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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물 제4호 중초사지 당간지주, 안양 랜드마크로 조성.

    보물 제4호 중초사지 당간지주, 안양 랜드마크로 조성.

    경기도 안양시가 안양박물관 내 보물 제4호 중초사지 당간지주를 랜드마크로 가치를 높인다. 시는 당간지주를 중심으로 안양사지와 석수동 마애종이 있는 일대를 종합적으로 정비한다고 23일 밝혔다. 중초사지 당간지주는 명문에 제작 연대(827년)와 사찰 이름, 만든 사람 등이 명확하게 기록된 국내 유일의 당간지주이다. 명문에 제작 연대(827년)와 사찰 이름, 만든이가 명확하게 기록됐다. 2008~2011년 중초사지 당간지주 인근 발굴조사에서 통일신라시대 중초사에서 고려시대 안양사로 발전했던 유적이 발견돼 안양 지명 유래와 역사를 확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중초사지(안양사지)에 대한 기초 현황조사가 미흡해 주변의 석수동 마애종(경기도 유형문화재 제92호), 안양사 귀부(경기도 유형문화재 제93호) 등의 문화재와 연계 및 발굴조사 정비를 위한 종합정비계획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이에 따라 시는 이에 중초사지 당간지주 일대를 정비해 안양의 랜드마크 문화재로도 부각시키기위해 종합정비계획 수립용역을 추진한다. 시는 올해 7월 ‘안양 중초사지 당간지주 일대 역사적 가치와 보존 활용방안’을 주제로 전문가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9월말 용역 중간보고회를 거쳐 12월까지 문화재청 최종 승인을 추진할 계획이이다. 21일 열린 수립용역 착수보고회에서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인 최태선 중앙승가대 교수는“유적 복원의 중심연대를 통일신라시대 중초사지로 할 것인지, 고려시대 안양사지로 할 것인지 정할 필요가 있다”며 “계획의 공간 범위를 안양사 귀부 등 주변 문화재로 확대해 문화로드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인 엄기표 단국대 교수는 “중초사지당간지주를 안양예술공원의 상징공간이자 진입공간으로 정비하되, 지역 주민과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초사지 당간지주의 기둥과 깃발을 상징적으로 복원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중초사지당간지주에 대한 문화재적 가치를 높이 평가해 역사성을 반영한 정비계획을 수립, 극락정토를 의미하는‘안양’의 도시정체성과 역사성을 확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이근형 “나경원 ‘국민 밉상’ 돼 쉬웠다…오세훈 가장 어려워”

    이근형 “나경원 ‘국민 밉상’ 돼 쉬웠다…오세훈 가장 어려워”

    “기재부, 소득 하위 70% 고집…정치하는 것”“고민정,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정책 준비돼”이근형 전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원장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을 소득 하위 70%에게만 지급해야 한다고 맞서는 기획재정부에 대해 “정치하는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했다. 또 4·15 총선에서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를 이기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국민 100%에게 주느냐, 70%에게 주느냐는 논란은 단지 3조원 정도 차액에 해당하는 돈 문제가 아니라 철학의 문제인데 기재부가 그걸 고집한다는 것은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어디까지나 이런 문제는 국회에서 정해야 될 문제고 기재부가 너무 그렇게 주장을 앞세워선 곤란한 문제”라며 “기재부가 정치를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선거 기간 ‘전국민 1인당 50만원 지급’ 등을 이야기했던 미래통합당에 대해서도 “지금 와서 말을 바꾸면 총선 불복으로 비칠 것”이라며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4·15 총선 전략을 주도했던 이 전 위원장은 ‘선거 뒷얘기’도 풀어놨다. 민주당의 이수진 전 판사가 통합당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꺾은 서울 동작을에 대해서는 “거기는 사실 그렇게 어려운 지역이라고 보지 않았다”며 “선거에 떨어진 분한테 이런 얘기를 해서 미안하지만 저희가 분석하기로 (나 전 원내대표는) 소위 ‘국민 밉상’이 돼 있더라”고 밝혔다.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을 전략공천한 서울 광진을에 대해서는 “오세훈 후보가 가장 어려웠다”며 “(오 후보는) 중도 성향에 서울시장을 하면서 인지도도 높아서 어지간한 후보가 가선 쉽지 않겠다고 판단해 전략공천을 제일 늦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고민정 후보도 어렵지 않을까 판단했는데 고 후보가 정책적인 측면에서도 준비가 돼 있는 등 충분히 지역 주민들한테도 어필할 수 있겠다 그런 판단을 했었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선거를 앞두고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과 한 ‘의석수 내기’에서 이겼다며 “당연히 제가 이길 수밖에 없다. (양 전 원장은) 저보다는 적게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2004년 총선 때도 152석을 정확히 맞혀 당시 대통령께 보고도 했고 지난 총선 때도 누가 1등을 할지 모른다는 예측을 내놨다”고 말했다. 통합당의 패인에 대해서는 “본인들의 득점 포인트를 전혀 만들지 못했다”며 “‘조국 사태’ 본질도 당시 자유한국당이 잘못 읽었다. 한국당이 가진 문제점인 국정 발목잡기, 막말 등 정체성이나 특성을 바꿔주는 사안은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비대위’ ‘조기 全大’ 결론 못 낸 통합당… 지도부 공백 우려

    ‘비대위’ ‘조기 全大’ 결론 못 낸 통합당… 지도부 공백 우려

    외부인사 비대위 맡는 데 다수가 반대 심재철 대행 “전체 의견 취합해 결론” 김태흠 “당선자 회의 열어 진로 논의” 장제원 ‘김종인 비대위’ 조기 전환 촉구 새달 원내대표 경선이 돌파구 될 듯미래통합당은 4·15 총선 참패 후 처음으로 열린 20일 의원총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등 지도체제 복원에 대해 논의했지만 당론을 모으지 못했다. 당선자와 낙선자, 불출마와 컷오프 현역 의원들이 한데 모인 이날 의총은 심재철 대표 권한대행과 최고위원회의 ‘조속한 비대위 체제 전환’ 추진에 제동만 걸었다.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느냐에 앞서 비대위를 꾸릴지, 조기 전당대회를 치를지조차 결정하지 못해 지도부 공백 장기화 우려도 커졌다. 심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 본회의 전후로 두 차례 걸쳐 진행된 의총 후 “의견이 하나로 합일되지 않았다”며 “당 진로 관련 문제라 모든 의원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의원과 새 당선자들까지 전체 의견을 취합하고 그 결과를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7일 김 전 위원장을 직접 찾아가 비대위를 맡아 달라고 요청했던 심 권한대행은 “오늘 논의는 ‘김종인 비대위’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고 한발 물러섰다. 의총 참석자들은 외부 인사가 비대위를 맡는 데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고 입을 모았다.김태흠 의원은 “조속히 당선자 회의를 열어 당의 진로를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외부 인사를 들여다가 당을 맡긴다는 것은 주체성이 없는 행위”라며 “정체성도, 확고한 의지도 없는 구성원들의 정당을 국민이 신뢰할 수 있겠나”라고 김종인 영입 반대를 재확인했다. 반면 장제원 의원은 “우리가 반성할 시간도 갖지 않고 전당대회를 치르며 권력 투쟁의 모습을 보이면 국민이 뭐라고 하겠느냐”며 조기 전당대회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이어 “의총 의견이 반반이었으니 최고위에서 결정해야 한다”며 ‘김종인 비대위’ 전환을 촉구했다. 제3의 대안도 나왔다. 박덕흠 의원은 초선, 재선, 3선 이상 그룹에서 2명씩을 추천해 전당대회 전까지 당을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박 의원은 “외부에 당을 맡기지 말자는 게 핵심”이라며 “빨리 당선자들을 모아 다시 의견을 듣고 정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당론이 모이지 않으면서 다음달 초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까지 지도부 공백이 계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통합당의 한 의원은 “지금 당장 당이 처리해야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닌 만큼 신임 원내대표부터 빨리 뽑고 차후에 당 대표 등 지도부 문제를 논의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김종인 비대위’ 놓고 통합당 격돌 예고…총선 참패 후 첫 의총

    ‘김종인 비대위’ 놓고 통합당 격돌 예고…총선 참패 후 첫 의총

    정진석 “‘김종인 비대위’는 본인 결심 전제”김태흠 “툭하면 외부인에 당 운명 맡기냐”주호영 “당선자 총회서 차기 원내대표 뽑아야”4·15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이 20일 오후 국회에서 총선 후 첫 의원총회를 열고 새 지도체제 구성과 향후 노선에 대해 논의한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에서 의원들 간 격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의총은 오후 2시 본회의를 30분 앞두고 열린다. 정세균 국무총리의 추경안 시정연설을 청취하기에 앞서 추경안에 대한 당 입장을 정리하는 게 주된 목적이다. 그러나 총선 이후 당 지도 체제가 붕괴한 상태에서 열리는 첫 회의인 만큼 참패 원인 분석과 함께 통합당이 향후 쥐고 갈 노선, 정체성도 의제에 오를 전망이다. 특히 비대위 체제를 놓고 김종인 전 위원장이 지휘봉을 잡고 갈 지 당선된 사람들 위주로 ‘조기 전당대회’를 치를 지 당내에서 다양한 수습책이 제기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이미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은 김 전 위원장에게 비대위원장직을 타진한 상태다. 당내에서는 위기 극복을 위해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서둘러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대 국회 당내 최다선(5선)이 되는 정진석 의원은 언론에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전제는 본인 결심과 당선자 중지가 모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종인 비대위’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21대 국회에서 3선이 되는 김태흠 의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김 전 위원장 비대위원장 영입 시도가 당내 논의 없이 이뤄졌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구성하든 비대위 체제로 가든 당의 미래는 당내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면서도 “툭하면 외부인에게 당의 운명을 맡기는 정당에 무슨 미래가 있겠느냐”며 반대했다. 총선에서 낙선한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을 조속히 교체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5선에 성공한 주호영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당선자 총회를 통해 차기 원내대표를 빨리 뽑아 이번 임시국회와 개원 협상을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길섶에서] 온라인 등교 연민(憐憫)/박록삼 논설위원

    이마에 여드름이 돋아나기 시작한 아들은 정체성 혼란의 시절을 살았다. 자신이 ‘중1’인지 ‘초7’인지 헷갈렸다. 중학교 입학식도 없이 겨우내 몇 달을 집에서만 지낸 탓이다. 지난주 ‘온라인 등교’를 시작하며 비록 실감은 안 나지만 ‘진짜 중학생’이 됐다. 그런데 요 며칠 아들의 표정이 어둡다. SNS 커뮤니티에 가입해 담임 선생님에게 출석했음을 밝히고, 접속자가 몰려서인지 자꾸 다운되기 일쑤인 사이트에 들어가 과목별 수업을 들어야 하고, 썩 익숙하지 않은 방법으로 많은 숙제를 제출해야 하니 몹시 힘겨워한다. 초등학교 4학년 딸까지 ‘온라인 등교’를 하니, 덩달아 아이 엄마까지 신경이 바짝 곤두서 있다. 선생님의 힘겨움도 충분히 짐작된다. 디지털 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선생님들로선 감당 불능이다. 여기에 “접속이 잘 안 돼요”, “숙제 자료를 찾을 수가 없어요” 등 각종 질문을 쏟아 내는 학생들, 학부모들에게 일일이 답변하는 것 또한 버겁기 짝이 없을 것이다. 한 후배의 아들은 온라인 등교 날 아침, 새 선생님, 새 친구들 만날 기대에 부풀어 세수하고 양치질한 뒤 컴퓨터 앞에 앉았다가 그냥 화상수업만 들어서 실망이 컸다고 한다. 적이 안쓰럽다. 분투하는 모든 이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낸다.
  • 코로나 중환자실서 맞은 伊부부의 결혼 50주년…말없이 꼭붙든 손

    코로나 중환자실서 맞은 伊부부의 결혼 50주년…말없이 꼭붙든 손

    코로나19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한 노부부가 중환자실에서 결혼 50주년을 맞이했다.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일 메사제로’는 코로나19로 투병 중인 노부부가 의료진의 배려로 같은 병실에서 결혼기념일을 보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이탈리아 마르케 주 페르모 시의 한 병원 간호사 로베르타 페레티는 노부부 환자를 위해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간호사는 “노부부가 나란히 코로나19에 걸려 입원했는데 병원에서 결혼 50주년을 치르게 됐다. 다른 병실에 떨어져 서로를 더 걱정하는 모습이 안타까워 파티를 계획했다”고 설명했다.남편의 침대를 아내가 입원 중인 중환자실로 옮긴 의료진은 결혼행진곡을 연주하며 축하를 보냈다. 부부의 침대맡에 모여 작은 케이크를 전달하기도 했다. 비록 불을 붙일 수는 없었지만 케이크를 받아든 노부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번졌다. 그리고 남편은 말없이 아내의 손을 꼭 붙잡았다. 간호사는 “투병으로 힘이 빠진 부부는 겨우 손을 붙들었고, 남편은 아내에게 끝없이 사랑한다고 속삭였다. 그런 노부부의 모습에 의료진들도 울음을 터트렸다”고 말했다. 이어 “단 10분이었지만 그동안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며 누적된 피로를 한꺼번에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아름답고 놀라운 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병원 책임자는 “환자의 정체성과 삶에 얽힌 이야기를 치료와 회복의 도구로 사용하라고 늘 강조했다. 그리고 그건 가끔 이런 기적을 만들기도 한다”며 기뻐했다. 중환자실에서나마 50년의 결혼 생활을 돌아본 부부의 소식에 자녀들도 “우리 부모님은 함께 하기 위해 태어난 분들 같다. 이 세상에 얼마 남지 않은 구식 커플”이라며 감사를 표했다.노부부의 사랑과 의료진의 세심한 배려가 통한걸까. 현지언론은 이후 아내 산드라(71)와 남편 지안카를로(73) 부부가 고비를 넘겨 곧 나란히 퇴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17일 현재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6만8941명, 사망자는 2만2170명이다. 대규모 인명피해에 이탈리아에서는 이번 참사를 인재(人災) 보고 보건당국과 의료시설의 과실 유무를 따지는 수사도 시작됐다. 이탈리아 검찰은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베르가모에 있는 요양원과 병원, 지방 정부를 상대로 직무유기 혐의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1만1000여 명의 사망자가 쏟아져 나와 ‘죽음의 도시’로 불린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대립구도 틀이 깨진다… 좌우에서 ‘정체성’으로

    대립구도 틀이 깨진다… 좌우에서 ‘정체성’으로

    미국 백인 엘리트들이 2016년 대통령 선거 결과를 두고 지금도 의아하게 여기는 것은, 그토록 많은 미국 노동자들이 왜 도널드 트럼프를 찍었을까 하는 점이다. 말도 안 되는 협잡꾼의 주장에 다들 집단 사기라도 당한 게 아닐까. 에이미 추아 예일대 로스쿨 교수는 신간 ‘정치적 부족주의’에서 트럼프 당선과 백인 하층 노동자들의 지지를 엮어 미국의 특이한 정체성을 분석했다. 둘은 재력과 학력에서 차이가 있을 뿐 취향이나 감성, 가치관 등에서는 아주 유사하다. 그들은 교육 수준이 낮고, 인종주의적이며, 반페미니스트이자, 거리낌 없이 애국을 외치는 이들이다. 백인 하층 노동자들은 이런 트럼프를 ‘같은 부족 사람’이라 생각했고, 기꺼이 표를 줬다고 봤다. 국가 설립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 역사상 가장 많은 이민자를 받아들인 미국은, ‘민족’ 정체성은 약하지만 강력한 ‘국가’ 정체성으로 하나가 된 유일한 국가다. 이런 특징 때문에 미국은 다른 나라의 민족 정체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실패하기도 했다. 냉전의 렌즈로만 바라봤던 베트남전이 대표적이다. 당시 베트남의 화교는 인구 비중이 1%밖에 안 되지만, 경제적 부의 70~80%를 장악한 상태였다. 미국이 친자본주의적 조치를 취할 때마다 오히려 베트남 사람들은 분노했다. 미국은 베트남의 수장인 호찌민이 그저 중국의 꼭두각시 정도라고 생각했지만, 호찌민은 화교를 향한 베트남 사람들의 증오를 적절히 활용해 미국을 물리쳤다. 저자는 미국이 간과한 건 공산주의에 대한 불신이 아니라, 베트남 사람들의 화교에 대한 증오였다고 지적한다.미국이 “민주주의가 자유를 사랑하는 이라크 사람들에게 영구적인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라크를 침공한 사례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당시 복잡한 이라크의 민족 구성과 그들의 갈등을 간과했다. 당시 이라크는 수니파가 집권하고 있었지만, 전체 인구 60%는 반대편인 시아파였다. 민주적 선거 방식은 오히려 시아파 정권을 탄생시켰고 수니파에 대한 처참한 보복과 이에 맞선 무장단체이자 테러집단인 이슬람국가(IS)를 낳았다. 그러나 트럼프의 당선 이후 미국에서는 민족과 유사한 ‘부족’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는 데 저자는 우려를 드러낸다. 2017년 2월 캔자스주에서 백인 퇴역 해군이 “우리나라에서 꺼져!”라면서 인도계 미국인을 죽인 일, 그해 5월 열차에서 무슬림을 욕하던 남자가 말리던 사람 2명을 찌른 일 등이 연이어 이어진다. 이제 미국을 바라보는 틀을 좌우 구도가 아닌 ‘부족´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은 미국의 특징을 설명하면서도, 우리에게 불편한 기시감을 준다.한국전쟁 이후 우리 사회를 지배하던 좌우 이데올로기는 최근 들어 서서히 옅어지고, 대신 경제와 교육수준, 세대, 종교, 성별 등 다양한 정체성 갈등이 좌우 대결을 압도한다. 저자는 이런 정치적 부족주의를 경계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작은 한 발´을 내디뎌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금기를 자유롭게 꺼내놓고, 비난 대신 관용을 보이며 보듬어야 한다는 뜻이다. 4·15 총선도 끝난 상황에서 책은 우리에게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준다. 너와 나를 나누고 우리 편이 누군지를 가르는 데에 급급하면 파멸할 수밖에 없다고. 선거 이후 우리도 작은 한 발을 내디뎌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라면 더욱 그렇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목소리 커지는 홍준표·권성동·윤상현·김태호… “친정 복귀해 보수 재건”

    목소리 커지는 홍준표·권성동·윤상현·김태호… “친정 복귀해 보수 재건”

    ‘총선 밑그림’ 그리며 승리 견인 “대과 없이 홀가분하게 떠난다”4·15 총선에서 역대급 참패로 미래통합당이 ‘초상집’이 된 가운데 당을 떠나 당선된 통합당 출신 거물들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황교안 체제의 ‘탈당 후 무소속 출마자 복당 불허’ 방침이 유명무실해진 데다 통합당의 리더십을 원점에서 재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기 때문이다. 통합당 출신 무소속 당선자는 홍준표(대구 수성을), 권성동(강원 강릉),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등 총 4명이다. 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 대표와 2017년 대선후보를 지낸 홍 당선자는 5선, 권·윤 당선자는 4선이 됐다. 3선이 되는 김 당선자는 2차례 경남도지사를 지낸 대권 잠룡이다. 이들은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 체제에서 물갈이가 됐었다. 보수의 텃밭인 대구에서 생환한 홍 당선자는 “우리 당은 정체성을 잃고 잡탕 정당이 돼 버렸다”며 “보수 우파 이념과 정체성을 잡고, 2022년 정권을 가져올 수 있도록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았던 권 당선자도 “통합당으로 돌아가 원내대표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친박’(친박근혜) 핵심 윤 당선자는 전국 최소 표차(171차) 승리로 생환했다. 4년 전에도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새누리당에 복당했던 그는 이번에도 ‘친정 복귀’를 공언한 터다. 고향에서 재기에 성공한 김 당선자도 “빠른 시일 내 당으로 돌아가 새로운 혁신을 요구하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따르고, 정권 창출의 중심에 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야권 유력 잠룡인 황 전 대표의 낙선 및 대표직 사퇴와 오세훈 후보의 낙선도 이들의 정치적 존재감을 배가하는 요인이다. 심재철 원내대표까지 낙선해 지도부는 사실상 궤멸됐다. 결국 새 원내대표 선거나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미 복당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5선에 성공한 주호영 의원은 “통합당의 소중한 자산들이고, 당 지도급 인사들이 많다”며 “밖에 오래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경남지사 출신 잠룡 3인방 김태호·김두관·홍준표 나란히 여의도 입성

    경남지사 출신 잠룡 3인방 김태호·김두관·홍준표 나란히 여의도 입성

    경남지사를 지낸 김태호(58)·김두관(61)·홍준표(66) 전 지사가 4·15 총선에서 모두 당선됐다. 이들은 소속 정당의 험지 출마 요구에 지역구를 옮기거나 탈당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여의도 입성에 성공해 21대 국회의원으로 나란히 만나게 됐다. 세 당선자 가운데 가장 먼저 경남지사를 지낸 김태호 전 지사는 그의 고향(경남 거창군)현역 의원인 미래통합당 강석진 후보를 꺾었다. 김 전 지사는 미래통합당의 험지 출마 요구를 거부하고 “당선돼 당으로 돌아가겠다”며 탈당했다. 김 당선자는 4만 9123표(42.5%)를 득표해 4만 2061표(36.4%)를 얻은 강 후를 7062표 차로 제쳤다. 그는 “빠른 시일내 당(미래통합당)으로 돌아가 새로운 혁신을 요구하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따르고, 정권창출의 중심에 서겠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경남도의원·거창군수·도지사를 거쳐 이명박 정부때 국무총리에 지명됐다가 청문회에서 낙마한 뒤 경남 김해을에서 재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 새누리당 후보 선출 경선에 참여하는 등 대권에 뜻을 두고 있다. 경기도 김포갑 지역 현역 의원인 민주당 김두관 당선자는 당의 부산·울산·경남(PK) 험지 출마 요청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 사저가 있는 양산을로 지역구를 옮겨 양산시장 출신 미래통합당 나동연 후보와 맞붙어 이겼다.김두관 당선자는 2위 나 후보와 개표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피말리는 접전 끝에 4만 4218표(48.9%)를 얻어 4만 2695표(47.2%)를 득표한 나 후보를 1523표차로 따돌리고 PK지역에서 민주당의 귀중한 1석을 지켰다. 그는 고향 남해군에서 이장을 거쳐 남해군수를 지낸 뒤 노무현 정부때 행정자치부장관을 역임했다. 경남지사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2년만에 지사직을 던지고 2012년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김두관 당선자는 “수도권과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동남권으로 부울경 메가시티가 성공할 수 있도록 정치적으로 뒷받침 하겠다”고 말했다. 김두관 전 지사 후임 지사를 지낸 홍준표 전 지사는 미래통합당의 수도권 출마 요구에 지역구를 두번 옮기고 탈당하는 ‘유랑극단 선거’를 치른 끝에 대구 수성을에서 힘겹게 생환에 성공했다.홍 전 지사는 당초 고향(창녕군)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 출마를 준비하다 당의 서울 출마 요청을 받고 김두관 전 지사가 출마한 양산을 지역으로 옮기는 타협안을 제시했지만 당 공천에서 배제됐다. 그는 “불의와 협잡에 의한 공천배제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고, 승복할 수 없다”면서 “협잡공천에 관여한 사람을 알고 있으며 돌아가서 용서하지 않겠다”며 황교안 대표와 당 공천관리위원회를 겨냥해 작심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홍 전 지사는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낸 대구로 출마지를 옮겨 무소속으로 수성을에서 4만 15표(38.5%)를 득표해 3만 7165표(35.7%)를 얻은 미래통합당 이인선 후보를 물리치고 기사회생하는 저력을 보였다. 홍 당선자는 “당(미래통합당)이 참패해 마음이 아프다. 조속히 당에 돌아가서 당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당 대표를 2번이나 해 굳이 당권을 잡을 생각은 없지만 지금 우리 당은 정체성을 잃고 잡탕 정당이 돼 버렸다”며 “제대로 보수 우파 입지를 다지는 정당으로 만들고 보수 우파 이념과 정체성을 잡아 2022년 정권을 가져올 수 있도록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홍 당선자는 서울에서 15·16·17·18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지난 대선때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 나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졌다. 그는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 “대구에서 당선돼 대권을 반드시 대구로 가져오겠다”며 대권에 다시 도전할 뜻을 밝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대구서 부활한 홍준표 “2022년 정권 가져오겠다”

    대구서 부활한 홍준표 “2022년 정권 가져오겠다”

    “통합당 참패해 마음 아프다…당 복귀”“제대로 된 보수 우파 입지 다지겠다”21대 총선 대구 수성을 선거구에서 승리한 무소속 홍준표 당선인은 16일 “미래통합당의 보수 우파 이념과 정체성을 바로 잡고, 2022년에 정권을 가져올 수 있도록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홍 당선인은 “조속히 당으로 돌아가 당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겠다”며 “대선은 머릿수가 많다고 이기는 게 아니다. 제대로 된 전사들로 스크럼을 짜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선 소감에서 “당(통합당)이 참패해 마음이 아프다. 조속히 당에 돌아가서 당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전 선거는 대부분 오후 8시 30분을 전후해 결과가 나왔는데 이런 선거는 처음이다. 그만큼 대구에서 무소속 출마가 어려운 것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복당해서 당권에 도전할 생각인가’라는 질문에는 “이미 당 대표를 2번이나 했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당권을 잡을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다만 그는 “그러나 지금 우리 당은 정체성을 잃고 잡탕 정당이 돼 버렸다”며 “제대로 보수 우파 입지를 다지는 정당으로 만들겠다. 보수 우파 이념과 정체성을 잡고, 2022년 정권을 가져올 수 있도록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혀 대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다행스럽게 이번 선거에서 개헌저지선을 확보했다. 또 강원 권성동, 인천 윤상현, 경남 김태호 등이 함께 국회에 입성했다”며 “20여년 정치 경험으로 볼 때 대선은 머릿수가 많다고 이기는 게 아니다. 제대로 된 전사들로 스크럼을 짜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밀려서도 안 되고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나경원 지원 김종인 “부모찬스 못 해줘 운 분들 투표해야”

    나경원 지원 김종인 “부모찬스 못 해줘 운 분들 투표해야”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가 14일 서울 흑석동 유세에서 “나경원 죽이기는 대한민국 죽이기, 동작 죽이기”라고 호소했다. 나경원 후보는 이날 “여러분이 나경원을 지켜달라.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수 있게 해달라”며 “우리 통합당이 많이 부족하지만 아직 고쳐 쓸 수 있다. 여러분이 기회를 준다면 통합당이 대한민국을 구해내겠다. 이대로 두면 대한민국이 정말 가라앉고 만다”고 말했다. 나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경제코로나로 나타나는 엄청난 경제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이번 총선은 경제를 죽이느냐 살리느냐를 결정하는 선거라고 생각한다”고 경제살리기를 강조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대한민국 정체성을 회복하고, 정의와 공정을 확립하고, 대한민국 경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이번에 통합당에 꼭 표를 줘야 고칠 수 있다”며 “부모찬스를 만들어주지 못해서 마음속으로 우시는 분들도 내일 반드시 투표하셔야 마음속으로 우는 일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점점 빠져드는 ‘부부의 세계’…불륜 드라마도 진화한다

    점점 빠져드는 ‘부부의 세계’…불륜 드라마도 진화한다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11일 방송 6회 만에 시청률 18.8%(닐슨코리아 기준)로 20%를 눈앞에 뒀다. 이혼으로 끝나는 듯했던 부부의 연은 남편 이태오(박해준 분)가 지선우(김희애 분)에 대한 복수를 예고하며 2막으로 접어들었다. 심리 스릴러에 가까운 긴장감으로 기존 불륜 드라마와의 차별화에 성공한 ‘부부의 세계’는 시대에 따라 변화해 온 불륜 드라마의 흡인력을 보여주고 있다. 섬세함과 긴장감, 심리 스릴러 만들다 ‘부부의 세계’는 2015년과 2017년 방영된 BBC 드라마 ‘닥터 포스터’를 리메이크했다. 원작은 주인공 제마 포스터의 심리를 따라 휘몰아치는 전개로 당시 영국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시즌1은 951만명, 시즌2는 1020만명의 평균 시청자를 기록해 ‘그해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로 꼽혔다. 원작이 50분씩 총 10부작으로 이뤄진 데 비해 ‘부부의 세계’는 16부작으로 전체 분량이 늘었다. 이 때문에 원작의 밀도를 담아내지 못하리라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그 공간을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와 심리 묘사로 채워 넣으며 개연성을 얻었다. 특히 머리카락 한 올에서 시작해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기까지 김희애의 섬세한 연기, 긴장감을 극대화한 연출은 ‘막장 드라마’가 아닌 심리극을 만들어 낸다.불륜의 전말과 함께 학연·지연으로 얽힌 고산시 주민들 사이의 권력관계와 이들의 묵인이 밝혀지는 과정도 몰입을 높인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작은 의심에서 부터 심적 고통, 복수로 가는 감정 변화가 촘촘하게 그려져 불륜극의 표피적 자극을 벗어났다”면서 “불륜을 통해 주변 인물의 권력관계까지 실체가 드러나는 부분이 흥미를 키우는 지점”이라고 분석했다. 원작보다 상류층으로 묘사되는 점도 겉만 번지르르한 부부 사이의 속내와 위선을 드러낸다. 특히 데이트 폭력을 겪는 하층민 여성이 지선우를 돕는다는 점은 계층이 전혀 다른 두 여성의 비슷한 현실과 그로 인한 연대를 보여준다는 평도 나온다. 시대 따라 변한 ‘불륜극의 매력’ 심리와 상황을 극대화한 ‘부부의 세계’가 보여주듯 불륜 드라마들은 사회상을 반영하며 변화해 왔다. 1990년대 초반까지는 명확한 가해자와 피해자가 존재하고 캐릭터 역시 전업주부와 매력적 여성의 대립으로 도식화 됐다. 결론도 권선징악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이후 드라마 ‘애인’(1996) 등을 거친 2000년대에는 개인의 욕망과 정체성, 감정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내 남자의 여자‘(2007), ‘아내의 유혹’(2009) 등 욕망을 중심에 두거나, ‘따뜻한 말 한마디’(2013), ‘공항가는 길’(2016) 등 상황과 심리에 주목하면서 공감을 얻었다. ‘부부의 세계’ 속 지선우가 남편을 비난하면서도 자신도 불륜을 복수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처럼, 불륜 자체도 가치 중립적으로 달라졌다.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과거 드라마에 비해 최근에는 점차 바람을 피운 사람들이 이유와 배경을 갖게 됐고 인간의 감정 묘사도 강해졌다”면서 “단순한 권선징악이나 희망적, 이상적 결론에 이르지 않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선우는 여성의 달라진 사회적 지위가 드러난 캐릭터로, 불륜을 처리하는 과정 역시 훨씬 계산적이고 치밀해진 점도 이전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불륜 드라마의 생명력은 현대 가족의 변화와 그 의미를 묻는다는 데에도 존재한다. 약화되는 가족 제도와 개인 욕망의 충돌의 장을 드러내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정 평론가는 “불륜은 하나의 소재이지만 가장 기본적인 사회 구성 단위인 가족부터 사회의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며 “‘밀회’에서도 불륜을 통해 상류층의 민낯 등 여러 이야기를 끌어냈듯, 사회극으로 확장할 수 있는 요소들도 불륜극이 통상적인 이야기로 끝나지 않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유세 선봉에 선 임종석·유승민, 대선주자 ‘워밍업’

    유세 선봉에 선 임종석·유승민, 대선주자 ‘워밍업’

    임 전 실장, 광진을·금천 후보 지원유세사진 촬영·수백명 몰려 ‘대선 캠프’ 방불 유 의원, 통합당 대국민유세서 개혁 강조 2030 유권자들과 ‘소통형 스킨십’ 발휘대선을 2년 앞두고 치러지는 4·15 총선은 차기 대권 잠룡들의 전초전으로 이들의 잠재력을 엿볼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선거대책위원장 같은 공식 직함도 없고 후보 신분도 아니지만 ‘지도부급 무게감’을 보이고 있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미래통합당 유승민 의원의 행보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후 대선 정국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총선전에서 미리 발판을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임 전 실장이 지원 유세로 나선 현장은 ‘대선 캠프’를 방불케 했다. 수백명의 시민들이 유세 현장에 몰리는가 하면 임 전 실장과 사진을 찍기 위해 길게 줄을 서기도 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고민정(서울 광진을) 후보, 최기상(금천) 후보 등을 방문해 유세를 도왔다. 광진갑 현장에서 임 전 실장은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의 방역체계와 코로나 극복 경험을 배우기 위해 연일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께서 각국 정상들로부터 몰려드는 전화를 도저히 다 받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의 시민들은 임 전 실장을 ‘차기 대권주자로 생각한다’고 입을 모았다. 광진구에 거주하는 김모(52)씨는 “임 전 실장이 문재인 정부에서 큰 역할을 했고, 성동구에서도 국회의원 경험을 했기에 한국을 이끌어갈 수 있는 충분한 재목”이라고 말했다.통합당에서는 4선 유 의원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유 의원은 보수층이 취약한 중도·젊은층에 강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유 의원은 이날 통합당 대국민 유세에 참석해 “저희가 부족하지만 더 혁신하고 개혁해서 ‘저런 보수정당이면 믿고 지지할 수 있겠다’고 할 때까지 개혁하고 또 개혁하겠다. 기회를 달라”며 개혁보수 정체성을 명확히 했다. 유 의원은 최근 황교안 대표의 ‘전국민 50만원 지급’ 등 발언에도 거침없는 소신 비판을 하고 있다. 그는 지지 유세 현장에서도 젊은층을 노리는 ‘소통형 스킨십’을 발휘하고 있다. 이날 유 의원이 길거리를 오가는 젊은층에 스스럼없이 말을 걸자 한 고등학생은 “온라인 개학이 정말 문제다. 어떻게 안 되겠냐”고 토로하기도 했다. 중·성동갑 진수희 후보 지지 유세 현장에서는 청년유권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정책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2030 유권자들도 유 의원이 현장에 나타나자 기념촬영 요청이 잇따랐다. 한 통합당 후보 캠프 관계자는 “평소 같으면 젊은층은 명함도 안 받는데, 유 의원에 대해선 젊은이들 반응이 다르다”고 귀띔했다. 현장에서 만난 박모(41·성동구)씨는 “진보 진영은 오만해 보이고 보수는 말할 것도 없이 엉망진창”이라며 “깨끗한 이미지의 유 의원만 같으면 백번이라도 표를 준다”고 추켜세웠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동대문을 민병두, 후보 사퇴 “민주당 후보 지지”

    동대문을 민병두, 후보 사퇴 “민주당 후보 지지”

    이혜훈 미래통합당 후보VS장경태 더불어민주당 후보 양자 구도 더불어민주당 4·15 총선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서울 동대문을 민병두 후보가 9일 불출마를 선언하며, 민주당 장경태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동대문을은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혜훈 미래통합당 후보의 양자 구도가 됐다. 민병두 후보는 9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여기서 멈추고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기원한다”며 후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국회 정무위원장을 지낸 3선 중진의 민 후보는 ‘주민 추천 후보’라는 논리를 내세워 민주당의 ‘컷오프(공천배제)’ 결정에 불복했다. 무소속으로 출마를 확정 지으면서 동대문을은 민 후보와 미래통합당 중진 의원인 이혜훈 후보, 민주당 청년위원장인 장경태 후보의 3자 구도가 형성됐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자당 공천을 받지 못한 당원이 무소속으로 4·15총선에 출마할 경우 영구 제명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민 후보는 “끝까지 완주하면 3자 박빙의 대결을 예감하지만 불 확실성에 몸을 던질 수는 없다”며 “저는 3주간의 선거운동을 통해 부당한 공천을 충분히 호소했고 저의 명예도 주민들 속에서 회복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 후보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장 후보와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 등과 함께 장 후보에 대한 공식지지 선언을 할 예정이다. 민 후보는 “애초에 출마 선언을 하면서 2등은 의미가 없고, 만약 그렇게 될 것 같으면 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하겠다고 한 바가 있는데 이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물러난다. 기회는 불공정했지만 과정은 아름다웠고 결과는 우리 모두의 승리”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저는 대한민국 혁신디자이너로서 지난 16년간 정치 일선에서 뛰었다. 을을 위한 정당이라는 민주당 정체성을 부여했고 을을 위한 수많은 입법을 통과시켰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혁신디자이너로서 제 삶을 멈추지 않겠다. 진정한 상상력과 용기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김태희 드라마 속 딸 역할 아역배우, 실제로는 남자아이

    김태희 드라마 속 딸 역할 아역배우, 실제로는 남자아이

    김태희의 결혼과 출산 후 복귀작인 화제의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 속에서 딸 역할을 맡은 아역 배우가 실제로는 남자아이로 알려져서 화제다. ‘하이바이, 마마!’에서 김태희는 교통사고로 출산 직전 사망해 귀신으로 5년여간 딸 곁을 떠돌다 다시 환생하는 엄마 역할을 맡았다. 극중에서 김태희의 딸 이름은 실제 아역배우 서우진군의 이름을 딴 서우다. 서우진군은 남아지만 김태희의 어린 시절을 쏙 빼다막은 큼직하고 맑은 눈동자로 새침한 여자아이를 깜찍하게 연기해내고 있다. 서우진군의 어머니는 지난 30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 새끼지만, 촬영하는거 보면 한번씩 많이 놀랍니다. 너무 잘해줘서”라며 자녀의 성정체성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서군의 어머니는 “서우역을 하려고 주인공 욕심에 오디션을 본 것도 아니었다”며 “물론 여아역을 제안 받았을 때 우진이에게 의견을 물어봤으며 흔쾌히 괜찮다고 잘 할수 있다 대답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아인거 알고 보면 남아처럼 보이고 몰입감이 떨어지고 보기 불편할 수 있지만 남아가 잠깐 여아역을 한다고 도가 지나치게 비난을 하는건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하이바이, 마마!’에서 서우는 귀신 엄마인 김태희가 계속 곁을 맴도는 탓에 귀신을 볼 줄 아는 아이로 설정됐다. 서군은 촬영 현장에서 귀신과 노느라 말이 느린 역할 속 감정 연기에 몰입하다가도 카메라가 꺼지면 깜찍하게 춤을 추는 천진난만함으로 제작진뿐 아니라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백자 속 용 꿈틀… ‘봄·옛 향기에 취하다’

    백자 속 용 꿈틀… ‘봄·옛 향기에 취하다’

    다보성갤러리는 고미술 특별전 ‘봄·옛 향기에 취하다’를 6일부터 이달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수운회관 전시관에서 연다. 전시 유물은 통일신라 시대 철불좌상과 조선 전기 백자호 등 금속·도자기 300여점과 책가도 8폭 병풍 등 서화 70여점, 궁중에서 사용하던 주칠삼층책장 등 고가구와 민속품 120여점 등이다. 18세기 광주 분원리 관요에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백자청화운룡문호는 여의주를 잡으려는 두 마리 용과 구름을 역동적으로 표현했다. 용의 머리를 달마의 모습처럼 해학적으로 그려 넣은 17세기 철화백자도 공개된다.백자유개사이호는 귀 네 개가 달린 항아리다. 외호(外壺)와 내호(內壺)로 구성되며, 모두 뚜껑이 있다. 15세기 조선 전기에 만든 것으로 짐작되는 순백자항아리 백자호도 나왔다. 조선시대 책가도 8폭 병풍은 중앙에 초점을 두고 방사형으로 뻗어 나가는 투시 기법을 적용해 그린 것이 특징이다. 조선시대 화가 이징 작품으로 전하는 니금산수도와 잣나무로 제작한 강화반닫이 등도 눈길을 끈다. 갤러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우리 문화재 가치와 정체성을 확인하는 자리를 마련해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자 전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수익금 일부는 코로나19 피해 지역 의료비로 기부할 예정이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서울광장] 정의당, 더 정의롭게 싸워라/이종락 논설위원

    [서울광장] 정의당, 더 정의롭게 싸워라/이종락 논설위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새 선거법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최대 수혜 정당이 정의당이 될 것으로 대부분의 정치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진보정당 최초의 교섭단체 구성(20석)까지 기대해 봄 직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27일 선거법 개정안이 실제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에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 위성정당 적자 논란을 벌이는 열린민주당 등이 난립하면서 정의당의 지지도는 끝없이 추락했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16~20일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정의당 지지율은 3.7%로 떨어졌다. 23~27일 조사에서는 4.6%로 다소 반등했지만 지난 20대 총선에서 정의당의 정당 득표율인 7.2%에는 한참 못 미친다. 노회찬 전 의원이 별세한 직후인 2018년 8월 첫 주에 14.3%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정치전문가들 사이에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4가지 정도를 꼽는다. △조국 사태와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정의당의 정체성 상실 △지역구 민주당과 비례대표 정의당을 지지하는 교차투표에 대한 몰이해 △비례대표 후보 선정 문제 △연동형 비례대표제 실체에 대한 오판 등을 거론했다. 정의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데스노트’(부적격 후보자 명단)에 넣지 않았다. 정치개혁을 위한 선거법 개정과 검찰개혁을 위해 조 전 장관을 옹호한 탓에 ‘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을 들었다. 정의당의 청년 후보들로 꾸려진 청년선거대책본부가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때 정의당이 보인 태도를 반성한다”고 공개 사과했을 정도다. 정의당 지도부는 4·15 총선에서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정의당을 찍는 이른바 진보진영의 교차투표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ㆍ정의당 지지층은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쪽에 힘을 실어 주는 성향이 강한데 정의당 지도부가 아직도 환상에 빠져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2016년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했던 사람 중 20%가 정의당을 지지했다”면서 “이들 중 상당수가 이번 선거에서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싸움이 전개되면서 열린민주당으로 대거 빠져나가 당 지지도가 5%도 안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당내에서는 노 전 의원의 별세 이후 1000여명이 정의당에 입당했지만 그중 60~70%는 친문(문재인 지지)세력이라는 얘기도 있다. 비례대표 선정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도 정의당엔 악재다. 비례대표 6번을 받았던 신장식 후보는 음주 및 무면허 운전 논란 끝에 사퇴했다. 비례대표 1번 류호정 후보의 대리게임 논란은 여전히 정의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새 선거법에 대한 당 지도부의 몰이해도 위기의 원인 중 하나다. 현행 선거법은 특정 정당이 지역구와 비례대표제 후보를 같이 낼 경우 지역구에 한 명이 당선되면 비례대표제에서 의석 한 개를 뺀다. 이런 제도의 맹점은 지역구와 비례대표 후보를 함께 낸 소수정당이 불리하고 비례위성정당을 창당하는 ‘꼼수’를 부린 민주당과 통합당에 유리해 거대 양당의 대결을 고착화했다. 결국 정의당 지도부는 거대 정당의 과잉 대표성을 막고 다양한 정당의 의회 진출을 확대한다는 이상만 추구했지, 새로운 선거법을 제대로 이해조차 못했던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에 여전히 미련을 못 버리고 있는 것 같다. 심 대표는 지난달 18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지역구 후보 단일화 논의 가능성에 대해 “민주당 지지자들이 민주당과 정의당을 20대30 정도로 전략투표할 수 있다고 본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지역구 선거에서는 후보 단일화를 위해 민주당의 눈치를 보고, 중앙무대에서는 “인위적인 정당 간의 단일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이중전략을 펴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이유다. 그럼 해결책은 없을까. 정치 전문가들은 “정의당이 원리원칙으로 돌아가 진보정당의 가치와 필요성을 호소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어차피 21대 국회는 거대 양당 정치가 심화될 게 뻔하고, 모정당과 비례위성정당들 간의 주도권 다툼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의당은 색깔을 더욱 강하게 내야 한다. 거대 정당이 품지 못하는 비정규직과 농민, 청년과 여성, 소외된 약자들을 정의당은 여전히 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줘야 한다. 그러려면 이번 총선에서 정의당은 정의롭게 싸워야 한다.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에 목매는 어정쩡한 자세보다는 제 길을 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당당하게 말이다. jrlee@seoul.co.kr
  • [사설] 또 막말공세·급조공약, 유권자 수준 안중에도 없나

    오늘은 21대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날이다. 하지만 코로나19와의 사투가 치열해지면서 총선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희석되는 틈을 타 거대 양당과 그 위성정당 등이 막말을 쏟아내고 급조된 공약을 내놓고 있어 문제를 낳고 있다. 미래통합당 공식 유튜브 ‘오른소리’ 진행자 박창훈씨는 그제 오전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후 오랫동안 친환경 무상급식을 먹이면 된다”고 발언했고, 함께 출연한 통합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관계자가 맞장구를 치자 박씨는 “어느 교도소든 친환경 무상급식이 제공된다”고 말했다. 즉 대통령을 대상으로 막말 공세를 벌인 것인데, 논란이 불거지자 미래통합당은 해당 게시물을 내리고 사과까지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북한을 ‘좋은 이웃국가’로 설정해 두 나라 두 체제를 굳힌다는 뜻을 비쳤다. 그러나 이는 헌법에 38선 이북이 한국의 영토로 규정된 점을 간과한 것이다. 또한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행동에는 모든 수단으로 총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줘야 한다”고도 했는데 이는 김대중ㆍ노무현ㆍ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서 벗어난 것이다. 시민당은 논란이 일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낸 10대 공약을 철회했다. 당의 정체성과도 직결되는 공약조차 부실한 위성정당의 한계를 뚜렷이 드러낸 것이다. 민주당은 홍보유세 매뉴얼에서 “(미래통합당이) 일본 아베 정권을 옹호한다”며 친일정당 프레임으로 공격할 것을 지시했다. 또 통합당은 긴급재난지원금을 정부가 소득하위 70% 이하 가구에 최대 1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하자, 기존의 선별지급 주장 대신 “편가르지 말고 다 주는 게 낫다”며 대안은 없이 “총선용 매표 행위”라고 비판만 했다. 정당이 유권자의 관심을 끌고자 막말과 네거티브 선거전략을 가져가겠지만, 21세기 한국 유권자들의 수준은 높아졌다. 비례용 위성정당을 창당해 의원들을 꿔주며 공동선거운동까지 하는 위법과 위헌의 경계선에 있는 거대 양당에 대해 유권자들은 신물을 내고 있다. 이제라도 정책 중심의 선거운동을 기대한다.
  • ‘탈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신청

    ‘탈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신청

    문화재청은 ‘한국의 탈춤’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에 등재하기 위한 신청서를 지난달 31일 유네스코 본부에 제출했다고 1일 밝혔다. ‘한국의 탈춤’은 양주별산대놀이, 통영오광대, 강릉관노가면극, 북청사자놀음, 봉산탈춤, 하회별신굿탈놀이 등 13개 국가무형문화재와 속초사자놀이·퇴계원산대놀이·진주오광대·김해오광대·예천청단놀음 등 5개 시도무형문화재를 총망라했다. 문화재청은 “탈춤은 무용, 음악, 연극 요소가 합쳐진 종합예술로 관객의 동조나 야유 같은 능동적인 참여로 완성되는 적극적인 소통의 예술”이라며 “현대 예술 창작에도 끊임없이 영감을 제공해 공동체에 정체성과 연속성을 부여한다는 점에서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보호협약 정신에 부합하는 무형유산”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탈춤’은 앞으로 유네스코 사무국의 검토와 평가 기구의 심사를 거쳐 2022년 12월 개최되는 제17차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유명 여가수와 사귀다 아웃팅당했다” 루머 퍼트린 여성 벌금형

    “유명 여가수와 사귀다 아웃팅당했다” 루머 퍼트린 여성 벌금형

    인터넷에 자신이 여가수와 사귀다가 헤어진 뒤 ‘아웃팅’(성 정체성이 타인에 의해 밝혀지는 것)당했다는 내용의 허위 사실을 유포한 여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이고은 판사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학원생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3월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글을 올려 “모 가수가 노래까지 만들어 고백해 와서 2013년 초 잠깐 사귀다 헤어졌는데, 그 뒤 나에 대해 거짓말을 퍼트리며 아웃팅 했다”고 쓴 혐의로 지난해 8월 기소됐다. A씨는 이 글에서 “이 가수가 나에 대해 심각한 행위를 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돼 미투(Me Too·나도 당했다)를 결심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씨의 주장은 모두 거짓이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나는 문과라서 컴퓨터를 잘 모른다”, “다른 사람이 집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와 문제의 게시물을 작성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주장을 펼쳤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유명 가수인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허위 사실을 적어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범행 수법이나 게시물의 파급력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다만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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