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정체성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피드백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리스크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무력 도발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758
  •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당신이 읽는 것이 곧 당신이다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당신이 읽는 것이 곧 당신이다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 19세기 프랑스의 법학자이자 미식가, 음식 평론가인 앙텔름 브리야사바랭이 남긴 것으로 알려진 이 말은 개인이 주목받는 시대에 다양한 형태로 변주된다. 물건, 특히 명품을 판매하는 이들은 광고 속에 당신이 구매하는 것이 곧 당신이라는 메시지를 은연 중에 혹은 명시적으로 집어넣는다. 20세기 문화의 총아인 자동차를 파는 이들은 당신이 타는 차가 당신을 말해 준다고 말하기도 한다. 궁극의 소비라 할 수 있는 주거공간의 결정에서 우리는 종종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을 드러낸다는 문구를 보는 경우도 많다. 사실 브리야사바랭의 원래 표현은 조금 달랐다. 그가 한 말을 정확히 하자면 “당신이 무엇을 먹었는지 말해 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겠다”였다. 곧, 신분에 따라 먹는 음식의 종류가 달랐던 시대에 이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그러나 오늘날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라는 말은 위에서 본 여러 종류의 변주들이 보여 주는 것처럼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한 인간의 정체성에 관한 표현이 됐다. ‘당신의 선택이 곧 당신’이라는 것이다. 나의 선택이 나를 드러낸다는 말은 매우 그럴듯하게 들린다. 우리의 일상은 수많은 선택으로 이뤄져 있고, 대부분의 순간에 누구의 간섭이나 강제도 없이 오직 나만의 사고와 판단을 통해 결정을 내린다. 곧 내가 내리는 선택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나타낸다는 것은 충분히 합리적인 주장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더 깊은 질문이 숨어 있다. 바로 ‘나는 어떻게 그런 선택을 하게 됐을까’ 하는 질문이다. 다시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라는 말로 돌아가보자. 이 말에는 인간이 가진 또 다른 자연에 대한 믿음이 포함돼 있다. 입력이 출력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우리 속담 중에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인간이 가진 매우 강력한 믿음이자 거의 모든 영역에서 참인 사실이다. 예를 들어,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성분은 결국 우리가 먹은 것이 소화 과정을 통해 흡수된 것이다. 우리가 내리는 선택에도 같은 논리를 적용할 수 있다. 오늘날, 나의 판단과 선택이 내 뇌에서 결정된다는 것은 매우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이 결정들은 내 머릿속 뇌신경들의 연결 패턴에 의존한다. 주어진 패턴에 대해 선택을 내려야 하는 외부 상황이 입력으로 주어지면 선택의 결과가 출력으로 정해진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내가 어떻게 그런 선택을 하게 됐을까라는 질문은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뇌 신경의 패턴을 내가 어떻게 가지게 됐는가라는 질문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답은 명백하다. 이 패턴은 지금까지 내가 취한 입력, 곧 내가 보고 듣고 읽은 지식과 정보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이들에게 있어서 그가 보고 듣는 지식의 양에 비해 읽기에 의한 정보의 양은 압도적으로 많으며, 또한 보고 듣는 것 역시 사실상 읽어서 얻는 것과 비슷한 형태로 저장된다는 점에서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무엇을 읽느냐에 따라 당신의 생각과 판단, 뇌 신경의 연결 구조가 결정된다. 그리고 그 결과로 나타나는 당신의 선택이 당신의 인생을 결정한다. 그러므로 당신이 읽는 것이 곧 당신이다.
  • 트럼프의 ‘코로나 가짜 뉴스’… 그 뒤엔 버크스가 있었다

    트럼프의 ‘코로나 가짜 뉴스’… 그 뒤엔 버크스가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보좌하는 데버라 버크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에 대한 정치권의 시선이 따갑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인사이기도 했던 버크스 조정관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정국의 핵심 인물로, 정권을 이어 가며 요직을 차지하는 ‘카멜레온’과도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펠로시 “트럼프와 함께 잘못된 정보 유포”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버크스 조정관이 트럼프와 함께 잘못된 정보를 퍼트리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펠로시 의장은 최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과의 자리에서도 버크스 조정관에 대한 비난을 쏟아 냈다고 한다. 펠로시 의장의 날 선 공격은 버크스 조정관의 위상이 그만큼 커졌음을 의미한다. 주지사들과 잇따라 면담한 자리에서 코로나19 대응 방향과 경제 재개 일정에 대해 ‘훈수’를 두는 그녀의 행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를 겪은 후 사실상 공식 석상에서 사라진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과 더욱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최근 재개된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에도 모습을 드러내는 그는 이날 CNN방송 ‘스테이트 오브 유니언’에 출연해 “코로나19 사태가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백악관의 입’ 역할도 자처했다. 일각에서는 버크스 조정관이 면역학자 출신이자 감염내과 의사이기도 한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돌출적으로 내놓은 ‘살균제 인체 주입’ 발언을 오히려 두둔했던 지난 4월 모습은 학자로서 자존심을 버린 것이나 다름없었다는 점에서 주변인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지나치게 자기 잇속만 챙겨” 또 다른 한편에서는 오바마 정부 때 ‘에이즈 확산을 막기 위한 대통령의 긴급계획’을 총괄했던 그가 정권이 바뀐 뒤에도 선택을 받은 배경에 발 빠른 태세 전환과 처세술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 백악관에서 그를 지켜봤던 한 전직 관료는 CNN에 “그는 지나치게 자기 잇속을 차리고, 모든 것이 계산적”이라며 그의 ‘멘토’이기도 했던 파우치 소장과도 사실상 다른 길을 가게 됐다고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불안한 우리의 일상, 묘한 위로를 만났다

    불안한 우리의 일상, 묘한 위로를 만났다

    팀 아이텔 ‘무제(2001-2020)’화폭 속 표정을 알 수 없는 사람들고독한 현대인의 모습 그려 시오타 치하루 ‘비트윈 어스’붉은 실로 연결된 30개 의자· 천장인간 내면의 불안·불확실성 나타내자발적 격리와 고독이 미덕인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대에 불안과 소외, 삶과 죽음의 경계 등 인간 존재의 내면을 성찰하는 세계적 미술가 2인의 개인전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구미술관에서 열리는 팀 아이텔의 ‘무제(2001-2020)’와 서울 가나아트센터에서 선보이는 시오타 치하루의 ‘비트윈 어스’(Between Us)다. ‘사색의 회화’, ‘붉은 거미줄’로 이미 국내에서도 상당한 팬을 확보한 작가들이지만 코로나 상황과 맞물리면서 이들의 작품 세계에 공감하는 관객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격리 중 신작… 대구미술관 10월 18일까지 팔짱을 낀 두 남녀가 흰 벽 사이를 가로질러 검은 통로 쪽을 향하고 있다. 연속 동작을 보여주듯 커플은 한 화면에 두 번 등장한다. 등을 돌리고 있어 표정은 알 수 없지만 화폭 윗부분을 장악한 검은 색과 좁은 통로가 왠지 모를 고립감과 불안함을 전달한다. 독일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팀 아이텔이 파리 자택에서 격리생활하며 그린 신작 ‘시퀀스(커플)’다. 또 다른 신작 ‘멕시코 정원-전경1’과 ‘멕시코 정원-전경2’에 등장하는 등 돌린 여인과 옆에 선 여인 사이엔 어떤 교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거리를 두고 각자의 공간에 멈춰 있는 이들의 모습은 코로나 시대에 일상이 된 격리와 소통 단절을 거울처럼 비추는 한편 비일상적인 현실을 사는 우리에게 묘한 위로를 전한다.지난달 7일 대구미술관에서 개막한 팀 아이텔의 개인전은 신작 3점을 포함해 지난 20년 간 그가 작업한 작품 70여점을 한자리에 모은 대규모 전시다. 추상이 더해진 구상회화로 독일 현대미술에 새 바람을 일으킨 신 라이프치히화파인 팀 아이텔은 입체감 있는 화면 분할, 등 돌린 인물 등 독특한 분위기와 화풍으로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선 황현산의 저서 ‘밤은 선생이다’를 비롯해 여러 작가의 책 표지에 사용돼 ‘책쟁이가 사랑한 작가’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들은 대체로 정적이고, 고요하다. 그는 수천 장의 스냅 사진을 찍은 뒤 여기에서 골라낸 배경과 인물을 화면에 담는다. 현실적인 듯 비현실적인 화면 구성과 시대를 초월한 듯한 분위기는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기보다 오래 들여다보고 곱씹을수록 깊은 여운을 남긴다. 시간을 들여 찬찬히 감상하길 권한다. 10월 18일까지.●붉은 실의 예술… 가나아트센터 23일까지 지난 연말 부산시립미술관 전시장을 붉은 실의 거미줄로 가득 채웠던 일본 작가 시오타 치하루가 이번엔 서울의 전시장을 붉게 물들였다. 가나아트센터 2층 300㎡ 공간에 빈티지 의자 30개를 설치하고 전시장 벽과 천장, 의자 사이를 붉은 실로 빈틈없이 연결했다.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이 설치작품 제목은 ‘비트윈 어스’, 번역하면 ‘우리들 사이’다. 김선희 전 부산시립미술관장은 “서로 관계를 맺고 네트워킹하는 사회적 본능을 지닌 우리 인간에 대한 이야기”라고 평했다. 오사카 출신으로 독일에서 활동 중인 작가는 인간의 유한함과 그로 인한 불안한 내면을 형상화한 작품들을 주로 선보여왔다. 드로잉, 조각, 설치, 퍼포먼스 등 장르를 가리지 않지만 붉은 실로 엮은 설치작업이 특히 그를 각광받게 했다. 한 공간에 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킨 실을 통해 작가는 삶과 죽음의 경계, 복잡한 인간 관계, 정체성의 불확실성 등을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그는 과거의 기억과 흔적, 트라우마를 적극적으로 작업에 끌어들인다. 어린 시절 이웃집에서 일어난 화재, 두 차례 암 투병에서 겪은 죽음에 대한 공포는 혈관, 머리카락, 피부를 연상케 하는 그로테스크한 결과물로 드러나기도 한다. 그의 작품이 국내에 소개된 건 최근이지만 인기는 대단하다.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와 한남동 가나아트나인원 두 곳에서 열린 이번 전시에 60여점이 출품됐는데 지난달 16일 개막하자마자 두 세 작품을 빼고 모두 판매됐다고 한다. 가나아트나인원 전시는 2일 막을 내렸고, 가나아트센터에선 오는 23일까지 계속된다. 대구·서울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구례군민은 성삼재 오르는 버스를 왜 막았나

    구례군민은 성삼재 오르는 버스를 왜 막았나

    “노고단과 성삼재는 구례의 고유한 자산이자 상징입니다. 버스 매연 등으로 인한 엄청난 환경오염과 크고 작은 사고를 유발하는 동서울~성삼재 시외버스 노선을 즉각 철회해야 합니다.” ‘지리산 성삼재 시외버스 운행반대 구례군민 추진위원회’(위원장 김영의) 소속 주민 200여명은 지난 1일 오전 3시부터 구례와 전북 남원 간 경계인 ‘도계 쉼터’에 모여 “노선버스 운행 철회”를 외쳐댔다. 이날은 국토부가 동서울~지리산 성삼재 시외버스노선 인가를 내주면서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출발한 해당 버스가 성삼재로 들어오는 날이었다. 이 노선버스는 금·토요일 주 2회 오후 11시 50분 동서울터미널에서 출발한다. 도계 쉼터 앞 도로를 점령한 주민들은 오전 3시 30분쯤 ㈜함양지리산고속 시외버스가 나타나자 일제히 구호를 외치며 버스를 가로막았다. 이날 도계쉼터에 모인 주민들이 시위를 이어가는 가운데 김영의 반대 위원장이 버스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버스 승객들에게 구례 주민들의 입장을 설명했다. 동서울~성삼재 노선은 수요가 늘어날 경우 증편될 가능성이 큰 데다 구례읍 버스터미널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되지 않고 오염만 유발할 것이란 판단이다. 김 위원장은 “성삼재에 노선버스가 다니면 지리산의 생태 환경 파괴가 뻔하고, 친환경 셔틀 운행 등 중장기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면서 “당장 동서울~성삼재 시외버스 노선을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첫 운행날인 지난달 25일과 26일 새벽 같은 시간대에도 지리산 노고단 입구로 이어지는 도계쉼터 인근에서 비슷한 시위를 벌였다. 주민들은 앞서 지난달 22일 정부 세종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거나 국토교통부를 항의 방문하는 등 강하게 반발해왔다. 성삼재버스운행반대위원회 왕해전(59) 총무는 “성삼재와 노고단은 물리적으로 지리산의 일개 지점이 아니다. 군민들은 지난 50년 동안 지리산을 지키기 위해 사재를 털고 여러 가지 재산상의 이익을 포기도 했다. 지역의 정체성과 관련된 성삼재 노선버스 운행 저지를 단순한 지역이기주의로 폄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토부가 성삼재 시외버스 노선철회를 하지 않을 경우 추진위를 반대투쟁위원회로 전환해 투쟁 수위를 더욱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국토부의 노선변경 인가 적절했는가 앞서 버스회사인 함양지리산고속은 지난해 10월 동서울~백무동(전북 남원시) 구간을 하루 6차례 운행하던 버스 노선을 5차례로 줄이는 대신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1차례씩 동서울~성삼재를 오가는 노선으로 변경해 줄 것을 경남도에 요청했다. 회사 소재지가 경남이고, 시외버스 노선은 광역자치단체가 인허가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도는 이를 받아들여 버스가 통과하는 지역인 전북·전남도 등의 해당 광역자치단체에 협의를 요청해왔고, 당시 전북도는 노선변경에 ‘동의’했다. 그러나 전남도는 성삼재가 위치한 구례군의 반발 등을 이유로 ‘부동의’ 의견을 내면서 이 사안은 국토부 조정위원회로 넘어갔다. 국토부 여객자동차운수사업조정위는 지난 6월 10일 위원회를 열고 경남도가 제출한 버스노선 변경안을 인용했다. 경남도는 같은 달 25일 동서울~성삼재 노선변경을 최종 인가했다. 이에 전남도는 지난달 16일 국토부와 경남도에 “시외버스 노선허가를 재심의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으나 현재까지 묵묵부답이다. 국토부는 이미 인가가 난 만큼 노선변경 철회나 재심의가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와 구례군은 버스업체가 ‘일주일 2회’ 또는 ‘1일 1회’ 해당 노선을 운행하는 것은 ‘1일 3회 이상’으로 규정된 ‘여객자동차운수사업인·면허 업무처리 요령’에 위배된다는 이유를 들어 노선연장 변경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경남도 등은 벽지노선은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며 버티고 있다. 이같이 ‘벽지노선’에 대한 정의가 애매모호한 만큼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 관계자는 “관련 법규나 규정 등을 꼼꼼히 따져 보고 이번 국토부의 노선변경 연장 인용이 적절했는지를 살피고 있다”며 “인허가 규정에 대한 유권해석 의뢰 등 적절한 대응 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례군은 국토부 조정위원회가 경남도의 노선 조정안을 그대로 인용한 회의 내용을 공개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가처분소송·행정심판 등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주민들은 왜 성삼재 사수에 나섰는가 구례 주민들은 ‘지리산·노고단·성삼재·화엄사’를 마음속에 품고 살아왔다. 주민들은 1960년대 후반 미국의 국립공원 제도를 본받아 지리산을 대한민국 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데 앞장섰다. 김영의 위원장은 “당시 구례 주민들은 집집마다 10~20원씩 갹출해서 국립공원 지정과 황폐된 산림 복원했고, 지정 이후엔 50년 동안 각종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으면서도 견뎌왔다”며 “동양의 알프스로 불리는 노고단 주변의 환경 보호를 위해서라도 노선버스 정기 운행은 안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리산 성삼재 구간 도로는 연간 45만대의 차량이 운행하면서 매연과 ‘로드킬’ 등 크고 작은 사고 유발 등 부작용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노고단 입구인 성삼재 휴게소엔 연간 11만대(방문객 15만명)의 차량이 오가는 것으로 구례군은 집계했다. 등산 행렬이 집중되는 여름~가을 동안엔 이 일대 대기 오염도가 ㎥당 101㎍로, 서울시 월평균 60㎍를 훨씬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삼재는 전남 구례군 산동면 좌사리와 구례군 광의면 사이에 있는 백두대간의 고개로 지리산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천은사~성삼재 휴게소 사이 10㎞ 구간에는 1988년 지리산 횡단도로(지방도 861번)가 뚫렸다. 동쪽으로는 노고단 등 지리산의 주요 봉우리들이 이어져 있다. 지리산은 1967년 12월 대한민국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전남과 전북, 경남 등 3개도 5개 시군에 걸쳐 있고, 둘레 길이만 320㎞에 달한다. 870여종의 동물과 1800여종의 식물이 자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지리산 아래 작은 고장인 구례는 노고단과 성삼재를 끼고 있어 지리산 등반 코스의 관문이다. 노고단~반야봉~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종주 코스의 시작점인 셈이다. 주민들이 지리산 환경 보호에 남다른 노력을 쏟는 이유다.●시외버스노선 신설에 밀린 케이블카 사업 주민들이 30여년 전부터 요구해 온 산동면 온천지구~지리산 종석대 3.1㎞ 구간에 대한 케이블카 설치도 환경문제와 맞닿아 있다. 주민들은 일부 환경단체의 주장과 달리 지리산 정상부로 오르는 차량을 최소화해 대기오염을 줄이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구례군은 실제로 지리산 성삼재 구간은 5~10월 하절기에만 군내버스를 운행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또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만 운행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군은 이를 위해 최근 지리산 국립공원 자연환경영향평가와 공원계획변경안 보완용역을 마쳤다. 2012년 환경부의 ‘지리산권 삭도 시범사업’에 대한 조건부 부결 이후 8년 동안 각종 용역을 통해 경제와 환경성 등을 검토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달 케이블카 설치 건의서를 환경부에 제출할 예정이었다. 군은 앞서 1990년 지리산온천관광지 조성계획 때부터 온천지구~지리산 성삼재 구간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요구했으나 번번이 좌절됐다. 그러다가 환경부가 2012년 남원, 함양, 산청 등 4개의 지리산권 지자체 간 자율 조정을 거쳐 1곳에서만 신청하라고 요구했다. 구례군은 당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비용편익 평가 결과 1.03을 받아, 이들 4개 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5차 공원계획 변경안’을 마련하는 등 케이블카 신청 절차에 들어갔으나 느닷없이 불거진 시외버스 노선 관련 이슈로 잠정 중단됐다. 전남도 역시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를 건의키로 하는 등 성삼재 도로 폐쇄에 힘을 싣는 단계에서 버스노선 문제가 불거지자 당혹스러운 입장이다. 유시문 구례군의회 의장은 “국토부가 이해 당사자인 주민 의견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버스회사에 노선 변경을 허락한 것은 특혜나 다름없다”며 “환경오염의 주범인 대형 노선버스 운행 허가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다수 주민도 노고단과 성삼재 등 지리산 정상부 일대의 환경 보호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구례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시흥향토유적 관곡지 전면 보수 마치고 8월부터 “시민곁으로”

    시흥향토유적 관곡지 전면 보수 마치고 8월부터 “시민곁으로”

    경기 시흥시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관곡지(시흥시 향토유적 제8호)가 전면적인 석축 보수공사와 주변 정비를 마치고 8월부터 정례 개방된다. 시흥시는 8월 1일부터 관곡지를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절기인 4~9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 동절기인 10~3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반 시민 및 문화재 관람객에게 공개된다고 31일 밝혔다. 매주 월요일은 환경 정화 및 문화재 관리를 위해 정기 휴장한다. 시는 그동안 관곡지 석축이 훼손·이탈되고, 장기적으로 관곡지가 안고 있었던 구조적·외형적 결함과 관람객의 안전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문화재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올해 상반기 문화유산으로 위상과 전통 공간 품격에 맞도록 관곡지 석축을 자연석 석축으로 교체하고 법면 경사를 완화하는 보수 정비공사를 대대적으로 마무리했다. 관곡지는 네모진 연못에 둥근 섬을 갖춘 방지원도(方池圓島) 형태 연못으로 우리나라 궁궐이나 사대부 가문 고택 등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전통 연못 형식을 갖추고 있다. 조선 전기의 명신인 강희맹(1424~1483)이 세조 9년(1463)이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난징에서 들여온 ‘전당홍’ 연꽃의 고사와 사위 집안인 안동 권씨 가문으로 계승·관리돼 오늘날까지 전해지게 된 내력이 고문서에 기록돼 있다. 안산군수 서목(1845)을 비롯해 ??연지사적(1846),안산군 완문(1883), 연지준지기(1900) 등 고문서를 통해 생생히 전해지고 있어 시흥 지역의 역사적·문화적 상징성이 매우 뛰어난 곳이다.특히 관곡지는 시흥시의 ‘연성(蓮城·연꽃의 고을)’이라는 별호와 깊은 인연을 맺을 수 있도록 해준 연못이다. 인근에 조성돼 시민들과 사진작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연꽃테마파크’ 모태와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연성’이라는 별호는 행정동 명칭을 비롯해 시흥시의 전통문화축제인 ‘연성문화제’의 이름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어 시흥시 정체성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관곡지 석축 전면 보수 공사를 계기로 시흥시와 안동권씨 화천군파 종중은 지난 23일 ‘시흥시 향토유적ㅜ관곡지 보존 관리와 개방 활성화 협약’을 체결했다. 사유지인 관곡지의 효율적인 보존·관리와 개방 활성화를 위해 양 기관이 지속적으로 공동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지난 23일 협약식에 참석한 임병택 시흥시장은 “관곡지가 전면적인 석축 보수 정비를 통해 전통 연못의 품격에 맞는 공간으로 무사히 재탄생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시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시민들과 연꽃을 보러 전국 각지에서 오시는 관람객들에게 더 훌륭하고 당당한 공간이 돼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중의 재실과 개인 주거 공간이 함께 연결돼 있어 쉽지 않은 결정인데, 흔쾌히 공간을 열어준 종중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하고 “앞으로 종중 분들 사생활에 불편을 끼치는 일이 없도록 세심히 관리하고 관곡지를 찾는 시민들도 함께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김진일 경기도의원, 위례신도시 지역현안 관련 정담회 개최

    김진일 경기도의원, 위례신도시 지역현안 관련 정담회 개최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소속 김진일(더불어민주당·하남1) 의원은 30일 도시환경위원회 회의실에서 위례 신도시 지역현안을 개선하기 위한 정담회를 개최했다. 김진일 의원과 서기식 회장(위례그린파크푸르지오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을 비롯한 입주민들은 국방부 소유의 성남 골프장을 공공주택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지하철 착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지역현안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데 공감했다. 정담회 참석자는 지역현안 해결방안으로 경기도의회에 청원서를 제출하기로 결정하고, 서기식 회장은 김진일 의원에게 청원서를 전달했다. 청원서는 위례-신사선 조기 착공 및 그린파크푸르지오 삼거리까지 노선연장을 강력히 촉구하고, 성남골프장을 주거용도로 개발하는 것에 대하여 반대하고, 골프장 개발이 불가피한 경우 체육·문화시설·공원·녹지·편익시설 등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추진하도록 요청하는 내용이다. 김진일 의원은 “서기식 회장의 말씀에 깊은 공감을 한다.”며 “위신선 연장은 교통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주민들이 자가용을 가지고 나오는 상황을 줄일 수 있어서, 현재 상습정체구간인 수도권1순환선 상일-송파구간의 정체해소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위례신도시 교통인프라 확충에 중요한 과제”라며 “위례미군골프장 개발을 반대하는 입장으로서 주민과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중현 의원(더불어민주당·안양6)은 30일 경기도의회 안양상담소에서 지난 안양시건축사협회 부단장 이희수 외 건축사들과 함께 안양시 가로구역별 최고높이 제한 완화 등 안양시 건축발전을 위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안양시건축사협회 관계자는 ▲안양시 가로구역별 건축물 고도제한 완화 ▲안양시 경관 조례 개정 요청 ▲관양동 932-2번지 미개설 도로 민원 해결을 위하여 관계부서와의 협의를 통해 가능한 방법을 찾아 최대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중현 도의원은 “건축사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고취하고 사회적 역할과 위상을 높이고, 건축행정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안양시민의 안전을 위한 건축 현안 해결뿐만 아니라 도민의 건축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시민대로 235, 안양시청 별관 2층에 위치한 경기도의회 안양상담소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고 있으며, 정담회나 면담, 회의 등을 통해서 생활불편 등 민원해결을 위해 소통하는 창구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중현 경기도의원, 안양시건축사협회 건축발전 논의

    국중현 경기도의원, 안양시건축사협회 건축발전 논의

    국중현 의원(더불어민주당·안양6)은 30일 경기도의회 안양상담소에서 지난 안양시건축사협회 부단장 이희수 외 건축사들과 함께 안양시 가로구역별 최고높이 제한 완화 등 안양시 건축발전을 위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안양시건축사협회 관계자는 ▲안양시 가로구역별 건축물 고도제한 완화 ▲안양시 경관 조례 개정 요청 ▲관양동 932-2번지 미개설 도로 민원 해결을 위하여 관계부서와의 협의를 통해 가능한 방법을 찾아 최대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중현 도의원은 “건축사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고취하고 사회적 역할과 위상을 높이고, 건축행정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안양시민의 안전을 위한 건축 현안 해결뿐만 아니라 도민의 건축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시민대로 235, 안양시청 별관 2층에 위치한 경기도의회 안양상담소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고 있으며, 정담회나 면담, 회의 등을 통해서 생활불편 등 민원해결을 위해 소통하는 창구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울산시가 작곡 공모전 당선작 선정

    울산시가 작곡 공모전 당선작 선정

    울산시는 ‘울산시가 작곡’을 공모한 결과, 양상진(경남 양산시)씨의 출품작을 선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시는 울산을 상징하고 지역 정체성을 담은 새로운 시가 제작을 위해 지난 4월 29일∼5월 29일 공모전을 진행했다. 이미 선정된 가사를 반영해 만든 창작곡을 공모한 결과 139개 작품이 접수됐다. 시는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적합성, 창의성, 완성도 등에 중점을 두고 심사를 벌였다. 그 결과 양상진씨의 곡은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도록 편한 조성과 음역을 사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단순한 반복구를 통해 대중성과 확장성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얻었다. 당선작 출품자에게는 상장과 함께 1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당선작의 저작권과 사용권 등 법적 소유권은 시에 귀속된다. 시는 곡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작곡 보정과 편곡, 음원 제작 등을 거쳐 10월 1일 시민의 날 행사에서 새로운 시가를 선보일 계획이다. 앞서 시는 시가 가사 공모전을 진행, 접수된 443개 중 4개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군포시, 지역 내 10개 기관과 ‘문화도시 조성’ 위해 협력

    군포시, 지역 내 10개 기관과 ‘문화도시 조성’ 위해 협력

    문화路 사람과 마을을 잇는 군포 문화도시’ 조성을 위해 경기 군포시와 지역 내 공공기관이 전방위적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시는 30일 9개 공공기관과 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한대희 군포시장을 비롯해 군포의왕교육지원청, 군포문화재단, 군포시청소년재단, 군포도시공사, 군포산업진흥원, 군포문화원, (사)한국예총군포지부, 군포도시재생지원센터, (사)군포시자원봉사센터 등 9개 공공기관장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시는 문화도시 조성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군포의왕교육지원청은 교과와 연계한 ‘내고장 바로알기 프로그램’울 개발한다. 군포문화재단과 군포문화원, 군포시청소년재단은 문화콘텐츠 발굴과 시민네트워크 형성하고 청소년들의 지역문화 주체성 확립 지원을 맡는다.또 군포도시공사는 공공시설물 문화공간 활용, 군포산업진흥원은 기업들의 문화도시 지원과 인적 네트워크 공유를 통한 시민거버넌스 구축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이날 체결식에서 한 시장은 “시 고유 정체성 확립과 미래 군포 재설계에 문화도시 조성사업이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특히 “문화도시 추진은 정해진 답이 없는 만큼, 초기단계에서 문화도시를 시 정체성에 맞는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는 법정 문화도시 지정을 위해 문화도시 조성계획을 수립해 지난 24일 문화관광체육부에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계획이 승인되면 올해 11월 예비도시로 선정돼 문화도시 조성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전망이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오길영의 뾰족한 읽기] 윤리의 출발점

    [오길영의 뾰족한 읽기] 윤리의 출발점

    단호한 말들이 폭포처럼 쏟아진다. 발언의 권리는 누가 정하는가? 주관적 경험과 사태의 진실 사이 낙차는 무엇인가? 두 편의 영화를 보면서 생각했던 질문이다. 영화 ‘1917’은 1917년 4월 6일 하루 동안의 전투를 다룬다. 사병 스코필드와 블레이크가 겪는 경험의 생동감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사용된 원 컨티뉴어스 숏(one continuous shot) 기법을 많이 주목한다. ‘나누어 찍은 장면들을 이어 붙여 하나의 장면으로 보이게 하는 기법’(‘씨네21’)이다. 인물들의 행보를 좇는 카메라의 운동은 관객에게 전투를 직접 체험한 것처럼 감각적 쾌감을 준다. 이런 질문을 하고 싶다. 그 감각적 실감은 두 사병이 참전해 죽거나 살아남는 참혹한 당일의 전투 혹은 더 나아가 1차 세계대전의 진실을 얼마나 오롯이 전달하는가? 개인의 체험은 얼마나 사태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가? 이런 말들을 듣곤 한다. “나는 전쟁에 참여했다. 그래서 전쟁의 진실을 잘 안다.” 더 쉽게 말하면 “내가 해봐서 아는데”다. 언뜻 수긍할 만한 주장이지만 착각이다. 직접적 경험이 사태의 진실을 가리는 경우도 많다. ‘1917’처럼 전쟁터에서 바로 옆에서 죽어 가는 동료의 죽음을 목격하게 되면 아마 대부분의 군인은 격한 슬픔과 분노, 적에 대한 적개심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다. 당연한 반응이다. 그렇게 사람들은 정념(passion)에 쉽게 사로잡힌다. 인간은 이성적이지 않다. 오히려 정념에 사로잡힌 존재다. 그리고 그런 분노, 슬픔, 적개심 때문에 사태의 진실을 종종 보지 못하게 된다. 인간이 지닌 감각의 한계다. 전쟁이든 무엇이든 어떤 사태의 진실에 도달하려면 휘몰아치는 정념의 혼란스러운 계곡을 통과해 냉철한 인식의 지평으로 나아가야 한다. 즉자적으로 생생한 주관적 경험을 했다고 해서 꼭 사태의 진실을 보게 되지는 않는다. 경험은 진실에 이르는 주요한 통로이지만 둘은 같지 않다. 당사자주의라는 말이 있다. 당사자는 어떤 일을 직접 몸으로 겪은 존재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하기 쉽다. ‘그 일을 직접 경험했으므로 당사자는 누구보다 사태의 진실을 잘 알 것이다.’ 절반만 적중한 말이다. 물론 당사자가 겪은 경험의 가치를 십분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다른 면도 유념해야 한다. 마르크스의 젊은 시절을 다룬 영화 ‘청년 맑스’는 그 지점이 무엇인지를 포착한다. 두 혁명가 바이틀링과 마르크스 사이의 논쟁이 인상적이다. 바이틀링은 현장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난 편지를 수천 통 받았어요. 민중의 고통과 유리된 탁상공론보다 내 겸손한 노력이 대의에 훨씬 이바지함을 입증한 편지를요.” 마르크스가 분노하면서 대꾸한다. “무지가 도움이 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바이틀링은 노동자 출신의 혁명가였다. 당대에 이미 혁명운동에서 자리를 확고히 한 상태였다. 그렇기에 노동계급 출신이 아닌 마르크스가 어쩌면 우습게 보였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어떤 출신을 따지면서 그 출신만이 발언의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걸 출신주의(nativism)라고 한다. 예컨대 흑인 등 차별받는 유색인종만이 인종주의를, 무산자(프롤레타리아) 계급만이 계급 문제를, 성적 소수자만이 젠더와 섹슈얼리티 문제를 언급할 권리가 있다고 여기는 태도. 지금, 이곳에서도 종종 확인하는 모습이다. 직접 경험이 주는 생생한 감각의 힘이 있다. 하지만 그게 관건은 아니다. 마르크스는 그 점을 날카롭게 타격한다. 출신이 무엇이든 당면 문제를 풀려고 할 때 ‘무지가 도움이 된 적은 한 번도 없다’는 것이다. 무지와 만용은 그렇게 통한다. 자신이 속한 정체성에서 비롯되는 생활 경험은 소중하다. 하지만 때로는 그 경험에 수반되는 정념의 강한 힘 때문에 진실을 호도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물며 사안의 당사자를 대변하는 이들이 진실을 선험적으로 파악한 듯이 확언하는 건 신중해야 한다. 누구도 사안의 진실을 선험적으로 알 수는 없다. 진실은 자임하는 것이 아니라 입증돼야 한다. 우리는 자신에 대해서조차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리어왕’)라고 물어야 하는 곤혹스러운 존재다. 감각과 인식에서 구멍이 많은 존재다. 그런 불완전한 존재들이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려는, 어쩌면 불가능한 노력만이 가능하다. 그 지점이 내가 생각하는 윤리의 출발점이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이 드라마에 그 꽃이 등장한 이유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이 드라마에 그 꽃이 등장한 이유

    인류는 식물을 소재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즐겨 왔다. 이것은 인류보다 오래 살아온 자연물에 대한 숭배와 미지의 대상을 향한 호기심에서 비롯됐다. 그리스 로마 신화와 우리나라 전설 속에 등장하는 식물 이야기는 식물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은 아닐지언정 우리가 식물을 더 오래도록 자세히 들여다보게 만든다. 식물을 선물할 때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비롯된 ‘꽃말’을 찾고, 유적지의 오래된 나무에 대한 전설을 경청하듯 말이다. 이제 사람들은 드라마와 영화, 웹툰과 같은 현대판 이야기 콘텐츠에 식물을 담아낸다. 특히 드라마는 일상을 가장 밀접하게 재현해 식물 문화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매개가 되기도 한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식물을 통해 식물 문화 흐름을 연구한 논문도 발표된 바 있다. 1990년대 드라마 속 난과 소철, 2020년대 율마와 마리모를 통해 우리 곁 식물종의 변화를 알 수 있다. 1990년대 드라마 재벌 회장의 집무실에 있던 소나무 분재부터 2020년 관엽식물 분화 변화까지 우리가 원예를 즐기는 형태의 흐름도 엿볼 수 있다. 요즘 식물이 등장하는 드라마가 많아지면서 식물이 있는 식물원, 수목원의 장소 협찬도 잦아졌다. 최근 다녀온 경기도의 한 수목원 정문 앞에는 이곳에서 촬영한 드라마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사립 식물원은 관람객을 유치해야만 운영이 가능하기에 드라마를 통한 홍보를 피할 수 없다. 중요한 건 드라마 때문에 식물원을 찾을지라도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의 식물 문화를 경험토록 한다는 데에 있다. 드라마에서 식물의 역할은 대개 정해져 있다. 아름다운 영상미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등장하는 식물에 내포된 의미를 유추해 결말을 예상토록 하며, 보다 개연성 있고 풍부한 줄거리를 만든다. 식물을 선물한 상대를 떠올리게 하거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매개가 된다. 가끔 웹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식물 이름이 순위권에 오를 때가 있는데, 이건 어김없이 방송 중인 드라마에 해당 식물이 등장한 거다. 드라마에 나오는 순간 식물은 대중에게 알려지고, 드라마 속 이야기는 그 식물 이야기로 기억된다. 지난해 사랑받은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주인공 동백은 동백나무의 속명이자 영명인 ‘까멜리아’라 이름 붙은 가게를 운영했다. 동백나무는 다른 식물들이 동면에 들어가는 겨울에도 푸른 잎을 띠는 늘푸른나무이며, 미혼모인 동백은 주위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 속에서 꿋꿋이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런 동백나무가 추운 겨울 화려한 꽃을 피우듯 동백은 결국 편견을 이겨내고 웃음을 찾는다.‘어쩌다 발견한 하루’에는 여름을 대표하는 꽃, 능소화가 등장한다. 판타지물로서 내내 청량함과 신비로운 분위기가 지속되는 건 드라마의 계절이 여름인 이유가 큰데, 이 여름 풍경의 중심에는 능소화가 있다. 주인공이 처음 만나고 사랑에 빠지는 모든 순간 그들 곁에는 붉은 능소화가 보인다. 이 드라마에서 능소화는 장면을 화사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계절의 아련한 기억까지로 확장시킨다.‘호텔 델루나’의 주인공 만월은 다른 주인공 찬성에게 매년 달맞이꽃 화분을 보낸다. 달맞이꽃은 다른 식물들과 최대한 경쟁을 피하기 위해 밤에 꽃을 피워 곤충을 불러들이도록 진화했다. 이 특성은 긴 시간 살아오며 지칠 대로 지친 만월의 표정과 꼭 닮았다. 달맞이꽃은 만월과 정체성을 같이한다. 지난해 방송된 드라마만 해도 ‘동백꽃 필 무렵’의 동백나무와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능소화, ‘호텔 델루나’의 달맞이꽃과 ‘사랑의 불시착’의 방울토마토 그리고 ‘남자친구’의 율마까지. 이들 드라마에는 모두 식물이 주요 소재로 등장했다. 우리나라에 식물 문화가 확산될수록 식물이 주 소재로 등장하는 드라마는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다. 자연을 오래도록 탐구해 온 유럽의 소설과 영화 속에서 식물은 자연물로서의 상징에서 더 나아가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이끄는 소재가 되기도 한다. 로맨스에 장미가 등장한다는 것은, 곧 주인공이 장미 가시에 찔리고 무뚝뚝한 성품의 다른 등장인물이 주인공이 흘리는 손의 피를 거침없이 입으로 빨아 주면서 그런 의외의 모습에 주인공의 사랑이 시작된다는 전형적인 전개를 예상하게 한다. 이는 결국 작가와 시청자 모두가 장미라는 식물의 특성, 줄기에 있는 뾰족한 가시의 존재와 그 위험성을 알고 있기에 펼칠 수 있고 수긍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우리 모두는 자연의 일부이며, 우리 곁의 생물에 대해 더 친밀하고 깊숙이 탐구할수록 우리가 만드는 이야기 또한 더욱 심도 있고 풍부해질 수밖에 없다. 이것은 작가 혼자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드라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 발빠른 중랑 도시재생… 전체 주거면적 20% 변신중

    발빠른 중랑 도시재생… 전체 주거면적 20% 변신중

    다른 지역에 비해 노후 주거지가 많은 서울 중랑구는 최근 도시재생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29일 현재 중랑구의 도시재생 사업은 묵2동, 중화2동, 망우본동, 면목2동·상봉2동 등 8개 지역 2.20㎢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는 중랑구 전체 주거면적(10.82㎢) 대비 20%를 차지하는 규모다. 특히 류경기 중랑구청장 취임 초 100억원 규모였던 도시재생 사업비가 현재 574억원으로 껑충 뛰면서 사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류 구청장 취임 이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의 중랑구 이전을 확정하고, 면목2동~상봉2동 면목패션봉제특정개발진흥지구가 서울 중심지형 도시재생사업지로 선정돼 사업비 200억원을 확보한 게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류 구청장은 중랑구가 다른 지역에 비해 도시재생 사업에서 장점이 많다고 말한다. 류 구청장은 “과거 중랑구가 서민 주거지로 개발됐기 때문에 오랜 기간 거주한 토착민이 많아 공동체 의식이 다른 지역보다 강하다”면서 “이런 공동체 의식에 기반한 주민협의체가 사업 추진 과정에서 대립과 갈등을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최근 중랑구는 도시재생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재생사업의 체계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도시재생과를 신설하고, 11월에는 도시재생 활성화 조례도 만들었다. 특히 올해 4월에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처음으로 ‘도시재생포털’(www.jungnangurp.or.kr)을 개설했다. 도시재생포털은 도시재생 정책 안내, 도시재생 사업 소개, 주민 참여, 알림마당, 도시재생 교육 등의 항목으로 구성됐다. 특히 도시재생 사업 현황과 관련 주민 거점시설, 서울시 도시재생 사업 유형 등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도시재생학교와 주민 설명회 관련 사항 등 구청과 도시재생센터에서 진행하는 각종 교육 정보도 제공한다. 류 구청장은 “도시재생 사업으로 중랑구만이 가진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주민 참여에 기반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실현해 활력 있는 도심 공간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역사 도시’ 부여 손잡은 하용화 월드옥타 회장 “해외동포 자녀에 정체성 교육할 수 있을 듯”

    ‘역사 도시’ 부여 손잡은 하용화 월드옥타 회장 “해외동포 자녀에 정체성 교육할 수 있을 듯”

    한국인의 역사와 문화의 요람인 충남 부여군이 정체성 혼란을 겪는 해외교포 자녀들에게 한국인이라는 의식을 심어주는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됐다.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 옥타)와 부여군은 28일 군청에서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이같은 논의했다고 밝혔다. 월드 옥타가 한국의 기초자치단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은 부여군이 처음이다. 하용화 월드 옥타 회장은 이날 “우리 옥타 회원들은 전세계 68개국 141개 도시, 사실상 전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며 “해외 판로 개척에 애로를 겪는 한국의 중소 및 중견 기업도 우리 협회에 편승하면 새로운 상품 수출의 길읕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 회장은 “세계에 도전하고자 하는 조국의 청년들을 위한 해외 일자리 발굴 사업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정현 부여군수는 “우리 부여에서 생산하는 ‘굿뜨래 농산물’은 국내에서 높이 평가받는 브랜드”라며 “농산물이나 가공품을 더욱 많이 수출할 수 있도록 월드 옥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박 군수는 “최근 코로나19 여파와 한일간의 외교 관계가 경색되면서 관광객이 크게 줄고 있다”며 해외 관광객 유치에 옥타가 앞장서 줄 것을 당부했다. 또 부여의 관광 산업은 1300년 전 백제 역사 문화에만 매몰된 것이 아니라 백마강에서 전국 첫 수륙양용 버스 운행, 열기구 운영 등과 함께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보는 고천문 과학관 건립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하 회장은 “수출 가능한 농산물 판로 개척과 교포 자녀들의 한국인 정체성 교육 프로그램 마련은 ‘홈 커밍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박 군수가 요청한 리조트형 숙박시설 투자 문제에 대해 하 회장은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월드 옥타와 부여군은 이날 업무협약이 실질적인 결실로 이이지게 하기 위해 각각 협의 창구를 개설하기로 했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안녕? 나 10살이야” 거짓말 채팅…초등생 노출사진 받아

    “안녕? 나 10살이야” 거짓말 채팅…초등생 노출사진 받아

    1심, 징역 5년…2심 “공유 안해” 감형 자신을 10살로 속여 초등학생들에게 접근한 뒤 신체가 노출된 사진을 받은 남성이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9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에서 초등학생 피해자들의 신체가 노출된 사진과 영상을 요구해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자신을 10세 초등학생으로 속여 외모를 칭찬하는 방법으로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A씨는 휴대전화와 컴퓨터에 아동·청소년 음란물 2581건을 소지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옛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중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 부분은 명확성의 원칙 등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1심은 “아동·청소년을 이용해 음란물을 제작하는 범죄는 성적 정체성이 형성되지 않은 아동·청소년을 성적 대상으로 삼는 행위”라며 “A씨는 초등학생인 것처럼 행세해 피해자들을 유인해 다수의 영상물을 제작했고, 소지한 아동·청소년 음란물의 개수 또한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A씨를 일정 기간 사회로부터 격리해 일반 국민들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자신이 갖고 있던 애니메이션은 아동·청소년 음란물이 아니라며 항소했다. 그러나 2심은 “해당 애니메이션은 교복과 유사한 형태의 복장을 입은 표현물이 등장해 신체를 노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창작자가 표현물의 외모나 복장 등으로 사회 평균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봐 명백하게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가 소지한 이미지가 제3자에게 공유됐다는 자료는 발견되지 않는다. 일부 피해자의 모친과 원만히 합의됐고 범행 당시 A씨는 소년으로 범죄의 습벽(경향)이 형성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시흥갯골축제 45일간 비대면 축제로 연다

    “시흥갯골축제 45일간 비대면 축제로 연다

    경기 시흥시가 코로나19 여파로 시흥갯골축제를 현장진행을 전면 취소하고 45일간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개최한다. 윤주호 시흥시 경제국장은 영상 언론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로 대부분 지역 축제가 연기·취소되고 있지만, 무조건 축제를 취소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며 “온라인을 통해 오는 9월 16일부터 10월 30일까지 시흥갯골 랜선축제를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올해 15회째를 맞이한 시흥갯골축제는 해마다 10만명 이상이 찾는 시흥시 대표 축제로 ‘자연과 사람의 공존’을 추구하는 생태예술축제다. 올해는 시흥갯골축제 홈페이지를 기반으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온라인을 통해 시민 누구나 일상에서의 축제를 즐길 수 있으며, 50만명 넘게 시흥갯골 랜선축제에 방문·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시흥갯골 랜선축제는 시흥갯골축제의 정체성을 살린 63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많은 시민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시흥갯골축제 대표 프로그램인 ‘갯골패밀리런’은 가족이 일상에서 자연보호를 실천할 수 있는 미션체험으로 진행된다. 참가 가족에게는 갯골패밀리북과 실천 키트가 집으로 배송되며, 2000여 명 참가자가 패밀리북에 적힌 미션 수행을 통해 일상에서 지구를 지키는 자연보호 활동을 수행하게 된다. ‘갯골랜선합창단’은 시민 100명의 목소리와 영상을 모아 하나의 합창 영상으로 제작한다. 갯골의 사계절 이야기를 담은 10분 분량 노래를 시민 각자가 부르게 되는데 하나의 하모니로 완성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또 시흥갯골 랜선축제를 기대하고 응원하는 참여자들의 발걸음 촬영 영상을 모아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하는 ‘랜선 퍼레이드’도 펼쳐진다. 시흥갯골 랜선축제에서만 즐길 수 있는 색다른 생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만들기 키트를 통해 갯골에 사는 동식물의 모습을 직접 만들고 입어보는 ‘동물변신 드레스룸’ 축제를 비롯해 여행 안내서를 보고 홀로 갯골을 여행한 후 SNS를 통해 사진과 소감을 공유하는 ‘갯골셀프여행’, 유튜브 실시간 라이브로 공예를 배우는 ‘업사이클링 워크숍’, 30일간 지구 지키기 프로젝트에 동참하는 ‘랜선캠페인’ 행사 등이 진행된다. 더불어 시흥갯골 랜선축제는 25명 지역 예술인과 40여 단체가 참여하며 지역과 상생·협력하는 축제다. ‘랜선 국악음악제’, ‘랜선 클래식음악제’, ‘랜선 갯골인형극제’ 등은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예술가에게 무대를 제공한다. 또 갯골의 자연을 배경으로 촬영한 공연 영상은 온라인 콘텐츠로 편집해 유튜브에 공유해 더 많은 관객과 소통을 끌어내고, 시흥갯골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윤주호 경제국장은 “시흥갯골 랜선축제는 단순히 이전 축제를 대체하는 임시방편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새로운 축제에 대한 깊은 고민의 결과”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축제의 선례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소수 차별 예수정신 아니다”… 차별금지법에 힘모으는 개신교계

    “소수 차별 예수정신 아니다”… 차별금지법에 힘모으는 개신교계

    기독교장로회 “다른 존재 용인” 첫 지지81개 단체 “성 정체성 반대 두려워 말라” 한교총 등 보수 “동성애 반대자 역차별”새달 국회에서 토론회 개최 등 강력 반발21대 국회 처음으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발의된 이후 개신교계에 차별금지법을 찬성·지지하는 목소리와 움직임이 급속히 늘고 있다. 교단 차원의 차별금지법 지지 성명이 처음 발표된 데 이어 80여 단체가 공동으로 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특히 법 제정에 반대하는 개신교인들을 향해 `그리스도교의 정신´으로 법 제정에 동참할 것을 촉구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둘러싼 개신교계의 향방에 눈길이 쏠린다. 차별금지법은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로 정부가 대표 발의한 이후 사실상 이번이 여덟 번째다. 유엔 인권이사회도 2007년 한국 정부를 상대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했지만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 배경에는 차별금지법을 `동성애 조장법´으로 규정한 보수 개신교계의 집단 반발과 정치적 이슈화가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개신교계의 움직임은 종전과는 사뭇 다르다. 인권·시민단체의 입장에 서서 `차별과 평등 없는 세상´을 외치며 법 제정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신자와 단체가 늘고 있다.‘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 세상을 바라는 그리스도인들’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모임에는 개신교와 성공회 등 110개 단체와 교회, 1384명의 개인이 참여했다. 이들은 “그리스도교 역사는 사랑의 역사”라며 “타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일관되게 반대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앞서 20일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를 비롯한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 등 81개 단체가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21대 국회를 향해 법 제정을 위한 절차를 시작해 앞장서고, 차별금지 사유 중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문제 삼는 세력의 반대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어 개인과 단체, 기관 등의 연명을 받는 캠페인에 나섰다. 이들은 특히 “일부 근본주의 개신교인들이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이라는 차별 조항을 두고 반발한다”며 신자들을 향해 “근본주의 집단의 원색적인 소수자 차별과 혐오에 대한 침묵은 중립이 아닌 동조인 만큼 이 법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표명할 것”을 촉구했다. 이달 초 개신교 교단 중 처음으로 차별금지법 지지를 천명한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도 차별금지법 제정이 일부 종교계의 반대로 좌절된 점을 지적했다. 기장 측은 “다른 존재를 용인하고 받아들여야 할 복음의 정신이 정죄의 논리로 오도되고 있다”며 “그리스도인은 먼저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우리 사회 소수자들을 대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개신교 최대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을 비롯한 보수 개신교계는 여전히 차별금지법을 ‘동성애 보호법’, ‘동성애 반대자 처벌법’으로 규정한 채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이 평등구현이란 명분과 달리 심각한 불평등과 역차별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소수 인권 보호를 명목으로 동성애를 조장하고, 심지어 이를 비판하는 국민을 처벌하는 등 기존 차별금지체계를 뒤흔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교총은 “각 교단이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를 결의하고 전국교회는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며 다음달 중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토론회를 여는 한편 매달 ‘차별금지법 반대, 생명존중과 종교의 자유를 위한 한국교회 기도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나만의 ‘전통한복’ 뽐내요

    서울 종로구는 우리옷 한복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전통문화도시 종로의 정체성 확립에 기여하기 위해 ‘2020 종로 한복사진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2018년 시작돼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번 공모전은 전통한복을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인스타그램에서 응모할 수 있다. 사연을 담은 한복사진을 다음달 30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먼저 인스타그램에서 ‘종로한복알리미’(@jongno_hanbok) 계정을 팔로우한 뒤 크기가 8MB 이하인 사진에 30자 이상에서 100자 이내로 사진과 관련된 얘기를 작성해 올리면 된다. 촬영장소도 써야 하는데 종로구이면 가점을 준다. 작품의 우수성과 독창성, 활용성 등을 심사해 9월 18일 구청 홈페이지와 종로한복알리미 인스타그램 계정에 발표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포토] 134년 만에 변경된 이화여대 학위복

    [포토] 134년 만에 변경된 이화여대 학위복

    이화여자대학교(총장 김혜숙)는 134년 전통의 이화 고유 가치와 정체성을 담기 위해 지난 2월 학위복 디자인을 리뉴얼했다. 이화여대는 창립 이래 최초로 제작된 고유의 새 학위복을 오는 8월 졸업식을 앞두고 지난 7월 15일(수)부터 8월 6일(목)까지 예정으로 순차적 배부 진행 중이다. 이화여대는 지난 2월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연기된 2019학년도 전기 졸업식과 후기 졸업식을 통합하여 올해 8월 28일(금) 온라인 개최할 예정이다. 사진은 새 학위복을 입고 졸업사진을 촬영하는 이화여대 학생들의 모습. 2020.7.27 이화여대 제공
  • [여기는 남미] 멕시코시티, 성전환 치료하거나 강요하면 징역 5년

    [여기는 남미] 멕시코시티, 성전환 치료하거나 강요하면 징역 5년

    멕시코시티가 성전환 치료를 범죄로 규정하고 형사처벌을 법제화했다. 2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멕시코시티 시의회는 화상회의를 통해 지방형법 개정안을 표결에 붙여 찬성 49표, 반대 9표로 통과시켰다. 의회를 통과한 개정 형법은 성전환 치료를 성적 정체성과 자유로운 인격 개발에 반하는 범죄행위로 규정했다. 타인에게 성전환 치료를 하거나 성전환 치료를 강요한 사람에겐 2~5년의 징역이 선고될 수 있다. 유죄가 선고되면 징역과 함께 최장 100시간 사회봉사를 이행해야 한다. 성전환 치료를 받았거나 치료를 강요받은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경우 형량은 50% 가중될 수 있다. 개정 형법은 성전환 치료를 특정한 성적 정체성을 무효화하거나 방해, 변경,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는 심리 또는 정신과 치료나 메소드(수단)로 규정했다. 멕시코시티 시의회는 성전환 치료에 대해 "인간의 존엄성에 반하는,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며 불쾌한 행위"라면서 형법 개정안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법안을 발의한 테미스토클레스 비야누에바 시의원은 표결에 앞서 진행된 의사발언에서 "(성전환 치료를 처벌하면) 멕시코시티가 성적 다양성의 인정에 있어 멕시코는 물론 라틴아메리카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하게 된다"며 지지를 촉구했다. 회의는 온라인으로 진행됐지만 시의회당 주변엔 성소수자(LGBT)들이 몰려 형법 개정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 한 시위 참가자는 "성전환 치료는 개인의 성적 정체성과 자유를 강제로 뜯어고치려는 악랄한 행위"라면서 "반드시 형법이 개정돼 성소수자의 권리가 더 이상 유린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성적 지향성을 병으로 보는 것부터가 문제"라면서 "형법 개정을 계기로 성소수자에 대한 일부 사회의 인식이 바뀌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클라우디아 세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은 "성전환 치료는 과거 종교재판에서나 가능했던 일"이라면서 "시의회를 통과한 개정 형법을 완벽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형법 개정안은 시장 공포 절차를 거쳐 발효된다. 멕시코시티는 멕시코에서 성소수자의 인권을 가장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도시로 평가된다. 멕시코시티는 동성결혼은 물론 동성부부의 자녀 입양까지 허용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노회찬 전 의원 2주기 종료…노회찬의 꿈, 그리고 유지

    노회찬 전 의원 2주기 종료…노회찬의 꿈, 그리고 유지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노회찬 전 의원 유서 中)“노 의원을 넘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정의당이 지금 여러가지로 어려운데, (노 의원이) 멈추지 말고 나아가라고 하셨잖아요.”(김종철 정의당 대변인)“노회찬 의원을 생각하면 눈물이 안 날 수가 없지만, 이제 울고불고 하는 것보다 미래를 향해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합니다.”(조돈문 노회찬 재단 이사장)고 노회찬 전 의원의 2주기 추모기간(7월 13일~24일)이 24일로 마무리됐다. 노 전 의원을 추모하는 노회찬재단, 노 전 의원이 남긴 유지를 이어가고 그것을 넘어서려는 정의당의 활동을 정리해봤다. ●노회찬의 꿈…원내교섭단체 실패했지만 ‘6411 정신’이어져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지난 18일 경기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노 전 의원 서거 2주기 추모제에 참석해 고개를 떨궈야 했다. 공직선거법은 개정됐지만, 노 전 의원과 진보정당의 오랜 꿈인 원내교섭단체(20석) 달성에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심 대표는 “그리운 노회찬 대표님. 지난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꼭 만들어서 대표님 대신 물구나무를 서겠다고 약속드렸는데 지키지 못했다. 뵈러 오는 걸음이 무거웠다. 면목이 없어서 그랬다”고 말했다.노회찬재단은 지난 23일 진행된 ‘새벽첫차 6411’ 발매 기념공원에 돌봄노동자, 봉제노동자, 청소노동자들을 방청객으로 모셨다. 노 전 의원의 이름만 부르고 그리워하는 것만 아니라, 구체적인 사회적 약자들의 손을 잡으려는 의도였다고 한다. 조돈문 노회찬재단 이사장은 지난 24일 통화에서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사회적 약자들의 삶의 조건이 개선되는 것이 노회찬의 꿈”이라면서 “노회찬의 꿈을 실현한다는 게 그분들(투명인간들)의 꿈이기도 하고, 재단의 꿈 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공수처법 통과…노 의원 유지가 담긴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차별금지법 노 전 의원은 2016년 7월 21일 20대 국회 최초로 ‘고위 공직자 비리 수사처 설치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그는 “부정부패를 뿌리 뽑는 일을 해야 할 검찰이 자신들 내부에서 ‘부정부패범죄자’들을 키우고, 배출하고 있는 광경을 국민들은 참담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면서 “삼성X파일 떡값검사 명단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저 또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담한 심정”이라며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4+1(당시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를 통해 국회를 통과한 공수처법도 당시 정의당 원내대표인 ‘윤소하 안’이었다. 민주당이 공수처법 통과를 주도했지만, 정의당 등의 협력도 중요했다. 공수처법이 통과된 후 윤소하 전 원내대표는 “공수처법 통과가 정의당에 남다른 의미가 있는 것은 이 법을 가장 먼저 발의한 의원이 바로 고 노회찬 원내대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노 전 의원이 17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발의한 차별금지법과 20대에서 발의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은 당시에 빛을 보지 못했다. 정의당은 21대 국회에서 노 의원이 남긴 유지를 실현하기 위해 두 법을 다시 대표 발의했다. 정의당은 21대 국회에서 1호 법안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내세웠다. 노 전 의원이 만들어 놓은 법안을 토대로 빠르게 발의할 수 있었다고 한다. 노 전 의원의 비서실장이었던 김종철 정의당 대변인은 “2017년 거제 삼성중공업에서 크레인이 무너져서 하청기업 노동자 6분이 돌아가셨다. 노 전 의원이 사고 현장에서 ‘정말 바로잡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고 전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21대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176석을 이끄는 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나선 이낙연·김부겸·박주민 후보 모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지지하고 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대표발의 했다. 정의당은 20대 국회에서 법안 발의 최소조건(10명 동의)을 채우지 못해 발의조차 하지 못했지만, 21대 국회에서는 개원 직후 발의에 성공한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도 차별금지법 제정 움직임도 보이고 있지만, 일부 보수 기독교계의 반발이 강한 만큼 실제 법 통과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심 대표는 지난 18일 노 전 의원 묘지 앞에서 “폭풍우를 뚫고 차별금지법을 반드시 제정해서 아래로부터 민주주의를 단단하게 세워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노회찬을 넘어서기, 노회찬을 기억하기 “하...(노 의원을) 넘는다는 건 조금 어려운 일이고요.” 김 대변인은 ‘노 의원을 넘어서는 방법은 어때야 하나’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노 의원이) 멈추지 말고 나아가라고 하셨잖아요. 정의당이 여러 가지로 어려운 면들이 좀 있었는데 그의 유지대로 오래 버텨야 한다는 마음으로, 성과가 당장 나지 않더라도 (정의당의) 정치를 오래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조문’ 국면에서 당이 몸살을 앓았지만, 노 전 의원이 40년 넘도록 진보정당을 했던 것처럼 길게 보고 정의당의 정치를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지다.정의당은 8월 30일 혁신 당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정의당 혁신위는 지난 17일 혁신위 초안을 발표한 후 당원들과 토론을 진행 중이다. 지도체제 등 당내 민주주의를 확대하는 문제, 새로운 리더십 형성의 문제, 당의 정체성 문제 등을 두고 논의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 2중대’에서 벗어나기 위한 당의 정체성 분야는 노 전 의원이 남긴 유산을 뛰어넘어야 하는 논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노회찬재단도 지난 21일 ‘6411 사회연대포럼’ 창립식을 열었다. 그동안 진보진영은 사회주의·사민주의 등 이념이나 독일 등 선진사회의 사회모델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대안 세계의 상을 논의했지만, 현실의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출발했다. 현장에서 이뤄지는 여러 실천을 공유하고 모범 사례들을 발굴해 한국 사회에 적용 가능한 방안을 찾는다는 목표다.조 이사장은 “이제는 추모를 넘어서 노회찬의 꿈을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추모하는 마음은 다 가지고 있지만, 노회찬이 남기고 간 꿈을 다시 확인하고, 꿈을 향해 첫걸음을 다시 내딛는 2주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노회찬을 생각하면 눈물이 안 날수가 없지만 이제 울고불고 하는 것보다 미래를 향해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울지 말자던 60대 중반이 넘은 노학자는 울먹거렸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