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정치인들
    2026-01-29
    검색기록 지우기
  • 서울 탈출
    2026-01-29
    검색기록 지우기
  • 맨체스터
    2026-01-29
    검색기록 지우기
  • 시속 50㎞
    2026-01-29
    검색기록 지우기
  • 과학수사
    2026-01-2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564
  • [데스크 시각] 무대는 무대를 버려야 한다/김상연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무대는 무대를 버려야 한다/김상연 정치부 차장

    지난 8월 20일 김무성(63) 새누리당 대표의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대목은 이 문답이었다. “무대(김무성 대장)라는 본인의 별명을 어떻게 생각하나.”(기자) “어릴 때부터 대장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거부감은 없는데 마초적 인상을 갖는 것은 좀 피했으면 좋겠다.”(김 대표) 단서를 달아 세련되게 표현하긴 했지만 결론은 자신의 별명이 마음에 든다는 대답이다. 그런데 이 대답은 실상 이율배반적이다. 군대 계급으로서의 ‘대장’을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대장이라는 호칭에는 원래 마초적 인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대답만 놓고 보면 김 대표는 ‘마초’를 내포한 자신의 별명을 부지불식중에 애호한다는 얘기가 된다. 여성들에게 고백하건대, ‘테스토스테론’을 숭상하는 남자들의 세계에서 대장이라는 별명은 ‘로망’이다. 특히 어릴 때 ‘골목대장’으로 불리고 싶지 않은 남자는 찾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성인(成人)이 된 뒤에, 그것도 환갑이 넘은 정치인이 대장이라는 별명에 대해 공개적으로 싫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좀 민망하다. 김 대표는 별명만 그런 게 아니라 행동도 정말 대장처럼 한다. 누구를 만나더라도 허리를 잘 숙이지 않는다. 김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인사할 때 허리를 숙이지 않아 건방지다는 얘기가 있다”는 질문에 “민주화 투쟁을 하면서 경찰한테 맞아 허리를 다쳤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허리의 각도만이 건방짐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상대방의 총체적인 행동양태를 보고 인물평을 내린다. 정말로 허리가 아파서 못 숙인다면 두 손으로 악수를 하거나 얼굴 표정이라도 동원해 충분히 겸손하게 보일 수 있다. 보무도 당당한 이 이순(耳順)의 ‘대장’은 이제 최고 권력 앞에서도 위축되지 않는다. 지난달 16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악수할 때 김 대표는 고개만 살짝 숙였다. 다른 새누리당 지도부 인사들이 대통령의 손을 두 손으로 엉거주춤 잡고 허리를 거의 90도로 숙이며 ‘황송한 악수’를 하는 모습과 대조적이었다. 문제는 이런 ‘무대’의 서슬이 약자에게까지 ‘공평하게’ 적용된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지난달 12일 씨름협회장이 “의원들이 입씨름만 하지 말고 씨름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어떠냐”고 좀 튀는 농담을 던지자 “우리 의원들이 씨름인들한테 조롱거리가 되니 기가 막힌다”고 얼굴을 붉히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렸다. 권력의 크기로만 따지면 여당 대표의 100분의1도 안 될 법한 협회장을 그렇게 무참히 ‘두들겨 패는’ 것은 아름다워 보이지 않았다. 골목대장도 약한 아이를 때리면 좋은 소리를 못 듣는 법이다. 김 대표는 지난달 1일 전통시장을 방문했을 때도 약자 중의 약자인 상인들이 “정치인들이 명절 때만 시장을 방문한다”고 꼬집자 “그럼 시도 때도 없이 방문하느냐”고 맞받았다. 다시 관훈클럽 토론회로 돌아가 보자. 기자의 질문에 김 대표가 이렇게 대답했다면 어땠을까. “김구 선생님은 백정같이 천하고 범부처럼 평범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백범(白凡)이라는 호를 가졌는데, 저는 이 나이가 돼서 그런 별명을 듣다니 부끄럽습니다. 앞으로는 저를 무대가 아닌 무졸(卒)로 불러주십시오. 제가 졸병이 돼서 국민 여러분을 대장으로 모시겠습니다.” carlos@seoul.co.kr
  • 단체장의 두 얼굴… 선거 공약 ‘없던 일로’

    단체장의 두 얼굴… 선거 공약 ‘없던 일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취임한 지 3달여가 지났다. 하지만 벌써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주요 공약들을 폐기 처분하고 있다. 단체장 대부분이 취임하면 위원회를 구성해 공약을 선별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어 이런 일들은 4년마다 반복되고 있다.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들은 유권자들을 우롱하는 일이라며 비난을 퍼붓고 있다. 30일 충북 청주시에 따르면 이승훈 청주시장은 공약 161건 가운데 143건만 추진하고 18건은 추진하지 않거나 장기 검토하기로 했다. 10%가 넘는 공약이 공약(空約)이 된 것이다. 18건 가운데는 청주교도소 이전 등 이 시장이 후보 시절 강조했던 대표 공약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공약을 포기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도민축구단 창단, 교도소 이전, 오송국제바이오센터 건립 등은 새누리당 윤진식 충북지사 후보와의 공동 공약이었는데 윤 후보가 낙선해 추진 불가 결정을 내렸다. 첨단문화산업단지 내 인쇄산업센터 설립은 부지가 없어서, 북이면 물류단지 건설은 세종시에 있는 물류기지로 인한 경제성 미흡으로, 문의면 기존 주택 증개축 허용은 정부 차원의 법령 개정이 필요해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선거 당시 표만을 의식해 충분한 검토 없이 공약을 남발한 것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다. 김모(39)씨는 “교도소 인근 지역 개발을 기대하며 이 시장을 지지했는데 같은 당 지사 후보가 떨어졌다고 헌신짝처럼 버리면 어떻게 하느냐”며 “혼자라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공약 306개 가운데 7%에 해당되는 21개 공약을 포기했다. 실효성 미흡, 예산 과다 소요 등을 이유로 공약에서 제외된 사업들은 스포츠산업전문단지 조성, 고교 무상급식 지원,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립 등 대부분 굵직한 것들이다. 추진 법령 부재로 고위 정무직 공무원 청문회 실시도 공약에서 빠졌다. 이런 내용을 도민들에게 발표하는 자리에 이 지사는 나타나지 않았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방선거 때 약속한 것과 달리 송도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 증설을 사실상 허용해 주민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인천시도시계획위원회는 유 시장이 시의회에 출석해 LNG 생산기지 증설에 동의한다고 답변한 다음 날인 지난 8월 27일 증설안을 조건부 가결했다. 이효윤(45)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정책국장은 “유권자들과의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 단체장이 취임할 때마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서 “당선 뒤 주요 공약들을 폐기 처분하는 정치인들은 다음 선거 때 유권자들이 표로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약을 포기하면 단체장이 직접 사죄하고 그 이유를 자세하게 설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도가니 피해자 국가배상 패소 이유 소멸시효 지나서…인권 유린 범죄에 소멸시효라니

    도가니 피해자 국가배상 패소 이유 소멸시효 지나서…인권 유린 범죄에 소멸시효라니

    ‘도가니 패소’ ‘도가니 패소’ 소식이 전해졌다. 영화 ‘도가니’로 널리 알려진 인화학교 성폭력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모두 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0부(부장 강인철)는 30일 인화학교 피해자 7명이 정부와 광주시, 광주시 광산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소멸시효가 이미 지났고, 증거가 부족해 피고의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원고들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권이 성립된 것은 2005년 6월인데, 손해배상 소송은 이보다 5년이 훌쩍 넘긴 시점에 제기됐다”며 “국가배상 소멸시효 5년이 지나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2009년에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던 원고 2명에 대해서는 “국가나 지자체 등에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교육권·학습권 침해에 대한 국가배상 청구부분에 대해서도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교육부 등에서 지도감독을 소홀히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들은 인화학교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의 관리부실로 성폭력사건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육체적·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지난 2012년 3월 소송을 냈다. 변호인들은 선고가 끝난 뒤 “피해자들의 트라우마를 상해로 인정하지 않고 소멸시효가 지났다고만 판단해 유감이다”며 “반드시 항소해 다시 판단을 받겠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처음부터 쉽지 않은 싸움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국가가 반드시 했어야 할 일을 행하지 않았는데도 책임이 없다면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느냐”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도가니 피해자 국가배상 패소 소식에 네티즌들은 “도가니 피해자 국가배상 패소, 인권유린 범죄에 소멸시효라니”, “도가니 피해자 국가배상 패소, 어떻게 해결할 방법 없을까”, “도가니 피해자 국가배상 패소, 정치인들 이런 문제 해결 좀 해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3세력 개입 빌미 정치권 위상 약화…문희상·김무성·정의화 ^_^ 박영선 -_-

    기나긴 세월호특별법 협상은 정치권과 주요 정치인들의 위상에도 변화를 몰고 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정치권 전체의 위상이 세월호특별법 협상을 거치며 약화될 소지가 있다는 분석이 있다. 주요 직위의 정치인들이 충분한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권이 정치 영역에 유가족이라는 제3세력이 개입하는 빌미를 제공, 앞으로 주요 현안에 직접민주주의 요구가 강해질 수도 있어 보인다. 여야 정치권과 관계단체 등의 직접민주주의 욕구가 자주 충돌할 개연성이 있다. 개별 정치인들은 상황에 따라 위상이 엇갈렸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의화 국회의장과 함께 물꼬를 튼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에 두 사람의 위상이 확인되면서 앞으로도 정치적 보폭을 넓혀 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위원장은 박영선 원내대표의 탈당 논란 이후 누란의 위기에 처한 지도부를 맡아 사태를 무난히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새삼 정치적 위상을 확인했다. 새정치연합 박 원내대표는 두 차례 타결시킨 세월호특별법 합의안이 모두 무산되면서 가장 큰 정치적 내상을 입었다. 향후 위상은 정국 상황에 좌우될 듯하다. 반면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에게 두 차례 ‘패배’를 안기며 선전했다는 평가다. 박근혜 대통령이 ‘절대 불가’를 고수했던 진상조사위에 대한 수사·기소권 부여를 막아 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英 국회의원 부인의 ‘가슴 강조한 셀카’ 논란

    英 국회의원 부인의 ‘가슴 강조한 셀카’ 논란

    영국의 한 국회의원 부인이 잇달아 몸매를 과시하는 셀프카메라 사진(이하 셀카 사진)을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여성은 영국 노동당 의원인 사이먼 댄주크(47)의 아내 카렌(31)으로,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가슴을 강조한 사진을 올려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자신의 트위터에 “처음으로 수영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했다”는 멘트를 함께 남겼다. 카렌은 지난달에도 짙은 화장을 하고 가슴이 드러난 의상을 입은 셀카 사진을 올려 도마에 오른바 있다. 당시 영국의 한 여성 정치인은 “트위터에 ‘가슴골’을 올리는 일을 도무지 멈추지 못하는 것 같다. 그녀는 정치인들의 격을 낮추는 사람”이라는 비난을 쏟아냈다. 카렌은 자신의 셀카 사진 업로드와 관련해 이 여성 정치인과 ‘트위터 싸움’을 최근까지 지속하고 있으며 이는 현지 언론에까지 보도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카렌의 남편은 이와 관련해 어떤 공식적인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영국 미러,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은 카렌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과 함께 자극적인 셀카 사진을 올리며 팔로워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열린세상] 소탐대실의 위기/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열린세상] 소탐대실의 위기/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올 것이 왔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여야 후보들 모두가 막대한 복지공약을 내세울 때부터 많은 전문가는 재원을 걱정했었다. 증세 없는 복지지출을 공언했던 박근혜 정부가 담뱃값 인상을 시작으로 주민세와 자동차세 인상 등 사실상 증세로 전환하고 있다. 공약을 그대로 실천할 수는 없어서 일부 수정하기도 했지만 무상보육, 반값등록금, 기초연금 등의 실시만으로도 지방재정은 거의 파산상태가 되어가고 국민들은 각종 무상시리즈를 감당해야 할 고지서를 받아 들게 된 것이다. 선거공약을 모두, 있는 그대로 실천할 것을 기대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약속할 때의 상황과 실천할 때의 경제상황이 다를 수밖에 없고, 선거과정에서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서로 경쟁적으로 약속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정치인들이 그토록 애틋하게 읍소했으니 믿고 싶었을 것이다. 하긴 재정적 부담을 하지 않고 그 많은 복지선물을 공짜로 받을 것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흔한 말로 도둑놈 심보가 아닐까? 공약이 계약과는 다르니 선거과정에서 약속한 모든 것을 반드시 실천하리라는 것은 애초에 기대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처럼 사실상 증세를 하면서도 증세가 아니라고 강변한다면 문제는 다르다. 이것은 단순한 공약 불이행의 문제를 넘어서 ‘정부에 대한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처럼 정치에서 신뢰를 잃는 것은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정부와 여당을 믿지 못하는데 정치과정을 통해 국민과 야당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 것인가? ‘세월호특별법’과 관련한 초법적 요구도 따지고 보면 ‘불신’에서 비롯된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는 일들을 반복하고 있다. 만기가 도래한 각종 세금감면제도의 폐지를 통해 세수를 확대하면서 정부는 ‘증세’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세율을 높이거나 새로운 항목의 세금을 도입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증세는 아니라는 것이다. 국민들은 내지 않던 세금을 더 내게 되었으니 증세라고 생각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최근 정부가 ‘국민건강’을 위해 담뱃값을 한꺼번에 2000원 인상하겠다는 안을 발표했다. 국민들은 세수확대가 1차적 목적일 것이라고 믿는데 그것이 아니라고만 강변한다. 복지재정의 확대를 위해 주민세와 자동차세 인상을 전격 발표하면서도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증세는 없다’고 강변한다. 두 세목은 서민들의 부담을 증가시키는 대표적 세금인데도 말이다. 차라리 지방정부의 복지지출 부담이 확대되어 어쩔 수 없이 담뱃값과 지방세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솔직히 말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어디 그뿐인가? 낙하산 문제가 불거졌을 때 대통령은 ‘우리 정부에서 낙하산 인사는 없다’고 공언했었으나, 그 후 낙하산 인사는 더욱 늘었다. 자니윤씨를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에 임명했고, 공기업 인사를 통해 친박계 전직 국회의원을 비롯하여 전문성과 능력이 의심되는 많은 인사가 여기저기에 무더기로 낙하산을 타고 내려갔다. 민주적 정치과정은 주기적 선거를 통해 지배세력을 교체한다. 그 과정에서 선거운동에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보상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문제는 낙하산 인사 자체가 아니라 하지 않겠다고 굳게 약속해 놓고 일언반구 해명도 없이 낙하산 인사를 강행한 것이다. ‘불신’을 자초하면서도 국민들이 정부를 믿지 못하는 것만 야속하다는 태도가 문제의 본질이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는 것이 옳고,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최소한 그럴 수밖에 없음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도리다. 지금처럼 뻔뻔하게 행동하면 유권자들은 다시 표를 주지 않을지 모른다. ‘소탐대실’(小貪大失)이라는 사자성어가 이보다 더 어울릴 수 있을까?
  • ‘동물국회’ 된 식물국회

    ‘동물국회’ 된 식물국회

    18일 쌀 관세율 513% 확정안을 최종 논의하던 국회 당정 회의장이 이를 반대하는 농민단체 회원들의 집단 난입으로 아수라장이 돼 버렸다. 고춧가루와 달걀이 날아드는가 하면 고성의 말싸움까지 벌어지면서 ‘식물국회’가 순간 ‘동물국회’의 모습을 드러냈다. 오전 7시 30분쯤 새누리당과 농림축산식품부의 당정협의가 열린 국회 의원회관 식당.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쌀 시장 전면 개방과 관련한 보고를 하던 도중 웅성거리는 소리와 함께 회의장 문이 확 열렸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회원 10여명이 “쌀 전면 개방 중단하라. 이게 뭐하는 거냐. 밥이 넘어가냐”라고 소리치며 거칠게 회의장으로 진입했다. 회의장은 순식간에 전쟁터로 돌변했다. 이들은 국회·정부 관계자들과 한바탕 몸싸움을 벌이면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이 장관을 향해 날달걀 서너 개를 집어 던졌다. 진입을 막아서던 공무원과 곁에 있던 취재진이 봉변을 당했다. 또 비닐 봉지에 담긴 고춧가루가 문틈 사이로 휙 하고 날아들더니 김 대표 앞 탁자 위에 툭 떨어졌다. 매운 고춧가루가 날려 코를 찌르자 표정이 일그러진 김 대표는 전농 회원들에게 “나가”라고 소리쳤다. 이어 난입자들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당신들 예의부터 지키란 말이오. 다 나가고 정식으로 나한테 면담 신청하세요”라고 고함을 쳤다. 그러자 한 전농 회원이 “예의 되게 좋아하네. 이게 정치인들 예의입니까. 어디서 예의 차립니까”라고 맞받아쳤다. 김 대표가 또 “폭력 행위 사과부터 하십시오”라고 하자 전농 회원은 “무슨 사과부터 합니까. 농림부가 먼저 사과하세요”라고 응수했다. 결국 방호원들이 이들을 강제로 회의장 밖으로 끌어 내면서 30여분간의 소동이 일단락됐다. 전농 회원들은 이날 항의 이유에 대해 “정부가 513%의 쌀 관세율을 농민들에게 미리 알리지 않고 비밀리에 확정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병윤 통합진보당 의원실의 도움으로 방문객 자격으로 당정회의장 진입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사무처는 이날 회의장에 난입한 10여명을 공무집행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봇물 터진 “스코틀랜드 독립 반대” 왜?

    봇물 터진 “스코틀랜드 독립 반대” 왜?

    영국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도 스코틀랜드 독립에 반대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유력 동맹국의 위상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은 미국 백악관이 스코틀랜드 독립에 대한 반대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보도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스코틀랜드 주민이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그렇지만 영국이 강하고 견고하며 단결된 국가, 그리고 실질적인 파트너 국가로 남는 것이 미국의 이해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조심스레 돌려 말했지만 동맹국의 힘이 분열되는 걸 원치 않는다는 뜻이다. 유럽도 비슷하다. AFP통신은 스코틀랜드의 독립은 독일, 프랑스와 함께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서 ‘빅3’를 이루고 있는 영국의 세력 약화를 뜻하기 때문에 골치 아픈 문제들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안 그래도 EU를 못 마땅해하는 영국이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뒤 EU 내 영향력이 줄어들 경우 EU 탈퇴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 스코틀랜드는 독립하더라도 EU 회원국 자격이 자동적으로 승계된다고 주장하지만, EU는 독립할 경우 재가입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다 스코틀랜드는 독립한 뒤 비핵화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나토는 스코틀랜드에 있는 핵잠수함기지를 옮겨야 한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나토의 군사전략 문제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자 “가설적 상황을 염두에 둔 질문에는 답할 수 없다”며 곤혹스러워했다. 분리독립 문제가 남의 나라 일이 아닌 곳도 있다. 스페인, 벨기에, 이탈리아 등은 카탈루냐, 플랑드르, 남티롤 등 자국 내 분리독립 문제를 안고 있다. 스코틀랜드 독립투표에 이들 나라들이 바짝 긴장하는 이유다. 상황이 이런 만큼 영국 정치인들은 당파를 초월해 반대 목소리를 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이날 스코틀랜드 석유산업 중심지 애버딘을, 존 리드 노동당 의원은 클라이드 조선소를 찾아 부결을 호소했다. 수도 런던과 스코틀랜드 경제중심지 글래스고에서도 찬반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 중 일부는 글래스고 BBC 사옥에 몰려가 편파 보도에 대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與는 신경질·막말, 野는 계파 싸움…선거 뜸하자 민낯 드러났다

    與는 신경질·막말, 野는 계파 싸움…선거 뜸하자 민낯 드러났다

    “선거가 있어도 이럴까.” 서울 여의도 국회 주변에서 요즘 심심치 않게 나오는 얘기다. 7·30 재·보선 이후 21개월 동안의 ‘무(無)선거 정국’을 새누리당은 여론 반발에 부딪혀 추진을 중단했던 정책을 재추진할 ‘골든타임’으로, 130석의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계파 간 지분 정리를 위한 ‘골든타임’으로 삼는 분위기다. 정치권의 “선거가 없으니 이럴까”라는 비판은 흔히 지인들끼리 하는 “배가 불러서 저렇지”라는 비아냥과 같은 뜻이다. 선거를 통한 민심의 견제 기능이 발휘되지 않는 정국은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에게 임박한 위기가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새누리당 주도로 이뤄지는 서민증세 정책과 각종 규제철폐 움직임에서는 ‘치밀한 기획’이 엿보인다. 2기 내각 구성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황우여 사회부총리의 새누리당 출신 투톱 체제가 구축된 점은 무선거 정국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포석으로 읽혔다. 담뱃세 인상만 해도 지난 3월 이미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 발의로 담뱃값을 2000원 올리는 내용의 지방세법 및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발의된 바 있다. 당시 새누리당에서는 “정권 초반인 데다 무선거 정국인 올해 하반기가 담뱃세와 주세를 올릴 적기”란 공감대가 형성됐다. 담뱃세와 각종 증세안의 인상 규모가 당정을 거칠 때마다 정부 부처 간 의견 중 가장 최고액으로 번번이 결정되는 모습 역시 여론에 민감한 정치권의 속성을 감안했을 때 이례적인 일이다. 새누리당에서 현안마다 거침없는 발언 태도가 나타나는 것 역시 무선거 증후군 증세의 일면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12일 씨름인들이 함께한 포럼에서 ‘의원들이 입씨름 대신 실제 씨름대회를 한번 하라’는 ‘뼈있는 농담’에 “기가 막힌다. 여러분들은 뭘 했느냐”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추석 연휴 전 전통시장에서는 상인들이 ‘명절 때만 시장에 온다’는 취지로 말하자 “그럼 시도 때도 없이 와야 하느냐”고 받아쳤다. 6·4 지방선거 당시 전국의 전통시장을 돌며 ‘읍소’하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세월호특별법 논의 과정에서 “세월호는 교통사고와 같다”는 식의 막말이 잇따라 나온 것 역시 새누리당의 무선거 증후군 증세로 꼽힌다. 선거를 제외하고 국민소환, 국민청원 등의 제도가 없는 상태에서 제도적으로 권력을 견제할 수단인 야당은 ‘그들만의 리그’를 치르는 데 여념이 없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특별법 정국에서 장외투쟁에 나서며 넉 달 동안 법안 처리 0건의 국회를 만들었다. 추석 이후 증세정책이 잇따라 발표됐지만, 마침 야당에서는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거취 논란이 불거지며 대변인 논평 이상의 대응이 미뤄지고 있다. 보수 성향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등 외부인사를 영입하자는 박 원내대표의 제안에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당을 잘 아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며 거부했다. 선거 때가 되면 모바일 국민 경선 등 여론 수렴을 앞세우지만 무선거 정국에서는 자신들의 밥그릇 지키기를 위한 폐쇄적 민낯을 드러낸 셈이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증세를 내세워 선거에서 승리한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선거가 있었다면 서민 중심 증세는 불가능했을 것이고, 국회 정상화나 세월호특별법도 선거가 없으니 지연되고 있다”면서 “지금은 오히려 장기적으로 건전한 정책 개발을 위한 체질 개선 노력을 할 때”라고 조언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농담에 또 버럭한 김무성

    농담에 또 버럭한 김무성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2일 씨름협회장의 ‘뼈있는 농담’에 발끈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같은 당 김장실 의원이 주최한 ‘씨름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방안’ 포럼에 참석했다. 먼저 단상에 오른 박승한 대한씨름협회장이 인사말에서 “여기 의원님들 많이 오셨는데, 입씨름을 많이 하시는 것보다 실제로 씨름대회를 해서 한번 겨뤄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면 어떨까”라며 “그렇게 하면 대한씨름협회에서 심판을 보겠다”고 농담했다. 이어 축사를 위해 단상에 오른 김 대표는 정색하며 “우리 의원들이 국회에서 씨름인 여러분들한테 조롱거리가 되는 것에 대해 참 기가 막힌다”며 “아무리 그렇지만 면전에서 그렇게 조롱한다는 게 과연 여러분 기분이 좋으신지 생각해주기 바란다”고 불쾌감을 표출했다. 이어 “씨름은 5000년 전부터 우리 벽화에도 있었다고 하는데 그런 씨름을 중국한테 유네스코 등재를 빼앗기는 동안 여러분은 뭘 하셨나”라고 비꼬았다. 김 대표는 박 회장의 농담이 정쟁을 되풀이하는 정치권을 비꼬는 것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의 ‘축사같지 않은 축사’에 좌중의 분위기는 어색해졌다. 김 대표의 공격적인 발언 태도는 과거에도 문제가 됐다. 그는 지난 1일 전통시장을 방문했을 때 상인들이 “정치인들이 명절 때만 시장을 방문한다”고 지적하자 “그럼 시도 때도 없이 하느냐. 이렇게 왜곡되게 이야기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받아쳤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열린세상] 뉴스와 정치 참여/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열린세상] 뉴스와 정치 참여/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추석 명절 연휴 기간에 고향을 찾은 다양한 직업의 친구들과 모였다. 만남의 무대가 고향이고 대화의 상대가 어릴 적 친구라 그런지 모임 내내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초등학교 시절 무용담에서부터 대통령의 리더십에 이르기까지 주제도 다양했다. 50대에 들어선 친구들이 고민하는 세상사는 비슷했다. 부모님 모시기와 아이들 키우기가 제일의 관심사였다. 노부모의 건강과 안위를 걱정하고, 아들을 군대에 보낸 친구는 최근 불거진 군내 폭력 문제로 제대로 잠을 못 잔다 했다. 두 아들이 대학에 다니는 친구는 늘 등록금 마련이 버겁다고 하고,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둔 이들은 입시 때문에 불안해하고, 자녀가 초등학생인 친구는 스마트폰 사용과 게임 때문에 아이들과 갈등을 빚을 때가 잦다고 한다. 우리는 이러한 걱정거리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론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대화의 주제가 가정 문제를 떠나 정치로 바뀌어도 서로 주장에 공감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 평소 술자리에서 ‘전지전능한’ 절대 권력자에 의한 정리 차원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들을 자주 접한지라 1960년대 농촌에서 태어난 이들은 대개 권위 있는 리더십에 순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했다. 끈끈한 대인 네트워크로 이루어져 다른 이의 생각을 접할 기회가 많은 고향의 중장년층과 청년들은 공동체의 경험칙과 상식을 존중하고 보수적인 정치 성향이 강하다. 그런데 최근에 만난 고향 친구들과 지인들 대부분이 대통령과 정치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해 새삼 놀랐다. 일부는 지방선거에 승리한 여당이 세월호 여론을 유가족 일부의 억지로 간주한다고 비판했고, 세월호 유가족의 수사권과 기소권 요구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조차 대통령의 고집, 그리고 집권당과 야당의 리더십 실종을 걱정했다. 적어도 추석 연휴 전후로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탐색한 민심은 그러했다. 방송이나 포털사이트를 통해 주류 언론이 생산한 뉴스를 읽어 보면 이러한 민심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찾아보기 어렵다. 영향력이 큰 방송, 신문, 포털사이트에서 세월호 참사 초기에 보여준 대통령의 사과가 후속 조치의 부재로 진정성 없는 거짓이 되어버렸다고 비판하는 뉴스를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이들은 대통령과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결과에 주목하고 국회의원을 취재원으로 활용해 정당의 정치력 부재와 식물국회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데 적지 않은 지면과 시간을 할애했다. 대부분의 온라인 언론들은 세월호 유가족의 단식을 ‘종북’으로 매도하는 일부 단체의 주장을 객관 보도의 차원에서 주요 뉴스로 처리하는 등 사회적 갈등을 확대 재생산한다. 저널리즘 학자 제임스 캐리는 언론의 정치 뉴스 생산 방식이 정치에 대해 부정적 감정을 갖도록 부추긴다고 주장한다. 그는 정책의 내용 혹은 이슈의 논의 과정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이에 대응하는 정치인의 의도나 동기에 높은 뉴스가치를 두는 저널리즘 관행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한다. 그와 같은 뉴스 생산 관행은 독자로 하여금 정치인들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존재가 아닌 정치권력을 얻고자 행동하는 전략적 존재라고 인식하게 한다고 강조한다. 언론과 언론인들은 언론의 부적절한 정치 뉴스 생산 관행이 언론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라는 경고에 주목해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의 공적 책무와 뉴스의 관계에 대한 인식은 정치적·사회적·법적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19세기에는 정당 지지가 정치 참여를 의미했지만 20세기에는 정보 습득과 이에 근거한 정치적 의사결정이 정치 참여의 핵심이 됐다. 정치 참여 형태는 시대에 따라 변하지만, 시민의 정치 참여를 도와야 한다는 저널리즘 본연의 역할은 변함이 없다. 신뢰도가 낮은 언론이 여론에 미치는 힘이 세면 셀수록 여론 형성과정의 왜곡은 더욱 심해진다. 정상적인 민심의 반영 기회를 방해해 합리적인 여론이 형성되기 어렵다. 최근 한 종합편성채널은 신뢰도, 영향력, 열독률 지표에서 일부 지상파방송 및 유력 신문보다 긍정적인 사회적 평가를 받았다. 비록 전문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평가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조사결과가 말해주는 것은 명료하다. 언론은 시청자와 독자들의 의견을 더 많이 듣고 이들이 원하는 정보, 정말 궁금해하는 것들에 관한 뉴스를 제공해야 한다.
  • [원세훈 선거법 무죄·국정원법 유죄] “대선 댓글 정치 개입이지만 낙선자 안 밝혀 선거 개입 인정 안 돼”

    [원세훈 선거법 무죄·국정원법 유죄] “대선 댓글 정치 개입이지만 낙선자 안 밝혀 선거 개입 인정 안 돼”

    2012년 18대 대선 당시 국가정보원 직원들에게 정치·선거 관련 글 작성을 지시해 선거에 개입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63) 전 국정원장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된 것은 핵심 죄목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법원이 무죄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평상시에도 반복적으로 이뤄지던 사이버 활동이 선거 때에도 이뤄졌다는 이유만으로는 선거운동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검찰은 판결 취지 등을 검토한 뒤 항소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원 전 원장이 선거에 개입하려 했다는 검찰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기 위해선 해당 행위가 결과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특정 후보자의 당선 혹은 낙선을 도모하려는 ‘목적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원 전 원장이 내부 회의에서 ‘대선 정국을 맞아 국정원이 휩쓸리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라’ 등의 발언을 수차례 하고,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오히려 트위트 및 리트위트가 뚜렷이 감소했다는 점도 재판부의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선거운동의 목적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당선 혹은 낙선 운동을 벌이기 위해서는 적어도 대상자가 특정됐어야 하는데 검찰이 선거운동 시작점으로 제시한 2012년 1월에는 대선 후보자의 윤곽조차 명확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의 활동이 정당한 업무 수행을 넘어섰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재판부는 “심리전단 직원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자행되는 북한의 허위 사실 유포·국정 폄훼 등의 상황에 대응한다는 명목하에 실제로는 국정 성과를 홍보하고 정부 정책 기조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을 비판하는 활동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심리전단 직원들의 이러한 불법행위가 원 전 원장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는 검찰 주장도 인정했다. 원 전 원장은 매달 국정원 간부들을 소집해 회의를 열었는데 이때 한 발언들이 ‘원장님 지시 강조 말씀’이라는 제목의 글로 정리돼 내부망에 게시됐고, 심리전단 직원들은 이를 기반으로 작성된 가이드라인 격인 ‘이슈 및 논지’에 맞춰 사이버 활동을 전개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원 전 원장의 회의 발언 내용을 보면 일관되게 적극적 국정 홍보를 지시하는 한편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정당 및 정치인을 비판했다“며 “실제로 심리전단 직원들이 작성한 글에도 회의에서 언급된 정치 쟁점들이 거론돼 있어 원 전 원장의 범행 가담 사실이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美·캐나다 정계 진출 성공 노하우 나눠요”

    “美·캐나다 정계 진출 성공 노하우 나눠요”

    미국과 캐나다에 각각 진출한 한인 여성 정치인들이 정치 지망생들을 위해 노하우를 공개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신디 류(57·한국명 김신희) 미국 워싱턴주 하원의원과 제인 신(32·신재경)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의원은 주시애틀 한국총영사관 후원으로 오는 13∼14일(현지시간) 시애틀의 다운타운 콘퍼런스 사무실에서 ‘코리안 리더십 트레이닝’을 개최한다. 고교생과 대학생, 60대 노인 등을 대상으로 미국과 캐나다의 선거 및 정치 시스템, 정치 후원금을 모으는 방법 등을 전수할 계획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간 류 의원은 워싱턴대 미생물학과와 같은 대학 MBA를 수료했다. 47세 늦깎이로 정치에 뛰어들어 2008년 초 미국 워싱턴주 쇼어라인시의 시장에 당선됐다. 2010년에는 주 하원의원에 출마해 당선된 뒤 재선에도 성공했다. 신 의원은 11살 때 캐나다로 이민해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UBC) 세포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카리브해 소도시의 세인트 루시아 스파르탄 보건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BC공대(BCIT)의 보건의료학과 주임교수로 재직하며 밴쿠버 커뮤니티 칼리지에 출강했으며 지난해 주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英 여왕 “스코틀랜드 독립투표 개입 않겠다”

    英 여왕 “스코틀랜드 독립투표 개입 않겠다”

    “여왕이 스코틀랜드의 주민투표에 영향을 미치고 싶어 할 것이라는 의견은 모두 틀렸다고 단언한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오는 18일 실시되는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에 개입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고 BBC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버킹엄궁은 “국왕이 헌법에 따라 중립을 지키는 것은 우리 민주주의의 확고한 원칙”이라면서 “왕실은 정치 위에 존재하고 이 문제는 정치인들이 다뤄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성명은 지난 6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분리독립에 찬성하는 의견이 51%를 차지하며 반대 의견(49%)을 처음 앞선 것으로 나타나자 여왕의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와중에 나왔다. 집권 보수당은 “여왕이 개입하면 여론은 달라질 것”이라며 왕실에 분리독립 반대 입장 표명을 요구해 왔다. 독립을 추진하는 진영은 여왕의 불개입 선언이 독립 찬성 여론을 더 확산시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분리독립을 이끄는 알렉스 새먼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겸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당수는 “여왕도 독립국가인 스코틀랜드의 군주가 되는 것을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1977년엔 분리독립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스코틀랜드와 웨일스가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던 당시, 재임 25주년 기념행사에서 여왕은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의 왕과 여왕들을 내 조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들 지역의 열망을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내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와 아일랜드를 합친 영국의 여왕으로 즉위했다는 것을 잊어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특별법이 우리의 간절한 추석 선물인데…”

    “특별법이 우리의 간절한 추석 선물인데…”

    “우리의 간절한 추석 선물은 특별법이었는데….” 5일 오전 추석 연휴를 앞두고 귀성객들로 북적이는 서울역과 용산역,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세월호 참사 유가족 3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고향으로 향하는 시민들에게 세월호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알리고 정부·여당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유족들과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민주노총 등은 이날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법은 우리가 원한 선물이자 모든 국민과 안전한 사회를 위한 약속이었다”면서 “그러나 돌아온 것은 유족에 대한 음해성 유언비어와 특별법 요구가 경기활성화의 발목을 잡는다는 정부와 여당의 주장이었다”고 비판했다.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은 “다른 사람들은 추석에 힘든 일 미뤄놓고 사랑하는 가족과 좋은 시간을 보내겠지만 유족들은 가족을 만나 ‘잘 지내느냐’는 질문을 받는 것조차 두렵다”면서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들이 자기 가족들을 대하는 마음으로 유족과 국민을 대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병권 위원장은 “추석 때 보름달을 보며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는 것만으로 생명이 지켜지지는 않는다”면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에 필요한 특별법 제정만이 이 사회를 안전하게 만드는 길”이라고 말했다. 유족들은 이날 서울역광장 등에서 세월호 참사 대응 과정의 논란 등을 정리한 책자를 시민들에게 나눠 주며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단원고 2학년 고 김동혁군의 어머니 김성실(50)씨는 “4월 16일 이후 우리에겐 휴일도 명절도 없다”면서 “아이가 희생당한 정확한 원인도 모르는데 어떻게 명절을 지낼 수 있겠느냐”고 외쳤다. 이날 추석 귀향 선전전은 서울을 포함해 전국 38개 도시 80곳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가족대책위는 추석 연휴 기간인 6일부터 10일까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가족과 국민이 함께 보내는 한가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세월호특별법 퀴즈대회, 윷놀이, 시민발언대 등의 행사와 함께 매일 저녁 이은미, 강산에, 강허달림, 서울대 노래패 메아리 등 음악인들의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이날로 15일째 농성 중인 유가족들은 추석 연휴 때에도 농성을 계속하기로 했다. 일부 유가족들은 추석 연휴기간 진도 팽목항을 방문해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추석 당일인 8일에는 경기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희생 학생들이 생전에 좋아했던 음식으로 ‘가족합동기림상’을 차리고 공동 헌화할 예정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생명의 窓] 회초리가 필요한 성인-아이/서광 스님 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장

    [생명의 窓] 회초리가 필요한 성인-아이/서광 스님 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장

    올 들어 세월호, 윤 일병 등의 사건을 겪으면서, 인간의 도덕성 발달과 교육에 관한 주제들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된다. 울산, 칠곡 계모사건도 그렇고 관련된 뉴스들을 보고 있자면, 사건 자체나 가해자들을 향한 건강치 못한 심리적 반응을 넘어서서, 또 다른 대상들을 향해 일어나는 불편한 마음을 감당해야 할 때가 적지 않다. 심리학자 로렌스 콜버그는 우리 인간은 크게 3단계 수준의 도덕 발달 과정을 거친다고 했다. 첫 번째 과정은 출생에서 9세 사이로 주로 부모에 의해 형성되고, 자기중심적이며 상과 벌, 욕구충족에 의해서 행동이 결정된다. 그러므로 이 수준의 아이에게는 힘과 권력이 곧 도덕이다. 두 번째 발달수준은 9세에서 청년기 사이에 형성되는데, 상대중심적이고 사회질서에 동조하고 따르려고 노력하는 단계다. 이 수준에 있는 아이에게 도덕은 부모와 사회적 규칙, 법률을 따르는 것이다. 세 번째는 청년기 이후 성인기에 발달하며 보다 높은 차원의 도덕이다. 이 수준에 있는 성인은 옳고 그름이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 가치임을 안다. 그래서 사회적 가치를 존중하면서도 인간의 존엄성에 기반을 둔 개인적 양심과 가치를 따른다. 콜버그의 도덕발달 단계를 보면 인간의 존귀함이나 양심, 가치 등에 대한 이해는 성인기에 발달한다. 그런데 우리 가운데 육체 나이는 성인이지만 도덕 나이는 어린아이 수준인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하루가 멀게 터지는 크고 작은 뉴스의 주인공들이 바로 어린아이 수준의 도덕발달에 머물고 있는 성인-아이(육체는 성인이지만 도덕정신은 아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인-아이에게는 힘과 권력이 곧 도덕이고 자기중심적인 욕구충족이 도덕이다. 그래서 그들은 성인-어른(육체와 도덕정신 모두가 성인)이 왜 충격을 받고 분노하는지 잘 모른다. 성인-아이는 반드시 벌을 받고 혼이 나는 경험에 의해서만 나쁜 행동을 멈춘다. 왜냐 하면 그들에게 양심발달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성인-어른들은 성인-아이들도 자기들과 똑같은 도덕성을 갖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양심이 없고, 욕구충족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파괴하는 성인-아이들을 향해서 분노하고 절망하게 된다. 또한 성인-아이들이 저지른 범죄를 대하는 성인-아이 판사, 변호사, 정치인, 학자, 군인, 경찰, 시민들은 성인-어른인 판사, 변호사, 정치인, 학자, 군인, 경찰, 시민들을 화나게 하는 제2, 제3의 반응들을 일으킨다. 이를테면 성인-아이가 저지른 엄청난 성범죄, 폭력, 살인행위를 성인-아이의 판사가 어이없게 판결하는 경우다. 그들은 범죄의 고의성, 살해의도를 운운하지만, 성인-아이는 처음부터 고의성, 의도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냥 동물적 욕구, 본능에 이끌려서 행동했을 뿐인데 말이다. 성인-아이들의 또 다른 특징은 자기 얼굴을 가리거나 눈만 감으면 세상 사람들이 자기를 보지 못한다고 착각한다. 그런 성인-아이 범죄자들에게 범죄자의 인권이라는 미명 아래 점퍼 속에 얼굴을 숨기도록 허락하고, 얼굴 없이 보도하는 TV뉴스가 성인-아이에게는 범죄행위를 두둔하는 잠재적 방패, 보호, 재발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성인-어른들은 더욱 화가 나는 것이다. 잘못하면 벌을 받는다는 것을 아직 제대로 학습하지 못한 성인-아이들의 범죄를 대하는 성인-아이 정치인들과 법조인, 학자, 군인들의 동병상련이 갈수록 우리 성인-어른들을 힘들게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 [영화] ‘늑대소년’ ‘관상’ 볼까… ‘전국노래자랑’ ‘소원’풀까

    [영화] ‘늑대소년’ ‘관상’ 볼까… ‘전국노래자랑’ ‘소원’풀까

    명절, 텔레비전 영화 프로그램에서 청룽 또는 인디애나 존스가 빠지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고정 레퍼토리를 선보이던 명절 TV영화 얘기는 옛말이다. 불과 얼마전까지 극장에 걸렸거나 작품성과 인기를 함께 갖춘, 꽤 괜찮은 작품들이 친절하게도 안방을 찾아온다. 방송 편성표에 미리미리 동그라미 쳐놓고 챙겨보자. 연휴 첫날인 6일 SBS에서는 913만명 관객을 동원해 1000만명 기록 턱밑까지 갔던 송강호·이정재·김혜수 주연의 ‘관상’을 밤 8시 45분 편성했다.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의 과거와 운명을 꿰뚫어보는 천재 관상쟁이가 조선의 운명을 바꾸려는 역모의 시도와 엇갈리며 겪는 풍파가 유장하게 펼쳐진다. 7일에는 KBS2의 ‘늑대소년’과 SBS의 ‘소원’이 준비됐다. 송중기와 박보영이 출연한 ‘늑대소년’은 야생에서 자란 소년이 문명을 접하고 사랑을 배워가는 과정을 그렸다. ‘소원’은 성폭행을 당한 아홉살 소녀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다. 분노와 복수가 아니라 풋풋하고 감동적인 희망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았다. 추석날인 8일 KBS2의 ‘전국노래자랑’은 낮 12시10분에 방송된다. 개그맨 이경규가 제작한 코미디로, 국민MC 송해의 진짜 전국노래자랑과 같은 시간대에 편성됐다. 차례를 지낸 뒤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아이들까지 모두 함께 앉아 보면 좋을 유쾌한 영화다. 한국형 재난영화의 전형을 만들어낸 MBC의 ‘감기’도 볼만하다. 치명적인 감기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분투하고 갈등한다. 국민을 업신여기는 못난 정치인들이 나오고, 국민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미국 전투기에 폭격 명령까지 내리는 멋진 대통령 역할의 차인표의 진지함이 관람 포인트다. 리샤오룽 팬이라면 KBS1의 ‘맹룡과강’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EBS는 밤 10시 50분 ‘전우치’를 방송한다. 9일 KBS1는 ‘조조 황제의 반란’, KBS2는 ‘더 테러 라이브’, MBC는 ‘스파이’, EBS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준비했다. ‘좋은 놈’은 일제 식민지 시절 보물을 찾아 만주를 내달리는 세 명의 총잡이(송강호, 이병헌, 정우성)들을 그린 한국형 웨스턴 무비. 연휴 마지막날인 10일 KBS2에서는 1200만명 관객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던 ‘7번방의 선물’이 찾아간다. ‘ SBS는 허영만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미스터고’를 방송한다. 인간보다 더욱 인간적인 고릴라가 야구를 하면서 인간과 우정을 나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사설] ‘관피아’ 떠난 자리 ‘정피아’ 독식해서야

    도둑을 피했더니 강도 만난 격이다. 세월호 사고 이후 ‘관피아’(공무원+마피아)의 산하기관 재취업이 봉쇄되자 공공기관 감사 자리를 정치권 인사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꿰찼다는 자료가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백재현 의원에 따르면 39개 공공기관의 감사 자리 가운데 14곳에 이른바 ‘정피아’(정치인+마피아)가 들어앉았다. 정치인과 대선캠프 참여자들로, 낙하산 인사의 전형이란 지적이다. 정치인들의 무차별적 공공기관 입성 우려는 진작에 예견됐었다. 그렇지만 10명 중 4명의 감사가 정치권 인사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청와대가 낙하산 척결을 밝힌 이후 임명된 사례에서도 낙하산을 탄 냄새가 물씬 난다. 지난 1일 한국수출입은행 감사에 2012년 대선 캠프 국민행복추진위에서 몸담았던 공명재 계명대 교수가 임명됐다. 최근 몇 달 새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국동서발전과 한전KDN에는 새누리당 지역 당협위원장 출신인 강요식씨와 문상옥씨가 각각 감사로 선임됐다. 지난달엔 대선 캠프 재외선대위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방송인 자니윤(윤종승)이 한국관광공사 감사에 임명돼 논란이 됐다. 공기업의 자회사에는 국회의원 보좌관 등이 기웃거린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이들이 전문성을 갖추었다면 뭐라고 토 달 일은 아니지만, 이러다간 공공기관이 정피아로 온통 채워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문성 부족한 이들의 행보는 뻔하다. 조직의 이해와 관련한 정치권 창구 역할을 할 것이고 유착 우려도 적지 않다. 조직을 모르니 관리도 제대로 될 리 없다. 어깨에 힘 빠진 조직원은 안일해지고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관피아의 적폐가 고스란히 정피아로 옮아가 곪아 터질 것이란 시각이 고개를 드는 이유다. 실제로 정치권 인사가 요직을 차지한 공공기관의 경영 성과는 좋지 않았다. 공공기관 정보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올해 공공기관 평가에서 최하위 D·E급을 받은 28곳 기관장 가운데 17명이 정치권과 관료 출신이었다. 감사는 조직의 2인자로 역할이 막중하다.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과 부패 구조를 감안하면 전문성과 청렴성, 도덕성이 특히 요구되는 자리다. 능력이 부족한 정치권 인사가 정치권의 로비용으로 자리를 차지한다면 제2 세월호 참사가 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차제에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의 입김에 거수기 역할만 하는 임원추천위원회도 개선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선임 절차가 공정하지 않다고 여긴다. 독립성과 함께 선명성, 공정성을 높여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공공기관의 낙하산 인사는 없을 것”이라고 누차 언급했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없고, 정피아의 잇단 공공기관 입성은 이 공언을 무색게 한다. 국가 개조는 말의 성찬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 내전 상처 후비는 보스니아 교과서 전쟁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이하 보스니아)의 대학생 다니엘 에로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2차 세계대전 당시 보스니아에 나치 괴뢰정권을 세웠던 독재자 우스타세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가 배운 고등학교 역사교과서에는 “우스타세가 전쟁 중에 훈련 캠프를 운영했다”라고만 나와있기 때문이다. 에로르는 최근에야 그 캠프가 유대인 10만명을 학살한 야세누바크 수용소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에로르가 야세누바크 수용소를 몰랐던 건 크로아티아계인 우스타세의 과오를 말하지 않는 크로아티아 역사교과서로 공부했기 때문이다. 크리스천사이어스모니터(CSM)는 1일 보스니아의 역사교과서 문제를 짚었다. 2차 대전 이후 가장 잔혹한 전쟁이라는 보스니아 내전이 끝난 지 20년이 됐지만 ‘역사교과서 전쟁’으로 인해 ‘국민통합’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25만명이 목숨을 잃은 내전이 끝난 뒤 보스니아는 이슬람계와 크로아티아계가 주축이 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연방’과 세르비아계가 주축이 된 ‘스릅스카 공화국’으로 나뉘는 1국 2체제를 채택했다. 두 체제에는 별도의 입법부와 행정부가 있다. 여기에다 세르비아계와 보스니아계, 크로아티아계에서 각각 뽑힌 3인의 공동 대통령이 8개월씩 돌아가며 국가를 대표한다. 통합되지 못한 정치는 역사교과서에 그대로 반영됐다. 세르비아 교과서, 보스니아 교과서, 크로아티아 교과서가 별도로 있다. 각각의 교과서는 상대를 ‘침략자’로, 자신은 ‘피해자’로 기술해 학생들에게 ‘증오의 민족주의’를 부추긴다. 역사학계를 중심으로 교과서 통합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정치권이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교육부장관이 무려 13명에 이르는 데는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이전투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10년 동안 역사교과서 통합 운동을 벌여온 역사학자 카타리나 바탈리오는 “정치인들이 역사교과서를 매개로 민족주의를 부추겨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사실과 시각을 허용하지 않는 역사교육이 계속되는 한 보스니아의 미래는 어둡다”고 말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그날 이성 있는 부모 있었겠나… 유민 아빠만 이상하게 몰아”

    세월호 유가족들의 청와대 앞 농성 6일째인 27일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는 ‘유민 아빠’ 김영오씨의 ‘욕설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보수 성향의 일부 인터넷 사이트를 중심으로 세월호 참사 다음날인 4월 17일 김씨가 전남 진도체육관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거친 말을 내뱉은 동영상이 빠르게 확산됐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그날 유민 아빠만 그런 게 아니라 모든 부모가 그렇게 했다”면서 “내 아이가 바다에 빠져 죽어 가는 것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있는데,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만 하고 정작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데 이성을 가진 부모가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유독 유민 아빠만 이상한 사람인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최근 잇따른 정치권 면담에 대해서도 “누구를 만나든 성역 없는 철저한 진상 조사와 안전사회 건설만을 말할 뿐”이라며 “정치인들은 만나면 무조건 보상 얘기부터 하는데 그 얘기 좀 빼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보상은) 진상 규명이 된 다음 순리에 따라 모든 국민이 인정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진행될 문제”라고 못 박았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동원 단원고 생존학생 학부모 대표는 “아이들은 아직도 숨진 친구들과 공부하던 교실로 간다”면서 “국민들은 (단원고) 아이들이 괜찮아진 줄 알지만 병원 치료와 약물 처방을 받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석순 생존학생 학부모 부대표는 “살아남은 아이들이 죄책감 대신 ‘4월 16일 이후 안전한 나라로 바뀌었다’는 자부심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