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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 “다시 날자”

    ‘고인은 갔지만 대북부담 털고 다시 한번 날아보자.’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타계에 따라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등 현대계열사들이 대북사업의 부담을 털고 재도약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정 회장의 타계가 이들 계열기업들이 대북사업의 부담을 덜고 본연의 경영에 주력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주가 또한 상승세다.시장의 인식이 바뀌고 있는 셈이다.정몽헌 회장의 살신성업(殺身成業)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 회장 계열사 뿐아니라 자동차 등 현대가(家)의 기업들은 대북사업으로 인한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어온 것이 사실이다.고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이 시작한 대북사업의 어려움을 아들 기업들이 분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때문이었다. 실제로 현대상선 등은 대북사업으로 인해 주가는 물론 재정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어디서 보전받을 수도 없는 손실이다.대북사업에서 손을 뗀 이후에도 대북송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금까지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아이로니컬하게도 정 회장의 타계는 이들 기업들이 대북사업의 부담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시장에 심어주고 있다.정 회장이 타계한 마당에 이들 기업이 또다시 남북경협에 끼어들거나 과거의 일로 시달리는 일이 있겠느냐는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 현대상선의 경우 현대아산 지분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현대아산은 앞으로 정치적 결정에 의해 진로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현대 계열사와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게 될 전망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7,8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정 회장 투신 첫날 주가가 1만 2900원에서 1만 2350원으로 550원이 떨어지더니 4,5일 연속 상한가까지 올라 1만 65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 등의 지주회사격인 데다가 대북사업으로부터의 절연 등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현대상선도 5일 2935원이었던 주가가 6일 2885원,7일 3080원으로 오르더니 8일에는 3100원대를 넘어섰다.이는 상반기 실적 발표를 앞둔 데다가 대북사업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씨줄날줄] ‘터미네이터’의 출마

    미국 영화 ‘터미네이터’는 먼 미래에서 온 전사(戰士)들이 펼치는 숨막히는 액션을 그리고 있다.이 영화는 1984년 1편이 제작된 뒤 1991년 ‘심판의 날’이라는 부제의 2편이 개봉됐고,올해 7월 ‘기계들의 봉기’라는 부제로 후속 3편이 제작돼 관객들에게 선보였다.무려 20년 가까이 영화 마니아들의 기억 속에서 자리하면서 꾸준히 사랑을 받고있는 셈이다. 영화 터미네이터는 최첨단 특수효과를 이용한 기법으로 기억에 남는 명장면들을 많이 남겼다.그러나 역시 압권은 2편의 라스트 신이 아닌가 한다.철이 액체 상태로 펄펄 끓고있는 용광로 속으로 자신을 내던지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채 사라지는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연기는 퍽이나 인상적이다. 그 영웅적인 희생 장면을 열연한 슈워제네거의 인기가 여전히 식지않고 있는 모양이다.그가 8일 미국의 대표적인 민주당 가문 출신이며,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딸인, 부인 마리아 슈라이버의 반대를 극복하고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미 언론들은 벌써부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 영화배우 출신 캘리포니아 주지사 탄생’을 점치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는 소식이다. 연예인 정치인은 선거의 요체인 지명도와 인지도에서 다른 후보의 추종을 불허한다.엄청난 자산이다.지난 1992년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창당한 통일국민당은 작고한 코미디언 이주일씨와 탤런트 최불암,강부자씨 등 인기 연예인들을 대거 공천해 14대 총선때 대단한 바람을 일으켰다.당시 이주일 후보가 유세했던 구리시의 합동유세장은 그의 오리엉덩이 춤을 구경하려고 몰려든 유권자들로 늘 넘쳐났다.13대때 영화배우 최무룡씨가 출마했던 파주유세장도 볼 만했다.남궁원,장혁씨 등 원로 영화인들이 최씨와 함께 유세를 펼치자 이들의 얼굴을 보기위해 나온 올드팬인 ‘아줌마 부대’로 초등학교 운동장이 인사인해를 이뤘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두 사람 모두 훌륭하게 의정생활을 수행했다. 영화 터미네이터 3편을 본 관객들은 대부분 후속 시리즈 4편이 제작될 것으로 보고있다.그러나 그 4편이 슈워제네거의 캘리포니아 주지사 당선으로 귀결될지,아니면 다시 현실이 아닌 필름에서 56세 액션 배우로서 노익장을 과시하게 될지 자못 궁금하다. 양승현 논설위원
  • 정몽헌회장 어제 영결식… 각계 2000명 애도 / 역사의 짐 벗고 고이 잠드소서

    8일 현대아산 이사회 정몽헌 회장의 영결식이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렸다. 맑은 날씨 속에 열린 이날 영결식에는 정 회장의 아들 영선씨,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등 유족들과 정·관·재계 유명인사,현대 임직원 등 모두 2000여명의 조문객이 참석해 선친인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유업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세상을 뜬 ‘비운의 황태자’의 마지막 길을 눈물 속에 배웅했다. ●고인 생전모습 영상물에 눈물 이날 오전 8시 서울아산병원 동관 잔디광장에서 현대상선 노정익 사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영결식은 쇼팽의 ‘장송행진곡’이 울려퍼지는 장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특히 서울 청운동 자택에서 찍은 가족사진과 대북 사업에 열중인 정 회장의 생전 모습이 멀티비전을 통해 나타나자 유족 등 참석자들은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또 대북 사업의 ‘동지’였던 현대아산 김윤규 사장이 정 회장의 약력보고를 읽던 도중 “정 회장의 업적에 대해 남북의 7000만 겨레는 물론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인들이진심어린 축하와 존경을 보내왔다.”면서 울먹였다. 이어 손길승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추도사를 통해 “믿기지 않는 비보에 황망한 마음을 금할 수 없는데 오늘 회장님의 영전 앞에 다시 서니 가슴이 미어질 뿐”이라며 애통해했다. 우인(友人) 대표로 나선 도올 김용옥씨는 “정몽헌은 하나의 추억이 아니라 슬픔이요 꿈이었다. 정몽헌의 죽음은 결코 개인의 좌절이 아니며 역사의 좌절도 아니다.정몽헌은 좌절했기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국대사를 비롯해 리언 러포트 주한미군사령관,일본 스미토모(住友)상사의 미야하라 겐지 회장,미쓰이(三井)물산의 오하시 노부오 회장,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조선민족경제협력연합회,금강산국제관광총회사 등은 조전을 보냈다. 영결식이 끝난 뒤 대형 영정사진 차량을 선두로 운구차,가족과 지인 등 800여명을 태운 버스 27대 등 장례 차량들이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잠들어 있는 경기도 하남시 창우리 선영으로 향했다. ●선영 하남 정주영회장 묘소 아래 안장고인의 영구는 오열하는 유가족들을 뒤로하고 선친 정주영 명예회장 묘에서 산 아래쪽으로 50m 정도 떨어진 10평 크기의 묘지에 모셔졌다. 하관이 끝난 뒤 상주 영선군과 정세영 명예회장,정몽구 회장 등은 눈물을 삼키며 영구 위로 흙을 뿌렸다. 이날 장례절차는 고인이 생전에 특히 좋아했다는 멜론이 얹혀진 제사상 앞에서 이어진 반혼제(返魂祭)를 끝으로 마무리됐다.한편 정 회장의 영정과 머리카락,손톱,발톱 등을 담은 유품함은 서울 북한산 근처 도선사로 옮겨져 11일 추모비 제막식을 위해 금강산으로 향할 때까지 보관된다. 김성곤 이두걸기자 sunggone@
  • 정몽헌 회장 빈소 표정 / 대검, 숙의 거듭한뒤 이례적 조문

    현대 비자금에 대한 검찰수사가 정몽헌 회장의 투신자살과 무관치 않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검찰청 김종빈 차장검사와 유성수 감찰부장이 7일 서울아산병원 정 회장의 빈소를 찾았다.검찰 관계자는 “국가와 사회를 위해 노력하다 유명을 달리한 분에 대해 예를 갖추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무리한 수사 하지 않아” 김 차장검사는 이날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나오면서 “수사가 지나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정 회장의 장례절차가 끝나는 대로 수사가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검찰은 ‘정 회장의 자살은 검찰 탓’이라는 세간의 시선 때문에 이번 조문을 놓고 숙의를 거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 조문 행렬 이어져 이날 오전 자녀 3명과 함께 빈소를 찾은 주부 정경희(43·경기 김포시 마송동)씨는 “대북송금 수사로 정 회장에게 압박감을 준 검찰을 규탄하는 1인 시위라도 벌이겠다.”고 말했다.서울대 정운찬 총장도 빈소를 찾아 “정 회장이 끝맺음을 잘 해줬으면 했지만 일찍 가서 안타깝다.”고 침통해 했다.50대 캐나다 교포는 12만원을 내면서 “현대아산을 살리기 위해 내는 국민주 청약금”이라고 설명했다.이날까지 7500여명이 빈소를 다녀갔다. ●북한에서도 추모 행사 북측에서 마련한 정 회장의 추모 행사가 7일 금강산 온정각 휴게소 맞은편 김정숙휴양소에서 열렸다.현대아산 금강산 사업소의 이종관 부소장은 “송호경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인사 100명과 우리 회사 직원 30명이 참석했다.”며 “북측에서 6개의 조화를 마련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조화나 조전은 없었다.”고 말했다. ●금강산추모단 육로로 방북 영결식은 8일 오전 8시부터 서울아산병원 동관 옆에서 현대상선 노정익 사장의 사회로 유가족과 조문객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사장으로 치러진다.장지는 경기도 하남시 창우리 선영이다. 유가족과 현대 임직원 등으로 구성된 추모방북단 200여명은 11일 오전 5시 계동 현대사옥을 출발,동해선 육로를 통해 금강산으로 가 정 회장의 유품 안치식과 추모비 건립식을 갖는다.도올이 쓴 추모비 비문은 “여기 조선땅의 숨결이 맥동치는 곳 금강에 고이 잠들다.아버지 아산 정주영의 유훈을 이어 세계사의 모든 갈등을 한 몸에 불사르며 남북화해의 새로운 마당을 열었다.그의 혼과 백 영원히 하나된 민족의 동산에서 춤추리.”라는 글귀를 담고 있다. 이두걸 홍지민기자 douzirl@
  • 정상영 회장의 남다른 ‘MH사랑’/ 작년 개인빚 500억 지급 보증

    지난 4일 타계한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은 지난해 말 개인 빚을 갚지 못해 파산위기에 몰린 적이 있다.그러나 이 빚은 형제나 처가쪽이 아닌 삼촌인 정상영(사진) 금강고려화학 명예회장이 대신 갚아준 것으로 알려졌다. ●파산위기 겨우 모면 6일 현대 및 금융계에 따르면 고 정 회장은 1998년 계열사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교보생명과 국민은행 등에서 빌린 500억원 가운데 만기가 도래한 부채를 갚지 못해 파산위기에 몰렸다.정 회장은 이 빚을 2001년부터 상환해왔으나 올해초 도래분은 개인자산이 거의 없었던 정 회장으로서는 갚을 능력이 없어 친인척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정 명예회장은 흔쾌히 모 생명보험사에 지급보증을 서 파산위기를 모면케 했다.이 과정에서 20억∼30억원 상당의 서울 성북동 정 회장 자택에 근저당이 설정됐다.당시 형인 정몽구 현대차 회장 등이 용인 땅 등을 매입해주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틋한 조카사랑 정 명예회장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막내 동생.형의 성격을 닮아 직선적인 그는큰 형님인 정주영 회장에 대한 존경심과 현대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실제로 정 명예회장은 2000년 ‘왕자의 난’ 때도 조카들에게 화해하라고 쓴소리를 가장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또 ‘왕회장’ 타계 직후 서산농장에 200여만평의 기념관을 짓자는 얘기를 처음 꺼낸 장본인이기도 하다.현대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자 현대전자 농구단을 인수해줬다. 현대 관계자는 “정 명예회장은 현대그룹의 위상약화와 몽(夢)자 형제들의 불화를 가장 안타까워하는 친지 가운데 한 분”이라면서 “고 정 회장에 대한 지원도 이같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열린세상] 鄭회장을 죽음으로 내몬 현실

    대북사업의 선구자였던 현대아산의 정몽헌 회장이 끝내 투신자살함으로써 비운의 생을 마감했다.이런 일이 터지면 남북관계를 전공하는 연구자는 정 회장 죽음 이후 남북경협과 남북관계를 전망하는 데 시간을 할애해야 할 일이지만 이번만큼은 그럴 기분이 들지 않는다.오히려 누가,무엇이,우리 사회의 어떤 현실이 대북사업을 정력적으로 추진했던 한 기업가를 죽음으로까지 몰아갔는지 되씹어봐야 할 것 같다. 정 회장의 자살 원인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아마도 필생의 과업으로 추진했던 현대의 대북 경협사업이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자괴감과 상실감이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다.공과가 있긴 하지만 현대는 과거부터 국가경제의 미래와 민족의 비전을 생각하면서 사업 방향을 잡아가고 이를 한발 앞서서 준비하는 독특한 모습을 보여왔다.현대그룹이 경부고속도로 건설부터 시작해서 중동 건설 붐,자동차 산업과 조선산업 시작 등 아무도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대한민국 경제발전을 위해 누군가가 해야 했던 분야를 스스로 개척하면서 회사의명운을 걸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대표기업으로 자리잡게 된 현대는 1980년대 후반부터 새로운 사업 방향을 모색하게 되는 바,그것이 바로 북한과의 대규모 경협사업이었다.현대의 대북사업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고향을 향한 수구초심과 함께 남북화해시대 민족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소명의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물론 거기에는 초기 투자비용이 든다 하더라도 결국은 21세기의 한반도가 민족의 대결이 아닌 평화와 화해협력의 대세로 결정날 것인 만큼 미리 준비하면 경제적으로도 큰 이익을 낼 수 있으리라는 손익계산도 작용했다.정몽헌 회장이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던 ‘현대의 미래이자 아버지 평생의 꿈’이 바로 대북사업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현대의 대북사업은 최근에 와서 위기에 봉착하고 말았다.민족의 화해와 통일에 밑거름이 된다는 역사의식을 갖고 출발한 것이었지만 금강산 관광사업의 적자 지속과 개성공단 사업의 지지부진으로 인해 기업의 재정상태는 최악으로 빠져들었다.설상가상으로 대북송금 의혹이 불거지면서 금년에는 특검의 수사까지 진행되었고 그 결과 정몽헌 회장은 실정법을 어긴 범죄자로 낙인찍힌 채 검찰에 의해 기소까지 되었다. 아직도 논란거리로 남아있는 남북정상회담의 대가성과 대북송금의 불법성 여부를 이유로 정몽헌 회장의 대북 경협사업 전체가 부정과 비리에 의해 저질러진 파렴치한 범법행위로 매도되는 현실에는 분명 이를 부채질하고 그것을 통해 정치적 이익을 챙기려는 일부 세력들의 의도가 개입되어 있다.대북사업은 당연히 남북관계의 개선과 민족의 화해를 전제조건으로 할 수밖에 없는 특수사업이다.그리고 현대가 추진했던 금강산과 개성공단 사업은 적대와 대결의 역사를 뒤로 하고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진전시킨 의미 있는 사건이었다. 그러나 민족화해를 반대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못마땅해 하는 우리 사회 일각의 ‘냉전 색안경’은 현대의 대북사업을 ‘일방적 퍼주기’나 ‘김정일 정권 연장책’으로 폄하하는 데 익숙했다.특히 햇볕정책과 남북정상회담을 비난하는 데 열심이었던 특정 정치세력과 일부 언론은 그 비판의 예봉을확대하기 위해 현대의 대북사업을 도매금으로 욕하고 나섰다. 분단의 멍에를 벗고 통일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현대의 대북사업이 정당한 역사적 평가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민족대결 세력과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일부 진영에 의해 매도당하는 현실은 정 회장이 견디기 힘든 보이지 않는 벽이었다.금강산 육로관광이 실현되는 날 감격의 눈물을 보이고 어려울 때마다 선친의 묘소에서 눈물을 흘리곤 했던 정몽헌 회장이 끝내 자신의 뜻을 펴지 못하고 스스로 죽음을 택한 것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냉전과 분단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음을 입증한 비극임에 틀림없다. 김 근 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정치학
  • [사설] 남북경협 새 틀 짜야할 때

    남북관계에 미묘한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현대아산의 경제협력 파트너인 북한 아태평화위원회는 어제 성명을 발표,‘일정 기간’ 금강산 관광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북한 당국은 또 오는 7∼8일 개성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제6차 철도·도로연결 실무협의회를 연기하자고 요청했다.6일로 예정됐던 투자보장합의서 등 4대 남북경협합의서 비준서의 교환,발효도 장례식 이후로 미뤄졌다.정몽준 현대아산 회장의 급작스러운 죽음으로 남북관계에 엉뚱한 불똥이 튀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 우리는 모처럼 성수기를 맞은 금강산 관광이 일방의 주장에 의해 일시나마 중단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북한 아태위는 ‘금강산 관광을 중단없이 계속하는 것이 고인의 뜻’이라며 관광 계속 입장을 전한 현대아산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기 바란다.2001년 3월 정주영 명예회장의 사망 당시 금강산 관광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던 사실을 상기할 때 북한의 주장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북한의 이번 조치는 일면 정 회장에 대한 진정한 조문 의사를 담고 있다고 여겨진다.하지만 금강산 관광의 일시 중단 등을 요구한 것은 대북송금 특검에 대한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남북교류·협력사업 전반에 대한 숨고르기에 들어갔음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북한은 특히 ‘정 회장 없는’ 현대아산이 각종 경협을 계속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겠지만 이번 기회에 남한 기업의 어려운 상황을 이해하고 적극 배려하기 바란다.현대아산은 막대한 초기 투자와 관광대가 지불로 자기자본이 모두 잠식될 만큼 경영이 악화됐고,이는 결국 남북경협의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 정 회장의 사망을 계기로 남북 당국은 경협의 새 틀을 짜야 한다.종전의 일방주의적 지원형태의 경협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남북한 당국이 합리적인 법과 제도를 마련하고,기업과 개인은 경제논리에 의해 투자하고 교류하며,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상호의존적 호혜적 경협의 틀을 찾아야 할 것이다.
  • 정몽헌회장 자살 / 현대 대북사업 어디까지

    지난 1989년 1월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방북,북한측과 금강산 남북공동개발의정서를 체결한 이래 현대의 대북 사업은 금강산관광과 종합개발사업,개성공단 건설·관광 사업,철도·통신 등 7개 독점 사업 등으로 확대돼 왔다.이 가운데 금강산관광 사업은 현대 대북사업의 핵심으로 지난해말 기준 5억 5000만달러(약 6490억원)가 투입됐다. ●금강산 관광·개발사업 금강산 관광사업은 지난 98년 11월 ‘분단 50년의 장벽을 허무는 대사업’이란 평가를 받으며 시작됐다.2000년에는 연간 20만명(손익분기점 연간 50만명)이 관광했지만 2001년과 2002년에는 각각 5만 8833명과 8만 7414명에 그쳤다.올해는 북한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이유로 사업을 일시 중단하기도 함으로써 겨우 1만 2600여명이 이용했을 뿐이다.약 5년 동안 모두 51만 8800여명이 금강산 관광을 했다.현대가 북한에 지급한 관광 대가는 4억 700만달러,숙박시설과 문화회관 건립 등 시설투자에 들인 돈은 1억 5000만달러에 이른다. 정부는 지난해 4월 학생과 교원 등에게 관광경비 보조금을 지급,금강산관광 회생을 도모했으나 북핵 문제가 터지고 대북송금 의혹 등으로 국회는 올해분 관광보조금 200억원 가운데 199억원을 삭감했다.때문에 현재 매달 20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 올 9월 육로관광이 재개될 예정이었으나 정몽헌 회장의 사망으로 불확실한 상태다. ●개성공단 건설·개성관광 2000년 정몽헌 회장과 김정일 위원장의 면담에서 합의한 사업으로 185만달러(21억 8300만원)가 투입됐다.북한은 2002년 11월 개성공업지구법을 제정했으며 지난 6월30일 착공식을 가졌다.2000만평 규모로 한국토지공사가 공동 사업주체로 함께 하고 있다.부지 조사 및 현지 측량을 진행중이다. ●7대 독점 사업권 철도·통신·전력·임진강댐·통천비행장·금강산수자원개발·주요명승지 종합관광 등의 사업이다.현대측은 정상회담 전후 북한에 비밀리에 전달한 5억달러(현물 1500만달러 포함)가 7대 독점 사업권을 받는 조건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이밖에 유경 정주영 체육관이 지난 99년 9월 착공돼 9월 초 준공식이 예정돼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정몽헌회장 자살 / 금강산관광 중단 의미

    북한은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사망과 관련,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복합적인 반응을 남측에 보내왔다.북한의 메시지는 ▲정 회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애도하고 현대가(家)에 대한 의리를 표시하는 한편 ▲남한 정부·정치권·사회 전체가 경협을 계속 추진해 나갈 의지가 있는가를 묻고 있다. ●금강산관광 9일 재개 가능성 통일부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 중단이 북한 특유의 ‘다목적 카드’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우선 정몽헌 회장에 대한 애도의 뜻은 의심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관계자는 말했다.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이 대북사업에 바쳐온 노력은 북한도 공식적으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금강산 관광 중단이 불러일으킬 논란을 통해 남한 정부와 정치권,사회 전체가 남북경협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를 갖도록 만들고 싶은 뜻도 숨겨있는 것 같다고 당국자는 분석했다.또 이같은 의도에는 “만일 금강산관광 등 경협이 계속돼야 한다면 이를 위한 지원방안도 고민해 보라.”는 촉구의 뜻도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북한 당국이 금강산 관광 중단과 함께 6일로 예정된 4개 경협합의서 발효통지문 교환과 7,8일 개성에서 열기로 한 6차 철도·도로 연결 실무접촉을 연기하자고 제의한 것도 같은 맥락의 제안인 것으로 당국자들은 분석하고 있다.그러나 전문가들은 금강산 관광 중단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북한측으로서는 당장 현금이 아쉬운 데다 현대아산측이 조기재개를 강력 요구,이르면 9일부터 관광이 재개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조문단 보내지 않는 이유 정부 당국자들은 4일 저녁까지도 북한이 조문단을 보내올 것으로 예상했다.그러다 막상 북한이 조문단을 보내지 않겠다고 현대측에 연락해 오자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조문단을 보내기에는 껄끄러운 상황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2001년 3월 정주영 회장이 별세했을 때는 남북 직항편을 통해 송호경 아태평화위 부위원장 등 4명으로 구성된 조문단을 파견,서울 청운동집에서 조문한 뒤 저녁 무렵 평양으로 돌아갔다.조전도 사망 다음날인 3월22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아태평화위,민경련 등의 명의로 보냈지만 이번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조전이 일단 빠져 있다.이같은 차이는 6·15 남북 정상회담 이후 화해무드에 있던 2001년과 북한 핵 위기로 긴장감이 조성된 현재의 상황이 전반적으로 크게 다르기 때문인 것 같다.특히 수익성 없는 대북사업이 정 회장을 죽음으로 몰아갔다는 남측 일부의 시각을 부담스러워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북한 내부 사정이나 8월에 예정된 남북 행사 등이 배경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통일부 당국자는 “이달에 8·15 민족공동행사를 비롯해 많은 남북 교류행사가 예정된 데다 8·3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 직후부터 법률 개정이나 권력구조 개편 작업에 들어가는 만큼 북한 내부적으로 매우 바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정주영 회장이 대북사업의 ‘개척자’였다면 정몽헌 회장이 ‘계승자’였다는 차이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한나라당 공격 배경 북한이 “정몽헌 회장의 사망은 한나라당이 불법,비법으로 꾸며낸 특검의 칼에 의한 타살”이라고 주장한 것은 선제공격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북측이 정 회장 사망의 원인을 남측에 돌린 데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이는 그간 북한이 각급 당국간 회담 석상에서 특검수사에 대해 “남북 민간단체간 정상적인 경제거래를 범죄시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한 것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다.북한이 정 회장 사망을 계기로 그러한 불만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북측이 정 회장 사망에 대해 남측에 그 책임을 돌리고 금강산관광 중단에 이어 남북관계를 경색시킬 가능성도 제기된다.그러나 통일부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경협을 중단하고 남북관계를 경색시키기에는 현재 경제적·안보적으로 남한에 의존하고 있는 부분이 너무나 크다.”고 말했다. 이도운기자 dawn@
  • 자취 감춘 옛 家臣들 / 이익치·김충식씨 빈소 안찾아

    ‘자취 감춘 가신들 빈소 올까.’ 한때 현대그룹의 2인자로 위세를 떨쳤던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은 조문 이틀째인 5일에도 서울아산병원 정 회장의 빈소에 끝내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다.또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의 얼굴도 보이지 않았다. 이들은 2000년 3월 ‘왕자의 난’에서부터 올 특검에 이르기까지 정 회장과 악연이 있었던 가신그룹이다.같은 가신 출신으로 2000년 이 전 회장과의 ‘파워게임’에서 밀려난 박세용 INI스틸 전 회장이 지난 4일 빈소를 찾은 것과 대비된다. 이 전 회장은 현재 국내에 머물고 있지만 조문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2001년 3월 정주영 전 명예회장 타계 당시에는 조문을 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정 회장의 자살이 대북송금 특검과 150억원의 비자금 의혹과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이 전 회장은 150억원의 비자금을 최초로 발설한 당사자로 알려져 있다. 현대 주변에서는 그간의 행적으로 봤을 때 이 전 회장이 빈소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미국에 체류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 전사장은 정 회장에 대한 개인적 감정이 크게 없어 조문을 위해 귀국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김 전 사장은 2001년 10월 계열사 지원과 금강산 관광사업 참여 여부를 둘러싸고 정 회장과 갈등을 빚어 섭섭한 마음은 있었지만 올들어 특검 수사를 앞두고 이를 모두 털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씨줄날줄] 금강산

    〈금강산 만이천 봉우리 아름다운 내 산이여/봄이면 기화요초 벼랑에 피어나고/여름이면 구름타고 선녀들이 하강하네/가을이면 단풍잎이 온 산에 불타고/겨울이면 수정기둥 온 산에 키돋움하네/아 금강산에 사는 기쁨 참으로 끝 없어라/걸음마다 감격이요 걸음마다 시경이라/봉우리 아래에 노래가 감돌고/계곡마다에 노래가 흐르고 있거니/그 무슨 재간으로 이 노래를 다할쏘냐.〉 조선시대 풍류시인 김삿갓은 이렇게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노래했지만 금강산은 예로부터 그 절경에 더하여 우리 민족의 염원과 정신적 지향점이 투사된 영산이며 성지였다.이름의 기원을 보더라도 화엄경에서 법기(法起)보살이 사는 해중의 아름다운 산을 ‘금강산’이라 불렀다 하며,통일신라의 명승 의상이 화엄종을 개창한 이래 금강산은 모든 부처와 보살이 일만이천봉 괴암으로 솟아 있는 명산으로 여겨져 불교 수행자들의 요람이 되었다. 금강산은 성리학이 풍미한 조선시대 학자와 시인 묵객들에게서도 더 없는 사랑을 받았다.미술사가 최완수는 겸재 정선의 금강산 그림들에서조선 성리학의 이념을 본다.부드러운 토산과 볼록한 바위들을 극적으로 대비시킨 진경산수 그림들은 우주만물의 생성을 음양의 조화로 보는 조선성리학의 원리를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이다. 시대를 넘어 오늘의 금강산은 통일 염원의 산이다.최영섭의 국민가곡 ‘그리운 금강산’에서 보듯 금강산은 남북분단의 상징으로서 민족 재회의 염원이 뜨겁게 투사돼 왔다.그러기에 1998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떼방문과 함께 금강산 관광사업 합의가 이뤄졌을 때 국민은 환호했고 약 5년간 52만명이 기꺼이 금강산 여행길에 올랐던 것이다. 그 금강산이 육로 관광시작과 함께 우리 곁에 더 가까워지는가 했더니 풍전등화의 위기를 맞고 있다.현대아산 정몽헌 회장의 뜻밖의 죽음과 함께 북측이 금강산 관광의 일시 중단 방침을 밝힌 것이다.그동안 금강산 관광 사업에는 ‘대북 현금지원’‘퍼주기 논란’‘자연환경 훼손’등 많은 찬반 논란이 있어왔다.그러나 민족 염원의 상징인 금강산 왕래 길은 어떤 방법으로든 막히지 말아야 한다.북측의 말대로 조문기간을 포함해 단기간에 국한된 중단이 되길 바란다. 신연숙 논설위원
  • 하프타임 / 남북통일농구 무기한 연기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갑작스러운 자살 여파로 이달 중으로 예정된 남북통일농구도 무기한 연기됐다.여자프로농구 현대 관계자는 4일 “당초 통일농구 개최 등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팀이 1박 2일의 일정으로 4일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이번 사태로 모든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오는 15일을 전후해 평양 정주영체육관(농구전용체육관) 준공식에 맞춰 열릴 예정이던 통일농구는 무기한 연기됐고,대회 개최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 정몽헌회장 자살 / 장남 사고死·4남 음독자살·왕자의난…파란만장의 ‘夢형제들’

    4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투신자살은 현대 정씨 일가(一家)가 겪어온 심한 부침(浮沈)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한국의 산업지도를 창조해 온 정씨 일가였지만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다.’는 속담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정몽헌 회장이 숨지면서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아들 가운데 천수를 다하지 못하고 사망한 사람은 모두 3명에 이르게 됐다.1982년 정 명예회장의 첫째 아들이었던 정몽필 당시 인천제철 회장이 교통사고로 타계했고 넷째 아들인 몽우씨가 90년 음독 자살했으며,이번에 다섯째 아들인 몽헌씨가 그 뒤를 이었다.또 정 명예회장에 이어 정몽준 의원이 대를 이어 대통령 선거에 나섰지만 두번 모두 뜻을 이루지 못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정몽헌 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엇갈린 운명은 현대그룹 분열의 시발점이 됐던 2000년 ‘왕자의 난’에서 비롯됐다.당시 현대건설과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현대상선,현대엘리베이터 등 현대의 주요 계열사를 이끌던 정몽헌 회장은 현대 후계자 지위를사실상 확보한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낳게 했었다.그러나 정몽헌 회장은 정몽구 회장의 반발과 계열사에 대한 취약한 지분구조로 인해 현대·기아차그룹의 경영권 확보에 실패했다.이후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고 현대중공업과 현대전자 등이 잇따라 현대그룹에서 분리되면서 그룹은 현대건설과 상선,현대아산 등으로 축소되는 길을 걸었다.한때 재계 서열 10위권까지 넘보다 97년 해체된 한라그룹에서도 정씨 일가의 부침은 여실히 드러난다.창업주인 정인영 전 명예회장의 차남인 몽원씨가 94년 후계자로 지명돼 그룹을 이끌어 왔으나 97년 12월 한라중공업 부도와 함께 다른 계열사들도 청산·화의 등에 처해져 현재는 한라건설만이 명맥을 잇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우량 계열사를 통한 한라중공업 지원 문제로 구속기소돼 같은해 10월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가 보석으로 풀려나 현재 항소중이다.정순영 명예회장이 세운 성우그룹은 네 아들이 계열사들을 각각 물려 받았으나 일부 계열사가 부실화의 길을 걸었다.반면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모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이후 그룹 경영권을 확고히 하고 그룹을 재계 서열 4위에 올려놓았다.경영 수완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아들 의선씨를 현대차 전무로,작고한 동생 몽우씨의 장남인 일선씨를 계열사인 삼미특수강 전무로 승진시켜 후계구도도 착실히 다져나가고 있다. 주병철기자 bcjoo@
  • 정몽헌회장 자살남북 7대 경협사업 부분적 타격 불가피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남북한 경제협력 사업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건설,철도·도로 연결 등 이른바 ‘7대 경협사업’을 추진해온 현대아산은 최근 심각한 자금난을 겪어왔다.정 회장이 일본과 미국 등지에서 투자자를 물색해 가며 적자투성이의 금강산 관광사업을 겨우 끌어갔다.정 회장이 유서를 통해 대북사업의 중단없는 추진을 당부했지만,현대아산이 수익성 없는 사업을 계속해 나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측에서 현대를 각별하게 생각하고 있기는 하지만 정 회장이 없는 상황에서 북측과의 경협이 이전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전체적인 대북사업이 추진력을 잃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남북경협이라는 큰 물길이 되돌려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세현 통일부장관도 “현대아산이 벌여놓은 여러가지 남북관계 사업들은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남북경협사업에 특별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아산은 대북사업을 추진하면서 자금난 때문에 공기업들과 협력해 왔다.개성공단 건설은 한국토지공사가,금강산 관광사업은 한국관광공사가 현대아산의 동업자 역할을 하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개성공단 사업의 경우 개발 초기에는 정주영·정몽헌 회장의 역량에 의존했지만,이미 착공식까지 끝낸 상태라서 정 회장 사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고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특히 현대아산측의 자금난을 감안,국회가 지출을 보류한 금강산관광사업 지원금을 풀어주도록 국회에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남북경협사업이 장기적으로는 남북 당국이 중심이 돼 전개될 수밖에 없으며 결국 현대가 대북경협에서 빠지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정부 내에서도 이전부터 금강산 관광사업을 관광공사가 인수하는 방안이 검토돼 왔다. 이와 함께 그동안 남북경협에 대해 ‘역사적’이나 ‘민족적’이란 의미 부여에만 치중,사업성을 무시했다는 지적과 함께 앞으로는 남북 경협사업을 보다 ‘비즈니스’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논의도 시작되고 있다.통일부 당국자는 “6일 남북간의 4대 경협합의서가 발효되면 경협의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는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경협의 경제적 논리가 보다 강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도운기자 dawn@
  • 정몽헌회장 자살 / 세계언론 반응

    AP·AFP·로이터 등 통신사들은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회장의 자살 소식을 4일 이른 아침부터 서울발 기사로 긴급 타전했다.AP통신은 오전 7시36분 서울발 긴급 기사로 북한과 공동사업을 진행 중인 정 회장이 현대 사옥 12층에서 투신 자살했다고 전하면서 대북송금과 관련한 재판 경과 등 주변 상황에 대해서도 자세히 보도했다. CNN,뉴욕타임스,BBC 등 세계 각국의 방송과 신문들도 주요 뉴스로 다루며 그 배경에 비상한 관심을 나타냈다.외신들은 특히 현대그룹의 장래와 남북관계 등 이 사건이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했다. 뉴욕타임스는 4일(현재시간) 인터넷판에서 ‘기소된 현대 경영자,죽음에 뛰어들다.’라는 제목으로 정 회장의 투신자살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신문은 정 회장이 한국정부의 대북 햇볕정책을 배후에서 지원한 사업가였다며 아버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영향으로 대북사업을 추진해왔다고 전했다. 신문은 정 회장이 남북정상회담 성사와 금강산 관광사업 등을 위해 북한에 총 4억달러를 비밀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고 설명하면서,현대의 대북 프로젝트는 사업성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CNN 방송도 정 회장의 자살소식을 전하며 정 회장이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평양에 비밀 자금을 송금한 혐의로 기소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 뉴스는 한국재계의 대표인사가 대북 비밀 송금 사건에 휘말린 뒤 자살했다고 이날 긴급 보도했다.BBC는 정 회장을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가 가문의 핵심 멤버로 소개하며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분식회계 등으로 기소돼 구속을 앞두고 있었다고 전했다. 아사히(朝日),요미우리(讀賣) 등 일본 주요 언론들도 이날 정 회장의 투신자살을 주요 뉴스로 다루면서 이번 사건으로 대북 비밀송금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분석했다.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정 회장이 금강산 관광과 경제특구 개성공단 건설을 추진해 온 남북교류의 핵심인물이라는 점에서 향후 남북교류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등 중국 언론도정 회장 자살 소식을 자세히 보도했다. 강혜승기자·외신 1fineday@
  • 정몽헌회장 자살 / 北 조문단 파견 가능성

    북한은 4일 투신 자살한 정몽헌 회장의 빈소에 조문단을 파견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경제협력 등 남북관계에서 정 회장이 차지했던 비중으로 볼 때 북측이 조문단을 보낼 가능성이 크다.”면서 “곧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언제 어떤 규모로 방문한다는 통지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은 2001년 3월 정주영 명예회장 사망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로 조전을 보낸 데 이어 송호경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4명으로 구성된 조문단을 파견한 바 있다. 당시 김 국방위원장의 조화를 갖고 서울에 온 북측 조문단은 “김정일 장군이 애도의 뜻을 전하기 위해 조문단을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정 전 명예회장뿐만 아니라 정 회장과도 개인적인 친분을 유지해 왔다. 정 회장과 김 위원장의 첫 만남은 지난 1998년 10월 500마리의 소를 몰고 방북한 정 명예회장을 정 회장이 수행하면서 이뤄졌다. 당시 김 위원장은 정 명예회장 부자와 나란히 서서 기념촬영,국내외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았다. 이어 정 회장은 세 차례 더 김 위원장과 만날 기회를 가졌다. 이 때문에 북한은 올해 초 대북송금 특검 수사가 시작되자 언론매체와 단체들을 동원,특검수사를 반대하면서 가능한 모든 기회를 통해 정 회장을 보호하려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했다. 특히 정 회장이 유서에서 “명예회장이 원했던 대로 대북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해 달라.”는 당부와 함께 “유분을 금강산에 뿌려 달라.”고 마지막 순간까지 대북사업에 애정을 표시했다는 점에서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이도운기자 dawn@
  • 정몽헌회장 자살 / 서울아산병원 빈소 표정

    4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유족들은 정 회장의 자살과 관련,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빈소에 몰려드는 조문객들의 인사에 답례만 할 정도였다.정 회장의 자살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듯 충격과 침통함에 휩싸였다. ●정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고 정주영 현대 전 명예회장의 동생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2남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3남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6남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 등 가족 40여명과 현대아산 김윤규 사장 등 현대 임직원 200여명이 이날 오전부터 자리를 지켰다. 유족들은 오후 1시 이후 4층 객실에서 빈소가 차려진 장례식장 3층 30호 빈소에 내려왔다.상주인 정 회장의 아들 영선군은 비통한 모습으로 조문객들을 맞았다.정 회장의 부인 현정은씨와 정몽준 고문의 부인 김영명씨 등 현대 일가 며느리들과 딸들은 연신 눈물을 훔쳤다. ●정몽구 회장은 오전 8시32분쯤 정 회장의 시신을 실은 앰뷸런스를 따라 에쿠스 승용차를 타고 병원에 도착했다.이어 10시40분쯤 정몽준 고문과 정몽근 회장도 장례식장으로 왔다.이들은 도착하자마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 객실로 직행,장례 절차·시신 처리 문제 등을 논의했다.취재진의 질문에는 굳은 얼굴로 “갑작스러운 일이라 잘 모르겠다.”,“죄송합니다.”라고만 답했다. 한편 정 회장의 아들 영선군은 오후 9시20분쯤 친구 1명과 함께 고개를 숙인 채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밖으로 나왔지만 취재진들의 질문에는 말을 하지 않았다.하루종일 운 탓인지 영선군의 두 눈은 부어있었다. ●정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30호는 150여평 크기에 250여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도록 꾸며진 장례식장에서 가장 큰 곳이다.현대측은 정 회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오전 7시부터 장례식장에 연락,대청소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현대측은 또 대규모의 문상객과 취재진을 고려,800여평 규모의 장례식장 3층을 통째로 빌렸다. 빈소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포함,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자민련 김종필 총재 등 정·관·경제계 인사 200여명이 보낸 화환으로 가득 찼다. ●빈소에는 밤 늦게까지 정·관·재계 주요 인사를 포함,수백명이 찾았다.노무현 대통령은 오후 6시30분쯤 문희상 비서실장을 보내 명복을 빌었다.문 실장은 “차질없이 대북정책이 이어지는 게 고인의 뜻 아니겠는가.”라는 노 대통령의 말을 전했다.김대중 전 대통령은 오후 1시30분 정 회장의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었고 임동원 전 국정원장을 통해 위로의 뜻을 전했다.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은 빈소를 찾은 임 전 원장에게 “회장님이 다 막으려고 돌아가신 것”이라며 흐느꼈다.고건 총리는 “남북 사업이 차질없이 지속적으로 될 수 있도록 통일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한완상 전 부총리는 “남북 경협을 위해 수고한 정치적 행위를 사법적 잣대로 처리해서 가슴이 아팠다.”면서 “정 회장은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해 힘껏 일했는데 그 대가가 이렇게 나타나 침통하다.”고 애도했다.정 회장의 보성고 선배인 도올 김용옥씨는 “순진하고 소탈하고 정직한 사람이 이렇게 가게 돼 비극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김각중 전경련 명예회장 등과 함께 빈소를 찾은 손길승 전경련 회장은 “우리나라에는 여러가지 과제가 남아 있는데 이렇게 젊고 유능한 기업가를 잃게 돼 매우 안타깝다.”며 애도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제프리 존스 명예회장은 “비극적이고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이 일을 계기로 한국 사람들이 한반도 문제를 잘 해결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정몽헌회장 자살 / 장례절차 어떻게

    고 정몽헌 회장의 장례식은 5일장,현대아산 회사장으로 치러진다.발인은 8일 오전 7시,영결식은 1시간 뒤인 오전 8시 각각 서울 아산병원 30호 영결식장에서 열린다. 장례위원장을 맡은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은 4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가족회의에서 장지는 경기도 하남시 선영으로 결정됐으나,고인의 유언에 따라 유품 등을 금강산으로 모실 예정”이라면서 “유품을 금강산에 안치하기 위해서는 북측과의 협의가 필요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산병원과 현대그룹 사옥에서 영결식을 가진 뒤 장지로 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가족회의 결과 정 회장의 시신은 경기도 하남 선영에 안치하되 고인의 유언에 따라 손톱·머리카락 등은 금강산에 옮겨 묻기로 했다.”고 밝혔다.금강산에는 정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비석을 세우기로 했으며,비문은 도올 김용옥 교수가 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남 선영에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명예회장의 부친 정동식 옹,모친 한성실씨,동생인 정신영 전 동아일보 기자 등이 안장돼 있다. 주현진기자 jhj@
  • 정몽헌 회장 자살 /“캄캄”경영권 향방 예측불허

    ‘선장’을 잃은 현대그룹이 일대 전환점을 맞게 됐다. 그룹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부재는 지배구조는 물론 그룹의 위상에도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현대 계열사들의 독립경영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다만 경영권의 향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그룹 형태가 당분간 유지되겠지만 앞으로 더 어려워지지 않겠느냐.”면서 “다만 고 정 회장이 대북사업에만 전념해 계열사들의 경영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룹의 지분구조 현대그룹의 계열사는 현재 현대상선,현대아산,현대엘리베이터 등 총 8개사.현대건설은 이미 채권단 소유로 넘어간 상태다.정 회장이 개인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현대상선과 현대종합상사 2곳에 불과하다.그러나 현대상사는 지난달 주총에서 정 회장의 지분 1.2%를 완전 감자키로 해 사실상 정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현대상선 4.9%밖에 없다. 그룹의 사실상 지주 회사는 현대상선과 정 회장의 장모인 김문희씨가 18.57%를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은 현대상사(6.23%),현대증권(16.63%),현대정보기술(4.84%),현대아산(40%),현대택배(30.11%),현대투자신탁증권(1.5%)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계열사 독립경영 가속화 고 정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인 장모의 도움으로 사실상 그룹을 지배해왔다.지배구조상 ‘오너’없이 최대 주주만 있는 셈이다.그나마 정 회장이 현대그룹의 후계자로서 총수 역할을 해왔지만 대부분의 계열사가 재무구조 악화로 느슨한 그룹 형태만 유지했다.그러나 정 회장의 ‘유고’로 이마저도 불가능해지면서 계열사들의 독립경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장기적으로는 경영권 향배에 따라 그룹이 해체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특히 지분 연결구조가 허약한 현대투자신탁증권,현대증권 등은 매각을 통해 조만간 그룹의 ‘그늘’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또 현대상사는 진행 중인 감자가 마무리되면 계열사에서 분리된다. 현대아산은 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유동적이다.김윤규 사장이 당분간 현대아산과 대북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보이지만 정 회장이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대북사업을 추진해온 점을 감안할 때 현대차의 정몽구 회장이나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인 정몽준 의원 등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자금난에 시달려온 현대아산이 금강산 사업의 주도권을 정부에 넘겨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현대 관계자는 “그룹의 향후 진로는 경영권 승계를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현재로서는 계열사간 이어진 ‘끈’이 끊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사설] 정몽헌회장의 충격적인 자살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투신자살이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낳고 있다.그는 정주영 명예회장의 후계자로 현대그룹을 물려받았으며,북한이 가장 신뢰하는 경협 파트너로서 대북사업을 열정적으로 추진해온 인물이다.비록 실패한 기업인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했지만 남북경협의 개척자로서 그가 했던 역할만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정 회장은 지난 수년간 어려운 경영여건에서도 금강산 육로 관광길을 열었고,남북경협의 모태가 될 개성공단을 착공하는 등 대북사업에 열의를 바쳤다.많은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대북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현대그룹의 적자가 쌓이고 경영이 더욱 악화됐지만 그는 개의하지 않았다.그리고 경제난에 시달리는 북한의 우선적 관심사인 경협을 고리로 대화물꼬를 넓혀 나갔다.그의 이같은 노력은 실제로 남북간 대화와 화해의 진전에 크게 기여했다.그는 이것이 선친의 유지를 받드는 길이자 민족적 사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그가 왜 갑자기 자살을 결심했을까.대북 송금 및 비자금 사건에 대한 특검과 대검의 수사 과정에서 받은 심리적 압박이 직접적인 동기가 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대북사업에 전력을 기울였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특검과 대검의 수사 여파로 대북사업의 장래가 더욱 불투명해진 것이 그를 더욱 초조하게 만들었던 것으로 전해진다.우리는 대북송금과 비자금 사건의 현행법 위반 부분을 옹호할 의도는 없으며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그 진상 규명은 계속돼야 한다고 본다.그러나 정 회장의 자살이 기존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정 회장의 죽음으로 남북경협의 큰 축을 잃게 됐다고 보며 이로 인해 경협의 추진력 상실을 우려한다.그러나 그가 유서에서도 밝혔듯이 현대그룹은 빠른 시일내에 체제를 정비해 대북사업에 나서야 할 것이다.정부도 정 회장의 자살을 계기로 남북경협의 제도적 정비 방안을 서둘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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