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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언대] 교육의원, 비례대표제가 대안이다/김진성 서울시의원ㆍ교육선진화운동 대표

    [발언대] 교육의원, 비례대표제가 대안이다/김진성 서울시의원ㆍ교육선진화운동 대표

    교육의원 한 명을 뽑는 서울의 8선거구에서는 시의원 14명을 뽑는다. 이곳의 인구는 144만 4000명이다. 같은 지역 내 시의원을 뽑는 송파4선거구의 인구수는 7만 4000명으로 19배 차이가 난다. 헌법재판소는 선거구 인구수가 4배를 넘으면 헌법불합치라고 했다. 교육의원의 지위와 권한은 시·도 의원과 같다. 교육위원회에서 함께 일한다. 그렇다면 같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교육의원이든 시의원이든 인구수가 4배를 넘으면 당연히 위헌이라 할 것이다. 교육의원 선거구 인구가 227만명과 210만명이 되는 곳도 있다. 하지만 16개 광역단체 가운데 반 이상이 인구 200만명이 안 된다. 울산 110만명, 광주 142만명, 대전 148만명, 강원 150만명, 충북 151만명, 충남 201만명, 전북 186만명, 전남 193만명이다. 법정 선거비용 한도액이 시·도 의원은 5000만원 안팎이다. 교육의원은 최소 1억 2000만원에서 3억 3000만원으로 국회의원보다 많다. 5억~6억원은 써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 법으로 정당 공천 및 지원을 금지해놓고 내천으로 정당이 손을 뻗치려 한다. 변칙과 편법·파벌로 교직사회는 분열과 갈등·대립과 마찰에 빠지고, 후보자와 관련자들은 범법자가 될 공산이 높다. 교육의원은 직능대표다. 전문성은 선거보다 추대가 원칙이다.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각 정당이 유능한 교육계 인사를 경쟁적으로 추천할 것이고, 지역구 직선으로 인한 교육계 내 대립과 갈등을 해소할 수 있으며, 지연·학연이 배제되고 정책선거가 가능하고, 돈 안 드는 선거를 할 수 있다. 비례대표제는 여야 간에 유불리가 없는 윈윈전략이며, 각 정당이 고루 참여하는 상생기반을 제공해준다. 지역구 선거와 달라 특정 정당이 의석을 독점하지 못한다. 2006년 시·도 의원 선거를 보면 서울·부산·대구는 한나라당이, 전남·북은 민주당이 석권했지만 비례대표는 여야가 고루 진출했다. 교육문제의 초당적 해결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김진성 서울시의원 교육선진화운동 대표
  • [열린세상]백마타고 온 초인은 아니어도/김미경 상명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백마타고 온 초인은 아니어도/김미경 상명대 행정학과 교수

    10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이어 내년엔 지방선거가 있다. 중요한 것은 선거과정에서의 정치적 약속은 선거후에도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선거과정에서 유권자에게 고개 숙인 후보자의 공복으로서 자세 또한 선거 후 지속되어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들은 자신들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고 후보자가 약속한 좋은 세상이 도래하길 기다릴 것이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은 선거 때 약속한 내용들이 지켜지는 것에 익숙지가 않다. 당선된 이후 당선 전과 다른 것이다. 유권자가 선거과정에서 정치후보자의 선거공약을 세심하게 따져 투표한다면 정치후보자의 공약 제시는 상당한 실천력을 담보한 좋은 내용으로 달라질 것이다. 이러한 공약은 지켜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하니 모든 책임이 정치가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정치후보자의 자질보다는 온정에 근거해 투표하는 유권자들의 고질적인 지역주의 혹은 연고주의가 타파된다면 정치후보자들의 정치적 약속은 실천 가능한 공약으로 당선 후에도 지속적인 성실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선거과정에서 공천이 당선으로 보장되는 경우에 나타나는 기막힌 모습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정치후보자들이 선거구민에게 충성하기보다는 공천권을 거머쥔 당에 충성하는 경우이다.주객 전도다. 또한 공천을 받지 못한 정치후보자들은 정치적 신념은 상실한 채 오직 공천을 위해 철새처럼 이당 저당 기웃거린다. 이러한 정치후보자가 당선되면 이들의 충성은 유권자가 아닌 정당을 위해서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에도 유권자에게 반성의 몫이 있다. 정치후보자들의 자질판단은 유보한 채 어느 한 정당에 투표하는 묻지마 투표는 이제 그만해야 할 것이다. 백마 타고 온 초인은 아니어도 적어도 누군가 국민의 고통을 자신의 아픔처럼 느끼고 끝까지 해결하고자 노력해 줄 진정한 정치가를 원한다면, 그 가능성은 유권자의 투표행위에 달렸다. 그러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가 서두를 일은 우선은 선거과정에서 바른 정책을 제시하는 스마트한 정치후보자를 판별하는 일일 것이다. 정치적 야망에 들떠 선전구호를 목청껏 소리치는 정치인보다 손에 잡힐 듯 명확하게 제시되는 선거공약을 국민에게 정책 패키지로 안겨주는 문제해결 지향의 정치인을 찾아야 할 때이다. 국민들이 꿈꾸는 살 만한 세상은 정치후보자들이 개발한 기가 막힌 정책공약들이 일상정치로 전환될 때 가능한 것이다. 그러니 정치후보자들이 개발한 정책공약을 꼼꼼히 따져 투표하는 정책선거 지향의 선거문화 선진화 노력이 필요하다. 대개 총선의 경우도 인물 중심으로 투표가 이루어지고, 대선의 경우도 정당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투표 결정요인이 되었지만 특히 과거에 치러진 지방자치단체장선거를 살펴보면 총선이나 대선과 비교할 때 더욱 정책공약의 영향력이 낮았다. 게다가 정당이 후보자를 공천하는 과정에서 도덕성과 자질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충성심으로 후보자를 내세워 치른 지방선거의 경우 서로 상대방의 비방에 몰두하느라 긍정적인 측면에서의 정책공약 경쟁은 비켜 갔다. 2006년의 지방선거는 기초자치단체 및 의회선거에까지 정당공천제를 도입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는 더욱 심각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이제 우리 사회는 지도자의 개인적 이미지나 몇몇 스타 플레이어의 대중적 인기, 정당적 배경을 중심으로 한 투표결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치권은 정당공천제의 영향력으로 선거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좋은 정책공약 개발에 앞장서야 한다. 유권자들은 정치후보자들이 스마트한 정책선거경쟁을 치열하게 해낼 수 있도록 정치적 판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정치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을 매료시킬 정책 패키지로 한판승을 거둘 준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정치신뢰가 회복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겠는가. 김미경 상명대 행정학과 교수
  • [열린세상]백마타고 온 초인은 아니어도/김미경 상명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백마타고 온 초인은 아니어도/김미경 상명대 행정학과 교수

    10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이어 내년엔 지방선거가 있다. 중요한 것은 선거과정에서의 정치적 약속은 선거후에도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선거과정에서 유권자에게 고개 숙인 후보자의 공복으로서 자세 또한 선거 후 지속되어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들은 자신들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고 후보자가 약속한 좋은 세상이 도래하길 기다릴 것이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은 선거 때 약속한 내용들이 지켜지는 것에 익숙지가 않다. 당선된 이후 당선 전과 다른 것이다. 유권자가 선거과정에서 정치후보자의 선거공약을 세심하게 따져 투표한다면 정치후보자의 공약 제시는 상당한 실천력을 담보한 좋은 내용으로 달라질 것이다. 이러한 공약은 지켜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하니 모든 책임이 정치가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정치후보자의 자질보다는 온정에 근거해 투표하는 유권자들의 고질적인 지역주의 혹은 연고주의가 타파된다면 정치후보자들의 정치적 약속은 실천 가능한 공약으로 당선 후에도 지속적인 성실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선거과정에서 공천이 당선으로 보장되는 경우에 나타나는 기막힌 모습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정치후보자들이 선거구민에게 충성하기보다는 공천권을 거머쥔 당에 충성하는 경우이다.주객 전도다. 또한 공천을 받지 못한 정치후보자들은 정치적 신념은 상실한 채 오직 공천을 위해 철새처럼 이당 저당 기웃거린다. 이러한 정치후보자가 당선되면 이들의 충성은 유권자가 아닌 정당을 위해서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에도 유권자에게 반성의 몫이 있다. 정치후보자들의 자질판단은 유보한 채 어느 한 정당에 투표하는 묻지마 투표는 이제 그만해야 할 것이다. 백마 타고 온 초인은 아니어도 적어도 누군가 국민의 고통을 자신의 아픔처럼 느끼고 끝까지 해결하고자 노력해 줄 진정한 정치가를 원한다면, 그 가능성은 유권자의 투표행위에 달렸다. 그러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가 서두를 일은 우선은 선거과정에서 바른 정책을 제시하는 스마트한 정치후보자를 판별하는 일일 것이다. 정치적 야망에 들떠 선전구호를 목청껏 소리치는 정치인보다 손에 잡힐 듯 명확하게 제시되는 선거공약을 국민에게 정책 패키지로 안겨주는 문제해결 지향의 정치인을 찾아야 할 때이다. 국민들이 꿈꾸는 살 만한 세상은 정치후보자들이 개발한 기가 막힌 정책공약들이 일상정치로 전환될 때 가능한 것이다. 그러니 정치후보자들이 개발한 정책공약을 꼼꼼히 따져 투표하는 정책선거 지향의 선거문화 선진화 노력이 필요하다. 대개 총선의 경우도 인물 중심으로 투표가 이루어지고, 대선의 경우도 정당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투표 결정요인이 되었지만 특히 과거에 치러진 지방자치단체장선거를 살펴보면 총선이나 대선과 비교할 때 더욱 정책공약의 영향력이 낮았다. 게다가 정당이 후보자를 공천하는 과정에서 도덕성과 자질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충성심으로 후보자를 내세워 치른 지방선거의 경우 서로 상대방의 비방에 몰두하느라 긍정적인 측면에서의 정책공약 경쟁은 비켜 갔다. 2006년의 지방선거는 기초자치단체 및 의회선거에까지 정당공천제를 도입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는 더욱 심각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이제 우리 사회는 지도자의 개인적 이미지나 몇몇 스타 플레이어의 대중적 인기, 정당적 배경을 중심으로 한 투표결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치권은 정당공천제의 영향력으로 선거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좋은 정책공약 개발에 앞장서야 한다. 유권자들은 정치후보자들이 스마트한 정책선거경쟁을 치열하게 해낼 수 있도록 정치적 판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정치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을 매료시킬 정책 패키지로 한판승을 거둘 준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정치신뢰가 회복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겠는가. 김미경 상명대 행정학과 교수
  • [강지원 좋은세상]대한민국에서 중립으로 살기

    [강지원 좋은세상]대한민국에서 중립으로 살기

    지난주 한 언론인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앞으로 출범 예정인 사회통합위원으로 거명되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립적이고 공정한 인사이므로 기대가 된다는 것이었다. 아직 청와대비서관으로부터 시민사회 몫으로 참여해 달라는 전화 한 통을 받았을 뿐 합의된 것이 아닌데도, 이와 관련된 일부 언론기사는 당사자를 무척 황당하게 만들었다. 위원후보명단이 거론된 첫 기사는 10월14일 자 조선일보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 기사에는 단순히 본인 이름이 거명되는 데 그쳤다(황대진 기자). 그날 자 연합뉴스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고위직을 지낸 인사도 포함되었다.’고 하며 그 예로 김모 전 장관, 이모 전 청와대수석과 함께 청소년보호위원장과 정보통신윤리위원장을 지낸 강지원 변호사 등이 위촉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썼다(이순우 기자). 그리고 같은 취지의 기사가 그날 자 문화일보(김상협·방승배 기자), 다음 날 자 한겨레신문(황준범 기자)에도 게재되었다. 또 다른 매체에서는 어떻게 보도되었는지 알지 못하나 대충 검색해 본 결과 그렇다는 것이다. 여기에 파장도 있었다. 우파단체인 자유주의진보연합이 보도자료를 내고 이런 ’좌편향인사’들만 위촉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좌편향인사라는 말인가. 또 그게 아니라고 부인하면 반대로 우편향인사란 말인가. 이 문제가 한 개인의 문제라면 그냥 허허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목하 맹렬하게 추진하고 있는 매니페스토운동의 대표자인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매니페스토운동은 각 정파간 정책선거를 촉구하는 것이므로 가장 중립적이고 공정한 위치에서 오해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청소년보호위원장이라는 자리는 당시 현직 검사 신분으로 파견나간 것으로 정권적 차원의 고위직도 아니었을 뿐 아니라 그것도 1997년 김영삼 정권 때였다. 그때부터 김대중 정권 때까지 3년간 일하고 검찰에 복귀했다. 그 후 2002년에는 정치검찰의 행태를 더 이상 볼 수 없어 ‘정치검사들은 검찰을 떠나라.’고 일갈하고 검사직을 던졌다. 그 후 나는 다시는 공직에 나서지 않으리라고 작심했다. 정보통신윤리위원장은 1년에 몇 번 회의만 주재하는 비상근자리였다. 이를 두고 무슨 정권에 참여했다고? 그렇다면 실제 특정정권에 참여했던 인사들로 이뤄진 모임의 명단을 한번 자세히 뒤져 보시라. 거기에 내 이름이 단 한번이라도 등장하는지. 솔직히 지난 세월 정치권의 유혹을 수도 없이 받았다. 나는 모두 사양했다. 심지어 조금이라도 정파적 성격을 띠는 경우라면 그 어떤 성명서에도 서명하지 않았고 기자회견장에 나서지도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동안 청소년들에게 강조해 왔듯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일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나에게 속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나도 사람인데 어찌 세상사, 이념, 문화, 정치사회문제에 대해 생각이 없겠는가. 나는 다만 정파적으로 ‘무표시층’에 속할 뿐이다. 세상엔 일단 그렇게 살아야 할 사람들이 있다. 예컨대 각종 선거를 중립적으로 관리해야 할 선거관리종사자,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공무원, 법관, 공영방송진행자 등등이다. 또 매니페스토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특히 그래야 한다. 나는 정파적인 인사들도 존중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선택했을 뿐 아니라 건강한 정파가 존재해야 민주주의가 성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세상에는 비정파적인 사람도 있다는 사실 역시 존중되어야 한다. 나아가 매니페스토운동처럼 특별히 중립적인 노력이 절실한 부분도 있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암적 존재인 정파간 적개심을 선의의 정책경쟁으로 계도하는 것이 매니페스토운동 아닌가. 대한민국에서 중립적으로 살기가 아무리 어렵다 해도 이런 중립적인 일에 보다 많은 이들의 성원과 참여가 있기를 기대한다. 강지원 변호사
  • 민주 ‘鄭떼기’ 분란… 한나라 재·보선 출정식

    민주 ‘鄭떼기’ 분란… 한나라 재·보선 출정식

    ■ 정동영 이틀째 잠행 숙고 무소속출마 우세속 당 결정 수용 관측도 민주당의 ‘공천 배제’ 결정 이후 정세균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어떤 정치적 동선을 그릴지 주목된다. 정 대표는 7일 4·29 재·보선 기획단 회의를 주재하는 등 공식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8일에는 경주와 울산북의 현지 선거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선전을 독려할 예정이다. ‘앓던 이’를 뽑고 중대 결정을 내린 마당에 흔들리지 않고 앞만 보고 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정 전 장관은 이틀째 외부와 접촉을 끊고 잠행하며 숙고를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이날 “‘기다려 달라.’는 말을 남기고 수행원도 없이 어딘가 떠났다.”고 전했다. 측근들은 정 전 장관이 무소속 출마의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선 후보까지 지낸 정치인으로서 탈당과 무소속 출마에 따른 부담감으로 결국 당의 결정을 수용하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온다. 지난 15대 국회에서 나란히 정계에 입문해 13년 동안 ‘정치 동지’로 지낸 두 사람의 행보가 이번 재·보선을 계기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평행선이 마지막까지 이어진다면, 누가 웃을지는 전적으로 재·보선 결과에 달려있다. 정 전 장관은 무소속으로 출마하더라도 전주 덕진의 표심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전 장관의 한 측근은 “일단 원내에 진입하고 나면 내년 지방선거와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탈환할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비주류나 친(親)정동영계 의원의 후속 탈당이나 분당보다는 ‘화려한 복귀’를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반면 정 전 장관이 끝내 무소속으로 출마해 ‘텃밭’인 전주 덕진을 놓친다면 정 대표와 민주당으로서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전주 완산갑에서 무소속 출마와 함께 ‘친노 386 심판’을 선언한 오홍근 후보가 정 전 장관의 힘을 얻는다면 민주당이 전주 지역 2곳의 재선거에서 최악의 결과를 맞을 수도 있다. 정 대표가 재·보선에서 차선의 결과를 얻는다면, 당내 구심력을 더욱 강화하면서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거쳐 7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다시 거머쥐는 시나리오도 상정할 수 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5곳 후보 공천장… “2곳 승산” 경주·부평을 우세, 울산북 박빙 점쳐 4·29 재·보선을 앞두고 여야 후보가 점차 가시화되면서 선거 판세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민주당이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공천 문제를 놓고 적전(敵前) 분열하면서 모두 5곳의 국회의원 재선거 가운데 전주 지역 2곳을 빼고 적어도 두 곳에서는 승산이 있다고 자체 전망하고 있다. 물론 단 한 곳도 이기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 관계자는 7일 “수시로 실시하는 자체 여론 조사에서 5곳 가운데 두 곳은 승리, 한 곳은 박빙으로 나온다.”면서 “경주와 인천 부평을 지역에서는 한나라당이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후보단일화 방안에 합의한 울산 북은 박빙 지역”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공천 추이가 재·보선 전체 판세의 흐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전 장관의 공천 배제가 전주와 수도권 선거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력을 떨어뜨려 상대적으로 한나라당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나라당내 친이계와 친박계 사이에 갈등 지역으로 부상한 경주 재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친박계인 무소속 정수성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된다는 게 한나라당 쪽 주장이다. 하지만 최근 이상득 의원이 이명규 의원을 통해 정수성 후보의 사퇴를 권유했다는 보도가 나온 데다 의사 표명을 유보하는 부동층이 많다는 점에서 막판까지 두 후보 사이에 혼전이 거듭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최근 확정된 4·29 재·보선 후보들에게 공천장을 수여했다. 이 자리에서 후보들은, 한나라당이 이번 재·보선을 ‘경제살리기 정책선거’로 규정한 것을 반영하듯 한목소리로 경제살리기에 앞장 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당내 계파간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는 경주 재선거의 정종복 후보는 수여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본지 주최 메니페스토 경진대회 최우수상 이색 사례] 공약이행과정 투명 평가·공개

    전남 나주시는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시민연대와 정책선거운동에 합의했다. 당시 당선된 신정훈 시장은 ‘후보자 공약’을 다시 손질해 실천 가능한 것을 골랐다. 이어 시민·사회단체와 이행평가 협약을 맺고, 평가단이 검증한 결과를 시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매년 시민연대가 주관한 보고회를 통해 이를 확인하는 등 체계적인 공약이행 평가시스템을 갖췄다. 대표적 공약으로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100개 기업유치’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착공’이 꼽힌다. 시는 공공근로, 가사간병, 장애인 도우미 등의 저소득 계층 일자리를 기존 1000여개에서 두배인 2000여개로 늘렸다. 민선 4기 동안 매년 80억∼90억원을 들여 이들의 일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남양유업과 엠보이스 콜센터 등 40여개 기업을 유치했고 그만큼 서민들의 일자리도 늘렸다. 지난해에는 공동혁신도시를 착공하고 토지보상 등의 지원에 나서 9월 건물 착공을 앞두고 있다.신 시장은 “공약 이행 과정을 투명하게 평가·공개하는 것은 시민과의 약속”이라며 “남은 임기 공약 과제별 목표를 달성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鄭-朴 막말 공방 → 계파정치 논란 이어져

    한나라당 대표 경선이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진영의 ‘줄세우기’로 귀결되고 있다. 또 유력 당권 주자인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과 정몽준 최고위원간에는 금도를 넘어서는 ‘막말 공방’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당 주류인 친이 진영의 의원·당협위원장 150여명이 30일 박희태-공성진 후보에 대한 지지를 결정하기 위해 가지려던 대규모 만찬 회동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기도 했다. 결국 회동은 정몽준 후보의 강력한 이의 제기로 당 지도부가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취소를 권고함에 따라 전격 무산됐다.비주류인 친박 진영 의원들도 이날 오후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한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박근혜 전 대표를 만난다는 명분으로 한달 만에 자리를 함께 하며 내부 결속을 다졌다. 이로써 차기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경선은 계파간 대결 구도를 확연히 드러내게 됐다. 이번 전당대회는 한나라당이 슬로건으로 내건 ‘뉴 한나라당’을 위한 건전한 정책선거가 아니라 철저한 계파 선거로 치러지게 돼 ‘그들만의 리그’로 끝날 공산이 한층 커졌다. 뿐만 아니라 친박 복당 문제 해소로 화해 모드로 돌아섰던 친이-친박 갈등이 이번 전대를 계기로 또 다른 갈등 모드로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퇴임을 사흘 앞둔 강재섭 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선전과 관련,“주말을 계기로 과열·네거티브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며 “선관위는 주의 조치를 하는 게 좋겠다.”고 제동을 걸고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대표 경선 구도가 친이-친박 세대결 조짐을 보이자 당내 기반이 취약한 정 후보측은 당 지도부에 당협위원장들의 선거 중립을 보장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대규모 만찬 회동을 준비했다가 취소한 친이측을 향해 “구시대적 계파 정치를 중단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후보들간 ‘계파 정치’ 공방은 TV토론에서 더욱 첨예하게 표출됐다. 정 후보는 “공천을 망쳐 한나라당을 어렵게 만든 세력이 박희태 선배님에게 관여한다면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냐.”며 “친이 계파 모임이 박희태·공성진 후보의 표를 결집하는 자리가 될 것인데 이는 선거법 위반”이라고 몰아 세웠다.이에 대해 박 후보는 “자꾸 편을 가르고 자격을 제한하는 식으로 하는 것은 큰 지도자의 모습이 아니고, 그렇게 걱정되면 정 후보도 참석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라.”면서 “나는 어느 계파에도 소속되지 않고 친박을 비롯한 범계파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응수했다. 친박측 김성조 후보도 “목적이 확실한 대규모 친이측 모임을 박 후보가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이 책임있는 태도냐.”며 친이 모임의 순수성을 따져 물었다. 이에 박 후보는 “저는 통보받은 적도 없고 참석 여부도 확정하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강재섭 대표는 “주말을 계기로 당 경선에 과열·네거티브 논란이 제기됐다.”며 경선 선거관리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전광삼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교육감 선거제 심층진단(3)] ‘반쪽 임기’ 교육감 1명 뽑는데 130억 들어

    [교육감 선거제 심층진단(3)] ‘반쪽 임기’ 교육감 1명 뽑는데 130억 들어

    서울·경기 등 전국 5개 광역시·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선거 무용론’이 적지않게 제기되고 있다. 임기가 정식 임기 4년의 절반도 안되는데 굳이 세금을 들여 선거할 필요가 있느냐는 얘기다. 하지만 교육전문가들은 교육감 직선제는 필요한 만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할 안전장치 마련과 정책선거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방교육자치법에 따르면 교육감 선거는 2010년 6월 전국 지방동시선거 때부터 통합 실시된다.2010년 6월30일 이전에 교육감 임기가 만료되는 경우, 임기만료일 다음날부터 2010년 6월30일까지의 기간이 1년 미만이면 선거없이 부교육감이 권한을 대행한다. 이 기간이 1년 이상이면 선거로 뽑지만 임기는 역시 2006년 6월30일까지로 한정한다. 이번에 선출될 교육감 임기는 모두 2년 이하다. ●서울, 투표용지 인쇄비로만 1억 2100만원 지난해 전국 처음으로 교육감을 주민들이 직접 뽑은 부산을 시작으로 내년 4월 경기도 선거 등 10개 지역의 교육감 직선에 투입되는 예산은 모두 1309억원.2년 안팎의 교육감 1명을 뽑는데 평균 130억원이나 소요되는 셈이다. 25일로 예정된 충남교육감 선거는 현 교육감만 단독출마, 당선자가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배정된 135억원의 예산 낭비논란이 더욱 뜨겁다. 교육감 후보자가 한 명이면, 유효투표자의 3분의1 이상 득표로 당선된다. 서울의 경우, 투표용지 인쇄비로만 1억 2100만원이 들 전망이다. 전체 유권자 숫자에 해당하는 807만여장을 장당 15원의 인쇄비를 들여 준비해야 한다. 투표율이 50%가 돼도 이 중 절반은 날릴 수밖에 없다. 김인만 서울시선관위 홍보과장은 “낮은 투표율을 예상하고 적당히 인쇄할 수도 없지 않으냐.”면서 “총 선거관리 비용으로 332억원을 배정받았으나 최대한 절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에 교육감 선거가 예정된 경기도의 경우, 도 의회 예산승인 과정에서부터 논란이 됐다. 도 교육청은 교육감 선거 준비경비 67억원을 의회에 신청했으나 도 교육위원회는 이를 전액 삭감했다. 예산 낭비라는 이유에서였다. 도 의회는 본회의에서 이 예산을 살렸으나 임기 1년6개월 미만 교육감은 부교육감이 권한을 대행하거나 내년 선거에 한해 간접선거를 인정하도록 국회와 도내 국회의원들에게 건의한 상태다. ●“교육자치 실현 위한 기회비용으로 봐야” 교육전문가들은 이번 교육감 선거를 교육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기회비용으로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앞으로 단체장 선거와 함께 교육감 선거가 실시되면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 때문에 후보기호 추첨제 등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할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정책선거도 펼 것을 주문했다. 동국대 박부권 교육학과 교수는 “예전 방식에 많은 문제점이 있어 직선제로 바꾼 만큼 민주주의 기회비용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 정당공천을 받는 단체장과 공천을 받지않는 교육감을 함께 선출하는 만큼 교육감 후보 기호추첨 등 일반 행정과 정치로부터 독립된 교육자치 유지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좋은 교사운동의 정병오 대표는 “후보간 공약 비교 등 정책선거를 위해 이번 교육감 선거감시운동을 펼 예정”이라면서 “이같은 정책선거가 앞으로 확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시론] 18대 총선결과와 매니페스토/ 라미경 순천향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교수

    [시론] 18대 총선결과와 매니페스토/ 라미경 순천향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교수

    제18대 총선이 막을 내렸다. 이번 총선 투표율은 역대 총선 중 투표율이 가장 낮았던 2000년 제16대(57.2%)보다 11%나 더 낮은 46%로 나타났다. 대의제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각 정당들의 지각공천과 전략공천으로 유권자 혼란을 초래하고 대형 이슈의 부재와 공천갈등으로 인해 유권자들의 정치권 불신이 상당히 높았던 것을 원인으로 분석해 볼 수 있다. 과연 이렇게 낮은 투표율로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진정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적 대표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번 총선결과 299개 의석 중 여당인 한나라당은 153석으로 안정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는 ‘불안한 승리’를 하고, 통합민주당은 81석으로 한나라당의 개헌저지선 100석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고, 대전·충청권의 1당으로 부상한 자유선진당이 18석, 한나라당의 계파 분열로 창당된 친박연대가 14석, 민주노동당 5석, 창조한국당 3석, 그리고 무소속이 25석을 차지했다. 물론 이번 총선이 지난해 12월 대선 이후 4개월 만에 치르는 선거라 정당, 후보자 그리고 유권자 모두 선거준비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라는 시기적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는 것은 총체적인 측면에서 깊이 반성할 일이다. 우선, 정당의 경우 상향식 공천이 완전히 배제된 상태에서 공천심사위원회를 거쳤지만 개인과 계파간 이해관계에 의한 하향식 공천으로 후보를 내고 최소한 유권자가 알아야 할 권리조차 무시하는 몰염치를 보여주었다. 또한 정당의 결정에 불복하는 후보들이 급조하여 만든 정당이 선전하는 등 정당정치의 위기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대운하, 교육, 세제, 연금, 건강보험 등 사회갈등 현안들에 대한 합리적 토론은 배제된 채 혜택은 넓히고 늘리며 세금은 줄이고 덜 걷는다는 식의 선심성·민원성 공약만 난무했다. 후보자는 지역의 발전과 지역민을 위한 정책공약을 개발하고 TV나 언론매체를 통해 구체적인 정책의 실천가능성이나 우선순위 등을 놓고 진지한 토론을 벌여 유권자의 선택을 도왔어야 했다. 하지만 늦은 공천으로 준비되지 않은 후보자들은 정책토론회장에 나오지 않았고, 어지러운 여론조사의 결과는 더욱 혼란을 가중시켰다. 결국 사회적 갈등사안에 대한 치열한 토론과 토론내용을 바탕으로 한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으로 바람직한 정책대안을 선택하는 매니페스토 정책선거가 정당과 후보자들의 잘못된 경쟁으로 매몰된 선거였다. 국민의 투표에 의해 의회가 구성되고 대통령이 선출되지만 일단 구성되고 선출된 의회나 대통령을 국민이 제어할 수 있는 합법적인 방법이 없다는 것이 대의제 민주주의의 근본적인 한계이다. 우리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를 도입하여 새로운 정치문화를 창출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비록 낮은 투표율 속에서도 유권자들이 던진 표의 ‘황금비율’은 우리 정치를 직시하는 국민들의 저력과 예리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18대 국회에 입성하는 국회의원들에게 바라고 싶은 점은 의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아울러 정당정치와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지켜나가고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국회의원의 역할을 모두 수행하는 독자적인 의회 확립이 필수적이어야 한다. 이후 여력이 되면 국회를 건강하고 품격있는 논쟁의 장이 되도록 각별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라미경 순천향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교수
  • [김형준 정치비평] 18대 국회와 ‘정치개혁의 대장정’

    [김형준 정치비평] 18대 국회와 ‘정치개혁의 대장정’

    오늘은 18대 총선 투표일이다. 정치권의 관심은 온통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할지, 민주당이 개헌 저지선 100석을 돌파할지,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 연대의 영남 돌풍이 일어날지 등에 쏠려 있다. 하지만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번 총선은 유권자들의 전례없는 무관심 속에 쟁점은 없고 국민에게 고통과 절망만을 안겨준 역대 최악의 퇴행적 선거로 기록될 것이다. 제도인 정당은 맥을 못 추고 개인과 계파만이 판을 치며, 이념과 정책은 실종된 채 지역주의와 상호 비방만 난무한 선거였다. 따라서 보다 큰 틀에서 바라보면 애석하게도 18대 국회는 태생적으로 실패 DNA와 위기를 잉태한 채 탄생하게 된다. 첫째, 대표성의 위기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적 투표 의사층’이 63.4%였다. 실제 투표율은 그보다 10% 정도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총선 투표율은 50% 초반대로 추락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대표성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득표율이 50%가 되더라도 실질적으로 유권자 25%의 지지로도 당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정 계층만의 참여로 인한 낮은 투표율은 대표성이 결여된 소수에 의한 지배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민주주의 체제 자체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둘째, 정책 생산 능력의 위기이다.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가 최근에 실시한 ‘매니페스토 국민의식 조사’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정책선거가 ‘잘 실천되고 있다.’는 응답은 15.7%에 불과했다. 정책 선거가 실천되지 않는 근본이유로 ‘공약·정책 내용이 모호’(83.7%)하며,‘정당·후보자들의 공약이나 정책이 별로 차이가 없기 때문’(76.5%)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한국 정당들의 정책 생산 능력이 얼마나 부재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선거는 정당과 후보들이 정책을 통해 유권자와 소통하는 과정이다.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정부와 의회의 정책 결정에 따르는 정당성은 이러한 선거를 통해 확보된다. 다시 말해 대의제 민주주의는 선거과정에서 유권자가 후보자와 정당이 내세우는 정책에 기반해 투표할 것이라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한다. 따라서 후보와 정당이 제시한 정책과 공약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채 유권자가 ‘묻지마식 투표’를 강행하게 되면 선거 민주주의는 버려지고, 민의의 전당인 국회는 사망선고를 받게 된다. 셋째, 정당정치의 위기이다. 국회가 정당정치의 중심이 되어야 선진 의회민주정치가 가능하다. 그런데 정당이 이익 표출과 집약, 정체성과 전문성을 갖춘 공직후보 선출 등 정당 본연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면 국회는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의원들이 정당의 이념과 노선보다 계파 이익만을 좇고, 특정 정치인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지역주의를 선동하며, 국민의 자발적 참여보다 동원에만 힘을 쏟게 되면 성숙한 정당정치를 기대하기 어렵다. 덩달아 국회는 빈 껍데기로 남게 된다. 분명 한국 정당은 선거가 거듭될수록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 퇴보하고 있다. 정당정치가 밑동부터 썩어 가는데 어느 정당이 다수당이 되고, 누가 당선되는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솔직히 국민은 총선보다는 총선 이후를 더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18대 국회가 무엇을 해야 할지 분명해졌다. 자신들이 안고 있는 실패 인자의 위험성을 직시하고 정당과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한 ‘정치개혁의 대장정’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 국민 불신을 증폭시키는 나쁜 관행을 척결하고 기득권을 과감하게 포기하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 더불어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의원과 정치 지도자들은 정당정치 발전에 관한 확고한 철학과 역사의식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변화의 시작은 철학이고, 철학은 국민과 진솔하게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도구라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옴부즈맨 칼럼] 총선 후 서울신문의 역할/문종대 동의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총선 후 서울신문의 역할/문종대 동의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이번 선거에서 정책대결은 실종됐다. 보수세력들간 경쟁에서, 지역주의로 회귀한 정당구조에서 정책선거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끼리끼리 하는 경쟁에서 정책 차이가 있겠는가. 지역주의에 귀의한 정당에서 지역감성 외에 무슨 정책이 필요하겠는가. 결국 정책논의는 사라지고 감성적인 정치구호만 남발했다. 그들끼리 경쟁에 국민들은 소외되고 구경꾼으로 전락했다. 그러니 투표율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중앙선관위는 이번 선거 투표율을 50%대로 예측하고 있다. 전체 유권자의 31% 지지를 얻어 당선된 대통령,25% 내외의 득표로 당선된 국회의원, 이들이 정치를 독식하는 현실이 눈앞에 닥쳤다. 더 큰 문제는 보수 대통령에 이어 보수 성향 국회의원들의 독식이다. 한나라당, 친박연대, 자유선진당, 무소속연대 등 보수 세력이 200석 내외의 의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보수 세력에 의해 독식된 정부와 국회가 70%대의 투표 기권자와 타당 지지자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선거결과는 승자독식이지만 모든 정책을 독식해서는 안 된다.30%의 득표로 당선된 대통령과 국회의원이지만 이들 30%의 대표일 수는 없다. 그러나 벌써 여기저기서 그들을 지지한 30% 보수 세력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승자독식 권력으로부터 소외된 민의를 누가 대변할 것인가이다. 정책정당으로서 기반도 약하고 지지율이 낮은 야당이 민의를 제대로 대변할 것이라고 당분간은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명박 정부가 안정된 과반 이상 의석을 얻는다면 거침없이 각종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이들 정책이 만약 그들의 지지 세력인 30% 국민만을 대변하는 정책들이라면 누가 그것을 견제할 것인가이다. 민주정치는 기본적으로 여론에 기반한다. 선거로 뽑힌 정치권력은 결코 여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현대사회에서 여론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언론이다. 국회와 정부가 정책 및 입법기구로서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때 마지막으로 그 기능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언론이다. 그러나 이 기대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벌써 보수신문과 보수정치세력의 권언유착 현상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들 보수신문과 보수정치세력은 보수적인 유권자와 독자를 기반으로 탄생한 쌍둥이라 할 수 있다. 이들 간의 권언유착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현실에서 “어떤 권력이나 자본, 족벌로부터 자유로운 공정보도와 바른 보도로 공공이익을 추구”하겠다는 서울신문의 역할이 기대된다. 이명박 정부의 거침없는 정책들에 대한 검증과 대안 제시는 선거 국면보다 더 중요하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바로 현실이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이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선거 국면보다 더 철저히 검증하기를 기대한다. 30% 정부라 할지라도 30%만의 지지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이 경우 정치권력은 지지계층을 배반한 정책에 승부를 걸기보다 여론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경우가 자주 있다. 그 많은 독재 권력들이 언론을 통제하려고 한 이유이기도 하다. 현 정부도 그런 유혹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지 모르겠다. 보수적 성향의 언론독과점 강화, 시장에 포섭된 언론자유, 집회결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간섭, 선거에 관한 의사표현에 대한 제한 등 좋지 않은 징후들이 벌써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이런 정책들은 국민의 언론자유에 대한 침해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앞으로 이명박 정부는 많은 언론정책을 쏟아 낼 것이다. 서울신문은 국민의 기본권이자 민주주의 실현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 언론관련 정책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문종대 동의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발언대] 정책선거로 희망의 정치를/서인덕 중앙선관위 정책정당지원팀장

    [발언대] 정책선거로 희망의 정치를/서인덕 중앙선관위 정책정당지원팀장

    18대 총선에서 정책선거의 핵심은 우리 생활과 환경, 미래와 직접 관련이 있는 공약을 쟁점화시키고 다양한 토론을 거쳐 해부하여 그 정책이 실현가능한 것인지 우리 지역, 우리나라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를 확인하고 선택하는 것이다. 대운하 공약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운동에는 대표 공약이나 정책적 쟁점을 놓고 경쟁하고 선택받는다면 그 추진이나 이행에 책임을 지는 성숙한 선거문화와 정치문화를 이루려는 뜻이 담겨 있을 것이다. 지난 지방선거 이전까지만 해도 정책선거는 요원한 것이었다. 매니페스토 운동이 선거사상 처음 도입되면서 우리는 그 희망을 보았다. 그리고 대선에서도 추진했고, 그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총선에서 또다시 정책선거가 실종됐다고 하고 있다. 정책선거가 하루이틀에 이루어지는 날림공사는 아닐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60여년의 선거사에서 정책으로 경쟁하자고 수없이 외치고 노력했지만, 그 실현 정도는 미약했다. 그럼에도 5·31 지방선거에서 매니페스토 운동이 도입되면서 정책선거가 선거의 핵심 화두가 되었고 우리 모두 공동의 노력을 통해 선진 선거문화의 지평을 열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이번 총선 역시 상대당의 대표공약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고 유권자도 정책공약을 보고 선택하겠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거기에다 정치권도 자당의 정책공약을 알리기 위해 정책공약집을 발간·판매하고 있다. 총선 투표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선거는 정책경쟁의 장이 되어야 한다. 네거티브의 유혹에 빠지거나 지역주의를 자극하는 선거운동을 해서는 안 된다. 정책공약을 가지고 경쟁해야 한다는 것은 역사의 준엄한 명령이자 민심이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유권자의 총합의사는 정당이나 후보자보다 똑똑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유권자는 이제 투표장에 가서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정책선거는 상대적으로 선거 후유증도 적고 국민통합을 기할 수 있고 선진선거문화와 정치발전을 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서인덕 중앙선관위 정책정당지원팀장
  • [시론] 18대 총선 문제점과 장기적 낙관론/김욱 배재대 정치학 교수

    [시론] 18대 총선 문제점과 장기적 낙관론/김욱 배재대 정치학 교수

    제18대 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까지 총선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 한국의 민주정치가 퇴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 이번 총선의 가장 큰 특징은 대선 이후 4개월 만에 실시된다는 데에 있다. 이러한 시기적 특성은 여러 측면에서 이번 선거의 양상을 미리 규정짓고 있다. 먼저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쟁점은 여당의 안정론과 이에 맞서는 야당의 견제론이 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대통령 취임 직후는 밀월이 지속되기 때문에 대통령이 속한 여당이 유리한 입장에 있게 된다. 다만 최근 들어 밀월기간이 점점 짧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이명박 정부 초창기의 인사 실패에다가 최근 원자재값 폭등에 따른 경제위기마저 겹치고 있어 새 정부 지지도가 기대만큼 높지 않은 상태이다. 이번 총선의 시기적 특성이 가져온 또 한가지 결과는 각 정당의 총선 준비 부족이다. 대선에 몰입했던 주요 정당들이 갑자기 총선 체제로 전환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그에 따라 공천 방식과 공천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야기되었다. 대부분의 주요 정당에 있어서, 경선을 통한 상향식 공천은 사라지고 중앙의 공천심사위에 의한 하향식 공천이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공천 내용에서도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한나라당 공천에서는 지난 대선 당시 경선 후유증이 남아 이명박, 박근혜 두 계파간 갈등이 여실히 나타났다. 그에 따라 공천에서 탈락한 친(親) 박근혜 인사들이 대거 탈당하여 친박연대 혹은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있다. 통합민주당의 경우 호남권을 제외하고는 소폭 물갈이에 그쳤으며, 구 민주당계에 대한 홀대론과 그에 따른 당내 반발로 몸살을 앓았다. 자유선진당은 다른 정당의 공천 탈락자를 마구잡이로 영입하여, 당의 정체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모두가 특정 인물과 계파 중심으로 운영되는 한국 정당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총선의 시기적 특성은 정책의 실종에도 기여하였다. 정책이 선거쟁점으로 떠오를 시간조차 부족하였다. 주요 정당과 후보의 공약 발표가 뒤로 연기되었고, 언론도 정책보다는 공천 과정과 공천 후유증을 보도하는 데 더 열을 올렸다. 그 결과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처음 도입된 매니페스토운동은, 추진본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책선거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모든 문제점을 선거의 시기적 특성 탓으로 돌리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이러한 시기적 특성으로 인해 우리 정치가 평소 안고 있던 많은 문제점들이 여과없이 드러나게 되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총선은 선거 결과와는 관계없이 한국 민주정치의 퇴보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의 시기적 특성을 감안한다면, 그리고 역사의 발전은 일반적으로 직선형보다는 나선형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한국 민주정치 발전에 대한 장기적인 낙관론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비관에 빠지기보다는 우리의 선거 및 정당정치를 제도화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 마련에 힘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대선과 총선 시기를 조정하는 방안이나, 현행 소선거구제 하에서 피할 수 없는 인물 중심의 선거를 정책 중심으로 바꾸기 위해 비례대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 선거가 끝나고 나면 보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선거제도 개혁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욱 배재대 정치학 교수
  • [유권자가 권력이다] [중]정책 실종 ‘태업’ 공천

    [유권자가 권력이다] [중]정책 실종 ‘태업’ 공천

    4·9총선이 13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공천을 둘러싼 계파 싸움에 신당이 출현하는 등 미성숙한 정당정치, 돈다발 파문 등 시대착오적인 금권정치 행태로 유권자들의 정치혐오증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선거공약이 제시되긴 했으나 대운하 등 표심(票心)을 움직일 이슈가 빠져 정당간의 정책 차별성도 찾을 수 없다는 게 유권자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선거 코앞 후보자 확정… 검증 어려워 18대 총선을 맞아 국가보조금을 지급받는 5대 정당의 10대 기본정책과 선거공약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공개된 것은 지난 25일. 선관위에서 매니페스토운동을 처음 추진했던 2006년 5·31 지방선거 때보다 늦은 일정이다. 당시의 경우, 후보 등록일(15·16일) 전인 5월10일에 10대 기본정책이나 선거공약을 정당별로 비교할 수 있었다. 각 정당의 정책공약 발표가 늦어지면 그만큼 유권자들로서는 합리적인 선택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이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강지원 상임대표는 “정책은 안중에도 없는 것으로 국민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않은 정치권의 태업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나마 공약들도 차별성이 없어 정책선거는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5대 정당의 10대 선거공약을 비교한 결과 일자리 창출과 물가안정, 취약 계층 복지 강화 등 거의 유사했다.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한반도 대운하의 경우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은 대운하 저지를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지난 대선에서 대운하 공약을 내걸었던 한나라당은 이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김형준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각 정당이 10대 선거공약과 기본 정책을 내놨지만 감세와 부동산 등 핵심 쟁점이 빠져 국민들이 정당간 차별성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욱 배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당 정치가 발전하려면 상·하향식 공천이 조화되어야 하고, 현재와 같이 소선거구제에서는 인물 중심으로 투표가 이뤄져 정책 선거가 어려운 만큼 중대선거구제 도입과 비례대표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은경(36·주부·서울 양천구)씨는 “투표율이 50%대로 떨어질 것이라는데 이는 늑장공천과 공약 부재 등 유권자들의 무관심을 부추긴 정치권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정책을 중시하지 않는 정치권 행태는 공천받은 현역의원들의 의정활동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의정활동 엉성해도 공천만 잘 받아 국회감시전문 사이트인 참여연대 ‘열려라 국회’를 통해 출마자들의 대표법안 발의 건수를 분석한 결과 김근태(통합민주당), 조순형(자유선진당) 의원 등은 법안을 한 건도 발의하지 않았으나 공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마자 중 본회의 출석률 하위 10명에는 이광재(54.7%·통합민주당), 이인제(60.2%), 심대평(63.1%·자유선진당), 유시민(67.9%·무소속), 한명숙(69.0%·통합민주당), 김근태(69.0%), 김진표(69.6%·통합민주당), 신중식(70.7%·무소속) 의원 등이 포함됐다. 각 당이 공들였던 ‘개혁 공천’도 말뿐이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당초 ‘금고형 이상 확정자 공천 신청 금지’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선거법 위반으로 실형선고 받은 사람과 ‘철새 정치인’으로 논란을 빚은 의원이 공천받으면서 탈당을 불렀다. 특히 철새 정치인 논란을 빚은 한나라당 김택기 후보는 지난 25일 돈다발을 뿌리다 낙마,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증’만 키우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적극적인 투표 의향층은 51.9%에 불과해 역대 최저다. 조현석 강국진 김민희기자 hyun68@seoul.co.kr
  • [열린세상] 공천제도 정비가 정치개혁 첫걸음이다/윤성이 경희대 한국정치 교수

    [열린세상] 공천제도 정비가 정치개혁 첫걸음이다/윤성이 경희대 한국정치 교수

    한나라당 공천 정국이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강재섭 대표에게 불공정 공천을 책임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친박연대 의원을 지원하지도 않겠지만 한나라당을 위한 지원 유세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맞서 강 대표는 계파 공천은 결코 없었다고 주장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와중에 한나라당 수도권 공천자 50여명은 ‘형님 공천’을 철회하지 않으면 자신들이 공천을 반납하겠다고 윽박질렀다. 총선을 불과 보름쯤 앞둔 한나라당의 모습이다. 한나라당의 공천 파국을 지켜보면 사자성어 두가지가 떠오른다. 하나는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의 순진하고 소박한 바람이 덧없음을 말하는 백년하청(百年河淸)이다. 백년을 기다려도 황하의 흐린 물은 맑아지지 않는다. 깨끗한 정치, 국민을 위하는 정치에 대한 소망이 그야말로 백년하청이 아닐까 싶다. 난장판이 되어버린 공천과정을 지켜보면 후안무치(厚顔無恥)란 말도 절로 떠오른다. 공천싸움 속에 그들이 입만 열면 내세우는 국가와 국민에 대한 염치는 없어진 지 오래이다. 그러고도 자신들을 믿고 밀어달라고 외친다. 참으로 뻔뻔스럽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후안무치한 태도이다. 민주정치의 기본 운영원리는 절차의 예측가능성 그리고 결과의 불확실성에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예측가능한 공천 절차를 갖추지 못해 파행을 겪었다.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정해진 기준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을 했다고 하나 그 방법과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한나라당의 경우 전문성, 도덕성, 의정활동 역량, 당선 가능성, 국가·지역 및 당에 대한 기여도 등이 심사기준이었다 하나,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공천자 중에는 철새 정치인도 있고, 낙제점에 가까운 의정활동 평가를 받은 의원도 있고, 지난 정권에서 장관을 지낸 인사도 있다. 이렇다 보니 낙천자들이 순순히 승복하지 못하고 ‘친박연대’라는 희한한 정파가 생겨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민주당이 이번 공천에서 그나마 한나라당보다 후한 점수를 얻은 것은 순전히 박재승 위원장의 활약 덕분이다. 그러나 절차의 예측가능성이란 기준에서 볼 때 개인의 소신과 뚝심에 기대는 것은 올바른 방식이 아니다. 다음 총선에서 또 다른 박재승을 찾기가 쉽지도 않을뿐더러 이번에 한바탕 홍역을 치른 당 지도부와 후보들이 원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같은 파행은 사실 공천 때마다 빚어지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도 경선 중에 규칙을 바꾸고 새로 정하면서 일부 후보들의 탈당 사태까지 불러왔다. 현재와 같은 공천방식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다음 선거에서도 파행은 되풀이될 것이다. 낙천자들까지도 순순히 승복할 수 있는 공천이 되기 위해서는 공천제도 재정비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공천제도를 처음부터 다시 논의해 보자. 지금과 같은 공천위원회 방식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지난 17대 총선에서 일부 시행된 예비경선 제도를 다시 도입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공천위원회 방식을 채택한다면 심사기준은 무엇이고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세세한 부분까지 명시해야 한다. 예비경선 제도를 취한다면 경선시기, 유권자 구성방법, 표 계산 방식 등을 자세히 정해야 할 것이다. 공천제도에는 공천시기도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 지금처럼 총선을 불과 보름 앞두고 후보를 결정하면서 유권자들에게 후보의 능력과 공약을 보고 투표하라는 것은 그야말로 후안무치한 태도이다. 정책선거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을 갖추기 위해서는 적어도 선거 두달 이전에 후보자를 결정해야 한다. 정치개혁에 대한 유권자의 소망이 백년하청이 될 수는 없다. 정치개혁의 첫걸음을 공천제도 정비에서부터 시작하길 강력히 요구한다. 윤성이 경희대 한국정치 교수
  • [유권자가 권력이다] (상) 찍을 인물이 없다

    [유권자가 권력이다] (상) 찍을 인물이 없다

    4월9일은 18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서울신문은 ‘4·9 총선’에서 각 정당과 총선 후보들이 실현가능한 정책과 공약으로 경쟁하고, 유권자는 이를 토대로 후보를 고르는 선거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매니페스토 운동을 펼친다. 이를 위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이달 말부터 정당별 주요 공약, 총선 후보들의 의정활동계획서, 후보별 공약의 당 정책과의 부합성 등을 비교 분석해 판단의 기준을 제시한다. 바른 선거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후보뿐 아니라 유권자와 정당도 변해야 한다. 공약들을 분석하기에 앞서 유권자와 정당의 변화를 촉구하는 기획시리즈를 21일부터 3회에 걸쳐 나눠 싣는다. Q “총선이 언제인지 아세요?” A “글쎄요.4월 중순인가….” Q “후보자가 누군지 아시나요?” A “잘 모르겠는데요. 매년 나오던 사람들이 또 나오겠죠.” 18대 총선 후보등록(25,26일)을 닷새 앞둔 20일 서울 청계천 변에서 만난 시민들의 4·9 총선 반응은 무덤덤 그 자체였다. 서울을 관통하는 청계천. 서울 동작을 등 몇몇 지역구에서 거물급 정치인들이 맞붙어 관심을 끌고 있지만 청계천을 따라 걸으며 만난 시민들에게 이번 총선은 먼 나라 이야기같았다. ●“물갈이 한다더니 또 줄세워” 지난해 대선 이후 여야 정당의 공천을 둘러싼 갈등으로 후보자 선출이 마무리되지 않아 정책경쟁은 실종된 상태나 다름없다. 유권자 무관심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으나 실제 반응은 상상 이상이었다. 유권자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면 총선은 실패한 선거가 되리라는 걱정이 밀물처럼 덮쳐왔다. 회사원 최모(44)씨는 “정치권에서 개혁을 표방하며 정치인 물갈이를 한다고 하지만 아직도 줄세우기 공천 양태가 여전한데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도 후보를 다 정하지 않아 도대체 뭘 보고 찍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대학생 안모(23)씨는 “‘그 놈이 그 놈’이라는 부모님 말처럼 정치인 대부분이 고통받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회사원 박모(41)씨는 “선거 때마다 표를 달라며 정치쇼를 하는 정치인이 혐오스럽다. 투표를 할 지는 생각 중”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각당·후보 정책 무엇인지 몰라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후보자 선택기준에 대해서도 별 생각이 없는 듯했다. 이번 총선 역시 낮은 투표율과 함께 역대 선거와 마찬가지로 정책이 아닌 정당이나 지역주의에 따라 표를 몰아주는 ‘묻지마 투표’ 성향이 우려된다. 지난해 대선 투표율은 63%로 역대 최저였다. 유권자 반응이 이런 식이라면 대선보다 덜 주목받는 총선인 만큼 50%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권자들은 정치권이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하겠지만 낮은 투표율은 민주주의 정통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대학생 서모(25세)씨는 “각 당과 후보의 정책이 무엇인지 알 수도 없거니와, 이제라도 내게 와닿는 정책을 내놓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군인인 남자친구와 청계천을 찾은 김모(26)씨는 “정책공약 경쟁이 별 게 없으니 어쩔수 없이 당을 보고 찍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전문가 “투표율 높지 않을 것” 강원택 숭실대 정외과 교수는 “유권자들의 정치적 불신과 냉소가 크고, 정당이 희망과 신뢰를 주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이번 총선의 투표율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각 정당의 공약 가운데 무리한 공약 등을 걸러내고, 후보자의 도덕성과 경력 등을 꼼꼼하게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매니페스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현석 김민희기자 hyun68@seoul.co.kr ■용어클릭 ●매니페스토(Manifesto)정책선거 국회의원 등 공직후보자가 당선됐을 때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을 사업의 목적, 착수 우선 순위와 완성시기, 예산확보 방법 등 구체적인 공약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영국에서 시작됐으며 2년전 ‘참공약실천운동’이라는 의미로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 [사설] 공천 갈등만 있고 정책 없는 4·9총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역구 공천이 마무리됐다. 두 정당 모두 정당지도부와는 거리를 둔 공천심사 방식부터 새로운 실험이었고, 나름대로 성과도 있었다고 평가한다. 물론 공천작업이 당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이벤트성으로 흐른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결과 역시 공천혁명이라는 평가에 걸맞은 인물이 제대로 선정됐는지는 의문이 가는 대목이 적지 않다. 무늬만 개혁공천이었다는 비판의 시각도 없지 않다. 후유증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점은 정책선거의 실종 우려다. 과거 선거 같았으면 2월이면 공천작업이 마무리됐다. 아울러 중앙당의 정책은 물론, 지역별 현안과 역점사업에 대한 제시나 공방이 활발했음은 새삼 지적할 필요도 없다. 지역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의 공약실천 의지와 능력 등을 파악하는 데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선거를 20여일 앞두고도 당내에서조차 후보자가 어떻게 정리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당연히 정책은 뒷전이 됐다. 오로지 누굴 낙점할지, 누가 낙점될지가 관심사다. 낙점된 후보자들이 이제 부랴부랴 지역 정책들을 내놓는다 해서, 얼마나 구체성이 있고, 신빙성이 있을까. 오로지 지역구 차지에 노심초사했던 당사자들에게 물어볼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선거가 인기투표가 돼서는 곤란하다. 허명만을 보고 국회의원을 뽑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제라도 각 정당과 후보자들은 정책으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으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유권자 역시 후보별 인물 됨됨이와 더불어 정책의 타당성과 실천 가능성을 면밀히 따져야 할 것이다. 공천 갈등만 있고, 정책은 없는 선거는 정당 정치의 퇴보를 부를 뿐이기 때문이다.
  • [20&30] 2007년 당신을 뒤흔든 신드롬

    [20&30] 2007년 당신을 뒤흔든 신드롬

    젊은이들은 올해도 숱한 분야에서 신드롬을 생산하고 또 즐겼다. 체감 경기는 어려웠지만 주식·펀드 열풍이 불어 재테크 신드롬이 일었고, 사회적으로는 신정아씨에게서 촉발된 거짓학력 신드롬이 불었다. 또한 대선 정국에서는 주요 후보보다 오히려 황당한 공약을 내세운 허경영 후보에게 관심을 더 가졌다. 여성들은 레깅스와 미니스커트로 대표되는 패션트렌드를 2007년의 신드롬으로 꼽았다. 주몽, 대조영, 태왕사신기 등 사극과 좌충우돌 ‘무한도전’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젊은이들이 열광했던 2007년 7개의 신드롬을 짚어 본다. 류지영 이경주 신혜원 장형우기자 superryu@seoul.co.kr 1 미니스커트·윤은혜 머리… 패션 신드롬 그동안 다리가 통통해 치마를 입지 못했던 대학생 박모(22·여)씨는 올해 불어닥친 미니스커트 열풍과 함께 과감하게 치마를 입기 시작했다. 여름에는 일주일에 2∼3번씩이나 미니스커트를 입었다는 박씨는 레깅스의 ‘맛’을 알면서 미니스커트와 레깅스가 한국 패션 사상 최고의 ‘궁합’이라고 격찬한다. “스타킹은 조금만 날카로운 것에 긁혀도 바로 줄이 나가거든요. 그런데 레깅스는 두꺼우니까 못에 긁혀도 끄떡없어요. 또 미니스커트만 입으면 ‘너무 야해서 다른 남자들이 쳐다본다.’며 남친의 구박이 장난이 아니었는데 레깅스와 함께 입기 시작한 뒤로는 아무 말이 없어요. 따뜻하기까기 하니까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어요. 미니스커트와 레깅스 조합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아요.” 중학교 때부터 긴 머리만 고집하던 쇼핑몰 운영자 이모(26·여)씨도 올 패션 아이콘인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의 윤은혜에게 ‘꽂혔다.’여태껏 긴 머리로만 지내 짧은 머리는 상상도 못했던 이씨지만 드라마에 등장한 윤은혜의 모습에 강한 매력을 느껴 결단을 내렸고,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주변 사람들의 칭찬은 물론 머리 감기도 훨씬 편하고 강한 인상도 줄 수 있어 앞으로도 이 스타일을 계속 유지할 생각이란다. “이제 대세는 전지현식 긴 머리가 아니라 윤은혜식 숏커트 머리예요. 긴 머리를 할 때는 나도 모르게 청순하고 여성스러운 옷을 입게 되는데 머리를 짧게 자르니까 옷도 자연스레 중성적으로 바뀌더군요.” 2 “내 친구도 ‘신정아’류?”… 학력위조 신드롬 대학생 김모(22·여)씨는 자신도 학력위조의 피해자(?)가 된 사실에 아직도 슬픔에 잠겨 있다.1년여 전 소개팅으로 만난 남친은 김씨에게 자신이 서울의 한 명문대 경영학과에 다닌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잘 생기고 매너 있는 데다 공부까지 잘하는 남친이 김씨는 자랑스러웠지만 남친은 늘 석연찮은 이유를 대며 김씨가 학교에 놀러 오는 것을 극구 막았다. 최근 우연히 한 모임에 나갔던 김씨는 남친과 같은 과에 다닌다는 친구를 만나 남친이 그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국 남친에게 캐물어 확인한 결과 그가 1년 넘게 학력을 속여 왔다는 사실을 알게 돼 최근 헤어지게 됐다. “TV에서 학력을 속인 연예인들이 나올 때만 해도 그저 남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세상에서 제일 좋아했던 사람이 저를 속였다고 생각하니 앞으로 누굴 믿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대학원생 최모(32·무직)씨는 최근 국내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려던 계획을 접고 미국 유학을 준비 중이다. 올 한 해 한국 사회를 강타한 학력위조 파문을 보며 누가 뭐래도 한국에서는 미국 박사가 ‘킹왕짱’(젊은이들 사이에서 다소 비꼬는 의미를 담아 ‘최고’라는 뜻으로 쓰는 말)이라는 씁쓸한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훌륭한 실력을 갖춘 학생들도 국내에서 박사학위를 받으면 교수임용이 잘 안되더라고요. 저야 그나마 형편이 나아 외국 유학을 준비하지만 그렇지 못해서 국내에서 공부해야 하는 친구들을 보면 안타까워요.” 3 “웃기지만 씁쓸하기도”… 허경영 신드롬 투표권을 갖게 된 스무살 때부터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선거에 참여했다며 ‘대한민국 유권자의 표본’이라 자부하는 대학원생 이모(29)씨. 그는 이번 대선에서 허경영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이씨의 선택을 다소 의아하게 생각하는 친구들에게 이씨는 “다들 네거티브 선거에 빠져 대선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을 때 허 후보만이 유일하게 정책선거로 승부했기 때문”이라고 당당히 말한다. “물론 IQ가 430이라든가, 당선되면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결혼하겠다든가 하는 주장은 어처구니 없지요. 하지만 사상 최악의 대선으로 기록될 이번 선거에서 허 후보는 유일하게 자신만의 독특한 목소리를 내 즐거움을 주었어요. 물론 다음에 또 나온다면 식상해서 안 찍겠지만요.” 대학생 최모(26)씨는 ‘허경영 신드롬’이 우리 사회의 안타까운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어서 너무 씁쓸하다고 말한다. 단적으로 신혼부부에게 1억원을 주겠다는 현실성 없는 공약이 서민들에게 회자되는 것은 그만큼 한국에서 결혼해 집 장만하기가 얼마나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지금까지 한국 정치가 제대로 된 서민정책을 구현한 적이 있기나 했나요? 재벌과 권력층의 이익을 대변하느라 서민들은 늘 등골만 휘었죠. 그나마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들을 섬기겠다.”고 호소하는 대선주자들의 최소한의 예의도 찾아보기 힘들었어요. 허 후보의 비정상적 인기는 우리 국민들이 정치를 얼마나 불신하는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요.” 4 “집 사려면 대학 때부터 시작해야”… 재테크 신드롬 대형 마트에서 일하는 김모(24)씨는 올해 전 세계에 불어닥친 ‘중국펀드’ 열풍에 편승했다가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대학 졸업 뒤 마트에서 일하면서 모은 종자돈 400만원을 지난달 한 증권사의 ‘차이나 펀드’에 쏟아 부었다가 증시가 폭락하면서 한때 120만원 정도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주변 사람들이 중국 펀드로 자산을 몇 배로 늘렸다는 말에 앞뒤 재보지도 않고 뛰어든 것이 결정적인 화근이었다는 게 김씨의 후회다. “당시에는 정말 죽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어떻게 단 며칠 사이에 그렇게 폭락할 수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내 돈인데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뭉칫돈을 ‘묻지마 투자’한 것이 잘못이었죠.” 경영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최모(27)씨는 올해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 250만원을 ‘잘 굴려’ 만족스런 성과를 거뒀다. 증권사와 종금사의 자료를 주도면밀하게 살펴 수익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는 한 금융사에 주식계좌를 개설했다. 결과는 예상 밖 ‘대박’이었다. “투자금이 크지 않아 번 돈의 절대금액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본격적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하면 좀 더 활발한 재테크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직장 다니는 친구들도 학생인 제게 ‘어떻게 투자했냐.’고 물어요. 이제는 근로소득만으로 집 장만하는 게 힘들잖아요. 최근 대학생들에게까지 재테크가 번진 것은 이런 현실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 아니겠어요.” 5 대조영에게 사로잡혔어요… 사극 신드롬 사극 마니아 김모(32)씨는 사극이 2007년 자신의 삶을 거의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요즘 월·화요일은 ‘이산’을 보고, 수·목요일에는 ‘태왕사신기’를 본 뒤, 토요일에는 ‘왕과 나’ 재방송을 보고, 토·일요일 밤에는 ‘대조영’을 봤다.”고 소개했다. 사극에 꽂혀(?) 살다 보니 말투도 변했다. 한 번은 “부인∼ 물 좀 떠오시오.”라고 했더니 아내가 “내시 주제에….”라고 맞불을 놓더라는 것. 그뿐이 아니다.“초등학교에 다니는 조카가 발해를 세운 사람이 누구냐는 시험문제에 답을 ‘최수종’ 이라고 썼대요. 그런데 조카 친구는 더 웃겨요. 그 녀석은 ‘동명천제단’이라고 썼대요. 사극의 위력이 참 대단해요.” 사법연수원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는 김모(30)씨는 “고시생시절 사극이 공부에 최고의 적이었지만, 지나고 나니 사극이 가장 큰 위로가 됐던 것 같다.”고 밝혔다. 남들은 미드(미국드라마)·일드(일본드라마)가 재미있다고 하지만 한국 사람에게는 역시 ‘사드(사극 드라마)’가 최고라는 게 김씨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김씨가 요즘 가장 재미있게 보는 사극은 ‘이산’이다. 정조가 영조의 대를 이어 권력을 장악해 가는 과정을 그린 ‘이산’은 대선정국과 맞물리면서 정치에 관심이 많은 김씨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했다. 6 복고 음악과 복고 댄스의 귀환… 텔미 신드롬 지난 8월에 입사한 새내기 직장인 양모(25·여)씨는 소녀 그룹 원더걸스가 부른 텔미가 신드롬을 넘어 광풍 수준이었다고 믿는다. 최근 송년회에서 양씨를 포함한 5명의 여성 신입사원은 텔미 춤으로 회사 전체의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전문적인 춤선생님까지 대동하고 매일 자정까지 안무실을 드나든 결과 송년회에서 남녀노소를 대동단결(?)시켰다는 공로를 인정받았다. 장기자랑 경연대회였지만 흥이 난 직원들이 무대로 난입해 ‘테테테테텔∼미!’에 열광했고, 나이가 지긋한 사장도 어색한 입을 연신 벙긋거렸다. “모두가 너무 흥분한 나머지 ‘뮤지컬’을 준비한 팀에 이어 아쉽게 2등을 했지만 사내에서 원더걸스만큼의 인기를 누렸어요. 뭇 남성들에게 데이트 신청도 많이 받았죠. 하지만 한 친구의 회사는 10개팀 중 7개팀이 텔미 공연을 해서 지겨웠다고 하네요. 신년회에는 새롭운 아이템을 구상해야겠어요.” 입사 2년차 민윤철(30·회사원)씨는 회사에서 ‘텔미 춤 강사’로 통한다. 대학시절 몸담았던 동아리에서 텔미춤을 배운 민씨는 UCC(사용자제작콘텐츠) 동영상을 따라하는 등 끝없는 연습 끝에 송년회 때 노래방에서 성과를 얻었다. 민씨는 “광란의 노래방 공연 다음날 평소 지엄한 과장이 조용히 불러 강습을 요청했다.”면서 “최근에는 점심시간에 회사 옥상에서 남자 직원들을 대상으로 텔미 강좌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7 무모한 도전에 주말이 즐거워… 무한도전 신드롬 대학생인 배모(25·여)씨는 모 방송국의 오락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만든 신드롬의 결정체는 단순한 웃음보다 ‘노력과 결실의 감동’에 있다고 믿는다. 배씨가 꼽은 무한도전의 명도전은 ‘셸위댄스’였다.“무한도전 출연 멤버들이 공식 경연대회에서 춤을 춘 뒤 어린아이처럼 우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유명 연예인들이 어렵고 바쁜 일정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저들도 보통사람과 똑같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씨는 몸치인 유재석도 자이브를 거의 완벽하게 추는 것을 보고 그 다음날 스포츠 댄스 학원에 등록했다. 학원 선생님에 따르면 무한도전 셸위댄스편이 방송된 이후 수강생이 10% 정도 늘었단다. 배씨는 “2008년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또 끈기있게 해내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모(27)씨의 무한도전 사랑도 끝이 없다. 그가 올해 초 3개월 동안 캄보디아에 있을 때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은 애인이 아니라 무한도전이었다. 그는 귀국한 날부터 3개월 동안 밀린 무한도전 프로그램을 하루 종일 시청했다. “내년에도 6개월을 캄보디아에서 보내야 하는데 무한도전을 못볼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네요. 여자친구에게 CD로 만들어서 보내 달라고 해야겠어요.” 김씨는 토요일 밤에는 약속을 잡지 않고 일주일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무한도전을 보면서 푼다.“지난달 말 맥주에 안주까지 장만해 놓고 무한도전 시작을 기다리는데 재미가 전혀 없는 축구 중계를 하더라고요. 제발 토요일 저녁에는 스포츠 중계를 삼가 주세요. 무한도전은 재방송으로 보면 맛이 떨어져요.”
  • [오늘 선택의 날] “이번 선거서 금품살포 사라졌지만 정치 냉소주의로 최저 투표율 걱정”

    “현장을 다니면서 느낀 국민들의 정치 냉소주의로 볼 때 역대 대선 최저투표율을 기록할 것 같습니다.” 17대 대선 투표를 하루 앞둔 18일 서울 종로구 인의동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만난 박이석(52) 홍보과장은 개표참관인들의 참석여부와 투·개표함 설치 등을 확인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낮은 투표율을 우려했다.13대 대통령선거운동이 한창이던 1987년 12월 선관위에 발을 들여놓은 뒤 20년 동안 선거문화 혁신에 앞장 선 그의 얼굴은 사상 최저 투표율 걱정에 그리 밝지 않았다. 박 과장은 “이번 대선에서는 정책선거가 실종되다보니 “누굴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유권자들이 늘었다.”면서 “다음 대선에서는 각 정당들이 훌륭한 지도자를 내세워 투표장으로 국민들의 발길을 돌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과장의 선관위 생활 20년은 한국 선거 최대의 ‘아킬레스건’인 ‘돈 선거’와의 싸움이었다. 그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당선된 87년 대선만 해도 선관위는 아예 부정선거 단속권한이 없었다”면서 “당시 각 정당들이 ‘50만·100만 집회’등 대규모 군중대회를 개최하면서 일당과 차비 등 대규모 금품을 살포했을 가능성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행히 1994년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통합선거법)이 제정돼 돈 적게 쓰는 ‘미디어 선거’의 기반이 마련됐다.”고 돌아봤다. 박 과장이 생각하는 대통령 선거 혁신의 1등 공신은 역설적으로 2002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모 정당이 특정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정치자금을 수수했던 이른바 ‘차떼기 파문’. 더 이상 돈선거는 안 된다는 여론이 강하게 형성되면서 지금의 개정 선거법이 탄생할 수 있었다. 그는 “당시 충격이 워낙 컸던 탓에 최고 5억원에 달하는 신고 포상금과 받은 금액의 50배를 물어내야 하는 과태료 제도 등이 담긴 개정 선거법이 국회의원들의 저항없이 통과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2007 대선 릴레이 시론 (15)] ‘축제’는 아니지만 대의 선택해야/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007 대선 릴레이 시론 (15)] ‘축제’는 아니지만 대의 선택해야/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17대 대선 게임도 오늘로 막을 내린다. 지난 대선에 비해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분명한 것은 국민들이 투표를 통해 향후 5년을 이끌어갈 대통령을 선택해야 한다는 대의(大義)다. 최선이 아니라면 차악이라도 뽑는 게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다. 이번 대선게임 과정의 특징은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이번 선거는 이명박 후보의 선거이다. 누구를 뽑을 것인가가 아니라 이명박 후보를 뽑을 것인가 말 것인가로 폭이 축소됐다. 이번 대선에서는 일 잘하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는 담론이 지배했고, 이 후보가 서울시장 재직시 발휘한 능력 덕분에 도덕성,BBK, 친인척 문제 등을 안고 있음에도 계속 선두를 유지해오고 있다. 다른 후보들은 이명박의 정책 내용, 정책적 능력을 검증하기보다 인물과 도덕성 검증에 치중함으로써 판세를 뒤집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동일한 사안이 이회창 후보처럼 대쪽으로 상징되는 도덕성을 무기로 하는 후보에게 적용되었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둘째, 지역주의의 약화이다. 지역주의 선거가 약화된 것은 노무현 정권의 공(功)이다. 노무현 정권이 지역균형발전, 행정수도 이전, 지방분권 정책을 실시한 결과, 수도권 대 지방이라는 새로운 균열구조가 생기고 이 균열은 지역주의와 교차하면서 지역주의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역주의의 약화는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 감지된다. 과거와 같이 수도권의 유권자들이 자기 출신 지방의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약화되고 있다. 셋째, 정책선거의 실종이다.BBK 진실 공방 속에 정책토론은 사라졌다. 이번 선거는 이명박의 도덕성을 검증하는 인물 선거이다. 물론 인물 검증도 중요하다. 잘못된 정책은 고치면 되지만 투명성, 진실성, 공공성에서 흠집있는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할 경우 국민들은 5년 내내 고생하게 되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검증은 선거과정에서 이루어져야 할 선거의 필수 과목이다. 이번 대선에서 정책 검증이 소홀했던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대선 후보들의 정책은 경제 살리기, 경제성장에 치우쳐 있고 사회분야 정책 제시에는 소홀하다. 보수 후보는 말할 것도 없고 진보 후보들도 성장률을 몇% 이루어 내겠다는 ‘성장률 경쟁’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넷째, 세대간 대결구조가 실종됐다.2030세대로 불리는 젊은 세대는 2002년 선거에서 노무현을 당선시키는 데 결정적 공헌을 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청년실업으로 인해 2030세대가 보수화되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젊은 세대들의 소통 수단인 인터넷 언론매체에 대한 과잉규제로 인터넷 언론자유가 억압되고 있다는 점도 세대간 대결구도가 실종된 이유 가운데 하나다. 지난 대선에 비해 인터넷 참여 매체는 엄청나게 발전했는데 참여를 통제하는 선거법을 여야합의로 통과시켰다는 것은 정치적 자유에 대한 중요한 침해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선거는 국민이 아니라 검찰이 선거 당락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검찰 선거’이다.BBK 검찰수사가 이번 대선의 판세를 결정지었다.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특검 결과에 따라 당선무효 또는 탄핵파동이 일어날 수 있다. 이 경우 사법부와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을 결정하게 되고 2000년 미국에서 일어난 부시-고어 검표 사건이 한국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쟁송(爭訟)의 정치는 민주주의의 영역을 축소하고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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