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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86세대가 본 W세대] 20대 탈정치화 무죄인가

    16대 대통령 선거운동이 시작됐다.선거와 스무살의 함수관계는 어떨까. 과거와 달리 정치에 열정적인 학생은 이미 소수에 불과하다.그 소수가 일부는 진보정당의 대학생위원회로,또 일부는 개혁후보의 팬클럽으로,나머지는유력한 야당후보의 지원 연설자로 나서고 있다.남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가에 대한 관심보다 각자 선호하는 것을 찾아 지지를 표현할 뿐이다. 지난달에 있은 전국의 대다수 대학에서의 총학생회장 선거는 상당히 상징적이다.전남대에서는 한총련 대의원 출신으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된 후보가 당선되었다.단일후보였고,투표마감을 하루 연장한 끝이었다.서울대 선거에서는 비운동권인 ‘서울대생,학교로 돌아오다’팀이 운동권 경쟁자들과현저한 차이를 보이며 당선됐다. 어느 때보다 학생회장 후보를 찾기 어려웠다는 올해의 전국 각 대학 총학생회장 선거는 학생들의 탈정치 현상을 한번 더 확인시켜준다.때문에 20대의투표율 저하를 우려한 선거관리위원회와 각 정당은 노심초사하고 있다.그렇다면 21세기에 스무살,그들의 탈정치화는유죄인가,무죄인가. 2002년 대한민국의 20대는 정치적 짐을 벗어버린 지 이미 오래다.이전 세대와 달리 그들은 격변의 정치적 사건을 경험하지 못했다.YS(김영삼)의 ‘문민정부’,DJ(김대중)의 ‘국민의 정부’ 등장도 한몫을 한 것 같다.반면 정치적 사건의 부재와는 달리 IMF관리체제는 그들에게 중대한 사건이었다.스무살 그들이 열다섯살에 경험한 IMF사태는 가정과 미래를 흔들어버리는 충격이었고 혼돈이었다.심지어 이를 두고 미국의 1930년대 대공황기의 패닉(심리적공항)과 비교하며,스무살이 보수적 정치성향을 보인다고 성급한 결론을 내린 사람도 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스무살의 정치적 무관심은 무죄다.그들은 아예 정치를 떠난 것도,‘보수’로 안착한 것도 아니다.다만 그들에게 정치는 다양한관심사 중의 하나일 뿐이다.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의 범주에서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정치에도 똑같이 적용시킬 뿐이다.IMF의 상처도 가졌지만,월드컵의 기쁨도 동시에 간직한 그들은 끊임없이 “You are the Message.”라는 개인적 성향을 지켜간다.수세적 저항과 비판 대신 그들은 좋아하는 것을적극적으로 선택한다. 지난달 30일부터 서울 광화문에서는 촛불시위가 열리고 있다.그 시작은,한30대가 인터넷에 ‘미군 장갑차에 사망한 효순·미선양 사건에 대한 무죄평결에 항의하자.’고 제안한 것이었다.삼삼오오 모여 인파를 만든 그 촛불시위에서,혼자서 의연히 참여한 20대들을 볼 수 있었다.지난 6월 한여름 광화문에서 월드컵을 응원한 ‘피플 파워’가,12월 한겨울 광화문의 항의시위 현장에서 다시 목격되는 느낌이다.조직적이기보다 개별적으로,산개해서 자신의 행위를 선택하는 20대의 정치적 무관심은 그래서 무죄다. 유민영 모아이 커뮤니케이션 기획실장
  • [대선후보 부인에 듣는다] (1)노무현후보 부인 권양숙씨

    오는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한매일은 종합일간지 중 처음으로 주요 대선후보 부인들의 본격 인터뷰를 포함,특집시리즈를 시작합니다.대선후보들의 인간적 면모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바로 후보 부인들입니다.또한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있어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대선후보 부인들의 이야기는 또 하나의 중요한 후보 평가 요소가 될 것입니다.인터뷰는 대한매일 신연숙(辛然淑) 문화에디터와 본사 명예논설위원인 김경애(金慶愛) 동덕여대 교수가 함께 주관했습니다.게재 순서는 특별한 기준 없이 인터뷰 요청에 응한 시점에 따라 결정했음을 알려드립니다. 노무현(盧武鉉) 민주당 대통령 후보 부인 권양숙(權良淑·55)씨는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 성격 탓에’ 언론 인터뷰를 안 하기로 유명하다.4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먼저 사진 촬영부터 하자고 하자 “선거운동은 하겠는데 사진 찍는 것은 정말 어렵다.”며 어색해 했다.그러나 1시간30분 동안 진행된 인터뷰를통해 조심스러우면서도 뚜렷하게 생각을 털어 놓았고 안정감 있는 태도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었다.다음은 일문일답. ■남편평가 및 자녀교육 ◆노 후보께선 평소 부인께 60∼70점짜리 남편밖에 안돼 부인이 무섭다고 하던데요. 그냥 평범한 가정이면 남편이 가정에 시간을 많이 할애할 텐데 남편은 지금까지 생활 그 자체가 힘든 선택의 연속이었기 때문에 가정에 많은 시간을 내거나 인자하고 자상할 여건이 못됐습니다.가족들은 서운할 수밖에 없고,노후보는 항상 그 점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자기 점수가 형편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실제로 저는 점수를 후하게 안 주는데,아들과 딸은 아버지에게 후하게 줍니다.(노 후보에게는)원군(援軍)이 두 명이 있는 셈이죠.(웃음) ◆자녀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을 보니 노 후보께선 좋은 아버지였나 봅니다. 아이들이 학교 다닐 때 아침식사는 꼭 함께 했습니다.아침을 같이 먹으면서 식탁에서 아이들의 얘기를 들어주고,본인 얘기를 하면서 많은 대화를 했습니다.아이들은 제가 공(功)을 많이 들였는데도제 편이 안되더라고요. ◆부부간에 호칭은 어떻게 하십니까. “여보”“당신”이라고 합니다.처음에는 친구처럼 이름을 그냥 불렀습니다.같이 자랐으니까요.“여보”“당신” 소리가 잘 안 나와서 약간 반말로 ‘어∼’라고 할 때도 있었죠.(웃음) ◆노 후보께선 집에서 가사를 도와주거나 쇼핑을 같이 하는지요. 노 후보가 재야활동을 하기 전에는 저 혼자 나가서 쇼핑한 일이 별로 없습니다.하지만 재야활동을 시작하면서 평범한 삶과 가정을 꾸리기가 어렵더라고요.지금은 거의 못한다고 해야 하죠. ◆노 후보께서는 전형적인 ‘경상도 사나이’로 비치는데 집안에서 가부장적이거나 그런 여성관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까. 노 후보가 여성문제에 보수적이라는 얘기를 듣기도 하고 질문도 받는데 사실은 아닙니다.어쩌면 그것은 순전히 제 탓이기도 합니다.제가 활동을 많이 안 하니까 ‘혹시 노 후보가 부인의 사회활동을 못하게 막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는 것이죠.하지만 제 성격이 어려서부터 나서서 하는 것을 잘 못합니다.실례로 지난 88년부터저희들 선거만 여섯 번을 치렀는데,저는 후보와 같이 움직이면서도 소리없이 표나지 않게 했습니다. ◆노 후보께서 부인에게 사회활동을 해보라고 권유한 적은 없나요. 결혼 당시 경희대 한의대가 설립 초기였습니다.그때 노 후보가 제게 “한의대를 가볼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습니다.또 다른 쪽으로도 공부를 해보라고 했습니다.그런데 아이는 어리고 항상 다른 식구들이랑 같이 살다 보니까,주부가 제 시간을 내서 공부를 한다는 게 어렵더라고요.집념과 의지도 있어야 하는데 제 능력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딸이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으면,손자·손녀를 봐줄 의향이 있습니까. 아들하고 딸에게 “며느리 될 아이와 딸이 계속 일을 할 것 같은데 내가 다 키워주겠다.”고 했습니다.지금도 허락이 된다면 아이는 키워주고 싶습니다.제가 가장 잘하는 분야거든요. ◆자녀들이 바르게 잘 커준 것 같은데요. 아이들이 아주 밝습니다.특출나게 우수하진 않지만 아이들을 밝게 잘 키웠다고 칭찬받은 적이 있습니다. ◆자녀들에게 체벌을 한 적은 있습니까.저는 가끔씩 야단을 칩니다.용돈을 끊기도 하고,큰아이의 경우 밥을 먹지 않기에 굶기기도 하면서 버릇을 고쳤습니다.그러나 노 후보는 (아이들을)큰소리로 야단치는 것을 못 봤습니다.그런데도 아이들은 아버지를 무서워하더군요. ◆시댁 일은 많지 않았는지요.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는 아무래도 항상 마음을 많이 쓰고,가능하면 어머니와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했지만,(노 후보가)정치인이 돼 서울에 오고부터는 제대로 못했습니다.노 후보도 (이 점을)가슴 아프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노 후보께서 변호사였을 때는 고소득자였는데,정치인이 된 이후에는 경제적 변화가 많았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한테 점수를 못받는 것입니다.(웃음)한번 늘린 것을 줄이는 건 힘듭니다.경제소비 규모도 그렇고,키운 것을 줄이려고 하면 고통이 따릅니다.그렇게 풍족한 것은 아니었지만 고생은 안 하면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젊었을 때 두 분께서는 “작은 별장을 갖고 멋있게 살아보자.”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그 꿈은 안 이뤄진 셈인데요. 변호사를 계속 했더라면 그런 희망을 남편에게 많이 닦달했을 것입니다.(웃음)그러나 남편이 재야활동에 들어서면서부터 식탁에 앉으면 정치·사회 얘기를 계속했고,저도 들으면서 은연중에 물이 들었나 봐요. ■정치관 ◆노 후보께선 사실상 정치적으로 순탄한 길을 걷지는 못했습니다.좌절의 고비 때 심정은 어땠습니까.남편이 정치를 그만뒀으면 하는 생각은 없었는지요. 처음 시작할 때는 두렵기도 하고,정치하는 분이 주위에 없었기 때문에 제가 좀 반대를 했습니다.그런데 낙선한 이유가 사람의 자질이 모자라서기보다 민주당 간판으로 부산에 가니까 ‘호남당’이라고 안 찍어주는 것이었습니다.그래서 (선거 때마다)‘만약에 이번에 낙선하면 정치를 그만두면 되지 않는가.’란 각오로 선택을 따랐습니다.솔직히 선거에서 떨어지면 나는 더 편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고요.(웃음) ◆지난번 국민경선에서 노 후보가 승리했을 때 기분은 어땠습니까. 노 후보가 1등을 하리라고 생각해서 시작한 건 아니었습니다.그런데 경선기간 동안 민주당원들의 마음,노사모의 마음,일반 국민들이 정치권을 바라보는 마음을 보게 되면서 벅찬 감격을 느꼈습니다.‘우리 남편이 정치 개혁에 큰 몫을 하고 있구나.’란 생각 때문에 힘들어도 힘든지 몰랐습니다. ◆지금은 노 후보의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는데요. 저는 (지지율이 치솟을 때도)인기가 끝까지 최상으로 가리라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민주당이 보궐선거,지방선거에서 일반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받지 못했고 노 후보의 실수도 있었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지만,노 후보를 중심으로 한 대선 본 게임이 시작되면 노 후보를 바라보는 마음들이 다시 돌아오리라 생각합니다. ◆노 후보의 대선 출마를 만류한 적은 없었습니까. 노 후보는 제 남편이기도 하지만,그 이전에 많은 분들과 이념과 정치성향을 같이하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제가 ‘하라,하지 말라’는 생각은 접었습니다.이제는 남편이 결정한 대로 따르고 협조할 것입니다. ◆노 후보의 책 가운데 제목이 ‘여보 나 좀 도와줘.’가 있던데요.남편의 정치에 무관심한 것이 아닌가요. 사실은 지금도 책 제목 때문에 “사모님 지금도 안 도와주시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습니다.제가 안 도와줘서 도와달라는 뜻으로 제목을 그렇게 한 것이 아니고,94년 당시 재정이 어려워 책 제목이라도 재밌게 하면 책이 좀 팔릴까 해서 노 후보가 그렇게 정한 것입니다.역시 그 예상이 적중해서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웃음) ◆노 후보에게 영향을 주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우리 집에서 제 별명이 ‘뉴스 중독자’입니다.하루종일 방송뉴스와 신문을 보거든요.노 후보에게 필요하면 스크랩은 아니지만 그날그날 내용을 전하기도 하고,노 후보 관련 기사나 좋은 사설이 있으면 보여주기도 합니다.대중연설 때에는 청중들의 반응을 살펴 전하기도 하고,노 후보의 제스처를 모니터해 주기도 하지요. ◆바람직한 퍼스트 레이디로 육영수(陸英修) 여사를 꼽았는데요.어떤 이미지가 맘에 와 닿았습니까. 우리 국민들 가운데 거의 대부분이 육영수 여사에 대한 향수나 그리움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육 여사’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청와대 안의 야당’이고,그 다음 봉사활동 아닙니까. ◆앞으로 퍼스트 레이디가 되면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십니까. 기본적으로는 남편이 초심을 잃지 않고 국정을 잘 다스리도록 내조를 잘해야 하지만,거기에만 머물러 있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여러 학자나 여성계에서 제게 모델을 줬으면 고맙겠지만,기본적으로 영·유아 탁아문제,방과후 어린이 프로그램,노인문제 등 약하고 소외된 쪽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노 후보께서 대통령이 된다면,자녀 관리는 어떻게 할 계획이십니까. 노 후보는 제도나 감시보다 문화가 바뀌어야 된다고 말합니다.저도 전적으로 동감합니다.대통령 아들에게 생길 것이 없다면 (부정부패의)연결고리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다행히 아들이 평범한 직장인으로 사회생활을 출발했고,딸도 그냥 예전대로 직장생활을 할 것 같습니다. ■가정생활 - 가족들 모두 독서 즐겨 ◇가족끼리 평소 즐기는 문화생활은 무엇입니까. 아들이나 남편이나 저나 주로 책을 많이 봅니다.운동도 좋아합니다.등산도 좋아하고….예전에 부산에 있을 때는 제가 수영을 굉장히 잘 했습니다.◇노 후보의 건강을 위해 특별히 챙겨주는 것이 있나요. 별로 없습니다.노 후보는 식사를 안 가리고 골고루 잘 합니다.생활도 규칙적으로 참 잘 합니다.자기관리가 철저한 분이죠.아침 5시면 일어나서 맨손체조하고 과식을 절대 안 합니다.건강의 비결인 것 같더라고요. ◇어려웠던 성장기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요. 자기가 몸소 체험한 부분하고 그냥 밖에서 사물을 봤을 때 하고는 느낌과 판단에 차이가 난다고 생각합니다.노 후보는 사법시험이라는 관문을 통과해 신분은 상류층에 속한다고 할 수 있지만,성장기나 자신의 관심분야는 일반대중의 삶입니다.다른 분보다 대중의 정서와 생활상,어려움을 이해하는 데는 가장 많은 자산을 갖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노 후보께서 국민경선에 참여한 이후 사생활이 낱낱이 공개됐는데요. 머리에서 발끝까지 노출되는 느낌이었습니다.본인이나 가족뿐만 아니라 죽은 사람들까지….몰랐던 사실까지 알아내 주고,그런 부분이 힘이 들었습니다.하지만 그렇게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그러나 막상본인의 일이 되니까 견디는 과정이 아주 힘들더군요. 정리 김소연 홍원상기자 purple@ ■권양숙씨는 누구 - 평범한 주부… 독실한 불교신자 권양숙씨는 ‘그림자 내조’를 해온 평범한 가정주부다. 집안은 평범하다 못해 불우한 편이었다.어린 시절 아버지 권오석(權五石)씨가 좌익 혐의로 구속돼 할아버지와 어머니의 손에서 자랐다. 1971년 아버지가 옥사하면서 어머니 박덕남(朴德南·82)씨는 일찍 혼자가 됐다. 권씨는 경남 김해시 진영 대창초등학교,부산 혜화여중을 거쳐 부산 계성여상 3학년 때 중퇴했다.수업료를 못 낼 정도로 가세가 기울었기 때문이었고,곧 부산서 직장생활에 들어갔다. 노무현(盧武鉉) 후보와는 고향 친구사이로 직장생활 중 할아버지 병간호를 위해 고향에 갔다가 군에서 막 제대한 노 후보를 다시 만나 연인사이로 발전했다.연좌제를 걱정한 노 후보 집안이 완강하게 반대했으나 두 사람은 2년간 열애 끝에 1973년 결혼식을 올렸다.이때 4년여 다닌 직장을 그만두고 고시공부하던 노후보를 도와 함께 합격의 기쁨을 나누게 된다. 슬하에 아들 건호(建昊·30·LG전자)씨와 딸 정연(靜姸·28·주한 영국대사관)씨가 있다.둘 다 미혼으로 권씨 명의로 돼있는 서울 종로구 명륜동 45평짜리 빌라에서 모두 함께 살고 있다. 권씨는 독실한 불교신자다.어려서부터 절에 다니는 모친의 영향으로 불교와 자연스럽게 인연을 맺었다. 김해 봉화산 정토암을 자주 찾았으나 1988년 서울에 올라 온 뒤 삼성동 봉은사,능인선원 등을 가끔 찾는다. 권씨의 언니 창좌(昌左·57)씨는 남편과 일찍 사별했다.남동생 기문(奇文·48)씨는 부산지역 모은행 간부이며,여동생 진애(珍愛·52)씨는 가정주부다. 이춘규기자 taein@
  • 문예연구 여름호 ‘無軒’ 유진오시인 재조명 - 이데올로기에 희생된 서정시인

    조국을 사랑했으나 결국은 이 ‘사랑’에 발목 잡혀 전쟁 중에 ‘긴급처형’으로 삶을 마감한 해방기의 시인 무헌(無軒)유진오.그는 정말 시인이 아니라 운동가였으며,그의 시는 문학이 아니라 ‘이념의 총’이었는가. ‘그리움이여-/千里길을 내달었도다 얼골도 말소리도 모르는/이따끔 날러드는 平凡한 葉書조각에 흘리운 듯 팔리운 듯 그리웠든 이 꿈결같은 이야기……/지난날 허고 많은 주림과 슬픔/목마른 바램의 끝없는 새암줄기이제는 새 새악씨 얌전한 안악/도란도란 이야기는 웃음에 차서…… 머얼리 바라만 보듯 듣기만 하고/눈섭 하나 까딱이지 못한 채/사뿐히 놓여지지 안는 발길은/千里길을 되가야 하나’(順伊) 이처럼 애잔한 서정을 시로 그려낼 줄 안 시인 유진오.그러나 그의 이런 서정은 저마다 정치적 신념을 선택해야 하는 시대상황에 여지없이 묻히고 말았다.계간 ‘문예연구’여름호는 문학평론가 최명표씨의 시각을 빌어,유진오의 서정성과 이 ‘탁월한 서정성’이 함몰될 수밖에 없던 당시 시대상을 추적 한 글을 특집으로 실었다. ‘망보러 나갔을 때의/어매는 천리안이다/그리고/시골서 온 일가가/무어라고 무어라고/허튼 소리 지꺼렸을 때/어매는 훌륭히 해설을 했다 동네 여편네들이/주접을 떨 때/어매는 차근차근/타이르고 가르쳐서/모오두 동무가 된 것을/어매야 아무리 숨겨도/나는 알었다’(한없는 노래) 마치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를 연상시키는 이런 유형의 시를 남긴 유진오는 해방공간을 헤쳐오면서 좌파 이념을 주저없이 문학에 투영시켜 ‘인민의 계관시인’이라는 칭호까지 얻은 실천적 행동가였다.그러나 최씨는 “이런 평가조차도 민족문학 진영이 그의 정치적 효용성에 주목해 붙여준 허사”라고 단정한다. 유진오가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한 시인임을 부인할 수는 없으나,모든 문학작품이 현실적으로 정치적 조건하에서 쓰여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의 시를 획일적으로 정치지향적 작품인 양 단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실제로 그가 남긴 작품 가운데 정치성향이 뚜렷한 작품은 소수인 반면 대다수 작품이 서정성을 띠고 있다는 것이 최씨의 주장이다. 김기림 임화 김태준 등 대표적인 사회주의 계열의 문학인들과 함께 행동하던 그는 ‘서룬 여덟해 전 나라와 같이/송두리채 팔리워 피눈물이 어려/남의 땅을 헤매이다 맞아죽은 동족들은/팔리든 날을 그리고/맞어죽든 오늘 구월 초하루를/목매여 가슴을 치며 잊지 못한다’(누구를 위한 벅차는 우리의 젊음이냐?)는 시를 낭송회에서 낭송했다가 1946년 민군정에 의해 포고령 위반 으로 구속돼 해방후 최초의 필화를 당한다.이때 임화는 ‘桂冠詩人(계관시인)’이라는 헌시로,김광현은 ‘쇠고리 채워진 兪鎭五(유진오)’라는 시를 써서 그의 구속에 항의했다. 이후 출옥해 남로당 산하조직에서 문화공작대 일원으로 활동하다 1949년 2월 입산,지리산 문화공작대장으로 일했으며 그해 전북 남원에서 체포돼 수감 생활을 하다 6·25가 터지면서 긴급처형 형식으로 ‘이념의 세상’을 떴다. 최씨는 이런 행적의 유진오를 “대부분의 시인이 해방의 감격에 휩쓸려 서정시편을 쓰지 못하던 혼란한 상황 속에서도,출옥 후의 그는 감정의 절제에 입각한 전통적 서정을 섬세하게 형상화했다.”며 “정치적 신념의 실천현장 에서도 서정적 내면의식의 시적 형상화를 멈추지 않은 해방기의 탁월한 서정 시인”이라고 평가했다. 그가 처형당한 후 반세기만에 ‘운동가’에서 ‘시인’으로,‘이념의 총’에서 ‘시’로 거듭 자리매김하는 그의 문학에서 우리는 역사에 쓰라리게 할퀸 한 시인의 치열하고도 슬픈 삶과 조우하게 된다. 심재억기자 jeshim@
  • 신문동원 ‘유로화 가입 부결 캠페인’선언 머독, 블레어 총리와 ‘한판’

    호주 출신의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71) 뉴스 코프 회장이 유로 가입을 둘러싸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정면 승부를 선언했다. 머독 회장은 11일자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영국의 유로 가입을 저지하기 위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영국의 영향력있는 신문들을 동원할 뜻을 밝혔다.그는 자신 소유의 더 타임스,선데이 타임스,더 선,더 뉴스오브더월드 등의 신문이 영국의 유로 가입에 관한 국민투표에 반대표를 던지라는 메시지를 확산시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그는 만약 이들 신문이 자신의 생각과 다른 논조를 띨경우 ‘달갑지 않을’ 것이라며 유럽 통합에 대한 반대 논조를 누그러뜨릴 의사를 밝힌 신임 더 타임스 편집국장 등 신문의 제작 책임자들에게 압박을 가했다. 머독 회장은 “유로화 가입은 정치적 결정으로 핵심 쟁점은 주권에 관한 것”이라며 “통화에 관한 통제권을 포기한다면 세제에 대한 통제권도 포기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유럽의 외교정책을 단일화하고 군대를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하는 것은 100년 뒤에나 가능한 얘기”라고 주장했다.머독 회장은 또 기자회견에서 블레어 총리의 당내 라이벌인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을 지지한다고 밝혀 발언의 배경을 놓고 영국 정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영국에서는 각 언론매체가 정치성향에 따라 특정사안에 대해 찬반 의견을 개진하는 경우는 있어도 이번처럼 매체의 소유주가 직접 나서 공개적으로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일은 드물다. 머독의 주장대로 이들 신문이 적극적으로 유로화 반대 입장을 옹호할 경우 그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균미기자 kmkim@
  • [지방자치 새 패러다임] (13)지방정치와 여성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급증하고 있다.많은 여성들이 사회각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그러나 지방정치 무대에서는 그렇지 않다.전국 248명의 지방자치단체장중 여성은 울산 동구청의 이영순(40) 구청장 1명뿐이다.1998년지방선거때 당선된 4180명의 지방의원 가운데 여성 의원은 2.3%인 97명에 불과하다.전문가들은 지방정치 발전을 위해 많은 여성들이 진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김경애 동덕여자대학 교수의 기고와 이영순 구청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여성들의 지방정치 진출 방안과 역할 등에 대해 알아본다. *** “정치활동 넓히고 스스로 능력 키워야” 울산시 동구청의 이영순 구청장은 24일 “지방정치는 아직 남성중심 구도이기 때문에 여성들의 진출이 어렵다.그러나 여성들이 많이 진출해야 한다.여성들은 부패를 줄이고 생활행정을 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이 구청장은 지난 98년 남편인 김창현씨가 동구청장으로 당선된 지 23일 만에 울산지역 총파업과 관련해 구속된후 99년 10월 실시된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그는 남편의울산시장출마를 지원하기 위해 이번 지방선거에는 출마하지 않는다.그러나 그의 남편은 민주노동당 후보 경선에서 송철호 후보에게 패배해 출마하지 못하게 됐다. ◆첫 여성 구청장에 대한 공무원과 의회의 반응은 어떠했나. 공무원들은 여성 구청장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다.부구청장·국장 등 고위공무원들과 첫 대면했을 때 그들의 눈초리는 매우 싸늘했다.행정경험도 없는 젊은 여성 구청장과 함께 일하게 된 것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눈치였다.공무원과 지역유지 등 기득권층은 선거때도 지지하지 않았다.그러나 더 힘들었던 것은 의회와의 관계였다.의회의 견제가 심했다.의회가 ‘여성 구청장 길들이기’를 하는 것 같았다.구청장 판공비를 한때 40%나 감축하기도 했다.여성의원이두명 있는데 정치성향이 달라서인지 우호적이지 않았다. ◆여성들의 지방정치 진출이 부진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지방정치가 아직 남성중심 구도이기 때문에 여성들이 발붙이기가 어렵다.구청장 선거에 출마할 때도 가장 큰 고민중의 하나는 사회가 여성 구청장을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을까 하는 의문이었다.여성들이 정치에 관심이 적은 것도중요한 이유중 하나다.여성들도 신문과 TV의 정치뉴스를많이 보고 정치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많은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봉사활동 차원에 머무는 것도문제다.여성들의 활동 범위를 한 단계 높여 정치활동에도적극 참여해야 한다.여성의 능력 향상을 막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공무원의 경우 많은 여성 공무원들이 주민등록발급 등 단순 업무에 배치돼 능력을 키울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여성공무원들도 다양한 부서에 배치돼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구청장 경험을 통해 볼 때 여성정치인들이 지방정치에잘 적응할 수 있다고 보는가. 잘할 수 있다고 본다.우선 권위주의를 버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남성 구청장들은 보통 위엄과 권위를 과시하려는 경향이 있다.그러나 권위주의를 버리고 친근한자세로 공무원들에게 접근하니까 그들도 마음을 열고 협조적으로 바뀌었다.여성 구청장이기 때문에 권위주의적인 자세를 버리기가 쉬웠다고 생각한다.공무원들과 주민간의 높은 불신의 벽을 허무는 일도 중요하다.많은 주민들은 공무원들을 ‘부패집단’으로 생각하고 있다.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성실히 일한다. ◆여성 구청장의 장점은. 주민들이 깨끗하다고 생각하고 신뢰한다.실제로 여성 공직자들이 남자들보다 덜 부패한 것 같다.주민들은 또 남성 구청장보다 친근하게 느끼는 것 같다.일도 꼼꼼하게 챙길 수 있다.알뜰한 집안살림의 경험을 살려 규모있는 행정을 할 수 있다. 쓰레기 문제 등 일상생활의 문제를 잘 알기때문에 생활속의 불편함을 고치는 현실성 있는 생활행정을 할 수 있다. ◆여성들이 지방정치에 많이 진출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남편을 위해 선거에 나오지 않는 것은 모순이 아닌가. 많은 고민을 했다.그러나 단순히 남편의 당선을 돕기 위해 출마하지 않은 것만은 아니다.민주노동당 당원으로 민주노동당 후보가 광역자치단체장(울산시장)에 당선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민주노동당의 힘을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 모으기 위해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한것이다.출마 포기가 정치활동을 접는 것은 아니다.다음에구청장에 다시 도전할 생각이다. 울산 이창순 공공정책연구소 연구위원 cslee@ ■주민·공무원이 본 여성구청장 이영순 울산시 동구청장에 대한 공무원과 주민들의 평가와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같은 구청에 근무했던 김모사무관은 “여성 구청장이어서 그런지 소외계층·서민·노인·어린이 등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고 챙긴다.섬세한 여성의 성격이 행정을 펴는 데 그대로 나타나 도시환경분야나 직원들의 근무여건에도 관심이 깊다.각종 판공비를 사용하는데도 빈틈이 없다.평상시나 단합 행사때 직원들과도 부담없이 잘 어울리고 되도록 많은 의견을 들으려고 해직원들에게 인기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관은 그러나 “여성 구청장이기 때문에 아무래도남성 단체장보다 업무 장악력이나 리더십은 좀 떨어질 수있지 않겠느냐 하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동구 주민 최태목씨는 “구민들을 위한 문화행사를 종종갖고 주민들과 잘 어울려 친밀감을 갖게 해 주민들이 좋아한다.행정업무 처리도 합리적으로 한다는 생각이다.남성단체장보다 못한 게 없다는 느낌이다.여성 단체장이라는점과는 상관 없는 부분이나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근로자들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기 때문에 노동관련 행정을 처리할때 노동자쪽에 치우치는 느낌이 들어 아쉬운 면도 있다.”고 말했다. 동구 주민 김정희씨는 “젊은 여성 구청장으로서 주민들을 위해 많은 애를 쓰는 것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여성 주민 입장에서는 남성 구청장보다 대하기가 편하기 때문에 여러 분야에 관해 솔직한 대화를 할 수 있어 좋다.주부들을 만날 때마다 가정의 화목이 중요하다며 구민들이 화목한 가정을 꾸리도록 하는 데 관심을 갖고 노력하는 점도 돋보였다.”고 말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 ■전문가 조언/ '여성 할당제' 강제적 시행 필요 6월 지방자치 선거를 앞두고 여성정치인과 여성단체는 세계의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우리나라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해 부심해 왔다.대통령 선거와 광역단체장 선거에관심이쏠리면서 국민들의 관심을 크게 끌지 못하는 가운데 여성정치인과 여성단체는 여성의 정치 참여 장애 요인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성의 정치 참여 장애 요인은 공급과 수요의 두 측면으로 분석된다.공급 요인은 여성 자신의 문제로 정치 참여에의 무관심,전통적인 역할과 책임,여성의 낮은 경제·사회적 지위 등이며,수요 요인은 정치 제도,정당과 유권자들의 태도 등이다.이러한 요인 가운데 공급의 측면과 유권자들의 태도 등의 문제는 지난 10여년간 우리나라 여성의 지방자치 참여를 통해 많이 해소됐다.특히 정치 참여에 대한여성들의 관심은 폭발적으로 늘어났으며 여성정치인에 대한 유권자의 선호도 또한 높아졌다. 오늘날 우리나라 여성 정치 참여의 가장 큰 장애요인은정치 제도와 정당의 태도라고 할 수 있다.여성단체와 여성정치인들은 정당의 태도를 변화시키고 이를 통해 정치 제도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이에 따라 국회정치발전특별위원회는 광역의회 비례 대표 50%와 선출직 후보의 30%가 여성에게 할당되도록 ‘노력’하기로 하는 ‘약한’우대제를 정당법에 명기했고,이를 지킨 정당에 국고보조금을 부가적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선출직 후보의 30% 여성할당제는 여야당 모두에서 실종 위기에 있다.올해 들어 격변하고 있는 정치 환경 속에서 여당인 민주당과 야당인 한나라당이 각각 후보자 상향식 경선제를 채택했고 이에 따라 현재 지역별로 후보자가 선출되고 있는데,경선은 여성할당제에 대한 고려 없이진행되고 있다.더구나 여성을 광역의회 선출직 후보로 내세우는 지구당에 지급될 예정인 국고보조금이 암암리에 받는 공천헌금에 비하면 그 액수가 미미해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따라서 경선제와 할당제의 모순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모색되지 않으면 현재 2%가조금 넘는 여성의 지방자치 참여 확대는 물거품이 될 위기에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우선 중앙당 지도부는 현역이 없는지역에서 여성 우선 공천제를 실시하고,경선에서 여성이 2위를 한 경우 중앙당에 복수 추천해 당무위원회에서 후보자를 최종 결정하는 등 여성공천 할당제가 실효를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또 앞으로 선출직 여성후보의 30% 할당제를 강제 조항으로 개정해야 하며,현재 광역의회 의원의 10%에 불과한 비례대표직의 비율을 30%로 확대하고,1995년 광역의회 비례대표직을 신설할 때 의도했던 취지에 충실하도록 비례대표 후보 전원을 여성으로 공천해야 한다.프랑스가 할당제가아니라 형평성 원칙에 따라 여성을 모든 선거 후보자의 반이 되도록 하고 있는 것과 같이 우리나라도 장기적으로 형평성의 원칙이 적용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지방의회에 진출한 여성의원들은 그동안 많은 업적을 쌓아 왔다.남성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학교 급식 등의교육 문제를 비롯해 환경·복지·여성정책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뿐만 아니라 교육감 선거의 부정을 폭로했으며 지방자치 단체 예산의 은행 예치문제를 개선하고 오랫동안 관행이 돼온 부정부패를 시정하는 데 앞장서 왔다.이는 여성의 정치 참여가 30% 내지 40%에 달하는 스칸디나비아반도 국가들에서 여성의 정치 참여가 확대되면서 정치 쟁점이 달라지고 정치문화가 달라진 것과 비슷한 양상을띠고 있다.여성의 정치 참여가 확대되면 우리나라 정치와정치문화를 선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김경애 동덕여대 교수
  • 佛대선/ 프랑스 좌파 참패‘좌우동거’ 전통 흔들

    ■佛대선 르펜 돌풍 파장 ‘극우파 승리’로 끝난 21일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는 프랑스는 물론 유럽 전역을 충격에 빠뜨렸다. 사회당은 33년만에 최대의 위기에 처했고 프랑스 정계의지각변동이 불가피해졌다.대외적으로도 지난해부터 유럽에 불기 시작한 우경화 바람이 가속화돼 유럽 통합과정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좌파 참패 ‘안돼(NO!)’,‘지각변동’ 22일자 프랑스 좌파지 리베라시옹과 보수지 르 피가로·르 몽드의 1면 제목들이다. 조스팽은 현직 총리라는 이점에도 불구,득표율이 16.07%에 그쳐 사회당 후보로는 1차투표 최저 득표라는 불명예를 안았다.사상 최고의 경제성장률과 최저 실업률이라는 집권중 경제 성과를 활용도 못해보고 패했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의 차별화 실패와 좌파 후보 난립,극좌파 부상,기존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 반발,개인적 이미지 등이 패인으로 꼽힌다. 1차투표 결과는 단순히 사회당의 실패가 아닌 좌파의 참패를 의미한다.좌파 연정에 참여한 사회당 공산당 녹색당후보들 득표율은 합쳐봐야 24.75%에 불과하다.공산당은 득표율이 3.41%로 역대 최저를 기록,존립기반마저 위협받고있다. 반면 극우파는 르펜(17.02%)과 브뤼노 메그레(2.36%)의득표율이 20%에 이른다.범죄와 이민정책,세계화와 유럽통합에 밀려난 국수주의 공략이 성공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르펜 돌풍이 2차 투표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본다.1차 투표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도 시라크가 80%의 압도적 지지를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2차 투표 결과와 관계없이 르펜의 급부상은 기존정치체제에 일격을 가함으로써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평가다. ▲정계 지각변동 정치분석가들은 이번 선거결과가 좌우파의 역학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정치적 지각변동’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5년간 불안하게 유지돼왔던 좌우동거 정부도 막을내리게 됐다. 사회당은 조스팽 총리의 사임으로 지도자 부재상태에서 6월 총선을 치르게 됐다.대선 참패로 중도우파에 집권당을 내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번 선거의 반작용으로 시라크 등 우파가과반수 의석 확보에 실패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선거 파장은 정계개편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전통적으로정치성향이 좌우파로 양분된 프랑스 유권자들은 좌파 후보의 부재로 공민권을 박탈당했다며 이번 선거의 합법성에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극단적으로 새로운 정치체제의도입마저 거론되고 있다. ▲유럽 우경화 가속 프랑스 대선에서 극우파가 부상하면서 유럽의 우경화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지난해 이탈리아 총선에서 우파인 실비아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승리를 시작으로 지난해 말 덴마크,지난달 포르투갈선거에서도 모두 우파가 승리했다.올해 총선이 실시되는네덜란드(5월),프랑스,독일(9월)에서도 ‘우파 바람’이거셀 것으로 예상된다.사이먼 머피 유럽연합의 영국 노동당 지도자는 “프랑스 대선 결과에 유럽은 전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균미기자 kmkim@ ■르펜은 누구-유럽통합·이민 반대 인종차별주의자 장 마리 르펜 국민전선(FN) 당수는 국수주의를 바탕으로반(反)이민을 내세우는 인종차별주의자. 이민자들의 높은 범죄가 프랑스의 치안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주장,최근 급증한 강력범죄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과이민에 대한 반감을 자극해 2차 결선투표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결선투표에서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승리가 확실시되지만 1차 투표 통과 자체만으로도 르펜으로선 큰 승리다.유럽통합에 대한 반대 및 사형제 부활 등 그가 주장해온 극우노선에 대한 일정 부분의 지지를 확인한 때문이다.그의 급부상은 최근 서유럽에 나타나고 있는 우파 쪽으로의 편향과 겹쳐져 유럽 통합 움직임에 타격을 가하지 않겠느냐는우려까지 부르고 있다. 파리 법과대학 재학 당시 3년간 극우학생단체인 ‘라 코르포’의 회장직을 맡았으며 1954년과 1957년에는 인도차이나전쟁과 알제리 사태에 참전하기도 했다.1965년 극우정치인 장 루이 틱시에르-비나쿠르의 선거운동을 도왔으며 1972년 FN을 창설,극우지도자로 발을 내디뎠다. 처음 대통령에 도전했던 1974년 0.74% 득표라는 참패를맛보았던 그는 그러나 1984년 14%,1995년에는 15%의 득표율을 기록,확고부동한 극우지도자로서의 자리를 굳혔다.그러나 1998년 후계자로 거론되던 브뤼노 메그레가 FN을 이탈해 공화국운동연합(MNR)을 만들며 큰 타격을 받아 지지율이 급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9·11 테러 이후 급증한 국민들의 불안심리를 교묘히 파고들어 1차투표를 한 달 앞둔 시점부터 지지율이 급등하기 시작,마침내 유럽과 전세계에 충격을 던진 대격변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유세진기자 yujin@
  • [한나라 경선주자 승부수 진단] 기호② 이상희 과학경제 대통령론

    한나라당 이상희(李祥羲)의원이 지난 4일 당내 대선후보경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 당 안팎의 반응은 “왜?”였다.모두가 어리둥절해 했다.‘돈키호테’라는 비아냥도 나왔다. 이에 대한 답은 지난 97년 그가 펴낸 ‘21세기 대통령감이 읽어야 할 책’이라는 저서에서 엿볼 수 있다. ◆ 과학경제 대통령론. 미국 과학기술원·공학학술원 등의 정책보고서를 엮어 만든 이 책은 ‘21세기 대통령은 21세기적 사고의 유권자가출산한다’를 부제로 달고 있다.“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지론과,“이번 대선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됐다.”는 상황인식,“이런 변화를 이끌기 위해 나서야겠다.”는 정치적결단이 만들어낸 결론인 셈이다. 정치인으로서 그의 키워드는 ‘과학기술’과 ‘미래’다. ‘급진주의’니,‘중도개혁’이니,‘보수연합’이니 하는개념은 그에게 낡은 과거의 가치일 뿐이다.21세기 이념은‘과학’이고,정치성향은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과학기술 발전을 통한 선진국 건설이 ‘과학경제대통령’을 표방한 그의 모토다. 과학기술에 대한 그의 신념은 경력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과학기술처 장관,청와대 과학기술자문위원장,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 등을 지냈고,약학박사와 변리사 자격증도갖고 있다. 그가 주도해 만든 과학기술관련 법안도 전자상거래특별법영재교육진흥법 뇌연구촉진법 등 10여건에 이른다. 그의 비정치적 성향은 주변관리에서도 잘 드러난다.정치인들이 득표수단으로 곧잘 활용하는 결혼식 주례를 지금껏 한차례도 맡지 않았다고 한다.청와대 과학기술자문위원장 당시 큰딸 결혼식은 지구당에조차 알리지 않았고 98년 모친상을 당했을 때는 부고를 내지 않았다.의원회관의 젊은 보좌진이나 지구당 관계자들과 훌쩍 심야극장을 찾는 영화 마니아이기도 하다. 과학기술분야에서의 활약이나 절제된 주변관리와 별개로그의 출마는 여전히 의문을 낳는다.이 후보는 후보등록을위해 기탁금 2억원을 당에 냈다.20년전 제약회사 임원에서물러나며 받은 퇴직금으로 산 땅을 팔아 만든 돈이다.그는“결과는 중요하지 않다.경선은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충분히 알릴 소중한 기회이고,이는 20억원,200억원의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당선보다 참여에 더 의미를 두고 있다는뜻으로도 비쳐진다.하지만 그는 “의미있는 운동이며,국민에게 신선한 충격이 될 것”이라며 ‘노무현 바람’과는 또다른 바람을 기대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국정운영 능력 전반에 대한 자질 역시 의문부호를 낳는 대목이다.특정분야에 대한 열정과 식견만 갖고 국정전반을 책임지는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에답을 내놓을 과제를 안고 있다. 진경호기자 jade@ ■다른 후보가 말하는 이상희. 후보들은 이상희(李祥羲) 후보의 장·단점에 대한 언급을꺼렸다.“장·단점을 이야기할 만큼 이 후보를 잘 알지 못한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그러나 “이 후보는 과학기술입국을 위해 노력하는 정치인이다.”는 데는 의견 일치를보였다. 이 후보측은 그러나 “정치인이 어느 한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가지고 대선 경선에 나서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면서 “사회를 이끌어갈 비전이 부족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최 후보의 한 측근은 “할 말이 없다.”면서 “독특하고참신한 아이디어로 과학 입국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는 것은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부영 후보측도 “아는 게 없어 할말이 없다.”면서 “전국구 의원의 한 명정도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과학 분야에 대해 조예가 깊지만 이 정도의 기술자는 많지 않으냐.”고 반문한 뒤 “기술자와 정치인은 다르다.”고 말했다. 강동형기자 yunbin@
  • 中 ‘10년주기 격변설’ 술렁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중국 대륙이 ‘10년 주기 대격변설’로 술렁거리고 있다.최근 잇따르는 노동자들의 항의시위가 언제든 정치성향을 띤 시위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어‘중국 10년 주기 대격변설’의 전조(前兆)가 아니냐는 주장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의 다칭(大慶)유전에서는 지난 1일부터 21일까지 일시휴직된 노동자 수천∼수만명이 직장복귀·처우개선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여 22일계엄령이 선포됐고, 인민해방군 병력과 무장경찰 등이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다.랴오닝(遼寧)성 랴오양(遼陽)시에서도 일시휴직 노동자 1만∼3만명이 11일부터 체불임금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가 노동자 대표가 구속되는 등시위가 격렬한 양상을 띠고 있다. 중국 대륙에 노동자들의 항의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중국 정부가 비효율적인 국유기업에 대해 구조조정을 단행함으로써 실업자와 일시휴직 노동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탓이다.지난해 말 현재 일시휴직자 중 500만명이 재취업을 하지 못했으며,실업자도 700만명에 이르고 있다.국유기업에는 노동조합이 있으나 관변단체여서 노동자들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는 점도 시위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시위가 아직 정치성을 띠지 않고 단순히 생존권 보장을 요구할 뿐이지만,주동자 구속 등으로 시위가보다 격렬해지면 언제든 정치성향의 시위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중국 10년 주기의 대격변설’이 제기되는 것도이 때문이다.‘10년 주기의 대격변설’은 공산당이 정권을 잡은 뒤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놓았던 대격변이 10년 주기로 일어났다는 점을 근거로 하고 있다. 공산당이 신중국을 세운 것은 1949년.10년 뒤인 59년 급진적 경제회복 정책을 추진한 대약진운동의 실패로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이 권좌에서 물러났다.마오가 ‘4인방(江靑·王洪文·張春橋·姚文元)’을 앞세운 문화혁명으로 덩샤오핑(鄧小平)과 류사오치(劉少奇) 등 개혁파를 내쫓은것은 69년이었다.정권을 다시 잡은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을 선언한 것이 78년 말이었고,톈안먼(天安門) 사태라는유혈참사를 겪게 된 것은 89년이다.‘10년 주기의 대격변’은 10년 동안의 축적된 모순이 폭발한 과정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경쟁력 강화란 구실 아래 구조조정으로 내쫓긴 수천만명의 실업자와 삶의 기반을 잃은 8억 농민,관료들의 부정부패,빈부격차 등 사회안정을 해치는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것이급선무이다. khkim@
  • 한국의 인권 현주소/ 사회적 약자 ‘홀대’ 심하다

    10일은 제53주년 세계 인권선언 기념일이다.우리나라는 지난 11월26일 국가인권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인권국가로서의위상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그러나 아직까지미흡한 점이 적잖다.인권위의 출범 이후 시행령과 직제 등을 둘러싼 정부 부처간의 갈등으로 파행이 거듭되고 있다.국가보안법 개정 등 개선의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세계 인권선언일을 맞아 우리의 인권수준을 짚어본다. 한국의 인권시계는 과연 몇시일까. 세계 인권선언일은 지난 48년 12월10일.제3차 국제연합(UN) 총회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적 권리 등을 담은 ‘세계인권선언문’을 공포한 날이다. [열악한 인권 현실] 우리의 인권현실은 아직 열악하다. 대통령이 인권신장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고 인권위를 출범시키는 등 인권국가로서의 위상을 다졌으나 정착까지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재외동포 관련법 개정은 물론 동남아 등 3세계 국가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게다가 여성이나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가 겪는 소외현상이나 출신지역과 정치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받는 사회적 차별은 여전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가해자이자 피해자라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인권위 유시춘(柳時春) 상임위원은 “여성과 장애인,동성애자 등 사회적 소수자들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차별은 어떤 물리적 폭력보다 더욱무섭고 제도화된 폭력”이라며 “인권위가 이 부분의 활동에 전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사회의 인권문제 지적] 국제사회의 시선도 곱지 않다. 한국은 지난 93년부터 유엔인권위원회 위원국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5월 경제·사회·문화권위원회에서 발표된 보고서에서 한국은 노조결성 등 노동자의 권익문제,국가보안법개폐 등을 구체적으로 지적받았다.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인권A규약)’은 ‘시민·정치적 권리에 관한 규약’(인권B규약) ,세계인권선언과 더불어 3대 국제인권장전이라 불리는 것으로 현대 인권의 기준이 되고 있다. 인권B규약은 사상의 자유나 집회·결사의 자유 등 주로 정치적 권리를 다룬다.인권A규약은 남녀 평등에서부터 시작해노조활동의 자유,어린이·노인·장애인의 복지 등 사회권을폭넓게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90년 이 두 규약에 가입했지만 그동안 국가보안법과 재소자 및 노동자 표현의 자유,성차별 등 문제가 단골로 지적돼 왔다.개선 여지가 많아 앞으로 인권위원회와 인권단체들의 활동이 집중될 대목이다. [다양한 행사] 인권위원회는 기념식 없이 10일 오전 11시 김창국(金昌國)위원장이 서울 교동초등학교를 찾아 ‘인권교사’로서 인권과 평등의 중요성에 대해 가르친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는 오는 15일 오후 6시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안치환·김종서·전인권 등이 출연하는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 열세번째’ 콘서트를 연다.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지난 8일 고려대에서 ‘탈북자,외국인근로자 등의 인권보호대책’ 세미나를 가진데 이어 10일 기념식과 제2회 앰네스티 공무원 인권상 및 제5회 앰네스티 언론상을 시상한다. 이밖에도 11∼17일 수원미술관에서 ‘수원 인권예술제’가열린다. 박록삼기자 youngtan@. ■인권위 '억울한 사연'봇물-””性전환자 왜 비행기 못 타나요””. “억울한 사람들의 응어리를 풀어주고 우리 사회의 인권을한 단계 높인다는 사명감에 힘든 줄 몰라요.” 9일 오후 휴일임에도 서울 종로구 수송동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사무실에는 민간위촉단원과 자원활동가 등 10여명이 출근,‘세계인권의 날’ 행사 준비로 분주했다. 이들은 봇물처럼 쏟아지는 민원인들의 진정 접수와 상담에쫓기느라 10일로 예정된 행사준비를 미처 마무리짓지 못해이날 사무실을 찾았다.출범 후 지난 2주일 동안 40여명의 인원으로 1,600여건에 이르는 진정 접수와 상담,청송감호소 등 3곳의 현장 방문조사를 강행한 탓에 얼굴에는 피로가 깊이배어 있었지만 사명감만은 여전했다. 기자회견 준비를 위해 출근한 노정환(盧丁煥·민간위촉단원)씨는 “인권위 업무는 진정 접수와 분석,현장조사뿐 아니라 테러방지법 등 관련법령 공고,인권교육,홍보 등 10여가지에 달한다”면서 “하루빨리 인권위가 정상화돼 보다 많은 사람들의 응어리를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인권위가 관련 부처와의 갈등 때문에 사무처도 구성하지 못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나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자원활동가 18명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 시민과 대학원생,시민단체 회원 등으로 구성된 자원활동가는 현재 위원장과 상임·비상임 위원 11명을 제외한 실무인력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무보수로 활동하는 이들은 인권위 5층 진정접수처에서 방문·팩스·이메일 등을 통해 쏟아지는 진정 접수를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인권위 출범 후 지난 8일까지 682건의 진정 접수 및 931건의 상담이 쏟아졌다. 지난 7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보건소장 임용에서 탈락한이희원씨(39)가 첫 진정서를 제출한데 이어 국가기관으로부터 당한 고문이나 폭력,여성과 장애인이 겪은 차별,트랜스젠더(성전환자)와 외국인 노동자의 하소연 등 지금까지 언론과 정부기관에서 외면당한 소소한 사건이나 해묵은 민원이 줄을 이었다. 88년 북한을 탈출한 김용화씨(49·경기도 안양시)는 “95년 중국을 거쳐 밀항해 한국으로 왔지만 아직 국적을 얻지 못했다”며 진정했고,99년 5월 군대에서 커밍아웃을 선언했다가 군 정신병원에 감금됐던 정모씨(25)와 성전환 수술을 한뒤 항공사로부터 탑승이 거부됐다는 김모씨(41) 등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변협 '2000년 인권보고서'-””한국 인권의식 함량미달””. 86년부터 인권보고서를 발간해 온 대한변호사협회(회장 鄭在憲)는 9일 ‘2000년 인권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우리나라의 인권상황은 과거청산과 개혁작업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지만 인권의식은 여전히 함량미달”이라고 평가했다. 변협이 꼽은 대표적인 인권침해 사례는 지난해 6월 ‘롯데호텔 농성노동자 진압사건’.과거 군사정권을 연상시키는 공권력의 반인권적·전체주의적 성향이 청산되지 않았음을 확인시켜 주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노동자,동성애자 등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인권 침해는 계속된 것으로 평가했다. ▲정신병자로 몰린 네팔 출신 여성노동자가 6년간 정신병원에 감금된 일 ▲동성애자 탤런트 홍석천씨의 국회 출석이 ‘품위손상’등을 내세운 의원들의 거부로 무산된 일 등을 꼽았다. 여성 연예인의 성행위 비디오 유포 사건에 대해서도 “인간의 육체적 표현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반인권 행위”라고 비판했다. 현 정부 출범 당시 발표된 ‘100대 국정과제’와 관련해서도 “개혁 주체의 정치·이념성 부족과 구 세력들의 권력장악 등으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가동 ▲민주화운동보상법제정 ▲남북정상회담 성사 ▲노근리 사건 등 거론이 금기시됐던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사건과 한국군의 베트남전학살 의혹 제기 ▲매향리 미군 폭격장 문제가 이슈로 부각된 것은 등은 ‘뚜렷한 진전’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법무부는 이에 대해 “롯데호텔 사건을 인권침해 사례로 꼽은 것은 사안의 중대성과 피해 규모를 외면한 채 진압 과정에서 공권력이 빚은 우발적 피해만을 강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국인 근로자 인권 보호 실태 등에 대해서는 항목별 해명자료를 내 반박했다. 이동미기자 eyes@.■국보법 개폐 논란 가속화. 인권 문제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사상범을 어떻게 다루느냐이다.이는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으로 연결된다. 대한변호사협회(회장 鄭在憲)는 9일 발간한 ‘2000년 인권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은 이산가족 상봉과 미전향 장기수 송환으로 이어져 비정상적 남북관계 속에 희생됐던 피해자들의 기본적인 인권,즉 ‘행복추구권’을 회복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남북 관계의 정상적인 발전을 위해 국가보안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국보법이 반국가단체라는 북한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이로부터 반인권성과 반민주성이 파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보법 개폐 운동] 지난해 8월 민주당은 “연내에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힌 뒤 9월 국보법 개정안을만들었다.일부 여야 의원은 ‘국가보안법 문제를 고민하는의원모임’을 구성,11월 국보법 폐지법률안을 의원입법 형식으로 발의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가 결성돼 활동을 개시했다.언론에서도 국보법 개정 문제를 비중있게 보도했다. [개정 반대 논리와 향후 과제] 그러나 이같은 개정 논의는‘신중론’ 혹은 ‘상호주의’를 내세우는 반대세력들의 논리에 부딪혀 실패했다.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된 사람은 96년 465명,97년 641명이었으나 현정부 출범 이후 줄기 시작해 98년 465명,99년 312명,2000년 130명,올해 10월말 현재 111명이다. 변협은 남한의 인권 개선의 척도인 국보법 개폐는 궁극적으로 ‘남북한 구성원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과제로 남북 쌍방이 대화와 협력을 통해 모색해야 할 문제라고 결론내렸다. 이동미기자
  • 美 헬름스의원 “내년 정계은퇴”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정치인 제시 헬름스(79·노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상원의원이 22일 저녁(현지시간)정계은퇴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그는 자신이 정치 논평가로 일했던 WRAL-TV를 통해내년 11월 상원선거에 불출마하고 임기가 끝나는 대로 은퇴할 것을 발표한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라이스 대학의 정치학자 얼 블랙은 “미 외교의 보수강경화를 유지해온 한 시대가 막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5선의 헬름스 의원은 1995년부터 올해 초까지 상원 외교위원장을 맡으면서 클린턴 전 행정부가 북한과 맺은 제네바핵합의 등 대북유화책을 강하게 비판해 온 정통 매파였다.유엔의 광범위한 활동,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한 교토의정서,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그의 은퇴는 내년 선거에서 상원 다수당 지위를 회복하려는 공화당의 노력에 큰 타격을 줄 전망이다.제임스 제퍼즈(버몬트주) 의원의 탈당으로 공화당이 1석 차이로 소수당으로 전락했고 스트롬 서몬드(99·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의원도 고령과 건강 등을 이유로 불출마를 밝힌 상태다. 총 100석 상원 의석중 34석을 새로 뽑는 내년 선거에 공화당은 20석,민주당은 14석이 걸려있다.공화당 20석 중 2석이 무주공산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정치성향이 공화당 수뇌부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투표자 대부분이 민주당원으로 헬름스의원이 지금까지 얻은 최고 득표율은 55%였다. 특히 이달초 연방선거위원회에 보고된 그의 올해 정치자금모금실적은 17만3,815달러로 1995년의 5분의1에 불과했다. 전경하기자
  • 美 대선, 유명 변호사들 경연장?

    미국의 내로라 하는 변호사들이 모두 플로리다주에 모였다. 플로리다주의 수검표에 대한 선거 결과 집계 여부가 미국 제43대 대통령 당선자 결정의 최대 변수가 되면서 고어·부시 양 진영은 사활을 건 법정 대치에 들어갔다.두 후보측은 지난 8일 플로리다 주법에따른 재개표가 진행된 뒤부터 미국내 최고 수준의 변호사들을 앞다투어 영입,최후의 승리를 따내기 위해 최전선에 내세웠다.CNN 등 미 언론들은 영입 변호사 대부분이 굵직한 사건을 통해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저명인들이라고 보도했다. 고어 진영의 대표격 변호사는 데이비드 보이스.미 법무부가 마이크로 소프트(MS)사를 상대로 낸 독점금지 소송에서 법무부측 변호사로활약,정부측의 승리를 이끌어낸 주역이다.그는 전세계가 주목한 MS사건에서 후줄그레한 옷차림과 대비되는 명쾌한 언변으로 주목을 받았다. 민주당의 사활이 걸린 팜비치 등 3개 카운티에 대한 수개표 작업 적법성 쟁취에 주력해온 켄달 코피 변호사는 98년 마이애미 시장선거에 출마한 정치성향이 짙은 인물이다.최근 쿠바난민소년 엘리안 곤살레스 사건에서 엘리안군의 친척쪽 변호사로 이름을 날렸다.헌법학의대가인 하버드 법대 교수 로렌스 트라이브도 고어 진영의 법정 투쟁에서 후방 저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부시 진영이 내세우고 있는 법조인들은 대체로 소송에 능한 동시에행정부 경력도 갖춘 인물로 구성돼 있다.대표격 변호사는 법무부 차관 출신의 테오도르 올슨.법조계 내부 조직 역학관계를 훤히 꿰뚫고있으며 언론플레이에도 능한 전천후 법조인이다.소송의 명수로도 알려져 있다. 민주당원이 장악하고 있는 플로리다 지법에서 수작업 재검표 중지청원을 기각당한 뒤 제11 애틀란타 순회고등법원에 항소한 부시 진영은 올슨 변호사의 능력이 고등법원과 연방법원으로 올라가면 최대한발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슨 다음에 포진한 변호사는 조지 W 부시 후보의 아버지인 부시 전 대통령 행정부에서 법무부 검사를 지낸 조지 터윌링거.96년 루이지애나 상원 선거에서 투표부정 사건을 다룬 경험이 있다.베리 리처드변호사는 78년 플로리다주 법무장관 선거에서 스스로 재개표 상황에직접 연루돼 법정 투쟁을 벌였던 인물이다.양측이 지금까지 각급 법원에 제기한 소송은 10건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이들 법률 저격수들의 활약 여하에 따라 대치정국이 판가름난다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 美 2000大選후보 부인들 표공략 후끈

    ‘제2의 힐러리 클린턴이냐,제2의 바바라 부시냐’.미 대선의 민주·공화양당 정·부통령 후보가 확정되면서 유권자들의 관심이 후보 부인들에게 쏠리고 있다.90년대 들어서 후보 부인들의 성향,이미지가 대선에서 커다란 변수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각 당 전략팀은 전당대회와 유세장 등에서 후보부인들의 이미지 메이킹을 극대화,표 끌어들이기에 적극 나섰다.미 언론들도후보 부인들의 면모에 따른 각 당 지지율 추이를 분석하는데 분주하다. ◆선거운동 주역으로=2000년 미 대선의 여 주인공은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시사 부인 로라 부시(53),러닝메이트 딕 체니 전국방장관의 부인 린 체니(58),민주당 대통령 후보 앨 고어 부통령 부인 티퍼 고어(51),러닝메이트 조셉 리버먼 상원의원의 부인 하다사 리버먼(52)이다.대선 출마 후보의 부인이 남편 곁에 조용히 서있는 것이 미덕인 시대는 지나갔다. 92년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의 부인 바바라 부시와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부인 힐러리 클린턴의 대결,96년 밥 돌 후보 부인 엘리자베스 돌과힐러리클린턴의 대결은 당시 선거 최대 이슈 가운데 하나였다. 로라 부시 등 네 사람은 각양각색의 색채와 정치성향으로 유권자들에 어필하며 남편의 백악관 진입,나아가 자신들의 백악관 진입을 위해 진력하고 있다. 지난 선거가 퍼스트레이디들 만의 평면전투였다면 이번 2000년 선거는 바이스 레이디까지 가담한 입체전. ◆티퍼 고어=언론에 가장 먼저,많이 노출된 사람은 현직 부통령 부인인 티퍼 고어다.힐러리에 비하면 ‘내조형’에 가깝지만 현재까지 남편 ‘대통령 만들기’에 가장 적극적이다.남편 유세장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동반해 무대에서 남편 소개를 전담,‘치어리더 티퍼’란 별명을 얻었을 정도.버지니아주앨링턴 출신으로 내슈빌 테네시언신문의 사진기자 생활을 했다. 부통령 부인으로서 어린이 보호 운동에 적극적이었고 대학 시절 반전운동과 무주택 빈민운동에 열성이었던 운동권 출신.힐러리에 가려 비활동적(?)으로 보이긴 했으나 퍼스트 레이디가 되면 그 활동폭을 대폭 확대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조용한 행동파’로 극단적인 반대자는 많지 않은 편. ◆로라 부시=여론조사 결과 백악관 입성 가능성이 가장 높은 로라 부시는 시어머니인 바바라 부시처럼 전형적인 내조형.대중 앞에 나서기 싫어하는 조용한 성격으로 도서관 사서와 초등학교 교사를 지냈다.지난달 31일 공화당 전당대회 개막식날 첫번째 연사로 나와 정치무대에 데뷔했다.‘아내만이 알 수 있는 남편에 대한 이야기’ 등 부시의 인간적 면모 등을 효과적으로 부각시켰다.영부인이 되면 어린이 조기 계발 교육에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여성표를 공략하고 있다. ◆린 체니=지난달 25일 딕 체니가 부시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됐을때 언론들은 재빨리 부인 린 체니에 스포트라이트를 맞췄다.힐러리 못지 않게 워싱턴 정가에서 명성을 쌓아온 활동파이기 때문.그녀가 나서면 남편보다 더 많은 표를 모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힐러리가 좌익성향의 엘리트라면 린은 보수주의 저격수다.영문학 박사.경력 또한 화려하다.CNN에서 십자포화(Crossfire)란 시사토크 프로그램 사회자로 일했으며 레이건,부시 행정부 시절 7년간 자선기부재단인 ‘인간애를 위한 기여’(NEH) 회장을 지냈다.사상과 문화전반에서 리버럴의 죄악을 씻어내자고 주장하는 골수 보수파.‘보수우익문화 전사’라고 불릴 정도다.엄청난 강연활동과 저술을 하고 있다.자유주의적페미니즘에 대해서도 적대적. 린의 보수주의 색채와 왕성한 활동이 감표 요인이 될 것이란 시각도 만만찮다. ◆하다사 리버먼=‘워싱턴의 도덕주의자’ 리버먼의 부인 하다사야말로 ‘골수’ 도덕주의자로 불린다.체코출신의 아우슈비츠 생존자 부모 사이에 태어났다.아버지는 프라하에서 변호사를 하다 미국으로 건너와 랍비 생활을 했다.리버먼을 만나기 전 결혼한 전 남편도 랍비.확고한 유대 종교관으로 무장돼 있으며 친구들은 98년 리버먼의 클린턴 대통령 섹스 스캔들 공개 비난도 사실은 하다사가 부추긴 것으로 여기고 있다.이스라엘과 아랍 지역의 여성 건강 증진을 위한 기구에서 일하고 있다.9일 내슈빌 유세에서 고어 부부,남편과 함께 대중에 모습을 드러낸 그녀는 자신이 모든 이민자들의 상징”이라며 민주당 지지를 호소했다.민주당측에선 정치물이 묻지 않은 하다사의 이미지가 흑인과 히스패닉,아시아계 표를 몰아주길 기대하고 있다.그러나 동시에반(反)유대표도 신경쓰는 분위기다. 김수정기자 crystal@
  • [푸틴의 러시아] (1)어디로 가나

    신 러시아의 탄생이냐,아니면 스탈린주의의 복귀인가.26일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47세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직무대행이 대권을 거머쥐면서 인구1억5,000만 ‘젊은 러시아’의 진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전격 사임한 옐친으로부터 후계자로 지명된 푸틴은 ‘강한 러시아’부활의 메시아로 각광받으며 소연방 해체이후 자존심을 구길대로 구긴 러시아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많은 러시아인들은 푸틴의대통령 당선으로 사회 전반에 만연돼 있는 부패,범죄와 경제 혼란 등 ‘러시아병’을 특유의 추진력으로 치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그가 유세기간 중 ‘글로벌 러시아’를 내걸고 외국인 자본 유치에 힘쓰겠다고 약속하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할 수도 있다고 밝힌 점은 서방세계와대립하지 않는 외교정책,자유주의적 민주개혁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그의 공약과 달리 러시아에 현대판 스탈린주의 독재체제가 시작됐다는 개탄도 강하다.공산당의 주가노프 당수가 29.44%로 선전한것은 이같은푸틴의 독재성향을 우려한 반(反) 푸틴 ‘항의 표’가 몰린 것이란 분석이지배적이다. 푸틴의 사고는 KGB경력에 깊이 뿌리를 박고 있다.그런 그가 다원주의적 경쟁적 정치시스템을 얼마나 용인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국립 페테르부르크대 재학중 KGB에 특채된 후 17년간이나 엘리트 정보원 코스를 밟아온 푸틴은 틈만나면 KGB를 옹호,소비에트 체제에서 최상의 훌륭한 시스템이었다고 주장해왔다. 그의 실용주의에 기초한 개혁마인드를 존중하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러시아의 장래를 어둡게 보는 시각도 만만찮다.엄청난 인기를 얻고 출발했지만 이익세력들의 세력다툼끝에 결국 실각한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푸틴을 지지한 세력은 소비에트 시절의 국부를 가능케했던 군산(軍産)복합체.국유산업의 부활과 부흥을 주장하고 있는 이들과 이제 막 자라나기 시작한 신흥세력 중산층의 자유경제 개혁의 요구는 상충될 수 밖에 없다.그 때문인지 푸틴은 유세기간 러시아 재건을 위한 명확한 처방책을 내놓지못했다. ‘수수께끼같은 인물’푸틴의 정치성향과 외교정책은 곧 있을 각료 인선을통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98년 KGB의 후신 연방보안국(FSB) 국장에 취임한 이후 벼락 출세 가도를 달려온 정치 신인 푸틴은 자신의 진용을갖춰놓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러시아 대외부채 협상전문가인 미하일크라시야노프 제1부총리 등이 현재까지 드러난 측근들.따라서 과거 옐친대통령의 충성세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KGB 친구들은 그가 갖고 있는 몇안되는 재원들이다. 푸틴의 방향에 대한 기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푸틴호’의 항해 기상도는 양호하다.96년 옐친이 1차 투표에서 35.28%를 얻는데 그치고 결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것과 달리 그는 ‘압도적’인 여론의 지지를 등에 업고 출발한다.게다가 지난 해 12월19일 총선에서 푸틴의 ‘통합당’은 공산당에 이은제2당으로 선전, 자유주의 세력들과 연립할 경우 의회내에서도 순조롭게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깨끗한 정부,부패척결을 내세우고 등장한 푸틴이 크렘린내 가신그룹을 포함한 정재계 기득권 세력의 지원으로 권좌에 오른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러시아를 재건시킬지,아니면 러시아 10년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독재체제로 이끌어 갈 지 주목된다. 김수정기자 crystal@. *푸틴 당선 각국 반응. [워싱턴·베이징·런던 AFP AP DPA 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직무대행의 대통령 당선에 대해 27일 중국은 적극 환영했으나 미국 등 서방은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향후 그의 행동이 중요하다며 유보적 반응을 보였다. ◆미국 미국행정부는 푸틴이 대통령으로서 러시아의 민주적 변화를 얼마나정력적으로 추진할 것인지 불확실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지금까지 푸틴의발언에 대해서는 일단 옳은 방향을 잡고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은 26일 저녁 CNN과의 회견에서 “러시아인들이 민주적이고합헌적으로 권력을 이양하는 선거를 치르는 것은 역사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일본총리는 27일 저녁 푸틴 대통령 당선자와전화 회담을 갖고 조속한 정상회담을 촉구했다.오부치총리는 회담에서 축하의 뜻을 전달하고 “주요국(G8)정상회담에 앞서 될수 있으면 빠른 시기에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푸틴대행은 “진심으로 일본과의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완전한 정상화가 최종 목적”이라고 말해 평화조약의 체결을 중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비쳤다.푸친대행은 일·러 정상회담과 방일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아오키 미키오(靑木幹雄) 일본 관방장관 및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외상은 26일 “푸틴 당선자가 옐친의 노선을 계승할 것이라는 점에서 푸틴의당선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중국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27일 푸틴과 러시아 국민들에게 보낸 성명에서 푸틴의 대통령 당선을 개인적으로나 중국 인민을 대표해서나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밝혔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장 주석은 이 성명에서 “푸틴 당선자가 중·러 관계 발전을 위한 긍정적 노력을 기울여왔음을높게 평가하면서 개인적으로나 업무상으로나 우호적 관계를 맺을 용의가 있으며 양국간 전략적협력관계의 확대 및 심화를 계속 함께 추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국 언론들은 27일 푸틴의 당선을 조심스레 환영하면서 푸틴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심판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파이낸셜 타임스지는 “서방 정치인들은 이 강력한 지도자를 열렬히 환영하고 있으나 푸틴이 대통령으로서의권력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보기 전까지는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 [4·13 유권자혁명 여성이 나섰다] (1)두드러진 의식변화

    여성 유권자가 변화하고 있다. 정치불신과 무관심에서 벗어나 올바른 주권행사를 통해 생활정치를 구현하고 유권자 혁명의 물꼬를 마련해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하다.일부 정당의 ‘비례대표 여성 30% 할당’등 주변 여건도 여성의 총선 참여 열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각종 여성단체와 대학가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여성 유권자의 움직임과 대안 제시 노력 등을 시리즈로 엮는다. 여성표가 심상찮다. 4·13총선에서 여성이 유권자 혁명의 주체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움직임이여성단체와 대학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유세장을 돌아다니며 손을 내미는 ‘주부군단’의 구태에서 벗어나 건전한 정치세력화를 통한 정치참여확대를 시도해야 한다는 인식이다.여성 유권자의 총선 참여를 높이기 위한행사도 잇따르고 있다. 14∼15대 총선때 여성 투표율은 각각 70.9%와 62.0%로 남성 유권자의 72.2%,65.3%보다 다소 낮았다.여성단체 관계자들은 “여성 투표율을 높여 보수·파벌정치의 대안을 모색하는 길을 열어야 한다”면서 “최근 정치개혁 서명운동 등에서여성 참여가 두드러지는 등 의미있는 변화가 일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오는 28일부터 전국 5개 지부 소속 100여개 단체로 ‘여성유권자 실천단’을 만들어 전국 각지를 돌며여성 유권자의 낙천·낙선운동 참여를 설득할 계획이다.남인순(南仁順)사무총장은 “지구당의 향응제공이나 각종 대회에 여성들이 동원되는 것은 여성의 잠재적 정치성향을 긍정적 에너지로 결집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취지를 설명했다. 국내 최대 여성단체인 여성단체협의회는 16대 총선에 출마한 여성후보자 지지에 힘을 쏟고 있다.오는 3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지역구에 출마하거나 비례대표에 뽑힌 여성후보를 상대로 ‘21세기 선진정치 구현을 위한 여성정치인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갖는 등 여성후보를 부각시키는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한국여성유권자연맹,한국여성정치연맹,한국여성정치연구소, 한국여성정치문화연구소 등 4개 단체로 구성된 ‘여성정치네트워크’는 24일부터 선거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선거관련 교육을 실시한 뒤 여성 후보자 진영에 파견키로했다. 특히 한국여성유권자연맹은 본격 선거유세가 시작되면 지역감정과 부정부패를 없애자는 뜻에서 비누를,악성루머와 상호비방을 씻어내자는 뜻에서 가그린을 여성유권자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여대생들의 총선참여 열기도 뜨겁다.숙명여대에서는 ‘대학생 정치참여 행동선언’ ‘공약(空約) 물풍선 던지기’ ‘진보연못’ 등 다양한 활동이 펼쳐지고 있다.지름 1.5m의 진보연못에 학생들이 정치개혁을 소망하며 동전을던지는 행사를 마련,이틀만에 10만여원이 모였다.행사를 준비한 명효영(明孝英·한국사 3년)양은 “여성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선입견을 깨고 총선에‘파문’을 일으키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화여대는 내주 서울의 각 선거구마다 정치개혁을 이룰 수 있는 지지후보자를 표시한 지도를 교내에 게시,학생들의 총선 참여를 독려할 예정이다. 전경하 이상록기자 lark3@
  • 서울대생 절반이상 정치성향 ‘진보적’

    서울대 학보인 ‘대학신문’은 지난 13∼16일 학부생 6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치의식 조사’(신뢰도 95%,오차구간 ±5%) 결과를 20일자로 게재했다.학생들은 정치적 성향을 묻는 질문에서 54.6%가 ‘진보적’이라고 응답했으며 ‘중도’와 ‘보수’라고 응답한 학생은 각각 32.2%,13.2%였다. 남북문제와 관련,‘햇볕정책’으로 대표되는 현 정부의 ‘남북정책’에 대해서는 60%가 찬성해 자신의 정치성향과 관계없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시민단체의 선거운동 참여가 정치개혁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응답이 93%로 나타난데 반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한 학생은 4%에 불과했다.그러나 전체 응답자의 61%가 ‘낙선운동의 의의와 방식에 동의하지만 효과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답해 크게기대하지는 않았다. 김재천기자 patrick@
  • 4·13총선 50일 앞으로…이것이 ‘주요 변수’

    23일로 50일을 남긴 4·13 총선이 정치권을 후끈 달구고 있다.이번 16대 총선에서는 유권자 혁명 기류와 제4신당의 출현,신진인사의 대거 영입 등으로어느 때보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선거의 흐름을 이끌 주요 변수를 살펴본다. ◆시민단체 선거운동 여론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시민단체의 낙천(落薦)·낙선(落選)운동은 선거 판도를 뒤흔들 주요 변수다.지난달 12일 개설된총선시민연대의 홈페이지에 쏟아지는 하루 1만여건의 격려성 주문이 민심을대변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의 공천부적격자 명단에 포함된 후보가 공식 선거전에서 낙선운동이라는 암초에 부딪혀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작게는 수십∼수백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선거구에서는 해당 후보가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부작용도 우려된다.사이비 시민단체가 기승을 부리면서 흑색선전,금품요구,소지역주의,선거판 과열 등 망령이 되살아날 수 있다. ◆선거쟁점 각당 총선전략의 기본틀을 이루는 요소다.민주당은 정국안정론과지역개발론으로 여론몰이를 시도하고 있다.참신성과 전문성을 갖춘 수도권후보를 중심으로 인물구도에서도 다른 당을 따돌린다는 계산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총선을 현 정권의 중간평가로 규정,‘DJ대 반(反)DJ’의양분(兩分)구도로 몰아간다는 전략이다.힘있는 야당이 초보여당을 견제해야한다는 논리를 맞물리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양분구도 전략은 제4신당의 폭발력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맺고 있어 주목된다.병무비리,이석희(李碩熙)전국세청차장을 둘러싼 세풍(稅風)수사 등 사정(司正)바람도 선거구도를 변화시킬 돌출변수로 꼽힌다. ◆20∼30대 표심 사이버 세대로 분류되는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율이 각당의 희비를 교차시킬 전망이다.지난 92년 15대 총선 당시 20∼30대는 전체유권자의 55.8%로 절반을 넘었다.그러나 투표율은 53.2%에 그쳐 전체 투표율63.9%를 훨씬 밑돌았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최근 사이버 공간을 타고 표출된 젊은층의 정치변화 욕구가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때문에 각당은 20∼30대를 대상으로 투표참여 의사나 정치성향을 파악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총선전략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기존 정당에 비판적인 성향을 감안하면 20∼30대의 투표참여 확대가 무소속이나 개혁적 신생정당의 약진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지역감정 특정 지역간 대립 현상이 이번 총선에서도 위력을 떨칠 조짐이다.각당 공천과정에서도 열세지역의 인물난은 여전했다.본격 선거전이 시작되면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한 일부 정당이나 후보의 지역감정 조장 행태가 재연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과거처럼 지역별 득표율의 편중현상이 극심할 지는 예단키 어렵다. 지역성 보다 직능성이 우선시되는 인터넷 선거운동이 새로운 풍토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박찬구기자 ckpark@
  • [기고] 새천년엔 새판의 정치를

    새 천년에 들어서면서 정치권에 적지않은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정당에 못지않는 영향력을 가진 시민들의 모임이 꿈틀거리고 있다.이들이 벌이는 일련의 움직임은 입장에 따라서는 신선한 충격이요 필연적 사태의 진전일 수도있고 곤혹스런 태풍이요 간섭일 수도 있을 것이다.어쨌든 이제까지의 정치는 더이상 방치될 수 없고 어떤 형태로든 새로이 짜맞추지 않으면 안된다는 당위일 수도 있다. 정치의 압축판이 국회라면 2000년대의 국회는 분명코 달라져야 한다.15대국회가 1900년대를 마감하는 시점에 사실상 문을 닫고 오는 4월 총선거로 16대가 시작된다는 것은 절묘한 시점이다.시민단체들이 2000년대의 국회에 진출할 정치인들을 엄선해야 한다고 유권자들의 경각심을 높이고 부적격한 사람들의 공천을 저지하거나 낙선운동까지 벌이겠다고 나선 것은 시대의 요청일수 있다.20세기적 정치패턴,이른바 대의정치에 종언을 고하는 격변으로도 보이는 것이다. 새천년의 정치 모양에 대해 김대중 대통령은 연두사에서 정확히 시사했다. 인터넷이 활개치고 지식정보의 혁명기에 걸맞는 정치는 사이버 공간으로 확대된 전자민주정치일 것이라는 말이었다.과연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시민사회의 확장을 가져오고 있고 위임된 대표권을 행사해온 국회의 권능과 기능에 적지않은 변화를 초래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새로운 패러다임에 맞는 새정치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전자민주주의는 시공을 초월하여 직접민주주의를 가능토록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이미 캐나다와 미국에서는 이를 실험하고 이에 관련된 정책을 발표한 정당들이 나오고 있다.사이버개념을 도입,사이버국회,사이버정당의 시대가오고 실제 선거에도 사이버운동이 현실화되고 있다.PC통신,인터넷 등 정보통신수단을 통해 정치엘리트와 시민들의 쌍방 대화가 가능해진다.시민들이 정치적 이슈에 직·간접으로 참여의 폭이 넓어질 것이란 점이다. 정부나 국회에 고속정보망이 구축되고 각종 홈페이지를 통해 대화와 토론이 가능해지며 이제까지 정치인들의 일방적인 홍보나 선전은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수많은 정보가 공개되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이 검색이가능해지게 되므로 투명한 정치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회의원들의 발언,투표,의안 심의 등 의정활동 대부분이 사이트에 공개되고 검색될 수 있다.한밤중에 집에 앉아서 자기지역 출신의원의 의안 심의내용,즉 국회속기록을 찾아 읽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따라서 거짓말을 일삼거나 헛된 공약을 한 의원은 더이상 버티기가 어렵다.의원외교를 간다고 외국에 나갔다해도 회의에 참석했는지,누구를 만났는지,아니면 단순히 골프관광여행으로 그쳤는지 인터넷을 통해 검색하면 곧 알 수 있다.다시 말해 서울의 한 골방구석에서 인터넷으로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의 문서를 뒤적일 수 있게끔 되는 것이다. 이제 시민단체들이 의원들의 덕목을 제시하여 유권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은 새틀을 짜기 위한 것이다.저질발언,불성실한 의안심의,외화낭비의외유활동,당적변경 등 해바라기나 철새형 정치성향 등이 사전에 검색되어야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그레셤 법칙의 악순환을 깨 21세기에 맞는 새 패러다임의 정치가 가능해질 것이란 주장이다.국회의 기능도 입법,예산심의권 못지않게 체제 유지기능에 더 초점이 모아지게 될 것이다.즉 15대국회와 같이정치쟁점과 민생사안이 구분되지 못한 가운데 사사건건 정쟁으로 일관,국가의 경쟁력을 저해시키는 일은 용납될 수 없을 것이다. 21세기의 정치는 다가오는 지식과 정보의 혁명에 알맞는 능력있는 정치인들이 선출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박실 국회 사무총장
  • ‘2+α’와 90년 ‘3黨통합’ 차이점

    여권이 추진중인 ‘2+α’방식의 정계개편은 지난 90년 3당합당과 맞먹는정치적 지각변동이다.3당합당 당시와 현재의 시대상황은 정치안정을 요구하는 국민 여망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유사점을 지니고 있다.3당 합당이든 ‘2+α’든 ‘파행정국으로 되는 일이 없다’는 정치불신과 혐오증을 ‘그래도 덩칫값은 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대체하는 효과를 갖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성향과 이념의 측면에서 이질적인 여러 세력이 합당형식의 창당을 통해 한지붕 밑으로 들어앉는 모양새도 비슷하다.3당합당이 민주화와 군부세력의 물리적 통합이었다면 ‘2+α’는 보수와 개혁을 망라한 보혁연합과 지역연합을 염두에 둔 헤쳐모여식 결합이다. 그러나 3당합당이 미증유의 정치 실험으로서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켰던점과 비교하면 ‘2+α’가 갖는 심리적 충격의 강도는 다소 떨어진다. 3당합당은 지역주의를 이용한 정권재창출의 방편이었지만 ‘2+α’는 지역주의 극복에 비중이 두어지고 있는 점도 충격강도가 떨어지는 요인이다. 3당합당은 수혜자가 누가 될지 분명했지만 ‘2+α’는 불투명하다는 점도이채롭다.한 예로 ‘내년 4월 총선구도에서 1대1의 여야 맞대결 구도가 반드시 여권에 유리한 결과로 귀결되느냐’를 생각할 수 있다.단정하기 어렵다는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3당합당은 전격적인 합당선언으로 나왔으나 ‘2+α’는 구성원의 여론수렴형식을 거쳐 추진되는 것도 큰 차이점이다.지금까지 드러난 구도로는 정계개편 추진세력으로서의 영남권이 배제된 점도 3당합당 당시와는 다르다. 차기를 맡을 강력한 카리스마의 부재(不在)도 3당합당 때와는 다르다.‘2+α’에서는 당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 같은 역할을 맡을 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얼굴의 신선미’가 떨어진다는 비판과도 맥이 닿는다. 박찬구기자 ckpark@
  • 3·30 재보선 부동표가 승패좌우

    “뜬표를 잡아라.” 3·30 재·보선의 유세전이 가열되면서 후보간 부동표공략이 치열하다.특히 여야는 유권자의 정치 불신 심리로 부동층의 기권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주부와 신세대 유권자를 중심으로 ‘숨은 표’를집중 공략하고 있다. 재보선 3개 지역의 부동층은 각당 주장이 조금씩 다르지만,대체로 30∼40%선이라는 분석이다.문제는 여야 모두 부동층의 투표 참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데 있다.때문에 각 후보는 부동표를 최대한 ‘우군(友軍)’으로 확보,투표 참여를 유도한다는 전략이다.아울러 여야가 서로 ‘부정선거감시단’을띄워 상대 후보의 불법적인 부동표 공략을 감시,견제하고 있다. 국민회의의 구로을 韓光玉·안양 李俊炯후보는 저녁마다 아파트 단지,시장등을 돌며 ‘주민과의 대화’를 통해 주부와 서민층의 지지세를 확산시키고있다.여당의 프리미엄인 ‘지역발전론’을 앞세워 기존의 조직표에 ‘플러스 α(알파)’를 노리고 있다. 李후보는 개그맨 등을 동원,정치성향이 옅은 신세대에게 ‘부담없이’ 접근하고 있다.국민회의쪽은이번 재보선의 투표율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막판까지 ‘확실한 지지층’을 늘려간다는 복안이다. 공동여당인 자민련의 시흥 金義在후보도 중앙당의 측면지원으로 마련한 ‘시흥발전 5대방안’을 제시하며 ‘힘있는 여당후보론’을 부각시키고 있다.20일 朴泰俊총재가 현지에서 주재한 당무회의에서도 시화공단 발전과 시화호환경보전 등 지역현안과 관련,중앙당의 전폭적 지지를 약속했다. 한나라당은 여성과 노인 유권자에게 인기가 높은 李會昌총재 부인 韓仁玉여사와 朴槿惠부총재 등이 3개 재보선지역을 돌면서 ‘야당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구로을 趙恩姬·안양 愼重大후보 쪽은 “지지층이 비교적 탄탄해 부동표 공략에 성공하면 선거결과가 좋을 것”이라며 시장 방문,노인정 순회 등각종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시흥의 張慶宇후보는 “발로 뛴다”는 전략으로 동선(動線)을 넓히고 있다. “부동표가 예상 밖으로 많다”는 자체 분석을 토대로 종친회와 지역 연고조직,종교계 등을 파고들고 있다.
  • 한국 정치 현주소(IMF시대의 자화상:1­1)

    ◎한국인의 정치의식/정치인·정치수준 평균 38점 그쳐/“나는 진보적” 24% “보수”의 2배/새정부 개혁정책 다소 영향 미친듯 우리 국민은 스스로를 ‘보수적’이라기 보다는 ‘진보적’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이 바라보는 ‘정치인과 정치권의 수준’은 ‘국민의 정치 수준’에 비해 후진성을 면치 못했다. 특히 ‘국회의원의 자질’은 정치인 평균 정치수준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정치 관심도’도 낮았다. ‘국민 정치의식 조사’에서 ‘정치성향’을 묻는 질문에 ‘보수적’이라는 응답이 12.1%,‘중도’ 35.4%,‘진보적’이라는 답변이 24.4%로 나타났다. 이는 조사방법은 다르지만 지난 96년 1월 한계레신문이 실시한 사회정치의식 조사에서 국민의 보수진보 성향(보수 -1,진보 +1)이 +0.14로 조사된 것과 비교해볼 때 돼 국민들의 진보성향이 착실히 자리를 굳혀가는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이같은 경향은 ‘국민의 정부’개혁드라이브가 다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보수적’이라는 응답은 남여 모두 12.1%였으나,‘진보적’이라 평가는 남자 29.9%,여자 18.9%로 남자가 여자보다 진보적이었다. 연령이 낮을 수록 진보적이고,높을수록 보수적인 색채가 강했다. 교육 수준별로는 대학 재학생의 경우 진보적이라는 응답이 38.2%인데 비해 보수는 5%에 불과,가장 진보적인 집단으로 분류됐다. ‘정치인및 정치수준’은 100점 만점에 평균 38.89점에 불과했다. 성별로는 남자가 평균 37.46점,여자가 40.32점으로 여자가 남자에 비해 후한 점수를 줬다. 지역별로는 인천 42.3점,수원 42.01점,춘천 41.94점,광주 41.55점 등 순이었다. ‘국민들의 정치수준’은 48.59점으로 정치인 및 정치수준에 비해 평균 10점가량 높았다. 20대는 47.37점,30대 49.34점,40대 47.62점 등으로 평균이하의 점수를 줬다. 지역별로는 창원시민이 53.51점,광주시민이 51.29점 등 다소 높은 점수를 매겼다. 이에 비해 ‘국회의원의 자질’은 100점 만점에 평균 30.61점으로 국민들의 정치수준 보다 17.98점,정치인의 평균 수준에 비해서도 8.28점이나 낮았다. 성별로는 남자(29.42점)가 여자(31.76점)비해 낮게평가했다. 정치 관심도는 5점 만점에 평균 2.7점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12.1%가 ‘관심 정도가 매우 낮다’(1점)고 답한 반면,‘매우 높다’(5점)는 4.2%에 불과했다. ‘관심정도가 다소 낮다’(1점)는 31.5%,‘다소 관심이 높다’(4점)는 17.7%였다. ‘다른 사람과 비슷하다’(3점)는 34.6%나 됐다. 남자는 40대(3.04점)50대(3.09점)에서,여자는 60대(2.74점)에서 높은 점수가 나왔다. ◎정치인 선호도/좋아하는 정치인 金大中·李會昌순/싫어하는 정치인 李會昌·金泳三순 ‘차기 대통령감’을 묻는 질의엔 ‘없다’와 ‘무응답’이 각각 36.5%,20.6%로 전체의 57.1%를 차지했다. 金大中정권의 집권 초기인 만큼 아직 뚜렷한 대선주자들이 부상하지 않았고 내각제 개헌 등 향후 혼미한 정국 상황을 반영,‘유보 답변자’가 많았던 탓이다. 그러나 3000명의 대상자 가운데 李會昌(7.5%) 李仁濟(7.3%) 朴燦鍾(2.5%) 金鍾泌(2.2%) 趙淳(1.7%) 순으로 차기 대통령감을 꼽았다. 6위부터 金大中(1.6%) 鄭夢準 高建 金民錫 李壽成 盧武鉉 등 순으로 차기 대통령감으로 지적됐다. 연령별로는 40∼60대에서는 李會昌을,20∼40대 청·장년층은 李仁濟를 제1위 차기 대통령감으로 선호했다. 3위 朴燦鍾 전 의원은 20대 여성과 40대 남성들의 지지가 많았다. 가장 좋아하는 정치인 베스트 5는 金大中(16.2%) 李會昌(5.3% ) 盧武鉉(3.2%) 朴正熙(3.0%) 金民錫(2.5%)이 선정됐다. 반대로 가장 싫어하는 정치인 워스트 5는 李會昌(15.8%)­金泳三(7.8%)­金鍾泌(4.8%)­朴燦鍾(4.8%)­金大中(4.2%) 순이었다. 그러나 싫어하거나 좋아하는 정치인이 ‘없다’와 ‘무응답’이 전체 50%에 육박,‘정치 무관심’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베스트 1,2위에 金大中 대통령과 한나라당 李會昌 총재가,워스트 1,5위에 李총재,金대통령이 각각 꼽힌 것은 지난 대선의 ‘여파’가 아직도 가셔지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나라당 李會昌 총재의 경우 광주­전주­춘천­수원­서울 순으로 ‘싫어하는’ 비율이 높았고 대구­부산­창원 등 이른바 ‘텃밭’ 지역에서는 하위 수순에 머물렀다. ‘가장 믿을수 없는 사람’으로 정치가를 꼽은 사람이 78.2%로 압도적 다수를 기록했다. ◎정치개혁 방향은/“그래도 대통령제가 좋다”/내각제 선호 국민 이원집정제보다 낮아 대통령제 54.5% 찬성/적정국회의원수 평균 208명 소선거구제 유지하자 정치권은 내년초쯤이면 현행 대통령제와 내각제를 둘러싼 개헌논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 현재 공동정부의 두 축인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각기 다른 정치체제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대한매일이 조사한 ‘라이프스타일’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부구조로 내각제보다는 대통령제와 내각제 혼합형태인 이원집정부제를,이원집정부제보다는 대통령제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방후 지금까지 나타난 대통령제의 폐해에도 불구,역시 대통령제를 가장 좋아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의원 선거제도와 관련,적정국회의원 수는 응답자 평균 208명이었고 선거구제는 현행대로 소선거구제도를 유지하자는 사람들이,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는 찬성하는 쪽이많았으나 이 제도자체를 모르겠다고 한 사람들이 62.2%로 과반수를 넘었다. ‘정부구조’를 분석해보면 대통령제를 선호하는 사람이 전체의 54.5%,이원집정부제는 28.3%,내각제는 17.1%로 조사됐다. 주목되는 부분은 이원집정부제를 원하는 국민들이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합의한 내각제보다 훨씬 많다는 사실이다. 내년 초 개헌논쟁이 시작될 때 ‘약속한대로’ 내각제로 가야한다는 당위성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볼 수 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이원집정부제를 내각제에 가까운 형태로 볼 경우에도 이 둘을 합해도 45.4%에 그쳐 대통령제를 넘어서지 못한 사실이다. 내각제를 선호하는 층은 연령별로는 40대,교육수준별로는 고졸출신,직업별로는 자영업,생활수준별로는 중상층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지역별로는 역시 자민련의충청인구가 많은 인천,대전,수원,부산,대구등의 순으로 내각제를 원했다. 내각제를 원하는 사람들은 개헌시기로 응답자의 69.3%가 ‘현대통령 임기내’를 선택했으며 ‘현대통령 임기이후’로 하자는 의견도 30.7%로 나타나 소모적 개헌논쟁에 휘말릴 것을 우려는 층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구제는 소선거구제의 선호가 전체평균 60.2%로 가장 많으나 30대와 대졸이상의 학력을 가진사람,화이트칼라층,중상층,수원과 창원지역에 사는 사람들 절반가량이 한 지역구에서 2명이상의 의원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은 ‘참신한 인재선출이 가능하기 때문’(71.7%)에 중·대선거구제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현재 여권이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추진중인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한 찬반을 묻는 문항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62.2%가 ‘잘 모르겠다’고 응답,이 제도 도입에 앞서 대국민 홍보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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