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정지선
    2026-02-13
    검색기록 지우기
  • 성전환
    2026-02-13
    검색기록 지우기
  • 조선족
    2026-02-13
    검색기록 지우기
  • 동물복지
    2026-02-13
    검색기록 지우기
  • 시흥시
    2026-02-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41
  • 反기업 우려속 일부기업 ‘덕’ 봐

    反기업 우려속 일부기업 ‘덕’ 봐

    ‘삼성 사태’에 따른 재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반(反)기업 정서 확산과 기업 흔들기로 이어지는 ‘삼성 정국’이 어디로 불똥이 튈지 불안해 하는 재계의 시선이 적지 않다. 반면 잇단 악재와 경영권 후계구도로 관심을 끌었던 해당 대기업들은 ‘삼성 정국’을 바라보는 눈길이 좀 다르다. 드러내지는 못하지만 여론의 질타를 온몸으로 맞는 삼성과 관련한 요즘의 분위기가 그리 싫지만은 않다.‘X파일’과 금산법, 에버랜드 유죄 판결, 삼성차 부채 갈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삼성 사태를 둘러싼 재계의 ‘명암’이다. ●희(喜)=삼성의 보호막 정치권과 청와대, 검찰, 시민단체 등이 연일 ‘삼성 때리기’에 나서다 보니 ‘덕(?)’을 보는 기업이 없지 않다. 삼성이 공교롭게도 비난을 잠재우는 역할을 해준 탓에 잠시 숨을 고르는 기업들이다. ‘삼성의 그림자’로 숨은 대표적인 기업은 두산. 지난 7월 ‘형제의 난’으로 삼성의 ‘X파일’과 함께 여론의 집중적인 비난을 받았지만 지금은 관심에서 한발 비켜서 있다. 한때는 형제간 ‘폭로전’으로 뭇매를 맞았지만 지금은 소강 상태다. 그야말로 삼성 정국의 최대 수혜자라 할 수 있다. 박용오-용성 전·현직 두산 회장도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불참했다. 그런데도 조용히 넘어갔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감장에서 집중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덕분이었다. 불참한 김승연 한화 회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한생명 인수에 대한 특혜 의혹으로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탈없이 넘어갔다. 지난해 국감에 이어 또 김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고 볼멘 소리를 했던 한화 입장에선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경영권 승계 작업이 한창인 기업들도 삼성의 덕을 볼 것 같다.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의 지분 확보가 반면교사가 될 만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사장과 현대백화점의 정지선 부회장 등은 지분 늘리기 과정에서 삼성이 고려치 못한 ‘국민 정서’를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비(悲)=위축되는 재계 경제가 가뜩이나 위축된 가운데 ‘삼성 정국’이 겹치자 기업인들도 납작 엎드려 있다. 특히 기업인을 범죄인 다루는 듯한 국감 모습에 충격을 받은 경제인들이 적지 않다. 또 반기업 정서에 대한 우려가 재계 전반에 가득하다. 불안감과 당혹감이 재계에 확산되면서 삼성 사태가 더 이상 불 구경할 일이 아닌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해도 너무한다.’는 반발의 목소리는 재계 내에서만 울릴 뿐이다. 구원투수로 나서야 할 경제단체들은 조용하기만 하다. 재계 본산인 전경련은 재계 안팎에서 ‘전경사(全經寺)’로 간판을 바꿔달아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올 정도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정국이 연말까지 갈 것 같은데, 투자와 내수 회복은 그만큼 늦어지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기업가 정신을 북돋워 줘도 부족한 시기에 기업인들을 괴롭혀서 어디에 쓸지 모르겠다.”며 혀를 찼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깔깔깔]

    ●도로에서 어느 4차선 도로에서 중형차와 경차가 신호에 걸려 나란히 정지선에 서게 됐다. 장난기가 발동한 중형차 주인이 경차를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 중형차 주인 : 요즘도 경차 모는 사람이 다 있네. 아저씨 그 차 얼마요? 경차 주인은 모른 체하고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러다가 다음 신호에서 두 차는 또 나란히 신호대기에 걸리게 됐다. 중형차 주인 : 어이, 그 차 얼마 줬냐니까? 이번에도 경차 주인은 아무런 대꾸도 없이 신호를 기다릴 뿐이었다. 기고만장한 중형차 주인은 더 큰소리로 외쳤다. 중형차 주인 : 어허, 이 사람 말 먹네. 그 차 얼마줬냐니까? 마침내 참다 못한 경차 주인이 대꾸를 했다. “리무진 사니까 경품으로 주더라.”
  • 계순희 세계선수권 연패

    북한의 ‘유도영웅’ 계순희(26)가 세계유도선수권대회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계순희는 지난 10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세계유도선수권대회 여자 57㎏ 결승에서 숙적 보에니시(독일)를 맞아 경기 시작한지 1분도 채 안돼 깔끔한 허벅다리걸기 한 판으로 꺾고 금메달을 움켜쥐었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 아테네올림픽 결승에서 효과 1개 차이로 통한의 패배를 안긴 보에니시에 대한 설욕의 무대. 계순희는 이날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지난 2001년 뮌헨,2003년 오사카에 이어 유도선수권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계순희는 지난 96년 17살의 나이에 애틀랜타올림픽 48㎏에 와일드카드로 출전, 당시 84연승을 달리던 ‘불패신화’ 일본의 다무라 료코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하며 국제 유도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그뒤 52㎏,57㎏까지 한 체급씩 올리면서 3체급의 정상에 오르는 유도 역사상 전례가 없는 위업을 달성했다. 계순희는 1회전에서 마리아 린드버그(스웨덴)에게 절반,2회전 미국의 캐리에 챈들러에게 누르기 한판,3회전에서도 한국의 정혜미(포항시청)를 누른 팔모세르(오스트리아)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여 효과 2개로 승리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최대의 고비였던 준결승에서는 쿠바의 강호 유리슬 루페테이를 상대로 효과를 하나 먼저 빼앗긴 뒤 2분여를 남기고 안다리걸기로 유효를 빼앗은 뒤 루페테이가 왼팔 부상을 입는 바람에 기권승으로 결승에 올랐다. 한편 한국은 이날 철썩같이 믿었던 ‘겁없는 신예’ 김재범(20·용인대·73㎏)이 2회전에서 가나의 무명 엠메누엘 나르테이에게 어이없이 한판패 당한 데 이어 개인전 마지막날인 11일에도 줄줄이 탈락, 노메달 위기에 처했다. 무제한급의 장성호(27·KRA)가 1회전에서 데니스 반 데르 게스트(네덜란드)에 막판 업어치기로 한판패당했고, 여자 48㎏급의 정지선도 1회전에서 센소이 일디즈(터키)와의 연장끝에 1-2로 판정패했다. 조남석(포항시청)은 60㎏급 1회전에서 루드비히 파이쉐르(오스트리아)에 지도를 내주며 패했지만 파이쉐르가 4강에 오르는 바람에 패자부활전에 진출, 동메달을 향한 한 줄기 희망을 남겨뒀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고유가 두렵지않네”

    “고유가 두렵지않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기름값 때문에 자동차 몰기가 두려운 시기다. 서울 강남지역의 경우 휘발유값이 ℓ당 1540원대에 이르고, 다른 지역도 대부분 1500원대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차를 주차장에 ‘모셔’ 두는 게 가장 확실한 절약 방법이지만 휴가철까지 겹쳐 불가피하게 핸들을 잡아야 할 때가 많다. 그러나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간과했던 신용카드의 주유할인 서비스를 꼼꼼히 챙겨보고, 인터넷을 통해 싼 주유소를 찾아보면 제법 많은 주유비를 아낄 수 있다. 이참에 거칠었던 운전습관을 고치고, 차계부도 기록하는 습관까지 길러보자. ●정률 할인카드가 유리, 주유소 보너스카드도 꼭 챙겨야 기름가격이 상승추세일 때는 ℓ당 일정 금액을 깎아주는 정액할인 카드보다는 주유금액의 일정 퍼센트를 할인해주는 정률카드가 유리하다. 기름값이 오르는 만큼 할인 폭도 커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1ℓ당 1500원을 기준으로,40ℓ 주유시 6만원이 나온다고 하면 ℓ당 40원 할인되는 대부분의 카드는 1600원이 차감되지만, 금액당 4%로 계산하면 2400원이 할인된다. 정률 할인카드에는 씨티카드의 ‘리볼빙 마스타카드’와 비씨카드의 ‘셀프메이킹 카드’가 있는데 ℓ당 주유 금액의 3∼4%를 할인해준다. 하지만 정액할인 카드라도 할인 액수가 크면 얘기가 달라진다. 주유 전용 카드인 ‘빅플러스 GS칼텍스 스마트 카드’는 ℓ당 80원이 적립되고,‘현대카드W’도 주말에는 80원이 적립된다. 모든 주유소에서 할인받을 수 있는 카드를 쓰는 것도 유리하다. 주유 할인카드는 특정주유소에만 할인혜택을 받는 카드와 주유소 브랜드와 관계없이 모든 곳에서 할인받을 수 있는 카드로 구분된다. 특정 주유소를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과 시간낭비를 줄이기 위해선 모든 주유소에서 할인받는 카드를 쓰는 게 좋다. 주유소 보너스카드를 함께 쓰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절약법이다. 대부분의 정유사들은 고정고객 확보를 위해 연회비 없는 보너스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보너스카드는 결제기능은 없지만 주유금액에 따라 포인트가 적립된다. ●나쁜 운전습관은 ‘기름도둑’ 연비(연료 1ℓ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평균 10㎞인 차량을 하루 평균 50㎞씩 달린다면 연간 부담해야 하는 기름값(휘발유 1500원 기준)만 274만여원에 달한다. 즉, 5년 정도 타면 기름값으로 웬만한 차값을 지불하는 셈이다. 중형차나 연비가 나쁜 차를 운전하는 사람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자동차 연료 소비량은 도로조건과 교통·기상상태 이외에 운전습관과 정비상태 등에 의해서도 영향을 크게 받는다. ‘자동차 10년 타기 시민운동연합’ 임기상 대표는 “자동차 제조회사가 제시하는 연비와 실제 연료 소모량이 차이가 나는 이유 중 하나는 운전자의 나쁜 습관 때문”이라면서 “동일한 자동차도 운전습관에 따라 연비는 20% 이상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ℓ당 1500원 하는 휘발유를 1200원에 구입하는 것과 같아 가격이 싼 주유소를 찾는 노력보다 경제적인 운전을 익히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넷,‘유(油)테크를 부탁해’ 가정주부가 콩나물값을 10원 단위로 깎듯이 기름값이 하루가 멀다하고 뛰는 요즘 운전자들은 기름값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때문에 전국 주유소별 기름값을 비교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는 ‘유(油)테크’의 시작이다. 기름값 비교 사이트인 오일프라이스워치(oilpricewatch.com)에 따르면 12일 현재 ℓ당 휘발유가 가장 싼 주유소는 1303원, 가장 비싼 주유소는 1813원으로 가격차가 510원이다. 경유도 최저가는 929원, 최고가는 1359원으로 430원의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주유소별로 기름값이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정유사별로 공장도가격이 다른 데다 대리점과 주유소 등이 유통마진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이다.ℓ당 연비가 평균 10㎞인 차량을 하루 평균 50㎞씩 달리는 운전자가 기름값이 가장 싼 주유소를 선택했을 경우 연간 부담액은 237만 8000원, 가장 비싼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면 330만 9000원으로 100만원 가까이 차이가 발생한다. 그때그때 눈에 보이는 주유소를 이용하기에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다. 또 운전자가 직접 기름을 넣는 셀프 주유소에서는 비교적 싸게 기름을 넣을 수 있는 만큼 미리미리 위치를 확인해 두는 지혜도 필요하다. ■ 알뜰 운전습관 10계명 ●주유는 아침 일찍 연료 팽창이 가장 적은 때여서 ℓ당 몇원 싼 주유소를 찾아헤매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만땅’보다 적당 연료 무게만큼 기름 소모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1회 주유량은 연료탱크 3분의2 정도가 적당하다. ●1∼2분 워밍업은 필수 워밍업 없이 주행하면 연료소모는 5∼10% 증가한다.1∼2분 정도 워밍업이면 충분하다. ●공회전 20분이면 버스요금 공회전 1분당 연료 10∼20㏄가 소모된다.20분 공회전이면 타지도 않은 버스요금이 나간다. ●급출발 1회에 40원 급출발·급가속·급제동 등은 정상 주행보다 연료가 20∼30% 더 든다. 급출발 10차례에 100㏄, 급가속 10차례에 50㏄의 기름이 더 소비된다. ●과속은 금물 경제 속도 이상으로 달리면 30% 이상 연료비가 더 들게된다. ●내리막길은 공짜 1500rpm 이상에서 가속페달을 놓으면 연료 분사가 정지돼 내리막길이나 정지선 앞에서 ‘공짜’ 운행이 가능하다. ●기어변속은 기술 변속은 2500rpm 전후가 적당하며, 시속 20㎞보다 15㎞ 단위로 바꾸는 게 10%가량 기름이 덜 든다. ●신호대기시 기어는 ‘중립’ 자동변속 차량은 신호대기시 기어를 중립에 놓으면 5∼10% 기름이 절약된다. ●자동차 다이어트에도 관심을 트렁크에 불필요한 짐 10㎏을 넣고 50㎞를 주행하면 80㏄의 연료가 더 소모된다. 이창구 장세훈기자 window2@seoul.co.kr
  • [길섶에서] 방어보행/문소영기자

    보행자와 운전자의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볼 기회가 생겼다. 운전학원 선생은 도로연수를 끝내면서도 “혼자 절대로 운전하지 말라.”는 충고를 했다. 교통신호와 정지선 준수는 물론, 좌·우회전, 중앙선 안넘기 등 어느 하나 만족스럽게 잘해내지 못한 실력을 염려한 탓이다. 평소 자가용 차량이 교통신호를 무시하거나, 정지선을 지키지 않거나, 보행자를 위협하는 듯 급정거하는 차량을 보면 단순히 “운전습관이 나쁘군.”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운전대를 잡고 보니 나 같은 초보 운전자들, 또는 간신히 초보를 벗은 운전자도 당당히 도로를 달린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 면허는 ‘1종 보통’이다. 장롱면허 15년으로 무사고운전자로 기록된 덕분이다. 더 쇼킹했던 일은 90년대에 운전면허를 딴 회사 선배는 자동차회사 영업맨에게 단 2시간의 도로연수(?)를 받고 시내주행했다는 것이다. ‘역지사지’해 본 탓에 지금 횡단보도에서도 자동차를 보면 불안해진다. 좌우로 차량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지 않다가, 미숙한 운전자로부터 불시의 습격을 받지 않을까 걱정됐다. 차량들이 방어운전하듯이 사람들은 ‘방어보행’을 해야 할 듯하다. 서글프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할인점 ‘토종 3파전’

    할인점 ‘토종 3파전’

    백화점업계의 만년 2위인 현대백화점그룹이 ‘할인점’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인가. 롯데·신세계·현대 이른바 유통 ‘빅3’가 백화점에 이어 할인점에서도 결국 맞붙었다. 빅2만의 대결로 다소 싱거운 싸움이 됐던 할인점 시장이 현대의 뒤늦은 가세로 불꽃 튀는 ‘대첩’을 치르게 됐다. 할인점 사업의 승패에 따라 전체 유통업계의 판도가 바뀔 수도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긴장은 팽팽하다. 백화점이 오너 1·2세들의 싸움이었다면 할인점은 2·3세들의 대리전이라는 점도 관전 열기를 높이는 요인이다. ●만년 2위 현대의 도전 유통업계에 빅3 구도가 굳어진 지는 오래다. 롯데는 백화점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7조 6000억원으로 2위 현대(3조 7000억원)와 갑절 가까이 차이난다. 롯데와 현대의 급성장으로 3위 자리로 밀려난 신세계는 가장 먼저 할인점 사업에 뛰어들어, 구겨진 ‘유통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할인점 이마트는 지난해 롯데마트(2조 7000억원)의 3배 가까운 매출액(7조 2000억원)을 올렸다. 상대 진영에서는 맥을 못추지만 적어도 롯데는 백화점에서, 신세계는 할인점에서 펄펄 날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현대는 ‘1위’가 없다. 고급 백화점이라는 이미지 관리에 신경쓰다가 신규 시장(할인점) 진출의 때를 놓친 점이 두고두고 현대의 발목을 잡았다. 업계가 프랑스계 할인점 까르푸와의 인수 협상에만 주목하는 사이, 농협과의 물밑 제휴협상을 소리없이 성사시킴으로써 일단 저력을 보여주었다. ●우리증권 “현대, 할인점 사업 쉽지 않을 것” 현대는 농협의 강점인 생식품과 현대의 강점인 패션잡화가 결합되면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할인점(가칭 하나로현대클럽)이 탄생, 유통업계에 회오리를 몰고올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전문가들의 견해는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 우리투자증권 박진 애널리스트는 12일 낸 보고서에서 “현대가 신성장 동력 마련에 눈을 돌린 것은 긍정적이지만 기존 할인점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회사의 주식 투자에 대해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현대와 농협의 합작법인이 얼마나 빠르게 점포망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인지, 백화점과 할인점의 운영방식 차이, 또 수익성 확보와 사업이념의 차이 등을 얼마나 극복할 수 있을지 등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현대의 할인점 성패 요인 가운데 하나는 부지 확보다. 할인점 업계의 1·2위인 이마트와 홈플러스(삼성테스코) 경영진이 입만 열면 토로하는 고민이 “전국에 웬만큼 값싸고 목좋은 땅에는 이미 국내외 할인점이 들어서 있어 땅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농협이 ‘하나로마트’ 부지로 확보해 놓은 땅이 있다고는 하지만 수익성을 맞추려면 최소한 점포 수가 20개는 돼야 해 녹록지 않아 보인다. 시장의 포화를 우려하는 이도 적지 않다.1998년 5조원대이던 전체 할인점 매출액은 불과 6년새 20조원대로 4배 이상 뛰었다. 그러나 경기침체 등이 겹치면서 신장세가 주춤하는 양상이다. 전국의 할인점 수는 현재 280여개. 연말께 300개에 육박한 뒤 2008년에는 420∼450개로 늘어 완전 포화상태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 때문에 기존 업체들은 중국 등 해외로 이미 눈을 돌린 상태다. ●2·3세들의 대리전? 현대백화점그룹의 할인점 사업 진출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는 정지선 부회장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져 있는 경청호 기획조정본부 사장이다. 정 부회장은 정몽근(고 정주영 현대 창업주의 3남) 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신규 사업 진출의 의사결정에 정 부회장이 어느 정도 간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그룹의 중대 활로라는 점에서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시장을 지켜야 하는 이는 롯데 신동빈(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회장의 아들) 부회장과 신세계 정용진(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딸인 이명희 회장의 아들) 부사장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재벌 2·3세는 ‘5%룰’ 예외?

    재벌 2·3세들이 ‘5%룰’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개정 5%룰에 따라 보유주식과 주식구입 자금출처를 금융당국에 신고해야 하는데 시행 첫회부터 위반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아예 자금출처를 밝히지 않은 ‘배짱형’, 수천억원대의 자금을 ‘근로소득’이라고 주장하는 ‘눈가리고 아웅형’, 증여받았다고 솔직히 털어놓은 ‘솔직형’ 등 유형도 각양각색이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3668억원어치(4일 종가기준)의 주식을 갖고 있다고 신고했지만 정작 어디서 얼마의 돈이 생겨 주식을 샀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구본무 LG 회장 아들로 입적된 구광모(30)씨도 수백억원대의 주식구입 자금출처에 대해 계열사 현물출자라고만 해명했을뿐 구체적인 자금 출처는 밝히지 않았다. 미성년자인 오리온 담철곤 회장의 장남 담서원(16)군과 금호 박성용 명예회장의 장남 박재영(35)씨, 롯데 신동빈 부회장도 자금출처를 공개하지 않았다. 신고양식은 채웠지만 불성실 신고한 2·3세도 적지 않았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37) 삼성전자 상무는 시가 5000억원어치(매입당시 450억원)의 보유지분 96만주를 ‘근로소득 등 자기자금’으로 샀다고 신고했고, 신세계 이명희 회장의 아들인 정용진(37) 부사장도 시가 2761억원어치의 보유주식 88만주를 역시 ‘근로소득 및 배당 등 금융소득’이라고 신고했다.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35) 기아차 사장도 기아차 주식매입 자금 440억원을 “일해서 벌었다(근로소득)”고 주장했다. 현대백화점 정몽근 회장의 장남 정지선(33) 부회장은 ‘근로소득·배당소득·기타소득’ 등 여러가지 사유를 갖다붙였다. 지난해말부터 경영에 본격 참여한 대한항공 조원태(29) 부팀장과 효성 조현준(37) 부사장, 한국타이어 조현식(35) 부사장도 근로소득 등 자기자금이라고 어물쩍 넘어갔다. 총수 아들이라고는 해도 직장인 연봉을 받는 이들이 수백억∼수천억원대의 자금을 근로소득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선뜻 수긍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물론 이들은 ‘근로소득 등’이라고 ‘등’자를 붙여 허위신고에 따른 제재를 교묘히 피해갔다. 반면 한화 김승연 회장 아들인 김동관씨와 동부화재 김준기 회장의 장남 김남호(30)씨, 동국제강 장선익씨 등은 증여받은 것이라고 솔직히 밝혀 대조를 이루었다. 금감위 고위관계자는 “제도 시행 첫 회인 만큼 일단 성실하게 다시 신고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면서 “끝까지 허위신고를 시정하지 않으면 제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제재조치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의결권제한, 지분처분명령 등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①-창업주 故정주영회장 일가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①-창업주 故정주영회장 일가

    보는 이마다 다르겠지만 현대를 삼성보다 앞세우는 사람들은 현대의 창업 정신을 강조한다. 현대는 남이 일궈놓은 기업을 인수하기보다는 밑바닥에서부터 하나하나 주춧돌을 올렸다. 건설이 그랬고, 자동차가 그랬으며, 중공업이 그랬다.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회장은 이를 평생의 긍지요, 자랑으로 여겼다. 서슬 퍼렇던 군사정권 시절,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끌려가서도 “사정상 어쩔 수 없었던 인천제철만 제외하고는 어느 하나 내 손으로 말뚝을 박고 길을 닦아 시작하지 않은 공장이 없다.”며 기업 강제 통·폐합에 맞섰을 정도였다. 1947년 5월25일 서울 중구 초동의 허름한 자동차 수리공장 한 귀퉁이에 ‘현대토건사’라는 간판을 내건 지 60여년. 삼성보다 10년 가까이 늦은 출발이었지만 현대는 이내 1위 기업으로 우뚝 섰고,‘경영권 다툼’이 일어났던 2000년까지 그 지위는 차돌만큼이나 단단했다. 이때 현대그룹의 자산규모가 87조여원. 계열사 수만 40개가 넘었다. 비록 그룹이 쪼개지면서 외형상의 규모가 작아지고 재계 서열은 떨어졌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전화위복’이라고 입을 모은다. 자동차(현대차그룹), 유통(현대백화점), 해운·제조(현대그룹), 조선(현대중공업), 금융(현대해상·현대기업금융) 등 각자 전문그룹의 길로 나서면서 경쟁력은 더 강화되고 동반 부실의 위험은 현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다른 그룹들이 이제서야 계열분리 등으로 홍역을 앓는 동안 현대의 대표주자들은 세계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 현대산업개발,KCC, 한라, 성우 등 창업주의 형제들이 이끄는 그룹들도 각자 독자영역을 굳혀가고 있다. 언뜻 봐도 느껴질 만큼 현대에 뿌리를 대고 있는 기업들은 유난히 굴뚝업종이 많다. 고용된 인원과 딸린 부품·협력업체가 많다는 얘기다. 국민경제 기여도로 따지면 현대가 여전히 1위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또 한 가지, 현대를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현대정신’이다. 현대에는 일단 해보자며 덤비는 정신, 밀어붙이는 힘이 있다. 때로는 비합리성을 낳기도 하지만 현대맨들은 이를 “맨바닥에서부터 기업을 일군 현대만의 저력”이라고 자부한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이를 “진정한 기업가(起業家) 정신”이라고 불렀다. 제각각 ‘마이 웨이’를 걷고 있는 오늘날의 현대가를 묶는 보이지 않는 끈이기도 하다. ●담(淡)한 혼맥… 후한 연애결혼 다른 재벌가에 비해 현대의 혼맥은 의외로 소박하다. 낭만을 즐겼던 고 정 회장이 자식들의 연애에도 너그러웠던 영향이 가장 크다.‘왕 회장’이라는 별칭으로 더 자주 불렸던 그 자신, 강원도 통천의 평범한 고향처녀(변중석)와 결혼해 평생을 함께했다. 슬하에 9남매(8남1녀)를 두고 동생이 일곱(한명은 어려서 사망)이나 됐지만 눈에 띄는 혼사는 손가락을 꼽는다. 직계가족 중에 굳이 꼽자면 다섯째아들 고 몽헌(MH)씨와 여섯째아들 몽준(MJ)씨를 들 수 있다. 몽헌씨는 신한해운 현영원 회장의 딸 정은씨와, 몽준씨는 김동조 전 외무장관의 막내딸 영명씨와 각각 결혼했다. 오랜 세월 재계를 주름잡았던 현대의 위상에 견줘 혼맥이 조촐한 데는 창업주의 성공과정과도 무관치 않다. 가난한 농군의 아들로 태어나 부두 막노동꾼을 거쳐 대기업 총수에 오른 그는 살아생전 “세상에 공짜란 없다.”며 담(淡)한 마음을 갖자고 입버릇처럼 강조하곤 했다. 권력이나 부(富)를 결코 싫어하지 않았지만 굳이 혼사줄까지 대가며 공짜를 탐할 이유 또한 없었던 것이다. 정략결혼의 흔적이 적은 대신에 유난히 많은 손(孫)과 맞닥뜨리는 게 현대라는 집안이다. 이런 현대가 대(代)를 건너뛰면서 LG, 롯데, 한진, 이건, 비비안 등 내로라하는 그룹들과 사돈을 맺은 점은 흥미롭다. 현대가의 2세들이 ‘몽(夢)’자 돌림이라면 3세들은 딸이 ‘이(伊)’, 아들은 ‘선(宣)’자 돌림을 쓴다.4세는 ‘진’자(딸),‘창’자(아들) 돌림이다. ■ 현대의 핵심축 아들들 ●장남 몽필… 쌍용가와 인연 큰아들 몽필씨는 나이 50도 안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국영 적자기업 인천제철을 인수해 정상화에 여념이 없던 1982년 4월 어느날,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던 고속도로에서 그가 탄 승용차가 트레일러를 들이받았다. 이 때가 마흔아홉살. 수도여대 출신의 부인 이양자씨와 두 딸 은희·유희씨는 망연자실했다. 몽필씨가 떠난 지 한달 뒤, 정주영 회장은 동서산업 공장장이던 이영복씨를 사장으로 파격 승진시켰다. 이씨는 몽필씨의 처남, 즉 이양자씨의 친동생. 졸지에 가장을 잃은 장남 가족에 대한 배려였다. 하지만 이양자씨마저 91년 위암으로 눈을 감고 말았다. 큰딸 은희씨는 최근 미국에서 귀국했다. 둘째딸 유희씨는 김석원 쌍용양회 명예회장의 장남 지용씨와 결혼해 두 아들(진석·진하)을 두었다. 지용씨는 현재 용평리조트 상무를 맡고 있다. ●2남 몽구… 글로벌 현대차그룹 리더 몽필씨의 죽음으로 사실상 집안의 장남 역할을 도맡아 한 이는 둘째아들 몽구(MK)씨였다. 유희씨가 결혼할 때 부모 역할을 대신 한 사람도 몽구씨 부부였다.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사장 시절,‘갤로퍼 신화’를 만들어낸 그는 기아차마저 인수해 지금의 현대·기아차 그룹을 이끌고 있다.2000년 자동차전문 그룹으로 출범한 지 몇 년도 안돼 그룹을 세계 6위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출범 당시 10개였던 계열사 수는 28개로 불어났다. 그룹의 올해 매출 목표액은 지난해보다 17% 늘어난 85조원.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의 ‘소비자 보고서(컨슈머 리포트)’는 최근 현대차의 뉴쏘나타를 세계에서 가장 결함이 적은 차로 선정했다. 갤로퍼 신화 때부터 MK가 강조해온 ‘품질 경영’의 힘이다. MK는 평범한 집안의 딸 이정화씨와 결혼해 3녀1남을 두었다. 큰딸 성이씨는 저명한 정형외과 의사이자 영훈의료재단을 설립한 고 선호영 박사의 아들 두훈씨와 결혼했다. 둘째딸 명이씨는 정경진 종로학원장의 아들 태영씨와, 셋째딸 윤이씨는 미국 MBA(경영학석사) 출신인 신성재씨와 결혼했다. 둘째사위와 셋째사위는 그룹 계열사인 현대카드·캐피탈 사장, 현대하이스코 사장을 각각 맡고 있다. 막내이자 외아들인 의선씨는 지난 11일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룹내 직함은 현대·기아차기획총괄본부 담당 사장으로 기아차의 기획, 재무, 수출, 연구·개발(R&D) 등 핵심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일찍 결혼해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부인은 정도원 강원산업 부회장의 큰딸 지선씨다. ●3남 몽근… 소리없이 유통명가 키워 셋째아들 몽근씨는 일찌감치 유통을 넘겨받아 현대백화점 그룹을 이끌고 있다.‘빅3’(MK·MH·MJ)에 가려 조명은 덜 받았지만, 묵묵히 외길을 걸으면서 소리없이 유통 명가로 키워낸 주인공이다. 현대백화점, 현대H&S(非 백화점 계열), 현대홈쇼핑 등 주력 계열사를 토대로 지난해 5조 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문 최고경영자(CEO)들이 소신있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면서도 거의 매일같이 매장을 둘러봐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바로 위 형 몽구씨와는 고등학교(경복고)-대학교(한양대) 동문인 데다 선굵은 외모까지 비슷하다. 옛 현대그룹에서 고문을 지낸 우호식씨의 딸 경숙씨가 부인이다. 두 아들은 각각 부회장, 기획담당 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큰아들 지선씨는 고 황산덕 전 법무장관의 손녀인 서림씨와 결혼했다. 둘째아들 교선씨는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인 대원강업 허재철 부회장의 큰딸 승원씨와 지난해 말 깜짝 결혼식을 올렸다. 교선씨의 결혼식에는 큰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을 비롯해 집안 어른들이 대거 참석해 모처럼 우애를 다지기도 했다. 현대가는 한때 딸만 남기고 떠난 몽필씨의 대를 잇기 위해 지선씨를 양자로 입양하는 방안을 의논했었다. 유교식 법도대로라면 바로 아래 동생인 몽구씨의 아들을 입양해야 했으나 의선씨가 외아들인 탓에 지선씨가 선택된 것. 하지만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실제 입적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주영 회장의 장례식때 의선씨가 ‘종손’ 자격으로 고인의 영정을 든 것은 이 때문이었다. ●외사위 희영… 천마산스키장 운영, 이건·비비안과 사돈 현대가는 자손이 많은데도 딸은 귀한 편이다. 외동딸 경희씨는 일본 유학까지 다녀온 재원. 그러나 바깥 활동은 없다. 대신 남편(정희영)이 선진종합㈜ 회장이다. 공교롭게 고 정주영 회장의 여동생 희영씨와 이름이 똑같다.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1965년 현대건설 공채로 입사했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입사 동기다. 조선 수주에서 뛰어난 수완을 발휘, 창업주의 눈에 들어 사위가 됐다. 정주영 회장은 딸 경희씨가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자 희영씨를 도쿄법인 이사로 발령내 자연스러운 교제를 유도했다고 한다. 이후 희영씨는 조그만 해운회사(선진해운) 하나를 갖고 독립, 장인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천마산 스키장은 오롯이 그가 독립해 만든 회사다. 외아들 재윤씨가 선진종합㈜ 상무다. 두 딸은 각각 이건그룹과 비비안그룹으로 시집갔다. 큰딸 윤미씨의 남편이 이건창호 박승준 상무, 둘째딸 윤선씨의 남편이 비비안 남석우 부회장이다. ●4남 몽우… BNG스틸 통해 부활 넷째아들 몽우씨는 숙명여대를 떠들썩하게 했던 ‘미인’ 이행자씨와 연애결혼했다.40대에 현대알루미늄 회장을 맡은 그는 그러나 심한 우울증을 앓았다. 결국 1990년 4월 45세의 젊은 나이에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남겨진 유족을 돌보는 일도 사실상의 장남 몽구씨의 몫이었다. 조카 셋을 모두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인 BNG스틸(전 삼미특수강)에 입사시켰다. 큰조카, 즉 몽우씨의 장남인 일선씨는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최근 BNG스틸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일선씨에 이르러 비로소 현대는 내로라하는 재벌가와 사돈관계를 맺는다. 일선씨의 부인은 구자엽 희성전선 부회장의 딸 은희씨다. 구 부회장은 구태회 LG전선 명예회장의 아들이자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조카이다. 일선씨의 동생 문선씨는 김영무 김&장 법무법인 대표변호사의 딸 선희씨와 결혼했다. ●5남 몽헌… 못다 이룬 꿈, 현 회장이 힘찬 날갯짓 ‘비운의 황태자’ 몽헌씨는 1998년 그룹 공동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화려한 비상을 시작했다.1983년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를 설립해 4년 만에 흑자로 돌려놓으면서 아버지 정주영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끌어냈다.2000년에는 형들을 제치고 그룹 단독 회장에 추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극심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2003년 8월4일 서울 계동사옥에서 몸을 던지고 말았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부인 현정은씨가 경영에 뛰어들었다. 급작스러운 남편의 죽음으로 황망히 그룹을 물려받았지만 사업가 집안의 딸답게 배포와 합리적 리더십으로 1년 만에 그룹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현대상선, 올해 첫 흑자를 넘보고 있는 현대아산, 주가 1000시대의 수혜주 현대증권 등을 축으로 재계 10위권 진입(현재 19위)을 눈앞에 두고 있다.2010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해 10위권에 진입한다는 ‘2010’ 프로젝트를 가동중이다. 현 회장은 고 정주영 회장이 직접 ‘점지한’ 며느리로도 유명하다. 현 회장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결혼 뒷얘기는 이렇다.“당시 현대상선 회장이던 아버지(현원영)를 따라 선박 명명식차 울산에 내려갔다가 남편을 처음 만났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명예회장(정주영)께서 나를 선보러 미리 내려오셨었다. 명예회장께서 중매를 서신 셈이다.” 큰딸 지이씨는 현대상선 재정부 대리로 근무 중이다. 아버지를 잃었을 때 고3 수험생이었던 외아들 영선씨는 졸업후 미국 유학을 준비중이다. ●6남 몽준… 세계1위 현대중공업 ‘건조’ 지금은 정치인의 이미지가 더 강하지만 세계 일류 현대중공업의 뒤에는 기업인 몽준씨가 있다. 형제중에 학벌(서울대-미국 MIT 경영대학원)이 가장 좋아 ‘신문대학’(소학교만 졸업한 정주영 회장은 신문을 통해 지식의 대부분을 얻었다며 자신을 신문대학 출신이라고 소개하곤 했다) 출신인 왕 회장이 유난히 예뻐했다는 몽준씨는 31세에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전격 발탁되면서 집중 조명을 받았다.1988년 금배지를 처음 달면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시도했다. 경영은 CEO에게 맡기고 자신은 대주주로서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만 내리고 있는 것. 지금도 현대중공업의 어떤 직함도 갖고 있지 않다. 공식 직함은 5선의 국회의원이자 축구협회 회장. 아버지의 뒤를 이어 2002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현대중공업의 올해 매출 목표액은 10조원. 웬만한 그룹과 맞먹는다. 부인 김영명씨와는 미국 유학시절에 만나 결혼했다. 큰아들 기선씨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와 올해 학사장교(ROTC)로 임관했다. 이로써 부자(父子)가 ROTC 선후배가 됐다. 두 딸 남이씨와 선이씨는 미국 유학 중이다.‘월드컵 베이비’로 유명한 늦둥이 아들 예선씨는 초등학교 4학년이다. 우리나라가 98년 프랑스 월드컵 예선전을 최종 통과한 것을 기념해 이름을 ‘예선’으로 지었다고 한다. ●7남 몽윤… 현대해상으로 컴백 몽윤씨는 지난해 말 업계 2위의 손해보험회사인 현대해상의 등기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돌아왔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지 8년 만의 전격 복귀였다. 방카슈랑스(은행상품과 보험상품의 교차판매) 확대 시행 등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1981년 김진형 부국물산 회장의 딸 혜영씨와 연애결혼해 정이양과 경선군을 두었다. ●8남 몽일… 할부금융으로 내실 막내아들인 몽일씨는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마친 뒤 현대상사 등에서 근무하다가 2000년 현대기업금융을 차려 독립했다. 기업대출 등을 주로 취급하는 회사다. 권영찬 현대파이낸스 회장의 딸 준희씨와 결혼해 고등학생인 현선(영국 유학중)군과 중학생인 문이양을 두고 있다. ■ 현대의 또 다른 축 형제들 고 정주영 회장의 형제들은 동생이기 이전에 창업 동지요, 사업 동료였다.6·25전쟁 직후 고령교(대구와 거창을 잇는 교량) 복구 공사를 덜컥 떠맡았다가 부도 직전까지 내몰렸을 때, 내남없이 살던 집을 팔아 돈을 내놓은 것도 동생들과 매제였다. 이 때문에 20명이 넘는 대식구가 한 집(돈암동)에 모여 살아야 했지만 누구 한 사람 불평하지 않았다. 지금은 모두 독립해 각자의 그룹을 이끌고 있다. ●옛 영화 꿈꾸는 한라·성우 동아일보 외신부 기자로 활동하던 첫째 동생 인영씨는 1953년 현대건설 전무로 입사하면서 경영에 본격 합류했다.75년 말 중동 진출 때 신중론을 펴 형과 이견을 빚을 때까지 그룹의 초석을 닦았다. 당시 독립해 만든 한라그룹은 한라건설·한라시멘트·한라중공업·만도기계 등을 거느리며 재계 서열 12위로까지 도약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때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그룹이 부도나는 시련을 겪었다. 지금은 둘째 아들 몽원씨가 한라건설 회장을 맡아 재기를 꿈꾸고 있다. 큰 아들 몽국씨는 94년 아버지가 동생을 그룹 후계자로 지목하자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한때 배달학원 이사장을 맡았으나 지금은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부인 이광희씨는 배달학원 계열인 한라대 총장을 지내기도 했다. 현대시멘트·성우종합건설·성우리조트·현대종합금속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성우그룹은 둘째 동생 순영씨 일가가 이끌고 있다. 순영씨는 명예회장으로 물러앉고 2세 경영을 정착시켰다. 큰아들 몽선씨가 현대시멘트와 성우종합건설을, 둘째아들 몽석씨가 현대종합금속, 셋째아들 몽훈씨가 성우전자, 넷째아들 몽용씨가 성우오토모티브를 각각 맡고 있다. 몽선씨는 사촌인 정몽윤 현대해상 이사회 의장과 함께 정몽헌 회장의 부검을 임관하기도 했다. ●‘기계박사’가 일군 한국프랜지 자동차부품회사인 한국프랜지공업의 김영주 명예회장은 고 정주영 회장의 유일한 매제다. 정주영 회장은 ‘이 땅에 태어나서’라는 두 번째 자서전에서 “그가 다가가기만 해도 기계가 저절로 고쳐졌다.”며 매제를 ‘기계박사’라고 불렀다.1946년 정주영 회장이 미 군정에서 불하받은 토지에 ‘현대’(현대자동차공업사)라는 상호를 처음 내걸었을 때, 감격적으로 지켜본 이도 영주씨였다. 두 사람의 인연은 이로부터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인기직종이던 운전기사 출신의 영주씨는 황해도 홀동광산에서 역시 운수업을 하던 정주영 회장과 뜻이 맞아 사업을 같이 도모했고, 매제까지 됐다. 부인 정희영씨는 2001년 정주영 회장이 노환으로 세상을 떴을 때 “대통령 한번 못해보고… 우리 오빠 불쌍해서 어쩔거나.”하며 가장 서글프게 울었던 동생이다. 장남 윤수씨가 회사를 물려받아 한국프랜지공업 회장으로 있다. 둘째아들 근수씨는 독립해 울산화학·퍼스텍 등의 계열사를 거느린 후성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윤수씨의 장남 용석씨가 프랜지공업 계열사인 서한산업(자동차부품회사) 대표이사 사장이어서 3세 경영체제를 갖춰 가고 있다. 둘째아들 용범씨는 이름을 용태로 바꿨다. ●‘포니 정’ 부자(父子)의 변신 ‘포니 정’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넷째 동생 세영씨는 외아들 몽규씨와 함께 1999년 3월 현대그룹에서 독립해 건설시장에서 영역을 확실하게 굳혔다. 꼼꼼한 시공과 치밀한 분양으로 현대산업개발을 국내 도급순위 4위 업체로 키워놓았다.‘포니 정’이라는 별명은 1976년 누구나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국산 고유모델 자동차 1호 ‘포니’를 만들어낸 데서 붙여졌다. 이같은 열정과 헌신을 인정받아 87년 형에게서 현대그룹 회장직을 물려받기도 했다. 분가한 뒤로는 현대산업개발 경영에만 매달렸다. 몇 년 전 폐암수술을 받았지만 지난해 희수연을 치렀을 만큼 건강을 되찾았다. 회사 경영은 아들 몽규(회장)씨가 책임지고 있다. 지금의 서울 삼성동 사옥은 몽규씨가 직접 지었다. 지나칠 정도로 꼼꼼하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현대가 맺은 최고위층 사돈도 세영씨 집안에서 나왔다. 큰딸 숙영씨가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장남 경수(서울대 교수)씨와 결혼한 것. ●“아… 신영아”-교통사고 아닌 병으로 요절 다섯째 동생 신영씨는 고 정주영 회장이 가장 자랑스러워했던 동생이다. 서울대를 나와 동아일보 기자로 있다가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함부르크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밟던 중 병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 1962년. 처음에 어떤 기자가 교통사고사로 쓰면서 오랜 세월 세상에 잘못 알려졌지만 정확한 사인은 지병이라고 유족은 본지에 밝혔다. 당시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잠시도 일에서 떠나본 적이 없는 정주영 회장이 일주일을 손놓았을 만큼 가족의 슬픔은 컸다. 서울대 음대 출신의 첼리스트였던 미망인 제수씨(장정자)에게 현대학원(현대고)을 경영토록 했다. 지금도 현대학원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장정자씨는 남북이산가족 상봉때 대한적십자사 부총재로 남한측 방문단장을 맡았었다. 장홍선 전 극동도시가스 회장의 누나다. 신영씨는 1남1녀를 두었다. 아들 몽혁씨는 32살의 젊은 나이에 현대정유(현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로 취임해 인천정유(구 한화에너지)를 인수하고 오일뱅크라는 브랜드를 만드는 등 두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외자유치와 함께 2002년 전문경영인에서 물러나 그 해 건축자재 유통회사 ‘에이치애비뉴앤컴퍼니’를 설립해 돌아왔다. 부인 이문희씨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은 동원 이홍근 선생의 손녀이다. 사업가이자 문화재 수집가였던 동원 선생은 평생 모은 문화재 4941점을 1980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딸 일경씨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블룸버그대학 회계학과 교수인 남편 임광수씨와 함께 미국에서 살고 있다. ●‘리틀 정주영’이 이끄는 KCC 막내동생인 상영씨는 ‘불에 타지 않는 바닥재’ 등으로 유명한 자재 전문그룹 KCC를 이끌고 있다. 불도저 같은 추진력과 성격 등이 고 정주영 회장을 가장 많이 닮아 ‘리틀 정주영’으로 불린다. 큰형과 나이 차이가 21살이나 나 아버지처럼 따랐다. 장조카 몽구씨와도 2살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또 다른 조카인 고 정몽헌 회장이 자금난에 몰렸을 때 200억원을 선뜻 내놓았을 만큼 의리도 강하다. 그러나 조카의 죽음 이후 현정은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면서 다소 빛이 바랬다. 그룹 경영은 두 아들에게 맡긴 상태다. 큰아들 몽진씨가 대표이사 회장, 둘째아들 몽익씨가 대표이사 부사장이다. 셋째아들 몽열씨는 계열사인 금강종합건설 사장을 맡고 있다.KCC는 몽익씨를 통해 롯데·한진그룹과 사돈으로 연결된다. 몽익씨의 부인 은정씨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외조카(신 회장의 여동생인 정숙씨의 딸)이다. 은정씨의 언니 은영씨는 한진해운 조수호 회장의 부인이다. 몽익씨와 조 회장이 동서지간인 셈이다. ●현대가의 여자들 현대가의 딸이나 며느리들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 이화여대(정경희-이양자-현정은-김혜영-정유희 등) 출신에 해외유학(김영명-정지선-황서림-허승원 등)까지 다녀온 재원들이 적지 않지만 경영에 참여하거나 대외활동에 나서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하다못해 남편을 따라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도 드물다. 유일한 경영자인 현정은씨도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전업주부’였다. 오너 일가를 가까이서 들여다본 한 관계자는 “지금도 명절 때면 청운동 집(정주영 회장이 생전에 오랫동안 살던 집)에 몇 대에 걸친 며느리들이 모두 모여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음식을 직접 장만한다.”면서 “옷차림들도 수수하고 인상이 소박해 언뜻 봐서는 재벌가 며느리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한결같이 미인들이다. 어떤 이는 그 이유를 ‘유난히 많은 연애결혼’에서 찾는다. ●그룹분리 가속화시킨 ‘경영권 분쟁’ 2000년 ‘형제간 다툼’은 현대가를 정신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핵분열시킨 결정적 계기였다.99년 12월 마지막 날, 고 정몽헌(MH) 회장쪽 인사로 분류되던 박세용 당시 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이 정몽구(MK) 회장 계열의 현대차 회장으로 전격 발령나면서 시작된 형제간의 경영권 갈등은 그룹 후계자로 MH를 지목한 고 정주영 회장의 육성 테이프가 공개되기까지 석달여에 걸쳐 숨막히게 전개됐다. 효심이 남달랐던 MK는 아버지의 육성이 공개되자 깨끗이 승복하고 자동차 계열사를 이끌고 그룹에서 나왔다. 이 과정에서 아픔도 적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현대의 지배구조를 선진화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는 21일 왕 회장의 4주기에 모처럼 형제들 모두가 함께 제사를 지낼 예정이다. 이날은 공식적으로 가족화합이 됐음을 안팎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현대가에 정통한 소식통은 전했다. hyun@seoul.co.kr ■ 정주영 회장의 ‘빈대론’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은 ‘해당화가 찬란하고 눈(雪)이 많은’ 강원도 통천군 송전면에서 1915년 6남 2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죽어라고 일해도 콩죽을 면할 길이 없는 농군이 진절머리나게 싫고 지겨워”(첫번째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에서) 소학교를 졸업한 열네살 무렵부터 줄기차게 가출을 시도했다. 무작정 길을 나서 보기도 하고, 아버지의 소 판 돈을 훔쳐도 봤다. 그러기를 네번째. 열아홉살 마지막 가출에 성공해 인천부두 막노동꾼으로 새 삶을 시작했다. 한 푼이 아까워 몸을 기댔던 곳이 노동자 합숙소. 뼈가 으스러지는 중노동으로 누가 떠메고 가도 모를 만큼 고단했지만 좀체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빈대들의 공격 때문이었다. 궁리 끝에 밥상 위에 올라가 잠을 잤다. 빈대들의 공격이 잠시 뜸해지는 듯싶었다. 하지만 이내 밥상다리를 타고 기어올라와 온 몸을 물어 뜯었다. 다시 머리를 써야 했다. 무릎을 탁 칠 만한 묘안이 떠올랐다. 밥상다리 네 개를 물 담은 양재기 넷에 하나씩 담근 뒤 그 위에 올라가 잔 것이다. 빈대를 밥상다리로 유도해 양재기 물에 익사시키자는 계략이었다. 쾌재를 부른 것도 이틀여. 빈대들은 또다시 물어뜯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떻게 양재기 물을 건넌 것일까. 자다 말고 벌떡 일어나 불을 켜본 젊은 정주영 회장은 기겁을 하고 말았다. 빈대들이 밥상다리 대신 벽을 타고 천장으로 올라가 사람을 겨냥해 뚝 떨어져 목적 달성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역경에 부딪칠 때마다 정주영 회장은 ‘빈대의 노력’을 떠올렸다.“난관은 극복하라고 있는 것이지, 걸려 넘어지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든지 “빈대만도 못한 놈”이라는 단골 지청구는 모두 여기서 비롯됐다. 아무것도 없는 백사장(울산 염포리) 사진 한 장 달랑 들고 조선소 투자금액을 유치할 때나,20세기 최대 역사(役事)로 꼽히던 중동 주베일 공사 입찰전에 뛰어들 때나, 직원들이 불가능하다고 도리질칠 때면 “이봐, 해봤어?”라고 불호령을 쳤던 것도 빈대의 집요한 노력을 떠올리면서였다. “자본가가 아니라 부유한 노동자일 뿐”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했던 정주영 회장은 근검과 노력을 평생의 신조로 삼았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평등한 자본금” “한강에 기적은 없다. 성실하고 지혜로운 노동이 있을 뿐” “고선지부지설(苦蟬之不知雪;여름철 서늘한 나무 그늘에 앉아 노래만 하다 겨울이 오기 전에 없어지는 매미는 한겨울 펑펑 쏟아지는 눈을 알 수 없다)” ‘아산 정주영 어록’에 실려있는 그의 유명한 말들이다. hyun@seoul.co.kr ■ ‘현대家 대모’ 변중석 여사 열여섯살에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여섯살 연상의 고향총각 정주영에게 시집온 변중석씨는 현대가의 산 증인이다. 올해로 84세. 젊어서 남편이 사준 재봉틀 하나를 자신 소유의 유일한 재산으로 여기며 한결같은 근검과 후덕함으로 ‘현대가의 여자’라는 상징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고 정주영 회장이 매일 새벽 5시의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동생들과 자식들에게 근검을 가르쳤다면, 변씨는 새벽 3시반부터 손아래 동서·며느리들과 아침 준비를 함께 하면서 “언제나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겸손하라.”고 일렀다. 가혹하리만치 자식 교육에 엄격했던 정주영 회장이 아이들을 자가용으로 등교시키는 며느리들을 보고 “젊었을 때 콩나물 버스에 시달려봐야 나중에 자가용을 샀을 때의 기쁨을 안다.”며 역정을 내자 “손주녀석들 키우는 문제에까지 시아버지가 잔소리를 할 거냐.”며 막아준 이도 변씨였다. 칭찬에 인색했던 정주영 회장도 아내를 가리켜 “늘 통바지 차림에 무뚝뚝하지만 60년을 한결같고 변함이 없어 존경한다.”고 자서전에서 고백했을 정도다.“아내를 보며 현명한 내조는 조용한 내조라는 생각을 굳혔다.”고도 했다. 그러나 자식을 먼저 땅에 묻는 참척의 고통과 여자로서의 마음고생을 거치면서 ‘살아있는 보살’도 탈이 났다. 거동이 불편해 10년 가까이 병원(현대아산병원) 생활을 하고 있다. 사실상 맏며느리인 이정화씨 등 며느리들이 틈날 때마다 병실을 들여다보고 있다. hyu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재계 경영권 승계 ‘봄날’

    재계가 경영권 승계에 관한 한 ‘봄날’을 맞았다. 약속이나 한 듯 2,3세 등에게 경영권을 잇따라 물려주거나 핵심요직에 속속 앉히고 있다. 대주주 책임경영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무임승차 친족경영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맞선다. 이런 가운데 시민단체가 현대차그룹을 지배구조 모니터링 강화대상에 넣겠다고 선언해 주목된다. ●참여정부 해빙기류 틈타 봇물 최근 들어 가장 공격적으로 후계 구도를 다지고 있는 기업은 현대차그룹이다.1일 정몽구 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의선씨는 기아차, 셋째사위인 신성재씨는 철강회사인 현대하이스코, 조카인 일선(고 정몽우 회장의 장남)씨는 BNG스틸(옛 삼미특수강) 사장이 됐다. 정 회장의 둘째사위(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 사장)와 일선씨의 동생들(문선·대선)도 경영에 가세했다. 그러자 정 회장의 삼촌인 정상영 케이씨씨(옛 금강고려화학) 명예회장도 최근 주총을 통해 둘째아들 몽익(부사장)씨를 대표이사로 끌어올려 큰아들(정몽진 대표이사 회장)을 보좌하도록 했다. 현대백화점도 정몽근(정몽구 회장의 첫째동생) 회장의 장남(정지선 부회장)과 차남(정교선 이사)을 잇따라 승진시킨 뒤 안정적인 지분율 확보에 열올리고 있다. LG전선그룹도 최근 3대 핵심계열사에 대한 교통정리를 끝냈다. 구태회 LG전선 명예회장의 큰아들인 자홍씨가 LG산전 등 그룹을 총괄 책임지고 있는 가운데, 구 회장의 셋째아들인 자명씨는 LG니꼬 동제련을, 구평회(구태회 회장의 동생) E1명예회장의 큰아들인 자열씨는 LG전선을 각각 책임지고 있다.LG그룹에서 떨어져나온 GS그룹도 허창수 회장의 친인척들이 핵심 계열사를 장악하고 있다. 허 회장의 삼촌인 허승조 사장은 GS유통을, 사촌형인 허동수 회장은 GS칼텍스정유를 이끌고 있다. ●엇갈리는 평가 최근 들어 재벌가의 경영권 승계가 유난히 집중되고 있는 것은 지금이 주총 시즌이기 때문이다. 연말연시 정기인사 때는 세간의 시선 등을 의식해 오너 일가의 승진 발탁을 자제했지만 정기주총까지 때를 놓치면 적잖은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한다.‘경제 살리기’가 참여정부의 최우선순위로 떠오르면서 재벌들에 대한 대립각이 느슨해진 것도 기업들의 대담한 경영권 이양을 이끌어냈다. 물론 친인척 그룹간의 상호자극 및 견제심리도 작용하고 있다. 해당 그룹들은 “과거처럼 총수 일가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 전면에 나서서 책임감을 갖고 투명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라고 주장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이규황 전무도 “중요한 것은 경영능력이지, 누구의 아들 딸이냐가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그러나 경영능력 평가는 시장의 몫이라는 반박도 적지 않다. 참여연대는 1일 ‘현대차그룹의 친족경영 강화를 우려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정의선 사장의 과도한 등기이사 겸직(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은 이사의 충실의무를 저해하고 이해상충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현대백화점 ‘두 얼굴’

    현대백화점이 정지선 부회장 등 오너가(家) 지원에는 ‘퍽퍽’쓰는 반면 직원들에게는 경영상의 이유로 감원을 추진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한무쇼핑 주식 32만주 매입키로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계열사인 한무쇼핑(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및 목동점 법인) 주식 32만주(10.5%)를 정 부회장으로부터 713억여원에 매입키로 했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은 한무쇼핑 지분 34.33%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현대백화점이 매입하는 한무쇼핑 주식은 정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정몽근 회장에게서 증여받은 것으로 주당 매입가격은 22만 3000원(액면가 1만원)이다. 정 부회장은 부친으로부터 증여받은 한무쇼핑 주식을 자신이 보유할 경우 300억원가량의 증여세 납부를 위해 별도의 자금이 필요했지만 현대백화점에 이를 매각함으로써 간단히(?) 해결했다. 현대백화점이 사실상 정 부회장의 증여세(300억원)를 대신 내준 것뿐 아니라 목돈(413억원)까지 마련해준 셈이다. 여기에 정 부회장이 현대백화점의 최대주주(지분 15.72%)인 만큼 한무쇼핑의 사실상 지분 변화없이 경영권까지 확보하는 꼴이니 ‘일석삼조’의 효과를 봤다는 계산이다. LG투자증권은 이와 관련, 한무쇼핑의 올해 주당순이익(EPS)을 1만 6800원으로 가정할 경우 주당 인수가격 22만 3000원은 주가수익비율(PER)의 13.3배 수준으로 엄청난 프리미엄을 부여한 것으로 지적했다. 박진 연구위원은 “수익가치로 따지면 굉장히 비싸게 산 것”이라며 “결국 대주주의 이익을 생각한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3년 연속 인력감축 추진 반면 현대백화점은 경영상의 이유로 3년 연속 일반 사원을 대상으로 감원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4일부터 14일까지 동일 직급에서 7년 이상 근무한 대리급 이하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2003년 12월에는 과장급 이상 간부 사원 60여명을 명예퇴직시켰으며, 지난해 초에도 대리급 이하 사원 19명을 희망퇴직 형식으로 내보냈다. 일각에서는 오너가(家)를 위해 아낌없이 지원을 쏟아붓는 현대백화점이 직원들의 인력 감축에는 냉정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이건희회장 제친 정몽구회장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이 올해 250여억원의 주식 배당금을 받아 주요 그룹 총수 가운데 가장 높은 배당소득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14일 증권선물거래소와 산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12월 결산 상장 계열사로부터 2004회계연도 기말 배당금으로 모두 250여억원을 받을 예정이어서 전년도에 이어 재벌그룹 총수의 배당금 순위 1위를 차지할 것이 확실시된다. 정 회장은 현대자동차로부터 1주당 1150원씩 131억 1000만원의 현금배당을 받는다. 배당금 규모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여기에 현대모비스와 INI스틸, 현대하이스코로부터 122억원 이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보유 주식의 총평가액에서는 정 회장을 앞섰지만 배당금 규모에서는 146억 5000만원으로 정 회장의 뒤를 따랐다. 그러나 이 회장은 지난해 중반 이미 삼성전자로부터 141억원의 중간배당금을 받았기 때문에 연간 배당금은 287억 5000만원에 이른다. 현대중공업 정몽준 전 고문도 102억 6000만원을 받아 100억원대 배당금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CJ에서 86억 8000만원 등 CJ 계열사로부터 모두 92억 6000만원을 받는다.LG그룹 지주회사인 ㈜LG 지분만 소유한 구본무 회장은 44억 2000만원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LG그룹에서 분리된 GS그룹의 허창수 회장도 GS홀딩스로부터 26억 4000만원을 받을 예정이다. 재벌 3세들의 배당 소득도 적지 않다. 삼성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상무는 삼성전자 주식(96만여주)만으로 100억원에 가까운 배당금을 받는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부회장은 현대백화점이 지난해 주당 600원을 배당한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21억원가량을 챙길 전망이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장남 남호씨도 주요 계열사의 배당금이 30억원을 웃돈다. 남호씨는 동부화재의 최대주주(지분 14.06%)다.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도 신세계, 광주신세계, 신세계 I&C, 신세계건설 등 4개의 상장 계열사에서 20억원 안팎의 배당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점쳐진다. 김경운 김경두기자 kkwoon@seoul.co.kr
  • 작년 대주주 주식증여 136%급증

    지난해 경영권이양 등을 위한 대주주들의 주식 증여(상속포함) 규모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거래소가 12일 발표한 ‘상장사 주식증여 현황’에 따르면 정상영 금강고려화학(KCC) 명예회장과 고 설원량 대한전선 회장은 900억원대,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은 800억원대의 주식을 자녀와 부인 등에게 물려줬다. 금강고려화학의 정 명예회장은 정몽진 금강고려화학 회장 등 자녀 3명에게 982억원어치의 주식을 물려줘 증여액이 가장 많았다. 대한전선의 설 전 회장은 장남인 윤석씨 등 자녀와 부인에게 947억원어치의 주식을 상속했다.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은 아들인 정지선 현대백화점 부회장과 교선씨에게 852억원어치의 주식을 넘겼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도 자녀와 회사에 382억원어치를 증여했다. 주식을 증여 또는 상속받은 금액은 정지선씨가 76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총 증여 건수는 47건으로 전년과 같았으나 증여 주식수와 금액은 3897만 1000주,3972억원으로 2003년에 비해 각각 171%와 136% 늘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그룹 ‘왕자들’ 주식 대박

    그룹 ‘왕자들’ 주식 대박

    ‘짭짤합니다.’ 경영승계를 위한 지분 증여와 주가 상승 등으로 국내 재벌 2,3세의 주식 재산이 대부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적지 않은 배당금을 덤으로 챙길 수 있어 주식으로 벌어들인 소득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3일 국내 주요 재벌 계열 상장·등록법인이 제출한 분기보고서와 주식변동신고서에 따르면 정지선(33) 현대백화점 부회장이 보유한 상장·등록법인 주식평가액은 2003년 말 547억원에서 지난해 말 현재 1205억원으로 658억원이 증가했다. 또 현대백화점이 지난해 주당 600원을 배당한 점을 감안하면 정 부회장은 배당금으로 21억원 가량을 더 챙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부친인 정몽근 회장으로부터 현대백화점 지분 9.58%를 증여받아 보유 지분이 15.72%(352만 7000주)로 늘며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김준기 동부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30)씨도 주식 매입과 주가 상승으로 주식평가액이 2003년 말 616억원에서 지난해 말 1207억원으로 591억원이나 늘었다. 동부화재(지분 14.06%)와 동부제강(7.40%)의 주가 상승으로 주식 가치가 430억여원이 불어난 데다 동부정밀 지분을 21%나 추가 매입했기 때문이다. 주요 계열사의 남호씨 배당금은 총 3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최근 구본무 LG 회장의 양자로 입적돼 관심을 모았던 구광모(27)씨의 주식평가액도 59억원에서 475억원으로 416억원이 늘어났다. 광모씨가 보유한 LG 주식은 2003년말 71만주(지분 0.27%)였으나 1년새 281만주(지분 1.60%)로 급증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장남인 정용진(37) 부사장의 주식평가액도 지난해 말 2956억원으로 전년보다 315억원이 늘었다. 정 부사장은 또 광주신세계 지분도 52.08%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의 배당 성향을 감안하면 정 부사장의 배당금은 17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성용 금호 명예회장의 장남 박재영(35)씨도 지난해 금호석유 지분을 2.66%에서 4.65%로 높인 데다 금호석유 주가가 세배 가까이 상승해 2003년 말 60억원이던 주식평가액이 지난해 말 208억원으로 늘었다. 금호석유가 지난해 주당 250원을 배당한 만큼 올해 재영씨의 배당금은 3억원 이상이 점쳐진다. 장형진 영풍 회장의 장남인 장세준(31)씨와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장남인 조현식(35) 부사장도 보유 지분 변동없이 주가 상승에 힘입어 주식평가액이 각각 133억원,794억원에서 270억원과 899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삼성전자 이재용(37) 상무는 삼성전자 주가가 별다른 변동을 보이지 않은 데다 지분 변동도 없어 주식평가액이 2003년 말 4337억원에서 지난해 말 4332억원으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되돌아본 2004 산업](5) 울상된 유통업계

    [되돌아본 2004 산업](5) 울상된 유통업계

    올해 유통업계의 결산 키워드는 ‘소비자들의 지갑닫기’다. 내수 부진으로 소비자들이 지갑 열기를 겁냈다는 뜻이다. 그 여파로 백화점 업계는 매출이 줄었고, 할인점으로 소비자들이 몰렸다. 하지만 할인점도 신규 매장 효과로 인한 것일 뿐 실질적인 성장으로 보기는 어렵다. 여기에 더해 할인점과 신용카드사와의 ‘카드분쟁’이 발생,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 올해 백화점 매출액은 16조 6000억원으로 지난해 17조 3000억원보다 4% 감소,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백화점은 불황 타개책으로 올해 79일간 바겐세일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놓았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콧대 높은 명품도 세일 대열에 합류했지만 매출 실적이 저조하긴 마찬가지다. 반면 할인점의 경우 올해 매출액이 21조 6000억원으로 지난해의 19조 5000억원보다 1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이는 신세계 이마트, 삼성 테스코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5대 할인점 업체가 17개의 점포를 여는 등 신규 점포를 연 데 따른 매출 증가세에 불과하다. 기존 점포의 경우 매출이 정체, 저성장 현상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이 저가 할인매장에서의 생필품 구입에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는 얘기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28일 “백화점의 경우 몇 년째 ‘역신장’ 추세를 보이며 내리막길을 보이기 때문에 할인점을 통한 매출증대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할인점과 카드사 격돌 지난 8월 비씨카드가 이마트에 수수료 인상을 통보하자 이마트는 9월1일부터 비씨카드를 받지 않는 것으로 맞서면서 시작된 수수료 분쟁은 아직까지 진행 중이다.KB, 삼성,LG 등 다른 카드사도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주요 할인점에 수수료 인상을 통보, 분쟁은 카드사와 할인점간의 전면전 양상까지 보였다. 현재 업계에서는 비씨카드를 제외한 국민카드,LG카드 등과의 수수료 협상이 조만간 타결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업계의 목표는 수수료 인상을 굽히지 않고 있는 비씨카드를 ‘왕따’로 만들어 비씨카드와의 수수료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2세 경영 박차 롯데그룹은 신격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빈 부회장이 그룹 총괄·조정기능을 맡고 있는 정책본부장으로 임명되면서 후계구도 작업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신세계 이명희 회장의 외아들인 정용진 부사장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지분 확대를 하며 경영 상속을 가시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정몽근 회장의 장남 정지선 부회장도 부친으로부터의 주식 증여로 최대 주주가 됐고, 차남 정교선 부장은 최근 기획조정본부 기획담당 이사로 승진함으로써 본격적인 ‘경영 과외수업’을 받고 있다. 이밖에 지난 6월 온 나라를 시끄럽게 했던 만두 파동과 어린이 질식사를 유발한 미니컵젤리 사건 등은 유통업계의 ‘오점’으로 남았다. 하지만 불황 속에서 초저가 화장품과 웰빙 제품들은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체제정비 나선 정지선부회장

    [재계 인사이드] 체제정비 나선 정지선부회장

    정지선(32) 현대백화점 부회장이 본격적인 그룹 체제 정비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부회장 취임 2년 만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3일 부사장급인 경영지원실을 사장급인 기획조정본부로 ‘간판’을 바꾸고, 이 자리에 경청호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기획조정본부는 사실상 구조조정본부와 유사한 조직으로 향후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따라 조직 확대는 물론 그동안 경영지원실에서 담당한 재무와 관리, 경리뿐 아니라 그룹 계열사의 신규 투자 및 신규사업 진출에도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경 사장은 사실상 업무에서 손을 뗀 우경숙 전 고문을 대신해 정 부회장을 보좌하며, 그룹 전반을 조율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의 기획조정본부 신설과 관련, 정 부회장이 ‘그룹의 틀’을 다지고 공격 경영을 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달 초 부친인 정몽근 회장으로부터 현대백화점 주식 215만주(9.58%)를 증여받아 최대주주에 오른 정 부회장이 안정된 지분을 바탕으로 자신의 ‘경영 색깔’ 내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은 지난 2년간 그룹 내실을 다지는 데 주안점을 뒀다.”면서 “하지만 정 부회장의 경영 체제가 어느 정도 안정 궤도에 오른 만큼 내년부터는 신규 투자를 대폭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입사 5년 만에 사실상 총수에 오를 정도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1997년 과장으로 입사한 이후 기획과 인사, 재무 등의 업무를 거쳤다. 동생인 정교선(30) 부장도 이번에 기획조정본부 기획담당 이사로 승진함으로써 본격적인 ‘경영 과외수업’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경영지원실을 기획조정본부로 재편했다.”면서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신규사업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여성&남성] 여성과 띠에 얽힌 안좋은 속설들

    [여성&남성] 여성과 띠에 얽힌 안좋은 속설들

    올 1월 결혼해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신혼살림을 차린 김연주(30·주부)씨는 새해 태어날 아이의 출산 예정일에 부쩍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김씨는 “예정일이 1월 중순이라 음력으로 계산하면 원숭이띠가 되지만, 양력으로 계산하면 닭띠가 된다.”면서 “남자아이라면 상관 없지만, 여자아이라면 예정일보다 빨리 태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닭띠는 재물복이 없다.”는 속설이 귓가를 빙빙 돌기 때문이다. 토끼띠인 김씨는 “평소에 토끼띠라는 이유만으로도 어른들에게 ‘온순하다.’며 귀여움을 받았지만, 철이 들면서부터 거부감이 들었다.”면서 “대학시절 용띠인 여자 후배가 ‘용띠라서 역시 드세다.’는 평가를 받는 것을 봤을 때는 별 느낌이 없었는데 정작 내 아이 문제가 되고 보니 신경이 쓰인다.”고 털어놨다. ●몸집 큰 동물띠 여성에 부정적 의미 건국대학교에서 역학을 강의하는 김동완(42) 박사는 “모이를 콕콕 쪼는 닭처럼 재물을 콕콕 쫀다고 해서 닭띠 여자는 재물을 모으지 못한다는 속설이 있다.”고 귀띔했다. 김씨는 “닭띠뿐 아니라 몸집이 큰 동물의 띠를 지닌 여성은 속설 하나씩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백말띠·용띠·밤에 태어난 범띠는 팔자가 세고, 남자를 이기려 한다.’‘한 집에 호랑이띠 여자가 2명이상이면 불운이 닥친다.’는 식으로 전해져 왔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특히 백말띠에 대한 속설은 널리 퍼져 있어서, 백말띠에 해당하는 경오(庚午)년 생이 아니더라도 말띠에 태어난 여자아이들은 모두 팔자가 세다는 오해를 받는다.”고 귀띔했다. ●백말띠 해 여성 신생아수 급감 이런 속설 때문인지 백말띠의 해인 90년에 태어난 여자 신생아의 수는 89년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통계청의 신생아 인구통계에 따르면,88년부터 92년까지 남자 신생아 100명에 여아는 88∼89명선을 오갔으나,90년의 경우 남자아이 35만 862명이 태어난 반면 여자아이는 3만 1282명에 그쳐 성비가 100대85로 뚝 떨어진 것이다. 90년도 신생아 통계는 띠에 대한 속설로부터 20∼30대의 젊은층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현재 시민단체에서 일하고 있는 78년생(말띠)인 정지선(27·여)씨는 “양띠나 토끼띠 등 다른 띠에 태어난 선후배들보다 말띠 친구들끼리 만나면 띠에 대한 속설을 자주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정씨는 “명절때 친척들이 모이면 말띠라 바깥으로 돌기만 한다는 말을 하곤 하지만,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다.”면서도 “대학교 1학년 때 한 학년 위의 선배가 말띠가 팔자가 세다는 속설 자체를 모르고 있어서 신기하게 생각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나쁜 일 생기면 ‘혹시 내 띠 탓인가’ 전통적인 교육을 받고 자란 기성세대는 나쁜 일이 닥치면 속설에 의존하는 경우도 많다. 충청도 천안에 사는 홍모(50·주부)씨는 54년 말띠해에 태어나 어려서부터 동네 어른과 친척들에게 말띠는 팔자가 세다는 말을 듣고 자랐다. 홍씨는 2년 전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난 것도, 지난 1월 딸이 교통사고를 당한 것도 모두 자신의 팔자가 센 탓인 것 같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진민자 청년여성문화원 원장은 “같은 특징이라도 남성의 단점은 사라지고 여성의 단점만 부각되어 이야기로 남은 것”이라며 “속설 등이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면서 정설로 변하게 되면 여성들에게 보이지 않는 차별로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사회에 맞게 장점으로 받아들이길 한국 종교문화 연구소 김윤성 박사는 “띠에 관한 속설이 유독 여자에게만 많은 것은 ‘남자를 잘 만나야 팔자가 핀다.’는 속설처럼 예부터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을 규제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면서 “그런 속설들을 사회적으로 믿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하고, 여성들 스스로 ‘전통사회에서 팔자가 세다는 말은 현대사회에서 성공의 조건’이라는 식으로 속설에 도전하거나 뒤집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역학을 공부한 사람들조차 이런 속설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박사는 “오행으로 풀어보면 닭띠는 꼼꼼하고 원리원칙적인 기질이 있어 의사가 되면 좋고, 말띠는 활동성이 강해 연예인들이 많다.”면서 “전통사상도 현대사회에 맞춰 개성을 살리고 장점을 개발시키는 방향을 제시해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박사는 또 “탤런트 변정수씨는 어머니와 딸까지 3대가 모두 호랑이띠지만 성공해서 잘 살고 있다.”며 “속설은 어디까지나 속설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띠별 여성관련 속설 ●쥐띠 겨울철 한밤중에 태어난 쥐띠 여자는 먹을 복을 타고났다. ●소띠 소는 묵묵히 일하는 이미지로 소띠 여자는 가정적이다. ●범띠 호랑이는 활동적인 동물로 호랑이띠 여자는 가정적이지 못하다. ●토끼띠 애교가 많고 가정적이며 온순해 부모님을 잘 모신다. ●용띠 여자가 용띠면 자신은 성공하지만 남편의 출세는 가로막는다. ●뱀띠 90도로 꺾지 못하는 동물로 앞으로만 전진하려 한다. ●말띠 방랑기와 도화살이 있어 바깥으로 떠돌고 고집이 세다. ●양띠 욱하는 성질이 있지만 모험을 하지 않는 안정감이 있다. ●원숭이띠 재주가 있고 끼를 발휘해 집안 일을 잘 처리한다. ●돼지띠 부지런하고 활동적이고 일도 열심히 한다. ■ 도움말 김동완 아이사주닷컴 대표
  • 현대百 경영권 승계 가속화

    현대백화점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4일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이 주식 215만주(9.58%)를 장남인 정지선(32) 부회장에게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정 회장의 지분은 111만 5000주(4.97%)로 줄어든 대신 정 부회장은 지분이 352만 7000주(15.72%)로 늘어나 최대주주에 올랐다. 정 회장은 지난 10월에도 현대백화점 지분 4.3%(95만주)를 장남인 정 부회장이 지분 50%를 소유한 단체급식 전문업체인 현대지네트에 매각했다. 정 회장은 또 지난달 현대백화점H&S 주식 56만주를 차남인 정교선(30) 그룹경영관리팀장에게 증여했다. 정 회장의 지분은 13.23%로 줄어든 반면 정 팀장의 지분은 10%로 늘었다.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을 정 부회장에게, 백화점 특수판매와 여행업을 맡는 현대백화점H&S는 차남인 정 팀장에게 물려주기 위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연말 단행될 임원인사에 안팎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느낌표2로 돌아온 ‘쌀집아저씨’ PD 김영희

    !느낌표2로 돌아온 ‘쌀집아저씨’ PD 김영희

    방금 자다 일어난 듯한 덥수룩한 머리에 두꺼운 뿔테 안경, 수더분한 인상. 겉보기엔 영락없는 동네 ‘쌀집 아저씨’다. 하지만 안경을 넘어 혼탁한 세상을 향해 쏟아내는 눈빛엔 날카로움이 배어있다. 김영희 프로듀서(44)는 그동안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경규가 간다’‘21세기 위원회-칭찬합시다’‘!느낌표-하자하자’ 코너 등을 통해 오락프로그램이 단순히 ‘재미’만이 아닌 ‘공익’적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수많은 시청자들이 청소년·노인·외국인노동자 등 소외된 이웃의 어려운 현실에 관심을 갖게 됐고, 시민의식을 담은 ‘변화의 메시지’에 사회 전체가 ‘기적처럼’ 바뀌어 나갔다. 지난해 12월 프로그램을 떠나 휴식을 가졌던 김 프로듀서는 11일 7개월만에 새로 부활된 ‘!느낌표’를 통해 다시 한번 세상을 향해 ‘미덕’을 전파한다.2일 타이틀 촬영이 한창인 여의도 MBC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시각장애인에 무료 수술·장기기증 의식 변화시킬 것 “새로 선보이는 ‘눈을 떠요’라는 코너를 통해 시각장애인에게 무료 개안 수술을 해주고,‘장기기증’에 대한 우리네 의식을 변화시킬 겁니다.” 그는 쉬는 동안 20만 시각 장애인 가운데 시력 회복이 가능한 2만여명이 기회를 찾지 못해 ‘빛’에서 영원히 소외돼 살아가는 현실을 접하고 이 코너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가 장기기증에 대해 갖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이식용 각막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는 상황도 바꿔보고 싶다고 강조했다.“눈을 뜬다는 것은 엄청난 의미를 담고 있어요. 자신과 세상의 모습은 물론 수십년간 못보던 어머니의 얼굴을 보는 것이죠. 가슴찡한 감동이 사회 전체로 퍼져나갔으면 좋겠어요.” 그는 또 ‘통일 시대’에 대비한 프로그램인 ‘남북 어린이 알아맞히기’라는 코너를 선보인다. 남한 어린이들이 북한 조선중앙TV의 ‘전국 소학교 학생 알아맞추기 경연’프로그램을 보며 퀴즈를 풀고, 화면 합성을 통해 남북한 어린이들이 한 자리에서 퀴즈 경연을 벌이는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것. 그는 “어린이들에게 북한에 대한 이질감과 문화 차이 극복의 장을 열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휴대전화 카메라’를 통해 ‘휴대폰 강국’인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찰칵!찰칵!’코너도 마련했다. 지난 86년 입사한 이래 그는 자신의 말마따나 예능국 소속 ‘딴따라 PD’로만 일해왔다. 하지만 그의 머리와 가슴 속에는 늘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떠나지 않았다.“TV는 바보상자가 아닙니다. 공적인 영향력이 엄청난 하나의 ‘권력’이에요. 소외된 계층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거죠.” ●사회적 메시지 + 웃음 = 대박 그동안 만든 프로그램들의 성공 비결을 묻자 “‘공익적 요소’가 곧 ‘재미’”라고 말한다.“캠페인성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모두 재미가 없을 거라고 ‘넋을 놓고’있는게 보통이죠. 거기에 약간의 웃음을 첨가하면 시청자들은 더욱 재미있게 느끼고, 덩달아 공적인 메시지 전달 효과도 높아지게 되죠.” 그는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한마디로 ‘사람’이란다. 화려한 겉모습이 아닌 인간의 냄새가 솔솔 풍겨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물론 고민도 있다.“‘과연 내 자신은 얼마나 도덕적인가?’부터 생각해요. 사실 나 자신은 정지선을 잘 안지키고, 칭찬도 잘 할 줄 모르는 그런 사람이거든요. 저부터 변해야지요.”각각 중3·중1인 딸과 아들에게 먼저 자랑스런 아버지로 비쳐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단다. ●“좋은 PD 이전에 좋은 아버지이고 싶다.” 최근 ‘교양 프로그램의 오락화 경향’에 대해 묻자 그의 눈빛이 더욱 날카로와 진다.“사회 전반적으로 ‘장르파괴’가 하나의 추세가 되고 있는게 사실이지만, 교양프로가 오락적 요소로만 덧칠돼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죠. 교양이든 오락이든 자신만의 뚜렷한 색깔과 독창적인 목소리를 가져야 합니다.” 연예인들과 일반인이 함께 만나 ‘세상 이야기’를 나누는 ‘고급 토크쇼’를 꼭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그는 이미 다음 캠페인까지 구상해 놓고 있었다.“이번 ‘장기기증’ 다음에는 ‘장묘 문화’를 다룰겁니다. 국토 70%이상이 묘지화되가는 것이 현실이잖아요. 이젠 우리 모두가 ‘화장·납골묘’문화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인 것 같아요.”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휴대전화 광고 “미모냐, 아이디어냐”

    휴대전화 광고 “미모냐, 아이디어냐”

    실제 시장에서의 각축전 못지않게 치열한 휴대전화 5사의 광고 전쟁이 여자모델의 매력을 앞세운 LG전자, 팬택,KTFT와 아이디어를 앞세운 삼성전자,SK텔레텍으로 양분되고 있다. 원빈과 모델계약이 끝난 LG전자 싸이언은 요즘 김태희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빨간 드레스를 입은 김태희가 스페인 세비야 현지에서 플라멩코를 추는 최근 광고는 모델의 매력이 오히려 제품을 가리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팬택은 아시아의 스타 보아를 모델로 잡으면서 단번에 이미지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가방속이 복잡해지는 나이’라는 카피를 통해 소녀에서 숙녀로 변해가는 보아를 처음 선보였던 팬택 광고는 이후 인천공항에서의 ‘플래시 몹’, 화려한 골반춤에 이어 최근 ‘화려한 싱글’편에서 럭셔리 광고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눈이 부실 정도로 화려한 카펫 위에 보아가 누워 ‘Over the Rainbow’를 허밍하는 내용의 이 광고는 화려한 싱글을 잘 표현하고 있지만 역시 보아에게만 너무 시선이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낳고 있다. KTFT는 박지윤의 ‘섹스어필’ 광고를 춤추는 송혜교로 대체했다. 나이트클럽 DJ가 되어 신나게 춤을 추고 있는 송혜교. 알고 보니 엘리베이터 안에서 휴대전화로 MP3를 감상하고 있었던 것. 전진의 아버지로 더 유명한 찰리 박이 엘리베이터로 들어오자 “뭐 하고 있긴, 음악듣고 있었지.”라며 얼버무린다. 이효리, 권상우, 박정아, 세븐, 이서진 등 대형 모델을 기용했던 삼성전자 애니콜은 요즘 ‘가로 본능’과 ‘인테나폰’ 편에서 제품 특성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동원하고 있다.CD, 진열대를 삐져나온 책, 횡단보도 정지선을 넘어선 자동차, 병 속에 들어가지 않는 레몬을 ‘쏙’ 밀어넣고 폭발하는 화산을 다시 집어넣고 양떼를 좁은 우리에 몰아넣고 영화관에서 화면을 가리는 ‘대두’ 아저씨를 주저 앉히는 장면을 통해 인테나폰의 특성을 잘 설명하고 있다. 여자가 남자의 허리에 매달린 채 몸을 곧추세우는 슬라이드폰 편, 왕뚜껑 광고가 패러디까지 했던 클럽 편, 히치하이킹 편, 남녀간 이종격투기 편 등으로 늘 새로운 재미를 줬던 스카이 광고도 모델보다는 아이디어에 주력하는 편이다. 섹시한 여인의 가슴에 매달린 스카이폰을 좀더 자세히 보려다가 ‘박치기’를 당하는 광고나 사무실에서 야근을 하다 위층이 너무 시끄러 툭툭 쳤더니 나이트클럽에서 춤추던 여자가 쏟아져 내린다는 다소 황당한 내용이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휴대전화 주 소비층이 10대 초중반으로까지 내려가면서 신세대 빅모델을 쓰거나 아주 튀는 아이디어가 아니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현대백화점 후계구도 서둔다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의 후계구도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정 회장은 자신의 계열사 지분을 줄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두 아들간의 경영권 분할이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의 지분 축소 내역을 통한 현대백화점 그룹의 향후 ‘통치 분할’은 현대백화점은 장남인 정지선(32) 그룹 부회장으로, 현대백화점 H&S는 차남인 정교선(30) 그룹 경영관리팀장(부장)으로 나눠지는 분위기다. 정 회장이 최근 현대백화점 H&S의 주식 56만주를 처음으로 정 팀장에게 증여한 것을 놓고 재계에서는 그룹 경영과 관련해 정 회장이 형제간 ‘교통정리’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증여로 정 회장의 현대백화점 H&S 지분은 13.2%로 줄었지만 교선씨는 10%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지선씨의 지분은 1.2%에 불과하다. 현대백화점 H&S는 여행사 현대드림투어와 기업들의 명절 선물사업 등 백화점 특수판매를 하는 회사다. 연간 매출액이 8000여억원에 이른다. 반면 지선씨의 현대백화점 지분은 꾸준히 늘고 있다. 현대백화점 총매출은 연간 4조원 정도다. 정 회장이 지난해부터 몇차례에 걸쳐 지분 정리에 들어가면서 현재 정 회장의 현대백화점 지분은 14.6%로 줄어든 반면 지선씨의 지분은 6.1%에 이른다. 지선씨는 자신이 소유한 단체급식 전문업체인 현대지네트가 갖고 있는 백화점 지분 4.3%까지 합치면 10.5%의 현대백화점 지분을 확보한 셈이다. 교선씨는 백화점 지분을 1주도 보유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그룹 부회장을 맡고 있는 지선씨는 과묵한데다 직원들을 만나면 먼저 인사하는 겸손함에 “사람이 됐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그룹내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전문 경영인 체제로 백화점 경영이 오랫동안 이뤄졌지만 지선씨는 점차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백화점 등 계열사들을 3차례에 나눠 한달에 한번씩 경영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계열사의 투자·인사 등을 직접 챙기고 있다. 동생 교선씨도 올 1월부터 경영지원실 산하 경영관리팀장을 맡아 경영수업 중이다. 일을 배우는 단계인 만큼 매사에 열심이다. 경영지원실은 그룹 계열사들의 신규투자 검토, 예산 등 경영전반을 다루는 핵심 포스트다. 이들 형제는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사무실 4층에서 나란히 근무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측은 “단순히 정 회장의 지분 증여를 갖고 현대백화점 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후계 구도로 해석하고, 나아가 형제간의 경영 분리 운운하는 것은 무리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