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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여야와 정부·지자체,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라

    [사설] 여야와 정부·지자체,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라

    제8회 지방선거가 끝났다. 지난 3월 대선부터 숨 가쁘게 달려온 선거정국이 막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선거는 끝났어도 후폭풍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다. 선거에 진 더불어민주당은 벌써부터 책임론으로 들끓고 있다. 승리한 국민의힘 역시 차기 지도부 구성을 둘러싼 당권 경쟁이 가열될 수 있다. 그러나 정치인 자신들이 아닌 국민을 위해 이제 당분간은 ‘정치과잉’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지난 수개월간 우리는 연이은 선거에 매몰돼 정작 중요한 경제와 안보 등 주요 이슈들을 뒷전에 밀어 놓았다. 이젠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특히 대내외적 위기에 직면한 우리 경제를 살리는 게 급선무다.  우리 경제엔 이미 빨간불이 여러 개 들어와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생산·소비·투자 지표들이 모두 악화하고 있다. 3대 지표의 동시 감소는 2020년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미국 등 세계적인 통화 긴축, 중국의 도시봉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3개월째 감소세인 설비투자는 당분간 경기 위축을 부를 수밖에 없다. 거리두기 해제로 살아나는 듯했던 소비까지 줄어드니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2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보이는 점도 심상치 않다.  이제 2024년 4월 총선까지는 전국 단위의 선거가 없다. 정부와 여야 모두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이를 위한 개혁에 온전히 힘을 쏟기 위한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우리 앞엔 마비 상태인 글로벌 공급망 대응방안과 정부·가계·기업의 부채과잉 문제 극복 등 시급한 개혁과제가 산적해 있다. 기업횔동을 좀더 원활하게 하기 위해 경직된 노동시장 개혁도 필요하다.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는 경제활력 회복에 장애가 되는 규제 철폐다. 윤석열 대통령은 엊그제 “복잡하고 어려운 규제 철폐는 직접 나서겠다”고 했다. 그에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부처별 규제개혁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한 바 있다. 대통령과 총리가 앞장선 만큼 지방자치단체와 관련 부처 공무원들은 선제적으로 실천에 나서야 한다. 우버택시나 원격의료 사례처럼 이해관계자나 정치권의 눈치를 보다간 규제개혁은 하세월이 될 수 있다. 특히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규제 철폐에 입법사항이 많아서다. 단지 이전 정부 정책이나 진보 정체성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깃장을 놓아선 안 된다. 규제 철폐는 여야를 떠나 우리 경제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의대 입학의 자격/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의대 입학의 자격/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최근 나라를 뒤흔든 몇 가지 불공정 이슈는 의과대학 입학과 관련된 것이다. 1990년대 중반, 입시제도가 학력고사에서 수능과 본고사로 이행하는 대혼란의 시대에 지방 일반고 출신으로서 어쩌다 운 좋게 의대에 입학했던 나는 요즘 그 운의 힘을 더욱 실감하고 있다. 뉴스에 나오는 의대 입시를 둘러싼 복마전을 보며, 나는 나라 걱정보다는 내 아이 걱정으로 세월을 보냈다. 표창장을 위조하고도 당당한 교수나 자신이 학장인 대학에 자녀를 편입시키는 의사 외에도, 자기 아이를 본인이나 동료 교수 논문 저자로 넣어 입시를 준비하는 일은 실제 학계에서 드물지 않았다. 그러고도 별 타격 없이 연구나 진료를 하는 분들을 보면 예전엔 화가 났지만, 이제 내 아이의 입시가 다가오니 차라리 그게 부러워지는 웃지 못할 상황이 됐다. 공부엔 취미가 없다며 학원을 끊겠다고 선언한 아이를 설득하지도 못하고 있는 나는 도대체 뭘 하고 있나 싶어 자책과 한탄에 빠진 것이다. 차라리 좋은 대학에 가고 싶으니 논문에 이름을 넣어 달라고 부탁하는 열의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삐딱한 바람까지 들었다. 그러나 누가 의대에 입학하느냐의 문제는 사실 공정의 이슈 또는 정치권의 내로남불 공방을 뛰어넘는 중요한 문제다. 의사 사회가 다양한 계층과 정체성을 가진 인물로 구성돼 있어야 그 사회 구성원들의 건강을 지키는 데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정 계층, 특정 지역에서만 의사가 배출된다면 그들이 경험하지 못한 세계에 사는 이들의 건강 문제는 외면당하기 쉽다. 국제의학교육협회(AMEE)는 의대의 사회적 책무 중 하나로 의대생을 좀더 다양한 인종적, 지역적, 사회적 집단에서 모집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미국의 의대 역시 백인 일색의 의료계에 흑인, 히스패닉, 아메리카 원주민 등 소수 인종 학생 비율을 늘리는 것을 중요한 정책목표로 삼는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유색인종 출신 의사가 백인 의사에 비해 의료자원이 부족하거나 유색인종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근무하는 비율이 높았다. 반면 우리나라에선 의대 입학이 계급 재생산의 가장 확실한 도구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지난해 보도된 바에 따르면 의대생 중 상위 20% 소득 가정 출신자의 비율이 80%에 이르는 만큼 상류층 쏠림 현상이 뚜렷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국내 의대 입시에서 외국과 같은 사회통합정책이 없던 것은 아니다. 지역인재 의무할당제나 사회적 배려자 전형을 통해 단순히 성적이나 스펙만이 아니라 다양한 계층과 지역의 학생들에게 의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넓히는 제도 역시 시행돼 왔고, 이는 향후 더 확대될 예정이다. 실제 2021년도 의대에 입학한 약 3000명의 학생들 중 800여명이 이런 전형을 통해 선발됐다고 한다. 그럼에도 대중이 느끼는 박탈감은 여전한데, 혹독한 선행학습과 고가의 사교육 기회를 얻고 여기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이 주로 의대에 가는 현상은 여전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대에는 의료가 더 필요한 지역과 계층의 학생들이 더 많아지는 것이 옳은 방향이며 소위 ‘글로벌 스탠더드’인 것은 분명하다. 사회 통합은 물론 건강의 지역별, 계층별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도 의대에서의 ‘소셜믹스’가 필요한 것이다. 대학교수나 의사의 아이들보다 평범한 서민이나 농어민 아이들의 학업 역량을 키우고 이들이 의사가 될 기회를 더 많이 줄 수 있는 프로그램과 입시제도를 만드는 고민이 필요할 때다. 의사가 될 생각은 1도 없는 아이가 받아온 처참한 중간고사 성적표를 보며 마음을 비운다. 그래, 소위 ‘헬리콥터 맘’이 될 여지조차 주지 않는 네 덕분에 엄마는 교육자로서 좀더 공정하고 초연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엄마는 좋은 의사를 키워 내는 데 사심 없이 집중할 테니 너는 네가 생각하는 너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길.
  • “상대 떨어져야 난 만족” 감정의 싸움터 된 선거

    “상대 떨어져야 난 만족” 감정의 싸움터 된 선거

    지난 1일 치른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광역지방자치단체 17곳 가운데 12곳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5곳에 그치며 4년 전 14곳에서 승리했던 것과 정반대 결과를 얻었다. 선거가 여당과 제1야당의 대결 구도로 형성되고, 두 정당이 나눠 먹는 현상은 우리 사회에서 더는 낯선 일이 아니다. 과거 무소속이나 기타 정당의 단체장이 하나씩 나오던 것과 비교하면 한국 정치가 이제는 두 정당의 양극 대결로 변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1984년생의 젊은 기자 에즈라 클라인이 쓴 ‘우리는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는 양극화된 오늘날의 미국 정치를 다루는 책이다. 양당제 국가인 미국의 양극화 현상을 다룬 것이 남의 나라의 이야기로만 읽히지 않는 것은 한국도 갈수록 양극단으로의 분열이 공고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이야기를 다뤘지만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1950~60년대만 하더라도 미국은 ‘정당들 사이의 모호함’이 드러났던 시대다. 유권자의 절반 정도만 공화당이 민주당보다 보수적이라고 여겼고, 30% 정도는 두 정당 사이에 이념적 차이가 전혀 없다고 여겼다. 그러나 1970~80년대부터 조금씩 양극화 현상이 드러났고, 최근 선거로 올수록 특정 정당을 확고하게 지지하는 현상이 더 두드러졌다. 지지하는 정당을 통해 사람들은 정체성을 형성하고 ‘정체성 정치’에 깊이 관여하게 된다. 이때 지지 정당에 대한 긍정적 감정이 아닌 반대 정당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강력한 동기가 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편이 갈리게 되면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상대가 지는 것이 중요해진다. 미디어는 이런 정체성을 공략하고, 사람들은 소셜미디어에 뉴스를 퍼 나르며 자신의 정체성을 잘 다듬어 나타내 결국 정체성이 더욱 공고해지는 순환이 이어진다. 분열의 정치가 형성되는 과정이 분명 미국의 이야기인데, 한국의 이야기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저자는 선거인단 제도 개선, 비례대표제 도입 등 보다 민주주의에 가까운 제도를 통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사람들에게는 자신을 극단화하는 정체성에 주목해 마음을 잘 챙길 것과, 미디어 식단을 잘 조절하고 자기가 사는 곳의 뉴스에 정치적 관심을 더 깊이 둘 것을 주문한다. 대안 부분은 이미 다당제와 비례대표제가 갖춰져 있음에도 양극화가 강해지고, 미디어 환경이 미국과 다른 한국 독자에게는 조금 거리감이 있다. 그러나 독자들은 책 전반을 통해 극단적으로 분열된 우리 사회를 돌아보고, 민주 시민의 소양을 갖춰 나가는 데 필요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 “K콘텐츠의 恨에서 세계는 존재론적 의미 찾게 될 것”

    “K콘텐츠의 恨에서 세계는 존재론적 의미 찾게 될 것”

    “한국인만의 독특한 관점과 감수성으로 전 세계에 제공할 수 있는 것들이 무한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이민자 가족의 절절한 삶을 그린 애플TV+ 오리지널 ‘파친코’를 공동 연출한 한국계 미국인 코고나다 감독은 K콘텐츠의 가능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일 개봉한 영화 ‘애프터 양’의 연출을 맡아 다시 한번 한국 관객을 만나는 그는 “작품을 통해 모국과 함께할 수 있어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고 말했다. ‘애프터 양’은 백인 아버지, 흑인 어머니, 중국인 아이로 이뤄진 한 가족이 함께 지내던 인공지능(AI) 로봇 ‘양’(저스틴 민)의 부재를 겪는 과정을 보여 주며 진정한 가족의 의미와 아시아인의 뿌리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SF 영화다. 감독은 극중 중국인으로 설정된 양이 미국 내 아시아인의 입장을 잘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아시아인에게 선입견을 갖고 있고, 그런 관념에 나를 욱여넣어야 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영화에는 정체성과 이민자로서 가지는 고민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존재론적인 고민이 담겨 있죠.” 2017년 ‘콜럼버스’로 데뷔한 그는 대학에서 영화학을 전공했다. 일본의 오즈 야스지로 감독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예명인 코고나다는 오즈 감독의 각본가 노다 코고의 이름에서 따왔다. “존재론적 고민에 빠져 있을 때 동양철학을 기반으로 시간의 임시성을 다루는 오즈 감독의 작품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두 분에 대한 존경을 이름에 담은 셈이죠.” 꾸준히 가족에 주목하는 코고나다 감독은 “가족은 소우주와도 같다”면서 “일상적이고 보편적이지만 동시에 미스터리한 면도 갖고 있고, 우리 자신을 정의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흥미로운 주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진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아시아인의 감수성”이라며 ‘파친코’의 성공 요인도 보편적인 감수성에서 찾았다. “‘파친코’는 굉장히 한국적인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디아스포라를 겪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전달했기 때문에 전 세계 누구라도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봉준호, 박찬욱, 홍상수 등 한국 거장들을 두루 좋아한다고 밝힌 그는 “한국 문화와 K콘텐츠의 인기, 파급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지나가는 트렌드는 아닐 것”이라고 짚었다. “고난을 겪어 낸 한국인들의 한과 경험 등은 존재론적 의미를 찾는 데 있어서 전 세계에 큰 도움을 줍니다. 요즘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흥미롭게 보고 있는데, 한국 드라마는 시간과 공간의 여백이 잘 표현되고 단조롭고 소소한 일상을 지루하지 않게 잘 잡아내 몰입감이 뛰어나죠. 그것이 바로 한국 콘텐츠만이 갖는 힘입니다.” 
  • 쓰레기 봉투·희망 메시지와 인증샷… “기권을 기권하라” 투표 독려

    쓰레기 봉투·희망 메시지와 인증샷… “기권을 기권하라” 투표 독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온라인상에는 저마다의 메시지를 담은 시민들의 이채로운 투표 인증샷이 올라왔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과 달리 시시각각 뜨는 본투표율이 예상보다 저조하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투표를 독려하는 글이 속속 게시됐다.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서 투표를 마친 직장인 강한솔(34)씨는 SNS 계정에 투표소 주변 쓰레기를 주워 온 인증샷을 올렸다. 평소에도 ‘플로깅’(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행동) 활동을 하는 강씨는 “빨간색 기표 도장이 찍힌 인증샷은 많이 올라올 테니 저는 여기에 쓰레기 사진을 올려 사람들이 기후위기 문제를 생각해 주길 바랐다”면서 “후보들의 공약집을 꼼꼼히 살펴봤는데 기후위기 관련 공약이나 정책이 많지가 않아 아쉬웠다”고 말했다.대학생 김현화(23)씨는 SNS에 투표 확인증과 함께 ‘우리에겐, 가장 어두운 시대에조차 어떤 등불을 기대할 권리가 있다’는 글귀가 담긴 엽서를 올렸다. 김씨는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한 말인데 연극 ‘더 헬멧’에도 나와 가져와 봤다”면서 “정권이 바뀌었어도 우리한테는 희망을 기대할 권리가 있다는 마음으로 올렸다”고 말했다. 경기 남양주시 은솔초교에서 투표를 마친 한 펭수 팬계정 운영자는 “펭수는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여서 투표할 때마다 항상 데리고 다닌다”며 “아직 열 살이라 투표는 못 하지만 같이 데리고 다니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간접 경험을 시켜 주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광주시에서 미술학원 강사로 일하는 혼또(작가명·26)씨는 키우는 반려견을 그림으로 그려 투표 인증샷에 활용했다. 혼또씨는 “평범한 인증샷을 찍는 것보다 미술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살리고 반려견 자랑도 할 수 있는 귀여운 인증샷이 더 인상적일 것 같았다”며 “학원에서 일하는 만큼 미래 인재인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져야 할 교육감 공약을 중점적으로 봤다”고 말했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교육감을 뽑은 고3 학생들도 SNS에 ‘첫투표’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투표 인증을 했다. 만 18세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한 표를 행사하지 못한 고3 학생들의 “생일이 지나지 않아 투표를 못 했다”는 아쉬움이 섞인 게시글도 눈에 띄었다. 덤으로 생긴 ‘노는 날’을 즐기려는 유권자가 나들이를 가면서 투표율이 4년 전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자 “주변에 투표를 권해 달라”, “기권을 기권해야 한다”는 SNS 글도 올라왔다. 일부 유권자는 “2번에도 2번”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거나 엄지손가락으로 숫자 1을 가리킨 뒤 “코발트블루 입기 딱 좋은 날씨”라는 글을 남겼다.
  • 백악관 간 BTS, ‘선한 영향력’ 과시…바이든에게 받은 선물은

    백악관 간 BTS, ‘선한 영향력’ 과시…바이든에게 받은 선물은

    남성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31일(이하 현지시간) 한국 아티스트로는 처음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눴다. BTS는 이날 오후 3시 백악관 집무실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약 35분간 환담했다. 이번 방문은 백악관이 ‘아시아·하와이 원주민·태평양 제도 주민(AANHPI) 유산의 달’을 마무리하며 BTS를 초대해 성사됐다. BTS는 마지막 날인 이날 백악관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면담하고 ‘반(反) 아시안 증오범죄 대응 방안’에 대해 대화하는 시간을 보냈다. ● “모든 것 가능하게 해준 팬들께 감사”바이든, 면담 후 기념주화 선물 BTS는 면담 후 공식 트위터를 통해 “백악관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중요한 사안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과 논의할 수 있어 큰 영광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준 우리 아미(방탄소년단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소속사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면담 후 BTS에게 대통령 기념주화를 선물했다.● 검은색 정장·흰 셔츠깔맞춤…‘깔끔한 복장’ 면담에 앞서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과 브리핑에 등장해 방문 취지를 설명할 때 BTS는 검은색 정장과 넥타이에 흰 셔츠를 맞춘 깔끔한 복장을 선뵀다. 리더 RM을 시작으로 진, 지민, 제이홉, 정국, 슈가 순으로 돌아가며 발언할 때 멤버들은 서로 집중하며 경청했다. RM은 영어로 의견을 표했다. 정국은 “한국인의 음악이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넘어 전세계 많은 분께 닿을 수 있다는 게 아직 신기하다”며 “이 모든 것을 연결하는 음악이란 것은 참으로 훌륭한 매개체”라고 했다. 슈가는 “나와 다르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된 일이 아니다”라며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평등은 시작된다”고 했다. RM은 브리핑이 끝나고 바이든 대통령과의 면담을 위해 이동하며 취재진에게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 이전부터 국제 현안 목소리‘선한 영향력’ 끼쳐 방탄소년단이 국내를 넘어 국제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낸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0년 히트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한국 가수 최초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를 차지하고 지난해 ‘버터’(Butter)로 10주 1위를 기록하는 등 세계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끼치면서 이들의 목소리도 커졌다. BTS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던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열린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 회의(SDG 모멘트) 행사에서는 “백신 접종은 저희를 기다리는 팬들을 만나기 위해, 그리고 이 자리에 오기 위해 끊어야 하는 티켓 같은 것”이라고 백신 접종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이자 세계 청년대표 자격으로 유엔 회의에 참석한 이들은 “지금 청년들은 변화에 겁먹기보다 ‘웰컴’이라고 말하며 앞으로 걸어나가는 세대”라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 에너지로 일상을 채우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아시아계 혐오 범죄에도 목소리“목소리 낼 수 있으면 항상 내고 싶다” 지난해 3월에는 서구사회의 아시아계 혐오 관련해 트위터에 “진심으로 분노한다”며 관련 해시태그를 붙이는 등 차별·혐오 문제에 입장을 냈다. 이어 11월 로스앤젤레스 기자회견에서는 RM이 “(아시안 헤이트 문제와 관련해)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항상 내고 싶고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M은 이어 “미국에서 자라지는 않았지만 많은 장벽이 있다”며 “우리가 걸어온 길을 생각하면 우리가 만든 음악 등이 (고국이 아닌) 외국에서 사는 아시안에게 많은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들은 “한국에서 시작한 아티스트로서 우리가 가진 정체성, 언어, 장르의 한계점 등 보이지 않는 벽이 아직 존재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슈가도 “아직 뛰어넘을 장벽이 있다는 것에, 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 “도전할 수 있는 것 감사”국내에도 선한 영향력 행사 BTS는 이밖에 유니세프와 전세계에 희망을 전하는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 캠페인을 진행하고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 캠페인에도 참여했다. BTS의 이런 ‘선한 영향력’은 해외뿐 아니라 국내서도 이어졌다. 제이홉은 지난 2018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1억5000만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연말에도 이 단체에 1억원을 기부해 누적 후원금 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해안 지역에 대형 산불이 발생하자 슈가는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어려운 주민을 위해 써달라며 1억원을 쾌척했다. 그는 지난 2020년에도 코로나19 확산 초기 집단 감염으로 큰 피해를 입은 대구 지역을 돕고자 1억원을 내놓았다. 빅히트뮤직은 “방탄소년단은 글로벌 영향력을 기반으로 전세계를 향해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고 했다. BTS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빅히트뮤직에 소속돼 있다.
  • 평범한 빨간 도장은 가라···SNS 물들인 각양각색 투표 인증샷

    평범한 빨간 도장은 가라···SNS 물들인 각양각색 투표 인증샷

    SNS에 개성 가득 투표 인증샷 열풍투표 가는 길에 쓰레기 줍는 ‘플로깅’좋아하는 인형·직접 그린 그림도 활용저조한 투표율 독려하고 정치색 암시도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온라인상에는 저마다의 메시지를 담은 시민들의 이채로운 투표 인증샷이 올라왔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과 달리 시시각각 뜨는 본투표율이 예상보다 저조하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투표를 독려하는 글이 속속 게시됐다.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서 투표를 마친 직장인 강한솔(34)씨는 SNS 계정에 투표소 주변 쓰레기를 주워 온 인증샷(사진)을 올렸다. 평소에도 ‘플로깅’(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행동) 활동을 하는 강씨는 “빨간색 기표 도장이 찍힌 인증샷은 많이 올라올 테니 저는 여기에 쓰레기 사진을 올려 사람들이 기후위기 문제를 생각해 주길 바랐다”면서 “후보들의 공약집을 꼼꼼히 살펴봤는데 기후위기 관련 공약이나 정책이 많지가 않아 아쉬웠다”고 말했다.대학생 김현화(23)씨는 SNS에 투표 확인증과 함께 ‘우리에겐, 가장 어두운 시대에조차 어떤 등불을 기대할 권리가 있다’는 글귀가 담긴 엽서를 올렸다. 김씨는 “정치철학자 해나 아렌트가 한 말인데 연극 ‘더 헬멧’에도 나와 가져와 봤다”면서 “정권이 바뀌었어도 우리한테는 희망을 기대할 권리가 있다는 마음으로 올렸다”고 말했다. 경기 남양주시 은솔초에서 투표를 마친 한 펭수 팬계정 운영자는 “펭수는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여서 투표할 때마다 항상 데리고 다닌다”며 “아직 열 살이라 투표는 못 하지만 같이 데리고 다니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간접 경험을 시켜 주고 있다”고 밝혔다.경기 광주시에서 미술학원 강사로 일하는 혼또(26·작가명)씨는 키우는 반려견을 그림으로 그려 투표 인증샷에 활용했다. 혼또씨는 “평범한 인증샷을 찍는 것보다 미술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살리고 반려견 자랑도 할 수 있는 귀여운 인증샷이 더 인상적일 것 같았다”며 “학원에서 일하는 만큼 미래 인재인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져야 할 교육감 공약을 중점적으로 봤다”고 말했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교육감을 뽑은 고3 학생들도 SNS에 ‘첫투표’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투표 인증을 했다. 만 18세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한 표를 행사하지 못한 고3 학생들의 “생일이 지나지 않아 투표를 못 했다”는 아쉬움이 섞인 게시글도 눈에 띄었다. 덤으로 생긴 ‘노는 날’을 즐기려는 유권자가 나들이를 가면서 투표율이 4년 전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자 “주변에 투표를 권해 달라”, “기권을 기권해야 한다”는 SNS 글도 올라왔다. 일부 유권자는 “2번에도 2번”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거나 엄지손가락으로 숫자 1을 가리킨 뒤 “코발트블루 입기 딱 좋은 날씨”라는 글을 남겼다.
  • ‘애프터 양’ 코고나다 감독 “K콘텐츠 인기, 일시적 트렌드 아냐”

    ‘애프터 양’ 코고나다 감독 “K콘텐츠 인기, 일시적 트렌드 아냐”

    “한국인만의 독특한 관점과 감수성으로 전 세계에 제공할 수 있는 것들이 무한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이민자 가족의 절절한 삶을 그린 TV 시리즈 ‘파친코’를 공동 연출한 코고나다 감독은 K콘텐츠의 가능성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1일 개봉한 영화 ‘애프터 양’의 연출을 맡아 다시한번 한국 관객을 만나게 된 코고나다 감독은 “작품을 통해 모국인 한국과 함께할 수 있어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고 말했다. 영화 ‘애프터 양’은 백인 아버지, 흑인 어머니, 중국인 아이로 이뤄진 한 가족이 함께 지내던 AI 로봇 ‘양’(저스틴 민)의 부재를 겪으면서 진정한 가족의 의미와 아시아인의 뿌리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SF 영화. 감독은 극중 중국인으로 설정된 로봇 ‘양’이 미국 내 아시아인의 입장을 잘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아시아인에 대해서 특정한 선입견을 갖고 있고, 그런 개념에 맞춰 나를 구겨 넣어야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영화에는 아시아인의 정체성과 이민자로서 가지는 고민 뿐만 아니라 나아가 인간에 대한 존재론적인 고민이 담겨있죠.” 대학에서 영화학을 전공한 그는 학자 출신 감독으로 2017년 영화 ‘콜럼버스’로 데뷔했다. 일본의 오즈 야스지로 감독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예명인 코고나다는 오즈 감독의 각본가인 노다 코고의 이름에서 따왔다. “제가 한창 존재론적인 고민에 빠져 있을 때 동양철학을 기반으로 시간의 임시성에 대해 다루는 오즈 감독의 작품에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일종의 존재에 대한 삶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했다고나 할까요? 제 이름에 두 분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은 셈이죠.” 감독은 주인공 제이크가 AI ‘양’의 기억 데이터를 들여다보는 장면을 통해 “스쳐지나가는 일상의 작은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파친코’와 ‘애프터 양’에서 공통적으로 가족을 주제로 다루고 있는 감독은 “가족은 제게 있어 작은 소우주와도 같다”면서 “가족은 일상적이고 보편적이지만 동시에 미스터리한 면도 갖고 있고, 우리 자신을 정의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흥미로운 주제“라고 말했다. 그는 “진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아시아인의 감수성”이라면서 ‘파친코‘의 성공 요인도 보편적인 감수성에서 찾았다. “‘파친코’는 굉장히 한국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디아스포라를 겪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전달했기 때문에 전세계 누구라도 마치 내 이야기처럼 느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봉준호, 박찬욱, 홍상수 감독 등 한국 거장들을 두루 좋아한다고 밝힌 그는 “현재 한국 문화와 K콘텐츠의 인기와 파급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지나가는 트렌드는 아닐 것”이라고 짚었다. “고난을 겪어 낸 한국인들의 경험과 한(恨) 등은 존재론적 의미를 찾는데 있어서 전 세계에 큰 도움을 줍니다. 요즘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추천받아 흥미롭게 보고 있는데, 한국 드라마는 시간과 공간의 여백이 잘 표현되고 단조로워 보이는 소소한 일상을 잘 잡아내면서도 지루하지 않고 몰입감이 뛰어나죠. 그것이 바로 한국적인 콘텐츠만이 가질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구라 “김영옥, 늦둥이 낳았다고 금 두 돈 선물해줘”

    김구라 “김영옥, 늦둥이 낳았다고 금 두 돈 선물해줘”

    ‘김구라의 라떼9’(라떼구)에 ‘찐 라떼’ 세대이자 국민배우인 김영옥이 출연해 김구라를 쥐락펴락 한다. 오는 6월 1일 방송되는 채널S 프로그램 ‘김구라의 라떼9’ 7회에서는 MC 김구라가 스페셜 게스트로 나선 김영옥과 함께 생생한 라떼 시절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날 김구라는 “진정한 라떼 손님을 모셨다”며 대한민국 최고령 현역 배우인 김영옥을 소개한다. 김구라는 “선생님께서 저를 예뻐해 주신다”며 친분을 과시하고, 이에 김영옥은 “‘라떼9’를 미리 보고 왔는데, 혼자 다 해내는 것이 대단하다”며 폭풍 칭찬한다. 뒤이어 김구라는 “(김영옥이) 늦둥이를 봤다고 금 두 돈을 선물해주셨다”는 미담을 깜짝 방출해 스튜디오를 훈훈하게 만든다. 김구라가 “김영옥이 한국 최초의 TV 방송국 ‘HLZK_TV’로 데뷔했다”고 설명하자마자, “HLKZ다, ZK가 아니다”라며 정정해 김구라의 진땀을 뺀 것. 김구라는 “MZ 손님들에게 말하면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는데, 제가 얘기한 걸 정정해주시는 걸 보니 역시 ‘라떼계의 살아있는 역사’이시다”며 감탄한다. 뒤이어 한국 최초의 TV 방송국인 HLKZ_TV의 옛 자료화면을 보던 김영옥은 “저때 참 열악했다”며 모든 방송을 ‘라이브’로 했던 그 시절 ‘생방송 썰’을 들려준다. ”틀리거나 말거나 그냥 가는 거다. 소품도 잘못 갖다 놓고, 카메라도 서로 찍고 별 실수가 다 나갔었다“는 김영옥의 생생한 이야기에 김구라는 귀를 쫑긋 세운다. 제작진은 ”김영옥이야말로 ‘라떼9’의 정체성과 가장 잘 어울리는 스페셜 게스트다. 라떼 세대임을 자부했던 MC 김구라를 쥐락펴락하는 입담으로 현장을 초토화시켰다. ‘걸어다니는 역사책’이라 해도 무방한 김영옥이 이날의 토크 주제 ‘먼나라 이웃나라-우리는 깐부잖아’에 대해서도 흥미진진한 비하인드를 들려주니 기대해 달라“고 밝혔다.
  • [데스크 시각] 한동훈과 강남 우파의 등장/김상연 부국장 겸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한동훈과 강남 우파의 등장/김상연 부국장 겸 정치부장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출근하는 장면은 역사의 희극적 면모를 완성한다. 그가 풍비박산 낸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커피 텀블러를 들고 출근했기 때문이다. 테이크아웃 커피는 ‘조·한 닮은꼴 희극’의 인트로일 뿐 본론은 더 드라마틱하다. 두 사람 모두 준수한 외모에 스타일리시한 패션 감각을 과시한다. 둘 다 서울대 법대를 나왔고 강남 부유층이다. 한 사람은 민정수석을 거쳐 법무부 장관이 됐고 한 사람은 민정수석 권한까지 아우르는 법무부 장관이 되는 등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을 얻은 점도 같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딸과 관련해 ‘아빠 찬스’ 의혹을 받았다. 한 장관은 법을 위반한 것도 아니고 의혹이 부풀려진 것이라고 강변하지만 서민들 입장에선 박탈감을 가질 만하다. 조 전 장관처럼 검찰이 탈탈 털면 한 장관 가정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란 주장도 상식적으로 할 수 있는 지적이다. 그런데 여론은 조 전 장관 때만큼 요란스럽지는 않은 것 같다. ‘조국 사태’라는 팬데믹으로 국민들이 이미 슈퍼항체를 보유했기 때문일 것이다. 가장 정의롭고 깨끗한 줄 알았던 인물의 내로남불을 확인한 뒤 국민들은 이 나라 상류층의 민낯을 알게 됐다. 이념과 정파에 상관없이, 내뱉는 말에 상관없이 뒤로는 온갖 찬스를 동원해 사욕을 추구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러니 ‘한동훈판 아빠 찬스’ 논란을 보고 별로 놀라지 않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놀라기는커녕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헛발질과 한 장관의 현란한 슈팅 실력을 보고 보수층을 중심으로 ‘한동훈 현상’이라는 말까지 만들어졌다. 그리고 생중계된 법무부 장관 취임식을 무려 100만명 이상이 시청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한동훈 현상을 ‘무소불위의 소통령’이니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니 하는 정치적 레퍼토리로 소비하는 것은 부박하다. 한동훈 현상의 본질은 강남 좌파의 몰락과 강남 우파의 부상이다. 사실 강남 좌파라는 ‘형용모순’은 강남 부유층이 가진 도덕적 콤플렉스를 좌파적 이념으로 상쇄하는 과정에서 파생한 돌연변이다. 이 개념은 태생부터 모순적이기에 결국 ‘말 따로, 행동 따로’의 위선으로 흐르기 십상이다. 강남 좌파인 조 전 장관의 실체는 이 모순을 백일하에 드러냈다. 강남 우파는 차마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고 마음에도 없는 좌파 행세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도덕성 얘기만 나오면 주눅 들거나 ‘능력으로 국가에 기여한다’는 궤변으로 응수했다. 그런데 조국 사태를 비롯한 지난 5년간의 몇몇 사건들이 이 견고한 판을 바꿔 버렸다. 우파들은 좌파라고 해서 자신들보다 특별히 깨끗하거나 정의롭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반미를 외치면서 자기 자식들은 미국에 유학 보내고, 여성 인권을 부르짖으면서 성범죄를 저지르며, 강남 부동산 부자를 욕하면서 자기들도 강남에 아파트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한 장관이 다른 장관 지명자들처럼 카메라 앞에서 입에 발린 겸손을 말하거나 머리를 조아리지 않고 당당히 하고 싶은 말을 내뱉은 배경엔 이런 강남 우파의 새로운 인식이 깔려 있다. “검찰은 나쁜 놈들 잘 잡으면 된다”는 그의 말에는 터질 듯 팽창하는 도덕적 우월감이 묻어 있다. 문제는 강남 우파의 비대(肥大)화가 강남 좌파의 위선보다 사회적으로 더 위험하다는 것이다. 부와 권력에 도덕적 우월감까지 장착하면 자칫 ‘괴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괴물이 되지 않게 하려면 견제할 수 있는 건강한 좌파가 존재해야 한다. 건강한 좌파는 물론 도덕적이어야 한다. 도저히 도덕적일 자신이 없다면 능력이라도 키워야 한다.
  • 불쑥 꺼낸 ‘김포공항 이전’… 내분 키운 이재명의 입

    불쑥 꺼낸 ‘김포공항 이전’… 내분 키운 이재명의 입

    6·1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박지현발 쇄신론으로 촉발된 내홍이 간신히 봉합되자마자 이번엔 이재명 후보발 ‘김포공항 이전론’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이 또다시 내부 분란에 휩싸였다. 김포공항을 인천공항으로 이전·통합하고 그 자리를 개발하자는 이 후보의 주장은 우선 성남 서울공항을 김포공항으로 이전·통합하자는 민주당 경기 지역 후보들의 주장과 충돌한다. 또 김포공항의 국내선 기능이 인천공항으로 옮겨지면 서울 시민들의 제주도행이 불편해져 제주 관광객이 줄 어들 우려가 있다. 이에 제주 지역 민주당 후보들이 공개 반발하고 국민의힘도 비판에 가세하면서 이 이슈가 지방선거의 막판 변수로 급부상했다. 이번 논란은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 후보가 지난 27일 김포공항을 이전해 수도권 서부를 개발하자고 주장한 데서 비롯됐다. 이 후보는 같은 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정책 협약을 맺고 김포공항의 인천공항 이전·통합과 함께 계양·강서·김포를 아우르는 수도권 서부 대개발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 때 김포공항을 이전하고, 대신 제주와 전남을 잇는 해저 고속철 건설 공약을 준비했었지만 해저 고속철에 대한 제주도민 반발 여론과 당내 이견에 부딪혀 철회한 바 있다. 이 후보는 트위터에서 “SOC(사회간접자본)에 집중 투자해 서울~제주가 연결되면 제주도 국내 관광이 더 활성화된다”고 주장했다. 송 후보도 “KTX를 이용한다면 더 많은 관광객이 제주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민주당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와 송재호 제주도당위원장, 위성곤 의원은 지난 28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의 미래와 자주권은 이재명 후보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에게 있지 않다”며 반대 의견을 명확히 했다. 위 의원은 “이 후보와 송 후보가 제주 지역 국회의원들과 상의하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일고의 가치가 없는 내용”이라고 했다. 수도권 후보들도 표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동연 경기지사, 배국환 성남시장, 김병관 경기 분당갑 보궐선거 후보 등 민주당 경기 지역 후보들은 성남 서울공항을 김포공항으로 옮기자고 이미 공약했기 때문이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경기 용인중앙시장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 후보들 간 지역에 따라 의견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 어떤 지역에서 우리 당에 대한 지지를 해 주시는가를 보고 최종적으로 (당론을) 결정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놓고 민주당 내 엇박자가 나고 있다. 콩가루 정체성 그 자체”라며 민주당 내분을 부채질했다.
  • 이재명 ‘김포공항 이전’ 엇박자에…이준석 “콩가루 민주당”

    이재명 ‘김포공항 이전’ 엇박자에…이준석 “콩가루 민주당”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이재명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엇박자가 나고 있다면서 “콩가루 정체성 그 자체”라고 일침했다. 이 대표는 29일 오전 경기 안산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현장 회의에서 “당의 역량이란 것은 중앙당에서 조절해서 단일안을 만드는 것”이라며 민주당 내 혼선을 지적했다. 그는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후보는 김포공항을 폐항하고 서울 시민들이 청주와 원주공항을 이용하도록 하겠다고 하고,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는 이런 공약이 전혀 상의 되지 않은 무리수라는 취지로 항변하고 있고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는 성남 서울공항 기능을 김포공항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아무리 분석을 해봐도 이 네 사람 중에 두 사람은 거짓말쟁이이거나 ‘아무말대잔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포공항 이전 공약의 부적절성을 우리 당에서 비판하니 민주당은 뜬금없이 국민의힘이 공약을 갖고 국민 갈라치기를 한다고 비판한다”면서 “하나의 선거에 지역별 이해관계에 따라 서너 가지 다른 이야기 하는 것이 갈라치기이고 당이 콩가루가 됐다는 증거”라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정당 최고 지도부가 중심 잡아야 한다. 이 책임을 방기한다면 국민들 상대로 무책임한 행동을 하는 것이며 지방행정 능력이 없는 당”이라며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김포공항 이전에 관한 당론을 밝히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 후보를 향해서도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내더니 무제한 토론을 제안하니까 묵묵부답”이라면서 공개토론을 재차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제 와 위축됐나”며 “김어준이 사회를 봐도 좋다. 자신 있으면 받으시고 자신 없으면 경기도에서 도망가신 것처럼 이 토론에서 도망가시라. 도망이 이재명의 키워드”라고 비꼬았다.
  • 젤렌스키 “러, 돈바스서 제노사이드 추진… 영토 양보 불가”

    젤렌스키 “러, 돈바스서 제노사이드 추진… 영토 양보 불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시크) 지역에서 제노사이드(집단 학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 제안된 평화를 위한 영토 양보는 결코 없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을 통해 “우리 국민을 추방하고 민간인을 대량으로 학살하는 것은 러시아가 추구하는 명백한 제노사이드 정책”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세베로도네츠크를 비롯한 동부 도시들을 열거하면서 “러시아가 이들 도시를 마리우폴처럼 잿더미로 만들려고 한다. 돈바스 지역에서의 공세는 이 지역을 사람이 살지 않는 곳으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제노사이드는 특정 집단의 존재나 정체성을 말살하려는 반인류 범죄다.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 친러시아 주민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제노사이드 자행을 막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침공을 강행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러시아군의 행위를 제노사이드로 규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우크라이나인의 사상을 말살하려는 시도가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며 제노사이드를 언급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밤 영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에 영토 일부를 넘기고 평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의 제안을 거부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키신저 전 장관의 제안에 대해 2차 세계대전 중 독일 나치를 달래려는 시도와 같다고 깎아내리면서 “키신저의 달력은 2022년이 아닌 1938년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앞서 키선저 전 장관은 지난 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완전한 승리를 얻으려 하지 말고 조속히 협상에 나서야 한다면서 “이상적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경계선은 개전 전 상태(status quo ante)로 돌아갸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4년 러시아가 병합한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점령한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의 영토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도 영토 일부를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미친 짓”이라고 비판했다. 아레스토비치 보좌관은 “어린이들은 죽고, 병사들은 몸으로 파편을 막아내고 있는데도 그들은 우리에게 영토를 희생하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키이우 국제사회학 연구소가 지난 13~18일 우크라이나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82%는 협상을 위한 영토 양보에 반대했다. 평화와 독립을 위해 영토를 버려도 된다고 말한 응답자는 10%에 그쳤다.
  • 귀국한 이근 “우크라 시민권 제안 거절…주는 벌 받겠다”

    귀국한 이근 “우크라 시민권 제안 거절…주는 벌 받겠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외국인 의용병 부대 ‘국토방위군 국제여단’ 소속으로 참전했던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위 출신 유튜버 이근씨가 27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씨는 전날 저녁(한국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쇼팽 공항을 출발해 이날 오전 7시 30분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했다. 코로나19 검역 절차 등을 마친 이씨는 9시 16분쯤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황토색 군용 바지에 검정 티셔츠 차림이었다. 취재진 앞에선 그는 “(경찰 조사에) 협조하고 주는 벌을 받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씨는 “여권법을 위반했지만, 저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서 갔다”면서 “많은 범죄 행위를 봤다. 그런 것을 직접 눈으로 보니 (참전하길) 제대로 판단했구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어떤 범죄 행위를 봤는지 묻자 “처음 도착했을 때 맡은 임무에서 운전기사가 총 맞고 쓰러지는 것을 목격해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답했다.그는 자신이 여권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것에 대해선 “경찰이 바로 저를 체포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일주일 동안 격리해야 된다고 한다. 집에서 격리하고 협조해서 조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부상에 관해서는 “양쪽 십자인대가 끊어졌다”며 “특히 왼쪽 십자인대 부상이 심해서 군 병원에서 수술해야 한다고 하는데 우크라이나 말고 다른 데서 받으라고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우크라이나 시민권을 받았다는 소문과 관련해 “많은 임무에 참여했기 때문에 시민권과 여러 혜택을 주겠다고 했다”면서도 “나는 한국 사람이고 정체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시민권을 거절했음을 밝혔다. 이어 “재판을 피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시민권을 받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찰은 공항에서 여권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이씨의 신병을 확보한 뒤 출국금지 절차를 밟았다. 우크라이나에 돌아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데 대해 이씨는 “지금도 우크라이나 군 신분증을 갖고 있다”며 “난 완전히 (전쟁에서) 나온 게 아니라 다쳐서 회복하기 위해 왔다.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우크라이나에서 살고 싶다는 말이 아니다”라며 “전쟁이 안 끝났기 때문에 할일이 남아있다”고 했다. 경찰은 이씨를 여권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다. 이씨가 출국할 당시 우크라이나에는 정부가 방문·체류를 금지하는 여행경보 4단계를 내린 상태였다.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경찰은 이씨의 치료가 급한 점, 경찰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한 점, 도주 우려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이씨를 체포하지 않았다.
  • [길섶에서] 밍아웃/박홍환 평화연구소장

    [길섶에서] 밍아웃/박홍환 평화연구소장

    엘리베이터에 탄 젊은 남녀가 의식 없이 크게 떠드는 소리에 살짝 언짢아졌다. 여성은 회사에서 있었던 기분 상했던 일을 따발총처럼 쏟아냈고, 동료로 추정되는 남성은 맞장구치며 언성을 높였다. 그러곤 여성이 결론을 낸 듯 한마디 꺼냈다. “아무래도 내일 출근해서 밍아웃해야 할까 봐.” 밍아웃? 고개를 갸웃했는데 검색해 보니 성소수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낼 때 사용하는 ‘커밍아웃’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한다. 어떤 분야의 마니아임을 밝히는 ‘덕밍아웃’, 누군가의 SNS 팔로어임을 밝히는 ‘8밍아웃’ 등 자신이 밝히고자 하는 정체성 뒤에 접미사처럼 붙여 사용한다는 것이다. 결국 그 여성은 회사에서 자기가 어떤 사람임을 공개적으로 밝히겠다는 것이었다. 축약어와 신조어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추세를 못 따라가면 ‘꼰대’ 취급받기 십상이다. 헌데 허덕거리며 쫓아가면 이미 ‘아재말’로 변해 있는 경우가 허다하지 않은가. 난감, 또 난감이다.
  • [나와, 현장] ‘성’평등과 ‘양성’평등/이슬기 사회정책부 기자

    [나와, 현장] ‘성’평등과 ‘양성’평등/이슬기 사회정책부 기자

    갓 구운 빵에 고소함을 더하는 버터. 버터를 펴 바르는 도구인 나이프. 상상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이 구술은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청년 성평등 문화 추진단 ‘버터나이프 크루’에 대한 설명이다.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해 일상의 행복을 높여 간다는 취지로 2019년 처음 출범했다. 올해 4기째를 맞는 ‘버터나이프 크루’ 모집 공고에는 평소와 다른 설명이 붙었다. 기존의 ‘청년 성평등 문화 추진단’에서 ‘성평등’이 ‘양성평등’으로 바뀐 것이다. 2017년 양성평등기본법상 용어를 기준으로 여가부는 두 가지 용어를 혼용해 왔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양성평등이라는 말을 주로 사용했고, 같은 날 여가위 김정재 국민의힘 간사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용어(성평등)를 ‘양성평등’으로 바꿨으면 한다”고 말한 것을 고려하면, 무심코 일어난 일은 아닌 듯싶다. 여전히 여가부의 입장은 “두 가지 용어를 다 쓰고 있다”로, 둘의 차이에 눈감는다. 그러나 언어는 발화자의 철학을 담는다. ‘양성’이란 말은 또 다른 성의 존재 가능성을 지운다. 보수 기독교계와 동성애 반대 단체 등은 성평등을 “동성애를 포함한 다양한 성 정체성 간 평등을 의미한다”며 꾸준히 반대해 왔다. 영어로서의 ‘젠더 이퀄리티’(Gender Equality)의 의미를 차치하더라도, 한국에서 이미 ‘성평등’과 ‘양성평등’은 정치화된 용어다. 양성평등이라는 이름하에 한국에서 성소수자들은 여러 방향으로 사라진다. 지난 25일 여가부가 발표한 ‘2022년 청소년 통계’에는 지난해 실시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아동청소년인권실태조사’ 결과가 담겨 있었다. 조사는 2014년부터 청소년에게 ‘양성평등 의식’을 물어왔고, 지난해 초·중·고등학생의 96.8%가 ‘긍정’ 답변을 해 처음으로 ‘남녀 평등’에 관한 인식이 하락했다. 문제는 이 질문마저도 성차별을 조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남과 여’ 외에 다른 성은 상정하지 않는 탓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이 조사는 아동·청소년의 여러 인권 침해 경험을 묻지만 성적 지향이나 성적 정체성으로 인한 차별 경험은 묻지 않는다. 26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국회 앞 단식농성을 46일 만에 종료했다. 농성의 이유가 사라진 게 아니라 이종걸·미류 활동가의 건강 악화로 더이상 버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성소수자들이 ‘양성평등’이라는 용어를 반대하는 까닭은, 그 용어 자체로 그들의 존재가 희미해질 수밖에 없는 탓이다. 김 장관은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의 도움이 필요한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이 많다”며 ‘세심한 행정’을 약속했다. 사각지대를 만드는 용어부터 지양하는 것이 세심한 행정의 첫걸음이다.
  • [글로벌 In&Out] 한미 정상회담을 보는 북한과 중국의 동병상련/이희옥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장

    [글로벌 In&Out] 한미 정상회담을 보는 북한과 중국의 동병상련/이희옥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장

    새 정부 출범 직후 열린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글로벌 전략동맹을 구축했다. 확장억제와 한미 군사훈련 확대, 국방 상호조달 협정, 경제안보협력, 신기술 협력,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 인도·태평양 지역협력 등 포괄적 내용이 공동성명에 담겼다. 북한 문제에도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폐기를 위한 협력, 대북 제재 철저 이행,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공조를 강조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에 반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베팅은 없다”며 중국 견제를 분명히 했고 북한 문제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진정성을 보여야 다른 길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우리 정부는 한중 관계가 제로섬 게임이 아니며 남북대화도 열려 있다고 했지만, 중국은 왕이 외교부장을 통해 “패거리를 지어 소그룹을 만드는 데 열중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고, 북한도 유사한 비판 기조를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관계는 한중 관계 및 남북 관계의 창과 거울이다. 중국의 경우 조기에 한중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기약하기 어려워 보이는 상황에서 중국은 회유와 압박, 묵인 등의 선택지를 놓고 한중 관계를 재구성하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정부는 북한에 백신과 방역 등 인도적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도 한반도 비핵화가 아닌 북핵 비핵화가 문제의 본질이며 선행조치가 있어야 ‘비핵 번영’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북한은 우리의 요구를 거부하고 ‘건국 이래 대동란’인 코로나 방역에 주력하면서 ‘새로운 셈법’을 찾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후폭풍은 북중러 관계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에서 찾는 러시아 입장을 적극 지지하고 있고, 중국도 형식적으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중립을 취하고 있지만 전쟁의 장기화가 미국의 대중국 봉쇄라는 예봉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를 심정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북한은 특히 북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자 할 것이다. 북한에서 5월 8일 첫 오미크론 확진자가 발생하자 김 위원장은 ‘건국 이후 최대의 동란’으로 규정하고 “중국의 당과 인민이 악성 전염병과의 투쟁에서 이미 거둔 선진적이며 풍부한 방역 성과와 경험을 적극 따라 배우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중국도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우리는 조선이 현재 직면한 방역 정세에 대해 우리 스스로 직면한 것처럼 느끼고, 동지와 이웃 그리고 친구로서 언제든지 조선의 방역을 위해서 전력을 다해 돕겠다”고 화답했다. 이것은 미국의 동아시아, 한반도 정책에 불만을 가진 중국과 북한이 연대하면서 ‘차이나 리스크’와 한반도 비핵화 동력이 함께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새 정부는 예고한 바대로 가치에 기초한 ‘정체성의 외교’를 선택하고 전략적 모호성을 버렸다. 실제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한국식 인도·태평양 전략을 제시하겠다는 구상도 밝혔으며 북한에 대해서도 상호주의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외교는 상대가 있는 법이고 정책의 급변침은 어렵게 관리됐던 사안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할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가장 약한 고리를 활용해 우리의 의표를 찌르면서 응수를 타진할 것이고, 북한도 핵실험과 같은 위험한 도발을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협상판으로 불러내고자 할 것이다. 가치외교는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을 수밖에 없다. 중국의 뒤끝이 작렬하기 전에 한중 공급망을 포함한 협력을 모색할 필요가 있고 신뢰 부족 상태에서의 대북 인도적 지원도 ‘북한이 원하면 도와준다’는 것이 아니라, 쌀독에 쌀이 떨어진 이웃을 어떤 방식으로 도울 것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DL, ‘iF 디자인 어워드‘ 본상…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그랜드 슬램 달성

    DL, ‘iF 디자인 어워드‘ 본상…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그랜드 슬램 달성

    DL㈜은 자사 그룹 CI(기업 로고)가 지난 4월 열린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2022‘에서 ‘컴퍼니 브랜딩(Company Branding)’ 부문 본상을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DL은 지난해 여름 미국의 ‘IDEA 디자인 어워드’와 독일 ‘레드닷’ 수상에 이어 이번까지 잇달아 수상하며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DL은 지난해 CI를 새롭게 개편했다. 새로운 CI 디자인은 그룹의 비전과 철학을 담았다. 세상의 기본을 이루는 다양한 요소들로 도시와 도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온 DL의 업적과 정체성을 여러 가지 모양의 블록들로 표현했다. 사각형과 반원의 블록들이 조화를 이루며 ‘세상의 기본’을 만들고, 서로 연결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선도하는 회사의 철학을 나타냈다고 DL 측은 설명했다. 푸른색인 CI 색상은 소비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전진해가는 글로벌 디벨로퍼로서의 창조성과 혁신을 상징하고 있다. DL 관계자는 “제품 중심의 글로벌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 타 기업과 구분되는 디자인 언어와 그룹 철학을 CI에 표현해 국제적으로 디자인 역량을 인정받았다”며 “앞으로 진행할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디자인 역량이 큰 경쟁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청년 양성평등 문화추진단’ 이름 바꾼 여가부… 여성계 “성평등을 ‘남녀’에 한정 시도” 비판

    ‘청년 양성평등 문화추진단’ 이름 바꾼 여가부… 여성계 “성평등을 ‘남녀’에 한정 시도” 비판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청년 정책 추진단의 이름이 ‘성평등 추진단’에서 ‘양성평등 추진단’으로 바뀌었다. 최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양성평등’ 사용을 주장하는 가운데 여성계는 “성평등을 ‘남녀’에 한정시키려는 시도”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여가부는 23일 ‘2022년 버터나이프 크루 4기’를 다음달 10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히면서 ‘청년 양성평등 문화 추진단’이라고 소개했다. 버터나이프 크루는 2019년 ‘청년참여 플랫폼’으로 출범한 이래 2030 청년들이 성평등 관점에서 사회·문화를 변화시키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2020년부터는 빵에 버터를 펴 바를 때 쓰는 버터나이프를 이름으로 내걸어 일상에 작은 행복을 주는 사회적 역할을 부각시키고 ‘청년 성평등 문화의 장’(2020년), ‘청년 성평등 문화 추진단’(2021년)이라는 추가 설명을 달았다. 올해 여가부는 이들을 소개하는 자료에 ‘성평등’ 대신 ‘양성평등’이라는 단어만 12번 기재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둘 다 섞어 쓰기도 한다. 크게 의미는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2017년 양성평등기본법상 용어를 기준으로 ‘성평등’과 ‘양성평등’을 혼용하기도 한다. 당시 여가부의 제2차 양성평등 정책 기본계획안에 ‘성평등’이란 용어가 집중 사용되자 보수 개신교계 등이 “‘성평등’은 동성애를 포함한 다양한 성 정체성 간 평등을 의미한다”며 반대한 데서 비롯된 일이다. 최근 국회 여가위 여당 의원들도 지난 16일 ‘성평등 국회 실현을 위한 실천 결의안’ 상정 당시 법안 제목을 “양성평등으로 바꿔야 한다”며 크게 반발했다. 여성계는 이를 두고 성평등의 범주를 남녀로 한정시키며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우리가 말하는 성평등이란 양성 간의 평등을 얘기한다기보다 젠더 규범을 반대하는 의미로서의 성평등인데, 이를 축소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 소장은 “(정부가) 일부러 ‘양성평등’으로 바꾸었다면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주장하는 세력들의 주장을 수용한 결과인지 물어봐야 한다”고 밝혔다.
  • ‘성평등’ 대신 ‘양성평등’ 전면에… 여가부·국민의힘 움직임 노골화

    ‘성평등’ 대신 ‘양성평등’ 전면에… 여가부·국민의힘 움직임 노골화

    윤석열 정부 출범 이래 여성가족부 정책에 ‘성평등’ 대신 ‘양성평등’이라는 용어가 전면에 등장했다. 최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성평등’ 용어에 반발하며 ‘양성평등’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여성계는 이 같은 움직임이 “성평등을 ‘남녀’에 한정시키려는 시도”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성평등 추진단’→’양성평등 추진단’으로… ‘젠더갈등 완화’ 신설도 여가부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새달 10일까지 버터나이프 크루 4기 모집을 알리며 ‘청년 양성평등 문화 추진단’이라고 소개했다. 버터나이프 크루는 2019년 ‘청년참여 플랫폼’으로 출범, 2030 청년들이 성평등 관점에서 사회·문화를 변화시키는 프로그램이다. 2020년부터는 청년들이 갓 구운 빵에 고소함을 더해주는 버터와, 버터를 펴 바르는 도구인 나이프를 조합한 ‘버터나이프 크루’라고 이름 붙이고 ‘청년 성평등 문화의 장’(플랫폼)을 구성했다. 지난해에는 ‘청년 성평등 문화 추진단’이라는 부연 설명을 달았다. 그러다 올해 보도자료에서는 ‘성평등’ 대신 ‘양성평등’이라는 단어만 12번 기재됐다. ‘성평등’은 지난해 3기 멤버들의 활동 예시를 든 데서만 언급됐다. 여가부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관한 용어로 양성평등·성평등을 다 섞어 쓰기도 한다”며 “보도자료에는 ‘양성평등’으로 기재했지만, (모집) 포스터에는 ‘성평등’으로 썼다. 크게 의미는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올해 모집 분야에 ‘젠더 갈등 완화’가 추가된 것도 눈길을 끈다. 지난 17일 김 장관이 취임사에서 젠더 갈등 해결을 “우리 부처의 새로운 역할”이라고 언급한 것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버터나이프 크루 4기는 특별 분야인 ‘젠더갈등 완화’, ‘공정한 청년 일자리 환경 조성’, ‘청년 고립, 우울감 극복을 위한 마음돌봄’과 일반 분야인 ‘양성평등 문화확산’을 주제로 총 15개의 프로젝트팀(100명) 내외로 구성된다. ‘젠더갈등 완화’ 분야에 대해 여가부는 “양성평등 인식 격차 및 차별·혐오 해소를 위한 팩트체크 프로젝트, 청소년(청년) 교육, 청년층의 양성평등 의제 발굴 및 소통 기회 마련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가부 관계자는 이 분야 신설에 대해 “장관님께서 취임 전부터 많이 강조 하셨던 부분”이라며 “젠더 갈등 해소에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젠더 갈등’이라는 용어 자체를 ‘젠더 갈라치기’로 보는 야당이나, 여성계의 시각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다시 불거지는 ‘성평등’ vs ‘양성평등’ 공방 “별 의미는 없다”는 여가부 설명과 다르게, 정권에 따라 사용 빈도가 달랐던 ‘성평등’과 ‘양성평등’ 간 공방은 최근 다시 불거지는 모양새다. 지난 11일 여가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김정재 국민의힘 여가위 간사는 민주당 의원들이 ‘성평등’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에 대해 “용어를 ‘양성평등’으로 바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16일 여가위에서 ‘성평등 국회 실현을 위한 실천 결의안’이 상정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 제목을 ‘양성평등’으로 바꿔야한다고 주장, 결국 결의안은 통과되지 못했다. 여가부 정책에 ‘양성평등’이 전면에 등장하게 된 데는 김 장관의 의중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2014년 2월 여성발전기본법 개정안 공청회에서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으로서 “양성평등기본법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지난 11일 청문회 때는 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양성평등’에 대한 견해를 묻자 “특별히 제가 드릴 말씀은 없다”며 “양성평등기본법이 있고 그 안에서 제가 봤을 때 성평등과 양성평등…(이 있다)”고 답했다. 2017년 여가부는 양성평등기본법상 용어를 기준으로 ‘성평등’과 ‘양성평등’ 용어를 혼용한다. 당시 여가부가 공청회에서 공개한 제2차 양성평등 정책 기본계획안에 ‘성평등’이란 용어가 집중 사용되자 보수 개신교계와 동성애 반대 단체들이 “‘성평등’은 동성애를 포함한 다양한 성 정체성 간 평등을 의미한다”며 적극 반대한 데서 비롯된 일이다. ●여성계 “‘양성평등’ 대체 시도, 젠더 규범을 ‘남녀’로 한정하려는 전략” 이렇듯 여가부와 국민의힘에서 ‘성평등’을 ‘양성평등’으로 대체하려는 시도는 성평등이 지닌 의미를 ‘남녀’로 한정시키는 전략에 가깝다는 비판이 나온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원래는 정책용어로 성평등이라는 단어를 쓰다가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권이 들어서며 양성평등으로 바뀐 전력이 있다”며 “우리가 말하는 성평등이란 양성 간의 평등을 얘기한다기보다 젠더 규범을 반대하는 의미로서의 성평등인데, 이를 축소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 소장은 “일부러 ‘양성평등’으로 바꾸었다면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주장하는 세력들의 주장을 수용한 결과인지 물어봐야 한다”며 “‘양성평등기본법’이 있으니 양성평등이란 용어를 완전 폐기하기는 사실상 어렵지만, 정부는 현재 어떤 입장이며 왜 ‘양성평등’을 고집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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