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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책금융 개편 부적절… 일할 시간 안 줘”

    “정책금융 개편 부적절… 일할 시간 안 줘”

    산업은행과의 통합에 강하게 반대해 온 진영욱(62) 정책금융공사 사장이 임기를 10개월 앞두고 사퇴했다. 진 사장은 7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갑자기 이임식을 갖고 “공사의 정체성을 세우고 구조적인 적자 문제를 푸는 데 고민을 많이 했으나 정부는 일할 시간을 주는 데 인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공기관장으로서 부적절하고 곤혹스러운 일이었지만 정부의 개편안을 비판한 것도 금융산업 발전에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임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사퇴 이유는)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대로일 것”이라면서, 정부의 사퇴 압박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사퇴 압박을)요구한 쪽에 물어보라”고 했다. 진 사장은 공사와 산업은행의 통합을 담은 정책금융 개편방안이 발표된 후 이를 줄곧 비판해 정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이에 대해 공사 노조는 “외압에 의한 사퇴”라고 반발했다. 정부는 공사가 내년 7월 산업은행과 통합될 때까지 이동춘(57) 부사장의 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조준희 행장은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조준희 행장은

    첫 내부 공채 출신 최고경영자(CEO)인 조준희(59) 행장은 2010년 12월 취임 이후 이런저런 일들로 꽤 많은 화제를 모았다. 연예인 송해씨가 출연하는 텔레비전 광고의 아이디어를 조 행장이 직접 냈다. 여기에 들어가는 ‘기업은행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거래하는 은행’이라는 문구를 직접 만들었다. 파격 인사도 그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금융권 최초로 임원부터 계약직 직원까지의 인사를 단 하루 만에 마무리하는 ‘원샷 인사’를 했다. 인사철마다 반복돼 온 업무 공백이나 인사 청탁, 줄 대기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일반 행원 공채와 별도로 기초생활수급자 가정 자녀, 전문대 졸업자 등을 뽑기도 했다. 청원경찰, 보일러 기사 출신 행원을 정규직으로 발탁한 것은 유명하다. 은행권 최초로 외국인 행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기도 했다. 기업은행 여자 배구단 선수에게 정규직 채용을 약속한 일도 화제가 됐다. 최근에는 은행권에서 일하다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을 ‘엄마 행원’이라는 이름의 반일(半日)제 정규직 근로자로 채용했다.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중소기업 대출 금리를 한 자릿수인 9.5%로 인하하고 상품과 서비스 개발을 위한 은행장 직속 미래기획실을 신설했다. 조 행장이 직접 상품명을 만든 스마트폰 전용 ‘IBK흔들어적금’은 친근감과 재미를 앞세운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달 1일 창립 52주년 기념식에서 조 행장은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정책금융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조 행장은 “중소기업은 IBK의 영원한 동반자일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의 버팀목”이라면서 “다양한 생각과 아이디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이 창업으로 이어지고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은 대기업으로 발전해 나가는 활발한 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기업은행이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2014 예산안] 복지예산 첫 100兆 시대… 기초연금·무상교육 등 대표공약 ‘후퇴’

    [2014 예산안] 복지예산 첫 100兆 시대… 기초연금·무상교육 등 대표공약 ‘후퇴’

    정부가 한 해 국가 예산을 짤 때에는 ‘경기 활성화’, ‘재정건전성 강화’, ‘복지기반 확충’, ‘일자리 확대’ 등 당위적 목표들 가운데 중심되는 방향을 정하고 그에 따라 재원 분배의 무게 추를 조절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경기는 빠르게 살아날 기약이 없고 재정수입(주로 세금)도 변변치 않은 가운데 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은 한껏 높아져 있는 지금 같은 상태라면 움치고 뛸 여지가 별로 없게 된다. 예산안에 비판을 가할 대목이 많으면서도 한편으로 고민도 읽히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의 첫 예산안에 대한 쟁점 포인트를 4가지로 정리한다. ① 복지·교육 공약 지켜지나 26일 발표된 정부 예산안에 책정된 복지 관련 예산은 105조 9000억원이다. 야당이 복지 지출의 규모를 정부안보다 더 늘려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는 만큼 최종 국회 통과 단계에서 이보다 줄어들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복지예산 100조원 시대’가 비로소 열린 셈이다. 복지 예산의 전체 비중도 29.6%로 30%에 육박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초노령연금 등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 복지 공약들은 후퇴했다. 교육 분야도 마찬가지다. 당초 정부는 임기 5년간 4000억원을 투입해 대학 학자금 대출금리를 실질적인 0%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저금리의 여파로 3.9%의 대출 이자율이 2.9%로 낮아진 것을 이유로 백지화시켰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자율 2.9%면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실질적 0%가 달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학생이나 학부모들에게 설득력 있게 들릴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 고교 무상교육도 대선 공약상으로는 5년간 3조 1000억원이 투입돼 확대될 예정이었다. 교육부의 교부금이 중심 예산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교부금 예산이 부족하다면서 기획재정부에 국고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기재부가 거부해 결국 올해 예산안에서 제외됐다. 3~5세 누리과정 지원 단가를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공약도 아직 미지수다. 역시 교육부의 빠듯한 교부금이 원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되면 복지 지출을 본격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② 경기 활성화 가능할까 지난 24일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예산안 브리핑에서 “경제 활성화, 국정과제 이행, 재정건전성 유지 등 3가지 가치 중 경제 활성화에 최우선 가치를 두었다”고 말했다. 일자리 정책과 전·월세 등 주거대책 예산을 크게 늘린 이유다. 예산을 크게 감축하겠다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도 지난해 예산에 비해 1조원 줄이는 데 그쳤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 예산도 1.7%만 감축했다. 중소기업 정책금융 지원을 82조원에서 95조원으로 13조원을 늘리고, 신성장 투자 펀드를 1조 1000억원 조성한다. 수출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수출입은행 대출액 규모를 96조 6000억원에서 102조 8000억원으로 6조 2000억원 늘린다. 재래시장 전용 온누리상품권 발행 규모는 50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크게 확대한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내년도 예산안을 현 부총리의 설명과 달리 ‘경기회복 예산’보다는 ‘중립적 예산’이라고 했다. 통상 전체 예산규모가 전년 대비 6~7% 증가해야 비로소 경기회복 예산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내년에 3.9% 성장을 전망했는데 이는 잠재성장률을 넘어서는 경기 회복세”라면서 “회복세를 예산의 전제로 놓고서 또다시 재정으로 경기회복을 시킨다는 개념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③ 재정 건전화 이뤄질까 지난해 예산안에 따르면 2015년에는 국가 채무비율이 29.9%로 20%대에 진입한다. 하지만 정부는 올해 예산안에서 2017년 국가 채무비율을 35.6%로 예상했다.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예상치는 -1.8%다. 2017년이 돼도 -0.4%로 수입과 지출이 똑같은 균형재정(0%)을 달성하지 못한다. 국가 채무비율 20%대 진입과 균형 재정은 다음 정권의 몫이 된 것이다. 연간 1인당 세부담액은 550만원으로 올해(540만원)보다 10만원 늘어난다. 저성장으로 세수는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는 4년 만에 총 수입이 전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 비과세 감면 정리, 지하경제양성화, 금융소득 과세 강화 등으로 7조 60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미지수다. 비과세 감면은 이해관계자들이 있어 증세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국회 통과가 불투명하다. 지하경제양성화도 아직은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 기재부는 경제를 살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정부의 예상대로 내년에 3.9% 성장을 하고 2015년부터 4.0%씩 성장한다면 지출보다는 균형 재정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했다. 이영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지출을 좀 더 줄여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를 -1.5% 수준까지 낮춰야 했다”면서 “올해 경기 둔화로 내년까지 세수가 줄어들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④ 지역 공약사업 문제 없나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당시 지방자치단체에 약속한 공약은 총 106개다. 이에 따라 지역공약 사업에 내년 3조 3000억원 예산이 배정됐다. 올해 3조원에서 10% 확대된 액수다. 지역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큰 사업을 우선적으로 지원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타당성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난 춘천~속초 복선전철(50억원), 청주공항 활주로 확장(10억원), 보령~울진 고속도로(10억원) 등에도 ‘재기획 예산’을 반영했다. 사업규모를 축소하거나 노선 변경 등으로 다른 사업과 연계시키는 등 변형을 가해서라도 2015년 이후 재추진하겠다는 뜻을 보여준 셈이다. 그러나 지역공약 예산 중 신규 사업 예산은 전체의 2.3%인 770억원에 불과하다. 통상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경우 첫해 예산이 크지 않다는 점은 있지만 지방에서 만족하다고 생각할 수준이 전혀 아니다. 벌써부터 지자체의 반발이 나온다. 민주당 이찬열 의원(수원시 갑)은 ‘수원~인덕원 복선전철’ 예산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사업은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에서 수원 장안구청을 거쳐 동탄을 잇는 총 연장 35.3㎞ 노선으로 사업비는 2조 4474억원이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경제 블로그] 금융위, 선박금융공사 백지화에 부산 민심 달래기

    [경제 블로그] 금융위, 선박금융공사 백지화에 부산 민심 달래기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부산 민심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도 곧 부산을 찾을 계획입니다. 두 사람이 같은 지역을 잇달아 방문하는 이유는 뭘까요. 신 위원장과 김정훈 국회 정무위원장, 최종구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은 11일 오후 부산에서 금융 현안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선박금융 지원 강화방안 등을 설명하고 부산 지역 금융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듣겠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입니다. 하지만 진짜 목적은 따로 있습니다. 부산 민심 달래기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선박금융공사의 부산 설립을 이 지역 주요 공약으로 약속했지만 결과적으로 식언(食言)이 됐기 때문입니다. 금융위는 지난달 27일 선박금융공사를 만들면 다른 나라들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설립을 백지화했습니다. 대신 정책금융기관의 선박금융 관련 부서를 모아 부산에 해양금융 전담기관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만족할 부산 민심이 아닙니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도 안 되고 있고 해양수산부 본청도 유치하지 못했는데 선박금융공사마저 이 지경이 됐으니 아무것도 얻은 게 없다고 볼멘소리를 냅니다. 부산 지역 국회의원들도 거듭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 경선에 도전하는 박민식 의원은 국회 입법과정에서 선박금융공사 설립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주장합니다. 정부 관계자는 “선박금융공사 설립이 법적으로 안 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강하게 주장하면 이것은 못 들어주더라도 동남권 신공항 설립 추진 같은 다른 것을 들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억지를 부리는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이런 모습은 앞서 우리금융 민영화에 따른 경남·광주은행 매각 발표 때도 나타났습니다. 금융위는 ‘최고가 낙찰제’에 따라 주인을 가릴 계획이지만 경남과 광주 지역은 “무조건 지역 내 인수”입니다. 홍준표 경남지사 등은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을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법과 원칙이 있지만 그보다 앞서는 것은 따로 있는 듯합니다. 좋게 말하면 ‘민심’이고 대놓고 말하면 ‘정치’이겠지요.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은행장이 직접 中企 방문 애로사항 청취 ‘발로 뛰는 창조금융’

    하나금융지주는 ‘발로 뛰는 창조금융’을 지향한다. 현장에 답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중소기업 방문을 시스템화했다. 직원들도 중소기업 지원이 인사 평가에 반영되는 만큼 수시로 현장을 찾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4월부터 ‘찾아가는 은행장’ 행사를 정례화했다. 은행장이 직접 산업 현장을 방문해 고충을 듣고 동반성장의 접점을 발견하자는 취지에서다. 4월에는 인천 3개 공장, 6월엔 경기 3개 공장, 8월에는 서울 금천구 등에 있는 5개 업체를 찾았다. 김 행장은 인천 중소기업인 세일전자를 방문해 회사의 성장에 맞춰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최고경영진이 중소기업 경영진을 정기적으로 만나는 ‘경영자 콘퍼런스’를 개최하기도 했다. 지난 1월 부산을 시작으로 2월 인천, 3월엔 광주에서 열렸다. 외환은행도 지난해 6월 경남, 부산 영업본부를 시작으로 중소기업 현장 방문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엔 경기 중소기업으로 LCD 장비 제조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 전원공급장치 업체인 동아일렉콤을 방문했다. 특히 지난해 11월엔 충청영업본부에서 김 행장과 함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동시에 거래하는 고객을 초청해 간담회와 현장 방문을 실시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올해도 중소기업 대출 3조원을 더 늘린다는 목표다. 중소기업의 지원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정책금융공사의 ‘온렌딩’(중소기업 간접대출), 한국은행의 중소기업지원자금(C2 자금) 등 정책자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중소기업이 낮은 금리의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외환은행도 중소기업 지원을 늘리고자 ‘기업스마트론’ 특판을 내놨다. 이미 지난해 3월과 6월 각각 3조원이 모두 팔렸다. 올해 3월 한도 3조원을 늘렸지만 조기 소진으로 7월 1조원을 증액했다. 총 10조원 규모로 이 중 7조 1000억원이 중소기업 몫이다. 기업원화 대출일 경우 0.3~0.5% 포인트의 금리 감면 혜택도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정부, 정책금융도 모르면서 개편”

    금융위원회가 지난 27일 발표한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의 통합안<8월 28일자 1, 8면>에 대해 당사자들의 반발이 심화되고 있다.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29일 “정부가 정책금융이 뭔지 디파인(개념 정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체제를 개편한 것 같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진 사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런 작업이 왜 이뤄졌는지, 왜 이 마당에 이런 일을 하는지, 이게 우리 금융산업과 경제에 무슨 도움이 될지 와 닿지 않는 대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하는데 도대체 뭐가 달라졌다는 것인지, 현 체제가 비효율적이라는데 뭐가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딱 집어 내지도 못하면서 왜 이런 일을 하는지 납득이 안 된다”면서 “이런 부분이 국회에서 더 논의되면 좋겠다”고 했다. 금융위가 지난 27일 발표한 정책금융 개편안은 4년 전 분리한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를 다시 통합하고 산은 민영화는 백지화하는 게 골자다. 진 사장은 “정부는 산은이 대기업 구조조정 등 정책금융의 경험이 많으니 정책금융 컨트롤 타워로 합친다는데, 대기업 구조조정이 무슨 정책금융이냐”고 반문하면서 “대기업 구조조정이야말로 전형적인 커머셜(commercial·상업) 금융”이라고 말했다. 산은 노동조합도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가 산은의 업무를 하나하나 열거하며 시장 마찰을 최소화하라고 언급하는 것은 정책금융 현장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산은의 간판 금융상품이었으나 앞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다이렉트 예금’을 예로 들어 “점포 확대 대신 새로운 금융기법을 도입해 고객의 호응을 얻었던 상품으로, 정부가 이런 업무의 신규 취급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금융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도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해외건설·플랜트 수주 위해 ‘96조 사업’ 지원 펀드 조성

    단순도급 사업에 머물러 있는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건설·플랜트(발전소) 사업을 고부가가치형으로 키우기 위해 96조원(860억 달러) 규모의 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사모펀드(PEF)가 조성된다. 정책금융기관이 민간금융사에 앞서 위험을 부담하면서 은행·보험사 등의 해외사업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단순도급형 사업에 편중된 우리 해외 건설·플랜트 수주를 시공자 금융주선형,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맞춤형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했다”면서 “민간금융기관의 해외사업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정책금융기관이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단순도급은 건설·플랜트 기업이 시공에만 참여하지만, 시공자 금융주선형은 사업비 일부를 직접 마련한다. 더 나아가 투자개발형은 지분투자, 건설, 운영 등 전 분야를 맡아 진행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건설·플랜트 수주 중 시공자 금융주선형은 12%였고, 투자개발형은 2%에 불과했다. 그 결과 올 상반기 수주 증가율은 3.1%로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가율(9.7%)에 크게 못 미친다. 정부는 우선 투자개발형 사업을 키우기 위해 2017년까지 PEF로 75억 달러, 정책금융기관 주도의 펀드로 11억 달러(정책금융공사 6억 달러·산업은행 5억 달러) 등 총 86억 달러를 조성한다. 총사업비에서 펀드로 조달하는 자금 규모는 10% 정도이기 때문에 86억 달러의 펀드는 860억 달러 상당(약 96조원)의 사업을 지원할 수 있다. 시공자 금융주선사업을 위해서는 민간금융사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 환변동 보험기간을 최장 10년에서 15년으로 늘린다. 또 국내 금융기관이 먼저 상환받도록 하는 수출입은행의 우선상환제를 확대한다. 정부는 100억 달러의 민간금융사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일 정책금융기관들이 대규모 프로젝트 지원에 필요한 외화를 시장에서 조달하기 어려우면 외국환평형기금과 통화스와프를 통해 외환보유액을 활용할 수 있다는 조항도 신설했다. 단, 이는 유사시에만 사용 가능하지만 논란의 소지가 남아 있다. 중소·중견 기업이 주로 참여하는 단순도급사업을 위해서는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의 이행성보증 규모를 지난해 11조 4000억원에서 2017년 20조 3000억원으로 늘리고 보증수수료를 인하할 계획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산은 다이렉트 상품 내년 7월부터 중단

    대표적인 고금리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산업은행의 다이렉트 예·적금이 내년 7월 통합 산은 출범과 동시에 신규 모집을 중단한다. 산업은행은 28일 정책금융공사와의 합병에 따른 후속 계획을 발표했다. 예수금 16조원, 고객 20만명에 이르는 다이렉트 상품은 신규 유치를 중단한다. 만기가 남아 있는 고객은 예·적금 계좌를 유지할 수 있다. 점포 82곳도 줄이지 않는다. 성기영 기획관리부문 부행장은 “기존 고객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수시 입출금 계좌의 경우 고객이 원하는 한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정책금융공사 직원 400여명에 대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못 박았다. 정규직뿐만 아니라 계약기간이 남은 계약직도 고용을 승계한다는 것이다. 잉여인력은 2017년까지 채용인력을 현재 연 100명에서 70명으로 줄여 자체 해소할 계획이다. 성 부행장은 “자연 퇴직 등을 고려하면 2020년쯤에는 잉여 인력이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책금융공사의 독자적 상품으로 주목받은 ‘온렌딩’ 대출(중소기업 간접대출 지원 제도)은 별도 부서를 신설해 특화한다. 다만 기업금융 등 중복되는 업무는 산은이 모두 흡수할 예정이다. 성 부행장은 “통합 산은은 복합금융상품, 컨설팅, 해외진출 지원 등 토털 금융솔루션을 중소·중견기업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손성진 칼럼] 속성의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라

    [손성진 칼럼] 속성의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라

    지하철에서 쫓기듯 뛰는 사람들. 밥그릇을 빼앗기기라도 할까봐 허겁지겁하는 식사. 한국인의 유전자엔 조급증이 있다. 우리는 빨리 이뤄내야 한다는 ‘속성’(速成)의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산다. ‘ppalli ppalli’(빨리 빨리)는 옥스퍼드 영어사전에도 올랐다. 급한 성질은 불과 40년 전까지도 해결되지 않았던 배고픔의 소산이다.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빨리 먹고 빨리 움직여야 했다. 생존본능이었다. 속성은 속전속결을 중시하는 군부가 집권한 1960년대부터 최고의 가치가 됐다. 하루라도 공기(工期)를 단축해야 직성이 풀렸다. 육군 준장 출신인 김현옥 전 서울시장은 단 2년 만에 서울을 다 뜯어고쳤다. 416㎞의 경부고속도로는 단 2년 5개월 만에 완공됐다. 서울지하철이 노선 길이로 세계 4위권에 이르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40년이다. 사실 ‘한강의 기적’은 속성의 기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단기에 기적을 일궈낸 한국은 외국인의 눈에는 활기 넘치고 역동적으로 비칠 것이다. 다이내믹 코리아(Dynamic Korea)는 국가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동남아인들에게 ‘빨리 빨리’는 가장 본받고 싶은 정신이다. 지난해 임기를 마친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는 “‘빨리 빨리 정신’은 한국에서 받은 가장 큰 선물”이라고 말했다. 반면 속성의 관행 탓에 우리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기도 했다. 속성은 기본은 무시하고 결과만 따진다. 1년 앞당겨 완공하는 데는 수백명의 목숨이 희생되는 대가를 치렀다. 부실하게 지은 아파트와 백화점이 내려앉았으며 다리가 끊어졌다. 속성한 ‘비료 콩나물’을 먹고 ‘카바이드 막걸리’를 마시며 건강을 해쳤다. ‘토익 4주 완성’, ‘두 달 만에 20㎏ 감량’ 같은 광고에서 보듯 속성의 악습은 아직도 일상에 뿌리가 박혀 있다. 역대 정부들도 속성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바뀐 정권은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중압감에 일을 서두른다. 그런 압박은 책상머리에서 설익은 속성 정책을 양산하는 원인이 된다. 전 정권의 정책과 사업은 내팽개쳐 버린다. 그런 악순환이 수십년 동안 되풀이되고 있다. 느긋함, 진득함, 끈질김이 없다. 증세와 감세의 갈피도 잡지 못한 채 새 조세정책이 발표됐다. 사회적 합의 과정이 충분치 못했기에 난타당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대체안이 나오는 데 걸린 시간은 단 며칠, 대통령의 한마디에 의해서였다. 부동산 정책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공급 부족이라고 외쳐댄 때가 5~6년 전인데 그새 엄청난 땅을 파헤쳐 살 사람도 없는 아파트를 지어 올렸다. 정책 금융을 강화한다는 목적으로 조급하게 만들었던 정책금융공사는 산업은행과 다시 합친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대통령이 바뀌자 여섯 달 만에 대입제도 개편안이 나왔다. 입시제도가 전리품인 양 정권마다 뜯어고친다. 자율형 사립고 정책은 3년 만에 사실상 폐기될 상황에 놓였다. ‘학교 선택권의 다양화’나 ‘학사 운영의 자율화’라는 출발 당시의 취지가 무색하다. 거점학교가 자율고의 자리를 차지했다. 몇 년 후 또 폐기 운명을 맞을지 아무도 모른다. 녹색성장은 정책의 뒷전으로 밀렸다. 한국의 미래를 밝힐 신성장 전략으로 거창하게 출발했던 전 정권의 정책이다. 임기 내 완공의 목표를 달성했던 4대 강 공사는 어떠한가. 시멘트가 마르기도 전에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조급성을 버리고 멀리 봐야 한다. 지금은 1970년대가 아니다. 주도면밀한 검토와 준비가 없는 조급한 정책은 말로가 뻔하다. 어설픈 물건이 아니라 몇 세기를 내다보는 명작을 만들어야 한다. 스페인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100년 넘게 짓고 있다. 단기간의 성과에 집착할 시대는 지났다. 중요한 것은 당장의 득점이 아니라 지치지 않고 뛸 수 있는 체력이다. 속성 교육은 사람을 망치고 속성 정책은 국가를 망친다. 어느 학자의 말처럼 속성에 현혹되지 않으면서 쉼 없이 뚜벅뚜벅 걸어가는 길밖에 다른 길은 없다.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통합 산은’ 내년 7월 출범… 어떻게 바뀌나

    ‘통합 산은’ 내년 7월 출범… 어떻게 바뀌나

    지난 정권에서 산업은행 민영화를 정점에 놓고 추진됐던 정책금융 개편이 4년 만에 원점으로 돌아왔다. 과거 산업 지원을 이끌었던 정책금융 본연의 역할로 회귀했다. 통폐합 대상인 정책금융공사는 크게 반발했고, 선박금융공사 설치 백지화로 부산 지역도 들끓었다. 범부처 차원의 정책금융 컨트롤타워 설치도 이번 개편안에서 빠졌다. 부처 간 칸막이에 가로막힌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정책금융공사가 폐지되고 ‘산업은행’ 단일 체제로 국내 정책금융이 통합된다. 산은 민영화 정책이 폐기된 데 따른 것이다. 고승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및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시장 여건이 2008년 6월 민영화를 결정할 때와 달라졌다”면서 “일본, 중국 등 다른 나라들도 정책금융 기능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KDB캐피탈, KDB자산운용, KDB생명, 대우증권 등 자회사 매각도 추진된다. 단, 대우증권은 현재 STX팬오션과 금호산업 등 기업구조조정에 관여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매각하지 않기로 했다. 산업은행의 소매금융 업무는 점차 축소된다. 다이렉트예금의 신규유치도 중단된다. “민간과 시장 마찰이 있는 부분은 최소화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금융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수출기업에 금융 지원을 하는 대외 정책금융 부문은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의 두 기관 체제가 현행대로 유지된다. 한때 통합도 고려됐지만 은행과 보험의 리스크 관리 방식이 다르다는 점 등 때문에 없던 일로 됐다. 무보의 보증배수(기본재산 대비 보증액)가 91.4배에 달하는 등 재무상황이 극히 열악한 점도 고려됐다. 체제는 유지되지만 기능은 대폭 개편된다. 산은 등 정책금융기관 여신을 활용한 무보의 신규지원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수은의 대출 기능은 고위험 장기 지원에 집중하기로 하고 일반여신은 단계적으로 중단된다. 대통령 공약이었던 ‘선박금융공사’ 설치는 백지화됐다. 특정산업을 지원하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수은, 무보, 산은의 선박금융조직을 부산으로 이전해 해양금융종합센터(가칭)로 통합한다. 그러나 이번 정부 개편안이 국회에서 쉽게 통과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곳곳에서 반발과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금융공사 노조 관계자는 “정부가 5년 만에 정책을 번복함으로써 대외 신뢰도가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 공약이던 선박금융공사 설립이 불발된 데 대해 부산시는 이날 “명백한 대선공약인 선박금융공사의 설립이 무산되면 지역의 상실감이 커지고 새 정부의 국정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될 우려가 높다”고 비판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개편안이 정책금융기관을 맡는 부처 간 알력이나 기관의 이해관계가 얽혀 ‘용두사미’ 식으로 그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금융위 산하인 산은과 정책금융공사는 합쳐지고, 기획재정부 산하의 수은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무보는 그대로 유지됐다”면서 “이번 개편안이 각 부처의 적당한 타협의 결과물인 것으로 보이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정책금융을 강조하면서 범부처 지주회사 등의 컨트롤타워 설치를 배제한 걸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산은과 정책금융공사가 나중에 다시 분리되는 상황이 나오지 않도록 낭비나 기능 중복 등 정책금융공사의 부작용뿐 아니라 잘한 점까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권력무상… 수의 입고 또 불려온 ‘왕차관’

    권력무상… 수의 입고 또 불려온 ‘왕차관’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수사단은 27일 오후 박영준(53)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검찰은 박 전 차관을 상대로 한국정수공업의 원전 수처리 설비 계약 유지 등과 관련해 여당 고위 당직자 출신이자 측근인 이윤영(51·구속)씨로부터 금품을 받았는지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외압을 행사했는지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또 한국정수공업이 2010년 8월 한국정책금융공사가 주관한 신성장 동력 육성 펀드에서 642억원을 지원받는 데 박 전 차관이 개입했는지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전 차관은 혐의 내용을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날 오후 1시 30분쯤 부산교도소의 호송 버스를 타고 검찰에 온 박 전 차관은 청사로 들어서기 직전 “수뢰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문 채 좌우로 고개를 두 차례나 강하게 흔들었다. 검은색 금속테 안경을 낀 박 전 차관은 옅은 푸른색 수의 차림에 흰색 운동화를 신었고 머리는 백발에 가까웠다. 박 전 차관은 부산지검 동부지청 3층 나의엽 검사실로 이동해 곧바로 조사를 받았다. 박 전 차관은 2009년 2월을 전후해 이씨로부터 한국정수공업의 원전 수처리 설비 계약 유지 등과 관련한 청탁과 함께 6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돈은 ‘영포라인’ 출신 브로커 오희택(55·구속)씨가 한국정수공업에서 로비 명목으로 받아 이씨에게 전달한 3억원 가운데 일부다. 검찰은 이씨로부터 박 전 차관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또 오씨가 2010년 8∼11월 한국정수공업 대표에게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처리 설비 수주를 위한 로비 명목으로 13억원을 받으면서 로비 대상으로 박 전 차관을 지목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을 2∼3차례 더 소환 조사한 뒤 기소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차관의 조사 신분은 수사 대상자이지만 피의자 신분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말해 추가 사법 처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검찰은 또 원전 업체로부터 1억3000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박기철(61) 전 한수원 전무(발전본부장)를 이날 구속 기소했다. 박 전 전무는 2009년 4∼5월 원전 관련 중소기업인 H사 대표 소모(57)씨로부터 원전의 계측 제어설비 정비용역 업체로 등록되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은 혐의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슈퍼 은행’ 통합 산은 내년 7월 출범

    이명박 정부 때 분리됐던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가 4년 만에 다시 합쳐진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선박금융공사 설립은 무산되고, 그 대신 정책금융기관의 선박금융 관련 부서를 모아 부산에 해양금융 전담 기관을 만든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이런 내용을 담은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의 핵심은 2009년 분리했던 산은과 정책금융공사를 다시 합쳐 내년 7월 ‘통합 산은’을 출범시키는 것이다. 고승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설립 취지와 달리 자체적인 수익 구조를 갖지 못하고 산은과 대부분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는 정책금융공사는 통합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통합 산은은 기업 구조조정, 투자형 정책금융 등 대내 정책금융을 수행하는 ‘슈퍼 은행’이 된다. 산은을 통합하면서 계열사인 산은캐피탈, 산은자산운용, KDB생명은 매각된다. 대외 정책금융은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의 이원 체제가 유지된다. 통상 마찰이 우려되는 선박금융공사를 세우는 대신 산은, 수은, 무역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의 선박금융 부서들을 부산으로 이전해 가칭 ‘해양금융종합센터’로 통합하기로 했다. 기업은행 민영화는 중단되며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은 기존 체제가 유지된다. 하지만 정부 방안에 대한 정책금융공사의 거센 반발과 선박금융공사 설립 무산에 따른 부산 지역의 여론 악화 등 향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금융맨 채용 ‘우울 시대’

    금융맨 채용 ‘우울 시대’

    주요 금융회사의 하반기 공채가 시작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은 금융회사의 채용 인원은 지난해보다 약 30% 줄어들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25일 하반기 공채 계획을 발표했다. 다음 달 4일까지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입사지원서를 접수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인문학 도서를 주제로 토론형 면접을 하며, 학력·전공·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는 열린 채용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용 인원은 129명으로 상반기와 합친 연간 인원을 따지면 190명이다. 지난해보다 17명(8.2%) 줄었다. 다른 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외환·기업 등 7개 은행의 하반기 공채 예정 인원은 999명이다. 상반기 공채 규모와 합치면 총 2722명으로, 지난해보다 1036명(27.6%) 적다. 외환은행은 하반기 채용을 하지 않을 전망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채용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는데, 아예 뽑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다음 달 채용 공고를 낼 계획이지만 아직 규모를 확정하지 못했다. 다만 200명 이하로 뽑을 가능성이 높다. 연간 채용 규모로 치면 400명 정도로 지난해보다 300명가량 줄어든다. 마찬가지로 다음 달 채용 공고를 내는 우리은행도 하반기 200명, 연간 438명으로 지난해보다 162명(27.0%) 줄인다. 농협은행(-18.3%), 기업은행(-10.6%), 하나은행(-9.7%) 등 다른 은행도 신규 채용을 줄인다. 보험·카드·증권사나 금융 공기업도 채용 인원이 줄거나 채용 계획을 정하지 못했다. 동부화재는 하반기 공채 인원을 40명으로, 지난해(88명)보다 줄였다. 현대해상과 LIG손해보험도 연간 채용 규모를 각각 지난해 124명과 211명에서 111명과 170명으로 줄인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과 합쳐 69명을 뽑았지만 올해는 37명만 뽑는다. 최악의 경영실적을 기록한 증권업계는 더 심각하다. 대부분 증권사가 하반기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46명에서 올해 상반기 4명으로 채용을 줄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30명을 뽑았지만 올해는 100명을 뽑을 계획이다. 높은 연봉에 안정적으로 정년을 채울 수 있어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 공기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90명을 뽑았지만 올해는 고졸 정규직 20명만 뽑았다. 산은 관계자는 “금융권 사정이 어려운 데다 정책금융공사와의 합병도 예정돼 있어 지난해보다 채용 인원이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16명(28.6%) 줄어든 4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신용보증기금과 예금보험공사만 각각 40명, 20명을 채용할 계획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열린세상] 미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비해야/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열린세상] 미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비해야/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뉴욕증시에서는 지난 15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다우지수(-1.47%), S&P500지수(-1.43%), 나스닥지수(-1.72%)가 크게 하락하였다. 그 이유는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였고 물가상승세가 이어짐에 따라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미연방정부(노동부)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32만건)가 2007년 10월 이후 5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발표하였다. 한편 지난 7월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3개월 연속 상승하며 6월보다 0.2% 올랐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경기회복의 신호가 확산되고 있는 데도 미국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투자심리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벤 버냉키 미국 연준 의장이 지난 7월 17일 양적완화 조치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발언한 것은 당초 6월에 있었던 출구전략 일정을 제시한 이후 시장의 혼란을 진정시키기 위한 발언이었음이 점점 명백해지고 있다. 문제는 미국경제의 단기경로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실업문제가 더 이상 개선되지 않고 경기 위축이 계속되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는 데 있다. 이와 같이 금년도 하반기 중에 미국경제가 단기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의 방향으로 움직이며 양적완화의 축소가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할 때, 우리는 하반기 경제운용에 어떻게 대비해 나가야 할 것인가를 고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문제는 정치권이나 정부 모두 이와 같이 다가오고 있는 ‘양적완화 축소의 위기’를 아직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사실 지난 한달여 동안 진행되어 온 복지-증세의 논쟁은 단기적인 위기관리정책의 범위를 벗어난 중장기적인 정책과제이며 단기적으로는 해결할 방법이 없는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을 여야는 잘 인식하고 있다. 다만 정권 초기의 당리당략에 밀려 출구 없는 소모적 논쟁을 계속해 왔다. 이제는 여야가 한 발씩 물러나 실현가능한 복지와 실현가능한 증세계획을 내놓아야 할 때다. 대선 전의 공약을 볼모로 삼을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선에서 복지규모의 축소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증세를 병행해야 한다. 바로 이러한 중장기정책을 여야가 합의하고 정부가 구체적인 방안들을 성안하는 것이야말로 ‘출구전략’이 가시화되는 단계에 대비한 가장 확실한 위기관리정책이다. 복지 규모는 계속 팽창해야 하므로 증세밖에는 대안이 없다는 주장이나, 복지 규모는 묶어두고 증세도 생각할 수 없다는 주장은 전부 다가오는 출구전략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포기하자는 주장과 같다. 만일 미국경제가 금년 하반기 중으로 출구전략이 가시화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진행된다면 먼저 우리의 수출전선은 크게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미국의 ‘출구전략’으로 브릭스(BRICS)를 중심으로 한 신흥공업국가들과 한국·타이완·싱가포르 등에 대한 미국의 투자가 U턴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동시에 중국을 비롯한 신흥공업국들의 경기 위축은 우리의 가전제품·반도체·조선·철강·자동차에 대한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전 세계적인 탈원전 추세에다 중동정세의 악화 등으로 유가 상승이 이루어지면 수입인플레 압력의 상승으로 국내에도 스태그플레이션적인 상황이 도래될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2013년 3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는 2분기(99)보다 2포인트 하락한 97로 나타났으며, 이는 2011년 4분기(94) 이후 8분기 연속 기준치(100)를 밑돌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한편 출구전략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4대 은행들은 1년 새 순익이 30% 감소하는 사이에 감원을 비롯한 구조조정은 강성노조의 ‘금년도 8.1% 임금인상 요구’에 묶여 엄두도 못 내고 있으며, 직원 총수는 오히려 863명이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조선·해운·건설산업에서 부실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과 퇴출 조치를 시행하지 못하고 이들에 대한 부도 연장에 모든 정책금융기관과 시중은행들이 볼모로 잡혀 있다. 다가오는 위기에 대해서 정부와 기업은 물론 금융권 전체가 뼈아픈 구조조정을 수행하지 않는 한 한국경제의 출구는 보이지 않는 상태에 있다.
  • [경제 블로그] 정책금융공사 “산은과 통합 반대”… 힘겨루기 본격화

    [경제 블로그] 정책금융공사 “산은과 통합 반대”… 힘겨루기 본격화

    이명박 정부 시절 산업은행에서 분리됐던 정책금융공사가 도로 산은과 합쳐지게 된 가운데 공사 측이 ‘통합 반대’를 외치고 나섰습니다. 공사는 21일 ‘정책금융공사 통합과 산은 민영화 중단을 반대하는 9가지 이유’라는 자료를 냈습니다. 노조나 외부기관이라면 몰라도 공기업이 직접 나서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공사와 산은을 합치는 내용이 담긴 정책금융체계 개편안은 다음 주 발표될 예정입니다. 그만큼 모든 게 확정이 됐다는 얘기입니다. 일각에서는 최종적으로 청와대 보고만 남은 상황에서 왜, 하필, 지금 공사가 반대 목소리를 높이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통합을 앞두고 힘겨루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거죠. 노조가 그동안 몇 차례 반대 성명을 발표할 때에도 사측은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했습니다. 이날 공사가 낸 자료에는 산은과 통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9가지가 담겨 있습니다. 우선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급감할 것이라고 공사는 주장했습니다. 직접 자금을 빌려주는 산은의 영역과 중개금융기관을 통해 간접적으로 빌려주는(온렌딩) 정책금융공사의 영역 간에 충돌이 발생할 것이라는 것이죠. 자기자본 급감으로 자금 공급 여력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산은의 재무구조 악화, 민영화 추진 비용 매몰에 따른 재정 낭비, 국가 경제정책 신뢰도 저하 등도 문제점으로 꼽았습니다. 이유 여하를 떠나서 정책금융공사로서는 ‘친정집’으로 복귀하는 것이 못내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2009년 100명으로 시작했던 조직은 현재 400명으로 커졌고 자산도 26조원에서 71조원으로 거의 3배가 됐습니다. 산은과 합쳐지면 구조조정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불이익을 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공사 관계자는 이날 자료에 대해 “모든 것이 당국에 의해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산은은 떨떠름한 반응입니다. 산은 관계자는 “공식 발표도 나기 전에 여론전을 벌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두 기관이 서로 싸우는 꼴밖에 더 되겠냐”고 했습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씨줄날줄] 도로 산업은행?/문소영 논설위원

    한국산업은행(The Korea Development Bank, KDB)은 1954년 산업 개발과 국민경제 진흥을 목표로 설립된 국책은행이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설립됐나 싶었는데 이승만 대통령 시절이다. 영문을 고스란히 번역하면 한국개발은행이 된다. 산업은행의 전신은 1918년 설립된 조선식산은행이다. 식산(殖産)이란 말이 산업을 번영하게 한다는 뜻이지만, 일제강점기에는 조선의 경제를 수탈하는 도구였다. 그러나 해방 이후 산업은행은 일본개발은행(JDB)의 후신으로 1999년 확대개편된 일본개발은행(DBJ), 해외투자에 적극적인 중국개발은행(CDB), 국부펀드를 운영하는 싱가포르투자청(GIC), 독일의 재건은행(KFW) 등과 비슷하다. 국책은행이던 산업은행은 2008년부터 민영화 준비작업에 들어갔고, 2009년 국회가 산업은행법 개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2014년까지 민영화의 길을 가야 했다. 당시 민영화의 가장 중요한 이유로 2008년 집권한 이명박 정부가 대선공약을 실행해야 한다는 명분이 손꼽혔다. 집권 초기에 밀어붙이는 산업은행 민영화를 금융계 전문가 등도 막을 수는 없었다. 또 개발시대의 산물인 산업은행이 국책은행이란 우월한 지위를 남용해 시중은행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등 금융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오래된 불평불만이 힘을 실었다. 외자 도입에서 가산금리가 적은 국책은행과 경쟁할 수 없었던 시중은행들도 산업은행의 퇴출이 반가웠을 법하다. 물론 산업은행을 민영화하면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정책전문가들은 “한국의 금융시장이 규모가 작지만 완전개방된 상태이기 때문에 세계적인 금융위기 등의 충격이 가해지면 이를 흡수할 방파제가 필요하다”며 정책금융기관의 상실을 우려했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지만 선진국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에 국책은행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또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서 한국은 산업은행의 정책금융기관 지위를 확보해 놓고 이를 사장한다고 비판했다. 각종 우려에도 산업은행 민영화를 밀어붙이더니 5년도 안 돼 도로 국책은행으로 돌아갈 방안을 금융위원회가 이달 말에 내놓는단다. 여야 정권교체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국가의 주요한 정책이 쉬이 번복되는 것을 국민은 이해하기 어렵다. 민영화를 예정대로 진행하라는 주장이 아니다. 다만, 산업은행 민영화가 오류였다면, 누군가는 그 결정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 시행착오로 인한 각종 손실과 비용, 혼란은 누가 감당할 것인가.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산은 민영화 결국 실패… 책임소재 공방 불가피

    산은 민영화 결국 실패… 책임소재 공방 불가피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가 4년 만에 다시 합쳐진다. 논란 속에서 이명박 정부가 강행했던 산업은행 민영화의 실패가 공식화된 셈이다. 정책금융기관의 섣부른 개편과 실패에 따른 책임소재 등을 놓고 공방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산은과 정책금융공사의 통합을 담은 정책금융체계 개편안을 청와대에 보고하고 이달 말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산은 민영화를 전제로 만들어진 산은금융지주도 해체된다. 산은 민영화는 2008년 1월 이명박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처음 제시했다. 상업 기능을 정책금융 기능에서 분리한 뒤 이를 민영화해 ‘세계적인 토종 투자은행(IB)’을 만든다는 비전이었다. 그해 6월 금융위가 이를 ‘한국개발펀드(KDF) 설립방안’으로 구체화했다. 금융의 고부가가치화와 경쟁력 강화를 선도한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이때부터 산은 민영화에 따른 문제점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당시 금융위 작업반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당시 정권 핵심 실세들이 산은을 보는 관점은 ‘정책금융이 너무 과도하다’는 것이었는데, 우리 금융시장을 과신한 것”이라면서 “많은 전문가들이 우리나라의 여건에 비춰볼 때 산은을 없애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지만 무시됐다”고 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정책금융의 역할이 중요해졌지만 정부와 정치권은 “금융위기니까 산은 민영화로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논리로 맞섰다. 결국 2009년 4월 산업은행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산은지주회사 설립 근거가 마련됐고 2014년 5월 이전까지 정부 지분을 팔도록 규정됐다. ‘안 팔릴 것’이라는 지적에도 불구, 정부가 매년 수조원의 산은 매각대금을 세입예산으로 잡은 것도 이때부터다. 산은 민영화는 곳곳에서 난관과 맞닥뜨렸다. 2010년 민유성 전 은행장은 시중은행과 경쟁한다며 외환은행 인수를 시도했다. 하지만 론스타가 이미 막대한 투자금을 회수했고 매각차익을 노리는 상황에서 국책은행이 ‘먹튀’를 도와주느냐는 지적에 인수계획을 접었다. 그 뒤를 이은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야당과 노조의 반대에 부닥쳐 산은 민영화의 첫 단계인 기업 공개도 하지 못했다. 2008년 신설된 정책금융공사는 4년 내내 제 역할을 찾지 못하고 표류했다. 93명(2009년 말)이었던 직원은 418명(지난해 말)으로 4배 이상 늘어났고 부채는 같은 기간에 2배 이상(22조 4000억원→49조 2000억원)으로 커졌다. 한국금융연구원의 A연구위원은 “정책금융의 문제를 두 가지로 요약하면 하나는 컨트롤 타워 부재고 다른 하나는 중복·유사 업무가 많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산은과 정책금융공사의 통합에 대해 대체로 동의했다. 하지만 정책금융기관에 대해 붙였다 떼었다를 반복하지 않도록 철저한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책금융기관이 사회적 자본으로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면서 “이명박 정부 때의 실패를 되돌리는 것에 그치지 말고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발전된 마스터플랜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감사원에서 지적된 산은의 다이렉트 뱅킹 같은 역마진을 통한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책임 추궁이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도 “지난 정부에서 정책금융공사가 만들어진 건 지금으로선 ‘신의 직장’이 하나 더 생겨났다는 것 말고는 아무 의미가 없다”면서 “투자은행을 추구하겠다면서 만들어진 산은금융지주가 결국 기존 산은의 문화에 막혀 좌절되지 않았는지 등에 대해 되짚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사설] 기업투자 걸림돌 더 이상 놔둬선 안 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앞으로는 경제 활력 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정책 역량을 더욱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살리기를 통해 저성장의 고리를 끊는 것이 향후 경제 정책의 최우선 과제라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부동산 취득세율 인하와 경제자유구역 규제 완화를 포함한 3단계 투자 활성화 대책 등을 계획보다 앞당겨 시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 분기 대비 1.1%로 9분기 만에 0%대에서 탈출한 것에 고무된 분위기다. 하반기 성장률이 3%대 중반을 웃돌아 연간 2.7%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경제는 심리에 의해 좌우된다는 말도 있듯 긍정적인 시각은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낙관해서는 안 된다. 정부 정책만으로 경제를 살리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기업 투자다. 국내 주요 7개 기업들의 상반기 설비투자 규모는 13조 4300억원으로 연간 계획의 38.5%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의 56%를 훨씬 밑도는 초라한 성적이다. 한국정책금융공사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하반기 설비투자를 상반기에 비해 4.2% 줄일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불확실성이나 규제 때문에 비용 절감 등 경영 효율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 투자보다는 자사주 매입 등으로 단기이익을 올리는 데 비중을 두는 기업은 없었으면 한다. 하반기 글로벌 경제 여건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양적 완화 출구 전략이 시행돼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채권 금리 상승으로 기업의 부채 문제가 부각될 위험이 있다. 중국의 성장률이 둔화되면 국내 기업들의 수출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아베노믹스의 성패가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도 가늠하기 힘들다. 하반기 기업들의 투자를 더욱 촉진시켜야 하는 이유다. 기업 활동이 왕성해야 일자리 창출과 성장이 가능하다. 정부는 지난달 전 국토의 12%를 차지하는 지역의 토지 규제를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 조치로 10조원에 육박하는 대기업들의 투자가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장에 대기 중인 대규모 프로젝트들의 투자 걸림돌이 제거되고 있는지 점검하기 바란다. 일본은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한국에 대한 최대 투자국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올 상반기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는 반토막이 났다. 국내 기업들이 투자를 미루면서 이들 기업에 납품하는 일본 기업들이 우리나라에 공장을 세우는 계획을 보류한다는 분석도 있다. 합작회사 설립에 따른 지분율 규제를 풀면 국내기업의 투자와 외국기업 유치로 고용 효과도 적잖을 것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을 서둘러 처리해야 한다.
  • [경제 브리핑] 정책금융公 글로벌본드 5억弗 발행

    한국정책금융공사는 5년 만기 글로벌본드 5억 달러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발행조건은 5년 미국 국채 금리에 1.45%를 더한 수준으로 표면금리는 2.88%다. 이번에 조달된 외화자금은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투자 및 융자사업 등에 지원될 예정이다.
  • 2조원대 우리투자증권 16일 M&A 시장에… ‘증권 빅뱅’ 온다

    2조원대 우리투자증권 16일 M&A 시장에… ‘증권 빅뱅’ 온다

    증권사들의 1분기(4~6월)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업계 1위인 우리투자증권이 매물로 나왔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증권사 간 인수합병(M&A)의 물꼬가 트일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등 우리투자증권계열에 대한 매각을 16일 공고한다. 예상 매각가는 1조 5000억~2조원으로 추정된다. 매각은 ‘4(우리투자증권·우리아비바생명·우리자산운용·우리저축은행)+1(우리파이낸셜)+1(우리F&I)’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따로 팔릴 수도 있다. 금융위원회 고위관계자는 “공적자금 회수법상의 매각 원칙인 회수 극대화, 빠른 민영화, 금융산업 발전 3가지 가운데 ‘속도’가 더 중시되고 있다”면서 “우리투자증권 외 다른 계열사가 인기가 없어 팔리지 않을 것을 우려해 증권과 묶어 놨지만 어떻게든 팔리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 시장 상황에 따라 따로 팔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가장 관심을 보이는 곳은 KB금융과 NH농협금융이다. 지난 14일 임영록 KB금융 회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비은행 부문의 다각화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기본 방향(비은행 부문 다각화)에 따라 (우리투자증권 인수전 참여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HMC투자증권을 보유한 현대자동차그룹, 미래에셋금융그룹 등도 인수 후보자로 떠오르고 있다. 예비입찰은 올 10월쯤이다. 지난달 매각이 공고된 경남·광주은행은 과열 경쟁이 우려되지만 우리투자증권 매각은 눈치 작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변수 중 하나가 증권회사 ‘빅3’ 중 하나인 KDB대우증권이다. 금융당국은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를 다시 합치는 정책금융개편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홍기택 산은지주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최근 “정책금융기관 개편 방향에 맞춰 산은이 정책금융을 수행하는데 자회사별로 얼마나 효율적인지 따져 (자회사 매각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이 먼저 팔리는 것이 우선순위라 KDB대우증권에 대한 매각 여부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 민영화의 마지막 단계인 우리은행 매각에 대한 금융위의 입장도 변수다. 금융위가 KB금융이 우리투자증권이 아닌 우리은행 매각에 참여하기를 바란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구조조정을 우려해 이에 반대하고 있다. 증권업계 판도 변화가 다가오고 있지만 증권사들의 상황은 좋지 않다. 우리투자증권은 올 4~6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5.5% 줄었다. KDB대우증권은 86.8% 감소했다. 다른 대형 증권사 사정도 마찬가지다. 현대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124.5%, 삼성증권은 63.3% 각각 줄어들었다. 한국투자증권도 31.6%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50% 이상 감소한 다른 증권사들에 비하면 그나마 선방한 편이다. 주식 거래 급감에 채권 투자 손실이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 62곳의 채권 잔액은 133조 9895억원으로 총자산의 50%가 넘는다. 증권사들이 환매조건부채권(RP)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운용을 확대하면서 채권 보유를 늘렸기 때문이다. 이 상품은 증권사가 보유한 채권을 고객에게 판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되사면서 확정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미국의 양적 완화(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는 방식으로 돈을 푸는 것) 축소 우려로 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 가격이 떨어져 손실이 커졌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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