료원 폐업 등 현안마다 사사건건 부딪쳤다. 국정원 대화록 공개 국면에서 황 대표는 공개 반대, 최 원내대표는 전면 공개를 주장했다.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 때 최 원내대표는 폐업반대를 외쳤지만 황 대표는 지자체 고유권한이라며 논의를 유보했다. 둘 다 모두 조용하고 내세우지 않는 스타일인지라 갈등으로 표출되지 않았을 뿐 이런저런 일에 미묘한 분위기가 종종 연출될 수밖에 없었다. 양 대표의 불협화음으로 인해 ‘당 지도부가 하는 일을 알려 하지 말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황 대표 체제는 지난 몇해간 한나라당·새누리당에 전례없이 긴 리더십이다. 지난 6월 들어 집권 2기를 맞으며 ‘장기 순항 중’이다. 새누리당은 한나라당 시절인 2008년 퇴임한 강재섭 대표 이후 2년 임기를 채운 당 대표가 전무하다. 황 대표는 앞서 중도하차했던 정몽준·안상수·홍준표 대표를 반면교사 삼아 ‘조용한’ 행보를 지향해왔다. 그러면서도 ‘어당팔’(어수룩해 보여도 당수가 8단)이란 별명처럼, 고공 플레이를 통해 청와대와 의견을 조율하며 현안에 대처하는 등 중진의 면모를 보여줬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정권의 최대 실세로 꼽히는 최경환 의원이 원내 사령탑을 맡았다. 그는 강한 여당을 외쳤지만, 휘두르지는 않았다. 지식경제부 장관 출신으로 실무형인데다 소통부재 논란을 딛고 8표차로 당선된 만큼 그동안 당내 소통에 치중한 측면도 컸다. 당내 초선의원 모임인 ‘초정회’ 등 각종 모임을 꾸준히 찾아다니면서 당내 의견을 조율하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와도 수시로 소주잔을 기울이는 등 대야 스킨십도 넓혔다. 다만 그런 과정에서 정작 당 대표와는 소통이 안 됐고, 황 대표 역시 당내 고공 플레이에는 소홀하는 등 서로 한계를 드러냈다. 범친박계로 당권을 장악한 황 대표로서는 친박 핵심 실세인 최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 원내 지도부가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 두 사람의 성격상 일단 드러난 문제는 어떻게든 해소하고 지나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당내 투톱의 알력 때문에 정부 초반 ‘강한 여당’을 만들기에 실패했다는 평가는 서로에게 짐이다. 7·8월 정상회담 대화록 국회 열람이나 국정원 댓글 의혹 국정조사 등 휘발성 높은 사안을 놓고 두 사람이 어떤 합일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野, 친노·신주류 역전 기류 국가정보원 정치개입 의혹을 둘러싼 논란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공방이 민주당의 정치지형에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친노무현(친노)계의 복귀와 신주류의 존재감 약화로 요약된다. 지난해 대선패배와 5·4전당대회 이후 정치적 공간이 줄어들었던 친노가 국정원 논란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목소리를 다시 높이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의원을 구심점으로 친노가 재결집하고 있어 당 안팎에서는 친노가 ‘친문재인계’로 재편된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김한길 대표의 신주류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모양새다. 문 의원은 지난달 김 대표가 ‘선(先) 국조-후(後) 회의록 공개’ 방침을 발표한 뒤 몇 시간 만에 ‘전제조건 없는 회의록 원본 전면공개’를 주장해 김 대표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또 지난달 29일 김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별다른 언급 없이 “내일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일방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날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포기 발언이 확인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문 의원의 발표에 김 대표 측은 적잖이 당황했다고 한다. 이처럼 문 의원과 친노의 일련의 주도적인 움직임을 통해 정치 공간을 빠르게 회복하고는 있지만, 당내 주도권까지 가져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선 친노의 분화 가능성 때문이다. 친노의 또 다른 아이콘인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회의록 원본 공개 반대’를 주장하며 문 의원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친문과 친안(친 안희정)으로의 분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잠룡들과 거물급 정치인들도 10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거 복귀한다. 다음 달에는 독일 체류 중인 손학규 상임고문이, 9월에는 김두관 전 경남지사도 귀국한다. 여기에 지방선거 재선을 목표로 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 안 충남지사, 송영길 인천시장과 정동영·정세균 상임고문도 활동반경을 넓히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4일 “지금은 문 의원이 대선 후보였다는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지만 차기 후보군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면 잠룡 가운데 한 명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내 이 같은 경계심을 의식해서인지 문 의원 측도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공방에 나서고 있을 뿐”이라며 일련의 행동이 친노의 복귀로 비쳐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 등 새 지도부는 대여 투쟁과는 별도로 주도권을 유지할 목적으로 당 개혁과 정책 수립 등에 주력하려 하고 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여성 대통령 존재만으로 큰 변화 올 것”

    “여성 대통령 존재만으로 큰 변화 올 것”

    “한국에서 여성 대통령이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굉장히 고무적입니다.” 세계 최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의 ‘2인자’ 셰릴 샌드버그(44)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박근혜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부 장관 등 여성 정치인들에 대해 찬사를 쏟아냈다. 샌드버그는 4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신간 ‘린 인’(LEAN IN·미래엔 펴냄) 출판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총리나 대통령 등 여성 최고지도자가 배출된 나라는 겨우 16개”라며 “여자 아이들이 자라면서 나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꿈을 꿀 수 있게 한 만큼 박 대통령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세상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 리더의 한 사람으로 하버드대와 세계은행, 매킨지 앤드 컴퍼니, 미 재무부 등을 거쳐 정보기술(IT) 기업인 구글의 부회장 등을 지냈다. 페이스북의 수익 모델을 개발해 흑자로 전환시킨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민주당 지지자로서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해서도 “당분간 미국에서 그만한 대통령 후보감은 없고, 다른 후보와도 차별화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에 대한 기사들이 헤어스타일에 초점이 맞춰지는 게 안타깝다”면서 “이런 현상은 역설적으로 여성 리더의 가뭄 현상을 잘 드러낸다”고 덧붙였다. 샌드버그는 자신의 대통령 선거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인류학적으로 지배·피지배 계급이 처음 교체될 때 피지배 계급은 이전 지배계급의 행태를 답습한다”고 전제한 뒤 “초기 여성 리더가 남성처럼 군림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는데, 이는 여성 리더가 많지 않은 환경에서 비롯된 일종의 착시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책을 쓴 동기에 대해서는 “딸아이가 미국의 역대 대통령 이름이 담긴 동요를 부르다가 ‘엄마, 왜 여자 대통령은 없어’라고 질문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남성 리더십이 지배적인 사회는 인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고 가정에서도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 부정적”이라며 “남편들이 집에 꽃다발을 들고 가려 하지 말고 세탁기라도 한번 더 돌리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미국에서 지난 3월 출간된 책에서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이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자세로 업무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이를 위해서는 기업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매우 놀라운 리더 기업이며, 페이스북과 협력할 분야가 많을 것”이라고 말한 그는 이날 심수옥 삼성전자 부사장 등 삼성 관계자들을 만나 협력 분야를 논의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朴대통령 하반기는 다자외교

    朴대통령 하반기는 다자외교

    박근혜(얼굴) 대통령이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한 양자 외교를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상반기 외교 활동을 마무리했다. 하반기에는 양자보다는 다자 외교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오는 9월로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박 대통령의 다자 외교 데뷔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만큼 러시아를 비롯한 주요국 정상들과의 연쇄 회담도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로 대표되는 박 대통령 대북 정책의 순항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순방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박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유럽연합(EU) 소속 주요국들을 순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달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초청으로 박 대통령이 올가을 영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영국 외에 독일과 프랑스 등을 추가로 방문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아시아를 중심축으로 한 다자 외교 일정도 포함돼 있다. 아시아 국가들은 이미 외교적, 경제적으로 미국이나 중국 못지않게 중요한 국가로 부상했다. 박 대통령은 오는 10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브루나이에서 개최되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한·중·일 정상회의 등에 참여할 계획이다. 하반기 외교 활동 중 남은 관심은 한·일 정상회담 개최 여부다. 역대 대통령은 취임 후 미국에 이어 두 번째 방문국으로 일본을 택했지만 일본 정치인들의 극우 발언과 각료 및 의원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이 잇따르면서 현 정부에서는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한·미·일 외교장관 北 비핵화 공조 회동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이 회담한다. 핵심 의제는 한·중 정상회담 이후 북한 비핵화 공조 방안이다. 외교부는 28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다음 달 1일 브루나이에서 3국 외교장관 회담을 한다고 밝혔다. 3국 외교장관들은 북한의 ‘6자회담을 포함한 대화 참여’ 카드에 대해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를 재확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하면서 뒤에서 핵능력을 고도화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장소에서 오는 2일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에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도 참석해 양자 및 다자 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박의춘 외무상이 대표단을 이끌고 ARF에 참석한다. 1일 각국 외교장관들이 브루나이 국왕을 합동 예방할 때 남북 외교장관이 조우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남북 간 별도의 회동은 검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외무상이 기시다 일 외무상과 같은 호텔에 묵을 것으로 알려져 북·일 간 접촉이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한편 지난 4월 일본 각료 및 정치인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로 전격 취소됐던 한·일 외교장관 회담도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이날 한·일 양국이 브루나이에서 양자 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윤 장관은 일본 내각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아베 신조 총리의 역사 인식에 대한 변화를 촉구하고, 기시다 외무상은 한·일 관계 회복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美백악관, 이번엔 문자메시지 소통

    美백악관, 이번엔 문자메시지 소통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대(對)국민 소통 방식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부터 일주일간 국민들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이벤트를 시작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누구든 오바마 대통령에게 ‘학자금 대출 문제’에 관한 질문을 문자메시지로 보내면 매일 1명의 질문을 택해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문자메시지로 응답하는 것이다. 요즘 정치인들에게 일반화된 트위터와 차별화한 아이디어인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문자메시지 답장은 다른 질문자들에게도 송부되긴 하지만 질문자의 이름을 친근하게 부르는 등 1대1 소통의 친근함을 부각시키려 애쓰는 모습이다. 25일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받은 질문 중 1개를 선정해 문자로 ‘여러분, 나 버락이에요. 앤아버에 사는 댄에게서 우리 정부가 등록금 문제에 대해 무슨 일을 했느냐는 질문이 왔네요. 우리는 그동안 대학 당국에 보조금과 세제혜택 등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등록금 인하를 유도해왔습니다.…내일은 다른 질문에 답할 게요’라고 답했다. 문자메시지 질문을 받는 오바마 대통령의 전화번호는 일반 휴대전화 번호가 아닌 ‘38383’이라는 특수한 번호다. 이날 기자가 직접 본인의 휴대전화로 ‘PREZ’를 쳐서 전화번호 38383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랬더니 ‘대통령과의 문자 교환 행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대통령은 매일 학자금 대출에 관해 1개의 질문에 답합니다. 지금 받은 문자에 160자 이내로 질문을 쳐서 답장을 보내보세요. 대통령이 답 문자를 보내줄 겁니다. 농담 아닙니다’라는 답장이 왔다. 백악관은 “문자메시지 송신 요금은 질문자 각자의 부담이지만, 일반 문자 송신 요금과 같은 금액”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다음 달 1일부터 학자금 대출 이율이 인상되는 데 따른 학생들의 우려가 커지자 이런 이벤트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성장세 둔화… 어깨 짓누르는 빚더미… 늙어가는 인구… 서양문명에 닥친 위기와 처방

    서기 1500년 이후로 500년간 세계를 지배한 서양문명이 퇴보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성장세 둔화, 어깨를 짓누르는 부채, 노쇠해진 인구, 반사회적 징후는 유럽과 미국 어디서든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 많은 논평가들은 과도한 채무나 은행관리 부실, 불평등의 확산 같은 것들을 거론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하버드대 교수, 옥스퍼드대 선임연구원,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원을 겸하고 있는 경제사학자이자 세계적 지성인 저자가 보기에 이런 것들은 근본적인 제도들의 병폐에 불과하다. 퍼거슨은 서양이 위기에서 벗어나는 길은 단 두 가지밖에 없다고 처방한다. 하나는 영웅적인 리더의 지휘 아래 개혁의 지지자들이 젊은이들뿐 아니라 그들의 부모와 조부모들에게도 조금 더 책임감 있는 재정정책을 내세우는 정당과 정치인들에게 투표하라고 설득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 유권자들이 경험상 알고 있듯 정부 지출 삭감을 주장하는 정치인들은 항상 공공부문 근로자와 정부 보조금 수혜자 등 두 부류의 조직적 반대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구조적 적자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정부는 결국 권좌에서 쫓겨나게 되어 있다. 다른 방법도 있다. 공공부문의 대차대조표도 채무와 자산을 비교하는 식으로 작성할 수 있고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러면 투자에 들어가는 적자와 현재의 소비를 지탱하는 데 들어가는 적자를 명확히 구분짓는 데 도움이 된다. 과도한 공공부채에 대한 정부재정 개혁을 시작하지 않으면 아르헨티나와 같은 처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 그는 2007년부터 시작된 금융위기의 문제점은 ‘규제완화’가 아니라 나쁜 규제가 포함된 지나치게 복잡한 규제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나쁜 규제의 예를 한 가지 들어보자. 도산한 담보대출은행 컨트리와이드의 CEO(최고경영자)였던 안젤로 모질로는 CEO로 근무할 당시 저지른 금융사기와 내부거래 혐의에 대해 벌금과 ‘환수’ 명목으로 총 6750만 달러(약 775억원)를 납부하기로 미국 당국과 합의했다. 그러나 그는 사기와 내부거래로 5억 2200만 달러(약 5997억원)의 거금을 벌었다. 그가 형사적 처벌을 모면하고 벌어들인 돈의 일부만 벌금으로 납부한 것은 이 분야의 형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저자는 또한 강력한 이익단체를 구성한 변호사들이 미국 의회를 점령한 것, 시민사회의 급격한 쇠퇴 등도 서양문명의 퇴보에 일조했다고 본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안하무인 日

    일본 정부가 유엔의 “극우 정치인 등의 위안부 모욕 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라”는 권고를 따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극우 정치인들이 소속된 일본 유신회는 오는 7월 21일 참의원(상원) 선거 공약에 위안부 문제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밝히겠다는 내용을 넣기로 해 국제적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유엔 고문방지위원회가 최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본 정치인들의 시도를 바로잡으라고 권고한 데 대해 일본 정부는 “따를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8일 일본 시민단체인 강제동원 진상규명네트워크(공동대표 우쓰미 아이코)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가미 도모코 공산당 의원의 관련 질문에 대해 “(고문방지위원회의) 권고는 법적 구속력이 없고, 따라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답변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유엔 고문방지위원회가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의 일본군 위안부 관련 발언을 거론하며 “일본 정부는 정부 당국자나 공적인 인물이 사실을 부정하는 데 대해 반박하고,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제반 사실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요구한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뜻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일본군 위안부가 필요했다’는 망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하시모토 시장이 공동대표로 있는 일본 유신회는 참의원 선거 공약에 위안부 문제를 쟁점화할 방침이다. 하시모토 시장은 19일 오사카시청에서 취재진에게 “일본군 위안부가 필요했다는 내 발언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유권자에게 정중하게 되풀이해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오늘의 눈] 한 남자의 대담한 고백/조희선 국제부 기자

    [오늘의 눈] 한 남자의 대담한 고백/조희선 국제부 기자

    “내가 행동하고 말하는 모든 것이 기록되는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다.” 한 남자의 대담한 고백이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전직 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지난 4년간 미국 국가안보국(NSA)에서 군수업체 계약 관련 일을 했던 에드워드 스노든(29)은 NSA가 무차별적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했다고 폭로했다. 이 과정에서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개인정보 네트워크를 가진 기업들이 미 정보기관에 고객의 정보를 제공한 사실도 드러나 세계인들을 경악하게 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개인을 감시하는 국가 권력기관과 정보화 시대에 떠오른 새로운 권력으로 개인정보를 돈벌이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기업이 지배하는 현대 사회.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이 소설 ‘1984’에서 제시한 반(反)유토피아적 세계와 별반 다르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스노든의 고백이 그리 놀랍지 않았다. 국가의 이익을 명분으로 정부 기관들이 자행한, 민간인과 야권 정치인들에 대한 불법 사찰을 통해 국가가 어떻게 권력을 남용하는지 이미 선행 학습한 덕분(?)이기도 하다. 전 세계에서 개인을 상대로 한 감시체제가 작동되고 있다는 사실보다 더 관심을 끄는 것은 대담한 고백을 한 이 남자의 향후 거취다. ‘국가는 언제 어디서든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스노든의 지적은 그 역시 미국 정부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미 연방수사국(FBI)은 스노든이 국가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면서 그의 신병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사건이 자칫 미국과의 외교문제로 비화할 것을 우려한 일부 국가는 스노든의 입국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혀 스노든의 망명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스노든에 앞서 공익을 위해 조직의 비리를 고발한 내부 고발자들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수난을 겪지 않았던가. 1986년 이스라엘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 언론에 폭로했다가 이스라엘 정보기관 요원에게 납치된 전직 핵무기 기술자 모르데차이 바누누는 반역죄와 간첩죄로 무려 18년간 복역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 재벌의 부동산 투기 혐의를 파악하는 감사원의 감사가 외압으로 무산된 사실을 폭로한 이문옥 전 감사관과 1992년 당시 현역 중위로 군 부재자투표의 부정을 고발한 이지문씨 역시 조직에서 파면되는 가혹한 대가를 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폭로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는 “스노든은 국가가 대량으로 실시해 온 감시의 현실을 알렸다는 점에서 지난 10년간 통틀어 가장 심각한 사건을 폭로한 영웅”이라고 평가했다. 첨단기술로 무장한 국가 정보기관이 비밀리에 국민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사생활을 엿보는 행위는 분명 규탄받을 만하다. 미국 정보당국과 정치권은 스노든의 행위가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는 반역 행위였다고 몰아세워서는 안 된다. 이번 스노든의 폭로를 계기로 미국 정부는 전 방위적인 정보 수집 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에 나서야 한다. hsnch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