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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장 보선] 범야권 통합경선 TV토론회 ‘90분 공방’

    30일 오후 3시부터 90분간 진행된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 3명의 TV토론에서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무소속 시민후보 박원순 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과거 행적과 정책방향 등을 놓고 한치의 양보도 없는 공방을 벌였다. 박영선 후보는 박원순 전 이사가 과거 보안사 출신의 한나라당 후보를 지원 유세한 점,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소추 지지 발언, 재벌 기업 후원 의혹 등을 들춰내며 공격했다. 이에 박 전 이사는 ‘안철수 현상’에 담긴 기성 정당에 대한 불신을 강조하며 정치 변화를 강조했다. 민노당 최규엽 후보는 뉴타운 전면 폐지, 공공요금 동결 등을 내세웠다. 박 후보는 박 전 이사가 운영했던 아름다운가게가 ‘론스타’ 등으로부터 기업 후원금을 받은 이력을 들며 재벌 후원금의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박 후보는 “제가 기자 시절 재벌개혁을 부르짖을 때 박 전 이사는 재벌 후원을 받으며 ‘고맙다, 고맙다’ 했다.”면서 “금융권에 있는 분들에게 많은 상처를 준 론스타에서 후원금을 받은 건 충격적”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박 전 이사는 “재벌이나 권력의 문제에 관한 한 제가 원조”라면서 “참여연대를 만들어 재벌 지배구조 개선 등 많은 일을 했고 국정원으로부터 사찰도 받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선의로 많은 일을 한 사람을 그렇게 가슴 아프게 공격할 줄 몰랐다. 참혹하고 너무 서운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시민단체의 감시가 살아있으려면 일정한 거리와 자제력이 있어야 한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박 후보는 또 “한나라당의 토건 행정을 모토로 삼은 후보와 보안사 출신 의원을 지원한 게 맞느냐.”고 박 전 이사의 ‘정체성’을 공격했다. 박 전 이사는 “한나라당이 아닌 무소속이었고 당시 잘 몰랐다.”면서 “보안사 출신은 좋은 시장이 될 수 없다는 법이 있느냐.”며 반문했다. 노 전 대통령 탄핵 소추 발언의 진위 여부로 감정싸움도 벌였다. 박 후보는 “박 전 이사가 탄핵 소추안 가결을 두고 ‘노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한 탓’이라고 해서 노 전 대통령 지지자에게 상처를 줬다.”고 추궁했다. 박 전 이사가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자 박 후보는 “C방송 스크립트에 있다.”고 재반박했다. 박 전 이사는 “제 과거를 다 그렇게 조사하셨군요. 분명히 탄핵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불쾌해했다. 박 전 이사는 민주당 등 기존 정당정치의 실패를 캐물었다. 그는 “갈등, 대립의 정치현실에 절망한 시민은 안철수 현상이 말해줬다. 제도권 정치에 대한 성찰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는 “깊이 반성하지만 시민단체는 감시기능 속에 ‘나홀로’ 정치가 가능하지만 정당정치는 상대가 있어 조정, 갈등, 타협해야 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정책 검증은 전반적으로 미흡했다. 박 전 이사가 뉴타운 정책과 관련, “오세훈 전 시장의 실정을 대표하는 게 뉴타운인데 민주당 의원들도 많이 찬성했다.”며 입장을 묻자, 박 후보는 “(뉴타운별)‘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며 갈등조정위원회를 만들어 지역 시민들이 바라는 마을을 만들어야 한다.”고 답했다. 박 전 이사는 단독·다세대 주택을 아파트처럼 관리하는 은평구 ‘두꺼비하우징’을 모델로 꼽았다. ‘미소금융’에 대한 시각차도 발생했다. 박 전 이사는 “박후보가 2007년 정책자료집에 미소금융을 국가 주도로 운영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는 비영리 단체들의 상상력 등이 발현이 안 돼 실패하고 있다.”고 하자, 박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미소금융을 입법화했기 때문에 박 전 이사도 지금 관련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신경전을 벌였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레즈비언 부부의 입양아들, 8세 성전환 ‘논란’

    미국인 레즈비언 부부에게 입양된 소년이 8살 어린나이에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선택해 미국사회의 뜨거운 감자인 동성부부 입양허용 논란에 불을 지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에 사는 동성부부 폴린 모레노와 데브라 로블가 6년 전 마음으로 낳은 아들 토마스 로블(8)이 지난여름부터 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약물치료를 시작했으며, ‘태미’란 여성이름으로 바꿨다고 CNN방송이 최근 보도했다. 부부에 따르면 토마스는 말을 시작했을 때부터 스스로를 여자라고 여겼다. 어릴 적부터 “나는 여자예요.”라고 말했으며, 누군가가 남자라고 바로 잡으면 금세 시무룩해졌다. 함께 입양된 형은 운동을 좋아하고 활동적인 반면 토마스는 혼자서 인형놀이를 하는 걸 즐겼다. 부부가 토마스의 성전환치료를 결심한 건 1년 전 일어난 사건이 결정적이었다. 폴린은 “늘 여자가 아닌 남자인 현실을 괴로워하던 태미가 급기야 자신의 생식기를 훼손하려고 했다. 더 이상은 말릴 수 없다고 생각해 아들의 성전환을 도와주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토마스가 받고 있는 성전환치료는 사춘기 이전에 남성호르몬 발생을 억제해 2차 성징을 늦추는 방법이다. 아직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신체적성별은 여전히 남자이지만 굵은 목소리, 크고 넓게 발달하는 어깨 등 남성적 특징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 사연이 전해지자 미국의 일부 주에서 시행되고 있는 동성 결혼은 물론 동성부부의 입양허용이 자녀의 성정체성 확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왔다. 이에 대해 올해로 결혼 12년 차를 맞은 폴린과 데브라 부부는 “그런 주장이 맞는다면 첫째아들도 성정체성에 문제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동성부부가 자녀들의 정체성 발달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건 편견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강경윤기자 @seoul.co.kr
  • “남자인 게 싫다” 스스로 거세한 英남성

    남자이지만 평생을 여성이라고 여기고 살아온 40대가 성정체성 혼란으로 거세를 시도했다가 목숨을 잃을 뻔 한 충격적인 사건이 영국에서 벌어졌다. 영국 웨스트서식스 주에 사는 환경미화원 앤디 카스(49)가 몇달 전 술에 취한 채 우발적으로 자신의 생식기관을 스스로 잘라냈다가 응급 접합수술을 받고 간신히 목숨을 구했다고 대중지 더 선이 최근 전했다. 카스는 초등학교 때부터 스스로를 여자라고 여겼으며,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성정체성 혼란을 겪기 시작했다. 그는 여성과 결혼을 하고 딸 졸리(21)을 뒀으나 이른바 ‘성별불쾌감’은 털어낼 수 없었다. 2년 전 그는 가족과 결별하고 ‘커스틴’이란 여성으로 성별을 숨긴 채 살아갔다. “나를 바꿀 수 있다면 뭐든지 하고 싶었고, 남자라는 사실이 너무나 불행했다.”는 앤디는 급기야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스스로 거세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앤디는 거세 직후 과다출혈과 엄청난 고통으로 거의 정신을 잃을 뻔했다. 그는 간신히 구조대에 연락 취해 절단된 생식기관의 접합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당시에는 너무 괴로워서 그게 얼마나 위험한 일이었는지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다.”고 후회했다. 더 선에 따르면 이 충격적인 소식을 접한 부인과 딸이 그의 성전환 수술을 직접 돕겠다고 나섰다. 가족의 지지를 받으며 앤디는 내년 4월 성전환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그는 “단 한순간이라도 여자로 살아갈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서울시장 보선] 이석연, 박원순에 “맞짱토론 하자”

    [서울시장 보선] 이석연, 박원순에 “맞짱토론 하자”

    범여권 시민후보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26일 범야권 통합후보로 거론되는 박원순 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에게 맞짱토론을 제안했다. 이 전 처장은 “같이 시민운동을 한 사람으로서 정체성 문제에 대한 1대1 토론을 공개 제안한다.”면서 “TV토론도 좋고 단둘이 만나서 얘기하는 것도 좋고 토론방식은 상관없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토론 주제로 수도이전, 시민운동 방법론, 천안함 폭침사건 등 3가지 이슈를 꼽았다. 수도 이전 위헌 소송을 맡아 수도 지킴이로 불리는 이 전 처장은 “박 전 상임이사가 속했던 참여연대나 민주당은 수도 이전에 찬성했었는데 지금도 찬성하는지 묻고 싶다.”면서 “이번 선거가 서울시장을 뽑는 선거인 만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는 “참여연대가 ‘한국 정부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며 유엔에 서한까지 보내 조사를 촉구했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박 전 상임이사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밝혀야 한다.”면서 “서울이 사실상 접경지역과 연결돼 있어 이 문제 역시 이번 선거의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시민운동 방법론에 대해 “박 전 상임이사는 2000년 총선 때 낙선운동을 벌이며 악법은 지킬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는데 악법의 판단은 누가 하고 지금도 같은 생각인지 궁금하다.”면서 “서울시 행정 가운데 악법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으면 무시하고 갈 것이냐.”고 물었다. 이 전 처장은 “기존 여론조사로는 내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없고 균형 잡힌 여론조사 시각을 보고 싶다.”면서 “의견이 일치되면 시민후보 단일화를 할 수도 있지만 안 되면 그냥 지금대로 가는 것”이라면서 독자 행보 의지를 드러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서울시장 보선 D-30] 민노·참여당 합당 무산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통합 논의가 25일 무산됐다. 오후 서울 성북구민회관에서 열린 민노당 대의원대회에서 합당 결의가 부결되면서다. 민노당 대의원 886명 가운데 786명이 참석해 과반수를 넘긴 510명이 찬성했지만, 의결정족수인 3분의2 이상(525명)에 15명 모자랐다. 진보신당이 지난 4일 민노당과의 통합안을 부결시킨 데 이어 진보 진영의 새판 짜기 움직임이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당장 대중적 기반 확보를 통한 집권을 노리며 참여당과의 합당을 적극 추진했던 이정희 민노당 대표 등 주류의 입지가 위협받게 됐다. 이 대표는 ‘진보 정체성의 훼손’을 우려하며 통합에 반대했던 권영길·천영세·강기갑 전 대표 등 비주류와 대립 구도를 이뤄왔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참여당과의 독자적 합당에 나서며 돌파구를 모색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 경우 민노당의 내분이 예상된다. 다만 이 대표는 이날 “당 대표의 가장 중요한 의무는 그것이 무엇이든 당원들의 결정에 복종하는 것”이라고 밝혀 내분설을 일축했다. 대신 권 전 대표 등이 앞선 23일 진보신당을 탈당한 노회찬·심상정 전 대표와 논의해온 ‘새로운 통합 진보정당 건설’ 움직임이 힘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 역시 민노당의 내분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민노당은 대의원대회에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최규엽 새새상연구소장을 선출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격정의 화가’ 프리다 칼로, 춤으로 만나다

    ‘격정의 화가’ 프리다 칼로, 춤으로 만나다

    격정적인 삶을 살다 간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가 무대 위로 뛰어온다.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서울 시내 곳곳에서 열리는 제14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20 11)를 통해서다. 개막작이 바로 ‘프리다 칼로의 푸른 집’이다. 독일 자를란트주립발레단과 돈론댄스컴퍼니가 공동 제작한 작품으로, 칼로의 ‘자화상’ 시리즈를 모티프로 삼아 그의 삶과 사랑과 예술을 춤으로 표현해냈다. 칼로는 교통사고로 인해 32번의 대수술을 받았던 화가. 멕시코 벽화주의 운동의 거장 디에고 리베라와의 사랑과 갈등, 그리고 뛰어난 혁명가가 되고자 했던 열망 등을 캔버스에 뿜어냈다. 3명의 무용수가 등장해 칼로의 격정을 표현해 낸다. 멕시코 가수이자 기타리스트인 엑토르 사모라가 연주와 노래로 남편 디에고 리베라를 연기한다. 모스크바 국제무용협회가 주관하는 세계적 권위의 ‘브누아 드 라 당스’ 후보작에 오를 만큼 혁신적인 안무를 선보인 수작이다. 아일랜드 출신 안무가 마거릿 돈론의 최신작이다. 29~30일 신수동 서강대 메리홀. 2만∼6만원. 독일 올덴부르크 무용단의 ‘No.8’도 눈길을 끈다. 인도 힌두교에서 파괴의 신으로 꼽히는 시바의 팔이 왜 8개인지 등 숫자 8에 얽힌 이야기를 무용으로 풀어냈다. 10월 2일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3만 5000∼4만원. ‘한국, 독일 힙합의 진화Ⅴ’는 차이콥스키의 고전발레 ‘백조의 호수’를 파핀, 로킹, 그루브, 크림프 등 힙합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한국과 독일의 3개팀이 꾸미는 합동공연이다. 10월 5일 순화동 호암아트홀. 2만~4만원. 대중에게 한걸음 더 접근하기 위한 시도도 선보인다. ‘커뮤니티 댄스’ 작품이 대표적. 유럽에서 시작해 널리 퍼지기 시작한 커뮤니티 댄스는 공통의 사회적 정체성에 기반을 둔 다양한 사람들이 춤을 통해 삶의 즐거움, 관계 회복, 상처 치유 등의 효과를 얻는 것을 말한다. 춤이 사회적 유대감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올해 선보이는 작품은 ‘꿈틀! 드림 어 모션’이다. 서울지역 10개 청소년시설의 청소년들이 3개월 동안 춤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익혔다. 10월 9일 호암아트홀. 무료. 축제 기간 동안 거리, 공원, 빌딩, 찻집, 전철역 등 일상적인 공간에 아예 프로 무용수들이 잠입해 한바탕 춤판을 벌이는 프로그램도 있다. 이름하여 ‘춤추는 도시’. 장소와 일정은 홈페이지(www.sidance.org)를 통해 그때그때 공지한다. (02)3216-1185.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손학규 맑음, 정동영 흐림’...민주당 경선의 손익계산

    ‘손학규 맑음, 정동영 흐림’...민주당 경선의 손익계산

    ‘손학규 맑음, 정동영 흐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민주당 경선 결과에 따른 당내 주주들의 손익계산서다. 이번 경선은 곧 있을 당권 경쟁과 2012년 총선·대선의 전초전 성격이 강했다. 그 한가운데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이 있다.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손 대표를 비롯한 당내 연합군이, 천정배 최고위원은 정 최고위원이 지원했다. 계파 대리전 성격이 강했다. 천 최고위원은 종합 득표율 28.7%로 박 정책위의장에 약 10% 포인트 밀렸다. 천 최고위원은 여론조사에서 추미애 의원에게도 밀려 3위에 그쳤다. 다만 당원 현장 경선에선 박 정책위의장(36.9%)을 3% 포인트 차로 따라붙었다. 절치부심하던 정 최고위원으로선 치명타를 입었다고 할 만하다. 한때 자신의 최측근이었던 박 정책위의장을 먼발치에서 바라봐야 했다. 한 핵심 측근은 26일 “향후 행보에 부담이 되는 결과”라며 씁쓸한 표정으로 결과를 받아들였다. 서울지역은 당내 각종 선거에서 정 최고위원에게 우세승을 안겨줬다. 역대 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도 정동영(DY)계가 많았다. 패배의 충격이 클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하지만 현장 경선 결과가 보여주듯 정 최고위원의 조직력은 무시하기 어렵다. 당 관계자는 “정 최고위원 본인이 나선 선거도 아닌데 연합군에 맞서 이 정도 성과를 낸 것은 회생 불가라 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평가했다. 정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후보가 민주당의 존재감을 살리고 오늘부터 서울시장 선거를 복지 대 반복지의 대결로 전환시켜야 한다.”며 시종일관 주장해온 ‘안방 중심론’을 거듭 강조했다. 정체성, 진영 논리를 강조하면서 민주당 정통성에 관한 한 여전히 우위에 있음을 자신하는 셈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때아닌 자유민주주의 논쟁… 국감 파행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일까, ‘자유민주주의’일까. 국회에서 때아닌 자유민주주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위원회는 이 문제 때문에 22일 국정감사를 중단하는 파행까지 빚었다. 논란은 지난달 교육과학기술부가 역사교과 교육과정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교과부는 당초 최종안에 있던 ‘4·19혁명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개된 민주주의의 발전을 설명한다’는 문구를 ‘1960년대 이후 자유민주주의의 발전과 경제성장 과정을 이해한다’는 내용으로 바꿨다. 이에 반발해 새 교과서 마련을 위해 구성된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회 위원 9명이 사퇴했다. 정부 결정에 대해 야당은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하고 ‘자유민주주의’ 용어를 교육과정에 넣은 것은 뉴라이트의 역사관을 학생들에게 심기 위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22일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사라지기 시작한 자유민주주의를 다시 복원한다고 해서 일부 사학자와 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하는 것은 헌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교과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한나라당 대표가 나서서 시대착오적인 색깔론을 야당 의원들에게 덧씌우고 있다.”고 되받아쳤다. 오전 교과위 국감도 이 문제로 언성을 높이다가 결국 중단됐다.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지난 19일 국감장에서 나온 한나라당 박영아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은 당시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국회의원이 있다면 북한에 가서 국회의원 하십시오.”라고 했다. 민주당 김유정 의원 등은 “절차적 오류를 지적한 야당 의원들을 북한에 가라고 한 박 의원이 공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박 의원이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있다면’이라는 전제를 달았다.”고 반박했다. 헌법 제1조 1항은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을 ‘민주공화국’이라고 규정하고, 제4조는 ‘자유민주주의’를 국가 운영 원리로 정했다. ‘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 모두 소중한 헌법적 가치다. 하지만 여당은 “좌파 정권에서 부정된 자유민주주의를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야당은 “자유민주주의를 반공주의와 자유시장주의로 등치시켜 색깔론을 펴고 있다.”고 주장한다.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해묵은 이념 논쟁이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최고 수준의 공연 만끽… 열린 무대 될 것”

    “최고 수준의 공연 만끽… 열린 무대 될 것”

    부산국제영화제 전용 영화관으로 사용될 ‘영화의 전당’ 김승업(59) 대표이사는 22일 “영화의 전당은 세계 유수의 극장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관식과 올해 운영 계획은. -29일에 개관식과 개관 기념 KBS ‘열린음악회’가 열린다. 10월 6일부터 14일까지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다. 개관 축하 프로그램은 11월 1일부터 12월 말까지 두 달간 이어진다. 공연은 국악, 뮤지컬, 연극, 클래식, 오페라 등 10건(22회)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극장의 시설 수준은. -대표적인 하늘연극장의 경우 객석은 841석으로 다소 적지만 모든 장르의 공연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부산·경남권 최초로 112개로 구성된 조립식 무대를 설치해 연출 의도에 따라 무대의 전체 또는 부분을 조립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작품을 무대에 올릴 수 있다. →앞으로 역점을 두는 것은. -언제 가도 볼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테마파크, 영상 복합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 운영 목표다. 부산국제영화제 전용관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BIFF)와 상호 보완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한편, 국내 초유의 공연·영화 복합 문화공간으로서 독자적 경영 모델을 창출할 계획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가 처음으로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다. →영화의 전당이 지향하는 최종 비전은. -4000석 규모의 야외극장은 품격 있는 영화 상영은 물론,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그레이트 론’, 이탈리아 ‘베로나 아레나 원형극장’처럼 세계 최고 수준의 오케스트라, 오페라 공연에서부터 뮤지컬, 연극, 국악, 콘서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공연을 만끽할 수 있는 열린 무대와 관객 공간이 될 것이다. →적자 운영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데. -개관 초기에 연간 39억원 내외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회계상으로 적자냐 흑자냐를 논하는 것은 곤란하다. 지역민을 위한 공공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가동률 극대화 및 객석 점유율 확대를 통해 재정 자립도를 높여 나가겠다. 완성도 높은 작품을 유치하는 등 객석을 채우는 데 1차 목표를 둔다. →예산과 직원 규모는. -올해 부산시의 출연금은 22억 6000만원이다. 내년 예산은 협의 중이며 개관 준비 단원은 부산시 파견 공무원 등 모두 4명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유명 글로벌 기업들의 ‘로고 변천사’ 눈길

    유명 글로벌 기업들의 ‘로고 변천사’ 눈길

    사람들은 한 입 베어먹은 사과만 봐도 세계적인 IT 회사인 ‘애플’을 떠올린다. 이처럼 기업의 로고는 그 브랜드를 한눈에 알아 볼 수 있게 하는 무형의 큰 자산이다. 최근 해외 한 사이트(stocklogos)에 유명 기업의 과거와 현재 로고의 변천사를 기록한 자료가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현재의 로고 뿐 아니라 미래의 로고 또한 예상 디자인해 더욱 재미를 주고 있다. 언급된 기업들은 다양하다. 애플을 비롯, 스타벅스, IBM, 구글, 노키아 등 유명 글로벌 기업의 과거와 현재의 로고가 올라와 있으며 특히 한국기업으로 LG도 포함돼 있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애플. 1976년 발표된 애플의 로고는 사과로 상징되는 현재의 모습이 아닌 ‘뉴턴의 사과’ 모습을 그리고 있다. 또 녹색이 친숙한 스타벅스 역시 로고가 발표된 1971년에는 녹색이 아닌 갈색이다. 가장 재치있게 그려진(?) 로고는 2015년 예상 노키아 로고다. 한마디로 로고가 없다.      한편 현 시장에서 브랜드 로고의 가치는 계산이 어려울 정도다. 로고 자체에 그 기업의 정체성, 역사, 문화, 이미지를 모두 녹이고 있어 각 기업들은 로고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성동, 우리 동네소식 안방서 받아본다

    성동, 우리 동네소식 안방서 받아본다

    “동네 소식을 안방에서 편하게 받아 보세요.” 성동구는 17개 모든 동(洞)에서 골목골목 다양한 정보를 담은 소식지를 발간한다고 21일 밝혔다. 각 동 주민자치위원회가 펴내는 ‘주민센터 소식지’는 주민들이 직접 궁금하거나 알고 싶어하는 정보를 취재해 쓴 글로 꾸며졌다. 소식지에는 주민자치위원회 활동·미담 사례, 주민참여 수기, 알찬 생활정보는 물론 자치회관 프로그램 안내 등 실생활에 꼭 필요한 지역 정보를 담고 있다. 또 주민들이 지역에서 손쉽게 일자리를 얻도록 구인 정보도 실었다. 실제로 몇몇 주민들이 소식지를 통해 마을기업에 일자리를 얻기도 했다. 소식지에는 ‘무학봉이야기’, ‘응봉산울림’, ‘금호산메아리’, ‘뚝섬사람들’ 등 지역의 특성을 살려 주민들에게 친숙한 이름이 붙었다. 마장동 소식지 ‘따뜻한 마장동’에는 ‘지역 정체성 찾기’라는 글을 통해 점점 잊혀져가는 지역의 역사와 사라진 문화유산 등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송정동에서 발간된 ‘송정메아리’엔 베트남에서 온 유학생 부부가 집을 구하는 일을 도와주었다는 따뜻한 얘기가 실리고, 지역의 명소인 ‘송정제방’을 소재로 한 주민의 시(詩)도 곁들였다. 구독을 원하는 주민은 각 동 주민센터로 문의해 구독하거나 구 홈페이지(www.sd.go.kr)를 통해서도 손쉽게 볼 수 있다. 고재득 구청장은 “주민 사이에 소통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낼 뿐만 아니라 지역 특색을 살린 사업과 소식을 소개해 진정한 주민자치가 실현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고 소식지 발간을 반겼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미군 18년만에 DADT법 폐지

    미국 공군 중령 숀 해크버스(44)는 그동안 부대 안에서 남모를 고통을 겪었다. 그가 동성애자(게이)인 줄도 모르고 동료들이 게이에 대한 진한 농담을 하곤 했기 때문이다. 미군은 1993년부터 게이 신분을 밝히지 못하도록 하는 ‘묻지도, 밝히지도 말라’(DADT:Don’t Ask, Don’t Tell) 법을 시행했기 때문에 해크버스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힐 수 없었다. 이 법을 어기는 장병은 강제 전역 조치를 당했다. 이처럼 18년 동안 군대 내 동성애자 차별 조항으로 존속돼온 DADT가 20일(현지시간) 자로 미군 내에서 철폐됐다.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과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철폐 사실을 공표했다. DADT는 동성애자가 성적 취향을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선에서 군 복무를 하고 지휘관은 부하의 성 정체성에 대해 묻지 못하도록 했다. 지난해 동성애자 인권단체가 제기한 소송에서 이 법이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연방법원의 판결이 나온 이후 의회를 통과한 폐지안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미군의 97%가 지난 수개월에 걸쳐 DADT 폐지에 따른 교육을 받았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애정 표현을 하는 등 개인행동과 관련한 종전 규정은 동성애자나 이성애자 할 것 없이 그대로 적용된다. 해크버스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책상에 내 짝의 사진을 붙여 놓을 수 있게 됐다.”고 기쁨을 표시했다. 그동안 게이의 배우자들은 군인 배우자 대접을 받지 못했다. 군인 할인매장을 이용할 수 없었고, ‘배우자 모임’에도 나갈 수 없었다. 한편으로는 게이 군인과 헤어진 게이 배우자가 “게이라는 사실을 부대에 알리겠다.”고 협박한 사례도 있었다. 1993년 이래 1만 4500명이 DADT 위반으로 군복을 벗었다.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군대에서 쫓겨난 전직 군인들은 DADT 폐지에 따라 재입대할 수 있기 때문에 재입대 러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009년 방송에 출연해 동성애자임을 스스로 공개했다는 이유로 전역 조치를 당한 한국계 대니얼 최(30) 전 미 육군 중위도 이날 재입대 의사를 밝혔다. 최 전 중위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군대로 돌아가는 것은 나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것”이라면서 “DADT가 폐지됐지만 차별은 더 교묘하고 합법적인 방식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기고] ‘돈 주고 사는’ 폐기물의 정체성/박준우 상명대 경제학과 교수

    [기고] ‘돈 주고 사는’ 폐기물의 정체성/박준우 상명대 경제학과 교수

    자원난이 심각해지면서 폐기물에서 유용한 자원을 추출해 내는 도시광산이 주목을 받고 있다. 자연에 부존된 자원량보다 우리의 생활공간에 버려져 있는 폐기물 속에 부존된 자원이 더 많다는 것이다. 천연자원의 고갈과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폐기물을 선별하는 비용을 내고도 남는 것이 재활용사업이 되었다. 과거에는 돈 주고 버리던 많은 폐기물이 돈 주고 사가는 자원이 되었다. 이제는 모든 폐기물이 잠재적 원료로 사용된다. 폐기물을 버려지는 쓸모없는 것으로 보지 않는 인식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폐기물 자원화의 첨병에 서 있는 기업들을 국가가 지원하고 이들 기업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데 대해 이견은 없다. 그러나 폐기물을 재활용하거나 재생원료로 이용하는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는 일정한 원칙에 의해 시행돼야 한다. 그 원칙은 무엇보다도 폐기물을 국가가 관리하는 이유와 목적에 맞도록 결정되어야 한다. 우리가 어떠한 물건을 폐기물로 분류하는 것은 그 물건을 다루는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국가차원에서 관리하려는 것이다. 당연히 이러한 관리는 폐기물을 취급하는 모든 행위자가 하여야 할 일이다. 이러한 자율적 관리가 잘 이뤄진다면 국가가 이를 강제하고 관리할 필요가 없으며 폐기물로 분류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돈을 주고 사는 폐기물은 이제는 폐기물로 관리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 주장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폐기물을 사들이는 사람은 그 물건이 ‘폐기물이 아니기’ 때문에 사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아무리 새로운 원료라도 그 원료를 가지고 상품을 만드는 비용이 상품가치보다 낮으면 사지 않을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설사 폐기물이라도 소위 돈이 되기 때문에 사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사업자들이 자신이 내는 비용 속에 환경비용(필요로 하는 물질 이외의 잔재물을 처리하는 데 들어가는 노력과 비용)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수입이 비용보다 많은 것이지 환경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누가 돈을 주고 산다고 해서 폐기물의 속성, 즉 ‘폐기물의 정체성’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폐기물 중에서 환경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것들, 특히 유해물질이 포함되지 않은 폐기물의 경우 사회적으도 편익이 환경비용을 포함한 비용보다 더 많은 경우도 있다. 이러한 폐기물은 국가의 관리 대상에서 제외하여도 자율적으로 환경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재활용사업에 대해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규제를 줄이는 규제 완화가 타당성을 갖는다. 그러나 무엇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모든 폐기물이 자원의 원천이 되는 시대에도 폐기물 관리는 필요하다는 점이다. 또 폐기물의 재이용은 종류별로 그 편익과 비용 측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어떤 유용한 것이라도 관리대상 폐기물에서 제외되기 전까지는 폐기물이고, 배출·수집·가공의 모든 과정이 국가의 관리 하에 놓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오염된 환경의 복원비용이 폐기물 자원화에서 얻어지는 편익의 크기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자원난이 아무리 심각하여도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동성혼인 허용한 아르헨, 이번엔 “성전환수술 자율화”

    동성혼인 허용한 아르헨, 이번엔 “성전환수술 자율화”

    중남미에서 최초로 동성혼인을 허용한 아르헨티나가 이번엔 성전환수술을 자율화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성전환수술 자율화에 대한 법을 제정하겠다고 입법예고했다고 현지 언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법이 제정되면 육체와 정신의 성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나 수술대에 올라 남자에서 여자로, 여자에서 남자로 변신할 수 있다. 아르헨티나에선 현재 엄격한 성 정체성 검사를 받은 후 사법부의 승인을 받은 사람만 성전환수술을 받을 수 있다. 성 정체성 확인을 위한 심리검사를 받은 뒤 “육체는 남자지만 심리는 여자다.” , “육체는 여자지만 심리는 남자다.”라는 판정이 나오면 사법부에 성전환 승인소송을 내야 한다. 사법부가 승인을 내주면 호르몬 준비과정을 거쳐 수술대에 오른다. 이렇게 수술을 받기까지는 2년 정도가 소요된다. 하지만 자율화 법이 나오면 이런 절차가 필요 없다. 수술을 받은 뒤 주민등록증도 신고제로 바꾸면 그만이다. 제도를 극에서 극으로 바꾸겠다고 정부가 예고하자 사회에선 논란이 달아오르고 있다. 가톨릭변호사모임 등 보수단체는 “성은 태어날 때 갖고 태어나는 것이다. 스스로가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지만 “성 정체성을 무시하고 까다로운 절차를 지키게 하는 건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등 찬성의견도 많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금까지 아르헨티나에서 성전환 승인을 받은 사람은 50명이 전부다. 39명은 이미 수술을 받았고, 11명은 호르몬 준비과정에 있다. 심리검사를 마치고 사법승인을 요청하고 대기 중인 사람은 100명에 달한다. 사진=나시온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1700년대 고지도 ‘Korea Sea’ 표기, 일본의 역사왜곡 사료 모아 맞서라”

    “1700년대 고지도 ‘Korea Sea’ 표기, 일본의 역사왜곡 사료 모아 맞서라”

    “문화 강국이라야 자국의 영토를 지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의 이런 문화 인식이 부족해 아쉽습니다.” 19일 경기도 용인시 경희대 국제캠퍼스에 있는 ‘혜정박물관’에서 만난 김혜정(65·여) 관장은 대학 2학년 때 우연히 고서점에서 고지도를 보고는 한눈에 반했다. 그때부터 모은 고지도와 그림, 문서 등이 무려 수천점. 김 관장이 2002년에 그동안 모은 사료를 경희대에 기증하면서 국내 최초의 고지도 박물관인 혜정박물관이 만들어졌다. 김 관장이 고지도에 빠지게 된 데는 동양사학 교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김 관장은 “처음에 고서점에서 본 고지도의 색깔이며 그림이 정말 아름답다고 느껴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용돈을 긁어 모아 당시 8만엔(약 80만원)짜리 고지도를 샀더니 주변에서 ‘왜 돈 들여 이런 걸 사느냐.’고 야단들이었지만 아버지만은 달랐다.”고 돌이켰다. 이후 김 관장은 어렵게 고지도를 구할 때마다 아버지와 함께 살피며 그 세계에 빠져들었다. 김 관장은 “학교에서는 ‘Japan Sea’로 배웠는데 1700년대 고지도를 살피면서 ‘Japan Sea’가 아니라 ‘Korea Sea’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 그에게 아버지는 “한국인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할머니로부터는 일제 강점의 부당함을 귀가 아프도록 듣고 자랐다. 이런 자극이 고지도를 통해 한·일관계를 재조명해보고 싶다는 구체적인 학구열로 자리를 잡았다. 김 관장은 ‘문화 강국’이라야만 자극의 영토와 정체성을 지킬 수 있다고 역설했다. 문화의 역사적 해석을 통해 독도가 명백한 우리 땅이며, ‘일본해’가 아니라 ‘동해’임을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 오래 살았던 그는 하찮은 사료일지라도 소중히 보관하는 일본과 일본인의 문화의식을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에 비해 사료를 모으고 보존하는데 지원이 부족한 정부의 정책이 항상 아쉽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500여평의 박물관에 전시된 고지도만 200여점. 나머지 사료들은 전부 수장고에 보관 중이다. 박물관을 새울 때 대학에서 적잖은 도움을 줬지만 여전히 전문인력이 부족하다. 보물급으로 여겨지는 사료가 묻혀있는 것도 안타깝다. 경기도가 지원을 약속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것은 없다. 김 관장은 “지도를 보는 것은 역사를 보는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계속 지도를 모으겠지만 혼자 힘으로는 어려운 점이 많다. 역사를 지킨다는 생각으로 정부가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보수 vs 진보 조직적 시민대표… 보선 4각경쟁 구도로

    보수 vs 진보 조직적 시민대표… 보선 4각경쟁 구도로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박원순 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21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이에 따라 서울시장 선거는 여야 후보와 시민사회 진영 인사 4명이 범여권과 범야권으로 나뉘어 경쟁하는 4각 구도로 재편됐다.이 전 처장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박 전 상임이사는 백범기념관에서 각각 출마 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이들에 이어 이달 하순까지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도 가려질 예정이어서 서울시장 선거 판세는 시민사회 진영 후보와 정당 후보가 각각 후보 단일화를 향해 대립과 경쟁, 협력하는 복잡다기한 구도로 펼쳐지게 됐다. 이 전 처장은 20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출마 선언 이후 이르면 21일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서울을 지킨 이석연, 서울을 살리겠습니다’란 구호도 쓰려 한다.”고 밝혔다. 박 전 상임이사는 이날 서울 성북 숭덕초등학교를 찾아 무상급식에 대해 학부모들의 의견을 듣는 ‘경청투어’를 진행했다. 저녁에는 서울 압구정의 한 극장에서 영화 ‘도가니’ 시사회를 관람하고 원작자인 소설가 공지영씨와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치권의 두꺼운 장벽과 마주한 두 시민 후보의 홀로서기는 닮은 듯 다른 시험대에 올라 있는 듯하다. ●한나라 vs 反한나라 구도 강화 기존 시민사회 인사들은 정당의 러브콜을 받고 정치권에 진입했다. 하지만 이 전 처장과 박 전 상임이사는 정당의 틀에 갇히지 않고 외곽에서 뛰어들었다. 명망가들의 개별 진출과는 달리 각각 진보·보수 진영의 요구와 가치를 들고 조직적으로 출발했다는 점도 두 사람의 닮은 점이다. 어느 때보다 새로운 인물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상황을 파고들었다. 여야 모두 계파 정치가 약화돼 시민 후보의 틈새도 커졌다. 정상호 서원대 교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정당보다 인물 경쟁력이 선호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 2006년 서울시장 선거의 ‘후보 선택 기준’을 보면 인물 경쟁력은 약 63%, 정당은 22%였다. 직전 2002년 선거(인물 경쟁력 44.4%, 정당 22.4%)와 대조해도 뚜렷한 징후를 보인다. 두 사람은 ‘한나라당 대 반한나라당’의 선거 구도를 강화한다. 이 전 처장은 이명박정부 첫 법제처장이고 행정수도 이전 위헌소송을 주도했다. 박 전 상임이사는 국정원 사찰을 고발했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반한나라당’ 입장과 단일대오를 이뤘다. 이날 이 전 처장은 박 전 상임이사를 향해 “2004년 수도 이전에 반대해 헌법소원을 내자 참여연대 등은 나를 (한국사회) 발전 저해 5적으로까지 비난했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지금도 옮겨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공격했다. 박 전 상임이사 측 송호창 대변인은 “당시 박 전 상임이사는 참여연대를 떠났고 시장이 수도를 옮기나. 일일이 답변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박원순 “민주당 입당 안한다” 박 전 상임이사는 민주당의 외연을 넓히는 ‘보완재’라 할 만하다. ‘안철수 효과’로 연착륙했다. 하지만 이 전 처장은 애매한 위치다. 실제 이 전 처장을 추대한 보수 진영 인사 중에는 극우파도 있고, 합리적 보수 성향도 있다. 다만 이들이 이 전 처장을 추대하며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헌법정신을 옹호하는 법치주의자”라고 한 것을 보면 ‘보수층 결집’을 위한 촉매제에 가까워 보인다. 박 전 상임이사는 야권과 연대하면서도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이 전 처장은 한나라당과 독립적인 관계를 부각시킨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50여년 집권 日자민당 몰락 이유, 한국의 보수주의자들도 주목해야”

    “50여년 집권 日자민당 몰락 이유, 한국의 보수주의자들도 주목해야”

    결국 ‘포괄정당’과 ‘국회대책정치’다. 서구식 용어를 쓴다면 국민정당과 합의 정치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써낸 ‘자민당 정권과 전후 체제의 변용’(서울대출판문화원 펴냄)의 결론이다. 일본 하면 한국 사람들이 반사적으로 떠올리는 말들이 있다. ‘보수우경화’, ‘우익의 발흥’, ‘군국주의화’, ‘군사대국화’ 같은 단어들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존재가 50년 넘게 집권한 자민당이다. ‘일제’라는 이미지 때문에, 과거사 문제 때문에 일본을, 자민당을, 그 자민당을 줄곧 지지해온 일본 국민을 한 덩어리로 파악하는 게 보통 한국 사람들의 시선이다. 그런데 박 교수는 이런 ‘일본 일원론’, ‘일본 불변론’이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한다. 전후 일본, 그것도 자민당 내 파벌 싸움을 들여다보면 일원적이고 불변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출발점은 요시다 시게루(1878~1967)다. 한국에서 요시다란 인물은 전후 총리 자리를 차고 앉아 일본 보수주의를 만들어 낸 인물이다. 그러나 요시다는 보수에 뿌리박되 군국주의로 치닫으려 한 급진 보수를 경계한 인물이다. 가장 강력한 증거는 전후 일본의 재무장을 막아냈다는 점이다. 미·소 대립 격화, 중국 공산화, 한국전쟁 발발 등의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미국은 자유진영의 전진기지로서 일본을 재무장시키려 들었다. 일본 보수주의 진영 내부에서도 ‘이참에 재무장해서 한국전에 참전하자.’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 안팎의 공세를 거부한 사람이 요시다 총리다. 평화주의의 토대 위에 경제성장에 매진하자는 것이 요시다의 논리였다. 이후 일본 보수주의 정치, 자민당 정치는 요시다 노선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서 판가름난다. 박 교수는 몇 차례 위기 혹은 도전은 있었지만 궁극적으로 아무도 이를 뒤집지 못했다고 보는 쪽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자민당이 허약해서다. 안으로는 파벌경쟁, 밖으로는 사회당과 공산당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그 와중에 자민당이라는 틀을 유지하고 그 안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인기 있는 정책을 가져다 써야 했고, 그러다 보니 사회당·공산당이 주장하는 진보적 정책까지 흡수해 버린 것이다. 때로는 자기 파괴적으로 분열된 것이 자민당의 파벌이었지만 “확대지향적 경쟁을 벌임으로써 야당의 입지마저 빼앗아 가는 권력 지향성을 보여 줬다.”고 평가하는 대목이다. 이 영향은 혁신계의 위축으로도 나타났다. “자신의 무기를 빼앗긴 혁신계는 사회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 대신 외교·안보 노선에 대한 비판에만 집중했고, 이런 경향이 지속되다 보니 사실상 자민당에 대한 견제자 역할에 자족하는 양상”까지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렇게 압도적이던 자민당이 왜 2009년 민주당에 정권을 내줘야 했을까. 박 교수는 성공 요인을 뒤집어 보면 알 수 있다고 본다. 냉전 붕괴 뒤 사회당·공산당이 몰락했고, 자민당이 요시다 노선으로 대표되는 온건보수 대신 급진보수 쪽으로 기울어 버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생존에 대한 강한 갈증을 희석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박 교수는 “예전 자민당 위기 때 이뤄진 지도부 교체는 파벌을 바꿔 유사정권 교체와 같은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식이었던 데 반해, 2000년대 들어 이뤄진 지도부 교체는 주류파 내부에서 국민적 인기에 편승해 정해지는 방식이 됐다.”고 진단한다. 헌법개정, 집단적 자위권, 교육기본법 등 국민생활과 별 관련 없는 국가정체성 문제에만 매몰돼 버렸고, 결국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다는 해석이다. 한국의 보수주의자들도 참고할 만한 대목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직장 여성이 성공하려면 바지 대신 치마 입어라”

    “직장 여성이 성공하려면 바지 대신 치마 입어라”

    “여성이 좋은 첫인상과 함께 직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바지 대신 치마를 입어야 한다.” 19일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이 보도한 이색적인 최신 연구의 결론이다. 영국의 헛포드셔 대학과 한 의류업체가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 결과다. 이 연구에 따르면 직장 여성은 바지정장을 입을 때보다 치마정장을 입는 것이 더 좋은 첫인상을 만들 뿐만 아니라 자신감있는 것으로 간주되면서 궁극적으로 더많은 봉급을 받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과 유사한 복장을 하는 직장여성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기존의 통념과는 다른 이같은 결론은 3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에 따라 도출됐다. 즉 동일한 색깔과 동일한 원단으로 만든 치마와 바지를 입은 여성들에 대한 즉석 이미지 테스트를 한 결과 치마를 입은 여성에 대하여 실험 참가자들이 보다 긍정적 평가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실험은 자신감, 성공, 신뢰성, 봉급, 유연성 등 5가지 잣대로 복장에 따른 8가지 이미지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수행됐다. 물론 여성들의 얼굴은 모자이크해 보이지 않게 한 후의 테스트였다. 연구팀을 이끈 헛포드셔 대학의 카렌 파인 교수는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일터에서 복장 선택시) 폭넓은 스타일을 추구할 수 있지만, 매력과 (업무상의) 전문성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치마 정장이 여성으로서 성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직업적 전문성이 있다는 첫인상을 심어주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파인 교수는 일터에서 너무 선정적인 옷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깊이 파여 가슴골을 드러내거나 초미니 스커트 등 도발적인 옷은 직업적 전문성이 떨어지는 징표로 간주된다는 경고다. 한편 서구사회에서 여성용 바지는 1920년대에 상용화되었지만, 1970년대에 이르러 직장여성들이 본격적으로 입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타 가르보와 캐서린 햅번 등 당대의 스타들이 바지 패션을 선도하면서 일반화되었다는 얘기다. 사진=데일리 메일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일본통신] 못말리는 세이부 나카무라의 홈런 행진

    [일본통신] 못말리는 세이부 나카무라의 홈런 행진

    올 시즌 현재(16일 기준) 퍼시픽리그의 6개 팀이 쳐낸 총 홈런수는 393개다. 예년 같으면 벌써 나왔어야 할 세자리수 팀 홈런은 아직 없고 두자리수 홈런을 친 타자도 찾기가 힘들 정도다. 투고타저 현상이 거포의 씨를 말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야구의 꽃이 홈런이란 사실로 비춰 볼때 재미없는 시즌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가운데서도 유독 돋보이는 타자가 있다. 다름 아닌 나카무라 타케야(28. 세이부)다. 현재 나카무라는 40개의 홈런으로 양 리그 통틀어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22개의 홈런으로 이 부문 2위인 마츠다 노부히로(소프트뱅크)보다 무려 18개가 더 많다. 센트럴리그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블라디미르 발렌티엔(야쿠르트)의 홈런은 27개로 올해 30홈런 돌파는 무난해 보이지만 나카무라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세이부돔에서 나카무라가 타석에 들어서면 관중석에선 탄성이 터져 나온다. ‘오카와리’ 즉 홈런리필을 요구하는 목소리 때문이다. 유달리 한경기 멀티홈런이 많았던 나카무라의 별명은 어느새 ‘오카와리군’으로 통칭 돼 있다. 무시무시한 파워와 뚱뚱한 체형에도 부드러운 스윙, 그리고 밀어서 담장을 넘길수 있는 손목힘까지 모두 겸비한 나카무라는 현역 일본 최고의 홈런타자다. 고교 통산 홈런 1위 기록은 나카타 쇼(니혼햄)가 가지고 있다. 현재 니혼햄의 중심타자로 활약중인 나카타는 프로입단 당시 고교 통산 최다홈런 기록 보유자란 수식어 때문에 큰 기대를 받았던 선수다. 나카무라 역시 그냥 하늘에서 떨어진 선수가 아니다. 나카무라는 아마시절부터 홈런을 쳐내는 능력만큼은 최고로 칭송받았던 타자중 한명이다. 오사카 토인고교 시절 나카무라가 쳐낸 홈런은 83개로 이 부문 역대 3위의 기록을 갖고 있다. 나카무라는 지금은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니시오카 츠요시(미네소타)와 동문으로 고교시절엔 니시오카보다 발이 더 빨랐다고 한다. 믿겨지지 않지만 후배 니시오카의 입을 통해 나온 말이니 거짓은 아닐듯 싶다. 지금은 나카무라의 체형이 변했지만 프로에 데뷔했을 당시만 해도 전문가들 사이에선 ‘호타준족’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던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나카무라가 지금 세이부의 4번타자로 올라서기까지 순탄한 길만 걸었던 건 아니다. 2년연속(2003-2004) 2군에서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지만 모 아니면 도식의 스윙은 1군에서 뛸 만한 레벨이 아니었던 것. 이런 나카무라가 기회를 잡은건 이토 츠토무 감독시절인 2005년 중반이다. 당시 세이부의 3루자리는 호세 페르난데스가 지키고 있었다. 이토 감독은 호세를 지명타자로 돌리며 나카무라를 3루수로 투입했는데 이해 나카무라는 센트럴리그와의 교류전에서만 12개의 홈런을 쳐내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2005년 나카무라는 단 80경기만 뛰며 22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1군에서 자리를 잡는가 싶었던 나카무라는 2년연속 한자리수 홈런에 머물며 야구관계자들을 헷갈리게 했다. 나카무라에겐 거대한 산처럼 느껴졌던 페르난데스가 라쿠텐으로 이적했음에도 부진한 것이다.(호세는 이후 오릭스를 거치며 지금은 다시 세이부로 유턴했다) 나카무라가 내세울수 있는건 홈런이 전부다. 정확성이 뛰어난 타자도 아니며 무엇보다 그는 삼진이 너무나 많은 타자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갈쯤 구세주와 같은 인물을 만나게 된다. 2008 시즌 전, 세이부의 타격 코치로 들어온 오쿠보 히로모토 때문이다. 오쿠보 코치는 ‘타격은 단점을 극복하는데 시간을 빼앗기기 보다는 장점을 살리는게 우선’이란 철학을 지닌 코치다. 이 때문이었을까. 오프시즌 동안 나카무라의 장타력 회복에 구슬땀을 흘린 오쿠보는 특히 히팅포인트를 앞무릎 앞쪽에 형성해 많은수의 삼진은 어쩔수 없더라도 그만큼 홈런이 증가할수 있도록 지도했다. 이후 나카무라는 2008년 46홈런을 터뜨리며 홈런왕에 등극한다. 비록 .244의 타율과 22개의 실책(최다)을 기록하긴 했지만 자신의 최대 장점이 제대로 꽃피운 시즌이다. 세이부에서 40홈런은 아키야마 코지(현 소프트뱅크 감독)가 1987년에 43홈런을 기록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009년 48홈런으로 2년연속 홈런왕에 오른 나카무라는 특히 이해에 타율을 .285까지 끌어올리며 부족했던 정교함도 함께 상승시키기도 했다. 비록 지난해엔 부상으로 인해 85경기 밖에 출전하진 못했지만 팀내 최다인 25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한방 능력만큼은 변함이 없음을 증명했다. 올해 나카무라가 쳐내고 있는 홈런포는 사상 유례가 없는 투고타저 시즌이란 점을 감안하면 실로 대단한 홈런 페이스다. 야구에서 가정은 없지만 만약 일본야구가 지난해와 같은 공인구를 사용했더라면 어떠한 모습을 보여줬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실제로 대다수 일본야구 전문가들은 이제 선수로서 전성기에 접어들 나이대가 된 나카무라가 오 사다하루(외 2명)가 가지고 있는 한 시즌 최다홈런(55개) 기록을 돌파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올 시즌 현재, 지바 롯데의 팀 홈런(38개)보다 더 많은 홈런을 쳐내고 있는 나카무라의 홈런 행진은 아무도 막을수 없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진중권의 새책 ‘아이콘’

    진중권의 새책 ‘아이콘’

     진중권(48)은 ‘진보계의 모두까기 인형’으로 대중에게 알려졌지만, 그의 본분은 미학자다. 글쓰기 능력을 처음 대중에게 알린 세 권짜리 ‘미학 오디세이’는 50만부 이상 팔린 우리 시대의 명저로 꼽힌다. 지난 7월 나온 ‘서양미술사 모더니즘 편’도 고전예술 편과 함께 각각 1만부 이상 나갈 정도로 예술사 책치고는 대중의 호응이 높다. 현대미술 편도 나올 예정이다.  신간 ‘아이콘’(씨네북스 펴냄)은 영화 주간지에 연재한 칼럼으로 시대적 현상을 철학의 개념으로 풀어냈다. 청소년을 위한 대중 교양서 성격을 지닌 ‘미학..’에 비하면 ‘아이콘’은 잡지에 연재됐던 칼럼치고는 상당히 글이 난해한 편이다.  책에서 말하는 ‘아이콘’은 ‘시대를 대표하는 상징’이란 뜻이 아니라 컴퓨터 화면의 둥글고 네모난 시각화된 명령어를 가리킨다. 아이콘을 이용해 복잡한 명령어 없이 간단히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듯이 ‘개념어’를 통하면 전문적 철학 지식을 완벽하게 갖추지 않아도 철학적 수준의 깊은 사유가 가능하다는 것.  저자는 2010년 4월부터 벌어진 천안함 사건, 트위터, 허경영, 심형래 등의 사회적 이슈를 냉소적 이성, 시뮬라크르(복제), 정체성과 차이 등으로 분류해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  진중권이란 이름을 대중에게 다시 한번 각인시킨 계기는 심형래 감독의 영화 ‘디워’를 둘러싼 논쟁이었다. 이 현상에 진중권은 견유주의(Kynismus)를 갖다 댄다. 포스트 이데올로기 시대를 지배하는 냉소주의의 대안으로 나온 견유주의자들의 비판은 철저히 유물론적이었다고 한다.  견유주의자의 대명사 디오게네스는 머리로 논증하는 게 아니라 오줌, 정액, 몸짓 등의 신체로 퍼포먼스를 했다. 뻔뻔한 독설, 얄미운 조롱, 신랄한 풍자가 비판의 주 내용이었다는 디오게네스에 대한 해설에서 시사평론가로 활동하는 진중권의 현재 모습이 겹쳐진다.  진중권은 독일 철학자 슬로터다이크를 인용해 “냉소의 시대에 철학은 장바닥으로 내려와 무례함과 뻔뻔함을 가지고 냉소를 냉소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진중권이 심 감독에게 ‘뻔뻔한 독설’과 ‘얄미운 조롱’만 던진 것은 아니다. 최근 직원 임금 체납과 ‘카지노 도박설’ 등으로 위기에 처한 심 감독에 대해 “그분, 이제 와서 비난하지 맙시다. 심 감독이 직원들 밀린 임금과 퇴직금은 갚아 줘야 한다. 그 이후 오류와 오산에서 더 배워 더 나아진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 이번엔 꼭 성공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트위터에 남겼다.  세상을 볼 때 철학이란 도구가 있다면 ‘암중모색’만으로 끝나진 않는다. 자신의 철학에 기초해 언론이나 대중의 선동에 휩쓸리지 않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 철학자의 성향이 모든 이의 시각에 만족스럽진 않을지라도 이 시대에 철학자가 있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1만 4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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