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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들여다보는 재미/김재원 KBS 아나운서

    [문화마당] 들여다보는 재미/김재원 KBS 아나운서

    드라마는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다. 우리가 사는 일상은 내 주변으로 국한된다. 나는 가난했던 1960년대에 태어나서 격동의 80년대에 대학을 다녔고, 방송사에서 월급 받는 아나운서로, 6학년 때 짝이랑 결혼해 아들 하나 키우는 가장의 삶을 살아 내고 있다. 만나는 사람들 역시 그 경계를 크게 못 벗어나고, 듣는 이야기도 아무리 건너 들은들 울타리 안을 맴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드라마가 있어서 다른 삶을 들여다본다. 다른 시대, 다른 공간, 다른 계층의 삶을 간접 체험한다. 드라마를 보는 일은 대한민국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얼마 전 드라마 ‘펀치’를 통해서 검찰 조직을 엿보았다. 오직 그들만의 성공을 위한 권모와 술수가 판치고, 편법과 거짓도 끼어들 여지는 충분했다. 검사의 사명감으로 일하는 사람은 그 드라마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드라마는 전부 사실일 수 없고, 전부 거짓일 수도 없지만 그 드라마를 본 다음부터는 검찰 관련 기사가 나오면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혹시 뒷이야기가 있지는 않을까. 누가 날린 펀치일까. 드라마의 부작용이다. ‘전설의 마녀’는 교도소 출신 여성들의 삶과 재벌가의 실상을 보여 줬다. 현실을 외면한 미화일 수도, 과장일 수도 있지만 열심히 살려는 재소자 출신 여성들과 후안무치 재벌 가문의 모습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횡령과 배임은 기본이고 덮어씌우기와 깔봄과 무시는 덤이다. 대기업에서 영세 제과점의 인기 제품을 복사해 더 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상황은 드라마가 끝난 이후 현실에서 재현되는 바람에 드라마가 현실을 바라보는 창임을 증명해 주었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상류층 집안 곳곳을 관찰자 시선에서 구경하게 해 준다. 정말 저럴까 싶을 정도로 특이한 갑의 심리와 삶을 보여 준다. 특히 상류층 식구들이 밥 먹는 장면을 식탁이 있는 방 바깥에서 집안일을 돕는 이른바 ‘을’들이 묘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드라마를 연극화해 ‘을’들을 관객의 자리에 앉힘으로써 ‘갑’을 비웃게 만드는 역전의 묘미도 맛보게 한다. 드라마는 드라마다. 즉 허구다. 현실이라는 도화지에 허구라는 크레파스로 색칠하고 재미라는 물감을 덧입힌다. 아마 드라마에서 다루는 직업군 당사자들은 묘한 불쾌감을 드러낼 것이다. 아나운서를 부정적 이미지의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에서 느껴 봤던 기분이다. 드라마 속 연기자들은 악역이라도 그 역할에 빠져들수록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드라마 속 역할은 선이냐 악이냐에 따라 존중을 받기도 하고, 비난을 받기도 한다. 허구임에도 말이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서로 환히 들여다보는 세상이 됐다. 아직도 정치인들은 국민들이 자신들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다. 증거가 나와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그들의 모습은 현실 정치조차 시시한 드라마로 만들었다. 업무의 우선순위도 모르고, 부도덕의 유치한 합리화와 여전히 백성들의 존경을 받는 줄 알고 있는 그들의 우매는 더이상 구경거리조차 되지 못한다. 아마 그들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 반복되는 거짓말로 이미 리플리 증후군에 빠져 있는 것일까. 연기력 없는 배우의 발연기가 역겨운 것처럼 함량 미달 정치인의 인터뷰도 견디기 힘들다. 이제 기댈 곳은 녹봉마저도 백성을 위해 쓰며, 불철주야 사람 살피기에 전념하는 숨은 정치인들이 어딘가에는 있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적어도 드라마는, 끝내는 악인이 망한다. 정치가 드라마보다 못한 이유다.
  • [구본영 칼럼] 교도소 담장 위의 ‘소용돌이 정치’

    [구본영 칼럼] 교도소 담장 위의 ‘소용돌이 정치’

    1960년대 초 주한 미 대사관 문정관 그레고리 핸더슨은 문제적 인물이었다. 동양미술 애호가라며 국보급 우리 문화재를 헐값에 미국으로 밀반출했다. 다만 ‘한국, 소용돌이 정치학’이란 책에서 격동기 한국 정치의 후진성은 잘 꼬집었다. 모든 구성원들이 정치권력을 좇아 소용돌이치듯 몰려드는 한국 사회에서는 어떤 이슈든 정쟁으로 비화한다는 요지였다. 핸더슨의 모멸적 진단이 아직도 유효한 건가. 자원개발 비리로 수사받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하면서 정치판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그가 남긴 메모로 금권정치의 썩은 뿌리의 일단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이를 도려내야 할 당위성이 새로운 정쟁을 부르고 있다. 메모 속 8인에 수사를 국한하라는 야권과 물타기 논란과 함께 비리의 근원까지 거슬러 올라가자는 여권이 부딪치면서다. 자연인으로서 성 전 회장의 비극은 참 안타깝다. 물려받은 재산도, 변변한 학연도 없이 돈으로 엮은 인맥으로 기업을 키우고 살리려 발버둥쳤던 그다. 하지만 마지막 구명을 호소하는 순간 모두가 등을 돌렸다니…. 그러나 공적인 영역에서 성완종 파문이 드리운 그늘은 짙다. 경남기업이 무너지면서 1조 3000억원 규모의 대출금을 회수할 길도 묘연해져 국민 혈세인 공적 자금으로 메워야 할 판이다. 당사자들이야 모두 부인하고 있지만, 메모 속 8인이 성완종 로비 리스트의 전부라면 역설적으로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2007년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 경선 캠프의 허태열 의원에게 줬다는 7억원을 포함해 16억~17억원 정도가 다라면 국민의 입장에선 그나마 위안 삼을 만하다는 뜻이다. 그가 미처 뿌리지 못한 비자금을 찾아낼 길이 있을 터이기에 말이다. 유감스럽게도 그럴 리는 없을 것 같다. 애당초 빨아먹어도 탈 날 것 같지 않은 성 전 회장의 지갑으로 정치권 인사들이 진딧물처럼 꾄 게 성완종 게이트의 본질이라면.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세 정부에 걸쳐 모래성을 쌓아 온 그였다. 성 전 회장이 여야를 넘나들며 로비를 했을 것이라는 게 국민 일반의 인식이다. 금권정치의 촉수가 보수·진보를 가려서 뻗칠 리도 없다. 노무현 후보 캠프에 정치자금 3억원을 낸 성 전 회장이 참여정부에서 경남기업을 인수하고 행담도 비리에 연루되는 걸 지켜보면서 얻은 학습 효과다. 새정치민주연합의 4·29 재·보선 전패도 보통 국민은 다 아는 이런 뻔한 사실을 간과한 데서 비롯됐을 수 있다. 문재인 대표가 성완종 사건은 호재라고 여기면서 그가 참여정부에서 두 번이나 특별사면을 받은 걸 문제 삼자 ‘물타기’라고 간단히 무시하면서다. 목소리 큰 진영과 한쪽 편만 보는 ‘주창 저널리즘’에 취해 조용한 다수와 눈높이를 못 맞춘 참패였다. 돈이 전혀 안 드는 정치는 불가능한 탓일까. 동서고금을 막론해 정치인들이 1급수 어종일 수는 없다. 서방의 한 얼치기 기자가 예수와 닮았다고 칭송한 ‘혁명가’ 체 게바라의 일화를 보라. 볼리비아 정글에서 체포된 후 그의 주머니에서 나온 건 롤렉스 시계 2개와 1만 5000달러였다. 이완구 전 총리가 성 전 회장에게 3000만원을 받은 혐의나 한명숙 전 총리가 정치자금 9억원을 받았다는 2심 재판 결과의 최종 결론은 속단키 어렵다. 분명한 건 돈 많이 드는 정치가 고질화했다는 사실이다. 수사 진전에 따라 이 땅의 정치는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직업이라는 슬픈 현실을 확인할 듯싶다. 해당 인사들에겐 안 된 말이지만, ‘돈 많이 쓰는 정치’와 결별하려면 거기에 익숙한 정치인들이 죄다 바닥을 쳐야 한다. 이참에 정치권 부패 사슬을 뿌리 뽑을 수만 있다면 전화위복이다. 비리를 캐자면서도 ‘일부만 하자’, ‘전모를 밝히자’는 식으로 또 다른 정쟁만 벌인다면 한국 정치에 희망은 없다. 후진적 소용돌이 정치를 끝내려면 박근혜 대통령부터 남 말하듯 정치개혁만 주문할 게 아니다. 친박 실세들이 리스트에 오른 만큼 내 수족을 자를 각오로 공정한 수사를 보장해야 한다. 여야도 상대의 고름 흐르는 살만 도려내자며 수사에 선을 그어선 안 된다. 친박·친이든, 친노·비노든 정략을 버리고 썩어 가는 내 뼈부터 발라 내려는 자세라야 한국 정치는 나아진다.
  • [사설] 2000만 가입자를 卒로 본 ‘국민연금 끼워 넣기’

    여야가 지난 주말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합의하면서 ‘국민연금 명목 소득대체율(소득대비 연금액)을 50%로 한다’는 내용을 넣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여야가 추천한 실무기구의 합의문에만 구체적인 숫자가 명시돼 있고 여야 대표가 서명한 합의문에는 숫자는 빠져 있다고는 하지만 2000만명이나 되는 가입자를 우롱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반발이 거세지자 여당은 국민의 동의가 있어야만 국민연금 제도를 변경할 수 있다고 한발 뺐지만 야당은 ‘잉크도 마르기 전에 합의 사항을 무시한다’며 맞서고 있다. 국민연금은 가입자나 적립기금액이 공무원연금과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커서 개혁을 하려면 공론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민의 40%가 가입한 연금제도를 변경하는 문제를 가입자가 100만명 남짓한 공무원연금 제도를 고치면서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슬쩍 끼워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한 발상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다. 개혁 방향에 민감한 가입자가 그 정도로 많다면 당연히 깊은 연구와 토론을 거친 다음에 국민 전체의 동의를 얻은 뒤 시행하는 게 도리가 아닌가. 국민이나 가입자를 장기판의 졸(卒)쯤으로 보는 정치인들의 행태가 한심스럽기 그지없다. 물론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40%밖에 안 돼 연금만으로는 노후 생활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특히 노인 빈곤 문제가 심각해 연금 개혁을 포함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것도 맞다. 그렇다고 해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마련하면서 곁가지로 졸속 합의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민연금을 올려 준다는 데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러나 그만큼 더 받으려면 본인 부담금 또한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정부의 계산에 따르면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려면 현재 9%인 보험료율을 17~18%로 인상해야 한다고 한다. 연금을 많이 받는 것은 좋지만 가입자나 기업이 보험료의 폭등에 선뜻 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보다 이번 합의 과정에서 아예 도외시한 것은 국민연금의 고갈 걱정이다. 고령화의 가속화로 국민연금은 2060년에 바닥날 것으로 이미 예고돼 있다. 1997년과 2008년 두 차례 개혁을 하면서 소득대체율을 2028년까지 40%가 되도록 낮춘 것은 고갈 시기를 늦추어 미래세대에 덤터기를 씌우지 않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그러면서도 보험료율은 단 1% 포인트도 인상하지 못했다. 이런 현실인데 오히려 대체율을 높이겠다는 것은 후손들이야 어떻게 되든 우리만 잘살고 보자는 이기주의와 다름없다. 현재의 기성세대와 미래세대가 서로 만족할 수준의 국민연금 개혁안 마련은 반드시 이뤄 내야 할 과제다. 연금에 가입한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심도 있고 광범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야 마땅하다. 반쪽짜리 개혁안을 만들면서 의원들이나 실무자 몇몇이 마음대로 도장 찍을 일이 아니다. 와병 끝에 어제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박근혜 대통령이 이에 대해 “반드시 먼저 국민 동의를 구해야 하는 문제”라고 한 것도 같은 취지다. 공무원연금 합의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국민연금 끼워 넣기 합의는 당장 취소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국민연금 개혁위원회라도 만들어서 여론 청취부터 나서야 할 것이다.
  • 더 작게 더 싸게… 군살 쏙 뺀 전기차 대격돌

    더 작게 더 싸게… 군살 쏙 뺀 전기차 대격돌

    현대·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차 등 국내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국내 전기차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대규모 전기자동차 행사인 ‘제28회 세계 전기자동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EVS28)에서다.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EVS28이 사흘간의 일정으로 개막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저마다 전기차 전략을 제시하며 잠재 고객들의 관심 끌기에 집중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날 친환경차의 가격을 최대 절반까지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기상 현대차 환경기술센터장 전무는 기조연설을 통해 “친환경차의 가격을 현재보다 40~50% 절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GM은 GM의 차세대 전기차인 볼트를 내년에 국내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볼트는 2011년 북미에서 1세대가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약 7만 5000대가 판매됐다. 2세대 볼트는 미국에서 올 하반기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볼트는 국내 전기차 시장 판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르노삼성차도 현재 유럽에서 판매 중인 2인승 초소형 전기차인 트위지의 도입 계획을 밝혔다.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차 사장은 이날 트위지 출시에 대해 “현재 유관 부처와 (출시를 위한) 관련 법규 개정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올 상반기 중 국내 시험주행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12년 유럽에서 출시된 트위지는 일반 승용차의 3분의1에 불과한 작은 차체로 도심형 이동수단의 대안으로 꼽히며 1만 5000대 이상이 판매됐다. 아울러 이날 전시장에서는 국내에 출시된 전기차들과 전기자전거 및 전기오토바이 등의 시승 체험도 실시돼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았다. 그러나 평일이어서 관람객들이 생각보다 적었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유력 정치인들도 참석했으나 정작 실질적인 전기차 확대를 위한 대안이 제시되지 못해 내실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허태열·홍준표 등에 쪼개기 후원금 前신협 회장 징역 1년 유죄 확정

    특정 정치인에게 소액 정치 후원금을 몰아주는 ‘쪼개기’ 방식을 동원해 입법 로비를 시도한 신협중앙회 전직 간부들이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쪼개기 후원금을 받은 정치인 중에는 최근 ‘성완종 리스트’에 거명된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준표 경남지사도 들어 있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장태종(67) 전 신협중앙회장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이모 전 신협중앙회 이사와 조모 전 기획조정실장은 각각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장 전 회장 등은 2010년 정부가 이사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방향으로 신협법 개정을 추진하자 전국 지역본부를 동원, 18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후원금을 제공했다. 또 직접 의원들과 접촉해 신협에 유리한 방향으로 법을 개정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해 6월부터 9월까지 쪼개기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의원은 모두 20명이었지만 1심은 이 중 13명(총 1억 4574만원), 2심은 19명(총 1억 8389만원)에게 건네진 부분만 유죄로 판단했다. 2심이 쪼개기 후원금을 받았다고 판단한 의원 명단에는 허 전 실장(2306만원)과 홍 지사(300만원)도 포함됐다. 정치인들은 기소되지 않았다. 입법 로비용 후원금이라는 것을 모르고 받았고, 후원금 또한 신협 직원 1명당 5만~10만원 선으로 소액이었다는 이유에서다. 검찰 관계자는 “쪼개기 후원금 사건은 후원금이 의원에게 직접 전달되지 않고 후원회를 통하기 때문에 정치인 처벌을 위한 혐의 입증이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시론] 한국 정치와 소통의 복원/문상현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시론] 한국 정치와 소통의 복원/문상현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영국의 시인 T S 엘리엇은 ‘황무지’라는 시에서 4월을 가장 잔인한 달이라 표현했다. 문득 이 구절이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대한민국의 4월에도 딱 들어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1주년을 맞은 세월호 참사와 정경유착의 검은 거래를 폭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 전 회장 사건의 여파로 온 나라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정경유착과 소통의 부재라는 한국 정치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사실 퇴행적 행보를 거듭하는 한국 정치를 보자면 냉소를 넘어 정치가 백해무익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나아가 개인과 공동체의 행복을 위해 정치에 대한 기대를 버리는 편이 낫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이 의문에 대한 답을 독일의 정치이론가 한나 아렌트로부터 구할 수 있다. 그에 따르면 정치행위란 언어를 매개로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자유로운 인간의 활동이며, 인간은 정치행위를 통해서만 인간답게 살 수 있다. 따라서 아렌트에게 진정한 의미의 정치는 권력 획득의 도구적 수단이 아니라 공공 영역에 참여한 시민들 간에 이루어지는 의사소통 행위다. 아렌트의 시각에서 보면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즉 정치가 정치인들의 사적 이해를 추구하는 수단으로 전락했을 뿐 아니라 아렌트가 정치의 핵심이라고 본 시민참여와 소통의 원칙이 정치 시스템 내에 뿌리내리지 못한 것이다. 성 전 회장 사건은 정치가 사적인 이해관계에 복무할 때 어떤 비극적인 결과를 낳는지 잘 보여 준다. 망자에 대한 예의와 그가 한 폭로의 공적인 가치를 잠시 잊고 냉철하게, 그리고 양비론을 경계하며 이 사건을 바라보자. 억울하게 배신을 당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그는 자신이 폭로한 부패의 공모자이자 수혜자였다. 스스로 국회의원이 되기까지 했던 성 전 회장은 돈으로 매수한 정치권력을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는 데 이용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원망하며 정죄하고 싶어 했던 부패의 숙주(宿主)들이 괴물로 자라는데 그 역시 적지 않은 역할을 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유권자인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하기보다 은밀한 거래를 통해 권력을 얻고자 할 때 이미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정치가 아닌 것이다. 4월 16일로 1주년을 맞은 세월호 참사 역시 우리 정치가 소통이라는 정치의 본원적 가치에 얼마나 무감각한지를 잘 보여 준다. 300여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 참사 앞에서 갈등과 반목을 거듭하던 한국 사회는 하나의 마음이 됐다. 어른들의 탐욕으로 꽃 같은 아이들의 생명이 희생됐고, 더이상은 이렇게 살아가면 안 되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유가족과 국민 앞에서 대통령이 흘린 눈물은 이러한 열망을 국가 개조를 통해 반드시 실현하겠다는 다짐이었을 테다. 그러나 1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국가 개조는커녕 진상 규명을 통한 유가족과 희생자들의 해원(解?)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대화와 관용적 배려를 통해 시민적 덕성을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었던 세월호 이슈는 정파적 이해와 진영 논리를 앞세우는 정치인들에 의해 사회 갈등과 분란의 원인으로 폄훼됐다. 잔인한 4월의 끝 무렵에 선 우리에게 두 길이 놓여 있다. 하나는 권력만 추구하는 정치인과 이들에 기생하는 모리배에게 정치를 맡기고 사적인 삶으로 침잠해 들어가는 편한 길이다. 또 다른 길은 정치적 냉소주의를 떨쳐 버리고 참여적 시민의 삶을 살아가는 수고스럽지만 가치 있는 길이다. 어떤 길이 인간다운 삶을 사는 길인지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소통의 시민정치를 복원하는 일이 시급하다. 진영 논리에 매몰돼 서로 비난하고 반목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다양성과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고 대화를 멈추지 않으려는 노력을 바로 나부터 시작해야 한다. 시민 한 명 한 명이 소통의 주체로 나서 ‘그들만의 리그’인 한국 정치를 개혁하는 것, 그것이 죽음의 그림자를 걷어 버리고 한국 사회를 생명과 희망의 땅으로 만드는 길이 아닐까.
  • “정당보다 인물” 與 텃밭 옛말…‘안갯속’ 인천 서·강화을

    “정당보다 인물” 與 텃밭 옛말…‘안갯속’ 인천 서·강화을

    4·29 재·보궐선거를 앞둔 마지막 주말 여야는 사활을 건 총력 유세를 펼쳤다.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인천 서·강화을과 서울 관악을 두 지역은 여야 모두 초박빙 대결을 펼치고 있어 판세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형국이다. 인천 서·강화을 지역은 여권의 전통적인 ‘텃밭’이지만 검단신도시로의 젊은 층 유입 등으로 야권 지지세가 강화되는 등 표심이 출렁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관악을은 호남향우회 등 야당세가 강한 곳이지만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의 출마 이후 ‘야권 분열’로 인해 박빙 대결로 바뀐 곳이다. 서울신문은 이번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로 분류되는 두 지역을 직접 찾아 캠프별 현황과 지역 민심을 들어 봤다. “성완종 리스트 보도가 있다고 해서 지지하던 정당이 변하지는 않는다.”(검단4동 거주 이수길씨)“강화는 보수 지지층이 많았지만 지금은 누가 우세한지 모르겠다.”(강화읍 택시운전사 장용태씨) 인천 서·강화을은 본래 여당 ‘텃밭’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서구 검단 지역은 신도시 건설로 인해 젊은 층이 새롭게 유입돼 야당 지지자들이 크게 늘었지만 얼마나 실제 투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반면 북한과의 접경 지역인 강화는 여권 성향의 콘크리트 지지층 가운데 최근 ‘정당보다는 인물’을 외치며 흔들리는 유권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검단 지역은 상대적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이 공을 들이는 지역이다. 새정치연합 신동근 후보 캠프 관계자는 “강화에서는 인물 선거, 검단에서는 정당 선거”가 기본적인 모토라고 말했다. 강화 유권자가 5만 8000명인 반면 검단 유권자는 11만명이 넘는다. 관건은 이들을 어떻게 투표장으로 이끌 것인가다. 검단1동에 사는 송현주(38·여)씨는 “성완종 리스트를 보고는 혹시나 했던 게 역시나라는 실망감이 크다”면서 “2012년부터 이곳에 살았는데 야당에서 무상급식 공약을 넣었기 때문에 투표는 야당에 할 것”이라고 전했다. 검단 지역이라도 인천 토박이인 노년층의 반응은 또 달랐다. 검단4동에 사는 윤용문(73)씨는 “일 잘해 줄 사람을 뽑을 것”이라면서 “성완종 리스트와 상관없이 지지하는 정당에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마전동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강모(67)씨는 “검단에 산 지 16년째인데 지역 발전 가능성이 있는 후보를 뽑겠다”며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서는 “옛날 정치인들은 다 그 정도 해 먹었다. 그 이유로 지지하는 후보가 변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반대로 “검단은 조용하게 강화에 총력”이라는 전략을 모토로 강화의 전통적 보수층에 더 힘을 쏟고 있다. 검단에서 투표율이 높게 나오면 대체로 야당 지지세가 높을 거라는 판단에서다. 안상수 후보는 강화에서 지역 발전론을 바탕으로 “검단에서 인천시장 8년의 부채를 비판하지만 그 마무리를 할 수 있게 해 달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강화의 민심도 예전처럼 새누리당에 표를 몰아주는 분위기는 아니다. 정당보다는 인물을 중시하겠다는 여론이 늘면서 밑바닥 민심부터 꿈틀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강화군청 앞에서 40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김홍규(56)씨는 “여론이 박빙”이라면서 “안상수는 인물이 별로고, 신동근은 당이 별로다. 지금까지도 결정을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화읍 풍물시장에서 10년째 생선 가게를 하는 계미숙(53·여)씨는 “남편은 안상수를 찍는다 하고 아들은 새정치연합을 찍어야 한다고 해서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군소 후보인 정의당 박종현 후보 측은 현재 3~4%에 이르는 지지를 10%까지 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여야의 대결 구도 속에서 우리가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며 끝까지 선거를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新 평판 사회] (13·끝) 좌담회

    [新 평판 사회] (13·끝) 좌담회

    서울신문은 지난 3월부터 ‘신(新)평판사회’ 기획 시리즈를 12차례에 걸쳐 실어 왔다. 사회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잘못된 의식과 관행을 깨트리고 능력 중심의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에서였다. 기획을 통해 바라본 평판사회는 예상대로이거나 예상을 뛰어넘었다. ‘돼지엄마’처럼 구(舊)평판에 매달리는 몸부림과 이를 요구하는 풍토가 여전한 가운데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전문대생들처럼 신평판사회를 지향하는 이들의 힘찬 날갯짓도 있었다. ‘평판’이란 무엇이며 앞으로 확산시켜야 할 ‘신평판’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시리즈의 마지막 순서로 전문가들로부터 그 해법을 찾아봤다. 좌담은 지난 23일 본사 3층 대회의실에서 박현갑 편집국 부국장의 사회로 김주호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김형래 경기산업기술교육센터장, 마동훈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정형근 서울 정원여중 교사를 초청해 1시간여에 걸쳐 진행됐다. →‘신평판사회’ 기획이 이번 좌담을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시리즈를 읽어 본 소감은. 정 교사 올해 초부터 서울신문이 다룬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를 보면서 ‘서울신문이 올해 작정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언론에서 노력을 하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이 시리즈가 입시철이 가까운 9~11월쯤 나왔으면 중고등학생들이 진로를 결정하는 데, 진로 지도를 하는 선생님들한테도 참고 자료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김 교수 평판이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라 긍정적·부정적인 부분이 있는데 ‘신·구’라는 개념으로 잘 짚어 줬다. 아쉬운 면은 ‘신평판사회’라는 틀에 맞추다 보니 전체적인 맥락에 맞지 않게 조금 억지스럽게 들어간 대목도 있었다는 점이다. 그런 것들이 정리가 됐다면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않았을까. 앞으로 다양한 평판의 분야를 카테고리별로 나눠서 기업·학교·사회 의식·구조적 측면에서 다시 한번 접근해도 좋을 것 같다. 마 교수 시의 적절한 문제 제기였다. 신문 기사로 사회의 작은 부분이 개선된다고 해서 전체가 갑자기 한꺼번에 다 바뀌진 않을 것이다. 어렵긴 하지만 조금 더 적극적인 처방과 대안 제시가 있었으면 어떨까 한다. 대안이란 제도적 측면과 소비자 혹은 국민들이 갖고 있는 인식 차원의 대안을 말한다. 그런 것들을 조금 더 다뤄 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김 센터장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성장 위주의 교육을 받고 있다. 제 아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해 입시 설명회에 갔는데 이른바 ‘스카이’(SKY) 대학에 몇 명 갔는가 하는 것이 고교의 주요 홍보물이더라. 스카이에 가는 학생은 학교에서 10~20% 선인데, 나머지 80% 학생을 모두 포기하는 건가. 전형적인 구평판을 달성하기 위한 모습이다. 제가 하는 업무가 청년 실업자들을 6개월에서 1년 동안 교육해 취업시켜 주는 것인데, 35세 이상인 사람은 같은 교육 과정을 이수해도 취업하기가 힘들다. 기업들 나이가 많은 부하 직원을 꺼리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 능력 위주의 사회를 구현한다는 캐치프레이즈하에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 교육 개편을 한 것 외에는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다. 이렇듯 바뀌어야 하는 부분이 많은데 시의적절하게 화두를 던진 기사라 감명 깊게 봤다. →호의적으로 평가해 주셔서 감사하다. 우리는 ‘구평판’의 가치 기준에 따라 생활해 왔고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다. 미래 세대에는 현재와는 다른 기준이 정립되는 게 필요하지 않나. 각자가 생각한 평판이란 무엇인가. 김 교수 제가 공부하는 분야가 ‘브랜드’다. 평판과 굉장히 유사한 점이 많다. 평판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이 나를 평가하는 거다. 브랜드 이미지에는 수동적인 부분이 있어서 내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사람들이 나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을 말한다. 그런데 현재 어느 분야든 그것에 대한 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다. 사실은 그게 나의 정체성에서부터 시작하는 건데 말이다. 사람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데 관심이 없고, 다른 사람이 나를 평가하는 것에만 관심을 기울이다 보니 한참 지나 보면 자신에 대한 부정적 평판만 쌓여 있는 꼴이다. 평판은 절대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선) 개인이든 기업이든 평판 관리에 약하다. 단적인 사례로 정치인들은 선거철에 했던 얘기를 철이 바뀌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바꾼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마 교수 평판이 관리의 대상인 것도 맞는데, 전제는 개인이든 조직이든 평판은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때’ 붙여지는 이름이라는 것이다. 사회적 합의의 과정에서 ‘관리’는 필요하지만, 그 관리에 비윤리적인 트릭이 들어가면 문제가 된다. 2013학년도에 제가 재직하는 학교에서 논술고사 출제위원장을 맡은 적이 있다. 당시 학생들에게 ‘평판의 윤리적 측면에 대해 서술하라’는 문제를 낸 적이 있다. 그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우리 주변의 평판이 갖고 있는 부정확성과 비정직성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를 물어본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평판 관리의 윤리적 측면들을 잘 고려해 보려면 ‘워치독’(감시견)이 필요한데 그런 역할을 언론이나 시민사회가 할 수 있다고 본다. 평판의 반대는 ‘실재’다. 학교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 아예 출신 학교, 지역 등을 다 가리고 ‘블라인드 리뷰’(암맹평가)를 할 수 없을지 고민하게 된다. 평판은 중요한 요소지만, 자칫 평판 자체가 실재를 덮어 버려서 공정한 평가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실제 은행에서는 신입 행원을 뽑을 때 대학 출신 다 가리고 이름만 보고 선발한다더라. 2박 3일 합숙 토론하면서 인간성·전문성 등을 따진다고 한다. 마 교수 그런데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 5~10분 면접 봐서 그 사람을 알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20년 전에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분교를 만들었는데 설립하면서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당신을 뽑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라’는 문제를 냈다. 교수가 직접 주말에 학생 집을 방문해 2시간가량 얘기도 했다. 학교의 평판보다는 이 학생이 우리 캠퍼스에 정말 필요한 학생인지, 그것만을 보고 평가가 이뤄진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굉장히 성공적이었고, 이후 지금 도쿄에 있는 본교만큼 명성을 쌓아 가고 있다. 김 센터장 대기업 전무와의 식사 자리에서 나온 얘기가 “신입 사원들 면접해 봐야 아무 소용 없다”는 것이었다. 면접하러 오는 지원자들은 다들 나름대로 준비를 해서 온다. 그러다 보니 면접을 보는 5~10분 정도는 연기를 통해 자신의 결점 등을 포장할 수 있다. 원래 자기 모습이 아닌 거다. 현행처럼 단시간 면접을 통해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정 교사 학교에서 특목고에 진학하려는 아이들의 자기 소개서를 지도하는데, 첫 수업 주제가 ‘너희들에게 장학금을 주겠다. 너희를 뽑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라’는 것이었다. 근데 아이들이 나는 누구인지, 왜 장학금을 신청하게 됐는지에 대해 잘 답변을 못하더라. 이른바 특목고 등을 준비하는 아이들은 스펙은 좋은데 자기에 대한 표현을 잘 하지 못한다. ‘어느 정도 평판(스펙)을 갖추면 뽑아 주겠지’ 하는 마음만 갖고 있을 뿐 실제 자기 자신을 보여 주는 것은 약한 거다. 자기 정체성이나 자기에 대한 탐구, 자의식 등이 굉장히 약해서 잘못된 평판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실패하면서 도전하는 인재들 포착할 수 있는 시스템 만들자” 김 교수 기성세대의 책임이 크다. 사회적 합의로 만들어지는 평판에도 맹점이 있다. 그런 말들이 다양성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몇십만 명을 먹여 살리는 게 요즘 시대다. 평판만 따라가다 보면 개개인이 차별화될 수 있는 요소가 없다. 특목고 학생들이 우수하기는 하지만, 중학교에서 공부를 잘했다는 학생들이 들어가서 (특목고에서) 특수한 교육을 받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좋은 학교에 들어갔다는 평판이 모든 걸 좌우하니 그 다음은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거다. 외국 대학들은 각 대학마다 개성이 있다. 대학마다 분야별로 특화된 부분이 있는 것이다. 수만 명이 동시에 지원하는 ‘아이비리그’라고 하는 곳도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거듭하고, 그 학생의 주변 인물들도 만나는 과정을 거쳐 학생을 선발한다. 그렇게 심혈을 기울인다. →요즘 가면을 쓰고 노래 실력으로만 승부하는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등 외모 지상주의였던 연예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면서 평판에 대해 예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그런데 경제나 정치 같은 영역에서는 변화가 더딘 느낌이다. ‘구평판’에 갇힌 사회를 바꾸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마 교수 ‘구평판’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극복하고 ‘신평판’이 가능하게 하려면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새로운 평가 시스템에는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드는데 그걸 감수해야 한다. 정치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전부터 많이 연구했던 주제가 ‘정치인들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인데, 팩트 체킹이라는 영역이 미국에선 1980년대 대통령 선거부터 단골 아이템으로 등장했다. 한국에서도 우리식 모델을 만들자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제가 자주 가는 ‘폴리티 팩트닷컴’(www.politifact.com)이라는 사이트가 있는데 이곳은 정치인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놨다. 여기에는 ‘오바미터’라고 하는 지표가 있어 오바마가 대선에서 내세운 공약 중 어떤 게 지켜지고 있고 어떤 부분이 지켜지지 않는지 평가한다. 여기서는 오바마의 어머니가 누구인지, 아버지가 어떤 인종인지가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오바마 자신이 내세운 공약을 지켰는지, 안 지켰는지를 평가 척도로 삼는다. 김 센터장 스포츠나 연예계는 평가 척도가 명확하다. 스포츠 세계는 프로화되면서 나름대로 팀별로 선수들의 고과를 매기는 기술이 발전했다. 그러다 보니까 선수들의 연봉 협상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야기되지 않는다. 우리도 일반 기업 등 많은 곳에서 연봉제를 도입했지만, 아직까지도 평가 툴이 취약하다. 툴이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다 보니 평가를 받고서도 스스로 수긍을 하지 못하고 이의 제기를 하다 보니 연봉제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공정한 평가 툴을 만들어야 한다. 일례로 제가 몸담은 경기산업기술교육센터에서는 6개월~1년 정도 공부하면 경기도지사 명의의 수료증을 주지만 따로 학위를 주거나 자격증을 강조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적 취업률 94%를 유지하는 이유는 ‘프로젝트’에 있다. 당신의 업무 수행 능력을 실질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보여 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하는 것이다. 이제 기업에 성적, 이력서, 자소서만 가지고는 어필할 수 없다. 4년제보다 전문대가 취업하기 어렵지만, 능력을 보이면 기업에서는 학력으로 차별하지 않는다. 한 가지 더 얘기하자면 이렇게 ‘신평판’ 체제가 수립되는 건 한두 해로 되는 게 아니다. 한 세대 두 세대가 걸려야 하는 일이다. 너무 조급하지 않아야 한다. 사회적으로 교육정책도 장기적 안목으로 조금씩 바꾸어 나가야 한다. 마 교수 ‘신평판’이란 아주 정교한 평가 시스템을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까 스포츠 얘길 하셨는데, 히딩크 감독 같은 명장들이 23명의 국가대표 선수들을 가지고 있다가 결전의 날 11명밖에 못 쓴다. 그걸 어떻게 선발하겠나. 선수들이 갖고 있는 지명도나 평판 따라 선정하면 안 된다. 히딩크 감독이 잘한 건 선수들의 스타일과 운동 능력. 그날의 컨디션과 팀워크를 고려해 선수를 뽑았고 결국 4강 신화를 이뤄 냈다는 거다. 이렇게 평가 시스템이 일반의 평판을 압도해야 ‘신평판’이다. 국내 유명 대기업의 고위 임원에게 들었다. 이른바 명문대를 나온 사람들의 임원 자리까지의 생존율을 따져 봤더니 비명문대에 비해 높지 않더라는 것이다. 최고의 대학을 나왔다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생각해서 ‘틀리는 일’에는 도전을 안 하고 정답만 맞히려다 보니 도전 의식이 떨어지는 거다. 반면 더이상 잃을 게 없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실패하면서도 도전할 수 있다. 실패하는 걸 사회가 보듬어 주면서 계속 도전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대학의 평가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한국식 수능은 (시험에서) 실수하지 않는 학생을 공부 잘하는 학생으로 보고 있다. 학생들이 창의적인 생각을 할 여지를 없게 만든다. 실수를 하지 않는 사회가 된다는 건 우리 사회를 움츠러들게 만들고, ‘구평판’으로 끌어당긴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새로운 평가 시스템에서 포착해 낼 수 있는 인재를 만들어 내는 게 ‘신평판’이라는 개념이 지향해야 할 목적지다. 김 교수 사람들이 정치인들을 뽑거나 대학을 선택할 때 의사 결정을 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신중하게 따지다 자꾸 반복하다 보면 점점 단순화된다. 그래서 생긴 게 평판이다. 평판이라는 것은 애초에 의사결정에 필요한 과정이지만 굳어지면 하나의 고정관념으로 더이상 평판으로서의 역할을 못 한다.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되니까. 나쁜 평판 중 대표적인 게 지역적 평판이다. 근거는 없지만 지역감정이 주는 고정관념은 매우 크다. 그렇다 보니 해당 정치인이 아무리 거짓말을 한들 우리 동네 사람이라고 하면 뽑아 주는 식이다. 그보다 중요한 건 그 사람의 정직성, 발언의 진실 여부다. 미국에서 10여년 살았지만, 미국에서는 당적을 바꿨다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반면에 우리나라에는 7~8번이나 당적을 바꾼 국회의원도 있다. 1987년 미국의 ‘게리 하트’라는 정치인은 대선 후보들 중 압도적 1위였는데, 불륜 사실을 숨긴 게 발각돼 낙마했다. 미국 사람들은 ‘가장 가까운 사람인 아내를 속인 사람을 어떻게 리더로 뽑겠느냐’는 반응이었다. (미국처럼) 정치인이 거짓말하는 건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런 게 미국을 이끌어 가는 힘이다. 정직함이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덕목 아닌가. 우리 사회도 이런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 정치인들의 발언은 빅데이터가 많이 있으니 다 정리할 수 있다. 정 교사 개인적 경험으로 서울시교육청에서 ‘진정한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라는 주제로 논술대회를 열어 채점을 한 적이 있다. 1000명이 넘는 학생들 중 99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진정한 행복은 정신적 충족감에서 온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학생들을 따로 불러 ‘솔직하게 대답해 보라’고 했더니 모든 학생이 ‘행복은 물질적 풍요에서 온다’고 말하더라. 그런 걸 보면 중학생 때부터 사회가 요구하는, 채점자가 요구하는 답변이 뭔지 아이들이 다 알고 있고 내면화가 돼 있다는 거다. 여기에는 우리 교육자들의 잘못도 크다. 평판이라고 하는 게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인데 여기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중적 태도가 드러난다. 학생들을 상대로 한 논술대회처럼 채점자가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거기에 맞게 답안을 적으며 자신을 드러낸다. 그런데 예비군 군복을 입었다든지, 출근길의 지하철처럼 자기 모습이 대중 속으로 들어가 버리면 남한테 피해를 주고 무례한 행동을 한다. 아는 다국적 기업의 외국인 임원에게 ‘한국 사람 어떠냐’고 물어봤다. 처음엔 ‘열정적이고 성실하다’고 말하더라. 그런데 10년쯤 지나 우리나라를 떠날 때에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다. 기초질서를 지키지 않는다’고 말을 하더라. 제도적인 측면 못지않게 사람들의 의식 개선도 병행해야 한다. 정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사설] 여야, ‘성완종 수사’에 더이상 정략적 접근 말라

    이미 고인이 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로비 의혹 수사는 ‘망인의 진술’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시작됐다. 금품 공여의 당사자로부터 로비와 관련된 추가적인 진술이 나올 수 없어 수사 전개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관련자들이 작심하고 입을 닫는다면 수사는 출구 없는 막다른 골목에 갇혀 버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수사는 미지를 탐험하듯 조심스럽게 실체적 진실에 접근해야 작은 성과라도 낼 수 있다. 떠벌리고 훈수하며 혼선을 자초했다간 어떤 성과도 내기 어렵다. 검찰 특별수사팀장인 문무일 검사장이 “좌고우면하지 않겠다”고 일성을 내지른 것도 이런 어려움과 고민을 에둘러 표현한 것일 게다. 그런데 지금 정치권의 행태는 어떤가. 처음부터 감 놔라, 배 놔라 하더니 이젠 아예 사방에서 노를 잡고 산으로 방향을 틀 기세다. 정략만 난무할 뿐 정치권 로비 의혹의 진실 규명에는 애당초 관심조차 없는 듯하다. 정략이 충돌하면 죽도 밥도 안 되게 마련이다. 우리는 이미 정략적으로 충돌했다가 얼렁뚱땅 타협하고, 진실을 묻어 버린 예를 숱하게 지켜봐 왔다. 수순은 엇비슷하다. 서로 선명성을 주장하며 상대를 헐뜯는다. 자기들의 주장만이 지고지선(至高至善)인 양 상대측 해명이나 주장에는 귀를 닫는다. 당장 결판이라도 낼 듯 온갖 주장을 쏟아낸다. 그러곤 끝이다. 그 사이 국민들은 지칠 대로 지쳐 버리기 마련이다. 그쯤 되면 이미 실체적 진실은 오간 데 없게 된다. 이용호 게이트를 비롯한 각종 게이트와 대북 송금 사건이 그랬고, 삼성 비자금 사건도 비슷한 경로를 밟았다. 정치권은 처음부터 정략적으로 이번 사건을 마주하고 있다. 야권은 4·29 재·보선의 최대 호재로 삼아 ‘친박 게이트’로 규정하고 총공세를 펼쳐 왔다. 여권도 마찬가지다. 야권 인사 연루설을 주장하며 ‘물타기’를 시도하더니 노무현 정부의 성 전 회장 특별사면 특혜 의혹으로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어제 “누가 사면 요청을 했든지, 당시 상황을 잘 아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밝히면 되지 않느냐”며 가세했다. 앞서 문 대표는 그제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번 사건을 정권 차원의 불법 정치자금 문제로 규정한 뒤 “특검을 통한 진실 규명을 요구한다”며 특검제 도입을 주장했다. 당초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에서 특검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이번 사건의 진실은 오로지 하나뿐이다. 부도덕한 기업인 겸 정치인이었던 성 전 회장과 정치인들 간의 검은 거래다. 그 부패의 고리를 있는 그대로 파헤쳐 도려내면 된다. 리스트 속 8인은 일부분일 수밖에 없다. 표적 수사를 의심하며 자신이 희생양이라고 생각한 성 전 회장은 자신을 해친 현 정권에 치명타를 입히고 싶어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리스트에 여권 핵심 실세들만 담긴 이유로도 해석된다. 그렇다 해도 야권 인사 연루설 등 예단은 금물이다. 진실을 규명하는 건 수사기관의 몫이다. 검찰이든, 특검이든 일단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여든 야든, 하물며 청와대든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언급은 자제해야 한다. 여야가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순간 수사는 망칠 수밖에 없다. 그런 종결을 국민들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 이익집단 갈취하는 정치권… 부패 추방 대상 1호

    이익집단 갈취하는 정치권… 부패 추방 대상 1호

    정치는 어떻게 속이는가/피터 스와이저 지음/이숙현 옮김/글항아리/283쪽/1만 5000원 ‘성완종 리스트’로 온 나라가 들썩인다. 기업인과 정치인 간의 부패 스캔들은 액수와 범위가 확대되고 대선 자금에까지 가닿고 있다. 왜 대기업 회장이 정치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돈을 살포해야 했는지, 이를 한 기업인과 몇몇 정치인의 부패로 치부하고 말 일인지 의문이 드는 시점이다. ‘정치는 어떻게 속이는가’는 워싱턴 정가를 둘러싼 검은돈의 흐름을 정치권력의 갈취로 규정짓는다. 저자는 공공선을 추구하는 정부와 의회가 이익집단의 외압에 흔들린다는 식의 시각을 ‘신화 속 렌즈’라며 거부한다. 저자에 따르면 부패의 원인은 기업과 이익집단이 아닌 워싱턴 권력의 중심에 있다. 정치집단이 권력의 칼날을 휘두르며 일삼는 갈취가 정치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정치집단을 마피아에 비유해 풀어 간다. 공공자원을 차지한 마피아가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민간인을 갈취하듯 정치집단도 입법권과 사법권, 행정권을 이용해 이익집단을 쥐어짠다는 것이다. 2011년 12월, 수십 개의 조세감면연장안 만료를 눈앞에 두고 관련 기업과 협회는 상·하원 의원들에게 수천, 수만 달러의 후원금을 뿌렸다. 그러나 의원들은 연장안의 갱신만을 반복할 뿐 법제화하지는 않고 있다. 연장안의 만료 여부를 쥐락펴락하면서 기업들에 손을 내미는 것이 정치집단의 수익사업이 된 것이다. 정치집단은 특정 법을 통과시키거나 통과시키지 않을 거라 협박함으로써 법망을 피해 가고 처벌을 면하도록 유인함으로써 후원금을 쓸어 담는다. 법안은 되도록 복잡하게 만들어 그 법을 위반하지 않기 힘들도록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갈취의 그물망에 걸려든 기업들은 마치 통행료나 보호세를 내듯 후원금을 지불해야 한다. 흔히 진보적인 대통령이라 평가받는 버락 오바마 정부도 다르지 않다. 2011년 ‘온라인 해적 금지법’을 추진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지지하는 할리우드 쪽 행사에 참석하는 한편 타격을 입게 될 실리콘밸리 기업인들의 집을 오가며 만찬을 즐겼다. 법안에 울고 웃을 이익집단들 사이에서 ‘이중 쥐어짜기’를 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가 이전 업무와 연관된 민간 기업에서 자리를 차지하는 것, 선거 자금이 공직자와 가족의 주머니로 흘러들어가는 것 등 책에 언급된 워싱턴 정가의 풍경은 한국 사회와 놀랍도록 겹친다. 저자는 부패 방지의 칼날을 정치집단에 들이대야 한다고 강조한다. 갈취 수단을 제한하는 것을 넘어 입법 과정의 투명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설] 또 선거용 호남 총리론인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그제 4·29 재·보궐선거 지원 유세차 광주에 가서 ‘호남 총리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완구 총리가 경질되면 그 자리에 전라도 사람을 총리 시켜 주길 (박근혜 대통령에게) 부탁드린다”며 “그렇게 해서 굳게 닫혔던 광주시민, 전라도민 여러분의 마음을 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정현 최고위원이 총리를 하면 얼마나 잘하겠나”라고도 했다. 집권 여당 대표의 말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천박하기 짝이 없는 현실 인식을 드러낸 단세포적 발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갓 정치인의 선거용 립서비스라고 치부하면 그만일지 모른다. 하지만 일부 정치인들이 툭툭 던지는 설익은 지역감정 발언이 얼마나 국민에게 상처를 주고 우리 정치의 수준을 떨어뜨리는지를 생각하면 그냥 흘려들을 수만은 없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충남 출신 이완구 의원의 총리 후보 지명과 관련, “호남 인사를 발탁했어야 했다”고 말해 지역감정 논란을 불러일으킨 게 불과 몇 달 전이다. 김 대표의 발언 또한 선거를 의식한 정략적 접근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없지 않다. 전라도 사람을 총리 시켜 주지 않아서 그 지역 사람들 마음의 문이 닫혀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필요할 때마다 불거져 나오는 입에 발린 호남 총리론이야말로 뿌리 깊은 소외 의식에 시달리는 호남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의 빗장을 더욱 걸어 잠그게 하는 일임을 왜 모르는가. 인사에 관한 한 대한민국은 ‘반쪽 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 의전서열 10위(국회부의장은 2명)까지 11명 중 8명이 영남 출신이다. 검찰·경찰·국세청·감사원·공정거래위원회 등 5대 권력기관장 전부가 영남 출신이다.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속보이는 호남 총리 타령을 할 게 아니라 좀처럼 변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의 마이웨이식 편중 인사부터 정색하고 비판하고 나서야 마땅하다. 자기 당의 누구를 총리 시키면 얼마나 잘하겠느냐는 둥 뜬금없는 소리를 늘어놓을 때가 아니다. 우리 국민은 지금 역대 최악의 ‘총리 잔혹사’를 지켜보고 있다. 정부 출범 2년여 만에 또 여섯 번째 총리를 뽑아야 할 판이니 임명권자도, 그것을 바라보는 국민도 딱하기는 마찬가지다. 지금이라도 박 대통령은 초심으로 돌아가 탕평인사를 몸소 실천해야 할 것이다. 국민 통합은 시대정신이다. 김 대표 또한 선거를 앞두고 퇴행적인 지역감정을 부채질하는 반편스런 저질 정치를 삼가기 바란다. 진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호남 총리론은 해악에 가깝다.
  • 홍준표 “흔들리지 않고 수사준비…무슨 말 해도 변명으로 들려”

    홍준표 “흔들리지 않고 수사준비…무슨 말 해도 변명으로 들려”

    홍준표 “흔들리지 않고 수사준비…무슨 말 해도 변명으로 들려” 홍준표 경남지사, 홍준표 성완종 홍준표 경남지사가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 “흔들리지 않고 수사절차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추측보도가 난무해도 저는 흔들리지 않고 수사절차에 협조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실체적 진실은 검찰에서 밝혀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그러면서 “이 마당에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한들 통상 정치인들의 상투적인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을 텐데 그런 말로 국민들의 의혹을 눈초리를 피할 수 있겠느냐”면서 “모든 것은 검찰의 수사절차에서 밝혀질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홍 지사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지난 2011년 전당대회에서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의혹에 휩싸였다. 이날 오전에는 ‘홍 지사 측근이 돈 전달자 윤모 씨를 만나 회유를 시도했다’는 일부 언론보도가 나오자 홍 지사는 “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진상을 알아보기 위해서 만났을 순 있다”면서 “그러나 회유 운운하는 건 좀 과하다”고 전면 부인했다. 홍 지사는 이날 오전 도청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윤씨하고 개인적으로 친한 사람이 내 주변에도 좀 있어요”라면서 “원래 윤씨는 친박연대도 같이 하고 이래 가지고 처음 밝힌대로 내 측근이 아니고 누구 측근인 줄 여러분 아실 거에요. 그 의원님(서청원 의원) 밑에서 같이 참모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아직도 제 주변에 많아요”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완종 수행비서 ‘리스트’ 질문에 “잘 모른다”

    성완종 수행비서 ‘리스트’ 질문에 “잘 모른다”

    성완종 수행비서 ‘리스트’ 질문에 “잘 모른다” 성완종 수행비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금품제공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 이용기(43)씨를 22일 오후 참고인으로 불러 이튿날 새벽까지 강도 높게 조사했다. 성완종 수행비서 이 씨는 전날 오후 2시쯤 검찰에 출석해 12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새벽 2시쯤 귀가했다.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취재진을 만난 이씨는 “성 전 회장이 정치권에 금품을 건넸느냐”, “성완종 리스트에 있는 내용이 사실인가” 등의 질문에 “제가 잘 모른다”고 답했다. 리스트를 따로 관리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도 “전혀 (그런 적이) 없었고 오늘은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이씨는 “그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진술했다”면서 “성 전 회장이 돌아가시기 전의 행적에 관해 (검찰이) 물어봤다”고 언급했다. 이씨는 성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로, 검찰이 전날 증거인멸 혐의로 체포한 박준호(49) 전 경남기업 상무와 함께 핵심 참고인으로 꼽힌다. 2000년대 초반 경남기업에 입사한 그는 2012년 성 전 회장이 국회의원에 당선되자 수석보좌관으로 따라갔고, 의원직을 상실한 이후 경남기업 비서실로 자리를 옮겨 성 전 회장의 주요 일정을 관리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이 자신이 남긴 메모(’성완종 리스트’)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완구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 등 8명의 유력 정치인들에게 금품을 줬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 이씨가 전후 사정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별수사팀은 이씨를 조사하면서 메모 속 금품전달 의혹에 관련된 구체적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이씨는 성 전 회장이 사망하기 전날인 이달 8일 변호인과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대책회의를 열었을 때 박 전 상무와 함께 자리에 배석하기도 했다. 특별수사팀은 당시 회의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도 이씨를 상대로 조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언론 “아베, 과거사 반성·사과하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29일(현지시간)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이 예정된 가운데 미 언론들이 아베 총리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전쟁 범죄를 진정으로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베 총리가 의회 합동연설뿐 아니라 오는 8월 종전 70주년 담화에서도 사죄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진 상황에서, 미국 내 한인 단체들뿐 아니라 언론도 이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 ‘아베 신조와 일본의 역사’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방미의 성공 여부는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 등을 포함한 일본의 전쟁 역사를 얼마나 정직하게 마주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며 “전쟁 역사가 해결되지 않은 것은 역사에 의문을 제기하고 심지어 다시 쓰려고 하는 아베 총리와 그의 우익 정치인들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아베 총리는 일본을 21세기 책임 있는 리더로 굳게 세우기를 원한다고 말하지만 과거에 대한 비판을 거부하려 한다면 더 큰 역할을 신뢰감 있게 충족시킬 수 없을 것”이라며 “아베 총리가 그의 우익 지지자들을 제쳐 놓고 아시아의 안정을 강화할 수 있는 발언을 하느냐에 많은 것이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으로 평가받는 NYT의 이 같은 지적은 아베 총리의 반성과 사과를 촉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도쿄발 기사에서 “아베 총리가 의회 연설에서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를 피상적으로 언급한다면 동아시아의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며 “아베 총리가 과거사를 사과한 ‘무라야마 담화’를 어떻게 다룰지 분명하지 않다. 핵심어인 ‘식민지배’와 ‘침략’을 다시 쓸지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쿠스 유에스에이도 이날 칼럼에서 “아베 총리는 의회 연설에서 진정한 참회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아베 총리가 21일 시작된 야스쿠니 신사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에 맞춰 ‘내각 총리대신’ 명의로 ‘마사카키’로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아베 측근인 에토 세이치 총리 보좌관은 이날 야스쿠니를 참배했다. 현지 언론들은 “총리가 23일까지 이어지는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6일부터 시작되는 미국 방문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데다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야스쿠니 신사 집단 참배, 도대체 왜? ‘국회의원 모임까지..’ 정부 반응은?

    야스쿠니 신사 집단 참배, 도대체 왜? ‘국회의원 모임까지..’ 정부 반응은?

    ‘야스쿠니 신사 집단 참배’ 야스쿠니 신사 춘계 예대제를 맞이해 일본 국회의원 106명이 오늘(22일) 오전 집단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이에 정부는 야스쿠니 신사 공물 봉납 및 참배에 대한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어제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가 일본의 식민침탈과 침략 전쟁을 미화하는 상징적 시설물인 야스쿠니 신사에 또 다시 공물을 보낸 데 이어, 금일 일본의 책임 있는 정치인들도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정부는 “전쟁이 종결된 지 70년이 지난 지금에도, 일본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과거 제국주의 침탈 역사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보내거나 참배를 계속한다는 것은, 일본이 아직도 역사를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일본이 과거사에 대하여 진정으로 반성하고 사죄하는 자세를 행동으로 보여줌으로써, 한일 양국 국민의 한일 관계 개선 여망에 부응할 것을 강력히 촉구 한다”고 밝혔다. 오늘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한 일본 국회의원은 일본의 초당파 의원연맹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이다. 2013년 12월 26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논란을 일으켰던 아베 일본 총리는 이날 직접 참배하는 대신 개인 자격으로 ‘마사카키’라는 공물을 바친 것으로 알려졌다. 야스쿠니 신사 집단 참배. 야스쿠니 신사 집단 참배. 야스쿠니 신사 집단 참배. 야스쿠니 신사 집단 참배. 야스쿠니 신사 집단 참배 사진 ⓒAFPBBNews=News1 뉴스팀 chkim@seoul.co.kr
  • [新 평판 사회] 구태 벗기 나선 정치인들

    [新 평판 사회] 구태 벗기 나선 정치인들

    “국회에서 일하다 보니 일손이 많이 부족하더라고요. 일정이 빡빡하지 않으면 제가 운전하고 직원들은 다른 일을 하도록 하는거죠” ‘의원님’이라고 하면 보통 검은색 중형 승용차 뒤에 앉아 운전 비서에게 갈 곳을 지시하는 모습을 떠올리지만 서용교(왼쪽) 새누리당 의원은 직접 운전대를 잡는다. 비서가 운전할 시간에 차라리 정책 질의 준비나 상임위 활동 등을 맡도록 하는 게 더 생산적인 의정 활동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가 타는 제네시스도 국회에 들어오기 전인 2010년부터 타던 차량이다. 주변의 평판을 의식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평생 국회의원을 할 것도 아니고 언젠가는 국민의 일원으로 돌아가지 않겠나. 운전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부겸 전 의원이 초선 시절 직접 차를 운전하는 등 과거에도 운전비서를 두지 않는 정치인이 있었지만 요즘은 이 같은 사례가 더 자주 눈에 띈다. 배재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서울에서 따로 수행비서를 두지 않고 직접 운전한다. 비례대표인 그는 지역구 준비 차원에서 부산에 내려갈 때는 수행 비서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만 웬만해서는 자신이 직접 차를 운전한다. 배 의원은 “출퇴근은 기본적으로 제가 운전하고 간혹 회의에 참석해서 주차가 힘들 때는 비서관이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직접 차를 모는 게 불편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자칫 운전 비서가 필요 없는 것처럼 비치는 것부터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수행비서의 역할이 있는데 직접 운전을 하는 것이 자칫 이들의 일자리 문제와 연관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노타이’ 차림을 선호하는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도 서울에서는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대표적인 국회의원이다. 이상민(오른쪽)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의정 생활 10여년 동안 출판기념회를 한 번도 열지 않았다. 대부분 정치인이 출마를 앞두고 의례적으로 ‘얼굴 알리기용’ 책을 내지만 그는 3선이 되기까지 한 번도 책을 낸 적이 없다. “책을 쓸 만한 필력이 모자라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지만 출판기념회가 정치자금 모금용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출판기념회가 음성적 정치자금 모금 창구가 되고 있다며 “아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젊은 시절 그와 함께 사법고시를 준비했던 한 법조계 관계자는 “남들을 의식하거나 불필요한 격식을 차리지 않는 이 위원장의 성격 때문이기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실 보좌진의 평균 연령은 34세다. 보좌진이라고 하면 오랫동안 국회에 몸담으며 지역구 관리와 민원을 담당하는 노련한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러나 박 의원은 젊고 자유분방한 방 분위기가 의정활동을 더 생산적으로 만든다고 믿는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핀란드 백만장자, 총선서 野 승리 견인

    19일(현지시간) 치러진 핀란드 총선에서 기업인 출신 유하 시필레가 이끄는 중앙당이 승리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중앙당은 49석을 확보, 각각 37석과 34석에 그친 국민연합당과 사회민주당을 눌렀다. 반이민, 반유로를 내세운 극우정당 핀란드인당은 38석을 확보, 제2당으로 떠올랐다. 핀란드 의회 전체 의석은 200석으로 중앙당 주도의 3~4개 정당이 연정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관심은 연정에 핀란드인당이 포함되느냐다. 원래 제2당으로 연정에 참여하는 정당은 통상 재무장관직을 차지한다. 그러나 핀란드인당은 공공연히 “연정이 성사되면 외무장관직을 요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반유로, 반이민 정책을 실제 관철하겠다는 뜻이다. 연정 구성 협상을 앞둔 시필레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만 언급했다. 중앙당의 승리와 핀란드인당의 약진에는 유럽의 경기침체와 그로 인한 우경화 현상이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가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해 핀란드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노키아 이후 먹거리가 분명하지 않고, 러시아의 강경 노선으로 인해 지정학적 위험이 증가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2011년 정계에 입문한 시필레가 부각된 것은 이런 분위기를 타고서다. 그는 이동통신, 바이오,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회사들을 키운 뒤 매각한 백만장자 기업인 출신인 데다 루터교 부흥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스스로 “세속적인 정치인들과는 다르다”고 공공연하게 밝혀 왔다. 내놓은 정책도 임금동결, 복지 축소, 예산 삭감 등을 통한 핀란드의 국가 경쟁력 강화나 그리스 구제금융 반대 등이다. 이런 태도가 경기침체를 겪은 핀란드 도시 중산층과 시골 보수층에게 인기를 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성완종 파문’으로 자원외교 수사 중단 안 된다

    자원외교 비리 수사의 피의자였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갑작스러운 자살로 검찰 수사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성 전 회장이 정치인들에 대한 금품 살포라는 더 파괴력이 큰 불법 행위를 폭로함으로써 자원비리보다 더 화급한 수사 과제가 검찰에 떨어진 것이다. 이완구 국무총리를 비롯한 거물 정치인들이 피의자 신분이 되면서 국민의 관심 또한 자원 비리보다는 정치 스캔들로 옮겨 간 모양새다. 자칫 자원외교 비리 수사가 흐지부지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럴 리야 없겠지만 성 전 회장의 자살이라는 돌발 변수와 정치자금 수사 때문에 자원외교 비리 수사가 중단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성 전 회장 개인의 자원외교와 관련한 비리 혐의들은 자살로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리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검찰도 파악하고 있듯이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비리 전체를 볼 때 경남기업의 비리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민간기업은 물론이고 에너지 공기업들이 엄청난 빚을 져 가면서 무책임 경영을 한 일을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성완종 리스트’ 의혹은 현재 문무일 검사장이 이끄는 특별수사팀이, 자원외교 비리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에서 맡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성완종 파문’으로 한동안 주춤했던 자원외교 비리 수사가 다시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검찰이 김신종 전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을 이르면 이번 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것이라는 소식이 어제 전해진 것이다. 피의자의 자살은 안타까운 일이고 자살에서 불거져 나온 새로운 불법 행위도 수사를 하는 게 마땅하지만 그런 일들 때문에 수사의 본질을 흐리거나 잊어버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검찰이 오늘 소환하기로 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등 자원외교와는 무관한 다른 기업인이나 정치인, 관료들의 부정부패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기 바란다. 수사는 시간을 끌거나 때를 놓쳐 버리면 그만큼 어려워진다. 증거를 인멸하거나 피의자나 참고인들이 입맞추기를 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성완종 파문과는 무관한 수사가 지체될 이유는 전혀 없다. 어떤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도 의연한 자세로 수사에 임하는 것이 검찰의 임무다. 결과적으로 성 전 회장의 자살로 파묻혀 있던 불법 정치자금의 실체가 드러나긴 했지만 검찰은 수사 방식에 대해서도 자성해 볼 필요가 있다. 별건 수사 등의 무리한 수사는 지양하고 전체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가시적인 성과에 집착하다 보면 표적 수사, 짜맞추기 수사라는 비난과 함께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한다. 면밀한 내사를 한 뒤에 수사에 나서야 하겠지만 하다 보면 법 적용이 어려울 때도 있기 마련이다. 그럴 때는 끝까지 밀어붙이려 하지 말고 과감하게 포기해야 한다. 검찰은 어떤 일이 있어도 그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 말하자면 본연의 자세, 수사의 정도를 지키라는 것이다. 검찰은 이번 성완종 스캔들에서도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좌고우면하지 않는 뚝심을 국민들에게 보여 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 성완종 이완구 1년간 217차례 전화…노회찬 “부부관계 수준, 정치인들 전화 잘 안 해”

    성완종 이완구 1년간 217차례 전화…노회찬 “부부관계 수준, 정치인들 전화 잘 안 해” 노회찬, 성완종 국세청, 성완종 리스트, 노회찬 이완구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이 이완구 국무총리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전화 횟수와 관련해 비판을 쏟아냈다. 이완구 총리는 그동안 성완종 전 회장과 아는 사이지만 친분이 없고 특별한 관계는 아니라고 부인해왔다. 그러나 19일 검찰이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이 지난 1년 동안 217차례 전화를 주고받은 내용을 확인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거짓 해명 논란이 나오고 있다. 노 전 의원은 20일 YTN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의 전화 횟수를 언급하며 “거의 뭐 부부관계라고 봐야하는 그 정도로 밀접한 관계라고 본다”고 말했다. 친한 정치인과 얼마나 통화를 하냐는 질문에 그는 “친한 정치인이라도 뭐 출판기념회 하는데 꼭 와달라거나 이런 큰 행사가 있을 때 초청할 때나 보통 전화가 오지 솔직히 1년에 한두 번 전화하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노 전 의원은 이어 “이제까지 이 총리가 이 사태에 대해 반응한 것만 가지고도 너무 거짓말들이 많았다고 많은 분들이 보고 있고 이제까지 한 거짓말만 가지고도 정상적인 총리로서의 직무수행이 불가능한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조선일보는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성 전 회장이 국세청과 금융위, 금감원의 전·현직 고위 간부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정치권을 넘어 금융권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정관계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랜드마크의 저주/구본영 논설고문

    도시의 랜드마크(상징적 건조물)가 될 만한 초고층 빌딩을 세우는 일. 도시계획가나 시장을 비롯한 지역 정치인들에게는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일 게다.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국내외 소비층과 관광객을 끌어들일 동인이 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네 지자체장이나 건설업체들이 간과해서 안 될 대목이 있다. 기념비적 건물을 세우겠다는 욕망이 때로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최첨단 기술력으로 건립한 초고층 빌딩이 이따금 경기 불황을 부른다면 말이다. 1930년대 미국 대공황, 1970년대 오일쇼크, 1990년대 아시아 금융위기는 모두 하늘을 찌를 듯한 고층 빌딩 건축붐 이후 들이닥쳤다고 한다. 이른바 ‘마천루의 저주’(skyscraper curse)란 속설이다. 7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의 경제성에 대해서 전문가들도 회의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지만 짓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려 경기 변동에 대응하기가 어려운 탓이다. 호황기에 시공했다가 분양 시점에 경기가 식어 버리면 건축주들에게는 애물단지가 되고 만다는 얘기다. 하지만 경기 변동은 예측이 어렵다는 게 문제다. 오죽하면 경제·금융 사이트 마켓워치가 연초부터 활황세였던 미국 증시가 이제 조정 국면임을 설명하면서 ‘경제 타락 지수’(economics vice index)란 개념까지 원용했겠나. 마켓워치는 이 지수가 지난달 100을 밑돌았다면서, 섹스 산업의 위축은 ‘방어 투자할 때’임을 뜻한다고 보도했다. 여윳돈이 생기면 도박·매춘·음주 등 쾌락을 위한 지출도 늘게 마련인데 그 반대 국면이란 함의다. 경남기업이 베트남 하노이에 건립한 랜드마크72 빌딩이 성완종 전 회장의 발목을 잡은 건가. 총 15억 달러를 쏟아부어 2012년에 지은 이 건물은 350m로 베트남에서 가장 높다. 72층 복합빌딩 1개 동과 48층 주상복합 2개 동을 포함해 연면적은 60만 8946㎡로 세계 최대다. 하지만 이 빌딩의 얼굴 격인 호텔 개관이 늦어지고 있는 데다 경남기업의 워크아웃이 장기화하면서 입점한 백화점마저 장사가 안된다는 이유로 철수했단다. 경남기업은 이 빌딩을 팔아 회생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성 전 회장이 자원개발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자 카타르 투자청은 인수협상을 중단했다. 이런 막다른 골목에서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을 선택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이쯤 되면 ‘랜드마크의 저주’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렇다면 경기 변동을 예측하지 못하고 무리한 투자를 끌어들인 성 전 회장의 경영 책임은 일단 제쳐 놓자. 혹여 그에게 제대로 된 조언은커녕 무리한 은행 대출을 알선했던 인사들이 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랜드마크72에서 여럿이, 혹은 부부 동반으로 향응을 받기도 했던 여야 정치권 인사들도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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