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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기준금리 변경은 실물경제에 어떤 영향 주나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기준금리 변경은 실물경제에 어떤 영향 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선진국은 물론 많은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정책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낮추는 등 통화정책을 매우 완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제의 회복 속도는 더디고 많은 나라가 경기 부진에서 장기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통화정책의 파급 경로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금리 정책을 중심으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어떤 파급 경로를 거쳐서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살펴보자.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변경하면 일차적으로 금융시장, 자산시장, 외환시장 및 대출시장이 영향을 받는다. 이는 가계의 소비 및 기업의 투자 등으로 파급돼 성장과 물가의 변동을 가져온다. 통상 통화정책 파급 경로는 금리 경로, 자산가격 경로, 환율 경로, 신용 경로, 기대 경로 등으로 구분된다. 금리 경로란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내리면 단기 시장금리, 장기 시장금리 및 은행 여수신금리가 차례로 내려가고 이런 금리 하락이 소비, 투자 등으로 파급되는 과정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만기 하루의 초단기 시장금리인 콜금리는 바로 금리 조정폭만큼 하락한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기업어음(CP) 금리 같은 단기시장 금리도 콜금리와 거의 비슷하게 하락한다. 그러나 장기 시장금리는 반드시 기준금리 및 단기 시장금리와 같은 방향으로 변동하지 않는다. 국고채, 회사채 등 만기 1년 이상의 장기채권 금리는 미래의 단기금리에 대한 기대와 장기간의 채권 보유에 따른 위험을 보전하기 위한 프리미엄(기간프리미엄)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한은의 기준금리 조정은 장기금리 결정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 금융시장 참가자의 경기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와 기간프리미엄 요구 수준에 따라 장기금리는 단기금리와 얼마든지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 지난 5월 9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린 뒤 CD 금리는 5월 8일 2.81%에서 11월 26일 2.65%로 떨어졌다. 반면 5년물 국고채 금리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 등으로 같은 기간에 2.62%에서 3.29%로 올랐다. 정책금리 변경에 따른 장기 시장금리 및 은행 대출금리의 변화는 시차를 두고 소비와 투자에 영향을 미친다. 다만 소비나 투자는 금리 이외의 다른 요인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금리 변화가 실물에 파급되는 효과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종종 나타난다. 자산가격 경로는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변경이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의 가격 변화를 통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금리가 내려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나 부동산의 가격이 오르면 개인들은 그만큼 부유해졌다고 느껴 소비를 늘린다. 또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담보가치가 높아져 은행으로부터 대출받기도 쉬워진다. 환율 경로는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변경이 환율의 변화를 통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국내 금리 변화가 환율을 변화시키는 과정과 이런 환율의 변화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는 과정으로 구분된다. 기준금리 인하로 국내 금리가 하락하면 원화표시 정기예금과 같은 국내 금융자산은 수익률이 떨어진다. 그러면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아진 국내 금융자산을 팔고 달러표시 금융자산을 살 것이다. 이는 원화 매도 및 달러 매수 수요를 늘려 원·달러 환율을 상승시킨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 제고에 따른 경상수지 개선, 수입품 가격 상승에 의한 국내 물가 상승 등을 통해 실물 부문에 영향을 미친다. 신용 경로는 금융기관의 대출에 영향을 미쳐 실물경제에 파급되는 과정이다. 중앙은행이 정책금리 인하 등을 통해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영하면 보통 시중자금의 가용량이 늘어나 금융기관의 대출 여력이 커진다. 기업도 금리 하락 시 매출 증대, 현금흐름 개선 등으로 순자산가치가 늘어나 재무 상황이 좋아진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이 대출을 확대 공급하면서 소비와 투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런 신용경로를 통한 정책효과는 직접금융시장 및 국제금융시장 등에 대한 접근성이 있는 대기업보다 은행 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 및 가계에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다. 중앙은행은 경제 주체들의 미래 통화정책과 경기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를 변화시켜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기도 하는데 이를 기대 경로라고 한다. 예를 들어 미 연준은 지난해 12월 실업률이 6.5%를 넘고, 1∼2년 후의 물가상승률이 2.5% 이내에서 유지되며, 장기 인플레이션기대가 적정 수준에서 안착돼 있는 한 현 정책금리(0∼0.25%)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사전적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이런 미 연준의 ‘포워드 가이던스’는 정책금리를 더 이상 낮출 수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 상당 기간 제로(0)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장기금리가 하락해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가 늘어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주요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 대다수가 금리 중심 통화정책을 운영하면서 금리 경로를 통화정책의 주된 파급 경로로 인식하고 있지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금리는 지역별로 다르다. 금융구조가 자본시장 중심인 미국 등에서는 장기 시장금리의 역할이, 은행 중심인 유로(EURO) 지역이나 신흥국에서는 은행 여수신금리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중요하다. 특히 아시아 신흥국은 단기대출 비중이 높아 단기금리가 은행 여수신금리 및 실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분석에 따르면 아시아 국가의 산업생산 변동에 대한 단기(3개월) 금리의 설명력이 장기(10년) 금리의 설명력보다 2배 이상 크게 나타난다. 나라마다 상대적으로 중시하는 파급 경로도 다르다. 자본시장 중심 국가에서는 자산가격 경로가 중요하지만 은행 중심 금융구조 국가에서는 신용 경로가 중요하다. 또 환율 변동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금리 변경이 내외금리차의 변화를 가져와 자본 유출입과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환율 경로를 중시한다. 다만 신흥국의 경우에는 외자유출입 및 환율이 내외금리차보다 기초경제여건(펀더멘털), 글로벌 금융상황 등에 더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금리가 환율에 미치는 관계가 잘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중앙은행은 평상시에는 주로 정책금리를 조정해 위에서 언급한 정상적 파급 경로를 통한 정책 효과를 기대한다. 그러나 금융 불안 시에는 주요 파급경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금리 조정의 효과가 제약될 수 있다. 이런 경우 중앙은행은 자국의 파급 경로상 특징을 고려하면서 금리 이외의 통화정책 수단을 활용해 정책의 유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 한은은 2008년 이른바 ‘리먼사태’가 촉발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리 및 신용경로의 기능 회복에 중점을 두고 기준금리 이외의 정책수단을 활용한 바 있다. 당시 위험 회피 성향이 늘어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장금리가 올라 금리 경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국고채 매입, 증권사 CP 매입 지원 등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했다. 또 은행의 대출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은행의 자기자본 확충을 지원하는 등 신용 경로의 원활한 작동을 도모했다. 한은은 또 지난해 7월 연 3.25%였던 기준금리를 세 차례에 걸쳐 내려 올 5월부터 2.5%로 운용하고 있다. 그간의 금리 인하는 금리 경로를 통해 은행의 가계와 기업에 대한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가 지난해 7월 각각 5.20%, 5.53%에서 올 10월 4.21%, 4.56%로 낮아지는 효과를 가져 왔다. 이 같은 금리 하락은 가계와 기업의 소비 및 투자활동에 필요한 자금의 조달비용을 낮춰 내수에 도움을 주고 있다. 다만 가계부채와 고용 불안 등으로 가계의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세계적 경기 부진과 높은 불확실성 등으로 기업의 투자심리도 움츠러들어 있어 금리 하락이 소비와 투자에 미치는 효과가 제한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요철 통화정책국 정책분석팀장·美 퍼듀대 경제학 박사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쏙쏙 경제용어] ■기간프리미엄(期間·Term premium) 만기가 긴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경우 단기 금융상품에 비해 낮은 유동성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에 대한 보상 수익률을 의미한다. 기간프리미엄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정도, 채권시장의 수급상황 등에 영향을 받아 변동한다.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 중앙은행이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을 미리 명시적으로 제시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말한다. 경제 주체의 향후 정책에 대한 기대에 영향을 미쳐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스웨덴과 노르웨이 중앙은행이 향후 정책금리의 전망 경로를 공표하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현 제로금리 정책을 앞으로 얼마나 지속할지를 실업률 등 경제지표의 특정 수치를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 포워드 가이던스에 해당한다.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중앙은행의 달라진 위상과 소통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중앙은행의 달라진 위상과 소통

    서울신문은 오늘부터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콘서트’를 매주 월요일 연재합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중앙은행으로서 거시·통화·신용·외환 등 부문별 최고의 두뇌들이 포진한 한국은행의 전문가들이 매주 하나씩 주제를 잡아 독자 여러분에게 알찬 경제지식과 시사정보를 1년여 동안 전달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첫 회는 한국은행이 서울신문 지면을 통해 독자들과 직접 만나게 된 데 의미를 담아 조홍균 경제교육팀장이 과거보다 한층 중요해진 각국 중앙은행의 대외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다뤄봤습니다. 포스트 모더니즘의 세계적 권위자로 알려진 프랑스의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는 ‘이미지’의 관점에서 현대 사회의 여러 현상을 설명한 바 있다. 그는 실재보다는 각종 미디어가 만들어내는 이미지가 현대 사회를 지배한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이는 21세기 미디어 사회를 이해하는 데 토대가 되는 이론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이론은 현실 세계의 다양한 현상에 대하여 통찰력 있는 설명을 가능케 한다. 현대전(戰)에서 세계는 미디어를 통해 전쟁의 참상이 아닌 미사일 발사 장면만을 목격하며 이에 따라 전쟁을 일으킨 죄책감도 느낄 수 없게 된다. 이는 미디어가 만들어낸 이미지가 실재인 것처럼 작용한 예이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소비할 때 제품 자체보다는 TV 광고에서 보았던 유명 모델의 이미지를 소비하고 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중앙은행이 수행하는 통화정책도 실재보다는 미디어 등을 통해 표출된 이미지가 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미지가 실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상정도 가능할 것이다. 예컨대 외부인에게는 장시간 심사숙고한 정책 수립 및 결정 과정이 아니라 TV 화면에 비친 중앙은행 총재의 모습과 발언이 정책에 대한 평가에 큰 의미를 지닐 수 있다.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생각할 때 사람들은 뉴스매체에 나타나는 벤 버냉키(Ben Bernanke)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기자회견 모습을 먼저 떠올린다. 오늘날의 통화정책은 상당부분 그 ‘실재’(내부적 측면)보다는 ‘이미지’(대외적 측면)에 의해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중앙은행 내부의 정책 결정자와 외부의 경제주체 간에는 이른바 정보의 격차 및 경제관의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이러한 이미지의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커뮤니케이션(소통)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현대의 통화정책은 시장 메커니즘 및 시장과의 피드백에 그 운영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더욱 중시된다. 과거에는 정책 수행과정을 외부에서 잘 모르도록 하는 것이 당연시되었다. 1920∼44년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총재를 역임한 몬태규 노먼(Montaqu Norman)의 모토는 “설명하지도 사과하지도 말라”였고 1980년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를 심층 분석하였던 언론인 윌리엄 그라이더(William Greider)의 책 이름이 ‘사원(Temple)의 비밀’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이 1987년 9월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내 말이 분명하게 이해되었다면 그것은 나의 의도를 잘못 이해한 것이다”라고 밝힌 것은 당시의 통화정책이 투명성과 다소 거리가 있었음을 여러 각도에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중앙은행이 자신을 밖에 드러내지 않은 채 정책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중앙은행과 금융시장이 선도자와 추종자의 관계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1990년대 이후 금융 자유화와 혁신의 진전으로 금융시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되자 중앙은행은 일방적으로 시장을 주도하는 위치가 아닌 시장과의 동반자 관계라는 구도에서 정책을 수행하지 않으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 상황에서는 시장이 스스로 중앙은행의 의도를 따라오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동반자 간의 신뢰 형성이 필연적으로 요구된다. 서로에 대한 신뢰는 상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상대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 수 있을 때 굳건해질 것이므로 중앙은행은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할 때 중앙은행과 시장 간 정보 비대칭이 축소되고 상호 이해가 증진될 수 있다. 이런 바탕 위에서 수행되는 통화정책은 보다 적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그 유효성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위기의 수습 과정에서 범세계적으로 중앙은행의 역할이 매우 커짐에 따라 중앙은행의 정책과 활동에 관한 정보의 수요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대중과 매스 미디어의 강렬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중앙은행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중요성과 필수 불가결성이 집중 조명되고 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거시 건전성 정책이 중앙은행의 새로운 정책 과제로 부각되면서 중앙은행에 금융안정 권한을 부여하거나 강화하는 각국의 입법적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런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성 제고의 측면에서 보다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을 기대하는 사회적 인식이 강화되는 흐름도 주목할 만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중앙은행의 권한 확대가 책임성과 투명성의 제고를 통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논리에 기초하고 있다. 이처럼 중앙은행을 둘러싸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여건은 마치 진화하는 생물체와도 같이 다양한 모습으로 펼쳐지고 있어 이에 어떠한 방법으로 접근해 나갈 것인가는 각국의 중앙은행에 주어진 중차대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조홍균 한국은행 경제교육팀장·미 워싱턴대 법학박사 [쏙쏙 경제용어] ■중앙은행 한 나라의 통화시스템의 중심이 되며 은행제도의 정점을 구성하는 은행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한국은행, 미국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및 연방준비은행, 영국은 영란은행 등이 각국의 특별법에 의해 설립돼 있다. 부분적으로 역할의 차이는 있지만 ‘발권은행’, ‘은행의 은행’, ‘정부의 은행’으로서 기본 공통점을 갖고 있다. ■통화정책 중앙은행이 물가안정 등을 통한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통화량이나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일련의 정책을 말한다. 통화정책은 공개시장조작, 지급준비제도, 여수신제도 등의 정책수단을 통하여 수행된다. 공개시장조작이란 중앙은행이 금융시장에서 국공채 등의 유가증권을 매입 또는 매각함으로써 시중유동성을 조절하는 가장 대표적인 통화정책수단이다. 지급준비제도는 중앙은행이 금융기관에 대한 법정지급준비율을 변화시킴으로써 금융기관의 신용공급능력을 조절하는 정책수단이다. 여수신제도는 중앙은행이 금융기관과의 대출 및 예금 거래를 통해 자금의 수급을 조절하는 정책수단이다.
  • [시론] 2013년 하반기 남북관계 기상도/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시론] 2013년 하반기 남북관계 기상도/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박근혜 대통령 취임 6개월에 대한 언론의 다양한 평가가 있었다. 그 내용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대북 정책을 포함한 대외 관계 분야가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점이다. 신뢰라는 다분히 가치 지향적인 정책수단을 대외관계에 적용하여, 한반도 수준에서는 신뢰프로세스 그리고 지역 수준에서는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실천하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의지가 성공적인 첫발을 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에 승리한 지도자는 대체로 본인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역량을 각종 정책에 투영시키고자 할 것이고, 또한 단임인 한국의 대통령에게 대북정책은 다른 어떤 정책 영역보다도 지도자의 의지와 정체성이 강하게 반영되는 분야이다. 이 두 가지 사실이 합쳐진 결과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인 것이다. 새로 임명된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며칠 전 취임 인사차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몇 가지 의미 있는 발언을 했다. 전반적으로는 듣는 이로 하여금 크게 혼돈을 주는 사안들은 없었는데, 다만 6자회담 개최 가능성 여부와 관련하여 상당히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미국의 입장은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과 그 결과로 빚어지는 남북관계 현상들을 존중하고 또 중국이 북한을 상대로 정책 변화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점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분명한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근본적으로 워싱턴 정가에 팽배해 있는 북한 정책결정자들에 대한 불신, 그리고 핵 문제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엄격한 스탠스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북핵 문제에는 여러 가지 성격의 이중성이 존재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의 핵심 당사자인 우리의 문제이지만, 동시에 핵의 성격상 미국과 중국으로 대표되는 주요국의 개입을 일정 부분 정당화시키는 측면이 있다. 우리 사회 내부에는 북한의 핵개발을 핵보유국 지위를 위한 일관된 노력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동시에 외부로부터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한 외교수단으로 이해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특히 이 점과 관련하여 전자의 경우라면 비핵화는 북한의 의지에 달려 있고, 후자의 경우라면 비핵화는 우리와 미국이 하기에 달려 있다는 대처 방식으로 이어진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여기에 한 가지 이중성을 더 추가하자면, 북핵 문제는 핵 문제만 떼어내어 생각할 수 없는 보다 거시적인 ‘북한 문제’이기 때문에 비핵화 전략과 북한 정상화 전략이 조화를 이루며 추진되어야 한다는 시각과, 핵 문제의 개선과 진척 없이 남북 관계가 발전하는 것은 결국 북한에 시간을 벌어주는 결과밖에 되지 않는다는 시각이 함께 존재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초기 성공적인 첫발을 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직면할 다음 과제는 바로 이러한 다양한 이중성 사이에 어떻게 균형을 유지하느냐의 문제이다. 개성공단에서 다시 기계음이 들리기 시작하고, 추석을 바로 지나 고령의 이산가족이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우리 국민과 국제 사회가 신뢰프로세스의 다음 챕터가 무엇인지 궁금해할 때, 또 북한의 입장에서 강온전략 카드 두 장을 손에 쥐고 만지작거리면서 우리 정부의 다음 수(手)를 바라보고 있을 때, 바로 이러한 순간이 곧 다가오고 있다. 박 대통령과 가장 잘 어울리는 모습은 침착함과 차분함이다. 신뢰프로세스의 다음 단계 역시 진지함과 성실한 노력에 그 해답이 있다고 본다. 동북아시아는 일일이 손에 꼽기조차 힘든 복잡하고 다양한 요인들이 뒤섞여 있고, 그 한가운데에 한반도 문제가 놓여 있다. 큰 명절인 추석을 앞둔 지금 올 하반기 남북 관계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의 기상도는 쾌청까지는 아니더라도 구름은 조금씩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
  • “자원 대부분 수입하는 나라서… 매립 최소화해야”

    “자원 대부분 수입하는 나라서… 매립 최소화해야”

    “현재 소각·매립되는 재활용 가능 자원을 2020년까지 3% 이하로 낮춰 매립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지난달 ‘자원순환사회 전환촉진법’을 대표 발의한 최봉홍 새누리당 의원은 입법 취지부터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천연자원과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자원전쟁’ 시대에 취약한 경제·사회적 구조를 안고 있다. 따라서 자원과 에너지 문제의 해결이 국가 경제의 미래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현행 폐기물 관리법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등에서 폐기물의 재활용을 위한 정책수단은 지속적으로 개선돼 왔다”면서 “하지만 법적 기반이 대량 생산·소비·폐기형 경제구조에 맞춰져 있어서 자원·에너지 위기와 환경 문제를 극복하는 데 한계가 따른다”고 말했다. 아울러 더 늦기 전에 자원과 에너지가 선순환하는 사회 구조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안은 전반적인 경제·사회 시스템을 순환형으로 바꾸고 관련 업계를 지원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순환자원이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완전히 폐기물에서 제외하고, 재활용 가능 자원이 매립·소각되는 것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매립·소각 부담금제를 도입하자는 취지다. 큰 틀에서 재활용 가능 자원의 매립을 최소화하고, 고품위 순환자원 활용을 극대화해서 천연자원과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순환형 경제·사회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 순환자원을 만들거나 이를 원료로 활용하는 시설은 완화된 기준을 적용받도록 근거도 마련했다. 최 의원은 “법이 제정·시행되면 재활용량이 연간 약 1000만t이 증가해 재활용 시장이 활성화되고, 일자리 2만 9000여개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부동산 가격 올라야 가계부채 해결 가능”

    “부동산 가격 올라야 가계부채 해결 가능”

    “가계부채 문제의 해결은 주택경기에 달렸습니다. 집값이 적어도 물가상승률만큼은 올라야 사람들이 집을 사려고 할 것입니다. ‘부동산 가격 2% 상승 목표제’와 같은 새로운 발상의 정책수단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윤창현(53) 한국금융연구원장은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로 ‘가계부채 1000조원’의 해법을 찾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주택구입 때문에) 빚을 진 사람들이 집을 처분해 스스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 가계부채의 절반은 해결될 것”이라면서 “우리 사회가 부동산 투기에 대해 갖고 있는 지나친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버리고 주택이라는 물건의 가격을 올려주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2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사무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현재의 경기 및 금융상황 등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미국의 양적 완화(경기부양을 위해 시중에 돈을 푸는 것) 축소 움직임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정성에 대해 “그렇게 호들갑 떨 일이 아닌데 시장이 과민반응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양적 완화 축소의 전제는 ‘경기 호전’입니다. 경기가 좋아지는 게 확인되면 돈줄을 조이겠다는 건데 ‘좋아진다’라는 건 생각하지 않고 ‘돈줄 죈다’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어차피 돈의 힘으로 시장을 지탱하는 것은 계속할 수 없습니다. 양적완화는 언젠간 중단돼야 할 조치였습니다.” 윤 원장은 박근혜 정부의 화두인 ‘창조금융’과 관련해 “창조금융은 미래를 위한 씨앗 뿌리기”라면서 “빨리 열매가 맺어져야 한다며 조바심 내는 것이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요즘 기업들을 보세요. 사자가 풀을 뜯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슴(투자)을 찾지 않고 안전 위주로 자기 자리만 지키려 합니다. 이유는 두 가지예요. 사자가 부실하거나 사슴이 없거나. 저는 후자의 영향도 크다고 봐요. 창조경제를 강조하는 것은 기업들에 과감히 사슴 사냥에 나서라, 투자 위험이 크면 정부가 도와주겠다는 메시지인 셈이죠.” 윤 원장은 하반기 우리 경제를 비교적 밝게 봤다. 그는 하반기 경제 성장률이 3.5%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스페인과 그리스 등 유럽권 국가들도 내년이면 바닥을 치고 올라올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금융에 대한 사회 전반의 부정적인 시선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월스트리트 등을 중심으로 생겨난 ‘탐욕적’, ‘약탈적’ 등 부정적 표현들이 원어 그대로 번역돼 국내에 유입되면서 금융에 대한 불신의 이미지가 한층 강해졌다”면서 “금융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선진화를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윤창현 금융연구원장 ▲1960년 충북 청주 출생 ▲대전고, 서울대 물리학과·경제학과, 미국 시카고대 경제학 박사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명지대 경영무역학부 교수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금융연구원장(2012년)
  • [기고] 지속적 창조경제의 기초는 제조업·기초과학이다/‘창조경제’ 저자 차두원 과기평가원 정책기획실장

    [기고] 지속적 창조경제의 기초는 제조업·기초과학이다/‘창조경제’ 저자 차두원 과기평가원 정책기획실장

    지난해 런던올림픽 개막식을 통해 영국은 창조산업 원조라는 자존심과 자신감을 과시했다. 1997년 토니 블레어 총리가 본격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한 미디어, 디자인, 콘텐츠 중심의 창조산업은 고든 브라운, 현재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에 이르러서도 핵심 성장 동력이다. 영국 정부는 오랜 기간 적극적인 창조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고, 당연히 영국의 창조경제는 주요국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 영국에서는 고용창출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확신하던 창조산업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2011년 문화미디어스포츠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07년 전체 고용의 7%인 200만명 수준의 창조산업 고용이 2010년 전체 고용의 5%인 150만명 수준으로, 같은 해 15만 7000여개에 달했던 창조기업도 2011년 10만 6700개로 급감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기간 동안 창조산업 고용의 25%, 기업의 32%가 사라진 것이다. 남동지역개발청은 2007년과 동일한 고용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2020년은 돼야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영국의 전통적 성장동력인 금융산업과 제조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창조산업을 정부 차원에서 오랫동안 성장동력으로 육성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피해 가지 못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우리나라 창조경제는 국가경제와 고용의 10% 내외를 목표로 했던 영국과는 다르다. 우리 정부가 제시하는 창조경제 사례와 정책들은 경제적 가치와 일자리 창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는 애플과 페이스북의 ‘앱경제’와 ‘플랫폼 경제’, 이스라엘의 ‘창업경제’, 문화·콘텐츠 중심의 창조경제, 산업경제, 디지털경제, 서비스경제, 지식경제 등을 모두 포괄한다. 창의성과 상상력 활용을 강조하고 새로운 일자리와 경제적 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점은 동일하다. 지난 4월 영국 국립과학기술예술재단이 발표한 성명서를 보면 우리가 한 번쯤 고민할 내용들을 담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과학·수학·인문학과 함께 기술·예술·디지털기술 교육 기회 부여, 창조경제에 적합한 조세 경감에서 구매 조달까지 정책수단 설계, 창조적 혁신 시스템 프레임워크 구축을 통한 전략적 우선순위 검토, 비즈니스와 금융제도의 창조기업 차별 방지를 위한 정부의 역할 등이 핵심적으로 거론됐다. 지속 발전이 가능한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교육, 조세, 금융, 과학기술 등 국가 혁신 생태계 구성 요소를 강화하고 유기적 상호작용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제조업과 기초과학이다. 영국은 제조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캐머런 총리는 산업 클러스터 조성과 제조업의 부활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이 자타가 공인하는 전통적 기초과학 강국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창조경제를 표방하는 나라의 공통점은 자국 기업들의 해외 생산기지를 자국으로 귀환시키는 리쇼링 강화를 위해 기업환경을 개선하고, 기업과 벤처 캐피털이 감당할 수 없는 기초연구 강화를 통해 시장원리를 보완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창조경제를 위해 정부의 고민은 계속돼야 한다.
  • MB정부 법인세 인하가 朴정부 세수부족 ‘화근’

    MB정부 법인세 인하가 朴정부 세수부족 ‘화근’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은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법인세 인하 건의를 결국 받아들였다. 세율을 낮춰주면 기업 투자 등이 활발해져 괜찮은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정부의 논리에 고집을 꺾었다. 하지만 기대는 여지없이 빗나갔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법인세 인하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기업의 세금 부담을 덜어줘야 ‘성장을 통한 복지’가 가능하다고 했다. 당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법인세 인하로 6개월에서 1년 사이에는 기업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기업의 실질 투자는 오히려 전임 노 대통령 시절보다도 감소했다. 그에 따른 부담은 고스란히 박근혜 정부로 내려왔다. 세금 수입이 급격히 줄면서 올해 수조원대의 세수 결손이 불가피해졌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기업들을 위해 쓸 법도 한 ‘법인세 인하’ 카드도 구사할 수 없게 됐다. 국가재정도 타격을 입고 정책수단의 여지도 줄어드는 이중의 부담을 떠안은 셈이다. 기재부는 전년 대비 올 상반기(1~6월)의 세수(국세 기준) 부족이 약 10조원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수치가 확정된 올 1~5월 세수는 82조 1262억원으로 전년 동기(91조 1345억원)보다 9조원 적었다. 감소분의 절반가량인 4조 3000억여원은 법인세에서 줄어든 몫이다. 이명박 정부는 과표(세금부과의 기준이 되는 소득) 2억원 이하 기업의 법인세율을 2008년과 2010년 2차례에 걸쳐 13%에서 10%로 낮춰줬다. 특히 법인세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과표 2억원 초과 기업의 세율을 2009년 25%에서 22%로 내린 데 이어 지난해 다시 20%로 낮췄다. 불과 3년 새 세율이 5% 포인트나 내려간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계산은 일종의 ‘박리다매’(薄利多賣) 전략 같은 것이었다. 단위 세수는 줄겠지만 투자 확대와 고용 창출 등 성장을 통해 부족분이 상쇄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감세의 성장 기여도는 ‘마이너스’였다. 2003~2008년 평균 0.90이었던 10대 그룹의 투자성향지수는 2009~2012년 0.86으로 떨어졌다. 투자 성향이 1을 밑돌면 영업이익보다 설비투자액이 적다는 뜻이다. 매출 10억원당 몇 명의 고용효과가 있었는지 보여주는 10대 그룹 고용유발계수는 2007년 1.17에서 지난해 0.78로 쪼그라들었다. 이명박 정부 이전에는 기업들이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때마다 117명의 고용이 창출됐다면 지난해에는 78개의 일자리만 생긴 셈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법인세율을 20%로 낮추면 국내투자는 10조원, 취업자는 18만명,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6조원이 늘어날 것이라는 정부의 장밋빛 청사진은 완전히 빗나간 셈이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교수는 “한국 같은 대기업 중심의 경제에서는 고용이나 투자에 있어 법인세 인하의 효과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하반기에 세수 감소가 완화될 것”이라며 겉으로는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내부 분위기는 초비상이다. 실제로 상황이 그렇다. 홍기용 인천대 세무학과 교수는 “경기 상황을 볼 때 하반기 세수 증가가 기대만큼 이뤄질 가능성이 적다”면서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 증세는 적절치 않고, 그렇다고 2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자니 야당에서 반대할 것이고 이래저래 진퇴양난”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천공항과 같은 대형 공공기관 매각을 통한 재정 확충도 추진되지 않는 가운데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세수 증대 방안도 효과는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비과세·감면 제도들을 정리하지 않은 상태로 법인세를 인하하면서 현 정부는 세수 부족과 함께 더 이상 법인세 인하 카드를 쓸 수 없는 이중 부담을 지게 됐다”면서 “이제는 조세 개혁 없이 박근혜 정부의 공약을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회사채 시장 자금경색에 6조 4000억 긴급 수혈

    회사채 시장 자금경색에 6조 4000억 긴급 수혈

    자금 경색에 빠진 회사채 시장에 숨통을 틔우기 위해 ‘프라이머리 회사채담보부증권’(P-CBO) 6조 4000억원어치가 발행된다. 위험성이 높은 ‘하이일드 펀드’에 세제 혜택이 주어지고 유동화증권(ABS) 발행 요건이 완화된다. 금융위원회는 8일 이런 내용의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2001년 현대건설 등 6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됐던 ‘회사채 신속인수제’와 달리 일정 기준을 정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을 지원한다. 대상은 올 하반기부터 내년 말까지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들이다. 채권은행, 금융투자업계, 신용보증기금(신보) 등이 참여해 이달 안으로 구성될 차환발행심사위원회에서 지원 대상을 선정한다. 회사채 만기 도래분 중 20%는 해당 기업이 인수하고 80%는 산업은행이 인수한다. 산업은행이 인수한 물량 중 10%는 증권 유관기관 등이 참여한 32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안정화펀드’가, 30%는 채권은행이 인수한다. 나머지 60%를 신용보증기금이 인수한 뒤 다른 회사채를 편입하고 신용을 보강해 시장에 되판다. 신보가 현재 운용하고 있는 건설사 P-CBO가 시장안정 P-CBO로 확대 개편되는 것이다. 보증 재원은 신보 1500억원, 재정 3500억원, 정책금융공사 3500억원 등 총 8500억원이다. 한국은행은 P-CBO 발행 규모에 따라 정책금융공사에 저리 대출 지원을 하게 된다. 우량 신용등급 회사채에만 수요가 몰리는 시장의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신용등급 ‘BBB 이하’인 회사채를 30% 이상 편입한 회사채 펀드는 배당소득세에 대해 분리과세가 유지된다. 현행법에 따라 종합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다른 근로소득과 함께 종합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하이일드 회사채 펀드에는 예외를 인정한다는 뜻이다. 자산유동화법을 개정, ABS 발행 자격 조건을 신용등급 ‘BBB 이상’에서 ‘BB 이상’으로 완화한다. 김용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내년 말까지 차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회사채는 4조원 정도”라면서 “이 중 P-CBO에 편입되는 것이 1조 9200억원”이라고 밝혔다. 신보가 발행할 시장안정 P-CBO에는 차환 발행 기업의 회사채(30%) 외에도 일반 건설사 회사채 20%, 일반 기업 회사채 50%가 편입된다. 정책금융공사에 대한 한은의 대출조건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결정된다. 하지만 회사채 발행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한은이 정책수단인 발권력을 동원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의 또 다른 책무인 금융 안정 기능을 수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보수층 변화에 발맞춰 진보적 정책수단 개발 내용·실질적 경제민주화에 치열한 노력 필요”

    민주당 부설 연구소인 민주정책연구원이 21일 국회에서 ‘민주당의 정책 비전과 의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지난 대선에서 내놨던 정책을 평가하고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가다듬기 위한 것으로 경제, 사회, 정치, 통일·안보 등 모두 4차례로 예정됐다. 이날은 첫 순서로 경제 공약이 집중 논의됐다. 첫 토론회에서 발제에 나선 홍장표 부경대 교수는 지난 대선에서의 민주당 경제·민생 분야 공약을 평가하며 ▲진보정치 위기로 인한 공약의 신뢰성 약화 ▲새로운 경제질서 비전 제시 미흡 ▲민주당 경제정책노선 한계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홍 교수는 “민주당은 경제민주화를 추진할 인물 발굴과 영입 소홀로 공약 이행의 신뢰성이 약화됐고 민생공약도 홍보 부족으로 중산층과 서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토론자로 나선 김상조 한성대 교수도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론은 서구 역사의 관점에서 본다면 원래 자유주의적 의제”라며 “박근혜 정부가 단순히 진보적 의제를 선수치고 베끼고 물타기한 것으로 평가할 수만은 없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보수진영의 변화에 상응하는 진보적 정책 수단 개발을 위해 치열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형식적, 절차적 차원을 넘어 내용적, 실질적인 경제민주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일자리 창출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백필규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민주당의 정책노선은 민생 진보라는 큰 타이틀 아래 우리가 안은 가장 큰 문제인 일자리 창출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 위원은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창업 기업을 선별해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부처 옮긴다면 기재부로 가고 싶습니다”

    “부처 옮긴다면 기재부로 가고 싶습니다”

    “다른 부처로 이동할 수 있다면 어디로 가고 싶습니까.” 7일 국민권익위원회가 의뢰한 ‘한국형 융합행정 모형정립을 위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같은 질문에 가장 많이 나온 답변은 “기획재정부”였다. 연구를 수행한 가톨릭대 정부혁신생산성연구소가 지난해 말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교육을 받는 공직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부처 이동 가능시 선호 기관’을 묻는 항목(1~3순위 응답 가능)에 가장 많은 17.9%가 기획재정부를 꼽았고, 감사원(13.8%), 안전행정부(13.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청와대 비서실은 9.6%였다. ‘임용 당시 선호기관’에 대한 질문에서도 기재부(27.6%)와 안행부(24.1%), 산업통상자원부(17.2%)가 상위에 올랐다. 반면 ‘부처 이동 가능시 비선호 기관’에 대한 질문에는 고용노동부와 기재부가 나란히 17.3%로 동률을 이뤘다. 여성가족부(16.5%)와 국민권익위원회(13.4%)가 뒤를 이었다. 이들 기관은 임용 당시 비선호 기관에도 이름을 올렸다. 고용부 21.3%, 여가부 17.6%, 농림축산식품부 10.3% 순이었다. 예산, 재정, 조직, 경제 등 정부 핵심기능을 담당한 부처에 대한 선호도는 높았지만, 신설됐거나 영향력이 낮은 부처의 인기는 낮았다는 의미다.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규제와 통제의 정책수단을 가진 기관들도 이번 조사에서 선호도가 높았다. 이러한 선호도 차이에 대해 행정학과 교수 등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같은 의견이 나왔다. 전문가 126명을 대상으로 ‘기관 선호 요인’을 묻는 조사에서 “기관의 위상 때문이다”는 답변이 25.7%로 가장 높게 나왔지만, 세종시 이전 여부는 2.1%로 가장 낮게 나왔다. ‘기관 비선호 요인’에 대한 조사에서는 자신과의 업무적합도(19.9%)와 기관의 위상(17.8%), 업무 강도(15.1%)가 주된 답변으로 나왔다. 앞서 기재부가 비선호기관으로도 인식되는 이유도 업무 강도가 크기 때문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더불어 통폐합이나 기관의 구조조정이 빈번할수록 선호도가 낮아지는 것으로도 분석됐다. 보고서는 권익위에 대한 선호도가 낮은 이유에 대해서도 “과거 대통령 직속에서 국무총리실 직속으로 격하되는 등 위상이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사설] 주가조작 대청소, 정부·기업 의지에 달렸다

    정부가 주식시장의 불공정 행위에 강력히 대응하기로 한 것은 만시지탄이다. 기업의 건전한 자금조달 시장이어야 할 증시가 일부 주가조작(작전) 세력에 휘둘려 투기·도박장처럼 혼탁하게 된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국내 증시는 1956년에 개설됐고 주가조작도 그때부터 자행됐다고 보면 거의 틀림없다. 그러니 그 뿌리가 얼마나 깊이 박혀 있겠는가. 이렇게 된 데는 주가조작으로 적발돼도 벌금 몇 푼에다 집행유예에 그쳐 내성만 키워준 탓이 클 것이다. 어제 정부가 밝힌 대책으로 미루어 이번에야말로 단단히 작정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또 용두사미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정부가 마련한 주가조작 근절책은 전례 없이 강력하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의 조사인력에게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해 수사권을 주고, 주가조작범의 부당이득에 대해서는 그 2배 이상을 환수하겠다고 한다. 증권범죄를 신속히 처리하는 패스트 트랙(Fast Track) 제도를 도입하고 신고 포상금 한도를 20억원으로 대폭 올렸으며, 개인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피해자의 소송을 정부 차원에서 돕는 등 동원 가능한 정책수단을 총망라하다시피 했다. 이 정도면 제대로 운용만 해도 작전세력을 심리적으로 충분히 압박할 수 있고 실효성도 클 것 같다. 요는 금융위·금감원·거래소·검찰 등 합동팀이 검찰을 중심으로 얼마나 호흡을 잘 맞추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정부의 대책이 빛을 보려면 증시에 상장·등록한 기업들도 적극 협력해야 한다. 전례를 볼 때, 기업정보에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작전세력에 반드시 끼어 있었다. 거짓 기업정보를 흘리거나 내부 정보를 이용한 주가조작 행태가 여전한 것은 기업 관계자들이 부당한 돈벌이에 대한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증권사들은 투자자를 상대하는 직원들의 도덕성 제고에 신경써야 한다. 증시는 우리 경제와 기업의 건강성을 비추는 거울이다. 작전세력의 놀이터가 되지 않게 하려면 기업도 자체 감시망을 강화해야 한다. 증권범죄는 갈수록 수법이 교묘해져 꼬리를 잡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정부 합동팀은 과거 범죄 전력자(블랙리스트)를 중심으로 범죄예방에 주력하되 첨단수법 적발능력도 갖춰야 할 것이다. 작심하고 칼을 뽑은 만큼 선량한 투자자들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도록 증시에서 불공정 거래 및 작전 세력을 깨끗이 쓸어내길 기대한다.
  • [시론] 위기의 한반도, 큰 그림을 그리자/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

    [시론] 위기의 한반도, 큰 그림을 그리자/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

    지난해와 올 상반기를 거치며 북한이 야기하고 있는 일련의 한반도 위기를 경험하면서, 우리 국민과 국제 사회에서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되고 있다. 과거 우리는 북한의 핵개발이 거래를 위한 외교수단용인지, 핵보유국 지위를 향한 수순인지를 놓고 오랫동안 논쟁을 벌인 적이 있다. 상대적으로 유화주의자들은 핵을 외교수단용이라고 이해했고, 상대적으로 강경론자들은 북한의 핵외교를 핵보유국을 향한 치밀한 전략이라고 이해한 바 있다. 이러한 차이는, 전자의 경우 한국을 포함한 외부세계의 노력에 따라 북핵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정책으로 구현되고, 또 후자의 경우 외부세계의 노력보다는 북한 스스로의 변화와 의지만이 비핵화를 가능케 한다는 정책적 구현으로 이어졌다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최근 들어 우리는 딜레마적 상황에 빠지게 됐다. 아무래도 북한의 비핵화는 외부 세계의 노력보다는 변화에 대한 스스로의 의지와 결단에 달려 있다고 판단되는데, 그렇다고 해서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아무런 노력도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니겠는가. 따라서 대다수 국민은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입장을 하나로 수렴하는 전략적 지혜를 발휘하게 됐다. 즉, 핵개발에 몰두하는 북한의 행태를 고려하면 비핵화의 실현은 북한 스스로의 의지와 판단에 달려 있을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그러한 의지와 판단이 가능하도록 우리가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와 미국이 북한의 위협에 맞서 함께 위기를 고조시키는 듯한 모양새는 논리적으로 문제가 있다. 북한의 일탈적인 위기고조 전략에 군사적 수단이 아닌 외교적 수단으로 대응하는 것은 북한에 만만하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생각하지 못하는 더 큰 그림에서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안정성에 접근하는 우리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어느새 북핵 20년의 시간이 흘렀다. 우리의 보수정권과 진보정권, 또 미국의 공화당 정권과 민주당 정권이 서로 다양한 정책을 구사했지만 북핵은 해결되지 않았다. 북한이 생존전략으로 다른 수단이 아닌 핵개발에 몰입했다는 사실은 그들이 기회만 있으면 얘기하는 ‘한반도 문제의 한반도화’가 거짓임을 보여준다. 핵이라는 생존전략은 사안의 특수성으로 인해 미국과 중국으로 대표되는 국제 행위자들의 한반도 개입을 정당화시키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국제성이 부각된 한반도 문제라면 국제적 차원에서 큰 그림으로 접근해야 한다. 미국이 북한핵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수단 중에서 국지타격(surgical strike) 같은 군사적 옵션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 만약 그 이유가 지난 수십년간 유지된 동북아 지역의 안정성을 깨고 싶지 않아서라면, 북핵 해법은 동북아 지역 차원에서 크게 풀어나가야 한다. 북한에 요구할 비핵화의 조건으로 동북아 국가로서의 책임감을 갖게 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요즘은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북한에 아무리 변화하라고 요구한들 스스로 체제를 변화할 리 만무하고, 아무리 비핵화의 길을 걸으라고 나무란들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한·미 동맹의 군사적 능력을 과시한다고 북한이 겁을 먹고 우리의 요청에 순순히 응할 가능성 역시 제로에 가깝다. 북한이 우리와 국제사회의 변화 요구에 수긍하게 하려면, 가장 급한 일은 북한이 우리와 국제사회가 하는 얘기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다. 조용하고 치밀하게 대북 억지력을 확보하면서, 북한을 향한 다양한 관여전략을 차근차근 전개하여 남북한 사이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네트워크적 결합을 일궈내는 일이야말로 현 정부가 강조한 신뢰 프로세스의 요체라고 믿는다. 민주적 사고, 창의력, 자발적인 시민정신 그리고 자유의지라는 대한민국의 비대칭적 무기는 북한이 보유한 핵이라는 비대칭적 무기가 무섭지 않아야 한다.
  • [열린세상] 협동조합을 성공적으로 활성화시키자/이영근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열린세상] 협동조합을 성공적으로 활성화시키자/이영근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지난해 12월 1일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 이후 3개월이 흘렀다. 시행 두 달 만인 1월 말까지 349개의 협동조합이 설립 신고를 마쳐 221개의 일반 협동조합이 설립되고 4개의 사회적 협동조합이 설립 인가를 받았다. 하루에 3.6개 정도가 설립된 셈이다. 협동조합은 1844년 산업자본주의의 원조국인 영국에서 시작되어 좌우대립의 격랑기 속에서 존폐위기도 겪었고 세계경제위기에서는 합병 등 구조조정의 시련을 거치기도 했다. 그러나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새삼 세계인들의 주목을 끌게 된다. 유엔은 2009년 협동조합의 경제안정 효과와 사회통합 기능에 주목하여 2012년을 ‘세계 협동조합의 해’로 선포하고 각국에 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한 법과 제도의 정비를 권고하고 나섰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협동조합이 경제적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추구하는 것이 가능함을 국제사회에 일깨워 주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세계적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도 2012년 1월 협동조합기본법을 제정해 누구나 손쉽게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한 결과 많은 협동조합이 설립되거나 태동하고 있는 것이다. 협동조합은 경제적 생존과 사회적 책임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경제모델로 생산적 복지가 가능한 사회적 경제와 경제 민주화의 원동력이라고 평가되기도 한다. 서울시 제1호로 신고된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이 참여하는 조합들은 많은 양질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고, 비정규직의 고용불안과 노사문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 경제의 당면문제 해결을 위해서 협동조합을 활성화시키는 것은 시급하다. 관계기관들의 적극적인 노력도 이루어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월 24일 제1차 협동조합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협동조합이 일자리와 복지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정책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같은 날 서울시는 ‘협동조합 도시, 서울’을 주제로 협동조합 활성화 기본계획 토론회를 개최해 협동조합에 대한 강력한 기대와 지원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이 없지 않다. 실제 협동조합을 설립하였거나 설립을 추진하는 사람들은 정부나 서울시의 ‘거창한’ 계획이 장밋빛 신기루에 가깝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신고만 하면 간편하게 설립되어야 할 일반협동조합조차 사실상 인가나 허가에 가까운 실질심사로 협동조합이 걸음마를 하기도 전에 진을 빼놓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원을 받으려면 얼마나 많은 산을 넘고 물을 건너야 할지, 또 지원을 빌미로 간섭과 규제는 없지나 않을지 걱정이라는 것이다. 사회적, 제도적 환경의 정비와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지나치게 실적만을 의식해 협동조합의 가치와 그 운영 원리에 대한 이해를 소홀히 하는 것 같은 느낌도 있다. 의도적으로 특정분야를 유도하거나 직접적인 지원을 하게 되면 대다수의 협동조합들이 자체적인 생존모델을 전제로 사업을 진행하기보다는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들로부터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부터 살펴보게 된다. 정확한 방향과 원칙이 없는 정책, 그리고 선심성 지원이 앞선다면 무늬만 협동조합을 양산하여 일자리 창출, 복지 실현이라는 그럴듯한 포장으로 국민의 세금만 축내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과거 사회적 유행의 파도를 타고 정부의 지원에만 의존했던 많은 사회적 기업들이 지원 기간이 끝나자마자 문을 닫거나 사업을 축소하여 세금으로 사익만을 챙기는 ‘철새 사회적 기업인’이 되었던 경우를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다. 협동조합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이탈리아 볼로냐대학의 스테파노 자마니 교수는 “정부는 법과 제도의 정비, 세제상의 간접지원, 그리고 교육과 홍보를 통한 협동조합 생태환경 조성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협동조합 활성화 노력은 자주, 자립, 자조라는 기본 운영원리에 맞게 관 주도의 ‘끌기’식보다는 전문성 있는 민간단체를 활용하는 등 ‘밀어주기’ 방식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정책 개발과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원은 협동조합의 자생력을 키워주는 간접 지원에 머물러야 한다.
  • [시론] 새 정부 경제정책의 과제/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 교수

    [시론] 새 정부 경제정책의 과제/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 교수

    박근혜 정부 출범의 모양새가 썩 좋지는 못하다. 국무위원 임명절차가 늦어졌고, 새 대통령의 지지율은 저조하다. 대통령이 당선인으로서 지금까지 행한 중요한 통치행위는 국무위원 및 청와대 보좌진의 인선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지휘하여 국정과제를 정리한 것이다. 두 가지 모두 실망스러웠다. 핵심 선거공약이자 가히 시대정신이라고 할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그리고 국민통합의 정신이 후퇴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 민생 안정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 박근혜 정부가 성공해야 한다. 성공의 관건은 이러한 시대정신을 잘 구현해 내려는 진지한 노력이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이 추구해야 할 근본적인 과제는 누가 뭐래도 경제민주화여야 한다. 경제민주화는 지난 총선과 대선을 치르면서 주요 정치세력과 후보들이 이구동성으로 가장 중요한 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국민적 합의사항이다. 이는 국민소득은 증가해도 대다수 국민들의 살림살이는 갈수록 팍팍해지는 모순된 현실의 산물이다. 일각에서는 경제민주화가 마치 일자리 창출이나 경제성장과 배치되는 것인 양 얘기하기도 한다. 이는 잘못된 시각이다.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안정된 성장을 이룩하기 위해서 경제민주화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경제력 집중과 마구잡이 규제 완화는 경제위기를 초래했다는 역사적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수위가 제시한 국정목표에서 경제민주화가 빠진 것은 정말 잘못된 일이다. 경제민주화 관련 세부 정책들이 추진과제에 포함되었으니 상관없다는 것은 매우 안이한 인식이다. 경제민주화는 재벌과 모피아 등 거대한 기득권 세력에 맞서 싸우면서 추진해 나가야 하며 오랫동안 형성된 관행과 의식을 혁파하면서 이루어 나가야 하는 지난한 과제다. 입법과정에서의 각종 로비는 물론이고 성장우선론과 시장주의, 경제위기론과 속도조절론 등 수많은 반론을 뚫고 나가야 한다. 정부가 국정의 최우선 목표로 천명하여 힘을 싣지 않는다면 경제민주화 정책들이 제대로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더구나 박근혜 정부 경제팀의 면면을 보면 경제민주화와는 거리가 멀다. 특히 경제팀을 이끌어 나갈 현오석 경제부총리 후보자와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규제 완화, 시장주의, 성장 중시의 경제관을 가진 인물들이다. 자칫 경제민주화는 시작도 하기 전에 폐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까지 하게 된다. 그래도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남아 있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항상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임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경제민주화가 최우선 공약이었음을 결코 잊지 않으리라고 본다. 경제민주화처럼 저항이 만만치 않을 정책은 새 정부 초기에 강력하게 추진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대통령이 직접 경제민주화가 여전히 국정의 최고 목표임을 확인해 주었으면 한다. 한 가지 방법은 국민경제자문회의를 경제민주화추진위원회로 개편하고, 김종인(경제민주화 공약을 주도한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 박사를 의장에 임명하는 것이다. 경제민주화 외에도 새 정부가 주력해야 할 많은 경제정책 과제들이 있다. 몇 가지 중요한 것만 언급한다. 불확실한 세계경제의 파고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 환율 관리와 자본유출입 관리를 위한 정책수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토빈세 도입을 권한다. 가계부채 문제가 뇌관으로 남아 있다. 부동산 시장 붕괴를 방지하고 하우스푸어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은 필요하다. 그러나 인위적인 부동산 경기 부양은 금물이다.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여 서민 주거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 재정문제도 걱정이다. 증세 없는 복지라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공약 탓에 인수위는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재원조달계획을 내놓지 못했다. 부유세를 포함하여 증세방안을 준비할 것을 촉구한다. 박정희 시대에 무리한 고도성장을 추진하면서 왜곡된 경제구조를 박근혜 대통령이 바로잡는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겠는가.
  • “보금자리 주택 입주자격 강화해야”

    보금자리주택 입주 대상을 강화하고, 당첨자 선정 기준 중 ‘저축 총액기준’을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2일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주거복지연대, 한국주택학회 등 5개 민간단체가 주최한 주거복지대토론회에서 김진유 경기대 교통공학과 교수,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윤영호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 등은 “보금자리주택 대상 계층을 4분위 이하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보금자리주택 입주 대상을 5분위까지 확대함으로써 최저소득층보다 월등히 사정이 나은 4~5분위 가구까지 혜택을 받고 있다.”며 “공공분양 주택도 4분위까지로 한정해 공급대상 계층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당첨자 선정기준 중 ‘저축총액기준’을 삭제해 자산이 많은 순서로 당첨되는 모순을 시정하고, 저축총액 이외의 가구상황(무주택 기간, 가구원 수, 현재 총소득 수준 등)을 기준으로 당첨자 선정기준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주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저축액이 적을수록 더욱 저소득층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유다. 이어 공공분양주택사업을 교차보조(cross subsidy) 수단으로 활용하려면 최대한 민간주택가격(혹은 주변시세)에 근접하게 공급하되, 정부의 모기지 보증이나 보금자리론 등 금융지원으로 구매 부담을 낮춰주는 간접지원방식이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재무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공공성과 일정수익이 확보되는 사업 이외의 고수익·고위험사업은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용만 한성대 교수는 “주거복지정책의 지향점이나 정책수단과 관련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주거복지 확대만 논의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남상오 주거복지연대 사무총장은 “쪽방, 고시원, 비닐하우스 거주자 등 주거취약계층은 사실상 자립이 불가능하다.”며 “주거지원책과 함께 자립보조, 직업교육, 고용지원을 통합하는 복지모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적격대출땐 725만원 더 빌릴 수 있다”

    결혼 적령기인 20~30대가 적격대출을 받으면 일반 주택담보대출보다 평균 725만원을 더 빌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과 방두완 한국주택금융공사 연구위원은 7일 발표한 ‘3분기 부동산시장 동향분석과 정책현안’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적격대출이란 주택금융공사가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등을 통해 금융기관에서 조달한 재원으로 취급하는 장기·고정금리 분할상환대출이다. 적격대출의 평균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51.4%다. 일반 주택담보대출(48%)보다 높다. 따라서 20~30대가 적격대출을 받는다면 평균 725만원 더 대출받을 수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적격대출 확대는 LTV를 완화함으로써 한계차입자의 주택구입 이용도를 높이는 편익을 제공하지만 연체율 상승 등의 위험요인도 따르는 만큼 면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송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보험 활용으로 적격대출을 늘려 서민주거복지 확충을 위한 정책수단으로 쓰자는 제안도 덧붙였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 보고서에서 경기 김포, 고양, 파주, 용인 등 4개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폭이 큰 데다 주변에 신규 주택공급이 지속되고 있고 미분양 아파트도 경기도에 가장 많기 때문에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주행분 자동차세, 무늬만 지방세?

    주행분 자동차세, 무늬만 지방세?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세원 중 하나인 주행분 자동차세를 사실상 중앙정부의 목적세로 쓰고 있음이 드러났다. 열악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위기를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8일 행정안전부와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에 따르면 자동차세수의 지출 대부분이 버스, 화물, 택시사업자의 유가보조금 재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의원은 “자동차세는 1998년 비영업용 자동차 세율 등이 인하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세수 감소를 보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신설된 지방세”라고 밝혔다. 주행분 자동차세는 2010년 3조 1692억원으로 지방비의 6.5%를 차지하는 등 비중이 큰 세목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8442억원만 지방재정 보전에 쓰였고, 73.4%에 해당하는 나머지 2조 3249억원은 경유·LPG 세율 인상에 따른 운송업계의 반발을 달래기 위해 국토해양부가 한시적으로 도입한 유가보조금 지급 목적으로 쓰였다. 유가보조금은 매년 1년 단위로 일몰을 연장해 오고 있다. 이 의원은 “주행분 자동차세 도입 초기 지방재정 확충이라는 기능이 변질돼 마치 중앙정부의 유가보조금 재원 조달의 목적세로 변질됐다.”면서 “지자체가 일반 재원으로 전액 활용할 수 있도록 여객자동차운수법, 지방세법 등 관련 법규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자동차 세율 인하로 감소된 지방세수 1388억원을 보전한다는 명목으로 주행분 자동차세 정액 지원을 기존 8442억원에서 9830억원으로 늘렸는데 이는 지방세 부족분을 다시 지방세로 메워 주는 모순적인 제도”라고 질타했다. 한편 민주통합당 문희상 의원은 중앙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2008∼2012년 지방재정수입 29조 1000억원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문 의원에 따르면 항목별로는 내국세나 종합부동산세 감소로 인해 법정교부세 12조 7000억원과 부동산교부세 10조 3000억원, 소득세 및 법인세율 인하에 따라 지방소득세 6조 1000억원이 각각 줄었다. 그는 “지방세 감면의 99.3%는 국가의 정책 목적으로 시행된 것이며 0.7%만이 지자체 개별 감면 조례에 의한 것”이라며 “정부가 지자체의 재정 여건은 무시한 채 지방세 감면을 정책수단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글로벌 환율전쟁 재점화 한은 김중수의 선택은?

    글로벌 환율전쟁 재점화 한은 김중수의 선택은?

    유럽연합(EU)과 미국에 이어 일본마저도 돈 풀기(유동성 완화)에 나서면서 각국의 통화가 급등락하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이 자국 통화가치를 끌어올려 수출 경쟁력이 훼손될 것을 우려한 신흥국들이 자국 통화 방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환율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나라도 다음 달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8.3원 오른 1123.1원에 마감했다. 전날 달러당 3.50원 떨어지며 연중 최저점(1114.8원)을 갈아치운 것과 대비된다. 아직은 외환 당국의 ‘개입’이 뚜렷하지 않지만 시장의 경계감이 감지된다. 그렇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원화 강세(환율 하락)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두현 외환은행 수석 외환딜러는 “지금 추세로는 (환율이) 크게 반등하기 어렵다.”면서 “외환 당국의 개입 여부가 애매하긴 하지만 환율이 계속 내려가면 당국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팀장도 “달러당 1100원이 심리적 저지선”이라며 “이 아래로 내려가면 속도 조절을 위해 당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중앙은행(BOJ)은 전날 사실상 시장에 개입했다. 70조엔 규모인 자산매입기금을 80조엔으로 10조엔(114조원) 더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6일 위기국의 국채를 무제한 사들이겠다고(OMT) 선언하고 이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도 ▲초저금리(0~0.25%) 연장 ▲매달 400억 달러의 주택담보증권(MBS) 무기한 매입 등을 발표하면서 일본 엔화값이 더 올랐기 때문이다. BOJ의 발표 이후 엔·달러 환율은 소폭 상승했다. 연준의 3차 양적 완화 조치에 대해 리우 밍캉 중국 은행감독위원회 전 위원장은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시장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2차 양적 완화 때보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적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신흥국들도 경기가 안 좋아 수출 부양책을 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흥국 중앙은행도 기민하게 움직였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 17일 헤알화의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21억 헤알(1조 1637억원) 상당의 스와프(달러화와의 통화 교환) 반대계약을 체결했다. 미 연준의 양적 완화 조치 이후 미 달러화 대비 0.7% 올랐던 헤알화는 이 조치 이후 0.3%로 상승 폭이 줄어들었다. 그러자 터키 중앙은행은 18일 5~11.5%인 금리 변동 폭 상한선을 10%로 낮췄다. 터키 리라화는 이달 들어 달러화 대비 1.3% 올랐다. 신흥국들이 자국 통화가치에 이렇게 민감한 것은 수출 경쟁력 못지않게 물가 불안을 우려해서다. 선진국에서 대거 풀린 돈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흥국으로 들어오게 되면 물가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 들어온 돈이 갑자기 빠져나갈 경우 금융시장의 혼란도 피하기 어렵다. 시장이 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연 3.0%) 인하를 강하게 점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통화 당국의 고민은 깊어졌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중앙공무원연수원에서 가진 강연에서 “국제공조를 통해 글로벌 금융 안전망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임승태 금융통화위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선진국의 양적 완화는 매크로 툴(거시경제 정책수단) 운용을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폭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금리 인하 때는 인상 때와 달리 ‘베이비 스텝’(소폭 조정)이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주장도 있다.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정책카드만 소진한 채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인 2008년 10월 기준금리를 두 차례에 걸쳐 총 1.0% 포인트 내렸다. 전경하·김진아기자 lark3@seoul.co.kr
  • [글로벌경제 ‘불황의굴레’] 투자 늘리고 세금 깎고… 박재완 “3%대 성장 총력 대응”

    [글로벌경제 ‘불황의굴레’] 투자 늘리고 세금 깎고… 박재완 “3%대 성장 총력 대응”

    민간 금융회사의 역모기지(주택연금) 대출이자 비용이 연금소득에서 공제되고 재산세 등 지방세도 감면된다. 고령 자산가와 젊은 취업층을 위한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방안이 다음 달 마련된다. 경기활성화를 위한 하반기 재정투자가 당초 계획한 8조 5000억원에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26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1차 경제활력 대책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지난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내수활력 토론회의 후속 조치로 내수 활성화 방안을 가능한 한 다음 달 말까지 마무리 짓기로 했다. 박 장관은 한국은행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전기 대비 0.4%)를 언급하면서 “하방(경기 하강) 위험이 예상보다 커진 만큼 3%대 성장을 위해 정책적인 노력을 강화하는 등 총력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경기 회복세 부진으로 전통적인 정책수단의 효과가 제한되는 실정이어서 창의적인 정책방안 발굴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대외여건 악화가 수출경로를 통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 감수할 수밖에 없겠지만 지나친 소비·투자 심리 위축이 내수 부진으로 이어질 경우 경제활력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대한 민간 선투자 활성화, 기금별 추가 지출 소요 적극 발굴, 공공기관 투자 연내 물량 추가 확대 등을 통해 재정 투자를 더 늘릴 방침이다.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와 하우스푸어(대출받아 집을 샀다가 빚에 쪼들리는 계층)를 지원하기 위해 민간 주택연금의 대출이자 비용도 연금소득에서 공제해 줘 세금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지금은 주택금융공사 상품에만 연간 최대 200만원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현재 연금소득이 연간 600만원 이하이면 5.5%의 소득세를 내야 하고 600만원이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인데 이 금액 기준도 올릴 방침이다. 다음 달 발표할 세법 개정안에 구체적인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역모기지가 좀 더 활성화돼 노후 비용이나 생활비 부담이 줄게 된다. DTI 완화는 충분한 자산을 가진 고령층이나 일자리가 있어 안정적인 소득 창출이 기대되는 젊은 층의 상환능력을 반영하자는 큰 틀에서 세부 방안을 논의 중이다. 국내 여행도 적극 활성화할 방침이다. 기업 단위 단체 국내여행 및 국내 연수, 회의 활성화 우수기업을 선정해 12월에 시상하고 직장 단체여행 동영상(UCC) 콘테스트도 11월에 개최한다. 철도·버스와 자전거를 연계한 자전거길 관광 프로그램, 국내 여행 패키지 상품 등도 개발하기로 했다.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올해 온누리 상품권 판매 목표액도 25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호텔시설 용적률은 일반상업지역 800%에서 1300%로 대폭 늘어난다. 주차장 설치 기준도 134㎡당 1대에서 300㎡당 1대로 완화한다. 외국인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서다. 관광진흥법상의 최소 객실 규정(30실)도 완화해 20실 이상 30실 미만이나 두 종류 이상의 부대시설을 갖춘 소형 호텔업을 허용할 방침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3%내외 성장률 전망에 ‘깜짝 처방’

    3%내외 성장률 전망에 ‘깜짝 처방’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중국의 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보통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금통위가 12일 이달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한 것도 예상을 뛰어넘은 결정이다. 대부분의 시장 참가자들은 이달에 금리 인하 신호(시그널)를 주고 다음 달에 행동(인하)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이날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이런 예상을 깨고 한은이 깜짝 인하를 감행한 까닭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심상치 않은 경기 하강 때문이다. “13일 나올 올해 성장률 수정 전망치 ‘정보’를 갖고 있는 상태에서 금통위가 금리 인하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그만큼 ‘숫자’가 나쁘다는 반증”(이재우 BoA메릴린치 상무)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3% 성장이 어렵다는 비관론도 내놓고 있다. ●2분기 성장률 얼마나 나쁘길래 코스피가 한은의 깜짝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급락한 것은 ‘마녀의 심술’(옵션 만기) 탓도 있었지만 그만큼 경기 상황이 심각하다는 인식과 중국 성장률 부진 우려 등이 겹쳤기 때문이었다. 비정상적인 장단기 금리 역전도 금리 인하를 앞당긴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글로벌 공조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 중국, 브라질 등 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잇달아 금리를 내리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가만히 있을 경우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노린 돈들이 국내 시장으로 들어와 환율 하락→수출 경쟁력 약화→경기 하강의 악순환을 부추길 수 있다. 2%대로 내려온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국제유가 하락도 한은의 금리 인하 부담을 덜어주었다. 금리 인하는 돈을 더 푼다는 의미다. 문제는 ‘풀린 돈’이 기업과 가계로 흘러들어 가야 하는데 한은도 이 대목은 장담하지 못한다. 유럽중앙은행이 여러 차례 금리를 내렸음에도 돈이 제대로 돌지 않아 경기 하강세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과 연결되는 대목이다. 한은은 0.25% 포인트 금리 인하로 올해는 성장률이 0.02% 포인트, 내년에는 0.09% 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봤다. 경기부양 의지를 확실히 함으로써 경제주체들의 심리 개선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추가인하 여지…‘불통중수?’ 가계 빚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서는 “부동산 경기 등이 워낙 안 좋아 과거처럼 금리가 내렸다고 무분별하게 빚을 더 내지는 않을 것”(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정책실장)이라는 의견과 “이미 1000조원이 넘은 가계부채를 더 자극할 수 있다.”(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는 분석이 엇갈렸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가계의 이자 부담을 줄여 부채의 질적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김 총재와 인식을 함께했다. 김 총재는 추가 인하 여력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시장에서는 연내 한두 차례 더 인하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준금리가 2.75~2.50%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정책수단 비축과 효과 측면에서 신중론도 나온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미 금리 수준이 낮은 상태에서 더 인하하는 것은 오히려 통화정책 효력을 축소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계부채 악화땐 ‘한은 책임론’ 김 총재가 “선제적 대응”을 유난히 강조했지만 과거 ‘금리 인상 실기(失機)’ 비판이 제기될 때마다 선제 대응론에 시큰둥해했다는 점과, 지난 10일 김 총재의 청와대 서별관회의 참석을 기준금리 인하로 연결 지은 시장의 해석이 결과적으로 맞아떨어졌다는 점에서도 이런저런 뒷말도 나온다. 시장에 금리 인하 시그널을 충분히 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통 중수’라는 비판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무엇보다 김 총재의 ‘분석’과 달리 앞으로 가계 빚 문제가 악화되면 한은은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장기 저금리 기조 지속에 따른 구조조정 지연도 금통위가 고민해야 할 문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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