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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태우대통령의 일본 방문(사설)

    과거가 지나간 현재이고 미래가 앞으로의 현재라면 우리에게 있어 과거 현재 미래는 언제나 소중한 것이다. 특히 미래가 소중하다면 과거는 그만큼 의미가 더 크고 더욱 교훈적일 것이다.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따라서 과거도 깨끗해야 하지만 현재도 맑아야 할 것이다. 한국과 일본,일본과 한국이 지금 그런 계제에 있다. 노태우대통령의 방일은 그런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한일국교정상화이후 국가원수로는 두번째이지만 그 이후 일왕 아키히토(명인)의 방한도 예정돼 있는 만큼 이번 대통령의 방일은 한일간 관계를 새롭게 전개,정립시킨다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더욱 부각된다고 할 것이다. 새로운 한일협력 시대의 정립을 두고 요즈음 두나라가 겪고 있는 혼선과 갈등은 그런 점에서 보면 「비온 뒤」와 「땅 굳기」에 비유해도 그르지 않다고 본다. 일본쪽으로 보면 지금 한국문제및 재일동포 법적지위와 관련하여 이른바 4대악이란게 있다. 지문날인ㆍ강제퇴거ㆍ재입국허가ㆍ외국인등록증 상시휴대가 그것이다. 여기에 요즘엔 동포3세에 대한 영주권부여문제가 걸려 있다. 물론 일본으로서는 이런 문제들이 악의 요소가 아니다. 일본측으로는 자국거주 외국인에 대한 통상적인 정책에 속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일본에 있어 또 그들 과거와 관련하여 재일한국인이 어떤 존재이며 어떤 역사와 범죄적 과거의 소산인가를 조금만 인식한다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지 않은 것이다. 재일동포3세문제만 하더라도 한일간 실무협상에서는 물론 그들 국회에서까지 논의가 됐지만 그들 당국자들은 이상한 명분과 논리를 내세워 앞뒤가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점진적인 영주권부여니 또는 특수호적제니 등록증 상시휴대 완화니 해서 겉으로는 그럴 듯한 안들을 얘기하지만 근본문제의 개선보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노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한일간 불편한 관계의 깊이를 구태여 지적하고자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강조하건대 오늘날 한일문제의 출발은 일본이 일제가 저지른 식민수탈과 전쟁의 역사적 죄과에 있다는 사실을 인정치 않고 있는데서 시작됐다. 그들은 일본이 저지른 전쟁의 희생물이다. 또 3세는 그들의 후손이다. 그런 일본은 한일관계사에 관한 한 지금까지 그들의 과거에 대한 것으로는 「불행했던 과거」에 대한 「유감표명」이란 표현으로만 호도해왔다. 사과는 커녕 뒷전에서나마 시인하는 일도 하지 않았다. 무책승차라는 말이 있다. 안보에 관한 한 일본은 미국의 핵우산을 빌려 쓰고 미국의 안보호에 동승하고 있다. 부와 힘을 구사하는 풍요로운 그 사회에 「대동아전쟁긍정론」이 대두된지는 벌써 오래 됐다. 재일동포문제ㆍ무역 역조시정ㆍ첨단기술 이전 등 현안들도 중요하다. 그러나 일본은 역사를 인식하고 과거를 청산하는 겸허함을 지녀야 한다. 전쟁에서 희생된 수많은 군인ㆍ군속과 그 유족들에 대한 피해보상은 물론 생존해 있는 수만명의 원폭피해자들에 대해 최소한 일본인 보상수준과 같은 보상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일왕의 방한문제는 별도로 언급코자 한다. 그러나 역시 과거청산없는 한일관계의 진정한 개선은 어렵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 “북방정책 목표는 통일에 둬야”/안병준교수,학술회의서 주장

    ◎한ㆍ소정식 수교땐 중국도 대한접근/정책혼선 막게 전문기관 설립토록 동유럽에 지각변동을 초래한 고르바초프소련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는 아시아의 오지인 네팔ㆍ몽고에 이르기까지 이제 그 개혁물결의 파장을 넓혀가고 있다. 이와 때맞춰 활기차게 추진되고 있는 한국의 북방정책도 사회주의국가들의 변혁과 88서울 올림픽이라는 호재가 어우러져 이들 국가와 수교관계를 맺는 결실단계에 이르렀다. 이러한 한국과 공산권국가들과의 관계정상화를 맞아 서울대부설 소련ㆍ동구연구소(소장 이인호교수)가 「소련ㆍ동구의 변화와 한국의 대응」이란 주제로 20,21일 이틀간 서울 힐튼호텔에서 학술회의를 개최,주목되고 있다. 이 회의에서 안병준교수(연세대)가 21일 발표한 「북방정책의 평가와 향후방향」이란 제목의 논문을 요약,정리한다. 북방정책의 내용과 방법은 88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하여 「정경분리」에서 「정경연계」로 전환되고 있다. 원래 공산국가들은 북한과의 관계를 의식,정경분리를 선호했고 주로 한국과의 경제관계만을추구했으나 한국은 정치와 경제를 연계시켜 그들이 북한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해 남북관계개선과 긴장완화에 기여할 것을 촉구해왔다. 지난해 동구 및 소련의 변화로 인해 공산국가들이 한국과의 수교에 응하게 되어 교차승인이 성립되고 있으며 한국은 경제진출에 더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방정책의 성과를 지적할 수 있는 것은 공산국가들이 한국을 실질적으로 승인했다가 법적으로 승인하고 있는 점이다. 현재 알바니아를 제외한 모든 동구국가들과 외교관계를 수립했거나 할 예정이며 소련과도 수교가 성사될 전망이다. 원래 공산국가들은 한국에 대해 경제교류를 우선적으로 원했고 한국도 미국ㆍ일본 및 서구에서 일고 있는 보호주의 경향으로 또다른 시장이 필요했기에 경제교류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 공산국가들과 무역 투자 기술협력을 확대해가고 있으며 한국의 대공산권국가 교역량은 지난 87년의 21억달러에서 지난해에는 42억달러로 급신장하고 있다. 또한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한국과 공산국가간에 체육 문화 및 인사교류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소련과는 연구소와 대학간에 학술ㆍ체육교류협정이 체결되고 있다. 북방정책의 성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련 동구 중국이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도움이 되고 한국의 통일정책에 대한 이해와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과의 수교관계를 맺거나 경제 및 문화교류를 하고 있는 공산국가들은 평화와 안정을 지지하고 나아가서 북한에 대해 취하고 있는 한국의 입장을 이해할 뿐 아니라 공식적으로 지지하기 때문이다. 사회주의체제의 변혁 및 신데탕트(화해),한국의 경제력,서울올림픽,진취적인 한국의 북방정책 등이 이러한 성과를 얻는데 기여했다. 한국이 중국 동구 소련과 접촉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의 사회주의체제가 개혁 또는 변혁됐고 그결과 동서간에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데탕트가 냉전을 종식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의 천안문사건이후 국내정치가 보수화했기 때문에 김일성과 제휴해 사회주의 고수를 선언하고 있다. 그러나 소련이 한국과 정식수교관계를 갖게 되면 중국도 이런 방향으로 노력하게 될 것이다. 대부분의 공산국가들은 88올림픽에 참가,한국의 경제력에 대해 목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이들은 한국과 교류함으로써 경제적인 이익을 획득할 수 있고 한국의 경험을 배울 수 있게 됐다. 지난 88년 노태우대통령이 중국 소련 및 다른 공산국가들과 관계개선을 위한 「7ㆍ7선언」을 발표한 뒤 한국이 취해온 북방정책은 공산국가들이 한국과의 접촉을 쉽게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북방정책이 이처럼 상당한 성과를 얻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북방정책은 북한에 대한 통일정책과 미국에 대한 안보협력,그리고 통상정책과 잘 조정된 체계적 전략이 결여돼 있는 실정이다. 또한 정책을 연구,기획,조정,평가하는 활동을 제도화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정치적인 시각에서 북방정책을 공작적으로 취급하는 면이 있고 언론과 기타관계자들은 과도한 보도와 과시적인 행동으로 불필요한 경쟁을 표출,북방정책 당사자들간에 반목과 혼선을 빚고 있는 점도 지적된다. 또한 중국 소련 동구국가들과 접촉하는데 있어서 전문가와 깊은 지식을 갖춘 인력이 부족하다. 북방정책의 중요성만 강조됐으며 이에 상응하는 연구 훈련 및 토론이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고 보다 효과적인 북방정책을 앞으로 마련하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전략적 사고와 정책결정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북방정책은 전쟁을 억지하고 긴장을 완화해 궁극적으로 남북대화와 통일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전략에 근거해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는 국가안보회의가 본연의 임무를 활성화해야 할 것이며 민간에서는 국제민간경제협의회(IPECK)가 강화되고 종합적인 연구소와 연수계획이 시급히 보강돼야 한다.
  • 한소 「공식수교」로 줄달음/소의 총영사관 교환개설 제의 안팎

    ◎실질협력 증진… 빠르면 연내 수교/우리 자본 도입 겨눈 양보일 수도 소련측이 방소중인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에게 제의한 것으로 알려진 한소 양국간의 총영사관 교환설치는 수교를 향해 치닫고 있는 양국관계 개선에 소련측이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정부측도 이러한 소측의 제의에 대해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환영의 뜻을 표시하고 있어 빠르면 오는 7월초쯤 서울과 모스크바에 총영사관이 개설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양국간에 공식적인 외교경로를 통해 합의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 유동적인 측면이 다분히 포함돼 있는 게 사실이다. 한소양국은 지난해 12월8일 서울과 모스크바에 각각 상주영사처를 교환설치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사실상의 영사관계」를 수립했다. 이에 따라 우리측에서 공로명 초대주소영사처장이 지난 2일 모스크바에 부임,비자발급및 자국민보호 등 영사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소련측도 지난 19일부터 아나톨리시로추크주한소련영사처장대행이 영사업무를 개시했다. 그러나 양국은 당시 영사처를 별도의 건물에 두지 않고 민간무역사무소내에 설치키로 합의,편법적이면서도 불완전한 영사관계를 맺은 것이나 다름없다. 또 영사처 건물외벽에 자국의 국기를 게양하지 못하도록 하는 한편 영사인가장을 교환하지 않은 채 「도착통지」의 방법으로 영사직무수행을 인정키로 한 것등도 이같은 양국간의 기형적인 관계를 말해준다. 이와같은 특이한 관계는 결과적으로 양국 모두에 명분과 실리를 제공했다. 즉 소련측은 북한을 의식,『단지 민간무역사무소에 영사 기능을 부여했을 뿐이지 결코 양국정부간 공식관계가 아니다』라고 주장할 명분을 갖게 되었고 우리측은 『영사처가 무역사무소내에 설치됐을 뿐이지 양국정부간의 공식관계와 맞먹는 실질적인 영사관계』라고 해석,양국간의 미묘한 입장 차이를 반영했다. 따라서 양국관계가 총영사관 설치로 격상된다는 측면은 말 그대로 그동안의 「사실상의 영사관계」에서 「공식적인 영사관계」로 발전된다는 것을 뜻한다. 더구나 소련측이 선뜻 양국관계 격상문제를 들고나온 것은 지금까지의 어정쩡한관계를 청산하고 완전한 관계로 진전시키겠다는 자신들의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받아들여져 대한수교에 대한 소련측의 인식 변화를 확인해준 셈이다. 외무부는 이러한 양국간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감안,모스크바에 총영사관을 설치하는 것 이외에도 레닌그라드,블라디보스토크,나홋카 등에도 총영사관을 개설하는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만 영사관을 두고 있으며 미국 뉴욕 로스앤젤레스,이집트 카이로 등 35개 도시에 총영사관을 설치해두고 있다. 여하튼 한소간 총영사관 설치는 양국간 정치ㆍ경제ㆍ문화 등 제반분야에서의 실질협력증진을 가져오게 되며 양국간의 국교수립에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바꾸어 말하면 총영사관으로의 격상이 실현된다면 이는 우리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연내 한소수교」의 명백한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국관계의 격상은 또 소련측이 원하고 있는 시베리아 공동개발 등에 있어 우리 민간기업들의 활발한 대소 진출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인 영사관계 수립은 조만간 투자보장협정,2중과세 방지협정체결 등 투자에 따른 안전판 마련으로 이어지게 되며 이는 우리 기업들이 그동안 우려해왔던 과실송금,투자이익환수 등에 있어서의 미비점을 불식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식외교경로를 통하지 않은 이같은 사태 발전을 두고 대부분의 외무부 당국자들은 신중론을 펴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총영사관으로의 격상제의 뒤에 숨어 있는 소련측의 의도를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즉 우리정부가 정상적인 공식관계 수립을 줄기차게 주장해온 만큼 대사급 외교관계보다는 격이 낮은 총영사관 설치를 양보해주고 당초 우리측이 약속했던 「왕성한 대소 투자진출」의 확실한 담보를 얻어내겠다는 소측의 속셈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정부는 지금까지 대동구권 수교에 있어서도 그랬듯이 영사관계,무역대표부 등 중간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대사급 외교관계를 맺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왔었다. 이를테면 중간단계의 설정은 오히려 발목을 잡히는 꼴을 초래,수교가 예상보다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외무부 관계자의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이와 비슷한 유형으로 한ㆍ이집트간의 총영사관 설치를 예로 든다. 한ㆍ이집트 양국은 지난 62년 다른 중동국가보다 먼저 총영사관 설치 합의를 이끌어냈음에도 불구,아직까지 국교수립을 맺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 있다. 김최고위원을 수행중인 박철언정무1장관등 북방정책팀이 이러한 가능성을 생각해서인지 총영사관 설치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같은 분위기와 일맥상통한다고 보여진다.〈한종태기자〉 ◎김영삼최고위원 방소 여로 나흘째/첫 정부간 공식회담… “수교우선” 강력 제기/김 위원ㆍ박 정무,총영사관 개설 협의싸고 혼선 ○…방소 4일째를 맞은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과 박철언정무1장관 등 방소단은 23일 소련 경제담당부총리인 시타리얀대외경제위원회의장을 소련 내각사무국 청사에서 만나 정부대 정부의 첫 공식 접촉을 실현. 김최고위원과 박장관,김상하대한상공회의소회장,구평회럭키금성상사회장 등은 이날 정부 공식대표인 박장관을 내세워 경제협력의 전제 조건으로 한소수교를 공식으로 제기. 이날 박장관은 『수교를 위한 공식협상을 즉각 시작하자』고 초반부터 강력한 수교의사를 표시,약 50분간에 걸친 회담분위기는 농담 한마디없이 진지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고 박희태대변인이 전언. 이날 박장관의 수교및 경제협력에 관한 3가지 방안제시에 이어 김상하대한상공회의소회장은 『외교관계가 없이는 한국정부가 우리 기업들의 소련 진출을 강력히 지원할 수 없으므로 투자의 안정성을 위한 투자보장협정,투자이익에 대한 과세및 과실송금 등에 관한 협정체결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지원 사격. 구회장도 『현재 한소는 서로가 원하는 만큼 경제협력이 되고 있지 않다』며 『한국기업은 투자여건이 불비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소련측은 한국기업의 활동이 소련의 국익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해 증진과 함께 조속한 문제 해결의 방안을 촉구. 김최고위원도 나서 『한소수교는 이 시점에서 꼭 이루어져야 할 역사적 과제』라며 『양국간의 정치ㆍ외교적 발전이 경제협력관계를 더욱 크게 발전시킬 수 있다』고 선수교의 필요성을 강력히 피력. 이에 대해 시타리얀부총리는 『수교가 되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믿지만 수교 전에도 경제협력을 이룩할 가능성과 전망이 크다』며 선경제 협력론으로 일단 한국측 공세를 저지. ○…이에 앞서 김최고위원 일행은 22일 상오 10시50분(한국시간 하오 4시50분) 모스크바 시청으로 사이킨시장을 방문,서울ㆍ모스크바간 자매결연 문제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며 1시간 동안 환담. 김최고위원은 『고르바초프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가 성공해서 아시아및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영사처의 총영사관 승격 문제에도 언급. ○…한소수교 조기실현을 목표로 방소중인 김영삼최고위원 일행이 대소협의및 내용 발표 과정에서 혼선을 빚고 있어 주목. 김최고위원은 지난 21일 고르바초프와 전격 회동함으로써 한소조기수교에 밝은 전망을 던져주었으나 22일 부르텐스 공산당 국제부부부장과 올여름 총영사관 개설에 합의한 것처럼 발표하자 박철언정무1장관이 즉각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 혼선이 생기기 시작. 김최고위원은 23일 총영사관 합의 발표를 번복하면서 한ㆍ소간 즉각적인 대사급 관계수립이 목표라고 밝혀 사태수습을 하긴 했으나 이번 해프닝이 양국관계의 정상적 발전에 장애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 김최고위원은 22일 상오 모스크바시청을 방문하기 직전 숙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르텐스가 올여름에 영사처 관계를 총영사관 관계로 승격시키자고 해 합의했다』면서 『오늘 박장관과 부르텐스가 실무접촉을 할 것』이라고 설명. 그는 또 총영사관 관계 확립 시기를 묻는 질문에 『6월말이나 7월초쯤 되지 않겠느냐』고 답변. 그러나 22일 상오 부르텐스와 별도로 만난 박장관은 『합의는커녕 부르텐스로부터 이와 관련된 언급은 듣지도 못했다』면서 『뭔가 진전이 있기도 전에 자주 엉뚱한 얘기가 나온다』며 불평. 김최고위원측은 이날 하오 박장관과 30여분간의 의견조정을 거친 후 「합의」 사실을 얼버무리는등 자신의 발언을 뒤집기 시작. 황병태의원은 『김최고위원이 상오에는 분명히 부르텐스와 이 문제에 대해 합의했다고 했었다』며 『그후 박장관이 부르텐스와 만난다기에 이를 실무적으로 마무리지으려는 것으로 알았다』고 말해 착오가 있었음을 시인. 김최고위원도 23일에는 자신의 전날 발언에 대해 『소련측 인사로부터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은 있으나 합의해준 적은 없다』고 정정하고 『중간단계없이 곧바로 국교수립으로 가자는 것이 우리의 기본입장』이라고 해명. 이같은 사태에 대해 관계자들은 정부측이 중간단계를 생략하고 곧바로 대사급 수교를 추진하고 있는 터에 김최고위원이 소련측의 총영사관 제의를 정부측과 협의없이 동의해준 데 따른 불협화같다고 분석.〈모스크바=김영만특파원〉
  • 「군조직법」 상정유보등 혼선의 안팎

    ◎쟁점법안 처리 여도 야도 딜레마에/이러지도 저러지도… 강온선택 고심 민자/국회 허송책임 떠넘기려 악수 유도 평민 임시국회 폐회를 목전에 두고 국군조직법ㆍ지방의회선거법ㆍ광주보상법 등 현안법안처리를 둘러싼 여야간 막바지 혼전이 벌어지고 있다. 12일 국방위에서 국군조직법 개정안을 강행,통과시켰던 민자당은 13일 법안처리과정에서 「기술적」 잘못이 있었음을 시인,국군조직법은 이번 회기내에 처리치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자당은 그러나 다른 쟁점법안,특히 지방의회선거법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고 이에 대해 평민당은 「실력저지」 태세로 나오고 있어 정국의 긴장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민자당이 국군조직법 개정안처리를 유보한 것은 절차상 실수를 인정했다 뿐이지 법안내용 자체를 후퇴하겠다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민자당은 이번 국군조직법을 둘러싼 여야절충 과정에서 법시행 시기를 오는 7월에서 10월로 늦추었다. 이에 따라 이 법안은 4ㆍ5월쯤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임시국회에서 통과된다 해도 법시행에는 큰 차질이 없다고 볼 수 있다. 민자당으로서는 국군조직법개정을 통한 합동군제 도입여부를 놓고 군부의 동요를 조기에 진화시키기 위해 빠른 법개정이 필요했을 뿐이며 합동군제에 대한 여권의 확고한 의지만 보여질 수 있다면 반드시 이번 임시국회에서 법처리가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다. 민자당은 국군조직법개정을 놓고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여야 재절충을 시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회기에 법안심의를 다시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 법안을 국방위에서 다시 재심을 할지 아니면 국방위통과는 기정사실로 하고 법사위에 회부할지에 대해 민자당측은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이다. 그러나 민자당은 이번 임시국회의 여야절충과정에서 ▲실시시기를 10월로 연기 ▲국방참모총장을 합참의장으로 명칭변경 ▲참모차장을 2명에서 3명으로 증원 ▲특전사령부ㆍ수도방위사령부를 현행대로 육군참모총장 산하에 위치토록 하는 등 최대한의 양보를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민자당은 다음 회기에 이절충안을 그대로 통과ㆍ시행시키려 할 것으로 관측된다. ○…민자당이 당초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를 목표로 했던 법안은 국가보안법ㆍ안기부법ㆍ남북교류협력특별법ㆍ경찰중립화법 등까지를 포함해 10개 현안법률안이었다. 하지만 민자당은 이들 현안법률을 이원분류,국가보안법등 시국관련 법안은 처리를 서두르지 않는 대신 국군조직법ㆍ지방의회선거법ㆍ광주보상법 등은 절충이 안되면 표결로라도 통과시킨다는 내부방침을 정했다. 이들 3개 강행처리 불가피 법안에 대해서는 해당 상임위원장에게 「적절한 시기ㆍ방법을 통해 법안을 통과시키라」는 전략이 하달됐다. 민자당의 이런 내부방침이 삐꺽거리기 시작한 것은 12일 국방위에서 국군조직법 개정안이 「적절치 못한」 방법으로 처리되면서였다. 12일 하오 청와대에서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ㆍ김종필최고위원 등 민자당 수뇌부가 회동했을 때만 해도 『무리한 힘을 과시치는 않지만 민생을 위해 필수적인 경우 적절한 힘을 행사한다』는 것이 일치된 견해였다. 13일 상오까지도 민정계 인사들은 『절차상 다소 미흡한 점도 있으나 국군조직법 개정의 필요 때문에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영삼최고위원을 비롯한 민주계 인사들은 『단독 통과시키더라도 보다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야 했다』고 강력 반발했다. 결국 민자당은 국군조직법을 법사위나 본회의에 회부치 않아 이번 회기에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결정,국군조직법 문제를 둘러싼 여야갈등은 일단 해소됐다. 민자당측은 『국군조직법 처리는 일단 보류되더라도 나머지 쟁점법안은 계속 통과를 위해 노력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으나 어느 정도 영향은 불가피하리란 전망이다. 즉 거여의 첫 「힘과시」가 모양좋게 이루어졌다면 민자당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보다 많은 법안을 처리할 수 있었으리라 관측된다. 그러나 이에 제동이 걸림으로써 민자당은 정말 필수적이고 대국민 설득력이 있는 법안만은 처리할 가능성이 있으며 그 법안이 지방의회선거법이 아니겠냐는 분석이다. 지방의회선거법의 경우 국민적 합의에 바탕을 두었다고 보여지는 금년 상반기내 지방의회구성을 위해서 반드시 이번회기내 처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 여야간 쟁점도 정당공천및 비례대표제 허용문제 등으로 지자제실시의 당위성에 비해 「미미한」 것이란 점도 민자당의 지방의회선거법 처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민자당은 이에 따라 지방의회선거법에 대해 광역의회만 정당공천 배제 혹은 선거운동원의 자격제한완화 등 평민당측 주장 일부를 수용,여야합의안 도출을 막바지까지 유도해보고 그래도 안될 경우 「모양좋게」 법안을 단독통과시킬 묘안을 짜고 있는 눈치다. 광주보상법은 평민당,나아가 광주피해자가 민자당안을 거부할 경우 강행처리의 의미가 있겠느냐는 점에서 회기내 통과가 의문시된다. 그러나 민자당내 민정계를 중심으로 『거대여당이 됐음에도 야당의 정략적 반대에 밀려 각종 민생및 쟁점법안처리가 미뤄진다면 합당의 의의가 뭐냐』는 회의론도 강력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민자당이 총무및 정책위의장 차원및 각 상임위에서 평민당측과 「충분한」 대화ㆍ절충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 뒤 몇가지 쟁점법안을 강행통과시킬 수도 있다는 관측도대두하고 있다. 밀어붙이면 「구태재연」의 질시가,물러나면 「비생산적」이란 비난이 퍼부어지는 상황이 민자당을 강온 그 어느 쪽에도 설 수 없도록 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평민당은 상임위 활동기간이 14일로 끝나는 시기적 촉박성을 감안할 때 주요쟁점법안들을 민자당과 타협ㆍ절충해서 통과시킬 가능성은 이미 「물건너 갔다」고 여기고 있다. 이에 따라 평민당의 임시국회 막바지 전략은 민자당측이 통과시키려는 주요법안들을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저지하느냐로 집약된다고 할 수 있다. 의석수의 절대적 열세로 「힘」으로는 당할 수 없다 하더라도 「명분」으로는 결코 밀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점에서 평민당이 실력저지도 불사하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은 민자당측의 악수를 유발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하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당측의 상대적인 강경처리 자세가 국민들에게는 「일방독주」로 비치게 함으로써 국회운영에 있어 부정적 현상들의 모든 책임을 여당측에 떠넘기겠다는 속셈이라는 것이다. 평민당측은 국방위에서 일방통과된 국군조직법개정안에 대해 민자당측이 13일 처리유보결정을 내린 점도 이같은 맥락에서 크나큰 전과로 여기고 있는 듯한 눈치다. 어차피 통과될 수밖에 없던 법안을 민자당의 「자충수」로 「원인무효」처럼 처리된 데다 오히려 평민당의 저지명분을 높이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올렸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평민당은 국군조직법 처리과정에서의 상승세를 지자제선거법과 광주관련법안등 나머지 법안의 처리과정에까지 연장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자제선거법은 여당에 의해 강제로 통과될 가능성이 높지만 광주관련법안등 나머지 쟁점법안들은 시기적으로나 여권내부사정 등을 고려할 때 민자당측이 유보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평민당은 당의 사활이 걸렸다고도 할 수 있는 지자제법에서만큼은 적어도 민자당안이 그대로 통과되는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면서 적어도 가장 큰 쟁점인 「정당추천제」만은 당의 기존방침대로 수용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전략이다. 평민당지도부는 그러나 지자제선거법안이 이번에 통과되지 않으면 상반기중 실시가 불가능한데도 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민자당안대로 통과되는 것은 절대 안된다』고만 말할 뿐 확실한 답변은 피하고 있다. 어떤 경우에든 선거는 치러야 한다는 것이 평민당의 솔직한 심정이고 이는 결국 지자제선거법에 대응하는 평민당의 딜레마라고 할 수 있다. ◎9개 안건 일괄ㆍ분리 처리 맞서/「광주」법안 의장직권 회부 공방(의정중계:13일 내무ㆍ법사위) 상임위 활동 막바지에 접어든 13일의 국회는 지방의회선거법및 광주보상법안 등 쟁점법안의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간의 의견대립으로 난항을 겪었다. ▷내무위◁ 지방의회의원선거법과 지방세법 등을 다루기 위해 이날 하오2시 열릴 예정이었던 전체회의는 이들 쟁점법안들을 표결로 강행처리할 것인가 여부에 대한 민자당내의 입장과 어떤 일이 있더라도 국방위 기습처리의 재현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평민당측의 이해가 맞물려 정책위의장 회담후인 하오 5시30분 이후로 연기. 민자당측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내무위에 계류중인 9개 안건중 선거관리위원회법 개정안,지방세법 개정안,행정명칭변경청원 3건 등 여야간에 이견이 없는 안건을 먼저 처리하자』고 주장한 반면 평민당측은 『일단 정책위의장 회담을 열기로 여야가 합의한 만큼 회담의 결과가 나온 뒤 내일 전체회의에서 일괄 다루도록 하자』고 맞서 결국 회의시간을 연기토록 하는 데 합의. 민자당의 일부의원들은 『평민당과의 합의도 중요하지만 지방의회선거법등은 설사 강행통과한다 하더라도 곧 선거가 뒤따르는 등 후유증이 심각할 것』이라며 좀더 시간을 두고 여야협상을 계속하자는 신중론을 펼친 반면 또다른 의원들은 『어차피 합의가 안될 바에는 강행처리가 불가피하다』고 강경론을 고수. 오한구내무위원장은 지방의회의원선거법등을 여당단독으로 통과시킬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과 관련 『최대한의 노력으로 여야간의 이견절충에 나서 강행처리의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면서도 『14일 상오 전체회의에서 지방세법을 처리하고 지자제관련법은 하오에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찬반토론등 여야 절충과정을거쳐 14일 강행처리할 방침임을 시사. 결국 정책위의장 회담 뒤 열린 전체회의에서는 여야간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지자제관련법안과 지방세법 등은 의제로 상정하지 않고 선거관리위원회법 개정안과 행정명칭변경청원 3건만 여야합의로 통과시켜 쟁점법안의 강행처리냐 저지냐의 싸움은 일단 하루 뒤로 연기. ▷법사위◁ 이날 하오 정책위의장 회담이 끝난 뒤 열린 법사위는 『광주보상법안은 광주특위에서 다뤄야 하며 법사위상정은 부당하다』는 평민당측의 이의제기가 계속됨에 따라 법안내용 절충을 위한 실무팀만 구성키로 하고 산회. 따라서 여야간 정치적 절충에 의한 극적인 합의점을 찾기 전에는 법사위 상정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14일 법사위에서도 계속될 전망. 평민당측은 이날 『이미 광주특위에 제출했던 평민당측의 「광주배상법안」을 국회의장이 일방적으로 법사위에 재배정한 것은 의장의 부당한 처사』라고 주장하고 『따라서 광주특위에 평민ㆍ민자 양당의 법안을 넘겨 이들 법안처리와 함께 보고서 채택 등으로 특위활동을 매듭해야 할 것』이라며 법사위상정의 부당성을 제기. 이에 대해 민자당측은 『특위의 조사활동이 마무리된 시점에서 조사특위에서 법안심사활동까지 하는 것은 국회법상 인정된 특위의 업무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법안처리를 둘러싼 소관상위의 형식적 논쟁보다는 법안에 대한 실질적 절충에 적극 임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 이에 앞서 이날 낮 열린 여야 간사회의에서 이치호위원장은 『평민당측이 법안상정조차 반대할 경우 효율적인 법안심사 활동에 들어가기 위해 위원장직권으로 안건을 상정할 것』이라며 법안상정 방침을 확고히 하고 『그러나 평민당측의 상정반대 논리를 펼 시간도 충분히 주겠다』며 여당에 의한 기습처리는 없을 것임을 강조. 이위원장은 이어 『여야간 찬반토론을 충분히 한 뒤 일단 정회하고 여야협의를 통해 표결처리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절차에 따른 법안처리를 거듭 확인한 뒤 『평민당측도 진정 광주법안을 처리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일단 안건상정은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평민당측의 태도변화를 촉구.
  • “적성시험 논란” 새 대입시안 마련 지연

    ◎입시제도 실시연기 배경과 전망/작년 8월 발표한 안과 큰차이 없을듯/혼란방지 위한 다각적 장치 모색돼야 문교부가 93학년도부터 실시하기로 했던 새 대학입시제도를 94학년도로 1년 늦추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새 입시제도의 골간인 적성시험에 대한 논란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월초 대통령 직속자문기구인 교육정책자문회의가 적성시험보다 현행 학력고사제도를 개선ㆍ발전시켜 나가자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에따라 당초 계획했던 2월말까지 최종안을 마련하지 못하게 됐고 새입시제도의 대상학생이었던 중학 3학년생들마저 이미 고교에 진학해 이들에게 혼란을 주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연기할수 밖에 없다는 것이 문교부측의 이야기다. 그러나 문교부가 4월말까지 시안을 확정해 현재 중학교 3학년으로 진급하는 학생들이 대입을 치르는 94학년도에는 새 입시제도를 적용한다고 밝히고 있는 새 입시제도의 골격은 지난해 8월에 발표한 시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쟁점이 되고있는 적성시험부분에 대해 문교부는 『교육정책자문회의가 밝힌 사고력 중심의 학력고사와 넓은 의미에서는 같은 것』이라면서 「적성시험」과 「사고력 중심의 학력고사」라는 용어선택에서 오는 혼선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문교부가 당초에 밝힌 언어능력+수리능력+외국어능력의 측정 등 3개 영역으로 분류한 적성시험안과 9개 과목으로 나눠져 있는 학력고사 형태를 절충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절충과정을 거치는데는 2개월정도면 충분해 큰 문제는 없으나 4월이면 이미 대상학생들이 고교에 진학한지 3∼4개월이 지나 한해 연기하지 않을 수 없게됐다는 설명이다. 그때는 학생들이 제2외국어ㆍ사회,또는 과학실험 등의 선택과목을 이미 선택했기 때문에 배우지 않은 과목때문에 원하는 학과를 선택하지 못하는 사례가 생길수 있다는 것이다. 고교에서는 학력고사에 대비한 지금까지의 수업방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올 상반기에 새 입시제도를 확정,당초 방침대로 실시할 경우 대상학생들이 1학년 2학기에 들어갈때나 2학년으로 진급할때 일부 선택과목 수업을 다시 선택해야할 경우가 발생하게 되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대학들도 학과별 본고사 과목을 선택하는데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라는 것도 조기실시의 걸림돌이 됐다. 이에따라 시행을 다소 늦추더라도 대학입시제도의 확정→대학의 새 입시제도에 따른 본고사 준비→새 입시제도에 대한 고교의 대처라는 정상적인 수순을 밟겠다는게 문교부의 뜻이다. 내신성적만 하더라도 40%이상 반영될 경우 서울에서는 학군을 기피하는 학생들도 나올 것으로 보고 이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이같은 문교부측의 주장대로라면 4월말까지 확정될 적성시험의 성격은 현행 학력고사의 9개 과목에서 축소된 5∼6개 과목으로 국어,국사+사회,영어,수학,물리+화학,지리+지학등 비슷한 과목을 합치는 방식으로 대별되고 새로운 분류에 따른 명칭변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학교 교과과정을 중심으로 기초적성및 적응능력을 측정하는 선에서 적성시험을 출제하고 수리능력,외국어,언어능력으로만 3분할 경우 정책자문회의에서 말한 사고력 중심의 학력고사와는 너무 동떨어지게 된다. 문교부는 올해 시안이 확정되면 적성시험 문제를 새로 개발,전국고교에 실험평가를 여러차례 실시,새 시험에 대한 충격을 없애겠다고 밝히고 있다. 문교부는 새입시제도에서도 적성시험 30%,대학본고사 30%,내신 40%의 골격을 유지할 것을 밝히고 있고 대학 학과별로 전공 및 관련과목과 선택과목등 2개 과목의 대학본고사를 치르도록 할 방침인 점등으로 미루어 똑같은 비중의 본고사를 위해서도 적성시험의 수준은 현행 학력고사보다 어렵게 출제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적성 시험의 방식은 객관식으로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대학 본고사의 시험시기는 정책자문회의가 대학별로 보자고 건의한데 반해 문교부측이 실시상의 난점을 지적,자문회의측도 문교부측 지적을 수긍한 것으로 알려져 현재의 전ㆍ후기 체제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단지 문교부와 자문회의가 가장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는 적성시험ㆍ본고사ㆍ내신성적의 대학별 반영비율은 본고사만 대학자율로 하는 문교부의 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하여튼 처음 정책자문회의가 대학입시 건의안을 내놓았을때 우려했던 만큼 문교부와 큰 의견차는 없는 것으로 보이나 이들 모두 평준화지역의 일부 사립고에 경쟁입시가 실시되는 상황을 감안하지 않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내신의 등급간 폭이 커지는 만큼 내신이 최고 70%까지 반영될 경우 경쟁입시 사립고교 학생들의 내신성적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주목되는 것이다. 문교부는 이에대해 현재로서는 예외규정을 두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일부 고교의 입시부활은 교육의 수월성 추구를 위한 것』이라고 내세운 이상 이에대한 대책도 있어야 한다는게 교육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양당 국회 난기류… 극한대결 우려

    ◎평민의원 임시국회 개회식 퇴장의 파장/정책다툼보다 명분 집착 “힘 겨루기”/보안법ㆍ광주보상 등 첨예대립 예상/급박한 민생현안등 처리도 불투명 20일 개회된 제148회 임시국회가 벽두부터 국회의장 개회사ㆍ운영방법 등 비본질적 문제로 삐꺽거리고 있어 임시국회 운영의 파란은 물론 민자ㆍ평민 양당이 극한대결로 나가지 않나 하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민정ㆍ민주ㆍ공화 3당의 합당으로 거대여당인 민자당이 출범,여소야대의 4당체제가 무너진 뒤 처음으로 열린 이번 임시국회는 거여소야 정국운영의 시험무대라는 측면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출범이후 민자당측은 『다수 여당이 되었다 해서 결코 오만하거나 독주하지 않고 대화와 타협,인내와 아량으로써 성숙한 민주정치상을 보이겠다』고 다짐해왔다. 평민당측도 이번 임시국회를 앞두고 『과거와 같은 강경투쟁은 자칫 국민지지 기반을 잃게 할 우려가 있다』면서 『합리적 정책대결을 통해 평민당의 존재를 부각시키며 3당통합의 반민주성과 비도덕성을 밝히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막상 정치의 실천무대인 임시국회가 열리자 양당은 평소의 다짐과는 다른 행태를 보이기 시작했다. 김재순국회의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4당 병립체제가 해체되고 국민에게 신뢰와 희망을 줄 수 있든 다수여당과 소수야당으로 양립된 모습을 갖추게 됐다』 『국정에 책임지는 정부ㆍ여당이 다수가 되고 이를 비판,견제하는 소수야당이 존재하게 된 것은 그만큼 우리 정치가 성숙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국운영에 대한 일반적 언급」이란 김의장 측근의 해명도 일면 수긍되는 면이 있지만 가뜩이나 3당통합에 「알레르기성」 부정반응을 보이고 있는 평민당측을 자극할 소지는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김의장의 발언이 여권의 국정독주의사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보여진다. 김의장은 개회사 초고를 썼다고 밝히고 문제가 될 대목이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여권 수뇌인사들중 일부는 『않아도 될 말을 해서 평지풍파를 일으켰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김의장 발언에 대한 평민당측의 「과격한」 실력행사도 칭찬받을 일은 못된다. 평민당은 김의장이 다소 귀에 거슬리는 언급을 시작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한꺼번에 고함을 질렀으며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국민이 뽑은 선량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 본회의장을 뛰쳐나갈 때는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김의장의 몇마디 발언이 국정운영의 동반책임자인 제1야당의원 전원이 퇴장하고 국회를 공전시키기에 충분한 원인을 제공했느냐에 대해서는 상당수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즉 평민당측이 「건전한 정책대결로 제1야당으로서의 위치부각」을 구호로는 외치면서 실제로는 어떤 구실만 주어지면 파행정치상황을 만들어 자신들의 뜻과는 달리 만들어진 양당체제에 「흠」을 내보자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의혹이 일고 있다. 이날 임시국회 개회에 앞서서도 민자ㆍ평민 양당은 임시국회 운영일정및 방법을 놓고 이견차를 해소못해 구체적 의사일정조차 짜지 못했다. 민자당은 자신들의 의석이 평민당의 3배에 달하고 있음을 들어 대정부질문 발언자수를 3대1로 하자고 주장한 반면 평민당측은 3대3으로 하자고 맞섰다. 양쪽이 적절히 양보,절충점을 찾아 나가겠지만 자기 몫을 모두 찾고야 말겠다는 「거인」과 무조건 동등대우를 받아야겠다는 「소인」이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을 때 합의에 의한 정국운영은 애당초 불가능하다고 보여진다. 어찌보면 사소하다고 할 수 있는 문제를 둘러싼 민자ㆍ평민간의 신경전을 볼 때 국가보안법ㆍ안기부법ㆍ광주보상법 등 보다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협의가 시작된다면서 더욱 대립이 첨예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보안법의 경우 민자당 내부에서도 개정의 폭에 이견이 있으나 평민당이 보안법 폐지후 대체입법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여야간 「타협」의 여지는 별로 없어 보인다. 안기부법의 경우도 민자당측이 국회정보위원회 설치로 안기부 권한 남용을 감시하자는 주장인 반면 평민당측은 안기부의 국내 수사권의 전면삭제를 요구하고 있다.결국 국가보안법ㆍ안기부법 등 두 법안은 이번 임시국회에서도 미처리로 넘어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대두하는 실정이다. 지방의회선거법ㆍ광주보상법ㆍ경찰중립화법 등과 국방참모총장제 신설을 골자로 하는 군조직법 개정문제등에 있어서도 민자ㆍ평민당은 상당한 이견차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번 회기내에 지방의회선거법ㆍ광주보상법 등 2개 법안은 반드시 통과시킨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민자당측은 지방의회선거법은 의원정수를 대폭 상향조정하고 광주보상법은 보상금액을 당초 안보다 상당히 높이는 등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들 법안에 대한 절충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낙관적 견해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평민당측이 개회식 퇴장사태에서 시사했듯 이번 임시국회를 3당통합에 대한 공격,나아가 의원직 총사퇴및 내각불신임 요구 등 정치공세의 장으로만 이용하려든다면 「여야합의로는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국회」가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민자당측은 「꼭」 처리하고자 하는 지방의회선거법ㆍ광주보상법 등에 대해서 표결통과를 시도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파란」과 「파행」이 점철되리란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거여」의 힘을 과시않겠다는 민자당의 성숙된 자세,정책대결로 국민 심판을 받겠다는 평민당의 진지한 자세가 이번 임시국회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 필수적이란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집단퇴장 소동… 임시국회 이모저모/김 의장 통합당위성 발언에 야서 발끈/평민의원들 고함치며 의장에 삿대질/“문제될 것 없다”… 의장은 평민항의 묵살 20일 상오 정계개편이후 처음 열린 제148회 임시국회는 김재순국회의장의 개회사 내용에 항의,평민당의원들이 퇴장함으로써 개회 벽두부터 파란을 빚어 앞으로 국회운영이 평탄치 못할 것임을 예고. 더욱이 평민당은 6인의 항의단을 구성,사과할 것을 요구했으나 김의장은 이들의 면담마저 거부해 이번 임시국회가 여야의 힘겨루기 장으로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 대두. ○김대중총재 사인 보내 ○…임시국회 개회식은 김재순의장이 개회사를 읽기 시작했는데도 의원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느라 시끌벅적하고 평민당 의석에서는 『조용히 해』라는 고함이 터져나오는등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출발. 이날 소란은 김의장이 『여소야대의 4당병립체제가 해체되고 국민에게 신뢰와 희망을 줄 수 있는다수여당과 소수야당으로 양립된 모습을 갖추게 됐다』며 3당통합을 극찬하는 대목에서 촉발. 김의장이 정계개편의 당위성을 주장해 나가자 평민당 의석에서는 『뭐가 국민의 뜻이야』 『왜 쓸데없는 소리해』 『황금분할은 어디 갔어』라는 등 고함이 터져나왔고 김덕규수석부총무등 평민당부총무단이 의장석쪽으로 나와 삿대질을 하며 거칠게 항의. 그러나 김의장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준비된 개회사를 계속 읽어 내려가자 의석 앞으로 나온 김영배총무가 김대중총재의 「사인」에 따라 전원퇴장을 지시해 평민당의원들이 한꺼번에 퇴장. 김의장은 평민당의원들이 퇴장한 후에도 준비된 개회사를 끝까지 낭독했는데 민자당 의석에서는 『잘했어』라고 성원. ○…한편 김재순의장은 평민당측이 개회사 내용을 문제삼아 퇴장한 후 「김의장의 사과없이는 김의장이 사회를 보는 본회의에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항의한 데 대해 이동복비서실장을 기자실에 내려보내 해명. 이실장은 『총무회담등 국회운영이 이런 일로 인해 영향을 받아서는 안되다는 취지에서해명하게 된 것이지 개회사 내용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고 『오해가 있다면 본회의에서 부연설명할 수는 있겠지만 취소 또는 사과할 대목은 전혀 없다』며 김의장이 평민당의 항의단을 만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통보. ○“공연한 트집” 비아냥 ○…민자당의원들은 정계개편후 첫 임시국회 개회식이 평민당의원들의 퇴장으로 막을 내리자 군데군데 모여 「울고 싶던 차에 뺨을 때린격 아니냐」 「별거 아닌 것 가지고 공연히 트집잡는 구태의연한 방식」이라고 비아냥. 김영삼최고위원은 『세계가 다 변하고 있는데 우리 의회도 변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신사고를 해야 하는 때에 생트집만 잡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불만을 표시. 박준병사무총장도 문제가 된 김의장의 연설문을 검토한 뒤 『별 내용도 아닌 걸 가지고 왜 문제를 삼는지 모르겠다』며 『평민당이 사전에 전략을 세워 퇴장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평민당의 고의성을 지적. ○강경대응 발언 잇따라 ○…김재순의장의 개회사 내용에 반발해 퇴장한 직후 격앙된 분위기에서 열린 평민당의원 총회에서는 김의장에 대한 비판뿐만 아니라 3당통합에 대한 강경대응 발언이 속출. 그러나 3당통합 저지를 위해 단판승부보다는 장기적 대응전략을 짜놓고 있든 김대중총재등 지도부는 일부 의원들의 강경발언을 제어하며 ▲김의장의 발언을 비난하는 성명서 채택 ▲항의단 파견 ▲김의장이 사과하지 않을 경우 향후 의사일정 보이콧 등 단계적 대응방안을 유도. 유준상의원은 『13대국회 개회시 4당구조를 「황금분할」이라고 지칭했던 김의장이 3당통합의 마각을 드러내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난한 뒤 『의장의 사과가 없으면 모든 의사일정에 응하지 말자』고 제의. 박실의원은 『여권은 소수의 평민당을 회의장 퇴장등 분통이나 터뜨리고 다수결의 원칙하에 깽판이나 부리는 집단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면서 『저쪽의 대야합 구조를 분쇄하고 규탄하기 위해서 우리가 먼저 총사퇴해야 한다』며 평민당의 독자적 사퇴를 주장. 그러나 김총재는 『투약이 과하면 병에는 오히려 나쁘다』 『국민의 내일을 생각하면 자살해서는 안된다』며 강경발언을 누그러뜨리며 김의장의 사과가 없을 경우 의사일정 보이콧의 시기와 방법을 지도부에게 일임해달라고 요청. 이날 총회는 김의장과 3당통합을 규탄하는 성명을 채택하는 한편 당3역과 김봉호ㆍ유준상ㆍ박실의원 등 6인으로 항의단을 구성. 이 항의단은 하오 2시 국회 2층 의장실로 올라갔으나 김의장이 끝내 나타나지 않자 김동복비서실장에게 김의장의 소재를 따지며 의사일정에 혼선이 초래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철수. ○의석배치에도 못마땅 ○…이날 첫 임시국회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본회의장의 각당별 의석배치. 4당시절에는 의장석에서 볼 때 오른쪽부터 무소속ㆍ공화ㆍ민주ㆍ민정ㆍ평민당순으로 배치,마치 민정당이 야3당에 포위돼 위축된 형국이었으나 이번에는 민자당이 중앙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좌우에 각각 평민당과 무소속을 거느리는 형국으로 변모. 평민당으로서는 의석배치가 종전과 변동이 없으나 민자당이 중앙의 의석을 차지한 데 대해 「거대여당의 비민주성을 드러내주는 독선」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토로. 민자당내에서는의석배치 기준을 전현직 당직자및 4선이상 의원을 뒷줄에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는 상임위별ㆍ가나다순으로 의석을 배열. 이에따라 김영삼ㆍ김종필최고위원,박태준최고위원대행,김재광국회부의장이 뒷줄 중앙에 나란히 자리잡았고 그 좌우에는 박준규 전민정대표위원,채문식고문,이춘구ㆍ김윤환ㆍ최형우ㆍ김용채ㆍ최각규ㆍ이한동ㆍ정동성의원 등 전직 3당 당직자들과 김동영총무,박준병총장,김용환정책의장,박철언정무1장관,정창화수석부총무 등 현 당직자들이 차지. 민주당(가칭) 추진세력등 무소속은 이기택ㆍ박찬종의원이 뒷줄에 나란히 앉고 나머지 의원들은 민자당 왼편에 한줄로 배치돼 외로운 모습.
  • 시급한 고교교육의 정상화(사설)

    지금의 부모세대를 낭패스럽게 만드는 의문중의 하나가 자녀를 『꼭 대학에 보내야만 하는가』하는 것이다. 안보내자니 불이익이 너무 많은 것 같고 보내자니 쉽지 않다. 이 일로 나라가 골몰하지만 해결의 묘수는 여전히 찾지 못했다. 불과 얼마전에 문교부는 입시제도 개선안으로 학력고사제도를 적성시험으로 바꾸고 대학별 본고사를 부활 병행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 개선안의 핵심은 통합교과로 출제하여 운영한다는 적성시험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교육정책 자문회의는 다시 『사고력 중심의 학력고사』와 본고사 병행을 건의하고 있다. 무슨 일이든 묘책이 없으면 중구난방이 되게 마련이다. 이번의 혼선도 그런 뜻에서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렇기는 하지만 같은 제도권안에서 불과 몇달도 안되는 사이에 오락가락하는 정책안이 노정되곤 하는 것은 볼모양이 사납다. 교육정책은 교육본연의 목적에 우선해서 수행되어야지 사회정책에 종속되어 좌우되는 것은 잘못이다. 지역발전이나 정치적 선심의 수단으로 교육정책이 이용된다든가 하여 가뜩이나 난제만이 난마처럼 얽혀 있는 교육의 문제가 어렵게 되는 일은 이제 불식되어야 한다. 교육을 교육본연의 목적에 따라 풀어가는 것만이 대학입시 과열증상에 대한 장기적 대안이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교교육의 정상화가 중추적 과제가 되어야 한다. 고등학교를 정상적으로 끝내는 나이는 세는 나이로 19이나 20살이다. 한 시민이 선거권을 갖게 되는 법적 성인의 문턱이기도 하다. 시민을 기르는 공교육과정이 고교로 완성되는 셈이다. 이 중요한 시기가 대학입시로 볼모잡혀 잘못 치우치고 반이상 포기당하는 상태로 계속된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관계부처나 기관간의 주도권 다툼으로 혼선을 빚는 일보다는 이 심각한 사태를 바로잡는 데 혼신하는 일이 긴급하다. 자문회의가 건의한 대학의 개방교육제도는 독학학위제등 기왕부터 거론되어 온 학위취득 기회의 확대방안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환영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입시의 고사일을 각 대학에 맡겨 대학의 자율폭을 넓힌다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이 기회에 대학입시 전부를 대학에 돌려주는 방안도 생각해볼 일이다. 예비고사와 학력고사로 대학입시를 국가가 관리해온 동안 대학들의 입시관리 능력이 퇴화했으므로 당분간,전폭적인 회귀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생각하는 의견도 있지만,어차피 자율화로 가는 것이라면 과감한 전환이 적응기간을 단축시키는 길일 수도 있다. 다만 국가가 운영하는 평가기구에서 출제와 채점 등 입시업무를 주문에 따라 대행도 하고 위임도 받는 방법으로 지원해 준다면 그 모든 것이 「자율」의 폭으로 수렴될 수 있을 것이다. 고교교육은 공교육으로서 시민교육을 완성하는 역할로서도 중요하지만,국제경쟁사회에 대응할 기초교육의 확립을 위해서도 대단히 중요하다. 왜곡된 입시교육의 폐해로 우리의 중ㆍ고생 과학학력은 국제수준을 한참 밑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에도 나왔다. 단순지식습득 정도도 뒤지고 학력향상속도까지도 뒤지고 있다는 것이다. 고교교육이 이 지경이면 첨단과학교육은 모래위에 집짓기다. 정책의 우선 중심이 어디에 있어야 할지는 이것만으로도 자명해진다.
  • “남북교류 창구 정부로 일원화” 노대통령ㆍ김종필총재 대화 내용

    ◎노 정계개편,국민의견 수렴후 결심/김 보혁구도로 가까운 장래 실현을 ▷남북관계◁ ▲김총재=남북간의 교류는 어떤 것이든 접촉창구가 정부로 일원화돼 정부의 보호아래 질서있게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같은 전제를 뛰어넘는 가능성을 제시할 경우 혼선을 일으키게 된다. 통일문제에 관해 여러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정당이 자기 이야기를 북측에 하겠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노대통령=북한을 포용하는 입장에서 남북 관계개선에 도움이 된다면 정당이 나서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러나 실제 교류를 위해서는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정당관계자의 방북을 약속한 것은 아니며 그같은 희망을 피력한 데 대해 퍽 델리킷한 문제이니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정계개편문제◁ ▲김총재=90년대에 해야 할 일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언제 현실적으로 다가올지 모르는 통일문제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굳건한 정치세력을 다듬는 방향으로 정계개편이 이뤄져야 한다. 또 될 수 있는 대로 가까운 장래에 개편이이뤄져야 한다. 보혁이 나눠져서 적은 수의 혁신쪽도 당을 이루는 정계개편이 소망스럽다. 민주당 김영삼총재도 자유민주주의 신봉자를 중심으로 보수와 진보에 의한 정계개편의 지론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정치ㆍ사회적 안정과 민주주의의 착근을 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재편하는 것이 시대적 사명이다. ▲노대통령=충분히 이해가 간다. 각 당의 의견을 모두 들었기 때문에 이제 좀더 국민들의 뜻을 적극적으로 모아 나름대로의 결심을 하겠다. 앞으로 신중하고 진지하게 이 문제를 다루겠다. 과거와 같은 여야 정당간의 반목과 대립으로 국민들을 불안케 하고 정치가 국가발전의 장애가 돼서는 안될 것이다. 여야 모든 정당이 대화와 타협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제문제◁ ▲노대통령=그동안 우리 사회는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갈등이 심화되고 가치관의 혼란상황이 심화됐다. 국민의 가치관과 질서의식을 잡도록 하는 노력도 함께 해나가면서 경제난국 극복을 위해 모든 정부정책을 펴나가겠다. 여야 각 당도 공동인식을 갖고이 문제에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총재=그동안 기업인들이 정부의 비호속에 성장해온 것이 사실이다. 산업평화와 생산성 제고도 노사간의 호흡이 맞고 노사간의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어야 가능하다. 근로자와 사용자가 평화롭게 각자의 활동을 할 수 있게 약정이나 헌장을 만들도록 정부가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법률개폐문제◁ ▲노대통령=국가보안법은 대북관계를 고려,북한의 가시적인 변화조짐을 보일 때까지 기본 골격을 유지해야 한다. 안기부법도 법적용 과정등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좋겠다. ▲김총재=남북한간의 여러 여건이 변화하는 데 따라 국가보안법등을 고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그러나 골간을 흔드는 것은 곤란하다. 보안법은 형법에 흡수시키자는 주장이 있으나 남북관계에 따른 한시법 성격의 보안법을 항구적인 형법체계에 포함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 ▷5공청산 마무리◁ ▲노대통령=광주문제는 피해자에 대한 보상문제와 시민의 명예회복ㆍ희생자묘역 이전문제 등이 남아있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모든 조치등을 마무리했으면 한다. 피해자 보상문제는 국가보훈 대상자들과 형평을 유지토록 해야 할 것이다. ▲김총재=삼청교육대 희생자ㆍ해직예비군 중대장문제 등 나머지 5공과 관련,잘못된 부분도 이번 임시국회에서 여야간 합의로 매듭을 짓도록 해야 할 것이다. ▷민생치안◁ ▲김총재=정치가 안정되지 못해 경찰력이 많은 시간을 거리에서 보냈다. 이제 모든 치안기능이 민생치안부문에 효과적이고 조직적으로 집중돼야 한다. ▲노대통령=그동안 민주화과정에서 누적된 불만등이 한꺼번에 폭발했다. 이제 국민적 합의도 어느 정도 이뤄진 만큼 새로운 질서확립에 최선을 다하겠다. 정치권도 협력이 있어야 한다.
  • 「신정치질서」 만들기 본격화 예상/노대통령ㆍ3김회담이후의 「풍향」

    ◎정계개편 구도ㆍ대북접촉 “3야 2색”/경제난국등 현안 타개 공감대 형성/노대통령의 선택이 향후 정국 좌우할 듯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새로운 정치질서 모색이 서서히 가속화될 것 같다. 노태우대통령과 야3당 총재들간의 3일간에 걸친 청와대 개별연쇄회담이 13일로 끝남에 따라 이같은 전망이 가능해지고 있다. 이번 연쇄회담에서 1노3김은 여소야대의 현 4당체제의 기존 정국구도를 나름대로 진지하게 평가하면서 정계개편에 대한 서로의 속마음을 읽었다. 또한 ▲산업평화를 통한 경제난국 타개에 초당적 협조 ▲북방외교,남북문제에 대한 능동적 대처 ▲치안ㆍ교통ㆍ환경 등 민생문제 해결 공동노력등 국정현안 해결에 대해 공동인식을 나눴고 5공ㆍ광주 등 국회 특위의 조속한 해체,광주보상법ㆍ지방의회선거법 등 지난해 「12ㆍ15 대타협」에 따른 5공청산 후속조치의 매듭도 재확인함으로써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 이번 회담결과와 관련,정가의 관심을 끄는 대목은 정계개편의 향후 전개양상과 정당대표의 북한접촉및 방문으로압축할 수 있다. 우선 정계개편문제에 대해 야3당 총재들은 3당(평민ㆍ민주ㆍ공화) 2색(평민ㆍ민주­공화)의 복안을 나름대로 비쳤으나 노대통령은 「신중한 판단」을 이유로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물론 이것은 바깥으로 발표된 회담내용을 전제로 한 것이다. 그러나 노대통령이 야3당 총재중 어느 한 사람이나 혹은 두 사람에게 정계개편에 대한 자신의 깊숙한 복안을 설명했을 가능성이나 한 두 총재와는 서로 의중이 맞아떨어져 밀약을 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청와대의 한 소식통은 이번 개별연쇄회담이 새로운 정치질서 모색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통일에 대비하고 급변하는 내외정세에 능동적 대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된 것으로 본다』고 말해 노대통령과 김영삼 민주당ㆍ김종필 공화당총재와의 회담에서 거론된 자유민주주의 지도세력의 대결속에 비중을 두는 듯한 감을 주었다. 이 소식통은 그러면서도 『이를위해 정치안정 정치 효율성을 보장할 수 있는 새 정치의 필요성에 인식을 일치시킨 것』이라고말해 「새 정치」가 현 4당구조의 변경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4당 질서를 유지하는 가운데 대화ㆍ타협을 통한 정당간의 정책연합이나 제휴를 강화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해 여운을 남겼다. 정계개편문제에 대해 김대중 평민당총재는 현 4당체제 유지를 주장,부정적 입장을 피력했고 김영삼 민주당총재와 김종필 공화당총재는 현 4당구조가 지니는 지역분열성,세계정세,남북관계 급변에 따른 대응체제 미흡,정치불안 등을 이유로 들어 정계개편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평민당은 4당구조의 문제점은 대화ㆍ타협의 정치활성화로 극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고 민주ㆍ공화당은 모든 자유민주주의 세력이 하나의 통합된 세력으로 뭉쳐야 통일과 90년대를 대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김종필총재는 90년대의 장기적 정치적 안정을 위해서는 내각책임제로 권력구조를 바꿔가는 방향으로 정계개편을 추진해야 하고 가능하다면 금년 상반기에 하도록 되어있는 지방의회선거까지도 정계개편이후로 미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김영삼,그리고 특히 김종필총재의 정계개편 구상은 지난해 정계개편 발언파문으로 대표위원직까지 사퇴한 박준규 전민정당대표의 구상과 일련의 맥을 같이하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노대통령이 이같은 3당 2색의 정계개편 입장에 어느쪽을 선택하느냐가 앞으로 정계개편의 풍향을 결정짓는 관건이 될 것은 틀림없다. 노대통령은 정계개편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나 그 시기문제는 당분간 계속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여론 추이 주시,각계각층 의견수렴」과 「신중한 검토」라는 원칙적인 입장만을 밝힌 노대통령은 분명히 정계개편의 복안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보이나 좀체로 이 카드를 내보이지 않을 것 같으며 다소 시간을 끌 가능성이 큰 것 같다. 노대통령이 선택할 수순은 우선 현 여권 결속강화와 함께 2월 임시국회에서의 타협정치의 결과를 보면서 그리고 지방의회선거 대비과정에서의 민주ㆍ공화당의 움직임을 종합평가한 뒤 「결심」을 하는 것이 아닐까 관측된다. 정당대표의 북한접촉ㆍ방문문제는 김대중총재의요청에 노대통령이 「긍정적 검토」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주목을 끌었다. 김대중총재가 이 문제에 대해 이니셔티브를 쥐고 적극적인 태도를 나타낸 데 비해 김영삼ㆍ김종필총재는 「신중한 대응」을 촉구함으로써 제동을 거는 입장을 취했다. 평민당측은 정당대표 파북문제를 노대통령이 양해,수용했다고 발표한 반면 청와대측은 야당총재의 제의에 대해 『정부가 승인하고 협조하는 바탕위에서 검토하겠다』는 일반론적 답변을 한 것이라고 말해 「발표의 뉘앙스」에 차이를 주게 했다. 여하튼 김대중총재의 이같은 제의의 배경에는 ▲통일논의의 주도권 장악 ▲차기 대권경쟁에서의 유리한 고지 선점 ▲공안정국에서 입은 「상처」 치유 ▲보안법 개폐의 당위성 확보 ▲정계개편 정국의 전환 등 다목적용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정치적 접촉면에서 사실상 교착상태에 있는 남북관계의 어떤 돌파구를 찾고 정부의 대북 개방화정책에 보완적인 기여를 한다는 순수한 측면의 의의를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평민당 대표로서 김대중총재의 방북을 가상해 볼 때 야기될 수 있는 문제점을 고려한다면 그 실현성은 매우 불투명한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김일성이 신년사에서 얘기한 「남북 최고위급당국자와 정당수뇌 협상」이 노리는 대남 통일논의 혼란,「분할 원격조정」에 그대로 이용될 우려가 있고 현재의 남북한관계나 여건이 과거 서독의 브란트가 동독을 방문했던 배경과 상황이 전혀 다르며 자칫 대권경쟁자들의 경쟁적인 북한방문을 불러 정부의 통일정책에 혼선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당대표의 파북문제는 앞으로 있을 일련의 남북대화 결과와 「자유왕래」등에 따른 노대통령의 단계적인 조치제의에 대한 북측의 반응을 종합검토한 뒤에야 성사여부가 판가름날 것 같다. 이번 청와대 개별연쇄회담은 앞으로의 정계개편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고 정치에 대해 국민들이 다소나마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었다는 면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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