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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전,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 미칠까

    ◎「홍해송유관」 파괴땐 “3차 오일쇼크”/확전땐 사우디 원유생산 80% 이상 감소/속결돼도 복구때문에 하반기에야 안정/에너지 소비절약 미흡하면 전세계경제 침체 걸프전은 「석유전쟁」으로 불린다. 쿠웨이트를 침공,강점하고 있는 이라크나 이를 내놓으라고 요구하며 전투를 벌이고 있는 미국 등 참전국들은 각기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은 쿠웨이트의 유전 및 그 주변의 석유자원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갈등의 직접적인 원인이며 목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 민감한 반응 따라서 한창 진행중인 전투의 승패여부 보다는 이번 전쟁이 세계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는게 사실이다. 전쟁발발로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게 석유가격이다. 예상됐던 대로 개전소식과 함께 석유 현물시장의 유가는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유럽의 경제전문가들 중에는 원유가가 배럴당 1백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이같은 극단론을 제쳐두고라도 유가가 50달러선을 넘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희망적인 견해들은 다국적군측이 속전속결로 전쟁을 끝낼 수만 있으면 큰 걱정은 안해도 될 것으로 믿고 있다. 왜냐하면 세계유가는 미국의 정책에 크게 좌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 산유국인 소련과 미국이 유가의 동요를 원치 않고 있으며 미국의 영향을 받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값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사우디는 지난 7월까지는 하루 5백40만배럴을 퍼올렸으나 걸프사태가 발생한 뒤부터 생산량을 늘려 최근에는 하루평균 8백40만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사우디는 전세계 원유생산량을 10% 높이고 수출물량을 30%가량 늘리자는 서방측 계획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따라서 전쟁이 빨리,그리고 미국이 이길 경우에는 치솟았던 유가가 급격히 하락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생산 오히려 증가 이라크와 쿠웨이트산 원유의 거래중단 조치가 취해진 뒤 OPEC(세계석유수출기구) 국가들의 원유생산량은 오히려 증가됐다. 이라크와 쿠웨이트 두나라가 OPEC에서 축출됐으나 나머지 국가들은 생산시설을 최대가동,지난해의 하루 2천3백만배럴에서 최근에는 2천3백80만배럴로 늘렸다. 세계에너지기구(AIE)는 금년 1·4분기중 생산량을 2천3백10만배럴 수준으로 유지하고 2·4분기부터는 2천10만배럴로 조절할 것을 OPEC에 요청하고 있다. 이 수준만 유지된다면 석유가는 큰 파동없이 위기를 넘길 수 있다는 판단인 것이다. 게다가 현재 이들 산유국들이 보유하고 있는 비축물량이 7천5백만내지 1억배럴 정도에 달해 위기해소에 도움이 되고 있다. 또 최대 산유국인 소련이 지난해 경제구조 재편 및 파업 등으로 5%를 감산했고 미국역시 5%적게 퍼냈으며 6위 생산국인 멕시코도 평균 생산수준에 머물렀고 이밖에 영국 베네수엘라 등도 증산여력이 충분히 확보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걸프전쟁 보다는 이들 국가의 석유정책이 더 큰 작용을 할수도 있다. 또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요인들은 최대유류 소모철인 겨울이 끝나가는데다 각국이 최소 3개월분 이상의 원유비축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제 침체 등의 유가하락 요인이 상쇄시켜 종전 뒤에는 원유가가 개전 전의 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상당기간 불안정 그러나 팔레스타인 문제 및 전쟁중 파괴된 유전시설의 복구 등으로 유가는 상당기간 불안정한 상태를 보일 가능성이 있으며 사우디 등의 생산량 조정으로 하반기에나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전쟁이 오래 끌거나 확대되면 사정은 달라진다. 사우디가 이라크의 직접공격을 받을 경우 이라크 및 쿠웨이트 접경인 북쪽 유전지대의 생산활동이 원활하지 못해 하루 2백만배럴 정도의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며 남쪽 유전지대까지 전쟁의 영향을 받게되는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면 세계 제3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 나라의 석유생산량은 80% 이상이나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혼란에 빠질지도 비관론자들은 상황이 이렇게 되면 원유가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상황에 빠지게 될 것이며 세계경제 전체가 침체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의 원유저장 시설이나 중동각국을 관통하고 있는 파이프 라인 및 원유 터미널 등이 파괴될 때는 복구작업도 어렵고 시일도 많이 소요되어 유가상승 및 불안정을 가중시키게 될 것이 분명하다. 쿠웨이트 및 바레인 등지와 홍해연안 사우디의 얀부항을 연결하는 송유관은 하루 3백만 배럴의 기름을 보내는 세계기름의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 만일 이 송유관이 파괴되면 그것은 바로 석유파동의 재현으로 직결될 위험성이 높다. ○확전·지연전 조짐 걸프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지난해의 하루 1천2백만배럴에서 최근에는 1천6백만배럴로 증가,세계 석유공급의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이같이 석유생산의 핵심지대가 전쟁의 영향권에 들고 시일이 오래 걸리면 유가상승은 막을 길이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불길하게도 이미 확전과 지연전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걸프전과 그에 따른 유가불안에 대처하기 위해 OECD 국가들로 구성된 국제에너지기구는 회원국에 대해 에너지 10% 절약과 기타 적절한 소비절약책을 시행토록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따라 프랑스 등은 고속도로에서 자동차의 시속을 1백20㎞로 제한하고 아파트의 실내 온도를 19℃로 낮추기로 했으며 이밖의 일요일의 차량운행을 제한하고 주유소의 주 2회 휴무제 실시를 검토하는 등 대부분 유럽국가들이 본격적인 에너지 절약정책의 실천에 나서고 있다.
  • 7개 부처,경제 안정대책 보고… 분야별 내용

    ◎사회 간접시설에 1조원 추가 투입/수송난 심한 9개 고속도 공기 대폭 단축/대기업 업종 전문화·중기 구조 조정 추진/원유 장기계약 65%로 강화… 에너지 수급안정 도모 경제기획원을 비롯한 7개 경제관련부처는 14일 청와대에서 올해 업무계획을 합동으로 보고했다. 다음은 각 부처 업무계획의 주요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물가 및 부동산가격 안정대책◁ ◇물가안정대책=▲국내 유가는 페르시아만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동향과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여 조정폭 및 시기를 신중히 결정 ▲전기·가스 등 유가관련 요금도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재편 ▲공공요금 인상요인은 경영개선 노력을 선행시키되 불가피한 요금은 최소한으로 조정 ▲정부보유 일반미를 조기방출하고 통일계 방출가를 인하 ▲축산물의 가격안정대를 설정,운용하고 수입에 의한 수급조절 기능을 강화 ▲국내부족 농수산물에 대해서는 수급의 사전예측 기능을 강화하고 수입 및 방출을 통해 신축적으로 대응 ▲공산품 수급안정을 위해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품목은 할당관세 적용을 확대하고 건자재수급 및 건설노임의 안정을 도모 ▲개인서비스요금 관리를 강화,부당한 편승인상 행위를 규제하고 담합 인상은 공정거래법 등에 의해 엄중대처 ○보유과세제도 강화 ◇부동산가격 안정대책=▲대기업의 과다보유 부동산의 매각처분을 차질없이 추진,5천7백50만평의 비업무용 부동산을 금년 상반기까지 매각토록 하고 자진매각부동산도 조속한 시일내에 매각 ▲토지과다 보유자에 대해서는 보유과세제도를 강화,지가급등 및 투기우려 지역의 유휴토지 소유자에 토지초과 이득세를 부과 ▲토지거래 허가제의 운용을 강화,실수요자 여부를 철저히 가려내고 허가된 토지의 이용상황에 대한 사후관리를 강화 ▲지방의회 선거시에 새로운 지역개발 공약사업이 부동산투기 심리를 자극하지 않도록 당과 긴밀히 협조해 대응 ▲6대도시 및 경기도의 주택관련 자료를 전산화하고 2단계로 전국의 모든 주택을 전산화 ▲현행 부동산중개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중개업자의 투기조장 행위를 봉쇄 ▲지방의회 선거를 전후,국세청 및 대검찰청의 부동산투기단속활동을 대폭 강화 ○도로공사채등 발행 ▷사회간접시설 확충 방안◁ ◇수송부문 애로 타개대책=▲국민경제에 가장 큰 애로요인이 되고 있는 도로·항만시설에 약 1조원을 추가 투입 ▲수송난이 심각한 9개 고속도로의 사업비를 증액하여 당초 공기를 1∼2년 단축(한남∼양재∼냉정∼구포 등 5개 구간 확장과 제2 경인,판교∼안양 등 4개구간 신설) ▲추가재원은 도로공사채 발행 등 장기차입으로 충당하고 원리금 상환은 재정에서 지원하되 민자유치가 가능한 구간은 민자유치 방안을 강구 ▲교통체증이 심한 62개 구간,7백90㎞의 투자사업을 조기완공(행주∼능곡 등 9개 구간은 91년에 완공하고 반월∼군포 등 53개 구간은 92∼93년에 완공) ▲대도시 관통 국도중 정체가 심한 12개 구간 26㎞도 공기를 1년 앞당겨 금년에 완공 ▲인천항 15부두를 91년과 93년에 완공하고 6부두를 금년에 신규 착공하며 군산 및 아산항의 조기개발을 추진 ▲부산항 컨테이너 부두시설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되 항만시설을 충분히 활용키 위해 배후수송망 확충을 추진 ◇사회간접자본 투자조정체계 마련=▲사회간접자본 투자계획을 효율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부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사회간접자본 투자조정위원회」를 설치,청와대에 설치할 「사회간접자본 투자기획단」의 업무를 뒷받침 ▲위원회와 기획단은 사회간접자본 투자 및 자금조달 계획을 종합 조정하고 중앙부처 및 시도간의 관련업무와 투자우선 순위를 조정 또는 심사 ○통화공급 강력 억제 ▷통화의 적정공급과 금융의 효율화=▲통화공급을 17∼19%대에서 억제하되 금리·실물경제 및 국제금융 동향을 감안하여 신축 운용 ▲실세금리 안정을 위해 통화관리 방식을 12월 평잔기준 분기별 관리로 변경 ▲소비성 금융대출의 차단으로 자금의 생산적 흐름을 촉진하고 금리구조의 「단기저리,장기고리」화를 통한 자금공급의 장기화를 유도하며 단자회사를 중심으로 금융산업구조 개편을 추진.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금융·세제지원 강화=▲직·간접금융을 통한 설비자금을 연간 21조원 공급하고 산업은행의 설비자금 공급을 4조5천억원으로 확대 ▲임시투자세액 공제적용시한을 91년말로 연장하고 여신관리제도의 개편방향을 검토 ▲기술개발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해 금년중 1조8천5백억원을 공급하고 기술개발 준비금 손비인정한도를 2배로 확대 ▲중소기업 구조조정자금을 포함,연간 18조원의 자금을 중소기업에 지원 ▲모든 중소기업에 5% 투자세액 공제를 적용하고 중소제조업이 수입하는 모든 시설재에 대해 관세 분업을 허용 ▲농어촌 발전을 위해 영농어자금 3조원을 공급하고 농가부업 소득에 대한 비과세 한도액을 5백만원으로 인상. ○비과세 한도액 인상 ▷제조업 및 수출활성화 대책◁ ◇제조업 경쟁력 강화=▲금년 1월중 전자·기계·자동차·조선·철강·신발 등 주요 업종별로 경쟁력 애로요인 해소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세부 방안을 확정해 시행 ▲빠른 기간 내에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생산기술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이에 소용되는 재원은 재정 및 정부투자기관의 기술개발 자금을 연계해서 지원 ▲자동화·정보화 사업을 전산업에 확산토록 유도해 나가고 이를 위해 6천5백억원의 신규조성 자금을 투입▲대기업의 업종별 전문화를 추진하고 중소기업의 육성을 위한 구조조정 사업을 가속화 ◇통상환경 개선=▲한 미간 통상현안 등 대외통상 마찰 해소에 적극 노력하고 사전에 통상마찰을 회피할 수 있도록 정책조정 기능을 강화하며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등 신국제질서에 대응한 다각적인 통상협력 추진기반을 강구 ▲우리가 약속한 사항은 성실히 이행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책의 추진은 사전에 관련국가들에 설명하여 신뢰의 터전을 마련 ▲대북방교역을 본격화하고 동남아지역 개발전략에 부응하는 신시장 개척노력을 강화 ○한소자원위를 설치 ▷에너지정책 방향◁ ◇에너지의 안정공급=▲원유의 안정확보를 위해 1년 이상 장기계약 비중을 작년의 56%에서 65% 이상으로 높이고 도입선을 중남미·소련 등으로 확대 ▲소련 시베리아 자원개발에 적극 참여,연초 제2차 자원조사단을 파견하고 한소자원협력위원회를 설치 ▲UR협상 등에 대비,에너지가격의 단계적 자유화 및 유통부문의 경쟁체제를 확립 ◇에너지 소비절약의 내실화=전력요금의 누진제 및 하계휴가 요금제를 실시하고 에너지 다소비업체 및 중소기업에 대한 에너지 진단을 실시 ▲대규모 에너지가 필요한 지역 또는 공장건설시 에너지 영향평가제도 도입 및 에너지효율 향상목표 설정 ▲신도시 및 공업단지 등에 집단에너지 공급사업을 확대 ◇전력수급 관리강화=▲휴지발전소(8기)의 운전을 재개하고 냉방용 전력수요 절감을 위한 세제보완 검토 ▲당초 건설계획 12기외에 1도2호기등 12기(3백8만6천㎾)를 93년까지 추가 건설 ▲전력공급 예비율을 91년 7.6%,93년 10.5% 수준으로 유지 ◎첨단기술 개발에 1천8백억 지원/정부 출연연구기관 연봉제 도입/컴퓨터 통신분야 민간참여 개방/선박건조의 전공정 전산화 추진 ▷정보통신산업 진흥대책◁ ◇정보산업 진흥대책=▲민간기업의 참여를 확대,장거리전화·이동통신 분야의 제한적 경쟁체제를 구축하고 컴퓨터통신 분야의 민간기업 참여를 전면 개방 ▲소프트웨어 개발지원을 강화,정보통신분야 전문 소프트웨어연구소를 금년중 설립하고 대형 국책개발과제의 산·학·연 공동연구를 추진 ▲첨단기술개발을위해 금년중 1천8백40억원을 지원하고 정보통신진흥자금을 조성,기술개발 등에 활용. ▷과학기술 정책방향◁ ◇핵심원천기술의 개발=중소기업 정보화 시범연구사업을 추진하여 생산성을 20∼30% 향상시켜 이를 전산업으로 확산시키며 선박건조의 전공정을 전산화 ▲안전성이 향상된 원자로와 핵연료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전량수입에 의존하는 VTR 핵심소재를 금년말까지,고강도 알루미늄 합금을 93년까지 각각 개발. ▷임금안정 및 생산직 인력난 해소대책◁ ◇임금안정대책=▲대기업 임원 등이 자율적인 근검절약계획을 수립,추진토록 하고 서울·부산 등 대도시 중심으로 대대적인 임금교섭토론회를 개최하여 임금안정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 ▲범 정부적으로 물가,전·월세 안정과 근로자 주택건설 등 근로자 복지증진시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정부출연 연구기관에 연봉제 도입 ▲상대적 고임금기업 등 3백개소를 선정 및 근로자 1백인 이상 전사업장(약 7천개소)의 임금교섭계도 ▲생산성 향상분에 대한 특별상여금 지급 등 사후 성과배분제도 활용을 권장.
  • 새 내각에 바란다(사설)

    내각개편이 단행됐다. 개각을 둘러싸고 세밑의 인심을 술렁이게 했던 설왕설래가 이제 그쳐야 할 것이고 모두들 제자리를 찾아 차분히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인사는 가장 중요한 인간사이다. 특히 내각의 구성이나 개편은 통치권자인 대통령의 국가경영 의지의 표현이다. 어제 단행된 대폭적인 개각내용을 보면서 우리는 노태우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상을 읽게 된다. 물론 우리는 새 내각이 갖는 의미가 각별한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이 단순한 정례적인 물갈이가 아니라 5년 단임중 후반기에 접어든 노 대통령으로서는 통치의지를 적극 구현하고 집권활동을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계기로서의 의미도 크기 때문이다. 새 국무총리는 격변하는 국내외 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학자 출신의 연부역강한 인사라는 점에서 시의를 얻었다 할 것이다. 대통령비서실장으로서 대통령의 국정의지와 구상을 누구보다도 잘 파악하고 있으리라고 보면 새 내각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알 수 있다. 특히 새 국무총리는 앞으로 남북대화를 이끌어가야 할 중차대한 책무를 갖고 있다. 아울러 내치·행정의 효율적인 집행과 조정역할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를 중심으로 하는 내각은 앞으로 예상되는 국내외적인 큰 변화에 대처하는 과감한 즉응력과 역동성을 보여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참으로 번거롭고 어수선하다. 사회공동체를 유지해 주는 핵심요소인 윤리규범이 크게 흐트러지고 상호신뢰와 협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크게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도처에서 수시로 위협받는 사례도 목격된다. 판검사들이 폭력배들과 교류하는 한심한 사건도 있었고 교사들이 위조된 문서를 사서 교감으로 승진한 사례도 빚어졌다. 대학원 입학시험에서 미리 작성한 답안지를 응시자에게 빼돌린 교수도 나왔다. 염량세태라는 말로 얼버무릴 수가 없다. 마음놓고 살 수 없는 세상이라는 말도 한다. 새 내각은 우선 이 흐트러진 세태와 사회기강을 바로 잡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6공화국 정부가 힘을 쏟고 있는 정치·사회적 민주화와 남북문제 해결을 위한 북방정책의 착실한 추진도 중요하다. 경제도 바로 잡아야 하고 지자제 실시에 따른 지방화 시대에도 대비해야 한다. 그러나 세상이 혼탁하고 많은 국민이 폭력과 범죄에 시달리고 있는 사태를 방관해서는 안 된다. 상호불신과 극단적 이기주의,집단 이기주의의 만연으로 혼란이 가중되어 사회공동체의 존립마저 위태로운 상황에서는 정치 사회의 민주화 정착이라는 국가적 목표와 과제가 효과적으로 지향될 수 없다. 새 내각은 절대절명의 자세와 각오로 나서야 한다. 「범죄와의 전쟁」도 말없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실시되는 지자제 선거에 따른 시장·군수 등의 인사와 지방공무원제도 및 운영의 재편으로 2만5천여 지방공무원들이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 이번 개각에 대한 평가는 보류하고자 한다. 우선 지켜보기 위해서이다. 많은 국민들이 기대 속에 지켜볼 것이다. 평가는 그 후에 해도 늦지 않은 것이다. 새 내각의 분발을 촉구한다.
  • 북한,남방정책 추진/미얀마·베트남등과 결속 강화

    ◎방소 비난속 대소 경협 확대 모색도 북한은 최근의 한소 수교 및 한중 무역대표부 교환설치 합의 등으로 인한 국제사회에서의 고립탈피와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질서재편에 대비하기 위해 미얀마(전 버마)·베트남·몽고 등 아시아지역 사회주의국가들과의 결속을 다지는 등 적극적인 남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북한은 또 한소 수교 및 한소정상회담에 대해 언론을 통한 대소 비난전을 펴면서도 경제난 탈피를 위해 최근 소련과 「규격·계량 부문 과학기술 협조 기본방향에 대한 의정서」를 체결,소련과의 교역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날 『북한은 최근 아시아지역 사회주의국가와의 결속을 다지기 위한 「새 아시아 건설」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내년 1월말 연형묵 총리가 쌀 생산지인 태국·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3개국을 방문할 예정인 것은 북한이 처한 심각한 식량난을 극복하기 위한 목적 외에도 적극적인 남방정책 추진의 일환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북한은 한소 수교 및 모스크바 양국 정상회담 등에 대해 노동신문 등 언론을 통해 대소 비난전을 펴면서도 최근 소련과 규격·계량 부문 협조의정서를 체결했다』고 말했다.
  • “고르비 보수화땐 희생 가능성”/모스크바변혁… 미·일 전문가 분석

    ◎사임보다 사임방법에 더 충격/억눌려온 급진파 과격화 걱정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의 갑작스런 사임발표는 소련 국내에는 물론 전세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의 신사고외교가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했기 때문이다. 그의 사임은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니며 그 파장은 어디까지 미칠 것인지 미국과 일본 전문가의 견해를 모아본다. ▲마이클 돕(미 워싱턴포스트지 모스크바특파원)=셰바르드나제의 사임은 고르바초프에게는 서방의 신임을 받고 있는 외무장관 한명을 잃는것 이상을 의미한다. 그의 사임은 고르바초프가 1985년 소련을 현대사회로 이끌기 위해 구성했던 팀이 해체됐음을 의미한다. 이번 인민대회 분위기를 89년과 비교하면 좋은 대조를 이룬다. 89년에는 개혁파들이 「지역간 그룹」을 결성하고 고르바초프에게 개혁을 가속화시키라고 압력을 가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개력파가 풀이 죽고 분열된 반면 보수파들은 부지런히 연설을 하고 결의안들을 내놓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과거 좌우의 균형을 취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많은 개혁파들은 고르바초프가 보수주의로 너무 깊숙히 들어가 보수파의 인질이 되거나 아니면 다음번 희생양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킴 흘름스(헤리티지 재단연구원)=셰바르드나제 장관의 사임은 모든 것을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셰바르드나제 장관에 걸고 미국의 외교파트너로 양인을 적극 지지해온 미 행정부에는 커다란 손실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만약 소련에서 일대 권력재편이 일어난다면 미국의 대외정책은 완전히 파멸상태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백악관과 국무부에 충격파를 던져준 것은 셰바르드나제 사임 사실자체가 아니라 사임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셰바르드나제 장관의 사임소식이 전해지자 미 관리들은 보다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열을 올렸으며 몇시간 동안의 내부 논의를 거친 후 공식 반응을 나타냈다. ▲마샬 골드먼(하버드대 소련연구소 연구원)=셰바르드나제 장관의 사임발표는 『제임스 베이커 미 국무장관이 미 국민들에게 보라,부시 대통령이 파시스트가 돼가고 있다』고 말하는 것 만큼이나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까지 베이커 장관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스스로의 개혁프로그램으로부터 벗어나고 있으며 소연방내 각 공화국들의 민족주의운동을 무력진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우려를 일축해왔다. 그는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셰바르드나제 장관은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는 사람임을 입증하면서 동구의 공산주의체제 붕괴에 개입하지 않았으며 소련 국내생활의 민주화를 허용하고 자유시장경제로의 전환의 길을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베이커 장관과 셰바르드나제 장관은 올해만도 20번이나 만나 중요한 군축문제를 논의하고 평화적인 독일통일의 길을 열어줬으며 페르시아만 위기와 관련한 양국의 정책조정작업을 벌이는등 상호신뢰 아래서 친분을 다져왔다. 그러나 이제 내년 2월로 예정된 모스크바 정상회담이 제대로 열릴지 혹은 START 협정이 예정대로 체결될 수 있을지는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입장이다. 페르시아만 위기와 관련,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대 이라크 노선에서 셰바르드나제 장관보다 훨씬 유화적인 입장을 보이는 예프게니프리마코프 특사를 두번이나 바그다드로 파견했었다. 분석가들은 셰바르드나제 장관이 사임연설에서 자신의 페르시아만 정책이 내부에서 잘려졌으며 자신의 내부 중상운동의 희생자라고 불평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시오카와교수(염천신명·도쿄대)=고르바초프 대통령과 셰바르드나제 장관,야코블레프 대통령위원회 위원을 「3인조」라고 칭한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개혁노선을 대담하게 진척시키려는 두사람과 보수파간의 균형을 유지시켜 왔다. 그러나 이제 대통령이 보수파와 군부의 압력에 흔들려 셰바르드나제 장관과는 더이상 짝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겠는가.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지난 9월에 급진적인 시장경제 이행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샤탈린안에 동의를 표명,급진파에 기우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런데 10월이 되어 여기에 제동이 걸렸다. 보수파와 군부의 굉장한 압력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수파 가운데서도 군부는 특히 자신들이야말로 연방을 뭉치게하는 핵심이라는 자부심과 함께 연방해체 위기감을 강하게 지니고 있었다. 보수파를 배려하면서 개혁을 추진해나간다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수법이 통하지 않을 정도로 우파로부터 압력이 강했기 때문에 셰바르드나제 장관쪽의 손을 끊었을 가능성이 크다. 역시 보수파의 공격이 격해져 앞으로 야코블레프씨의 동향이 주목된다. 그러나 급진파도 잠자코 보수파의 반격을 지켜 보지 않을 것이다. 소련 정쟁이 한층 격화의 길을 걷지 않을까 걱정된다. ▲기무라교수(목촌·홋카이도대)=셰바르드나제씨는 소련정치가로서는 드물게 기골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자신에게 권력을 집중시켜 위기를 넘기려고 하는 권위주의적인 처사이며 페레스트로이카의 본질과 모순되고 있다. 그의 사의표명은 더이상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편이 될 수 없다고 하는 항의의 의미와 경고로서 돌멩이를 던지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앞으로 정세는 한층 혼미를 거듭할 것이다. 억눌려 있는 급진파가 보다 과격해지는 한편 보수파도 「서방측에 대한 지나친 협조외교」에 제동을 걸려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다.
  • 노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 세계의 시각

    ◎동서화합 실천·동북아 새 질서 구축의 전기 노태우 대통령 방소에 대해 미·일·유럽·중국 등 서방국가들이나 한반도 주변에서는 우선 한소 관계 급진전에 유의하면서 동북아 새 질서 개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한소의 접근에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북한의 태도에 대해 「예측 불허의 행동을 유발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함께 『미 일과의 접근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다소 엇갈린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현지 특파원들의 눈을 통해 노 대통령의 방소를 보는 세계의 시각을 모아본다. ○적대관계 청산… 한반도 상황 큰 변화/파리 김진천 특파원 동북아 정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유럽 사람들은 이번 노태우 대통령의 소련방문이 90년에 펼쳐진 동서냉전 종식을 확인시켜 주는 국제외교행사의 하나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유럽 쪽에서는 특히 이번 한소정상회담이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개선 측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한반도 상황개선을 위한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 보고 있으며 동북아 평화정착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파리 국립정치대학의 자크 뤼프니크 교수는 북대서양 조약기구와 바르샤바 조약기구 사이의 화해,유럽안보협력회의에서 채택된 파리헌장 동서독의 통일완성 등 90년에 진행된 일련의 동서냉전종식 행사들을 열거하면서 노 대통령의 방소는 또다른 차원에서 동서화합의 실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오랜 세월 동안 서로 반목하며 적대적이던 두 나라 관계가 개선됨으로써 한반도의 긴장완화 작업에 새로운 이정표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번 한소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어떤 자세를 보일지 관심거리라고 전제한 프랑스 국제관계 연구소의 쟝 크레인씨는 『북한의 후견역할을 해온 소련의 대국민 밀착은 북한이 더욱 고립되는 상황으로 비칠 수도 있으나 최근 그들의 대일 접근노력에서 보여주 듯 오히려 개방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련을 포함한 동구민들과의 관계개선은 한국이 추진해 오고 있는 북방정책의결실이지만 북한측의 입장에서는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자유세계를 향해 문을 열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소련측의 입장으로서는 경제협력에 더 비중이 주어질 게 분명하지만 한국에게는 경협의 내용에 관계없이 정치·외교적으로 보다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북한개방­한·중 관계개선의 촉매로/홍콩 우홍제 특파원 『노태우 한국 대통령의 방소는 한소 두 나라의 협력관계를 심화시키는 것은 물론 동북아시아 주요국들의 대외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동북아문제 전문가인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지의 진달유 논설위원은 한소 수교 후 매우 빠르게 이뤄지는 두 나라 정상의 만남이 어떤 형태로든 주변국가에 적잖은 충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노 대통령의 방소가 북한에 대해 보다 긍정적으로 한국과의 접촉을 추진토록 작용할 것이며 만약 내년 안에 남북한정상회담이 이뤄질 경우 『김일성은 의미깊고 실질적인 내용을 담은 대화를 나누려 할 것』이란 전망을 했다. 또 북한은 노 대통령의 방소에 자극을 받아 일본과의 수교를 앞당기고 경제적 지원을 받으려는 노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진 위원은 한중관계와 관련,노 대통령의 모스크바행이 중국의 대한 관계정상화를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논리적 근거를 마련해 주는 것으로 풀이했다. 그러나 북경당국은 서울과 지나치게 밀착하는 것이 오히려 평양정권에 외교적으로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졌다는 생각을 갖게 해서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하게끔 유도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에 한중관계에 매우 신중하게 대처할 것이란 견해를 밝혔다. 홍콩 슈엔대학의 앤드류 슘 교수는 노 대통령의 방소를 계기로 한국은 시베리아개발에 있어 소련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며 동구 각국과의 경제교류도 더욱 촉진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은 한국이 지금까지 취해온 모든 북방정책의 효과를 가장 활력있게 가시화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이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작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홍콩언론과 다른 외교문제 전문가들도 대체로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가 동북아시아의 경제발전과 화해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많은 역할을 할 것이란 견해를 밝히고 있다. ○보완적 경제구조로 실질협력 가속화/워싱턴 김호준 특파원 한소 양국간 국교수립이 발표된 지 불과 2개월반 만에 이루어지는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에 대해 미국 조야에서는 한소관계의 급진전을 웅변하고 양국간 실질관계의 심화가능성을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한국의 북방정책이 소련을 공략한 지 2년여 만에 모스크바에 입성하는 광경을 세계가 곧 보게 됐다』고 말하면서 『노 대통령의 역사적인 방소는 동북아의 냉전종식과 질서 재편을 더욱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 대통령의 방소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성사된 데 대해 미국의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주로 소련의 다급한 경제난 해소 노력에서 찾고 있다. 소련은 지금 군부쿠데타와 민중폭동을 우려할 정도로 심각한 식량 기근과 생필품 부족에 직면해 있어 서방 각국에 긴급원조를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르바초프가 모스크바의 오랜 우방인 평양의 반발을 무릅쓰고 노 대통령에게 방소 초청장을 보낸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갖고 갈 경협 보따리가 우선은 고르바초프로 하여금 이번 겨울을 넘기게 하기 위한 「인공호흡용」이라고 하더라도 두 나라의 지리적 근접과 상호보완적 경제구조를 생각할 때 장기적인 협조관계를 이끌어 나갈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이들은 말했다. 미국은 핵강국 소련이 국내 불안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그 자체가 세계의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그런 점에서 소련의 불안해소를 위한 한국의 지원을 미국의 국익과 상충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은 한소 수교와 노 대통령의 방소가 한반도 긴장완화와 통일의 중요한 과정이라고 이해하면서 이에 대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나타낼지에 관해 주목하고 있다. 학계의 전문가들은 앞으로 북한이 정치·경제·군사적으로 중국에 크게 의존하는 한편 미국 및 일본과의 관계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무부 소식통들은 북한이 이번에 노 대통령의 방소를 트집잡아 제3차 남북총리회담을 연기시킬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나오지 않은 것에 주목하면서 이를 미 일과의 관계개선을 의식한 「북한의 변화」로 평가했다. ○소 지원 받아 남북문제의 주도권 확보/도쿄 강수웅 특파원 한소 수뇌가 불과 6개월 사이 두 차례나 만나 회담을 갖는다는 사실은 다른 의미를 찾지 않더라도 그것 자체로 「역사적」인 것이라고 일본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지난 6월초의 역사적인 한소 정상회담 이후 9월30일의 국교수립 발표,그리고 이번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로 이어지는 급템포의 「한소 밀착」은 동북아시아의 신질서구축에 더 한층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 틀림없으며 북한측의 반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라고 일본 신문들은 지적한다. 마이니치(매일)신문은 특히 『노 대통령의 방소일정은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3차 남북총리회담과 중복되어 북한의 반발을 살 것은 틀림없으며,이같은급템포의 접근은 내년 봄으로 예정되어 있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에도 미묘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동경)신문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측은 통일정책 등에 관해 소련의 지지 또는 지원을 얻어 한반도 문제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는 무역대표부 개설에까지 이른 한중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고 내다봤다. 또 『내년 봄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 때 틀림없이 한국방문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도 노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을 선행시킬 필요가 있었다』고 말하고 『소련의 국가원수가 북한을 공식 방문한 일이 한 번도 없는 터에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서울을 방문한다면 한국은 남북관계에서 더 한층 우위에 서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방위연구소의 아시아·태평양 연구실장 다케사다 히데시(무정수사) 교수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정치문제의 대화는 가급적 배제하고 70∼80%의 내용을 경제문제에 대해 언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그 근거로서 『식량·의약품 등 생활관련 물자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소련은 현재 한국의 경제원조를 절실히 원하고 있는 상태』라는 점을 들었다. 그는 『소련은 극동지역에서 일본과 한국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일본정부는 소련의 일본군 시베리아 억류문제에 대한 사과와 배상,북방 영토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소련에 대한 물자원조는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에 그만큼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 워털루의 농민시위/채수인 경제부기자(오늘의 눈)

    워털루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승용차로 30분 거리의 드넓은 평야지에 위치한다. 세계제패를 위한 발판으로 유럽대륙을 장악하려는 나폴레옹의 프랑스군과 웰링턴이 이끈 연합군이 한판 싸움을 벌인 역사의 현장이다. 당시로서는 세계를 재편한 세계대전이었지만 역사의 뒷장으로 넘어간지 2백년 가까이 흐른 지금,그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브뤼셀 종합전시장에서 세계교역질서를 무역자유화 쪽으로 개편하기 위한 우루과이라운드협상 최종 회담이 3일부터 벌어지고 있다. 이 회담과 때맞춰 개막장소앞 광장에서는 세계각국에서 온 2만여명의 농민들이 맹목적인 농산물 무역자유화를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 시위에는 우리농민대표 7명도 포함돼 있었다. 그야말로 온통 세상이 곧 무너질듯한 걱정거리와 논란을 쏟아내고 있는 우루과이라운드협상에 우리정부 대표단도 참가,시위가 벌어졌을 때에도 협상타결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었기에 묘한 대조를 이룬다. 농민들이 국내에서 아무리 외치고 시위를 벌여도 세계무역질서의 개편이라는 대세에 밀려버리는 무력감에서 이처럼 국제농민시위에 참가하지 않을 수 없는 사정은 이해하고도 남는다는 생각이다. 농업은 비교우위의 경제개발정책에 밀려나 농민들이 그동안 못살겠다고 옥타브를 높여도 근본대책 없이 재원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한 각종 종합대책으로 입을 막아왔기에 이제는 그것도 「말발」이 안먹히는 상황이 됐다. 그러니 농민이 농촌에서 서울로,이제는 국제적인 시위에까지 참여하게 된 것이다. 농촌이 소란스러워지면 정치권에서 표밭을 의식,그때그때 미봉책으로 달래 온 탓이다. 이같은 농촌대책은 우리나라에서만 있어온 일은 물론 아니다.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의 스위스 대표가 최근 농민이 전체인구의 6%에 불과하지만 정치·사회적 힘은 그 6∼7배에 이른다며 협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통일된 독일에서도 첫 총선에서 농민표를 의식,농산물협상에서 강경자세를 고수하다가 2일 선거가 끝나자마자 강경자세가 다소 누그러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서유럽 농민은 우리와 비교도 안되리만큼 엄청난 농업보조금을 받고 있는 점이 다르다. 어쨌든 국제화에 농민시위까지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면 과거 여의도시위는 그 유가 아닐 것이다. 우루과이라운드를 잘 활용하면 더 잘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정부발표가 사실임을 보여 주기 위해 늦기전에 뭔가 눈앞에 내놓아야할 때인 것 같다.
  • 신국환 상공부 제1차관보(인터뷰)

    ◎「양채우기」 보다 내실있는 수출유도 『2천년대로 가는 새로운 수출전략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수출의 외형목표에만 집착하지 말고 수출내용에 수출드라이브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우리나라 수출의 실무사령탑인 신국환 상공부 제1차관보는 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이 국내요인에 의한 가격경쟁력의 상실에 있다고 진단하고 2천년대에 걸맞는 수출정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국내요인에 의한 수출부진이란. 『큰 폭의 임금상승을 비롯,물류비용 및 금융비용의 증가,원자재난 등의 요인으로 수출가격이 높아지고 있는데도 이들 상품이 질로 상쇄하지 못하기 때문에 수출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한국만이 가질 수 있는 새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출주종상품이 선발국에 밀리고 후발개도국에 쫓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해외마케팅을 광역화하고 바이어들에 대한 서비스를 대폭 개선해야 합니다』 ­오는 30일로 27회 무역의 날을 맞이하는데 앞으로의 포부는. 『수출분위기를 차분하게 이끌어 갈 필요성이 있습니다. 매년 연초부터 정부와 수출업계,해외공관이 3위1체로 조화를 이뤄 한번 형성된 수출분위기를 1년내내 이끌어 가야 합니다. 특히 제조업체의 공산품수출을 주도적으로 유도하는 한편,경제정책운용방향의 중점을 자원·인력배분에 두어야 합니다』 ­앞으로의 과제는. 『수출 6백억달러 수준에서 1천억달러 고지를 넘으려면 산업기반확충·기술전략·사회간접자본·인력양성·시장다변화와 거점확보 등을 종합적으로 재편해야 합니다. 아울러 지나친 소비생활과 소망스럽지 못한 서비스업의 비대를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 고르비,행정부 통제권 장악

    ◎소 최고회의,「권한부여」 압도적 승인/16인 연방위 정책집행기구로/구체 결의안 23일 최종 의결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 특약】 소련 최고회의는 17일 정부를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줄 것을 요구한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제안을 원칙적으로 승인했다. 이와 관련,현 리슈코프 총리 정부의 행정권을 대신할 새 권력구조의 개략을 담은 보다 구체적인 결의안이 오는 23일까지 작성,제출돼 최종승인될 예정이다. 최고회의는 이날 행정부의 행정권을 박탈,이를 대통령과 15개 공화국 지도자들에게 이전시키자는 고르바초프의 제안을 찬성 3백16,반대 19,기권 31의 압도적 표차로 승인했다. 고르바초프는 이에 앞서 『중앙행정부를 대통령에 종속시켜 신속하고 근본적인 행정부의 재편을 단행할 것을 제안한다』며 중앙정부의 전면개편과 중앙정부를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대통령의 권한강화를 촉구했었다. 고르바초프는 공화국 최고지도자들로 구성된 연방위원회를 중앙정부와 공화국정부들 사이에서 정책조정 역할을 할 집행기구로 개편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대통령자문위원회를 해체하고 이 기구를 이른바 국가안전위원회로 대체할 것을 제안했다. 고르바초프는 이어 국가안정을 위해 긴급조치가 취해져야 하며 그래야만 연방정부와 공화국들간의 관계를 새로 규정한 새 연방조약이 조인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열렬한 박수가 터져 나오는 가운데 『나는 국가의 분할과 영토의 재편에 단호하게 반대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같은 길로 결코 나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 「탈사회주의」이후의 변화/헝가리학자 바코스의 진단

    ◎“동구 시장경제 이제 걸음마… 서방도움 절실”/파,개혁후 수출 계속 늘고 경제도 회복세/서방,산업구조조정 차원서 경원 했으면/한국 자본과 헝가리 노동력 결합형태의 경협 추진해야 동구 대변혁이 시작된지 1년이 지났다. 동유럽 공산정권들을 일거에 무너뜨린 이 변혁의 대물결은 전후 냉전의 한 시대를 마감하고 화해에 기초한 새세계질서의 태동을 알리고 있다. 본지는 동구변혁의 선두격인 헝가리의 저명한 경제학자 구보르 바코스박사와 특별 인터뷰를 통해 이 변혁의 현주소를 진단해 보았다. 바코스박사는 이 회견에서 정치적 민주화와 시장경제체제로의 이행을 골자로 한 동구 각국의 개혁프로그램에 대해 신중하지만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제회복이 조속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새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감이 조성될 것이라는 우려를 갖고 있었다. 바코스박사는 이와 함께 서방측에 대해 동구경제의 구조개편을 돕는다는 거시적인 안목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구보르 바코스 □1945년생 □부다페스트 경제대 졸업 □헝가리 과학아카데미 경제학박사 □현 헝가리과학아카데미 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저서:「사회주의 경제체제」「코메콘의 대외무역 운용」「비교우위 경제론」 ­역사적인 동유럽의 대변혁이 시작된지 1년이 지났다. 변혁의 정도와 속도를 두고 나라별로 차이는 물론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지난 1년의 동구변혁을 어떻게 평가하겠는가. ▲바코스=정치와 경제 두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정치적으로는 전체주의 공산정권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공산정권을 전복하고 민주적인 새 지도부를 탄생시켰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소련이 이들에게 체제선택의 자유를 맡겼다는 점이다. 또한 소련은 헤게모니 추구를 포기하고 국제분쟁의 평화적 해결방식을 택함으로써 동구변혁의 유리한 외적분위기를 만들었다.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로의 급속한 이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10여년동안 동구경제는 내리막길을 걸었기 때문에 이를 되살리기 위한 변혁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 ­폴란드ㆍ헝가리ㆍ체코 등의 새 민간정부 대부분이 시장경제 체제로의 이행원칙을 결정했다. 그러나 전환의 구체적인 전략에서 뚜렷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언제쯤이면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인가. ○국민들도 전폭 지지 ▲사실은 종합적인 개혁방안이 마련돼 이미 시행에 들어갔다. 소련도 샤탈린안을 토대로 한 급진적 시장화 방안을 우여곡절끝에 채택했다. 계획은 섰고 국민들로부터 지지도 얻고 있다. 시행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가격 자유화를 이미 실시한 폴란드ㆍ헝가리의 경우 엄청난 인플레로 사회적 긴장이 드높다. 내 경우 금년도 봉급이 10% 인상됐다. 반면 헝가리의 금년 인플레율은 30% 이다. 실제생활은 더 못해진 것이다. 아직은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높은 편이다. 몇년 뒤에도 경제가 나아지지 않을 땐 새정부의 정책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것이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부가 들어섰다지만 개혁정책이 실패하고 생활상태가 더 나아지지 않으면 사회적 불안이 가중될 것이다. 그럴 경우 자칫 진행중인 민주화과정 전반이 위협받을가능성도 일각에선 지적되고 있다. 근거없는 우려일까. ▲정치적으로 과거의 압제정권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본다. 유일한 대안은 민주화ㆍ시장화를 더 확대추진하는 것이다. 초기의 부작용은 곧 극복될 것이다. 나름대로 보완장치들도 마련되고 있다. 헝가리의 경우 현재 실업수당이 통상임금의 70%까지 지급된다. 실직기간이 1년이 넘으면 재교육해 타직종으로 전환시켜준다. 이외에 최저생계보장책 등이 마련돼 있다. ­폴란드는 사정이 특히 더 어려운 것 아닌가. 바웬사가 차기 대통령직에 도전하겠다고 나섰는데 정치적 불안만 가중시킬 우려는 없는지. ▲소련ㆍ루마니아 시민들은 빵사기 위해 줄을 서야 한다. 폴란드는 그렇지는 않다. 바웬사에 대한 인기는 아직 높다. 그 사람 때문에 정치적 불안이 야기되지는 않을 것이다. 경제적으로 충격요법 도입 이래 사정이 좋아지고 있다. 실업자와 인플레는 늘었지만 경제구조는 상당히 튼튼해졌다. 수출이 늘었고 서방투자가들의 관심도 늘었다. 무엇보다도 폴란드 화폐 즐로티의 암시장 환율이 공식환율과 같아졌다. 사실상 화폐의 태환화가 이루어졌다는 이야기가 된다. ○자본 투자방식 시급 ­동구경제 재건을 위해선 서방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많다. 서방의 원조는 어느정도 이루어지고 있는가. ▲서방의 도움은 단순한 원조차원이 아니라 경제 제도개혁을 도와주는 것이어야 한다. 단순한 차관제공만 되풀이되면 소비를 조장하고 재정구조를 오히려 취약하게 만든다. 서방의 도움은 자본참여를 통한 산업근대화에 기여하는 것이어야 한다. 폴란드ㆍ헝가리ㆍ체코 모두 외국자본투자 문호를 개방해 놓고 있다. 외국 투자자에게 기업을 매각하고 1백% 지분차지도 보장해 준다. 이들 나라에 진출한 외국기업이 서방판매조직을 이용해 제3국에 대한 수출까지 맡아주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러면 수출도 늘지 않겠는가. 이것이 가장 효과적인 동구 지원 방안이다. ­대부분의 동구국들이 심각한 외채부담을 안고 있고 이것이 경제회복에 큰 장애가 된다는 지적이 있다. 서방 채권국들과 국제경제기구의 구체적인 구조방안이 있는가. ▲시장화 초기 몇년간만이라도 외채상환을 중지시켜 줘야 한다. 외채상환 일정을 재조정해 상한기일을 늦추어 주도록 요청하고 있으나 만족스런 반응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동구경제가 이렇게 낙후된 것은 상당부분 실패로 끝난 공산체제의 탓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지역의 많은 나라들이 공산화 이전에도 지금의 서구와는 다른 역사와 문화를 가졌다. 이러한 과거사가 현재 상황과 어떤 연관이 있다고 보지는 않는지. ○EC와는 협력유지 ▲동구는 지리적으로 서유럽과 아시아세력의 교차점에 위치해 외세의 시달림을 많이 받았다. 헝가리는 1백50년 터키의 지배를 받았고 불가리아는 그보다 더 오랜 지배를 받았다. 1차대전뒤에는 독일ㆍ오스트리아,그리고 2차대전 다음에는 소련의 세력권에 편입됐다. 이러한 과거사가 부정적인 영향을 계속 미쳐온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소련이 동구를 동등한 파트너로 인정하고 협력관계로 보고 있다. 앞으로 동구는 민주정부로 계속 존속 발전될 것이다. 거대 통일독일의 등장에 대한 우려는 있다. 하지만 앞으로 전유럽안보체제가 구축되면 독일의 독주는 견제될 것으로 본다. ­전후질서의 재편으로 앞으로 세계질서는 미소 양극 체제에서 주요세력권을 축으로 하는 다극화 양상을 띨 것이란 분석이 많은데. ▲나는 세계가 궁극적으로 하나의 국제안보체제시대로 갈 것이란 견해를 갖고 있다. 그 틀속에서 모든 나라는 각자 독자적인 문화를 유지하고 조화를 이루며 살게 될 것이다. 간혹 필리핀의 게릴라 준동,라틴아메리카의 군사쿠데타,그리고 페르시아만 사태같은 돌발사태가 벌어지기야 하겠지만 모든 지구문제가 전세계 차원서 해결될 것이다. ­동구변혁을 처음부터 주도한 인물이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었다. 물론 이 변혁의 전과정이 그의 통제하에서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그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다. 노벨평화상이 그에게 수여된 것도 바로 이러한 점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에 대해 이와는 상반된 평가도 있는게 사실이다. 당신의 평가는 어떤가. ▲페레스트로이카로 시작된 소련 국내외의 정치ㆍ경제 개혁과정에서 고르바초프는 장기간 가장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나는 특히 그가 이 과정에서 보여준 탁월한 조화ㆍ화합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 미국 대통령과 가진 수차례의 정상회담,콜 서독 총리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여러지도자들과 수시로 만남으로써 그는 자신의 노력이 진정한 것임을 설득시키려 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그에게 노벨평화상이 수여된 것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물론 소련 국내에서 민족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앞으로도 고르바초프라는 인물은 동구변혁의 궤도를 지탱시키는 「안전장치」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C의 시장단일화가 목전에 와 있다. 세계 최대시장,교역주체가 될 거대 EC의 등장이 동구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지. ▲우리는 EC 단일시장이 장벽이 아니라 경협증진의 기회를 줄 것으로 희망한다. 헝가리ㆍ체코ㆍ폴란드는 EC에 이미 회원가입신청을 했다. 물론 가까운 시일에 정회원국이 되기는 힘들겠지만 5년내에는 가입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 5년은 동구 스스로도 시장화를 위해 필요한 시간이다. ○코메콘 해체 불가피 ­EC와의 협조체제가 구축되면 현 코메콘은 어떻게 되는가. ▲코메콘은 소련경제를 중심축으로 한 방사선형태의 협조체이다. 따라서 소련경제가 흔들리면 협조망이 흔들리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소련의 에너지공급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한 80년대말부터 코메콘은 와해징조를 보였다. 헝가리는 국내소비 원유의 95%를 소련서 공급받는다. 그런데 금년들어 벌써 몇차례나 1∼2주일씩 이 원유공급이 중단됐다. 코메콘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더라도 보다 유연한 형태로의 전환이 이루어질 것이다. 지난해부터 소련ㆍ헝가리ㆍ체코ㆍ폴란드가 무역결제를 달러로 하기 시작했다. 벌써 유연화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헝가리는 지난해 2월 동구국가중 최초로 한국과 국교를 맺었다. 두나라간 교류는 어느 단계에 와있는지,경협의 방향에 대한 의견도 말해달라. ▲삼성과 헝가리 오리온사가 합작으로 컬러TV 생산공장을 건설,현재 생산을 시작했고,한국산 전자오븐ㆍ토스터 등이 헝가리 시장에서 팔리고 있다. 교역규모도 급격히 늘었고 특히 문화교류는 아주활발하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헝거리의 인적자원과 한국의 자본이 결합되는 것이다. 우리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는 우수한 고급인력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 헝가리 정부는 수주 전 20여개 국가기업을 공개매각키로 했다. 이런 곳에 한국자본이 참여하면 좋을 것이다. 이를 위해 합작투자촉진회 같은 것을 서울이나 부다페스트에 설치하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한국의 은행이 헝가리에 진출,이러한 투자진출을 도와주기 바란다.
  • 선정과정 난음우려 조기확정/새 민방 지배주주 「태영」 선정의 배경

    ◎참여신청 60건 한달간 자료분석/「객관성」 의식,막판까지 진통 거듭 새 민방의 주체가 확정됨으로써 민방시대의 출현이 가시화됐다. 곧이어 우리의 방송체제는 지난 80년 언론통폐합 이전과 마찬가지로 공ㆍ민영 공존체제가 됐으며 앞으로 지방에도 권역별로 새 민방이 나타날 것이 확실시돼 바야흐로 민방 전성기가 다가올 전망이다. 정부는 31일 제4차 민방설립추진위에서 최초 납입자본금 1천억원의 30%를 출자해 실질적 주인이 되는 지배주주로 건설업체 태영을 선정하고 5∼7% 출자 대주주 5개 기업,1∼3% 출자 군소주주 25개 기업 및 개인 등 모두 31명의 주주명단을 확정발표했다. 당초 오는 10일께 발표하려던 일정을 이처럼 크게 앞당겨 발표한 것은 관계기간으로부터 신청자의 관련명세서류가 일찍 도착한 데다 주체 선정과정을 둘러싸고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관련업체 및 신청자들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각종 루머와 의혹설이 꼬리를 물고 있는 상황이 상당히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면 정부가 주체선정을 발표하는 시점에서 민방허가권을둘러싼 정부의 역할을 일단 마감,소문의 피해로부터 벗어나겠다는 것과 함께 새 민방의 주주들에게 「방송창조」 준비작업이라는 책무를 가급적 빨리 부여하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공보처로서는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방송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방송관련법을 통과시킨 뒤 새 민방 허가를 위한 작업을 진행시켜 오면서 6공의 언론정책원칙과 상반되는 억측이 각계로부터 쏟아져나와 곤혹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공보처는 「공정심사」를 강조하며 지난 9월10일부터 한 달 동안 민방참여 희망자들로부터 모두 60건(컨소시엄ㆍ개별기업ㆍ개인)의 신청을 접수받아 선정을 위한 자료분석작업을 해왔다. 이중 가장 신경을 쓴 부문은 민방의 수장인 지배주주를 누구로 선정하느냐 였다. 지배주주를 희망한 신청자는 컨소시엄 형태로 신청한 인켈(대표 조동식) 한독(조덕영) 중소기업민방추진위(황승민)를 포함,단독신청한 태영(윤세영) 농심(신춘호) 일진그룹(허진규) 대성제분(고영준) 강성구 씨(비디오아트 대표),기독교교단출자 중앙방송(가칭) 등 모두9건이었으나 막판까지 저울질을 한 것은 인켈ㆍ태영ㆍ일진그룹 등 3개사였다. 3개사 가운데 일반인에게 다소 낯설은 태영을 선택한 데는 무엇보다 기업주가 주력업종을 방송으로 전환,이에 전념하겠다는 강한 의지표명과 여의도에 연건평 6천5백평의 사옥을 가져 쉽게 방송사로 개조할 수 있는 점이 크게 작용해 사업성격상 「제격」이라는 오디오기기전문업체 인켈을 따돌렸다는 후문이다. 인켈의 경우 당초 신청형태인 컨소시엄형태에 미련을 버리지 못해 「손해」를 봤으며 인켈과 컨소시엄을 형성한 한국화장품 등 4개 기업ㆍ단체도 같은 생각이어서 하나도 구제되지 못했다. 일진은 허진규 회장이 산하 3개 기업과 합동으로 30% 출자를 신청,자금조달에 상대적으로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보여 7% 출자 대주주로 물러섰다. 특히 태영의 경우 선정발표 4∼5일 전부터 증권시장 등에서 갖가지 루머와 함께 「내정설」이 나돈 업체이므로 의혹설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 같다. 지배주주 선정에서 1차 탈락한 중소기업민방추진위와 기독교단출자 중앙방송은 특정이익집단의 이익대변 가능성,농심은 롯데그룹과의 연관 때문에 탈락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독은 경영상태,강성구 씨는 자금출저,대성제분은 자금조달 능력이 문제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주체선정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정부가 관심을 기울인 분야는 지배주주가 총주식의 30%(3백억원) 밖에는 소유할 수 없도록 법적인 규제를 당한 때문에 확실한 경영권 담보장치를 어떻게 마련하느냐였다. 이에 따라 공보처는 컨소시엄 형태로 접수한 공동신청자들의 경우 부적격자들이 컨소시엄에 다수 포함돼 원형을 인정치 않고 개별심사를 통해 총주식 51% 출자지분을 「인위적」으로 형성해주기 위해 방송경영이념ㆍ경영기법ㆍ원만한 인적 구성을 중심으로 「헤쳐 모여」식의 주주연합구도로 재편성했다. ○민방주주 ◇지배주주(30%)=▲태영(윤세영ㆍ강원 출신) 출자희망 30% ◇대주주(7%)=▲대한제분(이종각ㆍ평남) 〃 11% ▲일진(허진규ㆍ전북) 〃 30% ▲로켓트보일러(김양수ㆍ경북) 〃 10% ◇대주주(5%)=▲한주홍산(신영균ㆍ황해) 〃 11% ▲건영(엄종일ㆍ경북) 〃 25% ◇군소주주(4%)=▲이건산업(박영주ㆍ경남) 〃 5% ▲남성(윤봉수ㆍ황해) 〃 5% ▲쌍방울(이봉녕ㆍ전북) 〃 10% ▲대일건설(박희주ㆍ평남) 〃 3% ◇군소주주(2%)=▲동해실업(채철ㆍ경북) 〃 3% ▲한미약품(임성기ㆍ경기) 〃 2% ▲중경개발(박병배ㆍ충남) 〃 2% ▲한성화학(지성한ㆍ강원) 〃 2% ▲흥양(김운석ㆍ전남) 〃 5% ▲동승기업(이동호ㆍ경북) 〃 3% ◇군소주주(1%)=▲이랜드(박성수ㆍ전남) 〃 5% ▲대성전선(양시백ㆍ서울) 〃 3% ▲제일산업(장세헌ㆍ경북) 〃 3% ▲경신공업(김현숙ㆍ경기) 〃 2% ▲대진침대(신형주ㆍ전남) 〃 2% ▲성우금속(이명근ㆍ함남) 〃 1.5% ▲화성산업(이인중ㆍ대구) 〃 1% ▲한승건업(박영재ㆍ경북) 〃 1% ▲에이스침대(안유수ㆍ황해) 〃 1% ▲협진양행(이규양ㆍ경기) 〃 1% ▲진합정공(이영섭ㆍ서울) 〃 1% ▲종근당(이종근ㆍ충남) 〃 1% ▲대원전선(이호직ㆍ충남) 〃 1% ▲크라운제약(신화용ㆍ강원) 〃 1% ▲로얄섬유(박엽래ㆍ충남) 〃 1%
  • 한ㆍ소 학자,LA타임스에 공동기고(해외논단)

    ◎“「통일한국」,동북아 새질서 이끈다”/“「분단의 인고」 겪어 분쟁조정에 적합/미ㆍ중ㆍ소ㆍ일 제치고 「다자간 협상」 주도” 냉전의 종식과 함께 동아시아의 신질서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는 최근호에서 이에 관한 분석을 싣고 있다. 노경수 스탠퍼드대 교수와 세르게이 곤차로프 소련 극동문제연구소 중소관계책임연구원이 공동집필한 「새로운 동아시아시대의 개막」이라는 제목의 이 칼럼은 통일된 남북한이 이 지역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냉전은 소련의 군사ㆍ정치동맹체제의 해체와 함께 끝이 났다. 이에 따라 전세계 미국의 동맹체제도 느슨해지기 시작했다. 냉전의 종식이 환영을 받고 있지만 아직 냉전이후 시기가 완전하게 시작되지는 않았다. 헬싱키 선언에 기초를 둔 새로운 안보구조가 구축된 유럽에도 신질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에 관한 우려가 남아 있다. 정세안정에 관한 의문이 유럽에 여전히 남아 있다면 이러한 의문은 냉전으로부터의 탈출을 겪을 다음번 지역인 동아시아에 보다 폭넓게 적용될 것이다. 사실 동아시아에서의 미소대결이 이미 상당한 정도로 줄어든 결과 필연적으로 이 지역의 근본적인 재편을 이끌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들은 이미 과거 이 지역에서 경쟁관계에 있던 미소의 관계개선으로 이 움직임을 알 수 있다. 소련은 한국ㆍ중국과 관계를 정상화했으며 조만간 일본과도 관계를 정상화하게 될 것이다. 미국도 베트남과의 대화를 시작했으며 캄보디아분쟁이 해결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미소는 또한 이 지역에서 동맹관계를 재정의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 소련은 베트남주둔군을 감축했으며 지금은 북한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정리해야할 필요성에 직면해 있다. 미국도 한국ㆍ일본ㆍ필리핀과 같은 이 지역동맹국들과의 새로운 관계를 숙고해야만 한다. 대체로 동아시아의 역동성은 유익하다. 그러나 현재 이 지역의 많은 국가들을 결속시킬 수 있는 새로운 체제에 대한 대안은 없다. 이러한 대안이 없이 현 체제가 계속 허물어진다면 새로운 긴장이 조성될 수도 있다. 가령 일본이 자국영토라고 주장하는 북방 4개섬(쿠릴열도)에 대해 일본과 소련이 합의점에 도달하게 된다면 주일미군에 대한 근거는 상실되어 전후 미일관계가 이뤄진 중심추 가운데 하나가 약화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필연적으로 미일관계의 다른 부문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남북한간의 회담이 원만하게 진행될 경우 주한미군에 대한 철수 주장이 높아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미국주도의 동맹체제가 영향을 받는 것에서 파생되는 불확실성은 소련의 포괄적인 지역정책 변화로 생기는 예측불가능한 것과 비교할 경우 높지않다. 예를 들어 줄어든 소련의 지지는 북한이 개혁정책을 추구하도록 이끌 수도 있지만 북한을 극도로 좌절시켜 복수적 파괴적인 행동을 유발시킬 수도 있다. 미국과 소련이 동아시아국가들과 관계를 맺도록 한 전후군사동맹체제가 계속 적절치 않게 된다면,우리들은 이 지역의 결속과 계속적인 발전을 보장할 수 있는 어떤 종류의 냉전 이후 질서를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인가. 누가 동아시아에서 냉전이 사라진뒤의 질서를 형성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있을 것인가. 지역안보 및 협력에 관한 다자간 협정은 실현가능하지 않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냉전의 긴장이 존속하는 한 어떠한 합의도 강대국사이에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로부터 나온 것이다. 게다가 이런 대결구도에서는 어떤 국가도 다자간협정을 이끌 조치를 주도할 수 있는 정통성을 갖고 있지 못하다. 동아시아지역의 미래구조와 어떤 국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지에 관해 문제가 남아있다. 미국은 이 지역에서 높은 영향력을 계속 보유하기를 원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지도적인 위치에 남기위해 지불해야하는 비용에 관해 점점 꺼리는 경향이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현재의 위치를 유지할 수는 없다. 일본은 이 지역의 주도적인 국가가 되기 위해 충분한 경제력을 분명히 갖고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 지역의 일부 국가들만이 이미 경제면에서 지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일본이 정치면에서도 세력이 확장되기를 기대하고 있을 뿐이다. 소련이나 중국도 분명히 이 지역에서 역할을 맡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미국과 일본이 이 지역에서 정치ㆍ경제역할을 각각 강화하는 미 일 역할분담론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몹시 불완전하다. 소련과 중국은 이 제안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 이 지역의 다른 국가들도 미일 역할분담안을 완전히 환영할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또한 이러한 아이디어는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이 필요한 현지점에서 볼때 현상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것을 고려하여 민주적이고 경제적으로 강한 통일된 남북한의 국제적인 역할을 생각해 보자. 이 「새로운 국가」가 냉전후 다자간 협정을 창조하는 조치를 주도하는데 필요한 정통성을 갖고 있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남북한은 이 지역의 강대국과 비교해서 다른 국가를 침략한 적도 없으며 간섭한 적도 없다. 통일된 남북한은 아시아 지배를 추구할 위치에 있지 않다. 또한 남북한은 초강대국의 책동으로 야기된 분단을 오랫동안 견디어 왔으며 이 지역의 소국뿐 아니라 대국의 이익을 균형있게 할 수 있는 안정된 협정에 진정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통일된 남북한은 이 지역을 지배하려는 야심을 가질 위치에 있지도 않지만 중요하지 않은 지역세력으로 되지도 않을 것이다. 남북한의 통일은 6천4백만의 인구,강화된 정치ㆍ경제력 그리고 문화적 유사성을 가져올 것이며 발언권은 높이 평가될 것이지만 다른 국가들의 우려를 야기시키지는 않게 될 것이다. 주요 강대국 사이의 대결 결과 분단된 남북한은 상호 협력이 없으면 통일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하다. 통일이 이루어질 경우 이 기세는 동아시아의 지역,다자간구조의 형성을 향한 폭넓은 노력을 이끌 수 있다. 그러나 미래는 가능하지만 필연적인 것은 아니다. 몇가지 요인들이 이것을 약화시킬 수 있다. 남북한간에 적대적인 분쟁이 재개되면 통일에 대한 전망은 끝장날 것이다. 다른 부정적인 것은 단기적인 이득을 위해 통일과정을 이용하려는 초강대국인 미ㆍ소의 시도로부터 파생될 수 있다. 가령 소련이 남북한을 일본을 견제하는 지렛대로 이용하거나 미국이 이 지역에 군사력 주둔을 유지하기 위해 분단을 연장하려 한다면 남북한의 통일이나 이 지역의 새로운 구조도 일어날 것같지 않다. 최소한 주요 강대국들은 한반도에 전쟁의 발발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주요 강대국들이 세계의 많은 화약고 가운데 한곳을 단순히 제거하는 것으로 한반도 분단의 종식을 인식해서는 안된다. 강대국들은 남북한의 통일을 동아시아지역에서 신질서를 창조하는 길을 여는 주요 계기로 보아야 한다.
  • 「하나의 유럽」 정지작업 본격화/EC 특별정상회담 오늘 이서 개막

    ◎정치통합 방법등 이견해소에 비중/통독후 국제질서ㆍ페만사태도 논의 유럽공동체(EC) 특별정상회담이 27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막된다. 이번 회담은 지난 6월 더블린 정상회담에서 원칙이 결정된 대소 경제지원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이 예고되었던 것이지만 그동안 국제정세의 급변에 따라 통독 이후의 국제질서 재편문제,페르시아만사태,우루과이라운드 협상문제 등이 더욱 비중있게 다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회담은 오는 12월의 정례 EC정상회담,경제ㆍ금융통합을 위한 정부간 회담 및 정치통합을 위한 정부간회담에 앞서 열리는 만큼 「하나의 유럽」건설을 위한 이들 회담의 사전의견조정회의 성격을 지닌다. 이번 회담개최의 원래목표였던 EC의 대소 경제지원문제는 지난 6월회담에서 서독 및 프랑스에 의해 제기되어 지원해주어야 한다는 원칙에만 의견이 모아졌고 EC 집행위로 하여금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수립,보고토록 했었다. 그러나 집행위는 소련의 경제개혁조치의 앞날이 불투명하며 경제상황을 설명해줄 수 있는 믿을만한 통계자료도 없을 뿐더러 국내정치상황도 유동적이어서 구체적인 경제지원 방안을 마련키 어렵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역시 대소 지원문제는 지원원칙의 재확인선에서 그칠 공산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그보다는 오히려 당면과제로 등장한 국제질서의 재편문제와 관련,EC 정상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어느 방향으로 의견을 모아갈 것인가에 더욱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회담은 통독이후 처음 열리는 회의인 만큼 EC각국은 거대독일로 인한 불안감을 덜 수 있는 다짐과 장치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통독은 비핵ㆍ군사력제한ㆍ북대서양조약기구잔류 등의 제어장치가 마련된 뒤에서야 가능했지만 EC국가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EC의 통합과 유럽안보협력회의(CSCE)라는 두개의 틀안에 독일을 위치하게 함으로써 유럽공통의 질서에서의 일탈을 방지시키려는 구도를 짜고 있다. 이번 회담은 오는 11월19일부터 파리에서 개최되는 CSCE 정상회담을 3주 앞두고 열리게 되어 이에 대한 EC 회원국간의 의견조정이 시도될 것으로 관측된다. 알바니아를 제외한 전체유럽과 미국 캐나다 등을 포함한 34개국으로 구성되는 CSCE는 아직은 협의기구성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오는 11월 회합을 통해 의결기구로의 전환이 모색될 것으로 보이며 이번 EC 정상회담에서는 이를 위해 프랑스가 제안하고 있는 행정사무국설치 등 CSCE의 활성화문제가 심도있게 논의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페르시아만 사태는 EC 각국에서 대외정책과 안보문제에 관한한 행동통일과 공동보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실감시켜 주었다. 군대를 보낸 나라가 있는가 하면 형식적인 파병마저도 거부한 국가가 있고 무력으로 쳐부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이 있는가 하면 협상으로 해결하자는 의견을 내세우기도 한다. 이라크의 압력에 버티도록 요르단 터키 이집트 등에 대해 경제원조를 주기로 해놓고 아직 각 회원국의 분담금액수 마저 정하지 못하고 있는 등 페르시아만 사태에 대한 EC의 일관된 행동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같은 점을 고려,이번 정상회담은 원칙론적인 선에서나마 EC의 기본입장을마련,공표하게 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6월 정상회담에서 발의되어 외무장관회담에 실무작업이 맡겨진 EC의 정치통합문제도 12월의 정부간회담을 앞두고 이번 회담에서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 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이 문제와 관련해 세차례의 외무장관 회담이 있었으나 통일된 방안을 마련치는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이번 회담에는 각국의 의견과 입장을 정리한 보고서가 제출되어 이를 토대로 의견조정작업이 이루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EC통합과 관련된 제반 국제기구의 위치 선정문제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루과이 협상과 관련한 EC의 공동대응 바안도 의제에 포함되어 있으나 지난 22일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렸던 외무장관회담이 아무런 결론을 도출해 내지 못했듯이 각국의 이해가 엇갈리고 있어 행동통일이 불투명한 상태이다.
  • 남북 관계에 미칠 영향(한ㆍ소 새 출발:3ㆍ끝)

    ◎「하나의 조선」 빗장 풀릴 날 멀지 않다/남방외교 펴려면 「교조」굴레 벗어야/냉각기간 거친 후 대화활성화 예상 한소 수교는 필연적으로 남북 관계개선 및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지역의 질서를 평화와 안정구도로 재편하는 데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 같다. 그만큼 한소 수교는 「하나의 조선」 논리를 체제근간으로 하고 있는 북한에게는 충격파를 던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소 수교는 한반도에 두개의 국가가 존재한다는 현실을 국제적으로 널리 알리는 확실한 계기가 되고 있으며 바로 이 점은 북한의 심각한 「외교적 고립감」으로 연결된다. 더욱이 자신들의 영원한 이념적 맹방으로 남아 있을 것으로 믿었던 중국마저도 이미 영사기능이 부여된 무역사무소를 교환설치하는 데 합의하는 등 빠른 속도로 대한 관계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북한의 이같은 위기감은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북한은 자신들의 체제를 생존시키기 위해서는 냉엄한 국제현실을 직시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찾는 길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및 일본을 비롯한 대서방 진영과의 관계개선이 여기에 해당된다는 게 남북 문제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일본과의 관계개선 조짐은 11월중에 일ㆍ북한간 수교협상을 개시하기로 합의하는 등 이미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소 수교는 그러나 단기적으로 남북 관계개선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예정된 일이었지만 그래도 상당한 충격을 받은 북한으로서는 한소 양국에 대한 맹렬한 비난을 체제유지 차원에서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측면은 최근의 북한 관영 언론매체의 보도동향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5일자 노동신문에서 「달러로 팔고 사는 외교관계」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한소 수교를 배신이라는 말 이외에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라며 강한 분노감을 표시하면서 『조선의 통일에 역행하는 분열주의 행동』이라고 격렬하게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소련도 타스통신 등 언론매체를 통해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타스통신은『북한이 지난달 초 사상 최초의 남북총리회담이 열린 이후에도 한반도내 또다른 국가의 존재를 계속 무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 북한외교의 유치성을 통렬히 비판했으며 정치주간지 노보에 브레미야(신시대)는 『대북 우호관계와 김일성 정권 지원은 명확히 구별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국 소ㆍ북한 관계는 당분간 급속 냉각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렇더라도 북한은 경제ㆍ군사적으로 대소 의존도가 크다는 점에서 양국간 외교관계를 대사대리급으로 격하시키는 등 「어리석음」을 범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따라서 오는 16일 평양에서 열리는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얻는 것은 기대난이란 지적이 많다. 그러나 한소 수교가 장기적으로 남북 관계개선에 긍정적인 지렛대로 작용할 것이란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북한도 대세를 인정하고 적극적인 대응책을 모색할 수 밖에 없다는 현실 앞에 체제개방과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호의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바탕에서 북한의 대미ㆍ일 접근은 오히려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남한의 북방외교 결실을 상쇄하고 자신들이 처한 심각한 경제난을 해결한다는 현실적인 필요성이 너무나도 강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남북 관계는 이같은 동인에 힘입어 남북한 당국간의 직접대화가 실질적으로 진전되는 등 호전될 것으로 판단된다. 미일이 대북 관계개선의 전제조건으로 하나같이 남북 대화진전을 요구하고 있는 사실적 측면과 함께 한반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북대화가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북한측의 발상의 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남북 관계개선 수준에 발맞춰 북한도 유엔 가입문제에 상당한 가닥을 잡아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단일의석 공동가입안에 대한 국제적인 냉대 속에 대외적으로는 유연한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아직까지 대남전략에 있어서는 불변의 자세를 보이고 있는 북한이지만 남한의 유엔 가입 분위기가 계속 고양된다면 어쩔 수 없이 유엔 동시가입방안의 합리성을 수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북한은 이같은 현실론을 수용하면서그동안 철옹성의 논리로 지켜왔던 「하나의 조선」정책을 전면 폐기하는 운명을 맞을 것 같다. 이와 관련,지난 85년 취임 이후 한번도 북한에 가지 않았던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내년 3,4월쯤 방한하게 될 경우 이는 남북 관계개선의 행보를 보다 빠르게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남한의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총선이 있고 김일성의 80회 생일과 제8차 노동당전당대회의 개최가 예상되는 오는 92년이 남북 관계개선의 획기적인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하는 전문가가 많다. 결국 한소 수교는 남북 관계의 실질적인 진전과 한반도 긴장완화 및 평화구도 정착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측되며 나아가 한반도 주변 4대 강국인 미ㆍ일ㆍ중ㆍ소에 의한 남북한 교차승인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양국 수교 의의와 남북관계 전망/대담

    ◎「한ㆍ소 악수」 동북아 역학의 새 축으로/북방ㆍ동방정책 맞물려 분단극복 첫 난관 통과/북한은 개방충격 우려… 대미 급속접근 못할 듯/미 영향력 고조 예상… 전통적 우방과의 긴밀관계 유지 중요/정종욱/김유남 한소 외무장관이 지난 1일 유엔본부에서 수교합의 공동코뮈니케에 서명함에 따라 지난 45년간 지속된 한반도 주변의 냉전구조와 남북한관계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한소 수교의 역사적 의의와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 및 향후 남북관계 전망 등을 전문가들의 대담을 통해 알아본다. ▲정종욱 교수=지난 1일 한소 외상간에 합의된 수교결정은 한반도 분단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한소 수교가 동서독 통일이라는 엄청난 사건에 가려 외형상 다소 왜소해 보일지 모르나 소련이 한반도 냉전사에 차지하는 위치나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각축장이었던 한반도에 대해 소련이 지녔던 정책 등을 고려하면 한반도주변 역사의 재편을 알리는 빅 이벤트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소,아시아서 입지 확보 ▲김유남 교수=이번 한소 수교의 역사적 의미를 평가하려면 소련의 동방정책 내역을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식민지 정책으로 일컬어지는 유럽의 팽창주의 노선에 편승,추진된 러이사의 동방정책은 20세기 초 러일전쟁에서 일본에 패배함에 따라 좌절되기까지 한반도 주변정세에 막대한 영향를 끼쳤습니다. 이번 한소 수교는 소련의 입장에서 볼 땐 지난 85년간 단절된 동방정책의 복구란 측면에서 그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 교수=그렇습니다. 소 입장에서는 한소 수교로 소련이 해양세력으로서 한반도내에서 85년간 상실한 교두보를 다시 확보함과 동시에 태평양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오랜 숙원을 달성한 셈이죠. 소련은 1945년 전승국으로 다시 한반도에 진출할 기회를 가졌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38선 혹은 휴전선 이북에 한정됐었기 때문에 여전히 아쉬움이 남아 있었던거죠. 그러나 이번 양국간의 수교로 한반도 전역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국가로서의 입지를 확보하는 절호의 기회까지 포착하게 된 겁니다. 그리고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그동안 한반도의 분단은 남북분단 외에도 남북 동맹국간의 단절이라는 상황의 이중성 때문에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었는데 이번 한소 수교로 한반도 냉전의 주요 외곽을 구성하고 있는 소련과 관계 정상화함으로써 분단극복의 1차적 난관을 통과했다는 측면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한소간에 국교가 정상화됐다고 해서 북한이 오랜 동맹국인 소련과의 관계를 단절하게 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립니다. 오히려 최근의 일본과 북한의 급속한 접근 움직임에서 보듯이 한소 수교를 남북한 교차승인의 시대가 도래하는 신호로 파악하는 것이 옳을 겁니다. ▲김 교수=한소 수교가 남북한관계에 미칠 영향을 정확하게 평가하기란 대단히 어렵습니다. 다만 남북분단이 한반도주변 4강의 냉전구조 속에서 파생된 점을 감안하면 한소 수교는 이같은 냉전 4강의 구조적 뼈대에 변화를 가져온다는 측면에서 한반도주변 생태계에 일대 변혁을 일으키는 사건이라고 봅니다. ○전체 영향력 차이 없어 여기서 우리가 유의해야 할 대목은 한소 정상화에도 불구하고 동북아지역에 대한 소련의 영향력은 일부 개별국가에 있어 질적인 변화가 있다손치더라도 전체적으로 볼 때 양적인 면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다는 점입니다. 소련은 과거 북한에 대해 지녔던 영향력을 남북한에 걸쳐 분산시키면서 동시에 남북한간의 관계를 적절히 이용하는 위치에 섰다고 봐야합니다., ○한반도 냉전종식 계기 ▲정 교수=한소 수교의 손익을 평가하려면 한국과 소련이 수교로 얻게되는 손익대차 대조표부터 만들어보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소련은 최고 50억달러로 추산되는 한국의 경협자금도 매력적이지만 85년만에 한반도에 전진기지를 안전하게 확보했다는 전략적인 측면 역시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경우 주변관계 정상화로 한반도 주변의 냉전구조에 종식을 고했을 뿐만 아니라 통일을 성취할 수 있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습니다. 그럼에도 냉전 이후의 한반도주변 국제정치가 이제부터 본격화된다는 점을 잊어선 안될것입니다. ▲김 교수=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미국ㆍ일본 등 우리의 기존 우방과의 관계를 어떻게 재정립하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때라고 봅니다. 주변 4강과 남북한이 갖는 함수관계를 인정,최근의 북한과 일본의 관계도 새로운 시각에서 긍정적으로 수용해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7ㆍ7선언의 저류를 이루는 교차승인의 진정한 의미가 아니겠습니까. ▲정 교수=북방정책은 이제 한소 수교를 이뤄냄으로써 중요목적 중의 하나를 달성했고 남은 문제는 대중국 관계개선일 것입니다. 중국은 소련과 달리 북한과 대단히 밀접한 우호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한소 수교가 실현됐다고 해서 당장 중국의 한반도정책이 변화하고 한중관계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다소 무립니다. 그럼에도 한소 수교는 중국이 한반도정책에서 고집해 왔던 정경분리원칙을 깨뜨리게 하는 좋은 촉매제가 될 것입니다. 한중간에 외교기능까지 수행할 무역사무소 설치가 예견되는 등 점진적인 정치관계 개선까지 바라볼 수 있는 상황에 와 있습니다. 일본과 북한도 수교교섭 단계에 있고 미­북한 관계도 주한미군과 평화협정체결 문제 등이 남아있기 때문에 당장 정치적인 관계개선은 힘들지만 북한ㆍ일본 관계개선에 따라 평양과 워싱턴의 관계개선도 예상보다 빨리 진척될 것으로 보입니다. ○데탕트기류 미가 주도 ▲김 교수=북방정책의 성공요인으로 우리의 주체역량 강화와 자주외교 등을 들 수 있지만 국제적인 데탕트무드가 주류를 이뤘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데탕트는 미국의 주도로 이뤄진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은 한소 관계가 점진적이라기 보다는 혁명적으로 개선된 데 대해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우려를 감추지 못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의 입장이나 미­북한 관계에 하등의 변화가 없기 때문에 한소 수교만이 동북아 긴장완화의 필요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얘깁니다. 그러나 미국도 대외정책을 수행함에 있어서 원칙 못지 않게 국익을 앞세우는 만큼 한소 수교를 대북한정책 전환의 계기로 삼아 북한에 획기적인 제의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이 중국과 국교를 정상화시키기까지 중국학생 재교육 과학기술이전 등 엄청난 간접투자를 했던 경험을 북한에 대해서도 시도,경제민간교류 차원의 발전이 예상됩니다. ▲정 교수=북한이 전략ㆍ전술적인 변화는 조심스럽게 추구하고 있지만 한국에 대해 아직까지 기본원칙을 고수하고 있고 통일과 관련된 원칙적인 문제에 관한 근본적인 정책수정은 아직까지 가시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변정세변화 만큼 남북한 관계가 개선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입니다. 2차 남북 총리회담에서 북한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북한의 변화에 대한 평가가 가능하리라 봅니다. 한소 수교를 계기로 우리 정부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기본적인 장기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그동안 북방정책 과정에서 드러난 지나친 「한건주의」 자세를 지양하고 조화를 이루면서 통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신중히 구상해야 합니다. 여기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우리 우방과의 관계를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점입니다. 북방정책 성공의 큰 요인인 미소간 데탕트는 소련국력에 의해 성취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소련의 국력 쇠퇴과정에서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바꿔 말하면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할 강대국으로서 소련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미국의 영향력은 반대로 고조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북방정책이 미국과의 관계를 소홀히 하는 차원에서 추진되어서는 안됩니다. ▲김 교수=우리가 소련과 국교를 수립하고 중국과 관계개선을 하는 마당에 북한의 변화가 없는 한 한반도 문제의 탈출구가 없다는 식의 자세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남습니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좀더 과감하고 능동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북한으로 하여금 폐쇄사회에서 벗어나는 명분을 찻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대중 관계개선만 남아 이제 북방정책은 중국과의 국교정상화만 남은 상태여서 사실상 끝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앞으로는 정상적인 외교와 남북외교만 남았기 때문에 북방정책이라기 보다는 내한정책이라고 해야 옳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북방정책이 정치적 결단에 의해 좌우됐기 때문에 전문성이 다소 결여되고 한건주의가 팽배했으나 앞으로는 국익을 앞세운 종합적인 외교를 펴나가야 할 것 입니다. ▲정 교수=무리하게 중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추구하다 국내외로 부작용이 초래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김 교수의 취지에 십분 동의 합니다. 남북한 관계에서 한국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는 이의가 없지만 문제는 북한이 주변변화와 한국의 적극적인 양보조치를 수용할 태세와 능력이 있느냐는 것입니다.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북한은 미국과의 교류를 통한 개방의 엄청난 충격을 견뎌낼 능력이 아직 갖춰지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따라서 미ㆍ북한 관계개선이 빠른 속도로 진전될 수는 없으면 일ㆍ북한 관계개선에도 상당한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ㆍ남방정책의 불균형이 오히려 남북한관계 불안을 초래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열강 이해각축 경계를 ▲김 교수=소련과 국교를 맺고 중국과 국교정상화의 문턱에 다가섰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난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군사 안보 경제 문화의 존적인면에서 미국과 특수관계를 유지해온 만큼 이 특수관계를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일반관계로 바꿔나갈 것인지 마음자세를 정립해야 합니다. 새 벗인 소련을 대함에 있어 옛 벗인 미국과 깊은 협의를 갖지 않으면 안될 것 입니다. ▲정 교수=결론적으로 말해 한소 수교가 한반도에서의 북방외교 후기질서를 창출하는 중요한 계기라는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20세기 초 한반도 주변 열강의 각축 과정에서 한민족이 입었던 불행을 또다시 되풀이하지 않도록 정부가 신중히 정책을 세울 것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주변국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견제하고 균형을 이루는 새 질서 속에서 남북한이 상호 관계개선을 게을리 할 경우 오히려 주변열강의 이해관계에 의해 한반도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 북한외교,궁지모면의 “궤도수정”/유엔 단일의석가입 후퇴시사의 안팎

    ◎한­소ㆍ한­중 접근 대응,생존 위한 포석/「두개조선」으로 정책전환 여부 주목/대미 관계개선ㆍ4강 교차승인 가속될 듯 북한의 박길연 주유엔대표부 대사가 지난 2일 유엔안보리에 제출한 서한에서 『유엔단일의석 공동 가입방안을 절대적인 것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밝힌 사실은 지금까지 북한이 보여준 외교형태와 비교해 볼 때 놀라운 변화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이같은 입장표명은 유엔가입 문제에 대해 자신들의 태도를 처음 바꾼 사실적 측면과 함께 최근 북한의 대일수교협상 제의와 맞물려 돌아가는 양상을 띠고 있어 북한의 개방수용 가능성과 관련,크게 주목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초 서울에서 열린 제1차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유엔가입 문제를 3대 선결과제로 상정,남한측의 단독가입방침 사실상 유보라는 소망스러운 외교적 성과를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단시일 내에 이같이 유연한 자세를 보인 것은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는 것이 남북문제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실제로 한소 수교가 시기선택만 남은 지난달 중순쯤부터 외형상이나마 북한이 보여준 변화는 실로 놀랄 만하다. 북한체제 유지의 가장 중요한 논리인 「하나의 조선」 정책을 포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자아내면서 전격적으로 일본측에 조속한 수교협상을 제의한 것은 첫번째 사례에 해당된다. 결국 『북한은 유엔가입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여러가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떠한 유엔가입 방안에 관한 협상에도 유연한 자세를 보일 용의가 있다』는 박 대사의 언급은 외형상 북한변화의 두번째 사례인 것이다. 또한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대일수교를 6개월 이내에 끝내라』고 북한외교 당국자에게 지시했다는 외신보도는 북한측이 일본과의 관계정상화를 얼마나 서두르고 있는지를 짐작케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행동은 「하나의 조선」 「두개의 조선반대」 논리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김일성체제의 성격상 체제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이같은 논리가 수정된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다. 이로 인해 북한이 최근 보여준 변화양상은「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단순히 살아나기 위한 전술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있고 북한이 드디어 국제적인 개방화추세를 수용하는 행보를 내딛기 시작했다는 다분히 긍정적인 해석도 있는 게 사실이다. 북한이 이처럼 유엔가입 문제까지도 유연한 자세를 취하게 된 것은 국제적인 「세불리」를 심각하게 인식한 데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단일의석 공동가입안이 구체적인 실현가능성이 없는 데다 우방인 중소마저도 자신들의 방안에 등을 돌리고 있는 현실을 감안치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그만큼 외교적 고립감을 느낄 수밖에 없고 이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치유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입게 된다는 냉엄한 현실을 뼈저리게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한소 수교는 이미 실현됐고 자신들의 영원한 우방인줄 믿었던 중국마저도 한국과 관계 개선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같은 측면을 증폭시켰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은 또한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전술적 측면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즉 비현실적인 단일의석 공동가입안을 「돈키호테」적으로 주장할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유연성을 보이면서 유엔가입 문제를 남북한 당국간의 내부 문제로 끌어들이고 따라서 다른 나라들이 이에 관심을 쏟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도를 지닌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분석의 연장선상에서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개선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북한의 변화는 그것이 근본적이든,부분적이든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통일 분위기 조성,그리고 동북아 질서재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 틀림없으며 한반도 주변 4대 강국인 미ㆍ일ㆍ중ㆍ소에 의한 남ㆍ북한 교차승인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정부는 북한의 이같은 변화를 면밀히 분석,다각적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북한체제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장기적인 대북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 수교 이후 양국 관계 전망(한·소 새 출발:1)

    ◎서울­모스크바 아태 시대의 파트너로/「45년 적대 해소」의 법적 절차 마무리/4강 역학 변화… 동북아 안정에 기여 한소 양국은 「수교 고속도로」를 따라 쾌속 주행하게 됐다. 1일 새벽 유엔본부에서 양국 외무장관이 수교합의 공동코뮈니케에 서명하고 이날부터 즉시 발효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전후 45년동안 국제정치적으로나 이념면에서나 적대관계에 있던 한국과 소련은 이날부터 우방으로서 선린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법적 절차를 마무리한 것이다. 앞으로 한소 관계는 수교라는 기폭제로 인해 정치외교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급진전될 것으로 보이며 점차 가속력을 더해갈 것으로 생각된다. 우선 정치외교적으로는 이달중 서울과 모스크바에 대사관을 교환설치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가 11월중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10월 대사관 상호개설→11월 노 대통령의 방소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뒤 이어 내년 봄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방한과도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한소 관계는 질주할 것으로 보인다.노 대통령의 방소 정지작업을 위해 최호중 외무장관이 이달 말이나 11월초 모스크바 방문을 고려하고 있으며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도 고르바초프 대통령에 앞서 연말이나 내년초 서울을 방문,양국 우호분위기를 더욱 성숙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협력면에서는 이달 26일로 예정된 한소 정부대표단의 2차 서울회담에서 그 대강이 타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양국간의 최대 관심사항이었던 경협규모 확정을 비롯,경제교류·협력의 제도적 장치인 투자보장,2중과세방지협정도 체결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이 수교 발효시기가 당초 소련이 복안으로 가져왔던 「내년 1월1일부터」에서 「코뮈니케 서명 동시 발효」라는 우리의 희망에 부응하게 됨으로써 우리의 대소 경협도 자질구레한 유보없이 우리 능력범위안에서 깨끗하게 타결지을 것 같다. 따라서 한소 양국은 새로운 동반자관계를 구축,한국의 대소 투자·진출,자원공동개발,소비재를 중심으로 한 상품차관,연불수출 등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소 수교를 양국 관계로서만파악해서는 동북아의 새 질서재편이라는 차원에서 조망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것이 갖고 있는 국제정치 역학적 측면을 간과하기 쉽다. 이런 의미에서 한소 수교는 첫째 동북아의 국제정치 구조를 진영체제에서 세력균형체제로 전환시키는 계기를 제공해 주었다. 이는 전후 북한­중국­소련 대 한·미·일이라는 냉전구조 아래의 진영체제를 허물어뜨리는 한편 소련의 남북한 균형정책 구사를 가능하게 해주었다. 동시에 최근 일·북한 관계급진전과 관련시켜 볼 때 이같은 세력균형체제로의 전환은 더욱 뚜렷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둘째 남북한 관계에 있어 소련은 「각자의 제3국 관계에 결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공동코뮈니케)이라고 명시되어 있듯이 북한과의 기존동맹 관계는 계속 유지하면서도 한국과는 경제협력의 파트너로서의 관계에 중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소련이 우리와 수교함으로써 소·북한 관계는 내면적으로 상당히 냉각될 것이고 특히 북한의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남북대화에 있어 신경질적인 거부반응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물론 이는 단기적인 현상일 것으로 생각되나 중·장기적으로 보면 한소 수교는 북한에 「두개의 조선」 반대라는 분단고착화 논리의 전면수정을 강요케 할 것이며 또한 남북대화에 진지하게 임하도록 해 결과적으로 남북한 긴장완화,북한의 개방에 중요한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셋째 한중 관계개선과 관련,중국이 북한의 집요한 견제를 한소 수교의 현실화를 빌미로 상당수준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의 대중국 관계개선의 행보가 상당히 빨라질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미 그 징후가 나타났지만 북한은 한국의 대소 수교라는 북방정책의 최대결실을 상쇄시키기 위해 대일 관계개선을 매우 서둘러 진행시킬 것으로 생각된다. 다음으로 한소 수교는 한반도주변 4강간의 새로운 역학관계 모색의 시발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아시아·태평양세력의 일원으로 화려하게 등장하려고 하는 소련으로서는 한소 수교를 징검다리로 해서 내년엔 일본과 북방 영토문제를 타결,아태지역에서의 지분을 확실히 담보해 두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소 수교는 양국 협력관계 기밀화에서부터 동북아의 질서재편 한반도주변국간의 균형모색 등 많은 변화의 요소를 몰고 올 것이 틀림없다. 우리의 북방외교의 궁극목표가 북한의 개방,한반도 평화정착 및 통일조국의 달성에 있다고 할 때 한소 수교가 여기에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주도면밀한 후속조치는 물론 미일 등 기존 우방국과의 관계도 더욱 다져나가야 할 것이다.〈이경형 기자〉
  • 한·소 수교 이후(사설)

    이제 세계평화와 인류의 발전을 논의할 때 한국을 빼놓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이 세계인들의 확고한 인식이다. 한국은 이제부터 국제정치무대의 전면에서 세계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며 독립자존하는 지도적 국가로서 그 위상을 새로이 하게 됐다. 한국과 소련이 예정을 앞당겨 당장 정식 국교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상은 세계 속의 한국의 위상을 그렇게 강조했고 최호중 외무장관은 국제무대에서의 한국의 역할과 책무의 막중함을 새삼 다짐한 것이다. 1905년 대한제국과 제정러시아간의 관계가 단절된 뒤 85년 만이다. 한국으로서도 그 외교사에 획을 긋는 일대사건이며 양국간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기도 하다. 「한소 수교」는 그 자체로도 우리가 그동안 추진해온 북방외교의 핵심목표였다. 소련으로서는 그들의 새로운 평화지향적 세계전략과 실리추구 국가정책의 결실일 것이다. 한소 양국은 그 두 접점에서 만났고 그 토대 위에서의 양국 관계정상화는 국제정세 특히 동북아질서 재편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한소 수교는 국제외교적인 측면에서 커다란 파급효과를 갖는다. 우선 화해와 협력의 탈냉전,신데탕트 사고를 동북아에 확립하는 계기가 됐다. 실리의 측면에서는 지금 북경아시안게임을 계기로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한국·중국간의 관계개선에도 매우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다. 그동안 대한 관계개선 문제에 있어 소련측의 움직임을 주시해 왔던 중국으로서도 한국과의 관계개선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을 할 것이다. 한반도 문제는 어떠한가. 한소 수교는 단기적으로는 소·북한 관계의 급속한 냉각으로 남북 관계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한반도문제 유관열강으로서 소련의 영향력과 전통적인 소·북한 동맹관계의 불가피성으로 해서 남북 관계개선과 이에 따른 한반도 긴장완화 및 평화정착에 기여할 것이다. 북한도 주변상황이 이렇게 진전되면 어쩔 수 없이 냉엄한 국제현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북한이 최근 일본측에 조기수교를 요청한 것이 이를 말해준다. 외형상 「하나의 조선」 논리를 수정한 것으로 짐작되는 북한의 대일 수교제의는 한중 관계개선으로도 연계될 수 있다. 한중 수교로써 우리의 적극적인 북방외교는 정책적으로 일단 마무리될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 국제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서 고리타분한 사회주의노선 명분과 환상적인 대남 혁명전략에서 벗어나 실리와 편의쪽을 택해야 마땅하다. 한소 양국은 이제 정식수교를 계기로 아무런 장애없이 양국 정상의 교환방문을 이룰 수 있게 됐다. 지난 6월의 샌프란시스코 한소정상회담이 상징적으로 보여줬듯이 양국 정상의 교환방문은 두나라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제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가속화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이 단계에서 소련의 급속한 대한 수교배경에 대한 냉철한 인식도 다시 가다듬어야 한다. 대소 경제협력에 있어서도 철저한 상호주의를 지켜야 한다. 양국간 투자보장협정,이중과세방지협정 등 대소경협 및 투자에 따른 안전보장책 마련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 유럽중심부에 거듭난 「게르만」

    ◎1990년 10월3일 통일… 새독일의 위상/인구 8천만ㆍGNP 1조3천억불의 부국/향후 10년간 국부 두배로… 「제2기적」 기대 1990년 10월3일 0시. 동서로 갈리어 반세기를 살아온 게르만민족이 45년만에 다시 하나가 되는 역사적 순간이다. 통독은 전후 미소를 축으로 한 냉전체제의 종언이자 새로운 탈냉전시대를 출범시키는 출발이기도 하다. 이제 독일 민족은 지나간 분단의 세월속에 쌓인 한과 고통을 라인강물에 띄워보내고 흑적황 3색의 독일깃발을 다시 유럽 복판에 세우는 환희의 순간을 맞고 있는 것이다. 통독은 유럽,나아가 세계질서의 재편을 불가피하게 하고 있다. 동구와 소련 등 사회주의 국가들의 일당체제붕괴에 이어 바르샤바조약기구의 와해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으며 NATO의 기능도 군사조직에서 정치조직으로 변모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하나의 유럽」을향한 국제질서 재편작업이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된다. 그렇다고 통일독일의 장래가 모두 장미빛으로 밝은 것만은 아니다. 아직도 넘어야할 고비가 많다. 베를린장벽이 무너진지 1년도 못돼,그것도 수십만명의 미국과 소련 군대가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통독을 실현시킨 패전 독일민족의 능력을 바라보는 우리의 감회는 실로 착잡하다. 이같은 역사적 순간을 맞아 서울신문은 김진천 파리특파원과 이기백 정치부기자를 역사의 현장에 특파,통독과정을 살펴보고 유럽의 새질서 태동을 점검해 보기로 한다. ▷인구ㆍ영토◁ 통일독일의 인구는 서독의 6천1백만명과 동독의 1천6백60만명을 합해 총 7천7백60만명. 1억명 이상의 10개국과 8천3백만명의 멕시코에 이어 세계 12번째 인구대국. 영토는 서독의 24만8천7백6㎢와 동독의 10만8천3백33㎢를 더한 총 35만7천39㎢로 한반도(22만1천㎢)의 약 1.6배 크기. 2차대전 패전으로 폴란드영토가 된 오데르∼나이세강 동쪽의 실레지아 등 10만3천㎢의 옛독일땅에 대해서는 통일후에도 영토권을 주장하지 않기로 약속된 상태. 수도는 베를린으로 결정됐으나 현재 본에 위치한 행정부가 옮겨갈지 여부는 추후 논의대상이다. 국기ㆍ국가ㆍ국명 등은 동독이 서독에 흡수통합되는 만큼 서독것을 그대고 쓰되 동독인들의 자존심을 고려한 추후변경여부는 미지수. ▷역사◁ 지난 4세기 발트해연안 및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살았던 게르만족의 대이동으로 독일은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게 됐다. 그러나 독일민족은 중세에 들어서도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분열상태를 지속,강력한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으며 철혈재상인 비스마르크가 등장,1871년 독일제국이 탄생됐다. 제1차대전의 패배로 제정은 무너졌으며 바이마르공화국시대(1919∼1933)로 들아갔으나 소당분립,정쟁격화 등으로 혼란이 계속되던중 1933년 히틀러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히틀러는 게르만 제1주의를 내걸며 사상최대의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으나 1945년 패전으로 독일은 동서독으로 분단의 길을 걷게 됐다. 서독은 동독과 수교한 국가들과는 외교관계를 맺지않는다는 냉전시대의 할슈타인원칙을 표방했었으나 브란트전총리는 지난 1969년 집권한 뒤 동방정책을 표방,상호교류를 확대시켜 오늘의 통일을 이룬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었다. 동서독은 72년 기본조약체결,73년 유엔동시가입,74년 상주대표부 설치를 거쳐 80년대에는 양국정상의 상호방문이 실현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동서 데탕트와 고르바초프의 개방정책,동구권의 민주화열기로 지난 61년 구축됐던 베를린장벽이 철폐됐고 지난 7월 통화통합으로 사실상 통독이 가시화됐다. ▷국내정치◁ 통일과 동시에 동독정부 및 의회는 소멸되며 오는 12월2일 전독총선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현서독정부가 계속 집권한다. 다만 총선전까지 동독지역의 대표성을 인정하기위해 메지에르 총리등 독독 지도자들이 서독 행정부에 무임소장관으로 기용되며 4백명의 동독인민의회의원중 인구비례에 따른 1백44명이 서독연방의회(하원)에 자동진출한다. 전독총선에서는 상원 56석(서독지역 41,동독지역 15)과 하원6백85석(서독지역 5백41,동독지역 1백44)의 임자를 가려 하원의 다수당이 통일독일의 명실상부한 초대 집권당이 된다. 동서독의 집귄기민당을 비롯,사민ㆍ자민당 등은 이미 전독총선에 대비해 정당통합절차를 마쳤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결과를 놓고 볼때 기민당을 주축으로 한 중도우파연정이사민당의 인기도를 훨씬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통독후 총선까지 2개월 사이에 극심한 경제혼란 등 이변이 없는 한 콜 서독총리의 초대 독일재상 꿈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 통독을 가능케 한 주요인이 서독의 경제력 때문이라는 분석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만큼 막강한 서독의 경제력은 동독과의 통합으로 더욱 힘을 발휘하여 마르크화의 위력이 유럽을 강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독은 지난 89년 총GNP(국민총생산)에서 1조2천억달러를 기록,미국 소련 일본에 이어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는 경제대국으로 통일을 계기로 경제전망이 더욱 밝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독은 EC(유럽공동체) 총생산량 가운데 25% 정도를 점유하고 있으나 서독경제력의 10%수준인 동독을 흡수,30%선을 상회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통독은 단순합계로 현상태에서 유럽내 라이벌인 프랑스 영국보다 경제력에서 50∼80%를 능가하게 됐다. 서독은 EC의 대 동구 및 소련교역량 가운데 3분의1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나 동구권내에서우수한 공업국인 동독을 흡수함으로써 이지역을 기반으로 하게될 경우 대 동구 교역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로 인해 동구는 독일의 영향을 받아 위성국으로 전락할 가능성까지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을 정도이다. 반면 서독은 통독으로 낙후된 동독을 희생시켜야 하는 책임을 맡게되어 통일에 대한 비용을 부담하게 됐다. 서독정부는 지난 5월 1천1백50억마르크(약 7백억달러)의 통일기금을 조성키로 했으나 동독을 서독의 수준으로 상향평준화시키기 위해서는 모두 1조∼2조마르크가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독정부가 앞으로 10년간에 걸쳐 집중적으로 동독의 철도 도로 전신 등 기간산업에 투자하고 동독의 실업자들에게 수당을 지급하려면 이와 같은 엄청난 재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동독의 8천여 국영기업 가운데 이미 20%가 서독과의 경쟁에서 도태됐으며 30%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한 서독은 동독의 1백50억달러에 이르는 외채를 청산해야 하며 올 하반기에만 3백30억마르크의 예산적자가 예상되는 등 열악한 동독재정을 떠맡아야 할 입장이며 동독주둔 소련군의 철수비용 및 통일에 대한 보답으로 1백80억마르크를 지불키로 되어있다. 그러나 현 동독경제의 상태 및 막대한 투자재원부담이 통독의 앞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서독은 지난 88년 7백억달러의 국제수지흑자를 기록하는등 외환보유고 세계 2위의 부국이기 때문에 이러한 재원은 별 문제가 될 수 없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고 있으며 대 동독투자로 1백여만명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독이 90년대를 통해 연평균 7∼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현재의 GNP보다 배로 확대돼 제2의 라인강의 기적이 동독에서 만개하게 될 것이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군사력◁ 서독의 48만8천7백명과 동독의 17만2천명을 합해 통일독일의 총병력은 66만명인 것으로 돼 있지만 민주화이후 동독군의 탈영이 속출해 실제병력수는 이보다 다소 적은 수준이다. 그러나 통일독일은 군대를 37만명이하로 유지하고 화생방무기를 생산하거나 보유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여서 통일후 절반 가까운 병력감축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 “한반도안정에 도움”…미,일단 환영/일­북한 관계개선… 미의 시각

    ◎예상밖의 급진전엔 놀라움/“일이 아주영향력 증대” 경계 눈초리/북한의 핵안전협정 가입도 재촉구 미국은 북한과 일본의 관계 정상화 움직임에 대해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미 국무부는 28일 논평을 통해 『북한­일본의 관계개선 합의는 남북대화를 촉진하고 북한의 고립탈피를 위해 노력하는 노태우 대통령의 이니셔티브와 일치하는 조치로서 이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그러나 북한의 외부세계와의 접촉이 남북대화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혀 일­북한 관계개선이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남북대화와 한반도 안정 등에 기여할때만 긍정적일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미국은 특히 『북한과 외부 세계와의 접촉은 북한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안전협정 가입과 의무이행의 중요성을 확실히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국무부가 핵문제를 강조한 것은 한국정부의 북방정책과 보조를 맞추어 북한을 국제사회에서 책임있는 일원이 되도록 하려는 미국의 기본정책을 재천명한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핵문제를 심도있게 다루지 않은채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추진하는 일본의 어프로치가 지나치게 자국 중심적임을 완곡하게 지적하려는 의도를 함축한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은 또 공식적으로는 환영의 뜻을 표명하고 있지만 북한의 정책변화와 예상보다 빠른 일­북한 관계개선에 다소 놀라움과 함께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워싱턴 당국은 일본이 국제질서의 재편과정에서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동북아지역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증대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일본의 이같은 행보가 한반도에서 미ㆍ중ㆍ소에 뒤떨어지지 않는 발언권을 행사하려는 저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하고 파악하고 있다. 한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는 한국과 소련이 30일 뉴욕에서 외무장관회담을 갖기 3일전에 북한이 일ㆍ북한 관계 정상회담을 제의한 것은 평양 당국이 한ㆍ소관계 증진에 대한 외교 지렛대로 일본카드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사실 소련과중국으로부터 지원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악화되고 있는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대일 접근을 서두르고 있다. 북한측은 일본 방문단에게 배상 및 경제지원문제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북한이 일본을 이용,경제적 궁핍으로부터의 탈출구를 마련한다면 남북대화 과정에서 활용될 수 있는 한국의 대 북한 경제지원이라는 중요한 카드 하나가 줄어든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은 한­소,일­북한 관계개선이 한때 한국정부에 의해 추진됐던 남북한에 대한 주변 강대국의 교차승인 문제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워싱턴 타임스지도 일본 대표단의 방북과 한ㆍ소 국교정상화 움직임은 미ㆍ소ㆍ중ㆍ일의 남북한에 대한 교차승인문제를 새롭게 되살릴지 모른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그러나 일­북한관계가 개선되더라도 당장에 대한반도정책을 크게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제까지 견지해온 「북한을 책임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게 하려는」 기본방침에 변화가 있으리란 조짐이 아직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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