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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3대세습 성공할까

    北 3대세습 성공할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대인 셋째 아들 김정은을 후계자로 공식화했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청년대장’ 김정은이 지난 27일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고, 28일 44년 만에 열린 조선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자리까지 꿰차면서 김 위원장에서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 과정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김정은으로의 권력 세습은 연착륙을 할까? 김정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전망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다양한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우선 아버지인 김 위원장이 당 대표자회에서 총비서로 재추대되는 등 여전히 절대 권력을 과시하고 있어 대내외 정책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물론 김 위원장이 아직 건재하고 세습 과정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장 큰 변화는 없을 수 있다. 그러나 대표자회 개최 지연 과정 등에서 알려졌듯 김정은 옹립파와 비(非)협조파의 권력 쟁탈전이 가열될 것이다. 그만큼 김정은의 지지기반이 약하기 때문이다. 김경희·장성택 등 친족 집단과 측근 리영호·최룡해 등의 급부상에 대한 다른 지도부 인사들의 견제도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이 악화되는 등 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이들이 주도할 정책이 혼선을 빚거나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 처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 소식통은 “정치적으로는 대내 단속을 위한 대남 공세를 강화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손을 벌릴 가능성이 높다.”며 “김정은을 비롯, 장성택 등 신진 권력 그룹에 대한 분석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브루스 클링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날 한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오래 살아야 권력 승계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며 “김정은이 서구에서 교육을 받아 개방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있지만 그렇게 볼 확증이 없으며,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정은은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 경제문제 해결을 위한 ‘전향적’ 조치들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위해 남한은 물론 미국, 일본 등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들 국가와 관계 개선에 적극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정은의 후계자 공식화에 대한 정치권과 정부의 입장도 엇갈린다. 정치권은 입을 모아 3대 세습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지만 대책에 대해서는 여전히 좌우로 나뉘고 있다. “이번 기회에 더 밀어붙여 스스로 무너지게 해야 한다.”는 입장과 “손을 내밀어 개방개혁으로 이끌여야 한다.”로 맞선다. 정부는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신중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정일 시대의 정책이 갑자기 확 바뀌지는 않겠지만 후계구도 구축 과정에서는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며 “대북 강경책만 고수할 것이 아니라 어떤 정책이 가장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경제정책 ‘4대 딜레마’에 빠졌다

    경제정책 ‘4대 딜레마’에 빠졌다

    정부가 환율·금리·물가·부동산 등 경제 각 부문에서 심각한 딜레마에 빠졌다. 미국·중국·일본(G3) 경제전쟁의 유탄을 맞아 환율과 금리가 동시에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비정상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계속되는 부동산 시장 침체와 농산물을 중심으로 한 물가 상승은 뾰족한 대책이 없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출구전략을 늦추면서 우리나라의 거시정책 기조도 혼선이 나타나게 생겼다. 2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9원 내린 1146.3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서만 38.4원이 내렸다. 미국과 일본이 침체된 경기를 수출로 살리겠다면서 돈을 풀면서 이 중 일부가 국내 증시 및 채권시장으로 유입된 게 주된 이유다. 이에 따라 환율, 주가, 채권가격이 모두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1855.97로 전 거래일보다 4.86포인트 내리면서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일부에서는 연말에 2000포인트를 달성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 상태다. 풀린 돈들이 채권시장으로 몰리면서 채권가격은 연일 급등세다. 이에 따라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6일 4.14%에서 이날 3.80%로 0.34%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과도한 외국자본의 유입으로 만들어진 ‘트리플 강세’는 갑작스러운 외국자본의 유출과 함께 국내경제의 발목을 잡는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국 자본이 대량으로 유입되면 환율이 하락하고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는데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될 경우 외국자금이 한번에 빠져나가면서 금융시장에 대혼란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환율 급락세를 볼 때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환율과 금리가 떨어지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수출기업 등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지만 정부의 정책여지는 극히 좁다. 당장 환율시장 직접 개입이 쉽지 않다. 달러화의 약세를 바라는 미국의 눈치도 봐야 하거니와 주요 20개국 정상회의(G20) 의장국으로서 시장 메커니즘에 대한 중립성을 유지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중국을 비롯한 외국자본의 채권 투자는 통화정책의 실효성을 위협하고 있다. 외국인의 채권 투자는 올해 들어 8월까지 74조 7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말 56조 5000억원보다 18조 2000억원이 늘었다. 특히 이자수익 및 환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만기 1년 이상 중장기 국고채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 7월 말 외국인의 만기 1년 미만 채권보유액은 지난해 말에 비해 1조 3000억원 감소했지만 만기 1년 이상 채권보유액은 16조 2000억원 증가했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이 지난 7월 기준금리를 2.25%로 0.25%포인트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중금리는 연일 하락세다. 물가도 추석 및 태풍의 여파로 지난달 2.6%에서 이달에는 3%대로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비정상적인 금리 변화와 물가인상에 대한 대책은 통화정책 외에 특별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한은이 이달 초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이미 금리를 올릴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출구전략을 늦추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금리를 올리는 것은 외국 자본의 유입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그로 인한 부작용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이진순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화정책은 일반적으로 6개월을 내다보고 해야 한다.”면서 “한은이 이달 초 금리인상 시그널을 주다가 결국은 동결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만 커졌다.”고 말했다. 부동산 역시 8·29 대책 이후 거래가 거의 늘지 않고 있다. 실수요자의 총부채상환비율(DTI) 한시 폐지, 보금자리주택 공급 시기조절 등 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시장은 여전히 냉랭하다. 지난달 27일부터 4주간 서울(-0.10%)과 경기·인천(-0.12%) 아파트값이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대책 발표 이후 첫 주에만 하락폭이 둔화됐을 뿐 이후 낙폭이 줄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물가와 부동산 등 국내 문제에 대외적으로 강대국의 환율전쟁으로 인해 환율 문제까지 겹칠 수 있는 형국”이라면서 “대내외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우선은 추이를 지켜보는 수밖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우측깜빡이 켜면 우회전”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좌측 깜빡이를 켜고 우측으로 간 것이 아니며 방향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기준금리를 올리는 방향의 정책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김 총재는 지난 17일 한은 연수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워크숍에서 “(지난 9일 기준금리 동결을 놓고) 많은 분이 방향을 바꿨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으며 우회전한다면 우회전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회전을) 대로를 지나 할 것이냐, 지금 할 것이냐의 차이이며 이번 골목에서 우회전 안 했다고 우회전 안 한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금통위가 시장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를 동결해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혼선을 초래했다는 시장과 정치권 일각의 비판을 겨냥한 말이다. 김 총재는 “한은 총재도 금통위원 여러 명 중 한 명에 불과하다.”는 의견을 표명한 강명헌 금통위원에 대해서는 “책임과 판단에 따라 행동하기를 기대한다.”고 간접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강 위원은 지난 17일 한 신문 기고문에서 “금리 결정과 관련해 대다수가 간과하는 사실은 금리 결정이 7인(현재는 6인)으로 구성된 금통위 회의에서 최종 결정되고 총재도 금통위의 금리 결정에는 한 표만 행사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금통위 금리 결정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총재는 금통위 전체를 대표하는 금통위 의장 자격으로 발언해야 하는데, 한은 총재로서의 생각이 약간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학생인권 조례·무상급식 예산안 통과

    경기도교육청이 전국 처음으로 제정을 추진한 학생인권 조례안과 무상급식 예산안이 17일 경기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도의회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제253회 정례회 마지막(3차) 본회의를 열고 ‘경기도 학생인권 조례 제정안’ 등 5개 조례 제·개정안과 무상급식 예산이 포함된 ‘도교육청 2차 추경예산안’ 등 16개 안건을 처리했다. 학생인권 조례안은 재석의원 77명 중 찬성 68명, 반대 3명, 기권 6명으로 원안가결됐다. 또 도시지역 5∼6학년 21만 8000명의 무상급식비 지원예산 192억원이 포함된 도교육청 추경예산안도 재석의원 76명 중 찬성 75명, 기권 1명으로 통과됐다. 학생인권 조례가 도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학생생활지도를 비롯한 학교문화에 일대 변화가 예고된다. 조례는 학교에서 체벌을 금지하고 체벌과 학교폭력에 대한 학교와 교육감의 의무를 명시했다. 또 강제 야간자율학습·보충수업 금지, 두발·복장의 개성 존중 및 두발 길이 규제 금지, 학생 동의 아래 소지품 검사 등을 담았다. 휴대전화는 소지를 허용하되 수업시간 등 정당한 사유와 절차에 따라 사용 및 소지를 규제할 수 있도록 했다. 양심·종교·의사표현의 자유를 허용하고 대체과목 없는 종교과목 수강을 강요할 수 없게 했다. 자치활동 보장은 물론 학교 운영 및 교육정책 결정과정에 참여할 권리도 보장했다. 아울러 의무교육과정(초·중학교)의 무상급식과 직영급식에 대해 교육감이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 인권 실천 및 상담, 구제 차원에서 학생인권심의위원회와 학생인권옹호관을 두도록 했다. 특히 상임직 5명 이내로 임명되는 학생인권옹호관은 공무원과 전문조사원으로 구성된 사무기구까지 설치한다는 점에서 활동이 주목된다. 도교육청은 조례가 통과 즉시 시행되지만 본격적인 시행은 시행규칙을 마련한 다음 내년 1학기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체벌 금지와 관련해선 그린마일리지(상벌점) 확대와 지덕벌(智德罰 )도입 등 대체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시기상조, 교권침해 등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해 시행과정에서 혼선과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경기교총은 “학생인권 보장에 뒤따라야 하는 권리와 의무가 소홀할 경우 가뜩이나 무너진 학교질서가 더 혼란스러워지고 대다수 학생의 학습권과 교사의 교수권이 침해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시·도별 조례내용이 달라 교육현장에서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는 만큼 국가 차원의 기본 틀을 법령으로 갖춘 다음 제정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내년부터 ‘01X’도 스마트폰 이용

    내년부터 01X(011, 016, 017, 018, 019) 번호 이용자들도 번호이동 없이 3년 간 스마트폰 등 3세대(3G) 휴대전화를 쓸 수 있게 됐다. 또 이들은 2018년까지 기존 01X 번호를 쓸 수 있을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5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010번호통합 정책방안’을 의결했다. 방통위는 “2018년으로 예상되는 2세대(2G) 서비스 완전종료 시점으로 010 번호통합 시점을 명시했다.”면서 “당초 올해 2월에 번호통합 비율이 80%를 넘어 번호통합 여부를 논의해야 하지만 강제 통합이 이뤄지면 많은 이용자들이 번호변경에 따른 불편을 겪어야 하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또 01X번호 이용자도 내년 1월부터 최대 3년 간 삼성전자 ‘갤럭시S’나 애플 ‘아이폰’ 등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다만 3년 뒤 010 번호로 바꾸겠다는 사전 동의를 해야 한다. 번호를 010으로 바꾸더라도 상대방 전화에서 확인하는 발신번호는 기존의 01X 번호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01X 번호표시 서비스’도 도입된다. 하지만 2003년 이후 추진해온 정부의 번호통합 정책이 수차례 혼선을 거듭하면서 이용자들의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어 당분간 논란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구혜영·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폴리시 인사이트] 북한의 ‘쌀 逆제안’ 통일부 꼭꼭 숨겨 누구를 위한건가

    7일 오전 8시30분 통일부 기자실. 북한이 지난 4일 적십자사를 통해 남측에 쌀을 지원해 달라고 통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발칵 뒤집혔다. 북한이 지난 6일 오후 나포됐던 대승호 송환을 통보한 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는 북한의 역제안을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의 빗발치는 문의에 “들은 바 없다.”고 발뺌하다가 오전 9시30분쯤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역제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대승호 송환 브리핑에서 “송환 과정에 남북간 대화는 없었다.”며 정부가 지난달 31일 한적을 통해 북한에 100억원 규모의 구호물자 지원을 제안한 것에 북측의 응답도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북한의 역제안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언론을 속이고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셈이다. 언론은 대승호 송환에 앞서 북측의 쌀 지원 요청을 보도하지 못했고, 결국 뒤늦게 밝혀지면서 대승호 송환이 북한의 쌀 지원 약속 대가가 아니냐는 의혹만 더욱 증폭시키게 됐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의 역제안을 받고 검토하는 과정에서 대승호 송환이 통보된 것일 뿐,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북측의 제안에 대해 현재 내부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가 정보를 독점하고 언론에 잘못된 정보를 제공, 결과적으로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했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언론의 비난이 이어지자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오후 뒤늦게 기자실을 방문, 해명 브리핑을 열어 “감추려고 한 것이 아니라 북측이 어떤 의도에서 역제의를 했는지 정부도 검토하고 나름대로 판단할 시간이 필요했다.”며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통일부가 북측의 역제안 통지문을 한적에 알려주지 않아 혼선을 빚은 것도 정부 정책의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지적이다. 유종하 한적 총재와 실무자들은 통일부가 북측이 한적 총재 앞으로 보낸 통지문을 통해 역제안을 했다고 브리핑할 때까지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정보 독점이 다시 한번 드러난 것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생각나눔 NEWS]보행 관련법 제정 ‘힘 겨루기’

    [생각나눔 NEWS]보행 관련법 제정 ‘힘 겨루기’

    걷고 싶은 보행자의 권리, 즉 보행권은 삶의 수단인가 교통수단인가. 행정안전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보행 관련법 제정에 제동이 걸렸다. 교통 관련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행안부와 국토부 등에 따르면 행안부가 지난 7월 발표한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보행법)’ 제정에 대해 국토부가 최근 입법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교통사고 사망자 중 36% 차지 행안부는 지난 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자가 36.4%에 달할 정도로 안전한 보행문화가 정착돼 있지 않다는 판단에서 이 법의 제정을 추진해 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보행자 비중은 17.2%이다. 하지만 국토부는 교통안전법, 지속가능 교통물류 발전법,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등 기존 법과 내용이 중복돼 정책 혼선이 발생하고 규제가 늘어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나아가 국토부가 보행 교통의 주관 부처이며 그동안 보행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고 의원 입법 형태로 보행안전법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 등도 거론했다. 실제로 최근 국토부는 보행우선구역 시범사업, 보행자 통행시설과 횡단보도 조명시설 설치 등을 통한 보행자 교통사고 감소 사업 등을 추진해 왔다. 특히 올해는 교통기본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이 법에는 교통권에 보행권도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행안부의 보행법과 중복될 수 있다. 행안부는 보행을 교통의 차원을 넘어 국민 생활과 문화로 접근, 기존 법률과는 목적을 달리하기 때문에 제정에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산책길, 탐방로뿐만 아니라 골목길 등의 안전을 확보해야 하고, 이는 지방자치단체가 개선사업을 하는 만큼 지자체를 총괄하는 행안부가 입법을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여기에는 교통기본법에 보행권을 담더라도 교통이 중심인 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보행권을 제대로 대변할 수 없다는 기본 인식도 작용했다. 행안부는 2007년 의원 입법 형태로 보행 관련 입법을 추진했으나 국회 회기 만료로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행안부 역점 사업인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개선사업을 하면 할수록 보행법이 더욱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교통 관련 법이 사람보다는 산업과 자동차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큰 원군이다. ●“총리실 등서 조정 나서야” 두 부처의 힘겨루기에는 자전거도 한몫했다. 자전거 관련 법이 행안부 주관으로 제정되면서 국토부 일각에서 교통수단 가운데 하나인 자전거 관련 사업의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행권 확보를 꾸준히 제기해 온 민만기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은 “보행법이 생긴다는 것은 반가우나 두 부처가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고 있어 안타깝다.”며 “교통이나 보행 관련 법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이뤄지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국무총리실 등의 조정기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서울시 빚 경제위기 이전 회복 초점

    서울시 빚 경제위기 이전 회복 초점

    서울시가 16일 발표한 민선5기 재정 건전성 강화 종합대책은 시의회 다수당이 된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의 문제점 제기에서 비롯됐다. 한나라당이 장악했던 민선 4기 때 방만한 운용이 위기를 불렀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디자인서울, 한강 르네상스와 같은 전시성 사업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다수당 민주의원들 문제 제기서 비롯 서울시는 경제위기 때 사회간접자본(SOC) 확충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확대 재정정책을 펼치면서 부채 규모가 민선 4기 중 2조 992억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예산운용에 허리띠를 졸라매 부채를 경제위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데 초점을 뒀다. 서울시는 우선 새 사업들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한강지천 뱃길조성 사업의 안양천 구간은 보류하고 중랑천 구간은 축소하기로 했다. 시는 투자·출연 기관을 포함한 부채 규모를 지난해 말 19조 5333억원에서 2014년 말 12조 7039억원으로 6조 8294억원 줄이기로 했다. 시 부채 규모는 2008년 13조 8739억원에서 지난해 6조원가량 증가했으나 2014년에는 경기위기 당시인 2008년보다 적은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시 부채는 지난해 3조 2454억원에서 2014년 1조 8624억원으로, SH공사는 지난해 13조 5671억원에서 6조 459억원으로 각각 줄인다는 것이다. 시급하지 않은 각종 보도정비 사업은 원칙적으로 중단하고 도시하천공원 조성사업을 축소하는 한편 신림∼봉천터널은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건설과 연계해 투자시기를 당초 2011년에서 2012년 이후로 연기할 계획이다. 월드컵대교 건설과 강변북로 지하화 사업은 서부간선지하도로 완공시기(2016년)와 연계해 연도별 투자사업비를 조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SH공사는 시프트(장기전세주택) 대형 평형(114㎡) 가운데 절반인 1134가구를 분양으로 전환하고, 마곡 수변도시(워터프런트) 건설 등 대규모 사업지구 시행 계획도 시기나 규모를 조정하기로 했다. ●시민 불편·혼란 가중될 듯 또 보금자리주택 투자 시기를 조정해 현금흐름을 개선하고, 은평뉴타운 대형 평형 아파트 614가구 할부 판매 등을 통해 투자 사업비를 조기에 회수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메트로(1~4호선)와 도시철도공사(5~8호선)는 현재 지하철 평균운임이 736원으로 운송원가 1120원의 66%에 그치고, 지난해 무임운송 손실규모는 2219억원에 이르렀던 만큼 요금인상 요인에 대한 설득도 계속할 생각이다. 그러나 시의회는 이번 대책에는 알맹이가 빠졌다며 반발했다.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한 민주당 시의원은 “부채를 줄이겠다는 원론적인 선언만 가득하고 조정되는 사업, 규모, 일정 등 구체적인 방안은 없다.”면서 “한강 예술섬 사업 등 ‘보여 주기’ 위한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엔 눈을 감았다.”고 꼬집었다. 시민 불편과 혼란도 가중될 전망이다. 파급력이 엄청난 지하철 요금인상 추진이 대표적이다. 강서구 마곡 워터프런트의 경우 사업 재검토에 따라 조망권을 기대하고 있던 인근 아파트 보유자들이 엉거주춤한 처지에 놓였다. 시프트 선분양 방안에 따라 실수요자 부담도 적잖게 늘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대교 등 굵직굵직한 건설 프로젝트가 시기 조정으로 혼선을 빚게 됐다. 크고 작은 사업에 투자한 시민들의 이해관계에도 적잖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對北정책 기조 유지·중산층 복원 ·교육개혁 가속도

    對北정책 기조 유지·중산층 복원 ·교육개혁 가속도

    이명박 대통령은 8일 단행한 개각에서 자신의 주요 대선 공약 내지 역점 정책과 관련된 부처의 장관은 유임시키거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는 측근들을 임명함으로써 집권 후반기 정책의 연속성과 함께 구체적인 성과를 얻어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개각을 통해 나타난 이 대통령의 정책구상을 분야별로 조명해 본다. [외교·안보] 외교·안보팀 유임… G20성공 역점 이명박 대통령은 8일 유명환 외교·현인택 통일·김태영 국방부 장관 등 외교·안보 라인을 전원 유임시킴으로써 현재의 대북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대화보다는 압박에 무게가 쏠린 대북 기조는 당분간 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 사건 사과 등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없는 한 지난 5월24일 발표한 남북교역 중단과 미국의 추가 금융제재,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의 군사적·비군사적 제재조치는 계속된다는 얘기다. 북한이 먼저 비핵화의 의지를 보이면 전폭적인 경제지원에 나선다는 ‘비핵개방 3000’의 원칙도 물론 유지된다. 외교·안보 라인의 유임은 역설적으로 북한의 강경책 덕택이라는 시각도 있다. 북한이 끊임없이 경질을 요구해 온 현 장관을 바꾸면 북한의 요구에 밀려 대북정책을 수정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우려가 있다. 유 장관 교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천안함 사건 관련 의장성명 채택 후 “외교적 승리”라고 주장한 북한의 입지를 강화시켜 줄 개연성이 있다. 천안함 사건의 책임을 물어 김 장관을 경질할 경우 북한이 원하는 바를 달성시켜 주는 격이어서 군의 사기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이 대통령이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는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 개최 목표도 외교·안보 라인 유임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국가적 대사를 3개월도 안 남겨둔 시점에 관련 부처 장관들을 교체하는 것은 불필요한 혼선을 야기할 수 있다. 이 밖에 이란 제재와 리비아 정부의 국가정보원 요원 추방, 아프가니스탄 파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 등 굵직굵직한 현안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긴박한 현실도 외교·안보라인의 일관성을 요구하는 요인이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연기에 따른 후속대책을 협의할 10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도 중요 행사다. 정부 소식통은 “G20과 같은 대형 국제행사를 앞두고 외교라인을 바꾸는 것은 상대국에 결례라는 지적이 있다.”면서 “지난달 사상 처음 열린 한·미 외교·국방(2+2) 장관 회의가 끝나자마자 두 장관을 바꾸는 것도 부담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군 장병이 46명이나 희생된 충격적인 사건의 책임 선상에서 자유롭지 않은 국방장관을 유임시킨 것을 두고 비판적 시각도 없지 않다. 특히 김 장관 유임에 따라 천안함 사건에 책임이 있는 군 고위 간부에 대한 징계가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현 장관도 통일 분야 전문가가 아니어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일각에서 받아왔다. 지금까지 2년6개월을 재임, 최장수 장관 그룹에 드는 유 장관은 적어도 G20이 열리는 연말까지 자리를 지킨다고 보면 3년이 넘는 재임도 가능하다. 김상연·김미경·오이석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5기 단체장 중앙정치보다 지역주민 살피라

    민선 5기 자치단체장들의 한 달간 성적표를 매긴다면 낙제점이다. 한 달 내내 ‘요란한 행보’로 나라가 떠들썩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김두관 경남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4대강 사업 반대가 도(道) 행정의 최우선 사업인양 목을 매고 있다. 결국 한나라당이 장악한 경남도 의회는 4대강 사업 반대 예산을 전액 삭감, 김 지사 행보에 제동을 걸기에 이르렀다. 도정이 얼마나 정치색으로 물들여졌으면 경남도 하위직 공무원 채용 면접장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김두관 경남지사 중 누가 더 정치를 잘하나?” 라는 황당무계한 질문까지 나왔겠는가. 국책사업에 반대를 해도 지역 주민의 의견을 수렴한 뒤 정상적 행정절차를 밟는 것이 맞다. 단체장들이 자신의 정치 색깔을 입히려고 목소리 높이는 식은 곤란하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전임자가 호화청사를 짓다 예산이 거덜났다며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며 전임자의 실정 고발로 온 국민들에게 존재감을 알렸다. 송영길 인천시장도 전임자가 추진했던 세계도시축제가 예산낭비라며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하는 것으로 시(市) 행정의 포문을 열었다. 호화청사와 축제에 예산을 펑펑 낭비한 전임 시장들은 마땅히 비난 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명한 단체장이라면 주민들을 위한 정책 현안부터 들고 나왔어야 했다. 단체장의 감시·감독이 필요한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빚더미의 지방 공기업들도 손봐야 한다.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다. 민주당이 장악한 서울시의회도 오세훈 시장의 디자인 정책 등을 폐기하려고 벼르고 있다고 한다. 전임자의 정책을 무조건 부정하는 게 옳은지 따져 볼 일이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이미 70 %의 공정률을 보인 의정부 경전철을 중단시켰다. 그동안 들인 예산은 물론 행정력의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친(親)전교조 성향의 교육감 당선 이후 교육 현장의 혼란도 걱정스럽다. 진보 인사들이 지방교육 행정을 장악하면서 학업성취도 평가와 교원평가 반대, 학생체벌 금지 등 교육정책 실험으로 혼선을 빚고 있다. 친환경 무상급식을 하겠다지만 학생들에게 먹일 친환경 제품이 시장 사정상 수급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단체장들은 이제 여야를 떠나 중앙정치를 기웃거리지 말고 지역주민만을 보고 일해야 한다.
  • [사설] 공무원 노조, 정치중립·청렴 약속 꼭 지키길

    정부와 전국단위 4개 공무원 노조가 그제 ‘청렴한 공직사회 구현과 공무원 노사 상생·협력을 위한 공동선언’ 협약식을 가졌다. 정부에선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표로 참석했다. 공무원노조에서는 공무원노조총연맹, 시·도교육청노조, 행정부공무원노조, 전국광역자치단체공무원노조연맹의 위원장들이 협약에 응했다. 공무원노사는 이 자리에서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법령을 지키고 청렴한 공직사회를 이루자고 다짐했다. 특히 정치적 중립을 국민 앞에서 공개적으로 약속한 것은 뜻깊은 일이다. 정부와 공무원노조가 약속을 꼭 실천해서 모범적인 노사문화를 정착·확산시키길 기대한다. 공무원이 청렴하고 정치중립을 지키는 일은 공직자로서 본분이다. 약속이 필요 없는 당연한 책무인 것이다. 그러나 업무와 관련한 공무원의 부정·부패 연루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노조결성 이후 집단적 정치행위로 정부와 마찰을 빚고 국민을 불편하게 만든 적도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공무원노조가 본분을 지키겠다고 하니 국민으로서는 집 나간 자식이 돌아온 것처럼 반가운 일일 것이다. 공무원이 성실하고 근면하며, 정직하게 근무해서 예산을 아끼고 행정과 사업의 효율을 높여준다면 더 바랄 게 없다. 이번 협약식이 일부에서 우려하듯 ‘정치쇼’에 그쳐서는 안 된다. 정부와 노조는 건강하고 소통하는 새 관계를 바탕으로, 협약한 대로 불합리한 행정 관행을 바로 잡고 차별적인 제도를 하나씩 시정해 나가야 한다. 협약식에 전체 공무원 노동조합원 15만 9000여명 중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4개 단체 7만 6000여명만 동참한 것은 아쉽다. 규모가 가장 큰 전국공무원노조도 방관·비판만 할 게 아니다. 노조원이기에 앞서 공직자란 점을 명심하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금 중앙·지방정부 가릴 것 없이 지방선거에 따른 단체장 교체와 각종 국책사업의 차질로 어느 때보다 공무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일부 야당 소속 단체장들이 국책사업에 정치색을 칠하고, 광역·기초단체별로 정책·사업에 혼선을 빚는 곳이 적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공무원노조가 중심에 서서 공직자의 본분을 지키고 국민을 잘 보필해야 한다.
  • 곽노현 “시작부터 충돌해 힘빼기 싫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최근 “임기 시작부터 교육과학기술부와 충돌해 힘을 빼고 싶지는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곽 교육감은 특히 필요할 경우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과 다른 정책노선을 취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교육 현안에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도 주목된다. 15일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에 따르면 곽 교육감은 지난 13일 간부회의에서 학업성취도평가와 관련한 현안을 논의하면서 “내 임기는 4년이다. 공약은 4년 동안 천천히 추진하면 된다.”면서 “나는 강원도나 전북 교육감과는 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모든 일을 합리적으로 추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간부는 “곽 교육감이 학업성취도평가와 관련, 대체프로그램 마련을 지시한 것은 교과부 간부의 방송 인터뷰를 보고 취한 조치였으며, 나중에 교과부 입장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고심 끝에 상급기관 지침을 따르기로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지난 12일 교과부 양성광 교육정보정책관이 방송 인터뷰에서 “학생이 계속 시험을 안 보겠다고 했을 때 대체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발언하자 대체프로그램 마련을 지시하는 공문을 일선 학교에 내려보냈다. 교과부는 그러나 그 직후 해명자료를 내 양 정책관의 발언을 취소했으며, 시교육청도 다시 이에 따른 공문을 시달해 영등포고 등 일부 학교에서 혼선을 빚었다. 한편, 곽 교육감은 지난 13~14일 치러진 전국단위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에서 집단 시험 거부 및 학교 차원의 사실 은폐 의혹이 발생한 서울의 영등포고와 대영중에 대해 특별감사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일제고사 첫날인 13일 2학년생 60여명이 시험을 거부한 영등포고 학교장이 이를 교육청에 보고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감사반을 해당 학교에 파견해 특별감사를 시작했다. 또 일제고사 이틀째인 14일 32명이 집단으로 시험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 신길동 대영중학교에도 감사반을 보내 학생과 교사를 상대로 사실 확인에 나섰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15·16일 특별 감사를 실시한 뒤 고의로 미응시를 주도했거나 사실을 은폐한 사실이 확인되면 지체없이 징계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경제도약 A학점” 37.1%… “교육혼선 C학점” 44.3%

    “경제도약 A학점” 37.1%… “교육혼선 C학점” 44.3%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지 2년 5개월째. 한 정권의 공과를 판단하기에는 모자라지 않는 시간이다. 전문가들이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 분야별로 평가를 한 결과 교육이 최하위를 기록했다. 현 정권 내내 교육정책의 혼선이 가중됐다는 판단이다. 반면 경제 분야는 가장 잘 한 것으로 평가됐다. 집권 초기 전 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우리나라가 비교적 성공적으로 극복한 덕분이다. 서울신문이 창간 106주년을 맞아 106명의 전문가들에게 경제와 외교안보, 교육, 문화, 과학 등 5가지 분야에 대해 A~F 학점으로 평가를 의뢰한 결과, 경제 분야는 A학점 37.1%, B학점 41.2%를 기록했다. 낙제에 해당하는 F학점은 3.1%에 불과했다. 한 재계 전문가는 “선제적,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했다.”면서 “또한 친기업 정책을 펼치면서 우리 기업들이 경쟁국에 비해 양호한 수출 실적을 올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 문화계 전문가는 “경제의 외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청년 실업과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특히 건설 부문 위주 경기 부양책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은 발굴하지 못한 채 단기적 성과에만 집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현 정권의 교육 정책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전체의 44.3%가 C학점, 22.7%가 D학점으로 응답했다. 3.1%에 불과한 A학점을 포함해 B학점 이상의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전문가는 24.7%에 그쳤다. 교육에 대한 평가가 저조한 것은 교육정책의 혼선과 그에 따른 사교육 강화 추세 때문. 한 진보적 성향의 대학 교수는 “교육부가 기존의 경쟁주의 패러다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교육 개혁의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사교육비만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근 천안함 사태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외교안보 정책은 A학점이 19.4%, B학점이 32.7%로 절반 가량은 잘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문화계 전문가는 “전시작전권 이양 시기를 연기하고, 천안함 사태를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체 평가 분야 중 외교안보 분야에서 낙제점인 F학점을 매긴 전문가 비율이 15.3%로 가장 높았다. 문화 분야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보통’ 정도였다. 가장 많은 37.5%가 C학점을 줬다. 다만 B학점 역시 35.4%로 만만찮았다. 과학 정책에 대해서는 C학점이 35.1%로 가장 비율이 높았다. 대신 A학점은 12.8%, B학점이 33.0% 등으로 긍정적인 평가도 많았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전북 교육단체 대대적 거부운동… 교과부 대처 주목

    오는 13~14일 전국 학업성취도평가 실시를 앞두고 전북도교육청이 교육과학기술부의 학업성취도 평가를 독려하는 공문을 취소한다는 공문을 일선 학교에 내려보냈다. 여기에다 전북도내 교육단체들은 학업성취도 평가 거부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해 학업성취도 평가를 둘러싼 중앙정부와 지역교육청 간 갈등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전북도교육청은 9일 학업성취도평가 실시와 관련, “학업성취도 평가를 독려한 지난 7일자 교과부 공문을 취소하니 업무에 혼선이 없도록 하라.”는 공문을 도내 각급 학교에 내려보냈다. 이 공문은 또 평가거부, 체험학습 유도 등 특이사항 발생을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교과부는 지난 7일 “국가 학업성취도 평가 홍보·지도에 만전을 기하라. 체험학습을 신청할 경우 시험참여를 설득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각급 학교에 내려보냈었다. 이는 학업성취도 참여를 적극 독려하는 교과부 방침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한편 전교조 전북지부와 전북교육혁신네트워크는 이날 전주대학교 JJ아트홀에서 교사와 학부모, 학생 대표, 교육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 학업성취도 평가 실시 중단과 전교조 탄압 중단 등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대회에서 학교자치에 의한 학교혁신, 학생인권 주민조례제정운동 선언, 개정 교육과정 중단, 전국단위 일제고사 실시 중단, 전교조 탄압 중단 등을 요구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최근 교원평가 폐지와 전국 학업성취도평가 실시 거부 등으로 교과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참석해 ‘전북교육의 혁신방향’이라는 주제로 축사를 해 눈길을 끌었다. 현직 교육감이 정부의 교육정책을 비난하는 전교조 등 교육단체의 결의대회에 참석해 축사한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김 교육감은 최근 “학업성취도 평가 선택권을 학생에게 줘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교과부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교육감과 각급 학교는 학업성취도평가 실시를 거부할 권한이 없다.”고 맞서 마찰을 빚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사설] 단체장 내사람 심기보다 복지부터 챙기길

    5기 지방자치단체가 출범한 지 일주일째다. 곳곳에 인사태풍이 불어닥치고 정책 변경으로 시끄럽다. 단체장의 소속 정당이 바뀐 곳에서는 공무원 물갈이가 너무 심해 패닉상태라는 소리도 들린다. 사업 뒤집기와 정책중단 등으로 업무의 혼선도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새 단체장이 취임했으니 인적 진용을 새로 짜고 사업계획을 재점검하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일부 단체장들은 ‘내 사람’ 심기가 지나쳐 공직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많다. 사업과 정책 또한 지역발전이나 주민을 위하기보다 단체장의 정치·이념적 성향을 더 중요시하는 사례가 많아 큰 걱정이다. 인사는 ‘코드인사’가 불가피한 극소수의 직책에 그치고, 현 직책의 공무원들을 직접 지켜본 뒤 능력에 따라 천천히 재배치해도 된다. 앞으로 임기 4년 동안 소신껏 인적 쇄신을 단행할 기회는 많을 것이다. 그러나 상당수 단체장이 취임 초부터 한꺼번에 대폭 인사를 서두르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공무원들이 새 보직에 미처 적응하지 못하는 바람에 행정서비스의 효율과 탄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논공행상에 열을 올리고 선거 비협조자 손보기, 정치·이념적 편가르기가 도를 넘고 있어 매우 개탄스럽다. 단체장들에게 더 급한 일은 지역발전 계획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공약이행 방안을 점검하는 것이다. 정치인이기 이전에 행정가로서 역량과 자세를 다듬어야 할 때인 것이다. 사람 바꾸는 일에만 매달릴 시간이 어디 있는가. 정책 중에 복지는 발등의 불이다. 나라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었다지만 서민생활은 구김살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이럴 때 단체장들이 기초생활보장, 영·유아, 장애인, 여성·가족, 어르신·청소년, 사회복지체계 등 ‘풀뿌리 복지’에 전념하면 주민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행정가로서 신뢰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광역단체에 ‘지역복지계획’을 보내달라고 했으나 광주시와 제주도만 이행했다고 한다. 선거에 파묻혀 156개 기초단체들은 계획안조차 못 냈다. 내년 예산을 따려면 계획안이 필수인데, 더 미적거리면 복지 사각지대와 중단기간이 나올 수 있다. 단체장들은 현장부터 꼼꼼하게 챙겨 알찬 복지가 되도록 바짝 신경써야 한다.
  • [사설] ‘아수나로’ 정치 활동 부추겨선 안돼

    중·고교생 주축의 인권단체 ‘아수나로’가 교육정책에 반기를 들고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9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와 교원평가제를 반대하는 거리집회를 갖기로 했다. 나아가 일제고사 전날인 12일까지 지하철과 학교에서 일제고사 반대 홍보까지 벌일 예정이란다. 거리집회와 홍보엔 전교조와 일부 학부모회 회원들까지 동참한다니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 학생의 신분을 넘어선 일탈의 정치성 주장도 문제이거니와 미성년 학생들의 행동에 동조 내지 방임하는 교사·학부모들의 자세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교육 수요자인 학생은 인격체로 존중 받는 게 당연하다. 학생들이 교내에서 과도한 규제·제재를 받는 상황 또한 개선의 필요성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신적으로 성숙되지 못한 학생은 학교와 교사·학부모의 지도와 편달을 통해 완성되어지기 마련이다. 교육은 그런 측면에 치중해야 하며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생활 규제는 불가피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치권이나 시민사회단체 뺨치는 듯한 학생들의 정치성 주장과 집단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나아가 그런 움직임을 제어하지는 못할망정 동조에 나선 어른들의 책임은 더 크다 할 것이다. 아수나로의 움직임에 대한 지적을 두고 과민반응으로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판단력이 약하고 즉흥적 감수성에 흔들리기 쉬운 학생들에 미칠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 아수나로는 지난해 경기교육청 학생인권조례 제정과 지난 지방선거 교육감 후보추대위에 참여한 단체다. 곽노현 서울교육감 취임식엔 일제교사·교원평가를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참석한 바 있다. 지금 교육현장은 진보 교육감·교육의원의 포진으로 혼선을 빚고 있다. 혹여 학생들의 움직임에 이념의 색을 씌우려 드는 세력이 있다면 단호히 조치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무엇보다 학교와 교사들이 학생들을 교문 안으로 품어 안아야 할 것이다.
  • 자본주의 비극 금융위기로 표출

    게오르크 헤겔이 말했다. 역사는 필연적으로 반복된다고. 칼 마르크스는 자신의 저서 ‘루이 보나파르트 브뤼메르 18일’에서 이 생각을 고쳐 말한다. “어디에선가 헤겔은 모든 거대한 세계사적 사건과 인물들은, 말하자면 두 번 나타난다고 말한다. 그는 이렇게 덧붙이는 것을 잊었다-처음에는 비극으로, 그 다음에는 희극으로.” 마르크스는 1830년대와 1840년대 진행됐던 독일 구체제의 쇠퇴를 프랑스 구체제의 비극적 몰락의 희극적 반복으로 진단했다. 슬로베니아 출신의 비판 철학가 슬라보예 지젝은 마르크스가 현재까지 살아 있다면 같은 말을 또 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21세기 초반 10년을 열고 닫은 두 가지 큰 사건, 2001년 9·11 테러 사건과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놓고서다. 지젝은 ‘처음에는 비극으로, 다음에는 희극으로’(김성호 옮김, 창비 펴냄)에서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역사의 종말’을 통해 승리를 선언했던 자유민주주의 유토피아가 두 사건들로 무너졌다고 지적한다. 전자가 자유주의의 정치적 유토피아를 무너뜨렸다면, 후자는 경제적 유토피아의 붕괴를 상징한다는 것. 저자는 서브프라임 사태와 리먼브러더스 부도 등으로 촉발된 세계 금융위기가 모순적인 상황을 가져왔다고 본다. 2000년 이후 반세계화 시위에서 끊임없이 경고해 왔으나, 애써 외면당했던 일이 결국 발생하자 미국 오바마 정부는 엄청난 규모의 구제금융 정책을 폈다. 거대 금융기관은 최대한 보호됐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직업과 저축과 집을 잃었다. 미국 보수 공화당은 국민의 세금으로 부자가 망하지 않게 돕는 조치를 사회주의라고 비난했고, 진보 진영은 이를 지지했다. 지젝은 이러한 이데올로기적인 혼선이 위기의 본질을 간파하지 못한 데서 생겨났다고 지적한다. 우파들은 붕괴의 책임을 자본주의 체제가 아니라 거대 금융기관의 타락 등 우연적인 일탈에 돌리고 있다. 소련 붕괴 때 사회주의자들이 ‘소련의 실패’를 ‘사회주의 자체의 실패’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회주의의 한 잘못된 실현의 실패라고 규정했던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라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그래서 저자는 세계금융 위기가 진행되며 불거져 나오는 자유주의와 도덕주의 이야기는 본질을 흐리는 공갈이라고 일갈한다. 나아가 자본주의라는 이데올로기가 더 이상 도전받지 않아도 되는 탈이데올로기화된 자연 그 자체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지젝은 현재의 금융위기가 필연적으로 좌파를 위한 공간을 열어주리라는 순진한 기대를 경계하면서도 “자유민주주의적, 도덕주의적 공갈의 시대는 지났다. 지금까지가 세계를 다양하게 해석했을 뿐이라면 앞으로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1만 5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시작부터 불협화음 지방권력 공생 길 찾아라

    국민의 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그제 출범한 민선 5기 지방정부가 첫날부터 권력 간 충돌로 불협화음을 냈다. 일부 지방에서는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소속이 다른 여야 단체장과 의회가 충돌하고, 전·현직 단체장 세력 간에 인사 마찰을 빚고 있다. 4대강 등 정책을 둘러싼 광역단체와 기초단체 간 갈등도 발생했다. 교육청에서도 보수와 진보가 충돌하는 등 마찰음이 들렸다. 지방권력들은 오만이나 독주는 민심이 용서하지 않는 점을 명심, 시급히 공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 서울시만 해도 시장이 단행한 사무처장 인사를 의회의 다수를 점한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등 부딪치고 있다. 시장과 의회는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어느 쪽이든 지나치게 자신의 입장을 고집하면 시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여소야대 구도로 짜여진 지방자치단체가 많은 이번 5기 지방정부는 앞으로도 인사뿐 아니라 각종 정책 사업을 놓고 충돌이 잦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특히 정반대 노선을 표방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염려된다. 지방자치가 본격화한 지 이제 16년째다. 민선 5기 지방정부는 성숙한 지방자치제의 뿌리를 튼튼하게 해야 하는 책무가 막중하다. 출범 초의 크고 작은 충돌을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은 서로 양보하고 돕는 길이다. 최악의 길은 여야가 서로 싸우며 상처를 내는 것임을 스스로도 알 것이다. 이 경우 초래되는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민들에게 돌아간다. 취임 전까지 당선자들은 일제히 화합을 외쳤다. 그런데 시작부터 파열음이 크다. 이제라도 민심의 무서움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혼선이 지나치게 부풀려지는 것도 경계한다. 지방권력 교체에 불만을 품은 일부 공무원들이 문제를 부풀려 혼란을 부채질하면 안 된다. 인사, 정책, 조직 및 운영 등에서 일시적인 혼선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화되지 않는 것이 모두를 위해 소망스럽다. 실제 진보 교육감이 취임한 서울교육청의 경우 우려했던 혼선은 없다고 직원들이 전한다. 지방자치제에서 단체장의 노선이나 리더십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공무원들은 이를 인정하고 적응해야 한다. 단체장들도 공무원들을 개혁의 대상으로 지나치게 몰아가면 안 된다. 전문성을 살려주고, 서로를 인정할 때 지방자치는 뿌리내리게 된다.
  • [사설] 학생 볼모 교육실험 의전원으로 끝내야

    다양한 학문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도입한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이 결국 실패로 귀결됐다. 그제 교육과학기술부가 의대와 의전원 중 하나를 대학별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학제개편방안을 발표했다. 발표가 있자마자 대학들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 의대체제로 복귀할 태세다. 의대와 의전원을 병행하는 대학들은 대부분이, 의전원으로 전환한 대학은 절반이 방향을 틀겠다고 한다. 2005년 첫 신입생을 뽑은 지 불과 6년 만에 폐기되는 정책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감출 수가 없다. 의전원은 추진단계부터 적지 않은 물의를 빚었었다. 교육기간 연장과 학비부담, 의료인력 고령화의 우려가 컸던 것이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도입을 꺼렸고 지금도 12개 대학에선 의대와 의전원을 병행하는 형편이다. 정부가 각종 지원금의 당근과 규제의 칼을 들이대는 바람에 대학들이 마지못해 도입했지만 부작용만 눈덩이처럼 쌓여온 게 사실이다. 의전원을 염두에 둔 이공계 학부생들의 전공과목 태만과 이공계 대학원의 황폐화는 심각한 상황이고, 교육부도 그런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정부는 대학의 혼선과 의전원 재학생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유예기간과 장치를 마련했다지만, 대학은 물론이고 의전원 진학을 준비하는 수험생·재학생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백년대계로서의 교육, 그것도 인명과 건강을 책임질 의료인력을 키우는 정책이라면 좀더 신중해야 했다. 빤히 보이는 현실의 걸림돌과 부작용을 무시한 채 밀어붙이고 몰아대는 단선적 정책추진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현재 추진 중인 다른 교육정책도 학생과 학부모에게 피해를 줄 소지가 있는 것이라면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얼마 전 취임한 교육감들도 마찬가지다. 돌다리도 두드려 건넌다는 신중의 자세가 필요하다. 학생을 볼모 삼은 어설픈 교육실험은 의전원의 실패로 끝나야 한다.
  • 호주 ‘의회 쿠데타’ 첫 여성 총리 탄생

    호주 ‘의회 쿠데타’ 첫 여성 총리 탄생

    밤새 호주 총리가 바뀌었다. 외신들은 ‘반란’ ‘무혈 의회쿠데타’라고 했다. 그만큼 전격적이고, 파격적이고, 충격적이었다. 호주 정가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호주 집권 노동당은 24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줄리아 길라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당 대표 겸 총리로 선출했다. 호주는 집권당 대표가 자동으로 총리를 겸한다. 노동당은 부총리에 웨인 스완 재무부장관을 선출했다. ●의원들 러드전총리 재신임 거부 23일 오후까지만 해도 호주 정가는 조용했다. 노동당 내부에서도 두드러진 움직임이 없었다. 그러나 이날 밤 길라드 부총리가 케빈 러드 총리와의 면담에서 당 대표 도전의사를 밝히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길라드 부총리의 돌발적인 대표 도전에 러드 총리는 발끈하며 즉각 그의 요구를 받아들였고, 자신의 재신임을 묻는 의원총회 소집과 대표 경선을 요청했다. 이때만 해도 그는 재신임을 자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4일 아침이 됐을 때 판세는 뒤바뀌어 있었다. 당내 중진들이 속속 길라드 부총리 지지의사를 밝히고 나선 것이다. 러드 전 총리는 결국 경선투표 직전 경선포기를 선언하고 말았다. 노동당의 전격적인 총리 교체는 러드 전 총리의 지지율 하락과 독선적인 국정운영에 대한 중진들의 반감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러드 전 총리는 2007년 12월 취임 이후 2년간 유례없이 높은 지지를 받아왔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지지율이 빠지기 시작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노동당 지지율이 야당 보수연합보다도 5~6%포인트 뒤졌다. 일간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공포가 아니라 분노가 이번 총리 교체의 근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낮은 지지율로 선거에서 패할 것이라는 두려움보다는 러드 총리의 독단적 국정운영에 대한 ‘분노’가 더 크게 작용했다는 것. 호주 전문가인 문경희 창원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러드 전 총리는 중요한 안건을 혼자 결정하는 경향이 강했다.”면서 “올해 초 한 기자는 그를 독재자로 묘사한 책을 출간하기도 했을 정도로 ‘고압적인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르면 10월 총선실시 가능성 천연자원이익세 부과방침을 둘러싼 광산업계와의 갈등도 러드 전 총리에게 악재로 작용했다. 러드 전 총리가 광산업계를 대상으로 ‘천연자원이익세’를 거둬들이기로 한 데 대해 BHP빌리턴, 리오틴토 등 호주 전체 수출의 60%를 맡고 있는 광산업계가 투자와 고용을 줄이겠다며 거세게 반발해 왔다. 기후변화 대책과 관련해 잦은 정책 혼선을 빚으면서 보수·진보 두 진영 모두로부터 비판을 받아온 점도 그의 중도하차를 재촉한 요인으로 꼽힌다. 길라드 신임 총리는 취임선서를 통해 “총선 실시를 곧 호주 총독에게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말로 예정됐던 호주 연방의회 총선은 이르면 오는 10월중 실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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