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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념 못 벗어나고 구태 적폐 여전… 개혁보수·합리진보 풍차 돌리자”

    오늘부터 정체성 찾기 워크숍 이달 25일 새 원내대표 선출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18일 6·13 지방선거 참패 원인에 대해 자성론을 쏟아내면서 재기의 결의를 다졌다. 그러나 한편으론 정체성 부분에서 고민을 내비치기도 했다. 국회에서 열린 제1차 비상대책위 회의에서다. 김수민 비대위원은 “이념을 벗어나고자 했지만 ‘보수냐 진보냐’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지역주의를 벗어나고자 했지만 어느 지역에서도 혜택을 받지 못했으며, 구태 적폐를 없애고자 했지만 공천 문제로 국민을 실망시켰다”고 선거 패인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의 건강한 개체로서 개혁보수와 합리적 진보라는 풍차를 돌려 보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채이배 비대위원은 “이번 패배와 위기를 기회 삼아 중도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행동을 통해 새롭게 거듭날 것”이라며 “2개월간 비대위 활동을 하면서 내용적인 면에선 당 정체성을 확립하고 형식적인 면에선 당 운영에 혁신을 추구하겠다”고 다짐했다. 오신환 비대위원은 “당내에서 추상적인 차원의 말로 단순히 정체성 논란을 일컫는 것은 백해무익하다”며 “분야별로 우리의 정책노선을 확고하게 정립하고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국민에게 인정받을 때 당의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 김동철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출신에 관계없이 당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당이 하나가 되려면 이견을 봉합해선 안 되고 다 꺼내놓고 치열한 토론을 통해 하나가 돼야 한다”며 “토론을 해서 계속 접점을 찾아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바른미래당은 19~20일 경기 양평 용문산에서 비대위원과 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이 참석해 워크숍을 열고 당 정체성을 둘러싼 난상토론을 갖기로 했다. 바른미래당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당의 정강·정책을 비롯해 그동안 화학적 결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유권자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뼈를 깎는 자세로 철저하게 성찰하고 혁신하겠다”면서 “바른미래당에서 원조 적폐정당인 자유한국당으로 복귀할 의원은 없다. 지역정당인 민주평화당에 기웃거릴 의원은 더더욱 없다”고 결의를 다졌다. 한국당으로의 흡수통합론을 완강히 거부한 것이다. 한편 비대위는 당 체제 정비와 인력조정 계획 마련, 당무혁신 등을 논의할 당무혁신특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 오는 25일 새 원내대표도 선출키로 했다. 원내대표 후보군에는 재선의 김관영·김성식·이언주 의원 등이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성적소수자 축구 팬들 동성애 혐오 러시아에 오는 이유

    성적소수자 축구 팬들 동성애 혐오 러시아에 오는 이유

    성적 소수자(LGBT) 인권운동가가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광장 근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하는 일인시위를 벌였다가 구금됐다. 피터 태철이란 영국 출신 운동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옛소련 군사령관이었던 게오르기 주코프 동상 앞에서 “푸틴은 체첸의 동성애자 고문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광고판을 든 채 서 있었다.러시아 당국은 그를 가만 내버려두지 않았다. 영국 BBC가 1만여명의 팬들과 함께 삼사자 군단을 응원하기 위해 러시아로 떠나는 리라고만 자신을 밝힌 동성애자 축구팬의 기고를 실어 눈길을 끈다. 잉글랜드와 러시아는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 대회 기간에 충돌했던 데다 스파이 독살 사건으로 외교관계마저 최악인 상황이다. 더욱이 러시아는 개인부터 국가까지 동성애에 대해 극단적인 혐오감을 드러낸 나라다. 그런데도 그가 신변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러시아를 가겠다고 한 이유는 뭘까? 그는 기고를 통해 “전에 러시아에 가본 적이 있는데 분위기 때문에 질식할 것 같았다. 하지만 (월드컵이 시작하면) 아드레날린이 솟구치고 모든 걱정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동성애자 서포터로서 가면 안된다고 모든 사람들이 말하기 대문에 오히려 더 가고 싶어진다”고 말했다.리는 또 친구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언제 갈거니?”와 “지금도 가고 싶냐?”는 것이라며 “그들은 지금이라도 내가 가면 안된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에 러시아는 동성애자들의 프로파간다를 금지했다. 영국 외무부는 러시아에서 “동성애에 대한 공중의 태도는 영국에서보다 훨씬 덜 관용적”이라고 이례적으로 공표했다. 축구 서포터 협회는 동성애자 팬들이 러시아에 머무르는 동안 “성정체성을 드러내지 말라”고 조언했다. 리는 “만약 (성적 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깃발을 들고 그곳에 도착하면 난 외면당할 것이고 한쪽으로 밀려난 뒤 어쩌면 한대 맞을 수도 있다”면서도 “월드컵 무대가 막이 오르면 러시아 사람들은 전세계에서 모여든 사람들을 접하며 더 많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낙관했다. 나아가 많은 것을 드러내는 성품의 파트너와 함께 러시아에 갈 것이라고 했다. 드러내놓고 파트너의 손을 잡거나 하는 공적 공감대 표현(PDA)을 하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 사람들이 알아볼 정도의 행동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사실 4년 전 소치동계올림픽 때도 푸틴 대통령은 동성애자 선수들이 차별을 받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는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리는 지적했다. 이어 시각이나 견해가 바뀐 것인지, 그가 진심으로 걱정하는지 궁금할 따름이라고 털어놓았다. 월드컵 반차별국장인 알렉세이 스메르틴은 성적 소수자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시키느라 애쓰고 있다. 리는 러시아가 자신들을 세계무대에 드러내려면 대회 기간 동성애 혐오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가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가서 직접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그는 결론으로 “아마도 조금 톤을 낮춰 말하게 될 것이며 많은 시선이 내게 쏠리는 것을 바라지도 않는다. 그러나 동시에 다른 이들의 시선 때문에 날 바꾸거나 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맥주 이야기] 라거 같은 에일맥주 vs 에일 닮은 라거맥주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맥주 이야기] 라거 같은 에일맥주 vs 에일 닮은 라거맥주

    “가볍고 청량한 라거 vs 묵직하고 풍미가 짙은 에일.”어떤 스타일의 맥주를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대체로 두가지로 좁혀집니다. 맥주의 미덕이 물처럼 술술 들어가는 음용성에 있다고 여기는 이들은 라거 맥주를, 짙은 홉향이나 다양한 맛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에일 맥주를 좋아한다고 대답합니다. 특히 최근 크래프트맥주(수제맥주)가 대중화되면서 “심심한 맛의 라거보다는 ‘에일 맥주’를 더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라거와 에일은 어떻게 구분하는 걸까요. 가벼운 맛을 내는 맥주는 무조건 라거이고 묵직한 풍미를 갖춘 맥주는 모두 에일에 속하는 것일까요. 라거와 에일은 풍미와 청량감 등의 ‘맛’이 아니라 발효 방식의 차이에 따라 나뉘어집니다. 발효와 숙성에 관여하는 맥주의 원료는 ‘효모’인데요. 라거는 발효 과정에서 아래쪽으로 가라앉는 성질을 가진 효모를 사용해 발효시킨 맥주를 뜻합니다. 라거를 ‘하면발효’(下面醱酵·Bottom Fermentation) 맥주로도 부르는 이유입니다. 또 라거 효모는 8~12도 이하의 저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라거 맥주를 발효·숙성하려면 효모가 활동할 수 있도록 저온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냉장 기술이 없었다면 라거 맥주는 오늘날처럼 대중화되지 못했을 겁니다. 1300여년 전 독일 뮌헨 근처의 수도사들이 에일 방식으로 맥주를 만들다가 우연히 발견한 것으로 추정되는 라거 맥주를 인류가 19세기 이후에나 즐겨 마실 수 있게 된 것도 그 시기 냉장고가 발명됐기 때문입니다. 반면 에일 맥주에 들어가는 효모는 라거보다 높은 온도인 15~24도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합니다. 또 에일 효모는 활동을 하면서 아래로 가라앉는 라거와는 반대로 위로 떠오르는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에일 맥주를 ‘상면발효’(上面醱酵·top fermentation) 맥주라고 하기도 합니다. 에일 맥주는 맥주의 원형이기도 한데요. 인류가 빵에 물을 적셔 맥주를 만들어 마셨던 원시 시대엔 효모의 개념도 없었을 때이니 맥주가 당연히 상온에서 발효됐겠죠. 공기 중에 떠다니는 각종 균들이 ‘빵죽’을 술로 만들어 주었을 것입니다. 이 고대 맥주의 스타일을 분류하면 에일에 속합니다. 이처럼 에일과 라거는 맛이 아닌 발효 방식에 따라 구분되기 때문에 라거같이 뛰어난 청량감을 가진 에일 맥주가 있는가 하면 에일 맥주 못지않은 풍미를 내뿜는 라거 맥주도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맥주가 독일 쾰른 지방의 지역 맥주 ‘쾰슈’입니다. 쾰른역에 내리면 가장 먼저 세계 3대 성당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웅장한 쾰른 대성당과 그 앞에 펼쳐진 ‘쾰슈하우스’에서 사람들이 맥주를 마시고 있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요. 쾰슈는 500㎖가 들어가는 보통의 맥주잔과 달리, 200㎖ 사이즈의 작고 날렵한 원통형 잔에 서빙돼 관광객들의 시선을 더욱 잡아끕니다. 쾰슈의 황금빛 외관과 풍성한 거품을 보면 당연히 라거 맥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쾰슈는 에일 효모를 사용해 만든 엄연한 에일 맥주입니다. 라거 못지않은 음용성 때문에 한 잔 두 잔 마시다 보면 수십 잔을 금방 비우게 되는 아주 위험한 맥주이기도 합니다. 쾰슈 특유의 깔끔한 뒷맛과 청량감은 라거와 비슷하지만 에일 효모에서 오는 특유의 과일향은 에일 맥주라는 쾰슈의 정체성을 일깨워 주기도 합니다. 에일은 청량함과 깔끔함에 있어 라거를 따라오지 못할 것 같다는 편견이 있다면 쾰슈를 마셔 보세요. 마침 한국에는 독일 ○○사의 ‘○○ 쾰슈’가 저렴하게 수입되고 있어 마트에서도 구할 수 있습니다.에일같이 풍미가 있는 라거를 원한다면 ‘비엔나 라거’ 스타일을 추천합니다. 호박색 외관 때문에 ‘앰버’ 라거라고도 불리는 비엔나 라거는 살짝 볶은 맥아를 사용해 달콤하면서 고소한 풍미를 갖췄습니다. 독일 사람들은 매년 10월 열리는 세계 최대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 기간에 이 비엔나 라거를 즐겨 마십니다. 비엔나 라거는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홉 풍미가 더욱 진해졌는데요. 미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있는 ‘새뮤얼애덤스’의 보스턴 라거와 뉴욕 ‘브루클린브루어리’의 브루클린 라거가 대표적인 미국식 비엔나 라거입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지방선거 참패 후 출당 ‘살생부’까지 도는 자유한국당

    지방선거 참패 후 출당 ‘살생부’까지 도는 자유한국당

    대패한 야권은 혼돈 속에 빠졌다. 15일 자유한국당은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는 현수막을 걸고 의원 90여명이 무릎을 꿇고 반성문을 낭독했다. 그러나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계파 간 갈등은 더욱 심화하는 형국이다. 중진 의원들이 새로운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가운데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은 수구와 부패, 국정농단 세력의 청산을 역설했다. 이에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당의 고유 정체성까지 잃어버리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또 초선 의원들은 당을 살리려면 중진들부터 책임지라고 요구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당의 완패를 만든 5대 공신록’이라는 제목의 ‘살생부’가 정보지 형태로 돌기까지 했다. 이 글은 한국당의 긴급 의총이 열린 15일 오후 2시를 전후해 SNS 등을 통해 퍼졌다. ‘한국당의 완패를 만든 5대 공신록’의 1등 공신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그리고 박 전 대통령을 수행했던 이재만‧안봉근‧정호성 등 비서들을 지칭한다. 또 이들과 가깝게 지냈던 전직 청와대 행정관들도 지목한다. 이는 국정농단을 주도한 인물들이 결국 한국당의 현 사태를 만들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등에는 친박의 대표적 인사들이 올랐다. 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이장우‧김진태(한국당), 이정현(무소속), 조원진(대한애국당) 의원이 해당한다. 이른바 ‘친박 8적’이 국정농단을 동조했다는 것이다. 3등에는 홍준표 대표와 그의 비서실장 강효상 의원, ‘이부망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정태옥 전 대변인이다. 이들은 친박 청산에 실패했으며 수구적인 언행과 상식을 벗어난 발언 때문에 한국당 완패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4등에는 김무성, 김성태, 장제원 의원 등 ‘바른정당 복당파’가 거론됐다. 이들은 소신 없음과 거친 언행 등으로 당에 해를 끼쳤다고 여겨졌다. 5등에는 ‘한국당 현역 의원 전원’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들이 해야 할 말도 제대로 못한 탓에 당의 혁신을 저해했다는 이유다. 부록으로 ‘한국당 혁신의 걸림돌로서 차기 당권에 도전해선 절대로 안 될 인물들’ 명단도 있다. 홍 대표와 친박 8적, 김무성‧김성태(원내대표)‧정우택‧홍문표‧나경원‧장제원 의원 등이 지목됐다. 특히 홍 대표와 강효상 의원, 친박 8적 등은 ‘즉각 출당 조치해야 할 인물’로 분류되기까지 했다. 명단은 외부 인물을 영입하길 원하는 특정 당내 세력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한국당은 김무성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을 비롯해 “물러날 사람은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센 상황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무릎 꿇고 동반 사퇴한 야권…반성보다 당권 경쟁 몰두하나

    무릎 꿇고 동반 사퇴한 야권…반성보다 당권 경쟁 몰두하나

    대패한 야권은 혼돈 속에 빠졌다. 자유한국당에서는 다같이 무릎 꿇고 사죄했으며 바른미래당에서는 박주선 공동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전원이 사퇴하기로 했다. 15일 자유한국당은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는 현수막과 함께 의원 90여 명이 무릎을 꿇고 반성문을 낭독했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국민들께서 자유한국당에 등을 돌린 참담한 현실 앞에 처절하게 사죄를 드린다”고 말했다. 비상의원총회에서는 김성태 원내대표가 “이번 선거는 국민들이 자유한국당을 탄핵한 선거”라며 급기야 ‘당 해체론’까지 주장했다. 또 전직 당 대표인 김무성 의원은 “지방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결국 한국당은 조기 전당대회는 치르지 않고, 혁신 비대위를 구성해 당을 쇄신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계파 간 갈등은 더욱 심화했다. 중진 의원들이 새로운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가운데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은 수구와 부패, 국정농단 세력의 청산을 역설했다. 이에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당의 고유 정체성까지 잃어버리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또 초선 의원들은 당을 살리려면 중진들부터 책임지라고 요구했다. 바른미래당은 지도부 전원이 동반 사퇴했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전 공동대표는 “책임을 져야 할 사람 입장에서는 이 명분 저 명분은 핑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김동철 원내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고, 2개월 이내에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실시하기로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혁신 없는 보수의 몰락, 뼈 깎는 각오로 재탄생해야

    역사에 남을 참패다. 자유한국당은 6·13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7곳 중 2곳, 기초단체장 226곳 중 53곳(23.5%)에서만 승리했다. 열린우리당이 광역단체장 1곳만 승리했던 2006년 제4회 지방선거에 버금가는 궤멸적 패배라 할 만하다. 바른미래당은 서울시장 후보에 나선 안철수 후보가 3위로 뒤처졌고, 광역·기초단체장 선거,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단 한 곳도 승리하지 못했다. 보수의 대안 정당을 표방했지만, 정체성이 분명하지 못하면 존립조차 위태로워진다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궤멸이라고 할 정도의 성적표를 받아 든 야권은 패배의 후폭풍을 수습해야 한다. 특히 제1야당인 한국당은 근본적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선거 결과는 최소한 대구·경북(TK)을 지킨 것으로 보이지만, 최초의 민주당 출신 대구시의원이 당선 되는 등 투표 내용을 보면 민주당으로 돌아선 민심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초래한 정당으로서 자성하지 않고, 시대적 변화를 요구하는 민심도 제대로 읽지 못한 탓이다. 보수세력은 지난 9년간 권력에 취해 혁신을 전혀 하지 않은 채 선거 때마다 표를 달라고 했을 뿐이다. 보수 혁신은 구호일뿐 새로운 보수의 내실을 채워 가는 노력은 소홀히 했다. 전통적 지지층이 돌아서는 이유다.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평화와 냉전 해빙 흐름 속에서 정부·여당의 발목만 잡았다. 남북 화해 무드에 호응할 비전과 정책을 내놓지 못했다. 남북 관계 발전의 구체적 대안 제시도 못 했다. 한국당은 “김정은과 남쪽 주사파의 숨은 합의”, “위장 평화 쇼”라며 철 지난 색깔론 프레임으로 맞섰을 뿐이다.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를 비판하면서 이를 대체할 경제정책을 내놓지 못했다. 지방선거 결과를 예측한 여론조사를 여론조작이라고 비난하면서 숨어 있을지도 모를 ‘샤이 보수’의 결집에만 기댄 채 네거티브 캠페인으로 대응하는 패착을 거듭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는 어제 대표직을 사퇴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도 “당분간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이들의 사퇴 등은 당연한 수순이다. 야권은 뼈를 깎는 각오로 재탄생해야 한다. 뿌리부터 바꿔야 한다. 단순히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통합이나 내부 당권 교체 수준이 아니라, 노선과 정책까지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기존 정당을 해체하고 보수 진영 시민사회 단체들과 ‘빅텐트’를 새로 치는 것도 방법이다. 야권은 이제 새로운 인물을 찾아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인물인 황교안·이완구 전 국무총리, 김병준 전 국민대 교수, 김무성 의원으로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과감히 울타리를 걷어야 한다. 당 밖의 인물들을 대거 영입해야 한다. 기존의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아야만 보수가 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 박원순·이재명·김경수·원희룡 ‘맑음’… 안철수·남경필 ‘흐림’

    박원순·이재명·김경수·원희룡 ‘맑음’… 안철수·남경필 ‘흐림’

    ‘3선’ 박원순 당내 지분 확보 이재명·김경수 지지 기반 확인 원희룡 보수 구심점 역할 기대 ‘참패’ 안철수·남경필 2선으로 6·13 지방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여권 시장·도지사 당선자들은 차기 대권 주자로 부상한 반면 기존의 야권 주자는 대권 경쟁 구도에서 밀려나는 모습이다.민주당의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는 사상 최초 서울시장 3선에 성공하면서 유력 대선 후보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박 시장은 지난 두 차례 선거에서 당과 거리를 둔 선거 운동을 벌였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민주당 후보를 적극 지원하는 등 민주당의 서울시 선거를 주도했다. 민주당이 서초구를 제외한 24개 자치구를 싹쓸이하는 대승을 거두면서 박 시장은 당내 지분과 지지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여의도 정치와 거리가 멀고 민주당 정치인보다 행정가 정체성이 강해 대선 주자로서 약점이 있다는 꼬리표 역시 떼어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 시장 역시 선거 전날인 지난 12일 “이번에는 오로지 당을 위해 당이 공천한 후보를 위해 혼신을 다해 뛰었다”면서 “이제 제가 당과 거리가 있는 후보라고는 아무도 얘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당선자도 예상을 뛰어넘는 대승을 거두면서 대권 주자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이 당선자는 지난 두 차례의 성남시장 선거와 경기지사 선거에서 지속적으로 ‘형수 욕설 논란’, ‘배우 김부선과의 불륜 의혹’에 시달렸지만 이를 극복해 내면서 탄탄한 지지 기반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민주당의 경기지사 경선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층과 갈등을 빚은 점은 이 당선자가 향후 대권 가도에서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지방선거가 실시되고 23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로 경남지사에 당선된 김경수 당선자는 단숨에 대권 주자 반열로 발돋움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김 당선자는 당내 주류 세력으로부터 확고한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다만 드루킹 특검의 수사 결과가 김 당선자에게 불리하게 나오면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특검 수사가 김 당선자에게 면죄부를 준다면 대권 가도에서 날개를 달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보수가 참패한 이번 선거에서 보수 잠룡 중에서는 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자가 유일하게 생존, 귀환했다. 원 지사는 선거 초반 민주당 문대림 후보와 접전을 벌였지만 이후 격차를 벌리며 대구·경북을 제외한 지역에서 보수 후보로는 유일하게 승리했다. 원 지사는 선거 이튿날인 14일 대권 주자 부상설에 대한 질문에 “제가 엉덩이가 무거울 때는 무겁다는 걸 보여드리겠다”며 당장은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 중도 세력이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원 지사가 보수의 구심점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반면 차기 대권 주자로 항상 하마평에 올랐던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한국당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는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이선으로 물러나는 모습이다. 안 후보는 2017년 대선에서 당시 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제치고 득표율 2위에 올랐던 서울에서조차 3위로 밀리면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다. 남 후보 역시 16년간 보수 정당이 차지해 온 경기지사를 내줬다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위기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바른미래, 당선자 ‘0’… “미래 있을까” 위기감

    바른미래, 당선자 ‘0’… “미래 있을까” 위기감

    “사망 선고… 해체 수순” 관측도 평화당도 목표치보다 성적 초라 민주당과 합당 가능성 지속 제기6·13 지방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독주로 끝나자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존립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선거 이후 야권발(發) 정계개편이 예고돼 있는 만큼 두 당은 사실상 생존에 위기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두 당은 이번 선거에서 참패를 당하며 후폭풍에 휩쓸렸다. 바른미래당은 광역단체장 14명과 기초단체장 98명의 후보를 냈으나 단 1명도 당선되지 못하고 광역·기초의원 26명만 배출했다. 평화당은 전북 익산과 고창, 전남 함평, 해남, 고흥 5곳에서의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57석을 확보했지만 ‘호남 절반 당선’이라는 목표에 비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자 각 당은 수습에 나섰다.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은 14일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최고위원에서 사퇴했다. 평화당 김경진 의원도 이날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며 사태를 수습하려 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같은 날 박주선 공동대표 주재로 비공식 긴급 최고위원 간담회를 열고 당의 행보에 대해 논의했다. 유승민 공동대표가 이날 사퇴하며 지도부 재편이 시급해진 까닭이다. 바른미래당은 15일 국회의원·최고위원 연석회의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등 향후 당 체제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바른미래당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광역·기초단체장과 재보궐선거에서 단 1석도 얻지 못하며 사실상 정당으로서 ‘사망 선고’를 받은 탓에 더이상 야당으로서의 역할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또 그동안 정체성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도 결별의 한 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보수 계열은 한국당으로, 중도·호남계는 민주당이나 평화당 등 범여권으로 ‘각자도생’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결국 선거를 앞두고 강행했던 인위적인 결합이 결말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평화당은 민주당과의 합당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하지만 양당 모두 당장의 합당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평화당은 향후 호남 출신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합류 가능성도 있는 만큼 정계개편 국면에서 구심점 역할과 국정 운영에서의 ‘캐스팅 보터’ 역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조배숙 대표는 이날 “비상한 시기에 당원 모두 일치단결하고 힘을 합하면 정계개편 국면에서 확실한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아이폰보다 먼저… 삼성 ‘갤럭시 노트9’ 8월 조기 등판

    역대급 배터리 용량·디스플레이 삼성전자가 하반기 주력 스마트폰 모델인 ‘갤럭시 노트9’을 이르면 오는 8월 초 미국 뉴욕에서 공개한다. 13일 주요 해외 정보통신(IT) 매체들에 따르면 갤럭시 노트9은 배터리 용량이 역대 노트 시리즈 중 최대로 6.4인치 크기 슈퍼 아몰레드(AMOLED·능동형 유기 발광 디스플레이) 화면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아직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공개일은 8월 2일 또는 9일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 ‘갤럭시 노트8’이 8월 23일 공개되고 9월 21일 출시된 것과 비교하면 약 2~3주 빠른 일정이다. 경쟁사인 애플이 9월 아이폰 차기작을 발표하기 전에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림수로 풀이된다. 갤럭시 노트9의 배터리 용량은 3850㎃h 또는 4000㎃h로 점쳐진다. 전작인 갤럭시 노트8(3300㎃h)보다 최대 700㎃h 늘린다는 뜻이다. 2016년 배터리 발화 사태를 겪었던 ‘갤럭시 노트7’의 배터리 용량은 3500㎃h였다. 이후 삼성전자는 안전성 확보를 위해 배터리 용량을 줄였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소비 전력 역시 높아진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화면은 6.4인치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채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른바 ‘패블릿’(태블릿을 겸하는 대화면 스마트폰)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앞서 발표한 갤럭시 노트8(6.3인치), 갤럭시 S9플러스(6.2인치)보다 다소 큰 화면을 채택했다는 분석이다. 디자인은 지난해 갤럭시 S8 시리즈 때부터 도입된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특성을 유지할 전망이다. 앞면 위·아래 테두리(베젤)가 매우 좁은 디자인이다. 6GB 램에 내장 플래시 메모리는 64GB, 128GB, 256GB 등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8GB 램에 512GB 메모리를 탑재한 모델이 나오리라는 관측도 있다. 칩셋은 퀄컴의 ‘스냅드래곤 845’, 자사의 ‘엑시노스 9810’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문인식 센서 위치가 달라지고 카메라 전용 버튼도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IT 전문매체 GSM아레나, 트위터리안 ‘아이스 유니버스’ 등에 유출된 갤럭시 노트9의 케이스 뒷면을 보면 지문인식 센서가 뒷면 카메라 오른쪽에 있던 전작과 달리 카메라 아래쪽에 달렸다. 이 밖에도 업그레이드된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 2.0 버전을 탑재하고 카메라 기능도 강화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공개일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공개(언팩) 행사 일정이 정해지면 초청장을 보낼 예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이부망천’에도… 인천 투표율 또 전국 꼴찌

    인천시가 6·13 지방선거에서 전국 17개 시·도 중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투표 마감 결과 잠정 투표율은 55.3%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 발언 때문에 인천 투표율이 높아질 것이란 관측을 내기도 했다. 정태옥 전 한국당 대변인의 인천 비하 발언을 표로 심판하겠다는 여론이 들끓어서다. 그러나 이달 8∼9일 사전 투표 때보다도 인천 투표율 순위가 더 하락한 점으로 미뤄 오히려 투표율을 떨어뜨린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인천 사전 투표율은 17.58%로, 대구·부산·경기에 이어 네 번째에서 결국 꼴찌로 주저앉았다. 특히 정 의원의 비하 발언 때 직접 언급된 인천 중구와 남구 투표율이 인천 다른 지역보다 더 낮았다. 남구 투표율은 51.9%로 인천 10개 군·구 중 꼴찌를 달렸고, 중구 투표율은 54.4%로 인천에서 7위를 기록했다. 정 전 대변인은 앞서 7일 모 방송에서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양천구 목동 같은 데 잘 살다가 이혼 한번 하거나 하면 부천 정도로 간다.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나 이런 쪽으로 간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정치 혐오를 불러일으켜 투표율을 떨어뜨린 것 같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 투표율은 2008년 18대 총선 땐 15위(42.5%), 2010년 5회 지방선거에서 13위(50.9%), 2012년 18대 대선 땐 14위(74.0%)를 기록했다. 2014년 6회 지방선거 땐 15위(53.7%), 2016년 20대 총선은 14위(55.6%), 2017년 19대 대선 땐 13위(75.6%)에 그쳤다. 전체 유권자 중 인천에서 태어난 토박이 비율이 낮고 다른 지역에서 유입된 인구 비중이 높은 인구통계학적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는 풀이도 있다. 거주 지역에 대한 연대감과 귀속감이 떨어지고 지역 정체성도 옅은 탓에 내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에 적극 참여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탄핵에도 반성 없이 딴지만 걸다가… 구태 야당, 호되게 맞았다

    탄핵에도 반성 없이 딴지만 걸다가… 구태 야당, 호되게 맞았다

    文 높은 지지율에 평화 무드 더해 민주당, 12년 전 패배 딛고 압승‘샤이 보수’(숨은 보수층)는 없었다. 그것은 신기루였다. 대신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시킨 ‘촛불민심’이 자유한국당의 텃밭이었던 부산·경남(PK)으로 타들어 갔고 대구·경북(TK)에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이 13일 제7회 지방선거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압승을 거둔 표면적 이유로는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한반도 평화무드, 즉 ‘기울어진 운동장’이 거론된다. 그러나 그 근저에는 낡은 정치 지형을 바꿔야 한다는 국민적 열망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탄핵 이후에도 반성하지 않고 냉전주의적 사고방식과 망국적 지역주의로 연명하려는 야당에 대한 심판이 발현된 것으로 평가된다.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대형 이벤트와 겹쳐 있어 관심이 적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투표율이 지방선거 사상 두 번째로 높은 60%를 넘긴 것이 유권자의 준엄한 심판 심리를 대변한다. 유력 정당이 지방선거에서 이처럼 압도적인 승리를 보여 준 적은 없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16곳의 광역단체장 중 당시 야당이자 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12곳을 휩쓸며 압승한 게 그나마 가장 유사한 사례다. 민주당은 비록 TK에서 졌지만 과거와 달리 표 차이를 좁힌 데다 사상 처음으로 PK에서도 압승하면서 명실상부한 전국 정당으로 거듭나게 됐다. 반면 112석의 제1야당인 한국당은 사실상 TK 지역 정당으로 쪼그라들었다. 박근혜·이명박 정부에 대한 적폐청산과 급진전된 한반도 평화 분위기의 영향으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선거 전까지도 70%대 중후반을 꾸준히 유지했다. 문 대통령의 높은 인기에 민주당의 지지율도 50%대를 계속 달렸다. 반면 한국당의 지지율은 좀처럼 10%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드루킹 사건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하는 등 보수층 결집을 시도했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한반도에 평화가 오기 시작하면서 경기 북부, 인천 백령도 등 북한에 민감한 보수적인 지역의 민심도 민주당을 향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북·미 정상회담에 관심이 쏠리면서 인물론이나 정책 등의 이슈 자체가 차단돼 버렸고 민주당은 더욱 승세를 굳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탄핵 이후에도 지리멸렬한 야당의 모습이 민심을 민주당에 쏠리게 했다는 분석이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특유의 거친 발언으로 보수층 결집을 유도했지만 지지층마저 품격 없는 언행의 야당 대표에게 거부감을 보였다. 특히 부산, 대구, 경남 등 한국당의 텃밭 같은 지역에서는 홍 대표의 지원 유세를 꺼리는 사상 초유의 일도 벌어졌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한국당이 탄핵 이후 반성하거나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잘못된 기존 행보를 계속 보이는 게 문제”라며 “한국당이 한반도 평화 이슈에 지나치게 냉소적이고 수구적인 사고방식에 갇혀 있는 모습이 시대에 뒤떨어져 보였고 이는 유권자의 민심과 너무 괴리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보수 유권자들이 한국당이 아닌 바른미래당을 선택하려 해도 바른미래당이 보수의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했고 차별화되는 노선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대안으로 생각할 유인이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민주당의 기반인 진보·평화세력 우위 구도가 2년 후 21대 총선과 그 이후 대선까지 연결될까. 임기 말로 갈수록 정권의 인기가 떨어지던 과거의 추세가 되풀이된다면 이번 압승이 민주당에 마냥 달가운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압승이 유권자의 견제 심리를 자극하면서 향후 선거에서 되레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이 같은 관측마저 구시대적 패러다임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유권자들은 고리타분한 정치 지형을 혁명적으로 바꾸기를 원하며 이번 선거가 그 혁명의 시발점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야당에 내려진 유권자들의 무시무시한 심판이 일회성 승패로 보기엔 예사롭지 않다는 얘기다. 만일 야당이 대안을 보여 주지 못하고 냉전적, 지역주의적 패러다임을 떨치지 못한다면, 즉 합리적 보수로 재탄생하지 못한다면 이 기울어진 운동장은 예상보다 오래 기울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오늘 지방선거, 나와 가족의 삶 바꾸는 투표를

    오늘은 제7회 지방선거 날이다. 이번 선거는 어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의 흥분과 내일 개막하는 러시아월드컵 등에 대한 기대 등이 뒤섞인 탓에 역대 최악의 무관심 속에 진행됐다. 정치 전문가들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70%대의 높은 지지율과 50% 안팎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 등 정부 여당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열리는 이번 선거가 정치 지형이 바뀌는 ‘정초(定礎)선거’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역사에 기록될 수도 있는 선거에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하겠다. ‘민주주의 축제’인 선거를 ‘정치 혐오의 장’으로 만든 것은 정치권이었다. 특히 경기지사 선거를 둘러싼 진흙탕 싸움은 목불인견 수준이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영화배우 김부선씨의 스캔들을 야당 후보들이 제기해 막판까지 공방이 계속됐다. 도덕성 검증은 선거 과정에서 충실히 이뤄져야 하지만, 정책 대결이 사라졌다는 것이 문제다.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네거티브 싸움에만 열중하는 후보들에게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은 기권 등을 고려하기도 한다. 여기에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이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이혼을 하면 부천에 가고, 부천에서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에 간다”는 이른바 ‘이부망천’이라는 지역 폄하 발언을 해 인천시장 선거를 뒤흔들고 있다. 그럼에도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바로 세우는 건 유권자들의 몫이다. 지방선거는 지역 행정과 교육을 맡을 일꾼들을 뽑는다는 면에서 대선이나 총선보다 우리의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성가시더라도 선거 공보물을 유심히 읽고 투표할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정당 가입이 금지된 교육감 후보의 정체성과 정책을 알려면 역시 선거 공보물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20%를 웃돈 사전투표로 올 지방선거는 2014년 투표율 56.8%를 가뿐히 넘어 60% 중반대에 이를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도덕군자가 없다고 투표를 포기하기보다는 차선 또는 차차선을 선택하려고 노력해야 우리 동네, 내 가족, 그리고 무엇보다 내 삶을 바꿀 수 있다.
  • [유세미의 인생수업] 달달한 스트레스

    [유세미의 인생수업] 달달한 스트레스

    ‘늦은 밤 지칠 대로 지쳐서 집에 들어가면 긴장도 풀리고 피곤하니 당연히 머리도 안 돌아가는 거 아니겠어. 어쩜 그거 하나 실수했다고 사흘을 밥을 안 주냐. 눈도 맞추지 않고, 뚱해서 말도 안 하면 어쩌자는 거야. 대체….’ 무두씨는 오늘도 쓰린 속에 찬물만 들이켜고 출근길에 나섰다. 아내는 묵언수행 중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삼겹살에 소주 회식으로 거나해져 집에 들어섰는데 그녀가 오밤중에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있다. 냉장고를 털었는지 냉면 대접에다 온갖 반찬에 고추장을 썩썩 비벼 먹는 모습이 왠지 서글퍼서 기껏 한다는 말이 “푸드 파이터냐, 천천히 좀 먹어”. 뭐 딱히 나쁜 의도가 있었던 것도, 타박을 하려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생각 없이 한마디하자마자 아내는 ‘말 다했냐’로 시작해 ‘자존심도 없는 줄 아냐’ 울고 불고 난리를 친 끝에 입을 닫아 버렸다. 정 해야 될 말은 문자로 했다. 그것도 꼭 끝에 비비 꼬듯 ‘당신의 푸드 파이터’라고 붙여서. 아내와의 신경전이라 그런가 회사에서도 종일 피곤하다. 상반기 결산 보고 준비가 암담하다. 워낙 매출이 저조한 데다 하반기 역시 슬럼프를 벗어날 동력이 마땅치 않다. 다들 윗사람 눈치 보기 바쁘고 실적에 대한 변명에 급급하다. 집이고 회사고 난타전이다. 급기야 회의 시간에 무두씨가 폭발했다. 평소 뺀질이라는 별명의 김 팀장이 교묘하게 무두씨 팀에 지난번 사고 책임을 떠넘긴 탓이다. 고성이 오가고, 넥타이를 풀어 가며 거품을 물던 팀장들은 씩씩거리며 다시 안 볼 사람들처럼 막말을 해 댔다. 회의를 끝내고도 온갖 동물을 등장시키며 비난을 그치지 않는다. 이럴 때면 회사용 이름이 따로 있어야 할 지경이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이름은 정체성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묘미가 있다. ‘서 있는 곰’, ‘쳐다보는 말’ 정도는 평범한 편이다. 덩치 크고 사나운 암소를 힘으로 주저앉혔다고 그 인디언 청년의 이름은 ‘앉은 소’. 붉은 담요를 어깨에 메고 평원을 달려가는 젊은이의 이름이라는 ‘붉은 구름’은 사뭇 시적이다. ‘마을의 현자’처럼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게도 해 주고, ‘상처 입은 가슴’ 같은 이름은 왠지 큰 고난이 있었을 듯하다. 이렇듯 의미심장한 이름은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무두씨처럼 평생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원래 이름보다 인디언식 이름을 붙여 주고 싶은 사람들이 회사에는 참 많다. ‘저만 잘난 넘’부터 시작해 ‘아무리 해도 못 알아듣는 자’, ‘인간 되기는 틀린 그대’로 쭉 가다 ‘제가 안 그랬어요’까지 한도 끝도 없다. 그렇게 쉽지 않은 직장 생활을 하며 이제 올해도 절반이 지나간다. 아직 뾰족이 해 놓은 것도 없고 하반기 보낼 일이 암담하다. 일이고 사람이고 스트레스는 사방에 차고 넘친다. 그러나 어김없이 푹푹 찌는 날과 서늘한 가을이 시간을 딱 맞추고, 힘든 일과 좋은 일도 번갈아 가며 올 것이다. 그래서 무두씨는 웅크린 가슴을 한 번 쭉 펴 본다. 웬만큼 거슬리는 일은 대충 용서하며 괜찮다고 다독이리라 마음먹는다. 그들이 있어 회사가 있고 내가 있는 셈이다. 그렇게 위로하면 복닥대는 그들 모두가 내겐 어차피 피할 수 없는 달달한 스트레스라 여겨진다. 와이프도 마찬가지. 푸드 파이터보다는 달달한 스트레스라고 바꿔 주면 좀 나으려나. 오늘은 진짜 미안하다고 말하고 아내의 묵언수행을 끝내야겠다. 달달한 스트레스. 왠지 입에 착 감기며 아내가 떠오르는 좋은 이름인데, 일단 말이라도 한번 해 봐?
  • [6·12 북미 정상회담]70년 적대관계 녹인 12초…세기의 악수, 기싸움 없었다

    [6·12 북미 정상회담]70년 적대관계 녹인 12초…세기의 악수, 기싸움 없었다

    12초간 맞잡은 악수가 70년간 지속된 북·미 적대관계사의 전환점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의 첫 만남에서 ‘세기의 악수’를 선보였다. 취재진 앞에서 두 정상은 틈틈이 악수를 나누며, 과거 ‘풀라우 블라캉 마티’(죽음의 섬)로 불렸던 센토사섬을 무대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두 정상의 역사적 만남을 차질 없이 뒷받침한 경호와 의전도 인상적이었다.악수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카펠라호텔에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각자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인민복과 빨간색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으로 만났다. 김 위원장은 레드카펫이 펼쳐진 회담장 입구의 왼쪽에서 걸어 나왔고, 트럼프 대통령은 오른쪽에서 걸어 나와 정중앙에서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오는 14일 72세 생일을 맞는 트럼프 대통령이 왼손으로 34세인 김 위원장의 팔을 다독이며 친근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백악관 공동취재단의 자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때 “Nice to meet you, Mr. President”(만나서 반갑습니다. 대통령님)라고 영어로 인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통역사의 발언을 착각한 오류라는 공지가 나오면서 진위 여부가 확실히 가려지지 않았다. 모두 발언이 끝나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다시 손을 내밀며 세 번째 악수를 청했고, 취재진을 향해 엄지를 치켜들었다. 패션 두 정상의 이미지를 단적으로 드러낸 건 검은색 인민복과 빨간 넥타이였다.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 패션은 지난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나 4월 남북 정상회담 때와 다르지 않았다. 인민복은 사회주회 국가의 생활복이다. 중국 덩샤오핑 등 사회주의 지도자들이 상징적으로 입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인민복을 입었다. 때때로 정장을 입기도 했던 김 위원장이 인민복을 입고 나온 건 스스로 북한 인민의 지도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북한 체제의 정체성을 고수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색 정장에 빨간 넥타이로 시선을 잡아챘다. 빨간 넥타이는 그의 상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을 비롯해 지난해 7월 독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같은 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지난해 4월 대통령 개인별장인 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등 자신의 강력한 리더십을 드러내는 자리마다 붉은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반면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와 지난 10일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때는 차가운 빛이 도는 푸른색 넥타이를 맸다. 경호 세계에서 가장 주목도가 높은 두 정상인 만큼 경호는 엄중했다. 과거 식민지 시절 영국군 주둔지였던 센토사섬의 카펠라호텔은 주변 지대보다 높고 수림이 우거져 외부에서 관측이 불가능하다. 지리적 이점은 두 정상이 회담에만 집중할 수 있는 천연의 환경이 됐다. 경호는 인해전술 못지않았다. 싱가포르 정부가 배치한 보안요원은 5000여명에 달했고, 주요 지점마다 굵은 밧줄로 프레스라인을 설치하며 통제했다. 본토와 센토사섬을 잇는 다리부터 호텔 주변까지 1.5㎞에 이르는 인도 구간에 사람 키 높이의 가림판을 설치해 정상들의 통행을 시야에서 차단했다. 회담장 상공엔 군용헬기가 수시로 선회하며 감시 활동을 벌였고, 앞바다에는 미국 군함이 비상대기했다. 카펠라호텔 진입로는 방탄복과 소총으로 완전 무장한 경찰관과 카키색 군복 차림의 군인들이 경계했다. 북한의 ‘방탄경호단’도 시선을 끌었다. 김 위원장이 카펠라호텔에 도착하자 요원 10여명이 차량을 에워싸며 말 그대로 방탄 경호에 나섰다. 이들은 북한 인민군 974부대 소속으로 알려진 북한 최정예 요원이다. 의전 의전도 정서적인 측면까지 고려해 호감을 샀다. 두 정상에 대한 의전 키워드는 동등함이었다. 회담장에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먼저 도착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배려가 눈에 띄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취재진 앞에 모습을 나타내면서 김 위원장에게 ‘상석’을 권했다. 의전을 따질 때 보통 오른쪽을 상석으로 여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편에 섰다. 회담장에 들어설 때나 취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할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팔을 가볍게 터치하며 손님을 안내하는 듯힌 행동을 취했다. 아울러 처음 악수할 때도 서로를 향해 다가가 악수한 건 양국 정상이 전 세계 미디어 앞에서 대등하도록 보이고자 했던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연장자인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예의를 지키는 매너를 취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자치광장] 중동의 ‘VVIP’와 서울한방진흥센터/강병호 동대문구청장 권한대행

    [자치광장] 중동의 ‘VVIP’와 서울한방진흥센터/강병호 동대문구청장 권한대행

    전국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박물관을 건립해 혈세 낭비라는 지탄의 소리가 있다. ‘내 고장에도 하나쯤은’이란 생각으로 박물관을 유치하지만 주민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콘텐츠로 외면받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박물관이란 상업적인 논리보다 삶의 질을 위한 문화시설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지난해 10월 동대문구가 관심과 우려 속에 건립한 서울한방진흥센터는 한의약박물관을 주축으로 한 한의약복합문화 체험 시설이다. 건립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센터는 우선 외관부터 눈길을 끈다. 한옥형으로 설계돼 전통적인 한방 이미지를 극대화했고 감각적인 조형미까지 잘 살려 많은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국내 최대 한약 유통 중심지인 서울약령시에 자리잡은 점도 박물관의 가치를 높인다. 한의약 관련 인프라가 구축된 약령시의 기반을 활용해 센터를 중심으로 한방 사업을 활성화하고 동대문구 지역경제를 살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다른 박물관의 잘못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 많은 이들의 참여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호응이 높다. 실제로 센터 건립 이전부터 약령시의 지역 정체성을 반영하기 위해 주민, 상인, 서울시, 약령시협회, 한의사회 등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설치했다. 위원회는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센터의 추진 방향, 기능, 홍보, 콘텐츠 등을 논의하고 이를 센터 운영에 녹여 내고 있다. 지난 4월 중동의 ‘VVIP’가 비밀리에 센터를 방문한 적이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최고위 인사인 그가 외교부 대사관을 통해 센터 탐방 의사를 전해와 성사됐다. 인지도가 높은 인사인 만큼 센터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에 ‘VVIP’ 안내는 필자가 직접 맡기도 했다. 비밀 방문이었으나 상인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VVIP의 방문 소식은 금세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서전인 ‘거래의 기술’에는 트럼프타워를 분양할 때의 일화가 나온다. 그가 뉴욕에 지은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인 트럼프타워는 당시 영국의 찰스 황태자가 구매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지만 찰스 황태자의 입주 소문이 퍼지면서 거래가는 최초 분양가보다 12배나 뛰었다고 한다. 서울한방진흥센터도 아랍에미리트 VVIP 방문 일화 입소문을 업고 동양 최고의 한방테마시설로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국외 유력인사도 끌어들일 만큼의 독보적인 가치와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만큼 머지않아 한류의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 가리라 믿는다.
  • 北 체제 선전·내부 결속 노려… 金, 트럼프 회담땐 양복 가능성

    北 체제 선전·내부 결속 노려… 金, 트럼프 회담땐 양복 가능성

    사회주의 지도자 이미지 강조 정상국가 표출 위해 양복 선택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구 세계 데뷔전인 6·12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10일 싱가포르에 도착하면서 양복이 아닌 인민복을 입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이 정상국가 지도자의 이미지를 심어 주기에 앞서 체제 선전과 내부 결속에 우선 방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무장관이 페이스북에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은 얇은 세로줄 무늬(핀 스트라이프)가 있는 검은색 인민복을 입었다. 이 인민복은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남북 정상회담에서 입은 옷과 동일한 스타일이다. 인민복은 중국에서 청 왕조를 무너트리고 중화민국을 세운 쑨원이 봉건적 의복제도를 폐지하고자 고안한 옷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사회주의 국가라는 북한의 정체성과 사회주의 체제의 지도자로서의 자신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인민복을 착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석영 UCLA 교수는 미국 패션매체에 “김 위원장은 인민복을 입음으로써 북한이 서구와 협력하고 서구의 재정 지원 및 제재 해제는 수용하면서도 정체성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할 때는 양복으로 갈아입을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은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인민복을 고집했던 것과 달리 북한 공식행사에 양복을 입고 나타나 눈길을 끈 바 있다. 지난 1월 신년사를 발표할 때는 은회색 양복에 회색 넥타이를 매치해 다소 파격적인 패션 센스를 보이기도 했다. 당시 외신들은 “김 위원장이 평화를 강조하고 북한을 현대적이고 세계와 연결된 국가처럼 보이게 하려고 양복을 입었다”고 평가했는데, 김 위원장이 전 세계로 생중계되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다시 한번 북한이 정상국가임을 강조하고자 인민복 대신 양복을 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노주석의 서울살이] 표석이 불친절하다

    [노주석의 서울살이] 표석이 불친절하다

    서울은 오래된 도시다. ‘정도 600년’이라는 옛 구호에서 벗어나지 못한 분도 더러 계시지만 ‘서울 2000년’설이 정립된 지 벌써 10년이 흘렀다. 로마처럼 2000년 된 판테온 신전의 실물을 보여 줄 수 없는 게 서울의 한계다. 그렇다고 서울의 기원을 무작정 늘린 건 아니다. 삼국사기의 ‘한성백제 기원전 18년 건국’ 기록을 우리 손으로 부인할 까닭은 없지 않은가. 서울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그리고 대한제국의 멸망과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한강의 기적이라는 파란만장한 대사건을 거치면서 성장했다. 조선 초기에 비해 인구는 100배가 늘고, 면적은 30배가 넓어졌다. 경기도를 야금야금 서울로 편입시킨 덕분이다. 예를 들어 서울 도봉구는 일제강점기에는 경기도 양주군과 고양군이었는데 1949년에 서울로 편입됐다. 서울은 지구상에서 가장 압축적으로 성장한 글로벌 도시다. 문화재 약탈·파괴와 역사왜곡, 전쟁과 산업화 과정에서 역사의 향기는 자취를 감췄다. 원주민이 사라지고, 정체성을 상실한 서울은 ‘이방인의 도시’, ‘만인의 타향’이 됐다. 서울은 표석(標石)의 도시다. 사라진 것에 대한 ‘애도의 염’으로 가득 찼다. 불행하게도 300여개의 표석이 남았을 뿐이다. 종로·중구 도심에만 표석의 70% 이상이 몰려 있다. 오래된 도시가 남긴 역사문화의 파편이다. 표석은 특정 시공간을 거쳐 간 인물이나, 발생한 사건의 전말을 묵묵히 말해 준다. 어떤 사람과 사건을 통해 명멸하고 진화했는지 온몸으로 증언한다. 도시의 사연을 전해 주는 표석은 거리 인문학의 보물 창고다. 거리의 인문학 열풍이 뜨겁다. 인문학을 즐기려고 너나없이 거리로 나선다. 서울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서울의 역사성을 느끼려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은 장소의 역사에 한 번 놀라고, 장소의 끈질긴 관성에 두 번 놀란다. 필자가 표석의 숫자를 300여개라고 애매하게 표기한 것은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기 어려워서다. 표석의 명멸과 부침 그리고 진화가 여전히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표석의 도시, 서울의 표석 현황을 알려 주는 곳은 없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10년에 개발한 문화콘텐츠닷컴 자료에 의존해야 한다. 이 사이트에 따르면 표석은 1985년부터 모두 363개가 설치됐다고 한다. 또 다른 서울시 자료를 보면 335개가 세워졌다고 적혀 있다. 317개에서 363개까지 고무줄처럼 오르내린다. 건립, 철거, 수정되기를 거듭한 탓이다. 다른 한편으론 31조원의 예산을 쓰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그 많은 기관, 그 많은 사이트 중에 표석의 현황을 일목요연하게 보여 주는 곳이 없는 탓이다. 역사도시 타령은 공염불이다. 도시 스토리텔링은 구두선이다. 표석 디자인도 어지럽다. 표석의 종류만 7~8가지쯤 된다. 판석기본형에 판석기둥형, 주사위형, 벽돌기둥형, 책형, 책상형, 벽돌벽부형까지 너무나 다양한다. 진짜 표석인지 분간도 어렵다. 건립 주체를 알 수 없고, 소재도 벽돌과 함석, 유리, 자연석 등 중구난방이다. 다양화도 좋지만, 이 정도면 표석이 아니라 차라리 표지판이나 안내판이라고 해야 할 판이다. 표석의 위치가 이리저리 바뀌는 것도 마땅치 않다. 도로가 새로 놓이거나 화단이나 전봇대가 바뀌면 슬그머니 딴 곳에 가 있다. 늘 보도 모퉁이에 없는 듯 숨어 있다. 표석의 권위는 사라지고, 장기판의 졸 신세다. 표석의 문구는 불친절의 극치를 이룬다. 무얼 알려 주려는지 요령부득이다. 친절한 표석이 서울의 표정을 풍부하게 하고, 정체성을 세우는 기본이 된다. 300개가 넘는 표석을 관광자원화해야 비로소 자랑할 만한 역사도시가 될 것이다.
  • 등대에 새겨진 인류 해양문명사의 DNA

    등대에 새겨진 인류 해양문명사의 DNA

    등대의 세계사/주강현 지음/서해문집/376쪽/2만원스페인 북동부 해안도시 라코루냐. 반도처럼 튀어나온 곶 위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등대 ‘헤라클레스 타워’가 우뚝 서 있다. 1세기 후반 로마시대에 세워져 1900년 넘게 대서양을 굽어보고 있는 등대는 현재까지 현역으로 활동한다는 점에서 더욱 경이롭다. 인류 해양문명사의 DNA 같은 것이 오늘날의 등대에도 각인돼 있음을 증명하는 원초적 상징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 등대는 건설 당시 당대의 걸작이었던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파로스 등대를 모델로 했다. 파로스 등대는 12세기 무렵 지진으로 이미 지상에서 사라졌지만 폐허를 찾은 이븐 바투타 등 많은 이들의 기록 덕분에 현존하는 모든 등대의 원형으로 남았다. ‘인류 최초의 등대’ 파로스 등대의 출현은 새로운 문명사적 개안을 의미하기도 했다. 저자는 세계사의 중요한 길목에 놓인 등대들을 통해 인류 문명사의 흐름을 조망한다. 중세 지중해 패권을 다투던 이탈리아 제노바에는 일찍이 란테르나 등대가 세워졌다. 이곳의 등대지기 중 한 명의 조카가 훗날 신대륙을 찾은 콜럼버스라는 점이 흥미롭다. 대항해의 출발점 스페인 세비야의 오로 등탑과 포르투갈 엔히크 왕자의 야심이 담긴 상비센테 등대는 대항해시대의 양대 빛이었다. 근대 등대의 탄생을 알린 영국 에디스톤 등대, 디아스포라의 불빛인 미국 몬타우크 등대는 등대 발전에 기념비적 역할을 했다. 빛이 도달하는 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린 프레넬렌즈는 프랑스 코르두앙 등대에 처음 장착되며 등대사를 새로 썼다. 등대의 목적은 불빛으로 항해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기본적인 형태는 수직의 높은 구조물과 꼭대기의 빛이다. 등대의 이런 목적과 형태는 2000년간 변한 것이 없다. 거친 파도와 바람, 전쟁으로 수많은 등대가 사라졌으나 바다를 향한 인간의 의지는 단절 없는 등대 건설로 표현돼 왔다고 저자는 말한다. 아울러 등대에는 문학적 낭만성 이상의 감동이 새겨져 있다고 전한다. 서구 중심의 오리엔탈리즘 시각을 극복하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저자는 책 마지막 장을 할애해 중국 산정의 불탑, 일본 항·포구의 석등, 제주도의 도대불 등 동아시아의 전통 등대를 언급하면서 각 해양문화의 정체성을 되짚는다. 아울러 개화기 이후 근대적 등대의 확산을 따라가며 제국주의 침탈의 비극을 되돌아본다. 해방 이후 남북한 곳곳에 세워진 등대도 세심히 살피고 한반도의 등대가 지닌 의미를 탐색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서울 토박이도 몰랐던 ‘진짜 서울’

    서울 토박이도 몰랐던 ‘진짜 서울’

    서울선언/김시덕 지음/열린책들/416쪽/1만 8000원내가 서울 사대문 안, 이른바 ‘진짜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사실을 좋아한 것은 그곳이 잘 변하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다. 서울이 고향인 사람들은 고향이 없는 사람 취급을 받기 십상인데, 그건 아마 저 변화무쌍한 땅에서 무슨 추억과 정체성을 찾느냐는 것일 것이다. 그 와중에 경복궁을 둘러싼 지역은 비교적 옛 풍경을 잘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 내게는 큰 위안이 됐다. 그러나 알겠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곳이 변하지 않는 곳이 된 것은 조선시대 후기의 흔적을 보호하기 위한 편애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서울은 그보다 까마득히 크다. 그리고 이 책은 시간적, 공간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지금도 살아 있는 서울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진짜 서울과 그 밖을 나누려는 생각이 다섯 가지 선입견에 기반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조선후기 중심주의, 사대문 안 중심주의, 왕족과 양반 중심주의, 주자학 중심주의, 남성 중심주의라고. 책 제목에 걸맞게 그는 ‘선언’한다. “이제까지 서울을 말해 온 사람들이 조선 시대 궁궐과 왕릉, 양반의 저택과 정자들을 주로 거론해 온 것은 대단히 편협한 귀족주의적 세계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모든 옛 책이 동일하게 귀중한 것과 마찬가지로, 서울 속의 모든 공간과 사람도 동일하게 가치 있는 존재들입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 주로 살펴보고 있는 지역은 1936년과 1963년 이후 ‘서울’이라고 불리게 된 지역이다. 그중에서도 그가 살았던 지역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보통 서울을 주제로 한 책이 보여준 지역과는 크게 다르다. 오랫동안 당연하게 여겨져 왔던 것의 근본부터 뒤집고 의문을 제기하는 그의 글은 한편으로는 불편하고 또 한편으로는 통쾌하다. 문헌학자인 그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서울’을 넘어서는 대서울의 곳곳을 ‘무수히 많은 책이 꽂힌 도서관’에 비유한다.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을 부수고 잊혀졌거나 왜곡된 것을 밝히는 그의 “서울 순례” 덕에 서울이라는 도시는 좀더 입체적이고 생생하게 살아난다. 근사한 문화재의 위용을 자랑하는 사진이 아니라 평범한 동네를 찍은 수많은 도판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이 책 또한 “아직 제각각의 정체성이 강하고 서로 간의 관계성이 긴밀하지 않은 서울”을 바라보는 개인의 시선임을 강조하며, 현재의 서울을 사는 우리 개개인이 자신의 눈으로 서울을 바라볼 것을 권한다. 편견을 깬 너머에 “진짜 서울”이 있다.  박사 북칼럼니스트
  • [자치광장] 서울의 경관, 누구의 것인가/권기욱 서울시 도시계획국장

    [자치광장] 서울의 경관, 누구의 것인가/권기욱 서울시 도시계획국장

    최근 서울시는 아파트 높이 정책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서울시는 시민 조망권을 보장하고, 스카이라인이 가진 공공성을 감안할 때 층수 관리는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토지이용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다양한 건물 디자인을 선보이는 데 층수 규제가 걸림돌이 된다는 반론도 있다. 35층이라는 층수 규제는 과도하고 획일적이며, 개발 규모 확보를 위한 건폐율 증가로 오히려 단지 내 공간이 좁아져 경관이 악화된다는 것이다. 예전과 달리 풍경 혹은 경관을 둘러싸고 사익과 공익이 맞서는 구조다. 그런데 양자 모두 경관을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아마도 그 차이는 사유화된 경관과 시민 모두가 공유하는 경관에 대한 관점의 차이일 것이다.자연과 역사·경관 주변에 들어서는 건물 높이가 적절하지 않으면 자연과 역사 경관이 훼손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서울뿐 아니라 많은 해외 도시에서도 공공은 다양한 수단으로 건축 및 높이 규제에 개입한다. 경관을 누구의 것도 아닌 모두의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서울시는 보존할 곳은 보존하고 높일 곳은 높이는 차등적 높이 관리기준을 마련했다. 이는 주택 높이를 무조건 35층 이하로 규제하는 것이 아니며, 도시 공간구조 및 위계, 기능에 따라 50층 이상 초고층 개발도 허용함으로써 최고 층수를 차등화해 도시 차원의 경관 다양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다. 높이관리기준은 공공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회적 공론화와 합의를 거쳐 2030서울플랜(도시기본계획)에서 최종 확립됐다. 이 높이 기준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획일적인 규제라고 비판하면서 왜 꼭 35층이어야 하냐고 반문한다. 그러나 35층은 100m가 넘는 높이로, 법적인 개발밀도 내에서 얼마든지 다양한 층수 구성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높이 관리 기준이 마련된 2013년부터 약 5년간 주거지 정비사업에서 35층 기준에 따라 일관성 있게 사업을 진행했다. 이는 기존 주거지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해 35층 기준을 적용한 것이며, 고층개발이 허용되는 지역·지구 중심에서는 50층 이하, 도심과 광역 중심의 경우에는 50층 이상도 가능하도록 다양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 일반 주거지에서 35층 이상 초고층을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는 조망권을 통한 사업성 향상과 미래 자산 가치 증가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사업성 위주의 고층 개발로 주변과 부조화를 이루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주변과 어우러지는 건물을 짓고 도시를 만들어가는 것이 도시계획이며, 이를 통해 함께 사는 도시 경관과 서울만의 정체성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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