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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여권 단일화 ‘지지부진’

    범여권 단일화 ‘지지부진’

    5일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대선후보가 제안한 ‘반부패 미래세력 연대회의’를 놓고 나머지 범여권 주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정 후보는 범여권 후보단일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회심의 카드로 꺼내 들었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얘기가 된다. 정 후보는 이날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정치 부패와 경제 부패를 상징하는 후보가 대선가도에 등장했다.”면서 “각 정당과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 과거·부패세력의 복귀를 막아야 한다.”며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대상은 신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시민사회단체다. 사실상 ‘반한나라당’ 연대 전선이다. 정 후보가 밝힌 연석회의의 대상과 내용, 구도를 종합하면 범여권 후보단일화 논의를 위한 ‘예열작업’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를 빼면 나머지 후보들은 일언지하에 거부하고 나섰다. 연대회의 성사 가능성조차 불투명해지면서 그 다음 단계인 단일화 논의는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정 후보측은 “삼성 비자금 문제 말고도 이회창·이명박 후보로 상징되는 집권층의 부패에 대안을 찾지 않는 것은 미래세력의 직무유기”라며 범여권의 단합을 강조했다. 정 후보측이 연석회의를 통해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은 ‘단일화 논의의 주도권 확보’인 듯하다.‘이회창 바람몰이’로 한나라당의 분열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단일화에 속도를 낼 시기가 아니라는 자체 판단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 비록 ‘넘버3’로 추락했지만 정 후보에 훨씬 못 미치는 다른 후보들이 쉽게 단일화 논의에 응하기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현 상황에서 단일화하자는 요구는 다른 후보들에게 양보하라는 얘기나 다름 없다는 점도 정 후보측이 섣불리 접근하기가 껄끄러운 대목이다. 정 후보측 민병두 전략기획본부장도 “합의 가능한 부분부터 논의하고 (점점 확장되면) 단일화 논의도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정 후보 중심의 이슈를 뚜렷하게 부각시키면서 단일화 논의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가치 전선’을 만드는 게 목적이라면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제안한 ‘삼성 비자금 연석회의’에 응대하면 될 일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범여권 주자들의 비판이 집중됐다. 권 후보는 “급조된 정치공학적 졸속 제안”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도 “본질을 호도하는 기회주의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다만 문 후보측은 6일 기업 부패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며 조건부 긍정 신호를 보냈다. 이같은 주자들의 반응은 정 후보의 제안이 돌파력을 갖지 못할 경우 향후 단일화 논의에서 정치적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요동치는 대선정국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요동치는 대선정국

    이회창씨는 당시 ‘3김(金)정치’와는 다른 ‘새로운 정치’를 역설했다. 지난 1996년 15대 총선을 3개월 앞두고 신한국당 선거대책위 의장으로 정계에 입문했을 때였다. 그는 두 차례의 대선에서 소신과 대쪽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새 정치를 열망하는 유권자를 파고들었지만, 아들 병역과 대선자금 문제로 냉엄한 심판을 받았다. 그가 다시 대선판에 등장하고 있다. 보수대연합을 위한 ‘구국의 결단’이라고 한다. 명분이야 어떻든 그의 표정에는 명예회복을 위한 집착이 서려 있고, 그의 등 뒤에는 잊혀지고 소외된 정치인들의 미련이 어른거린다. 이번 대선은 민주화와 산업화 이후 새로운 시대가치를 유권자에게 제시하고 설득하는 과정이다.‘레드 콤플렉스’의 추억이나 ‘정치인 이회창’의 한풀이를 대선에 투영시킨다면 역사와 시대의 ‘역류’로 기록될 것이다. 정치공학적 발상이나 특정 진영의 유불리로 운신을 저울질할 때가 아니다. 승패는 작위(作爲)가 아니라 순리의 몫이다. 어느 진영이든 대선의 결과보다 미래 담론의 재정비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주문도 같은 맥락이다. 대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주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부상으로 ‘정치는 파괴력’이라는 정가(政街)의 등식이 실감나는 한주였다. 이 전 총재가 이번 주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 기존의 대선 후보들은 현실적인 고민에 맞닥뜨리게 된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이 전 총재 쪽으로 돌아서는 전통 보수층의 발길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이다. 이 후보가 지난 2일 경남 진해 해군작전사령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은 통일이 될 때까지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집토끼’를 단속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하지만 개혁 성향의 유권자를 안고 가야 하는 이 후보로서는 진퇴양난의 부담을 피할 수 없다. 박근혜 전 대표를 활용해야 하는 이 후보에게는 이 전 총재 못지않은 박 전 대표의 이념적 완고성까지 용인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질 것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노무현 대통령의 한반도 경제와 NLL 담론이 결과적으로 이 전 총재에게 정계복귀의 명분을, 이 후보에게 지지층 분열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이 후보의 정치력 부족과 도덕적 결함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후보 개인 간 싸움이 ‘진영의 대결’로 바뀌는 변곡점이 마련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렇다고 이 전 총재의 등장이 범여권에 호재일 수만은 없다. 지난주 여론조사에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이 전 총재에게 뒤지는 충격을 맛봐야 했다. 군소 후보는 물론 정 후보까지 대선 무대의 조연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직면한 것이다. 범여권 후보들이 어떤 돌파구를 찾아나갈지 주목되는 이유다. 해법은 후보단일화 논의로 모여지는 양상이다. 지난주 이들이 연대, 연정, 세력간 통합 등 단일화의 방식을 거론하기 시작한 점은 진전된 추이로 여겨진다. 지지율 중심의 단순한 후보 단일화로는 현 국면을 타개할 수 없다는 인식도 팽배하다. 이 전 총재의 급부상에 따른 긴장과 절박감이 범여권의 단일화 논의를 촉진시키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시일의 촉박함이다. 이번 주나 다음주 초에는 어떤 형태로든 단일화를 위한 가시적인 논의가 점화되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범여권에서 1위를 달리는 정 후보가 진영을 구축하기 위한 제안과 행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ckpark@seoul.co.kr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정동영·문국현 한계와 타개책

    연말 대선과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는 크게 3대 세력이 가동되고 있다. 영남과 보수층을 기반으로 한 전통 한나라당 세력, 광주·전남과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 상징되는 호남 세력,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범노사모 세력 등이다. 참여정부의 핵심 관계자는 “범노사모 세력은 대선 이후에도 탄탄한 조직을 바탕으로 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명분은 정당 개혁과 정당 민주주의의 가치와 원칙이라고 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 이후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독자노선’을 표명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 전 장관은 최근 비공식 자리에서 이해찬 전 총리에게 “정동영 후보와 따로 가야하지 않겠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유 전 장관이 대선보다는 ‘내년 1월’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정 후보는 노 대통령과 오버랩되는 유 전 장관의 도움을 부담스럽게 여길 만하다. 반노(反盧)정서를 촉발시켜 대선 정국에서 ‘노무현 프레임’에 갇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 전 장관뿐 아니라 친노(親盧)를 주축으로 한 범노사모 세력이 정 후보와 ‘화학적 결합’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점은 갈 길 바쁜 정 후보에게 ‘역류’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주로 정 후보는 대선 후보 확정 이후 보름을 넘기게 된다. 지지율은 20% 안팎이다. 정치권은 이번 주 정 후보의 지지율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정 후보로서는 30%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징표를 보여야 ‘11월 행보’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는 부동층 10%를 흡수한 것 말고는 산술적으로 얻은 게 없다.”고 지적했다. 다음 달 4일 창조한국당의 대선후보로 공식 추대되는 문국현 후보는 아직 ‘10%대 안착’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30일 중앙당 창당과 창조한국당의 공식 출범 등이 인지도와 지지율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문 후보가 정치 신인으로서 범여권 후보 지지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정치적 성과로 평가할 만하다. 신선한 이미지와 미래 가치라는 측면에서 다른 후보와 차별성을 띠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문 후보가 아직까지 구체적인 정책과 공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점은 ‘콘텐츠의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중앙당 창당과 후보 추대대회에서 문 후보와 창조한국당이 내놓을 공약 보따리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정 후보와 문 후보의 선전이 이번 대선에서 진보개혁세력의 결집과 중도층 흡수의 추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문제는 지지율의 소폭 상승이나 한두 가지 구호성 정책으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구도다운 구도’를 형성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자기 희생에 헌신하는 세력과 후보라야 성공한다.”는 원칙을 상기시킨다. 자기 중심의 정치공학적 후보단일화에 기대는 것은 김경준씨 귀국이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출마 등 외부변수에 의존하려는 심리만큼이나 위태롭다는 것이다. 나아가 후보단일화나 세력간 통합, 진보대연정, 섀도 캐비닛 등 범여권에서 거론되는 다양한 ‘역전 카드’는 각 세력의 기득권 양보와 권력 분점이 전제돼야 파괴력을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범여권 후보들이 11월의 문턱에서 의미 있는 변곡점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ckpark@seoul.co.kr
  • 이인제 “鄭, 국군 모독… 文, 정치허무 유포” 문국현 “鄭·權·李와 단일화할 마음 없어”

    이인제 “鄭, 국군 모독… 文, 정치허무 유포” 문국현 “鄭·權·李와 단일화할 마음 없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공세에 집중하던 범여권 대선후보 세 명이 전선(戰線)을 다각화하기 시작했다. 민주당 이인제 대선 후보가 25일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창조한국당(가칭) 문국현 후보를 싸잡아 비난하고, 문 후보는 전날에 이어 이명박 후보와 정 후보를 한데 묶어 공격하고 나섰다. 특히 문 후보는 정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에 대한 거부감을 거듭 나타내 후보 단일화 움직임이 변곡점을 맞은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대전 오정동 농수산물 시장과 관저동 성애 양로원을 잇따라 방문한 이인제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정 후보의 ‘이라크 용병’발언을 맹비난했다. 이 후보는 정 후보가 ‘세계 용병의 공급원이 돼도 좋은지 이명박에게 물어야 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신성한 국군을 모독한 중대 망언”이라면서 “정 후보는 용병 발언으로 스스로 대통령이 될 수 없음을 고백하고 있다. 국군과 국민에게 정중하게 사죄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정 후보측 최재천 대변인은 “세계평화유지가 아닌 오로지 이기적이고 경제적인 이득만을 목적으로 하는 이명박식 파병 논리를 용병으로 비유한 사실은 맞다.”면서도 “이를 두고 마치 정 후보가 자이툰 부대 장병을 용병이라고 평가했다고 하는 것은 굳이 대응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인제 후보는 전날 문 후보가 범여권 단일화 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에 대해 “누가 단일화하자고 얘기했느냐. 다국적 기업에서 화장지 만들던 사람이, 반장 선거도 시의원 선거도 안 나와본 사람이 정치 허무주의를 퍼뜨리고 있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단일화 대상인 정 후보와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견제구를 던졌다.“후보 단일화는 중도개혁세력이 결집해 중도개혁 정권을 세우자는 것”이라면서 “민노당은 단일화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비슷한 시각 문 후보는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은 거대하지만 가치가 없는 당이고 국민들이 더 이상 인정하지 않는 세력”이라면서 “민노당도 길을 잃었다.”고 다른 정당을 일제히 깎아내렸다. 이어 그는 정·이·권 후보와의 단일화 의사에 대해 “단일화는 정치공학자들이 하는 얘기지 그분들도 (단일화할) 마음이 없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대전 나길회·서울 구동회기자 kkirina@seoul.co.kr
  • [사설] 비전 제시없이 단일화로 승부할 텐가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경선에 참여한 후보 2명이 이른바 친노 후보 단일화를 위해 연이어 사퇴했다. 지난주 중 한명숙 후보가 이해찬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사퇴한 데 이어 그제 경선을 포기한 유시민 후보는 어제 이 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정가에 소문이 파다했던 가상 시나리오인 친노 주자 단일화가 가시화하면서 국민을 가벼이 여기는 정치공학적 행태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경선 주자가 세 불리를 확인하거나 낮은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아 중도 포기하는 것은 일면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예비경선 전과 직후 등 몇 차례나 단일화 기회가 있었는데도 두 후보가 이제 와서 사퇴한 것은 누가 봐도 명분이 희박하다. 이렇게 손쉽게 후보 자리를 내팽개치려면 무엇하러 ‘유령 선거인단’이나 ‘박스 떼기 대리 접수’ 논란 등을 감수하면서까지 본경선을 준비한 것인지 묻고 싶다. 본경선을 제대로 치러 보지도 않고 사퇴한 것은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주자는 물론 당원이나 국민선거인단에 대한 도리가 아니란 얘기다. 경선 판세의 반전을 위해 친노 주자끼리 미리 담합한 시나리오를 실행에 옮긴 것이라면 더욱 문제다.‘짜고 치는 쇼’로 지지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술수이겠지만, 그 효과도 미지수다.‘단일화 쇼’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말 벌어진 신당 순회경선에서 저조한 투표율과 낮은 국민적 관심도가 드러난 사실을 보라. 그런데도 신당 경선에 불참한, 장외 주자인 문국현 후보까지 그제 범여 후보 단일화를 거론했다. 범여권 주자들이 단일화 이벤트 말고 국민에게 뭘 더 보여줄 수 있는지 궁금하다. 범여 주자들은 정치공학적 이벤트로 지지도 제고를 꾀할 게 아니라 미래 비전 제시로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는 각오를 다지기 바란다.
  • 李 “도와 달라” 朴 “당원으로…”

    李 “도와 달라” 朴 “당원으로…”

    “어머, 먼저 와 계셨네요.” 7일 오후 2시59분쯤 국회의사당 의원식당에 들어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4분 먼저 와서 기다리고 서 있던 이명박 대선 후보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 후보는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라며 악수로 맞았다. 수십명의 취재진이 일제히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는 가운데 두 사람은 ‘더할 나위 없이’ 환한 웃음을 주고 받았다. 원탁에 이 후보와 박 전 대표가 나란히 앉았고, 옆에서 강재섭 대표가 대화를 도왔다. 경선 이후 18일 만에 얼굴을 마주한 두 사람은 “축하한다.”와 “큰 일 하셨다.”는 덕담을 연발했다. 중간중간 향후 정국을 읽을 수 있는 뼈 있는 발언들이 나왔으나, 압도적인 화기(和氣) 덕분에 집어내기가 쉽지 않을 정도였다. 박 전 대표 경선 끝난 뒤 쉬지도 못하시고 바쁘게 다니셔서 고생 많으시겠다. 이 후보 고맙다. 박 대표께서도 고생 많으셨다. 경선이 끝나고 나서 박 대표의 인기가 더 좋아졌다. 박 다시 한번 축하드린다. 역사에 남을 경선이 됐다. 이 고맙게 생각한다. 우리 박 대표께서 큰 일 하셨다. 박 후보께서 한나라당의 후보가 되셨고, 모든 사람의 여망도 있고 하니 정권을 되찾아 주시기 바란다. 이 박 대표와 내가 힘을 합치면 정권을 찾아 올 수 있다. 두 사람이 힘을 합치면 쇠도 자른다는 글을 봤다. 제일 중요한 것은 진심이라고 생각한다. 박 당이 화합해서 노력해야 정권 되찾아 올 수 있다. 이 나 혼자 힘으론 힘들다. 저쪽(범여권)은 정치공학에 능한 사람들이니 무슨 일을 할지 모른다. 힘을 합쳐야 한다. 박 하나가 돼서 정권을 찾아와야 하는데 요즘 캠프별로 당협위원장이나 당의 노선, 운영같은 것 때문에 기사화가 많이 된다. 당의 앞날에 걱정들을 하는데 후보가 되셨으니 앞으로 잘 하셨으면 한다. 이 나는 벌써 (경선을)잊어버렸다. 중간에 말이 있지만, 이해할 만한 것이 있으면 직접 얘기하고, 내가 아주 잘 하겠다. 박 대표측 사람 중에 능력 있는 사람들이 더 많다. 박 그러면 (이 후보측)캠프에서 도와주신 분들 섭섭하시게…. 이 많은 사람이 같이 가도록 하겠다. 앞으로 중요한 일은 상의하겠다. 수시로 전화 드리겠다. 박 당원으로서 열심히…. 앞으로 후보 중심으로 해야죠. 이 후보 중심으로 하더라도 의논할 때는 그때 그때 전화하도록 하겠다. 여러 일들에 대해 (의논)하겠다. 박 앞으로 대선 치르려면 건강하셔야 한다. 건강 잘 챙기셔야 한다. 15분간의 공개 대화에서 이 후보는 박 전 대표를 한껏 치켜 세우면서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 셈이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화합과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이 후보를 돕겠다는 언급은 끝내 하지 않았다.“당원으로서(돕겠다.)”라거나 “후보 중심으로…”라고 응수함으로써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 전 대표는 또 당원협의회장 선출 등에 있어 이 후보측의 독주에 우려를 표시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당권을 둘러싼 양측의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박 전 대표가 이처럼 대선 국면에서의 본인 역할을 제한하고, 오히려 당권에서 공세적 입장을 취함에 따라 앞으로 두 사람의 협력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어쩌면 이날 만남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전 대표의 입장이 확고하다면 만나봐야 별로 할 얘기가 없기 때문이다. 공개 대화 후 25분간 단둘이 비공개 면담을 가졌는데, 역시 ‘결과’는 밝지 않은 듯했다. 두 사람의 표정은 어느새 담담하게 변해 있었다. 이 후보는 기자들에게 “새로운 얘기는 없었다.”고 했다.“(선대위원장직 제의도)안 했다.”고 했고, 합의문 여부에 대해서도 “같은 당끼리 무슨 합의문이냐.”고 했다. 면담 정례화에 대해서도 “같은 당인데, 정례화가 뭐 중요하냐.”고 했다. 김상연 한상우기자 carlos@seoul.co.kr
  • [대선주자 25시] 문국현 前유한킴벌리 사장

    [대선주자 25시] 문국현 前유한킴벌리 사장

    조용히 내리는 빗소리가 자동차 안을 맴돈다. 새벽 6시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이 탄 승용차는 경부 고속도로 하행선을 달린다. 서울에서 대구로 가는 길. 잠시 곤한 잠에 빠졌던 문 전 사장이 눈을 뜬다.“공부해야 할 게 많아서요. 시간 날 때마다 준비를 해야….” 부스럭 부스럭 서류 뭉치부터 펼쳐든다. 문 전 사장의 대선 행보는 조용하다. 선거가 넉 달도 안 남은 시점. 토론과 면담으로 선거운동을 대신한다. 짬날 때마다 공부가 필요한 이유다. 지난달 29일 대구 일정도 대구염색공단 방문 외에는 특별한 게 없다. 정치인들이 즐기는 언론홍보용 이벤트도 없었다. 대개 정치인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그림 만들기´에 열중하게 마련이다. “언론에 노출이 덜 되더라도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조하는 곳부터 들러야 하지 않겠습니까. 디자인·패션 산업은 한 해 6조∼10조원의 가치를 창조할 수 있습니다.” 문 전 사장은 당연한 일이란다. ●항상 공부하는 자세 참모들이 답답해할 법도 했다. 그런데 아무도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땀 흘리고 악수하는 이미지 메이킹보다는 철저히 내용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도 감동하고 운명을 걸 수 있는 거고요.” 한 자원봉사자가 활짝 웃음을 보인다. 문 전 사장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불과 일주일만이다. 그는 지난달 23일 ‘희망 제안´행사로 대선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지난 1일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 3.3% 지지를 얻어 범여권 대통령 후보 적합도 6위를 차지했다. 여야를 불문한 전체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도 1.9% 지지도를 기록했다.‘일주일짜리’정치인이 10년 이상 정치권에 몸 담은 대선주자들을 제쳤다. 문 전 사장은 기존의 정치공학 구도를 버렸다. 대다수 사람들은 그가 민주신당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독자레이스에 나섰다. 정책과 비전으로만 승부하겠다고 했다. 무모해 보인다. 그러나 측근들 반응은 다르다.“문 전 사장이 추구한 뉴패러다임 경영도 남들은 무모하다고 했습니다. 유한킴벌리가 IMF 외환위기시절 4조 2교대제와 평생학습체제를 구축했을 때 미친 짓이라고 했죠.” 고원 공보 실장의 말이다. 현재 ‘문국현식’ 경영혁신 사례는 다른 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문 전 사장측이 내세운 장점은 ‘경제’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같다. 하지만 내용은 많이 다르다. “이 후보와 문 전 사장은 말단 직원에서 시작해 사장에 오른 신화적 존재라는 점에서 비슷합니다. 다만 한사람은 대기업적 마인드로 토목경제밖에 모르지만 다른 한 사람은 중소기업적 마인드로 환경과 사람을 위한 경영을 해왔죠.” 고 실장이 목소리를 높인다. ●“가짜경제 vs 진짜경제의 대결” 문 전 사장은 희망포럼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중소기업 문제·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을 보여왔다.“미국 상장 가치만 30조원 이상 가는 대기업 대표로서 쉽지 않은 일입니다. 말로만 중소기업과 서민을 외치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로 중소기업 입장에 서서 행동하는 사람은 적죠.”라고 말하는 고 실장 목소리에 자신감이 배어 있다. 민주신당 원혜영·이계안 의원도 문 전 사장의 이런 장점에 주목했다. 둘은 지난달 24일 “이번 대선은 건설중심·재벌중심 가짜경제와 사람중심·중소기업중심 진짜경제의 대결”이라며 지지를 선언했다. 범여권 대선주자들도 그에게 우호적이다. 천정배 의원은 “큰 틀에서 정치적·정책적으로 연대해 나가자.”고 했고 신기남 의원도 “문풍과 신풍이 함께 통풍을 만들자.”고 요청했다.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도 ‘문국현 영입론’을 제기했다. 연일 주가 상승이다. 그러나 아직 그가 누군지 모르는 유권자가 많다. 범여권 경선 국면 속에 자칫 존재감이 사라질 수도 있다. 세는 약하고 장애물은 널려 있다. 그래도 문 전 사장은 태연하다. 그렇다고 특별한 비책이나 깜짝 전략은 없다고 했다. “정치공학을 털어내겠습니다.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알리다 보면 국민들이 알아줄 날이 올 겁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그래도 구체적인 홍보전략이 필요한 게 아니냐고 묻자 “명사들과의 대담과 토론, 생산현장 방문, 인터넷 사이버 활동 이 3가지에 주력하려 한다.”는 원론적인 대답만 돌아왔다. ●“치장보다 실천적 삶이 중요” 수행을 맡은 김재현 건국대 교수가 부연했다. “실천적 삶이 중요하지 치장은 중요하지 않습니다.24년을 중소기업과 사회개혁을 위해 운동하고 비정규직을 지키기 위해 일한 이력을 국민들이 알고 나면 바람이 불 겁니다.” 문 전 사장은 끝까지 대선 레이스를 완주하겠다고 했다. 권력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항간의 지적은 단호히 부정했다.“세계를 무대로 하는 대기업을 운영하던 사람이 회사를 버리고 나올 때는 큰 결단이 필요하다. 과연 한국에 누가 이런 결단을 한 적이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2일 지지조직인 ‘창조한국’을 출범시켰다. 본격적인 대선행보 시작이다. 그가 제시한 정치적 ‘데드라인’은 추석 연휴가 끝나는 시점. 그때까지 의미있는 지지율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면 민주신당·민주당 후보와 협상이 가능해진다. 범여권 단일후보로서의 길이 열린다. 남은 시간은 한 달이 채 안 된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정치꾼과 정치인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정치꾼과 정치인

    정치(政治)란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서로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질서를 바로잡는 행위다. 정치의 구성원인 정치인들은 따라서 국민들의 인간다운 삶, 즉 삶의 질 향상에 가장 큰 가치를 두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정치꾼들만 득실거리고 진정한 정치인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들에겐 오로지 금배지만 보이는 것 같다. 금도를 넘어선 네거티브 공세에 혈안인 한나라당이나 정권 재창출을 위해 급조 정당을 만든 범여권이나 매한가지다.17대 대선을 4개월여 앞둔 여의도 정가는 과거 어느 때보다 혼탁하고 어지럽다. 몇개월 사이에 당적을 바꾼 의원들은 수십명이다. 보따리 풀기 무섭게 다시 싸는 형국이다. 이들 의원의 지역구민들은 어느 당 소속인지조차 헷갈린다. 분당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한나라당의 심각한 내홍 양상은 이명박·박근혜 두 유력주자 주변에 이러한 정치꾼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줄 선 후보가 이기면 내년 총선에서 국회의원 당선은 떼어논 당상이란 생각에 같은 당 식구라는 동료의식은 사라진 지 오래다. 아군과 적군의 개념밖에 있지 않다. 듣기에도 민망한 정치공작이니 프락치니 하는 말들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툭하면 상대방 후보의 후보 사퇴를 주장하는 것은 두 진영이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넜다.’는 것을 방증한다. 범여권의 움직임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85명의 의원으로 창당한 대통합민주신당은 정치생명을 연장하려는 올드보이부터 몇 달 사이에 여러 번 당적을 바꾼 철새 의원들까지 정치꾼들이 주력 부대다. 여기에 참여한 시민사회단체 인사들도 평소 정치적 성향을 뚜렷이 해온 터라 ‘순수(純粹)’와는 거리가 멀다는 게 중론이다. 구성원조차 제대로 읽지 못한 ‘미래창조 대통합민주신당’에서 미래창조를 뺀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당명을 급히 바꾼 것은 물론 열린우리당의 당헌과 강령을 베끼다시피 한 일, 창당 전당대회 몇시간 전까지 대표를 정하지 못하고 현장에서 최고위원 명단을 바꾸는 웃지 못할 일은 급조 날림 정당, 잡탕 정당이란 비판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하드웨어도 그렇지만 소프트웨어도 문제다. 대부분이 열린우리당 출신인 만큼 그간 국민들의 지탄을 받아온 것에 대한 겸허한 반성과 내부 쇄신을 바탕으로, 어떤 이념과 노선으로 국민에게 희망과 비전 그리고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것이 필수적임에도, 눈을 씻고 찾아봐도 그런 것은 보이지 않는다. 오직 반(反)한나라당 구호와 기치만 내걸고 정권 재창출에만 몰두하는 모습이다. 자고로 정당은 이념과 노선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소신과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다. 결코 다른 당의 집권을 막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대선이나 총선 패배시 사라지고 마는 포말정당에 지나지 않는다. 정주영의 통일국민당이나 이인제의 국민신당이 다 그런 경우다. 김성호 전 열린우리당 의원은 “대통합신당은 정치공학적 계산에 따라 별로 참신할 것도 없는 일부 시민사회 인사들을 들러리로 내세워 마치 새로운 정치세력인 양 포장하고 있다.”고 비판한다.‘정치상인연합회’라는 표현까지 썼다. 국고보조금이나 받으려고 부랴부랴 창당했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치를 어지럽히는 정치꾼들이 더 이상 발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것을 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은 국민이다. 표의 심판을 말한다.12월 대선과 내년 4월 총선이 중요한 이유다. 진정한 정치인이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jthan@seoul.co.kr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핫 버드’는 없나…

    남쪽 주민이 주는 먹이에 길들여져 봄이 와도 북쪽으로 날아가지 않고 안락한 남쪽 생활에 정착하는 야생오리를 덴마크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쿨 버드(Cool bird)’라고 일컬었다. 열정과 본능이 식어버린 사람을 빗댄 말이다. 다시 북쪽으로 돌아가는 ‘핫 버드(Hot bird)’는 야성(野性)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난관에 도전하는 사람을 상징한다. 조직의 혁신이든 창조적인 제품의 생산이든, 뛰어난 인재보다 열정이 살아 있는 사람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교훈을 시사한다. 이번 대선에서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새로운 시대정신과 가치 창출은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열정을 지닌 후보와 정치세력의 몫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능동적으로 이슈를 이끌기보다 ‘잃어버린 10년’의 반사이익에 기대려는 한나라당이나 저돌적인 야성을 잃어버린 채 주도권 다툼에 연연하는 범여권에서 ‘핫 버드’의 열정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주는 한나라당의 공식 선거전이 가동되고, 범여권의 ‘제3지대 대통합 신당’이 골격을 갖추게 되는 시기다. 한나라당의 권역별 합동연설회와 유세 과정에서 후보들이 어떤 이슈를 주도해 나갈지, 다음달 5일 창당을 앞둔 범여권의 신당이 반(反)한나라당 전선을 어떻게 구축할지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지난 21일 제주 TV토론을 시작으로 권역별 합동연설회와 대의원 상대 유세활동을 비롯한 30일간의 선거전에 들어갔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후보간 연설의 감동 수위, 검찰의 ‘이명박 X파일’수사 발표 시점과 내용, 대통합신당 창당 이후 범여권 유력 주자의 부상, 노무현 대통령의 특정후보 배제론 등이 경선 레이스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는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내놓기보다 누가 더 ‘지나온 길’의 ‘탈색’에 성공할 것인지를 두고 경쟁할 전망이다. 지난 19일 검증청문회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 후보는 황제 테니스나 부유층 이미지를 털어내려는 듯 젊은 시절 이태원 시장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한 사례를 소개하는 등 ‘가난 마케팅’을 구사했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서민층에게 다가서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비리 의혹을 덮기 위해 감성 정치에 치중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박 후보는 선친의 이미지를 극복하려는 듯 유신시대 민주화운동 인사들에게 공개 사과했다. 이념적 완고성을 희석하고 취약계층인 40대와 중도, 화이트칼라에 호소하려는 시도로 해석되지만,“5·16은 구국혁명이며 유신은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발언이 스스로를 이념의 모순에 빠뜨리고 있다. 이 후보의 서민 마케팅과 박 후보의 유신 극복 프로그램이 경선 레이스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인 셈이다. 범여권에는 하루가 초침(秒針)처럼 흐르고 있다. 24일 창당준비위를 거쳐 대통합신당이 출범해도 친노(親盧)세력과 박상천 대표 등 각당 잔류파를 끌어들이지 않고는 대통합의 명분과 실리를 살리기 힘들 것이다. 내년 4월 총선 공천 지분과 신당 당직자 인선 배분 등 정파간 주도권 다툼도 가시화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핵심 당직자는 “각 정파와 의원 개개인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가치와 이념의 열정 없이 ‘반 한나라당’이라는 정치공학에만 안주하려는 대통합의 날갯짓이 국민에게 얼마나 설득력을 지닐지 의문이다.ckpark@seoul.co.kr
  • ‘국정원 개입설’ 한나라 반응

    ‘국정원 개입설’ 한나라 반응

    13일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경선 후보측과 국정원측의 정치공작 공방을 놓고 한나라당은 국정원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부동산 비리 조사 운운하지만 이것은 후보 뒤캐기일 뿐”이라며 국정원 국내파트의 즉각 해체를 주장했다. 박계동 전략기획본부장은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60년 헌정사에 유례 없는 관권선거 양태가 드러나고 있다. 국정원이 남의 대선 후보 개인자료를 수집하고 자료화하는 것은 국기를 흔드는 일인 만큼 엄중히 조사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후보측은 국정원측에 ‘엄벌’을 촉구하면서 이 후보측에 대해서도 본말을 호도하지 말라고 양비론으로 나갔다. 개인정보 유출 의혹이 커져 ‘이명박 대 현 정권’ 구도로 검증국면이 변질되는 것을 막으려는 제스처다. 유출 의혹에 관심이 쏠리면, 의혹 자체를 규명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잃고 상대적으로 박 후보가 경선과정에서 소외되는 결과가 빚어질 수 있어서다. 박 후보측 김재원 대변인은 “이 후보측이 수많은 의혹에 대해 해명하지 않고 ‘국정원 X파일’ 운운하며 정치공학적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하고 있다.”며 “검증을 깜깜이로 만들고 집권세력과 각을 세운다고 해도 국민들이 본질을 모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혜훈 대변인도 “본질은 본인들에게 던지는 의혹인데 의혹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고 이 자료 어디서 구했느냐고 트집잡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캠프 인사는 “이 후보측이 검증청문회를 모면하기 위해 선공을 펴는 모양”이라고 상황을 해석했다. 최경환 종합상황실장도 “제대로 의혹이 해명되려면 이 후보가 입을 열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나라당 전체의 기류는 박 후보측 반응과 사뭇 달랐다. 국정원 직원이 지지율 1위 후보인 이 후보 개인자료를 열람했다는 사실은 여태까지 투쟁위와 이재오 최고위원 등이 주장해온 ‘정권의 경선 개입설’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된다는 게 한나라당의 생각이다. 한편 19일 검증청문회를 앞두고 한나라당 검증위원회는 이·박 후보를 상대로 각각 300∼400여개 문항이 담긴 예상질문서를 교부했다. 홍희경 김지훈기자 saloo@seoul.co.kr
  • 李 민심잡기 朴 당심잡기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경선 후보는 4일 울산과 부산을 차례로 방문하며 영남권 민심잡기에 나섰다. 박근혜 후보는 당 행사인 ‘국회의원 및 당원협의회운영위원장 연석회의’에 참가했다. 새벽 항공기로 경북 지역에 도착한 이 후보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양산 통도사. 주호영 비서실장 등 수행 의원들과 함께 대웅전 등 곳곳을 둘러본 뒤 주지 정우 스님과 차담을 나눴다. 정우 스님은 “용수철이 탄력받으면 오히려 벌떡 서지만, 큰 무게로 누르면 못 일어난다. 웬만하면 (검증 공세에) 대응하지 마시라.”고 조언했다. 스님은 또 “불교에 ‘도고마성(道高魔盛)’이라는 말이 있는데 ‘깨치기 전에 어려움이 더 많아진다.’는 뜻”이라며 이 후보를 위로했다. 이 후보는 “세상사 이런 것 저런 것 다 겪으면 도가 트인다.”고 답했다. 통도사에 이어 울산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한 이 후보는 “60년대 20대 때 고향인 포항보다 울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세계에 자랑할 만한 기업이 매년 노조 파업으로 울산 시민들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가슴을 졸이게 하고 있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시위를 비판했다. 4차 정책토론회가 끝난 뒤 대구, 경주, 인천, 청주에서 당심잡기에 나섰던 박 후보는 이날 당 연석회의에 참가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갈음했다. 박 후보는 인사말을 통해 “한나라당 지지율이 추락해 파란 유니폼을 입고 거리에 나서지 못하던 때도 있었지만 천막당사에서부터 다시 시작해 국민의 마음을 얻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 마음을 얻는 길은 어떤 정치공학이나 요령이 아니라 정직임을 가르쳐준 시간이었다.”라며 경선에 큰 영향력을 발휘할 국회의원들과 당협위원장 300여명 앞에서 당을 구한 대표 시절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한편 이날 현대건설 사장 출신인 심옥진 한국플랜트정보기술협회장과 이 협회 임원단이 박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씨줄날줄] 이해찬과 한명숙/이목희 논설위원

    탈노(脫盧)의 행진이 이어지는 한편으로 친노(親盧) 주자의 물밑 경합이 뜨겁다. 누가 노무현 대통령의 적자(嫡子)가 될 것인가. 올봄 한명숙 전 총리가 먼저 나서는 듯싶었다. 부드러운 인상이 친노 계열의 팍팍함을 융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기대만큼 뜨질 않으니 어쩌겠는가. 지난달부터 이해찬 전 총리쪽의 행보에 속도가 붙었다. 총리 재직시 비호감 언행을 의식한 듯 한동안 자제했던 그였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범여권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한 전 총리보다 상승속도가 빨랐다. 이제는 ‘이해찬 대권 프로젝트’가 거론되면서 친노의 대표주자로 자리잡고 있다. 청와대 비서관 출신과 친노 의원들을 불러모으며 노심(盧心)의 중앙에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총리가 독주체제를 갖추면 다른 친노 주자들은 어찌해야 하나.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은 한때 모셨던 이 전 총리의 그늘을 벗어나기 힘들다. 유 전 장관의 주변에선 ‘전략적 카드론’이 나온다. 이 전 총리 진영에 공식 합류하면 대통합론자들의 거부감으로 작용해 오히려 감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경선에 나섰다가 간접적으로 이 전 총리를 지원하자는 취지다. 김혁규 전 경남지사쪽에서는 이 전 총리가 세를 모아 막판에 영남후보인 자신을 밀 거라는 희망을 피력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 고심이 깊은 쪽은 한 전 총리다. 친노의 품에서 역전을 노려야 하나, 아니면 떠나서 새 활로를 찾을 것인가. 한 전 총리는 어제 대선 출정식을 가졌다. 참여정부에서 국민과 소통이 미흡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탈노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애매한 자세를 취했다. 두 전직 총리간 신경전이 친노 진영 독해의 핵심이다. 더욱 난해한 상황이 올 수 있다. 친노 대표주자로 매김된 이가 범여권내 지지 확산을 위해 노무현 대통령까지 공격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말란 법도 없다. 한나라당 경선에 비해 지지도면에서 2부리그이지만 친노 레이스 역시 속을 들여다 보면 복잡다단하다.‘영원한 친구’와 ‘영원한 적’을 장담 못하는 정치공학의 세계는 그래서 항상 흥미진진한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사설] 자기복제 위해 해체 시작한 열린우리당

    열린우리당 초·재선 의원 16명이 어제 탈당했다. 조만간 김근태·정동영 전 의장과 정대철 고문 등 당 지도부도 탈당할 계획이라고 한다. 집권세력의 집단 가출이다. 대체 어느 나라에 이런 집권세력의 해괴한 도주가 있는가. 국민의 성원에 힘입어 국회 과반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3년 반 만에 제 자신을 해체하고 간판을 바꿔 다는 일이 어느 나라에 있는가. 어제 탈당한 초·재선 의원 16명은 대국민 성명을 통해 “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위한 대장정에 나선다.”고 했다. 합치기 위해 갈라선다니, 이런 후안무치의 궤변도 없을 것이다. 민주개혁세력을 누가 갈랐는가. 그들 자신이다. 그러고도 반성의 기색은 눈곱만큼도 없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은 ‘기획탈당’이라는 비판여론에 대해 “기획한 사람도, 연출한 사람도 없으니 기획탈당이 아니다.”고 했다. 저마다 정치적 생존을 위해 뛰쳐나가는 판국이니 기획이 아닐 수도 있겠다. 하나 그런 주장이라면 각자 뛰쳐나갔다가 당 밖에서 다시 뭉치자는 얘기는 뭐라 설명할 텐가. 아무리 강변한들 열린우리당은 자기 복제(複製)를 위한 해체의 수순에 들어섰을 뿐이다. 시민사회단체를 적당히 참여시켜 간판을 바꾸고, 화장을 고쳐 마치 새로운 미래 정당인 양 포장하려는 정치공학의 눈속임에 불과한 것이다. 이번 집단탈당으로 이제 범여권은 통합 주도권을 놓고 각 정파가 치열한 싸움을 벌일 것이다. 대선은 물론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으려는 활로 모색이다. 흩어지고 뭉치는 것은 자신들의 뜻이겠으나 이런 정치에 기대를 걸 국민은 없을 것이다.
  • [서울광장] 임기 잊은 노대통령의 하산길/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임기 잊은 노대통령의 하산길/진경호 논설위원

    이놈(者)자가 붙어서 그런가. 기자는 종종 놈으로 불린다. 기자놈…. 앞에서는 진 기자님인데 돌아서면 진 기자 그 놈이 된다. 간혹 님자를 보전하는 수도 있지만 흔치 않다. 기자는 그런 직업이다. 비판을 업으로 삼은 죄다. 기자놈 소리가 제대로 터져 나왔다. 나라의 대통령이 “기자놈들…”하는 형국이다. 올 초 “기자들이 기자실에 죽치고 앉아…”라고 일갈할 때부터, 아니 취임 직후 “일부 언론의 박해로부터 우리를 방어해야 한다.”고 외칠 때부터 놈자가 들린 듯도 하다.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을 놓고 나라가 시끄럽다.(청와대와 홍보처는 언론만 시끄럽다고 한다.)하지만 정치권과 사회 각계, 심지어 국제사회의 움직임을 보면,‘제한’과 ‘후진화’에 가깝고 두서가 없는 이 구상은 운명이 정해진 듯도 하다. 철회하거나, 저지되거나. 사실 사안의 핵심은 최종 결론이 아니다. 배경과 과정이 핵심이다. 국회의 6개 정파가 취재지원안을 저지하는 법안을 입법화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다시 국회가 재의결을 시도하고…. 날 선 공방과 파열음 속에 대선 정국은 극도의 갈등 국면으로 치달을 것이다. 충분히 예견되는 시나리오다.3김의 정치단수에 버금간다는 노 대통령이 정말 청와대 주장처럼 이 ‘언론개혁’으로 인한 정국 상황의 변화를 개의치 않고 있을까. 워싱턴포스트의 전 편집국장 벤 브래들리는 정부와 언론의 긴장관계를 “필요(necessary)하다기보다 불가피(inevitable)하다.”고 봤다. 하지만 참여정부는 다르다.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 종종, 매우 필요로 한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지역 차별’을 정치력의 원천으로 삼았다면, 노 대통령은 계층 갈등을 정치동력으로 택했고, 언론을 줄곧 타파해야 할 기득권의 하나로 삼아 왔다. 언론과의 대립은 정치적 생명력을 높이는 데 더없이 좋은 소재다. 노대통령 주변은 지금 아비규환이다. 내로라할 대선주자도 없고, 대통합·소통합론에 컨소시엄정당론 등 해괴한 정치공학만 난무한다. 출구가 안 보인다. 열린우리당은 해체 직전이다. 열흘 뒤 수십명의 비노(非盧)세력이 뛰쳐나가면 범여권의 중심축은 완전히 탈노(脫盧)세력에 넘어간다. 노 대통령은 정국의 주도권을 잃는다. 10년 전 호기 있게 3김 청산을 부르짖다 결국 대세에 밀려 슬그머니 DJ의 새정치국민회의로 들어가야 했던 노 대통령이다. 재연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DJ와 호남의 흡인력을 뿌리치려면 붙잡을 버팀목이 있어야 하고 자신에게 열광했던 친노세력을 다시 모아 DJ와 지역구도에 맞서야 한다. 다음 정부는 노무현을 계승한 정부여야지,DJ에게로 돌아간 정부는 안 된다. 지금은 이것이 급하다. 우군을 불러 모을 북(鼓)으로, 지금 언론만한 상대가 없다. 한나라당과의 싸움은 다음 일이다. 지켜내야 할 것이 참 많은 대통령이다. 부동산세제와 언론개혁, 한·미 FTA, 균형발전 등 ‘노무현표’를 단 무엇 하나도 다음 정부가 손을 대선 안 된다. 필요하다면 대통령 이후의 정치도 불사해야 한다. 3년 전 탄핵의 굴레를 벗은 직후 노 대통령은 연세대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정상의 경치에 미련 갖지 않겠다. 무사히 여유 있게 하산하도록 마음을 다스리는 게 내가 할 일이다.” 아마 국민들처럼 자신도 잊은 듯하다. 마음을 비우려 한 노무현이 잠시나마 있었던 사실을.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지도자의 상상력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지도자의 상상력

    이번 주초 눈에 띄는 방한(訪韓) 인사가 있었다. 두바이 통치자인 셰이크 무하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부통령 겸 총리다. 우리나라 지도자나 지도자급 인사들이 벤치마킹해야 하는 세계적 인물이다.‘중동의 뉴욕’ ‘중동의 허브’ 등 온갖 찬사를 받는 두바이의 오늘이 있게 만든 주인공이다. 무하마드 총리는 흔히 상상력의 지도자로 통한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미래를 바꾸려 하지 않는 사람은 과거의 노예’라고 규정, 대변혁을 주도했다. 그는 “황량한 사막 벌판을 보면서 그 공간 전체를 가득 메울 상상력에 가슴이 충만해진다.”고 말한다. 그는 석유로 먹고 사는 국가에서 석유가 완전 고갈되는 초재앙적 상황을 상정했다.2010년까지 두바이 경제의 석유 의존도를 제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석유로 유지되는 나라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 하지만 이것이 바로 두바이의 성공 전략이었다. 석유산업 대신 관광과 무역, 금융 등으로 다각화를 꾀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국가의 경제 틀을 탈바꿈시킨 것은 물론 국민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강하게 심어줬다. 남들은 생각하지도 못하는 뛰어난 상상력을 발휘한 것이다. 바다 위와 바다 속에 환상적인 호텔을 짓고, 사막에 초대형 스키장이 들어서리라고 감히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정치·경제·사회적 상황을 정확하게 짚어 국민들의 숨은 잠재력을 포착해내는 무하마드 총리의 자질은 실로 감탄을 연발케 한다. 우리는 어떤가. 세계가 부러워하는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나라라고 보기에는 너무도 한심한 상황이다.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갈등과 대결 구조로 더 발전된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제자리걸음에서 오십보 백보인 형국이다. 무엇보다 정치가 경제·사회 등 제반 분야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세계적 추세가 통합 모드임에도 우리 정치는 여전히 분열 모드에서 헤매고 있다. 정치공학적 전술 짜기에만 주력하는 모습이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그렇고 그런 인물들이 넘실거린다. 한나라당을 보자. 경선 규칙 다툼을 겨우 진정시키는가 했더니 이번에는 검증 국면을 앞두고 ‘원수보다 더한 관계’를 재연할 태세다. 그렇다고 당을 떠나거나 갈라설 용기도 없으면서 서로 으르렁거리고 삿대질이다. 오로지 상대를 만신창이로 만드는 게 목표인 것 같다. 지금 같은 분위기로는 29일의 첫 정책 대결도 진정한 정책 검증이 아닌, 신경전만 한창 벌인 끝에 실망을 안겨주는 토론회가 될 공산이 적지 않다. 범여권도 상황은 매한가지다. 제 세력들이 입으로는 통합을 외치지만 실제 행동은 그렇지 않다. 통합 스케줄을 식은 죽 먹듯 제멋대로 바꾸기도 한다. 이래가지고 어찌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는가. 지금부터라도 생각을 확 바꿔야 한다. 대선 후보라면 적어도 30년 후를 내다보면서 국민들의 먹거리를 고민하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그게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정치다. 그 지름길은 바로 상상력의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대선 후보군을 검증하더라도 과거의 전력이 아니라 미래를 창조해나갈 상상력과 그것을 실행할 추진력에 초점을 맞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예컨대 우리 국토의 70%가 넘는 산악 지역을 어떤 기발한 아이디어로 개발하고 활용해서 국부(國富)를 늘릴 것인지, 여기에 초점을 맞추는 지도자가 나온다면 국민들의 높은 관심과 지지를 받지 않을까. 국민들은 무하마드와 같은 지도자를 원한다. jthan@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정치’와 ‘스포츠’/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한 후보는 연 평균 6% 성장을 약속하였다. 이에 뒤질세라 다른 후보는 7% 성장공약을 내어 놓았다. 잘 알다시피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4% 대에 머물러 있다.7% 성장을 약속했던 그 후보는 상대 후보가 6% 공약을 약속하는데 뒤질 수 없어서 7%를 약속했다고 털어놓았다. 당시 어떤 언론매체도 6%,7% 경제성장의 알맹이와 실현 가능성을 조목조목 따져 보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2007년의 대통령 선거전이 한참 무르익은 지금, 약속이나 한 듯이 7% 성장론이 다시 나오고 있다. 여, 야를 막론하고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정치인들의 발언과 약속을 종합하면 누가 되든 경제는 좋아지고, 사회는 평안하며, 미래는 밝아 보인다. 그러나 과연 그렇게 생각하는 유권자는 몇이나 될까? 필자의 주변을 돌아보면 정치에 대한 관심, 정치에 대한 기대, 정치에 대한 희망이 부쩍 줄어든 느낌이다. 혹자는 이러한 현상을 민주주의 성숙과정이라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우리 사회에서 정치에 대한 관심이 과도하게 높아야 했던 최근의 역사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나 개인의 생활에서 정치 이외의 영역이 훨씬 더 중요해진 것이다. 정치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줄어든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겉으로 내세우는 공약과 달리 매일같이 신문과 방송을 통해 전해 듣는 정치권의 소식 중에는 그다지 밝은 뉴스는 별로 없다. 한 편에선 한솥밥을 먹던 이들이 서로 갈라져서 미래를 기약하자고 하고, 다른 한편에선 시합의 규칙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인다. 언론은 이를 고스란히 독자, 시청자들에게 전달한다. 지루하게 계속되는 정치권의 공방을 바라봐야 하는 유권자의 심정은 어떠할까?이러한 공방 속에서 관심과 기대와 희망이 우러날까? 여기서 새삼스레 정치와 유권자 사이에 있는 언론의 역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한 예로 이제는 기념식장에 참석한 두 정치인이 악수만 하고 행사 내내 서로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는 구태의연한 유형의 기사는 줄어들기 바란다. 여권 내 또는 야당 안에서 서로 주고받는 말싸움의 공방을 생중계하는 것도 식상한 느낌이다. 자칭 정치전문가들이야 그런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함축되어 있는 정치적 의미를 캐내려고 하겠지만 보통 사람인 독자들에게는 그 말이 그 말처럼 들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동안 여러 언론 학자의 연구결과 우리 언론의 선거관련 보도가 긍정적 뉴스보다는 부정적 시각에 치중하고, 정책보다는 인물에 치중하며, 선거전략과 세몰이 중심의 보도에 더 치중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부정적이고 정치공학적인 언론보도가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냉소주의를 유발하는 것이다. 문제는 진단이 아니고 처방이다.2007년 언론의 선거보도는 어떤 방향이어야 할까? 극단적인 처방은 지금까지와 정반대의 방향일 것이다. 우선 독자가 보기에 수수께끼와 같은 정치인간의 공방이나 말싸움은 크게 줄일 필요가 있다. 대신 정치인들이 내세우는 약속이 정말 실현 가능한지, 보통 사람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솔직하고 쉽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엄밀히 말해서 정치는 스포츠가 아니다. 유권자도 그냥 구경꾼은 아니다. 정치의 영역이 많이 줄어들기는 하였지만 공적인 영역으로서의 정치가 유권자 개개인의 생활에, 미래에 아직도 커다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서울신문이 대선정책평가단을 구성해 정책선거 제안을 시도한 것은 올바른 방향이라고 본다. 서울신문의 기획이 처음 시도되는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이번 대선보도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는 알찬 기획이 되기를 바란다. 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 한나라 전국위 “경선승복” 결의

    한나라 전국위 “경선승복” 결의

    한나라당이 21일 서울 김포공항 컨벤션센터에서 전국위원회를 열고 당헌·당규를 만장일치로 개정,‘8월-23만명’을 골자로 한 경선규칙을 최종 확정했다. 이로써 지난 1월 말 경선준비위원회가 출범한 후 4개월 간 치열하게 공방을 벌여온 경선규칙이 매듭지어졌다. 이날 전국위에서는 건곤일척의 승부를 앞둔 대선주자들이 공정 경선 결의대회도 가졌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우리는 (당 내분사태에서)스스로 위기를 극복하는 자정능력을 보여줬다.”며 “저들이(여권)정치공학에 매우 능숙하지만 한나라당이 자생능력과 화합된 모습으로 이번 대선에 기필코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번 대선이야말로 마지막 기회다. 이번 세 번째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당은 문을 닫게 될 것”이라며 “국민과 후손을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표는 “경선이 끝나면 그날부터 모든 후보들은 오직 한사람, 우리 한나라당의 대선후보를 위해 싸우는 경선이 될 것이고 그런 한나라당이 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재섭 대표는 인사말에서 “명실상부한 공정경선, 정책경선, 상생경선을 통해 아름답고 성공적 국보급 경선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당 최종책임자로서 치열하게 박진감 넘치는 경쟁은 얼마든지 보장하되 당을 흔들고 분열시키는 일은 누구라도 읍참마속하겠다는 결의를 분명히 천명한다.”고 밝혔다. 이날 전국위에는 대선주자들과 당 지도부 등 전국위원 9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당원 일동 명의의 ‘공정경선다짐 결의문’도 채택했다. 결의문에는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국가의 이익 우선 ▲어떠한 경우에도 당헌·당규상의 경선규칙을 철저히 준수 ▲음해나 비방은 지양, 투명한 경선 ▲경선결과에 승복하고, 선출된 후보자 중심으로 협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경선규칙이 확정된 가운데 한나라당은 23일 당 선관위를 발족하고 28일 후보검증위를 발족시키며 경선일정을 차질없이 진행시킨다는 계획이다. 당 선관위가 출범하면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예비후보로 등록한다고 밝혔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사설] 범여권 후보중심 통합론 그만 접어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범여권이 혼란을 겪고 있다. 고건 전 총리의 중도하차 때보다 충격파가 크다고 한다. 범여권에서 논의되던 ‘후보중심 신당론’이니,‘대선후보 연석회의’니 하는 통합 구상들이 정 전 총장을 축으로 삼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대선후보 중심의 정당 통합을 주장한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당혹감이 더 큰 모양이다. 정 전 총장 공백으로 그간의 통합 논의가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정 전 총장이 사라지자 열린우리당은 곧바로 대체재(代替財) 찾기에 나설 태세다. 손학규·문국현·강금실씨 등을 거론하며 그 주변을 기웃댄다. 김근태·정동영씨가 먼저 탈당해 이른바 제3지대의 몸피를 불린 뒤 대통합을 추진하자는 등의 별별 정치공학적 도상훈련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누구도 기득권을 놓지 않는 현실 앞에서 정 전 총장이 좌절했듯, 제3후보를 ‘불쏘시개’로 삼으려 드는 한 후보중심 통합론은 언제든 물거품이 될 뿐이다. 이제라도 범여권은 정치의 기본원칙으로 돌아가 정도(正道)를 걸어야 한다.‘구세주’를 찾아 이리저리 몰려다니고, 신당으로 분장하는 것은 공당임을 포기한 반민주적 행태일 뿐이다. 정당정치 파괴 행위인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급조된 정당, 대선 이후 즉시 소멸할 일회용 정당에다 국민이 신뢰를 보낼 수는 없는 일이다. 민주당은 어제 후보중심 통합 논의를 접고 독자적 세력 확대에 나섰다. 통합신당모임도 7일 창당대회를 통해 별도의 정치세력으로 출발한다. 열린우리당도 창당 초심을 되찾고 당을 정비하는 작업에 나서기 바란다. 힘 센 후보를 찾을 게 아니라 어떤 정치를 보여줄지를 고민해야 한다. 범여권의 제 정파가 정책과 비전을 놓고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이 국민 지지를 되찾는 길이다. 정책정당으로 바로 선 뒤 통합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
  • 민주중심 ‘小통합신당’ 임박?

    민주당과 국민중심당, 열린우리당 탈당 의원들이 합치는 통합신당 창당 작업이 급류를 타고 있다.5월초쯤 약 40명의 의원들이 참여하는 신당이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한길 의원 등이 중심인 열린우리당 탈당그룹 통합신당모임과 민주당, 국중당은 신당 창당 협의를 위한 협상단 구성에 나섰다. 통합신당모임과 민주당이 각각 5명씩 참여하고 국중당에서 1명이 참여하는 방식이다.3개 정당·정파는 이르면 다음 주중 ‘중도개혁통합신당추진협의회’를 구성하고 최대 39명의 원내교섭단체를 출범시킬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박상천 대표는 11일 “협의회를 구성해 여기서 통합교섭단체 구성, 신당의 지도체제, 기타 필요한 당헌 등을 구체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면서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협상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통합신당모임의 최용규 원내대표는 “다음 달 15일 전에 창당한다는 목표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국중당+열린우리당 탈당그룹’으로 꾸려지는 신당 그림에 대해 범여권의 다른 세력들 반응은 싸늘하다.‘민주당 중심의 신당’은 결국 ‘도로민주당’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이에 대해 “정치공학적 소통합”이라고 혹평했다. 정 의장은 이날 당 회의에서 “모든 기득권을 버린 대통합이 아닌 소통합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우리에게 승리를 주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 등이 참여한 열린우리당 탈당그룹 민생정치준비모임은 통합신당모임과 다른 길을 걷기로 했다. 정성호 대변인은 “결국 민주당 중심의 통합신당이 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면서 “국고보조금을 받기 위해 5월15일 전에 창당하겠다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통합신당모임이 다음 달 15일 이전에 당을 만들면 13억 5000여만원을 지원받는다. 민생모임의 한 의원은 “민주당 해체는 없을 것이라고 해온 박상천 대표의 말을 믿는다면, 통합신당모임이 당을 만들어 민주당과 당대 당 통합 방식으로 합쳐지는 외길밖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역술인 변신 종로에 점집 낸 이철용 전 의원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역술인 변신 종로에 점집 낸 이철용 전 의원

    상처난 조개가 진주를 낳는다는 말이 있다. 중년의 한 남자가 이따금 사창가를 찾는다. 그 사내가 빨간 커튼을 젖히고는 현관을 들어선다.“오빠, 어서 오세요.”라며 반색을 하는 화장기 짙은 여인을 향해 씩 웃어보인 사내는 구석진 테이블 위에 놓인 돼지저금통에 시선을 고정시킨다. 두어번 고개를 주억거린 사내는 점퍼 양쪽 주머니에서 동전을 한 줌 꺼내 하나, 둘씩 저금통에 집어넣었다. 이어 자리를 잡은 사내는 대뜸 “아가씨, 손 좀 줘봐, 손금 봐주지.”라고 말을 건넨다.“아가씨는 여기 올 팔자가 아닌데 말야. 손재주와 머리가 무척 좋아, 사주에 지살(地煞)이 끼었지만 주의만 잘 하면 돼.” 그곳에 잠깐 머물던 사내가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아가씨가 “뭐 하는 분이세요?”라고 묻자 “난 희망 디자이너야.”라는 한마디를 던지고 총총 사라진다. 그랬다. 불구의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우리 사회의 그늘진 도시 변두리나 빈민가를 30년 넘게 찾아다녔다. 전국의 집창촌, 노숙촌, 성인 PC방, 전화방, 시장, 시설보호소 등 ‘춥고 배고픈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갔다. 그들과 만나 온몸으로 숨소리를 듣고, 체취를 맡으며 함께 지냈다. 그러던 그는 1980년대 초,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어둠의 자식들’이란 작품을 발표, 문단과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산업화의 구조적 모순을 대담한 현장성과 통찰력으로 묘파했으며 도시빈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전환시키는 데 커다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금까지 빈민층의 삶을 소재로 그려낸 작품만 무려 16권이나 된다. 사람들은 이런 그를 ‘빈민운동가’라고 불렀다. 장애인으로 헌정 사상 처음 국회의원이 된 이철용(60)씨.‘꼬방동네 사람들’,‘어둠의 자식’ 등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처럼 그의 삶도 가히 ‘인생유전’이랄만 했다. 생후 6개월 만에 아버지가 결핵으로 세상을 떠날 무렵, 자신도 결핵성 관절염을 앓아 한쪽 다리 일부를 잘라내야 했다. 때문에 어린 시절을 장애인이라는 놀림과 조롱 속에서 지냈다. 그 상처가 컸던 탓일까. 그는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혼자 야학으로 배움을 보충했다. 사회의 어둠을 보고 그냥 지나치는 성격이 아니어서 그랬던지 1970년대에는 간첩으로 몰려 70일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그는 1988년 13대 국회의원 선거때 서울 도봉을(평민당)에서 당선되기도 했다. 국회에 입성하자마자 장애인 편의시설을 마련하는 한편, 장애인고용촉진법 제정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정계를 떠난 후에도 어둠의 그늘을 찾아다니며 각종 강연으로 희망을 주고, 바쁜 틈틈이 집필활동을 하는 등 ‘빈민의 목소리´를 자청한 삶을 살고 있다.2003년 가을에는 서울 힐튼호텔에서 ‘상처난 조개가 진주를 낳는 까닭은’이란 주제로 장애인을 위한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이런 그가 최근에는 역술가로 변신했다. 서울 도심 한복판인 종로구 안국동에 ‘通(통)’이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말 그대로 사주팔자를 보는 집이다. 무엇이 그에게 ‘역술인’으로 나서게 했을까. 지난 7일 그와 ‘통’하기 위해서 ‘通’을 찾았다. 머리를 빡빡 깎은 그의 모습이 40대 초반 정도로 젊어보였다.“옥살이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해 1년여 동안 침술과 한의학을 배우며 몸을 회복했다.”는 그는 “덕분에 지금은 20대 청년과 다를 바 없다.”며 너털웃음을 웃었다. 매일 두시간씩 양쪽 손가락만으로 팔을 구부렸다 펴는 이른바 ‘푸시업(Push Up)운동’을 5년째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때는 어깨 너머 배운 ‘혈기도’ 동작도 곁들인다. 스스로 건강 전도사라고 주장하는 그는 강연 때마다 “운이 나쁠수록 운동과 공부를 하라.”고 강조한다. 인간이 100년 산다고 했을 때 10년 단위로 대운(大運)이 찾아오며, 이때를 대비해 평소에 늘 운동을 해두라는 것이다. 아울러 아무리 좋은 사주라도 웃음을 잃으면 자연히 나빠지게 마련이라는 점도 그의 강연의 단골 주제이다. “복이란 밥을 짓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밥을 먹기 위해 농사를 정성껏 지어 좋은 쌀을 생산해 내는 것과 같지요. 또 밥 지으려면 물을 부어야 합니다. 이때 웃는 모습으로 물을 붓고 또 절제된 마음으로 불을 잘 때야 맛 또한 좋지 않겠습니까? 그 다음에는 그릇에 밥을 퍼서 나눠 주잖아요. 그러니 각자의 사주를 ‘좋다’,‘나쁘다’로 미리 단정할 수 없지요.” 그는 누구나 사주(四柱·연, 월, 일, 시)를 갖고 태어난다면서 “사주, 즉 네개의 기둥을 각각 떼어내 세우면 그 상징이 되는 천간(天干)과 지지(地支) 두 글자를 갖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팔자(八字)”라고 설명했다. 사주는 운명론이 아니며 그저 사람의 혈액형과 같다고 부연했다. 따라서 태어날 때의 기운, 즉 사주를 파악한 뒤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 등을 참고해 소우주적 지혜의 대안을 얻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 그의 사주론이다. 그는 이런 믿음을 토대 삼아 누군가의 사주를 꿸 수 있는 통계를 추출해 냈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삶에 대한 사주를 얻은 뒤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일이 그가 이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가장 먼저 한 작업이었다. 여기에 음양오행 사상에 뿌리를 둔 사주명리학을 접목해 삶의 형태에 대한 여러 기준을 마련했다. 결국 7년 동안의 작업 끝에 2만 4500명의 자료를 모았으며, 그 자료를 8000여가지로 분류해 누구를 만나든 인생의 길흉화복에 대한 대안적 지혜를 즉각 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쯤에 이르러 지금 우리나라의 국운이 어떤지를 물었다.“상승국면이다. 짧은 시간내에 민주화와 경제성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면서 “하지만 정치인들이 돈을 죄다 갉아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선거와 관련,“현재 거론되는 후보군 중에 왕(王)사주를 가진 이가 분명 1∼2명 정도 있다. 하지만 정치공학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특정인을 얘기할 수는 없다.”고 대답했다.“다만 올 대통령 선거는 한나라당, 열린우리당, 그리고 통합신당 등 3당 구도로 치러지게 될 것이며, 충청도 지역의 표심을 얻는 것이 가장 큰 무기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는 여론에서 한나라당이 우위이지만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가 치고받는 모양이 계속되면 통합신당의 융합 바람이 거세게 치고 올라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합신당은 ‘충청+호남+진보+민주진영’을 아우른 뒤 그 힘을 바탕 삼아 대권 장악에 나설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JP(김종필)나 YS(김영삼)도 누군가를 돕기 위해 나설 것이며, 특히 DJ(김대중)는 9월쯤이면 공식적으로 모 후보의 팔을 들어줄 것이 분명히 예상된다고 점쳤다. 하지만 요즘은 ‘검증의 시대’이기 때문에 (대통령 후보)누구든 무임승차를 할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념문제로 화제가 옮아가자 “말이 좋아 ‘진정한 보수’니,‘진정한 진보’라고들 하지 다들 기회주의자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인다. “지금 정권은 혁명도 아니고, 개혁도 아닌 얼치기 정권입니다. 사회란 골고루 더불어 같이 살고, 또 정직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저에게 이념이 뭐냐고 묻는다면 ‘옷’이라고 대답합니다. 추우면 입고, 더우면 벗는 것이지요.” 부동산 문제와 관련,“과거 성호 이익은 토지소유 상한제를, 연암 박지원은 하한제를, 또 다산 정약용은 국가에서 관리하는 여전제를 주장했을 만큼 오랜 세월에 걸쳐 논란과 논쟁이 이어져 왔는데 이번 정권에서 단박에 때려잡겠다는 식의 정책을 펴 또다른 불씨와 문제만 키워냈다.”면서 부동산 값은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시 삶의 문제로 방향을 잡았다. 그는 “사주가 아무리 나빠도 지혜롭게 관리하면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한다. 다시 말해 그의 명함에 적혀 있듯이 ‘궁해야 通하고, 막혀야 通하며, 또 간절함이 극에 달하면 다 通할 수 있다.’는 것이다. 희망을 포기하는 것이 절망보다 더 무섭다는 것을 뼈저리게 체험했기에 ‘通’을 차렸다고 했다. 이 일을 통해 어둠 속에서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서비스하고 싶다는 바람도 잊지 않았다. 그는 요즘 ‘신들린 남자들’이라는 책을 집필하고 있다. 사주 얘기와 힘겨운 세상을 잘 사는 법을 담고 있다고 했다. 희망을 디자인하는 이 책을 오는 5월쯤 출간할 예정이다. 슬하에 아들 둘을 두었으며, 이들은 언론계에서 일하고 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8년 서울 출생(별칭 이동철) ▲59년 서울 종암초등학교 졸업 ▲72년 은성학원(야학) 원장 ▲78년 기독교 도시빈민선교협의회 위원장 ▲87년 한겨레신문 발기인 ▲88년 평민당 도시서민 문제 특위 위원장 ▲88∼92년 13대 국회의원(평민, 도봉을) ▲97년∼현재 장애인문화예술진흥개발원 이사장 ●주요 저서 어둠의 자식들, 꼬방동네 사람들, 목동아줌마, 신문고, 아리랑공화국, 어둠의 어르신네,10시간, 나도 심심한데 대통령이나 돼 볼까 등 16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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