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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학종’, 어쩌면 1%를 위한 보험/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학종’, 어쩌면 1%를 위한 보험/황수정 논설위원

    ‘노인과 바다’는 필독 고전이다. 두말 필요 없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고약하다. 이 책을 생활기록부에 쓸 수 있느냐고 중학생 딸아이가 묻는다. 솔직히 대답하면서도 난감하다. 쓸 수는 있지만 진학 시험에서 점수를 딸 수는 없는 책이라고. 예상했던 반격의 화살. 그러면 왜 아까운 시간에 이런 책을 읽게 했냐는. 헤밍웨이는 고작 ‘이런 책’ 따위로 시간이나 좀먹는 민폐 작가가 되고 만다. 이게 현실이다. 대한민국 평균치 중학생의 독서관은 이렇게 초라해졌다. 따질 것 없이 학생부 종합전형(학종) 탓이다. 학생부의 한정된 몇 줄에 유의미하게 기록될 수 없고서는 책을 책으로 대접하기 어렵다. 중·고교 필독서의 개념은 새로 정의돼야 한다. ‘읽었다는 알리바이를 요령껏 드러낼 수 있는, 첫째도 둘째도 진로와 연관 있는 책’쯤으로. 서울시교육청과 서울 지역 자사고들은 근 다섯 달이나 기싸움을 했다. 말 많고 탈 많은 자기소개서(자소서)의 제출 시점이 문제였다. 기존대로 1차 추첨 전에 모든 지원자들에게서 자소서를 받겠다는 자사고와 추첨으로 걸러진 학생들한테만 추가로 받으라는 교육청이 맞섰다. 지난주 가까스로 합의된 결과는 추첨 전 제출 의무를 없애되 학생 자율에 맡긴다는 거였다. 말이 좋아 자율이지 지원서를 내면서 자소서를 미리 내지 않을 강심장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학교 측의 요구를 무시했다가는 어떤 불이익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자소서 제출 시점을 놓고 줄다리기를 했지만 본질은 그게 아니다. 자소서가 순수하게 며칠 고민해서 있는 대로 진솔하게 자신을 알리면 되는 글이라면 애초에 시빗거리도 안 됐다. 학종 체제의 자소서는 고도의 ‘기획서’라야 한다. 학교(교사), 부모, 학원이 삼위일체로 밀어주는 학생이라면 불패의 주인공이 된다. 그중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다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할 게임이다. 그 부담 백배인 기획서를 추첨 전에 무조건 다 제출하라는 자사고들의 요구는 아무리 접어 줘도 학생한테는 갑질이다. 학생부와 자소서, 면접으로 이뤄지는 학생부 종합전형은 야바위 놀음이다. 경제력과 정보력을 갖춘 부모의 자녀들은 필승할 수 있는 듬직한 장치다. 난공불락의 학생부를 꾸미려면 ‘팔방미인’ 엄마가 손써야 할 작업이 너무 많다. 학생부와 자소서에 등장시킬 근사한 책들을 어떻게든 찾아 읽혀야 한다. ‘노인과 바다’ 같은 불멸의 고전쯤은 백날 읽혀 봤자 헛일이다. 학교 동아리 활동은 진로와 잘 연계된 것인지 챙기는 것은 기본. 희망 진로와 아귀가 딱 들어맞는 봉사활동도 맞춤 작업을 해 줘야 한다. 돈으로 해결하는 소논문 관리야 말할 것도 없다. 그 반대의 경우들은 필패일밖에. 뻔히 눈뜨고 백기를 들어야 한다. 작정하고 덤비는 부모들조차 난감한 게 한둘 아닌데 오죽하겠나. 정해진 시간을 메우는 봉사활동까지 쟁탈전을 벌이는 판이다. 학생부 전형을 늘리면서도 공식 인증 봉사활동처마저 선착순 닭싸움을 하게 한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모순 정책이다. 진학의 황금열쇠인 이 번거로운 작업들을 특목·자사고는 학교 차원에서 알아서 다 처리해 준다. 부모들이 죽기 살기로 아이를 그런 학교에 밀어 넣으려 덤비는 이유의 거의 전부다. 불편한 진실은 누군가에겐 대단히 거추장스럽다. 구름 위 이상향을 향해 세게 드라이브를 거는 정책이라면 그런 진실은 차라리 눈감는 편이 속 편할 것이다. 학종 시대의 아이와 부모들에게는 퇴로가 없다. 모순투성이 정책인 줄 속속들이 알아 울화가 솟지만 버티기 싸움할 시간이 없다. 그래서 그냥 따른다. 교육 정책의 소비자들은 그 어떤 정책의 수요자들보다 약자다. 몇 년을 난리법석으로 꾸민 ‘학생부 기획서’가 무슨 기준으로 어떤 점수를 받는지조차 끝까지 모른다. 얼마 전 취임 6개월을 맞은 이준식 교육부 장관은 “학생부 전형이 학부모나 사교육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울화증을 앓는 학부모들은 교과서에서 퍼온 교육 수장의 현실 인식에서 풋내를 맡는다. 학부모와 사교육 부담이 없는 학종 같은 것은 없다. 학생부 전형을 고민 없이 늘릴 일인지 제발 돌아봐야 한다. 계층사회의 1%를 위한 보험. 이런 맹랑한 음모론까지 듣고 싶지 않다면. sjh@seoul.co.kr
  • [데스크 시각] 내년 예산은 확장적인가/안미현 금융부장

    [데스크 시각] 내년 예산은 확장적인가/안미현 금융부장

    설전은 A의 도발로 시작됐다. 외국계 투자은행(IB)의 이코노미스트인 A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떨어뜨렸다. 그런데 기준금리 전망은 추가 인하로 수정했다. 성마른 기자가 끼어들었다. “아니 금리를 내린다는 건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건데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면서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건 모순 아닌가.” A는 기다렸다는 듯이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봐서가 아니라 그쪽(인하)으로 베팅하는 게 틀릴 확률이 적어서”라고 답했다. 한국은행 임원 출신인 B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B는 “중앙은행을 너무 희화화시키는 것 아닌가”라고 점잖게 한마디 했다. A는 물러서지 않았다. “5월에 금융통화위원 전원이 기준금리 동결에 표를 던졌다. 그런데 불과 한 달 뒤 금리를 내렸다. 그것도 전원 찬성으로…. 전원 동결에서 전원 인하로 급선회하는 예가 전 세계 중앙은행 어디에 있나.” B가 적극적인 반격에 나섰다. B:“구조조정이란 이슈가 있지 않았나.” A:“구조조정은 그 전부터 계속돼 왔던 문제다. 만약 구조조정이 그렇게 걱정됐다면 그 전 달에 이주열 한은 총재가 시그널이라도 줬어야 했다. 그때는 좀더 지켜보자고 하더니 6월에 불쑥 구조조정 얘기하며 금리를 내렸다.” B:“인하에 베팅한 (당신네 같은) IB와 정부가 심하게 압력을 넣지 않았는가.” A:“우리의 압력 때문이 아니라 늘 이런 식이었다. (금리를) 안 내리겠다고 했다가 정부가 압력 넣으면 슬그머니 내리고…. 그러니 IB들이 ‘내린다’에 베팅하는 거다. 이 총재 말보다 (경제)부총리 말에 더 귀를 기울이는 거고.” 분위기가 점점 험악해졌다. “그래도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 조성 때 이 총재가 강하게 버티지 않았느냐”며 기자가 중재에 나섰다. A:“그러면 뭣하나.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데…. 올해 세수가 엄청 늘었다(기획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조원 더 걷혔다). 그런데 이 총재는 1분기 성장률을 발표하면서 정부의 재정 지출 효과로 그나마 성장이 받쳐졌다고 했다. 재정 지출을 늘린 것은 맞다. 하지만 반대쪽에선 엄청나게 (세금으로) 돈을 흡수했다. 정부가 경기 부양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찬물을 끼얹고 있는 거다. 이런 문제점이야말로 중앙은행이 따끔하게 지적해야 한다. 그런데 지적은커녕 되레 정부의 자가당착 주장에 맞장구를 쳐 주고 있다.” 이번에는 B가 침묵했다. 정부가 내년 예산을 사상 처음 400조원대로 편성할 예정이라고 한다. 더딘 경기 회복 등을 떠받치기 위해 올해보다 3~4% 늘려 잡았다는 설명이다. 때맞춰 국세청은 당분간 세무조사를 자제하겠다고 했다. A의 반응이 궁금했다. “정부가 말로는 400조 슈퍼 예산이라며 확장 기조라고 강조하지만 올해 편성될 추가경정예산(11조원)을 포함하면 실질 증가율은 1% 남짓이다. 설사 추경이 편성 안 된다고 하더라도 세입 증가율이 세출보다 높아 사실상 긴축이나 마찬가지다. 공평 과세하겠다며 소득세법을 고쳤는데 올해 면세자가 더 늘어난 거와 비슷하다. 정책 목표와 효과가 번번이 다르다. 그러면 반성하고 시정해야 하는데 지금 경제팀에는 그게 없다.” 정부도, 한은도 하고픈 반박은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어느 한여름 밤의 설전을 굳이 옮기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자신 있게 한국에 남으라고 말하기에는 한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신뢰를 너무 잃고 있다”는 A의 걱정이 귓전을 맴돌아서다. hyun@seoul.co.kr
  • [In&Out] 도시와 문화 정책의 실패 확률 줄이려면/최도인 메타기획컨설팅 본부장

    [In&Out] 도시와 문화 정책의 실패 확률 줄이려면/최도인 메타기획컨설팅 본부장

    새로운 정책이 입안되고, 사회 현장에서 실현되는 과정에는 다층적 기획과 협력이 필요하다. 물리적 도시공간이 결합된 문화적 계획을 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도시에 대한 이해, 운영 주체 형성, 건축가의 제안, 정책 지원 등 여러 이해관계들이 결합하고 때로는 갈등하고 협력한다. 좋은 정책은 다양한 선과 면들이 교차하는 섬세한 ‘과정의 기획’을 통해 실현된다. 최근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두 가지 프로젝트, ‘서울아레나와 플랫폼창동61’과 ‘세운상가 도시재생과 거점공간 조성’ 사업은 과정(process)의 혁신 차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두 프로젝트 모두 과거 공공정책과는 다른 기획 및 실행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있다. 구상과 계획 그리고 실현 사이에 ‘현장 실험 프로젝트’를 배치하여 계획의 적정성에 대한 검증을 통해 수정과 보완의 과정을 거치도록 기획하였다. 이 과정에서 운영진과 정책담당자들은 정책의 집행이 미칠 문화 생태계의 반응을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되었다. 올해 봄 개관한 플랫폼창동61은 문화적 불모지로 여겨졌던 서울 동북부 지역에 문화예술과 음악산업 생태계의 형성이 가능한가에 대해 실험 중이고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다. 최근 협력뮤지션 공모에 80여개 팀이 지원하는 등 대중음악 신에서 활동하는 뮤지션들이 호의적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플랫폼창동61은 2020년을 목표로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아레나와 창동 일대의 문화예술 생태계 조성을 위한 파일럿 프로젝트이다. 과거의 방식대로 하자면 아티스트와 시민들은 ‘반짝이는’ 서울아레나 조감도를 보며 공사 가림막이 없어질 때까지 긴 시간 기다리기만을 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세운상가 도시재생과 거점공간 조성 프로세스는 조금 더 드라마틱하다. 이 프로젝트는 1970·80년대 도심산업을 이끌었던 세운상가군을 잇는 보행데크 조성이라는 도시건축 구상에서 시작되었다. 이를 이어받아 세운상가의 기술장인들을 발굴하고 현장과 소통하는 거버넌스 활동, 창의제조산업을 비전으로 산업재생의 토대를 만드는 현장실험실 등을 기획하고 있다. 물리적 연결에만 그칠 수 있었던 건축 프로젝트에 산업, 공동체 재생의 과정이 결합되면서 세운상가는 창의제조산업의 문화 플랫폼으로 진화할 기초를 다지기 시작하였다. 우리 사회의 많은 영역은 이미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의 시대에 직면하고 있다. ‘책상 위 좋은 정책’이 현장에서는 ‘효과가 없거나 나쁜 정책’이 될 확률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도시와 문화를 다루는 정책은 더욱 예측이 어려운 영역이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라 할지라도 정답을 찾기 쉽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지혜를 모으는 ‘과정의 기획’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실패의 확률을 줄이는 필수 비용이라는 공감대가 필요하다. 내년 말이면 대통령선거가 있고 지금부터 여러 지역에서 ‘대선급’ 공약 프로젝트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선거 국면을 통해 급조된 아이디어가 대형 문화프로젝트로 급부상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선거가 부실한 기획을 용인하는 절차가 되지 않기 위해, 어떠한 문화정책이 미래를 위해 중요하고 필요한지 각 정당과 전문가, 시민사회에서 그 과정을 체계적으로 그려 갈 수 있으면 좋겠다. 문화와 도시 정책이 꿈꾸는 조감도 너머에는 생각보다 복잡하고 복합적인 현실 세계가 있기 때문이다.
  • [생각나눔] 양동 산단 ‘0’ vs 문막 5곳… 역차별?

    [생각나눔] 양동 산단 ‘0’ vs 문막 5곳… 역차별?

    경기동부 8곳 자연보전권 ‘꽁꽁’ 양동 31년새 인구·사업체 급감 인근 강원 원주시 문막보다 낙후 지도에 그린 행정구역만 갖고 수도권 과밀화를 막기 위해 만든 수도권정비계획법(이하 수정법)에 대해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 규제 완화를 촉구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생활 여건은 강원도 두메산골 못지않은데 행정구역상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각종 규제를 받아 지역경제가 몰락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1983년에 제정한 수정법은 서울·경기지역을 과밀억제권역·성장관리권역·자연보전권역 등 3개로 나눠 대기업·대학 등 인구 집중시설 유입을 제한한다. 수도권 주민들의 식수원인 남한강·북한강 수질에 영향을 미치는 안성 일부·남양주 일부·용인 일부·가평·양평·여주·광주·이천 등 경기 동부 8개 지역이 자연보전권역에 해당한다. 이 지역은 6만㎡ 이상 산업단지를 만들 수 없고, 대기업의 신·증설이 제한된다. 이 때문에 남한강 지류인 석곡천·계정천·단곡천이 있는 양평군 양동면은 인접한 강원 원주시 문막읍보다 훨씬 낙후했다. 1985년 자연보전권역으로 묶인 직후 양동 인구는 7663명, 문막은 9542명으로 1879명 정도 차이가 났다. 31년이 흐른 지난달 현재 양동은 4651명으로 3000여명 준 반면 문막은 1만 8906명으로 1만여명 늘었다. 사업체 수도 문막은 2000년 103곳에서 271곳으로 약 3배로 늘었지만 양동은 34곳에서 21곳(공장시설을 갖춘 곳은 5곳)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산단도 문막에는 5곳이 있지만 양동에는 한 곳도 없다. 양평군 전체를 봐도 없다. 옆 동네의 발전 모습을 보는 양동면민들은 가슴을 친다. 마을 이장을 지낸 한 주민은 “석곡천·계정천·단곡천 3개 하천물은 문막을 가로질러 흐르는 섬강(남한강 지류)을 거쳐서 남한강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양동면만 규제하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주장한다. 김선교 양평군수는 최근 국토교통부 수도권정책과를 찾아가 “단순히 ‘수도권’ 여부만 따져 일률적으로 규제해 강원도·경기도 경계지역 간 불균형이 심화된다”며 “지역 현실을 반영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 군수와 군 관계자들은 지난해에는 11회, 올해는 10회가량 국토부를 방문했고 남경필 경기지사와 국회를 찾아가 호소하기도 했다. 자연환경보전권역의 다른 지자체들도 마찬가지다. 가평·여주·이천·광주 등 경기 동부 5곳 부군수·부시장들은 지난 2월 양평군청에서 가진 회의에서 “자연보전권역 보호를 위한 입지 규제는 오염총량제, 공장총량제,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상수원보호구역, 환경영향평가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연보전권역에서의 과도한 공장용지 규제는 공장의 집단화를 막아 난개발을 초래하는 만큼 공업용지를 6만㎡에서 10만~50만㎡로 확대해 달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자연보전권역 8개 지역 주민대표들이 주민서명부와 건의문을 만들어 환경부 장관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김규철 수도권정책과장은 “30여년 전부터 유지된 규제이다 보니 과도한 부분이 있지만 수도권 규제는 필요하다”며 “양동면 등 공감할 수 있는 지역에 대해 고민하고 방법을 찾지만 정치권에서 갈등이 빚어질 수 있어서 당장 완화 여부를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위기의 불교…기복보다 수행이 답

    위기의 불교…기복보다 수행이 답

    현각 스님 일갈 계기 자성 목소리 “신행 혁신만이 위기 극복 대안” 사찰 간 프로그램 공유 소통도 ‘신행 혁신으로 전법의 새 지평을 열겠다.’ 한국 불교 맏형 격인 조계종이 포교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 취임한 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스님(불광사 회주)은 지난 17일 저녁 취임 후 처음으로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불교계의 위기감이 극한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부처님 가르침대로 신행 풍토를 다시 세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조계종 집행부의 핵심인 3원장(총무원장, 교육원장, 포교원장) 중 대중 담당 최고 수뇌가 자청해 기자들을 만난 건 이례적이다. “잘 알려졌듯이 출가자가 급감하고 있어요. 10년 전에 비해 3분의1 수준입니다. 중소 사찰의 경우 운영이 힘들 정도이지요. 출가자 감소 같은 외형적인 위축 말고도 신도들이 40~50대 이후의 고령화로 치닫는 내용적인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대면 처음부터 한국 불교의 위기를 입에 올린 지홍 스님은 그 위기의 원인을 사회적 요구에 제대로 응답하지 못한 탓으로 콕 짚었다. 그리고 신도들이 기복보다 수행을 통해 자기 삶을 바꿀 수 있는 방편들을 취임 후 줄곧 고민해 왔다고 귀띔했다. “지금 상황이 지속된다면 10년 안에 한국 불교가 존립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지홍 스님은 부처님이 가르쳤던 자리(自利)와 이타(利他)의 으뜸 교훈인 ‘보살행’의 올바른 실천이야말로 위기의 한국 불교를 다시 세울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앞으로 대중을 위하지 못하는 종교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입니다.” 자리를 함께한 포교원 연구실장 원철 스님도 지홍 스님을 거들었다. “종교가 이념과 말로만 살 수 없는 세상입니다. 특정 종교가 신앙과 삶을 독점할 수 없게 됐지요. 시대의 요구가 바뀐 것입니다. 세상의 변화 속도가 화살처럼 빠른데도 종교는 관성을 유지하고 있지요.” 그 위기의 타개를 위해 포교원 스님들은 구체적인 대안들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우선 신행 혁신운동이다. 신도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나와 가족 중심에서 이웃과 사회, 나라로 돌려 보자는 것이다. 새로운 신자상을 정립해 행동지침을 곧 발표하겠단다. 그동안 중앙종무기관이 좌우했던 포교 정책도 확 바꾸겠다고 했다. 개별 사찰과 신자들이 갖고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며 자료, 노하우를 공유하는 쌍방향 소통에의 천착이다. 총무원을 비롯한 중앙종무기관과 본말사·스님·신도들의 평등한 관계 수립에 적극 나설 뜻도 비쳤다. 소모임과 공동체를 적극 만들어 사회적 요구를 외면하지 않는 신행 문화를 단계적으로 정착시키겠단다. 이날 모임에서 가장 많은 말이 오간 것은 역시 기복이었다. 사찰 속에 깊숙이 파고든 자본주의의 패악과 맞물려 우선 철폐해야 할 대상은 나와 내 가족에 치우친 기도와 기원이라고 스님들은 입을 모았다. “지금 한국 불교에 흔한 기복은 무속적 기복의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대중들은 종교의 신앙 행태가 시대에 뒤진 그런 파행적 기복에 머물러선 안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지홍 스님) “한국 불교에서 생활과 종교의 일치는 바로 삶과 올바른 불교적 가르침의 올곧은 연결에서 찾을 수 있다.”(원철 스님) 이와 관련해 지홍 스님은 모임 말미에 최근 ‘돈 밝히는 기복 불교’ 운운으로 관심을 모았던 현각 스님의 발언에 대한 조계종단의 입장을 에둘러 전했다. “더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는 발언이었어야 했다. 원칙적으로 종단 내에서도 개혁을 바라고 있는 많은 스님들은 현각 스님의 일갈을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한국 사회와 신행까지 모두 포함할 수 있는 조언과 질타가 있었으면 좋겠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서울시의회 박호근의원 ‘민관협치 활성 조례’ 제안

    서울시의회 박호근의원 ‘민관협치 활성 조례’ 제안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박호근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동4)은 지난 8월 17일 서울시 의원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민과 함께 하는 협치 조례 공청회’에 토론자로 참석하여 「서울시 민관협치 활성화를 위한 기본조례안」제정의 필요성과 조례에 담아야 할 내용에 대해 언급했다. 협치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정 핵심 가치로, 서울시는 시정 전반에 걸쳐 민관 협치를 실효성 있고 일관되게 추진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시 민관협치 활성화를 위한 기본조례안」을 제안했다.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하여 진행된 이번 공청회는 유창복 협치자문관이 ‘시대적 과제로서의 협치의 가치’, 장화영 민관협력담당관이 ‘서울시 민관협치 활성화를 위한 기본조례안 설명’이라는 주제발표로 공청회가 진행됐다.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를 대표하여 토론자로 참석한 박호근 의원은 “그동안 민과 관이 참여하는 다양한 형태의 협치를 성공적이고 모범적으로 수행해 왔던 서울시의 효율적인 사업 운영과 활동을 위해서 서울시 민관협치 활성화를 위한 기본조례안은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하며, 협치 조례안 제정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또한 조례안의 내용 중 협의회 명칭은 협치서울협의회 보다는 서울협치협의회로, 공동의장제도 보다는 시장 1인과 부의장을 두는 단일의장 시스템으로, 회의는 연 4회 개최로 내용을 수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끝으로 박호근 의원은 “서울시의 주인은 서울시민이기에 시민의 행정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행정은 바람직한 방향이다”라고 하며, “행정의 효율성과 민주성은 조화를 이루어야 하기에 서울시 행정과 정책이 협치라는 이상적인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협치의 주체, 범위, 방식, 책임에 관하여 협치 조례가 제정 된 이후에도 앞으로 지속적인 고민과 보완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더민주 강령 ‘노동자’ 안 지운다

    더불어민주당이 17일 강령·정강정책 개정안 초안에서 삭제됐던 ‘노동자’라는 문구를 다시 넣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강령 개정에서 비롯된 정체성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당내 잠재된 노선 갈등이 언제든 불거질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된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민주 비상대책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시민의 권리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는 강령 부분을 “노동자, 농어민, 소상공인 등 서민과 중산층의 권리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로 수정했다고 이재경 대변인이 전했다. 당초 전당준비위원회 강령정책분과위원회는 “노동자와 시민의 권리 향상을 위한 노력을 존중한다”의 구절에서 ‘노동자’ 문구를 빼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를 두고 당권 주자들이 “당의 역사와 정체성을 부인하는 일”이라며 반발하자, 비대위 회의를 통해 원상복귀됐다. 삭제가 추진됐던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설치’에 대한 부분도 같은 이유로 유지하기로 했다. 더민주 지도부는 이번 논란이 단순한 자구 수정 과정에서 비롯된 해프닝일 뿐이라고 정리했다. 다만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정체성 논란에 대해 “옛날에 있던 대로 노동자, 농어민이 다 들어가는 것인데, 그걸로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 사람들이 이상한 사람들”이라면서도 “당이라는 게 과거에 집착해서 미래로 갈 수가 없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시빗거리에 어떻게 다 신경을 쓰는가”라며 다소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이번 전대가 ‘선명성 경쟁’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에서 차기 지도부가 선출되면 당내 중도파와의 노선투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김상곤·이종걸·추미애 후보는 이날 충북·강원 지역을 돌며 격돌을 이어갔다. 충북 대의원대회에서는 추 후보와 이 후보가 서로를 향해 “분열과 갈등을 일으키는 사람”, “특정 (대선)후보의 수호천사”라는 표현을 써가며 설전을 벌였다. 김상곤 후보는 “새누리당에서 호남 당 대표가 나오고, 충청권 대권후보와 영남 텃밭을 모두 모아 우리를 포위하려 한다”며 표심을 자극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서울시의회 오경환의원 “市, 마포농수산물시장 활성화 무사안일 대응”

    서울시의회 오경환의원 “市, 마포농수산물시장 활성화 무사안일 대응”

    서울시 경제진흥본부 도시농업과는 오는 8월 12일(금) 오후 2시, 마포농수산물시장 대회의실(2층)에서 시장상인 130여명과 함께 마포 농수산물시장 관리·운영 개선을 위한 시장 상인 공개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마포농수산물시장은 1998년에 개장한 이래 시설노후화, 시장 전문성 부족 등 시장경쟁력 약화로 인한 대·내외적 변화 요구에 따라 서울시에서 운영권을 환수 후, 시장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여 서북권의 모범적, 선도적 농수산물 전문 시장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공개설명회에서는 경제진흥본부 도시농업과의 관계 공무원들이 참석하여 시장상인들을 상대로 서울시가 추진하려는 마포시장 관리·운영 개선 계획(안)과 향후 일정에 대한 안내를 진행할 예정으로 있다. 또한, 공개설명회를 통해 나오는 마포 농수산물시장 상인들의 의견수렴을 통해 마포시장 미래상, 환수정책 및 추진일정, 그리고 마포의 새로운 명소 조성을 위한 관리·운용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공개설명회에 참석예정인 오경환 시의원(마포4.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은 “2015년 4월 서울시가 마포농수산물시장 사용허가기간 연장 불가 및 환수계획을 통보한 이래 마포농수산물시장의 현대화와 활성화를 위한 마포구의 종합적인 계획수립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으나 마포구청이 무사안일하게 대응하여 그 계획안을 아직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향후 마포구가 종합적인 계획안을 제출하여야 하며, 운영권과 관련해서는 마포구와 서울시가 충분한 협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7~9월 가정 전기료 19% 깎아준다

    재원 4200억… 2200만 가구 혜택 ‘누진제 TF’ 장기적 요금 체계 마련 정부와 새누리당은 11일 긴급회의를 갖고 7~9월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정회의를 마친 뒤 “7~9월 3개월 동안 (누진요금 체계의) 전 구간의 폭을 50㎾h씩 넓혀 모든 가구가 골고루 50㎾h씩 혜택을 받도록 할 것”이라면서 “총재원 소요는 4200억원이며 대상 가구는 2200만 가구”라고 밝혔다. 현행 주택용 전기요금은 6단계의 누진 체계로 1단계(사용량 100㎾h 이하), 2단계(101~200㎾h 이하), 3단계(201~300㎾h), 6단계(500㎾h 이상) 등으로 100㎾h 단위씩 구분된다. 여기에 각각 50㎾h씩 더해 구간의 폭을 넓힌다는 취지다. 김 정책위의장은 “7월분도 소급해서 할인할 것이고 3개월간 19.4%의 전기요금 경감 효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당정은 또 당정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장기적인 전기요금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당정이 내놓은 누진제 개편안은 앞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의 오찬에서 공감대를 이루며 곧바로 정책 공조로 이어진 결과다. 이정현 당 대표는 “전기요금이 누진체계로 돼 있어 요금이 대폭 오르기 때문에 많은 걱정들을 한다”면서 “당·정·청에서 한번 긴급하게 민생현안 문제로 받아들여 논의를 하자는 건의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올해 이상 고온으로 너무 많은 국민들이 힘들어하시기 때문에 정부에서 좋은 방안이 없을까 검토를 해왔고 지금도 하는 중”이라면서 “당과 잘 협의해 조만간 방안을 국민에게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오찬 행사를 마친 지 3시간 여 만에 당정이 이 같은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당정회의에는 이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 김 정책위의장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직접 참석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과 관련, 농·수·축산업계의 우려가 많고 내수경기에 미칠 악영향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며 시행령을 수정해야 한다는 요청이 많다는 정 원내대표의 의견에 대해 “시행령이란 국회에서 만들어 준 취지에 맞게 지켜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해결이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SH공사 “공공주택 정책 전파” 말레이시아 주택공사와 MOU

    변창흠 SH공사 사장은 9일 “SH공사의 주택 공급 시스템(분양·임대), 임대주택 관리 노하우, 주거복지와 도시재생 관련 경험을 말레이시아 정부와 공유하고 공동 협력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SH공사는 지난 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말레이시아 재무부 산하 주택공사(SPNB)와 공공주택 분야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 말레이시아 택지와 주거단지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할 예정이다. 또 공공주택 건설과 공급에 관련된 경험·지식 공유와 주거복지와 도시재생에 관한 정책·정보의 교환, 직원교류 교육 세미나 개최, 공공주택에 관한 공동연구 등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변 사장은 SH공사에 설치된 서울시정책수출사업단을 통해 서울시의 우수정책을 쿠알라룸푸르 시와 공유하기로 했다. 변 사장은 “앞으로도 서울시와 SH공사의 우수한 주거와 교통, 상하수도 등 다양한 정책을 수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리모델링 아파트 내력벽 철거 백지화…“안전이 먼저”

    신도시 1기 리모델링 주춤할 듯 소유자 동의는 2분의1로 완화 아파트 리모델링 때 일부 내력벽 철거를 허용하기로 했던 법령 개정안이 백지화됐다. 국토교통부는 9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주택법시행령 개정안을 이렇게 수정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내력벽은 건물의 지붕이나 위층 구조물의 무게(하중)를 견디거나 힘을 전달하기 위해 만든 구조물로 건물의 공간을 수직으로 나누어 주는 벽이다. 기둥이나 보와 마찬가지로 건물의 안전을 직접 챙기는 구조물이기 때문에 함부로 해체하거나 이동시키는 것이 엄격히 제한된다. 정부가 내력벽 일부 철거 허용 방침을 거둬들인 것은 리모델링 활성화보다는 안전 검증이 우선 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조치로 분당 등 1기 신도시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은 다소 주춤해질 전망이다. 국토부는 건설업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아파트 리모델링 때 3개층 수직증축과 일부 내력벽 철거를 허용하는 내용의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 지난 3월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수도권 4개 아파트 단지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마련됐다. 그러나 입법 예고 과정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지하에 시공된 아파트 기초 말뚝의 경우 눈으로 확인할 수 없어 도면만 보고 안전 여부를 진단해야 하는 어려움과 실제 검증이 아닌 시뮬레이션만으로는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3개층 수직증축 허용만으로도 하중에 부담을 주는 데다 일부지만 내력벽까지 철거되면 건물 전체가 하중을 견디는 힘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내력벽 철거 허용 방침을 유보하고 안전성 여부를 확인한 뒤 법 개정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강태석 국토부 주택정비과장은 “내력벽 철거는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차근차근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결과”라며 “수직증축 리모델링 기술개발 및 실증 과제에 내력벽 철거 영향을 포함시켜 정밀 검증한 뒤 허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리모델링협회 이동훈 정책법규위원장은 “국토부가 신속히 결론지을 수 없는 문제를 금세 해결할 것처럼 해 결과적으로 주민들이 시간만 허비하게 했다”며 “파급효과를 예측하지 못하고 오랫동안 거론된 사안을 재검토하겠다는 결정이 아쉽다”고 말했다. 리모델링 동의 요건 가운데 동(棟) 단위 소유자 동의율을 3분의2 이상에서 2분의1 이상으로 완화하는 내용은 입법 예고안대로 통과시켰다. 주택조합의 조합원 모집 신고제와 공개 모집 의무화 조항도 원안대로 통과됐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오늘밤도 ‘가출’하는 사람들

    오늘밤도 ‘가출’하는 사람들

    가열되는 전기요금 누진제 논란 “집에 있는 에어컨은 모셔둔 거나 마찬가지예요. 부모님이 전기요금 때문에 못 틀게 합니다. 에어컨을 찾아 매일 밤 카페에 오죠.” 지난 7일 밤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 인근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규호(30)씨는 비싼 전기요금 때문에 에어컨을 켤 엄두를 못 내고 집을 나선 ‘열대야 가출족’이다. “밤이 돼도 도무지 식을 줄 모르는 열대야 때문에 집을 나와 에어컨 바람이 시원한 카페에서 늦은 밤을 보내는 게 일상이 됐습니다. 카페가 문을 닫는 밤 10시까지 머물면서 회사 잡무를 처리합니다.” ‘열대야 가출족’은 정씨뿐이 아니었다. 카페 주변은 오피스텔과 아파트가 많은 주거지역인데도 저녁 8시쯤 100여개의 좌석 중 90%가 들어찼다. 인근 오피스텔에 사는 직장인 김민석(29)씨는 “주말마다 영어 공부를 하려고 자주 오는데 최근 들어 사람들이 급증해 자리 잡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5도에 이르는 불볕더위가 열흘째 지속되면서 가정에만 적용하는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찬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에어컨을 찾아 마트나 카페로 피신한 시민들은 누진제 때문에 에어컨을 가동조차 할 수 없다며 폐지를 주장했다. 반면 에너지 대란을 고려하면 누진제 폐지보다 저소득층의 전기요금을 할인해 주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꽤 있었다. 7일 밤 10시 서울역 롯데마트에서 만난 김승연(30)씨는 “지난해에도 에어컨 때문에 8월 전기요금이 평소보다 3만원이나 더 나왔는데 그때보다 더 많이 에어컨을 사용한 이번 달에는 도대체 요금이 얼마나 나올지 걱정”이라며 “집이 너무 더운데 에어컨 틀기도 두렵고 해서 장도 볼 겸 왔다”고 했다. “일부 지역이 정전되는 에너지 대란을 생각하면 정부 정책상 누진제는 꼭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밤 11시 서초구 이마트 냉방용품 코너에서 만난 김모(30)씨는 “지금까지 선풍기로 버텨냈는데 최근 며칠은 말도 할 수 없이 더워 에어컨을 살까 고민하고 있다. 이제 와서 사자니 아깝기도 하고 무엇보다 전기료가 많이 나온다고 해서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8일 0시쯤 24시간 운영하는 서초구 하나로마트에서 만난 신모(33)씨는 곤히 잠든 아기를 품고 있었다. 신씨는 “아기가 잘 시간이 지났는데도 보채고, 아내도 덥고 답답하다고 해서 마트에 왔다”고 말했다. 마트 직원은 “더위 탓인지 밤늦게 매장을 찾는 손님이 체감상 1.5배 정도로 증가한 것 같다”고 전했다. 전기요금 누진제는 1974년 처음 시행됐으며, 전기 사용량에 따라 6단계로 요금을 차등 부과하는 현행 체계는 2005년 12월 28일에 실시됐다. 1단계(100㎾h 이하)에 비해 6단계(500㎾h 초과)는 11.7배의 요금을 내야 한다. 지난해 한국전력의 주택용 전기 판매량 중 96.8%가 2단계 이상의 누진제를 적용받았다. 시민 2400여명이 한국전력을 상대로 ‘전기요금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에 나섰고 더불어민주당도 누진제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누진배율이 각각 1.1배, 1.4배인 것과 비교해 누진배율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또 누진제를 적용하지 않은 산업계의 전기 사용량이 전체의 84%에 이르는 점을 감안할 때,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누진제 폐지가 아닌 수정을 제안했다. 홍준희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는 “사용량에 따라 가정에 부과하는 현행 누진제를 고치기보다는 지나치게 싸다고 평가되는 산업용 전기료를 올리는 쪽으로 개선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누진제는 에어컨을 고소득층만이 소유했던 시기에 만든 제도로, 에어컨이 대중화된 현재와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현재 6단계로 나눈 누진제를 3단계로 축소하고 1단계와 최고 단계의 요금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S&P 이례적인 AA 등급 왜

    S&P 이례적인 AA 등급 왜

    ‘나홀로’ 日·中·英 줄줄이 하락… “한국, 성장률 높고 대외건전성 개선” ‘곧바로’ 전망 조정 단계 없이 전격 상승… 기재부 “한국경제 선전 평가”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8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한 단계 올린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례적이다. 최근 선진국과 신흥국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등급만 ‘나 홀로 상승’을 한 것이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S&P, 무디스, 피치)가 전망 조정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신용등급을 올린 것도 좀체 없는 일이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달 “올해 국가신용등급의 무더기 강등 사태가 2011년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최대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S&P와 무디스는 중국의 등급 전망을 각각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5월에는 유가 및 원자재 가격 하락 여파로 자원대국인 브라질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신용등급이 각각 한 단계씩 깎였다. 선진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피치는 지난 6월 일본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국민투표로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한 영국은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또는 전망이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다. S&P 기준으로 영국과 프랑스는 신용등급이 ‘AA’로 한국과 같지만 이 나라들의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안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우리나라보다 한 수 아래다. . 중국과 일본은 한국보다 한 단계 낮은 ‘AA-’와 ‘A+’로 분류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전망 수정 없이 바로 등급을 올린 것과 관련해 “세계경제가 만성적인 불확실성에 시달리는 가운데 한국경제의 선전을 높이 평가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S&P는 등급 조정 배경에 대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6%로 선진국(0.3~1.5%)보다 높고, 특정 산업이나 수출시장에 의존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해 국내은행이 해외에 빌려준 돈이 빌려온 돈보다 많은 ‘대외 순채권’ 상태로 전환되는 등 대외건전성이 개선된 점도 높이 샀다. S&P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견조하고 정부 부채가 건전하게 관리되고 있어 신용등급에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S&P는 “통일비용 등 잠재적 채무와 북한과의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초선 내 정치를 말한다] 더민주 정재호 의원

    [초선 내 정치를 말한다] 더민주 정재호 의원

    30년지기 안희정지사 대선후보 지지 주거비 관련 금리 구조 개선 나설 것 더불어민주당 정재호(51·경기 고양을) 의원은 “정치란 동전의 양면 같은 서로 다른 생각을 잘 듣고 이해하고 최적의 모형을 도출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재학 시절에 학생운동에 몸담았고 이후 외환은행 신용카드사에서 노조위원장까지 맡는 등 스무 살 때부터 삶이 자연스럽게 정치라는 영역에 스며들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또한 야권 잠룡 안희정 충남지사의 ‘동지’란 점에서도 여의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Q. 제20대 국회에서 본인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A. 갈등 조정 전문가. 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 사회조정비서관을 했고, 국무총리실에서 민정수석으로 우리 사회의 갈등을 겪는 과제를 조정하는 업무를 주로 맡았고 원만히 해결했다. 세상의 갈등을 원만히 조정하도록 합리적인 대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다. Q. 정치 원동력. A. 경험. 학생운동과 노조위원장을 해 봤고 청와대, 총리실을 거쳐 충청남도 정책특별보좌관을 맡는 등 야권의 정통 코스를 밟았다. 다양한 경험이 여러 상황을 겪어야 하는 정치인의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다. Q. 정치적 최대 관심사. A. 의식주(衣食住). 그중에서도 주거. 우리나라 전체 1850만 가구 가운데 1000만 가구는 자가 거주다. 하지만 빚내서 산 거라 집주인은 은행이다. 850만 가구는 임대주택에 살고 있다. 가처분소득은 그대로인데 전세금은 올라가고 있다. 국가가 할 일은 주거비를 낮추기 위해 양질의 임대주택을 짓는 게 최선이지만 집을 금방 짓기는 어려우니 제1금융권 대출 금리를 낮출 필요가 있다. Q. 소속 상임위인 정무위원회에서 추진할 일. A. 금리 구조 개선. 특히 주거비와 관련된 금융에 대한 이자 저감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개인이 대출을 받는다면 은행의 신용등급에 따라 대출받게 되고 또 최대한도로 받기도 어렵다. 국가가 신용등급에 대한 보증을 해 전세금 인상분이 있다면 인상분에 한해서 국가의 보증으로 저금리 대출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Q.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공개적으로 반대한 이유. A. 공론화.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고 설령 배치한다 하더라도 부지 선정과 관련해 양해나 사전 협의 없이 발표해 지역주민과 갈등을 일으켰다. 공론화가 필요하다. 사드 말고 다른 안보 대안을 찾는 쪽으로 방향을 수정해야 하며 당내 의견을 모을 때가 됐다. Q. 차기 대선에서 지지하는 후보. A. 확실히 이길 수 있는 사람. 잘 알려진 평이함으로는 확실함을 담보하기가 걱정스럽다. 확실히 이길 수 있는 카드를, 앞으로 미래로 나아가는 대한민국을 건설할 지도자가 누구인지 생각하겠다. 그 카드로서 30년지기인 안희정 충남지사를 지지한다. 안 지사와는 굳이 대화를 하지 않더라도 눈가의 잔근육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의 사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프로필 ▲1965년 대구 출생 ▲고려대 행정학과 ▲외환은행 신용카드사 노조위원장 ▲노무현 대통령비서실 사회조정비서관 ▲국무총리실 민정수석 ▲충청남도 정책특별보좌관
  • [관가 블로그] 농식품·해수부의 개정 노력 실속은

    “식사·선물 한도 높이기론 한계”… “소비혁신 대책 필요” 목소리도 헌법재판소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뒤 세종 관가에서 대책 마련에 가장 바빠진 부처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입니다. 오는 9월 28일부터 식사비 3만원, 선물 5만원의 한도 규정이 그대로 시행되면 식당, 유통업체 등과 함께 농민과 어민이 당장 큰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입니다. 한우는 선물세트의 99%가, 사과와 배 세트는 50%가 5만원 이상이라고 합니다. 농식품부는 김영란법 시행으로 한우는 연간 2072억~2421억원, 사과·배는 1392억~1626억원 생산량이 줄어 농가당 연간 200만~300만원의 소득 감소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화훼농가는 연간 소득이 1051만~1226만원의 소득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는데, 이건 ‘망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농식품부는 식사 5만원, 선물 10만원으로 한도를 올리고, 경조 화환은 경조사비 10만원에서 제외해 달라고 법제처에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해수부 역시 수산물이 주로 회로 소비되기 때문에 비교적 고가이며, 수산물 선물세트의 25%가 10만원 이상이라는 점을 들어 식사는 8만원, 선물은 10만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농식품부와 해수부는 각각 생산 및 유통단체들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매주 회의를 열고, 국민과 야당을 대상으로 김영란법 수정의 필요성을 알려 왔습니다. 그 결과 5일에는 법제처에서 농식품부, 해수부와 국민권익위원회 등 관계 부처가 참석하는 정부입법정책협의회가 열립니다. 농식품부와 해수부는 이 자리에서 식사비 등의 한도 상향을 거듭 요구하고, 이게 여의치 않으면 법 시행의 유예기간이라도 늘려 달라고 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식사와 선물 한도액을 높이는 것은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 농민단체 관계자는 “법 시행으로 줄어들 소비를 촉진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당장의 타격만 줄여 보겠다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면서 “생산과 유통비용을 줄이고, 소비 트렌드 변화를 이끄는 혁신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전 국민의 식탁을 책임지고 있는 양대 부처의 특별한 지혜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IMF “日 올 성장률 0.3% 그쳐… 아베노믹스 멈춰라”

    국제통화기금(IMF)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부양책인 ‘아베노믹스’에 직격탄을 날렸다. 아베노믹스가 당초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며 대폭적인 수정을 권고하고 나선 것이다. IMF는 2일(현지시간) 발표한 연차 심사보고서를 통해 “일본 경제가 경제성장, 재정 건전화, 물가 상승 등 대부분에서 당초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며 “아베 정권은 소비세율 인상을 미루는 등 경제정책의 불투명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IMF는 특히 일본의 재정 상황에 대해 “거액의 공적 채무를 떠안고 있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베 정부는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외한 연간 2% 성장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IMF는 올해 0.3%, 내년에는 경제대책의 효과를 제외하고 0.1%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개인 소비 침체와 최근 두드러진 엔화 강세가 수출과 투자의 걸림돌이 돼 일본의 중장기 성장률도 0.5% 정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IMF는 2020년 기초 재정수지의 흑자를 달성한다는 일본 정부의 목표가 현시점에서는 가시화되지 않는 상황인 만큼 “아베노믹스가 장기화되면 금융 시스템에 위험성이 늘어날 것”이라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은행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대안을 점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일본의 물가 상승률은 올해 0.2%, 내년에 0.4%를 기록해 일본은행이 목표로 한 2%를 2017년도 중에 달성하는 건 어렵기 때문에 소비세율(현재 8%)을 10%로 인상하는 조치를 2019년 10월까지 연기한 결정을 철회할 것을 보고서는 촉구했다. 또 세율을 0.5% 포인트나 1% 포인트씩 나눠 올리는 증세에도 속히 착수하라고 권고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IMF “日 아베노믹스 문제 많다” 대폭 수정 권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일본 아베 신조 정부의 경제정책(아베노믹스)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폭 수정을 권고했다고 교도통신이 2일 보도했다.  IMF는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발표한 연차 심사보고서에서 일본 경제가 경제성장, 재정 건전화, 물가 상승중 어느 것도 목표를 예정대로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IMF는 아베 정권이 소비세율 인상을 미루는 등 정책의 불투명함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한 후 “아베노믹스가 기로에 서 있으며 과감한 개량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아베 정권은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외한 연간 2% 성장을 목표로 걸었으나 IMF는 올해 0.3%, 내년에는 경제대책의 효과를 제외하고 0.1%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개인 소비 침체와 최근 두드러진 엔화 강세가 수출과 투자의 걸림돌이 돼 일본의 중장기 성장률은 0.5% 정도가 될 것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IMF는 일본의 재정에 관해 “거액의 공적 채무를 떠안고 있어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2020년도에 기초 재정수지 흑자를 달성한다는 목표가 ‘현재 상황에서는 손에 닿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IMF는 소비세율을 8%에서 10%로 인상하는 방안을 2019년 10월까지 연기한 결정을 철회하고, 세율을 0.5% 포인트나 1% 포인트씩 나눠 올리는 증세에 속히 착수하라고 제언했다. 또 재정 정책에 대한 금융시장의 신인도를 유지하고 금리의 급등을 피하도록 최종적인 세율이 적어도 15%가 되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IMF는 일본의 물가 상승률이 올해 0.2%, 내년에 0.4%를 기록해 일본은행이 목표로 한 2%를 2017년도 중에 달성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일본은행이 물가목표 달성 시기를 명시하지 말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금융정책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길이라고 IMF는 강조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청량하다, 고도에 부는 한옥 바람

    청량하다, 고도에 부는 한옥 바람

    지난 20일 충남 공주 송산마을. 한옥과 슬레이트 지붕의 낡은 옛집이 선명한 대조를 이뤘다. 골목으로 들어서니 곳곳에서 한옥 신축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박연수 공주시 고도육성팀장은 “예전 이 마을은 아무도 살려고 하지 않는 죽은 곳이었는데, 한옥 지원 사업으로 생기를 되찾고 있다”고 했다. ●생기 되찾은 공주 송산마을… 에어컨 없어도 시원 송산마을은 무령왕릉을 비롯해 백제 웅진 도읍기의 왕실 무덤 7기가 모여 있는 ‘송산리 고분군’에 인접해 있어 40년 넘게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었다. 집이 주변 도로보다 낮아 비만 오면 침수되기 일쑤였다. 겨울이면 춥고 여름이면 펄펄 끓었다. 집이 허물어져도 고칠 수 없었고, 증개축을 하지 못해 겨울 추위와 여름 무더위도 고스란히 감내해야 했다. 그랬던 마을이 최근 들어 확 바뀌기 시작했다. 완공돼 주민이 살고 있는 한 한옥으로 들어가 봤다. 푹푹 찌는 바깥과 달리 시원했다. 에어컨, 선풍기 같은 냉방 장치가 하나도 없는데도 청량한 기운이 감돌았다. 박대수(56)씨는 “정부에서 한옥과 담장 신축에 1억 2000만원을 지원해 준다고 해서 부모님 편하게 사시라고 대출을 조금 받아 지었다”며 “옛날엔 문화재 인근 마을이라 집을 고치지도 새로 짓지도 못했는데, 이젠 정부에서 집 지으라고 지원금까지 주니 주민들이 좋아한다”고 했다. ●1억원 지원받은 공터, 고풍스런 체험형 숙소 변신 송산마을에서 도보로 30분 정도 떨어진 공산성 인근 지역도 한옥 건축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곳은 식당과 숙박시설 밀집 지역이라 송산마을보다 규모가 큰 공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비용 관계로 신축을 하지 못한 식당이나 숙박업소는 정부로부터 3000만원을 지원받아 외관을 기와로 고풍스럽게 꾸몄다. 주차장으로 사용되던 공터에 한옥 체험 게스트하우스를 지은 신영기(48)씨도 정부로부터 1억원을 지원받았다. 1층은 살림집, 2층은 숙박시설이다. 신씨는 “인근 아파트 단지에서 살다 한옥 지원 사업 얘길 듣고 이곳으로 옮겨 왔다. 아이들이 전통을 체감하며 지낼 수 있어 좋다. 주말엔 관광객들로 2층 방이 꽉 찬다”고 했다. 송산마을과 공산성 인근에 한옥 7채를 짓고 있는 한옥전문업체 한옥애 공병곤(56) 대표는 “2018년까지 한옥 신축 신청이 꽉 차 있다. 다른 업체 3~4곳도 우리와 사정이 비슷하다. 지금은 한옥이 오밀조밀 모여 있지 않은데 2년 뒤쯤엔 자연스럽게 한옥마을이 조성될 것”이라고 했다. 경주·공주·부여·익산 등 신라와 백제의 고도(古都)가 옛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다. ‘고도 이미지 찾기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시작된 한옥 지원 사업이 올 들어 본궤도에 오르면서 죽은 마을들이 생명력을 되찾고 있다. ‘고도 보존’에서 ‘고도 보존 및 육성’으로 정책을 바꾼 점과 1억원 지원책이 주효했다. ●2018년까지 경주·공주·부여·익산 각 100채 신축 지난해 시작된 고도 한옥 지원은 2018년까지 4년간 479억원을 투입해 주거와 가로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으로, 고도별 한옥 100채씩을 짓는 게 목표다. 한옥 신축 1억원, 가로변 건축물 외관 개선 사업 3000만원, 담장 및 대문 2000만원, 간판 200만원 등을 보조한다. 지원 대상 지역은 경주 인왕동과 황남동(35만 7559㎡), 부여 쌍북1리(8만 1310㎡), 공주 송산리 고분군과 정지산 주변(26만 6863㎡), 익산 금마 고도지구 내 일원(37만 92㎡)으로, 문화재 보호 구역으로 지정돼 수십 년간 개발을 하지 못한 지역들이다. 김삼기 문화재청 고도보존육성과장은 “고도 주변 주민들 여론조사를 했는데 주거 환경 개선 의견이 제일 많았다”며 “2004년 3월 ‘고도 보존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 제정으로 고도 주변 지역민들의 주거 환경 개선이 가능해진 데 이어 지난해 예산이 마련되며 한옥 신축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민들 한옥 인식 긍정적으로 변화… 올 사업 늘어 4개 고도 한옥 신축은 지난해 30채에서 올 상반기에만 50채로 급증했다(표 참고). 공주의 한옥 신축이 가장 두드러진다. 지난해 16채로 4개 고도 중 가장 많은 데 이어 올 상반기에만 19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자체 공무원들의 노력 덕택이다. 담당 공무원들은 지난해 1월부터 고도 지역 내 전 가구를 방문하며 한옥 지원 사업을 홍보했다. 처음엔 주민들이 집을 짓는 데 정부에서 1억원을 지원해 준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한옥은 살기 불편하다는 왜곡된 정보도 떠돌았다. 이정열 공주시 고도육성팀 주무관은 “수십 년간 규제만 해온 관에 대한 불신이 컸고, 그런 정부에서 큰 금액을 지원해 줄 리 없다는 생각이 팽배했다”며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주민들의 불신과 오해를 풀었다”고 했다. 이수정 문화재청 고도보존육성과 학예연구사는 “‘고도 이미지 찾기 사업’은 기존 규제 중심 보존·관리에서 벗어나 문화재로 인한 직간접적인 혜택이 국민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획기적인 정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공주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박유천 이어 이진욱까지 무고죄 역고소… 진술 번복 왜 판치나

    박유천 이어 이진욱까지 무고죄 역고소… 진술 번복 왜 판치나

    5년간 36.7% 꾸준한 증가세 법적 우위·합의금 노려 남발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배우 박유천(30)·이진욱(35)씨 등이 오히려 여성에게 무고(誣告·거짓으로 꾸며 고소·고발하는 것)를 당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미지 실추를 두려워하는 유명인의 약점을 파고드는 무고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합의·양보보다 법적인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아니면 말고 식’의 무고가 남발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합의금’을 노린 무고 범죄도 증가하고 있어 처벌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연예인 혐의 벗어도 수십억 피해 28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검찰·경찰이 접수한 무고 사건은 2014년 4859건으로 2009년(3580건)보다 36.7% 증가했다. 2011년 4000건을 넘어선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씨처럼 무고의 피해자가 대중의 인기를 바탕으로 하는 연예인이라면 그 피해가 막대할 수 있다. 고소 여성의 무고가 밝혀지면서 이씨는 성폭행 혐의를 벗게 됐지만 광고 계약 해지 등으로 수십억원의 피해를 입은 상황이다. 직접적인 피해만 30억원에 이르고, 기대이익까지 합하면 100억원대가 된다는 분석도 있다. 인기를 먹고 사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연예인이 ‘을’의 입장이 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그간 무고 사건은 적대 관계에 있는 상대를 압박하기 수단으로 이용되곤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기가 어려워지며 합의금을 노린 무고 범죄가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유흥주점 여직원 업소 4명으로부터 각각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박씨는 이들 중 2명을 무고죄로 맞고소했고, 이들은 결국 무고 혐의가 확인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 중 한 명은 박씨 측에 5억원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30여년간 서울에서 ‘룸살롱’을 운영한 김모씨는 “최근 성매매 단속이 심해지고 불경기가 겹치면서 이른바 업소 여성의 생활이 불안정해지자 한탕을 노린 고소·고발을 하기도 한다”며 “특히 이미지가 생명인 유명 연예인은 표적이 되기 쉽다”고 전했다. ●대부분 집유… “처벌 강화 필요” 무고죄는 타인을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만들어 내 수사기관에 신고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다. 무고가 사실로 드러나면 10년 이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그러나 실제 처벌은 약한 편이며, 이는 무고 사건이 증가하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황만성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2009년 7월부터 2010년 말까지 무고죄로 유죄 선고를 받은 624명을 조사한 결과 집행유예가 406명(65.1%)으로 가장 많았고 벌금형(134명·21.5%)이 뒤를 이었다.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80명(12.8%)뿐이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최근 경제가 안 좋아지면서 민사에 유리한 결과를 받기 위해 무고임에도 형사 고소를 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또 교도소에서 수형자들이 억울함을 못 이겨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사례도 무고 사건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무고죄는 사법질서를 교란시키고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하는 만큼 심각한 범죄로 인식돼야 한다”며 “수사기관이 고소 단계에서 무고 혐의가 의심된다면 고소를 취하시키고, 그럼에도 고소를 유지하는 경우 벌금형으로 끝내지 말고 처벌을 무겁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김영란법 위헌 여부’ 오늘 판가름… ‘농어촌 의원’ 중심 보완 움직임

    헌법재판소가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대한 위헌 여부를 판가름한다. 위헌 성격의 판결이 내려지든 합헌 결정이 나오든 법 개정 움직임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이날 오후 2시 대(大)심판정에서 김영란법의 헌법소원 심판 사건 결정을 선고한다. 헌재가 판단할 핵심 쟁점은 ▲법 적용 대상에 언론인과 사립학교 임직원을 포함시킨 것이 민간 영역을 과도하게 규제해,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부정 청탁’과 ‘사회 상규’의 의미가 죄형 법정주의에 위배되는지 ▲공직자 등이 받을 수 있는 외부 강의 사례금(100만원)이나 음식물(3만원), 선물(5만원), 경조사비(10만원)의 한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이 포괄위임 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배우자의 금품 수수를 공직자가 신고하지 않으면 처벌하도록 한 조항의 기본권 침해 여부 등이다. 헌재가 김영란법의 위헌 여부를 결정하면 공은 다시 입법부와 행정부로 넘어오게 된다. 입법부는 헌법 불합치나 한정위헌 결정이 난 조항이 있다면 법 개정 절차를 거칠 수 있고, 행정부는 시행령 개정으로 법의 불합리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 국회는 헌재 선고 즉시 농어촌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보완 움직임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합헌 결정이 나더라도 위헌이 아니라는 뜻이지 그대로 법을 시행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헌재 판결 뒤 의원총회를 열고 당내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강석호(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김종태(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의원 등은 특정 기간 김영란법의 수수 금지 품목에서 농·축·수산물을 제외하는 내용 등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한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산하 ‘부정 청탁 등 금지법 관련 소위’는 27일 향후 법 개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농민단체 등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했다. 소위 위원장인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은 “헌재의 위헌 여부 판단에 따라 법이 시행되는 9월 28일 전까지 법 개정은 얼마든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온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은 “국내산 한우는 수입육보다 4배 이상 비싼데, 결국 수입 축산물만 권장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며 “품목별 특성에 맞게 별도 기준을 설정하거나 부득이하다면 시행시기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영준 가톨릭농민회 사무총장은 “피해를 의도적으로 부풀려 농민들의 피해 때문에 법 시행 자체를 반대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피해가 우려된다면 시행령에서 일부 조항을 수정해서 시행하고, 농가소득 문제는 별도 대책으로 꼭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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