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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봉현 “검찰 ‘여권 정치인 수사 비협조’ 거짓 주장”

    김봉현 “검찰 ‘여권 정치인 수사 비협조’ 거짓 주장”

    현직검사의 술접대 의혹을 폭로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검찰이 자신에 대해 ‘여권 정치인에 대한 수사에 비협조적’이라며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본인의 보석심문을 앞두고 검찰이 술접대 의혹 수사결과를 미루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나 특검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검찰은 “의견서상 실수가 있었다”며 해당 내용을 정정할 것이라 밝혔다. 김 전 회장은 24일 변호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보석 사건에 제출된 11월18일자 검찰 의견서에 검찰이 ‘여권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에 김 회장이 적극 협조하지 않고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고 기재했다”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김 전 회장은 “11월17일 조사를 받은 이후 이날(24일) 소환 통보를 받아 조사에 응하겠다고 답했다”며 “11월17일 면담 조사가 있었으나 검찰은 내가 11월 중의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고 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서울남부지검에서 소환조사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조사 일정이 조정됐다. 김 전 회장 측의 주장에 대해 검찰은 “11월18일 제출한 검찰 의견서에 일부 고쳐야 할 부분이 있다”며 “해당 내용을 수정해 다시 법원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의견서를 제출하기 직전까지 김봉현은 자신의 조사 일정을 미뤄달라고 검찰에 요청을 했다”며 “이후 상황이 달라졌으나 미리 써둔 의견서를 미처 고치지 못하고 법원에 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 전 회장은 이날 밝힌 입장문에서 “11월17일 조사 당시 검찰은 다음주에 또 조사를 하자고 했으나 보석심문 준비를 위해 그 다음으로 일정을 정해달라고 요청했다”며 “검찰은 신속히 조사하겠다며 이날(24일) 오후 2시로 일정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법원에 전자장치 부착 조건부 보석을 신청해 오는 27일 보석심문을 앞두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자신이 신청한 보석과 관련해 “검찰은 자필문서(김 전 회장의 옥중 입장문)를 이유로 진술 신빙성을 탄핵하고 7개월 넘게 미결구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김 전 회장 본인의) 양심선언 내지 내부고발을 매우 못마땅하게 보고 있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김 전 회장은 “검찰은 내가 보석 심문을 의식해 여권 정치인들에 대한 조사를 미루고 있다고 하지만, 검찰이야말로 보석 심문을 의식해 술 접대 검사들에 대한 수사 발표를 뒤로 미루고 있다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관련 수사를 더이상 검찰에 맡겨서는 안된다고도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나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미룰 것이 아니라 공수처 내지 특검에서 다루는 것이 맞다”며 “다른 문제들로, 지금 진행 중인 재판과 보석 사건에 영향을 줘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지난달 옥중 입장문을 통해 현직 검사 3명과 전관 A변호사를 상대로 1000만원 상당 술접대를 했다고 폭로했다. 또 검찰이 짜맞추기식 수사, 강압수사로 압박해 여권인사 로비 관련 진술을 강요당했다고도 주장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中 “우리 화났다”… 호주방송은 “벌레·머리카락 먹는 중국인”

    中 “우리 화났다”… 호주방송은 “벌레·머리카락 먹는 중국인”

    호주가 중국을 겨냥해 코로나19 발원지 국제 조사를 요구하며 불거진 두 나라의 갈등이 이제 극단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중국이 ‘신냉전’ 상황에서 미국 대신 동맹국인 호주에 대해 압박 강도를 높여 가고 있다. 2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17일 호주 캔버라 주재 중국대사관은 현지 매체들을 불러 호주 측 반중 사례 14가지를 적시해 전달했다. 대사관 측은 호주가 감염병에 대한 독립 조사를 요구한 것과 중국 정보기술(IT)업체 화웨이가 호주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막은 조치, 호주 정치인들이 중국 정부에 비판적 발언을 이어 가는 상황 등을 문제 삼았다. 중국대사관 측은 “호주가 중국의 (전반적인) 인권 문제뿐 아니라 홍콩·대만·신장위구르자치구 문제도 거론한다. 그러나 이는 중국 공산당이 매우 민감하게 여기는 핵심 이해관계”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심지어 한 중국 외교관은 “중국은 화가 났다. 중국을 적으로 만들고자 하면 중국은 진짜로 적이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이에 대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호주상공회의소가 마련한 화상 회의에서 “중국과의 긴장은 호주가 그저 (중국보다 힘이 약한) 호주라는 이유 때문에 발생하는 것 같다”면서 “호주의 양보를 전제로 한 요구에는 합의할 생각이 없다”고 반박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호주 측에 “중국을 전략적 위협으로 간주하는 행동을 멈추지 않으면 호주 장관들의 전화를 받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실제로 사이먼 버밍엄 호주 무역장관은 중국이 호주산 제품에 부과한 고율 관세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화를 요구했지만 수개월째 접촉하지 못하고 있다. 두 나라 간 감정싸움이 격해지자 어린이 채널 방송 내용까지 문제가 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호주 공영 ABC방송이 교육용 프로그램에서 중국인들이 곤충이나 쥐, 머리카락 등을 요리에 사용한다는 점을 암시하는 내용을 내보냈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중국 누리꾼들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에서 “인종 차별적 행위”라며 프로그램 삭제와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호주에서는 “실제로 중국에서 메뚜기 등을 식용으로 쓰지 않았느냐”며 프로그램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두 나라 간 불화가 본격화한 것은 지난 4월이다. 미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 책임론’을 꺼내 들었는데, 모리슨 총리가 이에 맞장구를 친 것이다. 곧바로 청징예 중국 대사가 “중국인들이 왜 호주산 농산물을 먹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경고하며 충돌이 본격화됐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사설] 일본 오염수 방출과 독일 소녀상 압박, 관계개선 어렵다

    주한 일본대사관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를 2022년 여름쯤 방출하겠다고 지난주 한국 언론을 상대로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에 오염수 방출 계획을 발표하려 했으나 후쿠시마 주민 반발을 고려해 연기했다. 오염수 피해를 보게 될 한국 측과 협의도 없이 방출이 ‘주권 국가’의 권리 행사이니 입 다물고 있으라는 것은 오만이다. 일본은 이르면 연내에 방출 계획을 결정하면 주변국과 안전성 확인을 위한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라는데 모니터링에서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방출을 하지 않는 것인지 불확실하다. 일본 자민당 의원들이 소녀상이 설치된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 측에 설치 허가 취소를 지지하는 성명을 보냈다. 이들은 소녀상을 방치하면 독일과 일본 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으름장까지 놨다. 현지 시민단체가 설치한 소녀상에 대해 일본 정부 압력에 못 견딘 미테구가 철거 명령을 내리자 이 단체에 의해 명령 효력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이 제출된 상태다. 일본 우익 정치인들이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지 못하고 가당찮은 압력을 가하는 행위야말로 전시 성폭력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역행하는 처사다. 이런 일들은 강제동원 판결의 피고 기업 자산 현금화가 임박하면서 시작된 한일 관계 개선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다. 한국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한일의원연맹 회장 김진표 의원 등의 방일을 통해 경색된 관계를 타개해보자고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일본은 강제동원 문제는 여전히 한국이 풀어야 한다면서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한국의 전향적인 움직임을 비하하는 목소리까지 일본에서 나오고 있으니 이대로 한일이 파탄을 맞아도 좋다는 건지 묻고 싶다.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를 위해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한 지 어제로 1년이 됐다. 그러나 일본은 대한국 수출 규제의 이유로 내건 수출관리 제도를 한국이 개선했음에도 불구하고 불합리한 규제를 계속하고 있다. 이런 일본을 상대로 관계 개선의 노력을 우리만 지속하는 것이 합당한 것인지 정부는 진지하게 되물을 필요가 있다.
  • YS 5주기 추도식…박병석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YS 5주기 추도식…박병석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김영삼(YS)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추도식이 20일 국립 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됐다. 박병석 국회의장과 정세균 국무총리을 포함해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정치권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박 의장은 추도사에서 유명한 어록인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를 인용해 “영원한 의회주의자 민주주의의 큰 산 고 김영삼 대통령님을 추모하기 위해 모였다”라고 말했다. 박 의장은 “대통령님의 마지막 유훈도 통합과 화해였다”며 “그러나 아직도 우리는 갈등과 분열의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영논리는 공고하고 건전한 비판이 있어야 할 자리엔 혐오가 있다”며 “갈등과 분열의 정치를 이제 멈춰 세우는 것이 이 시대 정치인들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대도무문의 올곧음으로 분열의 시대를 끝내고 통합의 시대를 만들겠다”며 “정부는 통합과 포용에 앞장서서 대통령님의 뜻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 차남인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는 “아버님께 늘 죄송스러운 마음뿐이었다”며 “그동안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김영삼과 그의 업적을 지우려고 횡행했던 무지와 폭력을 숱하게 목도했다”고 말했다. 김덕룡 추모위원장은 “정치 현실이 답답하고 꽉 막혀 있어서 대도무문의 걸음걸이가 새삼 크게 느껴진다”고 추모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진중권 “여권, 허구를 사실로 만들려고 한다…한국의 트럼피즘”

    진중권 “여권, 허구를 사실로 만들려고 한다…한국의 트럼피즘”

    국민의힘·국민의당 ‘국민미래포럼’서 강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0일 야권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허구를 만들어 놓고 그것을 사실로 만들려고 한다”며 여권을 비판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이날 여의도 정치카페 하우스에서 열린 국민미래포럼에서 ‘탈진실의 시대’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팩트 자체를 두고 싸우는 이상한 상황” 정치카페 하우스(How’s)는 국민의힘 원내외 정치인들이 참여한 협동조합이 운영하고 있으며, 국민미래포럼은 국민의힘·국민의당 의원들의 모임이다. 이날 강연에서 진중권 전 교수는 “옛날에는 팩트를 인정하고 해석하는 싸움이었는데, 이제는 팩트 자체를 두고 싸우는 이상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는 사실을 말하고 그들은 거짓말하는데 손해는 내가 본다”며 “내가 원래 꿈꿨던 유토피아적 비전이 오히려 디스토피아로 실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국·추미애, ‘자기변명 판타지’로 국민을 이주시키려 한다” 이날 강연에서 진중권 전 교수는 전·현직 법무부 장관을 향해 ‘조국씨’, ‘추미애씨’라 부르며 “자기변명을 위해 판타지를 구성했다”면서 “자기가 잘못하지 않은 대안적인 세계를 만들어놓고 국민을 이주시키려 한다”고 꼬집었다. “지지층만 결집하는 ‘트럼피즘’, 민주당서 나타나” 진중권 전 교수는 ‘탈진실’의 싹을 본 것이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곽노현 전 교육감은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 1년이 확정돼 교육감직을 상실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그 분이 부정한 일을 했는데, (여권이 곽노현 전 교육감을) 잘라내고 사과하지 않고 ‘곽노현은 무죄’라고 편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람들을 반으로 갈라치고 지지층만 결집해도 집권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미국의 트럼피즘이 한국에선 민주당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민주당 의원들, ‘뉴스공장’ 출연을 ‘성은’으로 여겨” 진중권 전 교수는 또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해 “프로파간다 머신(선전 기기)”으로 규정하고 “민주당 의원들이 다 그거 듣고 있는데 사람들이 완전히 돌았다”며 원색적인 비난도 더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뉴스공장’에 한번 나가는 것이 성은(聖恩)을 입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보수 버리라는 게 아니다…중도의 관점에서 얘기하란 것” 진중권 전 교수는 국민의힘을 향해 “보수를 버리라는 것이 아니라 보수의 이야기를 중도의 관점에서 하라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대깨문’(문 대통령 열성 지지자를 비하하는 표현)만 대표하고 있으니 (국민의힘은) 통합의 리더십을 얘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맨날 ‘꼴보수’만 하다가 진짜 보수층을 저들(더불어민주당)에게 다 빼앗겼다”면서 “합리적인 중도보수 연대의 틀을 꾸리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필근 경기도의원, ‘다산의정 대상’ 수상

    이필근 경기도의원, ‘다산의정 대상’ 수상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이필근 도의원(더불어민주당·수원3)이 19일 경기문화재단 다산홀에서 개최된 ‘제2회 다산의정대상’을 수상했다. 이필근 의원은 전반기에는 안전행정위원회 위원, 후반기에는 기획재정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도민의 안전, 기본소득에 관심을 갖고 의정활동에 임했다. 이 의원은 지난 10월 화성행궁 한옥기술전시관에서 ‘코로나19 이후, 다산에게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정책토론 대축제를 개최하여 다산 정신의 활용 방안을 모색했으며, 최근 제348회 정례회 5분발언을 통해서는 실사구시 다산의 정신을 경기도 공무원과 도 내 학생들을 위한 교육컨텐츠로 개발하고 다산 연구에 대한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또한 ‘경기도 재난현장활동 물적손실 보상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을 통해 소방 재난대응 활동으로 발생한 손실을 보상받을 수 있게 하여 소방기관 또는 소방대가 적극적인 재난대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며, ‘경기도 화재대피용 방연마스크 비치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을 통해 공공기관, 다중이용시설 등에 화재 발생 시 방연마스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를 마련해 다산의 애민과 봉공의 정신을 실천하고자 했다. 이필근 의원은 “다산의 실학정신은 현실과 맞닿아 있는 실천적 고민이라 할 수 있고 그 의미를 충분히 살펴 오늘의 대안으로 이루어야 하는 귀중한 사상적 유산”이라면서 “앞으로도 다산 정신이 경기도의 정책으로 구현 될 수 있게 이를 연구, 교육하는 데 관심을 갖고 애민, 봉공의 정신으로 의정활동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다산의정대상은 중부일보가 경인지역의 풀뿌리 정치인들을 찾아 1600만 수도권 주민의 이름으로 표창하는 상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강세, 김봉현 증인 신청 “진술 신빙성 흔들려…재검증해야”

    이강세, 김봉현 증인 신청 “진술 신빙성 흔들려…재검증해야”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투자를 받은 상장사 스타모빌리티에서 김봉현 전 회장과 함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가 김 전 회장을 증인으로 재차 신청했다. 이 대표 측은 19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이환승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김봉현과 다른 증인들의 법정 진술이 계속 상충하고 있다”며 “사실 규명을 위해 증인신문을 다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김 전 회장과 공모해 회사자금 192억원을 횡령하고 검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직원에게 관련 증거를 숨기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김 전 회장에게서 5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대표가 검찰 소환조사 일정을 늦춰주겠다며 김 전 회장으로부터 2000만원을 받았다고 보고 이 대표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이 대표는 스타모빌리티에서 자신이 자금 집행에 관한 결재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없었으며, 횡령은 회사의 실권을 쥐고 있던 김 전 회장이 단독으로 벌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강 전 수석 청탁 명목으로 돈을 받은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변호사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도 피해자들과 합의 예정이라고 말하면 조사 일정이 늦춰질 수 있다는 원론적인 조언을 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 측은 “이 대표의 모든 혐의에서 핵심 증거는 김봉현의 진술인데, 재판을 거듭할수록 진술의 신빙성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김봉현은 지난번 법정 증언 이후 검찰 압박수사로 일부 진술을 강요했다는 폭로를 하는 등 사정 변경이 생겼다. 재차 법정에 불러 진술 내용에 변함이 없는지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달 이 대표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대표를 통해 강 전 수석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후 그는 변호인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 등에서 여권 인사들에 대한 로비 진술을 한 것은 검찰의 회유 때문이며, 실제로는 정치인들에게 돈을 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개혁입법 ‘중대재해처벌법’ 처리해야”

    “개혁입법 ‘중대재해처벌법’ 처리해야”

    당 지도부 입법 결단 미루자 공개 압박“입법 원칙 훼손되거나 후퇴해선 안돼”정의당 “민주 당론 거부하면 총력 투쟁”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논의를 차일피일 미루는 가운데 당내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와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에서 법안 처리를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 또 정의당은 연내 입법을 위한 ‘총력 투쟁’에 돌입하겠다며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민평련 소속 의원 42명은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과의 약속인 개혁입법 과제에 대해 원칙 있고 책임성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공정경제3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으로 기업이 망할 것처럼 목소리를 높인다고 해서 개혁 입법의 원칙이 훼손되거나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더미래 역시 이날 조찬 토론회를 열어 중대재해법을 논의한 후 기자회견을 통해 법 통과를 촉구했다. 위성곤·한준호·허영 의원 등 더미래 소속 의원들은 “중대재해법은 기업 내 안전조치를 설계하고 이를 위반할 시 형사처벌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죽음을 예방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김종철 대표도 “민주당이 중대재해법을 당론으로 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논란이 되거나 기업에 압박되는 것은 결코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이달 말이나 내달 초까지 당론 결정을 안 하면 투쟁 수위를 더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한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는 “법적 안전장치 없이 방기하는 것은 나라가 기업에 살인 면허를 준 것이고 정치인들도 그에 동조한 것”이라며 “이런 나라 꼬락서니를 보니 정말 분통이 터지고 가슴에서 불이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중대재해법과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을 모두 테이블에 올려놓은 채 결단을 미루고 있다. 국회에 발의된 중대재해법 제정안으로는 지난 6월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발의한 안과 지난 12일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발의한 안이 있다. 또 민주당에서는 장철민 의원이 지난 16일 중대재해법 대신 기존의 산안법을 보완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당초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지난 9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중대재해법을 직접 거론하며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그러나 전날 관훈토론회에서는 “의견이 다른 쟁점이 포함된 몇 개의 법안이 나와 있다. 산안법 개정안도 그중의 하나”라며 “법안 내용은 상임위 심의에 맡기는 게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상임위에 공을 넘겼다. 정책위와 당 일각에서 공무원 처벌이나 이중 처벌, 기업 부담 등을 우려하며 산안법 개정안을 들고 나오자 중대재해법의 당론 추진에 선을 그으며 한발 물러선 것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야당 간 금태섭 “서울시장 고민 중… 민주당 ‘남 탓’에 염증 느껴”

    야당 간 금태섭 “서울시장 고민 중… 민주당 ‘남 탓’에 염증 느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18일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야권 후보로 출마할 뜻을 내비쳤다. 금 전 의원은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 강연에서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깊이 고민하고 있다. 서울시장의 의미 등을 고민해서 감당해야 할 일이 있다면 감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 전 의원은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을 치르는 방식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탈당한 뒤 바로 국민의힘에 들어가서 경선을 하는 건 어떤 설명을 붙이더라도 국민이 보기에 별로 좋지 않을 것”이라며 “여러 협력과 경쟁 방법이 있을 텐데 그것들을 정할 때 충분히 말하고 국민의힘의 제안에 모든 양보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금 전 의원이 범야권 후보로 머물며 지지도 추이 등을 지켜본 뒤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금 전 의원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제안한 ‘야권 혁신 플랫폼’에 대해서는 “간판을 바꾸는 조치만으로는 변화의 계기를 만들기 어렵다”며 “연대하려는 모든 세력이 스스로 변화와 혁신을 해야 한다. 이것을 ‘곱셈의 연대’라 부르고 싶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은 특히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며 야권 정치인으로의 재탄생을 신고했다. 그는 “제가 민주당을 탈당한 이유는 편 가르기를 하면서 진영논리에 편승한 정치 때문”이라며 “많은 국민들은 무슨 문제가 생기면 전 정권 탓, 야당 탓, 언론 탓, 친일파·토착왜구라고 하면서 죽창가를 부르는 민주당의 남 탓에 염증을 느낀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민주당의 독선과 오만, 고집과 집착을 생각하면 고개를 들 수 없다”며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매일같이 충돌하는데 집권 여당은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고, 대통령도 침묵만 한다”고 덧붙였다. 금 전 의원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윤 총장은 훌륭한 검사이고, 제가 검찰에 있을 때도 선후배들로부터 많은 신망을 받았다”며 “검사들이 경멸하는 검사는 정치권에 기웃거리고, 기업인을 만나는 부류인데 윤 총장은 그런 면이 없다”고 했다. 특히 “현직 총장이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 등장하고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건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지만, 윤 총장 잘못이라기보다는 정치인들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금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에서는 원색적인 비난이 나왔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친정집 우물에 침을 뱉지 말라”며 “국민이 정치를 혐오하고 냉소하는 큰 이유 중 하나가 철새정치다. 경유형이든 직행이든 철새는 정치 불량배들”이라고 비꼬았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조국, “기자는 검사 앞에만 서면 왜 작아지는가”

    조국, “기자는 검사 앞에만 서면 왜 작아지는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8일 가수 김수희의 노래 ‘애모’의 가사를 인용해 검찰과 언론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조 전 장관은 “라임·옵티머스 펀드의 청와대나 여당 로비 의혹은 엄청나게 기사를 쏟아내더니, 검사 관련 의혹이 나오니 기사가 급속히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술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수사대상인 검사 3인의 이름은 법조기자들 사이에 공유되어 있지만, 추적 취재도 심층 취재도 없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은 “언론의 통례로 보면 (술접대 의혹 장소로 지목된) 룸살롱 내부 구조, 술 종류 및 비용, 접대 종업원 숫자 등에 대한 자극적 기사가 나올 법도 하다”면서 “해당 검사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는 시도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대신 검사 3인은 혐의를 강력 부인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법무부의 감찰 지시에 대한 비판 기사가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조 전 장관은 아직 진실은 모른다면서도 “언론의 온순함, 양순함, 공손함은 돋보인다”며 “‘애모’의 가사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가 생각난다”고 밝혔다. 한편 김 전 회장이 술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검사의 명단에 대해 박훈 변호사는 “김봉현이 술접대했다는 잔챙이 검사 3명의 이름을 다 알고있다”면서 그 가운데 한 명의 실명과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김봉현이 술접대했다고 한 검사 3명 중 2명에 대해서는 이미 압수수색을 했는데 언론에서 피의혐의자 검사들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면서 “거론된 검사들 이름은 기자들이 말해줬던 것인데 김봉현이 입에서 나오는 정치인들은 거침없이 공개하는데 같은 공직자인 검사들 이름은 왜 공개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이라고 검사 명단 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회 소속 박 변호사는 “기자들이 다 알고 있는 검사들을 말입니다”라며 “그들이 나서지 않으니 내가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중대재해처벌법 주저하는 민주당…더미래·민평련 “개혁입법 후퇴 안돼“

    중대재해처벌법 주저하는 민주당…더미래·민평련 “개혁입법 후퇴 안돼“

    정의당, 연내 입법 위해 ‘총력 투쟁’ 예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논의를 차일피일 미루는 가운데 당내 최대 계파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과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더미래)에서 법안 처리를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 또 정의당은 연내 입법을 위한 ‘총력 투쟁’에 돌입하겠다며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민평련 소속 의원 42명은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과의 약속인 개혁입법 과제에 대해 원칙 있고 책임성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공정경제3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으로 기업이 망할 것처럼 목소리를 높인다고 해서 개혁 입법의 원칙이 훼손되거나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평련 대표 우원식 의원은 “당에도 (당론 추진을) 촉구하고 야당에도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하겠다”고 밝혔다. 더미래 역시 이날 조찬 토론회를 열어 중대재해법을 논의한 후 기자회견을 통해 법 통과를 촉구했다. 위성곤·한준호·허영 의원 등 더미래 소속 의원들은 “중대재해법은 기업 내 안전조치를 설계하고 이를 위반할 시 형사처벌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죽음을 예방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고 김용균 母 “정치인들도 기업에 동조...가슴에 불이 나” 정의당 김종철 대표도 “민주당이 중대재해법을 당론으로 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논란이 되거나 기업에 압박되는 것은 결코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이달 말이나 내달 초까지 당론 결정을 안 하면 투쟁 수위를 더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한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는 “법적 안전장치 없이 방기하는 것은 나라가 기업에 살인 면허를 준 것이고 정치인들도 그에 동조한 것”이라며 “이런 나라 꼬락서니를 보니 정말 분통이 터지고 가슴에서 불이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올해 1월부터 사업주 처벌을 강화한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시행되고 있지만 산업재해 방지와 사업주 책임 강화 등 실효성 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김씨는 지난달 8월말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중대재해법 제정을 올려 10만여명이 동의했다. 강은미 의원은 “이천 화재 참사만 해도 분명 원청의 잘못임에도 원청 대표는 불구속이고, 실무자만 8명 구속됐다”며 “산업안전법(산안법) 개정안으로는 기업의 책임자를 처벌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중대재해법·산안법 모두 올려놓고 ‘만지작’ 민주당 지도부는 중대재해법과 산안법 개정안을 모두 테이블에 올려놓은 채 결단을 미루고 있다. 국회에 발의된 중대재해법 제정안으로는 지난 6월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발의한 안과 지난 12일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발의한 안이 있다. 또 민주당에서는 장철민 의원이 지난 16일 중대재해법 대신 기존의 산안법을 보완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강 의원 안은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에게 노동자의 업무상 유해·위험을 방지할 포괄적인 의무를 부여하고, 이를 위반해 사망사고를 낸 경우 3년 이상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상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또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해 손해액의 3~10배의 배상 책임을 지도록 했다. 감독이나 인허가 권한을 가진 공무원도 처벌될 수 있다. 박 의원 안 역시 큰 틀에서 유사하지만,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는 법 적용을 4년간 유예하도록 했다. 반면 장 의원의 개정안은 사업주가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해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벌금 개인 500만원, 법인 3000만원 이상으로 규정했다. 또 동시에 3명 이상의 근로자가 사망하거나 1년간 3명 이상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 100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행법 보다는 책임과 처벌 수위를 강화했지만, 중대재해법과 비교하면 훨씬 약하다. 벌금 역시 하한선을 두긴 했지만, 지금도 중대재해 벌금 부과액 평균이 450만원 수준으로 큰 차이가 없다. ‘중대재해법’ 역설했던 이낙연...“당론 추진 없다” 당초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지난 9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중대재해법을 직접 거론하며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그러나 전날 관훈토론회에서는 “의견이 다른 쟁점이 포함된 몇 개의 법안이 나와 있다. 산안법 개정안도 그중의 하나”라며 “법안 내용은 상임위 심의에 맡기는 게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상임위에 공을 넘겼다. 정책위와 당 일각에서 공무원 처벌이나 이중 처벌, 기업 부담 등을 우려하며 산안법 개정안을 들고 나오자 중대재해법의 당론 추진에 선을 그으며 한발 물러선 것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대권 직행’ 못 박은 유승민, “금태섭 서울시장 출마 환영”

    ‘대권 직행’ 못 박은 유승민, “금태섭 서울시장 출마 환영”

    유승민 “국민의힘과 함께라면...금태섭 서울시장 출마 환영” 2022년 대권 도전을 시사한 국민의힘 소속 유승민 전 의원이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고민 중인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손을 내밀었다. 금 전 의원이 ‘야권 후보’로 분류되는 데에 대해서는 “국민의힘과 함께 하겠다는 결심이 서야 한다”고 했다. 18일 유 전 의원은 서울 여의도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 ‘희망22’에서 금 전 의원을 거론하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준비위원회가 그런 분들을 받아들이기 위해 국민 참여 비중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과 같이 한번 정치 해보겠다는 결심이 서야 한다”며 전제 조건을 달았다. 금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강연에 참석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이날 유 전 의원은 “저는 그동안 대선 출마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혀왔던 사람”이라면서 “이런 노력을 공개적으로 시작한다”고 대선 출마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유 전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로 선회할 가능성에 대해선 “전임 시장의 권력형 성범죄 때문에 갑자기 생긴 선거”라며 “그래서 이제까지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2022년 대선 후보 경선을 놓고 유 전 의원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홍준표 무소속 의원 등 범야권 주자 모두의 치열하고 공정한 경쟁을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다음 대선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모든 문호를 개방해 놓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심플하게 생각한다”며 “안 대표, 홍 전 대표 등 바깥에 계신 분들 다 와서 같은 링 위에 올라가 중도 단일 후보를 뽑고, 후보를 뽑으면 모든 사람들이 다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식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금태섭 “서울시장 출마, 책임감 갖고 깊이 고민 중”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내년 4·7 서울시장 선거에 야권 후보로 출마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금 전 의원은 18일 국민의힘 초선 모임 ‘명불허전보수다’ 초청 강연에서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깊이 고민하고 있다. 감당해야 할 일이 있다면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탈당한 뒤 바로 국민의힘에 들어가 당내 경선을 한다는 것은 어떤 설명을 붙이더라도 국민이 보기에 별로 좋아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일단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선거를 앞두고 여러 협력과 경쟁 방법이 있다. 방식과 방법을 정할 땐 충분히 말하고 모든 양보를 하겠다”고 연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 금 전 의원은 “형식적으로 당 하나 만들어 간판 바꾼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주도권 다툼에 중구난방이 되고 기존 지지자가 떠날 수 있다. 연대하려는 모든 세력이 스스로 변화와 혁신을 해야한다. 이것을 곱셈의 연대라 부르고 싶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은 국민의힘에 사실상 연대 조건으로 뼈를 깎는 자기 혁신과 중도로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그는 “자기희생과 변신의 처절한 노력이 필요하다. 놀랄 수밖에 없는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광주에 사과하고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법안에 유연한 반응을 하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조금 더 했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금 전 의원은 정권 교체의 성공 모델로 민주당이 2007년 대선 참패 후 패배주의에 빠졌다가 2016년 총선에서 원내 제1당이 되며 정권을 되찾아온 사례를 제시했다. 지금의 민주당에 대해 금 전 의원은 “독선과 오만, 고집과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매일같이 사사건건 충돌하는데 집권 여당, 정치인들은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다. 대통령도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침묵한다”고 비난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전세난에 호텔방 전월세 전환…“처절히 깨진 아이디어”

    전세난에 호텔방 전월세 전환…“처절히 깨진 아이디어”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전세난의 해법으로 호텔을 주거용으로 바꾸어 전월세로 공급하겠다고 밝힌 것이 일파만파의 파장을 낳고 있다. 당장 유승민 전 민주당 의원이 18일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가장 뼈아픈 패착’이라고 했는데 우선 지난 7월 민주당 혼자 통과시킨 임대차 3법부터 원상복구하고, 23회의 부동산 대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호텔방을 주거용으로 바꿔 전월세로 내놓는 정책에 대해서는 기가 막힌다며, 어느 국민이 그걸 해결책이라고 보겠냐고 비판했다. 그러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기획대책단장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해외사례를 하나의 예로 든 것”이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김 단장은 “하나의 예고, 딱 대책으로 나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말씀하신 것은 아니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호텔을 주거용으로 바꾼 사례는 이미 실패작이 나왔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호텔을 주택으로 개조하는 시도는 이미 베니키아 동대문 호텔을 숭인동 역세권 청년주택으로 전환하는 실험에서 처절히 깨진 아이디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개인적으로 고려대학교 기숙사 확충을 위해 인근 호텔을 이용해 기숙사 전환하려는 구상을 옆에서 지켜볼 기회가 있었는데 비용이 상상 이상이라 학생들이 감당할만한 임대료를 뽑아 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그는 “지금까지 전문가들의 말을 콧등으로도 듣지 않고 뇌피셜 정책을 무한 반복하다가 집값 올리고 전세 올리고 월세 올리니 원성이 자자해 앗뜨거 하면서 대책을 닥달하니 공무원들은 실패한 정책을 재탕 삼탕해 가져오는데 무능한 정치인들은 이게 되는밥인지 안되는밥인지도 모르고 아무렇게나 싸지른다”며 신랄한 비판을 제기했다. 이 교수는 “지금 전세로 나올 인기 없는 호텔과 공장은 당연히 인기 없는 이유가 있는 것이고, 또 그 과정에서 정부는 필연적으로 잘못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고 그 결과 전세 안 들어오면 위험부담은 또 다 세금”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부동산 해법에 대해 “그냥 잘못했다 실책을 인정하고 거래를 늘리고 공급을 늘리는 방식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답은 없다”면서 “다른걸 다 떠나 3년반동안 놀고 있다가 이제서 호텔을 개조해 전세 공급을 늘리겠다는걸 대책으로 들고나오기 까지의 그 무능함과 오만을 시장이 국민이 잊을 것 같은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서울 종로구 숭인동의 베니키아 호텔은 지난해 12월 청년주택으로 전환해 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입주자를 모집했지만, 높은 임대료 탓에 당첨자의 90%가 입주를 포기하는 일이 발생했다. 하지만 7~8월에 입주가 완료되면서 현재는 빈 방이 없는 상태라고 부동산 중개업소는 전했다. 1년 단위로 계약하는 숭인동 청년주택은 전용면적이 17~43㎡(5~13평)에 따라 보증금 2300만~8740만원에 월 임대료 45만~87만원이다. 보증금의 50%는 서울시에서 무이자로 지원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금태섭 “서울시장 출마 깊이 고민…윤석열은 정치 어려워”

    금태섭 “서울시장 출마 깊이 고민…윤석열은 정치 어려워”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18일 국민의힘 주최 강연에서 내년 4·7 서울시장 선거 출마 가능성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가능성을 내비쳤다. 금 전 의원은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인 ‘명불허전보수다’ 강연에서 이같이 밝히고 “서울시장의 의미와 감당할 역할의 의미를 깊이 고민해서 감당해야 할 일이 있다면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출마를 시사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문제를 비롯해 국민이 고통을 겪고 있는 여러 난맥상은 행정력 부족이나 경험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합리적 정치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여러 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나도 나름의 역할을 찾을 거지만, 국민의힘은 국민의힘 나름의 역할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국민의힘을 향해선 “불이익을 감수하며 변신에 노력해 대안세력으로 바뀌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며 “지금 야당도 자기희생과 변신의 처절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놀랄 수밖에 없는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광주에 사과하고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법안에 유연한 반응을 하는 것은 훌륭한 일”이라며 “그러나 조금 더 했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금 전 의원은 또 곱셈의 정치를 강조하며 “형식적으로 당 하나 만들어 간판 바꾼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주도권 다툼에 중구난방이 되고 기존 지지자가 떠날 수 있다”며 “연대하려는 모든 세력이 스스로 변화와 혁신을 해야한다. 이것을 곱셈의 연대라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민주당에 대해선 “독선과 오만, 고집과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법무부 장관과 검찰 총장이 매일같이 사사건건 충돌하는데 집권 여당, 정치인들은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다. 대통령도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침묵한다”고 비난했다. 범야권 대선 후보 지지도 1위를 달리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그가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 전 의원은 “윤 총장은 훌륭한 검사라 생각하지만, 저도 검찰에서 12년 근무하고 나왔는데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조직에 있다 보면 시야가 좁아진다”며 “정치는 넓게 봐야 하고 타협해야 하는 일인데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바로 정치권에 들어오면 실력 발휘가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씨줄날줄] 97그룹과 장강의 뒷물결/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97그룹과 장강의 뒷물결/박홍환 논설위원

    더불어민주당 박용진·박주민 의원과 김해영 전 의원, 국민의힘 김세연 전 의원, 같은 당 윤희숙 의원, 정의당 김종철 대표…. 1990년대에 대학 생활을 한 1970년대생들이라 해서 이른바 ‘97그룹’으로 분류되는 정치인들이다. 이들의 정치권 내 존재감이 확대되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당내에서 금기시됐던 이승만·박정희 재평가 등 진영 논리를 혁파하면서 대권 도전 의사까지 밝혔다. 박주민 의원은 재선이지만 당 대표에 도전했고,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주요 후보로도 꼽힌다. 국민의힘 김 전 의원은 소속당을 “생명력 없는 좀비”라고 비판한 뒤 4선 고지를 포기하고 총선에 불출마했는데 당내에서는 조만간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국회 5분 연설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윤 의원은 초선이라는 약점 및 최근의 ‘전태일 논란’에도 불구하고 보수 경제통 입지가 두터워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도 거론된다. 정의당 김 대표도 “진보정당 금기를 깨겠다”며 적극적인 정치 행보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이른바 ‘386세대’가 정치권에서 회자됐다. 군부독재 시절이던 1980년대에 대학 생활을 한 1960년대생들이 30대에 접어들면서 정치권에 수혈되기 시작했는데 당시 가장 빨랐던 PC칩 이름을 차용해 386세대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진 것이다. 세대교체의 의미도 컸다. 기득권 세력의 견제가 집요했음은 물론이다. 허인회씨의 김대중(DJ) 전 대통령에 대한 큰절을 빌미로 ‘운동권 정치상술’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노무현 시대’에 ‘좌희정·우광재’로 대표되던 386세대는 40대에 접어들면서는 ‘86세대’로 불리고 지금 여권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86세대가 기득권 세력을 대체했던 것처럼 기득권 세력이 돼버린 86세대를 교체할 집단으로 97그룹이 주목받는다. 중국의 오래된 격언으로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長江後浪推前浪)라는 말이 있다. 장강의 도도한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듯이 오래된 사람이 새 사람으로 바뀌는 것은 세상의 이치라는 뜻이다. 노무현 시대 이후 10년이 한참이나 넘었으니 97그룹이 대세가 된다 해서 조금도 어색할 일도 아니다. 문제는 세력화 여부다.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수량이 적다면 천천히 밀어낼 수밖에 없다. ‘민주화 운동의 공유’라는 가치연대의 86세대와는 달리 97그룹의 공통점은 나이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21대 국회에서 1970년대생은 전체 300명 중 42명(14%)에 불과하다. 이들이 ‘큰 울림’의 정치로 세대교체의 정당성을 확보하길 꿈꾼다. stinger@seoul.co.kr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미디어와 정치의 스포츠화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미디어와 정치의 스포츠화

    몇 해 전부터 미국 정치를 이야기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배운 것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가 포스팅을 한 지 첫 한두 시간 내에 ‘좋아요’를 많이 받으면 페이스북이 훨씬 더 많은 사람에게 그 포스트를 보여 준다는 사실이다. 더 많은 사람에게 도달한 포스트는 더 많은 ‘좋아요’를 받고, 더 많은 팔로어를 만들어 낸다. 나는 자연스럽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좋아요를 받는 글을 쓸까’를 고민하게 됐고, 좋아요를 많이 받은 포스트와 그렇지 못한 포스트를 비교해 보며 어떤 요소가 그런 차이를 만들었는지 궁금했다. 그렇게 살펴보다가 깨달은 사실은 소위 ‘사이다 발언’이 들어간 글이 눈에 띄게 ‘좋아요’를 많이 받더라는 거다. 밤고구마를 먹다 막힌 것처럼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뚫어 주는 발언, 명쾌한 논리로 상대방의 주장을 무장해제시키는 글은 소셜미디어에서 큰 인기를 끈다. 내가 그런 발언을 직접 할 필요도 없다. 사이다 발언을 잘하기로 소문난 정치인들의 말을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그 포스트는 많은 사람의 ‘좋아요’를 받고 널리 퍼져 나간다. 대표적인 ‘사이다 정치인’이 버니 샌더스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다. 이들의 발언은 부자들 편에 선 미국 정치인들이 숨기는 현실을 낱낱이 드러내고, 명쾌한 논리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을 그려내니 인기가 없을 수 없다. 미국 정치인만 그런 것도 아니다. 인터넷에서 ‘사이다 발언’을 검색해 보면 현재 한국에서 정치적인 이슈가 되는 사안들에 대한 양 진영의 통쾌한 발언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착각하면 안 될 게 있다. 사이다 발언은 오로지 자신이 동의하는 의견일 경우에만 ‘탄산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실이다. 내가 반대하는 진영에서 사이다라고 좋아하는 발언은 전혀 동의할 수 없거나, 오히려 나의 분노만 더욱 키울 뿐이다. 영어 표현에 “성가대를 향해 설교한다(preach to the choir)”라는 게 있다. 목사가 신도, 혹은 청중의 생각을 바꾸는 설교를 하는 대신, 성가대원들 즉 이미 목사의 주장에 동의하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이야기를 한다는 뜻이다. 정치인들의 사이다 발언이 사실은 이런 성가대를 향한 설교인 경우가 흔하다. 우리는 이미 그들의 의견에 동의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말이 최소한 중도에 속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지 못한다면 그 발언은 같은 편을 즐겁게 해 주는 엔터테인먼트 이상이 아니다.●최고의 투표율이 남긴 것 전 세계인의 관심을 모았던 올해 미국의 대통령선거는 그 중요성에 걸맞은 높은 투표율을 낳았다. 미국에서 67%라는 투표율은 120년 만에 처음 보는 놀라운 숫자다. 투표가 ‘민주주의 꽃’이라면 미국은 찬란한 꽃을 피운 셈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이번 선거를 자랑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패한 후보가 총체적인 부정선거라며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이번에 투표한 유권자들은 민주주의의 축제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자세로 임했기 때문이다. 칼과 총이 동원돼 정권이 교체되던 과거와 비교하면 발전된 모습인 건 분명하지만, 21세기에 정치 선진국이라는 곳에서 일어나는 선거가 상대방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두 진영이 벌이는 사나운 전투가 되는 것은 우리가 생각한 선진 정치와는 거리가 멀다. 미국의 철학교수인 조너선 엘리스는 미국의 정치가 갈수록 합의 도출에 실패하고 분열과 대립으로 흐르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20세기에 미국의 각급학교에 확산된 ‘토론팀’(debate team) 문화를 지적했다. 현재 미국의 유명한 정치인들은 대부분 학생 시절 토론팀 활동을 했던 사람들이다. 올해 71세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을 포함, 그 이하의 나이대에 속한 인기 정치인들 중에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토론팀을 하지 않았던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미국의 정치인들이 카메라 앞이나 토론장에서 거침없는 화술을 구사하는 건 어린 시절부터 단련한, 거의 반사신경에 가까운 토론기술 때문이다. 논리는커녕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늘어놓으면서 말문이 막히면 악을 쓰는 국회의원들을 많이 봐 온 우리로서는 미국 정치인들의 말솜씨가 부러운 게 사실이지만, 토론에 능한 정치인들이 가득한 미국에서 일구어낸 정치문화가 2020년에 우리가 목도한 모습이라면 그런 토론교육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물론 이 문제를 지적하는 엘리스 교수도 토론의 중요성에 동의하지 않는 건 아니다. 그가 지적하는 건 미국 학교들의 토론팀이 관중을 가진 스포츠 리그처럼 운영되는 ‘방식’이다. 좋은 토론이란 자신이 믿는 바를 설명해서 상대방의 동의를 얻어내거나, 적어도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인데, 승패가 갈리는 스포츠 형태로 운영되는 토론팀의 대결에서 상대방의 주장에 동의하는 것은 곧 패배를 의미한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이런 문화에서 자란 정치인들은 합의를 도출하는 대화에 익숙하지 않게 된다. 게다가 각 토론팀은 자신의 신념이 아닌, 주최 측으로부터 배정받은 주장으로 대결해야 한다. 한마디로 신념도 없고, 합의할 줄도 모르는 정치인을 만들어 내는 양성소가 되는 셈이다. ●유권자들의 편가르기 낯선 미국의 고등학교 문화까지 갈 필요도 없다. 우리나라 방송에서 보는 ‘100분 토론’이나 ‘심야토론’을 봐도 다르지 않다. 혀를 칼처럼 휘두르는 검투사들이 나와서 생사의 대결을 펼치고, 사람들은 그걸 지켜보며 자기편을 응원하는 일이 항상 벌어진다. 방송사들은 토론 프로그램이 현안에 대해 깊이 알아보자는 의도로 준비된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댓글은 두 진영으로 갈라진 시청자들의 응원과 욕설로 가득하다. 여기에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 미디어의 이해관계다. 토론이 스포츠처럼 뜨겁게 진행될 경우와 (본 적은 거의 없지만) 차분한 대화를 통한 정보와 의견교환이 이루어지는 경우 어느 쪽이 더 시청률이 높을까? 물론 방송사가 시청률을 위해 양측이 하기 싫어하는 싸움을 붙인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토론이 대결의 구도로 만들어진 이상, 참여자는 이겨야 한다는 자세로 임할 수밖에 없다. 시청률이 중요한 매스미디어가 그렇다면, 알고리듬이 지배하는 소셜미디어는 훨씬 더 심각하다. 정치인들이 TV 토론에서 상대방을 이기려고 노력한다면, 인터넷에서는 바이럴될 수 있는 통쾌한 한마디를 만들어 내기 위해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노력하게 된다. “미디어가 곧 메시지”라는 20세기의 미디어 학자 마셜 매클루언의 말은 소셜미디어 시대에 들어오면서 그 의미가 더욱 분명해졌다. 미디어의 성격이 말의 내용을 결정한다면, 알고리듬이 지배하는 소셜미디어는 사람들이 상대방을 통쾌하게 무찌르는 사이다 발언을 하도록 유도한다. ●지루한 정치의 가치 미국은 민주주의로 시작한 나라가 아니다. 그런데 많이 배운 부자 남성들이 모여 국정을 논의하는 건국 초기의 공화정에서 모든 국민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민주주의로 옮겨가게 된 배경에는 소수의 엘리트가 아닌 더 많은 사람이 함께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할 때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집단지성’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좋은 의도로 출발한 민주주의가 21세기에 이르러서는 양쪽의 진지전(陣地戰), 혹은 관중을 흥분시키는 스포츠로 변질되고 있다. 정치가 과거보다 더 많은 유권자의 관심과 참여를 끌어냈음에도 부끄러운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정치가 미디어와 만나는 과정에서 위에서 설명한 부작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요란한 도널드 트럼프의 시대를 통과하면서 미국에서는 “정치를 다시 지루하게 만들자(Make Politics Boring Again)”는 구호가 등장했다. 온 국민이 뉴스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4년을 보내면서 영웅이 등장할 필요가 없는 지루한 정치의 가치를 깨닫게 된 것이다. 경선주자들 중에서 가장 말솜씨 없고 지루한 후보였던 조 바이든이 결국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된 것, 그리고 그가 본선에 올라가서도 대중 유세연설을 거의 하지 않고 자신의 집 지하실에서 최소한의 메시지만 전달하면서도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을 무시한 채 수많은 청중을 모으고 흥분시킨 트럼프를 이긴 것도 스포츠로 전락한 정치에 대한 미국인들의 피로감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에서 정치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필수적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관심의 양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관심의 성격이다. 정치인은 우리를 흥분시키는 스포츠 선수일 필요가 없다. 정치의 궁극적 목적은 합의의 도출이지 승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코드미디어 디렉터
  • ‘97세대 트로이카’ 박용진·박주민·김종철 세대교체 기수 될까

    ‘97세대 트로이카’ 박용진·박주민·김종철 세대교체 기수 될까

    1990년대에 대학생활을 한 70년대생을 가리키는 ‘97세대’가 최근 차세대 주자로 거명되는 등 정치권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선배 그룹인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가 기득권으로 자리매김한 상황에서 그 후배 세대들이 새로운 변화의 기수로 떠오른 것이다. 다만 일부 주자들의 약진만으로 세대교체를 말하기는 성급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21대 국회에서 70년대생은 42명으로 전체 300명 중 14%를 차지한다. 더불어민주당 23명, 국민의힘 16명, 정의당 1명, 국민의당 1명, 시대전환 1명 등이다. 이들 중 최근 가장 주목받는 건 민주당 소속 재선의 박용진(49)·박주민(47) 의원과 정의당 김종철(50) 대표 등 3인이다. 20대 국회에서 ‘유치원 3법’으로 이름을 알린 박용진 의원은 가장 적극적으로 정치 세대교체를 강조하고 있다. 최근 대권 도전 의사까지 밝힌 그는 15일 페이스북에 “정치인이 좌우의 논리와 여야의 진영을 넘어서서 국민을 통합하고 국가 공동체의 번영을 도모하는 데 힘을 보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꽤 거시적인 메시지까지 썼다. 또 국민의힘 김세연 전 의원, 경제학자 우석훈 박사와 ‘진영 논리를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자’는 주제로 대담집도 발간한다. ‘세월호 변호사’로 유명세를 타며 20대 국회에 입성한 박주민 의원은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주요 후보로 꼽힌다. 초선 때 득표율 1위로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냈고, 재선에 성공한 뒤 당대표에 도전하면서 무서운 속도로 정치적 체급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당 지도부가 입법을 꺼리고 있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대표 발의하는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입법 등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 대표는 당대표 선거에서 현역 의원을 상대로 예상 밖의 승리를 거두며 ‘진보정당 2세대’ 시대를 열었다. 취임 직후부터 “진보의 금기를 깨겠다”며 여야 거대 정당이 그동안 꺼려 온 정책 의제를 적극적으로 던지고 있다. 김 대표는 ‘민주당 2중대’를 거부하겠다고 공언했고 최근에는 낙태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에서 주도적 목소리를 내며 거대 정당들의 동참을 끌어내고 있다. 97세대는 민주화운동의 기수인 86세대의 바로 다음 세대로, 선배 세대의 전 분야에 걸친 왕성한 활동 탓에 오랫동안 주목을 받지 못해 왔다. 그러다 몇 년 새 개인기와 정책으로 무장한 97세대 정치인들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정치권에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나온다. 86그룹의 한 의원은 “운동권 출신들이 이제는 기득권이 됐다며 그만하라는 목소리가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새로운 흐름을 불러일으키는 젊은 정치인들이 목소리를 내는 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화 경험을 공유하는 86세대와 달리 97세대는 나이 외에는 공유하는 시대정신 등이 없다는 분석이다. 70년대생 한 의원은 “‘이제는 70년대생이 해 볼 차례’라고 말하기에는 왜 70년대생인지에 대한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닻 올린 국민의당 ‘청년백신’ …安 “30대 수상,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아”

    닻 올린 국민의당 ‘청년백신’ …安 “30대 수상,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아”

    국민의당의 전국청년위원회인 ‘청년백신’이 15일 공식 출범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청년위 출범식에서 “청년 문제는 기성세대가 머리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며 “마음으로 느끼고 공감해야 실제로 그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갖고 되고 절박함이 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부모 덕에 대학에 수월하게 입학하고, 군대를 가지 않거나 군대를 가더라도 편하게 생활하고, 좋은 직장에 쉽게 들어가는 등의 불공정한 사회는 청년들을 분노하게 한다”며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고 주장해야만 이 정부와 정치가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태규 사무총장은 “많은 정당이 집권을 정당의 목표로 생각하지만 여기에 ‘사람을 키우는 일’을 덧붙이고 싶다”며 “지금까지 모든 정권의 말기는 실패로 마무리됐는데 그건 정권에 실력이 없기 때문이고, 실력이 없는 기저에는 사람을 키우지 않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무총장은 “유럽에서 30대 수상들이 나오는 걸 보고 있지만 그게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다. 청년부터 민주주의 교육을 시키고 정당 지도자로 키우는 문화와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라며 “국민의당도 청년들의 변화의지를 잘 담아내서 새로운 정치를 꿈꿔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구혁모 전국청년위원장은 “청년이 항상 사회적 약자로 차별받고 피해만 당하는 건 정치인을 만들어내는 선거의 주체가 바로 기득권 세대이기 때문”이라며 “정치인들이 청년 무서운 줄 알도록 청년이 정치 참여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전국청년위는 구 위원장 등 4명의 당연직을 포함한 54명의 운영위원으로 구성됐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박용진·박주민·김종철 ‘97세대 트로이카’…86그룹 교체시킬까

    박용진·박주민·김종철 ‘97세대 트로이카’…86그룹 교체시킬까

    1990년대에 대학생활을 한 70년대생을 가리키는 ‘97세대’가 정치권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97세대가 정치권은 물론 경제·사회 각 분야의 기득권으로 굳어진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을 상대로 세대교체의 물꼬를 틀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각에서는 97세대의 특정 인물이 주목받을 뿐 세대교체는 이르다고 평가하는 등 97세대의 전면 등장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70년대생은 42명으로 전체 300명 중 14%를 차지한다. 더불어민주당이 23명으로 가장 많고 국민의힘 16명, 정의당 1명, 국민의당 1명, 시대전환 1명 등이다. 97세대 정치인 중 주목받는 건 민주당 소속 재선의 박용진(49)·박주민(47) 의원과 정의당 김종철(50) 대표 등 3인이다. 20대 국회에서 사립유치원 3법 등을 발의하며 이름을 알린 박용진 의원은 정치권 97세대 중 가장 직접적으로 세대교체론을 언급했다. 박 의원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와 강연 등에서 “재벌 대기업들은 이미 세대교체가 이뤄져서 40대가 사장단을 차지했고 이들이 활력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정치가 제일 늦다. 정치권도 빨리 세대교체를 통한 시대교체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 박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과 조선일보의 공과 과를 별개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인이 좌우의 논리와 여야의 진영을 넘어서서 국민을 통합하고 국가 공동체의 번영을 도모하는 데 힘을 보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박 의원은 민주노동당 출신임에도 보수층 끌어안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세월호 변호사’로 유명세를 타며 20대 국회에 입성한 박주민 의원은 대중적 인지도가 강점으로 서울시장 후보로 꼽힌다. 20대 국회에서 초선임에도 민주당 최고위원 득표 1위를 하면서 위상이 높아진 박주민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당대표에 도전하며 체급을 더욱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최근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대표 발의하는 등 민감한 분야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정의당 김종철 대표는 현역의원을 상대로 예상 밖의 승리를 거두며 정의당의 세대교체를 이끌 구원투수로 주목된다. 민주당의 2중대가 아닌 정의당만의 길을 가겠다고 강조한 김 대표가 내세운 건 ‘정책’이다. 거대 여야가 언급을 꺼리는 낙태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이스타 항공 문제 등에 대해 김 대표가 목소리를 내면서 정의당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처럼 아직 세력은 없지만 개인기와 정책으로 무장한 97세대 정치인이 전면에 등장한 데 대해 환영한다는 평가가 있다. 86그룹의 한 의원은 “기득권이 된 운동권 출신들이 이제는 그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것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흐름을 불러일으키는 젊은 정치인들이 목소리를 내는 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은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다는 동질감으로 뭉친 86그룹과 달리 97세대는 같은 나이라는 공통점 외에 세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은 없다는 이야기다. 70년대생 한 의원은 “‘이제는 70년대생이 해볼 차례’라고 말하기에는 왜 70년대생인지에 대한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배우 꿈꾸던 쿠르드 아홉 살 소녀 아니타 차가운 바다에서

    배우 꿈꾸던 쿠르드 아홉 살 소녀 아니타 차가운 바다에서

    지난달 더 나은 삶을 찾아 영국 해협을 건너다 가족과 함께 익사한 쿠르드계 이란 소녀 아니타 이라네자드입니다. 아홉 살 소녀 아니타가 고향 마을에서 단편 영화 오디션을 받는 과정을 담은 동영상을 영국 BBC가 15일 소개해 눈길을 끕니다. 아니타는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제 이름은 아니타 이라네자드입니다. 사르다슈트 출신이랍니다”라고 말하는데 가만 보면 뒤에서 아빠 라술(35)이 나직하게 “‘전 배우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하렴”이라고 말하고 소녀는 따라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르다슈트는 이란 서부 쿠르드족 마을로 궁핍한 데다 정치적으로도 박해를 받는 지역이라 아니타의 꿈을 펼치기엔 한계가 많을 수밖에 없는 곳이지요. 해서 오디션을 받은 일년 뒤인 지난 8월 초 라술은 아내 쉬바 무함마드 파나히, 아니타를 비롯해 여섯 살 아르민, 생후 15개월 밖에 안 된 아르틴 등 세 자녀의 손을 잡고 유럽행 여정에 올랐죠. 그러나 최종 목적지였던 영국 땅을 불과 8㎞ 남기고 지난달 27일 작은 보트가 전복됐답니다. 쉬바와 세 자녀는 선실 안에 갇혀 희생됐습니다. 구명 조끼도 입지 않은 채였습니다. 이들이 고향을 떠난 이유는 능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라크와 국경을 맞댄 이 오지에선 변변한 산업 하나 없고 실업률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요. 많은 이들이 이라크의 쿠르드족에 물품을 밀거래하는 것으로 연명하고 있답니다. 목숨을 걸고 이라크로 넘어갔다가 돌아와봐야 손에 쥐는 것은 10달러도 안돼죠. 붙잡히면 목숨을 잃는 것은 물론입니다. 지난 몇년 동안 이란 국경수비대에 사살된 사람만 수백명입니다. 운 좋게 수비대를 피해도 낭떠러지에서 추락하거나 겨울 눈사태에 당한답니다. 이란 군과 쿠르드 반군의 내전은 몇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엔 집계에 따르면 8200만 이란 인구의 10%가 쿠르드족인데 정치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이들이 얼마나 정치적 박해를 많이 받는지 증명합니다.쉬바의 친구는 BBC에 그녀 가족이 가진 것을 모두 팔고 빚을 얻어 유럽으로의 밀입국을 주선하는 브로커에게 건넸다고 말합니다. 이 가족은 처음부터 영국행을 바랐는데 다른 유럽 국가에 견줘 난민 숫자가 적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답니다. 첫 기착지는 터키였고, 그곳에서 브로커를 기다리며 라술이 쿠르드어로 노래를 부르는 동영상을 찍었습니다. “마음 속에 고통과 커다란 슬픔이 있어요. 하지만 내가 할 일은 쿠르디스탄을 떠나 가는 길뿐”이라고 노래하는데 아르민이 기쁨의 웃음을 터뜨리고 아르틴이 아장아장 걸어와 그의 무릎에 앉습니다. 9월에 브로커를 만나 2만 4000 유로(약 3158만원)를 건네고 이탈리아로 건너간 뒤 육로로 프랑스 북부에 도착했다. 200~500명의 쿠르드 난민을 수용하는 덩케르크 근처 그랑드 상트 난민캠프에서 급식 자원봉사 일을 했던 샬롯트 드캔터는 쉬바에 대해 “작은 체구에 친절하고 정많은 여인이었다. 난 쿠르드어를 할줄 몰랐는데 그녀는 많이 웃었다”고 돌아봤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그들은 가지고 있던 것을 도둑 맞고 지난달 24일 칼레에 있었습니다. 쉬바 역시 가족들이 탈 보트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전한 배편을 구할 돈이 없었죠. 친구들에게 “수천 가지 슬픔을 가슴에 묻었다. 지금은 이란을 떠났다. 과거를 잊고만 싶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문자를 보냈어요. 날씨가 아주 좋지 않았습니다. 시속 30㎞의 강풍이 불어대 파고는 1.5m로 거칠었답니다. 라술의 친구 아와레는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고 판단, 라술에게도 배에서 내리라고 간청했지만 라술은 듣지 않았답니다. 길이가 4.5m 밖에 안돼 8명이 탑승 정원인 배에 탄 23명과 함께 승선했습니다.프랑스 구조선이 달려온 것은 17분 뒤, 이미 라술 네 다섯 가족이 목숨을 잃은 뒤였습니다. 15명이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고요. 유럽에 머무르던 쉬바의 형제자매들이 덩케르크 시신 보관소를 찾아 신원을 확인했는데 막내 아르틴의 시신은 여전히 찾지 못했습니다. 이들은 네 식구 시신을 지난 13일 사르다슈트로 송환하길 희망했답니다. 최근 영국 해협을 작은 보트로 건네려는 불법 이민자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2018년에는 297명이 영국 땅을 이렇게 밟았는데, 지난해 1840명이었고 올해도 8000명 가까이 된다고 BBC는 분석했습니다. 대부분 이란에서 온 난민들입니다. 지난해부터 적어도 10명이 이렇게 희생됐습니다. 난민자선단체와 일부 프랑스 정치인들은 해협을 건너기 전 난민 심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른 둘과 함께 구명조끼를 입고 있어서 간신히 목숨을 구한 야신(16)은 “모두가 슬퍼합니다. 나 역시 무섭습니다. 하지만 안전한 곳에서 살고 싶습니다. 다시 시도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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