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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여권 “연대 없이 총선 완주”…범야권 “통합 없인 선거 패배”

    범여권 “연대 없이 총선 완주”…범야권 “통합 없인 선거 패배”

    ■민주·정의당 신년 키워드 ‘자립’ 이해찬 “나라 명운 달려”… 독자 승리 방점 심상정 “진보정당 첫 원내교섭단체 구성” 연동형비례제 도입 등 지역구 의석 사활 정책 실현 위한 입법 과반수 공조는 지속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과정에서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대안신당)로 연대했던 범여권 진보성향 정당들이 새해 신년사에서 저마다 ‘자립’을 강조했다. 이전 총선에서 당대당 연합이 빈번했던 것과 달리 올해 21대 총선에서는 각 당 후보들의 완주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1일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된 신년인사회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우리가 이기느냐 지느냐에 따라서 나라가 앞으로 더 발전하느냐 퇴보하느냐가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진보진영 연대를 통한 총선 승리나 촛불혁명의 완수보다는 민주당의 독자 승리에 더 방점을 찍었다. 정의당도 자력으로 총선에서 승리하겠다고 장담했다. 심상정 당대표는 신년인사회에서 “올해는 2000년에 시작한 진보정치가 20년이 되는 해”라면서 “정의당은 20년 한길을 걸어온 비전과 헌신으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심 대표는 “4월 총선에서 진보정당 첫 원내교섭단체라는 숙원을 이뤄 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18~20대 총선과 많은 재·보궐선거에서 후보단일화 등 선거연대로 자유한국당에 맞서 왔다. 그러나 민주당이 여당으로 치르는 올해 총선에선 선거연대의 명분이 떨어진다. 더욱이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의당은 이제 배려의 대상이 아니라 경계해야 할 경쟁자”라는 목소리가 크다. 정의당 역시 이번 총선에선 각 시도당 위원장들이 모두 지역구에서 정치적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20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윤소하·이정미·추혜선·김종대 의원은 임기 초부터 각각 전남 목포, 인천 연수을, 경기 안양 동안을, 충북 청주에 자리를 잡고 당선을 노리고 있다. 전 의원인 박원석 정책위의장은 심 대표의 선거구인 경기 고양갑 바로 옆인 고양을을 공략하고 있다. 다만 선거연대가 없더라도 4+1 협의체 공조와 같은 ‘입법연대’는 계속 결속의 끈을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자력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한다는 보장이 없고, 총선을 기점으로 통합하려는 보수 정당들이 힘을 합쳐 저지에 나서면 개혁입법과 개혁과제가 모두 좌절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연동형 비례제가 도입되면서 선거연대의 필요성은 이전보다 낮아졌다”면서도 “개혁을 고리로 입법연대를 할 필요성은 계속 남아 있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한국·새보수당 신년 메시지 ‘보수 통합’ 황교안 “통합 공식화해 신속하게 진행” 통추위서 명칭·운영방식 등 논의 전략 유승민 “새달 초까지 중도보수 세 규합” 黃의 ‘아무개’ 지칭 논란 등 주도권 싸움 자유한국당은 새해 메시지로 “통합은 정의이고 분열은 불의다”며 보수대통합을 총선 제1전략으로 내걸었다.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새로운보수당에서도 보수통합과 혁신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통합 주도권을 쥐기 위한 기싸움도 감지됐다. 한국당은 1일 범야권에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 출범을 재촉하며 보수빅텐트 구상을 구체화했다. 황교안 대표는 신년 오찬간담회에서 “시간이 많지 않다. 통합 논의를 공식화시켜 과감하고 신속하게 진행하고자 한다”며 “문재인 정권 심판을 위해서 모든 자유민주주의 세력이 통추위 통합열차에 승차해 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지난해 11월에도 통추위 구성을 제안했으나 다른 정당들과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무산됐다. 한국당은 통추위에서 보수와 중도를 겨냥한 새로운 통합체의 명칭과 노선, 운영방식 등을 논의해 총선에서 과반 이상 의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달 내 보수대통합 논의를 마무리짓는 것을 목표로 했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인재영입위원장도 신년하례회 직후 “아무리 늦어도 2월 초까지는 중도보수 세력이 힘을 합쳐 통합이든 연대든 총선에서 이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위원장은 “다음에는 중도보수 세력이 어떻게든 국회 과반을 차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탄핵논쟁 중단, 보수 재정립, 통합정당 수립’이라는 보수재건 3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누가 통합을 주도할지를 놓고는 신경전이 오갔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 심판을 위해 필요하다면 ‘비례당’도 만들겠다”고 했다. 이는 통합 국면에서 범보수 진영이 헤쳐 모여야 한다는 일각의 요구에도 한국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반면 유 위원장은 “제일 큰 보수정당인 한국당이 지금까지 보여 준 모습으로는 건전한 보수 재건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황 대표가 유 위원장을 ‘유 아무개’로 지칭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황 대표는 유 위원장이 통합 조건으로 제시한 3원칙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런 얘기를 할 때마다 꼭 ‘유 아무개’를 거명하며 질문하더라”고 답했다. 이 소식을 들은 유 위원장 측 관계자는 “통합 상대의 대표급 인사를 ‘아무개’로 지칭하는 건 매우 큰 결례”라며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막지 못한 한국당 지도부가 위기에 처하자 급하게 보수통합 카드를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골목에 대한 오해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골목에 대한 오해

    지난 한 해 공간과 관련해서 ‘골목’만큼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린 말도 드물 것이다. 최근에는 골목 뒤에 여행 혹은 식당, 카페, 상권, 경제 등을 붙인 복합명사를 많이 쓰고 있다. 과거에 널리 쓰인 그런 말로는 골목대장 정도가 떠오를 뿐이니 요즘 부쩍 높아진 골목에 대한 관심을 실감할 수 있다. 그런데 골목의 정의와 성격을 생각해 보면 그러한 복합명사가 대부분 서로 양립하기 어려운 두 단어의 결합임을 알 수 있다. 국어사전에서 골목을 찾으면 “큰길에서 들어가 동네 안을 이리저리 통하는 좁은 길”이라고 나온다. 집들로 접근하는 길로서 마을의 내부를 수놓는 골목, 그곳에서 양팔을 뻗으면 담에 두 손가락이 달락 말락 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골목의 폭은 대개 한 길 남짓, 넓어도 4m 안쪽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비트루비우스 인체도’(Vitruvian Man)가 보여 주듯 사람이 양팔을 뻗은 거리는 키와 같은데 사람 키 정도의 길이를 우리는 ‘길’이라고 부른다. 한 길 너비의 골목은 어른 셋이 나란히 걷기에도 비좁다. 폭 4m 이상을 일반적인 ‘도로’라고 법적으로 정의한 ‘도시계획시설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골목은 도로 축에 끼지도 못한다. 공간의 성격은 그것이 자아내는 분위기가 말해 준다. 도시여행을 많이 한 사람은 다들 경험했겠지만 가로를 걷다가 한 켜 안쪽으로 들어가면 좁은 길이 나오고 갑자기 도시의 소음이 멀어지며 차분한 분위기가 사방에서 뽀얀 안개처럼 몰려온다. 공간을 도시가로 같은 공적인 공간과 주택 같은 사적인 공간으로 나눌 때 골목은 그 사이에 해당하는 반(半) 사적인 공간이다. 가끔 싸우는 소리나 개 짖는 소리가 담장을 넘어오기도 하지만 대개는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다. 이에 반해 골목 다음에 붙는 식당, 상권 등의 단어는 개방적이고 사회적이며 공적인 성격의 상업 활동을 이른다. 따라서 골목상권 등의 말에서 앞뒤 단어는 다른 성격, 다른 분위기의 공간을 의미한다. 이렇게 양립할 수 없는 성격의 공간 이름을 갖다 붙인 새로운 단어가 암시하는 것은 무엇일까. 마을을 이루는 집집으로 이어지는 골목은 외지인이 불쑥 들어가기에는 부담스러운 공간이다. 그 골목을 함께 사용하는 대여섯, 많아야 여남은 집의 구성원들이 마치 공동의 현관이나 거실처럼 점유해 사용하는 공동체 공간이다. 그러니 골목에 일반 대중이 사용하는 식당이나 카페를 여는 것은 격에 맞지 않는 일이다. 그런 상업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순간 그 골목을 중심으로 모여 있는 집들은 거주 기능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낯선 사람들이 밤낮으로 오가는 곳에서는 주생활에 가장 필요한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골목에서 상업과 관광의 활동이 결합되면 그 지역은 더욱 빨리 주거지의 성격을 잃게 된다. 이미 도시 관광지로 유명한 서울의 북촌과 전주의 한옥마을은 물론 대전의 소제동처럼 최근 도시재생으로 인기 있는 지역에서 이러한 거주 기능의 축출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거주는 도시가 존재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며 도시의 활성화에도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도시의 활기, 자립성, 공동체, 정체성, 어느 것 하나 거주자 없이 생기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왁자지껄한 모습도 도시에 필요하지만 그것은 골목이 엮어내는 마을 안이 아니라 공적인 공간, 곧 마을의 외곽에 한정돼야 한다. 골목은 나지막한 집들이 모여 있는 마을을 조직하는 반 사적인 공간다운 분위기를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골목상권은 ‘작은 가로 상권’으로, 골목여행은 ‘작은 가로 여행’으로 그 개념과 방향을 바로잡아야 한다. 도시에서 공동체를 유지하면서 활기와 상권을 유지하는 길은 도시가로와 골목을 혼동하지 않는 데서 시작된다.
  • [자문자답] 한국에서도 툰베리가 나올 수 있을까

    [자문자답] 한국에서도 툰베리가 나올 수 있을까

    정치교육에 대한 기본 원칙조차 없어특정 이념이나 가치관을 주입해선 안 돼교육도 ‘다양성’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 5피트(152cm)의 거인.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2019년 올해의 인물로 16세 소녀 그레타 툰베리를 꼽았다. 툰베리는 금요일마다 학교 대신 스웨덴 의회 앞으로 향했다.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기 위해서다. 지난 8월에는 무동력 보트로 대서양을 건넜고, 그로부터 한 달 뒤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국제사회가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툰베리에게서 영향을 받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이 기후보호운동에 동참했다. 10대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한국에서도 툰베리 같은 ‘작은 거인’이 나올 수 있을까? 10대가 사회를 이끄는 한 축으로 우뚝 서려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그 힘의 원천은 교육에서 길러지는 것이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정치교육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여기서 정치교육이란 학생들에게 좌우 진영 논리를 심는 게 아니다. 시민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주장하고, 사회에 참여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핀란드에서 30대 여성 총리가 나오는 등 유럽에서 젊은 정치인이 대거 등장할 수 있었던 이유도 청소년기부터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가 잘 마련돼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우리 교실에는 정치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원칙조차 없다. 최근 몇몇 학교에서 정치적으로 편향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자 그제야 공론화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10월 서울 인헌고에서는 임시정부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마라톤 대회에서 한 교사가 반일 구호를 강요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9월에는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정부의 선전 효과를 노리고 대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의 손을 들어줬다’는 발언을 해 직무에서 배제됐다. 어느 학교에서는 시험 문제를 ‘조국 사태’와 관련 지어 출제하는 바람에 재시험을 치렀다.이처럼 갈등의 골이 깊게 팬 후에야 우리도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교육청은 17일 사회 현안에 대한 교육 원칙을 마련하기 위해 토론회를 개최했다. 불참을 선언한 보수 교육계를 제외하고 각 교육계 교사들이 모여 정치교육의 기준을 세웠다. 뼈대는 독일의 바이텔스바흐 협약을 모델로 만들었다. 바이텔스바흐 협약은 주입식 교육을 금지하고, 논쟁적 사안을 논쟁 그 자체로 다루며 정치적 행위를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즉 사회 현안을 다루되 학생들에게 특정 이념이나 가치관을 주입하는 방식은 안 된다는 게 핵심이다. 보이텔스바흐와 함께 자주 참고되는 정치교육으로 영국의 ‘시티즌십 교육’(시민교육)이 있다. 중학교 학생들에게 영국 민주주의가 운영되는 방식을 가르치고, 투표 참여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이 역시 교사의 생각을 주입해선 안 된다는 대전제가 있다. 단정적인 언어뿐만 아니라 표정이나 몸짓으로도 주관적 판단을 드러내선 안 된다. 다만 인류 보편적 가치에 대해선 중립적 태도가 더 나쁘다고 본다. 첨예하게 대립하는 현안이어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교사가 학생들에게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토론회의 결론도 이와 같다. 정치 교육은 중요하지만, 교사의 중립적 태도가 그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그렇다면 이제 다 같이 고민해봐야 할 지점은 하나다. 중립이란 무엇인지 개념을 정립해야 한다. 분명 교사가 어떤 것도 판단하지 않거나 양비론적 태도에 머무르는 걸 의미하지는 않을 테다. 산술적 중립은 공정성을 핑계로 가치판단을 유보하는 것에 불과하다. 정치교육이란 본디 민주시민을 육성하는 데 있다. 민주사회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시민이 모여 토론을 통해 타협을 이룬다. 때문에 교육도 ‘다양성’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 교사는 다양한 가치관과 그 근거를 풍부하게 알려주고, 판단의 몫은 학생에게 맡기면 된다. 일각에서는 아직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이는 청소년을 지나치게 미성숙한 존재로 여기는 시각이다. 과거 군부독재 시절 민주주의의 열망을 품고 변혁을 이뤄낸 주역들 사이에는 중고생이 있었다. 멀리 거슬러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 2016년 국정농단으로 민주주의가 훼손된 때에도 어린 학생들이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었다. 정치교육에는 ‘작은 거인들’의 생각을 존중하는 어른의 자세도 포함되어야 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강동구, 경관 조례 제정…SOC 관리방안 마련

     서울 강동구가 품격 있는 도시환경 조성과 지역 내 경관을 종합적·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강동구 경관 조례’를 제정해 공포했다고 27일 밝혔다.  최근 경관 향상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증대, 경관 영향이 큰 대규모 SOC시설 및 건축물 등의 경관관리 방안 마련을 위해서다.  구는 향후 5년 내 인구가 10만 명 이상 늘어남에 따라 교육·보육·문화생활을 위한 지역밀착형 생활SOC 건립사업에 집중 투자할 예정인 만큼 조례 제정으로 강동구만의 정체성이 담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방안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2020년에는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경관계획을 수립하여 무분별한 도시개발을 사전에 예방하고 조화롭지 못한 도시경관을 품격 있고 매력적인 도시환경으로 조성 해 나갈 예정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조례의 목적, 기본방향, 관계자들의 책무에 관한 사항 경관계획에 관한 사항, 경관사업 및 경관사업추진협의체에 관한 사항 경관협정에 관한 사항 경관심의 대상에 관한 사항 경관위원회 운영에 관항 사항 등이다.  경관위원회 운영에 관한 사항에서는 위원회를 구성·운영하여 일정규모 이상의 사회기반시설, 민간건축물 및 공공건축물이 지역과 조화롭고 품격 있게 조성될 수 있도록 경관심의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경관개선을 도모할 수 있도록 경관협정을 유도하고, 재정지원을 할 예정이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경관향상은 구민 복지의 시작이라는 모토로, 강동구 도시경관을 지역특성과 자연환경을 고려한 아름답고 쾌적한 경관으로 창출하여 구민의 삶의 질을 높이도록 하겠다” 라고 전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어려서 뭘 할 수 있냐구요? 교실 안 성불평등 당사자 넘어서 변화시킬 힘 키울 것

    어려서 뭘 할 수 있냐구요? 교실 안 성불평등 당사자 넘어서 변화시킬 힘 키울 것

    “우리는 청소년이자 페미니스트다. 청소년은 문제의 당사자는 될 수 있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여겨져 왔다. 누구도 청소년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청소년 페미니스트는 한국 사회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2018년 우리는 수십년간 은폐됐던 학내 성폭력을 고발했고, 일상적으로 요구되는 성역할을 거부했다. 우리는 당사자로 머무르는 것을 넘어 변화를 만드는 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 지난 6월 출범한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의 창립선언문 중 일부다.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은 미성숙하고 불완전한 존재로 여겨져 왔다. ‘누군가의 보호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혹은 ‘스스로 의사를 결정하기에는 어려서’ 청소년들은 스스로를 대변할 수 없는 존재로서 침묵할 것을 요구받는다. 지난해부터 그 오래된 침묵의 벽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청소년들은 목소리를 높여 교실 내 횡행하는 혐오와 차별의 언어를, 위계적이고 수직적인 학교 문화를, 권력 관계를 악용한 성폭력을 낱낱이 고발했다. 피해자로만 머물지 않겠다는 적극적인 선언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청소년 페미니스트들이 있었다.위티의 전신이자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결성된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이하 청페모)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삶과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조 모임 형태로 출발했다. 각종 세미나를 비롯한 학교 내 성평등 문화제를 여는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3일 학생의 날을 기념해 전국 규모의 ‘스쿨미투’(학교 내 성폭력 고발 운동) 집회 ‘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를 개최했다. 지난 2월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사전심의에 참석해 한국의 스쿨미투에 대해 알렸다. 성폭력을 고발하는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지만 학교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불편한 현실을 꼬집는 학생들에게 ‘너도 미투할 거냐’는 조롱이 돌아왔다.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정부의 대응 역시 미진했다. 느슨한 연대체였던 청페모가 지난 6월 시민단체 위티로 거듭난 이유다. 청소년들이 단순히 피해자나 고발자로 머무는 게 아니라 변화를 이끌어내는 활동가로서 지속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안전한 기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 12개 지부와 분회를 두고 있는 위티의 현재 회원은 300여명으로 이 가운데 75%가 청소년이다. ‘말하기 시작한 우리는 되돌아갈 수 없다’는 선언 아래 꾸준히 학교 내 성차별, 성폭력 문제를 공론화한 위티는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6월 제16회 서울시 성평등상 최우수상, 이달 ‘6월 민주상’을 수상했다. 청페모의 운영을 담당하며 스쿨미투 집회를 기획했던 양지혜(22) 위티 공동대표는 25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이 선정한 ‘올해 아시아에서 변화를 일으킨 청년 운동가 5인’ 중 한 명으로 소개됐다. 양 대표와 최유경(18) 공동대표를 만나 위티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여성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느끼는 불편한 지점은 어떤 것인가요. 최유경 모든 면요(웃음). 예를 들면 남성 교사들과 남학생들 사이에 특유의 교감이 있어요.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같은 느낌의 남성 간 유대감요. 저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길 원하는 성격이고 그러지 않으면 힘든 스타일인데 학교에서는 (그런 모습이) 남자에게만 허용되는 것 같아요. 남자에게는 그런 점이 오히려 권력이 되는데 왜 저는 민감하고 예민한 사람으로 몰리는지 의문이 있었어요. 양지혜 중학교 1학년 때 일인데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요. 담임 선생님이 종례 시간에 여자아이들을 모아 놓고 3학년 남학생이 치마 속 사진을 찍는 것 같으니 계단에서 난간 안쪽으로 다니라는 식으로 훈화를 하셨어요. 늘 평가받고 품평의 대상이 되는 것은 여성이고, 남자들은 그런 잘못된 일을 저질러도 여자들이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먼저 들을 수밖에 없다는 걸 그때 알았어요. 학교에서 처음 겪은 부조리함이죠.-여성 청소년들이 남성 청소년들과 달리 일상에서 겪는 차별 역시 적지 않을 것 같아요. 양지혜 여성 청소년들은 보호받아야 할 대상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더 많이 착취나 폭력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해요. 이를테면 청소년들에게 성(性)은 금기어잖아요. 특히 여성 청소년들은 성에 대해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요구를 겪는 것 같아요. ‘소녀’를 떠올릴 때 보통 아무것도 모르고 순결하고 하얗거나 깨끗한 이미지를 떠올리는데 여성 청소년들을 성적 대상화할 때도 그 이미지가 기표로 쓰이거든요. 여성 청소년은 정숙한 존재여야 하는 동시에 누군가의 성적 욕망이나 성적 대상이 되는 존재죠. 최유경 한국의 페미니즘은 보통 20~30대가 중심이잖아요. 많은 단체에서 하는 여성주의 강연이나 모임을 가면 저는 늘 눈치가 보였어요. ‘내 나이를 물어보면 어떡하지’부터 시작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제가 성격상 말을 또박또박하고 말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제가 (위티의 공동대표로서) 발언하는 모습을 본 사람들이 제 나이를 알고 난 뒤 ‘생각보다 어리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그런 말을 들을 때면 ‘내가 어리면 뭐가 달라지는 건가’, ‘내 능력의 기준치가 달라지나’ 여러 생각을 하게 되죠. 양 대표는 그간의 성과 중 하나로 한국의 스쿨미투 운동을 국제사회에 알린 점을 꼽았다. 양 대표는 지난 2월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사전심의에 참석해 한국 학교 내의 성폭력 실태를 알렸다. 위원회는 9월 본심의 이후 10월 초 한국 정부에 대한 최종 권고안을 발표했다. 권고안에는 ‘기밀 유지를 원칙으로 하는 아동 친화적이고 실질적인 성폭력 신고 창구를 마련하라’는 것부터 ‘성적 지향과 젠더 정체성을 충분히 다루는 성교육을 도입하라’, ‘모든 아동이 보복에 대한 두려움 없이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학교 규정을 개정하라’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유엔에서 한국 교내 성폭력 실태를 보고한 프로젝트 ‘스쿨미투, 유엔에 가다’ 활동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양지혜 스쿨미투 이후 정부에서 대책을 내놓지 않는 상황에서 고발자들의 목소리를 (유엔에) 전하고 한국 정부의 대답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예요. 그 결과 학내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유엔의 권고안이 나왔어요. 저희가 보기에 유의미하고 중요한 것들이죠. 권고안처럼 학내 성평등에 대한 다양한 운동과 단순히 피해를 말하는 것을 넘어 변화를 만드는 운동을 만들어 가야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어요.-앞으로도 지속적인 변화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은데 스쿨미투와 관련해서 어떤 활동을 이어 나갈 예정인가요. 양지혜 결국 학교의 변화를 위해서는 학교 내에서 모두가 모두에게 배울 수 있는 성평등 교육이 필요한 것 같아요. 교단에서 위계적이고 권위적인 교사가 정보를 주입하는 형태로 진행하는 게 아니라요. 특히 청소년 당사자들의 관점에서 성평등 혹은 성 자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과 교육이 학교 내에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미국의 한 주에서 청소년들이 교육을 15시간 이상 이수하면 학교에서 다른 학생들에게 강연할 수 있는 과정이 있다고 들었어요. 현장을 잘 아는 이들이나 또래들의 언어로 성평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저희도 만들어 보고 싶어요. -현재 학교에서 이뤄지는 성교육은 어떤 점이 문제인가요. 양지혜 30년 전에 배운 사람도, 10년 전에 배운 사람도, 지금 배운 사람도 성교육이라고 하면 ‘안 돼요, 싫어요, 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금지주의적인 원칙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을 떠올리죠. 성교육이라는 것은 여전히 일상의 연장선상에서 사고되지 못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건전한 이성교제를 하기 위해서는 손만 잡고 다니거나 되도록 둘이 폐쇄된 곳에 가지 않는 식의 방법을 권장하죠. 또 성교육을 1년에 일정 시간 가르쳐야 하는데 그 시간들이 시험 기간에 자습 시간으로 바뀌기도 하고요. 또 보건 시간에 배울 법한 생물학적 성기에 국한돼 설명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내용이 사회적 성이나 성별 권력을 은폐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존 성교육이 단편적인 사실만을 기반으로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건 기성세대들이 청소년은 성을 향유할 수 있는 존재라고 쉽사리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19금’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 청소년에게 성은 알아서는 안 되는 금기어와도 같다. 위티는 이렇듯 성에 덧씌워진 포르노적 통념을 벗겨내고 청소년들이 자신의 성적 권리와 욕망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개개인이 지닌 욕망과 신체의 감각에 집중하도록 이끄는 대안적 성교육 강연을 열었다. -대안적 성교육 강연을 마련한 계기가 있나요. 양지혜 강연의 내용은 야설을 프린트한 것을 보면서 이 내용이 누구를 중심으로 쓰였고 어떤 이들을 배제하고 있는지, 또 어떤 방식으로 성을 묘사하고 있는지 분석하는 순서로 진행됐어요. 그 이후에 자기만의 섹슈얼리티 지도를 그렸는데 여기서 섹슈얼리티라는 것은 내가 테니스를 칠 때 숨이 가쁜 느낌이라거나 내가 무언가를 쥘 때 포근한 감촉과 같은 내 몸에서 생동감 있게 느껴지는 감각과 연결된 개인의 욕망이죠. 우리는 이미 성에 대해 알고 있고 성에 대해 감각할 수 있지만 마치 이걸 몰라야 하는 것처럼 이야기하잖아요. 그러면 청소년이 성에 대해 욕망하거나 실천하려고 할 때 스스로 불온한 감정을 가지게 되고 숨어서 하게 되고 그럼 더 불안하고 안전하지 않게 되죠. 청소년 스스로 성을 해석하고 실천하는 과정을 구성해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위티는 최근 선거 연령을 현행 19세에서 18세로 하향하는 내용이 담긴 선거법 개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본회의 통과 촉구를 위한 활동에도 참여했다. 18세 선거권을 요구하는 청소년 1234명의 선언문을 국회 앞에서 발표했고 이후 관련 집회에도 여러 차례 참여했다. -기성세대는 교실이 정치화되는 것을 크게 우려하는 것 같아요. 청소년들이 정치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를 꼽자면요. 최유경 저는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진 이후에도 정치가 딱히 제 얘기처럼 느껴지지 않았어요. 정치라는 건 너무 크고 거대하고 어렵잖아요. 내가 원하는 후보에게 투표하고 내가 원하는 공약에 표를 줘야 하는데 제가 당사자가 아니니까 관심이 없었던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청소년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는 이유로 주요하게 쓰이는 내용이 보통 청소년은 미성숙하고 감정적이고 공부를 소홀히 할 것이라는 이유들이에요. 생각하면 얄팍한 논리죠. 정치가 얼마나 중요한가 생각해 보면 이미 원하는 걸 다 가진 중년 남성보다는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저희에게 가장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청소년을 시민으로 인정하는 첫걸음은 결국에는 선거권을 보장하는 거죠. -내년에는 어떤 주제를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이어 나갈 계획인가요. 양지혜 선거법 개정안 통과 여부를 떠나 내년 총선과 관련해서 청소년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혹은 청소년 페미니스트인 정치인을 만나서 정책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해요. 또 여성 청소년의 삶이 다양한 만큼 저희가 지닌 청소년 페미니즘이라는 의제를 조금 더 많은 틀로 해석하고 전달하고 싶습니다. 이를테면 가정 내에서 여성 청소년이 경험하는 억압과 통제 그리고 여성 청소년의 경제적 권리와 자립에 관한 것들요. 청소년에 대한 의제를 인식할 때 성폭력 문제만을 많이 떠올리는데 좀더 다양한 문제를 공론화하고 싶어요.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화물복지재단, ‘화물나누리’ 홍보 위한 슬로건 공모

    화물복지재단, ‘화물나누리’ 홍보 위한 슬로건 공모

    공익법인 화물복지재단(이사장 신한춘)이 화물정보망 ‘화물나누리’ 홍보를 위한 국민참여 슬로건을 공모한다. 공모 작품은 ▲공익 복지사업에 대한 취지를 내포하며 건전한 화물운송시장을 선도할 화물나누리를 표현한 브랜드 슬로건 ▲화물정보망으로 개인, 기업, 단체 등 전 국민이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홍보 슬로건 ▲화물나누리의 정체성, 이미지, 미래방향 등을 주제로 표현한 슬로건으로 전 국민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공모전 접수는 화물복지재단 또는 화물나누리 홈페이지에 접속해 화물나누리 슬로건 공모전 포스터를 클릭한 후 공지 게시글에서 기획서 양식을 다운로드해 작성한 후 이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심사 기준은 공모전 취지와 주제에 부합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하며 적합성 및 표현의 참신성과 독상성을 기준으로 심사한다. 시상 내역으로는 ▲대상 1팀에는 100만 원 ▲최우수상 1팀 80만 원 ▲우수상 1팀 60만 원 ▲장려상 3팀 20만 원이 주어진다. 수상자는 1월 중 화물나누리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다. 화물복지재단 관계자는 “이번 슬로건 공모전은 화물복지재단 일거리 지원 복지사업인 화물정보망 ‘화물나누리’의 공익성 및 브랜드 홍보를 위해 마련됐다”며 “공모전에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화물나누리는 화물운송이 필요한 개인·기업과 화물운전자를 온라인상에서 직접 연결해 주는 화물정보망(화물운송중개플랫폼)으로 화물차가 필요한 개인·기업이 화물나누리 정보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운임 및 일정을 정하여 의뢰할 수 있다. 의뢰자의 신청은 운행이 가능한 화물운전자가 화물나누리 APP을 통해 확인한 후 운송된다. 현재 전국 2만5천 명의 화물기사가 화물나누리를 통해 화물 운송을 수행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북 형성의 뿌리는 홍익인간 정신… 한반도 평화통일 운동에 전념”

    “남북 형성의 뿌리는 홍익인간 정신… 한반도 평화통일 운동에 전념”

    서울신문은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세계평화운동을 펼치고 있는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 의장을 만나 그가 생각하고 있는 남북한 통일방안과 그가 활동해온 글로벌 평화운동에 대해 들어봤다. 글로벌피스재단이 3·1운동 100주년과 광복 74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8월 14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2019원코리아국제포럼’은 국내외 외교·통일·북한 전문가와 각계 단체 관계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반도 통일의 역사적 기회 : 비전, 리더십 그리고 실천’을 주제로 성황리에 열리기도 했다. -글로벌피스재단(GPF)을 소개한다면.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하나님 아래 한 가족(One Family under God)’의 비전 아래 어떤 민족이나 국경을 초월해서 초종교적 협력과 봉사연대를 통해 보다 평화로운 사회 실현을 이루고자 만들었다. 인류 보편적인 이 비전은 선친(故 문선명 총재)께서 평생을 통해 실천하신 뜻이자 나의 비전이기도 하다. 한반도에서는 한반도 평화 통일운동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 ‘코리안드림’에서 “통일을 위해서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찾는 일부터 해야 한다”고 했는데. “한국인의 참된 정체성은 바로 모든 인류를 평화롭게,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홍익인간의 비전을 가지고 세계를 이롭게 하는 국가를 세우는 것이 한국인들의 그런 섭리적인 운명으로 본다. 민족의 역사라는 것은 바로 민족이 누구인지를 규정 해 주는 흐름이기 때문에 역사를 인식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의 역사를 보면 ‘홍익인간’의 정신이 정수가 되어서 수많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예를 들자면. “올해가 3·1운동 100주년 되는 해다. 독립운동은 사실 홍익인간의 이상을 실현하고자 했던 염원을 가지고 진행된 것이다. 조선왕조나 대한제국으로 다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고, 홍익인간의 이상을 실현한 새로운 나라를 만들자는 거다. 김구 선생의 여러 말씀 중에 잘 나타나 있다. 홍익인간의 그런 이상이 독립운동의 뿌리였고 그것이 남한과 북한을 형성하게 한 뿌리가 된 것이라 생각한다. 국명을 보더라도, 남북한 모두 ‘리퍼블릭(Republic)’이 들어 있지 않나. 5000년 전에 그러한 고귀한 이상을 가지고 세워진 나라나 문명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통일천사(AKU)’에 대해 소개한다면. “국내에서 통일 문제와 관련한 가장 큰 시민사회단체다. 종교, 시민사회, NGO, 정치 등등을 다 초월해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실현하고자 하는 연대단체로서 밑에서 위로, 민초들의 역량과 염원을 묶어서 통일을 지향하는 국민 주도의 풀뿌리 통일운동을 한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동포들로 조직을 확대해가고 있다. 지난 8월 15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9 통일실천축제한마당’에 참석한 만 명의 사람들이 AKU 지도자들이며, 해외에서도 한 500여명의 지도자들이 참석하셨다. 그분들은 단순히 AKU만의 지도자가 아니라 교포사회에서 굵직굵직한 단체의 장을 맡고 있는 중요한 분들이다.”-종단이나 종파나 정치 성향을 떠나서 이 사람들이 연합할 수 있는 토대는 무엇인가. “비전 ‘코리안드림’의 힘이다. ‘홍익인간 정신에 기초하여 자유와 인권이 존중되는,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통일된 새로운 국가 실현’에 대한 열망의 힘이다. 대한민국 역사를 놓고, 특히 근대사를 놓고 봤을 때, 이렇게 광범위한 기반을 가지고 통일을 위한 시민사회단체가 형성된 적이 없다. 연대단체 중에 GPF도 있다. GPF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세계의 여러 싱크탱크하고 협력하는데, 전문가들은 “한국통일 문제에 있어 아주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비전을 가지고 실질 기반을 갖춘 조직은 ‘GPF’라고 얘기를 한다.” -파라과이가 지난 10년 동안 남미에서 가장 발전한 나라로 성장하는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안다. 파라과이 변화 사례가 지금 우리 남과 북에 시사하는 점은 무엇인가. “북한은 어떻게 보면 문제점이 더 적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지금 남한의 경제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사실은 북한이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통일 비용이 많이 든다”는 말이 있는데 잘못된 관점이다. 남한에 필요한 노동력, 지하자원, 시장 등 모두가 북한에 있다. 남북이 하나 될 때 큰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다.” -남북통일에 대한 미국과 일본의 속마음은 어떻다고 보는지. “트럼프 대통령 측근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하겠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방한했을 때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공존에 대한 진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트럼프가 처음 대통령이 됐을 때는 남북한 통일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통일은 남북한 당사자들 문제다. 당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통일이 당장 가능할 것 같지는 않더라도 마음을 열고 대화를 이어가며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의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우리 정부가 통일, 자유와 인권이 존중되는 새로운 국가를 실현하겠다는 최고 목표를 정하고 통일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간다는 큰 방향을 세웠기 때문에 미국과 일본도 협조하고 따라올 것으로 생각한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국제적 평화운동가…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창설 문현진(50) 글로벌피스재단(GPF) 의장은 국제적 평화운동가이다. 그는 1987년 美 해클리스쿨을 졸업한 후 국내에서 1992년까지 올림픽 승마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한 이력을 갖고 있다. 1995년 컬럼비아대학 역사학과를 졸업했고,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미국통일신학대학원(UTS)에서 신학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1년 서비스포피스(SFP)를 창설하고 2009년에는 GPF를 창설했다. 대표 저서로는 역사와 문화에 근거를 두고 한반도 통일의 비전과 방법론을 제시하는 ‘코리안 드림’이 있다. 저서 ‘코리안드림’은 2018년 미 국방정보국(DIA)이 추천한 한반도 관련 유일한 필독서이기도 하다. 2012년 통일연대 단체인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을 주도적으로 설립했으며 2015년부터는 K팝을 활용한 통일문화운동 ‘원케이글로벌캠페인’도 창설해 후견하고 있다. 줄리아드 출신의 피아니스트 문전숙 씨와 함께 9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23개국서 세계평화 실현 활동 2009년 문현진 의장이 창설한 글로벌피스재단(GPF)은 워싱턴D.C에 본부를 두고 23개국에서 활동 중인 비영리단체(NGO)다. 세계평화 실현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UN 경제사회이사회의 특별자문단체이자, UN공보국 협력단체다. 2009년 필리핀 종교분쟁지역인 민다나오의 문제 해결을 위해 민다나오 평화구축행동(MINPI)을 결성해 활동 중이다. 케냐에서는 청소년 인성교육과 실천교육을 병행해 종족과 부족간 갈등 해소에 기여한 공로로 UN으로부터 인정서(Certificate of Commendation)를 수여 받았다. 지난해에는 우간다 정부와 함께 동아프리카경제연합국의 항구적 발전을 위한 도덕적 원칙적 가치에 기반한 리더십 빌딩을 추진했다. 2013년 중남미 전직 대통령 21명이 참가하는 ‘중남미대통령사명’를 창설, 중남미 국가의 발전을 가로막는 포퓰리즘의 반성과 중남미 균형발전의 발판을 조성하는 활동을 한다. 한·말간 지도자 교류로 말레이시아 수상청으로부터 국가훈장을 받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코리안드림’을 통일한반도의 비전으로 제시하고 950여개 시민사회 단체와 함께 One K 글로벌캠페인 활동 등을 하고 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시론] ‘천만 영화‘의 허울에서 벗어나자/윤성은 영화평론가·영화학 박사

    [시론] ‘천만 영화‘의 허울에서 벗어나자/윤성은 영화평론가·영화학 박사

    몇 년 전, 프랑스 파리 여행 중에 있었던 일이다. 영화관에서 티켓을 파는 청년이 어디서 왔냐고 묻기에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홍상수, 박찬욱, 봉준호 등 한국 감독들의 이름을 줄줄이 댄다. 어떻게, 어디서 한국영화를 접하게 됐는지 궁금하던 차, 서점에서 우연히 영화감독 지망생을 만나 긴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영화를 무척 좋아하고, 박찬욱 감독의 팬임을 밝히기도 했던 그는 파리가 전 세계 영화들을 두루 접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했다. 고전영화부터 신작까지, 블록버스터부터 독립영화까지 늘 다양한 영화들이 상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에서 영화를 공부했던 그가 이렇게 말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프랑스 국립영화센터(CNC)는 영화산업에 대한 규제 및 지원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데, 일례로 15개에서 27개 사이의 스크린을 보유한 멀티플렉스의 경우에는 한 영화가 최다 4개의 스크린밖에 차지할 수 없도록 돼 있기 때문에 동시에 많은 작품들이 영화관에 걸리게 된다. 물론 예술영화와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극장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극장이 아니라 관객이 영화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은 영화계를 넘어 문화 강국으로서 프랑스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유지해 나가는 든든한 힘이다. 2019년 한 해 동안 한국에서는 ‘극한직업’, ‘어벤져스: 엔드게임’, ‘알라딘’, ‘기생충’, ‘겨울왕국 2’ 등 무려 다섯 편의 영화가 1000만 관객을 동원했다. 한국영화 100년사에 처음 있는 일로, 밀레니얼 세대가 영화관을 점차 외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산업적 측면에서는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많은 관객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블록버스터나 화제작이 개봉될 때마다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그림자처럼 함께 따라다녔다. 전작들이 크게 흥행했던 ‘어벤져스: 엔드게임’, ‘겨울왕국 2’는 개봉 첫 주에 2000개 이상의 스크린을 가져가면서 각각 58%(이하 최고치), 46.1%의 스크린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 두 작품은 스크린 수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1000만 관객 고지를 밟을 수 있었고, 피해는 고스란히 그 기간에 개봉한 다른 영화들과 관객들에게 돌아갔다. ‘겨울왕국 2’가 개봉한 지 약 한 달, ‘백두산’의 좌석점유율도 개봉 첫날(19일) 50.6%를 기록했다. 반독과점 영화인대책위원회(반독과점 영대위)는 지난 20일 입장문을 통해 올해 스크린 독과점에 포함되는 영화가 13편에 달한다고 지적하면서 국회와 정부가 영화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그런데 스크린독과점은 벌써 십수년 동안 1년에도 몇 번씩 제기돼 온 문제임에도 왜 아무런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을까. 해결책은커녕 사실상 어떠한 정책적 시도도 없었다는 점이 의아스럽다. 현재 국회에 관련 법안들이 몇 건이나 발의돼 있음에도 논의가 미루어지고 있는 데는 업계의 입김 외에도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다. 위정자들은 스크린 독과점을 영화계의 밥그릇 싸움 문제 정도로 가볍게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먼저,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대기업이나 한 편의 영화가 극장 수입을 독점하는 것 이상의 어젠다를 갖고 있다. 문화 콘텐츠는 나름의 이데올로기를 탑재하고 있으므로 특정한 가치 편향성을 가진 영화가 스크린을 점령한다면 관객들은 부지불식간에 그런 이데올로기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야말로 극장가에 다양한 작품들이 존재해야만 하는 궁극적인 이유다. 또한 관객들이 영화를 선택할 권리에 대해서도 추상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영화 티켓 가격에 포함된 영화발전기금 3%의 일부는 다양한 형식, 내용의 영화 및 독립영화에 대한 제작·배급 지원에 사용된다. 만약 관객들이 보고 싶지 않은 영화를 스크린 독과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보게 만든다면 영화발전기금은 잘못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시장 경제 체제에 규제는 독이 될 것이라는 우려에도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관객들의 호응을 얻는 작품은 장기간 일정 상영관 수를 유지하면서 꾸준히 수익을 올릴 것이고, 그렇지 못한 작품들은 극장가에서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초반의 쏠림 현상을 노리는 허술한 블록버스터들은 사라져갈 확률이 높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은 소비자 중심으로 유지되면서 콘텐츠의 질은 오히려 향상될 수 있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문제에 아직 어떤 시도도 해보지 못한 상황에서 득보다 실을 걱정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아닐까. 중소 규모의 영화들과 관객을 위한 영화법 개정이 절실하다.
  • 오디션서 “가슴 만질 수 있다”… 17세 소녀 성희롱한 기획사 대표

    오디션서 “가슴 만질 수 있다”… 17세 소녀 성희롱한 기획사 대표

    10대 연예인 지망생에게 ‘오디션을 보라’며 불러 성희롱한 연예기획사 대표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3단독 송유림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에 대한 음해강요·성희롱 등) 혐의로 기소된 윤모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윤씨는 지난해 10월쯤 오디션을 보러 온 피해자 A(17)양에게 “(가슴을) 만지는 것은 손녀딸 같으니까 그럴 수도 있는 것이다”라고 하거나 “남자랑 연애한 적 있냐, 너는 몇 살 때부터 (했냐)”, “임신하는 것은 겁 안 나냐”고 하는 등 성적 수치심을 주는 언행을 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오디션을 빌미로 연예인으로 활동하기를 희망하는 피해자를 사무실로 불러 성희롱한 것”이라면서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을 형성할 시기에 있는 피해자가 상당한 충격을 입었다”고 판단했다. 또한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를 진지하게 돌아보고 반성하지 않은 채 변명으로 일관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법원은 윤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 등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윤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손녀딸 같아 만질 수도…” 10대 성희롱한 연예기획사 대표 실형

    “손녀딸 같아 만질 수도…” 10대 성희롱한 연예기획사 대표 실형

    SNS 메시지로 오디션 보러 오게 한 뒤 성희롱성 발언 연예인이 되고 싶어 오디션을 보러 온 10대 청소년에게 “손녀딸 같으니 만질 수도 있다”면서 성희롱을 한 연예기획사 대표가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3단독 송유림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에 대한 음해강요·성희롱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연예기획사 대표 윤모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윤씨는 지난해 10월 오디션을 보러 온 피해자 A(17)양에게 “남자랑 연애한 적 있냐”고 묻거나 “(가슴을) 만지는 것은 손녀딸 같으니까 그럴 수도 있는 것이다”, “임신하는 것은 겁 안 나냐” 등 성적 수치심을 주는 언행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송 판사는 “오디션을 빌미로 연예인 활동을 희망하는 피해자를 성희롱한 것”이라며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을 형성할 시기에 있는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입게 됐다”고 판단했다. 송 판사는 “피해자의 성별과 연령,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할 때 죄질이 불량하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를 진지하게 돌아보고 반성하지 않은 채 변명으로만 일관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법원은 윤씨에게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3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윤씨는 재판 과정에서 “만 18세 미만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지 여부를 일반적인 피해자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아동복지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정신청도 했다. 현행 아동복지법은 ‘성 인지력이 떨어지는 18세 미만의 아동에게 일반인의 관점에서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행위를 성희롱으로 규정해 금지하고 이를 처벌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송 판사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은 피해 아동이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꼈는지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아동에게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주는 행위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윤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해 5월 SNS 메시지를 통해 A양에게 “연예기획사 대표인데 연락을 달라”며 접근해 A양이 오디션을 보러 오도록 했다. 경찰은 “윤씨가 대화 도중 계속해서 성적인 질문을 던지며 자신의 성 경험을 이야기하는 등 성희롱 발언을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A양이 가지고 있던 녹취록이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윤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전광훈 국회의원·이석기 국방위원, 극과 극 선거법 여론전

    전광훈 국회의원·이석기 국방위원, 극과 극 선거법 여론전

    與 설훈 “석패율로 전광훈 국회 입성”한국당 “연동형은 전교조 교육위”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석패율제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선거법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여야가 극단적 상황을 가정한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은 20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 의원총회가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의 석패율제 합의안을 거부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전광훈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의 여의도 입성 가능성을 예로 들었다. 설 최고위원은 “석패율제를 했을 때는 엉뚱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어쩌면 원하지 않는 인물, 전광훈 목사 같은 사람이 기독교당을 만들어서 나온다면 그런 분도 국회에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전 목사는 지난여름부터 서울 광화문과 청와대 인근에서 ‘문재인 대통령 하야 촉구’ 집회를 이어오면서 과격한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8월 31일에는 “문재인 저놈을 모가지를 끌고 나와야 한다”고, 11월 16일에는 “3000만명이 (하야)서명을 했는데도 문재인이가 (청와대에서)안 나오면 그때는 너 죽고 나 죽고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하나님 꼼짝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는 발언으로 신성모독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은 황교안 대표와 자유한국당을 비난할 때 전 목사를 단골 소재로 이용한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한국당의 ‘공수처법·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와 관련해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대표의 모습은 의회 민주주의라고 할 수 없는 딱 광화문 태극기부대의 정체성이었다”며 “몸은 여의도에 있지만, 마음은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광화문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에 맞서는 한국당도 마찬가지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민주당의 2중대, 3중대를 만들려는 좌파 장기 집권 플랜’이라고 공격하는 한국당도 극단적인 가정을 내세운다. 한국당 정책위원회는 19일 배포한 정책서신에서 “연동형 비례제가 통과되면 국회 비례대표 자리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의 좌파단체 내부 보직처럼 운영될 것”이라고 했다. 또 “국회 15개 상임위원회의 법안소위에 좌파를 모두 배치하는 것이 노림수”며 “그렇게 되면 좌파단체는 이제까지 처람 기성정당을 거치는 수고로움 없이 주한미군철수, 재벌해체, 토지공개념 등 좌파 정책을 마구 밀어붙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전교조 출신이 교육위원회 법안소위에, 통진당(통합진보당) 출신이 국방위원회에 있다고 가정해보라. 상상 못할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내란음모 등으로 해산된 통진당 출신이 국가 안보를 다루는 국방위원으로 군의 보고를 받는다는 설정이다. 한국당이 통진당을 집중적으로 거론한 것은 연말·연초 특별사면 시즌이 다가오면서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의 지지자들이 ‘이석기 석방, 사면’ 집회를 잇달아 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의원은 2013년 내란음모·내란선동·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되고서 징역 9년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고, 통진당은 2014년 12월 19일 헌법재판소의 정당 해산 결정에 따라 강제 해산됐다. 한편 ‘4+1(민주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은 이날도 선거법 협상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민주당이 지난 18일 군소야당의 석패율제 도입 요구를 거부하면서 논의가 중단됐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 석패율 적용 의석을 3~4석으로 최소화하고, 대안신당이 제안한 석패율제 대상에서 중진 의원을 제외하는 절충안을 수용할 가능성도 나온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국회에 보낸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에 군소야당의 협조가 필수인 만큼 타협 가능한 수준에서 선거법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강성채 순천농협 조합장, 농협중앙회 회장선거 예비후보 등록

    강성채 순천농협 조합장, 농협중앙회 회장선거 예비후보 등록

    “농협중앙회장은 1인을 위한 벼슬이 아닙니다. 농업의 수호자이어야 하고 농민의 동반자이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동고동락할 수 있는 철저한 실천가이어야 합니다.” 전남 순천농협 조합장인 강성채 예비후보가 19일 농협중앙회장 선거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이같이 강조했다. 강 예비후보는 이날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 예비등록을 마치고, 경영체적 변화를 통해 농업과 농협의 부흥을 일으키겠다고 역설했다. 강 예비후보는 “우리 사회의 생명창고인 농업의 중요성이 방치돼 농촌, 농민, 농협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는 농협중앙회와 회원농협이 이런 현안에 대해 상호 협력하며 제대로 대처해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회원농협 못지않게 농협중앙회가 근본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농촌과 농민을 살리기 위해서는 각종 경제 유통사업의 경쟁력과 관련해 연합체로서의 농협의 역할과 기능의 중요성을 힘줘 말했다. 강 예비후보는 “김병원 전 농협회장의 지난 4년은 농협의 혼과 열정을 깨워 이념을 정립하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등 ‘운동체적 변화’의 시기였다”며 “농협에 널리 퍼진 이러한 변화의 불길이 이어가고 키워가기 위해 ‘경영체적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사업을 통한 실사구시적 변화를 통해 농협중앙회가 회원농협에 더욱 다가갈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국민의 농협·시민의 농협을 만들어 생명창고이자 삶의 터전인 농업 농촌을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강 예비후보는 ▲도농자원 선순환 사업 ▲쌀 과잉문제 해결 ▲신재생 에너지 정책전환에 기여할 수 있는 영농형 태양광사업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또 ▲상호금융 투명성 확보 및 운영시스템 개선 ▲계열사 책임경영 시스템 도입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교육지원 사업비 자율 편성범위 확대 ▲연합체 기능 발휘를 통한 계통구·판매품의 가격경쟁력 제고 등의 핵심공약을 발표했다. 1950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난 강 예비후보는 순천농림고등전문학교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농학 학사, 고려대학교 대학원 채소원예학 박사 과정을 마쳤다. 1972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이래 안성교육원 교수와 농협중앙회 신유통기획단장을 지냈다. 2000년 농협유통 본부장으로 발령 받아 도매사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던 중 순천농협 상임이사직을 제안받아 고향 순천으로 내려갔다. 이후 순천농협에서 상임이사 6년을 지내고 초선 조합장이 됐다. 한 차례 낙선 후 2015년 선거에서 재선에 당선됐다. 올해 3월 치러진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는 순천농협 최초로 무투표 당선과 연임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강 예비후보는 ‘풍요로운 농촌, 행복한 삶의 동반자 순천농협’이라는 비전을 통해 종합타운을 건립하고 파머스마켓을 개장했다. 산지유통센터(APC)를 열어 전국 최초로 학교급식 사업도 도입했다. 농식품 통합브랜드 드림원을 개발해도 농가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했다. 관내 14개의 농협을 통합해 순천농협을 반석 위에 올려 1만 8000여명의 조합원과 2조 2000억원의 자산을 이끌고 있으며 준조합원 배당도 2년째 하고 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권익위 떠난 이건리, 靑 갈등 부담됐나

    권익위 떠난 이건리, 靑 갈등 부담됐나

    김태우 특감반원 공익신고자로 인정 “조국 임명은 이해충돌” 등 밝히기도이건리(56)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이 임기 절반가량을 남기고 지난주 사의를 표명했다. 17일 권익위에 따르면 이 부위원장은 지난주 박은정 권익위원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전날 실·국장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사의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권익위 관계자는 “사직서를 제출한 구체적인 내막에 대해서는 모른다”면서 “실·국장 티타임에서도 사의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이유나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지난해 4월 권익위 부패방지 담당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에 임명돼 3년 임기의 절반가량을 채운 상태였다. 이 부위원장은 현 정부 출범 이후 불거진 각종 현안에 ‘원칙론’을 유지해 왔다. 지난 2월 권익위는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을 공익신고자로 인정했다. 9월에는 부인이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장관직 수행이 ‘이해충돌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이 부위원장이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익위 안팎에선 이런 원칙론적 행보와 청와대의 입장이 충돌하면서 이 부위원장이 내적 피로감을 느낀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한 정부 관계자는 “조 전 장관이 사퇴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청와대와 갈등이 있었다는 얘기도 돌았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9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공직사회에 당부를 해 달라는 질문에 “상탁하부정(上濁下不淨·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이라는 말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부위원장은 검사 출신 법조인(사법연수원 16기)으로 문재인 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 명단에도 올랐던 인물이다. 그를 권익위 부위원장에 임명할 당시 청와대는 “반부패 총괄기구로서 권익위의 정체성을 확립할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권익위는 청와대가 아직 이 부위원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으며, 이 부위원장은 현재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개최된 제8차 유엔반부패협약 당사국 총회에 참석한 박 위원장을 대신해 업무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反무슬림법’ 강행하는 모디… 민족주의 이슈로 경제 위기 덮나

    ‘反무슬림법’ 강행하는 모디… 민족주의 이슈로 경제 위기 덮나

    이민자 종교검사로 무슬림 시민권 제한 학생들 “헌법 위반·세속주의 파괴” 반발 경찰, 강경진압… 6명 사망·3000명 체포 인권변호사 “국민 관심 돌리려 만든 이슈”인도에서 이슬람교도 이민자를 사실상 불법화하는 시민권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시위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지난주부터 계속된 시위로 6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체포됐다. 문제의 시민권법 개정안은 이민자의 종교 검사를 통해 무슬림에게 시민권 발급을 제한하는 것으로, 인도를 ‘힌두 국가’로 만드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인도 전역으로 확산된 반(反)시민권법 시위를 주도하는 학생들과 이를 제지하는 경찰이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다. 시위에 인도의 평등과 세속주의 골격을 세운 마하트마 간디의 초상화가 등장하기도 했다. 5일째 시위가 벌어진 서벵갈에서 17일 최소 354명이 체포됐다. 이날 펀자브대학에서는 뉴델리에 있는 자미아 밀리아 이슬라미아대학과의 연대 표시로 거리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개정된 시민권법은 평등을 규정한 헌법 14조 위반이자 세속주의 파괴”라고 주장했다. 아삼주 최대 도시 구와하티에서 계속된 시위로 군병력 수천명이 진압에 투입됐으며 지금까지 6명이 경찰 발포와 폭행으로 사망하고 3000명 이상이 체포됐다. 앞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트윗에서 “시민권법 개정안은 1000% 옳은 조치”라며 법안 시행을 강행할 태세다. 힌두 민족주의는 모디 총리 지지층의 이념이자 인도국민당(BJP)의 핵심 목표다. 지지자들은 심지어 인도의 국가 명칭을 고유어인 ‘바랏’으로 바꿀 것을 주장한다. 2014년 집권 이후 모디 총리는 카슈미르의 자치권을 박탈하는 등 민족주의 조치를 강화해 왔다. 그러나 아삼 지역 인권 변호사인 아만 와두드는 “경제가 누더기”라며 “인권법 개정은 국가를 양극화하고, 국민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만든 이슈”라고 비판했다. 문제의 시민권법 개정안은 지난 10일 연방 하원, 12일 상원을 통과했다. 대통령 공표만 남겨 둔 상태다. 유명 배우이자 하원 의원인 라비 키샨은 “무슬림 국가도 있고, 유대교 국가도 있는데 우리도 하나의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고 법안을 지지하고 나섰다. 시민권법은 무슬림이 다수 국가인 방글라데시·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에서 2014년 12월 이전에 인도로 건너와 정착한 힌두교·기독교와 같은 종교적 소수자에게 인도 시민권을 내준다. 그러나 무슬림에 대해서는 이들 국가에서 박해받을 염려가 없다는 이유로 시민권 발급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럴 경우 인도 동북부 무슬림 약 200만명이 국적이 없는 상태로 방치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파키스탄의 시아파, 미얀마의 로힝야 무슬림과 힌두교, 스리랑카의 기독교 타밀족 등이 받는 차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는 종교에 따른 무슬림 차별로,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모디 정부가 헌법이 규정한 세속주의를 약화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인도 초대 총리 자와할랄 네루의 손녀이자 야당인 국민회의 임시 대표인 소냐 간디는 “시민권법은 인도의 영혼을 찢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과 영국은 자국민에게 인도 동북부 여행 주의령을 내렸다. 주인도한국대사관도 “아삼의 경우 여행이나 출장을 예정한 사람들은 일정을 재고해 달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獨 축구스타 외질은 왜 ‘中저격수’ 자처했나

    獨 축구스타 외질은 왜 ‘中저격수’ 자처했나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선수 메수트 외질(31)이 중국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비판했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그의 소속팀 아스널의 중국 내 중계가 금지되면서 ‘제2의 휴스턴 로키츠 사태’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키츠 구단주도 홍콩 시위 사태를 옹호하는 내용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글을 올렸다가 중국에서 보이콧을 당했다. 독일 국적의 외질은 왜 축구계 퇴출을 각오하고 ‘중국 저격수’ 역할을 자처했을까. ●홍콩 지지 역풍 ‘제2 휴스턴 로키츠’ 될판 16일 중국 최대 스포츠지 티탄저우바오는 “중국 공산당은 지난 10월 데릴 모레이 휴스턴 로키츠 단장의 SNS 게시물보다 외질에게 더 큰 모욕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반영하듯 CCTV는 아스날 경기 생중계를 다른 경기로 대체했다. 앞서 외질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중국은 코란을 불태우고 이슬람사원을 폐쇄한다. 이슬람 신학교를 금지하고 이슬람 신학자를 죽인다. 이슬람 형제를 강제 수용소에 가두고 이슬람 여자들을 중국 남성들과 강제로 결혼시킨다”고 비난했다. 특히 그는 신장위구르자치구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단체들을 ‘동투르키스탄’으로 지칭하며 이들을 중국의 탄압에 저항하는 이슬람 전사로 묘사했다. 사실상 중국인들을 의도적으로 자극하려는 표현이다. 터키인들은 자신들의 역사를 과거 ‘돌궐’(투르크)에서 찾는다. 돌궐은 중국 역사에서 ‘흉노’로 불리던 민족들 가운데 하나로 중앙아시아와 만주 지역에 걸쳐 생활했다. 전성기에는 고구려와 깊은 유대관계를 맺고 중국 대륙을 위협했다. 터키가 한국을 ‘형제의 나라’로 여기는 것에는 이런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돌궐은 내부 분열과 중국의 압박 등으로 서쪽으로 이동해 지중해 지역까지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가 중앙아시아 지역에 정착해 위구르족으로 성장했다고 믿는다. 중국이 위구르족을 탄압할 때마다 터키가 성명을 내 강하게 규탄하는 데는 이같은 민족적 동질감이 자리잡고 있다. ●터키 출신 獨서 차별… 인권문제 거론한 듯 외질은 1988년 독일 겔젠키르헨에서 터키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2009년 성인 대표팀에 발탁된 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우승에 크게 기여해 ‘독일 사회통합의 성공 사례’로 여겨졌다. 왕성한 기부 활동 덕분에 미담도 많았다. 하지만 러시아월드컵을 눈앞에 둔 지난해 5월 영국 런던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가 ‘독재자를 옹호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는 “내 가족의 고향 지도자에 대한 예우였을 뿐”이라고 항변했지만 반발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이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외질을 희생양으로 삼는 분위기가 생겨났다. 결국 그는 인종차별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하며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독일에서 나고 자란 외질은 터키인들의 비난을 무릅쓰고 독일 국적을 택했다. 이슬람교 신자임에도 스스로를 독일인으로 여기며 모범적인 삶을 살았다. 하지만 터키 대통령 기념사진 촬영을 계기로 독일 사회의 뿌리깊은 민족 차별을 경험한 뒤로 마음의 상처가 깊어진 것 같다. 이제 그는 터키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고자 위구르족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며 ‘길고 긴 싸움’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그가 속한 축구팀은 중국 업체의 후원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유럽의 명문 클럽들에게 이는 치명적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외질은 아스날을 끝으로 유럽 빅리그 생활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가 이런 불이익을 예상하고도 중국을 비난한 것은 최근 독일에서 느낀 민족적 설움이 그만큼 컸다는 사실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겉도 속도 거침없는 미술관

    겉도 속도 거침없는 미술관

    미국 뉴욕의 5번가가 유명한 이유는 뉴욕을 상징하는 두 가지, 패션과 예술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패션 브랜드가 밀집한 거리가 끝나면 센트럴파크의 동쪽을 따라 미술관이 쭉 이어진다. 그중 구겐하임 미술관(Solomon R Guggenheim Museum)은 귀여운 반항아 같다. 네모반듯하고 번쩍거리는 빌딩 사이에 콕 박힌 하얗고 둥그스름한 미술관, 구겐하임. 뒤집어 놓은 수화기나 회오리 감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리저리 둘러보아도 뭔가 난해한 형상이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작품을 다룬다면, 구겐하임은 현대미술만 담당한다. 동성애와 같은 주제도 거침없이 다룬다. 인종, 민족, 성 정체성 등에서 다양성을 강조하는 뉴욕과 구겐하임 미술관은 서로 닮아 있다. 외관은 독특하고, 그 안에 담은 내용은 진보에 가깝다. 이렇게 개성 있는 미술관을 지은 사람은 솔로몬 구겐하임이다. 구겐하임은 스위스계 유대인 가문의 성(姓)이다. 미국으로 건너와 광산 재벌이 된 마이어 구겐하임의 아들인 벤저민 구겐하임은 1912년 타이태닉호 침몰로 사망했다. 상속녀인 페기 구겐하임은 벤저민이 남긴 유산으로 어마어마한 양의 미술품을 사들였고, 벤저민의 형인 솔로몬 구겐하임은 페기가 모은 작품을 전시할 미술관을 건설하기로 했다. 벤저민의 유산과 페기의 컬렉션, 그리고 솔로몬의 건축으로 이루어진, 구겐하임가의 합작품이 바로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이다. 솔로몬 구겐하임은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에게 비구상 회화들을 위한 ‘영혼의 사원’을 지어 달라고 의뢰했고 1959년 완공했다. 라이트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계단식 신전인 지구라트에서 힌트를 얻어 뒤집어진 피라미드 형태의 건물을 설계했다. 내부엔 계단이 없다. 천장에서부터 1층까지 비스듬하게 연결되는 나선형의 통로를 따라 올라가거나 내려오면서 관람하게 된다. 그러니 바닥이 약간 기울어지는 건 당연한 일. 살짝 삐딱하게 서서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어쩐지 뉴욕답다. 천장의 둥근 원형 지붕에서는 부드러운 햇살이 미술관 내부로 스며든다. 로마 판테온 지붕 양식인 로톤다를 도입한 것이다. 고대 건축양식과 모더니즘을 잘 융합했다는 점도 눈여겨보면 재미있다.구겐하임 미술관을 포함해 라이트의 20세기 전반기 건축물 8개는 올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그중 유명한 것은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낙수장’(Falling Water)이다. 폭포 안에 집을 지었다. 자연에 건축을 녹여냈다는 점에서 라이트는 ‘유기적 건축의 선구자’라고 불린다. 안토니 가우디, 르코르뷔지에에 이어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자신의 작품을 올린 세 번째 건축가가 됐다. 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 [단독] “부부 인정 기대 안했어요… 항공사 착오·실수인 줄”

    [단독] “부부 인정 기대 안했어요… 항공사 착오·실수인 줄”

    2013년 캐나다서 결혼…美영주권 취득, 곧 이주 가족들까지도 숨기려 해…전세자금대출 등 차별 한국에서 우리는 남남…설마 안되겠지 했는데 인정받고 싶어서 신청 천주교 성소수자 모임…쉬쉬하는 분위기 슬퍼…더는 숨지 않도록 해야“기대도 안 했죠. 혹시 우리 성별을 제대로 체크하지 못한 건가 의아할 정도였어요.” 대한항공은 최근 40대 한국인 여성 동성 부부를 마일리지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가족으로 인정했다.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한국 사회에서 우리나라 국적기인 대한항공이 동성 커플을 가족으로 인정했다는 소식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가족 등록을 신청한 당사자인 아콘네(가명·여)씨조차 기대하지 않은 희소식이었다. 아콘네는 부부의 영어 이름 첫 글자를 따 만든 이들 부부의 가족 이름이다. 신상을 밝히고 싶지 않다며 아콘네로 자신을 소개한 그는 1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설마 될까’ 싶었는데 오히려 너무 쉽게 인정됐다”면서 “처음엔 혹시 실수가 아닐까 싶기도 했는데 취소당할까 봐 되묻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가족 마일리지 제도 시행 시점부터 개인의 성(性)을 구분하는 별도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면서 “동성애를 인정하는 국가의 공식 서류를 제출하면 가족 등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콘네씨 역시 캐나다에서 받은 혼인증명서를 제출했고, 대한항공은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설마 되겠어’ 하는 마음에도 신청서를 낸 이유를 묻자 “그냥 어디서든 인정받고 싶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성소수자로 살아가기 어려운 한국 사회의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아콘네씨는 “2013년 캐나다에서 결혼한 부부지만 한국에서 우리는 여전히 남남”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에서는 전세자금 대출부터 병원 진료까지 번번이 가로막혔다. 그는 “주변에는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병원에서 수술동의서를 쓰지 못하게 해 캐나다로 이민 간 동성 부부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족들의 시선도 차가웠다. 아콘네씨 여동생은 결혼 소식을 듣자마자 “(우리 가족이 믿는) 가톨릭은 동성혼을 인정하지 않잖아”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받은 상처는 오롯이 부부의 몫이었다. 아콘네씨 부부는 결국 미국 이주를 결심했다. 지난해 부부로서 미국 영주권을 받았고, 16일 출국해 미국에서 새 터전을 꾸린다. 미국으로 이주하지만 그는 앞으로도 종종 한국을 찾을 계획이다. 아직 할 일이 남았기 때문이다. 그는 ‘알파오메가’라는 이름의 천주교 성소수자 모임을 이끈다. 그는 “일부 종교계가 ‘동성애는 죄’라고 가르치며 ‘혐오를 위한 혐오’를 하고 있지만 내가 자라면서 배운 종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 활동을 시작했다”고 했다. 여성이자 레즈비언인 가톨릭 신자들로 이뤄진 이 커뮤니티의 회원은 270여 명이다. 처음에는 ‘아웃팅’ 우려로 커뮤니티 이름도 밝히지 않았다. 그는 “다른 단체와 적극 연대하면서도 천주교라는 정체성을 좀 더 내세울 때라고 생각해 1년 전부터 대외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갈 길은 멀다. 비공개로 이들을 돕는 성직자들은 차츰 늘었지만 함께 퀴어문화축제에 나서는 등 공개적인 지지 활동은 꺼리는 분위기 때문이다. 그는 “동성애에 대한 천주교의 입장을 묻고 싶어 용기를 내고 있는데 여전히 쉬쉬하는 분위기에 더 슬퍼졌다”고 했다. 그래도 그는 주변의 조용한 지지와 응원이 이어지는 것을 보며 작은 희망을 보고 있다. 그는 “퀴어문화축제에 일반 시민들도 나와 응원하고 함께 즐기는 것을 보면서 한국 사회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면서 “성소수자가 더이상 숨지 않도록, 이들이 고립돼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다 함께 연대한다면 우리 사회도 변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이은형의 밀레니얼] 펭수, 밀레니얼의 마음을 훔치다

    [이은형의 밀레니얼] 펭수, 밀레니얼의 마음을 훔치다

    ‘남극 펭씨, 빼어날 수’. EBS 연습생 펭귄 펭수가 대세다. 펭수는 송가인, BTS를 누르고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는가 하면 펭수의 명언과 자작곡 등이 담긴 에세이 ‘펭수 다이어리’가 판매 시작 3시간 만에 1만부를 넘어서며 ‘설민석 한국사’를 누르고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선보이자마자 판매순위 1위에 올랐고 펭수를 광고모델로 섭외하려는 대기업이 줄을 섰다. 펭수의 팬들은 ‘굿즈’를 출시하라고 아우성이다. 유아기 어린이의 대통령 ‘뽀로로’를 잇는 초등학교 어린이 대상 캐릭터로 시작됐지만 정작 2030세대의 열광적인 인기를 얻고 있어 ‘직통령’(밀레니얼 직장인의 대통령)이라 불린다. 펭수가 밀레니얼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밀레니얼 직장인의 속마음을 대변할 뿐만 아니라 토닥토닥 위로까지 해 주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인기요인은 밑바닥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올라가면서 성장해 온 펭수의 스토리 그 자체다. 올해 나이 열 살, 남극 유치원을 졸업하고 ‘우주대스타’가 되기 위해 ‘뽀로로 선배(펭귄)’가 있는 한국으로 헤엄쳐 온 펭수. 최고의 크리에이터가 되겠다는 꿈을 위해 EBS 소품실에서 쪽잠을 잔다. 유난히 큰 덩치 때문에 남극에서도 친구가 없었고, 한국에 와서도 ‘비인간’으로서 ‘소수자의 외로움’을 겪어야 하는 펭수의 스토리는 보는 사람을 짠하게 만드는 면이 있다. 2019년 4월 구독자 37명으로 시작한 ‘자이언트펭TV’는 100명, 1000명으로 힘들게 구독자를 늘려간다. 도티 등 잘나가는 크리에이터들에게 끊임없이 조언을 구하고, 비결을 물으면서 노력한 결과 1만명을 지나 이제 12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기에 이르렀다. 외롭고 힘든 상황을 딛고 자신의 노력으로 한 단계씩 올라서는 펭수의 성장기는 많은 공감을 얻었다. 펭수의 인기가 크게 올라간 것도 불공정에 대해 항의하면서부터였다. 이육대(EBS 아이돌 육상대회)에서 ‘인간팀’대 ‘비인간팀’ 경기를 하던 중 ‘규칙이 비인간에게 불리하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항의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펭수의 매력 포인트는 경계를 넘나드는 무경계의 캐릭터란 점이다. 갑을의 경계가 없고 나이 및 성별의 경계가 없으며 기존 관행이 만든 각종 경계를 모두 허문다. 자신의 프로그램 피디를 ‘매니저’로 부리는가 하면 김명중 EBS 사장의 이름을 친구 부르듯 편하게 외친다. 특히 돈이 필요할 때 ‘김명중’이라고 외침으로써 밀레니얼 직장인들의 환호를 불러일으킨다. 덕분에 김명중 사장은 신세대가 가장 잘 아는 ‘사장님’이 됐다. 성별 구분이 모호하다는 펭귄의 특징을 그대로 살려 성을 구별하지 않는다. 전통적 성 정체성 개념을 넘나든다는 면에서 ‘젠더 프리’, ‘젠더 뉴트럴’이라는 신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연습생 신분으로 KBS, MBC, SBS 등 다른 방송사의 인기프로그램에 자유롭게 진출해 ‘방송통합’을 이루었다는 평도 듣는다. 마지막으로 펭수는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에 대한 사랑, 믿음을 당당하게 표출한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에 ‘나 자신’이라고 쓰고, 가장 강력한 경쟁자도 ‘나 자신’이라고 밝힌다. 뭐든지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 자신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이 100만 구독자를 달성했을 때의 소감에서도 “팬들과 제 덕분”이라고 밝혔다. 팬들에게도 ‘남들 눈치 보지 말고 자신 있게 살라’는 의미의 ‘눈치챙겨’라는 말로 등을 토닥여 준다. 큰꿈을 꾸며 성장하고 있지만 동시에 고향을 떠나온 외톨이, 펭수의 위로는 다른 스타의 말보다 더 큰 공감과 위로의 힘을 가진다. 선배 세대가 볼 때 당돌하고 개인적으로 보이는 ‘밀레니얼 세대’지만 그들 스스로는 ‘할 말 다 못 하고 눈치 본다’고 느낀다. 그래서 열 살 펭귄의 거침없는 표현에 대리만족을 느끼고 감정이입까지 하는 모양새다. 밀레니얼의 속마음이 궁금하신 조직의 리더들은 마음을 열고 펭수의 매력에 빠져 보시기 바란다. ‘나이는 몇 살이니’, ‘남자니 여자니’, ‘실제로 인형 속에 있는 사람은 누구니’ 이런 질문은 하지 마시고 그냥 보이는 그대로의 펭수 캐릭터를 즐기고 이해할 수 있다면 아마 조직의 밀레니얼 구성원에게 한발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영국식 파이, 차별 없는 매력의 한 끼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영국식 파이, 차별 없는 매력의 한 끼

    먹는 것이 곧 그 사람의 정체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내게 알려주면 당신이 누구인지 이야기해주겠다.’ 음식으로 신분이나 취향, 정치적 성향을 유추할 수 있다고 한 19세기 미식가 브리야사바랭의 말은 음식 이야기에 끊임없이 소환된다. 사회과학자 클로드 피슬러는 ‘먹는 행위는 우리 외부와 내부의 경계를 넘나들기에 음식은 자아정체감의 중심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두 프랑스인이 100여년의 시차를 두고 이야기한 음식을 통한 정체성은 개인의 개성이 될 수도, 민족이나 국가를 구별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채식주의자는 동물을 사랑하고 환경을 생각한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주도적으로 삶을 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주어진 것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보다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영국인은 한때 프랑스인을 두고 ‘개구리를 먹는 사람’으로 부르고, 독일인을 ‘크라우트’(발효된 양배추 피클)라 불렀다. 식문화가 다른 민족이나 국민을 음식으로 지칭하는 건 저급한 발언이겠지만 어찌 됐건 그렇게 함으로써 ‘구별 짓기’를 하고자 하는 욕구를 상징하는 예로 거론된다. 거창하게 이야기를 시작한 건 영국의 음식, 그중에서도 파이를 다루기 위해서다. 초라하기로 유명한 영국의 식단에서 다른 나라와 구분되는 식문화 중 하나가 바로 파이다. 파이 하면 애플파이 같은 달달한 디저트를 먼저 연상하겠지만, 여기서 이야기하는 건 단 파이가 아니라 고기가 들어간 짠 파이다. 파이는 영국의 푸드코트나 영국식 식당에 가면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이웃인 프랑스나 스페인, 독일에서는 거의 없거나 잘 보이지 않기에 영국인을 파이 먹는 사람들로 규정해도 그렇게 어색하지는 않다. 적어도 영국인에게 있어 파이란 간단히 때울 수 있는 한 끼 식사나 주식으로 먹는 여러 음식 중 하나를 의미한다. 파이는 영국 전통음식으로 분류하지만, 기원을 따져 보면 과거 영국을 침략한 로마인에 의해 전해졌다고 알려져 있다. 파이의 조리법이나 활용성을 생각해 보면 탄생 배경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바삭하거나 혹은 딱딱한 영국식 파이는 소고기나 돼지고기가 짙은 갈색의 소스를 머금고 있다. 밀가루 반죽으로 감싸 익혔으니 수분이 증발하거나 태우지 않을 수 있다. 고기를 야채와 푹 고아 만든 스튜를 먹기 위해선 그릇이 있어야 하지만, 파이는 그 자체가 그릇이 될 수 있다. 그렇게 간편하게 들고 다니고 통째로 먹을 수 있는 도시락이 탄생한다. 작게 만든다면 1인분, 크게 만든다면 여러 사람이 먹을 수 있어 14세기 영국 왕실에서 연회를 준비하기 위해 대형 파이를 준비했다는 기록도 있다.파이의 또 다른 장점은 보존력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중세 파이는 노점에서도 만들어 팔았는데 이는 대부분 정육업자와 제빵사, 그리고 요리사의 협업으로 이뤄졌다. 냉장시설이 없던 시절 정육업자는 고기를 어떻게든 가공해야 했는데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았다. 염장을 하거나 요리해 익히는 것이다. 고기를 요리해 파이 속으로 사용한 후 구워내면 일종의 열처리한 통조림처럼 보존과 보관이 간편했다. 물론 완전히 밀봉 처리되지는 않아 오늘날 통조림처럼 보존 기한이 극도로 늘어날 수는 없었지만 고기가 상해 낭비되는 일은 적었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계급 구별 짓기에 능한 영국 사회에서도 파이는 온갖 재료와 장식으로 꾸며져 상류층 연회에 호화롭게, 때로는 서민들이 간단하게 한 끼 때울 수 있도록 소박하게, 두루 소비됐다. 20세기 들어서는 중산층 가정주부들을 대상으로 수많은 요리책이 쏟아졌는데 가정에서도 쉽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파이 레시피는 필수였다. 파이가 페이스트리에 내용물을 감싸 만든다는 일종의 조리 형식에 대한 명칭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파이 이름을 보면 재료를 가늠할 수 있다. 덩어리 진 소고기가 들어가면 주로 ‘스테이크+곁들인 재료’의 공식으로 이름 붙는다. 소고기를 에일 맥주에 졸이면 ‘스테이크 앤드 에일 파이’, 신장과 함께 조리되면 ‘스테이크 앤드 키드니 파이’, 간 소고기가 들어가면 ‘민스비프 파이’, 돼지고기가 들어가면 ‘포크 파이’. 이런 식으로 속 재료에 따라 무궁무진한 응용이 가능하다.파이와 유사한 음식은 전 세계에 있다. 스페인의 엠파나다, 이탈리아의 칼조네, 인도의 사모사 등은 사실 속 재료만 다를 뿐 사실상 파이의 일종이다. 그렇지만 영국이 자랑하는 소고기가 듬뿍 들어 있는 영국식 파이는 영국에만 있기에 맛볼 가치는 충분하다. 맛이 뛰어나다는 것과는 별개로 말이다.
  • ‘they’ 美 올해의 단어… 제3의 성 의미

    미국의 유명사전인 메리엄웹스터가 성별을 특정하지 않는 복수 인칭 대명사인 ‘they’(그들)를 2019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고 10일(현지시간) CNN 등이 보도했다. 웹스터는 최근 온라인 사전에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 정체성을 가진 사람을 지칭하는 대명사로 ‘they’를 사용할 수 있다고 새로운 정의를 추가했고 해당 단어의 온라인 검색 건수는 지난해보다 313%나 늘었다. 올해 ‘they’의 검색량이 폭증한 것은 ‘제3의 성’을 지녔다고 주장한 모델 오슬로 그레이스와 어릴 적 자신의 성불일치 경험을 털어놓은 민주당 프라밀라 자야팔 하원의원, 자신을 제3의 성이라고 밝힌 팝스타 샘 스미스 등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의 단어 2위는 라틴어에서 온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대가성 거래)였다.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국면에서 우크라이나와 ‘대가성 거래’가 있었는지가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수없이 반복해 쓰였다. 지난해에는 러시아 스캔들 특검 조사와 관련해 ‘정의’(justice)가 올해의 단어에 선정됐고 2017년에는 ‘페미니즘’(feminism)이 뽑힌 바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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