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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플러스 / 정보위원 새달 방북 核현황 논의

    국회 정보위 소속 여야의원들이 다음달 6일 평양에서 열리는 ‘정주영 체육관’ 개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북할 것으로 알려졌다.국회 정보위 관계자는 19일 “국회 정보위원들이 정주영 체육관 개관식에 맞춰 평양을 방문,북한의 고위급 관계자로부터 북한 핵 실태에 대한 설명을 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북측은 개관식에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들의 방북을 수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 경의선 임시·본도로 사용 협의/8차 남북군사실무회담

    남북은 17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제 8차 남북 군사실무회담’을 갖고 경의선 임시도로와 본도로 사용문제 등에 대해 협의했다.양측은 이날 회담에서 경의선 본도로가 완공단계에 이름에 따라 지금까지 사용해 온 임시도로 대신 본도로를 사용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특히 양측은 현대아산이 다음달 초 평양 정주영체육관 개관식 참관차 1000여명을 경의선 도로를 통해 방북시키려는 계획과 관련,철도·도로 연결공사 물자지원과 개성공단 건설지원 목적 이외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게 돼 있는 경의선 임시도로의 사용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정주영체육관 참관단 1000여명은 지난달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방북할 예정이었으나 이런 문제 때문에 연기됐었다. 남북 양측은 또 경의선 남북관리구역에 남북간에 핫라인이 설치돼 있는 것처럼 동해선에도 팩스 등 통신선을 연결하는 문제도 협의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현대家 이야기 드라마 검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투신 자살로 세간의 주목을 끌었던 비운의 현대가(家) 이야기가 다시 대하드라마로 기획되고 있다.박종 MBC 드라마국장은 17일 “내년 3월 ‘대장금’ 후속으로 여러 편을 검토 중인데 현대가의 ‘가신(家臣)들’(가제) 이야기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가신으로는 삼총사로 불리는 이명박 서울시장,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김윤규 현대아산 사장 등이 주인공 격으로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의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고 정몽헌 회장의 자살,2000년 ‘왕자의 난’,정주영 명예회장의 대선 출마와 사망 등 현대가 사건들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 SBS ‘통일농구’ 방송 北과 합의

    SBS가 평양 통일농구대회의 남측 방송을 주관하기로 하여 개최 여부가 불투명했던 이 대회가 성사될 가능성이 커졌다. SBS는 “현대아산이 평양에 세운 ‘아산 정주영 체육관’ 완공기념으로 새달 2일부터 4일까지 열리는 통일농구대회 및 전야제 방송을 주관하기로 북측과 합의했다.”고 최근 밝혔다. SBS 실무진은 지난 2월부터 북한을 오가며 교섭을 해왔으나,현대아산 정몽헌 회장이 투신자살하는 바람에 대회 개최 전망이 불투명했다.
  • 하프타임 / 남북통일농구 새달 3일 평양서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자살 파문으로 무기 연기된 남북 통일농구가 다음달 3일 열릴 전망이다.여자프로농구 현대 관계자는 “유경 정주영체육관 완공을 기념하는 남북 통일농구대회를 다음달 3일 평양에서 열기로 북측과 합의했다.”고 3일 밝혔다.남자는 KCC 단일팀이,여자는 현대를 주축으로 다른 팀 주전들이 합류하는 사실상 대표팀이 나설 예정이다.북측에서는 세계 최장신 이명훈과 박천종 등이 최근 은퇴한 것으로 알려져 지난 1999년 통일농구 때 선보인 선수들과는 다른 새 얼굴이 대거 출전할 전망이다.이 경기는 SBS가 현지에서 생중계하며,200여명의 참관단을 포함해 약 1000여명이 판문점을 통해 육로로 이동할 예정이다.
  • 뭐! 외국인이 ‘엘리베이터’를 노려? / 현대家 손잡는다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의 타계와 현대차,현대중공업의 계열분리 이후 느슨해졌던 현대가(家)의 결속력이 정몽헌(MH) 회장의 타계를 계기로 급속히 회복되고 있다. 맏형인 정몽구(MK) 회장은 정몽헌 회장의 장례식을 묵묵히 진두지휘하는가 하면 정씨 일가 친척들도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그간의 소원한 관계를 어느정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과는 금방 나타났다.정 회장 사후 외국인들이 현대그룹의 지주회사인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집중 매집,적대적 M&A(인수합병) 조짐이 나타나자 현대가 기업들이 일거에 지분을 매입,‘백기사’ 역할을 했다.현대가의 이같은 신속한 조치에 시장도 놀라는 표정이다.일부 계열사 직원은 “역시 현대답다.”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어디를 넘봐 정 회장 타계 직후인 지난 8일까지만 해도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율이 2%에도 못미쳤던 외국인들은 11일 이후 주식을 집중 매집했다.13일에는 지분율을 무려 11.21%로 늘렸다. 곧바로 시장에서는 적대적 M&A나 ‘그린메일(경영권이 취약한 기업의 주식을 매집,이를 비싼값에 다시 사줄 것을 요구하는 행위)’의 징후로 해석됐다.‘제2의 소버린’이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그러자 한국프랜지와 현대백화점,현대시멘트 등 현대 기업들이 나서 일거에 현대엘리베이터의 자사주 43만주(7.66%)를 사들였다.정몽헌 회장 장모인 김문희씨 지분 18.57%를 포함,우호지분 37.43%는 변함이 없지만 현대엘리베이터 자사주가 의결권 있는 주식으로 바뀌면서 경영권 방어가 한층 수월해졌다.여차하면 현대차나 현대중공업도 가세하겠다는 태세였다. 이에 대해 정씨 일가의 물밑 접촉이 있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현대엘리베이터가 외국인 손에 넘어가 현대상선 등 현대계열사들이 줄줄이 이들의 영향권에 드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대 관계자는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MH 계열사가 M&A 대상이 된 것을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백기사 군단에 가세할 것이란 추측이 나돌자 14일 채양기 재무담당부사장(CFO)을 통해 “가족사와 경영은 별개”라며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매입한 사실도없으며,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직·간접적인 지원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더 이상은 ‘글쎄’ 현대가에는 아직도 숙제가 많다.특히 정몽구 회장의 고민은 적지 않다.현대엘리베이터 문제는 정몽헌 회장 계열기업의 지배가 아닌, 경영권 방어가 목적이었다.그래서 ‘자동차도 좌시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 힘을 실어준 것이다.그러나 정몽헌 회장 이후의 후계구도 설정에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대북사업이다.현대차는 계속 손사래를 치고 있다.고민은 남북경협이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업이라는 점이다.현대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는 대북사업을 철저히 경제적 논리에 입각,처리한다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사업을 희생하면서까지 남북경협에 나서겠느냐.”고 말했다. 현대가의 또다른 고민은 모기업인 현대건설을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다.과거 100여개 현대 계열기업의 모태인 현대건설은 2001년 출자전환 이후 은행이 대주주인 상태다.올해 초에는 정몽구 회장 소유의 현대차가 건설 부문을 인수하는 문제도 고려했지만 시장의인식이 좋지 않아 그만뒀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현대엘리베이터 그린메일?/ 외국인 “사자”…지분11.48%로 급증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최근 외국인이 대거 매입하자 현대가(家)가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13일 증권거래소와 현대엘리베이터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의 외국인 지분은 지난 7일까지 전무한 상태였으나 8일 9만 8398주(1.75%)를 시작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5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기록했다.이에따라 외국인 보유비중이 11.48%로 증가했으며,정몽헌 회장 사망 직전 1만 2000원대이던 주가도 2만 5000원으로 올랐다.증권거래소는 현대엘리베이터 주가가 급등함에 따라 이날 감리종목으로 지정했다.감리종목으로 지정되면 신용거래가 금지된다.이와 관련,증권가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주가차익을 얻기 위한 ‘그린메일(Greenmail)’또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의 표적이 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대우증권 성기종 선임연구원은 “현대엘리베이터는 사실상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한다는 부담으로 주가가 저평가돼 있었다.”면서 “독립경영 가능성에다 대주주인 현대상선 지분 15.2%가 메리트로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단기 외국인 투자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엘리베이터측은 이날 외국인들의 적대적 인수·합병(M&A)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기주식 50만주 가운데 43만주(107억 5000만원)를 장외거래를 통해 우호주주에 처분했다고 밝혔다.주식을 사들인 곳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동생 정순영 성우그룹회장 계열인 현대시멘트,고 정 회장의 형 몽근씨가 회장으로 있는 현대백화점 등 범현대 계열사 5∼6곳인 것으로 알져졌다.현대엘리베이터의 대주주지분은 정 회장 장모인 김문희씨 18.6%,현대증권 4.9%,현대종합상사 2.4%,현대중공업 2.1%,자기주식 9.4% 등이다.의결권이 없는 자기주식 9.4%를 우호주주에게 매각,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지분이 28.0%에서 35.6%로 늘어났다. 강동형기자 yunbin@
  • “노동과 禪 그리고 생태운동 애정 고루고루 담았습니다”시집 ‘초심’ 펴낸 노동자시인 백무산

    “경찰은 데모를 하였다/(…)/최루탄을 쏘고 군홧발로 짓이기며/과격시위를 하였다/쇠몽둥이를 들고 곤봉을 휘두르며/극렬시위를 하였다(…)//노동자들은 진압에 나섰다/(…)/지게차가 나섰다 포크레인이 나섰다/깃발을 들고 함성으로 나섰다/주인인 노동자들은 피흘리며 진압에 나섰다”(‘경찰은 공장 앞에서 데모를 하였다’). 88년 첫 시집 ‘만국의 노동자여’에서 노동자의 시각으로 시위장면을 역발상으로 노래해 화제가 된 백무산(48·본명 백봉석).그는 박노해와 함께 80년대 노동문학을 이끈 노동자 시인이다.그가 새 시집 ‘초심(初心)’(실천문학사)을 냈다. ●인간·우주·내면 3요소 섞여 첫시집 ‘만국의…’로 노동자의 울분과 한을 노래했던 그는 ‘동트는 미포만의 새벽을 딛고’(90)로 혁명적 전위의 필요성으로 나아갔다.그러나 90년 이후 다른 노동문학가처럼 그도 ‘안’으로 들어갔다.3시집 ‘인간의 시간’(96)에서 보인 참선을 통한 내면으로의 침잠은 ‘길은 광야의 것이다’(99)에서 더 안으로 들어가고 가라앉은 것 같았다.그런 탓에 땀과 현장이 담긴 그의 시를 갈망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시인도 다시 현실에 발을 내딛으려는듯 이번 시집은 그 동안 보여준 세가지 모습,즉 노동과 인간,선(禪),그리고 생태운동에 대한 애정을 골고루 담아 눈길을 끈다. 최근 방송(김사인교수가 진행하는 EBS-TV ‘금요일의 문학 이야기’)에 출연하러 울산에서 모처럼 서울에 나타난 그를 만났다. 시집을 낸 소감을 묻자 “특별하게 말할 게 있겠습니까?”라며 말을 아낀다.이번 시집은 ‘총체적’이라는 평가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 동안 고민한 세가지 요소 즉 인간과 인간,인간과 우주,인간의 내면 등 3가지 요소가 섞여 있다.”고 말한다. 그는 그중 내면,즉 ‘자성’(自省)에 방점을 찍었다.“운동 세력이 타락한 모습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면서 “민주화에 대한 집단적 요구만 표출했을 뿐,이후에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보니 권력에 대항한 또 하나의 권력을 낳아 욕망의 고리에 편입된 셈”이라고 진단한다.그는 “인간의 자성만이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다.”라고 덧붙인다.이런 생각은 이번 시집에서 “뒤집어 지배한다고 이기는 것이 아니야/(…)더 온전하게 더 푸르게 피어 오르는/넉넉한 저항이여”(‘그 아이 집’)라고 노래한 모습에 잘 녹아 있다. ●열정·지혜 동시에 배어나 이번 시집은 그가 현실 쪽으로 다시 성큼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준다.‘욕망을 생산하는 공장’에선 국회의 소모전을 질타하고,‘손마저 두고 간 사람’은 동료 노동자의 죽음을 안타까워한다.‘통일 이데아’에선 “분단이 돈이 될까 통일이 돈이 될까/저울질했을 뿐”이라며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통일 영웅’으로 그리는 세태를 꼬집는다.그러나 그 모습은 이전처럼 한 방향으로만 날을 세운 게 아니다.대신에 자신의 지나온 세월을 “한 시대를 잘못 꿈꾼 자의 강박일까.”라고 끊임없이 되묻는다. 언제쯤이면 현실 속으로 되돌아 올 것인지 물었더니 “여전히 개인적 자각에 머무른 채 실천하지 못하는 내 모습이 아직도 못마땅하다.”며 침묵한다.그 모습에선 시대의 모순과 맞서려는 열정과 그것을 안으로 다스리려는 지혜,앎과 실천의 한계 등이 동시에 배어났다. 글 사진 이종수기자 vielee@
  • 권노갑 비자금 파문 / 현대비자금 최대 600억?

    대북사업 지원용이었나,‘왕자의 난’의 지원용이었나. 권노갑 민주당 전 고문이 현대그룹으로부터 뭉칫돈을 받은 혐의로 긴급체포되자 현대의 비자금 조성 규모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돈이 전달된 시기는 2000년 3∼4월로,당시는 4·13총선을 앞둔 데다 현대는 ‘왕자의 난’이 진행 중인 시기였다.남북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가운데 대북사업도 전환기를 맞고 있던 때였다.이런 정황 때문에 돈을 건넨 의도에 대한 해석도 구구하다. ●비자금의 규모는 검찰은 권 전 민주당 고문에게 넘어간 돈은 ‘150억원+α’의 α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밝혔다.즉 현대 비자금을 세탁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완(50·미국체류)씨를 통해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건네졌다고 정몽헌 회장 등이 진술한 150억원과는 별개라는 것. 검찰이 α를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 100억원 안팎으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대북송금 수사가 막바지에 달했던 지난 6월 특검 주변에서는 현대가 대북송금 누락액이 5000만달러(약 600억원)에 달한다는 얘기가 유포됐었다.이를 감안하면 현대가 조성한 비자금 규모는 최소 250억원에서 최대 600억원선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왕자의 난’ 전비(戰費)인가 2000년 3∼4월은 현대그룹 총수자리를 놓고 정몽헌 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치열하게 경쟁하던 시기였다.그해 3월14일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고,27일에는 고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이 정몽헌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당시 정씨 일가 가운데 정몽헌 회장만 정치권을 상대로 베팅을 시도했다는 얘기도 있다.따라서 권 전 고문에게 전해진 돈이 ‘왕자의 난’에서 정몽헌 회장의 손을 들어달라는 것이었다면 결과적으로 베팅이 성공한 셈이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현대의 후계자 이양 과정에서 정몽헌 회장의 손을 들어준 것은 정부가 아니라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라는 것이다.당시 상황으로 봐서 정부나 정치권이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현대 주변에서는 당시 상황을 감안해 뭉칫돈이 다목적 용도로 건네진 것으로 보고 있다.‘왕자의 난’ 지원은 물론 당시 잠복돼 있던 현대그룹의 유동성 위기 해소를 노리고 정치권에 보험을 들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 주변에서는 대체로 정몽헌 회장이 ‘왕자의 난’에서 승리하기 위해 정부 지원을 끌어내려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대한포럼] 남북경협의 두 얼굴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은 대북사업에 모든 것을 걸었고,그로 인해 모든 것을 잃었다.“대북사업을 강력히 추진해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생을 마감했지만 아직까지 그의 유서에 화답을 보내는 기업인은 없는 것 같다.지난 5일동안 빈소를 지켰던 현대가의 형제들조차도 이 문제에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특히 정몽구 회장의 현대차그룹은 “대북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공식 발표하기까지 했다.돈도 구심점도 모두 잃고 무력해진 현대아산만이 외롭게 대북사업을 붙들고 있는 실정이다. 남북경협이 왕따를 당하고 있다.한때 ‘북한 특수’ 기대를 부풀리며 인기 상종가를 쳤던 남북경협이 요즈음에는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돈 가진 기업인들 어느 누구도 거들떠 보는 사람이 없다.이제 주식시장에서는 대북사업이 악재로 통한다.어느 기업이 대북사업에 참여한다는 소문이 나면 어김 없이 주가가 폭락할 정도다.남북경협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던 김대중 정부 초기와는 너무도 판이한 모습이다.그때나 지금이나 남북경협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변함이 없는데 시장과 기업인들의 평가는 사뭇 달라졌다.무엇이 이런 변화를 가져왔을까.김대중 정부 초기 시절로 돌아가 보자. “단절과 대결 속에 반세기를 살아온 분단 상황에서 꿈에도 그리던 금강산을 관광할 수 있게 된 것은 획기적 사건으로 평가된다.남북화해와 협력의 역사적 전기를 마련하고 통일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민족적 기대가 크다.”(대한매일 1998년 11월18일자 사설) 5년전 현대 금강호는 이렇게 민족의 염원을 싣고 금강산을 향해 첫 출항의 닻을 올렸다.금강호로 열린 금강산 뱃길은 2000년 6월과 8월에 각각 정주영·몽헌 부자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의 면담을 성사시켰다.또한 금강산 종합개발과 개성공단 건설 및 개성관광 사업 합의로 이어졌다.금강산 관광 사업에는 단순한 비즈니스 차원을 넘어 남과 북이 분단을 극복하고 공존공영하자는 민족의 염원이 깃들어 있다. 그러나 돈이 문제였다.현대그룹은 남북경협 사업을 하면서 지난 5년간 1조원 이상의 손해를 봤다.사업 허가권자인 북한은 막대한 관광사업 대가를 챙겨가는 등돈만 밝혔고,걸핏하면 사업중단에다 번복·지연으로 현대를 궁지로 몰아갔다.게다가 서해교전,북핵 위기,사스 등의 외풍이 시도 때도 없이 불어닥쳐 30년 독점권을 획득한 철도·통신·전력 사업 등의 발목을 잡았다.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대북사업에 대해 “남북한 평화와 번영도 좋지만 개별기업이 떠맡기는 너무 큰 부담”이라고 말한다.한마디로 ‘밑 빠진 독’이라는 얘기다. 역사적 당위성과 수익성은 남북경협의 서로 다른 두 얼굴이다.중단 없이 계속돼야 할 민족적 과업이지만,그것이 사업인 한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현대와 정 회장의 비극은 아무리 민족의 과업이라 하더라도 수익성을 외면한 사업 추진이 얼마나 무모한가를 잘 보여준다.현대아산이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대북사업을 계속한다고 하지만 돈도 구심점도 없는 상태에서 수익성 없는 사업을 얼마나 추진력 있게 해나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관광공사나 토지공사 등의 공기업이 일부 사업을 떠맡을 수는 있겠지만 총체적인 대북 창구 역할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남북경협을 계속 추진하기 위해서는 먼저 개별 사업의 수익성을 높여주어야 한다.현대가 북한과 맺은 계약조건으로는 도저히 수익성을 맞추기 어렵다.따라서 재교섭을 통해 계약조건의 변경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북한은 경협사업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법적·제도적 환경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우리 정부는 통일비용 부담이라는 관점에서 민간기업과의 역할 분담 및 재정지원 확대에 관한 장기 계획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염 주 영 논설위원 yeomjs@
  • 정몽헌회장 어제 영결식… 각계 2000명 애도 / 역사의 짐 벗고 고이 잠드소서

    8일 현대아산 이사회 정몽헌 회장의 영결식이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렸다. 맑은 날씨 속에 열린 이날 영결식에는 정 회장의 아들 영선씨,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등 유족들과 정·관·재계 유명인사,현대 임직원 등 모두 2000여명의 조문객이 참석해 선친인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유업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세상을 뜬 ‘비운의 황태자’의 마지막 길을 눈물 속에 배웅했다. ●고인 생전모습 영상물에 눈물 이날 오전 8시 서울아산병원 동관 잔디광장에서 현대상선 노정익 사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영결식은 쇼팽의 ‘장송행진곡’이 울려퍼지는 장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특히 서울 청운동 자택에서 찍은 가족사진과 대북 사업에 열중인 정 회장의 생전 모습이 멀티비전을 통해 나타나자 유족 등 참석자들은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또 대북 사업의 ‘동지’였던 현대아산 김윤규 사장이 정 회장의 약력보고를 읽던 도중 “정 회장의 업적에 대해 남북의 7000만 겨레는 물론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인들이진심어린 축하와 존경을 보내왔다.”면서 울먹였다. 이어 손길승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추도사를 통해 “믿기지 않는 비보에 황망한 마음을 금할 수 없는데 오늘 회장님의 영전 앞에 다시 서니 가슴이 미어질 뿐”이라며 애통해했다. 우인(友人) 대표로 나선 도올 김용옥씨는 “정몽헌은 하나의 추억이 아니라 슬픔이요 꿈이었다. 정몽헌의 죽음은 결코 개인의 좌절이 아니며 역사의 좌절도 아니다.정몽헌은 좌절했기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국대사를 비롯해 리언 러포트 주한미군사령관,일본 스미토모(住友)상사의 미야하라 겐지 회장,미쓰이(三井)물산의 오하시 노부오 회장,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조선민족경제협력연합회,금강산국제관광총회사 등은 조전을 보냈다. 영결식이 끝난 뒤 대형 영정사진 차량을 선두로 운구차,가족과 지인 등 800여명을 태운 버스 27대 등 장례 차량들이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잠들어 있는 경기도 하남시 창우리 선영으로 향했다. ●선영 하남 정주영회장 묘소 아래 안장고인의 영구는 오열하는 유가족들을 뒤로하고 선친 정주영 명예회장 묘에서 산 아래쪽으로 50m 정도 떨어진 10평 크기의 묘지에 모셔졌다. 하관이 끝난 뒤 상주 영선군과 정세영 명예회장,정몽구 회장 등은 눈물을 삼키며 영구 위로 흙을 뿌렸다. 이날 장례절차는 고인이 생전에 특히 좋아했다는 멜론이 얹혀진 제사상 앞에서 이어진 반혼제(返魂祭)를 끝으로 마무리됐다.한편 정 회장의 영정과 머리카락,손톱,발톱 등을 담은 유품함은 서울 북한산 근처 도선사로 옮겨져 11일 추모비 제막식을 위해 금강산으로 향할 때까지 보관된다. 김성곤 이두걸기자 sunggone@
  • 현대 “다시 날자”

    ‘고인은 갔지만 대북부담 털고 다시 한번 날아보자.’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타계에 따라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등 현대계열사들이 대북사업의 부담을 털고 재도약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정 회장의 타계가 이들 계열기업들이 대북사업의 부담을 덜고 본연의 경영에 주력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주가 또한 상승세다.시장의 인식이 바뀌고 있는 셈이다.정몽헌 회장의 살신성업(殺身成業)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 회장 계열사 뿐아니라 자동차 등 현대가(家)의 기업들은 대북사업으로 인한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어온 것이 사실이다.고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이 시작한 대북사업의 어려움을 아들 기업들이 분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때문이었다. 실제로 현대상선 등은 대북사업으로 인해 주가는 물론 재정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어디서 보전받을 수도 없는 손실이다.대북사업에서 손을 뗀 이후에도 대북송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금까지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아이로니컬하게도 정 회장의 타계는 이들 기업들이 대북사업의 부담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시장에 심어주고 있다.정 회장이 타계한 마당에 이들 기업이 또다시 남북경협에 끼어들거나 과거의 일로 시달리는 일이 있겠느냐는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 현대상선의 경우 현대아산 지분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현대아산은 앞으로 정치적 결정에 의해 진로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현대 계열사와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게 될 전망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7,8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정 회장 투신 첫날 주가가 1만 2900원에서 1만 2350원으로 550원이 떨어지더니 4,5일 연속 상한가까지 올라 1만 65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 등의 지주회사격인 데다가 대북사업으로부터의 절연 등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현대상선도 5일 2935원이었던 주가가 6일 2885원,7일 3080원으로 오르더니 8일에는 3100원대를 넘어섰다.이는 상반기 실적 발표를 앞둔 데다가 대북사업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씨줄날줄] ‘터미네이터’의 출마

    미국 영화 ‘터미네이터’는 먼 미래에서 온 전사(戰士)들이 펼치는 숨막히는 액션을 그리고 있다.이 영화는 1984년 1편이 제작된 뒤 1991년 ‘심판의 날’이라는 부제의 2편이 개봉됐고,올해 7월 ‘기계들의 봉기’라는 부제로 후속 3편이 제작돼 관객들에게 선보였다.무려 20년 가까이 영화 마니아들의 기억 속에서 자리하면서 꾸준히 사랑을 받고있는 셈이다. 영화 터미네이터는 최첨단 특수효과를 이용한 기법으로 기억에 남는 명장면들을 많이 남겼다.그러나 역시 압권은 2편의 라스트 신이 아닌가 한다.철이 액체 상태로 펄펄 끓고있는 용광로 속으로 자신을 내던지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채 사라지는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연기는 퍽이나 인상적이다. 그 영웅적인 희생 장면을 열연한 슈워제네거의 인기가 여전히 식지않고 있는 모양이다.그가 8일 미국의 대표적인 민주당 가문 출신이며,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딸인, 부인 마리아 슈라이버의 반대를 극복하고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미 언론들은 벌써부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 영화배우 출신 캘리포니아 주지사 탄생’을 점치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는 소식이다. 연예인 정치인은 선거의 요체인 지명도와 인지도에서 다른 후보의 추종을 불허한다.엄청난 자산이다.지난 1992년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창당한 통일국민당은 작고한 코미디언 이주일씨와 탤런트 최불암,강부자씨 등 인기 연예인들을 대거 공천해 14대 총선때 대단한 바람을 일으켰다.당시 이주일 후보가 유세했던 구리시의 합동유세장은 그의 오리엉덩이 춤을 구경하려고 몰려든 유권자들로 늘 넘쳐났다.13대때 영화배우 최무룡씨가 출마했던 파주유세장도 볼 만했다.남궁원,장혁씨 등 원로 영화인들이 최씨와 함께 유세를 펼치자 이들의 얼굴을 보기위해 나온 올드팬인 ‘아줌마 부대’로 초등학교 운동장이 인사인해를 이뤘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두 사람 모두 훌륭하게 의정생활을 수행했다. 영화 터미네이터 3편을 본 관객들은 대부분 후속 시리즈 4편이 제작될 것으로 보고있다.그러나 그 4편이 슈워제네거의 캘리포니아 주지사 당선으로 귀결될지,아니면 다시 현실이 아닌 필름에서 56세 액션 배우로서 노익장을 과시하게 될지 자못 궁금하다. 양승현 논설위원
  • 정몽헌 회장 빈소 표정 / 대검, 숙의 거듭한뒤 이례적 조문

    현대 비자금에 대한 검찰수사가 정몽헌 회장의 투신자살과 무관치 않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검찰청 김종빈 차장검사와 유성수 감찰부장이 7일 서울아산병원 정 회장의 빈소를 찾았다.검찰 관계자는 “국가와 사회를 위해 노력하다 유명을 달리한 분에 대해 예를 갖추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무리한 수사 하지 않아” 김 차장검사는 이날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나오면서 “수사가 지나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정 회장의 장례절차가 끝나는 대로 수사가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검찰은 ‘정 회장의 자살은 검찰 탓’이라는 세간의 시선 때문에 이번 조문을 놓고 숙의를 거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 조문 행렬 이어져 이날 오전 자녀 3명과 함께 빈소를 찾은 주부 정경희(43·경기 김포시 마송동)씨는 “대북송금 수사로 정 회장에게 압박감을 준 검찰을 규탄하는 1인 시위라도 벌이겠다.”고 말했다.서울대 정운찬 총장도 빈소를 찾아 “정 회장이 끝맺음을 잘 해줬으면 했지만 일찍 가서 안타깝다.”고 침통해 했다.50대 캐나다 교포는 12만원을 내면서 “현대아산을 살리기 위해 내는 국민주 청약금”이라고 설명했다.이날까지 7500여명이 빈소를 다녀갔다. ●북한에서도 추모 행사 북측에서 마련한 정 회장의 추모 행사가 7일 금강산 온정각 휴게소 맞은편 김정숙휴양소에서 열렸다.현대아산 금강산 사업소의 이종관 부소장은 “송호경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인사 100명과 우리 회사 직원 30명이 참석했다.”며 “북측에서 6개의 조화를 마련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조화나 조전은 없었다.”고 말했다. ●금강산추모단 육로로 방북 영결식은 8일 오전 8시부터 서울아산병원 동관 옆에서 현대상선 노정익 사장의 사회로 유가족과 조문객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사장으로 치러진다.장지는 경기도 하남시 창우리 선영이다. 유가족과 현대 임직원 등으로 구성된 추모방북단 200여명은 11일 오전 5시 계동 현대사옥을 출발,동해선 육로를 통해 금강산으로 가 정 회장의 유품 안치식과 추모비 건립식을 갖는다.도올이 쓴 추모비 비문은 “여기 조선땅의 숨결이 맥동치는 곳 금강에 고이 잠들다.아버지 아산 정주영의 유훈을 이어 세계사의 모든 갈등을 한 몸에 불사르며 남북화해의 새로운 마당을 열었다.그의 혼과 백 영원히 하나된 민족의 동산에서 춤추리.”라는 글귀를 담고 있다. 이두걸 홍지민기자 douzirl@
  • 정상영 회장의 남다른 ‘MH사랑’/ 작년 개인빚 500억 지급 보증

    지난 4일 타계한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은 지난해 말 개인 빚을 갚지 못해 파산위기에 몰린 적이 있다.그러나 이 빚은 형제나 처가쪽이 아닌 삼촌인 정상영(사진) 금강고려화학 명예회장이 대신 갚아준 것으로 알려졌다. ●파산위기 겨우 모면 6일 현대 및 금융계에 따르면 고 정 회장은 1998년 계열사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교보생명과 국민은행 등에서 빌린 500억원 가운데 만기가 도래한 부채를 갚지 못해 파산위기에 몰렸다.정 회장은 이 빚을 2001년부터 상환해왔으나 올해초 도래분은 개인자산이 거의 없었던 정 회장으로서는 갚을 능력이 없어 친인척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정 명예회장은 흔쾌히 모 생명보험사에 지급보증을 서 파산위기를 모면케 했다.이 과정에서 20억∼30억원 상당의 서울 성북동 정 회장 자택에 근저당이 설정됐다.당시 형인 정몽구 현대차 회장 등이 용인 땅 등을 매입해주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틋한 조카사랑 정 명예회장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막내 동생.형의 성격을 닮아 직선적인 그는큰 형님인 정주영 회장에 대한 존경심과 현대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실제로 정 명예회장은 2000년 ‘왕자의 난’ 때도 조카들에게 화해하라고 쓴소리를 가장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또 ‘왕회장’ 타계 직후 서산농장에 200여만평의 기념관을 짓자는 얘기를 처음 꺼낸 장본인이기도 하다.현대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자 현대전자 농구단을 인수해줬다. 현대 관계자는 “정 명예회장은 현대그룹의 위상약화와 몽(夢)자 형제들의 불화를 가장 안타까워하는 친지 가운데 한 분”이라면서 “고 정 회장에 대한 지원도 이같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열린세상] 鄭회장을 죽음으로 내몬 현실

    대북사업의 선구자였던 현대아산의 정몽헌 회장이 끝내 투신자살함으로써 비운의 생을 마감했다.이런 일이 터지면 남북관계를 전공하는 연구자는 정 회장 죽음 이후 남북경협과 남북관계를 전망하는 데 시간을 할애해야 할 일이지만 이번만큼은 그럴 기분이 들지 않는다.오히려 누가,무엇이,우리 사회의 어떤 현실이 대북사업을 정력적으로 추진했던 한 기업가를 죽음으로까지 몰아갔는지 되씹어봐야 할 것 같다. 정 회장의 자살 원인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아마도 필생의 과업으로 추진했던 현대의 대북 경협사업이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자괴감과 상실감이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다.공과가 있긴 하지만 현대는 과거부터 국가경제의 미래와 민족의 비전을 생각하면서 사업 방향을 잡아가고 이를 한발 앞서서 준비하는 독특한 모습을 보여왔다.현대그룹이 경부고속도로 건설부터 시작해서 중동 건설 붐,자동차 산업과 조선산업 시작 등 아무도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대한민국 경제발전을 위해 누군가가 해야 했던 분야를 스스로 개척하면서 회사의명운을 걸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대표기업으로 자리잡게 된 현대는 1980년대 후반부터 새로운 사업 방향을 모색하게 되는 바,그것이 바로 북한과의 대규모 경협사업이었다.현대의 대북사업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고향을 향한 수구초심과 함께 남북화해시대 민족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소명의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물론 거기에는 초기 투자비용이 든다 하더라도 결국은 21세기의 한반도가 민족의 대결이 아닌 평화와 화해협력의 대세로 결정날 것인 만큼 미리 준비하면 경제적으로도 큰 이익을 낼 수 있으리라는 손익계산도 작용했다.정몽헌 회장이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던 ‘현대의 미래이자 아버지 평생의 꿈’이 바로 대북사업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현대의 대북사업은 최근에 와서 위기에 봉착하고 말았다.민족의 화해와 통일에 밑거름이 된다는 역사의식을 갖고 출발한 것이었지만 금강산 관광사업의 적자 지속과 개성공단 사업의 지지부진으로 인해 기업의 재정상태는 최악으로 빠져들었다.설상가상으로 대북송금 의혹이 불거지면서 금년에는 특검의 수사까지 진행되었고 그 결과 정몽헌 회장은 실정법을 어긴 범죄자로 낙인찍힌 채 검찰에 의해 기소까지 되었다. 아직도 논란거리로 남아있는 남북정상회담의 대가성과 대북송금의 불법성 여부를 이유로 정몽헌 회장의 대북 경협사업 전체가 부정과 비리에 의해 저질러진 파렴치한 범법행위로 매도되는 현실에는 분명 이를 부채질하고 그것을 통해 정치적 이익을 챙기려는 일부 세력들의 의도가 개입되어 있다.대북사업은 당연히 남북관계의 개선과 민족의 화해를 전제조건으로 할 수밖에 없는 특수사업이다.그리고 현대가 추진했던 금강산과 개성공단 사업은 적대와 대결의 역사를 뒤로 하고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진전시킨 의미 있는 사건이었다. 그러나 민족화해를 반대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못마땅해 하는 우리 사회 일각의 ‘냉전 색안경’은 현대의 대북사업을 ‘일방적 퍼주기’나 ‘김정일 정권 연장책’으로 폄하하는 데 익숙했다.특히 햇볕정책과 남북정상회담을 비난하는 데 열심이었던 특정 정치세력과 일부 언론은 그 비판의 예봉을확대하기 위해 현대의 대북사업을 도매금으로 욕하고 나섰다. 분단의 멍에를 벗고 통일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현대의 대북사업이 정당한 역사적 평가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민족대결 세력과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일부 진영에 의해 매도당하는 현실은 정 회장이 견디기 힘든 보이지 않는 벽이었다.금강산 육로관광이 실현되는 날 감격의 눈물을 보이고 어려울 때마다 선친의 묘소에서 눈물을 흘리곤 했던 정몽헌 회장이 끝내 자신의 뜻을 펴지 못하고 스스로 죽음을 택한 것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냉전과 분단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음을 입증한 비극임에 틀림없다. 김 근 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정치학
  • [씨줄날줄] 금강산

    〈금강산 만이천 봉우리 아름다운 내 산이여/봄이면 기화요초 벼랑에 피어나고/여름이면 구름타고 선녀들이 하강하네/가을이면 단풍잎이 온 산에 불타고/겨울이면 수정기둥 온 산에 키돋움하네/아 금강산에 사는 기쁨 참으로 끝 없어라/걸음마다 감격이요 걸음마다 시경이라/봉우리 아래에 노래가 감돌고/계곡마다에 노래가 흐르고 있거니/그 무슨 재간으로 이 노래를 다할쏘냐.〉 조선시대 풍류시인 김삿갓은 이렇게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노래했지만 금강산은 예로부터 그 절경에 더하여 우리 민족의 염원과 정신적 지향점이 투사된 영산이며 성지였다.이름의 기원을 보더라도 화엄경에서 법기(法起)보살이 사는 해중의 아름다운 산을 ‘금강산’이라 불렀다 하며,통일신라의 명승 의상이 화엄종을 개창한 이래 금강산은 모든 부처와 보살이 일만이천봉 괴암으로 솟아 있는 명산으로 여겨져 불교 수행자들의 요람이 되었다. 금강산은 성리학이 풍미한 조선시대 학자와 시인 묵객들에게서도 더 없는 사랑을 받았다.미술사가 최완수는 겸재 정선의 금강산 그림들에서조선 성리학의 이념을 본다.부드러운 토산과 볼록한 바위들을 극적으로 대비시킨 진경산수 그림들은 우주만물의 생성을 음양의 조화로 보는 조선성리학의 원리를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이다. 시대를 넘어 오늘의 금강산은 통일 염원의 산이다.최영섭의 국민가곡 ‘그리운 금강산’에서 보듯 금강산은 남북분단의 상징으로서 민족 재회의 염원이 뜨겁게 투사돼 왔다.그러기에 1998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떼방문과 함께 금강산 관광사업 합의가 이뤄졌을 때 국민은 환호했고 약 5년간 52만명이 기꺼이 금강산 여행길에 올랐던 것이다. 그 금강산이 육로 관광시작과 함께 우리 곁에 더 가까워지는가 했더니 풍전등화의 위기를 맞고 있다.현대아산 정몽헌 회장의 뜻밖의 죽음과 함께 북측이 금강산 관광의 일시 중단 방침을 밝힌 것이다.그동안 금강산 관광 사업에는 ‘대북 현금지원’‘퍼주기 논란’‘자연환경 훼손’등 많은 찬반 논란이 있어왔다.그러나 민족 염원의 상징인 금강산 왕래 길은 어떤 방법으로든 막히지 말아야 한다.북측의 말대로 조문기간을 포함해 단기간에 국한된 중단이 되길 바란다. 신연숙 논설위원
  • 정몽헌회장 자살 / 금강산관광 중단 의미

    북한은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사망과 관련,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복합적인 반응을 남측에 보내왔다.북한의 메시지는 ▲정 회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애도하고 현대가(家)에 대한 의리를 표시하는 한편 ▲남한 정부·정치권·사회 전체가 경협을 계속 추진해 나갈 의지가 있는가를 묻고 있다. ●금강산관광 9일 재개 가능성 통일부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 중단이 북한 특유의 ‘다목적 카드’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우선 정몽헌 회장에 대한 애도의 뜻은 의심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관계자는 말했다.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이 대북사업에 바쳐온 노력은 북한도 공식적으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금강산 관광 중단이 불러일으킬 논란을 통해 남한 정부와 정치권,사회 전체가 남북경협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를 갖도록 만들고 싶은 뜻도 숨겨있는 것 같다고 당국자는 분석했다.또 이같은 의도에는 “만일 금강산관광 등 경협이 계속돼야 한다면 이를 위한 지원방안도 고민해 보라.”는 촉구의 뜻도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북한 당국이 금강산 관광 중단과 함께 6일로 예정된 4개 경협합의서 발효통지문 교환과 7,8일 개성에서 열기로 한 6차 철도·도로 연결 실무접촉을 연기하자고 제의한 것도 같은 맥락의 제안인 것으로 당국자들은 분석하고 있다.그러나 전문가들은 금강산 관광 중단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북한측으로서는 당장 현금이 아쉬운 데다 현대아산측이 조기재개를 강력 요구,이르면 9일부터 관광이 재개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조문단 보내지 않는 이유 정부 당국자들은 4일 저녁까지도 북한이 조문단을 보내올 것으로 예상했다.그러다 막상 북한이 조문단을 보내지 않겠다고 현대측에 연락해 오자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조문단을 보내기에는 껄끄러운 상황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2001년 3월 정주영 회장이 별세했을 때는 남북 직항편을 통해 송호경 아태평화위 부위원장 등 4명으로 구성된 조문단을 파견,서울 청운동집에서 조문한 뒤 저녁 무렵 평양으로 돌아갔다.조전도 사망 다음날인 3월22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아태평화위,민경련 등의 명의로 보냈지만 이번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조전이 일단 빠져 있다.이같은 차이는 6·15 남북 정상회담 이후 화해무드에 있던 2001년과 북한 핵 위기로 긴장감이 조성된 현재의 상황이 전반적으로 크게 다르기 때문인 것 같다.특히 수익성 없는 대북사업이 정 회장을 죽음으로 몰아갔다는 남측 일부의 시각을 부담스러워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북한 내부 사정이나 8월에 예정된 남북 행사 등이 배경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통일부 당국자는 “이달에 8·15 민족공동행사를 비롯해 많은 남북 교류행사가 예정된 데다 8·3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 직후부터 법률 개정이나 권력구조 개편 작업에 들어가는 만큼 북한 내부적으로 매우 바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정주영 회장이 대북사업의 ‘개척자’였다면 정몽헌 회장이 ‘계승자’였다는 차이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한나라당 공격 배경 북한이 “정몽헌 회장의 사망은 한나라당이 불법,비법으로 꾸며낸 특검의 칼에 의한 타살”이라고 주장한 것은 선제공격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북측이 정 회장 사망의 원인을 남측에 돌린 데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이는 그간 북한이 각급 당국간 회담 석상에서 특검수사에 대해 “남북 민간단체간 정상적인 경제거래를 범죄시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한 것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다.북한이 정 회장 사망을 계기로 그러한 불만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북측이 정 회장 사망에 대해 남측에 그 책임을 돌리고 금강산관광 중단에 이어 남북관계를 경색시킬 가능성도 제기된다.그러나 통일부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경협을 중단하고 남북관계를 경색시키기에는 현재 경제적·안보적으로 남한에 의존하고 있는 부분이 너무나 크다.”고 말했다. 이도운기자 dawn@
  • 자취 감춘 옛 家臣들 / 이익치·김충식씨 빈소 안찾아

    ‘자취 감춘 가신들 빈소 올까.’ 한때 현대그룹의 2인자로 위세를 떨쳤던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은 조문 이틀째인 5일에도 서울아산병원 정 회장의 빈소에 끝내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다.또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의 얼굴도 보이지 않았다. 이들은 2000년 3월 ‘왕자의 난’에서부터 올 특검에 이르기까지 정 회장과 악연이 있었던 가신그룹이다.같은 가신 출신으로 2000년 이 전 회장과의 ‘파워게임’에서 밀려난 박세용 INI스틸 전 회장이 지난 4일 빈소를 찾은 것과 대비된다. 이 전 회장은 현재 국내에 머물고 있지만 조문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2001년 3월 정주영 전 명예회장 타계 당시에는 조문을 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정 회장의 자살이 대북송금 특검과 150억원의 비자금 의혹과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이 전 회장은 150억원의 비자금을 최초로 발설한 당사자로 알려져 있다. 현대 주변에서는 그간의 행적으로 봤을 때 이 전 회장이 빈소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미국에 체류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 전사장은 정 회장에 대한 개인적 감정이 크게 없어 조문을 위해 귀국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김 전 사장은 2001년 10월 계열사 지원과 금강산 관광사업 참여 여부를 둘러싸고 정 회장과 갈등을 빚어 섭섭한 마음은 있었지만 올들어 특검 수사를 앞두고 이를 모두 털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사설] 남북경협 새 틀 짜야할 때

    남북관계에 미묘한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현대아산의 경제협력 파트너인 북한 아태평화위원회는 어제 성명을 발표,‘일정 기간’ 금강산 관광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북한 당국은 또 오는 7∼8일 개성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제6차 철도·도로연결 실무협의회를 연기하자고 요청했다.6일로 예정됐던 투자보장합의서 등 4대 남북경협합의서 비준서의 교환,발효도 장례식 이후로 미뤄졌다.정몽준 현대아산 회장의 급작스러운 죽음으로 남북관계에 엉뚱한 불똥이 튀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 우리는 모처럼 성수기를 맞은 금강산 관광이 일방의 주장에 의해 일시나마 중단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북한 아태위는 ‘금강산 관광을 중단없이 계속하는 것이 고인의 뜻’이라며 관광 계속 입장을 전한 현대아산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기 바란다.2001년 3월 정주영 명예회장의 사망 당시 금강산 관광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던 사실을 상기할 때 북한의 주장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북한의 이번 조치는 일면 정 회장에 대한 진정한 조문 의사를 담고 있다고 여겨진다.하지만 금강산 관광의 일시 중단 등을 요구한 것은 대북송금 특검에 대한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남북교류·협력사업 전반에 대한 숨고르기에 들어갔음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북한은 특히 ‘정 회장 없는’ 현대아산이 각종 경협을 계속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겠지만 이번 기회에 남한 기업의 어려운 상황을 이해하고 적극 배려하기 바란다.현대아산은 막대한 초기 투자와 관광대가 지불로 자기자본이 모두 잠식될 만큼 경영이 악화됐고,이는 결국 남북경협의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 정 회장의 사망을 계기로 남북 당국은 경협의 새 틀을 짜야 한다.종전의 일방주의적 지원형태의 경협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남북한 당국이 합리적인 법과 제도를 마련하고,기업과 개인은 경제논리에 의해 투자하고 교류하며,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상호의존적 호혜적 경협의 틀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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