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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옆 그녀가 잘돼야 그 옆 나도 성공하죠 인생 동료 ‘여성 연대’

    내 옆 그녀가 잘돼야 그 옆 나도 성공하죠 인생 동료 ‘여성 연대’

    흑인 레즈비언 페미니스트 오드리 로드는 말했습니다. “내 침묵은 나를 지켜 준 적이 없다. 당신의 침묵도 당신을 지켜 주지 않을 것이다”라고요. 많이 인용되는 이 경구를 꼭 빌려 쓰고 싶었던 것은 이 세계가 여성들의 목소리로 조금 더 시끄러워지기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은 제법 시끌벅적해졌습니다. 오래된 침묵을 깨고 여러 사람 앞에 선 용기 있는 여성들 덕분입니다. 침묵을 언어와 행동으로 바꾸며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새로운 장을 여는 이들은 우리 주변 곳곳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여러분께 그들의 목소리를 전하려고 합니다. 여전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침묵보단 더 많은 여성 서사이니까요.유리천장과 유리벽이 공고한 조직 내에서 여성들은 답을 내기 어려운 질문과 자주 마주한다. ‘이 조직에서 내가 원하는 목표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조직 내에서 전문성을 쌓아 안정된 경력을 이어 갈 수 있을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나의 지속가능한 삶을 보장할 수 있나’…. 삶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황야에 홀로 서 있는 느낌이 들 때 나와 비슷한 고민을 했던 사람들의 조언 한마디는 그래서 천금같다. ‘일하는 밀레니얼 여성들을 위한 유료 멤버십 커뮤니티’ 빌라선샤인이 빛을 보게 된 계기도 이와 맞닿아 있다. 여자들과 ‘큰일’을 하기 위해 빌라선샤인을 시작한 홍진아(36) 대표는 급변하는 시대에 맞서 분투하고 있는 여성들이 모이면 “서로를 응원하는 동료이자 인생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는 선배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빌라선샤인은 ‘뉴먼’(New와 Women의 합성어)이라고 불리는 여성 회원들에게 다양한 온·오프라인 콘텐츠를 통해 일터 밖 동료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격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모닝 뉴먼스 클럽’에서는 조직에서 동료와 협업하는 법, 다른 세대의 동료와 어울려 일하는 법 등 조직에서 겪는 문제를 주제별로 나눠 함께 고민한다. 회원들이 직접 모임을 만들고 관심 있는 동료들과 함께 진행하는 ‘뉴먼소셜클럽’도 있다. 한 달 동안 매일 아침 30분씩 일기를 쓰고 온라인에서 인증하는 프로젝트부터 매주 토요일 일주일 동안 자신에게 영감을 준 일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모임까지 다양하다. 한 달에 한 번 진행되는 ‘선샤인 오피스아워’에서는 노무와 법률, 주거 분야 여성 전문가들을 만나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도 있다. 지난 5월부터 3개월간 이어진 시즌1을 마무리한 빌라선샤인은 9월부터 시즌2를 이어 가고 있다. 홍 대표가 ‘여성 연대’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 계기는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대학원 졸업 후 2011년부터 8년간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연구소, 사회혁신기업가를 발굴·지원하는 글로벌 비영리조직 아쇼카 한국 등에서 기획 및 홍보,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담당했다. 홍 대표는 일하면서 줄곧 롤모델이 될 만한 여자 선배에 대한 갈증을 느껴 왔다고 한다. 의사를 결정하는 자리에 남자들만 앉아 있는 것도 이상했다고. ‘지속가능한 일’에 대한 해답을 직접 찾고 싶었던 홍 대표는 지난해 일을 그만두고 창업 준비를 했다. 소셜벤처 투자사의 투자를 받아 지난 3월 빌라선샤인의 문을 연 홍 대표는 여성들을 모으는 일부터 시작했다.-일터 밖 여성들을 ‘연결’해야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됐나요. “조직에서 여성의 경력이 (일정 정도 이상) 쌓이지 않는 건 사회 구조적 문제 혹은 전통적인 남성 중심 사회에서 비롯한 문제일 수도 있는데 여성들은 ‘내가 부족해서’ , ‘내가 버텨내지 못해서’라고 생각해요. 조직 내에 문제가 있어도 남성들에 비해 대표성을 띠지 못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가 되지도 못하죠. 개인이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다가 조직에서 사라지기도 하고요. 그래서 여성들이 모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여성들이 서로를 확인할 수 있는 판을 만들면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주체가 되어 문제를 풀 수 있잖아요.” -빌라선샤인이 특히 ‘일하는 밀레니얼 여성’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선 제가 밀레니얼 여성이기도 하고요(웃음). 밀레니얼 여성들이 겪는 어려움이 많은데 사회에서 아직 주목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저희 세대는 이전 세대들이 겪지 않은 생애주기를 겪고 있어요. 예전에는 학교를 졸업하면 일을 하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아이가 어느 정도 크면 은퇴해서 그 이후의 삶을 설계했죠. 지금은 좀 다르죠. 1인 가구 수가 급증하고 있고,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거나 결혼이 아닌 다른 방식의 가족 형태를 선택하기도 하고요. 밀레니얼들이 경제 주체로서 세상을 살아나갈 때 겪게 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물꼬를 함께 생각해 보고 싶었어요.” 그렇다고 밀레니얼 여성만 빌라선샤인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150여명의 시즌2 회원 중 대부분은 20~30대이지만 40대도 6%나 된다. 밀레니얼 세대가 가지고 있는 문제나 그들이 지닌 가치관과 취향에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시즌2에 참여한 사람이 시즌1(80여명)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싶은 여성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홍 대표는 “일하면서 성장하고 싶어 하는 여성들, 입사 직후부터 경력 개발과 향후 진로를 고민하는 여성들, 유명인이 아닌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로부터 새로운 자극을 받길 원하는 여성들의 수요가 반영된 것 같다”고 했다. -일터 밖에서 인생의 동료를 만나게 된 회원들의 반응이 남다를 것 같아요. “자신처럼 고민을 지닌 여성들이 주변에 많다는 사실이 큰 위로가 된다고 해요. 사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라 해도 자신을 이해해 주지 못할 때가 있잖아요. 서로 가치관이 다를 수도 있고요. 빌라선샤인에서는 가치나 성향, 목표가 다를 수는 있지만 지향점을 향해 나가는 과정에 대해 공감하는 여성들이 존재하고, 내 고민을 털어놓는 행위가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회사에서의 나’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나’가 이해를 받으면서 주저하지 않고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이 생겨서 좋다는 말을 많이 하세요.” -최근 젊은 여성들을 겨냥한 멤버십 커뮤니티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는데 빌라선샤인의 차별점을 꼽자면요. “전문성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밀레니얼 전문가를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콘텐츠 기획, 글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사람들을 빌라선샤인 내외부에서 발굴하는 게 저희의 큰 관심사예요. 현재 20여명을 모았는데 곧 100명까지 늘어날 것 같아요. 주변에서 때때로 ‘20~30대 기고가나 무대에서 이야기를 들려줄 연사를 찾기 힘들다’고 하는데 빌라선샤인을 통해 더 많은 밀레니얼 여성이 자신만의 전문성을 발굴하면서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홍 대표가 여성들을 잇는 장을 마련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3월부터 1년 1개월 동안 민주주의 플랫폼 스타트업 ‘빠띠’와 조직문화를 연구하는 ‘진저티 프로젝트’에서 동시에 일하는 ‘N잡’ 실험을 했던 그는 2017년 10월 ‘외롭지 않은 기획자 학교’라는 프로젝트도 진행했었다. 기획자가 되길 꿈꾸는 20대 중반 여성들이 5~10년차 기획자 선배들을 만나 자신의 일과 삶을 기획하는 연습을 해 보는 ‘진로 탐색 학교’다. 머릿속으로 생각만 했던 기획안을 선배들과의 대화를 통해 구체화하는 방법을 배우고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기획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는 이 교육·네트워크 프로그램은 수강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맥락이 다를지 모르지만 ‘외롭지 않은 기획자 학교’ 역시 빌라선샤인처럼 여성들을 서로 연결한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아 보여요. “20~30대 여성이 자기 일의 전문성을 정리하거나 그걸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기회가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점이 승진이나 일을 지속하는 데 부정적인 요소가 되는 것 같았어요. 지금도 여전하지만 2017~2018년 크고 작은 규모의 콘퍼런스가 많이 열렸어요. 무대에 서는 연사는 대부분 남성이고 40대 중반이더라고요. 여성 연사가 있어도 소수였고 그들은 이미 성공한 경우였죠. 그 모습을 보면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실무자 여성들이 설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어요. 여성들이 일하면서 외로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과 종종 마주치는데 서로에게 동료가 돼 주면 덜 외롭겠다는 생각에서 프로젝트 이름도 그렇게 붙였죠.” -여전히 운동장이 기울어진 사업 환경에서 여성 사업가로서 느끼는 어려움도 많을 텐데요. “저희는 사회문제를 비즈니스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소셜벤처예요. 밀레니얼 여성들이 지속가능한 일을 상상할 수 있게 하는 판을 만드는 것이 저희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예요. 그러려면 돈이 필요한데 그 돈을 가진 사람은 대부분 남자죠. 자본시장이 대부분 그렇지만 큰 돈을 투자하는 건 남성이고, 그걸 심사하는 심사역도 대부분 남자인 상황에서 여성 창업가는 자신이 하려는 비즈니스의 필요성을 자세하게 설명해야 해요. 여성끼리 이야기하면 ‘맞아, 그런 문제가 있지’ 하고 공감할 만한 부분도 남성들 앞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해야 돼요. 개중에는 ‘여성들끼리 모이는 커뮤니티에 누가 가냐’, ‘남성과 여성이 같이 있어야만 여성들이 돈을 쓸 거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기울어진 판이 조금이나마 제자리를 찾으려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의사결정권자 자리에 여성들이 더 많이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는 문화적으로 그런 분위기가 조성이 된 게 아니어서 시스템적으로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봐요. 우리나라 100대 기업 여성 임원 비율이 3%라고 해요. 3%에서 어떻게 10%, 20%가 될 수 있을까요. 자연적으로 숫자가 늘어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무조건 기계적으로 맞추라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적으로 보장하라는 거예요. 현재로선 의사결정권자 자리에 올라가는 여성도 적고, 그 자리에 가기 위해 교육받은 여성들도 거의 없어요. 늘 답보 상태에 머무는 거죠.” -빌라선샤인의 향후 계획이 궁금해요. “앞으로 더 많은 여성들이 빌라선샤인 안에서 서로를 확인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서울에서만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데 대전, 부산 등 여러 지역에서도 빌라선샤인 서비스를 경험해 보고 싶다는 분들이 많아요. 우선 온라인상에서 전국의 뉴먼들을 모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려고 해요. 오프라인에서 하는 특강이나 모임들을 온라인화시켜 웨비나(webinar·인터넷상의 세미나) 형식처럼 조금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방법을 구축하려고 합니다.” 홍 대표는 일을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로 두 가지를 꼽았다. ‘나의 성공을 위해 누군가를 착취하지 않는 것’과 ‘내가 잘돼야 내 옆에 있는 여성들이 잘되고, 내 옆에 있는 여성들이 잘돼야 내가 잘된다’는 것이다. ‘연결’과 ‘연대’를 중요하게 여기는 밀레니얼답게 그는 많은 여성들이 빌라선샤인 안에서 자신만의 정보원이자 동업자를 찾기 바란다고 했다. 홍 대표의 단단한 목소리만큼 “여성들이 혼자 외롭게 있다가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게 빌라선샤인의 미션”이라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교수들, ‘조국 사퇴’ 시국 선언 “사회 윤리·정의 무너뜨려”

    교수들, ‘조국 사퇴’ 시국 선언 “사회 윤리·정의 무너뜨려”

    대학의 전·현직 교수들이 19일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 모임’(이하 정교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장관이 아니라 사회 정의를 세우고 국민적 동의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을 장관으로 임명하라”라고 밝혔다. 정교모는 지난 13일부터 온라인을 통해 시국선언서를 공개하고 전·현직 교수들의 서명을 받았다. 이날까지 전국 290개 대학 전·현직 교수 3396명이 참여했다. 정교모는 선언서에서 “온갖 비리 의혹을 받고 있고 부인은 자녀 대학원 입학을 위한 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까지 됐음에도 문 대통령은 조국 교수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해 사회 정의와 윤리를 무너뜨렸다”고 주장했다. 조 장관의 딸 조모(28)씨의 ‘논문 제1저자’ 논란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연구 생활에 종사하는 교수 입장에서는 말이 안 되는 것이며 수년간 피땀을 흘려 논문을 쓰는 석·박사 과정의 학생들을 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 개혁, 검찰의 정치 개입 차단은 필요하다. 그러나 개혁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국민 모두의 동의를 끌어낼 때만 난제가 풀리는 것”이라며 조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김이섭 명지대 국제한국학연구소 교수도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라는 말이 있다. 도덕과 양심, 정의의 가치를 구현하는 국가적 강제력이 바로 법이라는 것”이라며 “조 장관은 검찰 개혁의 적임자가 아니라 적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제봉 울산대 교육학과 교수는 “표창장 위조, 경력 허위 작성 등을 볼 때 어느 누가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이 사회는 공정한 사회다’, ‘실력대로 하면 어떤 일도 할 수 있다’고 말하겠냐”고 지적했다. 조 장관 모교이자 직장인 서울대 민현식 국어교육학과 교수는 “서울대에서도 (시국선언 서명에) 200여명 넘게 참여했다”며 “대한민국의 헌법적 정체성을 지키고 ‘거짓말의 나라’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마음에 나왔다”고 말했다. 당초 정교모 측은 시국선언을 통해 서명에 참여한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다음 주로 일정을 미뤘다. 이날은 시국선언을 위한 중간보고 결과 발표라고 설명했다.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 국민행동본부 등 보수 성향 시민단체도 같은 시각 같은 곳에서 “문 대통령은 조국 장관을 파면하라”고 주장하며 삭발식을 했다. 이들은 “(조 장관의) 부인은 피의자로 기소됐으며 사모펀드와 관련해 (5촌) 조카는 구속됐다. 수사가 진행되는 마당에 피의자 중 하나일 수밖에 없는 사람을 법무부 장관으로 앉힌 것은 상식을 벗어난 일”이라며 조 장관 사퇴를 촉구했다. 이어 “현재 ‘조국’이라는 이름은 분열의 씨앗으로 작용하고 있고, 진영으로 갈라져 사회 곳곳이 전쟁터로 변했다”며 “조 장관이 그대로 있는 한 법은 공정성을 잃고 민주주의는 후퇴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유승준 “한국은 내 정체성이고 뿌리…그립다” 눈물

    유승준 “한국은 내 정체성이고 뿌리…그립다” 눈물

    병역 기피 논란으로 17년째 한국 땅을 밟고 있지 못한 가수 유승준이 “군대를 가겠다고 제 입으로 얘기한 적 없다”며 억울한 심경을 밝혔다. 유승준은 17일 SBS ‘본격연예 한밤’과의 인터뷰를 통해 ‘왜 굳이 한국에 오려 하냐고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한다’는 제작진의 질문에 “한국은 내가 태어난 곳이기에 가고 싶은 게 당연한 것”이라고 답했다. 1990년대 큰 활약을 보였던 유승준은 2002년 군 입대 시기가 다가오자 미국 시민권을 선택했다. 대중은 그에게 등을 돌렸고, 병무청 역시 출입국 관리법 11조에 의거해 법무부에 입국 금지를 요청했다. 법무부는 병무청의 요청을 받아들여 유승준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취했다. 유승준은 “당시 기자님이 ‘군대 갈 때 되지 않았냐’고 질문해 ‘가게 되면 가야죠’라고 아무 생각 없이 말을 했다. 그런데 다음날 신문 1면에 ‘유승준 자원입대 하겠다’고 기사가 나온 거다”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유승준은 “처음부터 시민권 딸 거 다 해놓고 ‘내가 군대 갈 겁니다’ 하고 뒤에 가서 그런 게 아니다. 그런 비열한 사람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유승준은 이를 설명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지만 입국 금지를 당해 그럴 수 없었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유승준은 “미국에 갔을 때 아버지와 목사님이 설득을 하셨다.미국에 가족이 다 있고, 네가 미국에서 살면 이제 전세계로 연예인 활동도 하고 그런 것에 조금 더 자유롭지 않을까 다시 한 번 마음을 바꾸는 게 어떻겠냐고 강한 설득이 있었다. 그래서 끝내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리활동 계획이 전혀 없다”고 강조한 뒤 “이유가 없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이 그립다. 제 정체성이고 뿌리다”라고 밝혔다. 유승준은 2015년 9월 주 LA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인 F-4를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 해 10월 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에서 비자 신청 거부는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른 적법한 조치라고 판단한다며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올 7월 대법원은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해당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이날 판결로 유승준은 지난 2002년 한국 입국을 거부당한 이후 17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을 수 있는 가능성은 일단 확보하게 됐다. 유승준과 관련한 파기 환송심 첫 공판은 이달 20일 서울고등법에서 열린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라스’ 승국이, 슈퍼주니어 될 뻔한 사연은?

    ‘라스’ 승국이, 슈퍼주니어 될 뻔한 사연은?

    ‘라스’에 출연한 트로트 가수 승국이가 그룹 슈퍼주니어와의 인연을 고백했다. 오는 18일 방송 예정인 MBC ‘라디오스타’는 임창정, 승국이, 김대희, 김지민이 출연하는 ‘갑을 전쟁’ 특집으로 꾸며진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승국이는 오랫동안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데뷔는 못 하고 10년 정도 연습했다”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고. 이어 그는 함께 연습했던 연예인들을 언급하는 것은 물론 슈퍼주니어가 될 뻔한 사연을 공개해 궁금증을 자아낸다. 아이돌 데뷔의 꿈을 이루지 못한 승국이는 결국 횟집에서 일을 시작했다. 생업 전선에 뛰어든 그는 우연히 임창정을 만나 트로트 가수로 데뷔한 것. 우여곡절이 많았던 그의 데뷔 스토리에 관심이 집중된다. 더불어 승국이는 임창정이 가끔 지겹다고 폭로했다. 훈훈했던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궁금증이 커지는 가운데 그는 임창정 때문에 정체성 혼란까지 왔다고 덧붙이며 진정한 ‘갑을 전쟁’을 펼칠 예정이다. 이어 승국이는 가수 메이비와의 특별한 인연도 공개했다. 윤상현 역시 “메이비가 잘해주라고 하더라”고 언급해 궁금증을 자아낸다. 또한 승국이는 특이한 개인기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발로트’, ‘알로트’라는 이름조차 생소한 개인기를 대방출한 것. 그러나 임창정에게 빼앗길 위기를 맞아 웃음을 자아냈다는 후문이다. 한편, MBC ‘라디오스타’는 오는 18일 오후 11시 5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조국 사태’ 뒤 소모적 정쟁… 그 뒤엔 바뀌지 않은 친일파 세상

    ‘조국 사태’ 뒤 소모적 정쟁… 그 뒤엔 바뀌지 않은 친일파 세상

    조국으로 시작해서 조국으로 끝난 한 달여 시간을 보냈다. 전 국민이 조국 사태에 매달렸다. 그 상황의 중심에 정부 여당과 자유한국당의 적대적 대결이 존재했고 그 가운데 조국 사태가 있었다. 특이하고 낯선 광경이지만 비슷한 상황을 2년 내내 겪었다. 그러나 그 전인들 달랐으랴. 정치권의 후진적인 광경을 언제까지 봐주어야 할지 의문이다. 인류사회의 가장 오래된 질문은 싸움에 관한 것인데 한반도는 지난 200년 동안 원치 않는 싸움을 겪었다. 조선 후기의 농민반란과 동학혁명, 망국에 저항한 의병운동, 식민통치하에서의 독립운동과 전시동원 등 형극의 길을 걸었다. 동학혁명 후 자행된 대량 살육과 식민지 말기에 군국주의가 강요한 징병과 징용, 정신대와 위안부 등 전방위적인 수탈은 가혹한 고통이었다. 이 모든 상황이 독립으로 보상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해방된 조선은 역사로부터 배신당하고 강대국에게서 배신당했다. 조선이 좌파도 우파도 아닌 친일파에게 점거되면서 해방의 꿈은 사라졌다. 해방된 조선에서 친일파의 부활은 모든 환란의 원인이었고 또 다른 고통의 시작이었다. 구약 말씀을 빌리면 ‘태초에 친일파가 있었다’. 해방으로 일본군은 물러갔지만 친일파로 인해 일본의 흔적은 지워지지 않았다. 제1공화국에서 지금의 제6공화국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은 거듭 바뀌었지만 친일파의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 4월혁명으로 들어선 제2공화국이 군사쿠데타로 무너졌을 때 그 자리는 일본 육사를 나온 박정희가 차지했다. 일본군 장교가 정권을 장악하면서 음지의 친일 권력은 양지로 확장됐다. 이 상황은 1960~70년대의 박정희 시대를 관통했고 박정희가 사라진 1980년대로 연장됐다. 1990년대에도 무늬만 바뀌었다. 그러므로 친일파 문제는 1945년 이전의 과거사가 아니라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는 현재진행형이며 반일종족주의로 드러난 식민지근대화론은 그 하나의 병증에 불과하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역사는 되풀이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것도 비극적으로 되풀이된다. 그래서 역사청산에 거듭 실패했다. 1940년대에는 해방에도 불구하고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했다. 반민특위는 해산됐고 애국자가 학살되고 배제된 자리를 친일파가 채웠다. 1960년대에는 4월혁명에도 불구하고 제1공화국을 청산하지 못했다. 1980년대에는 전두환의 광주학살로 박정희를 청산하지 못했다. 1990년대에는 6월항쟁에도 불구하고 전두환 시대를 청산하지 못했다. 그래도 역사는 발전했고 그 정점에 6월항쟁이 있다. 해방 후 정치는 6월항쟁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특히 정치변동의 경우 1987년 이전의 정변이 6월항쟁 후에는 대통령선거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승만 정권은 4월혁명으로, 장면 정권은 군사쿠데타로, 박정희 정권은 부마항쟁 직후 암살로, 전두환 정권은 6월항쟁으로 무너졌다. 모두가 정변이었다. 그러다가 6월항쟁으로 대통령직선제가 부활하면서 선거가 정치변동의 제도적 계기로 작동했다. 한 단계 질적 도약을 이룬 것이다. 1987년 6월항쟁은 1980년 광주항쟁의 좌절을 7년 만에 성공으로 복원해 낸 희망의 횃불이었고 한국 현대사의 거듭된 실패를 바로잡을 수 있는 황금 같은 기회였다. 그러나 6월항쟁으로 쟁취한 대통령직선제의 첫 번째 결과는 노태우 집권이었고, 두 번째 결과는 3당 합당이었다. 기대에 반하는 두 번의 실패로 전두환 독재는 사실상 살아남았다. 전두환뿐만 아니라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진 굴절된 현대사가 살아남았고, 부패 기득권 세력은 반성도 처벌도 없이 민주사회에 정착해 민주화의 혜택을 누렸다. 오늘날의 모순적인 정당체제, 언론체제, 재벌체제, 신앙체제, 교육체제가 그 미완성의 산물이며 소모적인 정치적 대결도 여기서 시작됐다. 돌이켜보면 정치적 민주화의 진전과 역사청산의 실패, 이 두 가지 언어의 모순적인 조합이 6월항쟁 이후 한국 정치의 갈등 구조를 만들었다. 민주주의 제도는 작동하지만 청산되지 못한 역사가 민주주의를 껍데기로 만드는 상황,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열망은 간절하지만 친일파와 부패 기득권 세력이 압도하는 상황, 정의와 도덕을 향한 의지는 강하지만 불의와 부도덕이 판치는 세상, 이 둘 사이에서 벌어지는 끝없이 소모적인 대결, 이것이 민주화된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한국 정치는 이렇게 구조화된 역사사회적 대결 구조를 여의도 방식으로 지루하게 반복적으로 표출한다. 이것이 여의도 현실 정치의 민낯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다시 이명박·박근혜 시대를 청산하는 과제와 맞닥뜨려 있다. 이 과제는 지난 9년간의 국정 파탄을 정리하는 일이지만 그 속에 청산되지 못한 현대사가 오롯이 녹아 있다. 두 전직 대통령과 몇몇 측근이 구속됐지만, 중요한 것은 인신 구속이 아니라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그러나 쉽지 않다. 정부와 정치권의 한계도 있지만, 역사청산에 반대하는 기득권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 탄핵 이전의 헌정 질서 문란과 탄핵 이후의 정치적 갈등 역시 그 저항의 일환이다. 대통령 탄핵 이후의 국회는 소란한 동물국회와 무능한 식물국회를 합친 동식물 합동국회로 전락해 버렸다. 삼권의 한 축인 국회에서는 모든 안건이 논란으로 비화하고, 논란은 저급하기 짝이 없고, 어떤 형태의 시시비비조차 가리지 못하고,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는 상태가 돼 버렸다. 국회는 가장 나쁜 사람들의 집합소인 양 타락해 버렸다. 국회가 실종되고 삼권분립체제가 무너진 상황이다. 그 근저에 친일파가 있고 친일파에서 변신을 거듭해 오늘에 이른 부패 기득권 세력이 있다. 친일파는 해방 정국에서는 반공주의자로, 군사쿠데타 후에는 경제역군으로, 6월항쟁 후에는 자칭 산업화 주역으로 변신을 거듭했다. 그러나 그 뿌리가 친일파이고 근본 속성이 부패 기득권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민주화 과정에서 친일 전력과 부패 문제가 불거지자 이들은 반공안보 논리에 기대어 격렬하게 저항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민주화가 부패 기득권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싸움은 추상적 이념 대결이나 단순한 정책 대결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미래상을 만들어 가는 본질적인 과정이다. 결국 현대사의 누적된 이 갈등 구조를 해결해야 하는데, 그 방식이 역사적 대결일지 역사적 타협일지를 결정해야 할 양자택일의 임계점에 도달했다. 지금까지는 묵인과 지연이 용납됐지만, 더이상은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과 같이 소모적인 정파적 대결이 계속되면 민주주의를 유지할 수도 없고 장차 나라의 미래가 위협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들도 저급한 정파적 대결을 더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이 국면에서 역사적 대결론은 확실한 역사청산을 통해서 현대사를 바로잡고 그것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자는 것이다. 역사적 타협론은 부패 기득권 세력이 역사적 과오를 시인하고 우리 사회가 그 반성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공존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어느 경로를 선택하든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와 그 후의 대통령선거가 역사청산의 마지막 계기가 될 것이다. 바로 이 역사의 전환기 국면에서 촛불이 혁명으로 발전했고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촛불은 과거를 태워 미래를 밝힌다. 촛불혁명은 30년 전 거세게 타올랐던 6월항쟁의 횃불을 계승해 6월항쟁의 미완성 의지를 복원하기 위한 혁명으로 자리잡았다. 촛불혁명은 부패 권력의 국정농단에 대한 저항이라는 1단계 현재시제를 표상하지만 아울러 6월항쟁이 이루지 못한 역사청산의 최종적인 종결을 지향하는 과거완료형인 동시에 조만간 다가올 통일된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미래완료형으로서 과거와 미래까지 함축한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그 2단계와 3단계를 기대한다. 상지대 총장
  • [이정수의 원픽] 늦여름 적신 청량함… 아이돌 밴드 아이즈

    [이정수의 원픽] 늦여름 적신 청량함… 아이돌 밴드 아이즈

    해마다 수백 명의 아이돌이 데뷔하지만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올라 대중의 주목을 받는 아이돌은 극히 소수에 그친다. 케이팝이 전 세계로 뻗어가는 지금도 여전히 아이돌 음악을 평가절하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치는 아이돌 음악 중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숨은 보석’을 찾아 4주마다 소개한다.가요팬들에게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이 갔다. 살인적인 무더위로 악명 높았던 지난해에 비하면 견딜 만한 여름이었지만, 시원한 여름 노래로 더위를 잊곤 하던 가요팬들에게는 숨이 턱 막히는 계절이 아니었나 싶다. 지난봄부터 본격적으로 치솟은 음원 차트 내 발라드 점유율은 여름이 되자 기세가 꺾이기는커녕 차트를 도배하다시피 했다. 오마이걸, 위키미키, 레드벨벳 등 걸그룹 서머송이 늦여름을 장식했지만 예년 대비 여름을 겨냥한 노래가 유독 부족한 한철이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뜻밖의 여름 노래 하나가 시원한 기운을 머금고 슬며시 등장했다. 걸그룹 아닌 보이그룹의, 댄스곡이 아닌 정통 록에 가까운 밴드 사운드. 바로 아이돌 밴드 아이즈(IZ)의 ‘너와의 추억은 항상 여름같아’다. 가장 뜨거웠던 사랑의 기억을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마지막 여름에 비유한 가사가 청량한 기타 리프를 타고 전해진다. 시원하게 뻗는 보컬과 힘찬 드럼 비트가 마지막 남은 열기를 씻어 내는 듯하다. 보컬 지후, 드럼 우수, 기타 현준, 베이스 준영으로 이뤄진 4인조 밴드 아이즈는 2017년 8월 데뷔했다. 당시 평균 나이는 18세. 이들이 처음 선보인 ‘다해’는 작곡가 김도훈의 록발라드였고, 방시혁이 참여한 다음 앨범 타이틀곡 ‘엔젤’은 록 위에 전자음악과 랩이 뒤섞여 있었다. 밴드를 표방하지만 대중성을 최대한 잡으려는 고민이 혼재된 결과물이었다. 아이즈는 그 뒤 신인치고는 긴 1년간의 공백기를 거쳤다. 그 사이 멤버 모두 20대가 됐다. 지난 5월 발표한 싱글 타이틀곡 ‘에덴’에서 이들은 강렬한 기타 사운드를 앞세워 ‘아이돌’보다는 ‘밴드’로 무게를 옮긴 듯한 모습을 보여 줬고, 연작인 ‘너와의 추억은…’을 통해 정체성을 확립하고 방향성을 제시한다. 주류 가요 시장에서 한동안 주춤했던 록이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다. 잔나비가 많은 사람의 ‘최고 애정’ 밴드로 떠올랐고, 엔플라잉이 깜짝 음원 차트 1위에 올랐다. 데이식스는 케이팝 대표 밴드로 자리잡고 있다. 아이즈는 그에 비하면 아직은 출발선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아이돌 밴드다. 전문 프로듀서 의존도가 더 큰 단계다. 하지만 출발이 아이돌이었다고 한계가 정해져 있을 리는 없다. 이들의 가능성은 이제 막 빛을 내기 시작했을 뿐이다. tintin@seoul.co.kr
  • 가장 성공한 정당서 막장 정당으로… ‘300년 英보수당’의 몰락

    가장 성공한 정당서 막장 정당으로… ‘300년 英보수당’의 몰락

    영국 보수당 의원의 이미지를 떠올리라고 하면 어떤 인물이 머릿속에 그려질까.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9월 첫째주 호에서 이 같은 질문에 유머 감각과 해박한 재정 지식을 갖춘 큰 키(190㎝)의 필립 해먼드 전 재무장관이나 멋들어지게 시가를 입에 문 재즈 애호가인 켄 클라크 전 재무장관, 윈스턴 처칠의 외손자 니컬러스 솜스 경(卿) 등을 떠올릴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들은 더이상 보수당 소속이 아니다. 여의도 정치에서나 볼 법한 초유의 대규모 출당·탈당 사태가 의회 민주주의의 본고장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들을 비롯한 보수당 소속 하원 21명은 영국이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강행하는 보리스 존슨 총리에게 반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지난 4일 제명됐다. 그 뒤로 탈당 사태가 이어지는 등 브렉시트 논란으로 세계 최장수 정당인 보수당의 미래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1670년대 토리당 전신… 1830년대 현재 당명 1670년대 토리당을 전신으로 하는 보수당은 1830년대 지금의 이름을 쓰기 시작하며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변화보다 옛 질서의 보존을 이념으로 하는 정당이 인류 역사가 가장 급변한 근현대기를 관통하며 지속돼 왔다는 것은 세계 정당사의 역설이다. ‘영국은 가끔 노동당에 투표하는 보수주의 국가’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보수당이 오랫동안 집권했다는 의미다. 영국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보통선거가 처음 실시된 1929년부터 현재까지 90년 동안 배출된 20명의 총리(재임 포함) 가운데 13명이 보수당 소속이었다. 1970년을 기준으로 보수당은 에드워드 히스 총리를 비롯해 마거릿 대처, 존 메이저, 데이비드 캐머런, 테리사 메이 등을 거치며 총 32년간 집권당 자리를 지켰다. 경쟁자 노동당보다 약 14년을 더 집권한 것이다. 기존 체제를 지키는 ‘보수’를 표방하는 정당이지만 사실 영국 역사 속 보수당의 모습은 오히려 이념에 함몰되지 않고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박지향 서울대 서양사학과 명예교수는 저서 ‘정당의 생명력’에서 보수당 역사의 핵심 단어는 ‘생존과 성공’이라며 ▲당내 결속력 ▲유연성 ▲통치에 적합한 정당이라는 이미지 등을 보수당의 성공 요인으로 분석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도 저서 ‘보수 정치는 어떻게 살아남았나’에서 보수당의 특징으로 ▲강한 권력 의지 ▲변화를 고집스럽게 거부하지 않는 유연함 ▲외연 확대 등을 꼽았다. 현실의 변화를 수용하는 실용적 노선과 산업혁명 시대 상공업자 계층을 끌어들이는 개방성을 내세워 집권을 이어 갈 수 있었다는 의미다. 보수당의 실용주의적 노선 이면에는 ‘피 튀기는’ 당내 갈등의 역사도 있다. 작가 겸 언론인인 막스 해스팅은 최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에 쓴 ‘(보리스) 존슨과 처칠, 그리고 토리당의 파열음’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1940년 5월 노동당이 제출한 체임벌린 내각 불신임 결의안 표결 과정에서 있었던 보수당 의원들의 ‘반란’을 소개했다. 당시 전시내각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은 보수당 의원 33명이 동조하고, 다른 65명은 기권했음에도 가결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당 안팎의 낮은 지지를 확인한 체임벌린은 스스로 퇴임을 결정했고, 이후 처칠이 총리에 오른다. 국가 전체가 뭉쳐야 하는 전시 상황 속에서도 오히려 보수당은 당내 반란도 서슴지 않을 만큼 냉철하면서도 기민하게 움직였다. 이 같은 모습은 출당·탈당 러시가 이어진 현 보수당의 모습과 오버랩되기도 한다. ●대형 이슈 뒤엔 집권당이 바뀐다 브렉시트가 낳은 ‘영국 정치의 이단아’ 존슨 총리의 등장과 최근 영국 의회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는 보수당이 과연 제대로 명맥을 이어 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들게 한다. 정치분석가들은 이번 사태를 바라보며 보수당 내 갈등의 역사와 함께 과거 대형 이슈로 집권당이 바뀌었던 전례를 떠올린다. 유명 칼럼니스트 파리드 자카리아는 최근 칼럼에서 이번 사태를 1846년 보수당의 로버트 필 총리가 곡물법 폐지 등 자유무역 의제를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당이 쪼개졌던 전례에 비유하는 일각의 견해를 소개했다. 당시 필 총리는 값싼 곡물을 수입하기 위해 곡물법을 폐지했지만 이는 토지소유계급의 반발과 극심한 당내 분열을 초래했다. 결국 보수당은 1874년까지 30년 가까이 야당으로 전락하는 패배의 역사를 기록하게 됐다.1906년 총선을 전후로 보수당은 관세개혁 이슈로 다시 분열했다. 당시 보호무역이냐, 자유무역이냐를 놓고 싸운 내분은 곡물법 폐지를 둘러싼 갈등의 재연이었다. 결국 보수당은 총선에서 자유당에 대패하며 의석수가 402석에서 157석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역사학자 로버트 톰스는 뉴욕타임스에 쓴 칼럼에서 1846년 곡물법 폐지 사건과 더불어 1885년 아일랜드 자치법안으로 자유당이 분열하며 이후 보수당에 주도권을 뺏긴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이러한 (정당의) 역사는 예상치 못한 난맥상에서 정치적 분노와 사회경제적 긴장이 고조되고, 정치인과 국민 모두가 자신들의 이익과 정체성에 위협을 느끼게 된다는 것을 공통적으로 보여 준다”고 진단했다. ●브렉시트가 만든 ‘막장 드라마’ 현 보수당에서 과거 위기 때마다 발휘됐던 유연함이나 실용주의적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난 5일에는 존슨 총리의 친동생인 조 존슨 기업부 부장관이 사임하며 브렉시트 혼란 앞에는 핏줄도 소용없는 ‘막장 드라마’를 연출했다. 2016년 EU 잔류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로 브렉시트가 결정된 뒤 사임했던 캐머런 전 총리는 자서전 출간을 앞두고 가진 타임스와의 13일 인터뷰에서 옥스퍼드대 동문이자 오랜 친구였던 존슨 총리를 향해 “진실을 집에 놔두고 EU 탈퇴를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브렉시트 사태로 이들의 우정은 완전히 깨졌다. 더불어 ‘보수의 품격’과는 거리가 먼 존슨 총리의 막말과 돌출 행동은 이 같은 난맥상을 더욱 해결 불능 상황으로 만들고 있다. 노딜 브렉시트 방지 법안이 상·하원을 통과하고 조기총선 카드는 번번이 무산되는 등 전방위적인 제동에도 존슨 총리는 ‘10월 31일 브렉시트’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특히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식품값과 주유비 상승, 의약품 공급 차질, 대규모 폭등 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내용의 정부 보고서가 지난 11일 언론에 공개되기도 했지만, 존슨 총리가 이를 귀담아들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그가 불법을 저지르더라도 브렉시트를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의회 민주주의 등 근대적 제도가 가장 먼저 발달한 국가에서 후진국에서나 있을 법한 ‘초법적 발상’이 가능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대형 사건 이후 집권당이 바뀌었던 전례가 브렉시트 이후 다시 반복될지는 알 수 없지만, 정치지형의 중대한 변화 가능성은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EU 탈출을 위해 창당한 브렉시트당 나이젤 패라지 대표가 차기 총선에서 손을 잡자고 존슨 총리에게 선거 연대를 제안하기까지 했다. 노딜 브렉시트를 완수한다면 다음 총선에서 브렉시트당이 일부 후보를 내지 않는 방식으로 보수당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2월 창당된 신생정당이 ‘정치적 흥정’을 걸어올 만큼 3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보수당의 입지가 좁아졌음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다. 우파성향 정치블로그 ‘컨서버티브 홈’은 “우리가 알던 보수당은 이제 더이상 없다”고 일갈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송환법 넘어 정치적 독립운동…관광·경제는 ‘날개 없는 추락’

    송환법 넘어 정치적 독립운동…관광·경제는 ‘날개 없는 추락’

    지난 6월 9일 시작된 홍콩의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16일로 100일째를 맞았다. 2014년 9월 27일~12월 15일 도심을 점거하고 민주화를 요구한 ‘우산혁명’(79일)보다 훨씬 긴 시간 동안 이어지고 있다.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송환법 공식 폐지를 발표했지만 여전히 홍콩 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송환법 폐지 문제로 시작된 시위가 이제 중국의 정치적 간섭에서 벗어나려는 민주화 운동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송환법 반대 시위는 6월 9일 홍콩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이 빅토리아 공원에 마련한 송환법 반대 집회에 약 103만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송환법 철폐를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홍콩이 1997년 중국으로 반환된 뒤 일어난 최대 규모 시위였다. 홍콩 정부가 이를 ‘폭동’으로 규정하자 일주일 뒤인 16일에는 200만명이 시위에 참가했다. 시위대는 람 장관에게 5대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송환법 공식 폐지와 경찰 강경 진압 진상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석방과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결국 람 장관은 지난 4일 송환법 공식 철회 등 유화책을 내놨다. 하지만 홍콩에서는 민주화 시위의 주역 조슈아 웡의 표현대로 “너무 부족하고 너무 늦었다”는 반응이 다수였다. 시위 참가자가 1000명 넘게 체포되고 중상을 입은 사람도 속출하면서 민심이 너무 악화된 탓이다. 홍콩 시민이 분노하는 가장 큰 이유는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면서 ‘일국양제’(1국 2체제)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최근 홍콩 명보가 시민 623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홍콩 정부가 아직 수용하지 않은 나머지 4대 요구 사항 가운데 반드시 수용해야 할 것은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약 71%가 ‘경찰의 강경 진압을 조사할 독립위원회 구성’을 꼽았다. 이는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한 27%보다 높았다. 홍콩 시민들이 중국의 지배로 집회의 자유 등 기본적 인권을 침해받는다고 느끼고 있음을 잘 보여 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시간이 갈수록 홍콩 내 반중국 정서가 확산하고 있다. 시위 때마다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바다에 버려지거나 불태워지는 일이 벌어진다. 이와 대조적으로 지난 8일 시위에는 수백 개의 성조기가 등장해 홍콩 시내를 휩쓸었다. 한 시위 참가 남성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우리는 중국인이 되기에는 너무 영국적이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와 ‘법의 지배’를 지지한다. 영국 정부를 믿는다”고 호소했다. 자신들의 정체성을 중국에 두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시위가 길어지면서 후유증도 커지고 있다. SCMP에 따르면 지난달 홍콩국제공항의 이용객은 599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만명 줄어들었다. 국제적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홍콩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홍콩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로 예상된다. 주식시장 시가총액도 6월 이후 6000억 달러(약 724조원)가량 증발했다. 결국 홍콩 시위 해결의 칼자루는 중국 정부가 쥐게 됐다. 올해 최대 정치 행사인 10월 1일 신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식을 마무리한 뒤 모종의 결단을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화책을 내놓는다면 경찰의 강경 진압 조사 등 시위대의 요구를 추가로 수용하겠지만, 강경책으로 선회한다면 인민해방군 무장경찰의 무력 개입 등 카드가 나올 수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추석 날의 커밍아웃…“다양성 포용했으면”

    추석 날의 커밍아웃…“다양성 포용했으면”

    ‘성소수자 부모모임’ 회원 물씨 인터뷰지난 추석 친척들에게 성 정체성 밝혀“커밍아웃 때 상처 받는 이 많아 안타까워정상·비정상 이분법 프레임에서 벗어났으면”“‘머리가 좀 길다. 단정하게 하라’는 어른들의 말도 성소수자인 아이에겐 스트레스일 수 있잖아요.” ‘성소수자 부모모임’의 회원인 물(활동명·48)씨는 20대 mtf(male to female,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 트랜스젠더 딸을 둔 엄마다. 물씨는 친척들이 딸이 성소수자임을 모르고 “(남자가) 머리가 좀 길다. 단정하게 하고 다녀”라고 말할 때마다 혹시라도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을까 조마조마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성소수자들에게 추석 명절 때 오가는 대화는 그 자체로 스트레스일 때가 많다. 특히 아직 ‘커밍아웃’(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밝히는 일)을 하지 못했다면 더더욱 고역이다. “결혼은 언제 하니”부터 “‘여친’(여자친구)은 있니”까지 질문을 던진 당사자는 별 뜻 없이 했더라도 이를 받아들이는 성소수자에게는 그 자체로 곤란을 겪는다. 물씨 역시 이런 아이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다. 그리고 지난 추석, 물씨와 아이는 용기를 냈다. 물씨는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쉬운 결정은 아니였지만 차근차근 제대로 준비해 친척들에게 커밍아웃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면서 “내년에 딸이 트랜지션(성전환 수술)도 할 것이고 그러면 외형적 변화가 있을 텐데 친척들에게도 아이가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지길 바랐다”고 털어 놓았다. 물씨는 조카들에게 먼저 커밍아웃을 했다. 그는 “오래 고민해보니 아무래도 20~30대가 성소수자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것 같더라”라면서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해소할 수 있는 기사 링크 등을 미리 보내주고 ‘실은 내 아이가 트랜스젠더’라고 고백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아이의 성정체성을 알게 된 과정도 최대한 솔직하게 전했다. 당시 물씨의 아이는 “평생 커밍아웃을 가족에게 못할 테니 25살까지만 살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 물씨는 “사회적 편견 때문에 움츠러들고 힘들어 하던 아이의 모습을 그대로 전하고, 가족들이 함께 있는 그대로 우리 아이를 받아 들여줬으면 좋겠다고 털어 놓았다”고 회상했다.조카들의 도움으로 집안 어른들에게도 자연스레 커밍아웃이 이어졌다. 다행히 가족들은 “그간 말 못해 힘들었겠다. 걱정 말아라”라며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물씨는 “큰 형님께서 ‘솔직히 처음에 들었을 때 놀라긴 했지만, 요즘 그런 거 다 이해하는 시대’라며 토닥여주신 게 제일 생각난다”고 회상했다. ‘커밍아웃’은 많은 성소수자들에게도 고민거리다. 특히 부모를 비롯한 혈연관계의 친척들에게 성 정체성을 털어 놓는 일은 쉽지 않다. 물씨는 “부모모임에서도 ‘커밍아웃 워크샵’을 여는데, 많은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털어 놓고 싶은 상대로 부모를 가장 많이 꼽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이 듣고 싶은 건 ‘네가 어떤 지향성을 갖고 있든지 상관없다. 이런 말을 해줘서 고맙고 사랑한다’는 정서적 지지”라고 덧붙였다. 물씨는 “커밍아웃이 필수라는 생각은 안해도 된다”고 조언했다. 커밍아웃 과정에서 큰 상처를 입는 경우를 많이 지켜봤기 때문이다. 그는 “최소한 나의 가족들에게만이라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뿐인데 이마저도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이성애자가 이룬 가족형태만을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우리사회의 프레임이 안타깝다”면서 “사회적 편견 없이 다양한 성정체성을 수용하는 사회가 하루빨리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여기는 남미] 게이 아들 위해 대리모로 나선 엄마, 쌍둥이 출산 논란

    [여기는 남미] 게이 아들 위해 대리모로 나선 엄마, 쌍둥이 출산 논란

    게이 아들을 위해 대리모로 나선 40대 브라질 여성이 쌍둥이를 출산했다. 아기들을 낳으면서 순간 할머니가 된 여성에게 브라질 성소수자들은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지만 일각에선 "가족관계가 엉망이 된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상파울로주 히베이랑프레투에 사는 여성 발디라 다스 네베스(45)는 지난 9일 병원에서 남녀 쌍둥이를 출산했다. 아기의 아빠는 산모의 아들인 마르셀로(24). 그는 "엄마 덕분에 아빠가 되는 꿈을 이뤘다"며 기뻐했다. 상파울로의 한 금융회사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는 마르셀로는 게이다. 그는 6년 전인 18살 때 가족들에게 커밍아웃을 했다. 가족들은 자신의 성정체성을 고백하는 그를 따뜻하게 받아줬다. 마르셀로는 20살이 넘어서면서 아빠가 되고 싶다는 뜻을 가족들에게 밝혔다. 게이인 그가 아빠가 되는 유일한 방법은 난자를 구하고 대리모를 통해 2세를 얻는 것. 난자는 난자은행을 이용하면 되지만 문제는 대리모였다. 고민하는 그에게 손을 내민 건 친모인 다스 네베스였다. 다스 네베스는 4년 전 유산을 한 게 마음에 걸렸지만 병원에서 진단을 한 결과 임신에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4번의 실패 끝에 5번째 체외수정이 성공하면서 겨우 아들의 아기를 갖게 된 그는 쌍둥이를 낳았다. 마르셀로는 엄마를 통해 얻은 딸에겐 마리아, 아들에겐 노아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마르셀로는 "쌍둥이라 기쁨도 두 배"라며 "엄마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기들을 잘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리모 역할을 한 마르셀로의 엄마 다스 네베스에게 브라질 성소수자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게이 아들의 꿈을 이루는 데 헌신적인 역할을 한 데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는 메시지가 쏟아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출산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눈치가 역력하다. 한 여자 누리꾼은 "내 아들이 게이라면 절대 저런 일은 하지 않겠다"며 "쌍둥이를 낳은 여자는 할머니냐, 엄마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엄마가 나선다고 해도 아들이 말렸어야 했다"고 질책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부산 북항 재개발… 항만 효율 높이고 세계적 해양관광 명소 만들 것”

    “부산 북항 재개발… 항만 효율 높이고 세계적 해양관광 명소 만들 것”

    부산항이 우리나라 최대 항구로 수출입국을 주도한 것은 알아도 총물동량 기준 세계 6위 항구, 환적항구로는 세계 2위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부산항은 지금 개항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전 세계 무역량이 줄어들면서 부산항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산항은 북항 재개발사업 등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심에 남기찬 부산항만공사 사장이 있다. 남 사장은 10일 “국내 최초 항만 재개발사업인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을 통해 항만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부산항의 역사성을 살려 세계적인 해양관광 명소로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 사장은 또 “베트남과 네덜란드 등지에 물류거점을 만들고 해외 마케팅을 강화해 전 세계적인 무역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부산항만공사는 무슨 일을 하나. “부산항만공사는 2004년 부산항을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관리·운영하기 위해 설립한 공기업이다. 부산항은 국내 컨테이너 화물량의 75%를 처리한다. 지난해 컨테이너 2166만개로 사상 최대 물동량을 처리했다. 중국 등지에서 생산된 물품이 부산항을 거쳐 미주, 유럽 등으로 수송되는 환적화물량만 보면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그간 성과는. “부산항만공사는 적자를 내는 다른 공기업들과 달리 15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정부에 매년 250억원씩 배당금을 주는 알짜 공기업이다. 매출은 터미널 임대료 1800억원, 항만시설 사용료 1800억원 등에서 나온다. 어찌 보면 앉아서 수익을 내는 구조인데 취임 이후 이런 수익 구조에서 과감히 탈피해 해외터미널 및 해외물류시설 개발 등 사업 다각화를 꾀하며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했다. 유럽과 미주 대륙을 연결하는 허브항만으로 제2도약을 준비하기 위해 북항 재개발뿐만 아니라 신항, 제2신항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상생협력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서도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부산항의 경쟁력은 어디에 있나. “부산항은 지리적으로 유럽과 미주 대륙을 잇는 간선항로에 위치해 세계 150여개국 500여개 항만을 연결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부산항에 기항하는 주당 컨테이너선 정기 노선 수는 2019년 기준 268개로 세계 2위다. 또 안개 및 태풍의 영향이 적은 데다 수심이 깊고 조수간만의 차이가 적어 항만 운영에 최적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숙련된 기술인력과 최첨단 항만시설도 장점이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국제무역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부산항의 물동량은 우리나라 수출입 47%, 환적화물 53%를 차지한다. 생산기지인 중국에서 제조된 물품들이 부산항에 들어와 다른 대형 선박으로 옮겨져 유럽과 미주로 가는 환적 비중이 절반이 넘는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중국에 있던 공장들이 베트남 등지로 빠져나가면 부산항으로 오는 환적화물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미중 직기항 노선 축소로 부산항 환적 기회가 증가할 수도 있지만 양국 간 갈등이 장기화되면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부산항의 경쟁력을 최대한 살려 위기를 극복하겠다.” -부산항의 물동량이 축소되는 경우에 대비한 대책은. “정부의 신남방·신북방 정책과도 연결되는데 해외물류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베트남에 동남아시아 대표부를 설립해 부산항 물동량 확대를 위한 동남아시아 지역 물류거점을 확보했다. 베트남의 경우 우리 물류 기업들과 공동으로 물류시설 개발·투자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7월 인도 최대 민간 항만운영사인 아다니포트와 공동 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아다니포트 관할 항만 내 물류시설 공동 개발·운영 등도 검토하고 있다. 또 지난 6월 네덜란드 로테르담 물류센터를 건립하는 MOU를 체결해 유럽 지역으로 물류거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유럽 제1의 관문항인 로테르담항의 물류 플랫폼 확보가 국내 기업 지원뿐만 아니라 부산항 물류 네트워크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중국의 상하이항 등과 동북아 환적 중심항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선사 마케팅을 강화하는 동시에 터미널 통합을 통해 부산항의 환적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 5월 한중러 동북아 물류 활성화와 환동해권 항만 연구를 위해 중국 옌볜대와 상호협력 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중국 동북 3성(헤이룽장성·지린성·랴오닝성) 및 극동 러시아와 부산항 간 물동량 확대 및 항만 인프라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북항 재개발사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국내 최초 항만 개발사업이자 한국형 뉴딜 국책사업으로 2022년 4월 전체 기반시설 준공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친수공원은 전체 24만㎡ 중 13만㎡를 올해 하반기 착공해 내년 하반기 시민들에게 우선 개방할 계획이다. 부산역과 북항 재개발사업 환승센터를 연결하는 국내 최대 광장형 보행데크 사업의 1단계 구간(부산역~환승센터)을 연내 조기 완공하고, 2단계 구간(환승센터~국제여객터미널)은 2020년 완공할 계획이다.” -북항 재개발사업의 기본 방향은. “재개발사업을 통해 부산항의 역사와 정체성, 상징성을 최대한 살려 북항을 세계적인 해양관광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북항 재개발사업 자문위원회를 발족해 재생 가능한 역사문화자원, 인문지리, 사회·환경적 콘텐츠를 발굴하고 있다. 부산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다. 특히 북항 재개발사업과 해양산업클러스터 사업을 조속히 추진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신항 및 제2신항 개발사업의 추진 현황은. “부산항 신항은 북·남측 컨테이너부두에 23개 선석을 개발해 운영 중이며 현재 서측 컨테이너터미널 5개 선석을 추가 건설 중이다. 신항의 경우 터미널 운영사가 여러 곳이다 보니 운영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부두 간 환적화물 이송으로 인한 비효율과 물류비용을 낮추기 위해 ITT(터미널 간 환적화물 운송) 내부 게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크루즈 산업 활성화 방안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영향에 따른 중국 크루즈여행 중단에도 불구하고 일본, 대만, 러시아 등에서 총 84항차 14만명을 유치했다. 올해에는 140항차 20만명을 유치할 계획이다. 동북아 항만 간 지역연대 협력, 글로벌 선사 마케팅을 통한 기항 크루즈 유치 등으로 크루즈 시장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특히 대만·싱가포르 등 항공과 연계한 ‘플라이&크루즈’(Fly&Cruise)를 활성화하는 등 크루즈 연관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부산항의 글로벌 위상과 역할을 높이는 데 힘을 쏟을 것이다. 내실 있는 부산항 재개발사업 추진, 터미널 운영 선진화모델 도입, 스마트 해운 항만물류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남기찬 사장은 누구 1959년 경북 안동 출생으로 한국해양대를 졸업하고, 영국 웨일스대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취득했다. 한국해양대 물류시스템공학과 교수와 대학원장, 해양수산부 정책자문위원, 부산항만공사 항만위원 등을 지낸 항만물류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강직하고 꼿꼿한 선비 타입이지만 1993년 해양대 교수로 부임한 이래 30년 가까이 한 해도 쉬지 않고 매년 가족, 학생들과 함께 3박 4일 동안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를 돌보는 봉사활동을 하는 등 따뜻한 성품을 지녔다는 평. 저서로 ‘항만물류시스템’ 등이 있다.
  • 김생환 서울시의회 부의장, 2019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

    김생환 서울시의회 부의장, 2019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

    서울특별시의회 김생환 부의장(더불어민주당, 노원4)은 지난 7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살림터에서 진행된 ‘2019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개막식 행사에 참석해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 날 행사에는 서울특별시의회를 대표하여 김 부의장과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이경선 부위원장, 고병국 의원이 참석하였고, 박원순 서울시장, 김영종 종로구청장, 유동균 마포구청장 외 각국 주한 외교사절 및 문화원장, 명예시장, 일반시민 등 300여 명의 관계자들이 개막식 행사에 참석하였다. 김 부의장은 축하의 자리에서 “도시건축 비엔날레를 준비해 주신 박원순 시장님, 총감독을 맡아주신 임재용 감독님, 프란시스코 사닌 감독님을 비롯 함께 해 주신 내외빈, 시민 여러분께 감사 드린다”라고 전하면서 “시민의 삶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소통을 통해 ‘서울’이라는 공간에 역사와 현대, 미래를 담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감회를 전했다. 김 부의장은 “특히 ‘건축’은 도시의 정체성과 고유성을 지키는 동시에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특별한 역할을 맡고 있는데 서울도시건축 비엔날레는 시민의 공간과 건축이 어떠한 상호 관계가 있는지 살펴보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도시’의 모습을 고민하는 자리인 만큼 함께 만들고 함께 누리는 서울의 주인인 시민이 도시를 공평하게 누리는 다양한 방안이 제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당부의 말씀을 전했다. 이번 2019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개막식 행사는 전우치연희단의 평양검기무, 서울한량춤, 전통놀이 등 다채로운 축하 이벤트로 한층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n&Out] 라이언은 잘못이 없다/홍윤희 협동조합 무의 이사장

    [In&Out] 라이언은 잘못이 없다/홍윤희 협동조합 무의 이사장

    지난 8월 20일까지 40일간 무의는 SNS에서 ‘휠체어 탄 라이언’ 캠페인을 진행했다. 카카오의 인기 캐릭터 라이언을 비롯해 각종 캐릭터 상품의 사진을 찍고 #휠체어탄라이언챌린지란 해시태그로 게시물을 올려 달라고 촉구하는 내용이다. 2015년 영국에서 벌어진 ‘토이라이크미’라는 장애 반영 인형 제작 캠페인을 보고 착안한 것이다. ‘장애를 무의미하게’라는 우리 협동조합의 슬로건도 함께 해시태그를 부탁했다. SNS 이용자들이 휠체어에 라이언 인형을 놓고 찍거나 직접 휠체어 탄 캐릭터 손그림을 그리면서 이 캠페인이 작은 화제가 되자 기사가 났다. 거기에 “휠체어 탄 라이언? 라이언이 뭘 잘못했다고?”라는 댓글이 달렸다. 그 댓글을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장애=잘못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니. 내 딸은 태어날 때 척추에 소아암이 있어 후유증으로 하반신 마비가 됐다. 소아암이 발견되자마자 의사에게 유전이냐고, 임신 때 먹은 커피 때문 아니냐고, 약간 덜 익은 것 같은 삼겹살 때문은 아니냐고 처절하고 집요하게 물었다. 의사의 대답은 단호했다. “어떤 원인 때문에 발생한 것도 아닙니다.” 돌이켜 보면 그때 나도 병과 장애가 누군가의 잘못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아이의 장애가 일상이 되면서 깨달았다. 장애를 장애인의 탓이나 어떤 잘못으로 간주하는것은 명백한 차별 행위다. 한국 이주민에게 “이제 한국 사람 다 됐네”라고 말하는 것도 차별 언사가 될 수 있다. 그게 뭐 그리 문제냐고 생각했다면,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된다. 외국인이 한국인을 빗대 양쪽 눈을 찢을 때 우리는 차별적 행동이라며 분노하지 않는가. 노원역에서 전동휠체어를 탄 자원봉사자에게 어떤 어르신이 엘리베이터에서 퍼부은 폭언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요즘은 대통령보다 장애인이 더 대접받아. 백화점 장애인 주차구역에 내 차를 못 대게 하더라고. 그게 더 대접받는 게 아니면 뭐야.” 장애인 주차구역은 휠체어를 차에 싣고 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다리에 장애가 있어 100미터 이상 걸으면 앉아 쉬어야 하는 내 지인은 고교 시절 지하철 노약자석에 앉았다가 한 어르신에게 멱살을 잡혀 바닥에 패대기쳐진 이후 노약자석 쪽으로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 광화문 지하철역에 얼마 전 엘리베이터가 생겼다. 휠체어 이용자가 떨어져 죽는 사고가 가끔 일어나 장애인들이 무서워하는 지하철 리프트를 두 번이나 타야 하는 역이었다. 그냥 호락호락 생긴 게 아니다. 거의 10년간 장애계에서 끈질기게 시위해 얻은 성과물이다. 이렇게 얻어 낸 엘리베이터는 장애인뿐 아니라 모든 시민이 이용할 수 있다. 휠체어 탄 라이언은 잘못이 없다. 장애를 비롯해 성 정체성이든, 피부색이든 그 어떤 ‘다름’을 차별적으로 대우하고 바라보는 시선이 잘못된 것이다.
  • [달콤한 사이언스]이성친구 없는 청소년 일상생활 들여다보니...

    [달콤한 사이언스]이성친구 없는 청소년 일상생활 들여다보니...

    ‘질풍노도의 시기’ ‘제2의 탄생기’라고 불리는 청소년기에는 정신적, 육체적 성장이 급격하게 나타난다. 이성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는 시기인데다 남녀공학 중고등학교가 늘어나면서 이성친구를 사귀는 기회도 많아지고 있다. 10대 시절 이성친구와 만나는 것은 자아 정체성을 쌓고 사회적 관계 형성 기술을 배우며 감정적으로 성장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그렇지만 한편에서는 ‘모태솔로’라고 해서 이성친구와 사귀지 않거나 못하는 청소년들도 많다. 그런데 미국 보건학자들이 이성친구를 사귀지 않는 이들에게 유익한 점이 더 많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미국 조지아대 공중보건대 보건행동학과 연구팀은 이성친구가 없는 10대 청소년들이 우울감이 덜하고 사회성이 더 좋다는 연구결과를 8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청소년 보건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스쿨 헬스’ 4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조지아주 북동부에 거주하는 10학년(고등학교 1학년) 청소년 594명을 대상으로 6학년 이후 10학년까지 이성친구를 사귄 빈도, 친구들과의 관계, 우울증 증상, 자살 충동과 같은 사회적, 감정적 요인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12학년 때까지 정기적으로 추적조사를 실시했다. 이와 함께 교사와 부모들을 대상으로 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의 사회성, 리더십, 우울감, 일상생활 태도 등을 평가하도록 했다.그 결과 이성친구가 없거나 이성친구를 자주 사귀지 않는 청소년들이 이성친구를 갖고 있는 청소년들보다 사회성은 더 우수하고 리더십 점수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자기만족감은 이성친구를 사귀든 그렇지 않던 간에 큰 차이가 없었지만 우울감과 자살충동은 이성친구를 사귀지 않는 이들이 훨씬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파멜라 오피나스 조지아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성친구가 없거나 만나기 어려워하는 청소년들이 사회성이 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는 사실을 제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오피나스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나타나는 차이에 대한 정확한 해석은 추가 연구를 진행해서 밝혀내야 하겠지만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이성친구를 갖고 있으며 본인만 이성친구가 없다고 하더라도 정상적인 발달 과정을 따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데 연구의 의미가 크다”라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수십억원 불꽃, 100만명이 행복했으니 아깝지 않죠”

    “수십억원 불꽃, 100만명이 행복했으니 아깝지 않죠”

    새달 5일 스무해 맞는 세계불꽃축제국내외서 명성… 대표 관광상품 꿈꿔올해 ‘별’ 주제로 희망 메시지 전할 것“서울세계불꽃축제를 보면서 허공에 수십억원을 날려버린다고 비판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축제 덕분에 100만명이 행복해지잖아요. 이 감동에 값을 매길 수는 없죠. 굳이 매긴대도 결코 비싼 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로 스무살이 된 서울세계불꽃축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5일, 축제 연출을 총괄하는 김홍일 ㈜한화 불꽃프로모션팀장을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만났다. 그는 “매년 약 100만명의 시민이 축제를 보러 온다. 지금까지 서울에서만 16차례 했으니까, 1600만명이 불꽃을 보고 좋은 감정을 느낀 것”이라면서 “그런 순기능을 생각하면 수십억원의 비용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사회에 공헌한다는 차원에서 하는 행사이고 비용 전액을 한화그룹이 부담한다”면서 “매년 불꽃 10만발, 지금까지 160만발의 불꽃을 쏘아 올렸다”고 덧붙였다. 그와 불꽃프로모션팀은 서울세계불꽃축제가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이 되기를 꿈꾼다. 김 팀장은 “한국 하면 외국인들이 서울세계불꽃축제를 떠올리게 하고 싶다”면서 “이 축제를 보려고 한국에 오겠다고 할 정도가 되면 정말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이미 국내외에서 불꽃축제가 상당한 명성을 쌓았다고 자부한다. 실제로 적지 않은 외국인들이 서울세계불꽃축제와 연계된 관광상품으로 한국을 찾아서다. 그는 “해외 불꽃축제 전문가들도 우리 축제를 보고 감탄하고 간다”면서 “관광객을 고려하면 이 축제가 미치는 경제적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올해 축제는 다음달 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다. 김 팀장은 서울세계불꽃축제의 정체성을 ‘당신의 꿈, 당신의 희망을 응원한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 정체성을 근간으로 매년 행사의 다양한 주제를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 축제는 ‘별’을 중심으로 풀어 나갈 계획”이라면서 “저 하늘의 수많은 별이 여러분들의 수많은 일상을 상징한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밝았던, 가장 희망적이었던 날을 일깨우고 ‘바로 오늘이 그날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자 한다”면서 “개략적인 디자인은 나왔다”고 덧붙였다. ㈜한화 불꽃프로모션팀은 이 주제를 선명하게 부각하고자 불꽃을 중심으로 영상, 조명 등 각종 멀티미디어를 동원한다. 한편 2000년 시작한 서울세계불꽃축제는 올해로 20년을 맞는다. 그러나 회수로는 17번째다. 2001년 미국 9·11 테러, 2006년 북한 핵실험, 2009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세 차례 취소됐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미식 도시‘ 선언…볼로냐의 ‘피코’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미식 도시‘ 선언…볼로냐의 ‘피코’

    이탈리아가 미식의 나라라는 데 토를 달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 미식이라는 수식어는 단지 맛있는 음식이 많다는 것만 의미하지 않는다. 풍부한 농산물은 기본이요, 음식과 요리에 관한 역사와 전통, 음식을 향한 전 국민적인 애정과 병적일 정도의 열정이 필요하다. 성문화하진 않았더라도, ‘미식’이란 타이틀이 붙을 만한 유럽 국가로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을 꼽는 게 보통의 인식이다.축구 경기 하나 놓고도 죽이네 살리네 하는 이탈리아 아니던가. 관광 수입과 자존심이 걸려 있다 보니 가볍게 볼 문제만은 아닌 셈이다. 이탈리아 각 도시와 지방이 저마다 ‘미식’ 타이틀을 호시탐탐 노릴 뿐 감히 제 입으로 “내가 미식의 도시요”라 하지 않았다. 2017년 볼로냐가 그러기 전까지는 말이다. 과장을 좀 보태자면 2년 전 볼로냐 인근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푸드 테마파크 ‘피코 이탈리 월드’(FICO Eataly World)의 개장 소식은 이탈리아 안에서 거의 선전포고나 다름없었다. 프리미엄 식품 체인 이탈리와 농식품 컨소시엄 등이 볼로냐시와 합작으로 만든 ‘피코’는 미식 수도를 천명한 것과 다름없었다. 이렇다 보니 피코의 탄생이 마냥 축하로만 이뤄지지는 않았다. 대체 FICO가 어떤 공간이기에 다른 지역의 시기를 사게 됐을까. 볼로냐 외곽의 청과물 도매시장을 리노베이션해 만든 피코는 가로 1㎞, 세로 500m로 지은 T자 형태의 한 층짜리 건물이다. 음식이라는 단일 주제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목적은 분명하다. 이탈리아의 축복받은 유산인 미식을 다음 세대, 외국인들에게 이해시키고 교육시키며 결과적으로 이탈리아 음식의 잠재력을 일깨워 내수와 수출을 증대시키겠다는 의도다. 단순히 식재료를 파는 소매점을 넘어 음식 생산부터 우리 입안으로 들어가기까지의 유기적인 맥락을 보여 주는 데 주력한다. 대표적인 것이 수천 가지 농작물을 심은 밭과 가축 수십종을 한데 모은 축사다. 남으로는 지중해성 기후, 북으로는 알프스산맥의 고산 기후. 북부 대평야와 남부 언덕, 바다와 산, 그리고 강. 다양한 기후와 환경을 보유한 이탈리아 음식의 정체성은 다름 아닌 다양성이다. 피코는 이탈리아 식재료의 다양성을 보여 준 후 이렇게 키우고 자란 식재료들이 어떻게 일용한 양식으로 우리 식탁에 놓이게 되는지 그 과정도 함께 제시한다. 우유로 치즈를, 고기로 모르타델라 소시지를, 밀가루로 파스타와 빵을 만드는 공정을 직접 볼 수 있도록 공장을 건물 안에 두었다. 굳이 이탈리아 전역을 누비지 않아도 각 지역의 대표적인 음식을 높은 수준으로 먹어볼 수 있다. 북부의 생면·건면 파스타, 시칠리아식 해산물부터 피오렌티나식 스테이크까지. 피자와 젤라토, 와인과 디저트를 구내 레스토랑에서 모두 맛볼 수 있다. 요리 도구와 식기까지 판매하며, 친절하게도 산 물건들을 자택으로 부치도록 우체국도 갖췄다. 말 그대로 이탈리아와 음식이라는 주제를 놓고 할 수 있는 모든 걸 구현해 놓은 곳인 셈이다. 미식을 사랑하거나 요리가 업인 사람들에게 피코는 천국과 같은 곳이지만 나름의 한계도 존재한다. 이탈리아 음식을 테마로 한 곳이지만 정작 정말로 이탈리아적인 것들, 그러니까 작은 마을 단위에서 공방 형태로 생산되는 제품의 다양성을 품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도 그럴 것이 피코에 입점한 대부분의 제품들은 이미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며, 전 세계에 체인이 있는 이탈리에서 다루는 제품의 범위 안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과연 피코가 이탈리아 음식문화유산의 대표성을 띨 수 있느냐 하는 지적도 있다. 이탈리아 음식의 다양성을 다루고 있지만 볼로냐가 있는 에밀리아 로마냐 지역의 제품들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다. 물론 프로슈토, 생면 파스타, 리소토 등 에밀리아 로마냐 지역의 음식이 대외에 알려진 이탈리아 음식 이미지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 시비 걸어 오기 좋은 명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코는 이탈리아를 방문했다면 꼭 한 번 들려볼 법하다. ‘이탈리아 음식문화가 대략 이렇구나’ 하는 큰 그림을 훑어 볼 수 있고 나아가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나름 이탈리아 식문화를 안다고 자부했지만 그곳에서 배운 새로운 사실들도 많았다. 밀과 쌀의 품종이 생각보다 다양했고 거대한 키아니나 소를 처음 목격했다. 피코가 이탈리아 음식을 이해할 완벽한 장소는 아닐 수 있지만, 음식을 사랑하는 이들을 흥분하게 만들 요소는 충분히 갖췄음엔 분명하다.
  • 구국 영웅들의 빛바랜 흔적… 근현대사 야외박물관 산책

    구국 영웅들의 빛바랜 흔적… 근현대사 야외박물관 산책

    서울신문이 서울시,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9회 망우리’ 편이 지난달 31일 중랑구 망우동 일대에서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무더위와 장마를 피해 저녁 시간대에 진행한 5차례의 혹서기 야간투어 프로그램이 끝나고 오전 10시 평상 투어로 돌아온 날이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집결지 망우역을 출발, 지역 명물 동부고려제과와 우림시장을 둘러봤다. 우림시장 앞에서 165번 시내버스를 타고 동부제일병원 정류장에서 내려 망우리 공원으로 향했다. 망국의 한이 서린 13도 창의군 탑을 지나 이태원 묘지 무연고자 합장묘역의 유관순 열사 추정묘에서 묵념을 올렸다. 열사에게 띄우는 편지를 써서 기억의 나무에 매다는 추도 이벤트도 가졌다. 이어 유상규, 방정환, 한용운 선생 묘를 차례로 순례했다. 망우리에 묻힌 49위의 독립지사와 문인·예술가의 자취를 둘러보기에 2시간은 턱없이 짧았다. 특히 유관순 열사 추정묘는 드높은 이름에 비해 열악한 참배길과 무너진 봉분, 조악한 가짜 꽃이 엄숙함을 흐리게 했다. 이날의 서울미래유산은 동부고려제과와 망우리 공원 2곳이었다. 해설을 맡은 이지현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13도 창의군 탑 앞에서 충과 효의 갈림길에 선 지도자의 선택과 독립지사들이 남긴 구국의 목소리를 조곤조곤 들려줬다. 8월의 마지막 날 서울의 동쪽 끝자락에서 한국 근현대사를 되돌아본 뜻깊은 시간이었다.망우리는 과거와 현재, 죽음과 삶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망우리 묘지인지, 망우리 공원인지 헷갈리는 사람이 아직도 많다. 공동묘지에서 공원으로 바뀐 지 반세기가 흘렀건만 아직 정체성을 찾지 못한 탓이다. 행정지명은 중랑구 망우동 산57-1이지만, ‘경기도 양주군 망우리’라는 ‘고리짝’ 지명이 여전히 쓰이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망우리는 공원으로 거듭났지만 여전히 공동묘지인 것이다. 망우리라는 지명이 망우산이라는 자연지명을 잡아먹었다. 망우리 공동묘지라는 섬뜩하고 부정적인 죽음의 공간에서 벗어나서 망우산이라는 멋진 산 이름을 활용, ‘망우산역사문화공원’으로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다. 해발 282m의 망우산은 중랑구 망우동과 면목동, 경기 구리시에 걸터앉은 나지막한 산이다. 서울의 동쪽 경계인 용마산과 봉화산, 아차산과 첩첩이 겹쳤다. 망우산은 백악산~낙산~남산~인왕산으로 이어지는 서울의 안쪽 경계 ‘내사산’과 함께 삼각산~용마산~관악산~덕양산으로 이어지는 서울의 동쪽 바깥경계 ‘외사산’의 일부를 형성한다. ‘망우’란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자신의 묏자리를 정하고 돌아오는 고개 위에서 잠시 발길을 멈추고 “근심을 잊게 됐다”고 말했다고 해서 붙었다. 이성계의 건원릉을 비롯해 조선 역대 왕과 왕비 등 9기 17위가 모셔진 구리시 동구릉에서 직선거리로 1㎞ 남짓 떨어진 곳이다. 동구릉 가는 길목에 자리한 망우산에 오르면 한강 이북의 도봉산과 수락산, 불암산이 줄줄이 펼쳐지고 한강 이남 검단산과 예봉산이 한눈에 들어온다.조선시대 서울에 사는 백성이 죽으면 서소문 밖 애오개(아현), 광희문 밖 신당, 남산 바깥 이태원, 동소문 바깥 미아리에 각각 묻혔다. 멀리 서쪽 은평구 이말산과 북쪽 도봉구 초안산은 양반이나 궁녀, 내관, 중인층의 묘역으로 쓰였다. 잘나가는 서울양반은 고향 선산까지 내려가거나 경기·충청 일대에 묻혔다. 특히 남산 밖 이태원 부근 지금의 용산 미군기지 일대는 서울 최대의 공동묘지였다. 1905년 일본군이 이 땅을 군사기지로 수용할 때 무려 117만여기의 무덤자리를 확인한 바 있다. 일제강점 후 경성 부립 공동묘지가 사대문 밖에 조성됐는데 경성이 점차 확장되면서 1933년 양주군 망우리에 83만2800㎡ 규모의 공동묘지를 조성하기에 이르렀다. 용산구 이태원 일대와 마포구 노고산 등지에 있던 공동묘지를 옮겨왔다. 이후 1973년까지 40년 동안 서울시민 전용 묘지 구실을 했다. 이 시기 서울에서 사망한 사람의 운구는 잘났거나 못났거나 대개 망우리로 향했다. 1963년 서울의 면적을 두 배 이상 확대하는 서울시 행정구역 확장에 따라 경기도 지역 12개 면 90개 리가 서울에 편입됐을 때 서울 동북부의 변방 망우리도 서울특별시가 됐다.망우리에는 한때 5만기 가까운 묘역이 조성됐고 폐장되기 전까지 해방과 한국전쟁, 4·19혁명 등 격동의 근현대사를 품었다. 1960년대 중반부터 묘 터가 부족해지자 경기도 벽제리, 용미리, 언주리(양재) 등에 공동묘지를 조성해 화장과 이장 등이 이뤄졌다. 묘지 사용이 중단됐어도 한식, 추석 때면 조문행렬로 들썩거렸다. 무덤이 빠져나간 터에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했다. 지금처럼 숲이 우거진 것은 20년이 채 안 된다. 이전에는 봉분만 가득한 민둥산이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4.7㎞의 망우리 순환로를 ‘사색의 길’로 정비했고 길가에 연보비를 세워 묘역의 주인을 알리는 작업을 진행했다. 죽음의 공간이 삶의 공간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지금은 7360기가 남아 있다. 유관순, 한용운, 오세창, 방정환, 지석영, 박인환, 이중섭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독립유공자와 저명한 예술가, 문인재사 46명이 영면해 있다. 안창호, 송진우, 나운규, 김영랑도 한때 이곳에 묻혔다. 18세 소녀 유관순 열사는 3·1운동 이듬해인 1920년 9월 서대문감옥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뒤 이태원 공동묘지에 안장됐다가 망우리로 옮길 때 2만 8000여명의 이름 모를 유해와 함께 화장돼 합장됐다. 잇따른 투옥과 순국으로 집안이 풍비박산 나면서 열사의 묘지를 망실한 때문이다. 열사의 묘는 지금껏 ‘이태원묘지 무연분묘’ 속 한 명으로 기억되다가 지난해 9월 기념사업회 등에서 ‘유관순 열사 분묘합장 표지비’를 마련, 비로소 이름을 얻었다. 딱한 일이다. 중국 뤼순감옥에서 사형당하기 전 “고국에 묻어 달라”고 간절한 유언을 남겼으나 시신조차 찾지 못한 안중근 의사 사례와 닮은꼴이다.망우리 공원 초입 13도 창의군 탑은 항일의병의 구국 혼을 기리는 기념비적 조형물이다. 망우산 고개는 경기 동북부에서 양주를 거쳐 서울 동대문으로 들어오는 관문이었다. 1908년 수도를 탈환하겠다며 전국 13도에서 모인 창의군의 진격로이기도 했다. 1907년 정미7조약에 의해 군대가 해산되자 총대장 이인영을 위시한 1만 의병이 들고일어난 조선말 대사건이다. 군사장 왕산 허위는 300여명의 선발대를 이끌고 동대문 밖 30리 지점인 망우리까지 진공했으나 이인영이 부친상을 당해 고향으로 내려간 사이 사기를 잃은 병력이 흩어지는 바람에 일본군의 공격에 패퇴했다. 이후 길을 잃은 의병항쟁은 국외로 무대를 옮겨야 했다. 게릴라전을 벌이던 허위는 체포돼 서대문형무소 첫 사형수로 처형됐다. 동대문~신설동~청량리 구간 간선도로에 허위의 호를 딴 왕산로라는 도로명이 남아 서울진공작전 실패의 아쉬움을 달랠 뿐이다. 망우산은 사연 많은 산이다. 그 산에 깃든 망우리 공원은 단순히 과거의 공동묘지이거나 현재의 공원이 아니다. 마치 살아 있는 야외 역사박물관처럼 느껴진다. 명멸한 숱한 인물을 통해 근현대사를 더듬어 볼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2012년 ‘꼭 지켜야 할 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데 이어 2015년 서울시가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한 까닭이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제20차 홍릉숲길 산책 ■일시 및 집결장소 : 9월7일(토) 오전10시, 고려대역 3번 출구(개찰구 안)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 (사)서울도시문화연구원 (www.suci.kr)
  • “최초 100호 도서관…날개 단 스마트시티…지식문화도시 착착”

    “최초 100호 도서관…날개 단 스마트시티…지식문화도시 착착”

    ‘수출입국’ 시대 우리 경제를 뒷받침했던 공업단지 출신 구로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대한민국의 ‘지식문화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처음 도서관 100호 건립을 달성한 것은 물론 전국에서 유일하게 서울 구로구 전역에 와이파이망과 사물인터넷망(로라망)을 구축한 스마트시티로 변신하면서 지식문화도시의 초석을 완성했다. 3선인 이성 구로구청장은 “미래 산업은 모두 지식에서 나온다”며 일찍이 지식문화도시를 목표로 세우고 도서관 건립과 스마트시티 사업을 이끌어 왔다. 지난달 27일 국내 최초로 관내 100번째 도서관을 기록한 신도림동 ‘구로 기적의도서관’ 개관식에서 그를 만났다. 구로에는 이 구청장의 임기인 민선 7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대형 도서관 6개가 추가로 들어선다. -서울 25개 구청 가운데 구로가 처음 관내 100호 도서관 시대를 열었는데. “2011년 개봉동에 글마루 한옥 어린이도서관 개관을 시작으로 ‘걸어서 10분 내 도서관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이곳 구로 기적의도서관과 같은 대형 도서관 이외에 주민들이 집 가까운 곳에서 책을 접할 수 있도록 ‘작은도서관’도 부지런히 만든 결과다. 새로 짓는 아파트 단지는 도서관을 넣지 않을 경우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는 식으로 강제하기도 했다(웃음). 기성 아파트는 관리사무소 등 빈 곳을 찾아 도서관으로 리모델링해 줬다. 교회에도 도서관을 넣었고, 책을 빌려주기만 했던 옛 새마을문고를 도서관으로 바꿨다. 민선 7기의 남은 임기 3년 안에 구로에 6개 대형도서관이 추가 완성된다. 첫 구청장 임기인 민선 5기 취임 때인 2010년 7월 40개에서 올해 8월 현재 100개로 60개 늘렸다. 당분간 어느 도시도 흉내 내기 어렵다. 뿌듯하고 자랑스럽다.”-도서관을 택한 이유는. “미래는 지식산업 시대다. 4차 산업시대 도시의 정체성이 지식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구로는 지식도시로 나아가야 하고, 같은 맥락에서 도서관 건립 사업과 스마트시티 조성 목표를 내놨던 것이다. 도서관만 놓고 보면 도서관은 남녀노소 모두 이용할 수 있고 주민 간 소통의 장도 될 수 있는 곳이다. 실제로 아파트 단지에 있는 도서관에서 주민들이 모여 자원봉사나 재능기부를 하고 아파트 관리비 문제도 토론한다. 보육과도 연결할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 작은도서관을 활용한 ‘구로형 온종일 돌봄센터’(구로형 아이돌봄체계)를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구로구는 서울시에 서울시립도서관 권역별 분관 건립 아이디어를 냈는데 정작 대상지 선정에서는 고배를 마셨다. “대신 서울시 ‘책보고’가 들어오기로 했는데 권역별 도서관 이상의 좋은 시설로 만들 생각이다.” -구로가 대한민국 스마트시티를 선도하고 있는데 스마트시티의 장점은. “구로구는 관내 전역에 와이파이망과 사물인터넷망을 바탕으로 전국에서 가장 앞서 다양한 스마트 도시 조성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최초로 위험시설물 붕괴 사전 감지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치매·어린이·홀몸어르신 안심서비스, 찾아가는 이동형 공기질 서비스, 청각약자를 위한 웨어러블 기기 보급, 불법촬영카메라(몰카) 탐지 등이 대표적이다.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동네 문제를 해결하는 리빙랩도 개소했다. 올해는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 주차 정보 시스템’도 도입했다.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길거리 쓰레기통도 설치했다. 스스로 꾹꾹 눌러 담고 수거 시기도 알려주는 똑똑한 쓰레기통이다. 최근에는 드론을 행정에 활용하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이외에도 스마트 교차로, 스마트 보안등, 전통시장 화재 알림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스마트 도시로 기업들이 맘껏 날개를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그 성과물들이 구로구의 미래 먹거리가 된다.”-3선 연임 제한이 있어 남은 임기는 3년이다. 지역에서 풀어야 할 과제를 꼽는다면. “후배에게 숙제를 안 남겼으면 좋겠으나 부득이하게 남을 것 같은 게 있다. 철도차량기지 이전과 개발 착공이 임기 내 될지 안 될지 조마조마하다. 동부제강과 CJ제일제당 부지 개발의 경우 구청이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다 했으나 땅 주인 의사가 사업 가능 여부를 결정짓는 요인이어서 한계가 있다. 그나마 온수 융복합산업단지 개발 사업은 최근 확정이 되어 다행이다.” -내년 총선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민선 7기 이후 공직에서 완전히 은퇴할 생각인가. “우리나라 대부분 대통령이 70세를 넘기거나 칠순 무렵에 당선됐다. 국회의원, 장관, 단체장도 노쇠하다. 제가 3선 마치면 66세다. 40~50대 주자에게 물려주는 게 마땅하다. 노인폄하는 아니다. 젊은 사람들의 생각에 맞추기 위해 세대교체해야 한다.” -부모님을 생각하며 그린 유화 ‘봄날’이 프랑스 한 도시의 미술관에 걸려 있고, 2010년에는 에세이집(돈바위산의 선물)을 내는 등 시서예화에도 조예가 깊은데. “3년 뒤 임기 마치면 새 길을 가겠다. 글쓰기를 좋아한다. 쓴다면 문학작품보다 요즘 인기인 웹소설에 관심이 있다. 웹소설 ‘전능의 팔찌’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웃음).”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3선 연임하면서 구로에서 깨끗한 행정을 만드는 데 큰 성과를 냈다고 본다. 비록 3선 이후 재출마는 없지만 일을 마무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앞으로 미래를 위한 초석을 깔겠다고 공약한 것처럼 구로를 지식문화도시로 완성하기 위해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누구보다 열심히 일할 것이다. 저의 공직에 대한 자존심이기도 하다.” 진행 주현진 부장 jhj@seoul.co.kr정리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그가 걸어온 길 ‘천재 워커홀릭’이라 불린 서울시 고위 공무원 출신 부구청장으로 구로 인연 이인영 삼고초려로 출마 ‘천재 워커홀릭’으로 불렸던 서울시 고위 공무원 출신이다. 차분하면서도 소신이 강하고 무엇을 기대하든 그 이상을 보여 준다는 평이다. 큰누이는 매일 새벽 4시 반부터 미아3거리부터 종로까지 꼬박 1시간 반을 걸어서 학교에 다니면서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은 수재였으나 가난 때문에 진학을 포기하고 구로공단에서 일했다고 말할 때는 아직도 두 눈에 눈물이 고인다. 경북 문경 점촌에서 태어났다. 7남매 중 2명이 먼저 세상을 떠났을 만큼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다. 퇴계 이황 선생의 18대 후손답게 공부는 물론 시서예화 각 방면에서 재능을 보였으나 어머니의 삯바느질로 온 식구가 먹고살아야 했던 형편 때문에 덕수상고로 진학했다. 큰 뜻을 품고 공무원이 된 것은 아니다. 집안의 뜻을 거스르고 취업 대신 고려대 법학과에 진학했으나 빨리 제 앞가림할 목적으로 고시를 택했고, 과외로 동생의 학비까지 벌면서도 24세 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천직이랄 만큼 일이 좋았고 덕분에 동기들보다 항상 앞서 승진해 마흔넷에 서울시 국장이 됐고 1급 자리까지 올랐다. 2000년 서울시 국장 발령을 앞두고 별안간 온 가족을 이끌고 세계 일주 여행을 떠난 일이 반향을 일으키면서 괴짜 공무원으로 전국적인 조명을 받았다. 재충전을 이유로 90만 공무원 가운데 처음 무급 휴직을 신청한 주인공이었는데 당시 부모를 잃은 처조카 2명을 아들로 입양하면서 여행을 가족 간 화합을 도모하는 계기로 삼은 일이 뒤늦게 알려져 감동을 주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당선 때 인수위원회 국장을 지내면서 미래권력으로 떠올랐으나 ‘누구의 사람’이란 말이 듣기 싫어 이 시장 임기 내내 부구청장으로 4년 외유한 게 구로와 인연을 맺은 계기가 됐다. 민선 5기 지방선거를 앞둔 2009년 초부터 여야로부터 뜨거운 콜을 받다가 2009년 10월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천 제의를 뿌리치고 사표를 낸 뒤 삼고초려했던 당시 구로갑 지구당위원장인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손을 잡았으며, 민선 7기까지 내리 3선을 달리고 있다. ▲1956년 경북 문경 출생 ▲서울 덕수상고 ▲고려대 법학과 ▲행정고시 24회(1980) ▲서울시 서울올림픽 홍보계장(1985~1988) ▲청와대비서실 행정관(1994~1995) ▲서울시정개혁단장(2000) ▲구로구 부구청장(2002~2006) ▲서울시경쟁력강화본부장(2008) ▲서울시 감사관(2009) ▲민선 5·6·7기 구로구청장(2010~현재). 부인 홍현숙씨와 4남.
  • 명성교회 ‘부자 세습’ 운명 예장통합 총회서 뒤집힐까

    명성교회 ‘부자 세습’ 운명 예장통합 총회서 뒤집힐까

    김하나 목사 담임 청빙 무효 판결 불복 세습금지법 폐지 땐 재재심 요건 갖춰 교회 측, 세습법 폐지·청빙 강행 추진 부총회장 후보 “원칙대로 해야” 입장명성교회 세습 무효가 3주 후로 예정된 가을총회에서 또 뒤집힐지가 교단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오는 23~26일 경북 포항 기쁨의교회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104회 총회가 열린다. 지난달 5일 예장통합 총회 재판국에서 명성교회의 김하나 위임목사 청빙 무효 판결이 내려져 공은 다시 이번 정기총회로 넘어갔다. 일찌감치 교단 판결 불복을 선언한 명성교회 측이 총회를 통해 김 목사 청빙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여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명성교회 측이 가을 총회를 벼르는 이유는 재심 판결의 근거인 세습금지법 폐지에 있다. 명성교회 창립자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의 청빙을 원천적으로 봉쇄한 세습금지법이 폐지되면 재재심 요건을 갖출 수 있고 향후 재판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입지를 점유하게 되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볼 때 명성교회 측은 총회와 관련해 ‘엎드려 기도하겠다’는 것 말고는 아직까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김 목사 청빙 강행을 둘러싼 총회 주변의 기류는 벌써 후끈 달아올랐다. 우선 서울동북노회와 진주남노회가 목회 대물림을 금지하는 헌법 28조 6항 전체를 삭제할 것을 총회에 헌의했다. 대구동노회도 세습 금지와 관련한 헌법 일부를 보완하거나 삭제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목사 청빙을 지지하는 예장통합정체성과교회수호연대(예정연)는 공공연하게 재재심을 요구하는 한편 세습금지법 폐지를 연일 거론하고 있다. 이에 맞서 순천노회는 명성교회 세습에 제동을 걸었던 지난해 총회 결의 이행을 촉구하는 헌의안을 올렸다. 순천노회는 지난해 8월 “김하나 목사 청빙 결의는 절차적으로 무효”라고 비판했다. 이들 노회가 총회 재판국·헌법위 보고 과정에서 부딪칠 게 뻔하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81기 목사들은 총회 재판국 판결에 불복하는 명성교회를 규탄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성명을 발표하면서 “명성교회 측이 판결에 불복하고 104회 총회에서 다시 문제를 제기하려 한다”면서 “명성교회는 담임목사를 재청빙해야 하며 교단 헌법에 명시된 목회 세습금지법은 존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명성교회평신도연합회와 명성교회정상화위원회, 교회개혁 평신도행동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명성교회 재정 비리 의혹에 대한 해명과 교회와 관련해 발생한 폭력 사건에 대한 사법 당국의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결국 명성교회의 운명은 총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한다. 현재로선 이번 총회의 분위기가 지난해와는 다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해 총회에선 사회적으로 교회 세습이 크게 주목받으면서 명성교회에 대한 반감이 컸다. 하지만 지난달 재심에선 근소한 표차로 김 목사 청빙 무효 판정이 내려졌다. 지난해 총회에서 명성교회 목회 세습을 용인한 재판국 판결을 무시한 채 재판국원 전원 교체의 강수를 뒀던 총대(목사·장로)들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이번 총회 목사·장로 부총회장에 출마한 신정호 목사(전주동신교회)와 김순미 장로(영락교회)는 지난달 소견발표회에서 “교회 목회직 대물림 문제는 원칙대로 총회가 정한 룰 안에서 하는 것이 옳다”, “임원회는 총회 결의를 충실히 집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각각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교회개혁실천연대와 사단법인 평화나무는 교단 총회 참관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2025년 ‘스마트시티’ 구로 미리 만난다

    서울 구로구가 오는 24일 지하철 1·2호선 신도림역 1번 출구 지하광장에 ‘스마트 구로 홍보관’을 개관한다. 민선 7기 지식복지 사업의 하나다. 3일 구로구에 따르면 스마트 구로 홍보관은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미래 도시의 모습을 주민들이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가상체험시설이다. 전체 면적 330㎡ 규모의 공간에 교통, 환경, 안전관리 등 다양한 도시 정보를 통합해 하나의 화면에 표시한 ‘스마트도시 상황실’, 2025년 미래의 모습을 3차원(D)프린팅과 증강현실(AR)로 구현해 낸 ‘체험 2025’, 주변 관광정보를 제공하는 ‘인공지능 사이니지’, 드론을 직접 조종해 볼 수 있는 ‘드론 체험장’ 등을 갖췄다. 인근 G밸리 기업의 우수한 기술과 제품을 소개하는 ‘G밸리 기업 홍보관’, 주민들을 위한 각종 교육, 회의, 활동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콘퍼런스 홀’도 들어선다. 홍보관을 돌아다니며 이용 방법을 안내하는 자율주행 로봇도 선보인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해 체험할 수 있다. 구로구는 ‘스마트시티’를 지역 미래 정체성으로 선정하고, 이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4일부터 6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9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에 참가해 취약계층 안심케어서비스, 스마트 토이로봇, 위험시설물 붕괴 사전 감지 예·경보 시스템, 실시간 스마트 주차정보, 산업용 드론 활용 시범서비스 등 구의 생활밀착형 스마트 행정서비스를 소개하는 홍보 부스를 운영한다. 또 아시아 8개국 11개 도시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리는 ‘아세안 스마트시티 네트워크 협력 포럼’에서 구로구의 스마트시티 추진 사례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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