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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복지의 국격/심재억 사회부 부장급

    [데스크 시각] 복지의 국격/심재억 사회부 부장급

    대통령부터 나서 국격(國格)을 말합니다. 개개인에게 인격이 있듯 국가라는 조직체에도 격조라는 게 존재할 터이고, 힘겹게 살아온 덕분에 굶주릴 처지에서는 벗어났으니 이제는 격조 같은 걸 좀 생각하면서 살자는 뜻이겠지요. 좋은 말입니다. 그러나 의당 그래야 한다고 여기면서도 국격을 거론하는 이들의 발언에서 부조화와 허장성세의 느낌을 떨치지 못합니다. 누군들 격조를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사방에 널린 취업 못한 젊은이들도 격조 있는 삶을 꿈꿉니다. 월급쟁이든, 자영업자든, 실직자든 나름대로 자신의 삶에 격조가 더해지기를 갈망합니다. 살면서 그런 희망도 품지 못한다면 그 삶이 얼마나 팍팍하겠습니까. 그러나 격조가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닙니다. 그걸 얻으려다 명멸해 간 사람이 어디 한둘입니까? 하물며 국격이라니요. 얻기도 힘들지만 지켜내기도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하기야 가만 있어도 알아서 격조를 만들어 주는 떼부자, 고관대작도 있지만 그런 부류야 흥부 갓끈처럼 하루 아침에 영락할 것이니 그걸 격조라고 하기는 좀 그렇습니다. 여항에서야 그들의 돈이며 권력이 부러울 뿐이지요. 그런데, 그런 국격의 시각으로 노인복지를 보면 우울해집니다. 구름 잡는 얘기가 아닙니다. 주변에 “그래도 이만큼 사는 게 행복해.”라고 말하는 사람이 몇이나 됩니까? 다들 “늙으면 죽어야지….”라며 회한을 쏟아냅니다. 예전에는 이런 신산한 노후의 삶을 팔자소관으로 여겼습니다. 자식 복이라도 있어야 가능한 일로 치부한 것이지요. 그러나 자칭 선진국을 운위하는 나라라면 당연히 이런 노후를 껴안아야 합니다. 그들의 불우가 그들만의 탓이 아니라 국가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보호를 못 받은 데서도 기인한다는 현대국가의 기능론에 따른 말입니다. 나라님의 은덕이 아니라 세금 내는 국민에게 국가가 당연히 베풀어야 하는 의무적 시혜인 것이지요. 현재 국가가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노후 보장체계로는 크게 국민기초생활보장제, 기초노령연금, 국민연금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이것저것 다 되는 ‘3종 세트’는 결코 아닙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의 수혜자는 전체 노인의 8.1%, 빈곤 노인의 29.3% 정도인데, 숫자로만 봐도 국민의 생존권에 대한 국가의 보장의무를 명시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취지에 한참 못 미칩니다. 노령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2009년 기준으로 전체 노인의 70%가 혜택을 받도록 돼 있지만 급여 수준이 고작 국민연금 가입자의 평균소득 5%(2009년 기준 8만 8000원)에 불과합니다. 이걸 어디다 붙이겠습니까? 국민연금도 사각지대가 크긴 마찬가집니다. 2009년 현재 6개월 이상 미납자가 164만명, 25개월 이상 미납자가 100만명이나 됩니다. 이들은 특별한 계기가 주어지지 않는 한 미래의 사각지대를 형성할 계층입니다. 답답한 이야깁니다. 국격을 말할 때 우회할 수 없는 것이 복지이며, 그중에서도 과거의 헌신에 대한 예우라는 점에서 노인복지의 질이 국격의 척도여야 합니다. 신자유주의적 정책으로 사회적 양극화를 부채질하며, 한사코 개인의 삶을 외면하는 정부가 민생의 질도 아니고 뜬금없이 국격을 말하는 게 거북한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달리 보면 국격은 인격의 결집체이며, 개개인의 인격은 그 사회가 가진 총체적 격조의 미분값입니다. 그렇다고 보면 스스로의 삶을 ‘개털’이라고 여기는 이 땅의 수많은 노인을 외면하고서 국격을 말하는 것, 정말 쑥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국격, 좋습니다. 그러나 그게 현실을 대내·외적으로 호도하고, 턱없는 과시를 위한 것이라면, 떼써서 훈장 다는 식으로 챙기는 일 그만뒀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고 없는 국격이 생길 리도 없고, 또 숨기려 한들 있는 국격이 감춰질 까닭도 없기 때문입니다. 급조된 국격이 국민의 인격일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국민들 인격을 지켜 건실하게 국격을 바로 세우는 게 정도 아닐는지요. jeshim@seoul.co.kr
  • [사설] 이 정도 대책으론 청년실업 못 푼다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상경비와 축제 관련 경비를 절감한 돈으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일자리 3만개를 창출하기로 했다고 한다. 노동부 고용지원센터가 없는 149개 시·군·구에 일자리 센터를 설치하고, 지자체별 일자리 조성목표와 실적을 공개하는 일자리 공시제도가 도입된다. 어제 열린 제3차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행정안전부가 보고한 내용이다. 올해 모든 정책역량을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기로 했다는 정부가 내놓은 대책 치고는 초라하다. 한마디로 절박감이 없다. 우리 경제는 고용 없는 성장 단계에 진입해 있다. 공식실업자가 120만명을 넘어섰고 사실상 실업자는 400만명을 헤아린다.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청년층의 고용불안이 장기화하면서 근로의욕을 상실하고 노동시장 진입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통계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에 실패하거나 구직을 하지 않은 비경제활동 인구 가운데 교육이나 직업훈련도 받지 않은 청년층이 43만명으로 추산됐다. 2004년에 비해 10만명이나 증가한 것이다. 국가경제의 중추역할을 해야 할 청년층이 ‘놀고먹는’ 사회에 미래가 있을 수 없다.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은 8.5%로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하지만 고용률을 보면 23.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가운데 최하위권이다.숫자 채우기 식의 단기적 일자리 대책보다는 청년들이 일하고자 하는 의욕을 갖도록 장기적이고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유통, 디자인, 마케팅 등 서비스산업 육성에서 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구인난과 구직난의 부조화를 감안해 구직·구인정보망 구축은 물론 중소기업의 작업환경 개선지원에도 힘써야 한다. 젊은이들이 일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야 한다. 임기응변식 대응은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는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 [김대중 前대통령 서거] 사선 다섯번 넘어… 민주주의 유토피아 꿈꿨다

    [김대중 前대통령 서거] 사선 다섯번 넘어… 민주주의 유토피아 꿈꿨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인동초’, ‘행동하는 양심’으로 불리며 반세기 한국 정치사를 풍미했다. 한국 정치사에서 ‘3김(金)시대’의 한 축이었던 고인(故人)은 1997년 겨울, 반세기만에 ‘선거혁명’을 통한 정권교체를 이뤘다. 3전4기로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는 외환위기를 극복했고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켜 한반도 정세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5차례의 죽을 고비와 5년여의 감옥생활, 6년여의 가택연금, 3년의 망명생활 등 고인의 삶은 견디기 어려운 시련으로 점철됐다. 가톨릭 세례명인 ‘토마스 모어’처럼 고행하는 구도자의 삶을 이어온 셈이다. “정이 많은 분이다.” 영원한 비서실장인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을 이같이 묘사했다. 말년에도 거의 매일 서울 동교동 자택을 드나든 박 의원은 “지난 1월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방문해 용산참사에 대해 말을 꺼내자 이내 김 전 대통령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면서 “평소에도 드라마 속 (비참한) 사람들을 보며 눈시울을 붉힐 만큼 평소 인정도 많으셨다.”고 전했다. 말년에는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 등장과 맞물려 케네디 전 대통령과 관련된 책을 탐독하고 여론주도층을 만나 서민과 비정규직을 위한 사회 안전망, 생산적 복지를 강조했다고 한다. 전남 목포에서 뱃길로 150리. 김 전 대통령은 1924년 매서운 바닷바람을 등진 하의도라는 작은 섬에서 3남2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신안군 하의면 후광리에는 지금도 생가터가 남아 있다. ‘후광’(後廣)이라는 호(號)도 여기서 따왔다. 중농의 아들이었던 그는 목포상고(현 전남제일고)에 수석 입학한 수재였지만 반일운동으로 학적부에 ‘시찰계요’라고 적힐 만큼 반골기질을 드러냈다. 1945년 약관의 나이에 ‘건국준비위원회’와 조선 신민당에 입당했지만 8개월 만에 탈당한다. 이어 3단계 통일방안(1972년)과 광주 민주화운동(1980년) 등을 거치면서 색깔론에 휘말렸다. 고인은 1946년 첫 부인 차용애 여사와 가정을 꾸리고 해운회사를 경영, 큰돈을 모은다. 뛰어난 상술로 목포일보를 인수한 뒤 주필을 겸하기도 했다. 자금을 끌어대고 경쟁상대를 꺾으며 사람의 마음을 낚는 장사와 정치는 닮은꼴이다. 1950년 한국전쟁 때는 우익단체 참여를 빌미로 인민군에게 처형될 위기에 몰렸지만 이송 중 극적으로 탈출, 첫 죽음의 고비를 넘긴다. 1954년 3대 민의원 선거에서 목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며 본격적으로 정치에 뛰어들었다. 3대를 포함, 4차례 낙선의 쓴잔을 연거푸 마셨다. 1958년 강원도 인제군 민의원 선거 때는 후보등록이 취소됐고, 1959년 보궐선거에선 색깔론에 휘말렸다. 4·19혁명이 일어난 1960년 선거에서도 낙선했다. 1961년 인제군 보궐선거에서 당선의 첫 기쁨을 누린 김 전 대통령. 하지만 사흘 만에 5·16을 맞아 반혁명사건에 연루돼 교도소로 직행한다. 토머스 모어의 교훈은 오히려 고난 극복의 힘이 됐다. “늦어도 100년 뒤면 (토머스 모어처럼) 역사에서 재평가받을 것”이라며 고통을 이겨냈다. 1962년 이희호 여사와 재혼한 고인은 이듬해 목포에서 민주당 후보로 공화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1964년 5시간20분간 행한 ‘필리버스터’ 발언과 6개월간 13차례 본회의 발언 등은 지금도 기록으로 남아 있다. 1971년 7대 대선은 기회이자 시련의 계기였다. 1970년 45세의 나이에 ‘40대 기수론’의 라이벌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물리치고 신민당 후보로 나섰지만 이듬해 선거에선 94만표 차로 패배했다. 이후 20년간 혹독한 시련이 밀려왔다. 일본 망명 중인 1973년 ‘김대중 납치사건’을 시작으로 전두환 군사정권까지 55차례의 연금생활, 5년반 동안의 감옥생활, 2차례의 망명생활을 겪었다. 1976년 명동 3·1구국선언으로 구속(긴급조치 9호 위반)됐고, 1981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았다. 훗날 고인은 “솔직히 죽는 것이 두려웠지만 영원히 사는 길을 택했다.”고 회고했다. 가톨릭계의 구명운동 덕에 목숨을 건진 고인은 1982년 도미, 두 번째 망명길에 오른다. 한국인권문제연구소와 민주화추진협의회를 이끌며 민주화 운동의 외로운 무게중심이 됐고, ‘인동초’란 별칭도 얻게 된다. 1985년 12대 총선을 앞두고 전격 귀국한 고인은 김포공항에서 연행돼 가택연금에 처해졌다. 하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만든 신한민주당이 2·12총선에서 109석을 확보, 1987년 6월 항쟁의 기틀을 마련한다. 사면복권 뒤 1987년 13대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3위에 머무르며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후보 단일화 실패에 따른 비난에 휩싸였다. 1988년 총선의 평민당 ‘황색 돌풍’으로 일선에 복귀했지만 1992년 12월 대선에서 패배한 뒤 정계은퇴를 선언한다. 고인은 “40여 년의 파란 많았던 정치생활에 사실상 종막을 고한다고 생각하니 감개무량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며 대선 낙선의 소회를 곱씹었다. 막을 내릴 것 같던 정치인생은 영국으로 건너간 지 6개월만에 다시 불꽃을 살렸다. 1993년 귀국해 아태평화재단을 설립했고, 빗발치는 비판 여론을 무릅쓰고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했다. 이듬해 총선에서 제1야당으로 올라서자 대선 4번째 출마를 선언한다. ‘대통령병 환자’라는 비난이 일었지만 단 1.6%포인트의 표차이로 이회창 후보를 누르고 색깔론과 지역감정의 벽을 넘었다. 보수세력인 자민련과의 DJP연합이 힘이 됐지만, 역설적으로 색깔과 지역의 부조화스러운 조합이기도 했다. 고인의 대표 브랜드는 ‘햇볕정책’이다. 반세기 동안 닫혔던 북쪽의 문을 열게 하는 열쇠로, 서독 빌리 브란트 총리의 동방정책과 궤를 같이한다. 이를 바탕으로 이뤄진 역사적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가 ‘레드 콤플렉스’를 벗어던지고 탈냉전체제로 진입하는 촉매제가 됐다. 고인을 한반도 유일의 노벨상 수상자로 만든 일대 사건이었고, 퇴임 뒤에도 논쟁이 있는 사안에 대해 비중있게 언급할 수 있는 유일한 지위를 부여했다. 고인은 대통령 임기말 측근들의 비리가 뒤늦게 터진 데다 아들들이 구속되는 등 마음고생도 적지 않았다. 6·15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북한과 밀거래한 사실은 안타까운 기록으로 남게 됐다. 또 완벽주의와 제왕학적 리더십은 권위주의적 통치라는 오명도 남겼다. 오상도 허백윤기자 sdoh@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미국 대선과 MB정부의 대응 전략

    [김형준 정치비평] 미국 대선과 MB정부의 대응 전략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미국 대선은 민주당 오바마 후보의 승리로 끝날 것 같다. 미국 건국 232년만에 첫 흑인 대통령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선거 직전 실시된 주요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 후보가 매케인 후보를 5~10% 포인트 이상 차이로 앞서면서 대통령 선출에 필요한 선거인단(270명)을 훨씬 넘겼기 때문이다. 더구나, 워싱턴포스트가 선거 3일전에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 전체 투표의 30~35%에 해당되는 조기투표에서 투표자의 59%가 “오바마를 찍었다.”고 응답할 만큼 선거전에 이미 대세가 기울었다. 이러한 사실들이 ‘오바마 낙승’ 예측의 신뢰성을 높여주고 있다.8년만에 부시 공화당 정부에서 진보성향이 강한 젊은 대통령이 이끄는 민주당 정부로 교체되면 한반도 정책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빠질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무엇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대북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급부상할 것이다. 오바마는 한·미간 불균형 무역 분쟁 소지가 있는 자동차와 소고기 협상 등이 조정된 후에 한·미 FTA를 비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더구나, 김정일 국방 위원장과 직접 대화 의지를 밝힐 정도로 적극적인 대북 협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오바마가 당선되면, ‘비핵 개방 3000’을 근간으로 하는 이명박(MB)정부와 북·미 직접 협상을 강조하는 미국 신정부간에 마찰이 예상된다. 대선 이후 미국의 한반도 정책이 실제적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 시점에서 MB 정부가 유념해야 할 사항은 통치환경의 변화가 가져다 줄 불확실성과 불예측성이다. 정권이 오바마로 교체된다고 해서 한·미동맹의 발전 기조가 별안간 바뀌지는 않겠지만,MB정부와 미국 신정부간에 정치 이념 성향의 부조화로 시간의 흐름과 함께 정서적 코드에서 부자연스러움이 노출될 개연성이 크다. 실제로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이후 미국정부의 이념성향과 정권교체와 맞물려 한·미간에 미묘한 상황이 자주 연출되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진보성향의 클린턴 정부가 보수성향의 김영삼정부를 배제한 상태에서 북한과 제네바 협상을 추진함으로써 발생했던 한·미간의 긴장이었다. 급기야 1997년 외환위기에 직면한 김영삼정부의 도움 요청을 미국 정부가 외면하는 사태까지 치달았다. 진보성향의 김대중정부와 클린턴정부간에 원만했던 협조체제와 마찬가지로 MB정부는 그동안 이념성향이 비슷했던 부시정부와 상당한 밀월 관계를 유지했다. 결과적으로 부시 대통령은 소고기 추가 협상, 독도 표기 원상회복, 한국의 G20 회의 참석, 미국과 300억달러 통화 스와프 합의 등 MB정부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구원 투수로 등장해 물심양면으로 화끈하게 도와주었다.MB정부는 이제 더 이상 이와 같은 구원투수와 방패막이를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외생적 변수의 흐름에 주목하면서 혹독한 홀로서기를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 다만, 이 과정에서 노무현 정부 때와 같이 자신의 정치적인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미국과 의도적으로 불편한 긴장관계를 조성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맹목적인 굴욕 외교를 펼치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명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역사성과 자긍심, 자신의 철학과 신념으로 미국의 신정부를 설득하는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이외에 MB정부는 향후 북한체제 붕괴와 같은 외생적 변수가 한반도에 몰고 올 파장에 대해 정확하게 예측하고 냉정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국가위기관리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미국과 통화 스와프 합의에 도취되어 당장 금융위기 해소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근거 없는 낙관주의에서 벗어나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국가위기는 산사태처럼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소리 없이 급작스럽게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MB ‘내우외환’

    이명박 대통령이 세계 금융질서 개편을 둘러싼 열강의 거센 각축과 패닉 상태에 빠진 국내 금융시장의 동요 속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어떻게든 국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이를 발판으로 새로운 세계 금융질서의 주도세력에 한국을 편입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으나 국내외 상황이 여의치 않다. ●“근거없는 보도에 약소국 설움” 이 대통령은 지난 24~25일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신흥경제국의 세계 금융체제 참여 필요성을 강도 높게 주장했다. 중국과 일본에는 이른바 ‘아시아펀드’, 즉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다자화 공동기금 조성을 서두를 것을 촉구했다.‘한국은 이미 10년전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나라’라는 ‘코리아 마케팅’도 적극 펼쳤다. 중국 1조 8000억달러, 일본 1조달러, 한국 2400억달러 등 쌓아둔 외화가 비교적 넉넉한 아시아가 지금의 세계 금융혼란에 능동적으로 대처함으로써 금융질서 재편에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세계 금융의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미국과, 이번 기회에 새로이 주도권을 쥐어보겠다는 유럽의 힘겨루기 속에서 이런 노력은 일정부분 효과를 거두고 있다.ASEM 정상회의에서도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많은 정상들이 이 대통령의 주장에 공감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이 1차 본회의 선도발언을 하고, 이튿날 업무오찬에서도 의장국인 중국 다음으로 발언 기회를 얻은 것도 일정부분 그의 리더십을 회원국들이 인정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하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새로운 외환위기 가능성을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 등 서방 언론에 흘리는 등 견제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이 대통령을 수행했던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서방 언론의 근거없는 보도에 적극 대응하고 있으나 쉽지가 않다. 지금처럼 약소국의 설움을 톡톡히 겪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CMI 조성 비율을 놓고 중국이 외환 보유고를, 일본이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하자며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것도 한국의 입지를 좁히는 요인이다. ●경제팀 경질 목소리 높아 국내 상황은 이 대통령을 더욱 한숨짓게 한다. 주가 폭락 속에 ‘검은 금요일’로 불린 지난 24일 이 대통령은 ASEM정상회의 테이블에 앉아서도 시시각각 널뛰는 국내 금융동향을 보고받으며 적지 않게 근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을 수행했던 한 장관은 저녁식사 도중 이 대통령의 호출에 숟가락을 놓고 불려가기도 했다. 무엇보다 다각도의 금융안정 대책을 내놓았으나 시장에서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는 데 고민이 크다. 이 대통령이 ASEM 정상회의에서 돌아오자마자 26일 아침 긴급경제장관회의를 소집, 실물경기 침체를 억제할 대체적 방안을 내놓으며 ‘선제 대응’에 나선 것도 이런 시장의 불신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행보다. 하지만 시장이 얼마나 신뢰 회복의 모습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강만수 경제팀’을 경질하라는 목소리는 날이 갈수록 높아만 간다. 반면 전쟁 중에 말을 갈아탈 수 없다는 이 대통령의 뜻도 완고하다.‘강만수 정책’에 대한 이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뢰와 시장의 전면적 불신이 빚어내는 부조화가 금융혼란과 실물경기 침체의 또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자치구 디자인 열풍은 ‘허풍’

    자치구 디자인 열풍은 ‘허풍’

    “‘디자인 서울’ 어디로 가나?” 국제 디자인 도시로 거듭나려는 서울시 정책에 발맞춰 일선 자치구도 디자인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거리 리모델링 계획을 발표하는 등 ‘디자인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성과가 신통찮다. 전담조직만 만들었을 뿐 직원들의 전문성과 경험 부족으로 업무의 윤곽조차 잡지 못한 자치구가 적지 않은 탓이다. 사업에 착수한 경우도 설계와 디자인은 모두 대학이나 민간업체에 용역을 준 탓에 자치구는 예산만 집행하는 들러리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23개 자치구 디자인 전담부서 설치 14일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디자인 전담부서를 두지 않은 종로·서대문구를 제외한 모든 자치구가 전담과나 팀을 신설했다. 종로구와 서대문구도 각각 3월과 5월에 부서를 신설할 예정이다. 지난해 강남·마포·송파·영등포·관악구 등이 전담과를 설치했고, 올해엔 광진·노원·성북구가 전담과를 신설한 데 이어 중구가 디자인팀을 과로 승격시켰다. 동작구도 이달부터 도시관리국 산하에 디자인추진반을 가동하고 있다. 각 자치구가 디자인 전담부서를 경쟁적으로 설치하고 나선 것은 지난해 서울시가 ‘디자인서울 거리’ 사업을 공모하며 전담조직의 유무를 평가 항목에 포함시키면서부터다. 한 자치구 디자인부서 관계자는 “디자인서울 거리로 선정되면 시에서 사업비 45억원을 지원해준다고 해 대부분의 구가 기존 광고물팀과 경관팀 등을 통합해 부서를 급조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때문에 새로운 부서가 신설됐지만 업무는 기존 팀단위 부서에서 담당하던 불법간판 단속이나 보도블록 교체 등 가로정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무엇을 할지 모르겠다” 서울시도 이같은 문제점을 인정한다. 시 디자인본부 관계자는 “구 담당자들은 만날 때마다 ‘뭘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한다.”면서 “가이드 책자도 내고 매달 구 담당자를 불러 교육도 하고 있지만 워낙 생소한 분야라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직원들의 전문성 부족도 심각하다. 관악구의 최병진 도시디자인추진반장은 “대부분의 자치구가 행정직을 부서장에 임명하다보니 업체에 용역을 주고 행정지원이나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5급 부서장 14명 가운데 디자인 전문가는 별정직을 임명한 강남구뿐이다.5급 건축직이 부서장을 맡고 있는 곳도 관악구가 유일하다. 나머지는 행정직이 10곳, 토목직이 2곳이다. 부서장이 행정직으로 채워지는 것은 각 자치구들이 동 통폐합으로 생긴 여유 인력을 디자인부서에 우선 투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문 계약직을 활용하는 게 이상적이지만, 인건비가 비싸 웬만한 구에선 엄두를 못 낸다.”고 말했다. ●디자인도 ‘빈익빈 부익부’ 자치구별 역량 차이로 전체 도시미관의 부조화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강남·서초구의 경우 시설 인프라가 뛰어나 비교적 적은 투자로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반면 가로 환경이 열악한 몇몇 자치구는 재정자립도마저 낮아 시의 지원에만 목을 멘 형국이다. 전문가들도 자치구의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무시하고 일사불란하게 추진되는 디자인 개선사업이 또 다른 졸속과 획일성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민수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는 “건축물과 경관에 대한 종합적 고려 없이 케이블을 지중화하고 광고물과 가로시설물을 정비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식의 구시대적 환경미화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1주택도 중과세” 항의 잇따라

    단독주택 및 아파트 공시가격이 뛰면서 올해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도 늘게 됐다. 이에 따라 종부세를 내야 하는 주택 보유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지만 공시가격과 보유세 현실화는 바람직한 것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보유세가 늘어나는 게 세금회피 매물이 나오는 긍정적인 면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전세가 상승이라는 부작용이 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택 시장에 어떤 파장이 미칠까.●이의신청 작년의 2배 예상 1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공시가격에 대한 이의신청을 안내하는 서울 본점 콜센터로 이날 하루에만 항의성 전화가 5000여통 걸려온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대한 이의신청은 총 7만 6814건 이뤄졌다. 이중 1만 157건이 구제됐다. 올해 제기될 이의신청은 이보다 최소 두 배 이상 많을 것이란 예상이다. 감정원의 관계자는 “주로 강남, 목동, 과천, 분당, 일산 지역에서 전화가 많이 걸려온다.”면서 “‘집이 한 채 뿐인데…’,‘퇴직자인데…’ 등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세무법인 코리아베스트 관계자도 “어제와 오늘 종부세 위헌 소송을 비롯해 증여 등 절세(節稅)방안에 대한 상담 문의가 폭주해 정상 업무가 불가능할 정도”라고 말했다. 조직적인 반발 움직임도 있다. 경기 고양시 280개 아파트의 연합체인 고양시 아파트 입주자 대표 연합회는 오는 22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 철회를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채수천 회장은 “이의신청 절차를 밟는 대신 주민들의 서명을 받아 ‘이번 상승분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하겠다.”고 말했다.●세금 회피 매도 많지 않을듯 조세회피는 부동산 자산 관리의 기본인 만큼 세부담 전가(轉嫁)를 위한 전세가격 상승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라는 예상이 많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PB팀장은 “지난 2005년 8·31대책에서 종부세 대상을 공시가격 9억원 이상에서 6억원 이상으로 확대하면서 지난해 연초 전셋값이 급등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이번에도 전세가격 상승이란 과정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다른 은행의 부동산PB관계자도 “정부의 세금 폭탄은 매물 유도가 목적이었으나 양도소득세 문제 때문에 세금을 피해 집을 팔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정책간 부조화로 시장의 흐름만 막혀 전셋값과 월세값만 끌어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시가격이 크게 오른 아파트 단지에서도 보유세 부담이 늘었기 때문에 집을 처분해야겠다는 쪽은 별로 없는 편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우성부동산 관계자는 “한 사람이 은마 아파트 여러 채를 보유하는 경우도 있지만 양도세 때문에 내놓겠다는 경우는 못 봤다.”면서 “입주민들도 세금이 오른 데 대해 분통을 터뜨리지만 보유세를 내더라도 강남에 살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서울광장] 사고무친 노무현/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사고무친 노무현/진경호 논설위원

    #1.첫째, 그는 돌출적인 행동과 무분별한 발언으로 항상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둘째, 그는 우물 안 개구리요, 핵 장난의 위험을 외면하는 철부지다. 셋째, 그는 감정의 기복에 따라 언제 무슨 깽판을 벌일지 모른다. #2. 신체 허약하나 두뇌 명철함. 행동은 불안한 거동이 많으며 악화의 우려조차 엿보임. 지나치게 자만심이 강하여 타(他)와 비협조적임. 진작 이 경구를 놓치지 말았어야 했다. 사회 변혁을 외치는 화려한 언술 뒤로 잔뜩 응어리진 분노와 독선, 그 유아독존적 아집을 흘려보지 말았어야 했다. 노무현 변호사를 정계에 입문시킨 선배 변호사 김광일 전 국회의원이 2002년 12월 대선 직전 기자회견에서 내지른 외마디(#1)를, 이보다 훨씬 앞서 노 대통령의 중학교 3학년 생활기록부에 담임교사가 조심스레 남긴 글귀(#2)에 한번쯤 귀와 눈을 열었어야 했다. 경구는 현실이 됐다.“대통령 못 해먹겠다.”로 시작한 ‘무분별한 발언’은 “미국이 없었더라면 북한 수용소에 있었을 것”에서 “미국 엉덩이 뒤에서 형님만 믿는다고 하는 게 자주 국민의 안보의식이냐.”“흔들어라. 난데없이 굴러 들어온 놈…”으로까지 나갔다. 형용모순의 ‘좌파적 신자유주의’를 내세운 정책 행보 또한 왼쪽 오른쪽 광폭으로 넘나들다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제의로까지 갔다. 국민들은 그런 감정의 기복과 명철한 두뇌와 불안한 거동의 부조화에 가슴을 졸여야 했다. 하지만 이조차 맛보기였던 모양이다. 지난 연말 두 팔을 내지르던 민주평통 연설이 예사롭지 않더니 새해 들기가 무섭게 노 대통령의 입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할 말 꼬박꼬박 하겠다.”며 국민들의 평가부터 내동댕이쳤다. 공무원들에게는 “가장 부실한 영역이 미디어”라며 언론과의 일전을 독려하고 나섰다. 그를 권력의 정점에 세우고도 등을 돌리게 돼 괴로운 국민들에게 ‘앞으론 당신들이 뭐라 하든 개의치 않겠어.’라고 외치는 노 대통령에게서 40여년 전 경남 김해시 진영 시골마을의 소년 노무현이 오버랩된다. 고무와 천으로 만들어진 부잣집 아이의 책가방을 칼로 북북 찢어댔고,‘나만 가난했던 것도 아닌데 유독 가난을 심각히 여기며 자랐고’, 잘 사는 읍내 아이들에 맞서 가난뱅이 시골 아이들의 대장이 됐던 노무현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뿌리칠 수 없는 그 피해의식이 마구 터져 나오는 듯하다. 임기말 대통령의 숙명도, 권력의 무상함도 아니다. 편가르기 정치, 뺄셈정치의 잔해일 뿐이다. 하나를 갈라 반을 얻고, 이를 또 쪼개 그 반을 취하고, 다시 나누고, 홀로 남고, 결국엔 자신마저 갈라 놓는 정치 말이다. 그 정치가 지금 국민 10명 중 9명을 등지게 하고 자신에게 우호적이던 언론마저 돌려 세운 것이다. 그런 정치이기에 언론이 국민과 자신을 가르는 불량품이 되고, 그런 불량품에 속아 소비자 주권을 망각하는 불량국민이 되는 것이다. 여당의 많은 인사들조차 노무현 때리기에 나선, 고립무원의 노 대통령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건 부질없을 듯 하다. 들을 의사도, 여유도 없거니와 덧셈정치에 익숙지 않아 실천할 능력도 없어 보인다. 차라리 국민들이 움직이자. 그는 결코 ‘왕따’가 아니며, 지난 4년 많은 것을 이뤘으며,2008년 2월24일 자정까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대통령임을 일깨우도록 하자. 따뜻한 편지 한 통을 보내자. 그의 친구가 되자. 경구를 흘려 들은 모두의 책무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대통령선거의 해 부동산 시장] 전문가 진단과 예측

    [대통령선거의 해 부동산 시장] 전문가 진단과 예측

    “올해에도 집값이 계속 오를까?” 서울신문이 부동산 전문가들을 상대로 올해 집값 전망을 조사한 결과 오를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입주물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드는데다 경기부양책, 혁신·기업도시 사업본격화, 풍부한 부동(浮動)자금,20조원이나 되는 토지보상비, 대통령선거 후보자들의 개발 및 규제완화 공약, 부동산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상실 등이 겹쳐 계속 오를 것이란 지적을 내놓고 있다. 반면 금리인상 가능성, 부동산 거품논란, 분양가 상한제 및 담보대출 규제 등에 따라 안정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봄 전세수요가 집값 추이 변수될 것 지난해 9월들어 전세난이 집값 급등의 불씨가 됐던 것처럼 봄 이사철 전세 문제가 2007년 집값 추이의 변수가 될 것이란 견해가 많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수도권에서만 수조원이나 되는 토지보상금이 풀린데다 오는 3월에는 신도시 발표까지 예정되어 있어 집값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박사는 “수도권의 경우 강남 3개구(강남·서초·송파구) 등 서울지역 입주물량이 줄어드는데다 양도소득세가 대폭 늘어나는 2주택 보유자들이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전세를 놓을 수 있는 물량 자체가 줄어들 것”이라면서 “봄 이사철을 고비로 전셋값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예상했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봄 이사철 시장 규모가 가을보다 크기 때문에 지난해 가을처럼 올 봄 전세시장이 먼저 움직일 수 있다.”면서 “전세 시장이 불안해지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진유 주택도시연구원 박사는 “지난해 말에 풀린 토지보상금은 다시 새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 시장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특히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이 전세가격에 전가될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전세 수요자들이 집을 사는 쪽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예상했다. ●대선 변수 메가톤 급일까? 하반기에도 대선정국이 형성되면서 부동산가격이 다시 불안해질 여지가 많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지난해 ‘11·15대책’에서 수요억제와 공급물량에 대한 예고로 장래 수급불안에 대한 심리적 안정을 줬기 때문에 지난해 말 부동산시장이 안정됐다.”면서 “그러나 종부세와 양도세를 동시에 중과(重課)한 정책간 부조화로 사람들이 정책의도와는 반대로 시장에 매물을 내놓지 않고 보유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어 가격 하락 여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는 후보들이 부동산 규제 완화를 들고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은 점도 부동산 시장을 불안하게 할 수 있는 요인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2002년의 16대 대선 당시 행정수도 이전 공약에 따라 충청권 부동산 값이 올랐다.”면서 “개발 공약의 수혜지는 가격이 언제든지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 대표는 “지난해 말 이해찬 대통령 정무특보가 양도세 감면을 검토한다는 취지로 말을 한 뒤 1가구 2주택자들 사이에서는 ‘일단 버텨보자.’는 분위기가 확산됐었다.”면서 “대선에 따른 규제 완화 심리가 시장에 팽배해 있어 대선 관련 공약이 부동산 시장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나 많이 오를까?…국지적 상승 우세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오른다는 의견을 내놓았으나 2006년과 같은 급등세는 아닐 것으로 예견했다. 또 전반적인 상승보다는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오를 것이란 견해가 많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중기적으로는 올해 하반기 대선정국이 형성되면서 부동산가격이 다시 불안해질 여지가 많다.”면서 “올해 매매 및 전세가 상승률은 5% 내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희선 전무는 “대선을 앞두고 개발 기대감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오를 것”이라며 “특히 서울 강남과 목동 등 쏠림 현상이 뚜렷한 지역에서는 세금 전가 현상이 가중되면서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서울 강북과 강서권 등 신규 택지 인근에서는 처분해야 할 때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아 박사도 지방의 경우 미분양이 늘고 입주율이 저조한 가운데 신규 분양대기 물량이 여전히 많아 가격 약세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 신뢰가 최우선…내년 이후 안정 예상 전문가들은 그러나 올해 부동산시장은 금리상승 여부와 정부 정책의지 및 그 실현 가능성, 토지보상 방법, 분양가 거품빼기 등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가에 따라 등락폭을 달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정부가 발표한 대로 신규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는 않고 오히려 분양제도를 둘러싼 공방만 계속된다면 시장이 다시 불안해질 우려가 있다는 데 대체로 의견은 같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총리실급 정도에서 신도시 건설 추진단을 구성해 공급과 관련된 부처간 이견을 조정하고 속도를 당겨 국민들에게 ‘공급이 빨리 이뤄질 수 있겠구나.’하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면서 “집값과 가계 소득의 격차가 커지고 있어 신도시 분양이 시작되는 시점부터는 가격이 안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박사는 “올해야말로 8·31대책(세금폭탄)의 위력이 발휘되는 해로 보인다.”면서 “정부 규제가 시장에 영향을 주어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송파 “명품 아파트를 찾아라”

    ‘아파트도 품격이 있다. 비싸다고 명품이 아니다. 품격이 있어야 명품이다.’ 8일 송파구(구청장 김영순)는 5년 이상된 아파트를 평가해 ‘명품 아파트’를 선정, 표창하기로 했다. ‘명품 송파’를 향한 첫걸음이다. 2007년 추진을 목표로 아파트 집중관리 정책을 새로운 역점사업으로 추진한다. 이와 함께 현재 공사 중인 잠실재건축단지와 연계해 거리를 단장한다.●명품 아파트 가린다. 살기 좋은 주거단지 조성을 위해 ‘송파 최고의 명품아파트’를 선정한다.1000가구 이상 14개 단지,1000가구 이하 60개 단지 등 사용검사 후 5년 이상된 74개 단지가 대상이다. 평가 대상은 입주자대표회의, 관리주체, 안전관리, 승용차요일제 참여, 청소행정, 조경 등 다양하다. 주민 화합에 따른 공동체 문화 형성은 가점항목이다. 반면 아파트 관리 업무의 불법행위나 집단민원 발생은 감점항목이 된다. 평가 결과에 따라 최우수상 2개 단지, 우수상 3개 단지에 대해 표창할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공동주택끼리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투명하고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주거환경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영순 구청장은 “구민 82%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어 아파트 ‘환경 개선’이 삶의 질 향상의 지름길이라고 판단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풍납로∼올림픽로 새단장 2007년 2월까지 풍납로∼올림픽로 구간을 새롭게 단장하는 청사진도 마련한다. 종합운동장∼송파구청∼올림픽 공원에 이르는 올림픽로 4.8㎞와 올림픽공원∼성내교입구 0.7㎞ 등 총 5.5㎞ 구간이다. 구는 잠실재건축아파트 사업이 단지별로 사업주체와 시공사가 달라 경쟁적인 CI(기업이미지)와 다양한 색채로 주변 환경과의 부조화를 우려하고 있다.이에따라 ▲아파트 단지와 전체적인 주변환경과의 조화 ▲색채, 조명 등 개성을 살린 연출 ▲밝고 쾌적한 경관 확보 등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다. 환경디자인 전문업체에 용역을 의뢰해 내년 2월 말까지 ‘잠실아파트단지 도시경관계획안’을 세우고, 계획안에 따라 2008년 12월에 공사를 완료한다.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총부채상환비율 줄이기·대상 확대 광풍 잠재우기엔 “글쎄”

    “과연 효과가 있을지…” 금융감독당국은 15일 부동산 안정화대책의 일환으로 발표될 금융규제정책에 대한 회의론에 휩싸여 있다. 대출규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이번 확정안이 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관심을 표명하면서도 ‘광풍’이 되어버린 부동산 바람을 잡을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한때 정부 일각에서 제기된 총량규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일본이 지난 1990년 ‘부동산관련 융자 총량규제’를 전격적으로 실시한 뒤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10년이 넘는 장기 불황의 늪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조정하는 주택담보대출규제가 급등하는 집값을 잡는 ‘묘약’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한다. 금융당국은 현재 DTI의 적용대상을 투지지역내 ‘6억원 초과 아파트’에서 ‘3억원 초과 아파트’로 확대하거나 DTI 비율을 40%에서 30%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에 따라 DTI를 비투기지역으로까지 확대 적용하지는 않는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이런 규제들의 기본 골격이 사전에 대부분 공개됨으로써 과연 효과를 볼 것인지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집값 상승은 통화량 증가, 주택 수요와 공급의 부조화, 교육, 금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인데도 이번 집값 폭등의 책임을 주택금융에만 떠넘긴다는 인상을 받는다.”면서 “대출규제를 통한 집값 잡기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모두가 인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탐사보도] 학생운동 주역들이 말하는 한국사회

    [탐사보도] 학생운동 주역들이 말하는 한국사회

    과거 민주화 운동의 전면에 섰던 대학 총학생회장 등 학생운동권 출신 중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여당을 지지한 사람은 4명 중 1명꼴밖에 안됐다.70% 이상이 여당 선거 참패의 원인을 대통령 국정운영 실패에서 찾았다. 참여정부의 남은 기간 역점과제로 분배정의 실현과 사회화합, 갈등해소가 가장 많이 제시됐다. 총학 출신의 3분의2는 내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집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사실은 지난달 서울신문이 대학 총학간부 출신 101명을 대상으로 한 의식구조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다. 조사는 건국대, 고려대, 단국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한국외대, 한양대(가나다 순) 등 서울시내 8개 대학의 1984∼2005년 총학생회장·부총학생회장 출신들을 대상으로 삼았다. 조사 대상자들의 5·31 선거 정당 지지율은 민주노동당이 51.5%로 절반을 넘었고 열린우리당 23.8%, 한나라당 10.9%였다. ●“盧대통령 국정운영 잘못” 76% 열린우리당의 선거 참패 이유(복수응답)로 72.3%가 ‘대통령의 국정운영 실패’를 꼽았다.‘당의 역할 미흡 및 당론 혼선’과 ‘경기회복 실패와 집값 급등 등 경제적 요인’은 각각 40.6%로 두번째였다. 여당을 지지한 사람일수록 대통령에 책임을 더 많이 돌렸다.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은 대통령 국정운영이 문제라고 답한 비율이 65.4%였지만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은 72.7%였다. 응답자의 76.2%는 대통령이 ‘못하고 있다.’(매우 22.8%, 다소 53.5%)고 했다. 청와대·정부 등에 포진한 ‘386세력’에 대해서도 82.0%가 ‘매우’(24.0%) 또는 ‘다소’(58.0%)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복수응답)로 ‘행정실무 등에 대한 경험부족’이 52.5%로 가장 많았고,‘오만과 독선’41.6%,‘기존 관료집단 및 정치권과의 부조화’ 26.8%였다. ●일관성 결여·양극화 가장 문제 참여정부에서 가장 잘못된 것으로 전체의 59.4%(2개 복수응답)가 ‘국정운영과 정책추진 방향의 일관성 결여’를 들었다.53.5%는 ‘양극화의 심화’를 꼽았다. ‘집권세력의 경솔한 언행’(28.7%)과 ‘경기침체 지속’,‘부동산 가격급등’(각 13.9%)도 지적됐다. 남은 기간 현 정부의 역점과제로 ‘분배정의 실현’(35.7%)이 가장 많이 꼽혔고 이어 ‘사회 화합을 통한 갈등해소’(22.4%) ‘남북관계 활성화 등 통일노력‘(14.3%) 순이었다. 다음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집권을 예상한 사람이 64.9%로 압도적이었다. 열린우리당이라는 응답은 23.7%에 불과했다. 유력한 당선후보로 한나라당에서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열린우리당에서는 김근태 당의장이 각각 꼽혔다. 특별취재팀
  • [탐사보도] 10명 중 8명 “학생운동 탈이념화 우려”

    [탐사보도] 10명 중 8명 “학생운동 탈이념화 우려”

    서울신문이 국내 언론 최초로 실시한 역대 총학간부 의식구조 설문조사는 1984∼2005년 활동했던 서울시내 8개 대학(건국대, 고려대, 단국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한국외대, 한양대·가나다 순) 총학생회장·부총학생회장 출신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는 쉽지 않았다. 대학본부, 총학생회, 총학동우회 등이 보유한 연락망을 바탕으로 현재의 연락처를 추적했으나 오랜 시간이 흐른 탓에 소재 파악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비밀경로를 이용해 이들의 연락처를 확인하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200여명에 연락이 닿았으나 “설문내용이 너무 민감하다.”“총학 출신임을 밝히고 싶지 않다.”는 등 이유로 30여명이 설문지 수령을 거부했다. 총 172명에게 이메일과 팩스로 설문지를 보냈으며 이 가운데 101명이 최종적으로 회신을 했다. (1) “여당 참패는 대통령 탓” 5·31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참패한 이유(복수응답)에 대해 응답자들의 72.3%가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실패’를 꼽았다. 이어 ‘열린우리당의 역할 미흡 및 당론 혼선’과 ‘경기회복 실패와 집값 급등 등 경제적 요인’이라는 응답이 각각 40.6%였다. 정치권 진출이 가장 활발한 전대협 세대는 84.6%가 ‘대통령 국정운영 실패’를 패인으로 지적,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한총련 세대와 IMF 세대는 이 응답의 비중이 가장 높기는 했지만 전대협 세대보다는 낮은 65% 안팎이었다. 선거에서 여당을 지지한 사람일수록 대통령 책임론을 더 강하게 나타냈다.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은 선거 참패 원인이 대통령 국정운영 실패라는 견해가 65.4%였지만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은 72.7%였다. (2) 절반 이상 “민노당 지지” 5·31 지방선거에서 절반이 넘는 51.5%가 민주노동당을 지지했다. 열린우리당 지지자는 23.8%로 절반 수준이었다. 과거 학생운동권이 ‘타도대상’으로 삼았던 민자당-신한국당을 뿌리로 한 한나라당을 지지한 사람은 10.9%였다. 전대협 세대는 민주노동당(20.5%)보다 열린우리당(38.5%)을 더 많이 지지한 반면 한총련 세대는 열리우리당보다 민주노동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9%는 ‘지지 정당이 없다.’고 했다. 이들은 대체로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정당들에서 비전과 긍정적 방향성을 찾을 수 없다.”“젊었을 때 가졌던 참여와 현실 개혁에 대한 의지가 점차 줄어드는 것 같다.”는 등을 이유로 들었다.IMF 외환위기 이후 세대에서는 열린우리당 지지자가 5.9%에 불과한 반면 한나라당 지지자는 그 세 배가 넘는 20.6%에 이른 점이 특이했다. (3) “민노당은 결과물이 없다” 5·31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 지지도가 뚝 떨어진 이유에 대해 41.6%가 ‘유권자들이 그동안 보내준 성원 만큼 결과물을 못 내놓았기 때문’을 이유로 꼽았다.24.8%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이상(理想)적인 정책만을 고집하기 때문’이라고 했다.10.9%는 ‘유권자들의 보수화’를 들었다. 또 9.9%는 ‘행정전문가를 뽑는 지방선거의 특징’ 때문에 민주노동당이 지지를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8.9%는 ‘성장이 더 중요한 시기임에도 지나치게 분배에 치중한 점’을 약세의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아직 민주노동당의 집권을 가정하는 것이 상상이 안 된다.”는 답변도 있었다. (4) 현 정부 문제는 ‘오락가락’ 참여정부의 가장 부정적인 키워드로 59.4%(2개 복수응답)가 ‘국정운영과 정책추진 방향의 일관성 결여’를 들었다. 재벌정책·노동정책·외교정책·부동산정책 등에서 당·정·청의 불협화음과 오락가락하는 모습 등을 지적한 것으로 분석된다. 두번째로 많은 53.5%가 ‘양극화의 심화’를 꼽았으며 이어 ‘집권세력의 경솔한 언행’(28.7%),‘경기침체 지속’·‘부동산 가격급등’(각 13.9%) 순이었다. 한 응답자는 ‘어설픈 386’을 꼽으면서 “현실정치에 뛰어들어 권력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과거 자신들이 가졌던 신념을 제대로 실현시키지 못했다.”고 이유를 달았다. (5) 남은 기간,분배실현 매진을 참여정부의 과제로 ‘정교한 분배정의 실현’(35.7%)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사회 전반의 화합을 통한 갈등해소’(22.4%)-‘남북관계 활성화 등 통일노력´(14.3%)-‘정치·사회적 민주화’(9.2%)-‘성장 중심으로 방향 전환’(6.1%) 순이었다. 11%가 넘는 기타 의견 중에서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 추진 등) 신자유주의와의 결별’을 요구했다.“참여정부 전반에 걸쳐 있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포기하거나 배척해야 한다.”“현 정권의 인재풀과 성격을 고려할 때 신자유주의는 양립할 수 없는 가치인데도 그것을 고집하기 때문에 혼란이 가중된다.”는 의견들이었다. (6) 3대 갈등은 빈부-통일-지역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가 풀어가야 할 3대 갈등 요인(3개 복수응답)으로는 빈부(72.3%)-통일외교(44.6%)-지역(41.6%)이 꼽혔다. 심화된 경제적 양극화를 서둘러 극복하고 남북·대미 등 대외관계를 둘러싼 분열된 국론을 한 데 모으는 한편 해묵은 지역간 대립도 해소해 나가야 한다는 주문이다. 뒤를 이어 노사-도농-세대간 갈등이 선결 과제 4∼6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정치·사회적으로 부각되는 모든 갈등을 빨리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주문도 적잖이 나왔다. (7) 5명 중 4명 “386 일 못한다” 참여정부 들어 청와대와 정부부처 등에 대거 진출한 386 운동권 세력들에 대한 평가는 대통령 만큼이나 낮았다. 응답자의 82.0%가 ‘매우’(24.0%) 또는 ‘다소’(58.0%) 잘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매우 잘한다는 응답자는 한 명도 없었으며 8.0%만이 다소 잘한다고 했다. 잘 못하는 이유(복수응답)로는 ‘행정실무 등에 대한 경험부족’이 52.5%로 가장 많았고 ‘오만과 독선’과 ‘기존 관료집단 및 정치권과의 부조화’가 각각 41.6%로 두번째에 자리했다. 이어 ‘사회를 바라보는 식견부족’(23.8%)‘오락가락하는 모습’(19.8%) 순이었다. 학생 운동권의 정계 진출에 대해서는 78.2%가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대부분 ‘실력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학생운동 경력만으로 정계에 진출했다가 실망을 안긴 인사들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8) 41% “학생들과 의제 괴리” 대학 총학생회들의 탈(脫)이념화 바람에 대해 84.2%가 ‘다소’(53.7%) 또는 ‘매우’(30.5%) 잘못됐다고 했다. 잘된 방향이라는 응답은 9.5%에 불과했다. 한양대 총학생회장 출신 이종필씨는 “총학생회가 사회의 진보·발전을 위해 모순을 깨뜨리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세력이 돼야 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학생회가 학생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이유로는 41.4%가 ‘의제 설정에서 학생들과 괴리돼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33.3%는 새로운 학생운동에 관한 패러다임과 이론을 찾지 못하고 여전히 80∼9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들었다.1990년대 초반 총학생회장을 지낸 김모씨는 “군사독재 시절을 거치면서 만들어진 과거 선배들의 이념과 운동방식을 답습하지 말고, 유연하고 긍정적인 자세로 학생회 운영에 임하라.”고 주문했다. (9) 74% “사회 진보화 안됐다” 사회 전반의 민주화·진보화 추세에도 불고하고 응답자의 74%는 “총학에 몸담고 있을 때에 비해 진보하지 않았다.”고 답했다.‘매우 보수화’ 4%,‘다소 보수화’ 55.4%였으며 13.8%는 ‘당시와 비슷하다.’고 했다. 반면 ‘다소 진보’는 21.7%,‘매우 진보’는 1.9%에 그쳤다. 상당 부분은 지난 5·31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이른바 ‘싹쓸이’를 한 데 대한 경계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 [데스크 시각] 생명 지속적인 발전/황진선 문화부장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2기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경제정책의 방향을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아마 지구가 존속하는 한,먼저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성장론자와 빈부격차 해소를 중요시해야 한다는 분배론자의 입씨름은 계속될 것이다.그러나 지구촌의 발전 전략과 관련해 최근에 제시되는 대안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 같다. 창비에서 3월 말에 낸 ‘21세기의 한반도 구상’은 그런 흐름을 잘 보여준다.필자 중 한 사람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새로운 사회발전의 패러다임’에서 세계화가 무작정 지속될 수는 없고, 현재가 ‘전 지구적 근대’의 마지막 단계일 수 있다는 가설을 내세운다.주요 근거는 생태계의 위기이다.그리고 개발에 무게를 두는 ‘지속 가능한 발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장기 전략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북돋는 일에 중심을 두면서 합당한 발전의 가능성을 찾는 ‘생명 지속적인 발전(life-sustaining development)’을 제시한다.그는 끊임없이 자본축적을 강제하는 경제성장은 자연환경을 파괴해 점점 더 인류가 생존하기 힘든 상태로 만든다고 본다.따라서 자본주의를 넘어 ‘생명’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세계적 석학 이즈쓰 도시히코(1914∼1993)도 ‘전 지구 사회화’ 과정이 인류의 행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지 않는다.그는 최근 국내에 번역된 저서 ‘의미의 깊이(意味の深みヘ)’에서 지구촌의 ‘단일화’는 세계의 생활방식,가치관 등 일체의 존재양식에 획일화·평균화를 가져오지만,인간 내면이 무기력한 단일성에 지배되면서 인간 소외를 일으킨다고 얘기한다.아울러 ‘전 지구 사회화’는 단일화와 정반대로 부조화,불일치,투쟁으로 돌진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이미 전 세계에서 다양한 인간집단 사이에 정치적·경제적·종교적 갈등과 투쟁이 일어나고 있다.1979년 게이오대학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이 글은 요즘의 상황과 거의 일치한다.그 통찰력이 놀랍다.저자는 인간 소외와 집단간 대립을 극복하는 해결책을 ‘공시론적 통합’이라는 동양철학에서 찾는다.그는 지구 사회화를 위해서는 철학의 지구화가 첫 이정표라고 보았다. 스웨덴 출신의 여성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의 ‘오래된 미래’는 비슷한 이념과 논리들을 알기 쉽게 전해준다.1975년부터 인도의 오지인 라다크에서 16년 동안 살며 쓴 생생한 현장 보고서이자,인류 위기의 본질을 바로 보게 하는 현대의 고전이다.저자는 500여년 동안 정서적·심리적으로 안정과 평화를 누리며 살던 ‘오래된 미래’ 라다크가 서구식 개발에 휩싸이면서 그 생태계와 인간본성이 파괴되는 과정을 꼼꼼하게 살폈다.그리하여 수세기 동안 서구문화가 주도해온 직선적인 진보관과 과학기술의 패권적 지배에 근거한 산업문명이 본질적으로 폭력성과 파괴성을 내포하고 있으며,산업문화의 전 지구적 확산으로 인류의 대재앙이 임박했다고 결론짓는다.라다크사람들이 그동안 삶의 한방식으로 수용해온 티베트 불교의 연기(緣起)론이 ‘공시론적 통합’과 일맥상통하는 것은 흥미롭다. 물론,갈수록 빨라지는 삶의 속도와 익명성,경쟁,부(富)에 대한 욕구 등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에 감염된 인류에게 이런 얘기들이 설득력있게 들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또 백낙청 교수의 말대로 중·단기적으로는 자본주의의 틀 안에서 상대적으로 나은 길을 찾는 작업도 계속해야 할 것이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전 지구적 근대’와 생태계의 종말이 가깝다는 가설을 근거 없다고 치부할 수만은 없다는 점이다.그것이 바로 ‘생명 지속적인 발전’이 우리의 담론이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황진선 문화부장 jshwang@˝
  • 오피니언 중계석/ 역사도시의 자연환경 관리

    ‘문화의 세기(世紀)’를 맞아 국내 역사도시가 한 차원 높은 문화도시로 거듭나려면 환경친화적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지금처럼 환경을 도외시한 ‘문화재 위주’의 관리방식으로는 문화도시로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오영석(동국대 경주캠퍼스) 교수와 한동훈(서라벌대) 교수는 최근 경주시가 발간한 ‘경주연구’에 공동 논문 ‘역사도시의 자연환경 관리 실태와 발전방향’을 게재,이같이 강조했다.논문내용을 요약한다. 21세기를 흔히 문화의 세기라 일컫는다.후기 산업사회의 심화와 함께 국민소득이 증가하면서 문화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이처럼 문화가 중시되면서 국민들의 역사유물과 문화관광에 대한 관심과 수요,욕구 또한 증대되고 있다. 각종 문화재 등이 산재해 ‘노천(露天)박물관’으로 불리는 경주시 등 국내 역사도시들의 발전 가능성도 그 어느 때보다 커진 게 사실이다.관광객 수 증가와 함께 관광수입 증대가 지역발전 가속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수려한 자연환경과 문화유적이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개발돼야 한다는 점이다.관광객은 단순하고 무미건조한 도시보다는 자연·역사·문화자원이 잘 어우러진 관광도시를 선호한다.잘 가꾸어진 숲 속에 둘러싸인 유럽의 고도(古都)에 관광객들이 몰리고,감탄하는 것에서 그 예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역사도시의 관리는 ‘문화재 따로,자연환경 따로’ 식의 개별 관리방식을 채택해 각종 문제가 노출되고 있다. 우선 개별 문화재와 유적이 점유한 공간은 최소 면적인 반면 주변 및 배후지역에는 고층 아파트 등 각종 콘크리트 구조물이 난립,경관적 괴리감과 부조화가 발생되는 점을 들 수 있다.더욱 심각한 것은 불합리한 토지이용과 무분별한 형질변경,토석과 토사의 채취가 역사도시의 자연환경을 크게 훼손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산림훼손과 불법 분묘 조성도 역사도시의 장소성과 정체성을 잃게 하는 큰 요인이다.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99년 한해동안 경주지역에서 불법 묘지 조성과 산림 무단 형질변경으로 271건이나 단속됐다.피해면적만도 30.6㏊에 달한다.적발 건수의 80% 이상이 신고나 고발에 의한 점을 고려할 때 실제 불법행위로 인한 산림피해는 더욱 심각할 것으로 추정된다.자연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법률이 매우 다양하고,유사 제도마저 중복 규정된 것도 역사도시의 자연경관 훼손으로 직결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역사도시의 자연환경 관리는 여러 측면에서 개선의 여지가 많다.먼저 역사도시들이 “우리 지역은 역사도시니까 문화재만 잘 보호하면 된다.”는 ‘박물관식’ 사고에서 탈피,자연환경의 보전과 관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역사도시의 장소성을 유지하고,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매우 중요한 정책적 수단이기 때문이다. 역사도시를 종합관리할 수 있는 ‘고도 보존 및 개발 특별법’(가칭) 제정이 필요하다.일본은 이미 ‘역사적 풍토의 보존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역사도시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 중앙 및 해당 지방정부도 관련 제도를 정비해 지역 실정에 맞는 정책과 사업계획을 수립,추진해야 한다.자연환경관리의 대상인 하천,공원,산림도 역사유적과 관련해 지역특성에 맞는 관리방향 및 방법 모색이 병행돼야 한다.역사도시는 잘 관리된 자연환경 속에 있을 때 발전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때다. 정리 경주 김상화기자 shkim@
  • 금리 인상 장외 공방

    금융시장에는 경기회복의 기대감이 완연한데,실물경제는 여전히 내수침체라는 먹구름에 휩싸여 있다.이 때문에 통화정책 방향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한 쪽에서는 부동산시장 안정과 국고채 등 실세금리 및 예금금리와의 조화 등을 위해 시장금리 움직임의 잣대 역할을 하는 정책금리(목표 콜금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다른 쪽에서는 내수진작 등을 위해 정책금리를 내리라고 주장한다.한국은행 임원은 “30년 근무하면서 지금처럼 감을 잡기 어려운 적은 없었다.”고 토로했다.어느 한 쪽으로 방향을 설정하기가 쉽지 않음을 엿보게 한다. ●실물지표와 금융지표의 부조화 금융시장에서는 경기회복의 청신호가 감지된다.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13일 연 4.92%로 5%선에 육박했다.이는 3월18일(5.00%)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회사채 금리도 5.68%로 ‘6%선 고지 점령’을 노리고 있다.경기회복과 이로 인한 물가상승 기대심리가 가장 큰 요인이다. 반면 실물경제 회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내수는 여전히 바닥세다.지난 9월 도·소매 판매 증감률(전년동월 대비·통계청)은 -2.6%로 통계조사 시작 이후 가장 긴 8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10월 소비자전망 조사(통계청)에서도 소비자 평가지수와 소비자 기대지수가 각각 62.7과 91.5로 기준치인 100에 크게 못미쳤다. 현재 금융지표에 ‘착시(錯視)의 거품’이 끼어 있다는 분석도 많다.채권 전문가들은 현재 금리 상승세는 투자자들의 경기회복 기대심리 외에 단기적으로 국고채와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등 채권 물량이 늘어난 데에도 원인이 있다고 지적한다.채권 물량이 늘어나면 채권값이 떨어지면서 금리는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삼성경제硏 “부동산 안정·이자소득증대 효과” 상반되는 경제풍향계 속에 정책금리 인상론이 나오고 있다.선진국 경제가 호전되고 있는데다 우리나라 수출이 호조를 띠고 있어 금리를 올려도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이 참에 부동산시장의 불안을 확실하게 잠재우고,저금리에 따른 이자소득 감소 등 부작용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논리다. 삼성경제연구소 최희갑 수석연구원은 “지금은 금리가 낮다고 해서 기업이 투자를 더 하고,가계가 소비를 더 하는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정책금리를 올렸을 때 나타날 부작용에 비해 부동산시장 안정과 이자소득 증대 등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금리인상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UBS증권 “집값버블 일부국한… 내수회복 먼저” UBS증권의 아시아담당 이코노미스트 조너선 앤더슨은 지난 12일 “한국에서 제기되고 있는 금리인상에 대한 논의는 성급한 것이며,지금은 오히려 금리 인하를 고려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미국·일본·중국 등의 경제성장이 올해를 정점으로 둔화세를 보일 것이기 때문에 한국수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는 만큼 내수의 빠른 회복을 위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부동산 버블(거품)은 일부 지역에 국한된 문제로,크게 걱정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최공필 선임연구위원도 “실물경제 회복 기미가 확연히 나타나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가 오르면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강남지역 부동산 때문에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은 돈 많은 사람들을 잡기 위해 서민들을 죽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시시각각 등락을 반복하게 마련이어서 현재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금리 동향이 우리경제의 상황을 제대로 설명한다고는 볼 수 없다.”면서 “특히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더 중요한 변수는 금융보다는 생산·내수·수출·고용 등 실물동향”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김진표號 6개월 전문가 조언/정책 오락가락… 강한 리더십 주문

    김진표(金振杓) 부총리가 이끄는 ‘경제팀’이 25일로 출범 6개월을 맞았다.야당의 반대속에서도 4조원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이끌어내는 등 공로도 적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는 ‘평균 이하’다.그러나 지나간 성적표보다는 앞으로의 점수가 중요한 법.‘김진표 경제팀’의 성적 향상을 위해 전문가들이 던지는 쓴소리를 들어보았다. ●대통령·국무총리,경제부총리에게 지나치게 간섭하지 말라 한양대 나성린(羅城麟) 교수는 “최근의 경기침체는 비경제적 요인,특히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 핵심참모들로 대변되는 ‘정권’의 문제에서 비롯됐다.”면서 “김 부총리를 위시한 정통 경제관료들이 이를 수습하느라 애를 쓴 것은 사실이지만 역부족이었다.”고 평가했다.김 부총리가 경기도 살리고 정권의 비위도 맞추려다 보니 정책의 일관성을 잃고 혼선을 거듭해 왔다는 것이다.나 교수는 “이를 개선하자면 무엇보다 정권이 김진표 경제팀에 힘을 실어줘야 하지만 이같은 힘을 얻어내는 것도 부총리의 능력”이라고 강조했다.이어 “국무총리도불필요하게 경제팀에 대해 간섭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면서 최근 항간에 파다한 고건 국무총리와 김 부총리의 ‘부조화’를 꼬집었다.이같은 정권의 신뢰를 바탕으로 단기대응보다는 국가경쟁력 강화 등 중장기적 경제철학을 세워나가는 자세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제팀 수장으로서의 ‘카리스마’ 회복하라 서강대 김광두(金廣斗) 교수는 “부동산 가격 폭등과 노사문제 악화가 김진표 경제팀의 최대 실책”이라면서 “미시적으로는 세무조사를 통해 부동산가격을 잡으려 하면서,거시적으로는 금리를 내려 부동산 가격상승을 조장했다.”고 꼬집었다.김 교수는 “김 부총리 본인이 세제 전문가로서 금융정책에 취약한 데다 나이도 젊어 부처간 조정능력의 한계를 안고 있지만 특유의 합리적 처세술로 리더십을 회복하라.”고 주문했다.또 ‘토론 공화국’이라는 냉소가 생겨날 정도로 참여정부의 주요 경제정책 결정이 TF(태스크포스)팀회의에 계류돼 있다며 공무원 신분의 한계상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TF 남발에 대해 과감히 ‘노’(NO)하는 용기도필요하다고 말했다. ●‘총선 차출설’로 어수선한 경제팀 분위기 쇄신 필요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丁文健) 전무는 350만명을 돌파한 신용불량자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고,투신사 구조조정 등 남은 기업·금융 구조조정 마무리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역설했다.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김상조(金尙祚) 교수는 “김 부총리의 내년 총선 출마설로 경제팀의 분위기가 어수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출마 여부를 빨리 명확히 해 새 경제팀 진용을 짜는 것도 대책이라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
  • 경제 중심축 흔들린다

    나라살림을 꾸려 나가는 경제의 중심축이 실종(?)됐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온다.정부와 청와대,민주당간의 코드(code)가 맞지 않아 경제정책이 표류하는 듯한 양상이다.이에 따라 경제사령탑인 경제부총리에 힘을 실어줘 정책의 일관성과 조정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제 중심이 없다(?) 이달 초 중앙공무원연수원에서 열린 차관워크숍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앞으로 경제관련 회의나 경제현안에 대한 조정은 모두 경제부총리가 직접 주관해서 처리하고 나는 보고만 받겠다.”고 말했다.경제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경제수석이 없어진 지금은 경제부총리가 청와대,관계 부처,정치권 등을 모두 조율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과거처럼 재경부에 예산권 등의 강력한 무기가 없는 것도 부총리가 힘을 얻는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동북아중심국가 건설을 위한 ‘경제자유구역’의 업무 주도권을 쥐려는 산업자원부의 요구에 허탈해 하고 있는 것을 단적인 예로 보는 이들도 적지않다.당초 경제자유구역 관련법 제정 작업은 재경부가 주도해 왔다. 재경부는 또 기업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기존의 출자총액제한제(한 회사가 계열사나 다른 회사에 순자산의 25% 이상을 출자하지 못하게 한 제도)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공정거래위원회가 제동을 걸면서 엉거주춤한 상태다. ●삼각편대의 부조화 경제부총리의 1차 파트너는 청와대 정책실과 여당인 민주당이다.그러나 이들 파트너와는 이른바 코드가 달라 의견조율이 쉽지 않다. 청와대 정책실의 핵심 브레인들의 경우 학자출신과 관료들이 뒤섞여 있어 조율이 쉽지 않다고 한다.이런 터에 정책실의 실무자들이 현안을 더 챙긴다고 관료들은 지적한다. 당정협의도 마찬가지다.올초만 해도 가끔 열렸으나,최근에는 민주당의 내부 사정으로 아예 없어진 것이나 다를 바 없다.정부 관계자는 “당정협의를 하려고 해도 민주당의 복잡한 내부 사정 때문에 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청와대 경제팀을 바라보는 시각도 불안하다.청와대가 기구를 확대하긴 했지만,경제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반응이다.국회 재경위 위원들은 “앞으로 닥칠 주요 수출국들과의 통상 마찰 등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텐데,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국가균형발전위원회,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등 대통령직속 3개 위원회의 다양한 목소리도 정책조율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위상은 스스로가 만들어야 재경부 내에서는 경제부총리 스스로 위상을 추락시킨 점도 있다고 지적한다.김진표 부총리는 지난달 말까지 ‘인위적인 경기부양은 안한다.’고 했다가 이달들어 ‘경기부양 검토’로 방향을 틀었다. 정부 관계자는 “김 부총리가 사안별로 윗선과 너무 코드를 맞추려다 일정한 선을 넘어서는 예도 적지 않다.”면서 “대·내외적으로 좀 더 당당하고 진솔해져야 경제부총리로서 강한 힘을 받고 정책조율을 원활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
  • [밀레니엄]부동산시장 거품 꺼질까/ 전문가 좌담

    세계적인 디플레이션(경기침체속의 물가하락)현상이 부동산 가격 하락을 초래할지 관심을 모은다.디플레가 닥치면 일반 물가에 이어 주가도 내림세를 보이지만 무엇보다 개인의 주요 자산인 집과 땅의 가치가 하락한다는 점에서 경제에 큰 파장을 불러온다.자산가치 하락은 소비 감소를 통해 경제를 급격히 위축시키기 때문이다.일본의 경우 10여년동안 집값이 4분의1수준으로 급락했으며,최근 선진국에서도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세계적인 부동산 거품붕괴 가능성과 그것이 우리나라에도 상륙할지 여부를 짚어보는 좌담을 마련했다.본지 이상일 경제부장 사회로 강원대 장희승 교수,삼성경제연구소 최희갑 수석연구원이 의견을 나눴다. 사회=이상일경제부장 사회자 부동산 버블(거품) 가능성은 한국경제의 오랜 관심사라 할 수 있습니다.먼저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았으면 합니다. -장희승 교수 일본의 부동산 가격은 지금 밑바닥입니다.도쿄에까지 서민형 초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서는 것이 단적인 예입니다.전에는 땅값이 비싸 시 외곽이 아니면 이런 아파트들을 지을 수 없었습니다.도심의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 외곽에 있는 아파트들은 아예 거래가 안 됩니다.지금도 폭락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전에는 평당 200만엔(2000여만원)에 팔리던 아파트들이 지금은 70만∼80만엔에 내놔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습니다. -최희갑 연구원 일본에서는 1987년 도쿄 중심부의 오피스 건물을 중심으로 버블이 시작됐습니다.85년 플라자합의(엔화 가치를 높이기로 한 선진 5개국간 합의)가 큰 이유가 됐습니다.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순식간에 2배로 뛰면서 중소 수출업자들이 반발했고,이들을 달래느라 일본정부는 금리를 낮춰 통화량을 대폭 늘렸습니다.내수를 진작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그 결과 부동산 버블이 형성됐습니다.일본의 장기침체는 이 기간동안 부동산 버블을 방치한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장 교수 부동산 가격이 급락해 버블이 꺼지는 것은 가격을 지탱해 오던 요인들이 일거에 사라지는 것을 의미합니다.서민들은 대출받은 부동산 자금을 상환하기 어려워지고,금융기관도 일시에 가계의 돈줄을 죄게 됩니다.자산디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얘기이지요.가계부실로 부동산 매물이 급증하면 가격하락이 촉발되고 나아가 소비심리까지 위축됩니다. 사회자 우리나라의 부동산 가격도 많이 올랐지요. -최 연구원 부동산 거래는 계약을 체결하는 시점과 대금을 지불하는 시점간에 시차가 있습니다.때문에 정책을 쓰더라도 효과가 얼마후에 나타나게 됩니다.때문에 대외여건 등을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다만,지난해 국내에서 부동산 가격이 30% 가량 오르면서 가격 오름세가 2∼3년간 지속되면 버블로 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생겼지만 다행히 정부의 안정정책 등으로 일단 진정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장 교수 일본의 버블은 정부·기업·토지 소유자의 이해관계에 의해 만들어진 가격 폭등입니다.한때 일본 인구 1억 2000만명 모두가 투기꾼이라 불릴 정도였으니까요.부동산을 끊임없이 가격이 오르는 대상으로 인식했습니다.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 가격의 통제가 정책에 의해 비교적 쉽게 좌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지난해의 경우 조세정책의 효과가 컸습니다.예전에는 보유세(재산세 등)를 강화하면 거래세(양도소득세 등)를 약화시켰는데 지난해에는 두가지 모두 동시에 발효시켰습니다.그 덕에 부동산 가격의 급등이나 급락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일본과 같은 버블 붕괴는 오지 않을 것이란 얘기지요. -최 연구원 저는 장 교수님과 다르게 생각합니다.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경상수지 흑자로 감당하기 힘들 만큼 많은 유동성(자금)이 해외에서 들어왔습니다.주택 외에 별다른 대체 투자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금리인하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주택시장에 불을 지폈습니다.주택 가격은 2001년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지난해 상반기에 정점에 달했고 하반기에 안정을 찾았습니다.그러나 최근들어 가계대출 경색이 나타나고 경상수지 적자가 이어지면서 해외에서 흘러들었던 유동성이 메말라가고 있습니다.이런 상황이 부동산 가격의 하락으로 나타나는 게 아닐까 우려됩니다.불안요인들이 가시화되면 우리 경제의 주름살은 커집니다.부동산업자나 건설업자가 도산위기에 놓이는 것은 물론이고,금융기관에 부동산을 담보로 맡긴 중소기업도 담보가치 하락으로 상환압력에 직면하게 됩니다.경제불안에 대항력이 약한 저소득층도 타격을 받게 됩니다. 사회자 부동산값은 안정됐다고 하지만 주택 수요와 공급의 부조화는 여전한 것 같습니다만. -장 교수 우리나라 사람들은 부동산을 재테크의 수단으로 보는 경향이 강합니다.부동산을 삶을 영위하기 위한 공간으로 보는,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그러나 부득이하게 주택을 재테크의 수단으로 삼아야 할 상황이라면 민간에 의한 양질의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할 것입니다.이런 면에서 주택공급에서 민간·공공의 명확한 역할 분담이 필요합니다.민간 부문은 시장원리에 맡겨 주택업자들이 고품질로 경쟁하게 놔두고,영세민들을 위한 공공부문만 정부가 맡아야 합니다. -최 연구원 주의깊게 보아야 할 부분이 주택의 수급 불균형입니다.지난해 사상 두번째로 많은 주택 공급이 이뤄졌지만 문제는 다세대주택 중심으로 공급됐다는 것입니다.다세대 주택은 중소 평형이기 때문에 서울 강남지역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때문에 다세대 주택의 확대는 시장수요를 무시한 것으로 주택시장 전반에 대한 효율적인 정책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지요. 사회자 정부 정책에 문제점은 없을까요. -장 교수 가격이 안정되기는 했지만 시장정책에 대한 불신은 여전합니다.지난해 정부정책이 몇번 나온지 아십니까.무려 43번입니다.정책이 난무하다 보니 정부가 발표를 해도 일시적인 처방에 불과할 것이라고들 생각합니다.가격이 급등하면 임시방편을 써서라도 이를 우선 잡아놓고 보겠다는 식이어서는 곤란합니다.근본적 대책이 필요합니다.시장을 점검할 수 있는 상설기구를 놓고 장·단기별로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부동산 시장을 체크할 수 있는 시장점검기구도 상설화할 필요가 있습니다.특히 지역 단위의 개발통제는 절대로 안됩니다.이렇게되면 지역별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특정지역의 가격상승 및 특정용도의 과밀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지요. -최 연구원 맞는 말씀입니다.제가 하나 덧붙이자면 주택시장을 경기부양의 목적으로 활용하지 말라는 것입니다.그것은 일본의 거품붕괴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물가가 오를 때 흔히 정책 당국자들은 이를 단기간에 잡고 말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1990년대 하야미 마사루 전 일본은행 총재는 취임하자마자 금리를 큰 폭으로 올려 버렸습니다.평소 인상 수준의 2배 가까이 금리가 오르는 바람에 부동산 시장의 수급이 극도로 경직됐습니다.사회 여론의 악화를 의식해 극단적인 처방을 내린 결과였지요.이것이 부동산 버블의 붕괴로 이어진 것은 물론입니다.우리나라에서도 투표권자인 저소득층 무주택자,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사회여론이 급격히 악화되면 정책당국자들이 자유롭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하지만 그렇다고 과격한 정책을 펴면 일본과 같은 급격한 냉각으로 치달을 것입니다. 정리 김유영기자 carilips@ ■미·영 집값 하락세 버블붕괴 확산우려 부동산 버블 붕괴가 영국과 미국 등 전세계적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근호는 “햄프스테드,벨그라비아 등 영국 런던 중심가의 집값이 지난해 4·4분기와 올 1분기에 각각 4%씩가파르게 떨어졌다.”며 “6개월에 걸쳐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1990년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런던 집값의 하락세가 그동안 너무 오른 데 대한 단순한 반락일까,아니면 더욱 심각한 상황을 예고하는 것일까.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영국을 비롯한 선진국에 상당한 주택가격 하락 위험이 상존하고 있으며,과도한 기업의 부채가 미국과 유럽지역에서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케네스 로고프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미국의 주택가격은 96년 이후 28% 올랐고,영국은 94년 이후 70%가 상승했다.”고 밝혔다.그는 “이 정도의 상승률은 주택가격 연구가 시작된 70년대 이후 가장 높은 것이며 수준 또한 지나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통계적으로 살펴볼 때 주택가격 붐의 40% 가량은 이후 주택가격 하락을 동반했으며 통상 25∼30%가 떨어졌다.”고 말했다.로고프는 “주택은 주식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보유하고 있으며,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피해가 더욱 심각하며 은행들에까지 파급효과를 미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MF의 이런 연구가 미국 주택가격의 폭락 가능성을 부추겨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특히 주택가격 하락은 전쟁과 주식가격 거품 붕괴로 약해질대로 약해진 경제를 다시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최근 “현재 미국 내에서 부동산 거품에 대한 우려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조차 “현재 영국에 주택가격 상승 우려가 있다.”고 말하는 상황이어서 미국과 유럽에서의 부동산 버블 논쟁은 점차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김유영기자
  • 편집자에게/ 늘어나는 이혼… 새로운 가족정책 시급

    -‘세계 2위 이혼공화국 기사(대한매일 3월28일자 11면)를 읽고 통계청에서 발표한 ‘2002년 혼인·이혼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총 14만5000쌍이 이혼했다고 한다.하루에 398쌍이 이혼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는 사람들이 많다. 이혼의 가장 큰 요인은 남녀간의 의식 차이를 들 수 있다.교육받은 여성들은 평등한 가족관계를 원하고 있음에도 남성들의 의식은 전통적인 가부장제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 부조화가 바로 이혼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상담소에서 많은 이혼가정을 만나다 보면 결혼에도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준비된 결혼이 성공한다.’는 평범한 사실을 개인과 사회·국가적으로 인정해야 할 때이다. 신중한 선택과 가치관에 따라 결혼하도록 하는 교육은 이미 선진국에서는 학교의 정규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다. 물론 결혼을 앞두고는 반드시 결혼강좌가 필요하고,결혼생활 중에도 교육이 필요할 것이다.또 이혼 후의 삶을 위해서도 사회·국가차원의 적응교육은 정책적으로 필요하다. 날로 이혼가정이 늘고있는 만큼 새로운 가족정책도 시급하다.가정을 정상과 비정상,이분법으로 나누지 말고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박소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상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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