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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필리핀, 인프라·방산 넘어 조선·광물 분야로 협력 확대

    한국·필리핀, 인프라·방산 넘어 조선·광물 분야로 협력 확대

    특정 방산물자 조달 위한 약정 체결“조선 강국 간 협력 잠재력 무궁무진”AI·차세대 통신 분야도 협력 확대李, 조종사 점퍼·거북선 선물 건네 필리핀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3일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전략적 산업과 신성장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한국 기업이 필리핀의 인프라 산업 및 방위 사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동시에 조선·원전·핵심광물·인공지능(AI) 등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마닐라 말라카냥궁에서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저는 마르코스 대통령님께서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인프라 산업 관련 정책을 적극 지지하며 한국도 긴밀히 동참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마르코스) 대통령님께서도 환영한다고 화답해 주셨다”고 전했다. 또한 “우리 방산 기업이 필리핀군 현대화 사업에 적극 참여하도록 함께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수의계약 가능 업체 목록을 확대해 한국 기업의 수주 여건을 개선하고자 하는 ‘특정 방산물자 조달을 위한 시행약정’을 체결했다. 양국은 조선, 원전, 공급망, AI·디지털 등 신성장 분야에서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은 선박 건조량 기준 각각 세계 2위와 4위인 조선 강국으로 조선 협력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며 “원전 분야에서도 실질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HD현대중공업과 필리핀 기술교육 및 개발청은 4일 현지 숙련 조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조선산업 기술 발전 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수출입은행, 필리핀 발전회사 메랄코는 ‘신규 원전 협력 MOU’를 맺는다. 아울러 양국은 ‘핵심 광물 협력 MOU’를 체결해 핵심 광물 및 공급망 관련 실질 협력을 확대하고, ‘디지털 협력 MOU’를 통해 과학기술 협력을 AI, 차세대 통신 인프라 등 분야로 확대키로 했다. 회담에서는 미국의 이란 공격 등 최근 중동 상황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마르코스 대통령님과 저는 중동의 평화가 조속히 회복되기를 희망했다”며 “마르코스 대통령님께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우리 정부의 대화 재개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신 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후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말라카냥궁에서 마르코스 대통령 부부가 주최한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만찬 계기에 어린 시절 조종사가 꿈이었던 마르코스 대통령에게 한국 공군의 조종사 항공 점퍼를 선물했다. 점퍼 오른팔에는 한·필리핀 수교 77주년 기념일인 3월 3일을 상징하는 ‘3377’ 패치를 부착했다. 또 순금으로 도금한 거북선을 선물하며 양국의 방산 협력 강화를 기원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 [열린세상] 나는 중도다

    [열린세상] 나는 중도다

    3월이다. 정치의 시즌이 개봉박두다. 청운(출세?)의 꿈을 안은 채 봉사의 길을 걷겠다는 분이 차고 넘친다. 이제 꿀 같은 유혹이 우리 귀를 즐겁게 할 것이다. 그 끝은 미미하겠지만. 이들에겐 당선이 절대 선(善)이다. 이때 중도가 주메뉴로 등장한다. 중도 확장, 중도 공략, 중도 포섭. 왜? 유권자에게 “당신은 좌인가 우인가”라고 묻는 순간,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답하니까! “나는 좌도 우도 아니고 그냥 중도야.” 이 말은 단순한 회색 선언이 아니다. 대한민국 정치 지형에서 보수는 곧 우(右), 진보는 곧 좌(左)라는 등식이 과도하게 굳어진 현실에 대한 피로의 표현이다. 정책의 내용보다 진영의 색깔이 먼저 규정되는 정치, 사안별 판단이 아니라 편 가르기가 앞서는 정치에 대한 거리 두기다. 한국 정치에서 보수와 진보는 점점 좌우라는 이념 대립 구도로 상치돼 왔다. 안보는 우의 상징이 되고, 복지는 좌의 전유물처럼 소비된다. 경제정책조차 이념의 잣대로 재단된다. 그 결과 복합적인 현실은 단순한 프레임 속에 갇힌다. 유권자의 다양한 판단 역시 진영 논리 속에서 왜곡된다. 이런 환경에서 “나는 중도야”라는 말은 이념적 중립이 아니라 판단의 자유를 지키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세금 문제에서는 보수적일 수 있고, 복지 정책에서는 진보적일 수 있다. 노동 문제에서는 개혁을 원하면서도 안보 문제에서는 단호함을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좌우 구도는 이런 복합성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유권자는 스스로를 진영으로 규정하지 않고 ‘중도’라 부른다. 정치학적으로 중도는 가운데가 아니다. 중도란 고정된 이념에 충성하지 않고 민주주의, 법치, 시장, 공정이라는 기본 가치를 전제로 해 사안별로 현실적인 해법을 선택하는 태도다. 다시 말해 중도는 위치가 아니라 정책 판단의 기준이다. 여기서 중요한 지점이 있다. 중도는 고정된 집단이 아니다. 정책에 의해 움직이고, 정책에 의해 재구성된다. 말의 온도나 이미지 전략이 아니라 실제 정책 설계와 집행이 중도의 향방을 결정한다. 보수가 구조적으로 중도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핵심 지지층만으로는 집권이 어렵기 때문이다. 보수는 중도를 얻어야 한다. 반면 진보, 특히 좌파는 의제 설정 능력이 강하다. 불평등과 정의라는 담론은 중도를 직접 설득하지 않아도 사회적 중심으로 이동한다. 그래서 진보는 굳이 ‘중도 확장’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아도 일정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착시일 수 있다. 정책이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을 때 중도는 조용히 이동한다. 경제가 불안해지면 복지 담론은 재검토되고, 안보가 위협받으면 평화 담론은 흔들린다. 반대로 불평등이 심화되면 시장 중심 정책은 재평가된다. 중도는 이념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체감되는 정책 효과에 반응한다. 그래서 중도를 기술만으로 얻겠다는 발상은 오래가지 못한다. 선거철에만 공정을 말하고, 선거가 끝나면 진영 논리로 회귀하는 정치에 중도는 머물지 않는다. 유권자가 말하는 “나는 그냥 중도야”는 사실상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나는 정책을 보겠다. 작동하는가, 설명 가능한가, 지속 가능한가, 혹시 거짓말인가.” 중도는 무색이 아니다. 명분과 개인적 유불리를 떠올린다. 중도는 결과에 따라 박수 치는 집단이 아니다. 정책에 따라 방향을 바꾸는 집단이다. 이를 이해하지 못한 정치라면, 아무리 중도를 외쳐도 그 말은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 중도는 잡아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정책으로 증명해야 할 영역이다. 정치가 이를 깨닫는 순간 좌와 우의 구도도 비로소 현실을 반영하기 시작할 것이다. 정치 선전과 선동이 극에 달해도 결국 국민은 중심으로 회귀할 것이다. 이것이 미래를 여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 [서울광장] 코스피 6000, ‘비이성적 과열’ 안 되려면

    [서울광장] 코스피 6000, ‘비이성적 과열’ 안 되려면

    1990년대 중반 미국 증시는 낙관의 열기로 끓어올랐다. 인터넷이 세상을 바꾸고 정보기술(IT)이 생산성을 영구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신경제’에 대한 믿음이 시장을 지배했다. 이익을 내지 못한 기업들까지 ‘미래’라는 이름으로 값이 매겨졌고, 나스닥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주가는 현실보다 한참 앞서 달렸다. 광풍에 가까운 증시 한가운데서 당시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던 앨런 그린스펀은 워싱턴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을 언급했다. 시장이 들뜬 것 아니냐는 경고였다. 잠시 숨을 고르는 듯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확신이 경고를 눌렀다. 그러나 2000년 봄, 흐름은 급격히 꺾였다. 나스닥은 정점 대비 70% 넘게 무너졌고, 혁신을 내세웠던 기업 상당수가 사라졌다. 일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10년대 들어 장기 침체를 끝내겠다는 통화 완화와 개혁 기대가 맞물리며 증시는 힘을 받았다. 아베 신조 총리 시기 엔화 약세와 금융 완화를 발판으로 자금이 몰리며 닛케이 지수는 2015년 15년 만에 2만선을 돌파했다. ‘잃어버린 20년’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는 기대가 시장을 한없이 밀어 올렸다. 하지만 2만선은 오래 버티지 못했다. 경기 둔화와 구조적 한계가 겹치며 다시 주저앉았다. 기대에 비해 경제의 체력은 그만큼 빠르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사적인 ‘코스피 6000 시대’를 맞은 지금, 왜 과거의 장면이 떠오를까. 반도체와 인공지능(AI)을 둘러싼 기대, 기업 실적 전망 상향이 지수를 끌어올리며 새로운 고지에 오른 것은 분명한 성취다.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도 예전과 다르다. 상법 개정으로 지배구조가 개선됐고 산업의 폭도 넓어졌다. 외환과 금융 시스템 역시 과거 위기 때보다 안정됐다. 그래서일까. 우리도 “이번엔 다르다”는 자신감이 시장에 가득하다. 그러나 숨 고를 틈 없이 이어진 상승 속도는 환호만큼이나 불안을 남긴다. 실제로 시장 곳곳에서 경고 신호가 나타난다. 외국인이 20조원 넘게 순매도하는 사이 개인 투자자들이 그 물량을 받아내며 지수를 떠받치고 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빚을 내 투자하는 자금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최근 사상 최대인 32조원을 넘어섰고, 한 달 새 2조 7000억원이나 급증했다. 상승의 한 축이 빚에 기대고 있다는 의미다. 열기가 식는 순간 그 부담이 한꺼번에 가중될 수 있다. 지수는 화려하지만 상승은 일부 대형주에 쏠려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40%를 웃도는 사이 많은 종목은 제자리다. 쏠림이 깊어질수록 시장은 작은 충격에도 크게 흔들린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의 대이란 공습이라는 큰 변수가 던져졌다. 어제 장이 열렸다면 어떤 흐름이 나왔을지 아찔하다. 삼일절 대체휴일 휴장을 두고 “순국선열께 감사할 일”이라는 농담이 나온 것도 그만큼 시장의 민감도가 높다는 방증이다. 여기에 실물과의 괴리 역시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일부 전략 산업이 선전하고 있지만 그 파급력이 경제 전반의 활기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꿈의 숫자를 연일 경신하고 있지만 소비와 내수의 침체는 여전하다. 이런 괴리가 지속된다면 상승의 온기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경제는 결국 심리가 움직이는 영역이다. 지금의 급상승도 기대가 동력원이다. 그러나 희망만으로는 오래 버티지 못한다. 지수가 아니라 기업의 체력이 먼저다. 실적이 따라오지 못하면 기대는 금세 식는다. 정부가 증시를 국정 성과처럼 관리하려는 유혹은 이해할 수 있지만, 숫자를 밀어 올리는 것만으로는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 정책은 상승을 더 밀어붙이는 수단이 아니라 과열을 식히고 충격을 줄이는 안전판이어야 한다. 코스피 6000 돌파는 분명 성취다. 그러나 성취는 동시에 시험이다. 숫자만 과신하고 도취되는 순간 위험은 잉태된다. ‘부자 몸조심’이라는 속담처럼 잘나갈수록 삼가고 살펴야 한다.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과열의 유혹을 경계할 때 코스피 6000은 한국 경제의 골디락스를 상징하는 이성적 지표로 자리잡을 것이다. 박상숙 논설위원
  • [기고] ‘진짜 재정’ 위한 재정 성과 평가를

    [기고] ‘진짜 재정’ 위한 재정 성과 평가를

    올해 국가 재정 규모가 700조원을 돌파했다. 10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예산의 크기가 커진 지금, 재정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 국민에게 중요한 것은 예산의 양적 지표보다 그 막대한 재원이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쓰여 어떤 성과를 내는가 하는 질적 가치일 것이다. 적극 재정으로 재정의 역할이 커진 만큼 국민의 소중한 세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책임 또한 무거워졌다. 적극 재정이 성공하려면 지출의 투명성과 전문성이 뒷받침되는 ‘스마트한 재정 운영’이 필수다. 단순히 예산을 집행하는 행정에서 벗어나 그 결과가 국민의 삶에 어떤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엄정하게 입증해야 한다. 이런 요구에 따라 지난달 28일 재정사업 성과평가단이 공식 출범해 4개월간의 점검에 돌입했다. 각 부처가 스스로 사업을 점검하던 자체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 전문가 중심의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통합평가 체계로 전면 개편된 첫 사례다. 20여년간 유지돼 온 평가의 틀 자체를 바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평가단은 학계와 연구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민간 위원 150명 내외로 구성됐으며 15개 분야 17개 분과로 운영된다. 객관성과 투명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외부 공모와 시민사회 추천 등 다양한 경로를 활용했다. 전체 위원의 약 10%를 시민사회 인사로 구성해 관료적 시각이 아닌 국민의 눈높이에서 낭비와 비효율을 가감 없이 지적할 수 있도록 했다. 평가단은 앞으로 약 2500개, 186조원에 달하는 방대한 재정사업을 정밀 진단한다. 평가는 네 가지 핵심 항목을 기준으로 이뤄진다. 이를 통해 사업의 존치 여부와 예산 규모를 결정한다. 첫째, 재정사업 필요성이다. 정부 개입의 타당성과 법적 근거를 따지고, 민간이나 지자체가 수행할 수 있는 영역인지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사업 목표가 이미 달성됐거나 다른 정책 수단으로 대체 가능하면 구조조정 대상이 된다. 둘째, 사업 계획의 적정성이다. 국정과제와의 연계성, 수혜 대상과 지원 규모가 적절하게 설계됐는지를 살핀다. 셋째, 집행 효율성이다. 최근 3년간 실집행률과 이월 규모를 분석하고 불필요한 행정 비용 발생은 없는지, 부정수급 모니터링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점검한다. 마지막으로 성과 달성도를 평가한다. 분야별 특성을 반영한 실질적 성과는 물론 국민의 정책 체감도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평가 과정은 부처의 기초조사 보고서 제출을 시작으로 서면평가, 대면평가, 쟁점사업평가의 단계를 거친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재정정보원 등 전문기관이 전문성을 뒷받침한다. 최종 결과는 정상 추진, 사업 개선, 감액, 폐지·통합 등 네 등급으로 나뉘어 2027년도 예산안 편성에 반영된다. 특히 감액이나 폐지 판정을 받았음에도 부처가 예산을 요구하면 그 사유를 대외적으로 공개해야 하는 강력한 환류 시스템을 갖춰 평가의 실효성을 확보했다. 스마트한 재정 운영은 단순히 지출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비효율을 걷어내 재원이 정말로 필요한 곳에 집중되도록 설계하는 과정이다. 적극 재정의 시대일수록 재정 운영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얻기 위한 과학적이면서 증거에 기반한 평가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번 성과평가가 한국 재정이 관성적인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혁신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앞으로 이 재정 성과 평가가 불필요한 지출을 걷어내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재정 운영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우석진 기획예산처 재정사업성과평가단장(명지대 교수)
  • [세종로의 아침] 관광에 ‘1만 시간’ 투자했더라면

    [세종로의 아침] 관광에 ‘1만 시간’ 투자했더라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 여행에 진심인 편이다. 고래가 길을 잃고 해안으로 쓸려오고, 오사카 도톤보리강에 물고기 떼가 몰려와 대지진의 전조를 알려도 관심을 돌리기엔 역부족이다. 그 덕에 일본은 지난해 역대 최대 관광 실적(4268만 3600명)을 수확했다. 그중 최고 공신은 단연 방문객 1위 한국인(945만 9600명·22%)이었다. 처음엔 낮은 환율 덕이라 보는 견해가 우세했다. 하지만 단지 ‘싸서’ 가는 것만은 아닌 듯하다. 환율 변동과 무관하게 일본 방문의 흐름은 늘 견고하다. 우리가 일본에서 소비하는 다른 뭔가가 있다는 얘기다. 좀더 자극적인 이야기 하나 더. 한국은 일본보다 관광 강국이었다. 외래 관광객 1000만명이라는 이정표도 한국이 일본보다 1년 빠른 2012년에 달성했다. 2015년에 이 구도가 뒤집힌다. 이후 역전 구도가 깨진 적은 없다. 이유가 뭘까. 우리와 일본의 차이 말이다. 이를 살피는 건 곧 한국 관광의 미래를 모색하는 과정이다. 원인은 무수히 많을 터. 우선 관광 정책의 지속성과 우리 안의 냉소주의부터 들여다보자. 대구 남구의 앞산 아랫마을에 빨래터 축제라는 게 있었다. 빨래터 공원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축제다. 빨래터라…. 상상만으로도 짜릿하다. 연분홍 수양벚꽃이 흐드러진 우물가에 동네 아낙이 우르르 모여 앉아 빨래하는 장면이라니. 세상 어느 남정네가 벚꽃 아래에서 빨랫방망이를 내려치는 여인네를 보며 가슴이 두방망이질 치지 않으랴. 어딘가 본능에 호소할 소지가 다분한 그림이다. 축제 구성도 신선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젊은이들의 동참을 끌어내는 방식이 특히 그랬다. 앞산 아래는 대명공연문화거리로 소극장들이 몰려 있는 곳이다. 예나 지금이나 ‘예술 하는’ 젊은이들은 배가 고프다. 축제는 그 청년들을 주요 구성원으로 활용해 흥을 불어넣는 프로그램들로 빼곡히 채웠다. 몇 해 뒤 대구 출장길에 관계자에게 물었다. 올해 빨래터 축제는 언제 열리냐고. 끝났단다. 그새 자치단체장이 바뀌었고, 그는 전임자의 흔적이 역력한 축제를 그냥 두지 않았다고 했다. 명칭부터 캐릭터가 불분명한 이름으로 바뀌었다. 강원 원주의 국제따뚜축제도 비슷하다. 이름도 독특한 따뚜축제는 각국 군악대가 모여 퍼레이드도 하고 공연도 여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이 역시 2010년에 자진 해산 형식으로 사라졌다. 따뚜축제가 지속해 관록을 쌓았더라면 어땠을까. 반면 일본은 2003년 당시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관광홍보 CF에 출연해 요코소 재팬(‘어서 오세요, 일본으로’) 캠페인을 알린 이후 관광홍보 정책을 지속해 오고 있다. 나라 안팎의 정세가 바뀌고, 정파도 변했지만 ‘내일의 일본을 지탱하는 관광 비전’이란 국가 전략이 수정된 적은 없다. 우리 안의 냉소주의도 걷어내야 한다. 여론조사 때마다 해외로 나가는 이유로 국내 콘텐츠 부족을 꼽는 이가 많다. 지방 출장 때마다 현지인에게 듣는 이야기인 “우리 동네 뭐 볼 게 있냐”는 것과 얼개가 똑같다. 지역민이 그렇듯, 혹시 우리가 우리나라 사람이어서 볼 게 없다는 생각을 갖는 건 아닐까. 얼마 전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가 열렸다. 국무총리가 주재하던 종전과 달리 대통령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사실 관광산업 논의 자리에 대통령이 서는 건 정치적으로 좋은 선택이 아닐 수 있다. 허구한 날 적자만 내는 자리에 참석해 봐야 득보다 실이 많을 게 뻔해서다. 회의 결과와 관계없이 이 점만으로도 박수받을 일이라 여겨진다. 아이 하나 키울 때 온 마을이 필요하듯, 관광산업을 일으키려면 온 나라가 나서야 한다는 걸 대통령이 보여 줬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의 “한국은 살아 보고 싶은 나라”란 말도 인상적이다. 관광의 목적과 정확히 부합해서다. 살고 싶은 곳의 다른 이름은 ‘복지’다. 삶의 현장을 누구나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것, 그게 국민 복지 아닌가. 관광은 그 이후에 자연스레 따라온다. 손원천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 부영그룹 신임 회장에 이용섭 전 장관

    부영그룹 신임 회장에 이용섭 전 장관

    부영그룹은 이용섭 전 건설교통부·행정자치부 장관을 신임 회장으로 전날 선임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신임 회장은 행정고시 14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관세청장과 국세청장을 거쳐 행정자치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청와대 혁신관리수석비서관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부영그룹은 이 회장이 18, 19대 국회의원과 민선 7기 광주광역시장을 지내며 입법 역량과 행정력, 정책 추진력을 보여 줬다고 소개했다. 이 회장은 “부영그룹이 그동안 쌓아온 건실한 경영의 토대 위에서 국민 주거 안정이라는 국가적 요구에 부응하고 더욱 신뢰받는 글로벌 국민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변화와 혁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영그룹은 “이 회장은 그룹의 내실을 다지고 변화하는 경영 환경을 선도하여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완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부영그룹은 창업주인 이중근 회장과 함께 공동 경영을 해 온 이희범 회장(전 산업자원부 장관)의 퇴임으로 이 신임 회장을 선임했다.
  • 전국 우주항공 매출·종사자 절반 사천 집중… 산업진흥원 입지 ‘최적’

    전국 우주항공 매출·종사자 절반 사천 집중… 산업진흥원 입지 ‘최적’

    5만명 온·오프라인 서명 운동시의회 결의안 채택·국회 발의 경남 사천시가 정부의 우주항공산업진흥원 설립 추진에 맞춰 유치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시의회 건의안 채택과 범시민 서명운동, 국회 법안 발의까지 이어지며 지역 차원의 유치 움직임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3일 사천시에 따르면 국민의힘 서천호 의원은 지난달 우주항공산업진흥원 설립 근거를 담은 ‘항공우주산업개발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제도적 기반 마련을 가시화했다. 정부가 ‘제4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 수정계획’을 통해 진흥원 설립을 공식화한 이후 후속 입법이 추진된 것이다. 개정안은 우주항공청 산하에 진흥원을 설치해 정책 개발과 산업 육성, 연구개발 사업화, 인력 양성, 기업 지원 등을 수행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천시는 진흥원 입지 최적지임을 강조하며 유치전에 나섰다. 시는 우주항공청이 위치한 도시이자 항공기·우주체계 설계부터 제작·시험·정비(MR O)에 이르는 전주기 산업 기반을 갖춘 국내 대표 우주항공 집적지라는 점을 내세운다. 사천은 전국 우주항공산업 매출의 52.4%, 종사자의 45.4%가 집중돼 있어 정책 실행과 산업화 연계 효과가 크다는 입장이다. 지역 정치권도 힘을 보태고 있다. 사천시의회는 지난달 9일 ‘우주항공산업진흥원 사천 설립 촉구 건의안’을 의결했다. 건의안에는 정책을 현장에서 실행할 산업 육성기관인 진흥원이 산업체가 밀집한 사천에 설치돼야 기업 성장과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범시민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시는 진흥원 사천 설립을 촉구하고자 5만명 참여를 목표로 온·오프라인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서명운동은 입지 확정 때까지 이어진다. 시는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와 지역 행사, 기업체 등을 연계해 참여를 확대하고 지역사회 의지를 정부와 국회에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우주항공산업진흥원은 정책을 산업 현장에서 실행하는 핵심 기관”이라며 “우주항공청과 산업 생태계가 함께 구축된 사천이 진흥원 기능을 가장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전략적 입지”라고 강조했다.
  • 드론·위성·발사체 만드는 사천… 우주항공복합도시로 도약

    드론·위성·발사체 만드는 사천… 우주항공복합도시로 도약

    연구개발·인증·사업화 집적 전략기업 협력·기술 축적 속도 빨라져창원대 우주항공 특화캠퍼스 조성우주청 신청사 2030년 완공 목표국가산단엔 두원重 등 민간 입주사천 국제공항 기능 강화도 추진경남 사천시가 ‘도시는 산업으로 성장하지만 완성은 사람으로 이뤄진다’는 기조 아래 우주항공 산업을 축으로 한 도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산업단지 확장을 넘어 경제·교육·정주 환경을 함께 설계하는 ‘우주항공복합도시’ 조성이 핵심 방향이다. 생산 중심 산업도시에서 연구개발과 인재 양성, 생활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도시 구조로 바꾸겠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사천은 항공기 제작과 부품 생산 기반을 갖춘 지역이다. 시는 이러한 토대를 앞세워 드론과 위성, 우주발사체까지 산업 영역을 넓히며 ‘전주기 우주항공 산업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연구개발과 제작, 시험·인증, 사업화 기능을 한 지역에 집적하는 방식으로 산업 구조를 고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산업 기능이 한곳에 모이면 기업 간 협력과 기술 축적 속도가 빨라지고 생산과 연구가 동시에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 형성이 기대된다. 최근 기업 생태계 역시 변화 조짐을 보인다. 대기업 중심 생산 구조에서 벗어나 중소기업·스타트업·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집적형 산업 구조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이에 부품 공급망과 기술 협력, 창업 활동이 동반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는 기존 항공 중심 도시에서 우주항공 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도시로 범위를 넓히며 복합도시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캠퍼스 조성으로 인재 양성 ‘실행 단계’ 이 같은 구상은 교육 인프라 구축을 통해 현실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시는 지난달 용현면 통양리 일원 4만 6797㎡ 터에 국립창원대 우주항공 특화 캠퍼스 조성을 확정하고 부지 제공 협약을 체결했다. 캠퍼스에는 우주항공 관련 분야 교육·연구·산학협력 시설이 들어선다. 우주항공공학부를 중심으로 편제 정원 210명 규모 교육과정이 운영될 예정이다. 시는 토지 매입비를 지방 보조금으로 지원하고 인허가 등 행정 절차를 전방위로 지원해 사업 추진력을 높였다. 특히 부지 소유권 이전 후 50년간 목적 외 사용을 제한하는 특약과 부기등기를 통해 공공성과 사업 지속성도 확보했다. 사천우주항공캠퍼스는 2030년 2월 개교를 목표로 단계적으로 조성된다. 올해 보조금 교부와 부지 매각 절차를 시작으로 내년 설계 공모, 2028년 착공을 거쳐 강의실·연구실·기숙사·도서관 등 교육 인프라가 차례대로 구축된다. 이 캠퍼스는 산업 현장과 연계된 전문 인력 양성 체계를 구축하고 산·학·연 협력 거점을 형성하는 핵심 기반으로 평가된다. 시는 2024년부터 대학 유치를 논의해 지난해 교육부 설립 인가를 받았다. 지난해 3월에는 사남면 산업단지 복합문화센터에 임시 캠퍼스를 개교하는 등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왔다. ●산·학·연 집적 속도 내고 인재 유입 확대 산업·연구 기능 집적도 진행 중이다. 시는 우주항공청 개청을 계기로 연구·교육·기업 지원 기능이 결합한 복합도시 조성을 본격화했다. 복합도시 핵심 시설인 우주항공청 신청사는 우주항공국가산업단지 사천지구에서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시는 국가산단에 위성개발혁신센터와 우주항공 첨단 인큐베이팅센터 등 지원 시설도 집적할 계획이다. 국가산단에는 두원중공업과 리더인항공 등 민간 기업 입주가 이어지며 산업 생태계가 형성되는 단계다. 다만 시는 임가공 중심 제조기업이 기술 혁신형 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과제도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주항공산업진흥원 사천 설립을 추진, 현장 수요 기반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인재 확보 전략은 중·고등학교 단계까지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시는 카이스트 부설 과학영재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2026년 정부 예산에 타당성 조사 용역비가 반영되면서 추진 동력을 확보했다. 조기 인재 발굴부터 대학·기업 취업으로 이어지는 ‘교육 사다리’ 구축으로 수도권 인재 쏠림 현상을 완화하겠다는 게 시의 복안이다. 국제 협력도 병행된다. 시는 프랑스 툴루즈-미국 항공우주 연구 거점의 협력 모델을 참고해 자매결연과 공동 연구 프로젝트, 특화 대학원 개설을 추진할 방침이다. 산업과 교육, 연구 기능이 결합한 도시 구조를 통해 글로벌 우주항공 네트워크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정주 여건 개선 등 도시 인프라 강화 복합도시 조성은 정주 환경 개선과 교통 인프라 확충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는 주거·교육·문화·의료 기능 확충과 스마트도시 요소 도입을 통해 산업 종사자와 가족이 함께 정착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도시 관문 역할을 하는 사천공항의 국제공항 기능 강화도 추진 중이다. 1단계로 터미널 증축과 세관·출입국·검역 시설을 구축해 국제선 부정기편 취항 기반을 마련하고 향후 터미널 신축과 활주로 연장을 단계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시는 제도적 기반을 확보하고자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추진단’을 출범시키고 특별법 제정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별법에는 토지 이용과 산업 유치, 세제 혜택, 인재 양성, 행정 지원을 통합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으로 정책 실행력을 높이는 핵심 장치로 평가된다. 이를 토대로 시는 2030년까지 자연 증가와 사회적 유입, 기업·기관 유치 등을 합쳐 약 25만 7000명의 인구 유입을 목표로 설정했다. 박동식 사천시장은 “우주항공청 개청은 완성이 아니라 출발”이라며 “연구·산업·교육·정주 기능을 종합적으로 집적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사천을 아시아 최고 우주항공 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혔다.
  • 구민 위해 소송도 불사하는 ‘강수’… 마포 행복 ‘묘수’ 되다[2026 새해 포부-서울 단체장에게 듣는다]

    구민 위해 소송도 불사하는 ‘강수’… 마포 행복 ‘묘수’ 되다[2026 새해 포부-서울 단체장에게 듣는다]

    상암동 소각장 서울시 상대 소송 2승 국힘 소속이라 못 싸울 거라 전망 “내 첫 번째 목표는 마포구민 대변” 최종 이길 때까지 긴장 안 놓을 것DJ 사저 국가등록문화재 지정 쾌거 민주당 인물 사업 추진 오해 많아역사는 이해관계 떠나 후손의 몫당적 아닌 평화와 화합 가치 추구작년 행복지수 서울 자치구 1위경제·생활·여가·건강 만족도 높아3년 6개월의 정책 인정받아 기뻐대장홍대선 DMC역 반드시 필요박강수(67) 서울 마포구청장은 고집이 세다. 마음먹은 것은 되게 만들어야 직성이 풀린다. 구민들을 위해 필요하다면 갈등을 피하지 않고 이름처럼 ‘강수’를 둔다. 상암동 자원회수시설(소각장)을 둘러싼 서울시와의 충돌이 대표적이다. 취임 첫해인 2022년부터 서울시와 각을 세우기 시작해 결국 소송전으로 갔다. 현재 2심까지 진행됐는데 마포구가 모두 승소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 동교동 사저를 국가등록문화재로 만든 과정도 비슷하다. 처음 박 구청장이 DJ 사저를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과연 될까’란 의구심을 가졌다. 그런데 결국 해냈다. 박 구청장은 “구민들에게 필요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지난해 서울서베이 행복도 조사에서 마포구는 서울 자치구 중 1위를 했다. 박 구청장의 ‘강수’가 ‘묘수’가 된 것이다. 그가 또 어떤 수를 둘 지 궁금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마포구청장으로 3년 반이 넘었다. 소회부터 이야기해 달라. “시간이 정말 빨리 흐른 것 같다. 취임 이후 월화수목금금금, 말 그대로 ‘주 7일’ 일했다. 주중에는 행정 업무와 민원인을 만나는 데 집중했다. 또 현장을 찾아가서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를 보고 챙기느라 정신이 없었다. 주말에는 지역에 크고 작은 행사가 몰려 또 나가봐야 했다. 휴가를 언제 갔는지 기억도 안 난다(웃음).” -취임하고 나서 얼마 안 돼 서울시와 크게 충돌했다. 2022년 시가 상암동에 소각장을 짓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된 갈등이 생각보다 오래갔는데. “처음 상암동 쓰레기 소각장을 반대하고 나왔을 때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국민의힘 소속이기 때문에 같은 당인 오세훈 시장이 추진하는 정책을 반대하고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런 생각들은 다 착각이다. 나는 마포구청장이고 나의 첫 번째 고객은 마포구민이다. 주민들이 뽑아 준 기초자치단체장이기 때문에 구민들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대변해야 한다.” -2심까지 승소했다. “맞다. 상암 쓰레기 소각장 관련 소송을 두 차례 모두 이겼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소각장 문제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한다.” -DJ 사저도 결국 국가등록문화재가 됐다. “다 도와주신 덕분이다. 사실 처음 김 전 대통령 사저를 국가문화재로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을 때 오해를 많이 받았다. 왜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이 민주당의 거목인 김 전 대통령 사저 사업에 이렇게 열심히 하냐고 말이다. 그때마다 이렇게 답한다. ‘역사는 우리가 이해관계나 상황에 따라 뜯어고치는 것이 아니라 교훈으로 삼는 것이며 평가는 오롯이 후손들의 몫’이라고. 마포구는 김대중 사저뿐만 아니라 최규하 전 대통령 가옥,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 등 출신 지역과 당적이 다양한 전직 대통령들의 역사가 있는 곳이다. 마포구만큼 평화와 화합의 가치가 잘 드러나는 지역이 없다고 생각한다. 일을 하는 데 당적이 중요한가? 오히려 되묻고 싶다.” -현장을 참 많이 다닌다. “일 많이 하라고 주민들이 뽑아 줬으니 많이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필요한 일을 하려고 구청장이 됐으니 좀 바쁘게 일하려고 한다. 생각해 보니 3년 6개월 동안 적지 않은 일을 한 것 같다. 취임 후 경의선숲길부터 홍대, 당인리발전소까지 이어지는 2㎞ 구간의 홍대 문화예술관광특구를 관통하는 ‘레드로드’를 만들었는데 이제 글로벌 관광명소가 됐다. 2023년 4월 전국 최초로 시작한 ‘효도밥상’도 원스톱 맞춤형 노인복지 정책으로 평가받으면서 전국에서 배우려고 찾아온다. 기분이 좋다.” -최근 좋은 소식이 들렸다. 마포구가 2025년 서울서베이에서 행복지수 1위를 했더라. “마포구가 1위를 했으니 중요한 조사 아니겠는가(웃음). 서울서베이 행복지수는 건강 상태와 재정 상태, 주위 친지·친구와의 관계, 가정생활, 사회생활에 대한 행복 정도를 종합하여 산출하는 지표다. 한마디로 돈만 많다고 1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측면과 생활, 여가, 건강 등 여러 측면에서 만족도를 보여 주는 것이다. 이번에 마포구는 건강 상태에서 7.54점, 주위 친지·친구와의 관계 7.17점, 사회생활 7.04점을 받았다. 2025년 행복지수에서 시 평균은 10점 만점에 6.61점인데, 마포구는 그보다 0.44점 높은 7.05점을 받았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자랑을 하나 더 하면 통계청(현 국가데이터처)이 실시한 2025 지역사회 조사에서도 마포구는 ‘현재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생활 만족도’ 7.85점, ‘전날 행복도’ 7.40점을 받으며 지난해에 이어 전체 자치구 중 1위를 했다.” -마포유수지 공영주차장 부지 2만㎡의 소유권을 서울시로부터 넘겨받았다. “땅 찾는다고 고생을 많이 했다. 이 땅은 과거 마포구 소유였지만 서울시가 민자 사업 방식으로 활용해온 곳이다. 수십 년간 서울시가 운영해온 땅인데, 소유권을 바로잡은 것이다. 기존 지상 주차장을 철거하고 지하에 주차장과 체육시설을, 지상에는 공연장·영화관·프로그램실 등을 갖춘 ‘마포365문화체육센터’를 조성하려고 한다.” -대장홍대선역 신설도 힘을 쏟고 있다.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는데. “대장홍대선과 관련해 마포구는 DMC 환승역 신설 등을 요구하며 소송을 하고 있다. 대장홍대선은 경기 부천 대장지구와 홍대입구역을 잇는 광역철도 노선인데, 당초 거론됐던 디지털미디어시티(DMC) 환승역과 상암고 인근 역사 계획이 축소·변경되면서 국토교통부 등을 상대로 소송을 하고 있다. 마포구가 사업에 동의한 이유는 상암동 주민들의 교통 개선 때문이다. DMC역은 공항철도·경의중앙선과 연결되는 핵심 환승 지점인데 이 역이 빠지면 노선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올해 각오를 이야기해 달라. “각오라고 따로 말할 것이 없다. 항상 현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하면서 일을 하겠다. 구민들께서도 불편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말씀해달라.”
  • 마포 원스톱 복지 정책 ‘효도밥상’… 아셈 노인인권센터 우수상 수상

    마포 원스톱 복지 정책 ‘효도밥상’… 아셈 노인인권센터 우수상 수상

    박강수 서울 마포구청장이 추진한 대표 정책인 효도밥상이 ‘아셈 노인인권정책센터’(ASEM Global Ageing Center·AGAC)가 선정한 우수 정책으로 뽑혔다. 효도밥상은 75세 이상을 대상으로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점심 식사와 건강 관리, 법률·세무 상담을 연계한 원스톱 복지 서비스다. 마포구는 2일 “효도밥상이 지난달 AGAC 스페셜호에 6개 우수 사례 중 하나로 소개됐다”고 밝혔다. 급속한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로 스스로 식사를 준비하기 어려운 노인이 늘고 있지만 대부분의 지원 정책은 저소득층에 한정돼 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의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위소득 150% 이상 어르신 중에서도 영양 관리에 주의 또는 개선이 필요한 비율이 30.7%에 달했다. 이에 구는 식재료 대부분을 주민·기관·단체·기업 후원금으로 운영하고, 대규모 조리가 가능한 ‘반찬공장’ 2곳을 조성해 각 급식기관으로 음식을 배송하는 거점형 이동 급식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재 구 내 58개 급식기관에서 약 3000명의 어르신이 이용하고 있다. AGAC는 마포구가 나이만으로 지원 대상을 선정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지역사회의 자발적 참여로 사회적 연대를 강화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또 사업 초기부터 후원으로 안정적 재원을 확보한 사례가 다른 지자체의 노인 급식 정책에 중요한 시사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 구청장은 “주민의 따뜻한 마음이 모여 만들어진 효도밥상이 노인인권 증진을 위한 모범 사례로 인정받아 매우 뜻깊다”며 “앞으로도 소득이나 환경과 관계없이 모든 어르신이 건강하고 존엄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광주·전남 40년 만에 통합… 7월 통합특별시 출범

    광주·전남 40년 만에 통합… 7월 통합특별시 출범

    오는 7월 대한민국 남부권에 인구 316만명, 지역내총생산(GRDP) 150조원 규모의 ‘슈퍼 광역지방자치단체’가 탄생한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2일 행정통합의 안정적 이행을 위해 기존 추진기획단을 실무준비단으로 전환하고 조직·재정·사무 통합에 대한 세부 실행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전날 국회가 본회의를 열고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을 가결한 것에 따른 후속 조치다. 이에 따라 광주시와 전남도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7월 1일부로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막강한 법적 지위와 고도의 자치 권한을 부여받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약칭 광주특별시)가 공식 출범한다. 이번 통합은 1986년 광주직할시가 광역시로 승격하면서 전남과 분리된 지 40년 만에 다시 하나로 결합한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사실상 뿌리가 같은 두 지역이 불합리한 행정 장벽을 허물고 단일 경제·생활권으로 재탄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역민들은 이번 행정통합을 통해 현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인 ‘5극 3특(5개 초광역권·3개 특별자치도) 체제’에 주연으로 참여함으로써 지방소멸 위기 극복과 획기적인 지역 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는 통합특별시에 연간 5조원씩 4년간 20조원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광주·전남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자동차·에너지·반도체 등의 분야도 법적인 규제 완화 특례를 통해 최대한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통합이 ‘개문발차’ 식으로 진행돼 시행착오와 지역 내 갈등이 불가피한 만큼 두 지역이 화학적 결합을 이루기 위해선 통합특별시 출범 전까지 선결되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당장 통합특별시의 핵심 의사결정이 이뤄질 본청 ‘주 소재지’가 문제다. 기존 광주시청사·무안도청사·동부청사(순천) 3곳의 균형 운영 원칙이 마련됐지만 지역민 의견이 극단적으로 엇갈리고 있어 지역 갈등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크다. 통합 광역의회 구성 시 인구 139만명의 광주와 177만명의 전남 의석 배분이 현행(23석-61석)대로 유지될 경우 표의 등가성과 대표성이 훼손될 수도 있어 이를 적절하게 조정하는 문제도 시급한 과제다. 행정 시스템 통합도 발등의 불이다. 넉 달 뒤부터 광주특별시 명칭으로 공식 문서를 생산해 광주 5개 자치구와 전남 22개 시·군 등에 발송하기 위해서는 40년간 따로 사용했던 행정 시스템의 일원화가 필요하다.
  • ‘의회 패싱’ 트럼프, 수뇌부에도 작전 숨겨… “전쟁 지지” 27%뿐

    ‘의회 패싱’ 트럼프, 수뇌부에도 작전 숨겨… “전쟁 지지” 27%뿐

    행정부 ‘기밀 브리핑’ 예고했지만공화당 의원도 “정당성 부족” 비판여론조사 응답자 43% ‘전쟁 반대’계속된 군사작전에 마가 분열 조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이란 공격을 개시한 지 나흘 만인 오는 3일(현지시간) 행정부 주요 인사들이 의회에서 ‘장대한 분노’ 군사 작전에 대해 설명한다. 이란 공습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한 행보이지만, 미국 내 부정적 여론을 타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댄 케인 합참의장이 상·하원 의원 전원에게 대이란 공격 작전에 대해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브리핑 내용은 기밀 사항으로 도청을 막는 특수 시설 안에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군사 작전은 의회 승인을 받지 않고 이뤄져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패싱’에 대한 비판이 여야에서 나오고 있다. 국가 안보 사항에 관여하는 의회 지도부인 ‘8인 위원회’도 일부만이 공격 직전에 백악관으로부터 전화 통보를 받았다. 특히 첫 미군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명분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공화당 소속 토마스 매시 하원 의원은 이번 공습이 “의회 승인을 받지 않은 전쟁 행위”라며 “이 전쟁은 ‘미국 우선주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미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은 매시 의원이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군사력을 또다시 사용하기 전에 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전쟁 권한 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이번 주 강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의회 브리핑은 대이란 공습에 대한 미국 내 초기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은 가운데 이뤄진다. 이날 발표된 로이터통신과 입소스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란 전쟁에 대한 지지는 4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성인 128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43%는 ‘장대한 분노’ 작전에 반대했고, 27%만이 지지한다고 답했다. 응답자 가운데 공화당원은 절반 이상이 이란 공격을 지지했지만, 민주당원은 74%가 반대했다. 또 응답자의 절반 이상(56%)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력을 남용한다고 우려했다. 지난 몇 달 동안 미군은 이란을 포함해 베네수엘라, 시리아, 나이지리아에서 군사 작전을 전개했다. 이는 해외 개입을 끝내고 국내 문제에 집중하겠다고 했던 ‘미국 우선주의’ 정책 기조에 정반대되는 행보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에서도 거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비명·야권·기업인에 규제개혁 맡겼다

    비명·야권·기업인에 규제개혁 맡겼다

    박용진 ‘비명횡사’ 논란 딛고 기회 이병태 “친일은 당연” 막말 논란권익위원장에 ‘쌍방울 변호’ 정일연 선관위원에는 윤광일·전현정 지명 이재명 대통령은 2일 총리급인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에 기업인과 여야 인사를 고루 발탁하는 ‘통합·실용 인사’를 단행했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에 남궁범(62) 에스원 고문, 박용진(55)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병태(66) 카이스트 명예교수 등 3명이 위촉됐다고 발표했다. 박 부위원장은 초선 의원 시절부터 재벌 개혁에 앞장서 정치권에서 ‘재벌 저격수’로 불렸다. 대표적인 비명(비이재명)계로 특히 2024년 총선 당시 이른바 ‘비명횡사’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박 부위원장은 이번 인선으로 새로운 기회를 얻은 셈이다. 이 수석은 “평소 불합리한 규제를 발굴하고 규제 개선을 추진해 온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카이스트 경영대학장을 역임한 이 부위원장은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홍준표 후보 캠프에서 경제 정책을 맡았던 인물로 ‘홍준표 책사’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인선에서 이들 둘과 기업인 출신 남궁 부위원장을 함께 위촉하면서 통합과 실용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남궁 부위원장은 삼성전자 부사장과 에스원 대표이사를 역임한 기업인이다. 다만 이 부위원장은 “친일은 당연한 것”,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치매인가, 정신분열증인가” 등 막말 논란으로 이 대통령의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도 불발된 바 있다. 당시 여론의 비판이 컸던 만큼 이 부분은 재차 논란이 될 가능성도 있다. 장관급 국민권익위원장에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변호인이었던 정일연(65·사법연수원 20기) 법무법인 베이시스 변호사가 임명됐다. 이 수석은 “권익위를 조속히 정상화하고 국민 고충을 해소하며 부정부패 없는 사회를 구현해 나갈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장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총장 출신인 송상교(54) 전 진실화해위 사무처장이 임명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후보자로는 윤광일(57) 숙명여대 교수와 판사 출신의 전현정(60·사법연수원 22기) 법무법인 LKB평산 변호사가 지명됐다. 윤 후보자는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중앙선관위 위원은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는 강남훈(69) 한신대 명예교수가,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장에는 김옥주(63) 서울대 의대 주임교수가 발탁됐다. 강 부위원장은 ‘한국형 기본소득’을 연구해온 진보 성향 경제학자로 이 대통령의 ‘기본소득 스승’으로도 알려졌다.
  • 李대통령 “부동산 투기 없다니 놀라워”… 타르만 대통령 “난 흑백요리사 팬”

    李대통령 “부동산 투기 없다니 놀라워”… 타르만 대통령 “난 흑백요리사 팬”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일 “부동산이 사회 문제가 되지 않고 있는 싱가포르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많이 배워가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총력을 쏟아온 이 대통령이 순방 현장에서도 관련 메시지를 멈추지 않은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 정부청사에서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대통령과 면담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싱가포르와 대한민국의 유사점 중에 하나는 좁은 국토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점”이라고 짚은 뒤 “좁은 국토에서 엄청난 경제적 성장을 이뤄냈으면서도 주택 문제나 부동산 문제로 전혀 사회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엑스(X)에도 싱가포르 사례를 인용하며 “정부의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투기 억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이날 외교부 본관 앞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이어 ‘난초 명명식’에 참석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외국 정상 등 주요 인사가 자국을 방문하면 국화인 난초의 교배종에 방문 인사의 이름을 붙이는 독특한 외교 관례를 갖고 있다. 싱가포르 측은 열대 난초의 한 종류인 반다(Vanda)를 선택해 ‘이재명 김혜경 난(Vanda Lee Jae Myung Kim Hea Kyung)’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대통령은 “정말 아름답고 향기 높은 난초에 제 이름을 붙이게 되어 정말로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도 정상회담 및 친교 오찬을 했으며, 타르만 대통령이 주최하는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만찬 장소는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카펠라 호텔이었다. 이 대통령은 “싱가포르 외교의 평화 리더십을 상징하는 장소이기에 오늘 만찬이 더욱 뜻깊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타르만 대통령은 ‘흑백요리사’의 팬이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된장과 사람은 묵은 것이 좋다’라는 한국의 속담을 인용하며 “우리는 반세기가 넘는 세월을 함께 걸어오며,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성장하고 굳건해질 동반자 관계를 쌓아 왔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 여사는 이날 ‘해녀의 부엌 싱가포르점’에서 한국 관광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해녀의 부엌은 제주의 해녀문화와 식문화를 공연과 음식으로 풀어낸 복합 다이닝 공간이다. 김 여사는 “해녀의 부엌 사례처럼 지역의 고유한 문화가 콘텐츠로 발전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며, 그 과정에서 지역경제가 성장하고 관광객들에게 깊이 있는 경험을 선사하는 선순환 구조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안규백 장관, 콜비 美차관과 통화… “중동상황 공유, 굳건한 한미동맹 재확인”

    안규백 장관, 콜비 美차관과 통화… “중동상황 공유, 굳건한 한미동맹 재확인”

    국방부는 안규백 장관이 이란 사태와 관련해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중동 상황을 공유받았다고 2일 밝혔다. 국방부는 “미측의 대(對) 이란 군사작전과 관련한 입장을 청취했다”며 “이를 통해 미측과 중동상황에 대해 인식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측은 급변하는 국제안보 환경에서도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며 “앞으로도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지속해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통화는 이날 오후 8시 30분에 이뤄졌다. 군 관계자는 “미측이 동맹국을 대상으로 전쟁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이 장기적으로 국제사회에 핵확산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한미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협상 중이던 국가가 군사 공격을 받는 장면이 현실화하면서 미국의 적대국들이 외교보다 핵 개발을 더 안전한 선택지로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미국의 적대적인 국가들은 핵 개발 필요성과 명분을 훨씬 더 강하게 느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중국, 러시아 등 미국과 대결 구도에 있는 국가들도 미국과 같이 핵확산을 원치 않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지 막으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지프 로저스 핵문제 프로젝트 부소장도 1일 (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게시한 보고서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은 단기적인 이란 핵확산 위험을 중대하게 줄였을 수 있지만 새로운 유형의 확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사태가 강대국간 핵 관리 체제를 재정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이달 말 중국을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 미국·러시아·중국이 참여하는 핵 군축을 논의할 수 있다”며 “이 경우 핵확산 우려도 일정 부분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이런 사태로 미국 주도의 ‘힘에 의한 국제질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북미유럽연구부 교수는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의 이란 침공에 비교적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미국을 제어할 세력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앞으로도 미국은 군사력을 앞세워 적대국에 대한 영향력을 효과적으로 투사하는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기획처 장관 ‘4선’ 박홍근·해수부 장관 ‘부산 출신’ 황종우 지명

    기획처 장관 ‘4선’ 박홍근·해수부 장관 ‘부산 출신’ 황종우 지명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4선 중진 박홍근 의원이 이재명 정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2일 지명됐다. 이혜훈 전 후보자가 낙마한 지 36일 만으로, 자신과 호흡을 맞춘 여당 중진으로 부처 장악력을 높이고 인사 검증을 무리 없이 끝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로는 부산 출신 황종우 한국해사협력센터 국제협력위원장이 낙점됐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박 후보자 지명을 발표하면서 “4선 의원으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을 두루 거친 국가 예산 정책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이어 “국정기획위원회 기획분과위원장을 맡아 국민주권정부의 청사진을 그렸고 정부 예산을 이끌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현재 기획처를 소관하는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의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장을, 이 대통령이 당대표였던 시절에는 원내대표를 맡아 대표적인 측근 의원으로 분류된다. 이 대통령은 국가의 ‘곳간지기’ 역할인 기획처 장관은 내부 견제를 위해서도 통합형 인사를 택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보수 인사인 이 전 후보자가 각종 의혹으로 낙마한 이후 중량급 있는 보수 인사를 찾기 어려웠고, 신설 부처 수장의 공석이 길어지는 만큼 국회 인사청문회를 큰 문제 없이 통과할 내부 중진 인사를 발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수석은 “전체 인사 방향에서 실용·통합 노선은 계속 가지고 가지만 어떤 자리를 놓고 이런 사람을 써야 한다는 건 없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지난달 초쯤 청와대로부터 기획처 장관 자리를 제안받고 내부 인사 검증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페이스북에 “기획처는 제가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직접 기능과 위상을 설계한 조직인 만큼 그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의 기획처는 단순히 예산의 효율적 편성을 넘어 국가의 중장기 전략을 총괄하는 중차대한 역할까지 맡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후보자는 지방선거 서울시장 여당 후보군 중 하나였지만 이날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그동안 준비해 온 서울시장 선거는 포기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약속한 대로 해수부 장관 후보자는 다시 부산 출신을 지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후임 해수부 장관은 부산에서 찾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 수석은 황 후보자에 대해 “해수부에서 기획조정실장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정통 관료”라며 “북극항로 시대를 주도하고 해양 수도 완성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황 후보자 지명은 부산 출신인 전재수 전 장관이 사퇴한 지 81일 만이다. 황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시절 5년간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했고,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일했다.
  • “후계자도 다 죽었다”…트럼프, 하메네이 이후 권력 공백 주장 [핫이슈]

    “후계자도 다 죽었다”…트럼프, 하메네이 이후 권력 공백 주장 [핫이슈]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가운데 후계자로 거론되던 인물들도 상당수 사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고지도자 승계 구도가 불투명해지면서 이란 권력 공백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CBS 뉴스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ABC 뉴스 수석 워싱턴 특파원 조너선 칼과의 통화에서 “공격이 매우 성공적이어서 대부분의 후보가 제거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생각했던 인물들은 모두 죽었다”며 “2순위와 3순위도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칼 특파원은 이 발언 내용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공개했다. 다만 후계자 후보 사망 여부는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 NYT 인터뷰 “선택지 3개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 차기 지도자와 관련해 “매우 좋은 선택지가 세 가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누구인지는 지금 밝히지 않겠다”며 구체적인 인물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력 후계자로 거론되는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관련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서로 다른 두 가지 권력 이양 시나리오를 언급했다고 분석했다. 이란 국민과 군이 현 정권을 전복하는 방안과 기존 체제를 유지하면서 정책만 전환하는 방안을 동시에 거론했다는 것이다. ◆ 권력 승계 안갯속 하메네이는 생전에 명확한 후계 구도를 공개하지 않아 최고지도자 사망 이후 권력 향방은 불확실한 상태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헌법 111조에 따라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골람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 사법부 수장, 헌법수호위원회 위원 아야톨라 알리레자 아라피가 지도자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최고지도자가 선출될 때까지 권한을 대행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도 차기 지도자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공화당 소속 톰 코튼 상원의원은 CBS 인터뷰에서 “누가 후계자가 될지 단순하게 답할 수 없다”며 “현재 이란 내부에서 권력 경쟁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 “4~5주 공격 가능”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지속 가능성에 대해 “4~5주 정도 작전을 계속할 계획이었다”며 “그렇게 하는 데 어려움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엄청난 양의 탄약을 보유하고 있다”며 세계 여러 지역에 충분한 재고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페르시아만 국가들이 반드시 대이란 공격에 참여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국민이 현 정권을 전복할 기회를 맞았다고 주장하며 혁명수비대(IRGC)의 항복 가능성도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최고지도자 사망에 이어 후계 구도까지 흔들릴 경우 이란 내부 권력 투쟁과 정치 불안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 법인·비주거용·투기성 1주택도 대출 만기 연장 막을지 들여다본다

    금융당국이 다주택자 대출 연장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규제 대상을 법인·비주거용 임대사업자와 투기성 1주택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일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통계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개인 임대사업자뿐 아니라 법인도 함께 살펴볼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예기치 못한 규제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세밀하게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3일 다주택자 대출 연장 관련 4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달 24일 3차 회의 이후 일주일 만이다. 금융감독원은 그 사이 은행권과 제2금융권의 대출 자료를 전수 점검해 차주 유형과 담보 구조를 다시 들여다봤다. 임대사업자는 크게 법인·개인, 주거용·비주거용으로 나뉜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수도권·규제지역의 주거용 임대사업자 대출이 핵심 규제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한 임대사업자가 상가·오피스 같은 비주거용 부동산과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을 동시에 보유한 사례가 적지 않아 이를 어떻게 분류할지 지난 회의에서 쟁점으로 떠올랐다. 은행들은 임대수익 비중을 기준으로 주거용과 비주거용을 구분해 집계해 왔다. 금융당국은 비주거용 임대사업자로 분류된 차주 가운데 수도권 아파트를 보유한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관련 사례를 가려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투기성 1주택자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다주택자가 아니더라도 실거주 목적이 아닌 투자 성격의 1주택 보유자라면 대출 연장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서울 송파구에 아파트를 보유하면서 강남구에 전세로 거주하는 경우처럼,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가 해당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6일 엑스(X·옛 트위터)에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다주택자는 물론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 1주택자도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데스크 시각] ‘K시리즈’에서 우리가 놓치는 것들

    [데스크 시각] ‘K시리즈’에서 우리가 놓치는 것들

    가톨릭 교황의 친서를 전달하는 임무를 위해 8000㎞를 8개월에 걸쳐 여행해 겨우 몽골제국 칸을 만났는데 하필 통역이 술에 취해 횡설수설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프란체스코회 수도사 루브룩으로선 가장 비참한 순간이었겠지만 그가 쓴 여행기를 읽는 1000년 뒤 독자에게는 이보다 더 재미난 장면이 없었다. 술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던 20대여서 그랬을지 모르겠다. 나이 들어 루브룩 여행기를 다시 읽어 보니 그때는 눈여겨보지 않았던 다른 대목이 눈에 더 들어온다. 1253년 몽골제국을 방문한 루브룩은 칸이 보는 앞에서 이슬람·도교 등 이교도 사제들과 신학 논쟁을 했는데, 칸이 선언한 토론 규칙은 “누구든지 감히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모욕하는 언사를 써서는 안 된다”는 거였다. 논쟁은 당연히 결론이 날 수가 없었고 “그런 후에 모두 다 엄청나게 술을 많이 마셨다”고 한다. 이 장면을 읽으면서 몽골제국이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종교적 관용과 문화적 포용성이라는 말이 와 닿았다. 생각해 보면 번성하는 국가는 외국인이나 외국 기술, 외국 종교와 관습까지 거리낌없이 받아들였다. 그렇게 본다면 세계 각지에서 모인 이민자들로 세워진 미국이 세계 최강국이 되었다는 게 역사의 필연처럼 느껴진다. 또한 최근 들어 미국이 반이민 정서와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으로 몸살을 앓는 것이 미국의 운명에 어떻게 작용할지 관심 있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 문화적 포용성과 수용성이라는 측면에 주목한다면 최근 세계적인 화두가 된 ‘K컬처’도 다르게 볼 여지가 적지 않을 것 같다. 많은 한국인들이 K컬처에 K콘텐츠에 K팝까지 각종 ‘K시리즈’에 환호하며 자부심을 느낀다. 유튜브만 대충 검색해 봐도 이른바 ‘국뽕’ 콘텐츠가 차고 넘친다. 외국인들이 북한산에서 먹는 김밥부터 지하철 환승 할인까지 한국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건데, 글쎄 전 세계에서 한류에 가장 취한 나라는 한국이 아닐까 의문이 들 정도다. 어떤 나라에서 K컬처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면 단순히 “한국은 대단해” 하며 자랑스러워하는 것에 그칠 게 아니라 오히려 한국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그 나라의 문화적 수용성에 더 주목해야 하는 것 아닐까. 더 나아가 그 나라에서 한국 문화가 뿌리를 내린다면 그것은 곧 그 나라의 문화 역량이 더 풍성해진다는 것을 뜻하니 우리가 적극적으로 배울 건 없는지 살펴보는 게 더 중요한 일이 아닐까. 그 반대편에는 최근 동남아시아 4개국에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한국 비판 움직임이 자리잡고 있다. ‘한국 취소’와 ‘시블링’(SEAblings) 해시태그로 상징되는 이 움직임은 올해 1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렸던 한 K팝 콘서트 와중에 벌어진, 일견 사소할 수 있는 양국 네티즌들 사이의 언쟁에서 나온 동남아를 향한 인종차별 메시지가 발단이었다. 한류 팬클럽 회원 규모가 4000만명을 넘는다는 동남아에서 “동남아 문화에 무관심하거나 문화를 비하하지 말라”며 한글로 한국인들을 비판하는 SNS 게시글을 보다 보면, 경제적 가치로만 문화에 접근하는 K컬처의 한계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문화 교류를 통해 우리가 다양하고 풍성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지나치다 싶은 ‘국뽕’ 강박증에서 벗어날 길도 열리지 않을까 싶다. 최근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흑백요리사’에서 흥미로웠던 건 한식, 일식, 중식, 프랑스식 등 다양한 분야의 요리를 전공한 요리 장인들이 서로 경쟁하고 협력하면서 더 훌륭한 요리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었다. 누구처럼 “원조가 어디냐”고 묻지도 않고 혐오 표현이나 비하가 끼어들 틈도 없다. 각자의 뿌리를 존중하는 속에서 배우고 받아들이는 과정이야말로 문화 교류의 가장 긍정적인 사례가 아닐까 싶었다. 강국진 문화체육부장
  • [사설] ‘중동 회오리’에 더 커진 경제·안보 불확실성… 만반 대비를

    [사설] ‘중동 회오리’에 더 커진 경제·안보 불확실성… 만반 대비를

    핵 개발을 둘러싸고 이란과 갈등을 빚어 온 미국과 이스라엘이 그제 이란을 전격 공습해 37년간 철권통치를 이어 온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망했다. 대규모 시위 유혈 진압에다 핵 협상 결렬이 최고지도자의 암살로까지 이어지면서 중동 정세는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돌풍에 휩싸였다. 전 세계 경제와 안보 지형에 어떤 그림자를 드리우게 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 글에서 “역사상 가장 사악한 사람 중 한 명인 하메네이가 사망했다”고 확인한 뒤 하메네이의 사망은 “이란 국민이 그들의 나라를 되찾을 수 있는 단 한 번의 위대한 기회”라고 했다. 이란 정부도 어제 하메네이 사망을 발표하고 3인 체제의 임시 지도자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하메네이를 살해한 자들에게 ”가혹하고 단호하며 후회하게 할 처벌을 내리겠다”면서 이스라엘과 미군을 향해 ‘역대 최대 보복’을 천명했다. 재집권 후 ‘돈로주의’에 입각해 외국에 대한 군사 개입을 자제하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은 고비 때마다 ‘힘을 통한 평화’를 앞세워 무력 사용을 주저하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타격에 이어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했다.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면서 완력을 앞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모한 행보는 점점 감을 잡기가 어려워진다. 이번 이란 공격으로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현지와 주변국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안전이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계속 공습을 이어 가는 만큼 상황에 따라 현지 철수 등을 지원해야 한다. 이란은 세계 석유 물동량의 5분의1이 지나는 전략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선박 통행을 차단하기 시작했다. 중동발 물류 마비 사태가 세계 경제를 뒤흔들 위험성이 높다. 유가 등 에너지 가격과 환율에 당장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정유와 해운, 항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수출 호조세와 모처럼 만의 주식시장 훈풍에 찬물을 끼얹지 않도록 정부는 기민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이란보다 앞서 핵무기를 개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행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노동당 9차 대회에서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고 백악관은 “전제 조건 없는 대화”로 답했다. 하메네이 사망에 누구보다 긴장했을 김 위원장이 핵무력에 집착해 협상에 빗장을 걸 가능성이 커졌다. 북핵 돌발 변수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미 간 정교한 조율이 더욱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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