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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950조 가계부채 해법에 정책역량 모아라

    가계부채에 대한 경고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가계부채는 801조 4000억원으로 주요국의 경제규모 및 가계소득과 대비해 이미 위험수위에 이르렀는데,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올 1분기 자금순환동향을 보면 더 심각하다. 소규모 자영업자 등을 포함할 경우 가계부채가 949조원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대비 12조원, 전년 동기 대비 80조원이 각각 늘어난 수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2009년 현재 8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평균치(77%)보다 훨씬 높고,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중(153%)도 미국·일본을 앞지르고 있다. 물론 가계부채와 관련한 단순 지표 등을 보면 당장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다. 가계대출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68%이며 주택담보대출도 0.87%로 미국(8.22%)보다 낮다. 대출 구성도 고소득·고신용층의 비중이 높고 금융사의 충격흡수능력도 개선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의 추세다. 가계부채 증가율이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12.7%인 반면 경상 GDP 증가율은 6.8%이다. 이런 추세대로 간다면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올 들어 비은행권의 부채 비중이 높아지는 것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지난 1~3월 카드 등 비은행권의 가계대출이 5조원인 데 비해 은행권은 3조 7000억원이었다. 비은행권이 은행권을 상회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정부는 이달 말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한다. 가계부채의 증가 속도를 적정 관리하고, 대출구조를 개선한다고 한다. 가계대출의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소득분위별로 처방을 달리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기 바란다. 예를 들어 중하위층인 소득 3·4분위의 가계대출은 세금우대 등의 혜택을 줘 일시 상환형에서 장기분할 상환형으로 유도하는 게 좋다. 반면 최하위 계층인 소득 5분위는 사회적 안전망 구축 차원에서 금리를 낮춰주되 원리금의 경우 채무 재조정 또는 채무 유예 등을 통해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 제2금융권의 리스크 관리와 함께 채무자들한테는 빚 갚을 능력을 키워주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가계소득 증대를 위한 일자리 창출이 그래서 중요하다. 중앙은행과의 협조도 관건이다. 가계부채 해법을 찾는 데 모든 정책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 행시개편안 문제점 진단 전문가 좌담

    행시개편안 문제점 진단 전문가 좌담

    지난달 발표된 정부의 5급 공무원 채용 선진화 방안이 외교통상부 특채 비리와 맞물려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으면서 당초 안에서 크게 후퇴했다. 지난 9일 당정협의에선 행정고시 선발인원을 기존 300명 선을 유지하고, ‘특채’는 행정안전부가 통합관리하는 안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서울신문은 13일 공직 채용 선진화 방안 주무부서인 행안부 김동극 인력개발관, 김태룡(한국행정학회장) 상지대 교수, 권경득(한국인사행정학회장) 선문대 교수와 함께 행시 개편안 긴급점검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좌담회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여론의 역풍을 맞아 행시 개편안이 후퇴하기는 했지만 언젠가는 필요한 조치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 오해의 소지가 있는 특채 용어를 없애는 한편 공정성 시비를 줄이기 위해 수험생 부담이 늘지 않는 선에서 필기시험 도입도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김태룡 교수(이하 김 교수) ‘행시 선발인원 현행선 유지’라는 당정협의 결과가 나왔다. 차후 공청회를 하면서 여론 수렴 과정도 거치겠지만 국민이 특채에 대해 우려했던 부분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는 안이 아닌가 한다. ●김동극 인력개발관(이하 김 인력개발관) 채용 기준의 공정성을 어느 정도 확보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권경득 교수(이하 권 교수) 하지만 정부 기능이 다양화하면 장기적으로 관련 전문가를 맞춤형으로 채용하는 방식의 특채비율이 늘어난다. 문제는 어느 분야 인력을 얼마만큼 뽑을 것인가이다. 부처마다 수요조사를 하겠지만 중앙인사관장 기관에서 정부 수요 변화에 따른 체계적 인력관리를 해야 한다. 이때 관건은 채용의 객관성·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다. ●김 인력개발관 현재 특채 시스템에선 객관성·공정성에 대한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이번 선진화 방안은 이에 대한 반성을 전제로 했다. 공채를 전제로 하되 특채로 보완하자는 취지였다. 기본적으로 특채가 ‘특혜’로 비쳐지는 측면이 있다. 특채의 공정성·객관성 보장을 위해 행안부가 각 부처 특채를 통합관리하겠다는 안을 선진화 방안에 넣었고, 시험관리 기관도 설립하기로 했는데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데는 부족했다. ●김 교수 특채에서 공정성·객관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 우리 정치·행정 문화에서 사회적 합의를 제대로 거친 적이 거의 없다. 이번 선진화 방안은 홍보의 문제를 비롯해 정책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국민적 이해가 부족했다. 상대적 박탈감으로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공정성을 판가름하는 최소한의 기준이라면 ‘최소한의 수용의 범위’인데 이 점에서 이번에 국민의 반대가 높지 않았나 싶다. ●권 교수 정부에 대한 총체적인 신뢰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선진화방안 중 행안부 일괄 채용안은 일반적 트렌드에 반한다. 정부의 경쟁력, 성과를 높이기 위해 각 부처가 적시에 인재를 채용하는 탄력적 시스템으로 분권화되고 있는데 그게 위축될 수 있다. 행안부 인사실의 주요 기능은 각 부처의 채용과정상 기술적 조언, 자문 부문과 감사다. 이 기능이 계속 위축돼 왔다. 중앙인사 관장 기능이 이번을 계기로 제자리를 찾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김 인력개발관 사실상 2005년부터 특채는 각 부처가 맡았다. 그러다 보니 두 가지 문제가 나타났는데 하나는 외교부 비리처럼 특혜로 흘러갈 소지, 두 번째는 욕 안 먹을 사람 대충 고르려는 보신주의다. 두 번째 결과로 부처 대부분이 변호사, 기술사 같은 자격증 소지자 또는 박사 학위자 뽑으려고 한다. 지난해 채용된 특채 102명 중 89명이 박사다. 실무경험이 풍부한 민간인력을 수혈하려는 원래 취지에 맞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채용박람회 식으로 바꿔 부처 자율성과 통합 관리의 공정성 측면 양자를 조율해 특채를 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각 부처에 특채를 맡기는 게 문제없다고 판단되는 시점엔 넘기는 게 맞다. 문제는 면접기법이 아니라 면접위원을 얼마나 공정하게 선정하고 공정하게 면접을 치르느냐이다. 전문성 있는 위원을 양성하는 문제도 있다. 현재 공무원 채용 면접의 두 축은 5급 행시 면접에 쓰이는 역량면접과 고위공무원단 대상 역량평가인데 둘 다 타당성이 매우 높다. ●권 교수 면접은 기본적으로 타당성이 높다. 제도 자체나 기법상 문제보다 운영의 문제다. 염려되는 건 행안부가 모든 부처의 일괄채용을 관장하게 되면 외부 정치적 역량을 배제할 만큼 독립성을 보장받을 수 있느냐는 점이다. ●김 교수 자꾸 면접시험만 강조되는데 지원자가 공적 업무 수행의 적임자인지 판가름할 최소한의 필기시험은 쳐야 되지 않을까. 서류심사도 단순 이력서 말고 지원자가 살아온 방식, 어떤 성취를 하고 어떤 실패를 했는지 다양하게 묻는 심사체계를 만들어서 걸러야 한다. 그 다음에 최종단계로 심층면접을 통해 뽑으면 특채 객관성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면 남는 문제는 ‘정실 개입 여부’다. 면접위원을 풀에서 무작위로 뽑고 정부가 개입하지 않으면 공정성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되지 않겠는가. 채용의 부처별 분권화로 가려면 부처별로 뽑을 수 있는 능력이 전제돼야 한다. 차제에 행안부가 시간을 갖고 부처마다 채용 능력을 갖추도록 지원해 주고 공정성을 담보토록 노력하면 지금 같은 혼란은 곧 해소되리라고 본다. 결국 행안부가 각 부처의 인사능력을 배양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김 인력개발관 특채의 정치적 중립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것 같다. 그러나 실제로 5급 공채 면접에서 30%가 탈락한다. 면접도 블라인드 방식이라 청탁이 개입될 여지가 전혀 없다. 서류전형도 김 교수님 말씀대로 자세히 받을 계획이다. 공직자 기본소양 테스트 부분은 여론 수렴을 거치며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필기시험이 수험생에게 또 다른 부담을 주는 형태라면 우수인력 유치에 지장이 있으므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 ●권 교수 행정이 다양화·전문화될수록 맞춤형 인재를 적기에 뽑는 게 중요하고 그 다음이 인사전담기구 설치다. 체계적인 공무원 인사 시스템 정착을 위해 각 부처에 인사 전담 부서 신설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중앙인사 관장 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각 부처를 전문적으로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특채란 명칭에 대한 느낌도 부정적이다. 5급 특채로 들어온 이후엔 일반 공무원처럼 순환보직하지 않고 전문가풀에 계속 남는지도 궁금하다. ●김 인력개발관 당정협의 때도 명칭 문제가 거론됐는데 적당한 명칭으로 바꾸려고 검토 중이다. 당초 특채 제도 도입 땐 ‘경쟁’의 개념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 제한경쟁이다. 경쟁을 시키되 요건에 맞는 자격자가 지원할 수 있다. 사실상 공채와 특채 구별이 크지 않게 된 셈이다. ●권 교수 특채 원래 취지가 공채로 뽑기 어려운 분야가 대상인데 순환보직시킨다는 건 취지에 조금 반하는 게 아닌가 싶다. ●김 인력개발관 전문직계제도로 가야 한다. 과학 연구 파트라면 그 직계대로 계급제와 별도로 자리는 안 바뀌어도 보수는 승진체계처럼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타 경우엔 과장급 이상은 오히려 우수인력 채용에 제한적 요소가 된다고 본다. T자형 인사관리로 중간관리층까진 특채 라인대로 하고 이후 순환보직으로 승진체계를 갖추는 게 맞다. ●김 교수 크게 우려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이번에 전문직 특채를 늘리자는 방안도 직위분류제를 강화하자는 취지였다. 다만 고공단은 모든 부처를 종횡으로 왔다 갔다 하니 정무적 성격으로 보고 그 이하는 직렬을 유지해 주는 게 전문가 특채 취지에 맞다. 전문가와 일반직 비율을 3대7 정도로 하면 적절하지 않겠나. ●권 교수 전문가로 특채된 분들이 공직 헌신도나 업무 몰입도가 많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또 부정적으로 보면 공채와 특채 기수 간 대립구도가 생길 수도 있다. 보완할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김 교수 기존 공무원제의 순기능적 측면에도 눈을 떠야 한다. 산불이 나면 기업에서 과연 끄러 오겠는가. 우리는 소방서는 물론 면사무소 직원까지 나선다. 한국 공무원에겐 외국 공무원에게 요구되지 않는 덕목, 역할도 참 많다. 기존 공무원 채용제의 부정적 측면만 내세울 게 아니라 보완하는 측면에서 대국민 홍보도 중요하다. ●권 교수 결국 공무원 채용제도는 다양성을 통한 전문성 제고가 맞다. 힘들여 뽑은 인재를 전문가로 육성, 관리하는 공직 내 경력개발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김 인력개발관 일반행정가로서 동시에 전문성도 필요하니 특채로 보완하자는 게 정부 방침이다. 이제 공무원은 스페셜리스트(전문가)인 동시에 제너럴리스트여야 한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각종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공무원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채용은 물론 경력개발, 정책역량 배양까지 갖추는 방향으로 인사제도를 보완하겠다. 시험관리 전문기관은 새로 법을 만드는 대로 최대한 빨리 시행하겠다. 진행 전경하·정리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열린세상]지방분권적 개헌은 지역의 생존문제/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지방분권적 개헌은 지역의 생존문제/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헌법 개정이 종종 거론되고 있다. 18대 국회 들어서는 국회의장 소속의 헌법개정자문위원회를 설치하여 개헌문제를 논의한 적이 있다. 최근에도 집권당의 대표가 헌법 개정 문제를 제기했으나 정치권의 반응이 적극적인 것 같지는 않다. 정치권에서 개헌 문제에 소극적인 것은 개헌정국이 초래할 정치적인 득실문제로 보거나 개헌의 절실함에 대한 공감대 부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행 헌법은 민주화운동의 결실이다. 민주화 측면에서만 보면 성공한 헌법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현행 헌법은 현재의 시점에서 보면 다음과 같은 면에서 치명적인 결함이 있어 개정을 요구받고 있다. 먼저 1987년 개헌 당시에는 생소했던 세계화 현상이 널리 확산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지역간의 경쟁이 국경을 넘어 진행되고 있다. 주민과 자본을 유치하기 위한 지역간 경쟁은 지방정부로 하여금 지역의 생활환경과 기업환경을 독자적으로 형성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 책임질 것을 요구한다. 주민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새로운 주민을 유치하기 위해 생활편익시설을 어떻게 확충하고 도시기능을 어떻게 편리하고 쾌적하게 할 것인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어떠한 정책이나 세율을 적용할 것인지를 약속하고 협상을 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가 지방정책과 지방세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나라의 지역들이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토지 무상 제공이나 지역 인프라의 확충, 법인세 감면, 일자리 창출에 대한 보상 등을 걸고 협상하는 데 비하여 우리의 지방정부는 아무런 약속도 할 수 없다. 모든 것이 중앙정부의 소관이기 때문이다. 이는 손발을 묶어놓고 달리기 경주에 참여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다른 지역과의 경쟁을 통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손발을 묶어 놓고 있는 족쇄를 풀어야 한다. 즉, 지방의 정책결정권과 조세결정권을 지방으로 돌려줘야 한다. 이는 지식정보사회가 요구하는 다양성과 창의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도 절실하다. 지방마다 다양한 문화자원을 발전시키고, 혁신을 위해서는 지방의 문제를 중앙의 지침에 의존하도록 만드는 중앙집권적인 국가경영체제를 탈피해야 한다. 지방마다 자신의 문제를 자신의 방식으로 해결하도록 보장함으로써 아래로부터 혁신이 일어나도록 하고 나아가서 국가를 바꾸어 내는 국가경영체제를 도입해야 한다. 개인에게는 자유가 인격의 실현과 물질적 생활기반의 확보를 위해 불가결한 요건이 된다. 마찬가지로 지방의 문제를 지방이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정책적 자율성의 보장이야말로 지역발전을 위한 전제요건이 된다. 모든 국민을 골고루 잘살게 하려던 공산주의 체제가 수백만, 수천만명의 국민을 기아로 몰아넣었듯이 모든 지역을 골고루 잘살게 하려는 중앙집권적 국가경영체제는 지역의 빈곤을 자초할 것이다. 현행 헌법은 지방정부의 활동역량, 특히 정책역량을 현저하게 제한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주민 수가 수천명에 불과한 지역단위에 적용되는 자치권을 인구가 천만명이 넘거나 수백만명에 이르는 광역지방정부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이는 어른에게 어린이의 옷을 입혀 놓은 것과 같다. 지방정부가 지역발전을 위해 나서려고 해도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헌법이 지역발전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제 우리 지방정부의 덩치와 위상에 걸맞은 지방정부의 역량과 자율성을 넘겨줘야 한다. 지역발전을 지방정부가 책임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방문제를 지방정부가 스스로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한 헌법 개정 문제는 이제 지역의 생존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개인적인 자유를 목숨을 건 투쟁을 통해 비로소 얻었듯이 지역의 자율성과 책임도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방주민과 지방정치인들이 쟁취해야 한다.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지방분권을 미래의 정치질서라고 하면서 ‘적과 동지가 분명하지 않은 전쟁’이라고 했다. 새로 취임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주민들의 지역적 생존보장을 위한 지방분권적 헌법 개정을 쟁취하는 데 나서야 할 때이다.
  • [사설] ‘빚의 역습’ 막을 中企·서민 대책 시급하다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증가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어제 한국은행이 밝혔다. 1분기 실질 GDP 증가율과 합산한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7.6%로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한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분명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화려한 경제지표와는 달리 중산층과 서민들의 삶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경제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분산되지 않고 대기업과 수출기업에만 편중된 데다 통화당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후폭풍이 가시화된 까닭이다. 한은이 이달 초 기준금리를 2.25%로 0.25%포인트 올리면서 우리 경제는 본격적인 출구전략 단계에 접어들었다. 과잉유동성, 물가인상, 부채 증가 등의 문제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시의적절한 조치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빚의 역습’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재정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가계, 중소기업, 소자본 자영업자 등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 5월 가계와 기업의 대출금 잔액은 1408조 3000억원에 이른다. 올 연말 3%까지 금리가 높아진다고 가정할 때 단순 계산상으로 가계·기업의 연간 이자 부담은 14조원이 늘어난다. 부채와 이자부담이 늘어나더라도 소득이 더 많이 늘어나 상환 및 이자지불 능력이 된다면 별 문제가 없지만 실질 소득은 별로 늘지 않았다. 자칫하면 중산층 붕괴가 가속화되고 금융부실, 소비위축으로 이어질 우려마저 제기된다. 다각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가계와 기업은 추가 금리 인상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부채 줄이기에 나서야 한다. 정부는 가계·기업의 부채 부담이 중산층 붕괴로 이어지지 않도록 체감경기와 지표경기의 괴리를 줄이는 데 정책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서민 가계와 중소기업의 대출만기 및 거치기간 연장 등을 통해 대출의 부실화 위험을 줄여줘야 한다. 가계 부채 축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자리를 늘려 국민 개인의 소득향상을 통해 상환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기업들은 올 상반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고 하지만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연일 대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이유다. 대기업은 적극적인 투자와 고용창출로 성장의 온기가 골고루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
  • 정책학자 피터 딜레옹 美콜로라도大 교수 방한

    정책학자 피터 딜레옹 美콜로라도大 교수 방한

    “갈등은 정책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지만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는 천차만별이다. 갈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정책을 결정하기 전에 이해당사자들과 충분히 협의하고 민주적 절차를 지키며, 사업 과정에서도 반대론자들과 끊임없이 숙의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 2일 지방선거 이후 지방자치의 틀에 큰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갈등을 예방하고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피터 딜레옹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공공정책학과 교수는 “갈등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정부의 정책역량을 강화하는 토대가 될 수도 있다.”며 갈등을 관리하는 기본전략으로서 ‘사전관리’와 ‘민주적 절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책결정과 집행 등 정책과정에서 민주성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해온 원로 정책학자인 딜레옹 교수는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한국정책학회가 서울에서 개최한 국제학술대회에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정부가 정책을 결정하기 전에 다양한 이해당사자들과 협의하는 절차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면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정책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한계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이 바로 사전적 절차와 민주적 절차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사전에 아무리 잘 예측하고 분석하더라도 집행과정에서 상황이 바뀌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그럴 때 중앙정부는 한발 물러나 재평가를 해 보고 그 평가 결과에 따라 정책을 다시 조정하려는 ‘평가에 따른 의사소통’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갈등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을 경계하는 그는 특히 ‘협력적 거버넌스’ 개념을 제시했다. 거버넌스란 ‘공통의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조정 방법’을 뜻한다. 미국 뉴욕시의 경우 시의회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지만 시장 자리는 1994년부터 공화당 소속인 경우여서 지방정부에서 단체장과 지방의회 다수당이 다른 정당인 경우는 언제건 발생할 수 있다. 여대야소와 여소야대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딜레옹 교수는 이에 대해 “상호간 정책경쟁이 벌어지는 것은 장점이겠지만 그 과정에서 의견대립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 “장점과 단점을 한마디로 설명하긴 힘들다. 중요한 건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딜레옹 교수는 4대강사업이나 세종시 문제 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의견차이가 큰 사업의 경우 지방정부가 반대할 수 있는 범위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한국 헌법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권한을 어떻게 설정했는지가 관건”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다만 “미국에서는 교육이나 인종문제, 자연재해처럼 주정부 정책이 미국 국민들에게 보편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빼고는 연방정부가 주정부 정책에 간섭하지 않고 대신 연방정부 차원의 사업에 지방정부가 간섭하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본 헌법에 의하여 미국 연방에 위임되지 아니하였거나, 각 주에 금지되지 아니한 권한은 각 주나 국민이 보유한다.’는 수정헌법 제10조 규정에 의거한다.”면서 “연방정부가 필요에 따라 의견을 전달할 수는 있지만 그건 간섭과 전혀 다르다.”고 덧붙였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약력 ▲1969년 미국 UCLA 정치학 박사 ▲1981~1985 랜드연구소 연구원 ▲1985년~ 콜로라도주립대(덴버 캠퍼스) 교수 재직 ▲2000년 미국정책학회 해럴드 로스웰상 수상 ▲2008~ ‘정책연구’ 공동편집장 ▲저서 : ‘민주주의적 정책이론’ 등 단독저서 6권과 공저 4권
  • 총리실, 장·차관급 평가자료 靑보고

    국무총리실은 올 하반기 정부 정무직 인사의 참고자료가 될 중앙행정기관 장·차관급 평가자료를 지난 12일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총리실 관계자가 26일 말했다. 평가결과는 청와대에 별도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에서 한 달간 확인작업을 거친 뒤 다음달 나올 예정이다. 그 결과는 사실상 장·차관들의 업무 성적표가 되며 6월로 예상되는 개각의 기초자료로 쓰일 것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2008년 시작한 장·차관 평가는 총리실에서 제공하는 정책업무평가를 바탕으로 청와대에서 개인신상평가와 리더십 평가를 거쳐 이뤄진다. 업무평가에는 핵심과제 추진여부, 정책역량평가, 홍보와 소통능력, 국민만족도, 정책민원 등이 포함된다. 리더십 측정에는 기관장의 정책 방향과 기조, 인간성, 내부 평가 등이 들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 10일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 등 산하기관 관련 업무평가결과를 청와대에 보고, 조만간 해당기관 청산 등을 비롯한 구체적인 공공기관 개선방안 등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열린세상]지방선거는 지방의 선거다/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지방선거는 지방의 선거다/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10년 지방선거를 두 달 남겨두고 있다. 지방선거는 지역발전과 주민복리를 달성하기 위해 주민의 대표와 이를 추진하는 지역일꾼을 뽑는 선거다. 이미 많은 정치지망생들이 예비후보로 등록하였다. 각 정당에서는 중앙당과 시?도별로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하여 4월 중순까지 정당공천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한다. 시?도지사 후보는 중앙당의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심사를 하고, 시장?군수?구청장 후보와 지방의원후보는 시?도별로 구성되는 공천심사위원회에서 공천을 결정하겠다고 한다.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이 정당성을 갖기 위해서는 우선 공천심사위원회가 지방을 바탕으로 민주적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그러나 공천심사위원들의 선임과정을 살펴보면 지방의 당원과는 무관하게 당의 지도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선임되었다는 점에서 각 당의 공천심사위원회가 과연 민주적으로 구성되었다고 할 수 있는지 매우 의심스럽다. 지방선거는 총선이나 대선처럼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선거가 아니다. 지방선거는 어디까지나 지방의 일이다. 지방과는 전혀 연고가 없는 인사들이 정당공천심사위원회에 들어가서 공천을 좌우하는 것이 과연 지방선거에 합당한 것인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예컨대 전남지사를 공천하는데, 심사하는 중앙당의 공천심사위원은 전남과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지방선거의 후보자를 지방에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당에서 결정하는 셈이다. 정당의 후보자를 주민인 당원들이 공천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비주민들이 결정한다. 이러한 하향식 공천에서 해당 지방의 정당 당원은 들러리 역할을 벗어날 수 없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지방마다 정당의 당원구조가 튼튼한 것도 아니다. 정당의 당원들이 있기는 하지만 당비를 성실히 납부하고 정당의 정책을 구현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진성 당원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지방의 정당조직들이 지역특성을 고려하여 지역발전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지방선거에서 민주적 정당공천이 이루어지려면 정당이 진성 당원으로 구성되고 그 당원들이 후보자를 상향적으로 선출해 낼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정당은 대부분 그러한 조직역량과 정책역량을 구비하지 못하고 있다. 정당공천은 사실상 지역구 국회의원이 좌지우지하고 지역구 국회의원이 임명하는 것이나 다름없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당공천이 과열되고 금품수수 등 부패문제가 심각하게 된다. 중앙정당이나 지역구 국회의원의 공천으로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4년 임기 내내 비리 유혹과 지역구 국회의원 눈치 보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2006년 당선된 단체장 가운데 40%가 비리 등 혐의로 검찰수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에 70% 이상의 국민들이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을 금지하도록 입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법률제정권을 가진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지역구를 다지기 위하여 국민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또한 각 정당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중앙정치권의 문제로 지방정치를 오염시키려 하고 있다. 지역과는 무관한 저명한 중앙정치인이 바람몰이를 하려고 한다. 지방선거가 정당바람에 휩쓸리게 되면 지방문제는 뒷전이 되고, 중앙정치가 지방정치를 대신하게 된다. 지방선거는 정당의 개입에 의해서 사실상 임명제가 되고, 중앙정치가 지방정치마저도 장악하는 결과가 된다.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에 종속되면 지역발전과 주민복리는 실종된다. 지방선거에서 지방이 더 이상 중앙정치권에 의한 권력투쟁의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지역을 주민의 진정한 삶의 터전으로 일구어 내고 주민의 복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방선거에서 중앙정치를 몰아내야 한다. 지방선거는 지방에 의한, 지방을 위한, 지방의 선거가 되어야 한다. 중앙정당이나 중앙정치인에게는 이를 기대할 수 없다. 이제는 유권자가 나서야 한다. 각 지방의 주권자인 유권자들이 나서서 진정한 주민대표와 지역일꾼을 주도적으로 결정을 할 때에 지방정치는 바뀔 수 있다.
  • [사설] 이 정도 대책으론 청년실업 못 푼다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상경비와 축제 관련 경비를 절감한 돈으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일자리 3만개를 창출하기로 했다고 한다. 노동부 고용지원센터가 없는 149개 시·군·구에 일자리 센터를 설치하고, 지자체별 일자리 조성목표와 실적을 공개하는 일자리 공시제도가 도입된다. 어제 열린 제3차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행정안전부가 보고한 내용이다. 올해 모든 정책역량을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기로 했다는 정부가 내놓은 대책 치고는 초라하다. 한마디로 절박감이 없다. 우리 경제는 고용 없는 성장 단계에 진입해 있다. 공식실업자가 120만명을 넘어섰고 사실상 실업자는 400만명을 헤아린다.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청년층의 고용불안이 장기화하면서 근로의욕을 상실하고 노동시장 진입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통계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에 실패하거나 구직을 하지 않은 비경제활동 인구 가운데 교육이나 직업훈련도 받지 않은 청년층이 43만명으로 추산됐다. 2004년에 비해 10만명이나 증가한 것이다. 국가경제의 중추역할을 해야 할 청년층이 ‘놀고먹는’ 사회에 미래가 있을 수 없다.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은 8.5%로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하지만 고용률을 보면 23.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가운데 최하위권이다.숫자 채우기 식의 단기적 일자리 대책보다는 청년들이 일하고자 하는 의욕을 갖도록 장기적이고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유통, 디자인, 마케팅 등 서비스산업 육성에서 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구인난과 구직난의 부조화를 감안해 구직·구인정보망 구축은 물론 중소기업의 작업환경 개선지원에도 힘써야 한다. 젊은이들이 일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야 한다. 임기응변식 대응은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는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 鄭총리 “핵심사안 48시간前 보고하라”

    鄭총리 “핵심사안 48시간前 보고하라”

    취임 5개월 동안 세종시에 전념했던 정운찬 국무총리가 내부기강 다잡기에 나섰다. 내부 보고 강화를 지시하는 한편 교육 개혁을 천명하고 나섰다. 정 총리는 22일 간부회의에서 “내부 보고 체계가 다소 미흡하다.”면서 “각종 회의·행사 관련 보고 자료에 담길 핵심내용은 가급적 48시간 이전에 상의하고, 24시간 이전에 자료 초안을 보고하라.”고 말했다. 이는 고(故) 이용삼 의원 빈소에서의 말실수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정 총리는 “세종시 문제같이 국가경쟁력 제고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사안은 먼저 문제를 제기하고 행정부 차원의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일자리 창출, 교육 제도 등을 핵심 어젠다로 설정해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교육과 관련, ‘사교육 없이도 원하는 학교에 가기’ 등 선택과 집중의 운영의 묘를 살리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이명박 대통령도 교육 제도 개선과 관련, 매달 교육대책회의를 주재하겠다고 밝혀 정 총리가 얼마나 ‘교육개혁’을 주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 총리는 “관성과 타성에 매몰돼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 반성하고 고민해 과감히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MB 3년차 고위직 세대교체로 쇄신해야

    고위공무원 사회에 인사태풍이 조용히 다가오고 있다. 다음 주 차관급과 청와대 비서관 인사가 예고됐다. 이와 맞물려 실·국장급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 조짐이다. 지식경제부가 가장 먼저 26개 국장급 자리 중 16개를 바꾸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급 일괄 사표를 받았고, 국토해양부도 1급 8명 중 4명이 옷을 벗는 등 후속 움직임이 빨라졌다. 공직사회가 시끌시끌할 만도 하지만 잡음이 크게 들리지는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3년차에 접어들면서 공직사회도 안정되고 있다는 징후로 여겨져 다행스럽다. 정기 인사는 이 대통령 취임 후 세번째다. 앞선 2차례 인사 때는 대폭 개편에는 못 미쳤다. 무엇보다 세대교체를 단행할 만큼 공무원 내부의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과거 정부 인맥 자르기로 연결짓는 정치적 잣대는 혁신 의지를 움츠러들게 하는 요인이 됐다. 그러다 보니 쇄신은 일부 부처 위주로 이뤄졌다. 지난해 백용호 국세청장이 단행한 세대교체 실험은 나름대로 연착륙했다는 평가다. 6·2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공직자들이 잇따르면서 인사의 폭을 더 넓혔다.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인적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행정 모델을 새롭게 구현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공무원이 획일적으로 근무하는 시스템이 바뀐다. 올 하반기 재택근무를 포함한 유연근무제가 전면 도입된다. 지난해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고위공직자 영역도 확대됐다. 중앙의 고위공무원이 사직하지 않고도 각 시·도 정무부단체장으로 옮겼다가 복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유능한 고위공무원에겐 러브콜이 잇따를 수 있는 법적 장치로 인재 등용의 폭이 넓어진 것이다. 이 대통령은 오는 25일로 취임 2주년을 맞는다. 이 대통령은 그제 제2차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청년실업 문제를 안이하게 대처하는 공무원들을 질책했다. 공직사회의 정책역량 강화가 시급한 이유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번 고위직 인사에서 사표 수리 대상을 선별하고 후임을 인선할 때 첫 기준은 일 잘하는 공직자다. 국정 혁신을 이끌어가고 성장 동력을 추진할 수 있도록 인재 등용을 확대해야 할 때다. 앞으로 6개월이면 이명박 정부는 반환점을 돈다.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 [열린세상]청년층이 원하는 일자리를 창출하려면/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

    [열린세상]청년층이 원하는 일자리를 창출하려면/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

    정부는 한국 경제가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인년 새해에도 5%대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닌 것 같다. 전경련이 19세 이상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현재의 경기상황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경제회복 체감도에 대해 국민 4명 중 3명이 넘는 76.9%가 ‘아직 경기회복을 실감하지 못하겠다’고 응답했다. 체감경기의 회복시점에 대해서도 내년 이후라는 응답이 40.7%로, 새해 상반기(8.6%)와 하반기(25.1%)에 비해 훨씬 많아 체감경기의 조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일자리가 별로 늘어나지 않고 돈벌이마저 시원치 않은 상황에서 경제지표만 좋아진다고 떠들어봐야 서민들이나 청년구직자들이 뼛속 깊이 느끼는 한겨울 냉기를 녹이기에는 힘겹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현재 우리나라 청년(15∼29세)실업자는 32만 5000명이고, 청년실업률은 7.7%로 전체 실업률 3.3%의 2배가 넘는다. 여기에 취업준비생이나 구직단념자를 실업자에 포함하면 실질적인 청년실업자는 74만 3000명이나 된다. 매년 50여만명이 전문대 이상을 졸업하고 있지만 다섯 명 중에 한 명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놀고 있다. 더욱이 2008년 우리나라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 542만명의 73.7%인 400만명은 정규학교나 입시학원 등의 통학을 비경제활동 이유로 들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취업에 자신이 없어 재학기간을 연장하거나 해외연수 등을 통해 취업시기를 뒤로 미루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청년층 대부분이 학교에 머물면서 취업을 미루거나 구직을 단념하고 취업준비에만 젊음을 보내는 것은 국가적으로 인적 자원의 낭비일 뿐 아니라 성장잠재력을 크게 훼손한다. 그래서 새해 최우선 정책과제는 일자리 창출이어야 한다. 정부도 일자리 창출에 정책역량을 집중하고자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가고용전략회의’를 신설하고 매월 1회 이상 개최해 일자리 관련 재정 지원, 서비스산업 육성, 산학협력 및 교육제도 개선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특히 청년층은 공기업이나 대기업 취업을 원하지만 중소기업에선 젊은 인력이 부족한 현상인 청년·중소기업 인력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도 마련했다. 청년구직자 정보와 우수한 중소기업 정보를 연계해 구축하고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직업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14만명 규모로 맞춤훈련을 실시하는 등의 내용이다. 1990년 일반계 고교생의 대학진학률은 47.2%에 불과했지만 작년엔 87.9%로 상승했고 졸업 후 취업이 주된 목적이어야 할 전문계 고교생의 대학진학률도 8.3%에서 72.9%로 크게 늘어났다. 반면에 우리나라 제조업 중 종업원 50인 이상 기업에 종사하는 종업원수의 비율은 45%로, 영국 71%, 독일 78%, 프랑스 68%에 비해 크게 낮아, 큰 기업에서 일하는 우리 근로자 수가 선진국에 비해 적다. 이처럼 고학력 청년층은 급격하게 늘어났지만 이들의 눈높이에 걸맞은 일자리는 적어 작년 4월 현재 중소기업의 부족 인원이 16만 3000명이나 됐다. 청년층에겐 웬만한 중소기업 일자리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부모들도 지금 쉴지라도 대기업이나 공기업 취업준비나 대학원 진학을 권하는 모양새다. 청년구직자 스스로가 눈높이를 낮춰 중소기업에 취업하길 기대하는 기존의 일자리 창출 방법으로는 청년층이 원하지 않는 일자리만 늘어날 뿐,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청년층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은 대기업으로 발전하고 세계 초일류기업이 크게 늘어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제 진정한 청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 [특별기고] ‘오늘보다 큰 내일’을 위하여/임채민 지식경제부 1차관

    [특별기고] ‘오늘보다 큰 내일’을 위하여/임채민 지식경제부 1차관

    피터 드러커는 그의 저서 ‘변화 리더의 조건’에서 “우리가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기 위해 노력하는 목적은 내일 할 일을 결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일을 만들기 위해 오늘 할 일이 무엇인지를 결정하기 위한 것“이라 하였다. 2009년, 우리는 어떤 내일을 만들 것인가. 또한 만들고자 하는가. 그 내일을 위해 오늘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가. 지금으로부터 반세기 전 아프리카 가나와 비슷한 수준의 1인당 국민소득 67달러의 아시아 최빈국 대한민국이 꿈꿨던 ‘내일’은 나와 가족들이 먹을 것, 입을 것, 부족하지 않게 살아갈 수 있는 미래였을 것이다. 국민들의 근성과 끈기를 자양분으로 삼아 미국, 일본 등의 앞선 산업국들이 100여년 이상 걸쳐 달성한 산업화를 우리는 30~40년만에 실현하였다. 사실 우리나라가 지난 1990년대 초반 이후로 경제규모 11~15위의 박스권에 갇혀 있었던 것은 단순 모방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경제수준을 넘어서고 벤치마킹 대상의 범위도 극히 준 상태에서 경제를 포함한 우리 사회 전체가 방향성을 상실했었다는 방증이라 할 수 있다. 이제 무작정 따라해야 할 존재는 없다. 우리 스스로 우리가 만들 미래를 설정하고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한 방안들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남들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기보다는 남들이 모방하고 싶은 나라가 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8·15 경축사를 통해 국정의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한 ‘저탄소 녹색성장’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에 대응하여 현 세대가 누리던 풍요로움을 우리 자손대에게도 누릴 수 있도록 화석연료로부터 벗어나고, 에너지 고효율의 사회를 이루고자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제주도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에서 대통령께서 3대 협력방안 중 하나로 녹색성장을 주장한 것은 우리와 아세안, 그리고 세계를 위한 첫걸음이라 할 것이다. 정부의 핵심 국정어젠다인 녹색성장을 위한 산업 정책 중에서 가장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실천전략이 신성장동력 관련 정책이다. 신성장동력은 5~10년 후 우리나라를 선도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에너지·환경 문제의 대두, 업종·신기술 융합화, 서비스 산업의 부가가치 증대 등의 시대 트렌드를 반영하여 17개 유망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정부는 금년초 최종 확정한 17개 신성장동력이 새로운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의 주력산업이 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역량을 집중하여 적극 지원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마련한 200개의 세부추진계획이다. 이번 세부추진계획은 연구개발, 재정사업, 인프라 구축 등을 산업별로 제시하고 이외에 신성장동력 기술전략지도, 인력양성 종합대책, 중소기업 지원방안 등을 담고 있다. 정부는 신성장동력 추진계획에 따라 시장 활성화를 위한 공공수요와 제도개선 등 초기시장 창출, 고위험이 따르는 원천기술개발 등 민간의 투자환경 조성에 역점을 둘 예정이다. 정부가 17개 신성장동력을 선정하고 추진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신성장동력 외의 분야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조선과 반도체와 같이 초기에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육성했던 산업이 성장하여 지금 우리나라 대표 산업이 되었듯이 현재의 신성장동력이 가까운 미래에 새로운 주력산업이 되고 세계를 선도하는 산업이 되도록 육성하자는 것이다. 요즘과 같이 체증의 법칙이 적용되는 사회에서는 초기 시장을 선점하는 자가 시장을 점유할 가능성이 높다. 기존 발전전략 패러다임에서는 우리나라는 후발주자였다. ‘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작용하는 세계에서 대한민국의 경쟁력은 지금의 ‘신성장동력’이 결정할 것이다. 임채민 지식경제부 1차관
  • 中수출 활성화 비상대책 추진

    중국의 도산기업을 국내 업체가 인수할 때 지원해주는 등 지역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수출지원’ 대책이 추진된다. 고전을 면치 못하는 대(對) 중국 수출을 되살리기 위해 중국 내수기반이 있는 현지 기업에 대한 국내 기업의 인수·합병(M&A)을 적극 지원하게 된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1일 새벽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인천항의 올해 첫 수출화물을 싣는 STX팬오션 소속 컨테이너선의 선적 현장을 찾은 자리에서 “수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정책역량을 총동원할 방침”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최근 전량 내수판매를 하는 산둥성의 한 도산기업을 인수해 휠로더 공장을 준공한 사례가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중국의 업종별 브랜드 추세와 기업 M&A 정보,제도 등을 파악해 업계에 전파하기로 했다.지경부 관계자는 “수출금융 등으로 M&A를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부진한 양상을 보임에 따라 대중 수출의 반전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할 대중 비상수출대책반을 정부와 코트라,수출보험공사,자동차 등 10개 주력품목별 협회와 함께 구성하기로 했다. 또한,중국 내륙시장을 겨냥해 올해 톈진과 상하이에 한국업체들의 공동물류센터를 설치하고 내륙지역 수출을 지원할 이동 코리아 비즈니스센터(KBC)도 운영한다. 상하이(자동차부품),다롄(조선기자재),광저우(전기·전자),베이징(플랜트) 등 거대 내수시장을 겨냥한 거점 도시별 특화된 ‘맞춤형 수출지원대책’도 펼친다.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은 지난해 11월 전년 동월 대비 32%나 급감한 데 이어 지난 12월1∼14일에도 43%나 감소하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만성 무역적자에 시달리는 일본은 엔고에 따른 국산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최대한 살려 부품소재 아웃소싱 시장진출을 추진한다.1월에 일본 소비재시장을 겨냥해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라쿠텐에 국내 업체들이 입점한다.4월에는 일본 대형 유통업체들을 국내로 불러들여 국내 상품구매를 촉진한다. 미국과 유럽시장은 각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라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에너지·환경 및 정보기술(IT) 인프라 부문 사업에 주력하기로 했다.이를 위해 3월 미국 연방정부의 IT 조달 박람회와 하노버 정보통신 박람회,6월 국제태양에너지 박람회(독일) 등에 국내 수출기업들이 모두 대거 참가한다. 특히 자동차부품 수출을 늘리기 위해 ‘코리아 오토파트 플라자’를 5월에는 미국,6월에는 체코에서 열고 7·10월에는 독일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한나라당 정책역량 강화 ‘올인’

    한나라당이 정부 고위 관료를 당 정책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 전면 포진시키는 등 정책 역량을 강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오는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정부 고위 관료들을 당 정책위에 대거 배치함으로써 여야 정책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드라이브’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은 20일 김남석 행정안전부 기획조정실장을 정책위 소속 행안위 수석전문위원으로 발탁하는 등 정부 각 부처의 고위 공무원 7명을 수석전문위원으로 임용했다.이들 외에도 조만간 3∼4개 부처에서 고위직을 추가로 선발해 정부 출신 수석전문위원의 풀을 확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이와 동시에 국장급 당직자를 장관 정책보좌관 등의 형식으로 각 부처에 파견, 당·정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당료 경험을 통해 정무감각을 익힌 당직자를 정부와의 소통 가교로 활용함으로써 영어몰입교육,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 등 민심과 동떨어진 것으로 지적받은 정책 결정을 되풀이하는 오류를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정 사이에 원활한 정책 교류를 통해 당정간 소통 부재로 인한 혼선을 맞고 여당으로서 정책 책임감을 갖고 국정에 임하려는 것”이라며 “정부에 파견할 인사로 정무 감각과 전문성을 동시에 갖춘 당직자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행안부·지자체 과장급 첫 인사교류

    공직사회의 ‘중추’인 과장급 서기관 등 중앙과 지방간 인사교류가 확대된다. 실무라인의 본격 이동으로 중앙 및 지방의 정책 효율성과 시너지 효과가 빛을 발할지 주목된다. 행정안전부는 23일 본부 서기관과 16개 시·도 과장급(4급)의 인사교류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행안부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경기·경남·제주 등 3개 도의 과장 5명과 행안부 서기관 5명을 ‘맞트레이드’할 예정이다. 정책 수립의 핵심 직급간 인사교류라는 점에서 실무적으로 도움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중앙과 지방자치단체간의 인사교류는 ‘호적’을 완전히 바꾸는 전·출입식 인사교류가 아니다. 따라서 중앙의 교류자는 국가직 신분을 보장받으면서 1년간 파견 근무하는 형태다.53세 이하 3∼7급 공무원이 교류의 대상이다. 하지만 2004년 파견 교류를 시행한 이후 주로 5∼6급 이하만 인사교류가 이뤄졌을 뿐 4급은 이번이 처음이며,3급은 한 차례도 교류가 이뤄지지 않았다. 행안부 관계자는 “그동안 1∼2급에 해당하는 시·도 부시장, 부지사, 기획관리실장 등 고위직 위주로만 해오던 인사교류를 중간·간부층으로 확대하는 것”이라면서 “중앙의 정책역량과 지방의 현장경험을 접목해 행정역량의 효율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이같은 인사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교류 근무자가 복귀시 희망보직을 주는 등 인사상 우대하고, 교류 수당과 주거보전비도 60만원 한도 내에서 지급하기로 했다. 교류수당은 3급 70만원,4급 60만원,5급 이하 55만원이다. 교류근무 우수기관에는 인센티브를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5월 행안부는 서울시와 최초로 국장 2명(행안부·서울시 각 1명씩)의 교류를 단행했었다. 최근 3년간 행안부와 지방간 파견 교류 근무자는 7월 현재까지 104명. 올해는 16명이 8개 직위,6개 지자체에서 이뤄졌으며 5급 8명,6급 이하가 8명이다. 보직이 높아지거나 업무 경력을 쌓는 등의 이유로 지원하는 공무원이 있는 반면, 여전히 인사교류를 꺼리는 공무원들도 많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생활 근거지가 바뀌게 되면 교통·이중 살림 등 비용이 늘 뿐만 아니라 새로운 업무환경에 적응해야 해 불편한 측면이 있다.”면서 “서기관급은 주거·교육환경 때문에 전출입 파견은 안 하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인사교류는 자발적인 지원에 의한 것으로 의무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상급자가 권유했을 때 거부하기 힘든 게 공직사회의 현실이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야당 맏형론vs유일 대안론vs힘있는 당

    야당 맏형론vs유일 대안론vs힘있는 당

    17일 통합민주당 전당대회 출마 후보자들의 등록이 마감되면서, 본격적인 당권 전쟁이 시작됐다. 당 대표는 정대철·정세균·추미애 후보의 3파전으로 치러진다. 최고위원 선거엔 모두 9명이 도전장을 던져 치열한 생존 게임이 예고된다. 그만큼 당권 주자들의 슬로건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공통 분모는 ‘변화’다. 그러나 각자의 청사진에 따라 ‘변화’의 내용은 천차만별이다. 정대철 후보는 ‘맏형론’을 앞세웠다.30여년의 정치경험으로 당의 화합적 결합을 이뤄내겠다고 한다.‘진짜 야당·진짜 통합’,‘국민신뢰 회복’을 슬로건으로 ▲야당다운 야당 ▲대안있는 정책야당 ▲전국정당을 내놓았다. 정세균 후보는 ‘유일 대안론’을 내세웠다. 검증된 정치력과 정국 대응력을 기반으로 대세론을 확산시키겠다는 의중이다. 실천하는 국민정당,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정당을 통해 2012년 민주정부 수립을 이루겠다는 ‘뉴 민주당’ 플랜을 펼쳐보였다. 추미애 후보의 키워드는 ‘민심을 따르는 힘있는 민주당’이다.‘국민 대표성’을 강조한다. 민주개혁세력의 상징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새 인물로 지도부 교체를 이뤄야만, 당의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최고위원 선거는 각 계파 대리전을 방불케 한다. 저마다 ‘변화’를 내세우지만 지역·계파별 합종연횡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근태·정동영 전 의원 측의 지원을 받고 있는 문학진 후보는 “실용과 제3의 길이 아닌 민주세력의 자존심으로 승부하겠다.”고 밝혔다. 천정배 의원측의 지지를 업은 문병호 후보는 “올드보이와 아마추어리즘이 아닌 검증된 실력으로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손학규 대표측과 소장파의 지원을 받는 송영길 후보는 “3선의 정책역량을 발휘해 견제를 뛰어넘는 강력한 대안야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친노진영의 안희정 후보는 “민주정부 10년을 계승해 정통성 있는 개혁야당을 이룰 것”이라고 약속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막내리는 17대 국회] “그 법 처리됐다면 美쇠고기 파동 없었을 텐데…”

    [막내리는 17대 국회] “그 법 처리됐다면 美쇠고기 파동 없었을 텐데…”

    17대 국회가 오는 29일 막을 내린다. 법률안만 7488건이 제출돼 자동폐기된 법안 2326건을 포함,4335건(57.9%)의 법안이 처리된 가운데 22일 현재 계류법안은 3153건(42.1%)이다. 계류법안에는 특정 계층의 이익보호 등 타당성 부족 등으로 신중히 검토할 것들도 있지만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처리해야 할 법안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아쉬운 법안들을 정리한다. ■ 외교통상 분야 “통상절차법만 제정했어도 지금의 쇠고기 파동과 같은 사회적 혼란은 없었을 것이다.” 통상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가 국회에 계류 중인 통상절차법안이 휴지조각이 될 처지에 놓인 것을 아쉬워하면서 한 지적이다. 이 법안은 권영길·이상경·송영길·정문헌 의원이 2006년과 2007년에 걸쳐 각각 발의했다. 하지만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는 지난 20일에야 이 법안들을 통합한 위원회 대안을 마련했을 뿐 2년이 넘도록 사실상 법안처리를 방치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법안심사 소위에서 논의에 들어갔으나 이후 범여권의 거부로 제대로 논의할 수 없었던 것도 한 요인이다. 이 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된다면 정부는 해마다 조약체결계획을 수립, 이를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특히 통상조약인 경우, 반드시 이해관계자와 관계 전문가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가져야 한다. 외교통상부장관은 협상의 주요 진행상황을 국회에 보고해야 하고 국회는 비준동의안을 심사·의결하기 위해 조약위원회를 둘 수 있다. 정부는 국가기밀이라는 이유로 조약에 관한 보고나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법안은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은 통상절차법 제정에 의지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민주당에서도 당내 의견조율이 안돼 있기 때문이다. 송기호 변호사는 “통상절차법 제정은 통상절차에 대한 국민적 합의 과정이 생긴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정부가 제도적 기초도 없이 각 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려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적 혼란을 생각한다면 하루빨리 통상절차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쇠고기파동은 기본적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책임이지만 통상절차법안을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않은 국회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정보통신 분야 - 개인정보법 없어서 옥션해킹 눈뜨고 당해 “이은영 의원의 개인정보보호법안이 통과됐다면 옥션 해킹사건은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고 집단소송제 도입을 골자로 한 노회찬 의원의 법안도 통과됐다면 하나로텔레콤 소송에서 원고를 모으느라 시간과 에너지 낭비를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옥션·하나로텔레콤 사건에 대해 집단분쟁조정과 집단소송을 진행 중인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 정책위원은 22일 ‘국회의원들의 수많은 직무유기 중 하나’로 폐기 위기에 놓인 개인정보보호법안을 들었다. 이 법안은 2004년 11월 노회찬 의원을 필두로,2005년 7월 이은영 의원, 같은해 10월 이혜훈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이 밖에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 박찬숙, 정청래 의원 등이 각각 대표발의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개정법률안 2건 ▲양승조·이근식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개정법률안 2건도 자동폐기 대상 법안들이다. 개인정보보호법안 처리가 17대 국회 내내 지연된 것은 정부부처·정당·업계간 서로 다른 이해관계 때문이다. 발의에 참여한 노회찬 의원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각 부처가 개인정보 기구를 갖고 있었는데 이를 통합하겠다는 법안을 내놓자 부처 반발이 있었고, 업계 로비로 인한 각 당의 소극적 태도도 한 몫 했다.”고 말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대표발의한 의원들은 모두 행정자치위원회 출신이 아니어서 주도권을 쥐고 진행할 사람이 없었다.”면서 “아무도 덤터기를 쓰고 싶어하지 않아 결국 4년간 계류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국회가 국민의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연내입법을 목표로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개별법 차원으로 발의된 안과 각 계의 의견을 수렴해 통합적인 개인정보보호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교육분야 - ‘사학법 투쟁’ 올인한 여야, 학벌 대물림 해소책 외면 “국회의원들이 사립학교법 개정 등 정치적 사안에 더 관심을 기울이면서 교육환경 개선과 교육격차 해소 등과 관련된 법안 처리에 적극적이지 못했다.” 김정명신 교육개혁시민연대 운영위원장의 비판이다. 그는 22일 “18대 국회에서는 학벌 대물림 현상 등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대학 등록금 인상과 사교육비 문제로 고통받는 학부모들의 부담해소를 위해 모두 12건의 교육 법안들이 계류 중이다. 하지만 17대 국회 종료와 함께 폐기처분될 처지에 놓여 있다. 대학등록금 문제와 관련해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 등은 지난해 2월 등록금 인상 규제 등을 골자로 한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을 상정했다.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 등은 지난해 2월 저소득 가계 대학생 등의 학자금을 무상 지원하기 위한 국가장학기금 설치를 제안하는 ‘학술진흥 및 학자금대출 신용보증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상정했지만 모두 폐기된다. 통합민주당 정봉주 의원 등이 발의한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법률안도 휴지조각이 될 지경이다. 이 법안은 학교 설립·경영자가 수업료와 납부금을 당해연도 직전 3개년 물가상승률 평균의 1.5배 이상 인상하고자 하는 경우, 사유서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교육비 절감과 관련해 통합민주당 이은영 의원 등은 지난해 12월 학원 수강료 초과징수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와 수강료 상한 규정 등을 골자로 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 했다. 미국산 쇠고기와 유전자변형농산물(GMO)수입과 관련해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등은 학교급식법을 개정해 학교 급식에 공급되는 식재료의 원산지 표시하도록 하고,GMO를 급식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대표 고언 “폐기법안 18대서 우선 처리해야”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대표는 “서민을 생각하는 국회가 되려면 정당의 정책역량을 강화하고 시민사회와 적극 연대해야 한다.”고 밝혔다.20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노숙 농성 중인 노 대표를 22일 만나 17대 국회에 대한 평가 등을 들었다. ▶17대 국회를 평가해 달라. -17대 국회는 입법·정책 활동이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다만 마무리를 제대로 못했다. 용두사미가 돼 버렸다. 법안 발의만 신경쓰고 통과시키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결과적으로 무책임에 가까울 정도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외면하는 결과를 낳지 않았나 싶다. 나도 큰 책임감을 느낀다. ▶원인이라면. -국회의원 개개인의 의지와 의욕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결국 시스템 문제다. 입법활동조차 의원 개개인의 역량에 의지할 뿐 정당에서 제대로 뒷받침못한다. 정당 차원의 정략적 목적 아래 발의된 법안 말고는 책임지는 곳이 없다. 개개인의 의지에 의지하다 보니 부실 법안도 많았다.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사회적 대화시스템 필요하지 않나. -그게 바로 의정활동을 하면서 얻은 중요한 교훈이다. 민노당은 상대적으로 시민사회와 연대해 법안을 관철하려는 캠페인을 많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부족했다. 의석수가 부족하다는 말은 핑계에 불과하다. 우격다짐이 아니라 사회적 공론화를 위한 합리적 논리와 명분을 개발해 사회적 힘을 모으고 민생법안 통과를 압박해야 한다. ▶18대 국회에 바란다면. -새 이슈를 개발도 중요하지만 이전 국회에서 폐기된 민생법안들을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한다. 정부는 법안 통과를 위해 의원들보다 훨씬 더 집요하다. 의원발의 법안 일부는 법안으로서 품질이 낮은 경우도 있다. 국회가 반성해야 한다. 국회는 입법을 통해 정부를 견제하는 곳이지 정부활동을 위탁해서 처리하는 곳이 아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非지역구 62명 발의법안 분석 - 비례대표 입법활동 ‘빛좋은 개살구’ 서울신문과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소장 이지문)가 17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 62명(당선 56명+승계 6명)의 입법 활동을 조사한 결과 이들이 발의한 법안의 가결률이 지역구 의원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고, 법안 발의 성적도 형편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직능대표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국회에 보내 각계각층을 위한 법을 만들고, 원내 정책활동을 활성화하자는 비례대표 제도의 취지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법안 가결률 8.7%… 지역구보다 낮아 지역구 의원들의 법안 가결률은(원안가결+수정가결) 12.87%인 데 반해 비례대표 의원들의 가결률은 8.73%에 불과했다. 지역구 의원 243명이 발의한 법안 4210건 가운데 원안가결된 법안은 138건, 수정가결된 법안은 404건이었다. 비례대표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1512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원안가결은 34건, 수정가결은 98건이었다. 특히 비례대표 의원들이 제출한 법안 가운데 새로운 법률을 만드는 ‘제정 법안’과 기존 법률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전부개정 법안’은 174건이었지만, 본회의에서 원안가결된 것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수정가결된 법안도 8건에 불과했다. ●전문성 살리라는 취지 무색… 0건 22명 ‘제정 법안’의 경우 비례대표들이 발의한 법안의 가결률(4.91%)은 지역구 의원의 법안 가결률(15.89%)에 비해 훨씬 낮았다. 지역구 의원이 발의한 ‘제정법안’ 1321건 가운데 원안가결은 32건, 수정가결은 160건이었다. 반면 비례대표들이 발의한 제정법안 163건 중에는 원안가결 0건, 수정가결 8건이었다. 이 소장은 “비례대표가 발의한 법안의 가결률이 낮은 것은 법안의 필요성 및 현실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안명옥 한나라당 의원은 비례대표 가운데 가장 많은 법안(143건)을 발의했고, 가결된 법안(14건)도 가장 많았다. 반면 4선인 김종인 통합민주당 의원은 4년 동안 ‘법안 발의’가 전혀 없었다. 또 김 의원을 포함한 22명의 ‘가결 법안’이 0건이었다. 비례대표 25명을 대상으로 직능 전문성을 대표한 법안 58건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이 계류중이었다.5건 만이 수정가결됐고, 계류 39건, 대안폐기 14건이었다. 이 소장은 “직능단체의 장보다는 전문적·실질적 법안을 만들 수 있는 전문가를 공천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男보다 활약 돋보인 女 비례대표의 여성할당제(50%)를 처음 시행한 17대 국회에서는 여성 비례대표의 활약이 남성보다 두드러졌다. 비례대표 여성의원(33명)은 남성의원(29명)에 비해 법안 발의수와 가결률에서 모두 앞섰다. 여성의원은 모두 955개의 법안을 발의해 이 가운데 95개가 통과됐다.9.94%의 가결률이다. 반면 남성의원이 발의한 557개 법안 중에는 37개만이 통과돼 가결률이 6.64%에 그쳤다. 의원 1인당 발의 건수는 여성의원이 28.9건이었고, 남성의원은 19.2건이었다. 가결 법안을 5건 이상 제안한 9명의 비례대표 의원 중에 남성은 한 명뿐이었다. 발의건수가 가장 많은 10명 가운데 6명이 여성이었고, 반면 발의 건수가 가장 적은 의원 10명 가운데 남성은 8명이나 됐다. 비례대표 여성의원들의 법안가결 현황을 살펴보면 안명옥 한나라당 의원은 143개의 법안을 발의,14개 법안을 가결시켜 성적이 가장 좋았다. 이계경 한나라당·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이 각 7건, 김영주 통합민주당·박찬숙 한나라당 의원 각 6건, 이경숙·장향숙·서혜석 통합민주당 의원이 각 5건을 가결시켰다. 이번 조사는 2004년 5월30일 17대 개원부터 2008년 5월9일까지 사퇴 및 승계를 포함한 비례대표 의원 62명이 ‘대표 발의’하거나 ‘1인 발의’한 법안을 국회 홈페이지 의안정보시스템에서 모두 찾아 분석한 것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비례대표 공천 개혁 뜻 살려야

    한나라당·민주당의 공천갈등이 확대일로다. 비례대표 공천 역시 심각한 내홍 조짐을 곳곳서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의 지역구 공천갈등은 친박근혜측의 독자정당 결성 움직임으로까지 번졌다. 친이·친박의 반목은 비례대표 공천 방향에 따라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의 공천갈등의 골 역시 깊어만 가고 있다. 비례대표 인선을 두고, 지도부와 공천심사위원회가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두 당 모두 당초의 공천개혁 의지가 퇴색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분란만 있고 공천개혁의 뜻이 실종된다면, 특정 정당의 실패차원을 넘어 우리정치의 퇴보가 아닐 수 없다. 민주당은 지금 공심위의 집단사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비례대표 추천심사위 구성을 놓고 폭발한 당 지도부와의 갈등 때문이다. 지역구 공천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을 비례대표 인선서 다소 해소하려는 지도부의 입장을 이해 못할 바 아니다. 하지만 공심위의 당초 공천개혁 기준이나 가치마저 훼손하려 한다면, 국민의 비판을 면키 어렵다.‘박재승발 공천혁명’이라고까지 평가받은 공심위의 노력과 취지를 무너뜨린다면, 민주당의 개혁 이미지는 그만큼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계파 나눠먹기, 지역구 낙천자 구제 등 구태가 재연돼서는 곤란하다. 국회 구성에서 비례대표제를 둔 취지는 분명하다. 직능 대표성, 새로운 전문인재의 등용, 정책역량 강화를 위한 인력의 보충이다. 유권자들이 지역구 인물의 선택과 더불어 정당에 별도 투표를 하도록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통합민주당의 강금실 전 장관이 지역구는 물론 비례대표 후보에도 나서지 않겠다고 밝힌 대목은 신선하다. 비례대표 예비후보 1번으로 거론됐던 그였기에, 시사점은 적지 않다 할 것이다. 여야 가릴 것 없이 비례대표 인선이 공천개혁의 화룡점정이 되길 기대한다.
  • 7% 성장·영어공교육·대운하 최우선 과제로

    7% 성장·영어공교육·대운하 최우선 과제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5일 7% 경제 성장과 300만개 일자리 창출, 영어 공교육 완성, 한반도 대운하 건설, 지분형 분양주택제도 도입, 북핵 폐기의 우선적 해결 등을 이명박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로 선정했다. 인수위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새 정부의 국정운영 청사진을 5대 국정지표,21개 국정전략목표,192개 국정과제의 형태로 정리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에게 이날 보고했다. 임기 5년간 새 정부의 국정 방향을 의미하는 5대 국정지표는 ▲활기찬 시장경제 ▲인재대국 ▲글로벌 코리아 ▲능동적 복지 ▲섬기는 정부로 정해졌다. 이경숙 위원장은 보고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초한 선진 일류국가 비전을 제시하고 잘사는 국민, 따뜻한 사회, 강한 나라를 추구하는 것으로 기본 틀을 짰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5대 국정지표의 실행방안을 구체화한 21대 국정전략 목표를 세우고 그 아래 192개 정책과제(핵심과제 43개)를 선정했다. 경제분야에서는 기업 투자의욕을 살리기 위한 감세와 외국인 투자유치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고 출총제 폐지, 지주회사 규제완화, 금산분리 완화(산업은행 민영화 포함)를 포함한 규제개혁을 최우선 과제인 ‘핵심과제’로 꼽았다. 교육분야에서는 대입 3단계 자율화와 대학운영의 자율확대를 핵심과제로 분류하고 평생학습 계좌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인수위는 대외분야와 관련, 비핵·개방·3000구상 추진, 한·미관계의 창조적 발전, 남북간 인도적 문제 해결, 자원·에너지외교 강화, 국방개혁 2020 보완 추진 등에 정책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복지분야의 핵심과제로는 국민·기초노령연금 통합, 금융소외자 신용회복 지원, 저소득층 자녀 지원, 주택공급확대 등을 선정했다. 인수위는 이명박 당선인의 지침에 따라 이날 보고 내용을 수정·보완해 곧 구성될 새 정부 내각에 전달하는 한편, 핵심과제를 중심으로 백서를 만들 예정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 (7) 한국민주주의 운동 토론회-지상중계(상)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 (7) 한국민주주의 운동 토론회-지상중계(상)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함세웅)는 6월 민주항쟁 20주년을 기념해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학술단체협의회와 공동으로 4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 민주주의 운동의 의미, 평가, 전망’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정해구(성공회대)·김호기(연세대)·김세균(서울대)·조희연(성공회대) 교수 등이 한국 민주화 운동 및 6월 민주항쟁의 의미와 평가, 민주화·세계화 이후 한국 시민운동, 민중운동, 국제연대운동의 전개와 평가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으며, 에드워드 베이커 하버드대 옌칭연구소 자문위원과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가 기조 발표했다.5일에는 홀거 하이데 독일 브레멘대 명예교수의 기조발표에 이어 강명세(세종연구소)·김종서(배재대), 박경(목원대)·서이종(서울대) 교수 등이 정치와 제도, 인권의 권리(평화, 인권, 생존), 민주화의 주체와 민주화의 길, 소통과 미래(미디어와 사상) 등 분야별 토론을 진행한다. “6월 항쟁 이후 한국 사회의 비극은 자유주의 정치세력이 자신들의 투쟁 대상이었던 수구 정치세력들의 가슴에 안겨 권력의 단맛을 보았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그들이 실현했다고 하는 그 민주주의는 이미 낡은 것이 되어 ‘시대의 징표’를 담지 못하고 있다.” 이광일 성공회대 연구교수는 4일 ‘6월 항쟁, 더 많은 민주주의의 좌절’이라는 발제문에서 1987년 6월 항쟁 이후 등장한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등으로 대표되는 자유주의 정치세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보수화 자유주의세력 민주주의 걸림돌 이 교수는 “6·29선언으로 직선제를 얻어낸 자유주의 정치세력에게 ‘더 많은 민주주의’는 더 이상 관심 대상이 아니며 오히려 신자유주의 세력으로 전향, 자본과 시장이 지배하는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6월 항쟁의 현재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은 3차례의 집권을 거치면서 보수 정치세력으로 자리잡은 자유주의 정치세력”이라면서 “이들이 ‘더 많은 민주주의’를 위해 극복해야 할 대상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행동할 때만이 6월 항쟁의 정신을 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6월 항쟁을 지도했다는 국민운동본부조차도 자유주의적 제도권 야당이 직접 참여했고, 그들과 연결된 종교계, 그리고 재야의 ‘비판적 자유주의 세력’이 주도했으며 민중운동세력은 지배적인 위상을 점하지 못한 채 주변에 포진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자유주의 정치세력을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 대변되는 우파와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 대변되는 좌파로 분류했다. 우파는 지주 계급에 기반을 둔 야당세력으로 공정선거를 통한 정부와 의회 구성이 목표이며, 좌파는 여기서 더 나아가 소외된 민중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을 또다른 축으로 삼는 세력이다. 좌파는 재야 세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노무현 정부는 진보 아니다” 토론자로 나선 박명림 연세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 교수의 주장에 대해 “6월 항쟁 전후 민주화 세력의 분화가 과연 이념적 분화인지 의문이 든다.”면서 “당시 상황을 면밀히 보면 이념적인 분화는 정치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토론자인 정근식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도 “이 교수는 과도하게 정치 사회 중심으로만 6월 항쟁을 분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특히 “신자유주의를 옹호하면 보수이고 신자유주의를 반대하면 진보라는 도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한국경제의 개방문제와 신자유주의는 구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정 교수와 박 교수의 비판은 자유주의에 대한 낡은 정치관에 기반하고 있다.”며 재반박했다. 그는 “신자유주의는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나 민주주의의 최대 위협”이라면서 “다만 지구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노무현 정부와 범여권 등 자유주의 정치세력은 진보가 아니다.”면서 “그들과 한나라당의 갈등은 신자유주의 대연정으로 수렴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갈등일 뿐이며 대선과 총선을 거치면서 의견이 수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시민운동과 현실 괴리…민중 삶 개선 못해” 6월 항쟁 기념 토론회에서는 시민운동의 성과와 한계를 비판적으로 고찰한 발표문 두 편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배성인 한신대 교수(정치학)는 ‘신자유주의 시대, 변화하지 못한 시민운동의 한계와 과제’라는 발제에서 “시민운동 위기의 핵심은 ‘시민 없는 시민운동’ 혹은 ‘정치적 중립성’ 같은 문제가 아니라 시민운동의 운동노선과 현실의 괴리가 민중들의 삶을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권력과 자본에서 자유롭게, 사회 공공성을 올바로 인식하며, 풀뿌리 운동에 주목하고, 급진적 운동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는 점을 시민운동의 과제로 꼽았다. 배 교수는 최근 시민운동의 행태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홍보적 시민운동에 적극적이었던 일부 환경단체와 몇몇 유명 단체는 홍보 효과를 통한 기업 후원 기금을 마련해 자체 사옥을 확보하고 재단을 만드는 등 사실상 시민사회에서 귀족단체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 영역에서 재벌 개혁과 투명성 강화, 소액주주 운동을 했지만 이는 재벌의 자산을 초국적 자본의 먹잇감으로 돌려놓았다.”면서 “17대 총선에서는 양극화나 이라크 파병이 아니라 부패 청산과 탄핵 찬성을 기준으로 낙선운동을 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발제자인 김정훈 성공회대 교수(사회학)는 ‘시민운동은 여전히 민주화의 동력인가.’라는 주제에서 정책대응 능력을 높일 것을 시민운동 진영에 주문했다. 그는 “한국 사회운동세력은 정책역량을 너무나 무시해왔다.”면서 “정책을 무시한 결과 진보학계는 거의 세대 단절 상태에 이르렀고 사회 전반은 보수화됐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시민사회가 보수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새로운 담론 전략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물적 토대를 갖춰야만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함께 “사회운동이 분화되는 상황에서 사회운동을 풍부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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