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방송 전파표준 ‘혼선’
차세대 디지털방송시대가 열리고 있지만 전송방식 등을 놓고 관련부처와 기관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해 정책의 일관성 상실이 우려된다.특히 정통부와 방송위는 이와 관련,방송법 개정과 정부조직 개편을 앞두고 주도권 확보경쟁이 치열하다.
●정통부-방송위 주도권 싸움
논란 끝에 디지털방송은 미국식,지상파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은 유럽식,위성DMB는 일본식으로 일단 가닥을 잡았지만 표준이 각각 달라 효용성에서 문제를 안고 있다.3개 서비스는 디지털방송의 틀에서 진화 차이를 갖고 있다.
이들 디지털방송 사업은 두 기관이 관장하고 있다.
정통부는 허가권을,민간기구이면서 행정 권한이 있는 방송위는 허가 추천권을 가져 이원화돼 있다.
DMB의 경우 방송위는 전면 개편이 불가피해 일정을 늦추자는 입장이고,정통부는 빨리 방송법 일부라도 개정,시장을 조기 형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정통부는 문화부 등 부처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해 전면 개정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말하자면 방송·통신융합시대를 맞아 정책 주도권을 갖기 위한 다툼이다.
방송위는 방송법의 전면개정을 통해 DMB 등 차세대 방송,휴대전화 멀티미디어사업 등 통신·방송융합 경계에 있는 산업을 관할하겠다는 속셈이고,정통부는 방송위의 애매한 위상을 문제삼는다.
●디지털방송,전송방식 논쟁
정통부는 97년 미국방식을 채택,수도권에서 방송 중이지만 중단 또는 연기를 주장하는 방송위,방송사 등과 힘겨루기를 거듭하고 있다.올해는 광역시까지,2005년에는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정통부 주장은 고화질이고 산악지형이 많은 우리나라는 낮은 전파로 멀리까지 수신가능한 미국식이 난시청 해소에 효과가 크다는 것.그러나 방송위와 일부 방송사는 유럽식의 화질이 고정화면에선 떨어지지만 이동 중에 더 좋다며 반박하고 있다.
이들 내용도 양 진영의 주장이 달라 정통부와 방송위는 합동조사단을 구성,해외실태 조사에 나서기로 최근 합의했지만 공방은 가열될 전망이다.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DMB란 이동 중에 TV와 인터넷,휴대전화간의 네트워킹이 가능한 디지털방송과 지상파DMB는 전파가 공공재여서 무료이고,위성DMB는 위성을 쏘아올려 유료이다.지상파와 위성은 경쟁관계에 있다는 지적도 있다.지상파DMB의 경우 내년말 서비스 실시가 예정돼 있지만 일정은 아주 불투명하다.정통부는 우선 이동통신 단말기 등이 준비된 오디오를 중심으로 시행을 주장하고 있으나 방송위는 법 개정 후에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위성DMB에서도 정통부가 우리나라의 CDMA 방식인 일본식을 채택했지만 방송위와 방송사는 지상파DMB 방식을 채택해야 위성과 지상파의 상호호환이 가능하다며 반대하고 있어 정책 혼선이 우려된다.SK텔레콤은 정통부의 방침에 따라 일본식을 채택 컨소시엄업체를 모집 중이다.
정기홍기자 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