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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 성평등지수 올랐지만 ‘유리천장’ 여전

    여가부 조사… 대구·대전·부산 상위권 지난해 국가 성평등지수가 소폭 올랐지만 여성 국회의원 등 의사결정 분야에서 여성들의 진출이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23일 지난해 기준 국가 성평등지수를 측정한 결과 전년도보다 1.2점 오른 72.9점이라고 밝혔다. 지역 성평등지수도 같은 기간 1.3점 상승한 75.7점으로 나타났다. 두 지수 모두 2015년부터 매년 상승세를 보였다. 국가성평등지수는 사회참여(경제활동·의사결정·교육훈련) 영역, 인권·복지(복지·보건·안전) 영역, 의식·문화(가족·문화정보) 영역 등 3개 영역, 8개 세부 분야로 나눠 측정한다. 영역별로 보면 인권·복지 영역이 80.0점으로 성평등 수준이 가장 높았고 의식·문화 75.2점, 사회참여 영역 66.6점 순이었다. 분야별로는 보건 분야가 97.3점으로 가장 높았고, 의사결정은 전년도보다 1.8점 올랐지만 지수는 31.1점에 그쳐 8개 분야 중 가장 낮았다. 전국 16개 지역의 성평등 수준을 상위·중상위·중하위·하위 등 4단계로 나눠 분석한 결과 대구·대전·부산·제주 등 4곳이 상위로 평가됐다. 반면 경남·경북·전남’충남 등 4곳이 하위 지역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역 간 격차는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건정 여가부 여성정책국장은 “성평등지수를 발표한 이래 육아휴직 성비 등 성평등 수준은 점차 개선되고 있으나 국회의원이나 4급 이상 공무원, 관리자 등의 성비율은 여전히 크게 개선되지 않아 의사결정 분야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씨줄날줄]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전경하 논설위원

    정부가 대우일렉트로닉스(대우일렉)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불거진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에서 졌다. 대우일렉 채권단은 2010년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이란 다야니가(家)가 총필요자금 대비 1545억원이 부족한 투자확약서를 냈다는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계약금 578억원을 돌려주지 않았다. 다야니는 2015년 한·이란 투자보장협정(BIT)을 근거로 계약금과 이에 따른 이자 935억원을 반환하라며 ISD를 냈다. 유엔 산하 국제상거래법위원회 중재판정부(영국 법원)는 지난해 730억원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이에 한국 정부가 영국 고등법원에 취소소송을 냈지만 영국 고등법원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소송 결과로 론스타의 ISD 결과가 더욱 궁금해졌다. 론스타는 2012년 한-벨기에·룩셈부르크 BIT를 근거로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46억 7950만 달러(약 5조 4300억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ISD를 제기했다. 론스타는 “대한민국 정부가 론스타의 외환은행에 대한 투자금 회수와 관련해 자의적이고 차별적인 조치를 했고 론스타에 대해 자의적이고 모순적인 과세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 최종변론은 2016년 6월에 끝났으나 3년이 지나도 아직 판결이 나오지 않았다. 론스타와 관련된 다른 재판은 끝났다. 국내의 법인세 소송은 정부가 졌다. 정부는 2008년 론스타에 법인세 등을 부과했다. 당시는 2006년 감사원의 외환은행 매각 조사와 변양호 전 금융정책국장 체포, 2008년 검찰의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 소환조사 등 론스타에 대한 정서가 매우 안 좋았던 시기다. 론스타는 2010년 “한국에는 고정사업장이 없었다”며 세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해 2017년 10월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았다. 하나금융은 지난 5월 론스타 관련 재판에서 전부 승소했다. 론스타는 2016년 8월 국제상공회의소 산하 국제중재재판소에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 협상 과정에서 금융당국을 빙자하면서 매각가격을 낮췄다”며 14억 430만 달러(약 1조 6300억원)를 청구했었다. 론스타와 정부의 ISD 결과에 따라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와 매각 과정이 다시 조명되면서 관련 당사자들이 한바탕 홍역을 치를 거다. 법무부에 따르면 ISD 조항이 있는 BIT는 83건, 자유무역협정(FTA)은 14건이다. 지난 6월까지 한국 정부가 ISD 소송을 당한 사례는 7건, 우리나라 투자자가 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한 건 6건이다.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ISD가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는데 행여 국내 규정이 미비하지는 않은지 재점검해야 한다. 우리 기업의 ISD처럼 외국 기업의 ISD도 그들의 권리이다. lark3@seoul.co.kr
  • [인사] 울산시교육청, 농림축산식품부, 국토교통부, 한국전력

    ■ 울산시교육청 ◇ 3급 승진 △ 울주도서관장 김광수 ◇ 4급 승진 △ 울산시의회 교육전문위원 한영제 △ 안전총괄과장 소영호 △ 교육연구정보원 정보지원부장 김동주 △ 교육시설과장 류종도 ◇ 4급 전보 △ 감사관실 김명환 △ 학생교육문화회관장 김옥자 △ 교육파견 박주정 △ 〃 박종화 ◇ 5급 승진 △ 대현고 백혜미 △ 무거고 강병길 △ 문현고 김기종 △ 범서고 강민성 △ 울산과학고 박미영 △ 울산미용예술고 조윤성 △ 울산애니원고 김봉겸 △ 대송고 최현희 △ 방어진고 김태형 △ 울산행복학교 김인숙 △ 울주도서관 윤경자 △ 교육시설과 신진곤 △ 교육시설과 한성기 ◇ 5급 전보 △공보담당관실 임은주 △ 교육협력담당관실 김덕순 △ 정책관실 한미화 △ 초등교육과 강현철 △ 유아특수교육과 박명자 △ 미래교육과 최명란 △ 체육예술건강과 정금숙 △ 재정복지과 안난희 △ 교육여건개선과 김경희 △ 교육연구정보원 박상무 △ 〃 김기현 △ 교육연수원 이준형 △ 교육수련원 강병옥 △ 울산과학관 성헌준 △ 학생교육문화회관 성대권 △ 강북지원청 이덕규 △ 〃 박재식 △ 〃 서봉희 △ 〃 박형관 △ 강남지원청 서찬임 △ 〃 정임철 △ 〃 홍일 △ 〃 강미영 △ 〃 김재규 △ 총무과 이춘재 △ 교육연구정보원 주정규 △ 남부도서관 김성숙 △ 교육파견 김은연 △ 〃 이경희 ■ 농림축산식품부 ◇ 실장급 승진 △ 차관보 조재호 ◇ 국장급 전보 △ 농촌정책국장 김인중 △ 농업정책국장 김정희 △ 식량정책관 박수진 △ 식품산업정책관 김종구 △ 유통소비정책관 권재한 △ 농식품공무원교육원장 김덕호 ■ 국토교통부 ◇ 국장급 전보 △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광역교통운영국장 지종철 ■ 한국전력 ◇ 1(가)직급 이동 <서울본부> △ 전력관리처장 이정원 △ 동대문중랑지사장 이건구 △ 서대문은평지사장 전석주 △ 강북성북지사장 김용배 △ 광진성동지사장 한상태 △ 마포용산지사장 김완호 △ 노원도봉지사장 문형일 <남서울본부> △ 강서양천지사장 허태헌 △ 관악동작지사장 김필선 △ 강남지사장 안규선 <인천본부> △ 전력관리처장 박갑호 △ 남인천지사장 이형근 △ 부천지사장 정희문 △ 김포지사장 위극 <경기북부본부> △ 고양지사장 박성철 △ 파주지사장 서규석 <경기본부> △ 전력관리처장 김태익 △ 안산지사장 정치교 △ 성남지사장 김태암 △ 오산지사장 윤상천 △ 서용인지사장 서재영 <강원본부> △ 강릉특별지사장 김준호 △ 원주지사장 권태호 <충북본부> △ 동청주지사장 윤철호 <대전세종충남본부> △ 전력관리처장 박종명 △ 대덕유성지사장 조재형 <전북본부> △ 익산지사장 김광중 <광주전남본부> △ 전력관리처장 심정운 △ 여수지사장 김종선 <대구본부> △ 전력관리처장 김세경 △ 경주지사장 권욱 △ 남대구지사장 전시식 △ 서대구지사장 김정환 <부산울산본부> △ 전력관리처장 이기탁 △ 울산지사장 서철수 △ 동래지사장 황상호 △ 남부산지사장 김영광 <경남본부> △ 전력관리처장 한경남 △ 진주지사장 정만길 <전력연구원> △ 부원장 이정빈 △ 연구전략실장 김태균 △ 신재생에너지연구소장 이준신 △ 디지털솔루션연구소장 최승환 △ 기후환경연구소장 유영성 △ 발전기술연구소장 송기욱 △ 차세대송변전 연구소장 강지원 △ 기초전력연구센터장 장정범
  •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조국, 2차 조사 마치고 귀가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조국, 2차 조사 마치고 귀가

    유재수(55·구속 기소)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뇌물 수수 의혹을 알고도 청와대 감찰을 중단시킨 혐의를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두 번째 검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는 18일 “유 전 부시장 감찰중단 의혹 사건과 관련해 조 전 장관을 2차 소환하여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조사했다”고 밝혔다. 조사를 마친 조 전 장관은 밤 11시 20분이 되어서야 검찰청을 나섰다. 조서 열람을 꼼꼼히 하느라 귀가가 늦어졌다는 전언이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6일에도 검찰에 출석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40분까지 약 11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았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일찍 서울동부지검에 도착해 비공개로 청사에 들어갔다. 지난 16일 1차 조사 때에는 회색 벤츠를 타고 왔지만 이날은 검정색 제네시스 차량을 이용했다. 취재진의 관심을 따돌리려는 의도로 보인다.조 전 장관은 1차 조사 때처럼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당시 유 전 부시장의 비위 감찰을 중단한 배경과 이유에 대해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지검 관계자는 “구체적인 진술 내용은 공개금지 정보에 해당해 밝힐 수 없으며 향후 수사일정은 공개할 수 없음을 양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2017년 유 전 부시장에 대한 민정수석실의 감찰 중단이 부적절했다고 보고 조 전 장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로 입건했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부임 직후인 2017년 8월 뇌물수수 등 비위 의혹과 관련해 민정수석실의 감찰을 받았지만 같은 해 12월 감찰이 갑자기 중단됐다. 1차 조사 직후 조 전 장관의 변호인단은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감찰 무마) 사건은 민정수석으로서의 공적인 업무 수행과 관련한 일”이라며 “조 전 장관은 당시 조치에 대한 정무적 최종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밝혔다”고 말했다. 당시 민정수석실 총책임자로서 ‘정무적 책임’은 있지만 ‘법적 책임’은 없다는 취지로 읽힌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윗선’없다는 조국 “유재수 감찰 무마 최종책임 내게 있다”

    ‘윗선’없다는 조국 “유재수 감찰 무마 최종책임 내게 있다”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이 유재수(55·구속 기소)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를 살펴보던 청와대 특별감찰이 중단됐던 것에 대해 “정무적 최종 책임은 나에게 있다”는 취지로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직권남용’ 등 법적인 책임을 제기하는 것은 “잘못된 프레임”이라면서 선을 그었지만, 감찰 중단에 따른 책임은 본인이 모두 짊어지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청와대와 여권 등으로 관련 수사가 추가 확대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시도로도 보인다. 조 전 장관 변호인단은 17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감찰 무마) 사건은 조 전 장관의 민정수석비서관으로서의 공적인 업무 수행과 관련한 일”이라며 “조 전 장관은 당시 조치에 대한 정무적 최종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밝혔다”고 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는 전날 조 전 장관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해 11시간 동안 조사했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부임 직후인 2017년 8월 뇌물수수 등 비위 의혹과 관련해 민정수석실의 감찰을 받았으나 같은 해 12월 감찰이 갑자기 중단됐다. 조 전 장관은 유 전 부시장 비위 첩보의 근거가 약해 당시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백원우 민정비서관 등과 함께 감찰 중단을 결정했다는 입장이었다. 검찰은 또 지난 13일 유 전 부시장을 기소하면서 “(유 전 부시장의) 비리 혐의 중 상당 부분은 감찰 과정에서 이미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 측이 ‘최종’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검찰의 관련 수사가 자신을 넘어 ‘윗선’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으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조국 ‘靑 감찰 무마’의혹 입 열었다… 檢 “비교적 상세히 진술”

    조국 ‘靑 감찰 무마’의혹 입 열었다… 檢 “비교적 상세히 진술”

    검찰, 11시간 조사… 추후 재소환 하기로 유재수 비위 정황·감찰 중단 배경 조사 백원우·박형철은 “조국 중단 지시” 진술 “묵시적 인정 피하려고 적극 설명했을 것” 靑·檢 수사 결과 인정 놓고 공방 지속될 듯유재수(55·구속기소)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이 16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 재임 당시인 지난 2017년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시킨 총책임자라는 혐의를 받고 있다. 관련 의혹의 윗선을 쫓는 검찰이 퍼즐의 ‘마지막 조각’을 맞추고 있는 셈이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는 이날 오전 10시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 전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이 중단된 과정과 배경 등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은 감찰 무마의 주체가 조 전 장관인지, 혹은 그 ‘윗선’인지, 이 과정에 어떤 인사들이 개입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은 오후 9시 40분쯤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검찰은 향후 조 전 장관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부임 직후인 2017년 8월 비위 의혹과 관련해 민정수석실의 감찰을 받았으나 같은 해 12월 감찰이 갑자기 중단됐다. 이와 관련, 조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유 전 부시장 비위를 고발한 첩보의 근거가 약했으며 직무와는 무관한 프라이버시였다”고 설명했다. 조 전 장관은 당시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백원우 민정비서관 등과 함께 감찰 중단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검찰 조사에서 백 전 비서관과 박 전 비서관 등은 조 전 장관이 “주변에서 전화가 너무 많이 온다”며 감찰 중단을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유 전 부시장이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 천경득 행정관, 김경수 경남지사 등과 함께 금융위 인사를 논의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 전 장관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민정수석실이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사실들을 파악하고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감찰을 중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앞서 지난 13일 유 전 부시장을 기소하면서 “(유 전 부시장의) 비리 혐의 중 상당 부분은 감찰 과정에서 이미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15일 “대화방은 존재하지 않았고 인사를 논의한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검찰이 곧바로 “사실관계를 모르는 일방적 주장”이라고 맞대응하면서 감찰무마 의혹은 검찰과 청와대 간 신경전으로 번졌다. 조 전 수석 등이 유 전 부시장의 비리를 알았지만 제대로 처벌을 하지 않았다면 직무유기, 감찰 중단을 시켰다면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청와대가 검찰 수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양측의 공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동부지검 관계자는 “조 전 장관이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비교적 상세히 진술했다”고 밝혔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진술을 거부하면 자신의 주도로 감찰이 중단됐다는 점을 묵시적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10시간 마라톤회의… 日 수출규제 해제 가시적 결론은 ‘다음으로’

    10시간 마라톤회의… 日 수출규제 해제 가시적 결론은 ‘다음으로’

    24일 한일 정상회담 앞두고 현안 논의 대형회의실에 악수까지 ‘공손해진 日’ 韓 “실효성 있는 수출관리 인식 공유” 日 “대화를 했다는 것이 하나의 진전” 가까운 시일 내 서울서 추가 협의키로 한일 외교장관, 스페인서 10분간 환담 강경화 “수출규제 조속히 철회” 강조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양국 통상당국 국장급 협의가 16일 일본 도쿄에서 열렸다. 일본이 지난 7월 4일 불화수소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에 들어감으로써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해 보복조치를 시작한 지 약 5개월 반 만이다.이날 오전 10시 일본 지요다구 경제산업성 제1특별회의실에서 열린 ‘제7차 한일 수출관리 정책대화’에는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국장과 이다 요이치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을 비롯해 양쪽에서 각각 8명이 참석했다. 양측은 오는 24일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두 나라 간 핵심 현안인 수출규제 문제에서 뚜렷한 진전이 이뤄질까 하는 기대 속에 당초 예정했던 7시간을 넘겨 10시간 이상 논의를 이어 갔으나 가시적인 결론에 다다르지는 못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서울에서 제8차 정책대화를 갖는 등 추가적인 협의를 한다는 선에서 논의를 마무리했다. 이 국장은 “실효성 있는 수출관리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일본과 인식을 공유했으며 양국 수출관리제도 및 운용의 현안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수출관리 정책대화와 의사소통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책대화가 끝난 뒤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상은 “대화를 했다는 것이 하나의 진전”이라며 “앞으로 대화를 거듭해 (규제 완화 재검토 여부 등을)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만남은 지난달 22일 한국 정부가 일본의 수출 규제에 맞서 취한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의 조건부 유예 결정을 계기로 열렸다는 점에서 앞서 7월 12일 같은 경제산업성에서 열렸던 과장급 실무회의에 비해 한층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당시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발효 1주일 만에 열린 과장급 회의 때에는 일본 측이 장소를 일부러 허름한 회의실로 잡고 우리 측 대표단을 굳은 표정으로 앉아서 맞이하는 등 의도적으로 홀대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번 국장급 정책대화는 경제산업상(장관)도 사용하는 대형 회의실에서 열렸고, 일본 대표단이 회의 시작 6분 전에 입장해 서서 한국 대표단을 기다렸다. 한국 수석대표인 이 국장이 회의실에 입장하면서 “굿모닝”이라고 인사하자 이다 부장은 “웰컴”이라고 응대했다. 이날 대화의 초점은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이전 상태로 되돌릴지 여부에 맞춰졌다. 일본 정부는 당초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 대상국)에서 제외한 이유로 ▲한일 정책대화가 일정 기간 열리지 않아 신뢰관계가 훼손된 점 ▲한국 정부의 수출심사·관리 시스템이 취약한 점 ▲재래식 무기에 전용될 수 있는 물자의 수출을 제한하는 ‘캐치올’ 규제가 미비한 점 등 3가지를 들었다. 한국 대표단은 이 가운데 첫 번째 이유는 이날의 정책대화 개최를 통해, 두 번째 이유는 향후 우리 측의 인원 확충 방침 등을 통해 해소됐다고 일본 측에 강조했다. 세 번째인 캐치올 규제와 관련해서는 “한국의 수출통제 제도가 일본은 물론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지만, 필요하면 앞으로 한일 정책대화를 통해 이견을 좁혀 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외교장관 만찬 때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약 10분간 환담을 갖고 이번 한일 정책대화를 계기로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조속히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또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양국 외교당국이 긴밀히 소통하자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유재수 감찰무마’ 조국 검찰 출석

    ‘유재수 감찰무마’ 조국 검찰 출석

    유재수(55·구속기소)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6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 재임 당시인 2017년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시킨 총책임자라는 혐의를 받고 있다. 관련 의혹의 윗선을 쫓는 검찰이 퍼즐의 ‘마지막 조각’을 맞추고 있는 셈이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는 이날 오전 조 전 장관을 비공개로 불러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이 중단된 과정과 배경 등에 대해 물었다. 조 전 장관은 앞서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와 자녀 입시비리 의혹 관련 검찰 조사에선 줄곧 진술거부권을 행사했지만 감찰 무마 의혹에 대해서는 자신의 입장을 적극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부임 직후인 2017년 8월 비위 의혹과 관련해 민정수석실의 감찰을 받았으나 같은 해 12월 감찰이 갑자기 중단됐다. 조 전 장관은 유 전 부시장 비위 첩보의 근거가 약해 당시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백원우 민정비서관 등과 함께 감찰 중단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13일 유 전 부시장을 기소하면서 “(유 전 부시장의) 비리 혐의 중 상당 부분은 감찰 과정에서 이미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 전 장관 등 관련자 진술과 수사 내용 등을 종합해 조만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할지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갈 길 멀지만…한일 “실효성 있는 수출관리 추진 인식 공유”

    갈 길 멀지만…한일 “실효성 있는 수출관리 추진 인식 공유”

    호전된 분위기…원상회복 약속은 못 받아日경제산업상 “대화한 것이 하나의 진전”日대변인 “상대국과 협의할 사안 아냐”日, 강제징용 손배 판결에 잇단 경제보복한일 양국이 16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시작된 상호간 통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가까운 시일 내에 서울에서 8차 회의를 열어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사뭇 호전된 분위기 속에 재개된 회의로 기대를 모았지만 정부가 목표로 했던 일본의 수출규제 원상회복을 약속받지는 못했다. 한일 외교당국과 통상당국이 잇달아 회동하면서 현안 해결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로 만큼 이달 말 한일 정상회의에서 소기의 성과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일본 도쿄 경제산업성에서 열린 ‘제7차 한일 수출관리 정책 대화’ 종료 후 발표문을 통해 “양측은 현재 국제적 안보환경 하에서 앞으로도 각각 책임과 재량 하에 실효성 있는 수출관리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측은 양국 수출관리제도와 운용에 대해 다양한 개선상황을 업데이트하는 것을 포함해 앞으로도 현안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수출관리 정책대화와 의사소통을 계속해 나갈 것을 합의했다”고 전했다.산업부는 또 “양국은 수출관리제도 운용에 대해서 전문적 관점에서 상호 이해를 촉진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제8차 수출관리 정책대화를 가까운 시일 내에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오전 10시 시작한 회의는 오후 5시로 예정된 시간을 3시간 이상 넘긴 오후 8시 15분쯤 끝났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 측에서 이호현 산업부 무역정책국장, 일본 측에서 이다 요이치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8명씩 참석했다. 이번 정책대화는 비교적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지난 7월 12일 상대국에 대한 통상 회의 예의에서 어긋나는 창고처럼 보이는 작은 회의실에서 열린 실무급 회의와 달리 경산성 장관 주재 회의 때도 사용되는 정상적인 회의실에서 회의가 열렸고 생수와 커피 등도 준비해놓았다.일본 측 대표단은 회의 시작 6분 전에 입장해 서서 한국 측 대표단을 기다렸고, 수석대표인 이다 부장은 잠시 회의실 밖에 서 있다가 한국 대표단 입장 직전 회의실로 돌아와 이들을 맞이했다. 한국 정부는 정책대화를 통해 일본의 오해를 풀고 최종적으로는 대한국 수출규제를 철회해 규제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일본은 언제 대한국 수출규제를 해제하고 한국을 수출절차 우대국인 백색국가 명단(화이트리스트)으로 복귀시킬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실제 산업부가 회의 종료 후 내놓은 보도자료에도 일본이 수출규제와 관련해 어떤 조치를 취하기로 했는지에 관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비록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진 못했지만, 2016년 6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재개된 7차 정책대화를 시작으로 전략물자 수출입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일 통상당국 간 소통은 계속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양국은 이날 회의에서 민감기술 통제 관련 현황과 도전, 양국 수출관리제도 및 운영, 향후 추진계획 등을 의제로 논의했다. 다만 수출 규제 이전으로 가는 길을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회의 당일 오전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국 측의 수출규제 철회 요구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을 묻자 “애초에 상대국과 협의해서 결정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정책대화가 일본의 조치를 철회하기 위한 자리가 아님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다만 가지야마 히로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이날 도쿄에서 열린 한일 수출관리 정책대화 종료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화를 한 것이 하나의 진전”이라면서 “앞으로 대화를 거듭해 (규제 완화 재검토 등을) 판단하겠다”고 말했다.당장 어떤 결론을 도출한다기보다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대화가 단절되다시피 했던 한일 통상당국이 다시 한자리에 앉아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가지야마 경산상은 이번 대화를 계기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완화하는 문제에 대한 진전이 있는지를 평가해 달라는 물음에는 “3년 6개월 만의 정책대화에서 상호 (수출관리) 체제를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출관리 체제에 대한 한국 측 설명에 만족하는지에 대해선 “아직 각각의 체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가지야마 경산상은 대화하는 것 외에 구체적 진전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면서 “대화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있고, 대화를 거듭하는 것은 판단의 재료가 된다”고 주장했다.앞서 일본은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나오자 이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조치로 지난 7월 4일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을 겨냥해 수출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감행했다. 이어 8월 2일에는 수출 절차 간소화 등 수출 우대혜택을 주는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대상국에서 한국을 제외시키는 2차 경제보복 단행을 발표했다. 이후 한국도 일본을 백색국가 대상에서 제외했다. 일본은 이러한 대한국 수출규제를 취한 이유로 양국 간 정책대화가 일정 기간 열리지 않아 신뢰 관계가 훼손된 점, 재래식 무기에 전용될 수 있는 물자의 수출을 제한하는 ‘캐치올’ 규제가 미비한 점, 수출심사·관리 인원 등 체제의 취약성 등 3가지를 들었다. 한국은 일본이 제기한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수출규제를 예고한 7월 1일부터 꾸준히 한일 간 대화를 요구했지만, 일본 측은 거부하거나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정책대화를 위한 두차례 준비회의를 제외하고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양국 통상당국이 만난 것은 7월 12일 개최된 한일 과장급 협의(일본은 ‘설명회’라고 주장)와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일본을 제소하면서 무역분쟁의 첫 번째 절차로 진행된 1, 2차 한일 양자협의가 전부였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창고’서 물 한 잔 없이 냉대한 日…이번엔 공손히 맞았다

    ‘창고’서 물 한 잔 없이 냉대한 日…이번엔 공손히 맞았다

    日, 회의 시작 6분 전에 입장해 서서 기다려지난 7월 회의 땐 앉은 자세로 맞아 논란입장 변화는 없어…성과 이르다는 전망도 한일 수출규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양국 국장급 정책대화가 15일 일본 도쿄에 있는 경제산업성에서 비교적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열렸다. 일본 측이 물 한 잔 준비하지 않고 ‘창고’ 같은 곳에서 열었던 지난 7월 회의와 비교하면 ‘상전벽해’라고 할 정도로 분위기가 달라진 것으로 알려져 관계개선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경산성 본관 17층 제1특별회의실에서 시작된 ‘제7차 한일 수출관리 정책대화’에는 한국 측에서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국장 등 8명, 일본 측에선 이다 요이치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 등 8명이 참석했다. 이번 국장급 정책대화는 경산성 장관 주재 회의에 사용하는 정상적인 회의실에서 열렸다. 특히 일본 측은 지난 7월 실무회의 때와 달리 생수와 커피 등을 준비해 달라진 확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일본 대표단은 회의 시작 6분 전에 입장해 서서 한국 대표단을 기다렸다. 수석대표인 이다 부장은 잠시 회의실 밖에 서 있다가 한측 대표단 입장 직전 회의실로 돌아와 한국 측을 맞았다.한일 수석 대표는 회의장 입구에서 가볍게 웃으며 악수했다. 양측은 “굿모닝”이라는 짧은 인사도 주고받았다. 특히 일본 대표단은 한국 대표단이 회의장에 착석한 이후 자리에 앉는 등 시종일관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 이는 7월 회의 때와 180도 달라진 태도다. 지난 7월 과장급 실무회의 때 일본 실무진은 한국 측이 입장할 때 무례하다 싶을 정도로 좌석에 앉은 상태로 대기했고 한국 대표단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또 악수나 인사가 전혀 없었고 회의 과정엔 경직된 표정으로 한국 측을 응시하기만 했다. 장소는 회의실이라는 설명이 무색하게 창고 같은 곳이었다. 다만 양국의 견해차가 여전히 커 협상 결과를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 정부는 이번 정책대화에서 일본이 취한 수출규제 철회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일본은 수출규제의 수정은 자국이 결정할 문제이며 한국과 협의할 의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오늘) 정책대화의 결과는 예단할 수 없지만, 이전부터 말씀드린 대로 수출관리는 국제적 책무로서 적절히 시행한다는 관점에서 우리나라로서는 국내 기업과 수출 상대국의 수출관리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운용한다는 방침”이라며 “애초에 상대국과 협의해서 결정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사 뒤 한일 대표단은 다소 경직된 표정으로 상대를 마주했고 미소 짓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전략물자 수출통제 관련 협의를 위한 국장급 정책대화는 2016년 6월 마지막으로 열린 뒤 중단됐다가 지난 7월 초부터 불거진 한일 수출규제 갈등 해법 모색을 위해 3년 반 만에 재개됐다. 일본이 지난 7월 4일 단행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규제 직후인 같은 달 12일 경산성에서 열린 한일 통상당국 간 과장급 실무회의는 창고처럼 보이는 작은 회의실에서 열렸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뇌물 수수 유재수 자리에 부산시 또 낙하산 임명

    뇌물 수수 유재수 자리에 부산시 또 낙하산 임명

    ‘공무원 비리 종합세트’로 불리며 뇌물 수수 혐의때문에 물러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후임에 또다시 여당 수석전문위원이 낙점돼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시는 20일 발표할 정기 인사에서 신임 경제부시장에 박성훈(48)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원회 핵심보직인 금융정책국장 시절 뇌물 수수로 청와대 감찰을 받았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감찰이 중단됐다. 이어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은 채 공무원직을 사임하고 여당 수석전문위원으로 영전했다. 유 전 부시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수행비서 출신으로 감찰 무마를 위해 여권 친노 세력에게 청탁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부산과 아무런 연고가 없는 유 전 부시장과 달리 박 전문위원은 1971년 부산 출생으로 부산 동성고를 졸업했다. 1993년 행정고시(37회)에 합격, 기획예산처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2001년에는 사법고시(43회)에도 합격했으며, 이후 대통령실 기획비서관실 행정관(2011∼2012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과 세제실(2013∼2114년), 대통령 경제금융비서관실(2015년) 등지를 거쳤다.박 전문위원의 부산시 경제부시장 부임은 사실상 확정 상태로 알려졌다. 비록 부산 출산이긴 하지만 유 전 부시장처럼 공직생활 대부분을 중앙부처에서 했으므에 상대적으로 부산 사정에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청와대는 15일 “검찰은 공보자료를 통해 유재수의 비리 혐의 중 상당 부분은 청와대 감찰 과정에서 확인됐거나 확인이 가능했다고 밝혔다”며 “비리 혐의 중 상당 부분이 확인됐다는 뜻인지 아니면 비리 혐의 중 일부분이 확인됐고 상당 부분이 확인이 가능했다는 뜻인지 알 수 없다”며 검찰의 수사에 대해 비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청와대가) 사건 당사자(청와대 연루자)들의 일방적 주장을 발표한 것에 불과하다”며 재반박에 나섰다. 이어 청와대가 수사 내용을 전혀 모르고 일방적 주장을 했다고 맞받았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원회에 근무하던 2016년쯤 금융 업계 관계자로부터 오피스텔을 무상 제공받고, 강남 아파트 구입을 위해 2억 5000만원을 빌려 1000만원을 갚지 않는 등 수천만원 어치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자녀의 유학자금 등을 충당하기 위해 뇌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총책임자 조국, 검찰 소환 임박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총책임자 조국, 검찰 소환 임박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이 석연치 않게 중단됐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소환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동부지검 형사6부(이정섭 부장검사)는 12일 조 전 장관 소환조사 시점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유재수 의혹’ 관련 조사가 당시 감찰의 총책임자인 조 전 장관만을 남겨둔 상황이어서 그의 소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다른 관련 인물들에 대한 1차 조사를 어느 정도 마친 상황이다. 이인걸 전 특별감찰반장,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 당시 감찰 관계자들 대다수가 이미 조사를 받았다. 또 감찰이 중단된 직후 유 전 부시장의 잇따른 영전 의혹과 관련해서도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전 금융위 부위원장)이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검찰은 또 유 전 부시장과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서 금융위 고위급 인사를 논의한 정황이 포착된 김경수 경남지사,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천경득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도 불러 유 전 부시장의 감찰을 중단하는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조사했다. 아울러 유 전 부시장이 감찰받을 당시 여권의 유력 인사들에게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한 정황 또한 드러났다. 백원우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유 전 부시장의 ‘감찰을 중단해달라는 외부 요청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감찰 중단을 결정한 책임자로 조 전 장관을 지목했다. 검찰은 조 장관의 소환 일정이 조율되면 그를 불러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중단 배경 등을 조사한 뒤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할지 판단할 계획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조국 진술거부권 또 행사할까?…서울대 로스쿨 강의신청

    조국 진술거부권 또 행사할까?…서울대 로스쿨 강의신청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내년 1학기 ‘형사판례 특수연구’ 강의를 개설하겠다고 신청했다. 조 전 장관은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 10월 14일 서울대에 복직했으나 올해 2학기에는 강의를 하지 않았다. 팩스로 서울대 복직 신청을 한 조 전 장관은 강의 개설 신청은 이메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판례 특수연구’ 수업은 로스쿨 학생을 대상으로 한 3학점 강의로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수강 인원은 30명이다. 한편 오는 15일이 구속만기일인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리 은폐 및 구명 의혹 사건에 대한 조사를 위해 조 전 장관을 검찰이 조만간 소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유 전 부시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수행비서로 일했던 행정고시 출신 고위공무원이다. 금융위원회의 핵심 보직인 금융정책국장 재직 시절 뇌물 수수 의혹이 터졌으나, 청와대에서 사찰을 중단했다. 이어 유 전 부시장은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사표를 낸 뒤 오히려 더불어민주당 전문위원을 거쳐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영전을 거듭했다. 조 전 장관은 그동안 딸의 의학전문대학원 합격을 위한 표창장 위조나 사모펀드 투자 등에 대해서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감찰 중단 사건에 대해서는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등이 조 전 장관이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받을 수 있는 유 전 부시장 비리에 대한 감찰 중단 지시는 조 전 장관이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혐의를 소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모호한 법규정이 ‘소극 행정’ 부추긴다

    [관가, 접시를 깨라!] <하> 적극행정 사후 처벌 전전긍긍 농부 A씨는 2016년 3월 축사를 짓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에 신고를 했다. 하지만 담당 공무원이 건축법을 잘못 적용해 건축 허가가 나지 않았다. A씨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법원에서 “축사 건축과 관련한 규제 완화 취지를 고려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건축 허가를 거부할 수 없다”는 판결을 받기까지 2년 이상 축사를 짓지 못했다. A씨의 경우 관련 서류를 구비하면 바로 축사 건축 허가를 해 주는 사안인데도 담당 공무원이 소극적으로 법규를 적용해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건축법은 2017년 다시 개정돼 이제는 담당 공무원이 법령에 정해진 내용에 따라 관계 행정기관의 장과 미리 협의를 해야 한다. 1년 만에 또다시 법이 바뀌니 일선 공무원들이 법 적용에 애로를 겪을 수밖에 없다. B회사는 2000년 12월 개발행위 허가를 지자체에 신청했으나 업무 처리 도중 관련 법령이 개정됐다. 새로운 법령을 적용하는 게 타당한지와 관련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받기까지 5년간 해당 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지 못했다. 이는 기업활동과 관련된 수백 개 관련 법령의 인허가·과징금 규정이 서로 달라 불필요한 혼란이 초래되고 행정소송으로 이어진 경우다. 공무원들의 소극적 ‘방어행정’은 국민생활과 기업활동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환경·국토·복지 등 행정법의 적용 및 집행 원칙이나 입법 기준이 되는 ‘기본법’이 없기 때문이다. 명문화된 법집행 원칙이나 기준이 없다 보니 각 행정기관은 자의적인 법집행으로 법치행정에 역행하게 된다. 특히 일선 공무원들이 모호한 법규정을 소극적으로 적용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국민들만 불편을 겪게 된다. 박영원 국회입법조사처 행정안전팀장은 9일 “영미법은 ‘무엇을 할 수 없다’고 돼 있는 반면 우리나라 법령은 ‘무엇 등은 할 수 있다’고 ‘등’이 들어가 너무 포괄적이라 나중에 문책을 받을까 봐 소극적으로 임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중권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집행을 하는데 매뉴얼에 해당되는 법이 없는 상황에서 공무원들의 소극적인 행태만을 탓할 수는 없는 만큼 법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며 “독일은 1976년 행정작용 전반의 매뉴얼을 규정한 행정절차법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공무원들은 법령에 따라 움직인다. 법적으로 모호한 상황에 처하면 일단 자세를 낮추기 마련이다. 적극행정을 하다가 사소한 위반을 해도 면책해 주는 적극행정면책제도가 있지만 공무원들은 “지금 적극행정에 앞장선 공로로 상을 받더라도 나중에 정권이 바뀌면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불안한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C부처 과장급 공무원은 “면책제도가 있어도 나중에 감사원 감사를 받을 때 업무를 추진한 국·과장은 이미 부처 및 부서를 떠나고 담당자만 남아 책임을 뒤집어쓰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담당자 입장에서 몸을 사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적극행정에 대한 내용을 담은 ‘적극행정 운영규정’을 대통령령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이를 대통령령으로 한 것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대통령령인 적극행정 운영규정의 모법(母法)이 없기 때문이다. 즉 나무의 기둥(법률)은 없고 줄기(대통령령)만 있는 꼴이다. 법에서 위임하지 않은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시행하는 것은 법치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적극행정이 국민에게 끼치는 영향이 큰 것을 고려하면 법률상 근거를 확보하는 것이 법치행정의 원리에 부합한다”며 “특히 적극행정 제도의 핵심은 적극행정을 한 공무원에 대한 징계 책임의 면제인데 이 부분이 감사원법에 규정돼 있는 것도 법적으로 ‘정합성’(논리적 모순이 없는)이 떨어지는 만큼 이를 포함한 포괄적인 적극행정 관련 법률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영수 법제처 법제정책국장은 “공무원 징계를 다룬 공무원징계령도 대통령령”이라며 “적극행정 관련 면책 부분 등을 대통령령으로 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그러나 법률에 근거를 마련해 적극행정의 위상을 높이고, 법령을 보다 명확하게 해 공무원들이 더 적극행정에 임하도록 ‘행정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애매한 규정으로 공무원들 법적용에 우왕좌왕

    농부 A씨는 2016년 3월 축사를 짓기 위해 지방자지단체에 신고를 했다. 하지만 담당 공무원이 건축법을 잘못 적용해 건축 허가가 나지 않았다. A씨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법원에서 “축사 건축과 관련한 규제 완화 취지를 고려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건축 허가를 거부할 수 없다”는 판결을 받기까지 2년 이상 축사를 짓지 못했다. A씨의 경우 관련 서류를 구비하면 바로 축사 건축 허가를 해주는 사안인데도 담당 공무원이 소극적으로 법규를 적용해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건축법은 2017년 다시 개정돼 이제는 담당 공무원이 법령에 정해진 내용에 따라 관계 행정기관의 장과 미리 협의를 해야 한다. 1년 만에 또다시 법이 바뀌니 일선 공무원들이 법 적용에 애로를 겪을 수 밖에 없다. B회사는 2000년 12월 개발행위허가를 지자체에 신청했으나 업무 처리 도중 관련 법령이 개정됐다. 새로운 법령을 적용하는게 타당한지에 관련된 대법원 최종 판결을 받기까지 5년간 해당 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지 못했다. 이는 기업활동과 관련된 수백개 관련 법령의 인허가·과징금 규정이 서로 달라 불필요한 혼란이 초래되고 행정소송으로 이어진 경우다. 공무원들의 소극적 ‘방어행정’은 국민생활과 기업활동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환경·국토·복지 등 행정법의 적용 및 집행 원칙이나 입법 기준이 되는 ‘기본법’이 없기 때문이다. 명문화된 법집행 원칙이나 기준이 없다보니 각 행정기관은 자의적인 법집행으로 법치행정에 역행하게 된다. 특히 일선 공무원들이 모호한 법규정을 소극적으로 적용하다보니 결과적으로 국민들만 불편을 겪게 된다. 박영원 국회입법조사처 행정안전팀장은 9일 “영미법은 ‘무엇을 할 수 없다’고 돼있는 반면 우리나라 법령은 ‘무엇 등은 할 수 있다’고 ‘등’이 들어가 너무 포괄적이라 나중에 문책을 받을까봐 소극적으로 임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중권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집행을 하는데 매뉴얼에 해당되는 법이 없는 상황에서 공무원들의 소극적인 행태만을 탓할 수는 없는 만큼 법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면서 “독일은 1976년 행정작용 전반의 매뉴얼을 규정한 행정절차법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공무원들은 법령에 따라 움직인다. 법적으로 모호한 상황에 처하면 일단 자세를 낮추기 마련이다. 적극행정을 하다가 사소한 위반을 해도 면책해주는 적극행정면책제도가 있지만 공무원들은 “지금 적극행정에 앞장 선 공로로 상을 받더라도 나중에 정권이 바뀌면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불안한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C부처 과장급 공무원은 “면책제도가 있어도 나중에 감사원 감사를 받을 때 업무를 추진한 국·과장은 이미 부처및 부서를 떠나고 담당자만 남아 책임을 뒤짚어쓰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담당자 입장에서 몸을 사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적극행정에 대한 내용을 담은 ‘적극행정 운영규정’을 대통령령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이를 대통령으로 한 것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대통령령인 적극행정 운영규정의 모법(母法)이 없기 때문이다. 즉 나무의 기둥(법률)은 없고 줄기(대통령령)만 있는 꼴이다. 법에서 위임하지 않은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시행하는 것은 법치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적극행정이 국민에 끼치는 영향이 큰 것을 고려하면 법률상 근거를 확보하는 것이 법치행정의 원리에 부합한다”며 “특히 적극행정 제도의 핵심은 적극행정을 한 공무원에 대한 징계책임의 면제인만큼 이 부분이 감사원법에 규정돼 있는 것도 법적으로 ‘정합성’(논리적 모순이 없는)이 떨어지는 만큼 이를 포함한 포괄적인 적극행정 관련 법률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영수 법제처 법제정책국장은 “공무원 징계를 다룬 공무원징계령도 대통령령”이라며 “적극행정 관련 면책 부분 등을 대통령령으로 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그러나 법률에 근거를 마련해 적극행정의 위상을 높이고, 법령을 보다 명확하게 해 공무원들이 더 적극행정에 임하도록 ‘행정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文정부 위탁 노동자 정규직화 포기”… 공공서비스 질 나빠져요

    “文정부 위탁 노동자 정규직화 포기”… 공공서비스 질 나빠져요

    정부가 지난 5일 민간위탁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을 위한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자 노동계가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사실상 현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을 포기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는 것이었다. 노무비 전용계좌 신설 등 그간 노동계가 주장해 온 내용이 담겼는데도 이 가이드라인은 왜 외면받았을까. ●공공서비스 질 어떻게 올릴 것인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가이드라인을 ‘정규직화 포기 선언’으로 규정한 것은 민간위탁 부분의 정규직 전환(직영화)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직영화 회피를 합리화하는 용도로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가이드라인은 위탁기관이 수탁기관을 정할 때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관련 확약서’를 제출받고, 만약 수탁기관이 확약서를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했다. 확약서에 따라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사전 승인 없이 재위탁에 나서고,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령을 준수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게 된다. 또 계약서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을 유지한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수탁업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탁 기간이 끝날 때까지 근로계약을 유지해야 한다. 10명 이내의 내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간위탁 관리위원회’를 설치해 민간위탁 노동자의 노동조건 전반을 관리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위탁 노동자의 정규직화에 대한 방향 제시와 상세 방침은 이 가이드라인에서 빠졌다. 우문숙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8일 “중앙정부가 중심을 잡고 직영화에 대한 명확한 방향 제시를 해야 하며, 이를 통해 국민에게 전달되는 공공서비스의 질을 어떻게 향상시킬지 등 핵심 가치를 담아야 하는데, 이런 내용은 온데간데없다”고 지적했다. 민간위탁 노동자를 비롯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은 현 정부의 대표적인 고용 정책이다.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한 이후 정부는 같은 해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단계적 추진에 들어갔다.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등 1단계 기관 기간제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은 거의 완료됐고, 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 등 2단계 기관과 3단계 민간위탁은 현재도 전환을 추진 중이다. 다만 정부는 민간위탁의 경우 개별 기관이 직접 민간위탁 사무의 타당성을 점검해 직접 고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즉 개별 기관이 알아서 판단하라는 것인데, 중앙정부가 컨트롤하지 않다 보니 위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속도가 더디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최근 중앙행정기관·공공기관 등 1099개 기관을 대상으로 정보공개 청구를 해 민간위탁 사무 직영 전환 여부를 살펴본 결과 2010년 1월 1일부터 올 5월까지 민간에 위탁했던 사무를 직영으로 전환한 사례가 있다고 응답한 기관은 76개에 불과했다. 전환한 민간위탁 사무는 216건, 민간의 수탁기업 소속이었다가 직영, 공공기업 등의 공공단체로 소속이 전환된 노동자는 2415명이다.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민간위탁 사무는 모두 1만 99개로, 이 중 216개가 직영으로 전환됐으니 여전히 9000개 이상의 사무가 민간위탁되고 있다는 의미다. 민간위탁은 지자체 공공기관의 사무 일부를 민간 영리 기업에 맡기는 것으로, 작은 정부를 주창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의 산물이다. 고용부가 지난해 7~11월 실태 조사한 결과를 보면 공공기관의 민간위탁 업무는 모두 1만 99개로, 예산 규모는 7조 9613억원에 달한다. 수탁 업체는 2만 2743곳이고 소속 노동자는 19만 5736명이다. 민간의 ‘작은 정부’라고 불릴 정도로 규모가 크고 맡은 업무도 방대하지만 그간 종사자의 고용 안정, 처우 개선에 대한 관심은 낮았다.●민간사업자, 공공성보다 수익성 초점 이런 이유로 위탁 노동자는 근로조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하고 고용 불안, 임금 체납 등에 시달려 왔다. 민간위탁 제도는 공공부문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외주화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돼 왔다. 수탁 업체가 이윤을 과도하게 추구하려고 횡령 등 비리를 저지른 사례도 적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민간위탁의 고질적 문제가 결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공공서비스 질의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게 세월호 사건이다. 국가 사무인 선박 검사를 위탁받은 민간기관의 부실한 업무 수행이 세월호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감사원은 2015년 ‘국가 사무의 민간위탁 업무 관리 실태’ 감사 결과에서 국가는 사무를 민간 업체에 무분별하게 위탁하고, 민간은 국가에 유착해 이권을 따내며 위험과 부담, 피해는 국민에게 전가되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번 민간위탁된 업무에는 정부가 더는 관심을 두지 않아 시간이 흐르면 해당 부분에 대한 정부의 역량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한국행정연구원은 2016년에 발표한 ‘민간위탁 제도의 운영 효율화 방안’ 보고서에서 “민간위탁 사무는 원래 공공부문에서 수행하던 업무이기 때문에 보편적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져야 하는데도 이익을 추구하는 민간사업자는 공공성보다는 수익성이나 업무 처리의 용이성 등의 가치를 더 중시하는 경향이 많다”고 진단했다. 복지 분야에서도 영리 목적의 소규모 개인 시설을 중심으로 장기요양기관이 설치되면서 시설 난립과 과당 경쟁에 따른 서비스 질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 ●같은 업무 다른 구역 임금 달라지기도 민간위탁 노동자들의 생존도 위협받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경남 창원시가 위탁한 청소업체의 환경미화원 A(59)씨가 이른 새벽 혼자서 생활폐기물을 수거하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고용부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산재를 당한 환경미화원이 1822명에 달한다. 사망자는 18명으로, 이 중 수탁업체 소속 환경미화원이 16명, 지자체 직영 환경미화원이 2명이다. 같은 자치단체에서 구역만 달리해 같은 업무를 하는데도 위탁 노동자와 직영 노동자는 임금이 다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생활폐기물 업무 민간위탁 노동자의 평균임금은 312만 1000원으로, 정규직 노동자 임금(358만 8000원)의 87% 수준이다. 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정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요양기관 720곳을 실태 조사한 결과 77.4%인 557곳이 법이 규정한 대로 인건비를 주지 않았다. 위탁기관과 수탁업체가 계약을 체결할 때 예정 가격보다 낮은 금액으로 계약을 맺으면 수탁업체가 인건비부터 삭감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무분별한 민간위탁 관행으로 배를 불리는 쪽은 수탁업체와 공무원들이다. 2014년 경기 파주시 시설관리공단 소속 운전기사와 미화원 등을 민간위탁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파주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 민원인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경기 남양주시의 K업체는 2013년 8월부터 2018년 7월까지 가족을 포함한 허위 미화원을 등록시키고 임금을 지급받은 것처럼 꾸며 인건비 5억원을 횡령했다. 2017년 서울 강남구의 음식물통 세척업체는 직접 노무비를 전액 지급한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누락해 1인당 연간 700만원 이상의 노무비를 갈취했다. 비리는 혈세 낭비로 이어진다. 이번에 발표한 가이드라인에서 고용부는 비리 근절 방안도 제시했으나 가이드라인은 법적인 효력이나 강제력이 보장되지 않아 민간위탁 문제를 정비할 수 있는 규제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 정책국장은 “지자체를 중심으로 이런 부정·비리가 심화해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구조화돼 있다”면서 “직영화로 투명하게 경영해야 비리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노동자들의 처우가 개선된다. 민간위탁을 직영화하더라도 공무원을 고용하는 게 아니라 공무직이라는 무기계약직을 고용하는 것이므로 (인건비 등) 비용이 더 들어가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고용부 관계자는 이번 가이드라인 발표가 사실상 정규직 전환 포기 선언이라는 일부 해석에 대해 “민간위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기본 원칙은 변함이 없다”며 “민간위탁 중에서도 사회적 논란이 있는 사무는 현재 심층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선 민간위탁 종사자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을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한국당, 조국·백원우·송병기 등 10명 고발…공세 고삐

    한국당, 조국·백원우·송병기 등 10명 고발…공세 고삐

    송철호 울산시장·오거돈 부산시장도 고발 대상 자유한국당이 5일 청와대의 ‘하명수사’ 및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한국당 ‘친문(친문재인) 게이트 진상조사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이들 의혹에 연루된 친문·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한다고 진상조사위원장을 맡은 곽상도 의원이 밝혔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는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조국 전 장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이광철 민정비서관 등 청와대 인사들이 고발 대상에 올랐다. 송철호 현 울산시장과 첫 제보자로 알려진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도 포함됐다. 이들에 대해 곽상도 의원은 “캠프 핵심 참모로 참여해 상대 후보자의 범죄 비리 첩보를 검찰에 넘기고 경찰 수사에 적극 참여해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게 했다”면서 “선거 이후 한 분은 시장이 되고, 한 분은 조례를 새로 만들어 자격 없는 분을 부시장에 영입하는 등 대가 관계까지 챙겼다”고 설명했다. 경남 지역 지방선거에 수사로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당시 경남지방경찰청장)과 서울 서초구청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병기 경찰청 대테러대응과장(당시 서울 방배경찰서장)도 고발하기로 했다. 곽상도 의원은 “이용표 서울경찰청장과 김병기 과장은 (서초구청의) 압수수색 등 행태가 울산에서 한 것과 다를 게 없지만 유일한 차이는 청와대의 ‘하명’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라면서 “하명에 의한 수사였다는 게 드러나면 황운하 청장과 마찬가지로 선거법 위반,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은 이미 한국당이 고발한 상태다. 한국당은 유재수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서는 오거든 부산시장과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을 고발할 방침이다. 곽상도 의원은 “오거돈 시장은 유재수 전 부시장이 검찰 수사 중이기 때문에 인사 규정에 따라 징계 절차에 착수하게 돼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징계 절차를 개시하지 않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종구 전 위원장에 대해서는 “백원우 전 비서관으로부터 (유재수 당시 금융정책국장) 감찰 결과를 통보받은 이후 어떻게 인사조치할 것인지 서로 상의까지 하면서 석 달을 끌었다”면서 “마찬가지로 징계 절차에 착수하지 않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권력형 선거 조작 게이트의 실체가 점점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제보 받았다는) SNS 내용을 밝혀야 한다”면서 “내가 듣기로 황운하 청장 부임 직후 청와대 하명수사를 하려 한다는 기미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것도 청와대가 밝힌 경찰청으로부터 울산청에 지시가 하달된 2017년 12월 28일보다 이전에 이뤄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檢, 靑과 일전 불사 의지… ‘알짜 증거’ 비서실에 있다고 판단한 듯

    檢, 靑과 일전 불사 의지… ‘알짜 증거’ 비서실에 있다고 판단한 듯

    반부패실·특감반 우선 조사 예상 깨 유재수 감찰자료·보고문건 등 확보한 듯 靑 겨냥한 ‘투트랙 수사’ 급물살 전망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 수사 의혹 등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를 투트랙으로 이어 가고 있는 검찰이 4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윗선’을 밝히는 데 더욱 주력하는 모양새다. 두 사건 모두 민정수석실 아래 민정비서관실과 반부패비서관실 특별감찰반의 역할 등을 밝히는 게 우선 관건인 것으로 여겨지는데, 검찰은 이날 이들을 총괄하는 민정수석실을 가장 먼저 찾았다. 검찰은 애초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함께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도 압수수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종로구 효자로에 위치한 이곳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진행한 반부패비서관실과 특별감찰반 사무실이 소재해 있다. 김 전 시장에 대한 하명 수사 의혹과 관련,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의 지휘를 받은 민정비서관실 산하 특별감찰반, 이른바 ‘별동팀’도 이 건물 3층 사무실을 썼다. 두 사건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의 공통적인 업무 장소였던 만큼 창성동 별관에 대한 압수수색은 기정사실로 여겨졌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청와대 법무비서관실 행정관이 압수수색에 나설 검사와 수사관들을 맞이하고 절차를 협의하기 위해 창성동 별관 앞에 나와 있었다. 이 건물 경비원도 “오늘 중 검찰이 온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서울동부지검을 출발한 검찰 차량은 창성동 별관 대신 곧장 청와대로 향했다. ‘알짜배기’ 증거는 청와대 비서실에 보관돼 있다고 검찰이 판단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미 한두 차례씩 불러 조사를 한 특감반원이나 비서관들을 넘어 민정수석을 지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윗선’의 역할을 들여다볼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도 풀이된다. 특감반은 2017년 8월 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이었던 유 전 시장에 대한 비위 첩보를 입수한 뒤 김태우 전 수사관을 비롯한 3명의 검찰 출신 특감반원을 감찰에 투입했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 청와대 윗선 지시로 감찰이 중단됐다. 그로부터 1년 뒤인 지난해 12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과 전산팀이 창성동 별관에 들이닥쳐 특감반원들의 PC를 몽땅 들고 갔다고 김 전 수사관은 주장했다. 컴퓨터 안에는 디지털포렌식으로 복원한 유 전 부시장의 텔레그램 대화록 등 다수의 감찰 증거가 들어 있었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유 전 시장 관련 감찰 정보를 확인하기 위한 자료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임의제출 방식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청와대가 형사소송법에 따라 군사상 비밀을 요구하는 장소여서 책임자의 승낙을 받은 뒤 필요한 자료를 요구해 제출받는 방식으로 자료를 확보했다. 한편 검찰이 오전 11시 30분쯤부터 압수수색에 들어간 뒤 이날 낮 12시쯤 서울동부지검은 검찰이 대통령비서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형사사건 공개금지에 관한 규정 별지 제2호 서식 중 ‘국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는 중요사건의 수사 착수 사실 등의 공보자료”라는 안내와 함께였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법무부 훈령에 따라 기자와 개별 검사들의 사건 관련 접촉이 원천 차단됐고 구두브리핑 등의 공개 방식도 최소화됐다.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2일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정보를 얼마나 공개해야 할지 형사사건 공개 관련 심의위원회를 열었지만 수사 상황은 이번에 처음 공개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지식재산 전략 이젠 필수… 장롱 특허 아닌 강한 특허 생산해야”

    “지식재산 전략 이젠 필수… 장롱 특허 아닌 강한 특허 생산해야”

    “지식재산권 분쟁에 휘말리면 대응하기엔 이미 늦은 겁니다. 더욱이 규모가 작고 전담인력조차 없는 중소기업이 특허 침해소송을 당하면 견뎌 낼 수가 없어요. 심하면 기업이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김태만 한국특허전략개발원장은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식재산(IP) 전략’은 더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닌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전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식의 전환도 당부했다. 연구개발(R&D) 결과물을 사후 권리화(IP)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식재산 창출 가능성을 사전 평가한 뒤 개발(IP R&D)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사후 특허를 출원하는 방식(R&D IP)은 부실 특허, 장롱 특허를 양산하는 원인이 된다”면서 “시장에서 먹히는 강한 특허를 생산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의 질적 관리가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특허전략개발원(전략원)의 역할은. “기업은 지식재산권과 관련해 다양한 위험에 노출돼 있다. 사업이 확장돼 매출이 증가하면 경쟁기업이나 일명 특허괴물(NPE)로부터 로열티 징수 등을 위한 분쟁에 휘말린다. 또 제품이 시장에서 히트하면 제품을 베끼는 일이 발생해 재정적 위기를 맞게 된다. 전략원은 기업이 지재권 분쟁을 피할 수 있도록 문제의 특허를 찾아내 무효화 가능성을 차단하고, 회피기술 개발과 공백 분야 보완 등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밑그림을 그려 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연구개발 전 과정에 지식재산 정보인 특허전략을 제공하면 중소·중견기업 및 대학·공공(연) 등 연구 주체들의 특허전략을 활용해 지식재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그동안의 성과는. “올해 중소·중견기업 대상 IP R&D 지원을 통해 총 264과제, 328개 기업에 특허전략을 제공했다. 그동안 지원한 기업이 2000여개에 달한다. 중소기업은 자금 여력이나 전담인력 역량 등이 부족해 정부 지원(70%)이 불가피하다.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라면 특허전략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예산만 지원하는 정부사업과 달리 특허전략은 전담 PM(Project Manager)이 전 프로젝트 및 품질까지 관리하기에 기업에 필요한 맞춤형 지원이 가능하다. 자부담(30%)이 있어 안 해 본 기업은 있지만 한 번만 한 기업은 없을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많은 기업에 혜택이 가도록 지원 가능 횟수를 5회로 제한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해 달라. “스포츠 및 아웃도어의 기능성 섬유를 개발·생산하는 국내 B사는 IP R&D 지원 사업을 통해 해외 기업의 핵심 특허에 대한 대응책을 검토한 뒤 소재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착용 환경 및 용도에 따라 보온·발열·냉감 등 다양한 기능을 갖는 섬유를 개발했다. 예상대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해외 유명 브랜드로부터 특허소송이 들어왔지만 2014년 최종 승소했다. 이후 나이키·아디다스 등 글로벌 기업과 로열티 계약 및 수출을 하며 해외 진출에 성공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B사는 경쟁사의 체열 반사 소재가 반복 세탁 시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내구성이 우수한 알루미늄을 원단에 프린팅하는 기술을 적용해 차별화할 수 있었다. 기존 제품의 공백 보완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며 성장한 기업도 있다.” -한국 특허가 양적 성장과 달리 질적 평가는 낮은데. “발전 단계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양적 성장을 거쳐 질적 고도화로 넘어가는 단계다. 초기 정부 R&D의 중복 투자, 성과물 부실 문제가 지적되면서 특허출원·등록 건수가 평가지표에 추가됐다. 특허가 양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지만 등록은 청구 범위만 줄이면 가능하다. 이는 사용하지 않는 ‘장롱 특허’ 양산으로 이어졌다. 정부 R&D 평가지표에 기술이전 건수·금액과 같이 활용 실적을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연구 주체들이 어떤, 강한 IP를 만들 것인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술 자립과 관련해 메시지가 있다면. “외부 충격으로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됐다. 반도체 등 주력 산업에는 수백개 공정이 있는데 기업이 엄청난 비용과 리스크를 감수하며 개발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검증된 기술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방식이 자연스러웠다. 이 과정에서 관련 중소기업은 납품할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국산화, 수입선 다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소재·부품을 수입해 완제품을 만들어도 로열티와 같은 특허 이슈가 발생하기에 파장이 미칠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허 빅데이터 활용의 의미는. “소부장 관련 ‘100+α’ 핵심 품목에 대한 연구개발 추진 시 전 세계 특허 빅데이터를 거쳐 진행한다는 것으로 IP R&D와 일맥상통한다. 일정 규모 이상 연구개발 과제에 수행을 명시한 정부 R&D 관리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대상도 확대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 새로운 시도는 아니다. 전략원은 18대 산업 분야의 특허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했다. 중요한 것은 빠른 기술 속도를 고려해 업데이트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허청이 ‘국가 특허 빅데이터센터’ 설치를 검토하고 있는데 전략원에서 일정 부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준비하고 있다.”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 분야는. “전략원은 특허청 예산 사업의 50% 이상을 수행한다. 업무 영역뿐 아니라 전문성 제고가 필요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같은 사우디의 ‘지식재산 국가전략’을 우리가 수립하고 있다. 최초의 사례다. 지재권 불모지에서 특허 선진 5개국(IP 5)으로 성장한 한국에 막중한 역할을 맡긴 것이다. 현지 지식재산 콜센터는 전략원이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IP R&D 컨설팅 시장 진출을 타진하게 된다. 사우디 공무원 대상 지식재산 교육 사업도 추진한다. 한국의 지식재산 시스템 이식은 국격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에도 유리하다.” -향후 계획은. “2025년 특허출원 1000건, 기술이전 340건, 일자리 1777개 창출이 목표다. 기술이전 등 활성화를 위해 한국발명진흥회와 협력해 전략원은 공급자, 진흥회는 수요자를 관리하는 역할 분담을 추진 중이다. 경력단절여성 대상 IP 교육을 통한 취업 지원 사업도 실시한다. 장기적으로 IP R&D는 민간이 맡고 전략원은 관리를 통해 품질을 유지하는 체계 개편도 필요하다. 민간 영역이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데 현재 보조(컨설팅) 기능에 머물고 있다. 협력기관의 직접 수행을 늘리고 PM은 품질관리, 전략평가에 집중해야 한다. 민간의 참여 확대는 산업 성장 및 새로운 시장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 글 사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김태만 원장은 1965년 경북 영덕에서 태어나 부산대 사범대 부속고와 부산대(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35회)에 합격해 1992년 특허청에서 공직을 시작한 뒤 2018년 12월 퇴직할 때까지 26년간 한 자리를 지킨 ‘특허맨’이다. 특허청 행정관리담당관과 산업재산정책과장을 거쳐 제1심판장·기획조정관·산업재산정책국장 등 정책과 실무를 두루 섭렵했다. 2017년 10월 특허청 차장에 임명됐다. 온화하고 항상 웃는 모습의 ‘큰 형님’ 리더십으로 신뢰가 높다. 부드러운 외모와 달리 드럼 연주와 윈드서핑을 즐긴다. 기관장으로서 구성원들이 날뛸 수 있는 판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지식재산 분야 최고 전문가 집단으로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조직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한다.
  • 혈압 낮추고 주민 행복 높이는 ‘작은 보건소’

    혈압 낮추고 주민 행복 높이는 ‘작은 보건소’

    동주민센터내 간호사·활동가 등 상주 혈압·혈당 관리로 주민 건강 모니터링 주민들도 감시단 꾸려 환경개선 참여 지난달 25일 부산 해운대구 반송2동 주민센터에 들어선 마을건강센터가 주민들로 북적였다. 등본을 떼러 온 김에 혈압과 혈당을 재고선 건강센터에 상주하는 간호사에게 자신의 건강상태를 물었다. 간호사는 혈압 수치 등을 수시로 측정하며 주민의 건강을 모니터링하고, 치료가 필요하면 지역 병원을 연계해 준다. ‘동 주민센터 안의 작은 보건소.’ 부산시가 운영하는 마을건강센터가 주민 맞춤형 건강증진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부산시는 2007년부터 동주민센터 안에 마을건강센터를 설치해 주민이 먼 보건소까지 가지 않고 집 근처에서 건강을 살필 수 있도록 촘촘한 건강안전망을 만들었다. 현재 부산시 206개 동 중 58개동에 설치했으며, 2022년까지 전체 동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도 부산시의 새로운 시도에 주목하고 있다. 나성웅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1일 “보건소가 있더라도 결국은 가까운 곳에 사는 주민만 이용할 뿐, 먼 곳의 주민까지 보건소를 찾지는 않는다”며 “마을건강센터를 전국으로 확대하면 비만, 고혈압, 당뇨 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마을건강센터가 설치된 32개동 전체 인구 53만명 중 30%가 이곳에서 건강측정을 하고 만성질환자 등록을 할 정도로 이용률이 높다. 집에서 가깝다 보니 아파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 수시로 찾을 수 있다. 센터에는 팀장, 마을간호사, 마을건강활동가 등 3~4명으로 구성된 ‘동 건강팀’이 상주한다. 주민이 참여하는 걷기동아리, 댄스동아리, 건강동아리, 취미동아리 등 다양한 소모임도 운영한다. 센터가 생기면서 나타난 두드러진 변화는 마을 건강공동체가 활성화됐다는 것이다. 반송2동 마을건강센터의 김연숙 팀장은 “센터가 생긴 이후 마을 주민의 자치력이 강화됐다”며 “주민이 직접 마을 유해환경 감시단을 꾸려 활동하기도 하고 마을 청소, 운동시설 점검, 텃밭 가꾸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민들이 센터에 와서 수시로 혈압, 혈당 등을 재다 보니 만성질환 조기 발견율도 올라갔다”고 덧붙였다. 마을건강센터의 주민 고혈압 조절률은 6개월 평균 15.0%, 당뇨 조절률은 21.8%로 부산시의 보건소(고혈압 6.7%, 당뇨 9.9%)보다 높다. 부산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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