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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국가에 갇힌 상상력에 자유를”

    한양대 소속 두 연구기관인 비교역사문화연구소와 글로벌다문화연구원이 다문화시대에 맞는 인식을 갖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고민거리를 던져 주는 인문학 대중강좌를 다음 달 4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7시에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국경을 넘는 인문학: 국민국가에 갇힌 상상력에 자유를!’ 강좌는 최근 역사학과 인류학 등을 중심으로 떠오르는 연구경향인 초국주의(트랜스내셔널리즘)에 천착해 온 학자 6명이 강사로 나선다. 탈북자와 재중동포, 재일동포, 훈민정음 창제 등 민족문화와 주변국 교류 문제, 국민국가 중심 역사학 반성 등 다양한 주제를 망라했다. 강좌를 기획한 정병호 글로벌다문화연구원장은 “이번 강좌는 국민국가와 민족주의 안에 갇힌 우리의 역사·문화·민족 인식의 지형을 넓히려는 시도에서 출발했다.”면서 “국민국가에 갇힌 상상력에 자유를 선사할 수 있는 새로운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첫 강사로 나서는 정 원장은 지금까지 정치적 망명자, 경제적 이주민, 문화적 소수자로 대상화되었던 탈북자들이 실제로는 초국가적 연쇄이주와 재화·정보의 교류를 일상화하면서 새로운 초국가적 공간을 창출하는 주체임을 제시한다. 이어 정다함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는 중국과는 다른 조선적 정체성에 입각해 고유한 우리 언어를 표기하기 위해 훈민정음을 창제했다는 ‘상식’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보여 줄 예정이다.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최근 발견된 고대 페르시아 서사시인 ‘쿠쉬나메’를 비롯한 다양한 사료를 통해 한반도와 이슬람 세계 사이에 1200여년간 지속된 교류의 역사성을 고찰하고 한국과 아랍의 새로운 미래를 전망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우리 아이 손잡고 동화 속 세상으로

    우리 아이 손잡고 동화 속 세상으로

    어린이날을 즈음해 어린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살리는 동화 같은 상상마당이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일대에서 펼쳐진다. 광진구는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1일간 동화를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는 ‘2012 서울동화축제’를 처음으로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서울동화축제는 2년 전 문화 관련 전문가와 학자들이 지역 정체성을 살리고 어린이대공원이라는 자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첫 구상이 나왔다. 구에 따르면 구청 관계자와 구의원은 물론 미국,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등 동화 관련 각계 인사로 구성된 추진위원회(위원장 강우현 남이섬 대표) 위원 14명과 작가 기획팀 자원봉사자 등 동화를 만드는 사람 237명을 합쳐 모두 251명의 인원이 축제 준비에 참여했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동화축제에는 40종의 체험과 30종의 공연·학술·전시 등 모두 70여종의 축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세계동화책전시회, 세계 어린이 독서 포스터전 등 전시 ▲스토리텔링 콘서트, 동화 구연 등 공연 ▲명작 공간 상상 공간, 동화와 놀자 등 동화와 관련된 그림과 만들기, 동화작가와의 만남 등 체험행사도 마련돼 있다. 여기에다 ▲책, 캐릭터, 소품 등을 파는 동화시장과 산타들이 퍼레이드하며 선물을 나눠 주는 5월의 크리스마스 등 상시 행사와 ▲서울동화축제국제세미나와 서울동화문화포럼 등 학술대회도 열 예정이다. 다음 달 5일 어린이날에는 특설무대에서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했던 출연진이 한국 전래동화를 외국인 버전으로 들려주는 ‘외국인이 들려주는 한국 동화이야기’와 미수다 출연자 중 허이령 교수가 오후 4시부터 단독 진행하는‘대만의 태풍이야기 스토리텔링 콘서트’가 이어진다. 김기동 구청장은 “서울동화축제를 계기로 동화세상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여 구의 지역 문화 브랜드를 새롭게 창조하는 한편 이와 연계된 문화산업을 활성화해 도시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성북구, 주민자치위원 리더십 교육

    서울 성북구가 주민참여형 마을공동체 재생의 일환으로 주민자치위원 리더십 교육을 시작했다. 지역사회 리더로서 주민자치위원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역량을 강화시키는 계기를 제공하기 위해 주 1회 3시간씩 5주 과정으로 진행된다. ㈔열린사회시민연합 부설 ‘사람과 마을’에서 주관한다. 현대사회 리더십의 유형, 올바른 대화법과 갈등해소법, 주민자치와 지역공동체 만들기, 주민의 참여로 만들어 가는 마을공동체 만들기, 마을 만들기의 흐름과 동향 등을 주제로 한 워크숍과 분임토의, 그리고 구청장 및 외부 초청강사의 특강 등으로 꾸며진다. 김영배 구청장은 “지역공동체 복원엔 지역 리더의 역량 강화가 필수”라며 “주민 스스로 자신의 삶터를 알고 아끼고 가꾸는 일만으로도 참여자치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턱깎기 전쟁

    지난겨울, 집에서 한바탕 전쟁을 치렀습니다. 딸만 둘을 둔 애비의 업보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물론 지금은 소강국면이지만 그렇다고 전쟁이 끝난 건 아닙니다. 스스로 불퇴전의 의지를 다집니다. 발단은 큰애가 만들었습니다. 대학 들어가더니 대뜸 “엄마, 나 턱수술하면 어떨까.” 하고 도발을 감행합니다. 가재는 게 편이라고 옆에 있던 작은 놈이 “나도….”라며 맞장구를 칩니다. 한 20년 애들 키웠는데, 저도 눈치 뻔하지요. 이건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라는 걸 직감적으로 깨닫는 순간 식탁에 전운이 드리웁니다. 이런 상황은 초장에 국면을 장악해야 합니다. 한번 밀리면 전세를 뒤집기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두 딸이 한꺼번에 다발총을 쏴대며 덤비면 어지간한 아빠들은 다 자빠지거든요. 휴일 아침, 적당히 풀린 표정을 가다듬으며 딱 한마디합니다. “안 돼.” 예상했던 일이지만 그 순간, 이구동성의 야유가 쏟아집니다. 여기서 밀리면 끝장입니다. 눈꼬리에 힘을 잔뜩 실어 “네가 턱 깎을 이유가 뭐냐.”고 힐난합니다. 무슨 턱 질환을 가졌거나 안면비대칭이거나 사각턱도 아니어서 제딴에는 의표를 찌른다고 일격을 가했는데, 되돌아오는 반격이 매섭습니다. “아빤 몰라서 그래. 요새 웬만하면 다 턱 깎아.” 마누라는 뒷전에서 키득거리지, 두 딸은 양수겸장이지, 순간 세불리를 느낍니다. 이럴 땐 논리적 거증이 필요합니다. 얼른 인터넷을 뒤져 곳곳에 널린 부작용과 후유증 사례를 주워섬기며, “봐라. 그건 의사가 정말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나 하는 수술이야.” 하고 상황을 정리합니다. 더 끌면 진흙탕싸움으로 번질 게 뻔하니 도리 없습니다.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 턱깎기가 붐이랍니다. 깎아서 좋다면 깎아야지요. 그러나 깎을 이유도 없는데 연예인 얼굴로 만들겠다며 겁없이 대드는 아이들 보면 난감합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자기정체성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도 소득일 수는 있지만 턱관절 손대는 일은 쌍꺼풀수술이나 콧대 다듬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유행이라며 자녀들 수술대에 눕히는 일, 심사숙고하시기 바랍니다. 세상에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없으니까요. jeshim@seoul.co.kr
  • [열린세상] 김정은 체제 출범을 바라보는 한·중 시각차/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김정은 체제 출범을 바라보는 한·중 시각차/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정일 사망 이후 100일간의 애도기간을 마친 뒤, 연이어 개최된 제4차 당대표자회(4월 11일)와 제12기 제5차 최고인민회의(4월 13일)를 통해서 주요 직책을 승계한 김정은 체제가 공식 출범하였다. 이와 함께 추진된 ‘광명성 3호’ 발사는 대내적으로 김일성 탄생(태양절) 100회를 기념하면서 김정은 체제의 출범을 축하하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를 강성국가에 진입하는 목표 시점으로 정한 북한으로서는 식량문제 등 당면한 경제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 대한 핑곗거리가 필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광명성 3호’ 발사가 성공했다면, 과학기술강국 진입의 상징으로 선전함으로써 경제강국의 토대가 마련되었다고 강조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에서 로켓 발사의 실패는 북한이 오랫동안 준비해 왔던 100번째 태양절 행사에서 ‘강성국가 진입’을 선언하기 어렵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자랑해 왔던 ‘군사강국’의 위상마저 의심받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매우 불편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이례적으로 실패를 인정하였으며, 김정은 제1비서는 별일이 없었다는 듯이 태양절 기념 열병식에서 육성연설을 하는 등 전임자와는 다른 통치 양태를 부각시키고 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한 한국 사회와 중국의 평가가 판이하게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로켓 발사 실패가 김정은 지도력에 상당한 충격을 주었을 것으로 평가하였다. 그동안 김정은 체제로의 권력 이양작업이 빠르고 순조롭게 진행된 것은 김정일 사망 이전에 준비되었기 때문으로 추정되었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광명성 3호’ 발사도 김정일 생전에 수립된 계획에 따른 결정일 수 있다. 문제는 ‘그 계획’에 발사 실패의 상황에 대한 대비책은 마련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고, 따라서 이러한 ‘돌발 상황’이 북한의 새 지도부를 몹시도 당혹스럽게 만들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북한의 새 지도부가 “패닉상태에 빠졌을 것”이라거나, 책임 소재를 둘러싸고 내부갈등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등의 주장이 제기되었다. 중국의 전문가들은 대체로 ‘광명성 3호’ 발사 실패가 김정은 체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근거로 제시하는 점이 북한주민들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예전과는 달리 잘못을 숨기지 않는, 떳떳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에서 오히려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기대감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의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김정은 체제가 향후 매우 안정적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김정은 체제에서의 한반도 미래를 주변국과 함께 준비하고 만들어 가는 일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한국과 중국 사회 모두가 북한체제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한·중이 긴밀하게 협력하여 김정은 정권의 정체성이 형성되어 가는 과정에서 정책적 유연성과 개방성 그리고 개혁성이 강화될 수 있도록 견인해 나가야 한다. 물론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다. 한국과 중국의 국가전략과 이해관계가 많이 다르고, 북한에 대한 영향력과 접근성도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협력이 용이한 부분부터 협력사례를 만들고, 성공모델을 창출하여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그동안 논의되어 왔던 북한의 노동력과 한·중의 자본·기술이 결합할 수 있는 3각 경제협력사업 방안을 중국과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지역의 정체성을 공유할 수 있는 문화교류 협력도 추진되어야 한다. 특히 미래의 주역인 젊은 세대들의 공감대 형성을 강화시킬 수 있는 교류프로그램의 개발이 요구된다. 보다 쉽게는 한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중국인 학생들이 한국사회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노력이 확대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양국의 협력을 저해하는 요소를 해소하기 위한 작업도 중요하다. 여기에는 양국 언론의 역할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중 언론인 교류가 보다 활성화되어야 한다.
  • [서울광장] 을지로 최 사장의 12월은/최용규 논설위원

    [서울광장] 을지로 최 사장의 12월은/최용규 논설위원

    여러 말 할 것 없이 민주통합당의 총선 패배는 사필귀정이다. 당 지도부가 처음부터 잘못된 길로 들어섰고, 칠흑 같은 어둠을 만났지만 발길을 돌리지 않았다. ‘죽은 노무현과 산 친노’라는 칼럼에서도 지적했듯이 진영논리는 덫이 됐고, 정체성 공천은 재앙이 됐다. 잘못된 과거와 현재에 집착한 나머지 미래의 그림자조차 보여주질 못했다. 쓰나미처럼 밀고 들어온 젊은 층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는 자체 진단이 나왔지만 죽는 길을 고집했다. 이는 ‘새 정치’를 갈망한 민의에 대한 배신이다. 희망을 잃으면 절망이 싹트고, 절망감은 분노로 표출되기 마련이다. 이런 마음이 선거로 확인됐을 뿐이다. 이를 더욱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드러난 20대 투표율이다. 민주당이 잔뜩 기대를 걸었던 20대의 전국 평균 투표율은 총선 투표율보다 10% 포인트나 낮은 45%로 나왔다. 수도권이라 해서 서울(64.1%)만큼 다 높았던 것도 아니다. 인천(38.5%)과 경기(34.1%)의 투표율은 초라할 지경이었다. 믿었던 ‘주력군’이 정작 전장에선 무기를 버린 꼴이다. 불과 반년 전만 해도 활활 타올랐던 그들이 왜 외면했을까. 봄비 탓에 투표소를 찾지 않은 게 아니라 투표해야 할 이유와 의미를 찾지 못했다. 선거기간 내내 싸움질만 해댔지 이들이 갈망하는 미래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들에게 미래는 첫째도 좋은 일자리요, 둘째도 좋은 일자리다. 그 어떤 달콤한 복지공약보다 우선하는 가치다. 낡은 이념에 사로잡혀 하고많은 날 쌈박질만 할 게 아니라 표를 주면 너희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어 내겠다고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그려줬어야 했다. 그럼 장맛비가 내려도 한눈 팔지 않고 달려왔을 것이다. 신문 지면과 TV 화면에 등장한 동쪽은 빨강, 서쪽은 노랑으로 확연히 나뉜 지도는 보기에도 끔찍하다. 괴물처럼 다가온다. 사실 50대 초·중반이나 30, 40대만 해도 보수와 진보의 지긋지긋한 이념 전쟁에 적잖이 내상을 입었고, 치를 떠는 사람도 적지 않다. 안철수가 작년 가을 “국방은 보수, 경제는 진보”라며 아무도 입 밖에 내지 않았던 ‘상식’을 말했을 때 한 줄기 희망을 본 세대가 바로 이들일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민주당의 통합을 바라보며 상식을 기반으로 한 정치의 창조를 기대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과거의 울타리를 튼튼히 하고 성곽을 쌓는 데만 열중했다. 희망에 어깃장을 놓은 것이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눈치를 살피던 이들은 신천지가 열리지 않자 원래의 ‘소속’으로 되돌아갔다. 총선 이틀 뒤였으니까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았을 때다. 이날 을지로 상패 가게 최 사장이 손님인 필자에게 “총선 결과 어떻게 보느냐.”고 조심스럽게 묻는다. 건넨 명함이 신문사 논설위원으로 돼 있으니까 뭘 좀 아는가 싶어 물었던 것 같다. 사실 웬만큼 친한 사이가 아니면 참 하기 어려운 얘기 가운데 하나가 선거 얘기다. 잘해야 본전이고, 그렇지 않으면 등을 돌리거나 사소한 말싸움이 살인으로까지 이어진 일도 있었다. 순간 당황했으나 “예상했던 일 아니냐.”는 필자의 말에 최 사장은 “바꾸고 싶었는데…” “이번엔 정말 바꾸고 싶었는데…”라며 낙담한 눈치다. 최 사장의 반응을 보니 그는 야당 지지자인 게 분명했다. ‘이번엔’이라고 강조하는 어투로 봐 열성 야당 팬인 것 같다. 이제 대선이다. 안철수의 묘한 움직임이 잠룡들을 깨웠다. 너나 할 것 없이 목소리를 내고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문성근 민주당 대표대행은 “이대로 가면 대선은 이긴다.”고 했지만 이대로 가면 진다. 그의 기대대로 되려면, 민주당은 환골탈태해야 한다. 변화의 주체는 대선주자들의 몫이다. 통합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진영논리를 버리고 그들만의 정체성을 깨야 넓고 유연한 새 세상을 만날 수 있다. 과거 이념에 집착하는 수구 진보, 수구 좌파로는 대선 승리는 요원하다. 지금 나오는 기계적인 중도론 역시 언 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하다. 상식에 맞게 정강정책을 바꿔라. 그게 사는 길이다. ykchoi@seoul.co.kr
  • [커버스토리-우울한 명품학군 아이들] 난 왜 행복하지 않을까

    [커버스토리-우울한 명품학군 아이들] 난 왜 행복하지 않을까

    ‘강남3구’ 등 소위 교육특구에 우울증을 겪는 학생들이 집중된 사실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학업에 대한 과도한 스트레스가 큰 몫을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재원 서울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강남구 등 잘사는 동네의 부모들이 자녀들 교육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신과 진료율 역시 높아 이런 통계가 설득력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하지만 다른 구에 비해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은 지역적 특성이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구체적인 역학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학부모들의 과도한 기대가 청소년들에게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해 우울증 등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중1 우울증 진단 초등 6학년의 2.5배 전문가들은 학군이 좋을수록, 또 학생 성적이 우수할수록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말한다. 우등생이 가지고 있는 학업에 대한 자신감이 다른 한편으로는 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희정 분당서울대병원 정신의학과 교수는 “우울증 진단 건수가 많다고 단순히 그 지역의 학생들이 더 우울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좋은 학군에 있는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 것은 우울증 발생과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목고 준비 中3, 중압감 고교생보다 더 커 유 교수는 이어 “상담을 하다 보면 외국어고 등 특목고에 다니는 학생들 중 중학교 때까지 수재였는데 고등학교에 와서 평범한 성적을 보이면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학생 스스로가 갑자기 떨어진 성적을 용납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소홀해지는 가족관계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박은진 인제대 일산백병원 교수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교와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다. 좋은 학군의 아이들은 다른 지역 학생들보다 이런 경향이 더욱 심하다.”면서 “아침저녁으로 부모와 대화하는 시간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가족관계는 당연히 소원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가족 간의 소통과 유대를 통해 정체성을 찾고 고민을 해결해야 하는데 그 통로가 막혀 있으니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학원 ‘뺑뺑이’ 대신 아빠와 엄마와 대화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상급학교로 진학하면서 공부의 양이 늘어나는 시기에 우울증을 겪는 학생들이 급증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의 초등학교 6학년 중 우울증 진단을 받은 학생은 177명인 데 비해 중학교 1학년은 437명으로 2.5배 가까이 급증했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한 경우에도 618명에서 864명으로 40% 가까이 뛰었다. 강남권의 중학생들은 특목고를 준비하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고등학생 못지않았다. 강남의 한 소아정신과 의사는 “대입 준비를 하는 고등학생이 찾아오는 경우도 많지만 중학교 2, 3학년들이 성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찾아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면서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특목고 준비를 했다는 애들이 많은데 이것이 하나의 원인일 수 있다.”고 전했다. ●가족간 소통·대화로 고민 해결해야 2009년 서울대병원이 강남, 목동, 중계, 분당 지역의 학생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지역의 중학생 52%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고등학생의 49%보다도 높은 수치다.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로 정신건강을 위협받는 학생들이 적지 않지만 이에 대한 통계조차 제대로 잡혀 있지 않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까지 정신질환 실태 조사에서 만 18세 미만 청소년을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우울증이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면서 “학계에서 교수 개인이 연구를 진행한 것은 있지만 정부가 제대로 조사한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신질환 주요 발병 시기를 16~24세로 보고 올해부터는 만 18세 미만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데스크 시각] 자스민, 오원춘과 재외동포/김성곤 산업부 전문기자

    [데스크 시각] 자스민, 오원춘과 재외동포/김성곤 산업부 전문기자

    1980~90년대 일본 정계에 아라이 쇼케라는 정치인이 있었다. 본래는 대장성 관료였지만 정치에 입문, 재수 끝에 중의원에 당선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정치 스캔들에 연루돼 1998년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그의 부친은 장례식에서 “우리들은 부초(浮草)와 같습니다. 고향도 조국도 없습니다.”라는 고별사를 하며 울먹인다. 아라이 쇼케의 본명은 박경재, 제일동포 3세다. 결혼은 일본 여인과 했고, 이름도 일본 이름을 썼다. 그때 이름은 아라이 다케시였다. 국적은 한국이었다. 하지만 때론 드러나거나, 드러나지 않은 차별과 이미 일본인으로 성장해 버린 그의 정체성 갈등 등 여러가지 이유로 1962년 일본으로 귀화를 신청, 우여곡절 끝에 5년 만에 일본인이 된다. 이후 그는 우리의 고시에 해당하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 대장성에서 근무를 하다가 정치로 방향을 전환해 중의원에 당선(1986년)된다. 하지만 그 이면은 그리 간단치 않았다. 선거전에서 그가 한국인이라는 가계도가 나돌고, 첩자라는 흑색선전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런 시련을 극복하고 그는 정치에서도 한동안 잘나갔지만 증권투자 스캔들은 극복하지 못한다. 도쿄지검 특수부가 수사에 나서고, 당 안팎의 비난이 그에게 집중되자 죽기 전 “다들 했는데 유독 왜 나만…민족차별 아닌가.”라고 울분을 쏟아내기도 했단다. ‘4·11 총선’에서 한 정당의 비례대표로 결혼이주 여성인 필리핀계 이자스민이 당선됐다. 선거 전엔 오원춘이라는 조선족 교포가 행한 엽기적인 20대 여인 살해사건이 알려지면서 외국인 이주자에 대한 비난과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 지지한 정당의 패배, 그리고 경찰의 안이한 대응 탓에 평범한 우리의 이웃이 잔인한 범죄의 희생자가 된 데 따른 분노라는 점은 이해한다. 따라서 일과성으로 그치고 시간이 흐르면 일상을 되찾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자칫 이번 일을 계기로 외국인 혐오증(제노포비아)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외국인 국적 취득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지 오래다. 외국에서 들어오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100년이 넘는 이민역사에다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우리의 재외동포는 700만명을 헤아린다. 이른바 국제화 시대이다. 어느 나라든지, 심지어 북한까지도 외국인을 배척하고 살 수 없게 국제 환경은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순기능도 있고, 역기능도 있다. 하지만 외국인 거주자 증가는 장점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또 싫다고 내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우리나라 거주 외국인 가운데 상당수가 폐수배출업종이나 건설현장, 서비스업 등 3D 업종에 종사한다. 특히 건설업 종사자도 20여만명을 헤아린다고 한다. 이들이 일거에 빠져나간다면 우리 경제가 지탱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5000만명의 인구에 120만~130만명의 외국인은 그리 많은 수는 아니다. 한 도시의 20%를 넘는 이주 외국인 때문에 정체성 위기를 겪는 유럽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820만명의 인구 가운데 자국민은 100만명이 채 안 된다. 카타르는 92만명 중 자국민은 20여만명에 불과하다.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상태에서도 큰 탈 없이 이들은 국가를 유지한다. 이달 초 중동에 다녀왔다. 한 산유국을 방문할 때 입국장에서 길게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던 제3국 근로자들을 볼 수 있었다. 이에 비해 한국인은 간편하게 입국절차를 밟을 수 있었다. 일부 국가는 비자도 필요 없었다. 30여년 전 우리 근로자들이 중동현장에 나갈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는 게 현지 주재원의 얘기다. 외국인 범죄자에 대한 단죄와 외국인 관련 치안의 허점 등 정부의 실책은 따져야 한다. 하지만 극소수 때문에 대다수 선량한 외국인 이주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심해져서는 안 된다. 지금 이 순간 어느 나라에선가 편견 때문에 고통받는 우리 교포들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자. sunggone@seoul.co.kr
  • 다문화 53개 정책…올 925억원 투입

    다문화 53개 정책…올 925억원 투입

    우리나라 국민의 86.5%가 순수 혈통을 중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 3위다. 반면 다양한 인종과 종교, 문화가 공존하기를 바라는 비율은 36%에 불과했다. 유럽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여성가족부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지난 1월 한달 동안 2500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한 결과다. 연구원은 국제지표인 유럽인 사회조사(ESS) 기법을 이용, 국민정체성 항목을 조사했다. 같은 방법으로 조사한 자료를 인용할 때 우리나라보다 혈통을 중시하는 국가는 필리핀(95.0%), 베네수엘라(87.6%)뿐이다. 일본은 72.1%, 미국은 55.1%로 우리보다 낮았다. 스웨덴은 30.0%로 혈통에 관대했다. 또한 우리의 낮은 문화 공존 찬성과 달리 유럽 18개 국가는 문화 공존 찬성률이 74%로 높았다. 최근 수원에서 벌어진 잔혹한 살인사건 이후 외국인 혐오증이 번져 가는 상황이나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이자스민씨에게 쏟아진 일부 시민들의 비난에 대한 배경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교육 지원 대폭 확대 18일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5차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 회의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올해 다문화가족 정책 관련 53개 과제에 925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미 지난달 결혼이민자 자녀 중 정규학교 중도탈락자 및 중도입국자녀 등을 위해 한국어·일반교과과정·직업훈련 등을 함께 받을 수 있는 ‘다솜학교’를 설치했고, 내년 인천에 1개교를 더 열기로 했다. 또 다문화가족 자녀가 10명 이상 다니는 학교를 ‘글로벌 선도학교’로 지정하고, 80개에서 150개로 늘리기로 했다. 또한 사회적기업 지원, 내일배움카드제 참여, 고용서비스인턴 채용, 지역공동체 일자리사업 지원 등에 결혼이민자를 우대하는 정책을 펴기로 했다. ●이주민 접촉 많을수록 수용성↓ 한편 같은 조사 중 국민의 다문화 수용성지수(KMCI) 측정 결과는 100점 만점에 51.17점으로 나타나는 등 전체적으로 중립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주민과 자주 마주치거나 대화를 나누는 빈도가 아주 많을수록 오히려 KMCI가 뚝 떨어졌다. 안상수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존’(共存)의 가치보다는 ‘동화’(同化)의 가치가 높은 사회에서는 시민들과 이주민들의 생활 접점이 적어서 실체적이기보다는 피상적이고 표피적인 인식에 그치기 일쑤”라면서 “어떤 사건이 벌어지면 이성적 인식을 하기보다는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 등 본성적인 반응을 나타내곤 하는 만큼 법과 제도를 정비해 중장기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다문화는 세계화 시대에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일종의 사회병리현상인 외국인 혐오가 더 이상 깊어지지 않도록 종합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열린세상] 공동의 선과 각이후생풍/박광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열린세상] 공동의 선과 각이후생풍/박광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공동(共同)의 선(善)이란 사람마다 역할에 따라 분출되는 다양한 욕구를 모두의 가치로 구체화하고 다시 최선의 방편을 선택하여 더불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를 찾으려는 여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공동의 선은 우리라는 연대의식에서 출발하여 자유와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의 정체성을 유지·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당위성을 갖고 있다. 그렇다고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 개인의 이익이 무시되거나 존엄성이 훼손되어도 좋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선택한 결과가 사회 전체에 작은 보탬에 그친다 하더라도 따뜻한 마음으로 개개인을 품으면서 모두에게 골고루 이익이 돌아가는 균형 잡힌 방향으로 갈 때 공동선은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공동의 선이 작금의 시대적 상황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수정자본주의에서 만능을 주장하는 정부가 경제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막대한 재정적자와 조세 부담에 허덕이면서 시장경제로의 확대를 표방하는 신자유주의가 전 세계로 유행처럼 번지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는 노동자의 지위가 약화되고 실업자, 가난한 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줄어들기 때문에 선진국에 유리한 개념이다. 자본과 개인의 능력에 의존한 시장중심주의는 극심한 경쟁과 개인의 탐욕을 정당화시켜 불평등을 고착시키고 사람의 삶을 무력감으로 피폐화시킨다는 점이 문제다. 공동의 선을 추구함에 있어 쟁점은 우리가 어떻게 스스로의 욕구를 조절하여 조화로운 합의에 이르도록 엮어 나갈 것인가에 있다. 사회 일부에서는 계량화된 다수결에 의하여 결정하는 것이 성공요인이라고 믿는 의견들도 있지만 이 담론은 대단히 위험하다. 왜냐하면 지구상의 모든 물질과 기운들은 나름의 분명한 존재 이유가 있기에 누군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역할의 욕구를 양보와 손해로 감내하라고 요구한다면, 이는 근본적 이치를 거스르는 것이므로 엄청난 저항과 혼란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공동의 선에 있어 물질세계는 객체로서 이용수단에 그치는 것일 뿐 본질이 아니다. 공동선은 우리의 마음세계에서 만들어지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각이후생풍(覺耳後生風)이란 ‘귀가 깨달은 다음에야 바람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우리 속담이다. 자연계에서 무수히 일어나는 변화의 소리를 알고자 한다면 단순히 귀가 뚫렸다고 들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 안에 들여놓고 하나가 되었을 때 진정한 실체를 인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만물이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고 일체인 만큼, 머리나 두뇌로 받아들이지 말고 심연(心緣)의 귀로 듣고 분별하라는 것이다. 만일, 이웃의 고통과 절규의 신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귀는 있으되 깨달은 마음 귀를 갖지 못했다는 말이다. 공동의 선에 관한 화두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어리석게도 마음 안에 있는 넉넉함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마음 밖에 있는 물질 세상에만 집착하여 스스로 고단하고 수고로운 삶을 만들어 가기를 고집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우리’라는 단어처럼 많이 사용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만큼 사람은 본능적으로 집단적 연대의식에서 동질감과 정체성을 찾으려고 한다. 그러나 이해관계가 발생하면 강렬하게 각자로 돌아가 사활을 걸고 전투태세로 몰입하는 양태를 보인다. 실망스럽지만 총선에서 그것을 보았고 이제 끝났다. 백성을 위한 민주정치가 선거라는 수단 앞에 처절한 싸움으로 변질되어 서로에게 반복해서 깊은 상처만 남기고 또 그렇게 흘러간다. 그렇지만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은 ‘공동의 선’을 구현함에 있어 승자와 패자가 따로 있어서는 안 된다. 선택의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선거를 하게 된 이유가 사람답게 대우받으면서 즐거운 삶을 갖자는 데 있다. 담장에 틈이 생기면 무너지고 나무에 좀벌레가 많으면 가지가 부러지듯이 민심을 무시하고 당파적인 사적 이익에 혼을 뺏겨 백성을 속이고 착취하는 데 급급하면 백성들의 마음을 갉아먹어 나라를 무너뜨리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선거에서 보여준 진솔한 초심이라면 공동의 선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 [19대 당선자에게 듣는다] 30년만에 야당 ‘깃발’ 민주 의왕·과천 송호창 “촛불 변호사로 시민 계속 대변”

    [19대 당선자에게 듣는다] 30년만에 야당 ‘깃발’ 민주 의왕·과천 송호창 “촛불 변호사로 시민 계속 대변”

    “촛불 변호사로서 앞으로도 정치권에 시민들의 목소리를 불어넣겠다.” 2008년 광우병 파동 이후 ‘촛불 변호사’란 별칭이 붙은 송호창(45) 민주통합당 당선자는 새누리당의 텃밭이었던 경기 의왕·과천에서 30년 만에 나온 첫 야당 출신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그를 가리켜 “자신을 던져 정의를 실현할 사람”이라고 말했다. 득표율 55.1%를 기록한 송 당선자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실망과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가 맞물려 획기적인 결과를 낳았다.”며 웃었다. 송 당선자는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 정치권에 대해 “개개인의 정치인은 참 능력이 뛰어난데 정당과 국회로 묶이면 무능한 집단이 된다.”면서 “일단 기존 정파, 계파 정치를 깨야 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민주당의 총선 패배 원인도 계파 정치에서 꼽았다. 송 당선자는 “기대가 큰 만큼 실망이 컸다고 본다. 공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주요 이슈에서 스스로 개혁하고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자기 계파나 눈앞 이해관계에 발목이 잡혀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용민 후보의 성희롱 막말 발언’, 친노계 위주 공천 등에서 터져나온 당내외 갈등을 꼬집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꼽으며 “힘 있는 사람이 더 많이 양보하고 힘을 합치는 화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당선자는 스스로를 “중도에서 1포인트 진보”라면서 ‘중도’에 상당한 애착을 보였다. 중도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는 안철수 원장과 관련, “새 시대에 필요한 리더인 ‘착하고 따뜻한 사람’으로, 여러 가지 면에서 비슷한 생각을 가진 친구”라면서 중도로서의 정체성을 거듭 강조했다. 국가·투자자소송제(ISD) 문제 보고서를 처음 낸 당사자이지만, 한·미 FTA 폐기에는 반대했다. “일방적으로 정부가 밀어붙이는 데 대한 표현의 자유를 대변했던 것인데 촛불 시위 주도자로 오해하는 것 같다.”면서 “한·미 FTA의 독소 조항을 없애는 게 중요하지만 국제교류를 부인하지 않는 이상 무역 협정을 원천 부정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송 당선자는 “정치에 희망이 보인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항상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선진, 이인제 비대위원장 체제로

    자유선진당 지도부가 16일 4·11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하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인제 의원이 맡았다. 선진당은 5월 중 전당대회를 개최, 새 지도부를 꾸리기로 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먼저 당의 처절한 패배에 대해 공동선대위원장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과 당원 앞에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면서 “무거운 책임감으로 당의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원들의 중지를 모아 당의 정체성을 확대 강화하고 지지기반을 넓히는 일에 최선을 다할 각오다.”라고 밝혔다. 이 비대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참패한 데 대해 “대선 전초전처럼 짜여져서 거대 양당 세력의 깃발만 국민 앞에 보이고 선진당의 주의, 주장은 가려져 우리 당이 많은 타격을 입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비대위는 전문성을 갖춘 실무형 인사들로 구성, 새로운 당헌과 국민 속으로 파고드는 실무조직을 갖춰서 5월 안에 전당대회를 열어 정식으로 힘차게 당이 새로운 출발을 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대선 정국을 맞아 새누리당과 연대하는 것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역패권 구도 때문에 차별받고 소외받는 주민들이 새로운 믿음을 얻을 수 있도록 새로운 이념 지형을 향해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정당이 바로 선진당”이라면서 “독자적인 영역을 확대해 대선 정국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른 정당과의 연대에 대해서는 “어떤 구도로 어떤 협력이 진행될지 단정할 수는 없으나 국민적 여망에 따라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면서 “8개월이면 짧은 시간이기도 하지만 긴 시간이 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데스크 시각] 오만, 소통 그리고 독선/김태균 온라인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오만, 소통 그리고 독선/김태균 온라인뉴스부장

    ‘막말’ 파문으로 자기 이름을 세상에 날리고, 민주당의 선거판도 날린 김용민이 다시 전공 분야 복귀를 선언했다. 지난 15일 트위터 계정 이름을 ‘국민 욕쟁이 김용민’으로 바꾸고 “낙선자의 근신은 끝났다.”며 ‘행동 개시’를 선언했다. 막말의 수위가 이전 같지야 않겠지만 스스로를 ‘국민 여동생’, ‘국민 남동생’의 레벨로 격상시킨 만큼 그의 C급 욕설 카타르시스 퍼포먼스는 당분간 쭉 이어질 것 같다. 지난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이나 진보정당을 찍었던 사람들 입장에서 그의 이런 모습은 대단히 논쟁적으로 비칠 것이다. 야권에 찾아온 천재일우의 기회를 날려 버린 핵심 인물이 반성도 없이 마구 설쳐 댄다고 비난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의 컴백에 그다지 큰 의미를 부여할 건 없어 보인다. 교수, 변호사 출신 낙선자들이 원래 그들이 있던 대학, 법조계로 돌아갔듯이 그 또한 일상으로 복귀한 것이기 때문이다. 김용민의 원래 직함은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진행자였다. 시사평론을 진보적 시각으로 가공해 퍼포먼스로 만드는 게 그의 생업이었다. 여의도 입성에 실패했으니 기존의 생활 터전으로 돌아간 것뿐이다. 김용민을 옹호하려는 게 아니라 더 큰 문제의 본질이 어디에 있나 따져 보자는 것이다. 과연 김용민인가, 그런 김용민을 정치 현실로 끌어낸 민주당인가. 결국 이번에도 문제는 ‘소통’이었다. 민주당은 그들을 도와줬던 청와대와 여당의 행태를 이번에 한층 집약된 형태로 반복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 선관위 디도스 공격 등 예상치 못한 호재들이 이어졌지만 여론 눈치 보기와 남들 따라하기로 일관했다. 청와대와 여당 덕에 승리의 8부 능선까지 다다랐지만 그 시점에서 오만이 판을 쳤다. 노무현의 적통을 주장하면서 그가 이뤄 놓은 일들을 백지화하는 데 앞장섰고 ‘나꼼수’의 등쌀에 정봉주의 지역구에 김용민을 세습시켰다. 그러면서 이것을 국민들과의 소통이라고 했다. 정체성과 일관성을 상실하며 과거 노무현 정부 후반기의 데자뷔를 떠올리게 했다. 지지자와 부동층이 하나둘 소리 없이 등을 돌리는데도 외면하거나 무시했다. 트위터의 젊은 유권자들도 갈수록 커지는 지지층의 균열을 막아 낼 수 없었다. 약이 될 수 있으면 독이 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는 트위터에서도 그대로 통했다. 4년 전 18대 총선(2008년 4월 9일)에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선거판을 휩쓸었다. 참여정부 심판론을 내세워 단독으로 153개 의석을 확보했다. 친박연대 등을 합하면 당시 범(汎)보수의 의석은 200석에 달했다. 앞서 4개월 전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에 힘입어 그 누구도 집권 세력의 기세에 제동을 걸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 기간은 고작 2개월을 지속하지 못했다. 18대 총선에서 여당이 축배를 든 지 1개월도 되지 않아(5월 2일)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가 열렸고, 그로부터 불과 1개월 후 수십만명이 참여하는 민주화 이후 최대 규모의 집회가 전국을 휩쓸었다. 이명박 정부는 소통이 잘못됐다며 뒤늦게 땅을 쳤지만 이미 때는 늦어 있었다. 취임 후 반년도 안 돼 대통령 지지도는 바닥으로 추락했고, 지금까지도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임기 말을 향해 가고 있다. 국민이나 유권자의 생각을 헤아리려 하지 않는 정부나 정치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소통에 기반한 것이냐, 오만과 불통에서 비롯된 것이냐는 전혀 다른 문제다. 일시적인 지지율 상승에 취하거나 일부 세력의 광적인 지지에 의존해 전체와 소통하고 있는 걸로 착각한다면, 그것은 오만이 되고 독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여론의 움직임은 과거보다 한층 빠르고 예민해졌다. 12월 대통령 선거까지 남은 8개월, 정치권에는 어느 때보다도 기나긴 기회와 위기의 시간이 될 것이다. windsea@seoul.co.kr
  • 성별은 ‘자웅동체’?…황당 中운전면허증 화제

    중국 운전면허증의 잘못된 영어 표기가 인터넷상에 알려져 국제적인 웃음거리에 올랐다. 광저우에서 영어강사로 일하는 캐나다인 데이비드 클린크는 지난 11일 자신의 마이크로블로그에 중국 운전면허증에 잘못 표기된 영어 오역을 사진과 함께 올려 화제가 됐다.   클린크가 지적한 오역들 중 가장 웃음거리가 된 것은 성별을 표기한 ‘M&F’. ‘male and female’(남성과 여성)의 의미를 가진 이 오역으로 졸지에 ‘자웅동체’ 뜻이 되어버린 것. 클린크는 “성별을 의미하는 ‘M&F’는 ‘M/F’, ‘Gender’, ‘Sex’등으로 표기하는 것이 맞다. (면허증에서) 나의 ‘정체성’을 되찾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 면허증 상의 오역은 이 뿐만이 아니다. 클린크는 생년월일을 의미하는 ‘Birthday’는 ‘Date of birth’로, 발급년월일을 의미하는 ‘Issue date’는 ‘Date issued’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허베이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장 후이 교수는 “중국 면허증이 오래전 양식을 그대로 쓰고 있어 수년 째 잘못된 표기들이 방치되어 있다.” 면서 “빠른 시간 내에 오역된 표기들을 수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터넷뉴스팀
  • ‘사이버 불링’에 피멍드는 청소년

    ‘사이버 불링’에 피멍드는 청소년

    #사례1. 여중생 김모(15)양은 2학년을 채 마치지 못하고 학교를 떠나고 말았다. 지난해 하반기 한 또래 남학생이 학교 인터넷 카페에 자신을 ‘○○○ 바이러스’라고 놀리기 시작했다. 몇몇 친구들이 따라했고, 어머니가 나서서 자제를 요청했지만 오히려 일을 키웠다. 학교 다른 친구들까지 가세해 ‘쟤를 쳐다만 봐도 눈이 썩어.’ 등 놀리는 글을 잇따라 올리고 나중에는 자신을 괴물 취급했다. 김양은 학교도 가지 않고 방에 틀어박혀 컴퓨터만 쳐다보며 내내 우울해 하다가 또다른 온라인 공간에서 위안받기를 거듭해야 했다. #사례2. 또다른 여중생 이모(15)양은 친구들로부터 휴대전화 문자와 메신저를 쉼없이 받아왔다. 금품을 요구하는 욕설 섞인 내용들이었다. 답신이 짧거나 성의가 없다고 판단하면 여지없이 학교에서 직접 마주쳐 퍼붓는 폭력을 감당해야 했다. 애타게 기다린 방학 때도 휴대전화는 쉼없이 울렸고 자신을 호출했다. 휴대전화 문자 알리는 소리에 노이로제가 걸렸으며 퇴행성 야뇨증에도 시달리고 있다. 청소년들이 사이버불링(cyber bullying·왕따)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불링은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로 하는 일종의 언어폭력이다. 이유미 청소년폭력예방재단 학교폭력SOS지원단장이 9일 밝힌 청소년 사이버 폭력 피해 사례는 전통적인 학교 폭력이 발달된 물질 문명과 만나서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이날 오후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가진 ‘제1회 정보문화포럼’은 오프라인 공간에서 횡행하던 학교폭력이 온라인 공간을 만나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컴퓨터, 휴대전화 등을 통한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피해 학생들이 숨을 곳조차 빼앗아버렸다. 이 단장은 “사이버 왕따 등 사이버 공간의 폭력은 학업 중단·등교 거부·금품 갈취·폭력 등으로 이어지고, 그 결과 피해자가 자기정체성을 부정한 채 또다시 사이버 공간으로 침잠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고 구체적인 상담사례들을 소개했다. ‘청소년 사이버 불링의 이해와 대응 방안’에 대해 주제 발표한 김동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청소년 10명 중 3명이 사이버 불링은 폭력이 아니라 ‘학교 일상 문화’로 인식한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면서 “개인 홈페이지 등에 욕설이나 악성댓글을 다는 것을 폭력으로 여기지 않는 등 폭력 자체에 둔감해지며 일상화되게 만든다.”고 법제화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행안부는 조만간 사이버폭력 예방수칙을 마련하는 등 학생, 학부모, 시민들을 대상으로 정보윤리교육을 대폭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씨줄날줄] 조선족/김종면 논설위원

    지난해 7월 노르웨이 최악의 이민족 테러가 발생하자 국내 인터넷 포털에서 테러행위를 옹호하고 다문화 정책을 비난하는 움직임이 인 것은 또 다른 충격이었다. 한민족의 정체성을 해치고 사회적 유대감을 파괴하고 일자리마저 빼앗는 다문화 정책은 한마디로 재앙이라는 것이다. 악령처럼 떠돈 인터넷 협박은 실제 외국인에 대한 신변 위협으로 표출되기도 했다. 외국인 혐오증, 즉 제노포비아(xenophobia)는 이미 우리 사회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제노포비아는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현상이라지만 ‘우리 안의 이방인’ 조선족 문제는 어찌 해야 하나. 지금 우리는 외국인 혐오보다 더 심각한 ‘조선족 혐오증’을 앓고 있는지도 모른다. 몇년 전만 해도 조선족이라면 중국 억양의 한국말을 사용하며 식당에서 일하는, 왠지 선할 것 같은 인간 부류를 떠올렸다. 수출산업단지로 조성된 옛 구로공단 옆 가리봉동의 기억도 새롭다. 쇠락한 공단의 근로자들이 하나둘 떠난 스산한 자리에 임대료 몇 푼 갖고 들어와 옹기종기 살아가던 그들 아닌가. 비록 불법체류 신분이지만 치열하게 살아가는 조선족을 등치는 한국인의 일그러진 모습을 그린 TV드라마가 눈길을 끈 적도 있다. ‘가리봉 엘레지’다. 끝내 코리안 드림을 잃지 않던 독립군 후예 주인공의 모습은 어디로 갔는가. 조선족에게는 반일제 투쟁의 역사도 있다. 1930년대 중국의 동북 3성이 일제의 만주 괴뢰국 영토로 전락하면서 이 지역 조선족들은 더할 수 없는 핍박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결코 굴하지 않고 항일투쟁에 나섰다. 재중 동포의 개황을 밝힌 ‘조선족간사’(연변인민출판사)에 따르면 10만여명의 조선족이 항일전투에 참가해 1만여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수원 성폭행 살해’ 사건의 범인이 조선족으로 밝혀지면서 그런 자랑스러운 역사마저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으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반조선족 감정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조선족 범죄가 늘어나고 수법 또한 날로 흉포해지고 있으니 그럴 법도 하다. 중국의 조선족 인구는 200만명 선으로 추산된다. 그중 절반 이상이 지린성에 산다. 국내에 체류하는 중국 동포는 50여만명에 이른다. 가히 ‘집단이주’ 수준이다. 엄연히 우리 사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이상 그들을 안고 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조선족 중국인’에 대한 지원 강화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을 외면할 수는 없다. 범죄 단속과는 별개로 다문화 포용정책은 지속돼야 한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대구 출판산업단지 기반공사 올해 마무리

    대구지역 출판산업의 클러스터가 될 대구 출판산업단지가 제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다음 달부터는 개별 입주공장 신축도 시작될 전망이다. 대구시는 2010년 7월 착공한 대구 출판산업단지 기반공사를 오는 12월까지 끝낼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대구출판산업단지는 1248억원을 들여 달서구 남대구IC∼성서IC 일대 24만 5413㎡에 들어선다. 이곳에는 200여개의 출판, 인쇄업체와 서적 도매업체 등을 유치해 집적화하고 출판산업지원센터, 공동 장비센터, 공동 물류센터, 인력양성센터 등 지원시설을 만든다. 출판산업지원센터는 출판산업단지의 핵심시설로 내년에 착공해 오는 2015년 준공될 예정이다. 국·시비 등 총 226억원의 예산으로 건립되는 센터는 지하 2층, 지상 5층, 연면적 1만 6000㎡ 규모다. 또 인쇄·출판에 문화를 더해 쇠퇴하는 지역의 인쇄출판산업을 문화산업의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해 스토리텔링 지원센터를 건립, 작가들의 저작활동을 지원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아울러 신진 작가 발굴, 전문작가 지원, 출판문 전문 에디터 양성, 스토리텔링 전문기업 육성 등도 계획하고 있다. 출판산업단지 완공을 앞두고 정체성 확립을 위한 통합이미지(CI) 디자인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디자인 개발 부분은 대구출판산업단지의 로고·브랜드 네임(서체), 산업단지 색채 가이드라인, 산업단지 통합 안내유도 사인 시스템, 개별기업 옥외광고판, 산업단지 상징 사인물 등이다. 대구의 인쇄관련업체 수는 1300여곳(종사자 6300여명)에 이르며, 연매출은 4600여억원이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그리스 前총리 “긴축은 고통의 악순환”

    “긴축은 고통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전 총리가 5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매체 허핑턴포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유럽의 긴축 열풍이 경제적 고통의 악순환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정위기에 책임을 지고 지난해 11월 총리직에서 물러난 그는 “그리스가 여전히 유로존에 남기를 바란다.”고 전제하면서도 “유럽연합(EU)이 허리띠 졸라매기의 도그마에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판드레우의 언급은 전날 그리스의 70대 연금 생활자가 정부의 긴축재정을 비난하며 공개적으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맞물려 시선을 끌고 있다. 파판드레우는 긴축 열풍의 한 원인으로 EU의 이념적 정체성을 거론했다. “EU에 속한 대다수의 국가가 유럽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 긴축 도그마에 집착하는 보수 정권”이라는 것이다. 그는 “처신을 잘해 부채와 적자에서 벗어나면 시장이 살아나는 등 모든 게 좋아진다.”는 것이 그들의 도그마라며 “하지만 이는 지나치게 기계적인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허리띠 졸라매기는) 더 심한 경기후퇴 등 일종의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당신은 저성장 속에 직장을 잃거나 수입이 줄고 더 많은 것을 삭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판드레우는 “EU가 좀 더 나은 경제위기 대책을 갖고 태동했어야 했다.”며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같은 구제기금이나 유로본드 도입 등이 경제위기의 파고를 헤쳐나갈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열린세상] MBC는 어떤 아티스트인가/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열린세상] MBC는 어떤 아티스트인가/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최근에 ‘아티스트’라는 영화를 보았다. 2012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5개 부문에서 수상을 한 이 영화는 무성영화가 유성영화로 넘어가던 시기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무성영화 시대의 최고 흥행 배우였던 조지는 유성영화를 예술로 인정하지 못해 무성영화에 집착하다가 몰락하게 된다. 반면에 우연히 조지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영화에 입문한 신인 여배우 페피는 유성영화 환경에 잘 적응하면서 인기스타로 급부상한다. 최근에 미디어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아티스트의 주인공 조지와 같이 시대에 뒤처져 밀려나는 미디어 기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페피와 같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무장한 신생 미디어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00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의 대표적인 신문사이지만 신문 판매와 광고 수익이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1년 3월에 온라인 뉴스를 유료화한 페이월 서비스를 선보였으나 가입자는 40만명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런데 2005년에 설립한 블로그 기반의 뉴스 웹사이트인 허핑턴포스트는 시민 저널리즘을 표방하면서 월 방문자 수 3550만명을 기록해 뉴욕타임스의 홈페이지 방문자 수를 추월했다. 허핑턴포스트는 2011년 2월에 아메리칸온라인(AOL)에 3억 5500만 달러에 인수됐고 6세 꼬마가 100세 노익장을 꺾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반스앤드노블은 1300개의 점포를 가진 미국 제1위의 서점 체인이었으나 전자책 시장의 점유율이 2위에 그치면서 수익성이 악화돼 결국 리버티 미디어의 투자를 받아 회생하게 됐다. 반면에 아마존은 온라인 서점에서 온라인 장터로 그리고 다시 온라인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하면서 1800만개에 달하는 영화, TV쇼, 음악, 잡지, 전자책 등의 콘텐츠를 보유한 미디어 생태계의 리더가 됐다. 블록버스터는 20여년간 미국에서 DVD 대여 시장의 1위였으나 2010년 9월에 파산 신청을 했고 최근에는 6500개의 점포 중 1500개를 폐쇄했지만 결국 디시 네트워크(Dish Network)에 인수됐다. 한편 네트플릭스는 온라인 주문과 우편배달을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로 연체료를 없애며 DVD 대여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았고 최근에는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로 사업방식을 다시 바꾸고 있다. 10주차 계속되는 노조의 파업과 이에 대응한 사측의 해고와 징계조치로 진통을 겪고 있는 MBC의 상황을 보면 공영방송의 가치를 수호하고자 하는 노조의 입장이나 정당한 경영권 행사를 주장하는 사장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또 다른 이유에서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된다. MBC는 공영방송이지만 전체 수익의 70% 이상을 광고에 의존하는 상황 때문에 사실상 상업방송과 차별화하지 못한 채 지속적으로 채널 경쟁력의 하락을 경험해 왔다. 미디어 신뢰도 조사에서도 MBC는 30대 시청자에게서는 가장 높은 신뢰도를 확보했으나 40대 이상은 KBS에, 특히 20대 이하는 NHN에 1위를 내주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다양한 방송 플랫폼이 공존하는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에서 지상파 방송의 직접 수신율이 8.9%(수도권 지역의 직접 수신율은 5% 전후)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미 방송 플랫폼으로서의 지상파 방송의 역할이 상당히 축소된 상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뉴욕타임스, 반스앤드노블, 블록버스터의 위기를 초래한 미디어 환경변화가 이미 MBC를 강타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회사의 생존을 고민하기보다는 구태의연한 분쟁을 계속하고 있는 MBC 노사는 무성영화에 집착하다가 몰락한 아티스트 조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영화 ‘아티스트’는 성공한 페피가 조지에게 손을 내밀고 조지는 페피의 지원 속에 무성영화의 몸짓과 탭댄스 소리를 결합하는 아이디어로 유성영화에서 재기하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MBC가 조지와 같이 극적으로 재기하려면 노사는 공히 아직은 남아 있는 시청자의 애정을 바탕으로 안팎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물론 정체성, 소유구조 등 MBC의 문제는 MBC 혼자만의 힘으로는 풀기 어렵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고 변신은 MBC의 몫이다.
  • 전미 최우수 보안관, 자신의 이름 붙인 교도소에 수감

    전미 최우수 보안관, 자신의 이름 붙인 교도소에 수감

    전미 최우수 보안관으로 선정된 바 있는 전직 경찰이 이를 기념해 자신의 이름이 붙은 교도소에 수감되는 기막힌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3일(현지시간) 콜로라도 재판부는 “매춘을 목적으로 한 마약 거래 혐의로 패트릭 설리반(69)에게 금고 30일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2002년 은퇴한 설리반은 2001년 미국 전역의 보안관을 대상으로 수여되는 ‘최우수 보안관’에 선정된 바 있으며 그가 18년간 활동한 아라파호 카운티 측은 이를 기념해 교도소 이름을 그의 이름으로 바꿨다. 설리반은 지난해 11월 한 남성과 성교를 목적으로 마약을 거래한 혐의로 체포됐으며 이번 판결로 자신의 이름이 붙은 교도소에 수감되는 기막힌 운명을 맞게 됐다. 설리반을 기소한 마이클 도허티 검사는 “한 남성과 섹스 할 목적으로 마약을 제공했다.” 면서 “설리반은 배지의 명예를 더럽혔다.”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 나선 설리반은 “내 잘못된 행동에 어떠한 변명도 할 수 없다. 어떻게든 용서를 구하고 싶다.” 면서 “오랜 세월동안 성정체성에 대해 갈등과 고민을 해왔다.” 며 선처를 호소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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