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2기 첫 ‘분권총리’ 시동
노무현 대통령은 국정 2기부터는 통일·외교·안보·국방 분야 등 외치(外治)에 주력하고,사회·복지·환경·노동 등 내치(內治)의 핵심은 실질적으로 국무총리에게 일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9일 이해찬 총리후보 지명 배경과 관련,“종전 권위주의 시대의 얼굴마담형 총리상(像)을 탈피,헌정사상 최초로 일하는 총리 시대를 본격적으로 여는 혁명적 인사”라면서 “노 대통령은 앞으로 총리에게 내치의 핵심을 맡기는 등 상당한 역할을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도 이날 낮 6월 민주항쟁 관련인사 초청 오찬에서 “국정에 대한 점검과 조정은 총리가 하고,대통령은 공직사회 문화를 바꾸고 정부혁신을 추진하는 등 개혁과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혀 이런 흐름을 확인했다.
핵심 관계자는 “통일·외교·안보·국방은 대통령,즉 청와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맡고,경제분야는 경제부총리가,나머지 사회·복지·환경·노동 등 모든 내치의 핵은 총리가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이는 총리의 기능을 실질화하는 것이며,사실상 분권형 총리를 의미한다.”고 덧붙였다.이어 “총리가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몸을 숙이는 것은 물론 일부러 일을 안 하고 ‘2인자 역할’에 충실했던 시대는 갔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고건 전 총리 시절 대통령과 청와대,내각은 이같은 구상을 이미 훈련해 왔다.”고 강조한 뒤 “실제로 총리가 주재하는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가 국정전반에 걸쳐 실질적인 역할을 해왔으며,엄청난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심지어는 옛날 ‘공안당국회의’와 비슷한 기능까지 수행했다.”고 설명했다.아울러 “최근 시민사회수석을 신설한 것도 같은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제 총리는 욕을 혼자 다 먹고 때에 따라서는 공무원 따귀도 때리는 등 총대를 멘다는 다부진 각오로 일을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