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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해괴한 대선판 유권자가 심판해야

    얼마 전 한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국민 60% 이상이 민생경제가 대선의 화두가 되길 희망했다. 이어 교육·사회·외교안보 정책이 뒤를 이었다. 국민의 바람대로라면 대선이 임박한 지금 정책토론이 한창이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이회창씨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후 이념논쟁이 가열되고, 나아가 지역대결 양상마저 심화되고 있다. 정책선거가 실종되면서 유권자들은 후보의 정책도 모른 채 투표장에 가야 하는 상황이 우려된다. 이회창 후보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정체성을 문제삼으면서 두 이씨간에 보수표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졌다. 중도실용 노선을 지향하던 이명박 후보가 보수색을 강화했고,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등은 중도노선의 틈을 파고들려 하고 있다. 각 대선후보들이 정책 차별성을 보이면서 국민의 선택을 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표의 유불리에 따라 성향을 이리저리 바꾸어선 안 된다. 더구나 구체적 정책은 제시하지 않으면서 특정 성향의 단체·모임을 찾아 입발림 소리를 함으로써 환심을 사는 식의 이념논쟁은 사라져야 한다. 이회창 후보가 출마를 선언한 뒤 지역대결 조짐 또한 심상찮다. 이명박·이회창 후보가 영남권·충청권에서 패권 다툼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 반사작용으로 호남표 결집 현상이 다시 생겨날 여지가 있다.1987년 대선에서 1노(盧)3김(金)이 지역주의 득표 전략을 통해 나라를 세갈래, 네갈래로 찢어놓았던 아픈 추억이 있다. 조금씩 나아지던 지역주의 망령을 되살린다면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여야 모두 후보단일화와 이합집산이 거론된다. 아직도 최종 주자가 누군지 안개속이니 참으로 해괴한 일이다. 믿을 것은 깨어있는 유권자 의식이다. 유권자들은 정신 바짝 차리고 후보들의 행태를 지켜보기 바란다. 대선판을 누가 후진적으로 만들었는지 가려내 표로 심판해야 한다.
  • “미국 통제·아랍 독재에 문학적 저항”

    “미국 통제·아랍 독재에 문학적 저항”

    “나는 아랍을 위협하는 미국의 제국주의적 속성에 맞서 싸웁니다. 동시에 아랍 민중을 억압하는 아랍 독재정권의 비민주성에도 맹렬하게 저항합니다.” 이집트 소설가 소날라 이브라힘(70)은 “나는 아랍작가며, 아랍작가여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미국의 정치·문화적 통제에 반대하는 ‘아랍인’으로서의 자의식을 강하게 드러냈다. 이브라힘은 “나는 아랍의 독재정권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또렷이 힘줘 말했다. 아랍의 민주주의를 열망하며 온몸으로 싸웠고, 가장 매서운 언어로 독재정권의 비민주성을 폭로해 왔음을, 그는 “저항”이란 단어로 짧게 표현했다. ‘2007 아시아·아프리카 문학페스티벌’(AALF) 참석차 한국을 찾은 이브라힘을 8일 전북 전주 코아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프랑스를 제외한 서구 문학계엔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다. 외국문학을 서구문학과 동일시하는 한국 독자들에게 낯선 이름임은 물론이다. 반면 아랍 세계에서 그는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이자 ‘가장 논쟁적인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아랍에 드리운 미국의 막강한 정치·문화적 영향력을 비판·탐구해온 소설가이자, 부패권력의 전복을 꿈꾸다 투옥됐던 실천적 지식인이다. 그는 줄곧 정치적 메시지를 짙게 함의한 글들을 써왔다.“아랍 세계의 하루하루는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폭탄소리와 죽어가는 사람들로 가득하다.”는 그에게, 정치적 글쓰기는 일상을 살아가는 삶 그 자체다. ●아랍민족주의 비판하는 아랍민족주의자 한국을 처음 찾은 이브라힘은 이날 조금 피곤한 듯했다.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잠긴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세월이 쌓여가는 백발의 머리와 검은 뿔테 안경 속 형형한 눈매가 대조를 이뤘다. 1959년 나세르 정권은 비밀 정치조직원이란 이유로 그에게 7년형을 언도했고,5년 반 동안 강제노역에 처했다. 당시 그는 작가가 아닌 정치운동가였다.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감옥 안 최악의 경험들은 그를 ‘정치성 강한 소설가’로 변신시켰다. “독방에 혼자 있으면서 내 삶의 과거와 현재를 깊이 돌이켜 보게 됐고, 교수·학생·노동자·농민·언론인 등 나와 함께 갇혀 있는 사람들의 삶을 관찰하게 됐습니다. 나와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왜 우리는 감옥에서 고문받아야 하는지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브라힘은 “우리는 미국의 위협에 대항하는 동시에 아랍의 독재정권에도 대항해야 한다.”고 했다.“독재에 대항하는 정치운동은 미국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민족운동”이라고도 했다. 미국에 대한 저항과 아랍 독재정권에 대한 저항을 함께 강조하는 것이 그와 그의 문학이 가진 독특한 가치다. 이브라힘은 아랍민족주의자면서도, 아랍민족주의에 대항해 싸워 왔다. 미국의 아랍 지배에 대항하는 아랍민족주의를 지지하면서도, 독재권력이 정권 유지를 위해 오용하는 아랍민족주의는 강하게 비판했다.“미국이 원하는 것은 아랍의 민주주의가 아니라 아랍의 석유와 시장”이란 지적과 “최근 국회를 해산한 파키스탄 무샤라프 군부독재를 보면 이집트 무바라크의 26년 장기독재가 보인다.”는 지적은 쌍둥이처럼 따라 나왔다. ●‘미국화된 지식인의 위기’ 경고 반미·반독재 작가로서 이브라힘의 면모는 그가 수상과 참석을 거부한 문학행사에서 드라마틱하게 발현됐다.2002년 ‘베를린국제문학축제’에 초청받은 그는 “팔레스타인 점령 정책을 고수하는 이스라엘 대사관과 이스라엘을 전폭 지지하는 미국 대사관이 후원하는 행사엔 참석할 수 없다.”며 거부 시위를 선언했다. 이듬해 10월 카이로국제협회가 주는 ‘올해의 작가상’ 시상식에서는 “신뢰할 수 없는 정부로부터 상을 받을 수 없다.”며 수상을 거부한 채 단상을 내려와 이집트를 발칵 뒤집었다. 청중은 기립박수로 환호했고, 반정부 언론들은 ‘정부의 강압정치에 직격탄을 날렸다.’며 대서특필했다. 이후 그는 이집트 언론에 정치·사회적 견해를 담은 글을 쓸 기회를 박탈당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여성의 배를 갈라 뱃속 아이까지 죽이는 현실에서 문학축제는 축제가 아니란 사실, 이집트 국민을 고문하고 죽이는 무바라크 독재에 내가 항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미디어 앞에서 보여 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브라힘은 지식인의 위기를 경고한다. 초강대국 미국의 입김에 휘둘리는 아랍 정권과 그 때문에 발생하는 국가적 혼란엔 ‘미국화된 지식인의 위기’가 자리잡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과 유럽의 문학이 세계 문학을 지배하고 있는 지금, 아랍작가는 아랍의 문화와 정치상황을 말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 현실을 타개할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는 곧 ‘아시아·아프리카 문학페스티벌’이 뿌리박은 문제의식이기도 하다. 전주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日 오자와 민주당 대표 사의철회

    |도쿄 박홍기특파원|오자와 이치로 일본 민주당 대표가 6일 대표직 사퇴 의사를 접었다. 그는 “창피를 당하는 것 같지만 꼭 한번 더 애써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그를 면담하고 나온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간사장이 밝혔다. 오자와 대표는 자신이 자민당과의 대연정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당 간부회의가 거부하자 4일 전격 사퇴의사를 밝혔었다. 오자와 대표는 그러나 이날 밤 당간부들이 모두 나서 사임철회를 요청하자 대표직 계속 의지를 밝혔다. 혼란의 소용돌이속으로 빠져드는 듯했던 일본 정국은 그가 잔류의사를 밝히면서 중의원의 다수파인 자민당과 참의원을 장악한 민주당 간의 대결구도가 다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의원들의 총의로 “자민당과의 연립은 하지 않는다.”라는 조건부로 오자와를 만류, 이를 오자와가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는 새 테러대책특별조치법안 등을 둘러싼 여당과의 정책 협의에 임하기로 했다. 오자와 대표는 4일 사퇴회견에서 “역량 부족”,“차기 중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가 어려운 정세”라며 자신이 대표를 맡은 민주당을 자아비판했다. 따라서 그가 당 대표를 다시 맡아도 당운영을 둘러싼 노선 논쟁이 계속될 전망이다. 오자와가 복귀한 것은 그를 대신할 인물이 당내에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측은 또 그가 대표직을 떠나면 최대 50여명인 자파 의원들을 이끌고 탈당, 자민당과 연정을 구성할 것을 우려해 그를 주저앉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7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표직 계속 의지를 밝힐 예정이다.hkpark@seoul.co.kr
  • [씨줄날줄] 개헌과 단일화/이목희 논설위원

    얼마전 정치권에서 ‘바둑논쟁’이 벌어졌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9급 짜리 세명이 힘을 합친다고 1급이 되겠느냐.”고 말한 게 빌미가 되었다. 경제정책을 얘기한 것이었으나 범여권 후보단일화 비판으로 비쳤다. 범여권 후보 세명이 단일화해도 충분히 물리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였다. 하지만 정치, 특히 대선판은 패거리 다툼이다. 목소리 큰 집단이 주목받는다. 바둑 9급 짜리 여러 명이 박박 대들면 9단 프로기사가 밀릴 수 있다. 이전 선거에서 절대 강자였던 대선후보들이 작은 세력까지 영입하려고 물심양면의 노력을 아끼지 않은 까닭이기도 하다. 이 후보는 지지율 고공행진에 방심했던 것일까. 외연확대는커녕 이회창 전 총재, 박근혜 전 대표 등 내부가 분열하는 위기를 맞고 있다. 독야청청 앞서가던 이명박 후보가 연대와 단일화에 나서야 할 상황이 새로 만들어졌다. 한나라당의 분열에도 불구, 오히려 지지도가 내려앉은 범여권 대선주자들에게도 후보단일화는 발등의 불이다. 어떤 식으로든 힘을 모으지 않으면 군소후보로 위상이 고착된다. 이번 대선 역시 여야 모두 정치세력 연합에 의해 결과가 좌우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후보단일화가 이뤄지려면 누군가 양보해야 한다. 대권도전을 포기하는 양보는 쉬운 일이 아니다. 대단한 반대급부가 필요하다. 대권과 당권 분리로 공천권 등 당내 지분을 대폭 넘겨주는 것은 고전적인 연대다.1987년 직선제 개헌 후에는 헌법을 고쳐 국정운영권을 나누거나, 차기 대통령 혹은 내각제총리로 밀어주겠다는 연정·연합 약속이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 공개적인 합의문으로 미진하면 비밀각서가 오가기도 한다. 후보단일화를 위한 개헌·연정 포문은 범여권에서 먼저 열었다. 창조한국당의 문국현 후보가 대통령 중임제 개헌과 연정을 단일화 의제로 제안했고,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측이 받을 태세다. 한나라당은 아직 대권·당권 분리 논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이회창 전 총재의 지지율이 만만치 않게 유지되면 후보단일화 요구가 커질 것이다. 조만간 분권형 국정운영과 권력구조개편 개헌을 통한 지분나누기 논의가 본격화할 여지가 다분하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범여 단일화 ‘새카드’ 부상

    범여권 후보 단일화 논의에 ‘연정론’이 급부상하고 있다.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의 단일화처럼 누구를 탈락시키는 ‘뺄셈 단일화’ 대신 권력과 지분을 나눠 갖는 형태의 ‘덧셈 단일화’쪽으로 논의의 방향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연정론은 지지율 열세에 놓인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와 이인제 민주당 후보가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문국현 후보는 2일 “연정은 가능하지만 단일화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인제 후보는 “4년 중임제의 분권적 대통령제가 필요하다.”며 ‘권력 분점’을 제안했다. 두 후보 모두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겨냥하고 있다. 제안의 형태와 내용은 다르지만 대선 국면만을 고려해 단순히 단일 후보를 뽑자는 취지를 뛰어넘는 제안이다. 대선 이후 분권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각 후보들은 모두 정당을 갖고 있다. 때문에 인물 중심의 후보 단일화는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문국현과 이인제의 승부수 문 후보는 지난 1일 한 TV 토론에서 “가치와 정책으로 논쟁을 하다 사람들의 재편이 이뤄지고 난 뒤, 나중에 필요하면 연정 형태로 갈 수 있지만 현재는 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특히 “후보를 포기하는 일은 없다.”면서 “사람 중심의 단일화는 2002년에 한번 써서 국민들이 2007년에는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단일화 거부의 근거를 들었다. 인물 중심의 단일화 프레임에 갇히면 ‘정책과 가치 중심의 연대’라는 취지가 퇴색된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그렇다고 아직 단일화 가능성을 완전히 저버린 것은 아니다. 핵심 측근은 “지지율과 여론조사가 아닌 국민이 합의할 수 있는 기준에 따라 이루어진다면 (단일화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정책의 개혁성’이 단일 후보를 정하는 기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 상태에서는 가능성이 높아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문 후보의 연정은 ‘정책 연합’ 정도의 성격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한발 더 나갔다. 이 후보는 이날 공약 발표를 통해 “4년 중임의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외치는 직선 대통령이 주도하고 내치는 정당과 의회 중심으로 다수당에 속하는 정당 대표가 총리가 되는 형태로 바꿀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책 공약으로 ▲분권화 정치개혁 추진 ▲외교통상부총리 및 민족공영통일부총리 신설 등 정부조직 개편방안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이와 함께 “개혁정권 탄생을 위해 함께 토론하자.”고 정 후보에게 제안했다. 말 그대로 연립 정부다. 대선 이후 권력 분점의 문제라 범여권 모든 진영이 합의하기란 여간 복잡하지 않다. 한편으론 이회창 전 총재의 등장으로 대전·충청 지역의 지분을 선점 당할 수 있다는 고심의 흔적도 엿보인다.●연정의 필요성과 가능성의 충돌 연정 논의가 무르익는 까닭은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의 출마설과 범여권 후보들의 낮은 지지율에서 촉발된 측면이 크다. 이 전 총재의 등장으로 구도 자체가 ‘세력 대 세력’의 싸움으로 짜여지면서 더 이상 후보들만으로는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그 하나다. 범여권 내부로 돌아오면, 두 후보의 입장은 정동영 후보를 향하고 있다. 어차피 결과는 뻔한 상황에서 지지율 중심의 후보 단일화는 하지 않겠다는 선포나 마찬가지다. 정 후보측은 이에 대해 “연정은 각 후보진영의 결과물로 나와야 한다. 지금은 구도를 만들어야 할 때지 이를 공론화할 시점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한마디로 자산이 있어야 투자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두 후보의 제안은 위기감의 발로에서 나온 국면전환용 카드일 뿐”이라고 해석했다. 이래저래 성사 여부에는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이들과 달리 심대평 국민중심당 후보는 범야권 연대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 전 총재와 박근혜 전 대표, 고건 전 국무총리에 대해 내각제 정부 수립을 위한 ‘4자 연대’를 이날 제안했다. 심 후보는 “내각제와 책임총리제로 책임정치를 실현하고, 분권을 통해 권력독점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전군표 국세청장 검찰 출두] 혐의 확인땐 정권 도덕성 치명상

    현직 국세청장의 첫 검찰 소환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긴 전군표(53) 국세청장의 비리 혐의가 입증되면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청렴을 생명으로 여기는 국세청 조직의 동요는 물론이고 도덕성을 강조해온 노무현 정권에도 치명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검찰이 혐의에 대한 확증을 내놓지 못하면 부실 수사가 또 한번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혐의 입증 공방 치열할 듯 1일 부산지검에 출두한 전 청장에게 제기된 의혹은 정상곤(53·구속) 전 부산국세청장으로부터 6000만원을 받았는지 여부와 상납 진술을 번복하도록 압력을 넣었는지 여부다. 이날 오전 검찰에 출두한 전 청장의 신분은 ‘피내사자’지만 조사 결과에 따라 언제든지 ‘피의자’로 바뀔 수 있다. 전 청장의 혐의가 확인돼 사법처리되면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정윤재 전 의전비서관이 비리로 구속된 데 이어 국가 세정(稅政)의 최고 수장이 부하가 받은 뇌물을 상납받았다는 사실은 어떤 변명을 들이대도 국민을 설득시키기 어렵다. 그러나 검찰이 전 청장의 혐의를 입증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최모(49) 변호사는 “뇌물은 통상적으로 목격자가 없는 상황에서 현금을 전달하기 때문에 물증 확보가 쉽지 않다.”면서 “공여자의 진술만 앞세워 피의자를 기소하기 어렵고, 기소를 해도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에 대한 늑장 수사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검찰은 정 전 부산청장이 받은 뇌물의 용처와 관련된 진술을 확보하고도 뒤늦게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의 조사 결과에 따라 어느 한쪽은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양측의 치열한 법리논쟁이 예상되는 대목이다.●대질 심문때 고성 오가기도 전 청장은 이날 자정을 넘긴 밤 늦은 시각까지 강도높은 조사를 받고 일단 청사를 나섰다. 하지만 검찰은 금명간 전 청장에 대해 수뢰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정동민 부산지검 2차장 검사는 “전 청장은 변호인 2명을 조사과정에 참여시켜 조언을 받아가며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정 차장 검사는 “현직인 전 청장을 배려해 조사에 앞서 지검 차장실에서 차 한잔을 대접하고 인사말을 나누었다.”고 덧붙였다. 전 청장은 점심으로 검찰 구내식당에서 차조밥과 갈비탕을 조사실로 배달해 수사 검사와 함께 먹었다. 정 전 부산청장과 대질심문을 할 때에는 고성이 오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차장검사는 “조사 내용과 법리를 검토한 뒤 신병처리 방침을 정할 것”이라면서 “전 청장이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해 사법처리로 가닥을 잡고 있음을 내비쳤다. 전 청장은 이날 밤 청사를 나서며 “성실히 조사를 받았으며, 검찰이 제시한 혐의를 전혀 인정할 수 없다.”는 말을 남긴 뒤 검은색 에쿠스 관용차를 타고 청사를 떠났다. 검정색 양복을 입고 연두색 넥타이를 맨 그는 아침과 달리 피곤해 보였다. 아침에 출두할 때에는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은 내 부덕의 소치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날 청사 주변에는 국세청 직원 2∼3명이 조사가 끝날 때까지 배회했다.부산 이정규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2007 대선 릴레이 시론 (1)] 매니페스토가 필요한 이유/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007 대선 릴레이 시론 (1)] 매니페스토가 필요한 이유/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002년 대통령 선거기간 중 제시된 행정수도 건설 공약은 노무현 후보가 ‘재미를 좀 본’ 공약이었지만, 노 후보의 당선 이후 우리 사회는 그 공약의 추진과정에서 매우 격렬한 정치적 갈등을 겪었다.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사회적 대립이 있었고, 판결 이후에는 행정복합도시 건설의 편법 여부를 두고 다시 갈등을 빚었다. 그런데 주목해야 할 점은 이처럼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킨 공약이 정작 2002년 대선 때는 그다지 심각한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선거운동 과정 동안 각 후보가 제시한 주요 정책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5년이 지난 지금 또 다시 각 후보자들이 장밋빛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후보자들의 공약이 모두 실현된다면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우리나라는 곧 걱정근심 없는 낙원으로 바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실업문제도, 사회 양극화도, 침체된 경기도, 사교육비 부담도, 주거 문제도, 남북간 평화 문제도 모두 금방 해결될 것 같다. 또한 개인의 세금 부담은 줄어들지만 국가로부터의 지원은 오히려 크게 늘어나는 세상이 도래할 것 같다. 이렇게 될 수만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그런 ‘도깨비 방망이’를 기대한다는 건 아무래도 비현실적이다. 오로지 표를 얻기 위해 마구잡이로 쏟아내는 이러한 공약 속에는 나중에 실제로 추진된다면 우리가 사회적으로 고통을 겪거나 후회하게 될 내용도 적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각 후보자의 정책 공약이 실현가능한 것인지, 국가적으로 바람직한 것인지, 혹은 그 후보자가 제시한 다른 정책 내용과 상충되는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는 일은 현실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선거일이 가까이 다가왔음에도 각 후보자들의 정책 공약 검증에 대한 관심은 그다지 크지 않아 보인다. 이번 대선에서는 각 정당의 후보 선출이 늦어진 탓에 유권자들이 후보자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갖지 못한 데다 후보자 및 언론 역시 이 문제에 크게 주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나가고 있는 이명박 후보측은 언론의 인터뷰나 TV토론 요청 등을 회피하고 있고, 정동영 후보 등 추격하는 측은 상대방 후보의 비리 폭로에 보다 큰 관심이 있는 것 같다. 언론 역시 범여권 단일화 가능성, 또는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 여부 등 소위 선거공학적 구도의 변화나 후보자의 비리 폭로에만 관심을 쏟고 있는 듯싶다. 국회 역시 각 후보자의 비리 폭로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에만 매달려 있다. 이명박-박근혜 간의 치열한 경쟁이 이뤄졌던 한나라당 경선 때보다 각 후보자의 정책공약에 대한 실질적인 검증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일단 당선되고 나면 자신이 대통령으로 일한 기간 중 내린 주요 결정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 단임제이기 때문에 5년 임기를 채우고 떠나버리면 그만인 것이다. 그러나 재임기간 중 추진된 중대한 정책적 결정에 대한 결과는 그가 가버리고 난 이후에도 고스란히 남는다. 그리고 그 결과를 떠맡아야 하는 건 국민들이다. 정책 추진의 결과가 나쁠 때 피해를 보게 되는 건 진보 유권자만도 아니고 보수 유권자만도 아니다. 누구도 그 결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보수니 진보니 하는 정치인의 편 가르기에 말려들기 전에 후보자들의 정책 공약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이뤄져야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대선 가치논쟁 불붙나] 李-鄭 금산분리등 경제분야 날선 대립

    [대선 가치논쟁 불붙나] 李-鄭 금산분리등 경제분야 날선 대립

    금산분리,3불 교육정책, 이라크파병연장…. 각 정당의 대통령 후보들이 내놓은 가치 또는 이념과 관련한 공약들이 맞부딪치고 있다. 이런 공약들이 핫 이슈로 부상하면서 밋밋하게 흐르던 대선 정국이 뜨거운 정책 선거로 전환될 조짐이다. 이런 현상은 바람직스러운 일이지만 정당의 전략과 맞물린 탓에 아직은 본격화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지 대결로만 치달았던 대선이 과거 색깔론과 같은 낡은 이념 논쟁이 아닌 실용적인 정책 논쟁으로 전환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 “유권자들은 건설적인 정책 논쟁을 보며 후보들의 비전과 능력, 대안을 비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의 정책 논쟁은 ‘이명박 대 반(反) 이명박’ 구도로 압축된다. 압도적인 지지율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노선과 상반되는 ‘경쟁과 성장’이란 시장주의 색채가 뚜렷한 공약을 선보이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는 이명박 후보와 정반대의 정책을 내놓으면서 맞짱 토론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명박 후보는 후보단일화나 하고 보자는 반응이다. 숭실대 강원택 교수(정치학)는 “이번 대선이 과거보다 훨씬 구체적인 내용을 갖고 다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지역분열 등 정치중심적 선거에서 사회·경제적인 비전을 놓고 대결하는 구도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지대 홍성태 교수(사회학)는 “후보들이 내세우는 정책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 본질을 따지는 논쟁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선거의 핵심 이슈인 성장과 분배, 양극화 해소 등 경제 분야에의 대립구도가 뚜렷하다. 색깔론은 아니지만 이념 또는 가치 논쟁인 셈이다. 다음달 중순쯤 대선전이 본격화되면 이런 이념 또는 가치 논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성공회대 조현연 교수(정치학)는 “대선 국면을 통해 한국 사회의 문제점과 대안이 제시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정책 논쟁은 후보와 각 진영이 지닌 본연의 정체성에서 촉발됐다기보다는 유권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선거 전술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정치컨설팅업체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도 “이명박 후보는 과거 행적과 현재의 모습, 앞으로 하고 싶은 정책 등이 일관성을 지니고 있지만 분배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고, 정동영 후보는 자기 본연의 철학과 비전이라기보다는 ‘안티 이명박’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후보와 정당의 과거 정책수행과 구체적인 비전에 대한 광범위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구 김민희기자 window2@seoul.co.kr
  • [대선 가치논쟁 불붙나] 예상되는 핫이슈

    최근 불거진 교육의 3불정책(본고사·기여입학·고교등급제 금지)과 금산분리정책(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금지)을 둘러싼 논쟁은 이명박 후보가 먼저 공약이나 입장을 발표하고, 다른 후보들이 반대 의견을 내세우는 형식을 띠고 있다.‘중도개혁 노선’을 표방했던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이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기 위해 북구 사회민주주의 정책을 강조한다. 우측 깜빡이를 켜고 좌회전을 하는 양상이다. ●“논쟁가열 본격화될 것” 대선이 가까워지고, 각 후보들이 보다 체계적이고 세부적인 공약을 내놓게 되면 정책 논쟁은 심화될 전망이다. 후보들은 사회 전반의 문제들에 대한 구체적인 견해를 밝혀 달라는 압력에 직면할 것이고, 자신의 원칙이 명확하지 않거나 과거와는 다른 태도를 보이면 바로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 고려대 행정학과 염재호 교수(한국정책학회장)는 “후보의 공약 내용을 단순 비교하는 것을 떠나 공약간 충돌이나 일관성, 실현가능성 등에 대한 총체적인 검증이 거세질 것이며, 후보들은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결정한 이라크 자이툰 부대 파병기간 연장에 대한 후보들의 견해도 정책 논쟁의 연장선에 있다. 동국대 이철기 교수(국제관계학)는 “파병 연장 문제는 후보들의 대미외교정책의 일면을 볼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장고 끝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찬성, 정동영 후보는 반대를 밝혔다. 재벌 규제의 핵심인 출자총액제한제도 곧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대기업들이 이번 대선에서 확실하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출총제 폐지, 정 후보는 유지, 문국현 후보와 권영길 후보는 강화를 강조한다. ●세금논쟁 예고… 李 ‘감세´-鄭 ‘용세´ 세금 논쟁도 피해갈 수 없다. 이 후보는 법인세 인하 등 감세를 공약으로 내놓았고, 정 후보는 거둔 세금을 잘 쓰자는 ‘용세(用稅)론’을 펴고 있다. 권 후보는 부유세 신설 등 증세를 주장한다. 복지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후보들은 보다 확실한 세금 정책을 내놓으라는 요구에 직면할 것이다. 종합부동산세, 재건축 용적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 대책, 비정규직 문제 등도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정책사업단장인 이헌욱 변호사는 “경제성장과 수출 실적이 나쁘지 않고, 물가도 비교적 안정됐는데 중산층 이하 계층의 삶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이유를 후보들은 설명해야 한다.”면서 “민생에 직결된 거주비, 교육비, 의료비, 통신비, 서민금융 등에 대한 각자의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고 토론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대선 가치논쟁 불붙나] 대립하는 논쟁 점검

    [대선 가치논쟁 불붙나] 대립하는 논쟁 점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경제·교육·대북 분야의 정책공약을 놓고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1.금산분리 이명박 후보와 정동영 후보의 판이한 경제관은 금산분리 정책에 집약된다. 금산분리정책은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은행)을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으로,1980년 전두환 정권이 은행 민영화 정책을 실시하면서 은행이 재벌의 사금고가 될 것을 우려해 도입했다. 최근 기업들이 현금을 쌓아 놓고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지면서 이 정책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기업들과 보수 진영은 “금산분리 때문에 신성장동력인 금융 분야를 외국 자본에 다 넘겨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진보 진영은 “특정 재벌이 은행을 소유하면 자본 흐름이 왜곡돼 경제의 혈맥인 금융이 망가진다.”고 맞받아친다. 이명박 후보는 지난 18일 ‘세계지식포럼’에서 “금산분리정책이 외국자본의 국내은행 지배를 심화해 국내 산업자본을 역차별한다.”면서 “단계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동영 후보는 “기득권 세력으로부터 공정경쟁의 질서를 지켜 내는 것이 정통 시장경제”라면서 “특정 재벌을 위한 불순한 의도”라고 반박했다. 2. 3불(不)정책 이명박 후보는 자신의 교육공약이 실현되면 3불정책 중 2불(본고사·고교등급제 금지)은 자연스럽게 폐지될 것이라고 했다. 참여정부의 3불정책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다.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도 유연한 태도다. 반면 정동영 후보는 3불정책 유지를 주장한다. 공교육을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원칙에는 두 후보가 뜻을 같이하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이 다르다. 이 후보는 3불정책을 “대표적인 과잉규제”라고 규정한다. 대학의 자율성을 인정하고 경쟁 시스템을 확대하는 자유주의적 교육관을 견지하고 있다.3단계 대학입시 자율화, 자율형사립고 100개 설립 등의 공약을 보면 그렇다. 반면 정 후보는 차별없는 교육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3불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공약에서 보듯이 평등주의적 교육관이 강하다. 다만 대학교육은 수월성을 인정해 분야별 세계 5위권 대학을 20개 육성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3. 대북정책 대북문제 해법 순서를 놓고도 두 후보는 입장을 달리한다. 이명박 후보는 핵문제 해결에, 정동영 후보는 경협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우선 순위를 둔다. 이 후보는 북핵 문제가 해결되면 획기적인 대북지원을 하겠다는 ‘비핵·개방 3000’구상을 내놓았다.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인프라 구축, 경제·복지분야 지원을 통해 10년 뒤 국민소득을 3000달러로 높여 주겠다는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이 후보의 좌표가 조금씩 왼쪽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원의 전제조건이 ‘완전 핵폐기’에서 ‘핵폐기 단계’로, 다시 ‘핵폐기 협상과정에 들어가면’으로 완화됐다. 반면 정 후보는 ‘평화 경제론’을 주장한다. 평화로 경제 협력의 기반을 닦고, 경제 협력으로 평화를 정착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북핵 문제는 9·19 공동성명 합의대로 한반도 평화체제, 북·미 수교 등과 병행해 풀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후보 측은 ‘경제 이슈’를 선점한 이 후보에 대항하기 위해 ‘평화 이슈’로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자이툰 충돌’ 대선 핫이슈

    ‘자이툰 충돌’ 대선 핫이슈

    노무현 대통령이 결국 자이툰부대의 ‘주둔 연장’ 카드를 선택했다.‘올해 말 철군’이라는 당초 약속을 파기한 이유로 긴밀한 한·미 공조를 통한 ‘국익’과 ‘한반도 평화’를 들었다. 여야 대선 후보간 이해관계가 미묘하게 얽히고, 시민·사회단체의 찬반 논쟁도 가열되고 있다. ●盧“한·미공조 긴요… 병력은 절반으로” 대선 정국에서 파병 연장 문제가 주요 이슈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찬반 양론이 팽팽하고 민감한 사안이어서 국회 동의 절차는 연말 대선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있지만, 대선 후보를 비롯한 찬반 진영의 논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23일 오후 ‘자이툰부대 임무 종결 시기와 관련한 대국민담화’를 통해 이라크 주둔 자이툰 부대의 완전 철군 시한을 1년 연장하는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약속한 완전 철군의 시한을 내년 말까지 한번 더 연장해 달라는 안을 국회에 제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장수 국방장관은 이날 자이툰 부대 임무종결계획서를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했다. 김 장관은 국회 보고 뒤 기자들과 만나 “현재 1200명 규모에서 감축되는 자이툰부대 병력은 650명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말 자이툰 부대 파병연장 동의안을 국무회의에 상정하고 대통령 재가 절차를 거친 뒤 다음달 초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鄭, 靑과 엇박자… 여론 의식? 이에 대해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노 대통령의 결정에 반대한 반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이를 찬성하는 등 기존 여야 구도와는 상반된 이상기류도 보였다. 권영길 민주노동당·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파병 연장에 반대했고, 이인제 민주당 후보는 찬성했다. 정 후보와 참여정부 정책간 엇박자가 향후 대선 구도에 어떤 작용을 미칠지 주목된다. ●노대통령 “철군 약속 못지켜 죄송” 시민·사회·군 관련 단체 간 찬반 논란도 가열되고 있어 이념대결로 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세종전실에서 TV 생중계로 진행된 대국민담화에서 “모든 면을 심사숙고해 단계적 철군이라는 새로운 제안을 국민 여러분께 드린다.”면서 “지난해 주둔 연장시 약속과 다른 제안을 드리게 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노 대통령은 최근 6자회담과 남북관계, 북·미관계, 한반도 평화체제,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의 진전과 그 필요성을 거론하며 “미국의 참여와 협력 없이는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어느 때보다 한·미 간의 공조가 매우 긴요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우리 기업이 이라크에 진출, 그 숫자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이 또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대통령으로서 고민도 많았고, 반대 여론이 더 높다는 것을 잘 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국익에 부합하는 선택이며, 책임 있는 국정운영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박찬구 이세영기자 ckpark@seoul.co.kr
  • [사설] 이라크 파병 연장 담화 설득력 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 자이툰부대 파병 1년 연장을 국회에 요청하겠다는 담화를 발표하면서 국민에게 사과했다. 올해 말까지 모든 병력을 이라크에서 철수하겠다는 약속을 못 지켰다는 이유에서다. 불과 1년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재연장을 요구한 사실은 이라크 파병이 단견(短見)에 의해 이뤄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대통령의 사과로 얼버무리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파병의 옳고그름을 면밀히 따져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아야 한다. 노 대통령이 밝힌 파병 연장 이유는 설득력이 없다. 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 전시작전권 전환에 있어 긴밀한 한·미 공조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미 공조가 중요하긴 하지만 지금까지 자이툰부대 주둔만으로 동맹국으로서 할 일은 충분히 했다고 본다. 또 북핵 해결은 이라크 파병과 별개로 미국에게도 발등의 불이다. 스페인·이탈리아 등이 이라크에서 철군한 데 이어 영국·호주 등 미국과 최고 수준의 동맹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들이 철군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이 철군 도미노를 막기 위해 한국을 압박했고, 한국이 굴복한 모양새로 비치는 것은 우리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경제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리스크 보증능력이 없는 쿠르드 지방정부가 남발하는 약속을 믿고 선뜻 투자에 응할 기업이 많지 않을 것이다. 이라크 파병이 연장됨으로써 오히려 다른 아랍권 국가와 관계가 나빠져 중동지역 경제진출에 장애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이라크 파병 연장 문제로 인해 대선 정국에서 이념논쟁이 심화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가 파병 연장에 반대 입장을 밝혔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찬성하고 나섰다. 정치권은 논쟁을 가열시켜 대선판을 어지럽히지 말고, 국회에서 차분히 논의해 자이툰 주둔 연장을 막아야 할 것이다.
  • [김형준 정치비평] 생산적 ‘가치 논쟁’의 조건

    [김형준 정치비평] 생산적 ‘가치 논쟁’의 조건

    최근 대선정국에서 범여권 후보들이 ‘가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우리 사회는 지금 낡은 가치와 새로운 가치가 충돌하고 있다.”면서 한나라당 이명박후보를 상대로 가치 논쟁을 제기했다.‘재벌 대 서민’,‘경제 대 평화’,‘기업 가치 대 가족 가치’,‘나쁜 성장 대 좋은 성장’과 같은 가치 대결 전선을 만들어 가고 있다. 가칭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사람 중심의 진짜 경제’와 특권층만을 위한 ‘부패한 가짜 경제’의 가치 논쟁을 점화시켰다. 민노당 권영길 후보는 보수 정치와 한판 승부를 위해 이명박 후보와 맞설 가치의 연정을 제안했다. 한편, 이명박 후보는 이러한 ‘가치 논쟁’을 허구의 이념논쟁이라며 실용논쟁을 벌이자고 역설하고 있다. 가치 논쟁을 대선 이슈로 부각시켜 전세 역전의 발판을 만들려는 범여권의 의도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주의 선거에서 가치 논쟁은 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것이다. 선거란 본질적으로 후보와 정당간에 집권하면 어떤 가치를 실현할 것인가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가치 논쟁은 정책 선거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성장, 효율, 경쟁, 자율, 경제 등의 보수 가치와 분배, 평등, 책임, 투명, 평화 등의 진보 가치 중에서 유권자의 지지를 받은 가치가 궁극적으로 정책으로 구체화되기 때문이다. 역대 한국 대선에서 가치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선거는 아마도 공화당 박정희 후보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신민당 김대중 후보의 ‘대중 경제론’이 충돌했던 1971년 대선으로 기억된다.2004년 미국 대선에서도 도덕성과 연계된 총기 규제, 동성 결혼, 낙태와 같은 가치 논쟁이 대선 이슈로 부각되었다. 하지만, 대선에서 누군가가 가치 논쟁을 제안했다고 해서 국민들이 새로운 가치를 선택할 수 있는 생산적인 논의의 장이 저절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생산적인 가치 논쟁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최소한 다음과 같은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민심과 동떨어진 가치 논쟁은 지양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자유, 평등, 민족과 같은 거대 담론에서 벗어나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미래 방향을 생산적으로 모색할 수 있는 논쟁이 되어야 한다. 둘째, 추상적인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인 대안을 둘러싼 논쟁이 이뤄져야 한다. 가치의 방향이나 목표만을 내세우면 추상성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논쟁의 질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후보간에 차별성을 찾기도 어렵게 된다. 따라서,‘차별 없는 성장’,‘국민 모두가 행복해지는 국민성공 시대’와 같은 구호는 가치 논쟁의 이슈가 되기에는 역부족이다. 셋째, 가치 논쟁은 실현 가능성과 내적 일관성의 측면에서 심도 있게 전개돼야 한다. 아무리 가치 논쟁을 벌인다 하더라도 실현 가능성이 낮으면 공허한 것이 되고, 일관성이 떨어지면 인기 영합의 포퓰리즘으로 변질되어 신뢰성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넷째, 논쟁의 상호 작용성이 성립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나라당은 “가치 논쟁은 아무 실익이 없는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논리로 논쟁 자체를 회피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미래 성장 동력 확충, 중산층 복원, 사회 양극화 해소, 공교육 정상화 등을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가에 대해 범여권과 치열한 가치 논쟁을 펼쳐야 한다. 그때만이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국민에게 보여 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이번 대선이 한국 정치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는 ‘중대 선거’가 되느냐의 여부는 전적으로 유권자에게 달려 있다. 무엇보다 후보들이 제시하는 가치 논쟁에 많은 관심을 갖고 냉정하게 평가해서 투표하는 ‘책임지는 유권자’(responsible voter)가 많아져야 한다. 그때만이 미래 가치에 대한 더욱 활기차고 생산적인 가치 논쟁의 장이 활짝 열릴 것이다.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진보논쟁’ 2라운드 시작될까

    올초 최장집 고려대 교수와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가 중심이 돼 한국 지식사회를 달군 이른바 ‘진보논쟁’이 한 단계 발전된 논의로 진화할 수 있을까? 그 시금석이 될 만한 논쟁 장(場)이 다시 마련됐다. 월간지 ‘인물과 사상’이 판을 깔았고, 최 교수를 향한 장문의 글로 논쟁을 촉발시킨 조 교수가 이번에도 운을 뗐다. 조 교수는 최근 발간된 ‘인물과 사상’ 11월호에 ‘한국 민주주의의 병목 지점과 그 돌파구는 무엇인가’란 글을 기고했다. 역시 원고지 156장의 장문으로,‘강준만 교수의 비판에 대한 반론을 겸하여’란 부제를 달았다. 부제가 말하듯 조 교수의 글은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지난 5월 같은 잡지에 쓴 ‘조희연:민중의 분노·위협이 대안인가?’에 대한 답글이다. 두 학자가 연이어 발표한 글은 올초 진행된 진보논쟁의 화두를 잇는다. 강 교수의 비판에 조 교수는 6개월 만에 화답했고, 이제 2차 논쟁의 기본 틀은 마련됐다. ●“동원정치가 지금 가능한가?” 최장집·조희연 교수간의 1차 논쟁은 사회경제적 민주화의 병목현상에 직면한 노무현 정부 지리멸렬상에 대한 원인분석과 해결방식을 놓고 벌어졌다. 조 교수는 한국 민주주의 위기를 바라보는 최 교수의 현상적 진단에는 동의하면서도, 그 원인(최:정당정치의 실패, 조:민중 분노의 조직 실패)과 극복방안(최:정당정치의 복원, 조:대중 및 사회운동의 급진화)에서는 견해를 달리했다. 최장집·조희연 논쟁에 비해 강준만·조희연 논쟁은 논점의 폭을 많이 좁혔다. 두 사람의 논쟁은 ‘한국 민주주의 정체를 극복하려면 대중의 염원을 강력한 계급적·정치적 요구로 표출시켜 기득권층을 압박해야 한다.’는 조 교수 해법의 타당성을 놓고 벌어졌다. 한국 민주주의의 현 상황에 대한 견해차를 확인하는 데서 그쳤던 1차 논쟁에서 한 단계 진전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5월 발표한 글에서 강 교수는 조 교수의 전략을 ‘동원정치’라고 불렀다. 강 교수는 단적으로 물었다.“지금 분노·위협의 동원정치가 가능한가?” ‘민중의 분노’로 대별되는 대중의 급진화 전략이 현 시기에 타당하냐는 것이다. 강 교수는 “1987년 이후 해온 게 그거 아니었나? 아직도 모자라서 또다시 그걸 해야 하는가?”라며 동원정치가 시대착오적임을 역설했다. 강 교수는 다시 묻는다.“도박은 노무현만으로 족하지 않나?” 강 교수에게 동원정치는 노무현 정부의 방식이기도 하다. 그는 “사실 분노·위협의 동원정치는 노 정권 내부에서 과잉이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였다. 노무현 스스로 그 선두에 서서 ‘시민혁명’을 선동하기도 했다.”면서 “노 정권을 ‘자폐정권’으로 만든 것 이외에 무슨 성과가 있었냐.”고 지적한다. 강 교수는 조 교수의 또 다른 해법인 ‘헤게모니 전략’과 ‘동원정치 전략’의 방법론적 충돌도 날카롭게 꼬집는다. 전자가 대중의 분노에 기반한 급진적 전략이라면 후자는 구체적인 정책을 토대로 한 차분한 접근이란 것이다. 양립할 수 없다는 게 강 교수 판단이다. 그는 “나는 조희연이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아비투스(습속)에 의해 자꾸 큰 그림(거대담론)만 그리려 드는 게 안타깝다.”면서 “구체적 실천을 하나 멋지게 성공해 놓고 그 성과의 토양에서 출발하는 거대담론을 생산하면 안 되는 걸까?”하고 물었다. ●“계급·사회적 각성이 민주주의 심화” 조 교수의 반론은 상당히 겸허하다. 우선 대중의 급진화 전략과 헤게모니 전략의 상호충돌 가능성을 인정한다. 조 교수는 “양자는 강준만의 지적처럼 모순적이고, 나 역시 이 긴장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한다. 반면 이런 상호모순은 강 교수에게도 존재한다고 덧붙인다. 안티조선운동의 전사(戰士) 강준만과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쿨 에너지’나 ‘강남, 낯선 대한민국의 자화상’을 쓴 강준만 사이엔 긴장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조선일보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는 강준만과 한국사회의 다양한 경계지점에서 지적 영향력과 분석력을 발휘하는 강준만 사이에도 급진화 전략과 헤게모니 전략의 충돌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자신의 진보적 민중주의와 노무현 대통령의 “엉터리 포퓰리즘”을 동격에 놓는 지적에도 동의하지 않는다.“한·미 FTA에서 보는 것처럼 친시장적인 개방 정책을 아무런 사회경제적 고려 없이 ‘전투적으로’ 밀어붙였던” 참여정부의 방식과 “비정규직 문제 등 사회경제적 의제들을 ‘전투적으로’ 밀어붙이길” 바라는 자신의 논리는 전혀 다르고 결과도 정반대라는 주장이다. 조 교수는 “우리 사회의 노동자·여성·비정규직·빈민 등 민중의 새로운 계급적·사회적 각성과 급진화가 한국 민주주의의 한 단계 높은 실현을 가능케 하는 역관계를 창출할 수 있다.”면서 이런 각성 때문에 “종합부동산세를 좌파적으로 보는 인식 구도 하에서는 생각할 수 없었던 ‘환매조건부주택’이나 ‘토지임대부주택’ 같은 정책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고 강조한다. 조 교수는 나아가 “우리는 ‘놈현스럽다’는 말이 나오게 된 작금의 현실을 단지 노무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며 우리 스스로의 태도와 전략을 성찰해내는 ‘내재적 성찰’의 자세를 갖지 못하고 있다.”며 ‘친독재 보수지식인-반독재 진보지식인’이라는 이분법적 잣대에 갇혀 진보와 보수의 경계를 넘는 횡단적 성찰에 소홀했던 진보진영에 치열한 자기성찰을 주문했다. 자유주의자 강준만과 진보주의자 조희연은 각자의 영역에서 학문적 결실을 맺어온 한국 사회의 몇 안 되는 신뢰받는 학자들이다. 이들의 논쟁이 두 사람간의 공방에 머물지 않고 민주주의 심화·발전을 위한 깊이 있는 논쟁으로 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鄭 “가치논쟁 토론 붙자” 李 “단일화 후보와 할것”

    한쪽은 만나려 하고 다른쪽은 피하려 한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연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1대1 토론’을 요구하고 있다.21일에는 “이번 대선에서 가치로 승부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밤샘토론’과 ‘국감 동반 출석’도 요구했다. 정-이 후보간 1대1 구도를 만들겠다는 계산으로 읽힌다. 반면 이 후보는 “범여권 단일화부터 이루고 오라.”고 일축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애걸해도 체급이 안 맞다.”고도 했다. 철저한 ‘무시모드’다. 정 후보는 이날 당산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후보간 끝장토론을 요구했다. 또 통합신당의 ‘차별없는 성장 특별위원회’와 한나라당 ‘경제살리기 특별위원회’의 정책전문가 대토론회 개최도 공개 제안했다. 그는 “1997년 대선에서 45차례 토론이 있었고,2002년에는 TV 토론을 포함해 85회의 토론이 있었다.”며 이 후보에게 맞대결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자신 있으면 나와서 토론 못할 이유가 없다. 새로운 가치에 대해 토론하자.”고 했다. 이 후보측의 무대응 전략에 답답한 기색이다. 그는 “이 후보가 유일하게 내세우는 게 지지율인데, 지지율 믿었다가 나중에 망신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상대를 자극하기도 했다. 정 후보는 다급하다. 이 후보의 대세론은 벌써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지지율은 50%를 넘는 고공행진이다. 대세론을 넘어 아예 ‘독주체제’다. 이제 막 추격에 나선 정 후보로서는 갈길이 멀다. 공격에 ‘올인’할 수밖에 없다. 정 후보는 연일 공격 수위를 올리고 있다.‘정글자본주의’‘냉전노선’‘약육강식’등 적나라한 표현도 쏟아낸다. 대립각을 명확하게 세워 전통적 지지층을 붙잡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빨리 1대1구도를 만들어 범여권 단일화 국면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셈법도 포함돼 있다. 이 후보에 맞서는 범여권 대표선수로 먼저 자리매김하려는 것이다. 반면 이 후보는 ‘충돌’을 피하고 있다. 지지율 20% 미만에다가 아직 범여권 단일 후보도 아닌 정 후보와 맞대좌할 필요가 없다는 태도다. 이 후보는 이날 광주에서 “만약 대선 후보간 토론회를 한다면 여타 후보들이 단일화된 후 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에서 후보간 토론회 개최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정동영 후보, 이인제 후보, 문국현 후보등 일부 대선후보들 사이에 후보 단일화하겠다는 말이 많은 만큼 이들 후보가 단일화를 이룬 후 특정 후보와 토론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나 대변인도 정 후보의 제안에 대해 “‘토론하자.’‘국감에 함께 가자.’고 애원하는 것은 1등 후보와 함께 지지율을 올리려는 수법”이라고 폄하했다. 공식적으로는 “범여권 단일화가 이뤄진 뒤에야 상대해주겠다.”는 입장이다. 속으로는 다른 계산법도 있다. 방송기자 출신에 달변인 정 후보와 벌써부터 TV토론을 벌여 유리할 게 없다는 판단이다. 자칫 말실수라도 했다간 오히려 손해보기 십상이라는 계산도 깔려 있다. 게다가 이 후보는 지난 11일 ‘MBC 100분 토론’에서 동문서답을 하는 등 당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당시 일부 네티즌들은 MBC홈페이지에 몰려가 “이게 토론이냐.”며 성토하기도 했다. 어쨌든 정 후보와의 토론은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이 후보의 최측근은 “TV토론으로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최대 3%포인트 안팎”이라며 “두 후보가 근접해 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도 아닌데 왜 우리가 TV 토론을 거부하겠냐. 일단 후보단일화부터 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규 박지연기자 nada@seoul.co.kr
  • ‘금산분리 존폐’논쟁

    ‘금산분리 존폐’논쟁

    기업집단이 은행을 소유하지 못하게 한 금산분리 원칙 존폐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19일 격화됐다. 대선 후보들의 경제관을 투영하는 바로미터로 금산분리가 부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금산분리 원칙을 지키자는 입장이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이를 완화해 대기업 그룹도 은행업에 진출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금산분리 완화를 시사한 참여정부 정책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면서 금산분리 유지를 촉구하고 있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후보가 어제 해외자본인 론스타가 건설업과 은행업을 동시에 영위한 적이 있다고 예를 들면서 금산분리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면서 “신당이 견지하는 금산분리 원칙은 엄밀히 말해 은행과 산업을 분리하는 ‘은산분리’로써 차별화된 성장전략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중 자금이 경색되면 은산분리 해제로 인해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게 서민과 중소기업”이라면서 “10년 전 일부 재벌사들의 금융사와 종금사가 사금고화돼 금융위기를 부른 게 생생하다.”고 우려했다. ●“금산분리완화 정부·삼성 유착 의혹” 김진표 정책위의장은 “이 후보가 글로벌스탠더드에 맞게 금산분리를 완화해야 한다고 했는데, 세계금융을 선도하는 미국이 은행에 관하여 금산분리를 지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전날 이 후보의 주장이 100%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산분리 완화가 재벌 편들기라면, 오히려 금산분리를 고집하는 것은 외국자본 편들기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한 뒤,“국내 산업이 은행을 인수하지 못하게 되면, 결국 국내에서는 외국 금융기관 외에 살 데가 없다.”고 현실적인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 정책위의장은 또 “외환위기의 발단은 재벌의 종금사 소유가 아니라 정부의 외환관리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우리는 제2금융권부터 완화하고 그 다음에 일반은행을 완화하는 등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 선대위 경제2분과위원장인 윤건영 의원도 “은행을 설립 또는 인수할 때 건전 운용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지 감독기관이 적정성 테스트를 하면 되는 것”이라면서 “금산분리는 결국 사후감독을 철저히 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측 심상정 선대위원장은 금산분리 문제와 관련,“정 후보가 모처럼 옳은 얘기를 했지만, 정 후보는 우선 참여정부의 금산분리 완화 배경에 대해 분명하게 말해야 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심 의원은 또 “금산분리 정책이 무너져 내린 데는 삼성과 참여정부 유착이 자리잡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은총재 “산업자본 은행경영 신중을” 한편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국회 재경위 국정감사에서 금산 분리 정책과 관련,“산업자본이 은행 경영에 참여한다는 의미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좋다.”면서 “한은은 이 문제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외국의 경우 법률로 산업자본의 은행 참여를 제한한 국가도 있고 법률로 제한하지 않는 국가도 있지만 법률로 규정해놓지 않은 국가에서도 산업자본이 은행업에 참여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은행의 경영이 금융논리가 아닌 다른 힘에 의해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 먼저 조성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두걸 홍희경 구동회기자 douzirl@seoul.co.kr
  • [최재천 인간견문록] 언론 위에는 하늘이 있소이다

    [최재천 인간견문록] 언론 위에는 하늘이 있소이다

    지난 3월27일 정부가 각 부처에 있는 기자실을 개방형 브리핑실로 바꾸고 기자들의 사무실 방문취재를 금지하는 ‘기자실 개선 및 정례 브리핑제 도입 방안’을 발표한 지 6개월여 만에 드디어 취재기자들이 복도로 쫓겨났다. 벌써 몇 년째 선진국 대열에 끼어들고 싶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는 이 나라에 지금 이 순간 이런 일이 일어나도 되는 것인가. 세상 물정에 어두운 탓인지 나는 사실 얼마 전 국립국어원의 신조어 사전에 실리기 전까지는 ‘놈현스럽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논쟁하기를 즐겨 하고 당신 스스로 논객처럼 행동하던 임기 초기의 노무현 대통령을 보며 나는 그가 임기 내내 적어도 언론과는 신명 나게 놀 줄 알았다. 그런 나의 기대를 저버리고 끝내 기자들을 몰아내는 그를 보며 참으로 ‘놈현스런’ 그의 언론 정책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나는 조선왕조실록을 우리 역사가 남긴 유물 중 으뜸으로 친다. 세계 어느 곳에 그런 기록을 남긴 민족이 또 있단 말인가? 그런 엄청난 역사의 기록을 있게 한 주인공은 바로 붓 한 자루에 목숨을 걸었던 올곧은 사관들이었다. 사관의 궁극적인 임무는 역사를 편찬하는 일이었지만 그에 앞서 보고 들은 그대로 사초를 작성함으로써 왕권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일 역시 그들의 중요한 임무였다. 나는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서 그 ‘왕권 견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언론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언론에 귀를 대고 있는 국민 모두가 사관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지금 정부 부처들과 언론의 관계는 조선시대 항상 임금의 지근거리에 머물며 왕명 출납을 담당하던 승지와 그들의 시정활동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던 사관의 관계와 그리 달라 보이지 않는다. 역사학자 박홍갑 박사의 저서 ‘사관 위에는 하늘이 있소이다’에 따르면 이들의 불편한 관계는 사관제도가 미처 뿌리를 내리지 못했던 조선 초기는 물론이고 그 후에도 임금에 따라 종종 불거졌다. 전체적으로 볼 때 성군일수록 사관의 입시에 관대했고 태종, 세조, 연산군 등 떳떳하지 못했던 임금들일수록 사관의 접근을 꺼려했다. 박홍갑 박사는 태종실록에 기록되어 있는 조선 초기 사관 민인생(閔麟生)과 태종이 벌인 설전을 상세하게 전한다. 그 일화를 간략하게 옮기면 다음과 같다. 태종이 편전에서 정사를 보고 있는데 도승지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밀고 들어온 민인생에게 편전에는 들어오지 말라고 했다. 그러자 민인생이 당당하게 대답했다. “비록 편전이라 하더라도 대신이 일을 아뢰고 또 경연의 강론을 하는데, 신과 같은 사관이 들어오지 못한다면 어떻게 갖추어 기록하겠습니까?” 이에 태종은 민인생을 달랠 심산으로 웃으며 말했다. “이곳은 내가 편히 쉬는 곳이니 들어오지 않는 것이 가하다. 비록 대궐 밖에 있더라도 어찌 내 말을 듣지 못하겠는가?” 그러자 민인생은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긴다. “신이 만일 곧게 쓰지 않는다면 위에 하늘이 있습니다.” 이에 박홍갑 박사는 다음과 같이 덧붙인다.“유교를 이념으로 창건된 조선에서는 하늘이 가장 무서운 존재였다. 하늘이 곧 백성이었다. 사관은 하늘과 백성을 ‘빽’으로 두었으니 무엇이 두렵겠는가.” 유교 시대가 이럴진대 민주시대인 지금 하늘은 훨씬 더 무서운 존재여야 하지 않을까. 하늘은 곧 언론이자 국민이다. 청와대 경내에는 ‘춘추관’이라는 현판이 달려 있는 건물이 있다고 들었다. 춘추관 또는 춘추예문관이란 본래 사관들이 역사를 기록하고 편찬하던 기구가 아니던가. 대못질을 하려면 그곳부터 해야 할 것이다.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 [대선후보 공약 검증] 鄭·李 ‘이명박 大入자율’ 반대…孫은 본고사만 찬성

    [대선후보 공약 검증] 鄭·李 ‘이명박 大入자율’ 반대…孫은 본고사만 찬성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지난 9일 대학입시 자율화 방침 등 교육공약을 발표하면서 교육정책을 둘러싼 정책대결이 본격화하고 있다. 교육정책은 정당의 정체성과 직결되는 사안으로 민감한 영역이기 때문에 교육양극화를 놓고 격론이 예상된다. 후보들의 교육정책을 실현가능성·내적 일관성·구체성 등으로 나눠서 분석해 보면 전체적으로 자신의 기본방향이나 철학·이념에 부합하는 내적 일관성은 높은 편이다. 그러나 예산 확보 등을 통한 실현 가능성은 회의적이어서 선심성 정책수준에 머물고 있다. 구체성도 떨어진다. 복지 정책의 근본은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것이다. 복지 분야의 공약은 후보의 이념적 정체성과 바람직한 사회상에 대한 생각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전반적으로 후보들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겠다는 지향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 교육분야 ●이명박, 특성화고 확대·대학입시 자율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특성화 고교 확대와 대학입시 자율화 공약은 참여정부 3불정책(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불가)의 뿌리를 흔드는 것이다. 고교 다양화를 위해 자율형 사립고 100개 육성, 직업 전문화고 50개 육성, 기숙형 공립고 150개 육성을 내놓았다. 영어수업 확대와 3단계 대입자율화, 교원경쟁 유도 등도 주요 공약이다. 연간 30조원의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이 후보의 교육 정책은 본고사 및 고교등급제를 사실상 부활시키는 조치로, 사교육을 강화하고 대입 위주 교육을 부추겨 교육 및 사회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비판과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민주노동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은 “최상위층을 위한 정책”이라면서 “귀족형 사립고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져 사교육비가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고 비판한다. 반면 한국교총과 보수단체들은 “고교평준화에 의존하지 않고 고교 유형을 다양화하고 대학입시를 자율화하는 것은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며 반긴다. 논란 여부를 떠나 중도보수 성향을 보이고 있는 이 후보가 자율과 경쟁이라는 보수적 가치를 교육정책의 근간으로 삼은 것은 공약의 내적 일관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손학규, 학생선발 대학 자율에 대통합민주신당의 손학규 후보는 큰 틀에서 이명박 후보와 궤를 같이한다. 고교등급제에 대해 ‘약한 부정’, 본고사 부활에는 ‘약한 긍정’의 입장을 내세운다. 손 후보의 세계 100대 대학 10개 육성과 글로벌 인재 10만명 양성 공약은 실현하기에 벅찬 면이 있다. 본고사 등 학생선발을 대학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데는 일관성이 높다고 하겠다. 하지만 현행 대입제도의 골간이 과거 한나라당 정부에서 나온 것이라는 지적과 비판에는 이명박 후보와 함께 자유롭지 못하다. 사교육비 부담 없는 교육 공약은 구체성이 약하다.3불 정책과 사교육비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제시하지 못하는 부분도 구체성을 떨어뜨린다. ●정동영, 교육예산 40조원 증액 정동영 후보는 교육예산을 40조원가량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중앙정부의 교육예산이 모두 43조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재원마련에 대한 문제제기에 봉착한다. 국공립대 등록금 지원 공약은 사립대와 차별을 낳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 후보는 0세부터 고교까지 무상교육을 기본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체성을 띠고 있다. 정 후보는 3불 정책에 대해 유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이해찬 후보도 마찬가지다. ●이해찬, 졸업-취업 연계 이해찬 후보는 교육부 장관 시절 모의고사, 야간자율학습 폐지 등의 개혁조치로 인한 ‘이해찬 세대’의 학력저하 논란과 교원정년 단축 등으로 인해 교육계의 반감을 사고 있다. 이런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교육 한국 21(EK21)’을 내세우고, 졸업이 취업으로 이어지는 체제구축을 내세운다. 하지만 교육 한국 21의 세부내용과 재원마련 방안이 없다.‘두뇌한국 21(BK21)’을 연상케 하지만 두뇌한국은 한국과학기술평가원의 평가에서 A∼E 5개 등급 가운데 D등급을 받았다. 졸업이 취업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공약은 공허한 감을 주고 있다. 중도진보 성향의 정동영·이해찬 후보는 투명성, 책임, 평등과 같은 진보적 가치에 비중을 두는 교육정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관성을 찾을 수 있다. ●권영길,3불정책 법제화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논술 폐지, 대학 평준화 등의 공약을 제시하고 있어 사교육비 지출을 막는 데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공약 실현을 위해서는 연간 22조원,5년간 114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권 후보는 교육재정의 국내총생산(GDP)의 7% 확보와 부유세 신설, 군축에 따른 국방예산 활용 등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실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기는 하지만 공교육의 정상화와 교육기회 확대를 위해 대학 평준화와 논술폐지 같은 정책은 구체성을 띠고 있다고 진단된다.3불 정책은 우리 사회의 기본 원칙이자 룰에 해당되기 때문에 법제화돼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끈다. ■ 복지분야 복지분야에서 ‘돌봄이 119 유비케어 시스템’ 구축(이명박), 치매·중풍 같은 노인성 질환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손학규), 유아에서 대학까지 무상교육 실시(권영길) 등은 어느 정도 구체성을 띠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예산확보 등의 방법론은 취약해 실현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다. 후보마다 각종 무상 의료·교육 등을 제안했지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선언적 차원에 머무르고 있다. 사회복지예산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인 국내총생산(GDP)의 20% 수준까지 늘릴지에 대해서도 당위적 필요성을 제기하는 데 그치고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영유아 보육과 저소득층·노인 복지에 많은 비중을 두면서, 노인들이 항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돌봄이 119 유비케어 시스템’ 구축 방안을 제시했다. 이 후보의 복지 정책을 달성하려면 한 해에 4조 5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후보 측은 “불요불급한 낭비성 예산을 한 해 20조원가량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재원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시장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감세정책을 주장하면서 어떻게 복지공약을 달성할지 의문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손학규 후보는 근본적인 개혁보다는 현 체제를 유지하며 효율성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손 후보는 복지예산 확보를 위한 증세에는 부정적이다. 기업의 사회공헌에 대한 세제상 인센티브 등 민간의 역할 강화를 통한 예산확보를 주장하지만 실현성은 떨어진다. 이명박-손학규 후보는 분배보다는 성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복지정책은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겠다. 정동영 후보는 ‘OECD 평균 수준으로 예산 대비 복지비 증액´을 정책적 판단이 아닌 사회적 변화의 흐름으로 제시하고 있어 구체적 근거나 계획, 전략이 부족하다. 정 후보와 이해찬 후보는 성장보다 복지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지만 강도면에서 차이가 많다. 정 후보는 현실을 기반으로 한 단계적 사회안전망 구축을 발전 방향으로 삼고 있다. 이해찬 후보는 정 후보에 비해 사회안전망 구축과 관련해 개혁적 성향이 강한 편이다. 국방비 축소 등 예산비율의 조정을 통한 복지예산 확보 방안을 제시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총리 시절 양극화 폐해를 줄이는 정책을 제시해 왔다는 점에서 복지개혁 마인드가 많다고 여겨진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공약들은 한마디로 돈을 벌기보다 쓰는 일에 집중돼 있다. 대학 진학률이 82%인 우리나라에서 유아∼대학 무상교육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단순한 복지 투자확대를 주장하지 않고 복지국가에 대한 철학을 갖고 복지정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관성을 상당히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 李,교육정책 보고 즉석수용

    “다른 후보들이 저마다 교육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니, 국민들이 안 믿어줄 것 같아서 얘기 안 했지만 사실 나는 교육에 관심이 많다. 나야말로 교육 대통령이 되고 싶다.” ●수월성 교육 바탕 저소득층 배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가 지난달 초 이주호 제5정조위원장에게 했다는 말이다. 이 후보는 이 위원장으로부터 교육분야 보고를 받고는 “내용이 좋다. 이것을 잘 다듬어서 공약으로 발표토록 하자.”고 즉석에서 수용했다고 한다.9일 이 후보가 전체 분야 가운데 ‘1순위’로 교육 공약을 발표하게 된 배경이다. 이 후보의 지시에 따라 당내 일류국가비전위원회(위원장 김형오 의원)가 중심이 돼 기존 이 후보 캠프의 정책과 당의 정책을 조율해 최종 공약을 탄생시킨 것이다. 공약 채택 과정에서 이 후보와 토론을 했던 이 위원장은 “교육에 대한 이 후보의 이해가 아주 빨랐다.”면서 “평소 교육에 관심이 많은 데다, 서울시장 시절 교육 관련 정책을 추진했던 경험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이 후보 스스로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했고, 이 후보를 만나는 국민들마다 사교육 문제를 호소하니까 자연히 관심을 더 많이 갖게 된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기업가 출신답게 프로젝트식 접근 이 위원장에 따르면, 이 후보는 교육에서 탈이념적 성향을 보이는 게 특징이라고 한다. 이론적인 논쟁보다는 기업인 출신답게 ‘프로젝트 베이스’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이날 발표된 공약이 전체적으로 ‘수월성 교육’이란 대지 위에 ‘저소득층 배려’라는 이질적 건물을 세우는 식으로 이뤄진 것이 이 후보의 탈이념적 성향을 방증한다는 평가다. 이 후보는 특히 영어교육 부문과 함께 전문계 특성화 고교인 마이스터(meister) 고교 육성에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고 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신당 대선후보 정책 검증-이해찬] 李후보의 참여정부 평가

    [신당 대선후보 정책 검증-이해찬] 李후보의 참여정부 평가

    참여정부의 적자(嫡子)를 자처하는 이해찬 후보는 “공과(功過)를 모두 받아 안겠다.”고 공언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추진했던 정책을 전폭적으로 찬성하고 계승한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서울신문이 참여정부의 핵심 논쟁 정책 12개에 대한 찬반여부와 점수화를 요구한 데 대해 이 후보는 4개의 정책에는 10점 만점을 매겼고,2개의 정책에도 9점을 줬다. 최하 점수를 받은 기자실 통폐합 조치도 6점으로 손학규 후보의 3점, 정동영 후보의 4점보다 훨씬 후했다. 이 후보가 10점 만점을 준 정책은 종합부동산세, 전시작전권 환수, 행정수도 이전, 햇볕정책으로 집권하면 이 정책들을 무조건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가장 낮은 점수를 준 기자실 통폐합과 관련해서도 이 후보는 “정부와 언론의 대등한 균형관계, 건전한 긴장관계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찬성했다. 다만 “일부 부처에서는 여전히 정보 독점과 비밀주의가 남아 있기 때문에 정보공개 강화를 통해 국민의 알권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보완 방침을 밝혔다. 다른 후보들이 민간택지 아파트의 원가공개를 반대하는 것과 달리 이 후보는 “민간택지까지 확대된 원가공개와 분양가상한제를 엄밀히 검증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오히려 정책 강화를 주장했다. 출자총액제한제도에 대해서는 “출총제를 폐지하면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 심화된다.”며 유지 입장을 고수했다. 이 후보는 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를 금지하는 ‘3불 정책’에 대해 기조는 유지하되, 대학의 자율과 고교 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협의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개헌과 관련해서도 찬성을 표시하며 “우선 사회적 공론화를 거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참여정부가 추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점수를 매기지는 않았지만 현행 흐름을 유지할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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