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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러 정상회담] 韓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토대 구축… ‘핵심’ 러시아 지지 확보

    [한·러 정상회담] 韓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토대 구축… ‘핵심’ 러시아 지지 확보

    박근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13일 한·러 정상회담은 경제 부흥과 평화 통일 기반 구축을 겨냥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구상)’ 실현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 지난달 박 대통령이 제안한 복합 경제·외교 구상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첫걸음을 떼면서 이 지역의 핵심 국가인 러시아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는 성과도 거뒀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시하는 푸틴 대통령의 신(新)동방정책과 박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공통분모를 극대화하면서 양국 간 경제 교류 협력을 강화하는 2건의 협정과 16건의 양해각서(MOU)가 교환됐다.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올해 일본을 제외한 주변 4강국과의 마지막 정상외교에서 새 정부의 대북 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이끌어 냈다. 북핵 문제와 관련, ‘북핵 불용’과 북한의 ‘핵무기 보유국 불인정’에 대해 러시아 측의 명확한 입장도 확인했다. 이번 공동성명에서 북핵 불용과 핵 보유국 불인정의 대상이 ‘평양’과 ‘북한’이라고 명시함으로써 2010년 11월 북한 비핵화 원칙을 포괄적으로 담은 공동성명과 비교해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함께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러시아 안보회의 및 외교부가 정례대화를 갖기로 하는 등 정치·안보 분야에서 소원했던 러시아와의 관계를 보다 진전시킨 것도 성과로 꼽힌다. 최근 우경화와 퇴행적 역사 인식을 보이는 일본에 대해서도 양국이 공동 보조를 취했다. 공동성명에서 “양측은 최근 역사 퇴행적인 언동으로 조성된 장애로 인해 동북아 지역의 강력한 협력 잠재력이 완전히 실현되지 못한 것과 관련해 공동의 우려를 표했다”고 밝혔다. ‘일본’이라는 점이 적시되지는 않았지만 일본 아베 신조 정권에 보내는 메시지로 보인다. 우주, 과학기술,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도 눈에 띈다. 북극 항로 개발을 위한 극동지역 항만개발과 극동·시베리아 개발을 위한 양국 협력도 약속했다. 양국 기업이 러시아 나홋카항이나 보스토치니항에 합작 액화천연가스(LNG) 조선소를 설립하는 방안과 북극항로 개척 분야에서 우리 선박이 러시아 영해나 대륙붕에서 운항할 수 있고 러시아 항구나 항만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도 체결됐다. 문화·인적 교류도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다. 우선 양국은 관광·비즈니스 상담을 목적으로 60일 이하 단기로 상대국을 찾는 방문객에게 비자를 면제해 주는 협정을 체결했다. 양국 정책금융기관은 교역과 개발 프로젝트에 총 30억 달러(약 3조 2175억원) 규모의 금융지원과 투자를 추진키로 했다. 수출입은행과 러시아의 대외경제개발은행은 양국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의 금융지원을 위해 10억 달러 규모의 ‘한·러 공동 투·융자 플랫폼’을 구축한다. 양국의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와 러시아직접투자기금(RDIF)도 5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 양국 교역기업에 공동 투자키로 했다. 수출입은행은 러시아 국영은행인 스베르뱅크와 15억 달러 규모로 중장기 프로젝트 금융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정상회담에 이어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은 “한국의 유라시아 협력 강화 정책과 러시아의 아·태 지역 중시 정책을 상호 접목해 서로의 잠재력을 극대화함으로써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면서 “앞으로 한국과 러시아가 손잡고 새로운 미래의 유라시아 시대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 문제와 관련, “양국은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모든 국가를 위한 대등한 안전 보장이라는 공동의 목적을 추구하고 있으며 오로지 6자회담의 틀 안에서만 해결이 가능하다. 러시아는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3차 한국-러시아 대화 KRD포럼’ 폐막식 축사에서 “오랜 역사의 질곡을 지나면서 고립되고 단절된 유라시아에 새로운 제2의 실크로드를 열자”고 제안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정부 ‘의료 한류’ 지원 전담 조직 만든다

    정부가 의료 해외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지원체계를 만들기로 했다. 정부는 8일 현오석 부총리 주재로 제141차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한국 의료 해외진출 확대방안’을 상정, 의결했다. 의료 진출국에서 의료기관 개설, 의료인 면허 인정 등에 도움이 되도록 몽골·러시아·베트남·중국·터키와 구성한 의료분야 정부 간 협의체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의료 시스템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의료사업 육성지원 특별법’ 제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의료진출을 총괄할 ‘국제의료사업 민관합동태스크포스’를 이달 안에 설치해 부처 간 조정 작업을 맡긴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코트라, 한국관광공사 등으로 구성되는 ‘국제의료사업단’은 각종 실무를 지원하게 된다. 해외진출 의료기관의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한국 의료시스템 해외진출 전문 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복지부와 정책금융기관이 공동출자한 100억원을 종잣돈으로 모두 500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또 지난 3월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5개 민간 병원(보바스·명지·세종·대전선·제주한라병원)이 설립한 코리아메디컬홀딩스의 자본금 확충을 돕고, 정부 간(G2G)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해외진출 프로젝트에 활용할 방침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창조경제 손 잡은 IT 한국·금융 영국…‘롤모델’ 엘리자베스 1세 초상화 받아

    창조경제 손 잡은 IT 한국·금융 영국…‘롤모델’ 엘리자베스 1세 초상화 받아

    박근혜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간의 6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은 영국의 최대 강점인 금융·기초과학과 한국의 우수한 정보통신(IT) 인프라를 결합해 서로의 경쟁력을 높이는 시너지 창출에 초점을 맞췄다. 두 정상이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창조경제 실현과 동반성장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라고 표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를 위해 양국은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등 민간 교류 협력을 강화해 선진형 세일즈 외교의 기반을 조성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두 정상은 원자력 에너지 연구개발과 문화 창조산업 협력, 기초과학 교류협력과 관련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는 등 상호 협력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제3국 공동진출 강화를 위해 우리 수출입·정책금융기관과 영국의 수출금융청, 영국의 민간 글로벌 은행인 바클레이즈와 우리의 산업은행·하나은행 간의 다양한 협력 라인을 구축했다. 벤처기업 생태계를 공동조성하는 로드맵을 제시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랭카스터 하우스에서 열린 한·영 글로벌 CEO 포럼 및 경제통상공동위원회 기조연설에서 “양국은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경제협력의 지평을 더욱 넓혀가면서 질적인 도약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며 경협 잠재력이 가장 유망한 분야로 ▲창조경제 ▲제3국 시장 공동진출 ▲에너지와 고령화 대응을 꼽았다. 영국 과학기술 분야의 명문인 임페리얼대학교에서 열린 ‘한·영 창조경제 포럼’ 기조연설에서도 “한국과 영국이 창조경제 구현을 앞당기고 세계적인 ‘창조경제 시대’(Creative Economy Age)의 문을 함께 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의 하이라이트인 전날 국빈 만찬에서 박 대통령은 “영국은 대한민국이 어려웠던 시절 함께해 주었던 진정한 친구”라고 강조했다. 이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만찬사를 통해 “양국은 상호 강점을 융화해 공동의 이익을 창출해 나가고 있다”고 화답했다. 만찬에는 우리 측 공식수행원과 기업인, 에드워드 왕자 내외, 앤 공주 내외 등 영국 왕실가족 및 주요인사 140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또 웨스트민스터궁 로열로빙룸에서 열린 ‘영국 의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정치적 스킨십을 확대했다. 박 대통령은 영어로 진행한 모두발언에서 “우리가 공유하는 보편적 가치가 지구촌 행복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힘을 합쳐 나아가자”고 강조해 기립박수를 유도했다. 이날 대화에는 상·하원의장을 비롯해 70여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버킹엄궁에서 여왕 내외와 선물도 교환했다. 여왕은 박 대통령이 ‘롤모델’로 언급해 온 엘리자베스 1세의 대형 초상화와 은쟁반, 여왕 내외의 사진이 든 은제 사진틀 2개와 함께 바스 대십자 훈장을 수여했고, 박 대통령은 궁중음식을 담는 구절함과 여왕의 건강을 배려한다는 의미에서 최고급 홍삼인 천삼(天蔘)을 전달했다. 한편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영국 왕실도 강타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주최 오찬에서 여왕의 셋째 아들인 에드워드 왕자가 박 대통령에게 “5살 난 아들이 말춤에 빠졌다”며 친근감을 표시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런던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경제 브리핑]

    제주농협 맞춤형 귀농귀촌 교육 제주농협지역본부는 오는 20일부터 사흘간 경기 고양시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에서 ‘제주 맞춤형 귀농귀촌 교육’을 실시한다. 제주도의 농업정책, 농업창업자금 지원 절차 등을 설명하는 이번 행사는 제주농협(064-720-1224~5)에 전화로 신청할 수 있다. 교육 인원은 선착순 80명이다. 수출입銀, 佛 3개 기관과 양해각서 수출입은행은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프랑스의 정책금융기관인 개발금융공사(Proparco), 석유회사 토탈, 은행 소시에테제네랄 등 각각 3개 기관과 개발도상국 인프라 사업 진출 협력 지원 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과 금융기관들이 프랑스 기관과 함께 해외에 진출하는 기회가 늘어날 전망이다. 수능일 은행 영업시간 1시간 늦춰 대학수학능력 시험일인 7일 은행들의 영업시간이 현재보다 1시간 늦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변경된다.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파생상품시장도 1시간씩 늦춰져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된다. 외환시장은 오전 10시부터 시작하나 마감 시간은 오후 3시로 기존과 같다.
  • 부활한 ‘신의 직장’… 대졸 초임 4년간 20% 급증

    부활한 ‘신의 직장’… 대졸 초임 4년간 20% 급증

    지난 4년간 공공기관의 대졸 초임이 20.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 6개였던 초임 3500만원 이상 공공기관이 올해는 44개로 늘었다. 정부는 2009년 일자리 나누기 차원에서 공공기관의 대졸 초임을 대폭 삭감했지만 지금은 삭감 전인 2008년보다도 6.9%나 증가한 상태다. ‘신의 직장’이 부활한 셈이다. 3일 공공기관 알리오(경영정보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08년부터 6년간 대졸 사무직 초임을 공개한 252개 기관의 올해 대졸 초임은 3026만 9000원(예산 기준)이었다. 4년 전인 2009년(2522만 6000원)보다 20.0%(504만 3000원)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일반 기업의 인상률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취업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국내 1000대 기업의 평균 연봉은 2009년 2981만원에서 올해 3352만원으로 12.4% 오르는 데 그쳤다. 정부는 2009년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늘리고 방만한 경영을 억제하기 위해 공공기관의 대졸 초임을 15%씩 삭감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2008년 2832만 2000원이었던 평균 임금은 2010년까지 11.4%가 줄었다. 하지만 이후 급속도로 증가해 올해는 2009년의 초임을 20%나 웃돌게 된 것이다. 초임이 3500만원 이상인 공공기관은 2008년 28곳에서 2009년 6곳, 2010년 1곳으로 줄었지만 올해 44곳으로 급증했다. 3000만원 이상 3500만원 미만인 기관은 2008년 66곳에서 2009년 21곳, 2010년 16곳으로 감소했다가 올해 77개로 늘었다. 초임이 가장 많은 곳은 건설근로자공제회로 4540만 4000원이었다. 이어 한국세라믹기술원(4506만 1000원), 한국마사회(4407만 6000원), 한국정책금융공사(4310만 3000원), 예금보험공사(4277만 8000원) 순이었다. 2009년과 비교해 초임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법제연구원으로 73.0%였다. 한국세라믹기술원(66.1%), 한국마사회(60.3%), 한국교육개발원(59.8%), 한국개발연구원(59.1%) 등이 뒤를 이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경제 블로그] 낙하산 논란에 수장 대행까지… 금융공기업 국감 초긴장

    [경제 블로그] 낙하산 논란에 수장 대행까지… 금융공기업 국감 초긴장

    국정감사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국감은 모든 정부 부처, 공기업이 매년 거쳐야 할 숙제이지만 금융 공기업들은 올해 유독 긴장된 모습으로 대기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 상당수 공기업의 수장이 물러나는 등 부침을 겪었기 때문이죠. 최고경영자가 아직 공석인 곳도 있고, 최근에 취임한 곳도 있어 어느 때보다 정신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2일 취임한 서근우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지난주까지 대외 상견례를 마치고 국감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밤 11시까지 야근하는 일이 잦다고 합니다. 쉬는 날이 유독 많았던 이달 초에는 공휴일에 출근해서 업무 자료를 훑어보기도 했다는군요. 앞서 신보 노조는 서 이사장의 출근을 저지하는 집회를 열었지만 하루 만에 접었습니다. 코앞에 국감이 있다는 이유가 컸습니다. 서 이사장으로서는 ‘낙하산’ 논란을 딛고 취임한 만큼 국감 준비에 누구보다 열심이라는 후문입니다. 수장이 공석인 정책금융공사에서는 한숨 소리가 들립니다. 이곳은 진영욱 사장이 퇴임하고 나서 이동춘 부사장이 사장 대행을 하고 있습니다. 국감에도 이 부사장이 출석합니다. 공사 관계자는 “내년 7월에 산업은행과 합쳐지기 때문에 사장 자리는 그때까지 공석으로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업무 공백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신보의 서 이사장보다 하루 먼저 취임한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업무 파악에 여념이 없다고 합니다. 김정국 이사장이 지난 8월 말 사표를 낸 기술보증기금은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김 이사장이 업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오는 24일 국감에도 김 이사장이 나섭니다. 그런데 청와대가 공공 기관장 인선에 속도를 내기로 하면서 기보 직원들은 걱정이 생겼습니다. 국감 전에 신임 이사장이 취임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죠. 기보 관계자는 “24일까지 뭔 일이 생기겠나 싶긴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괜히 조마조마하다”고 했습니다. 김경동 사장과 우주하 사장이 각각 사의를 밝힌 한국예탁결제원과 코스콤(증권전산)도 비슷한 처지입니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최고경영자(CEO)가 공석이거나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곳이 많다 보니 아무래도 국감이 다른 때보다 허술하게 진행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2013 국정감사] 공직자윤리법 허점 악용… 전관예우 ‘특혜’

    [2013 국정감사] 공직자윤리법 허점 악용… 전관예우 ‘특혜’

    감사원 공무원들이 현행법의 허점을 교묘하게 악용해 재취업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공직자윤리법 제17조(취업제한조항)에 따르면 고위 공직자와 유관단체 임직원은 퇴직일로부터 2년 동안 퇴직 전 5년간 소속됐던 부서의 업무와 관련이 있는 업체에 취업할 수 없다. 그러나 감사원은 퇴직을 앞둔 소속 공무원의 최종 부서를 ‘감사교육원 교수부’ 등 감사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적은 곳으로 배치하는 수법을 썼다. 감사원, 금융위원회 등 업계에 ‘갑’으로 군림하는 사정기관들의 퇴직 전 ‘경력 세탁’ 행태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앞서 2011년 안전행정부는 퇴직한 고위 공무원들의 전관예우 재취업 행태가 논란이 되자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했다. 그러나 개정된 법 역시 퇴직 전 경력 세탁을 방지하지 못할 뿐 아니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실시하는 취업 제한대상 공무원의 재취업 심사 역시 감시 기능이 미약해 사정기관 공무원들이 법망을 피해 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법률상 공직자윤리위 심사를 받지 않아도 되지만 사실상 업무 관련성이 높아 법 취지가 무색한 경우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산업환경감사국을 거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 재취업한 모 감사관, 재정금융감사국 과장을 거쳐 대한지방행정공제회 감사로 이직한 모 부이사관, 공공기관감사국을 거쳐 정책금융공사(KOFC) 감사팀장으로 옮긴 모 부감사관 등이 그런 사례다. 2008년 퇴직한 일반직 고위 감사공무원 임모씨와 부이사관 이모씨는 재취업 제한 대상이 없는 상태에서 각각 SK에너지㈜ 고문, 산업은행 감사로 자리를 옮겨 대놓고 전관예우를 받은 경우였다. 이에 따라 감사원·금융위 등 사정기관의 재취업 기준은 다른 정부부처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갑윤 새누리당 의원은 “정부 전 분야를 감시하는 감사원 업무 특성상 사실상 감사 관련 업무는 전 분야 재취업을 제한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경제 블로그] 금감원, 동양사태에 ‘금소원 반대’ 목소리 쏙 들어가

    [경제 블로그] 금감원, 동양사태에 ‘금소원 반대’ 목소리 쏙 들어가

    “이번 국정감사에서 주요 이슈는 동양 사태밖에 더 있겠어요? 지금 그게 가장 중요한 현안인데….” 최근 금융당국 관계자나 금융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국감 때 다뤄질 주요 이슈를 물으면 다들 한목소리로 동양그룹 사태를 꼽습니다. 정무위원회 소관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올해 중요 이슈는 상당히 많습니다.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통합을 골자로 한 정책금융기관 개편안, 우리금융 민영화, 금융소비자보호원(가칭) 설립을 중심으로 한 금융감독체계 개편안 등이 그것들입니다. 금감원은 현행 금감원 내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분리해 별도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설립하는 방안에 대해 틈만 나면 반대 목소리를 높여 왔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들은 ‘금융사 검사권이 겹쳐 금융사들에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다’, ‘굳이 새로운 조직을 설립하기보다는 기존 조직을 강화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등 논리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반대 입장을 알려 왔습니다. 그렇게 적극적이던 금감원이 요새는 침묵하고 있습니다. 동양그룹 사태 때문입니다. 동양 계열사 법정관리 신청으로 기업어음(CP)과 회사채에 투자했다 피해를 본 개인 투자자들은 약 5만명에 이릅니다. 동양 계열사의 CP·회사채 발행이 지나치게 많은데도 그냥 내버려 둔 것, CP 발행 과정의 제도적 허술함을 그대로 방치한 것 등 금감원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금융 소비자 보호를 제대로 하지 못한 데 따른 책임론이 만만찮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금 이런 상황에서 금소원 설립 반대 얘기를 어떻게 입 밖에 내겠느냐”며 곤혹스러워했습니다. 정치권에도 뚜렷한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당초에는 금융위가 금소원 설립을 주요 내용으로 한 금융위원회설치법 개정안을 의원 입법으로 추진하려고 했지만 선뜻 나서는 의원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동양그룹 사태를 계기로 몇몇 의원들이 스스로 총대를 멜 것을 자처하는 분위기입니다. 조직 분리도 막지 못하고 책임론까지 불거진 금감원이 지금의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서울광장]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 이임식을 보고/안미현 논설위원

    [서울광장]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 이임식을 보고/안미현 논설위원

    진영욱 정책금융공사(정금공) 사장이 그제 중도 퇴임했다. 지난 8월 말 금융위원회가 산업은행과 정금공 통합을 핵심으로 한 정책금융 체계 개편안을 발표하자 “정책금융이 뭔지도 모르고 일을 저질렀다”며 정부에 직격탄을 날렸던 그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그가 다시 떠들어대면 여간 불편하지 않을 테니 금융위로서는 국감 전에 끌어내리고 싶었을 것이다. 진 사장은 이임식에서 “앞으로는 (정부가 정책을 내놓을 때) 생각을 좀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며 기어코 한 방을 더 날렸다. 졸지에 생각 없는 관료로 전락한 신제윤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경제관료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원래 그런 양반’이라며 쿨하게 넘겼을까. 아니면 ‘아는 사람-진 전 사장은 행시 16회다-이 더 한다’며 서운해했을까. 단언컨대 대범하게 넘길 일도, 뒷전에서 비판할 일도 아니다. 이는 영혼 없는 공무원들의 자업자득이요, 처절하게 각성할 일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산은은 ‘공고’(정책금융)와 ‘상고’(상업금융)로 나눠야 한다는 논쟁에 휩싸였다. 2008년 이명박(MB) 정권은 상고를 선택했다. 그런데 당시 금융당국이 더 힘을 뒀던 사안은 금산분리 완화였다. 금산분리법이 국회 문턱에 걸려 좌초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산은 민영화는 수월하게 통과됐다. 세계무역기구(WTO) 면전에 노골적으로 정책금융을 한다고 광고하는 무신경의 작명(作名)도 정책금융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국회 불안을 무마하려는 산물이었다. 그렇게 산은과 정금공은 쪼개졌다. 정책금융은 신설 공사로 넘기고 산은은 대형 투자은행으로 키운다는 MB 정권의 야심은 곧 이어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로 표류했다. 박근혜 정부는 이를 다시 붙이겠다고 나섰다. 떼는 데 들어간 단순비용만 2500억원이다. 사람은 700명 넘게 늘었다. 잔뜩 채용해 놓은 고졸 행원이며 불려놓은 지점 등 앞으로 다시 붙이는 데 들어갈 유무형의 비용은 이루 헤아리기 어렵다. 비판이 거세지자 경제관료들은 “애초 잘못 꿴 단추를 바로잡는 것”이라며 민영화를 주도했던 이창용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과 곽승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의 뒤에 숨고 있다. 하지만 묻고 싶다. 그들이 잘못된 단추를 꿰는 동안 당신들은 무엇을 했느냐고. 물론 경제관료들이 산은 민영화를 반대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역설적이게도 훗날 산은지주 회장으로 간 강만수 MB 정권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이 가장 강하게 반대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점령군의 기세가 워낙 센 정권 초기였던지라 우리가 계속 목소리를 높일 처지가 아니었다”는 게 관료들의 변명이다. 산은과 정금공의 통합 자체를 문제 삼으려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찬반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산은이라는 덩치 큰 은행을 인수할 후보가 사실상 없는 상태에서 정금공과 계속 병존시키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정부 주장은 일리가 있다. 다만 언제까지 산은을 정책금융으로 가져갈 것인지, 영구히 가져간다면 그 역할과 방법은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 것인지 등 긴 안목과 진지한 성찰 끝에 내린 결정인지가 못 미더울 따름이다. ‘MB 흔적 지우기’라는 새 정권의 코드에 맞춰 영혼 없이 또 동조하고 본 것은 아닌지 불안할 따름이다. 민영화는 포기해도 기업공개(IPO)는 하겠다는데 정금공의 부실자산을 떠안은 채 그게 가능한 것인지, 산은의 건전성 악화로 추가 재정 투입 우려가 커지는데 괜찮다고만 하는 정부 말을 믿어도 되는 것인지, 5년 뒤에 또 떼겠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오지랖 넓은 걱정이 한 소쿠리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공무원에게 영혼을 기대하는 것은 국정철학을 충실히 받들라는 공무원법을 위반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농반진반했지만 영혼 없는 공무원은 이제 그만 보고 싶다. 어떻게든 국감에서 난타당하지 않을 궁리만 하지 말고 이번 ‘도로 산은’을 계기로 대한민국 최고 엘리트로서의 자부심과 자세를 어떻게 지켜 나갈지 되돌아보기를 기대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일까. hyun@seoul.co.kr
  • “정책금융 개편 부적절… 일할 시간 안 줘”

    “정책금융 개편 부적절… 일할 시간 안 줘”

    산업은행과의 통합에 강하게 반대해 온 진영욱(62) 정책금융공사 사장이 임기를 10개월 앞두고 사퇴했다. 진 사장은 7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갑자기 이임식을 갖고 “공사의 정체성을 세우고 구조적인 적자 문제를 푸는 데 고민을 많이 했으나 정부는 일할 시간을 주는 데 인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공기관장으로서 부적절하고 곤혹스러운 일이었지만 정부의 개편안을 비판한 것도 금융산업 발전에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임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사퇴 이유는)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대로일 것”이라면서, 정부의 사퇴 압박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사퇴 압박을)요구한 쪽에 물어보라”고 했다. 진 사장은 공사와 산업은행의 통합을 담은 정책금융 개편방안이 발표된 후 이를 줄곧 비판해 정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이에 대해 공사 노조는 “외압에 의한 사퇴”라고 반발했다. 정부는 공사가 내년 7월 산업은행과 통합될 때까지 이동춘(57) 부사장의 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조준희 행장은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조준희 행장은

    첫 내부 공채 출신 최고경영자(CEO)인 조준희(59) 행장은 2010년 12월 취임 이후 이런저런 일들로 꽤 많은 화제를 모았다. 연예인 송해씨가 출연하는 텔레비전 광고의 아이디어를 조 행장이 직접 냈다. 여기에 들어가는 ‘기업은행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거래하는 은행’이라는 문구를 직접 만들었다. 파격 인사도 그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금융권 최초로 임원부터 계약직 직원까지의 인사를 단 하루 만에 마무리하는 ‘원샷 인사’를 했다. 인사철마다 반복돼 온 업무 공백이나 인사 청탁, 줄 대기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일반 행원 공채와 별도로 기초생활수급자 가정 자녀, 전문대 졸업자 등을 뽑기도 했다. 청원경찰, 보일러 기사 출신 행원을 정규직으로 발탁한 것은 유명하다. 은행권 최초로 외국인 행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기도 했다. 기업은행 여자 배구단 선수에게 정규직 채용을 약속한 일도 화제가 됐다. 최근에는 은행권에서 일하다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을 ‘엄마 행원’이라는 이름의 반일(半日)제 정규직 근로자로 채용했다.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중소기업 대출 금리를 한 자릿수인 9.5%로 인하하고 상품과 서비스 개발을 위한 은행장 직속 미래기획실을 신설했다. 조 행장이 직접 상품명을 만든 스마트폰 전용 ‘IBK흔들어적금’은 친근감과 재미를 앞세운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달 1일 창립 52주년 기념식에서 조 행장은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정책금융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조 행장은 “중소기업은 IBK의 영원한 동반자일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의 버팀목”이라면서 “다양한 생각과 아이디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이 창업으로 이어지고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은 대기업으로 발전해 나가는 활발한 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기업은행이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2014 예산안] 복지예산 첫 100兆 시대… 기초연금·무상교육 등 대표공약 ‘후퇴’

    [2014 예산안] 복지예산 첫 100兆 시대… 기초연금·무상교육 등 대표공약 ‘후퇴’

    정부가 한 해 국가 예산을 짤 때에는 ‘경기 활성화’, ‘재정건전성 강화’, ‘복지기반 확충’, ‘일자리 확대’ 등 당위적 목표들 가운데 중심되는 방향을 정하고 그에 따라 재원 분배의 무게 추를 조절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경기는 빠르게 살아날 기약이 없고 재정수입(주로 세금)도 변변치 않은 가운데 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은 한껏 높아져 있는 지금 같은 상태라면 움치고 뛸 여지가 별로 없게 된다. 예산안에 비판을 가할 대목이 많으면서도 한편으로 고민도 읽히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의 첫 예산안에 대한 쟁점 포인트를 4가지로 정리한다. ① 복지·교육 공약 지켜지나 26일 발표된 정부 예산안에 책정된 복지 관련 예산은 105조 9000억원이다. 야당이 복지 지출의 규모를 정부안보다 더 늘려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는 만큼 최종 국회 통과 단계에서 이보다 줄어들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복지예산 100조원 시대’가 비로소 열린 셈이다. 복지 예산의 전체 비중도 29.6%로 30%에 육박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초노령연금 등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 복지 공약들은 후퇴했다. 교육 분야도 마찬가지다. 당초 정부는 임기 5년간 4000억원을 투입해 대학 학자금 대출금리를 실질적인 0%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저금리의 여파로 3.9%의 대출 이자율이 2.9%로 낮아진 것을 이유로 백지화시켰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자율 2.9%면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실질적 0%가 달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학생이나 학부모들에게 설득력 있게 들릴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 고교 무상교육도 대선 공약상으로는 5년간 3조 1000억원이 투입돼 확대될 예정이었다. 교육부의 교부금이 중심 예산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교부금 예산이 부족하다면서 기획재정부에 국고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기재부가 거부해 결국 올해 예산안에서 제외됐다. 3~5세 누리과정 지원 단가를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공약도 아직 미지수다. 역시 교육부의 빠듯한 교부금이 원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되면 복지 지출을 본격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② 경기 활성화 가능할까 지난 24일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예산안 브리핑에서 “경제 활성화, 국정과제 이행, 재정건전성 유지 등 3가지 가치 중 경제 활성화에 최우선 가치를 두었다”고 말했다. 일자리 정책과 전·월세 등 주거대책 예산을 크게 늘린 이유다. 예산을 크게 감축하겠다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도 지난해 예산에 비해 1조원 줄이는 데 그쳤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 예산도 1.7%만 감축했다. 중소기업 정책금융 지원을 82조원에서 95조원으로 13조원을 늘리고, 신성장 투자 펀드를 1조 1000억원 조성한다. 수출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수출입은행 대출액 규모를 96조 6000억원에서 102조 8000억원으로 6조 2000억원 늘린다. 재래시장 전용 온누리상품권 발행 규모는 50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크게 확대한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내년도 예산안을 현 부총리의 설명과 달리 ‘경기회복 예산’보다는 ‘중립적 예산’이라고 했다. 통상 전체 예산규모가 전년 대비 6~7% 증가해야 비로소 경기회복 예산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내년에 3.9% 성장을 전망했는데 이는 잠재성장률을 넘어서는 경기 회복세”라면서 “회복세를 예산의 전제로 놓고서 또다시 재정으로 경기회복을 시킨다는 개념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③ 재정 건전화 이뤄질까 지난해 예산안에 따르면 2015년에는 국가 채무비율이 29.9%로 20%대에 진입한다. 하지만 정부는 올해 예산안에서 2017년 국가 채무비율을 35.6%로 예상했다.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예상치는 -1.8%다. 2017년이 돼도 -0.4%로 수입과 지출이 똑같은 균형재정(0%)을 달성하지 못한다. 국가 채무비율 20%대 진입과 균형 재정은 다음 정권의 몫이 된 것이다. 연간 1인당 세부담액은 550만원으로 올해(540만원)보다 10만원 늘어난다. 저성장으로 세수는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는 4년 만에 총 수입이 전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 비과세 감면 정리, 지하경제양성화, 금융소득 과세 강화 등으로 7조 60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미지수다. 비과세 감면은 이해관계자들이 있어 증세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국회 통과가 불투명하다. 지하경제양성화도 아직은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 기재부는 경제를 살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정부의 예상대로 내년에 3.9% 성장을 하고 2015년부터 4.0%씩 성장한다면 지출보다는 균형 재정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했다. 이영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지출을 좀 더 줄여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를 -1.5% 수준까지 낮춰야 했다”면서 “올해 경기 둔화로 내년까지 세수가 줄어들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④ 지역 공약사업 문제 없나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당시 지방자치단체에 약속한 공약은 총 106개다. 이에 따라 지역공약 사업에 내년 3조 3000억원 예산이 배정됐다. 올해 3조원에서 10% 확대된 액수다. 지역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큰 사업을 우선적으로 지원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타당성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난 춘천~속초 복선전철(50억원), 청주공항 활주로 확장(10억원), 보령~울진 고속도로(10억원) 등에도 ‘재기획 예산’을 반영했다. 사업규모를 축소하거나 노선 변경 등으로 다른 사업과 연계시키는 등 변형을 가해서라도 2015년 이후 재추진하겠다는 뜻을 보여준 셈이다. 그러나 지역공약 예산 중 신규 사업 예산은 전체의 2.3%인 770억원에 불과하다. 통상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경우 첫해 예산이 크지 않다는 점은 있지만 지방에서 만족하다고 생각할 수준이 전혀 아니다. 벌써부터 지자체의 반발이 나온다. 민주당 이찬열 의원(수원시 갑)은 ‘수원~인덕원 복선전철’ 예산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사업은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에서 수원 장안구청을 거쳐 동탄을 잇는 총 연장 35.3㎞ 노선으로 사업비는 2조 4474억원이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경제 블로그] 금융위, 선박금융공사 백지화에 부산 민심 달래기

    [경제 블로그] 금융위, 선박금융공사 백지화에 부산 민심 달래기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부산 민심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도 곧 부산을 찾을 계획입니다. 두 사람이 같은 지역을 잇달아 방문하는 이유는 뭘까요. 신 위원장과 김정훈 국회 정무위원장, 최종구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은 11일 오후 부산에서 금융 현안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선박금융 지원 강화방안 등을 설명하고 부산 지역 금융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듣겠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입니다. 하지만 진짜 목적은 따로 있습니다. 부산 민심 달래기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선박금융공사의 부산 설립을 이 지역 주요 공약으로 약속했지만 결과적으로 식언(食言)이 됐기 때문입니다. 금융위는 지난달 27일 선박금융공사를 만들면 다른 나라들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설립을 백지화했습니다. 대신 정책금융기관의 선박금융 관련 부서를 모아 부산에 해양금융 전담기관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만족할 부산 민심이 아닙니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도 안 되고 있고 해양수산부 본청도 유치하지 못했는데 선박금융공사마저 이 지경이 됐으니 아무것도 얻은 게 없다고 볼멘소리를 냅니다. 부산 지역 국회의원들도 거듭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 경선에 도전하는 박민식 의원은 국회 입법과정에서 선박금융공사 설립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주장합니다. 정부 관계자는 “선박금융공사 설립이 법적으로 안 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강하게 주장하면 이것은 못 들어주더라도 동남권 신공항 설립 추진 같은 다른 것을 들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억지를 부리는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이런 모습은 앞서 우리금융 민영화에 따른 경남·광주은행 매각 발표 때도 나타났습니다. 금융위는 ‘최고가 낙찰제’에 따라 주인을 가릴 계획이지만 경남과 광주 지역은 “무조건 지역 내 인수”입니다. 홍준표 경남지사 등은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을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법과 원칙이 있지만 그보다 앞서는 것은 따로 있는 듯합니다. 좋게 말하면 ‘민심’이고 대놓고 말하면 ‘정치’이겠지요.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은행장이 직접 中企 방문 애로사항 청취 ‘발로 뛰는 창조금융’

    하나금융지주는 ‘발로 뛰는 창조금융’을 지향한다. 현장에 답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중소기업 방문을 시스템화했다. 직원들도 중소기업 지원이 인사 평가에 반영되는 만큼 수시로 현장을 찾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4월부터 ‘찾아가는 은행장’ 행사를 정례화했다. 은행장이 직접 산업 현장을 방문해 고충을 듣고 동반성장의 접점을 발견하자는 취지에서다. 4월에는 인천 3개 공장, 6월엔 경기 3개 공장, 8월에는 서울 금천구 등에 있는 5개 업체를 찾았다. 김 행장은 인천 중소기업인 세일전자를 방문해 회사의 성장에 맞춰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최고경영진이 중소기업 경영진을 정기적으로 만나는 ‘경영자 콘퍼런스’를 개최하기도 했다. 지난 1월 부산을 시작으로 2월 인천, 3월엔 광주에서 열렸다. 외환은행도 지난해 6월 경남, 부산 영업본부를 시작으로 중소기업 현장 방문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엔 경기 중소기업으로 LCD 장비 제조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 전원공급장치 업체인 동아일렉콤을 방문했다. 특히 지난해 11월엔 충청영업본부에서 김 행장과 함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동시에 거래하는 고객을 초청해 간담회와 현장 방문을 실시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올해도 중소기업 대출 3조원을 더 늘린다는 목표다. 중소기업의 지원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정책금융공사의 ‘온렌딩’(중소기업 간접대출), 한국은행의 중소기업지원자금(C2 자금) 등 정책자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중소기업이 낮은 금리의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외환은행도 중소기업 지원을 늘리고자 ‘기업스마트론’ 특판을 내놨다. 이미 지난해 3월과 6월 각각 3조원이 모두 팔렸다. 올해 3월 한도 3조원을 늘렸지만 조기 소진으로 7월 1조원을 증액했다. 총 10조원 규모로 이 중 7조 1000억원이 중소기업 몫이다. 기업원화 대출일 경우 0.3~0.5% 포인트의 금리 감면 혜택도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정부, 정책금융도 모르면서 개편”

    금융위원회가 지난 27일 발표한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의 통합안<8월 28일자 1, 8면>에 대해 당사자들의 반발이 심화되고 있다.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29일 “정부가 정책금융이 뭔지 디파인(개념 정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체제를 개편한 것 같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진 사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런 작업이 왜 이뤄졌는지, 왜 이 마당에 이런 일을 하는지, 이게 우리 금융산업과 경제에 무슨 도움이 될지 와 닿지 않는 대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하는데 도대체 뭐가 달라졌다는 것인지, 현 체제가 비효율적이라는데 뭐가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딱 집어 내지도 못하면서 왜 이런 일을 하는지 납득이 안 된다”면서 “이런 부분이 국회에서 더 논의되면 좋겠다”고 했다. 금융위가 지난 27일 발표한 정책금융 개편안은 4년 전 분리한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를 다시 통합하고 산은 민영화는 백지화하는 게 골자다. 진 사장은 “정부는 산은이 대기업 구조조정 등 정책금융의 경험이 많으니 정책금융 컨트롤 타워로 합친다는데, 대기업 구조조정이 무슨 정책금융이냐”고 반문하면서 “대기업 구조조정이야말로 전형적인 커머셜(commercial·상업) 금융”이라고 말했다. 산은 노동조합도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가 산은의 업무를 하나하나 열거하며 시장 마찰을 최소화하라고 언급하는 것은 정책금융 현장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산은의 간판 금융상품이었으나 앞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다이렉트 예금’을 예로 들어 “점포 확대 대신 새로운 금융기법을 도입해 고객의 호응을 얻었던 상품으로, 정부가 이런 업무의 신규 취급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금융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도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손성진 칼럼] 속성의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라

    [손성진 칼럼] 속성의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라

    지하철에서 쫓기듯 뛰는 사람들. 밥그릇을 빼앗기기라도 할까봐 허겁지겁하는 식사. 한국인의 유전자엔 조급증이 있다. 우리는 빨리 이뤄내야 한다는 ‘속성’(速成)의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산다. ‘ppalli ppalli’(빨리 빨리)는 옥스퍼드 영어사전에도 올랐다. 급한 성질은 불과 40년 전까지도 해결되지 않았던 배고픔의 소산이다.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빨리 먹고 빨리 움직여야 했다. 생존본능이었다. 속성은 속전속결을 중시하는 군부가 집권한 1960년대부터 최고의 가치가 됐다. 하루라도 공기(工期)를 단축해야 직성이 풀렸다. 육군 준장 출신인 김현옥 전 서울시장은 단 2년 만에 서울을 다 뜯어고쳤다. 416㎞의 경부고속도로는 단 2년 5개월 만에 완공됐다. 서울지하철이 노선 길이로 세계 4위권에 이르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40년이다. 사실 ‘한강의 기적’은 속성의 기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단기에 기적을 일궈낸 한국은 외국인의 눈에는 활기 넘치고 역동적으로 비칠 것이다. 다이내믹 코리아(Dynamic Korea)는 국가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동남아인들에게 ‘빨리 빨리’는 가장 본받고 싶은 정신이다. 지난해 임기를 마친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는 “‘빨리 빨리 정신’은 한국에서 받은 가장 큰 선물”이라고 말했다. 반면 속성의 관행 탓에 우리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기도 했다. 속성은 기본은 무시하고 결과만 따진다. 1년 앞당겨 완공하는 데는 수백명의 목숨이 희생되는 대가를 치렀다. 부실하게 지은 아파트와 백화점이 내려앉았으며 다리가 끊어졌다. 속성한 ‘비료 콩나물’을 먹고 ‘카바이드 막걸리’를 마시며 건강을 해쳤다. ‘토익 4주 완성’, ‘두 달 만에 20㎏ 감량’ 같은 광고에서 보듯 속성의 악습은 아직도 일상에 뿌리가 박혀 있다. 역대 정부들도 속성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바뀐 정권은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중압감에 일을 서두른다. 그런 압박은 책상머리에서 설익은 속성 정책을 양산하는 원인이 된다. 전 정권의 정책과 사업은 내팽개쳐 버린다. 그런 악순환이 수십년 동안 되풀이되고 있다. 느긋함, 진득함, 끈질김이 없다. 증세와 감세의 갈피도 잡지 못한 채 새 조세정책이 발표됐다. 사회적 합의 과정이 충분치 못했기에 난타당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대체안이 나오는 데 걸린 시간은 단 며칠, 대통령의 한마디에 의해서였다. 부동산 정책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공급 부족이라고 외쳐댄 때가 5~6년 전인데 그새 엄청난 땅을 파헤쳐 살 사람도 없는 아파트를 지어 올렸다. 정책 금융을 강화한다는 목적으로 조급하게 만들었던 정책금융공사는 산업은행과 다시 합친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대통령이 바뀌자 여섯 달 만에 대입제도 개편안이 나왔다. 입시제도가 전리품인 양 정권마다 뜯어고친다. 자율형 사립고 정책은 3년 만에 사실상 폐기될 상황에 놓였다. ‘학교 선택권의 다양화’나 ‘학사 운영의 자율화’라는 출발 당시의 취지가 무색하다. 거점학교가 자율고의 자리를 차지했다. 몇 년 후 또 폐기 운명을 맞을지 아무도 모른다. 녹색성장은 정책의 뒷전으로 밀렸다. 한국의 미래를 밝힐 신성장 전략으로 거창하게 출발했던 전 정권의 정책이다. 임기 내 완공의 목표를 달성했던 4대 강 공사는 어떠한가. 시멘트가 마르기도 전에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조급성을 버리고 멀리 봐야 한다. 지금은 1970년대가 아니다. 주도면밀한 검토와 준비가 없는 조급한 정책은 말로가 뻔하다. 어설픈 물건이 아니라 몇 세기를 내다보는 명작을 만들어야 한다. 스페인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100년 넘게 짓고 있다. 단기간의 성과에 집착할 시대는 지났다. 중요한 것은 당장의 득점이 아니라 지치지 않고 뛸 수 있는 체력이다. 속성 교육은 사람을 망치고 속성 정책은 국가를 망친다. 어느 학자의 말처럼 속성에 현혹되지 않으면서 쉼 없이 뚜벅뚜벅 걸어가는 길밖에 다른 길은 없다.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해외건설·플랜트 수주 위해 ‘96조 사업’ 지원 펀드 조성

    단순도급 사업에 머물러 있는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건설·플랜트(발전소) 사업을 고부가가치형으로 키우기 위해 96조원(860억 달러) 규모의 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사모펀드(PEF)가 조성된다. 정책금융기관이 민간금융사에 앞서 위험을 부담하면서 은행·보험사 등의 해외사업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단순도급형 사업에 편중된 우리 해외 건설·플랜트 수주를 시공자 금융주선형,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맞춤형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했다”면서 “민간금융기관의 해외사업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정책금융기관이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단순도급은 건설·플랜트 기업이 시공에만 참여하지만, 시공자 금융주선형은 사업비 일부를 직접 마련한다. 더 나아가 투자개발형은 지분투자, 건설, 운영 등 전 분야를 맡아 진행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건설·플랜트 수주 중 시공자 금융주선형은 12%였고, 투자개발형은 2%에 불과했다. 그 결과 올 상반기 수주 증가율은 3.1%로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가율(9.7%)에 크게 못 미친다. 정부는 우선 투자개발형 사업을 키우기 위해 2017년까지 PEF로 75억 달러, 정책금융기관 주도의 펀드로 11억 달러(정책금융공사 6억 달러·산업은행 5억 달러) 등 총 86억 달러를 조성한다. 총사업비에서 펀드로 조달하는 자금 규모는 10% 정도이기 때문에 86억 달러의 펀드는 860억 달러 상당(약 96조원)의 사업을 지원할 수 있다. 시공자 금융주선사업을 위해서는 민간금융사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 환변동 보험기간을 최장 10년에서 15년으로 늘린다. 또 국내 금융기관이 먼저 상환받도록 하는 수출입은행의 우선상환제를 확대한다. 정부는 100억 달러의 민간금융사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일 정책금융기관들이 대규모 프로젝트 지원에 필요한 외화를 시장에서 조달하기 어려우면 외국환평형기금과 통화스와프를 통해 외환보유액을 활용할 수 있다는 조항도 신설했다. 단, 이는 유사시에만 사용 가능하지만 논란의 소지가 남아 있다. 중소·중견 기업이 주로 참여하는 단순도급사업을 위해서는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의 이행성보증 규모를 지난해 11조 4000억원에서 2017년 20조 3000억원으로 늘리고 보증수수료를 인하할 계획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산은 다이렉트 상품 내년 7월부터 중단

    대표적인 고금리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산업은행의 다이렉트 예·적금이 내년 7월 통합 산은 출범과 동시에 신규 모집을 중단한다. 산업은행은 28일 정책금융공사와의 합병에 따른 후속 계획을 발표했다. 예수금 16조원, 고객 20만명에 이르는 다이렉트 상품은 신규 유치를 중단한다. 만기가 남아 있는 고객은 예·적금 계좌를 유지할 수 있다. 점포 82곳도 줄이지 않는다. 성기영 기획관리부문 부행장은 “기존 고객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수시 입출금 계좌의 경우 고객이 원하는 한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정책금융공사 직원 400여명에 대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못 박았다. 정규직뿐만 아니라 계약기간이 남은 계약직도 고용을 승계한다는 것이다. 잉여인력은 2017년까지 채용인력을 현재 연 100명에서 70명으로 줄여 자체 해소할 계획이다. 성 부행장은 “자연 퇴직 등을 고려하면 2020년쯤에는 잉여 인력이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책금융공사의 독자적 상품으로 주목받은 ‘온렌딩’ 대출(중소기업 간접대출 지원 제도)은 별도 부서를 신설해 특화한다. 다만 기업금융 등 중복되는 업무는 산은이 모두 흡수할 예정이다. 성 부행장은 “통합 산은은 복합금융상품, 컨설팅, 해외진출 지원 등 토털 금융솔루션을 중소·중견기업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슈퍼 은행’ 통합 산은 내년 7월 출범

    이명박 정부 때 분리됐던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가 4년 만에 다시 합쳐진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선박금융공사 설립은 무산되고, 그 대신 정책금융기관의 선박금융 관련 부서를 모아 부산에 해양금융 전담 기관을 만든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이런 내용을 담은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의 핵심은 2009년 분리했던 산은과 정책금융공사를 다시 합쳐 내년 7월 ‘통합 산은’을 출범시키는 것이다. 고승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설립 취지와 달리 자체적인 수익 구조를 갖지 못하고 산은과 대부분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는 정책금융공사는 통합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통합 산은은 기업 구조조정, 투자형 정책금융 등 대내 정책금융을 수행하는 ‘슈퍼 은행’이 된다. 산은을 통합하면서 계열사인 산은캐피탈, 산은자산운용, KDB생명은 매각된다. 대외 정책금융은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의 이원 체제가 유지된다. 통상 마찰이 우려되는 선박금융공사를 세우는 대신 산은, 수은, 무역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의 선박금융 부서들을 부산으로 이전해 가칭 ‘해양금융종합센터’로 통합하기로 했다. 기업은행 민영화는 중단되며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은 기존 체제가 유지된다. 하지만 정부 방안에 대한 정책금융공사의 거센 반발과 선박금융공사 설립 무산에 따른 부산 지역의 여론 악화 등 향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통합 산은’ 내년 7월 출범… 어떻게 바뀌나

    ‘통합 산은’ 내년 7월 출범… 어떻게 바뀌나

    지난 정권에서 산업은행 민영화를 정점에 놓고 추진됐던 정책금융 개편이 4년 만에 원점으로 돌아왔다. 과거 산업 지원을 이끌었던 정책금융 본연의 역할로 회귀했다. 통폐합 대상인 정책금융공사는 크게 반발했고, 선박금융공사 설치 백지화로 부산 지역도 들끓었다. 범부처 차원의 정책금융 컨트롤타워 설치도 이번 개편안에서 빠졌다. 부처 간 칸막이에 가로막힌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정책금융공사가 폐지되고 ‘산업은행’ 단일 체제로 국내 정책금융이 통합된다. 산은 민영화 정책이 폐기된 데 따른 것이다. 고승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및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시장 여건이 2008년 6월 민영화를 결정할 때와 달라졌다”면서 “일본, 중국 등 다른 나라들도 정책금융 기능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KDB캐피탈, KDB자산운용, KDB생명, 대우증권 등 자회사 매각도 추진된다. 단, 대우증권은 현재 STX팬오션과 금호산업 등 기업구조조정에 관여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매각하지 않기로 했다. 산업은행의 소매금융 업무는 점차 축소된다. 다이렉트예금의 신규유치도 중단된다. “민간과 시장 마찰이 있는 부분은 최소화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금융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수출기업에 금융 지원을 하는 대외 정책금융 부문은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의 두 기관 체제가 현행대로 유지된다. 한때 통합도 고려됐지만 은행과 보험의 리스크 관리 방식이 다르다는 점 등 때문에 없던 일로 됐다. 무보의 보증배수(기본재산 대비 보증액)가 91.4배에 달하는 등 재무상황이 극히 열악한 점도 고려됐다. 체제는 유지되지만 기능은 대폭 개편된다. 산은 등 정책금융기관 여신을 활용한 무보의 신규지원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수은의 대출 기능은 고위험 장기 지원에 집중하기로 하고 일반여신은 단계적으로 중단된다. 대통령 공약이었던 ‘선박금융공사’ 설치는 백지화됐다. 특정산업을 지원하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수은, 무보, 산은의 선박금융조직을 부산으로 이전해 해양금융종합센터(가칭)로 통합한다. 그러나 이번 정부 개편안이 국회에서 쉽게 통과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곳곳에서 반발과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금융공사 노조 관계자는 “정부가 5년 만에 정책을 번복함으로써 대외 신뢰도가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 공약이던 선박금융공사 설립이 불발된 데 대해 부산시는 이날 “명백한 대선공약인 선박금융공사의 설립이 무산되면 지역의 상실감이 커지고 새 정부의 국정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될 우려가 높다”고 비판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개편안이 정책금융기관을 맡는 부처 간 알력이나 기관의 이해관계가 얽혀 ‘용두사미’ 식으로 그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금융위 산하인 산은과 정책금융공사는 합쳐지고, 기획재정부 산하의 수은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무보는 그대로 유지됐다”면서 “이번 개편안이 각 부처의 적당한 타협의 결과물인 것으로 보이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정책금융을 강조하면서 범부처 지주회사 등의 컨트롤타워 설치를 배제한 걸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산은과 정책금융공사가 나중에 다시 분리되는 상황이 나오지 않도록 낭비나 기능 중복 등 정책금융공사의 부작용뿐 아니라 잘한 점까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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