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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직 틀이 바뀐다] (1)성과인센티브 확대

    [공직 틀이 바뀐다] (1)성과인센티브 확대

    공무원 사회의 패러다임이 급속히 바뀌고 있다. 총액인건비제가 제주도와 안양시 등 지자체 10곳을 대상으로 이미 시범 시행에 들어간 데 이어 오는 7월부터는 행정자치부 등 중앙부처 10곳에도 도입된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급여·조직 운용에서 부처 자율성이 지금보다 훨씬 커진다.2007년부터 모든 기관에 시행된다. 본부장 및 팀제 도입도 목전에 다가왔다. 이와 함께 중앙부처 1∼3급을 대상으로 한 ‘고위공무원단’ 제도도 내년부터 본격 가동된다. 연공서열 위주의 기존틀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의 보수·조직·인력운용 등의 방향을 3차례에 걸쳐 나눠 싣는다. “총액인건비제 도입 목적은 성과관리다. 현재의 성과관리는 사상누각이다.”(국무회의 석상에서 변양균 기획예산처장관) “현 조직으로는 성과배분 때 기여도를 측정할 수 없다. 성과관리를 위해 기존의 조직을 팀제로 바꿔 미션을 주고 성과를 평가해 인사와 급여로 보상을 하겠다.”(기자 간담회서 오영교 행자부장관) 공직사회에 성과 보상제도가 본격 도입된다. 하는 일에 따라 보수를 차등화한다. 호봉제를 기반으로 했던 보수체계의 전면적인 재편이 추진되는 것이다. 국민의 정부 때부터 1∼3급을 대상으로 한 성과연봉제와 4급 이하를 대상으로 성과상여금제도가 시행됐다. 하지만 앞으로 확대될 제도에 비하면 ‘시늉’에 불과했다. 총액인건비제가 시행되면 같은 직급이라도 보수 격차로 희비쌍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지금까지 1∼3급의 성과 연봉은 개개인의 호봉승급분을 모아 성과에 따라 차등 배분했다. 현재 성과연봉 비중은 기본연봉 평균의 1.3% 정도다. 미미한 편이다. 그런데도 5년간 누적되다 보니 동일 계급·경력간 보수격차가 990만원까지 확대됐다. 올해는 4급 3000명도 그 대상에 포함됐다. 정부는 성과연봉 비율을 높이기 위해 기본 연봉의 5%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이런 상태에서 총액인건비제가 도입되면 성과금이 추가로 지급된다. 중앙인사위 김우종 급여후생과장은 7일 “총액인건비제도가 도입되면 기관장의 판단으로 성과연봉 대상자에게도 별도의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게 된다.”면서 “기본적으로 성과급 재원을 기관장이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공무원간 급여 차이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4급 이하도 마찬가지다. 그동안은 정부가 별도로 책정한 성과상여금이 사실상 성과급의 전부였다. 성과상여금은 2001년 처음으로 1818억원이 책정됐고 이후 2069억원(2002년),2322억원(2003년),2472억원(2004년),2770억원(2005년)으로 꾸준히 늘었다. 하지만 총액인건비제가 도입되면 기존 성과상여금에, 현행 급여 항목 일부도 성과급으로 돌리게 돼 재원이 훨씬 커진다. 예산항목상 인건비뿐만 아니라 인건비성 경상경비(관서운영비·업무추진비·직무수행경비·복리후생비·보상금·연금부담금)도 포함된다. 인건비 예산의 15∼20%에 해당된다. 공무원 1인당 평균 600만원꼴이다. 지난해 예산항목상 인건비는 21조 1874억원(일반회계기준)이다. 이것의 15∼20%는 4조원가량 된다. 여기에 인건비성 경상 경비를 포함하면 5조원이 넘는다. 또 지급기준 및 비율도 부처 자율이다. 정부가 부처간 경쟁을 유도하고 이를 토대로 보상하도록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관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성과급제를 확대할 공산이 크다. 물론 모두 성과재원으로 돌릴 경우 조직운영과 구성원들의 반발 때문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오 행자장관은 “성과급제 도입에 맞춰 팀제를 도입하고, 새로운 성과평가제를 만들어 모든 부처에 확산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정부는 부처 인건비의 자율성을 부여하기 위해 공무원 인건비 체계를 기본·성과향상·업무수행지원·복지항목 등 4개로 나눴다. 이에 따라 일단 봉급과 기말수당·정근수당 등 공무원 연금에 영향을 주는 것은 기본항목으로 묶어 현행대로 인사위가 관리하기로 했다. 반면 기본항목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성과급에 포함시킬 수 있다. 구체적인 것은 부처가 결정한다. 부처 기관장의 의지에 따라 성과향상 항목은 기본이고, 업무지원 항목과 복지 항목까지 성과영역에 포함시킬 수 있다. 게다가 각 부처에 배정된 총 인건비 중 운용과정에 남은 것을 성과급에 포함시켜도 된다. 인원을 줄여 성과급으로 돌리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다. 또 성과급제 등 운용을 잘해 각 부처 평가에서 우수부처로 뽑혀 인센티브를 받은 것도 고스란히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우종 과장은 “부처 자율성이 늘어나지만 크게 바꾸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큰 틀에서 바꾸기 위해서는 기관장이 리더십을 발휘하든지, 아니면 조직원의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문제점은 없나 공직사회는 성과급제의 확대에 대해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일 잘하는 사람에게 더 많이 보상한다.’는 원론에 동의한다. 하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조직의 화합을 해치는 것은 물론 예산 낭비에 그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성과보상제가 본격 도입되면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행자부가 성과평가를 쉽게 할 수 있는 팀제 도입을 추진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이런 분위기는 현행 성과상여금 배분에서도 잘 드러난다. 현재 1∼3급은 목표관리제에 기초한 성과연봉제를 시행하고 있다. 상급자와 하급자가 서로 협의를 해 목표를 설정한 뒤 달성 여부를 판단하고 다음해 연봉에 반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제도는 목표를 달성했는지에 대한 측정이 모호하다. 대상자들이 고위직이어서 공개적으로 반대를 하지 못하지만, 많은 공무원들이 평가의 적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래서 올해부터 직무성과 계약제로 바꾸었다. 성과목표에 대해 상·하위자가 구체적으로 계약을 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내년부터 고위공무원단이 도입되면 모든 중앙부처 국장급 직위에 대해 직무평가를 한 뒤 성과에 반영할 예정이다. 5급 이하는 성과상여금제도가 적용된다. 여기서도 평가의 적정성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객관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많은 부처가 좀더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지만,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교조에서는 성과상여금 반납 운동까지 벌인 적이 있다. 일부에선 수당화하자는 말까지 나온다. 중앙인사위 조사결과 54개 행정기관 가운데 재정경제부 등 50개 기관은 개인별로 성과급을 차등지급한다. 하지만 이들도 배분방식이 제각각이다. 관세청 등 4곳은 상급자가 평가하는 근무성적평정(근평)을 적용한다. 재경부 등 30곳은 근평과 다면평가를 활용한다. 행자부 등 11곳은 근평과 다면평가에다 별도 기준으로 분배한다. 교원은 90%는 균등하게 하고,10%만 차등지급한다. 형식만 갖추는 것이다. 반면 대통령경호실·경찰청·국방부·철도청 등 4개 기관은 부서별로 지급한다. 총액인건비 제도가 도입되면 평가의 객관성을 두고 논란이 더욱 가열될 것 같다. 성과금의 비중이 훨씬 커지기 때문이다.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 서형택 정책실장은 “현재 공무원 사회에서 전반적으로 불신을 받아온 성과상여금제도를 근간으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대입장을 밝혔다. 대부분이 나눠먹기식으로 평가를 해 객관성이나 신뢰도를 부정하는 상태에서의 성과급 체계는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류강연 사무총장도 “각종 성과급 평가에 있어 개인평가를 중심으로 할 경우, 조직 구성원간의 위화감·자괴감·소외감 등으로 오히려 조직의 생산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면서 “부서평가를 70∼90% 반영하고, 나머지는 대인평가를 가미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부처별 포상금 배분 어떻게 “각 기관이 성과급 재원을 어떻게 배분할지 기준이 될 것입니다.” 중앙행정기관의 공무원 A씨는 각 부처의 지난해 말 정부업무평가 결과 우수기관에 지급되는 포상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살펴보면 향후 각 기관의 성과급 배분에 대한 윤곽이 대략 잡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올해부터 전년도 정부업무 평가를 한 뒤 우수 기관에 대해 분야별로 기관당 4000만∼2억원씩 예산에서 포상금을 전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을 말한다. 국무총리실은 평가결과를 토대로 종합우수기관과 항목별 우수기관을 선정해 포상금을 예산에서 전용할 수 있게 했다. 모두 22개 기관에 30억 5000만원이 지급된다. 그러나 한 푼도 못 받는 기관이 있어 부러움을 사게 됐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청단위 기관에서 종합우수기관으로 선정되고, 주요정책·혁신관리·고객만족·정책홍보관리 등 5개 영역에서 뽑혀 가장 많은 4억 2000만원의 포상금을 받게 됐다. 이어 조달청도 종합우수기관·주요정책·혁신관리·정책홍보관리 등 4개 영역에서 선발돼 3억 8000만원의 포상금을 받는다. 산자·정통부와 관세청도 각각 3억 1000만원을 타게 됐다. 이와 관련, 중앙부처의 한 고위관계자는 “각 부서에서 포상금을 나눠 먹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며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할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희망의 한반도 프로젝트/김석철 지음

    국토의 균형 발전, 수도권 과밀 해소, 친환경 도시 건설…. 국가 발전을 위한 거시적 방안이 거론될 때마다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들이다. 그래서 갖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행정수도 건설이 추진되고, 각종 특구와 신도시도 끊임 없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보다 큰 틀에서 한반도에 대한 미래지향적 공간설계가 시급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도시설계 전문가인 김석철 명지대 건축대학장이 바로 그다. 김 교수에 따르면 현재 우리 땅은 서울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대부분 도시가 세계경쟁력을 상실하고 삶의 질도 떨어지고 있다. 한반도의 하드웨어가 이제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그래서 30여년간 한반도 하드웨어를 연구해 왔다는 그는 지금까지 거론돼온 설계안보다 진전된, 어찌 보면 도발적으로 보일 만한 제안을 한다. ‘희망의 한반도 프로젝트’(김석철 지음, 창비 펴냄)는 이같은 그의 혁신적 제안들을 정리한 것이다. 전면적 개혁 없이는 우리 사회에 미래가 없다는 현실진단에 기초하여, 한반도 공간구조를 재편하고 새로운 도시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총체적 기획서다. 기획서의 첫번째 키워드는 ‘황해도시 공동체’또는 ‘황해연합’이다. 이는 북미경제공동체나 유럽연합에 대응하는 경제공동체 결성의 주체가 되자는 것이다. 중국 동부해안 도시군, 동북3성, 한반도, 일본열도 서남해안 도시군을 아우르는 블록, 즉 국가와 도시를 초월한 연합체가 구성되면 엄청난 경제기적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두번째는 한반도 구조개혁의 핵심인 수도권 전략이다. 지은이는 우선 현재 진행중인 행정 중심도시 건설은 한반도만을 생각한 근시안적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그는 황해연합과 남북통일, 한반도 공간전략은 하나의 범주 속에서 다루어야 하며, 이를 위해 한반도를 수도권과 세 지방권, 즉 전체적으로 4개의 경제권역으로 재구축하는 한반도 구조개혁을 구상한다. 수도권은 서해 해안링크, 개성, 춘천, 평택으로 확대 재편하고, 동북아의 허브공항이 된 인천공항과 수도권의 경제력을 집합한 해안도시구역을 송도 앞바다에 세워 황해연합의 교두보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방전략으로는 지방의 몇 개 도시와 농촌이 결합한 도시연합과, 산업공단을 재조직한 산업클러스터가 모여 대도시권과 겨룰 수 있는 규모를 이루는 ‘어반 클러스터’(urban cluster)를 제시한다. 그중 ‘금강·새만금 어반클러스터’는 행정수도 논란과 새만금 딜레마를 함께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방안임을 강조한다. 말하자면 금강에 선박 운항이 가능한 운하를 만들어 군산·부여·공주·대전을 금강유역 도시연합으로 만들고, 금강과 만경강을 신수로로 연결하여 금강유역과 새만금을 어반클러스터하는 방안이다. 총 16개의 프로젝트는 대부분 혁신적이고 도발적인 방안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미 36년 전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완성하고,‘서울대 마스터플랜’, 예술의 전당 및 중국 취푸신도시 설계를 거친 대가의 원숙함과 세밀함 때문인지 그리 허황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1만 8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대기업 규제정책 손떼고 소비자보호 업무 주력을”

    ‘경제 검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능을 재편하는 논의가 정치권에서 시작됐다. 공정위가 출자총액제한제 등 대기업 규제정책을 손놓고, 대신 소비자보호업무만 다루도록 하자는 얘기다. 재벌개혁의 선봉장인 공정위의 무력화 여부가 주목된다. 국회 규제개혁특위는 지난달 28일 ‘경제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혁 관련 공청회’를 열고 공정위의 기능을 재편하는 논의를 시작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참석자들이 1일 전했다. 열린우리당 김종률 의원은 “공청회에서는 공정위의 기능과 역할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향후 출자총액제한 등 대기업 정책에서 손을 떼고 시장원리가 원활히 작동되도록 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시됐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일부 여당 의원들은 “아직까지 투명성 측면에서 기업의 경영을 완전시장 경제에 맡길 정도는 아니다.”는 이유를 들어 공정위의 현 기능 유지론을 펴기도 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공정위가 기업의 활동을 감시·강제하는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권한을 대폭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재원 의원은 “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공정위를 통해 ‘기업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무성 산하에 있는 일본의 ‘공정취인위원회’처럼 ‘경제검찰’로서의 최소한의 권한만 갖도록 기능을 축소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훈 의원도 공정위 기능을 조정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 의원은 “공정위는 앞으로 소비자보호 업무에 주력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원들마다 여러가지 방안들을 생각하고 있지만 시작단계라서 구체화된 것은 아직 없다. 그러나 막강한 파워를 갖고 있는 공정위의 새로운 자리매김 움직임 자체로 주목을 끌고 있다. 특위는 이달중 2차례의 공청회를 통해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한 뒤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런 정치권의 움직임은 소비자보호원 관할 문제와 맞물려 있다. 열린우리당 오제세 의원은 재경부와 이원화돼 있는 소비자정책을 공정거래위원회로 일원화하고, 재경부 산하 소비자보호원을 공정위로 이관하는 내용의 소비자보호법 개정안을 지난달 28일 발의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의 행정개혁전문위원회에서 기능개편에 대한 논의가 진행중”이라면서 “국회 논의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공정위는 논란이 되고 있는 대기업의 출자총액제한 제도는 경쟁억제가 아니라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우리나라의 시장상황에서는 꼭 필요하다고 밝혀왔다. 박준석 전경하기자 pjs@seoul.co.kr
  • [닻 올린 행정도시] 금융·물류·첨단산업… 동북아 경제수도로

    [닻 올린 행정도시] 금융·물류·첨단산업… 동북아 경제수도로

    신행정도시 건설에 따른 서울 수도권 공백을 어떻게 메울까? 정부는 서울의 행정기능 상당 부분이 연기·공주로 이전하는 대신 서울 수도권은 국가균형의 큰 틀에서 전략적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행정도시 규모와 이전 계획 등이 드러남에 따라 수도권을 쾌적한 웰빙형 도시로 키우는 동시에 다핵형·혁신형 도시로 재편하는 정책이 곧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수도권 어떻게 바뀌나 ●규제 풀어 첨단산업 적극 유치 정부는 신행정도시 건설을 계기로 우선 서울 수도권에 이중삼중으로 묶여 있는 규제를 대폭 풀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우선 1단계(2004∼07년)에는 공장 총량제를 현행 기조대로 유지하되 첨단산업 등의 규제를 선별적으로 완화할 방침이다.2단계(2008년 이후)는 3개 권역 체계를 지역 특성에 맞게 합리적으로 개편하고 일률적 금지 위주 규제를 정비해 나간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신행정도시 입주가 완료되는 2014년 이후에는 수도권정비계획법 체제를 지자체가 참여하는 계획적 관리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규제 위주의 법규가 개발·발전 방안 법규로 바뀌는 것이다. ●‘녹지총량제’도입… 웰빙도시로 쾌적한 도시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10년 안으로 대기질을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하고 상수원 수질을 1급수로 유지하는 한편 녹지총량제를 도입, 소규모 근린공원과 녹지를 확충할 방침이다. 청와대와 북악산 주변을 역사 공원 및 시민 녹지공간으로 돌려주고, 도심에는 역사 문화벨트를 조성할 방침이다. 청계천·안양천 등 도심 수변공간과 한강 생태계를 보전, 시민들의 휴식·문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지역별 특화 방침도 서 있다. 서울은 도쿄나 상하이 등과 경쟁하는 동북아 금융·국제비즈니스 허브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지역별 특성을 살린 거점 도시 개발 방안이 그것이다. ●5대 국제업무­4대 디지털거점 개발 우선 5대 국제업무거점 도시 개발 계획에 따라 도심과 용산·상암은 국제업무 도시로 개발된다. 서울 강남은 국제회의·컨벤션 도시로, 여의도는 국제금융도시로 특화시키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4대 디지털 거점은 도심은 문화, 강남은 소프트웨어형 정보기술(IT)로 특화시킨다. 구로·금천은 하드웨어형 IT 도시로, 상암지구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도시로 집중 육성한다. 인천은 중국 푸둥지구에 버금가는 동북아 물류·비즈니스 도시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을 중심으로 국제 교통·물류허브가 된다. 송도는 국제업무와 지식기반산업, 연구개발 기능을 갖춘 도시가 된다. 영종지구는 항공물류와 첨단 산업·해변 종합관광도시로, 청라지구는 금융·관광·복합레저도시로 키우는 전략을 짜고 있다. 경기도 역시 첨단·지식기반산업의 메카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클러스터 도시가 그것이다. 안산·반월·시화 일대는 부품소재 클러스터로, 수원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전자클러스터로 키운다. 파주는 LCD클러스터로 특화시켜 수도권 경쟁력을 더욱 키워 간다는 전략이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새달 190개 공공기관 이전지역 발표 국가균형발전위(위원장 성경륭)는 24일 수도권 344개 공공기관 중 약 190개 기관을 이전대상으로 잠정 선정했다. 균형발전위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신행정수도특위 산하 균형발전대책소위에서 이같이 내용을 보고했다. 균형발전위는 이전대상 공공기관을 ▲대규모 기관 ▲산업특화기능군 ▲유관기능군 ▲개별이전 기관으로 분류한 뒤 대규모 기관은 시·도별로 1개씩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해양수산·에너지·노동복지 기능 등 산업특화기능 및 유관기능군은 집단이전 기관으로 분류, 지역전략사업을 고려해 시·도별로 각 1개씩 배치하고, 중앙119구조대 등 개별이전 기관은 시·도간 불균형을 조정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배치키로 했다. 이전기관에 대해서는 기업 지방이전에 준하는 세제지원 및 관련부담금 면제의 혜택을 부여하고, 이전기관 직원 자녀의 전·입학 특례허용, 특목고 설치 등 우수한 교육서비스 혜택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어 수도권과 대전·충남을 제외한 광역시·도에 특성화된 지역거점도시인 ‘혁신도시’를 원칙적으로 1개씩 건설하고, 혁신도시의 기능 활성화를 위해 기업도시와 연계하는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균형발전위는 새달 중 이전대상 기관 및 시·도별 배치방안을 발표한다. 이어 오는 5월까지 관계부처와 시·도, 이전대상 기관끼리 이전시기 및 지원내용 등에 대한 협약체결을 추진키로 했다. 내년 12월 말까지 혁신도시 지구지정 및 개발·실시계획을 수립하고 2012년까지 공공기관 이전을 완료해 혁신도시를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수도권에 잔류하는 기관은 한국전기연구원 서울분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서울분원, 감사교육원, 한국자원재생공사, 한국영상자료원, 전쟁기념관, 국립의료원, 국립현충원, 한국방송공사, 항공교통관제소, 인천국제공항공사, 군인공제회, 한국증권업협회, 정보통신기술협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대한투자신탁, 한국투자신탁, 제일은행, 한국생산성본부, 중소기업은행,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금융감독원, 한국수출보험공사,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지역난방공사, 국립국어연구원, 대한민국학술원, 한국디자인진흥원, 국립국악원, 한국과학기술원, 장애인고용촉진공단 등이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충청 다시 땅땅거린다 충청권 훈풍, 수도권은 역풍? 여야가 신행정도시건설에 합의한 뒤 충청권과 서울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충청권 부동산 시장은 다시 살아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반면 수도권은 각종 규제로 열기가 식고 있다. ●거래 회복세… 아파트건설 재추진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 이후 거래가 끊겼던 충청권 부동산 시장은 연초부터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정부의 신행정도시건설 후속대책 마련에 다시 훈풍이 불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여야가 신행정도시건설 계획에 합의하면서 충청권 부동산 시장은 들먹거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보상이 본격화되면 대토를 마련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주변 땅값이 다시 한번 뛸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체들도 충청권 아파트 분양계획을 다시 세우는 등 신행정도시 특수를 기대하는 눈치다. 오진우 벤처부동산사장은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행정도시 건설을 놓고 ‘안개’가 걷혔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은 다시 살아날 것”이라며 “이전작업이 진행되면서 연기군·공주시 일대 국도변 땅값과 대전 유성구 일대 아파트값 움직임이 눈에 띄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과거 같은 투기 열풍은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택용 주공부동산 사장도 “규제가 심해 외지인의 사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과천 타격, 서울은 큰 변화 없을 듯 과천 지역 부동산 시장이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아직 청사 활용 계획이 나오지 않아 변수가 있지만 우선 당장은 상권이 죽고 집값 하락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과천의 음식점 등 대부분의 소비성 상가들이 청사와 연계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천 청사를 고급 주거단지로 개발하거나 기업 입주 등으로 활용할 경우 역풍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일부 부동산업자들의 우려와는 달리 서울 아파트값 폭락 현상은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신행정도시 건설로 인한 수도권 인구 감소가 한꺼번에 일어나지 않고 점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국토연구원이 시뮬레이션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수도권 인구 감소는 17만∼55만명 정도로 예상됐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기고] 프랑스식 국방개혁 연구해야/최명상 전 공군대학 총장·소르본대 정치학박사

    노무현 대통령은 프랑스 방문시, 마리(Alliot Marie) 국방장관으로부터 군 개혁에 대해 설명을 듣고 윤광웅 국방장관에게 프랑스식 국방개혁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국방개혁을 지시한 것은 지난 1996년 2월이다. 주요 내용은 97년부터 2015년까지 (1)육군을 27만명에서 17만명으로,97개사단 129연대를 85개 연대로,927대의 탱크를 420대로,340대의 헬기를 180대로 줄이고,(2)해군은 7만명에서 5만 6000명으로,101척의 군함을 81척으로,6대의 핵잠수함과 7대의 재래식 잠수함을 6대의 핵잠수함으로 운영하고,33척의 해상초계기를 22대로 줄이며 (3)공군은 9만 4000명에서 7만명으로,405대의 전투기를 300대로 줄이는 대신, 공중급유기를 11대에서 16대로 늘리고,101대의 헬기를 84대로 감축하는 것 등이다. 프랑스 국방개혁의 특징은 국민합의에 의해 병력 규모에서 핵무기에 이르기까지 20년에 걸쳐 장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이래 계속돼 오던 징병제를 없애고,50여만명의 군병력을 35만명으로 직업군인화하며, 신속전개병력을 1만명에서 5만∼6만명으로 늘리는 것이다. 병력의 3분의1과 국방 예산의 5분의1을 줄이면서 기동성있는 강군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드골주의자들의 오랜 목표인 무기체계에서 완전한 자주국방정책을 포기하고 프랑스 산업에서 미흡한 위성정보,C4I장비, 전략공수 분야는 유보시켰다. 정책 변화에 따른 방위산업 구조조정도 불가피했다. 이러한 결단은 좌·우파 간의 혼란을 부를 수도 있었으나 국민 70%의 찬성으로 가능했다. 프랑스 국방개혁은 유럽연합군 및 NATO군과의 조화도 고려하며 진행되고 있다. 걸프전과 코소보전 참전시 얻은 교훈을 지침으로 비효율적이던 장거리수송, 적방공망제압, 공중급유, 야간폭격능력을 강화시키고 신속장거리 전개군을 증강하고 있다.‘9·11테러사태’ 이후 아프카니스탄 전과 이라크 전을 관찰하면서 정밀공격능력과 대 테러전을 보강함으로써 21세기형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핵무기 운용에서도 알비옹 플라토(Albion Plateau)에 있는 18기의 지대지 전략핵미사일을 폐기하고 전략핵폭격기와 핵잠수함의 2개운영체제로 정책을 바꾸었으며 단거리 하데스 미사일 운영도 폐기시켰다. 또한 대 테러전에는 미국이 핵심역할을 하며,‘미국이 유럽 안보에 필요한 나라’임을 인정하고 있다. 이렇게 프랑스의 국방개혁은 국제안보환경과 국제정치질서의 변화에 따라 방위목적과 능력에 맞추어 전면적으로 재편해가고 있다.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1991년 소련이 붕괴되고 세계냉전이 종식되면서 프랑스와 NATO에는 더 이상 적이나 위협이 존재하지 않는다. 유럽연합이 탄생되면서 프랑스와 독일간 국경 위협은 사라졌다. 이에 따라 프랑스는 국방개혁의 제1단계로 ‘군사계획법 1997∼2002’를 만들어 징병제를 폐기했고 현역과 예비역을 재조직했다. 예비군도 작전예비병력을 사용할 수 있는 작전예비군과 시민예비군의 형태로 바꿨다. 징병제를 지원제로 전환함에 따라 병력은 1996년 57만 3000명에서 2002년 44만명으로 감축되었지만 직업군인의 비율이 60%에서 92%로 증가되었다. 현재 프랑스는 ‘군사계획법 2003∼2008’에 의거 제2단계 개혁이 진행 중에 있다. 프랑스식 국방개혁을 우리 군 개혁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적과 정면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프랑스처럼 징병제를 폐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나 기술집약적인 군 구조,3군의 균형발전 등은 좋은 연구 모델이 될 것이다. 프랑스와는 다른 적의 위협, 안보환경, 우리군의 취약점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대응전략전술 수립과 군사력을 건설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북한 핵, 주한미군 재배치, 한·미동맹관계, 국민적 공감대와 국방비 등을 고려하여 조화를 이루는 협력적 자주국방이 되어야 한다. 한반도의 영원한 평화와 통일, 한민족의 번영을 뒷받침하는 강한 군대를 만드는 국방개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최명상 전 공군대학 총장·소르본대 정치학박사
  • 靑 국방정책조정관 신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준장급의 국방정책조정관이 신설된다.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이 겸직하고 있는 국방보좌관(차관급) 자리는 폐지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6일 “대통령에게 국방과 관련해 폭넓은 자문을 하는 국방발전자문위를 대통령 직속으로 신설할 예정”이라면서 “이를 위해 NSC 사무처에 국방정책조정관을 비서관급으로 둘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에는 국민의 정부까지 준장급의 국방비서관이 근무해 왔으나 참여정부 들어 기능 통폐합에 따라 국방비서관은 폐지돼 대령급이 파견근무하고 있다. 국방정책보좌관에는 합동참모본부의 N준장이 유력한 가운데 국방부의 Y준장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고위관계자는 “국방정책조정관을 두는 것이 NSC의 재편이나 확대는 아니다.”라면서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이 겸직하고 있는 국방보좌관 자리는 폐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국방장관을 중심으로 한 대통령에 대한 국방보좌 체계가 안정적으로 확립된 상태라고 판단해 국방보좌관제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정현 조승진기자 jhpark@seoul.co.kr
  • “이란 민중 봉기땐 미국이 함께할 것”

    ‘이란엔 채찍과 경고, 북한엔 무덤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국정연설에서 이란을 세계 제일의 테러후원국으로 지목했다. 이라크처럼 무력공격도 마다하지 않을 분위기다. 자극적인 표현을 자제하고 원론적으로 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시사한 북한과는 대조적이다. 부시 대통령은 “오늘 밤 이란 국민에게 말한다. 여러분이 자신의 자유를 위해 싸울 때 미국은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민중봉기 지원 등 물리적인 수단을 통한 정권교체 의사마저 내비친 것이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언급한 ‘폭정의 전초기지’인 북한과 이란이지만, 두 나라에 대한 접근방식은 확연히 차이난다. 이라크 총선의 성공으로 한껏 고무돼 있는 부시 정부가 중동의 민주화와 이 지역의 평화를 명분으로 또다시 무력공격을 감행할 경우 다음 타깃은 이란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점차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나아가 핵개발 및 테러지원 중단을 명시적으로 요구했다.‘이란문제’ 해결을 더 시급하고 중요하게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부시 정부가 중동문제 해결에 외교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팔레스타인 새 자치정부 출범, 이라크 총선 성공으로 궤도에 오른 중동재편 구상을 ‘이란문제’로 화룡점정을 하겠다는 입장으로 읽혀진다. 앞서 지난달 17일 부시 대통령은 “이란 핵개발에 대한 군사행동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등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이젠 사람입국이다] 8. 싱가포르를 배우자

    [이젠 사람입국이다] 8. 싱가포르를 배우자

    “평생학습은 국가의 경쟁력이다.” 부존 자원이 빈약한 도시국가에서 인적 자원은 곧 전략 자본이다. 싱가포르가 오늘의 선진국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인적자원개발에 대한 정부의 강조와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세계적 경쟁 심화라는 거대한 파도를 헤쳐 나가기 위해 학습을 통한 혁신에 중점을 두어왔다. 혁신을 하려면 기술도 필요하고 돈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혁신의 주체가 되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경제계획에서도 인적자원개발을 강조했다. 인적자원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결과 싱가포르 근로자는 BERC,IMD 등 세계 유수의 경쟁력 평가기관들로부터 최고라는 인정을 받은 바 있다. 모두 정부의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노력 덕택이다. ■ 싱가포르 인적자원개발은 싱가포르 정부는 기업이나 기관에 우수한 인적자원개발제를 가지고 있음을 인정해 주는 제도인 PD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1995년 경제개발위원회에서 영국(Investors in People), 미국(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 Association) 등 선진국의 인적자원개발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 만들었다. ●우수교육기업에 인적자원개발인증 싱가포르의 인적자원개발 인증제(PD·People developer)는 기업이 구성원의 역량 개발에 투자하도록 하고, 또 그 투자가 사업 성과로 이어지도록 기준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PD는 2002년 4월 통상산업부 산하에 설립된 싱가포르 생산성·기준·혁신 기구인 SPRING(Singapore Productivity Standard and Innovation Board)에서 관장한다. SPRING에서는 ▲훈련 인프라 강화▲수행성과 표준 및 기술표준 개발▲혁신적 노동력 촉진▲근로자의 우수 사례 인증 등이 주요 활동 내용이다. 2004년 SPRING의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1998년 이래 약 2000개의 조직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그중 481개 조직이 PD로 인정됐다. 기업뿐만 아니라 국무총리실 등 공공기관도 PD 인증을 받았다. 약 26만명의 근로자와 공무원이 개인훈련과 경력개발을 지원받은 것이다. ●年4만여명에 ‘엘리트’ 평생교육 PD 인증을 얻은 조직 중 가장 우수한 조직에는 인적자원개발 최우수상(PE·People Excellence Award)이 주어진다.2001년 인증을 시작한 이래 리츠칼튼호텔, 씨티그룹, 싱가포르 부패방지위원회 등 6개 조직이 최우수상인 PE를 수상했다.PD 인증은 국가적으로 한 기업에 대해 훈련과 개발 문화가 강하게 자리잡혀 있음을 국가가 공증해 주는 것이다. 때문에 기업들에는 효과적인 인센티브가 된다. 구조화된 훈련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인 만큼 인증을 받으면 경영성과가 올라간다. 또 조직 내에서 직원에게 자신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노동시장에서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는 기업이 인력을 모집할 때에도 좋은 인재를 끌어올 수 있는 효과적인 홍보 수단으로 작용한다. ●좋은기업 척도… 우수인재 몰려 훈련강좌 평가 체계에 대한 기준이 있는 만큼 근로자로 하여금 자신에게 알맞은 강좌를 선택하게 하고, 습득된 기술을 활용토록 하는 만큼 기업의 비용이 절감된다.SPRING의 조직 혁신과 매니저인 피오나 코씨는“인적자원개발 자체가 국가전략으로 간주되는 만큼 PD는 우수기업의 상징으로 각광받으며 정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과 셜리 왕 과장은 “PD를 획득함으로써 기업들은 역동적인 조직이라는 국가적 평가를 얻게 될 뿐만 아니라 보다 높은 역량을 갖춘 종업원들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국가주도 평생교육 싱가포르의 인적자원개발 전략과 평생학습체계 구축은 국가전략으로 추진되고 있다. 경제 및 국가전략과 통합 운용돼 싱가포르 경제발전의 기초가 되고 있다는 점이 다른 나라들과 차별된다. 싱가포르의 인적자원개발 전략 및 평생학습체계가 경제발전이나 국가경쟁력으로 어떻게 연결됐는지 그 성과를 명시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중요한 역할과 기능을 했음을 부인하기 어려운 증거가 곳곳에서 발견된다. 예컨대 싱가포르는 각종 경쟁력 보고서에서 국민 1인당 교육지출이 가장 높은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의 주요 산업도 고부가가치창출 제조업, 금융산업, 국제무역 및 관광산업 등 전문성 있는 인력들을 필요로 하는 산업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세계적 수준의 인력개발을 위한 국가차원의 전략적 접근과 근로자들의 평생학습을 유도하는 체계적인 지원이 기반이 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 평생교육 협력체제는 싱가포르의 인적자원개발 정책은 노사정 협력체계에 근거를 두고 있다. 특히 관련 정부 부처들의 공동보조를 통한 다부처 협력체계가 돋보인다. 국가차원의 인적자원개발 전략은 노사정 3자의 합의를 전제로 하고 있다.1980년대 싱가포르 경제를 제조 중심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중심으로 재편할 당시 이뤄진 기능향상 훈련과 재훈련 정책들은 노조의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종업원 훈련에 대한 재정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술개발기금도 노사정위원회가 운용하고 있다. ●기업이 기술개발 기금 지출 기업이 이 기금을 쓰고 싶다면 월 1700달러(싱가포르 달러)이하 수입 종업원 급여의 1% 또는 종업원 1인당 2달러를 기술개발기금으로 내야 한다. 기업은 종업원 훈련을 위해 지출한 금액의 90%를 이 기금에 청구해 돌려받는다. 기업의 인적자원개발 동기를 확대하기 위한 유인책이다. 기술개발기금은 2000년 들어 제조업부문뿐만 아니라 서비스 부문까지 지원 범위를 넓혔다.50억 싱가포르 달러(원화 3조1500억원)에 달하는 평생학습기금을 조성하기 위해 평생학습법을 제정했고, 평생학습학교도 설립해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필요한 인력수요를 싱가포르 실직자들로 채워 나가기 위한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정부 부서간의 상호 조율 및 협조체계도 주목할 만하다. 인력부(전 노동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국가인력위원회가 1998년부터 인적자원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국가인력위원회는 중기적(3∼5년), 장기적(5∼10년)으로 필요한 인적자원 규모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전략개발 업무를 맡고 있다. 국가인력위원회 위원들은 관련 부처 차관보 또는 차관들로 구성되어 있다. 경제분야 정부기구의 위원장 또는 회장들과 고등교육기관장 및 공·사립 훈련기관장들도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가인력위원회는 인력부 차관보가 의장으로 있는 고용심의위원회와 연계되어 있다. 일종의 실무기구로 인력계획클럽을 산하에 두고 전략이 실행으로 옮겨지도록 하고 있다. ●전국민 지식기반경제 역량 갖도록 국가인력위원회의 맨파워21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 인적자원개발 국가정책은 21세기 지식기반경제에서 모든 국민을 역량있는 사람이 되도록 만드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근로자들이 각자 지역사회나 가정에서 일하는 게 가능한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평생학습학교 설립을 권고하고 있다. 또 ▲통합된 인력 계획▲평생고용가능성을 위한 평생학습 탤런트 풀의 증대▲작업·근무 환경 혁신▲역동적 인력 산업의 개발▲노사정 파트너십의 재정립 등을 제안하고 있다. ●노동부, 인력부로 이름 바꿔 추아 켕화 인력개발청 유인책 관리국장은 “싱가포르 인적자원개발 전략 중 가장 눈여겨볼 조치는 노동부를 인력부로 바꾸고 2004년 9월 산하에 인력개발청(Workforce Development Agency)을 만든 것”이라면서 “인력개발청은 근로자들이 불경기가 오더라도 인력시장에서 도태되지 않도록 훈련 기회를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인력부 차관보가 인력개발청장을 맡고 있다. 이어 “근로자의 평생고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근로자의 훈련과 성과관리 및 경력관리가 통합운영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장영철 경희대 경영대학 교수·경영패러다임연구센터 소장·사람입국신경쟁력특위 위원 ycchang@khu.ac.kr
  • 공정위 조직 대폭 개편

    올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직이 크게 달라진다. 소비자보호 기능과 소송업무 기능이 대폭 강화되고 산업별 편제가 일부 도입된다. 대통령자문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의 행정개혁전문위원회 관계자는 3일 “재정경제부와 공정거래위원회로 이원화돼 있는 소비자보호기능을 일원화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재경부 경제정책국 소비자정책과의 기능을 공정위로 옮기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행정개혁전문위원회는 지난달 말부터 ‘공정거래 기능조정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기능조정 방안을 논의중이다. 빠르면 이달 중 논의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실행할 방침이다. 공정위의 소송업무 조직 확대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공동행위에 따른 과징금 부과결정에서 기업들의 반발과 제소가 이어지고 법원에서 정부가 패소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대형 로펌들이 기업들을 상대로 소송을 수행하면서 지난해 공정위의 승소율은 73.9%에 그쳤다. 산업별 조직개편은 일부에 그칠 전망이다.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3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필요하다면 산업별 조직을 가미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하도급이나 카르텔은 모든 산업에 적용되지 않는다.”며 “산업별 재편을 한다 해도 극히 일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행정개혁위 관계자도 “정부 조직을 산업별로 할 경우 해당 부처의 관련 기능에 대해 약하다는 게 단점”이라며 “불기피한 경우가 아니면 산업별 편제로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與 세력구도 변화 바람·野도 당직개편 가시화

    與 세력구도 변화 바람·野도 당직개편 가시화

    ■ 與 이념따른 세력분화 예고 천정배 원내대표의 사퇴는 열린우리당의 세력적·이념적 분열상을 예상보다 이르게, 그러면서 적나라하게 노출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당장 이달 안에 후임 원내대표 선출 경선이 치러져야 하는 상황에서, 강경파 의원들이 이부영 의장의 동반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선 것은 이번 사태가 1회성 ‘해일’에 그치는 차원이 아님을 상징한다. ●국보법 협상과정서 갈등 드러나 배경에는 지난 연말 야당과의 국가보안법 협상과정에서 드러난 복잡한 갈등이 깔려 있다. 당시 ‘친노(親盧)직계’를 포함한 중도보수 성향의 중진의원들은 천 원내대표의 협상력에 의문을 표시하면서 이부영 의장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게 정설이다. 당 관계자는 2일 “중진들로서는 국보법을 대체입법해서라도 연내에 마무리짓고 새해부터는 본격적으로 북핵문제 등 대통령의 정책을 뒷받침하길 바랐는데, 천 원내대표가 강경파의 입장을 반영한다면서 질질 끄는 모습에 등을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한때 국보법의 대체입법 연내 합의처리 등을 담은 ‘3+1합의안’도 이 의장과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간 협상의 산물이었으며, 때문에 천 원내대표는 당시 “나는 합의한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는 설명이다. 당내 강경파가 이 의장을 주화(主和)론의 ‘주연’으로 지목하면서 동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데 기존의 세력 판도로 계산할 때, 이런 그림은 생소하다. 그동안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으로 불리는 당권파는 실용파로서 중진들과 가까운 그룹으로 분류됐고, 반대편에 진보적 색깔이 짙은 개혁당파와 재야파가 포진한 형국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국보법 논란으로만 보면, 당권파의 한 축인 천 원내대표가 강경파쪽으로 궤도를 이탈한 것처럼 보인다. ●개혁당파 - 당권파 제휴 불가능? 이런 변화에 대한 평가는 둘로 갈린다. 첫째는 본격적인 세력재편이라기보다는 1회성 관계 형성이라는 지적이다. 당권과 대권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재야파 및 개혁당파가 당권파와 제휴하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둘째로 이념에 따른 세력분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란 주장도 만만치 않다.2월 임시국회에서 다시 국보법 논란이 불붙으면, 강경과 온건쪽으로 줄서기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野 당혁신·이름교체 신호탄 한나라당 지도부의 개편도 새해 벽두부터 도마에 올랐다. 무엇보다 1일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의 사퇴로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의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이날 단배식 뒤 김형오 사무총장을 비롯, 주요 당직자들이 일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직 개편은 당명 개정 등 대대적인 당 혁신작업과 맞물려 큰 폭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일괄사의 모양새로 朴대표 힘실어 주기 김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을 포함한 4대 법안 협상 합의문에 서명했다가 의원총회에서 거부당하자 거취를 놓고 심각하게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내대표는 단배식 뒤 15년째 이어온 태백산 산행에 나섰다. 김 원내대표가 ‘결심’을 한다면 3일 공표할 가능성이 높다.4일부터 16일까지는 국회 운영위의 ‘아프리카 의회 운영 실태 시찰’ 일정이 잡혀 있다. 당내 전망은 엇갈린다. 한 핵심 관계자는 “박근혜 대표의 반응이 심했다.”면서 “이 정도 상황이라면 원내대표가 함께 가기 힘든 게 아닌가.”라고 사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대여 협상창구로 김 원내대표만한 카드가 드물다는 점에서 유임을 점치는 관측도 나온다. 다른 핵심 당직자는 “구랍 31일 밤 의원총회에서 김 원내대표가 여야 2차 합의문에 대해 사과하자 김용갑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인책론을 제기하며 강력 비판했지만 상당수 의원들은 격려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새 사무총장 김무성위원장·김문수의원 물망 나머지 주요 당직자 개편의 경우 일부는 유임이 예상되지만 일괄 사의의 모양새를 띠면서 박근혜 대표에게 ‘힘’ 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박 대표는 “아직 사퇴서를 받은 적도 없고 보고받은 적도 없다.”면서 “이달 말이나 새달 초 정기 인사가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전여옥 대변인이 전했다. 전 대변인은 그러나 “당직 개편은 당 혁신과 당명 개정 등과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 더 앞당겨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새 사무총장으로는 김무성 국회 재정경제위원장과 3선의 김문수·권철현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른다. 후임 대표 비서실장과 대변인은 하마평만 무성하다. 다만 공동 대변인체제에서 단일 대변인체제로 바뀔 것으로 알려져 전여옥 대변인이 유임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신년 사설] 함께 가는 사회를 만들자

    을유(乙酉) 첫 아침에 ‘함께 가는 사회’를 꿈꾼다. 남북한을 묶은 겨레의 명운이 동해의 아침 해처럼 솟구치고, 국민 모두에게 살 만한 나라가 되는 바람을 갖는다. 오랜 염원들이 희망의 싹을 틔우도록 큰 것과 작은 것, 강한 것과 약한 것이 어우러지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올해로 광복 60주년, 남북정상회담 5주년이 된다. 외환위기의 곡절이 있었지만, 지난 1995년 국민소득 1만달러를 넘은 지 10년이 되기도 한다. 민족의 앞길을 막고, 선진국 진입을 방해하는 낡은 것, 찢어진 것들을 올해는 걷어내야 한다. 그 자리에 통일과 선진의 기운이 충만해야 한다. 그 힘은 국민단합일 것이고 상대에 대한 인정이어야 하며, 상부상조(相扶相助)가 나라운영의 기본축이 될 때 가능하다. 우리의 여건은 올해도 냉엄하다. 북한 핵은 오랜 신산(辛酸)에도 요지부동이다. 해결방식이 민족의 장래를 가를 만큼 중대하기에, 속내 다른 열강들과 변하지 않는 북한 사이에서 인내와 고통으로 평화적 해결을 이뤄내야 한다. 국제질서는 급성장한 중국과, 혼돈에서 벗어난 러시아가 새로운 맹주를 자처하면서 다극화로 재편되고 있다. 재편이 불러올 지각변동의 중심에서 생존하고, 선진국 진입을 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올해 경제는 최악의 체감(體感)으로 우리를 시험하고 위협할 것이다. 정부가 성장률 5%를 달성해 체감수준을 지난해에 묶겠다고 하나 전문가들의 견해는 3%안팎으로, 냉정하다. 고용없는 성장은 고착화되었다. 아시아 최저의 낮은 성장률은 그나마 한계상황에 달한 서민생활을 파탄으로 몰고갈 조짐이다. 빈부격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사회의 안전성은 위험수위를 넘을지도 모른다. 성장 자체가 무의미해진 국민이 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고금을 통틀어 모두가 살 만한 땅으로 여길 때만 국민은 단합한다. 하물며 사람이 경쟁력의 원천인 지식경제시대가 아닌가. 단합을 저해하는 낡은 패러다임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혁신이 우리 사회의 전반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만 2만달러를 넘어설 신경쟁력이 창출될 수 있다. 정치에서의 참여확대가 생산과 소비 분야로 확대되어야 한다. 산업과 계층간에 깊게 파인 골을 줄이는 것이 참여를 높이는 전제다. 경제성장의 과실이 모든 국민에게 향유되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성장동력을 키우고 나라를 단합되게 하는 길이다. 성장·분배의 선택이 아니다.‘함께 가기’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인적·물적 자원을 효과적으로 배분하는 일이며, 국민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경영전략의 요체다. 몇 개의 세계일류 기업과 생존을 위협받는 나머지 대다수 기업이 함께 갈 지혜를 찾는 것이 급하다. 큰 것이 작은 것과 공존네트워크를 만들 책임이 있다. 삼성과 포스코가 지난 연말 시행한 현금결제는 쉽고 효과가 큰 중소기업 진흥책이다. 현금지급을 관행화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기업들은 자금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자금난이 없어야 품질향상과 새로운 기술개발이 가능하다. 대기업이 하청기업에 원가부담을 전가시켜 이들의 희생위에 이익의 현금탑을 쌓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윤이 있어야 하청업체의 저임금이 해소되고, 지식경제시대의 노동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같은 이유로 비정규직의 근로조건개선은 올해 우선 다뤄야 할 정책과제다. 가족해체의 상당부분이 가장들의 희망없는 근로조건에 기인할 만큼 비정규직 문제는 우리 사회의 시한폭탄이다. 같은 라인에서 같은 자동차 바퀴를 끼우는데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이 두배이상 차이가 난다면, 그런 나라에 정의와 활력이 살아날 리 없다. 비정규직 법안은 조속히 처리되어야 한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공존, 임금격차 해소를 통해서만 국민경제의 생산성 향상을 꾀할 수 있다. 크고 작은 것이 어우러질 때만 희망의 패러다임을 만들수 있다. 정치만큼 함께 가는 지혜가 아쉬운 곳이 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올해 국정의 중심을 정치가 아닌 경제에 두겠다고 약속했다. 대통령의 약속이 우리 정치에 오래 내면화한 증오와 편가름의 정치를 끝내는 계기가 되리라 믿고 싶다. 여야가 국민생활 향상을 위한 방책을 놓고 싸우는 모습이 함께 가는 정치다. 정치가 국민을 분열시키고, 상호간에 증오심을 키우도록 한 것은 상당부분 집권자들에게 책임이 있다. 대통령은 정파의 수장이 아닌 국민 모두의 대장으로서 나라와 국민의 경쟁력 향상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미 자신의 모든 선거를 끝낸 대통령이 정파의 수장으로 역할과 위상을 축소시켜, 나라를 편가르게 할 이유는 없다. 단임 대통령이 국가 최고지도자로서 여야를 공정하게 아우른다면, 생산정치는 멀리 있지 않을 것이다. 외교와 안보분야에서도 함께 가기를 기조로 삼도록 주문한다. 우리 경제에서 수출입이 차지하는 비중인 대외의존도는 세계에서 가장 높다. 우리만큼 외국과의 공존공영을 추구할 필요성이 큰 나라도 없는 셈이다. 북한 핵문제 역시 남북과, 국제사회가 공존공영을 추구한다는 전제 아래서만 평화롭게 해결될 수 있는 과제가 아닌가. 사회안전망은 투입 예산과 상관없이 효율성을 높일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시스템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정성과 애정이 어느 때보다 긴요하다. 같이 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쪽, 힘있는 편의 양보가 절실하다. 모두가 살 만한 나라, 그 힘으로 통일과 선진국 진입을 앞당기는 한해가 되어야 한다.
  • [열린세상] 평생학습과 직업능력개발/김장호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

    올한 해를 회고할 때, 새로운 정책비전과 관련되는 화두(話頭)에는 평생학습이 포함되어야 할 것 같다. 필자가 맡고 있는 일과 연관이 되기도 하지만, 교육인적자원부의 올해의 여러 역점 정책은 직·간접적으로 성인의 평생학습과 관련되는 것이 많다. 올해 들어 평생학습축제, 평생학습도시 선정, 평생학습대상 시행 등 캠페인성 정책을 강화하거나 새로 도입한 바 있으며, 현재 검토되고 있는 여러 인적자원개발 투자지원사업도 평생학습과 연관되는 것이 적지 않다. 노동부에서는 직업훈련의 내용, 영역, 대상을 확장하고 전달체계를 혁신하여 직업훈련체제가 국민의 평생학습의 주요 기둥이 되도록 개편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기업내 평생학습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통령자문특별위원회가 설치되어 시범사업의 추진과 함께 범 부처차원의 다양한 정책 어젠다가 발굴되고 있다. 이를 통해 전 국민의 평생에 걸친 다양한 학습을 바탕으로 사람중심의 새로운 발전패러다임을 정립해야 한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제 국가발전정책의 논의의 장에서는 사람입국이라는 용어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유네스코와 OECD를 중심으로 평생학습정책의 중요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시점은 1990년대 초반이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러한 국제적 흐름을 받아들여 국내에서는 1999년 ‘열린 교육사회, 평생학습사회의 구현’을 목적으로 평생교육법이 제정된 바 있다. 그러나 그 이후 지금까지 이 법의 정신을 구현하는 구체적인 정책성과는 거의 미미한 실정이었다. 그러므로 올해 들어와서 평생학습의 문제가 정책의 키워드로 본격적이고 구체적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평생교육 또는 평생학습은 기존의 학교교육체제에 대한 비판적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으며, 그 강조점은 학교교육과 마찬가지로 인본적 가치와 경제적 필요성으로 크게 구분된다. 초기에는 여가를 통해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인본적 가치가 상대적으로 중시되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이후 주요 국가에서는 인적자원개발이라는 경제적 가치중심의 평생학습이 더 강조되고 있다. 급속한 기술혁신과 산업구조의 재편, 지식기반사회의 대두와 이에 따른 직업세계의 성격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전 생애에 걸친 직업능력개발 중심의 새로운 학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현재 좋은 일자리(decent job)의 부족 문제와 지식 및 기술의 수급격차 확대로 요약되는 고용위기와 교육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급속한 고령화의 진전으로 중고령자를 위한 적극적인 고용기회의 확대가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 국면과 새로운 사회경제적 요구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가치가 상대적으로 강조되는 평생학습체제의 구축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올해 진행된 평생학습과 관련되는 정책논의는 실천적 의의가 크다. 지금까지 여가활용 수준에 머물렀던 우리의 평생학습정책이 올해 2004년을 기점으로 직업능력개발 중심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평생학습정책의 올바른 방향설정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여러 측면에서 해소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평생학습은 그 성격상 고용과 교육관련 부처를 포함하여 여러 기관이 관계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적절한 총괄조정의 기제가 확립되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집행전달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정책추진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어렵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이러한 부분에서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새해 2005년에는 이러한 문제가 해소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는 상생의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특히 평생학습의 핵심추진주체의 하나인 지방자치정부의 획기적인 역할변화가 요구된다. 지자체도 이제 주민의 취업능력향상을 통한 고용확대를 핵심적인 정책목표로 설정해야 한다. 김장호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
  • [코드로 읽는책]SERI 전망 2005/홍순영 등 지음

    2004년은 힘든 한해였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소추, 행정수도 이전 위헌판결 등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경제는 침체일로를 걸어왔다. 그래서 며칠 앞으로 다가온 2005년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클 수밖에 없다.2005년은 과연 올해보다 나아질 것인가. ‘SERI 전망 2005’(홍순영 등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펴냄)는 2005년에 전개될 국내외 경제, 산업, 공공정책, 사회·문화 분야의 전체 조감도를 그린 책이다. 삼성경제연구소내 각 분야 전문가들이 40여개의 핵심 이슈들을 분석했다. 분석내용은 그러나 기대와 달리 ‘흐림’투성이다. 먼저 국내경제·경영 환경은 2004년보다 어려울 전망이다. 대내적으로 가계부채 조정과 소비심리 위축, 청년실업 문제 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대외적으론 달러 약세, 국제유가 불안, 세계 IT 경기의 둔화 가능성 등 위험요인이 산재한다. 이에 따라 내수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출마저 둔화되면서 성장률은 3%대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소비는 내구재 지출 등이 늘어나면서 증가세로 돌아서겠지만 그 수준은 2.1% 증가에 그칠 것이다. 수출도 2004년보다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9.3% 증가에 그칠 것 같다. 부동산 가격 하락, 그에 따른 부동산 대출의 연체율 증가로 금융기관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은행권 중심의 금융산업 재편이 지속되는 가운데 제2금융권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내 산업도 전반적으로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성장을 이끌었던 IT 분야가 전세계적인 설비확장 및 가격 하락으로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 석유화학, 조선 등 전통 주력산업은 그나마 호조세를 유지하겠지만 유통과 건설 등 내수에 의존하는 산업은 2005년에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공공정책 방향은 2004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나 전반적으로 정부의 추진력이 다소 약화되고, 정책추진과 제도개혁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될 것이다. 노사문제는 비정규직 보호,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에 따른 법제 개편, 중견 사업장의 주 40시간 근로제 도입 등으로 노사관계의 불안이 우려되는 가운데 한·일 FTA 체결과 장기 경기 침체에 따른 구조조정 등이 사회적 문제로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문화 분야의 2005년 화두는 안전과 다양화에 대한 요구 증대라고 할 수 있다. 인구의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전되고 있는 추세에서 건강과 안전을 중시하는 웰빙이 사회적으로 각광받고, 정부도 이러한 흐름은 반영하여 관련 제도들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지속할 것이다. 또 같은 맥락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노력이 교토의정서로 가시화될 것이다. 반면 경기 양극화의 지속, 다양한 계층의 의견 분출 등으로, 사회갈등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으며, 현안인 교육개혁과 맞물려 대학교육의 자율권 확보와 대학간 구조조정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1만 3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SK경영경제硏 몸집 키운다

    SK경영경제연구소가 그룹의 ‘싱크탱크’로서 거듭난다. SK경영경제연구소는 경제연구와 경영인프라, 정보통신 분야를 대상으로 10∼15명 수준의 석·박사급 인재 채용에 나서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인재풀 강화는 지난 4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출신인 왕윤종 박사와 10여명의 연구인력을 보강한 데 이어 올들어 두번째다. 연구인력 규모도 현재 50여명으로 외환위기 이후 2배 가까이 늘어났다.1998년 비핵심사업 부문의 구조조정과 함께 축소됐던 연구소를 사실상 ‘부활’시킨 셈이다. SK측은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소 기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며 “전문성과 능력을 갖춘 외부인력 영입은 물론 연구기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측은 우선 거시경제와 에너지·정보통신, 경영연구 분야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존 3개 연구실에서 경제·기업·경영·정보통신 등 4개 연구실 1개팀으로 조직을 확대 재편했다. 또 지난달에는 홈페이지(www.skri.re.kr)를 새로 오픈한 데 이어 내년에는 지식공유가 가능한 e커뮤니티로 발전시키겠다는 복안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예산안 처리 ‘산넘어 산’

    예산안 처리 ‘산넘어 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정세균)가 30일 여야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정상 가동, 본격적인 예산안 심사작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날 정무위는 한나라당이 불참한 가운데 정부 예산안보다 81억여원을 증액시킨 수정안을 통과시켜 한나라당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 예결특위는 전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간사간 합의에 따라 정부제출 예산 131조 5000억원과 상임위 예비심사 증액분 4조 241억원을 합친 예산을 놓고 이해찬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이 출석한 가운데 종합질의를 벌였다. 여야 간사는 일단 물리적으로 법정시한(12월2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12월9일 처리한다는 합의에 도달했다. 그러나 여야의 ‘야심찬 합의’의 이행여부는 미지수다. 정상가동 첫날부터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심사순서와 일정, 소위원장 배정문제를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간사간 합의문을 부정하는 듯한 한나라당 위원들의 발언으로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그나마 결산심사소위원장 배정문제는 정세균 위원장이 그동안 겸직해 온 소위원장직을 사임하면서 일단락됐다. 후임 소위원장엔 한나라당 김정부 위원이 내정됐다. 이날 회의에서 여야 위원들은 ‘한국형 뉴딜’ 정책에 따른 연기금 운용의 안정성, 정부가 제시한 내년도 경제성장률 5% 전망의 적절성 등을 놓고 첨예한 논쟁을 벌였다. 한나라당 권경석 위원은 “환율급락과 유가급등을 고려하면 성장률이 4%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예산 재편성을 요구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김동철 의원은 “정부로서는 5% 성장률을 경제운용의 목표로 삼고 재정을 꾸려가는 게 당연한 책무”라고 맞섰다. 이해찬 총리는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면 좋지는 않지만 (세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면서 “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지면 종합소득세라든가 특별소비세 등 1100억원의 세수가 낮아진다”고 말했다.‘야당 폄하‘ 발언을 문제삼아 정기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 총리를 ‘왕따’시켰던 한나라당은 이날 예결특위에서도 이 총리를 ‘외면’했다. 한편 정무위에서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민주당 이승희 의원이 표결없이 예산안을 합의처리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예산안 날치기로 정무위는 죽었다.”면서 강하게 반발, 예산안 처리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따라서 예산안은 정기국회 내 처리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그렇게 되면 여야는 예년처럼 임시국회를 소집해야 한다. 이 경우 소위 ‘크리스마스 국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에도 12월30일에 가서야 예산안이 통과됐다. 물론 임시국회를 열어 12월31일 자정까지만 처리하면 된다. 그러나 파생되는 문제는 심각하다. 특히 12월17일까지 지방자치단체는 예산을 확정해야 하는 데 국회가 예산안 심사를 미루면 자연히 순연돼 애를 먹게 된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정인학 교육대기자 실전논술] 실전논술 지상강의 2회 제시문

    글 ㈎ ①“중국이 무리수를 두고 있습니다. 세상 살다보면 욕심을 낼 수도 있지만 이번에는 정도가 지나쳐요.”고구려 연구재단이 공식출범하기에 앞서 지난 주말 서울 고려대 법학관 1층 교수실에서 만난 김정배(64·고려대 사학과 교수·임기 4년)재단 초대이사장은 대뜸 이렇게 말했다. 중국측이 느닷없이 ‘동북공정(東北工程)’을 들고 나와 고구려사를 자신의 지방사로 만들려는 데 대한 분노가 역력했다. 교수실은 얘기를 나눈 지 채 5분도 되지 않아 노학자가 내뿜는 열기로 뜨겁게 달궈졌다. ②김 교수는 조목조목 중국 주장의 부당성을 꼬집었다.“그들의 주장대로 우리 반만년의 역사에서 고구려 부분을 빼면 2000년 역사 밖에 안 되는 민족이 됩니다. 또 단지 역사적인 측면을 넘어 향후 국경이라는 문제까지 비화될 수 있어요.” 중국 주장대로라면 고구려가 평양천도를 했으므로, 현재의 북한 역시 중국 땅이 된다. 한국은 고작 남한 땅으로 좁혀진다. 노학자의 차분하던 목소리는 이 대목에서 톤이 높아졌다.“세계적으로 이런 무리한 주장을 한 예가 없습니다. 일본도 이보다 심하지 않았어요. 일본의 ‘임나일본부(任那日本府)설’은 여기 비하면 양반입니다.”(임나일본부설이란 왜가 4세기 가야 지역에 임나일본부를 두고 한반도 남부를 경영했다는 일본측의 주장) ③김 교수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한동안 책상위를 뒤져 자료 하나를 보여줬다.“이 사람이 실제 동북공정의 지휘를 맡고 있는 마대정(馬大正)인데, 신강쪽에서 변방문제를 주로 연구하던 사람입니다. 이런 점을 봐도 이들의 의도를 알 수 있습니다. 중국도 외세의 침략으로 인해 고통을 겪은 나라인데 21세기에 이런 패권주의로 무엇을 얻으려는지 모르겠습니다.” ④동북공정에는 조선족 문제에 대한 중국의 시각도 큰 몫을 하는 것으로 진단했다.“국내의 불법체류 조선족 문제는 중국으로서는 자국의 통치기반을 흔드는 중대사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사실 감정적인 측면을 벗어나 법적으로 본다면 이들은 중국인입니다. 중국으로서는 중요한 문제이지요.” ⑤김 교수는 한마디로 중국의 동북공정이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와 미래를 중국에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포석의 성격이 짙다고 진단했다.“한국이 경제력이나 정치적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나라라는 점에서 우리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⑥따라서 김 교수는 향후 재단의 활동을 연구와 현실참여 두 가지 모두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시민단체들을 지원할 방침이다.“시민단체들은 아무래도 행동을 중시해, 이 문제를 널리 알리고 공론화하는데 맞으리라고 봅니다. 외교문제가 걸린다면 상황에 따라 정책적인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도록 할 예정이에요.” 물론 시민단체에만 의존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정·관계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일 계획입니다. 또 북한 학자와 공동보조를 취하기 위해 통일·외교부 등과 연계해 합동조사나 세미나 등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무작정 중국과 맞부딪히려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우리 작업이 중국과의 영토분쟁으로 비쳐져서는 안 됩니다.마치 영토분쟁의 문제로 발전하는 것은 양국에 올바른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⑦그는 역사지키기라는 중차대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연구여건과 환경을 정비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국내에서 고구려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은 겨우 14명 정도입니다. 연구자가 그리 많지 않은 편입니다. 고대사 연구를 하는 후학에 대한 지원을 늘릴 겁니다.” 김 교수는 그러나 단숨에 모든 것을 이뤄낼 수 없는 만큼 착실히 일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⑧중국의 왜곡된 주장을 반박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예컨대 발해를 건국한 대조영만 보더라도 고구려라는 문헌과 말갈족이라는 것이 공존하는데, 중국은 말갈족이라는 문헌만 택합니다. 발해가 말갈족의 지방정권이라고 중국이 주장하는 것은 이런 맥락이지요. 하지만 고대사는 단지 사료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시 유물을 보면 고구려의 것이 대거 발견됩니다. 그리고 어떻게 한 나라가 갑자기 세워질 수 있습니까. 상식으로 말해야지요.” 비록 중국이 자국에 민감한 사료의 경우 사진촬영을 금지한다든지 접근을 불허하는 등의 태도를 취하기는 하지만, 중국의 주장을 반박할 자료는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중국 러시아 몽골 등을 모두 뒤져 고구려 관련 자료를 모아 실증적으로 고구려가 한국사임을 밝히려는 것이다. ⑨김교수는 이번 작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대외홍보라고 강조했다.“역사는 연구도 중요하지만 알리는 부분도 중요합니다. 외국 연구기관 대학 등에 연구결과를 정기적으로 보내, 고구려사에 대한 세계의 공감대를 형성할 것입니다.” ⑩아울러 고구려 역사를 지키는데 특히 북한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했다.“북한은 고구려를 뿌리로 삼고 있어요. 심지어 삼국통일에서 신라의 역할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고구려에서 고려로 정통성이 이어졌다고 봅니다. 그런데 중국이 고구려를 자신들의 지방사라고 하니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⑪그렇다고 중국과 담을 쌓으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조만간 중국과 대화하기로 돼 있습니다. 앞으로 학술회의나 대담 토론회 등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 뿐 아니라 러시아 등과도 만남을 가질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김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국민의 시선이 부담스럽지만 우리 역사를 지키는데 물러설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동북공정이란? 동북공정이란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東北邊疆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을 약칭해서 부르는 말로 ‘동북 변경지역이 역사 문화적으로 중국의 영역임을 확인’하려는 이 작업은 지난 96년 중국의 국가기관인 사회과학원의 핵심연구과제로 추진되기 시작했다.‘학술은 대중을 이해시켜야 한다.’는 등의 원칙 아래 고구려사 등을 연구중이다. 글 ㈏ ①최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을 주도하는 중국사회과학원 변강사지연구중심의 ‘동북공정’ 2004년도 연구과제가 서울신문을 통해 소개되었다. 이는‘동북변강연구총서’로 간행된 2003년 과제와 연결된 것으로 고구려, 발해문제를 중심으로 우리민족 기원문제와 명·청 시기 조·중 관계사 등 중국이 동북3성(헤이룽장성, 지린성, 랴오닝성) 지역에 대한 역사적 장악활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와 관련된 각 연구자 및 관련기구들의 범위와 성격도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②주목되는 것은 동북공정에 참여한 조직이 35개에 달하며 관련인력은 수백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즉, 동북 3성 지역의 모든 사회과학원과 대학, 전문연구소가 중앙의 변강사지연구중심을 정점으로 연결되어 역할 분담을 통해 관련연구를 조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이 조직이 고구려를 중심으로 고대사에서 근현대사까지 동북 3성지역과 관련된 중요 쟁점사항들을 다양하게 망라하여 연도별로 진행하고 있음이 실제 확인된 것이다. ③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2004년 3월15일에 공포된 ‘동북공정 과제연구지침’내용이다. 이 지침에는 동북공정이 추진하는 6개의 연구항목과 과제목표가 제시되어 이에 근거한 연구계획 수립을 관련 연구자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 내용 중 새롭게 ‘고구려발해국문제연구’가 추가되어 나타난 점이 주목된다. 동북공정에서 고구려, 발해가 핵심 연구분야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2003년의 세부연구주제였던 ‘발해유적현상조사’가 2004년 내용에는 생략되어 있다. 이는 2005년에 헤이룽장성 닝안(寧安)과 지린성 둔화(敦化)지역의 발해유적을 20억위안(약 2800억원)을 들여 중국고대도시로 복원한다는 최근 보도와 연결된 것임을 보여준다. ④결국,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와 발해가 중국사라고 학술적으로 부각하고 곧바로 그에 대응되는 역사공간인 시안의 고구려유적과 둔화의 발해유적 등을 중국 역사유적으로 복원, 정비하여 명실상부한 중국 역사화 작업을 완수하려는 의도를 이번에 명확히 보여준 것이다. ⑤또한 북방지역의 고대 종족, 고조선, 한국민족 및 고대 국가기원을 연구해 중국과 우리 민족의 관계사, 국경문제, 이민문제 등을 중국적 입장에서 정리하여 결국 이들 역사마저도 중국 역사범주에 있음을 강변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04년 연구과제인 ‘조선반도민족, 국가의 기원과 발전’이란 제목의 연구과제는 중국의 연구가 고구려, 발해와 함께 우리민족의 성격까지도 중국측 논리로 파악하려는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과제의 연구책임자가 다른 연구논저에서 이미 한국민족은 중국계통의 유이민 세력이며 중국문화가 한국문화의 모태라는 식의 철저한 중국중심주의 입장을 피력한 사실을 감안할 때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⑥이상에서 볼 때 2004년 중국의 동북공정이 추진하는 연구사업은 중국의 역사왜곡과 고구려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등과 연결된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중국은 동북지역을 장악한 현재의 정치적 상황이 수백-수천년 전에도 같은 상황인 것처럼 호도하려는 정치적 목적을 더욱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이는 우리 민족의 존립근거와 역사 문화적 정체성마저 부정하는 폭거이자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공존을 위협하는 역사침략이다. ⑦이제 우리는 후손에게 우리 역사를 당당히 지켜내고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영을 지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지금 무엇을 했고 또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실천할 때이다. 특히, 지난 1일 출범한 고구려연구재단이 중국의 역사왜곡과 한민족 정체성부정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 학자들의 열정과 노력, 체계적인 정부의 지원, 그리고 보다 많은 국민의 관심과 우리 역사 사랑이 요청된다. 글 ㈐ ①최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관한 충격적인 보도가 거의 날마다 언론매체의 헤드라인을 차지하고 있다. 아직도 일본의 역사 왜곡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앞뒤에서 협공을 당하는 꼴이 되었다. 게다가 중국이 저지르고 있는 왜곡의 정도나 수위가 오히려 일본보다 극심하다. 중국은 그동안 일본의 역사왜곡에서 우리와 같은 피해자로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었기에 더욱 개탄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즉시 중국의 역사왜곡의 저의를 파악하고 근본적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 ②중국은 아이로니컬하게도 우리와 수교한 직후부터 정부 산하의 학술기구인 중국사회과학원을 주축으로 역사왜곡을 획책하였다. 그들은 2002년 2월부터 ‘동북공정’이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본격화하여 아주 조직적으로 우리의 고대사인 고구려사와 발해사를 송두리째 가로채려 기도하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역사왜곡에는 대내외적으로 현실적이고 정치적인 포석이 다양하게 깔려있다는 점을 먼저 간파해야 한다. 우선 대내적으로 볼 때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사회주의에 대한 회의가 내부에 확산되면서 체제 유지와 안정을 위해 국가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국가주의는 애국주의와 사회주의의 결합을 통해 국가적 정체성과 통일성을 유지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동북공정’도 바로 그러한 정책의 일환인 것이다. ③동시에 대외적으로 ‘동북공정’에는 중국이 동아시아의 질서를 재편하고 나아가 국제무대에 영향력을 극대화하려는 패권주의적인 야심이 담겨 있다. 특히 해양세력인 일본의 확장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동아시아에서 리더십을 확립하겠다는 것이 1차적 목적인 것이다. 통탄스럽게도 현 강국들의 힘 겨루기가 과거 우리의 고구려사를 매개로 벌어지고 있는 격이다. ④이렇게 다양한 목적이 중첩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은 역사 왜곡을 쉽사리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앞으로 그것을 더욱 심화하고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가 늦은 감은 있으나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 측에 엄중히 항의하는 동시에 북한과도 연대하여 공동대응하기로 결정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다. 하지만 정부는 더욱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차원에서 대책을 강구해야만 한다. 특히 아래의 몇 가지 사항들은 반드시 참작하여 대책 수립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⑤먼저 고구려사 왜곡이 정치문제로 불거졌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은 학문적인 저력을 배양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더욱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역사의 요체는 문화전통이다. 따라서 고구려가 우리 민족의 국가였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역사학의 저변 확대만으로는 부족하다. 언어학, 고고학 등 주변 인문학을 총동원해 학술적인 면에서 설득력을 강화해야만 한다. 이를테면 국어사적인 측면에서 고구려어의 특성을 밝힌다면 그것이 백제어, 신라어와 동질적 관계이고 중국어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분명히 규명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방법이 중국이 자행하는 역사왜곡의 허점을 잡아내고 그들의 억지 논리를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는 최선의 길이 될 것이다. ⑥다음으로 고구려사를 포함한 국사교육체제를 전면적으로 강화하여야 한다. 문민정부 이후 제도권 교육에서 국사과목은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심지어 대학에서는 국사가 교양필수에서 그저 흥밋거리나 제공하는 선택과목으로 전락해 버린 지가 오래다. 이러다 보니 ‘국민의 집단기억’을 담고 있어야 할 국사교과서마저도 문제 투성 이라는 사실이 자주 지적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귀결이다. 지구상에 자국사가 이렇게 푸대접을 받는 나라는 많지 않을 것이다.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국민적 대응이라는 대전제가 어떻게 가능할 수 있겠는가. ⑦끝으로 고구려사를 비롯한 우리 역사를 국제사회에 보급하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특히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전이 시급하다. 고구려사가 한국고대사라는 엄연한 사실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인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동북아 역사전쟁에서 우리는 참패를 당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로 자국의 역사마저도 타국에 송두리째 강탈당하는 비극적 운명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은 불을 보듯 뻔하다.
  • 서울시 내년 2단계 조직개편

    서울시는 ‘푸른도시국’과 ‘가족여성정책관’을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마련, 시의회와 행정자치부의 승인을 거쳐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개편안에 따르면 현재 1실,11국,8기획관,63개 과·담당관으로 된 조직이 1실,12국 9기획관 67개 과·담당관으로 확대재편되고 4급 이상의 21개 한시기구가 22개로 늘어난다. 푸른도시국을 신설, 환경국 공원과와 조경과를 이관하고 자연생태과(4급)를 만들어 야생 동·식물 보호와 하천생태 복원업무 등을 총괄하도록 했다. 가족여성정책관을 신설해 여성담당관(4급), 보육담당관(4급), 청소년담당관(4급)을 두고 복지여성국 여성정책과, 보육지원과, 문화국 체육청소년과의 청소년 업무를 맡는다. 복지여성국은 복지건강국으로 개편한다. 동북아 금융허브 기반 구축을 위해 산업국에 투자진흥관(계약직)과 투자유치담당관(4급 한시)을 신설한다. 또 감사관 산하에 민원담당관(4급)을 두고 행정국 민원과는 시민단체 지원과 자원봉사 등 민간협력을 위한 시민협력과(4급)로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457개기관 국정감사 착수

    457개기관 국정감사 착수

    국회는 4일 법사·정무·재경·통외통·국방 등 14개 상임위별로 34개 정부부처 및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 착수하는 것을 시작으로,오는 23일까지 20일간 모두 457개 부처와 산하기관에 대한 국감에 들어간다. 이번 국감은 피감기관 수가 역대 최다이고,여대야소(與大野小)로의 국회 권력구도 재편과 세대교체 등 정치권의 커다란 변화가 실제 의정활동에 어떻게 투영될지 점검해볼 수 있는 첫 시험대여서 주목된다. 특히 국가보안법 개·폐와 과거사 진상규명 및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한 ‘관제데모’ 논란 등 국정의 쟁점현안을 둘러싸고 여야간 그리고 국회와 행정부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은 경제활성화 등 민생문제와 개혁입법에 초점을 맞추면서 대안 제시를 통해 정책중심 감사로 유도하고,야당의 폭로성 정치공세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인 반면,한나라당은 최근의 경제난과 여권이 추진중인 과거사 진상규명 등 개혁드라이브의 허구성과 정략성을 집중 추궁한다는 방침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열린세상] 피해의식 넘치는 시대의 리더십/이성규 서울시립대 사회정책학 교수

    지난 추석은 참으로 우울했다.우선 경제가 얼어붙어 조상을 모시고 친지를 대하는 마음에서 풍성함이 확 줄어든 것 같았다.경제부총리가 귀성객들에게 ‘정부가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국민의 질책을 잘 알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배포했을 지경이었으니 말이다.정치도 어지러웠다.국가보안법 개폐와 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여야간의 접전을 넘어 차기구도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듯하다.그래서 지난 중추절을 수놓은 정치 지형은 여야,보혁이 뒤엉킨 갈등과 불신의 집합체나 다를 바 없었다. 일부 야당의원들은 대통령이 보낸 추석선물을 포장도 뜯지 않고 되돌려 보냈단다.러셀이 브란트의 석방을 위해 독일이 주는 평화메달을 돌려준 것과 비교하면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외교적으로는 서구 열강들이 핵과 관련해 우리를 북한과 동일시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오랜 우방국들로부터 고립되어가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그래서 국민은 불안하다.국내외 정치의 경계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합의(consensus)보다 불일치(dissensus)를 정치의 본질로 삼아야 한다.’고 설파한 이안 사피로의 견해를 믿고 위안삼기에는 우리의 상황이 어쩐지 미심쩍기만 하다. 명절이 끝나면 고향의 여유와 연휴가 주는 재생력에 힘입어 사람들은 어딘지 너그러워지고 융화적으로 보이건만 이번에는 만나는 사람마다 어려움을 호소한다.기업하는 분들은 정치가 갈등을 조장하고 투자환경을 만들어주지 않아서 힘들다고 한다.정부여당에서는 기업하는 분들이 잘 따라와 주지 않고 일부 언론이 비판적이어서 참여정부의 치적이 가려진다고 주장한다.야당은 정부여당이 의도적으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이데올로기 논쟁을 부추기는 등 총체적으로 경험이 부족하여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고 말한다.구멍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경기가 풀리지 않아 어렵다며 정치하는 사람들이 망쳐놨다고 불평한다.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의 보험료가 부담이 되는 임금소득자는 고소득 전문직의 소득 파악이 안 돼 피해를 보고 있다고 볼멘소리다.대학은 정부가 학생선발권도 주지 않고 과밀 강의실과 과다한 수업시간을 방치하면서 무조건 국제수준에 이르라고 윽박지른다고 하소연한다.누구를 만나도 모두가 피해자다.보이지 않는 거대한 가해자들을 향해 금방 복수라도 할 듯이 결의에 찬 피해자들뿐이다.어느 누구도 자신의 불행이 자신으로부터 비롯됐다고 믿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가해자는 어디에 있는가?그만큼 우리 국민들은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왔는지도 모른다.지쳐 넘어지면서 남의 발목에 걸린 것만 탓하고 있는 꼴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이성적 리더십이다.지지자를 감성으로 붙들어 매려는 정치가 아니라 열강들의 경제·외교적 재편 의도가 치열한 현실을 직시하는 이성에 의한 정치가 필요한 것이다.때론 감성적인 정치가 더 다정다감하고 따듯해 보일 수도 있다.그러나 그것은 감성이 상통하는 범위에 한정된다.감성이 커지면 욕망에 더 가까워져 자기욕구에 대한 충실도가 높아지는 대신 타인에 대한 신뢰의 폭은 좁아지게 된다.그러나 현실적 이성은 감성적인 적들을 국가를 위한 대열에 합류시킬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한다.이데올로기도 정치적인 성향도 국가의 앞날을 위해 뭉칠 수 있는 것이다. 유럽 열강의 실용주의적이고 실천적인 이데올로기 융합현상은 우리의 갈등을 치유하는 참고서가 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계파를 대변하는 보스가 아니라 나라를 경영하는 지도자를 가졌다고 확신하는 순간,국민들은 ‘이제 내가 할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각자가 자기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성찰하게 되는 것이다.여야 지도자들은 이 나라가 짧은 가을 뒤에 다가올 추위를 견디며 훈훈하게 지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심사숙고해야 한다.영국,독일 그리고 프랑스의 경험이 말해주듯이,여당이든 야당이든 도그마를 버리고 현실을 직시하는 지도력을 발휘한다면 더 큰 지지를 받게 될 것이다. 이성규 서울시립대 사회정책학 교수
  • 고이즈미 2기 내각 “우향우”

    고이즈미 2기 내각 “우향우”

    |도쿄 이춘규특파원|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27일 안보 및 외교분야 보좌관과,역점과제인 ‘우정사업 민영화’를 책임질 우정개혁담당상을 신설하는 등 집권 2기를 이끌 새 내각을 구성했다.파벌을 배제한 밀어붙이기식 개혁 인사로 비쳐졌다. 그러나 외상,방위청장관에 보수성향이 강한 사람들을 발탁,일본 외교·안보정책의 우경화가 강화될 것을 예고함으로써 북한과의 관계를 비롯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포함한 평화헌법 개정 문제 등에 있어서 남북한과 중국 등 주변국들과의 마찰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고이즈미 총리의 이날 개각에서 특징적인 것은 자신의 맹우인 야마사키 다쿠와 가와구치 요리코 외상을 각각 총리보좌관에 임명한 것이다.이들은 안전보장 분야 및 외교 분야에서 고이즈미 총리를 밀착 보좌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의 사무실은 총리관저 4층으로 총리 집무실인 5층의 바로 아래다.따라서 가끔 ‘밀담’도 가능한 것으로 언론들은 분석했다.야마사키 보좌관은 28일 “(매일 관저에 출근)총리의 특명이 있으면 처리하겠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가와구치 보좌관 역시 마찬가지였다. 고이즈미 총리는 대신 외교에는 밝지 않은 정치인 마치무라 노부타카 전 문부과학상을 신임 외상에 기용했다.공식라인과 함께 새 보좌관들을 활용하겠다는 의지로 비쳐졌다.실제 야마사키는 북·일 정상회담 성사,주일미군 재편 문제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었다.앞으로 일본 외교는 야마사키의 지휘 아래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외교 문제에 미숙할 것이란 지적을 받은,야스쿠니 참배 의원 모임 소속의 마치무라 외상은 취임 직후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옹호,야당쪽에서 “외상이 주변국과 외교마찰을 심화시킨다.”는 비판이 나왔다. 오노 요시노리 방위청장관은 헌법 개정을 통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해 일본의 군사대국화 추진에 우려의 눈길을 보내는 주변국들에 경계심을 늦추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와 함께 북한에 대한 2차 식량지원 보류설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마치무라 외상이 납북자 협상과 대북 (경제)제재를 연계할 구상을 밝히는 등 북한과의 관계에도 강경기류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케나카 헤이조 경제재정상을 유임,신설되는 우정개혁담당상을 겸임하도록 한 것은 개혁 지속에 대한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세계시장에 일본 경제의 투명성을 호소하겠다는 고이즈미 총리의 의지를 비친 것으로 풀이됐다. 이번 개각에서 다니가키 사다카즈 재무상과 아소 다로 총무상 등 전체 각료 17명 가운데 6명은 유임됐다. 한편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자민당 간사장에 다케베 쓰토무 전 농림수산상,정조회장에 요사노 가오루 전 통산상,총무회장에 규마 후미오 간사장 대리를 각각 임명했다.특히 간사장직을 사퇴한 아베 신조를 간사장 대리로 임명했다.우파적 언행이 잦은 아베는 당개혁과 차기 총리 후보와 관련된 역할이 점쳐지고 있다.실제 아베는 닛케이신문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감’으로 36%의 지지로 1위를 차지했다. tae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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