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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대아파트 청소년 문화충전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이 무거운 마음을 훌훌 털고 문화유산 체험 여행에 나선다. 서울시 SH공사는 9~10일 전남 담양·강진·장성군과 순천시 일대에서 ‘전통문화의 보고(寶庫) 남도에서 선조들의 숨결을 느끼다’라는 주제로 SH청소년 캠프를 연다고 8일 밝혔다. 공사가 비용 전액을 지원한다. 공사 임대주택에서 지내는 초등 6학년~중학교 3학년 35명이 참가해 생필품 선물 만들기, 마술공연, 한옥고택 숙박, 서당 및 판소리 교실 체험 등 소중한 시간을 갖는다. 청소년들이 방문할 주요 문화유적으로는 우선 개원 10년째를 맞은 담양읍 향교리 죽녹원을 손꼽을 수 있다. 16만㎡에 이르는 울창한 대숲 속에 시원하게 뚫린 산책로 2.2㎞에서 죽림욕을 즐길 수 있다. 사적 제242호인 장성군 황룡면 필암서원에선 조선 정조대왕 등 역사적 인물들이 남긴 현판 글씨를 감상하며 조상의 정신을 오롯이 되새기게 된다. 창평 삼지내마을 슬로시티(Slow City)는 ‘빨리빨리’만 앞세우는 현대 사회에서 느림의 미학을 깨우치게 한다. 조선시대 정원인 소쇄원과 고려 후기부터 잦은 왜구의 침략에 따른 피해를 막으려고 지은 낙안읍성도 빼놓을 수 없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수원, 정조 능행차길 체험순례 초·중·고 대상 새달 10일까지

    경기 수원시는 29일~8월 1일 3박4일간 전국 초·중·고생 260명이 참여하는 ‘제9회 정조대왕 능행차길 체험순례’를 실시한다고 27일 밝혔다. 순례 첫째 날에는 정조대왕이 거처하며 정사를 보던 창덕궁을 관람한 뒤 창덕궁 돈화문에서 출정식을 하고 창덕궁→서울역→한강대교→노량행궁→숭실대(금불고개 인근)→사당을 순례한 뒤 과천으로 이동해 1박한다. 30일에는 과천 온온사→과천향교→사근참행궁터 등을 관람하고 지지대고개→만석공원을 순례한 후 2박한다. 31일에는 만석공원→장안문→화성박물관→팔달문→수원향교를 거쳐 용주사→융릉·건릉을 순례한다. 마지막 날에는 화성행궁과 화령전을 관람하고 수원 화성 성곽순례 후 연무대(동장대)에서 해단식을 하며 3박4일에 걸친 체험순례 행사를 마무리한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休~도시를 벗어나 지친 나를 깨운다

    休~도시를 벗어나 지친 나를 깨운다

    ‘템플스테이’는 이제 불교 신자에 국한하지 않는 휴식과 체험의 복합 문화상품으로 인식된다. 휴가철이면 비단 불교 신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한 번쯤 템플 스테이 일정을 찾아보곤 한다. 올여름 휴가철에도 어김없이 각 사찰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내놓고, 일상에 지친 선남선녀들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명상형 불교 신자들에게 가장 각광 받는 불교 체험. 고즈넉한 산사 품에 안겨 불교 전통 의식을 따라 ‘참나’를 찾아가는 프로그램이 대종을 이룬다. 인제 백담사는 자연과 교감하는 생활명상인 ‘참나를 찾아가는 숲 명상’을, 양양 낙산사는 차 명상, 걷기 명상 등 집중 명상 프로그램으로 짜여진 ‘길에서 길을 묻다’를 준비한다. 화성 용주사의 명상 여행 프로젝트 ‘명상을 품은 나’도 인기를 끄는 명상 스테이로 꼽힌다. ●레저형 일반인들의 참여가 꾸준히 늘고 있는 맞춤형 템플스테이. 산사 주변의 자연풍광과 레저를 접목한 프로그램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강릉 현덕사의 ‘요트 체험 템플스테이’는 경포대 정동진 일대 코스에서 요트 체험을 하는 이색 스테이로 특히 요트 위의 선상 명상이 눈길을 끈다. 진해 대광사의 ‘산과 바다와 함께하는 템플스테이’도 대표적인 맞춤 레저형 프로그램. 여름밤 별빛달빛 꿈길걷기, 보트·요트 체험 등 산과 바다 체험으로 구분해 각 1박2일 코스로 진행한다. ●교육형 방학기간 중 어린이·청소년을 겨냥한 캠프와 수련회 형식의 스테이. 영어·한문 강좌부터 생태학습 문화유산답사 등 전문 강사와 커리큘럼을 짜 진행한다. 대부분 불교의식과 사찰체험을 병행하는 게 특징이다. 성주 심원사는 지난해에 이어 가야산 생태학습, 손끝 물들이기, 사찰음식 만들기 등으로 꾸민 ‘검정고무신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며 동해 삼화사는 봉사단체인 국제워크 외국학생들을 강사로 초청, 3박4일간 모든 일정을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템플스테이를 마련한다. 조선 정조대왕의 리더십과 효 사상을 배우는 화성 용주사의 ‘정조 효 템플스테이’와 전통예절과 한문을 배우는 남해 용문사의 ‘여름 한문학당’도 특화된 교육 스테이로 각광 받는다. ●건강형 여성과 노인층의 참여가 늘고있는 스테이. 각 사찰의 고유한 섭생과 건강 요법을 갖춰 진행하는 특화된 프로그램들이 많다. 육지상사는 단식 프로그램에 쑥뜸, 선식, 풍욕, 추나교정 체험을 얹은 ‘산사의 건강비전 템플스테이’를 진행하며 인제 백담사는 건강 지키기 108배, 사찰음식 만들기, 대청봉 봉정암 참배 등 내설악 산사에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다지는 ‘참나를 찾아가는 건강 템플스테이’를 마련한다. 한편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템플 스테이 도입 10년을 맞아 오는 10월까지 다양한 기념사업을 벌인다. 사업단은 ‘템플스테이, 나를 위한 행복한 습관’이라는 슬로건을 세워 9월 중 지난 10년동안의 각종 기록물과 자료를 수집해 ‘기록으로 본 템플스테이 10년’을 발간한다. 9월에는 서울 봉은사에서 국내 거주 외국인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10주년 축하 체험행사’를 진행하는 한편 10월에는 템플스테이 콘서트도 열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투표한 당신, 지하철 타고 떠나라~

    19대 총선투표일인 11일은 임시공휴일이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뒤 가족들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봄나들이를 떠나는 것은 어떨까.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에는 봄비가 내리지만 오후에는 전국 대부분 맑을 것으로 보여 아침 일찍 투표를 마치고 가까운 곳으로 봄나들이에 나서기에 좋다. 특히 이번주부터 서울 등 수도권에도 벚꽃과 개나리 등 봄꽃이 활짝 펴 지하철을 타고도 쉽게 갈 수 있는 근교의 봄나들이 명소가 많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차량 정체와 주차 걱정이 없어 홀가분한 마음으로 봄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서울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는 지하철 인근 봄꽃 명소를 소개했다.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1번 출구)에서 가까운 어린이대공원에는 수령이 오래된 왕벚꽃 나무가 가득하다. 동물원과 놀이시설까지 갖춰 자녀를 동반한 가족나들이에 최적의 장소다. 아차산 벚꽃을 보려면 아차산역(4번 출구)을 이용하면 된다. 2호선 당산역(4번 출구) 또는 5호선 여의도역(2·3번 출구)·여의나루역(1·2번 출구)를 이용하면 서울의 대표적인 벚꽃축제가 열리는 벚꽃길을 만날 수 있다. 오는 13일부터 이곳에서는 ‘한강 여의도 벚꽃 축제’가 열릴 예정인 만큼 미리 가보는 것도 좋다. 2호선 잠실역(2·3번 출구)과 8호선 잠실역(10번 출구)·석촌역(1·8번 출구)에는 철쭉과 붓꽃 등 야생화가 활짝 핀 석촌호수에 갈 수 있다. 호수를 둘러싼 5㎞의 산책로에 왕벚꽃이 만발해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코레일에서 운행하는 수도권 전철을 타고 서울 근교에 가볍게 다녀올 수도 있다. 3호선 정발산역에 내리면 가까운 일산 호수공원에서 봄꽃을 보며 산책을 즐길 수 있다. 26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세계 꽃 올림피아드를 주제로 한 고양국제꽃박람회가 열린다. 1호선 수원역에 내리면 조선 정조대왕이 만든 수원 화성을 보며 벚꽃길을 걸을 수 있다. 수원역에서 내려 경기도청까지 15분 정도 걸어가면 팔달산 성곽을 따라 벚꽃길을 산책할 수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수원·화성·오산 통합 가속 연구용역 공동발주 협약

    경기 수원권 3개 시를 하나의 자치단체로 통합하기 위한 논의가 본격화된다. 염태영 수원시장과 채인석 화성시장, 곽상욱 오산시장은 23일 경기도의회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구역 조정 관련 연구용역을 공동 발주하는 협약서에 서명했다. 또 연구용역의 공정성과 객관성, 중립성을 확보하고 결과를 토대로 권역별 토론회를 주관할 ‘오산·수원·화성 상생협력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중앙대 이규환·아주대 김홍식·단국대 김성종 교수 등 단체장 추천인사 3명과 용주사 주지 정호 스님, 채수일 한신대 총장 등 종교계 인사 3명으로 구성됐다. 한국행정학회가 연구용역을 담당한다. 위원회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9월부터 권역별 토론회를 열어 통합에 대한 주민 의견을 수렴하게 된다. 3개 시는 대신 연구 결과가 도출되는 8월 말까지 통합과 관련한 자치단체별 주장을 자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3개 시가 통합되면 인구 200만명, 재정 규모 3조원, 면적 1000㎢, 지역 내 총생산 40조원에 이르는 전국 5대 대도시로 탈바꿈한다. 위원회는 출범 선언문을 통해 “오산, 수원, 화성은 역사적으로 한우물을 나눠 온 지역공동체인 동시에 정조대왕의 애민사상과 개혁사상의 정신을 이어받아 후손들에게 살기 좋은 도시를 물려줘야 할 역사적 책무가 있다.”며 “3개 시의 상생 협력을 도모하고 시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상호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수원권 3개 시는 한뿌리이고 하나의 지역공동체”라며 “주민에게 이익이 되고 지역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연구 결과를 도출해 결과를 주민들에게 알리고 통합 논의를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곽상욱 오산시장은 “통합은 시민들이 편안하게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했고 채인석 화성시장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용역을 통해 시민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해 3개 시가 상생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수원권 3개 시는 통합 논의와는 별개로 교통, 교육,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다양한 협력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수원시는 3개 시 통합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화성, 오산시민에 대해 화장장인 수원연화장 사용료를 50% 감면해 주기로 했다. 오산과 화성시는 개별 운영 중인 하수종말처리장과 소각장을 함께 사용하는 빅딜을 성사시킨 바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학 연구결과물 검증 프로그램 도입해야/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열린세상] 한국학 연구결과물 검증 프로그램 도입해야/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최근 우리나라 인터넷은 속도만 빠른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정보들을 통합적으로 제시하는 면에서도 놀랄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학생들에게 인터넷 정보를 이용하지 말고 자료를 직접 찾으라고 했지만, 이제는 그러한 주문이 무의미하다. 한국학 전공의 경우만 보더라도 국사편찬위원회,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문화체육관광부 국립문화재연구소(한국금석문 종합영상정보시스템과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 DB),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국학진흥원,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경상대 남명학연구원, 부산대 점필재연구소 등이 그간 국가 및 공공단체의 지원을 받아 구축한 자료는 양적으로도 방대하고 질적으로도 우수한 편이다. 따라서 요즈음은 학생들에게 우선 그러한 기관들이 제공하는 자료를 찾아보라고 권하고 있다. 더구나 그 많은 자료들을 국사편찬위원회의 한국역사정보통합시스템이 통괄하고 있기 때문에 정보검색이 무척 편리하게 되었다. 하지만 각 기관에서 구축한 한국학 정보자료원에 문제가 없는가 하면, 그것은 그렇지 않다. 원문을 가공·번역·해제한 것에 오류가 있거나 각 정보원들 사이의 관계를 맺어주지 않아 이용자가 혼란을 일으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최근 나는 정조대왕의 고풍(古風)에 대해 조사하다가 각 기관에서 구축한 관련 정보원에 오류가 있어 혼란을 겪어야 했다. 정조의 고풍은 이를테면 ‘홍재전서’의 사내각직제학 이만수 목극 명 병서(賜內閣直提學李晩秀木屐銘 幷序)란 글에 나와 있다. 정조가 재위 20년(1796)에 규장각 직제학 이만수에게 나막신과 함께 내린 글이다. 이 글에 따르면 정조가 활을 쏘아 제대로 맞히면 활쏘기를 모셨던 신하가 고풍의 종이를 올리게 되고 그러면 정조가 그 종이 끝에 하사품의 이름을 적어주는 것이 사단(射壇)의 고사였다고 한다. 그런데 규장각의 다른 각료가 “이만수는 퇴근한 뒤 나막신을 신습니다.”라고 하자 정조는 그 탈속한 운치를 사랑하여 이만수에게 특별히 나막신을 하사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한국고전번역원의 ‘홍재전서’ 번역본은 고풍을 고풍시로 오해하여 신하들이 고풍시를 적은 종이를 제출했다고 보았다. 조선후기의 고풍시는 대개 과시(科詩)를 가리켰으므로, 이 번역은 많은 오해를 일으키게 된다. 기록에 따르면 정조는 수시로 사례(射禮)를 열어 직접 활을 시험했다. 이때 정조의 성적을 규장각 각신이 고풍의 종이에 적어 올렸으며, 그것을 ‘어사고풍첩’(御射古風帖)이라고도 했다. 그 사실은 윤행임의 ‘선사고풍첩기’(宣賜古風帖記)란 글을 통해 알 수가 있다. 더구나 정조 때 고풍의 실물은 국공립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고, 고서점의 경매에도 가끔 나온다. 이를테면 육군박물관에는 정조 16년(1792) 12월 22일에 검교직학 오재순이 작성한 것이 있다. 정조가 고풍의 종이에 하사품의 이름을 적어주는 관례는 본래 사례에서 행한 것이었다. 하지만 고풍의 종이를 사용하는 일은 이후 궁중의 여러 상격(賞格)에도 활용되었다. 그렇거늘 정조의 고풍 자료에 관해 각 기관이 집적한 정보 서술들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정조의 선사(宣賜) 방식과 그 정치문화상의 의미를 아직 온전히 이해할 수가 없다. 이것은 최근 내가 경험한 작은 사례에 불과하다. 하지만 다른 많은 연구자들도 나와 유사한 일을 겪는다고 한다. 현재까지 여러 연구기관이 이룩한 성과들은 시간 대비, 인력 대비의 면에서 보면 너무도 훌륭하다. 하지만 한국학 연구의 수준을 높이고 새로운 어젠다를 창출하려면 그 연구결과물의 DB를 수시로 수정하고 체계화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연구자 집단이 기존 정보자료의 신뢰도를 수시로 검증하고 그것을 수정해 나가야만 할 것이다. 이미 일상의 인터넷 세계에서는 위키피디아식 쌍방향 정보 생성 방법이 실용화되어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혹은 한국연구재단은 국가나 공공기관의 연구비로 이루어진 한국학 연구결과물의 신뢰도를 수시로 점검할 메타연구팀을 구성해야 한다.
  • ‘조선의 실크로드’ 삼남대로 복원

    ‘조선의 실크로드’ 삼남대로 복원

    조선 정조대왕이 사도세자를 만나려고 떠난 ‘능행차길’, 강진유배에 오른 실학의 대가 정약용이 지나간 조선의 실크로드 ‘삼남대로’가 복원된다. 경기도는 수원·화성·오산시와 공동으로 수원의 북쪽 끝인 지지대고개부터 오산·평택의 경계지점까지 64㎞에 이르는 역사문화탐방로를 조성한다고 17일 밝혔다. 조선시대 한양에서 충청·호남·영남으로 가는 길이라는 데서 유래한 삼남대로, 지지대고개에서 출발해 수원화성을 거쳐 융·건릉에 이르는 정조대왕의 능행차길이 핵심이다. 도는 경기도 옛길 복원을 위해 1770년 영조의 명으로 간행된 ‘증보문헌비고’를 비롯해 대동지지와 해동지도 등 옛 지리서·고지도를 연구하고 역사·교육·관광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얻어 탐방로를 완벽에 가깝게 고증했다. 탐방로 주변의 민담, 설화, 지명유래도 모두 수집했다. 도는 64㎞ 가운데 보행로가 있는 구간을 정비, 6월 이전에 먼저 개통하고 보행 및 편의시설을 확충한 뒤 나머지 구간을 개통할 예정이다. 복원을 기획한 이재철 도 문화예술과장은 “보행로가 잘 갖춰졌고 생태자원도 보존돼 있다.”면서 “옛길을 모두 복원해 도민의 역사적 자긍심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수원시, 2014년까지 걷기 좋은길 8곳 조성

    수원시, 2014년까지 걷기 좋은길 8곳 조성

    경기 수원의 대표적 하천인 수원천과 서호천을 따라 도심 속 자연을 그득히 느낄 수 있는 ‘모수길’이 조성된다. 수원은 삼한시대부터 ‘물의 근원’이라 하여 ‘모수국’으로 불렸다. 모수길은 수원천 상류 광교저수지를 따라 화홍문~팔달문시장~세류동 옛 수인선~서호천 서호~여기산~광교산을 잇는 19㎞의 누리길이다. 걷다 보면 조선시대 수원으로 천도(遷都)를 위해 화성(華城·사적 제3호)을 쌓으며 위에 만든 정자 방화수류정과 옆에 자리한 서호의 낙조 등 수원팔경도 만날 수 있다. 한 바퀴 도는 데 대략 5시간 20분 걸린다. 수원에 2014년까지 이 같은 역사문화 자원과 하천, 전통시장, 옛길을 연계한 ‘걷기 좋은 길’ 8곳이 생긴다. 수원시는 22일 ‘녹색도시회랑 조성’ 사업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통해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긴 팔색(八色)길과 마을길 12곳을 선정했다. 팔색길은 자연생태를 테마로 한 모수길, 지게길, 매실길, 여우길, 가로수길을 비롯해 역사·문화 테마길인 효행길, 성곽길, 추억길 등이다. 북수원권 지게길(광교쉼터~한철약수터~항아리화장실~파장시장 5.3㎞·1시간 50분 소요), 서수원권 매실길(호매실 국립산림과학원~칠보산~왕송저수지~일월저수지~황구지천 17㎞·4시간 30분), 광교신도시권 여우길(광교 원천저수지~봉녕사~광교역사공원~신대저수지 14㎞·3시간 20분), 영통권 가로수길(영통중앙공원~영흥공원~원천리천~삼성전자~영통초교 10.5㎞·2시간 40분) 등은 생활권역별 산책로로 조성된다. 정조대왕 능행차 길인 효행길(효행공원~노송지대~만석공원~장안문~팔달문~수원천 10㎞·2시간 40분), 세계 문화유산 수원화성을 한 바퀴 도는 성곽길(수원역~화성 성곽~화서역 9㎞·2시간 30분), 유적 중심의 추억길(여기산 유적지~잠사과학박물관~서울대 수목원 4㎞·1시간 30분) 등은 역사·문화 스토리텔링을 중심으로 연결된다. 시는 전체 88.8㎞ 구간에 이르는 팔색길 산책로에 안내판과 이정표, 보행자의 휴식을 위한 그린 스테이션 등도 설치할 예정이다. 김정수 수원시 환경국장은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하는 기존 둘레길이나 올레길과 달리 재미있는 도시 이야기를 바탕으로 스토리텔링을 가미해 시민들의 일상공간으로 꾸밀 방침”이라며 “시민 안식처는 물론 수원을 찾는 방문객에게는 하나의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글에서 길어낸 정조의 복심

    조선조 제22대 왕 정조(재위 1776~1800)에게는 대왕이라는 호칭이 따라붙는다. 조선 왕중 세종대왕과 더불어 유일하게 ‘대왕’의 우러름을 받는 정조, 그는 흔히 개혁군주로 평가받는다. 옳지 않은 악습과 폐단의 척결에 과감했던 진보주의자였고 측근은 물론 정적까지를 모두 내 편으로 흡인할 줄 아는 노회한 정치인이었다. 그런가 하면 가족·지인의 아픔과 상실에 비탄의 눈물을 숨기지 않는 보통사람의 면모도 사료 곳곳에서 묻어난다. 조선 최고의 개혁군주 정조대왕, 그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군주 정조대왕과 인간 정조를 조명하고 재평가하려는 사계와 문화예술계의 바람은 새로운 게 아니다. 요즘 흔한 정조 바로보기의 움직임은 물론 많은 사료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본인이 직접 쓴 글들을 통해 들여다보는 정조는 어떨까. 김문식 단국대 사학과 교수가 세상에 내놓은 ‘정조의 생각’(글항아리 펴냄)은 바로 정조의 글들에 담긴 정조의 탄생과 인생을 조망한 역작이다. ‘한국 최고의 정조 연구가’라는 별명답게 정조를 샅샅이 훑어낸 내면 연구서의 성격이 강하다. 책은 김 교수가 지난 20여년간 접하고 읽어온 정조의 대표 글 마흔일곱 편을 번역해 해설로 풀어내는 양식. 뛰어난 학자요 노회한 정치가, 실존의 고뇌에 싸여 번민하고 부대꼈던 인간 정조의 내면이 정갈한 글로 펼쳐진다. 정적의 견제와 탄압 속에 살다가 왕위에 오른 정조는 태생적으로 정치적 감각이 뛰어났던 인물로 평가된다. 김 교수가 발굴해 소개한 정조와 채제공의 긴밀한 관계에 얽힌 이야기는 그런 ‘정치인 정조’를 실감나게 보여준다. 정조를 독살한 것으로 알려졌던 심환지가 정작 정조의 지시대로 움직이는 측근 신하였음을 풀어낸 대목도 흥미롭다. ‘할아버지를 그리워하며 그의 행적을 드러내기에 힘썼고 온갖 위협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유배지에서 숨진 절친한 아우의 시신을 수습했던’ 정조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사람이다. 그런가 하면 행궁 수원화성의 축조는 그가 가진 실용 정신의 정화다. 억울하게 뒤주에 갇혀 죽은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효심의 발로이자 복권의 상징인 수원화성. 그 행궁을 세운 건 정치적 회심과 부자 간의 정 말고도 명분에 앞서는 실용의 정신이었음을 책은 보여준다. “정조의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다른 모습이 보인다.”는 저자는 이 책의 성격을 이렇게 말한다. ‘그 사람의 시를 외우고 그 사람의 글을 읽으면서 그 사람을 알지 못해서야 되겠는가’. 1만 5500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조선시대 CSI ‘무원록’의 활약상

    조선시대 CSI ‘무원록’의 활약상

    미국 과학수사에 CSI가 있고, 현대 한국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있다면, 조선시대에는 뭐가 있었을까. 무원록(無寃錄)이 있다. 이름 그대로 원통해할 일이 없도록 하라는 기록이다. 17~19일 오후 9시 50분에 방영되는 EBS다큐프라임은 ‘무원록-조선의 법과 정의’를 방영한다. 무원록의 정확한 명칭은 증수(增修)무원록. 원나라 때 편찬된 무원록을 조선의 상황에 맞게 끊임없이 고치고 보강했다는 얘기다. 1부 ‘억울함을 없게 하라’는 실제 사건 ‘평산 박조이 살인사건’을 토대로 조선시대 엄격했던 검시과정에 대해 알아본다. 2부 ‘자살과 타살’에는 박조이 사건이 어떻게 자살에서 타살로 결론이 뒤집히는지 추적한다. 3부 ‘법, 최소한의 정의’는 왜 이렇게 공정함에 심혈을 기울였는지 되돌아본다. 구체적인 수사기법도 자세히 소개된다. 대표적인 것 가운데 하나가 고초반응이다. 칼로 죽였더라도 씻어두거나 오랫동안 방치해두면 핏자국이 사라진다. 이때 쓰는 것이 ‘고초’라는 강한 식초다. 고초를 칼에 발라 숯불에다 달구면 칼에서 빨간 핏자국이 드러난다. 폭행에 의한 사망을 구분할 때 쓰는 방법도 있다. 구타당한 상처를 찾기 위해서는 시신을 씻은 뒤 그 위에 술지게미나 초를 종이에다 뿌려 덮으면 한 시간 뒤쯤 상처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독살 여부도 구분하는 방법이 있다. 은비녀법은 시신의 목구멍에다 은비녀를 넣었다 꺼내는 것이다. 은비녀의 색이 검게 변하면 조각수로 한번 더 닦는데, 이렇게 해도 검은 색이 사라지지 않으면 독살이라 판단했다. 대부분의 독극물에 인이나 질소가 들어 있고, 이것이 은과 만나면 화학반응을 일으킨다는 점을 이용했다. 그래서 검시할 때는 최고급 순은으로 특별히 따로 만들어 보관하는 은비녀만 썼다. 반계법도 있다. 시신 목구멍에 백반 한덩이를 넣었다 꺼낸 뒤 닭에게 먹여보는 방법이다. 이런 과학적 수사법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끝까지 진실을 밝혀내겠다는 의지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박조이 사건을 다루는 이유도 사실 이 때문이다. 자살로 마무리될 뻔 했던 이 사건이 주목받는 것은 정조대왕의 집념 때문이다. 스스로 심리록이라는 판결집을 쓸 정도로 법에 의한 정의에 치중했던 정조는 박조이 사건에 의문점이 생기자 직접 암행어사를 파견해 재수사에 착수토록 했다. 유교사상 때문에 금지됐던, 매장된 시체를 다시 파내는 것까지 감행하도록 했다. 억울하게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정조대왕 능행차 보고 수원갈비 먹고…

    정조대왕 능행차 보고 수원갈비 먹고…

    수원지역 최대의 축제인 수원화성문화제가 7~10일 정조대왕이 축성한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과 행궁, 화성시 융건릉 등에서 열린다. 4일 경기 수원시에 따르면 올해로 48회째를 맞는 화성문화제는 ‘님이 오시다’를 주제로 한 주행사와 부대행사, 연관행사 등 43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주행사에는 정조대왕 능행차, 혜경궁 홍씨 회갑연, 정조 친림 과거, 야간 군사훈련, 장용영 수위의식 등이 수원화성과 행궁에서 펼쳐진다. 정조대왕 능행차연시는 8일 만석공원에서 시작해 장안문, 종로사거리, 팔달문을 거쳐 영동사거리에 이르는 구간에서 진행된다. 행차는 정조대왕와 혜경궁 홍씨가 앞서고 말 120필, 2000명의 신하와 호위무사, 병졸 등이 뒤따르며 장관을 연출할 예정이다. 행차 구간에는 관람객 재미를 위해 주막과 엿장수, 각설이 등이 당시 난장을 재연한다. 또 느닷없이 나타난 복면의 자객을 장용영 군사가 제압하는 깜짝 퍼포먼스가 연출돼 흥미를 더한다. 이어 화성 융릉에서 정조대왕이 사도세자를 참배하는 융릉제향을, 창룡문과 연무대 일대에서는 정조시대 야간 군사훈련이 재연된다. 9일에는 화성행궁 봉수당에서 진찬(회갑)연이 열리고 10일에는 행궁광장에서 수원·화성·오산시 주민이 참여하는 프로그램과 연예인 공연을 선보인다. 화성행궁 신풍루 앞 광장에서는 무예24기가 시연되고 전통 줄타기가 공연된다. 방화수류정에서는 8~9일 풍류음악회가 열리고 박물관에서는 정조대왕의 8일간 능행차 기록이 전시된다. 행궁 주차장에서는 다양한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는 음식문화축제가 열린다. 수원 갈비가 차려지고 일본, 중국, 베트남, 루마니아, 인도네시아의 요리사가 현장에서 만드는 국가별 전통음식도 맛볼 수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해남-끄트머리土末에서의 시작 기억이 사는 곳, 해남

    해남-끄트머리土末에서의 시작 기억이 사는 곳, 해남

    1 두륜산 케이블카에서 내려 전망대까지 이르는 산책로는 소사나무 군락지다. 10월에는 그 열매를 볼 수 있다 2 땅끝 전망대를 향하는 길에는 어김없이 연인들의 맹세가 굳게 잠겨 있었다 3 수군들이 성을 세우고 지켜야 할 만큼 중요한 길목에 자리잡은 이진마을. 지금은 평화롭기만 하다 끄트머리土末에서의 시작 기억이 사는 곳, 해남 해남은 첫사랑 같은 곳이다. 아주 오래전, ‘휴가’라는 것이 처음 생겼을 때, 해남을 선택했었다. 처음 만나는 남도. 그후 해남은 시간과 함께 멀어지기만 했었던 것 같다. 다시 찾은 해남에서 나는 적지 않은 기억을 되찾았고, 또 수정해야 했다. 익룡이 살던 중생대 백악기, 이순신 장군이 호령하던 조선시대까지 다녀왔고, 시작을 위한 끝이라는 땅끝 전망대에서 ‘유구함’의 의미를 다시 생각했다. 아득하게 오래되었으나, 여전히 살아있는 것들, 첫사랑처럼 또렷한 기억의 각인들을, 말이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전남대 생태관광연구센터 www.ecotourlab.org 되찾은 기억은 이런 것이다. 첫 해남 여행은 아주 추운 12월의 마지막 날이었다. 한 해의 마지막 날에, 국토의 끝이라니. 돌아보면 청승 무모한 청춘의 자작극이다. 게다가 보길도에서 돌아 나오는 배가 풍랑으로 뜨질 못해 여행은 하루가 더 길어져 버렸다. ‘섬에 갇히는 로망’은 그때 그렇게 허무하게 이뤄져 버렸다. 아무튼 당시의 내게 해남은 고산 윤선도의 땅, ‘대한민국’이라는 조국의 끝이었고, 김지하 선생이 그러했듯(그는 땅끝에서 자살을 생각했던 적이 있단다) 청춘의 고뇌를 끝장내 버리고 싶었던 곳이었다. 수정된 기억은 이렇다. 땅끝의 사자봉 위에는 높다란 전망대와 미니레일이 있었고, 두륜산 정상에는 케이블카가 설치되었다.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1박2일>팀이 다녀갔던 여운이 곳곳에 진하게 남아 있었다. 불사는 대흥사, 미황사의 모습을 많이 바꾸었고, 그때는 템플스테이라는 것도 없었다. 우항리에 세워진 공룡박물관과 화석지는 ‘메가급’ 변화에 속했다. 10년 세월의 힘이었다. 그러나 이번 여행에서 내가 고이 품어 온 기억은 따로 있다. 문학과 풍류에 선행하는 생존 자체의 문제, 그래서 목숨을 걸고 이 땅을 지켜냈던 민초들의 어제와 오늘이 보였다. 쉽게 말해 ‘명량대첩’ 같은 전쟁의 기억이다. 주인공은 불멸의 이순신 장군이지만, 승리의 기쁨은 모두를 초대하는 축제가 됐다. ‘강강술래’를 추며 지역 주민들이 주도하는 축제의 마당에는 나름대로의 ‘격한’ 드라마가 있었다. 또한 달량진성처럼 아직도 ‘역사의 잔해’로만 남아있는 쓸쓸한 풍경들도 껴안았다. 고장의 발전을 위해 고민하는 사람들과 동동주 기울이며 그 마음도 전해 받았다. 더 나아갈 길 없는 막다른 곳, 땅끝에서 모든 것은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땅끝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해남 앞바다.바삐 오가는 노란 모노레일은 바다 속을 드나드는 것만 같다 ‘해남이쿠누스 우항리엔시스’를 만나다 한양에서 1,000리라 했나. 땅끝土末을 품고 있는 해남으로 내려왔으니 가장 먼 과거로, 무려 8,3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도 가뿐했다. 우항리 공룡박물관이다. 내게 공룡의 기억이 없으니, 공룡을 ‘노래’했던 기억을 좀 빌려 써야겠다. “아주 옛날에는 사람이 안 살았다는데 그럼 무엇이 생겼었을까. 공룡이 헤엄치고 익룡이 날아다니고 아주 심심한 것 같은데 <아주 옛날에는 사람이 안 살았다는데>.” 80년대에 ‘꾸러기들’이라는 팀이 부른 이 엉뚱한 노래를 꽤 좋아하여 즐겨 불렀었다. 그 익룡들을 우항리에서 만났다. 세계에서 가장 큰 익룡발자국(35cm)은 이곳의 지명을 따 ‘해남이쿠누스 우항리엔시스’로 명명되었다. 세계에서 7번째, 아시아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공룡 화석의 보고인 우항리의 백악기 퇴적층이 드러난 것은 금호 방조제 공사 이후 이 지역이 담수호를 낀 육지로 변했기 때문이다. 90년대 중후반에 국내외 과학자들이 조사한 이후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7년에는 공룡박물관까지 설립할 수 있었다. 우항리 화석지(33만 평방미터)는 이런저런 공룡의 발자국 화석으로 도배가 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발자국 크기가 작게는 52cm, 크게는 95cm나 되는 초식공룡의 몸집은 얼마나 컸던 걸까(몸통길이만 7m가 넘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 발자국 105개가 밀집되어 있는 곳에 보호각(대형 공룡관)이 세워졌다. 익룡 발자국 443점과 물갈퀴새의 발자국(전세계에서 발견된 물갈퀴새 발자국 중 가장 오래됐다) 1,000여 점을 보호한 익룡 조류관, 조각류 공룡관까지, 보호각은 총 3개가 있다. 화석으로만 남아있는 공룡들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은 공룡박물관에서 얻을 수 있고 연꽃이 가득한 연못에 공룡 모형을 설치한 야외공원은 기념사진을 찍기 좋은 곳이다. 우항리 공룡박물관 | 주소 전남 해남군 황산면 공룡박물관길 184 개관시간 오전 9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문의 http://uhangridinopia.haenam.go.kr 1, 2 우항리 일대는 공룡 발자국 화석으로 도배되어 있다시피 하다. 공룡뼈와 화석 모형을 전시하고 있는 공룡박물관의 규모도 공룡사이즈라 꼼꼼히 보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3 단청을 벗어버린 대흥사 대웅전은 한결 부드러운 인상이다 4 소가 멈춘 자리에 지었다는 미황사는 달마산 기슭에 자리를 잡고 있다. 전설은 알수록 재미있고, 절은 볼수록 아름답다 5 두륜산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누구나 쉽게 올라갈 수 있는 고계봉(638m). 맑은날에는 제주도까지 보인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땅끝으로 달려가는 공룡의 등뼈 최고最古의 다음은 최장最長이다. 두륜산에는 국내 최장거리의 케이블카(1.6km, 왕복 성인 8,000원)가 연결됐다. 다행히도 직행으로 고계봉(638m)에 내려주는 것은 아니고 내려서 286개의 나무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뿌연 안개가 사방에 넘실거리고 있었다. 맑은 날에는 제주도까지 보인다고 했지만, 전망대 위에 섰을 때에는 한반도 지도 모양의 마을도, 월출산도, 주작산도, 완도, 진도 등의 섬들도 모두 안개에 숨어들었다. 골짜기에 들어앉은 대흥사도 고계봉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힘차게 달려온 소백산맥이 두륜산(703m)을 통과해 남쪽의 달마산(489m)을 지나고 급기야 땅끝의 사자봉(155m)에 이르러서야 수그러드는 모습을 어렴풋이 목격할 수 있다. 당장이라도 암봉으로 이어진 능선을 타고 바다까지 흐르고 싶지만 산행은 금지되어 있어서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야 한다. 대흥사 입구까지는 차로 이동했다. 구림구곡九林九曲의 10리 숲길을 배신하는 마음이 아팠지만 해가 저물고 있었다. 삼재불입지처三災不入地處로 불렸던 안전한 절집은 전쟁을 피해 곱게 늙었다. 1,000개의 불상이 모셔진 천불전뿐 아니라, 추사 김정희가 쓴 무량수각 현판, 원교 이광사가 쓴 대웅보전 현판, 정조대왕이 쓴 표충사 현판도 남아 있어 살아있는 ‘서예 박물관’으로 불린다. 도를 닦는 것은 차를 마시는 것과 같다 했는데禪茶一如, 초의선사가 머물면서 차를 즐겼다는 일지암에 가지 못한 것도, 차 한잔을 마시지 못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차창 밖으로 달마산이 나타날 때마다 내 시선은 고정되었다. 유홍준 교수는 암릉으로 솟아오른 산의 모양새를 ‘공룡의 등뼈’ 같다고 했었다. 그럴싸한 표현이다. 누군가는 달마대사가 살고 있다고도 했다. 달마Dharma·法산, 진리의 산이라니, 과감하고 멋진 이름이다. 설화 속의 어떤 이는 같은 산정을 두고 1만개의 불상을 보기도 했다. 그게 바로 미황사 창건설화에 등장하는 금인金人이다. 신라 경덕왕 8년(749년)에 우전국(인도)에서 온 금인이 검은 소를 따라가다 주저앉는 자리에 불경을 모시라는 말에 따라 미황사가 설립되었다는 것이다. ‘美’는 소의 아름다운 울음소리를, ‘黃’은 금인의 황금빛을 뜻한다. 1754년 이후 단청을 덧칠하지 않아 색이 바래 버린, 아니 화장을 벗은 대웅보전은 해질 무렵마다 아름다운 황금빛이 된다. 기둥 아래 주춧돌에 게와 거북이가 새겨진 이유는 ‘대웅보전’이 창건설화에 등장하는 배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알수록 흥미로운 절이다. 솟아오른 등뼈의 릴레이가 멈추는 곳이 땅끝土末(북위 34도17분21초)이다. 노란 모노레일(395m, 왕복 4,000원)을 타고 사자봉 정상의 전망대(38m)로 올라가는 대신 시비가 도열해 있는 산책로를 선택했다. 연인들의 간절한 마음과 언약은 이곳에서도 녹슨 자물쇠로 잠겨 있었다. 앞날을 어찌 알겠나. 꼭 그만큼 불투명한 전망이 눈앞에 펼쳐졌다. 희미해서 더 아름다운 풍경. 여기가 끝이 아니라 저 너머 무엇이 있으리라는 희망 없이는 사랑도, 여행도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바다의 눈물이 거둔 승리 해남 사람들에게는 자랑스러운 승리의 기억이 있다. 이순신 장군이 왜군을 대패시켰던 명량대첩(1597년 9월16일)에 대한 기억이다. 제갈량이 바람의 방향을 읽어 적벽에서의 승리를 이끌어 냈듯, 울돌목 거센 물살의 방향을 예측하여 이순신 장군이 승리를 거둬낸 명량대첩은 ‘기적의 해전’이라는 수식까지 달고 있다. 고작 13척의 전력으로 133척의 왜군은 대파한 것. 명량대첩은 매년 가을 축제를 통해 다시 재현되는데 올해는 9월30일부터다.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들러 보게 될 ‘우수영 국민관광지’에는 충무사, 어록비, 전시관 등 이순신 장군과 명량해전을 기념하는 여러 시설과 조각상, 기념비들이 세워져 있다. 또 우수영과 진도 사이, 울돌목 물길에는 여름 내내 거북배가 바삐 움직였다. 뱃시간을 놓쳐 버렸지만 울돌목의 물결을 바라보는 것은 그 자체로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빠른 물길이 암초에 부딪치는 소리와 사방으로 소용돌이치는 물의 아우성. 예부터 바다가 운다鳴梁고 한 이유를 알겠다. 명량해전의 승리는 그 눈물에 빚을 지고 있는 것일 터. 때마침 주말이라 펼쳐진 명량역사체험마당은 흥겨운 시간이었다. 등에 ‘수水’를 새기고 행렬하는 수군들의 교대식은 사뭇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됐고 뒤이어 남도 소리의 진수를 보여주는 판소리 한판과 절제된 듯 화려한 군무, 강강수월래 무대가 이어졌다. 목숨을 바쳐 땅을 수호한 선조들을 기억하는 따스한 몸짓, 갸륵한 아우성이었다. 1 명량해전을 펼쳐졌던 울돌목에는 아직도 ‘긴 칼 옆에 찬’ 이순신 장군이 지키고 있으니 듬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시큰하다 2, 3 우수영관광지에서는 여름 동안 주말마다 명량역사체험마당을 펼친다. 각각 수문장 교대식과 강강수월래 공연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9월의 해남 여행, ‘초요기를 올려라!’ 알고 보니 9월의 해남은 여러 축제와 행사가 오버랩되는 절묘한 타이밍이다. 여름 내내 토요일마다 깃발을 나부꼈던 명량역사체험마당이 9월24일까지 개최되고, 곧 이어 명랑대첩축제가 9월30일부터 10월2일까지 개최된다. 땅끝작은음악회도 그 마지막 무대를 9월17일에 대흥사에서 펼쳐 놓는다.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생태관광연구센터의 기획으로 진행되는 해남여행상품 ‘초요기를 올려라’는 명랑대첩축제와 명량역사체험마당 등의 이벤트와 함께 땅끝마을, 두륜산, 대흥사 등의 해남 명소를 방문할 수 있도록 일정을 구성했다. 여행상품 초요기를 올려라 출발 2011년 6~11월 매주 토, 일요일 및 공휴일 출발. 명량대첩축제기간(9월30일~ 10월2일)에는 매일 밤 출발. 서울 교대역 9번 출구, 오전 7시 출발. 요금 1박2일 11만9,000원(왕복 교통비, 1박 3식, 가이드, 입장료, 보험 포함) 문의 여행스케치 www.toursketch.co.kr 당신이 아직 모르는 해남이야기 우리가 ‘유명하다’고 해서 찾아가는 모든 여행지는 ‘유명하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고, 그것을 유명하게 만들기 위해 애쓴 사람들이 있었다. 지금 찾아가 보면 초라하고 허망할 수 있는 해남 북평면의 무명소無名所들. 그 이름들을 기억해 두시라. 해남군의 예산 지원이 확정된 북평면 일대가 완도의 길목이었던 시절의 활력을 되찾을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허망한 남창장’에 언능 와보소” 박상일 지역활력연구소 소장 이름부터 에너지가 넘치는 지역활력연구소의 박상일 소장. <해남신문>의 편집국장을 역임하고 해남포럼, 해남습지 보전모임, 남도문화관광센터를 만들었던 그는 남도의 음식과 풍습에 대해 막힘이 없다. 요즘 그가 ‘꽂힌’ 대상은 ‘남창장’이다. 혹시 ‘허망한 남창장’이라는 말을 아시는가. 다른 장에 비해 일찍 서고 일찍 파장이 되어 버리기에 낭패를 본 사람들에게서 나온 푸념이 허무한 상황을 표현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해남에서 완도로 넘어가는 다리가 생기기 전에 남창장은 인근 섬에서 해산물을 가득 실은 채 모여들고, 제주도에서도 밀감을 싣고 올 정도로 흥한 장이었다. 현재는 규모도 손님도 줄었지만, 혹시 2일, 7일에 해남에 오게 되거든 장차 ‘풍물 어시장’으로 달라질 남창장을 기대해 달라는 것이 박상일 소장의 당부다. 강아지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녔다는 옛 시절의 영광은 멀어졌지만 사람과 물자가 모이고 흩어지는 장터의 기능만은 유효하다. “달량진성, 이진진성, 그대로랑께요” 노명석 북평면 청년회장 40대의 청년회장이라고 소개를 받은 것이 쑥스러운 듯 웃기만 하던 그가 북평면 남창리에 도착하자 성큼 앞장서며 말했다. “여기 보세요. 돌담이 그대로 남아있죠. 이렇게 잘 보존된 성벽은 별로 없다네요. 저기, 저 집들은 안에 들어가 보면 뒷담이 모두 옛 성벽으로 되어 있어요.” 조선시대 이 자리에 수군의 진지였던 달량진達梁津이 설치됐고, 그 안에 남쪽의 조운창(조세를 거둔 현물을 모아두던 창고), 즉 남창을 두었기에 그 이름이 남창리다. 1498년(연산군 5년)의 일이니 500년이나 서 있었던 돌담은 정말로 보존 상태가 좋았다. 지난해 달량진성이 향토유적으로 지정됐고, 이제 본격적으로 손님맞이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 주민들에게 떨어진 즐거운 숙제다. 아직은 쇠락한 상태인 시골 마을의 풍경을 등에 지고 뭔가 고민에 빠진 듯한 그의 얼굴에 듬직한 ‘청년’이 있었다. 그가 두 번째로 안내한 곳은 멀지 않은 이진진梨津鎭성터였다. 약 2.5km의 석벽 중 940m 정도가 남아있으니 역시 양호한 상태다. 서문터에 남아있는 옹성에는 우물터까지 보존되어 있다. 마을에서 까만 현무암이 발견되는 것은 제주에서 이곳까지 배에 조랑말을 싣고 왔던 흔적이라고 했다. 역사의 파편들이 골목마다 박혀 있었다. “우리집의 포석정 볼라요?” 함박골큰기와집 김순란 여사 새로 지은 한옥집. 그러나 모양만 한옥집인 숙소가 아니라 한옥의 가치와 정신을 살리되 현대인 편의를 더한 한옥집. 그게 바로 ‘함박골큰기와집’이다. 고향인 해남 북평면 오산리에 돌아와 민박을 꾸린 김순란 여사는 직접 황토를 발라서 건강한 한옥집을 완성했다. 그 집에 머무는 자체가 일종의 치유였다. 직접 담그는 동동주는 가장 먹기 좋을 때 내놓는 것이라 실패가 없고, 숙취도 없다. 두 동의 사랑방은 각각 넓은 마당을 끼고 있으니 바비큐 파티가 벌어지기 일쑤. 자리끼 물병에 민트 잎을 따 넣어 주고, 동동주에도 꽃잎을 따 넣을 줄 아는 그녀는 풍류의 고수이기도 하다. 마당 한쪽에 직접 고안하고 복원한 미니 포석정에 물을 채우고 동동주잔을 올리니 정말 술잔이 한 바퀴 돌아 내 앞으로 돌아왔다. 선비처럼 시를 읊어야 할 것 같은 밤이었다.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그녀가 내게 준 선물은 뜻밖의 것이었다. 급하게 손끝으로 대충 짓이겨 새끼손가락에 얹어 주었던 봉숭아꽃이 지금 고운 살구빛으로 내 몸에 스며들어 있다. 각인된 추억이다. 주소 전남 해남군 북평면 오산리 1016-2(차경리) 요금 4인실은 5~8만원, 8인실은 15~20만원 문의 011-9606-7557 www.hanbakgol.c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서울플러스] 효창공원 ‘자연생태역사교실’

    용산구(구청장 성장현) 매월 둘째·넷째 주 토요일마다 효창공원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자연생태역사교실’을 진행한다. 15명 이상일 경우 매주 수·목요일에 별도로 운영한다. 효창공원은 본래 조선 22대 정조대왕의 장남인 문효세자와 그의 생모 의빈 성씨, 순조의 후궁 숙의 박씨 및 영온 옹주의 묘가 안장된 곳이다. 공원녹지과 2199-7920.
  • [씨줄날줄] 완결판 정치막말/김종면 논설위원

    부지언(不知言)이면 무이지인야(無以知人也)니라. ‘논어’의 가르침이다. 말을 알지 못하면 사람을 알지 못한다는 얘기다.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말을 알아야 한다는 뜻도 된다. 그렇다. 하는 말을 보면 그 사람의 인격, 나아가 속마음까지도 알 수 있다. 말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요즘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말이 좀 요상하다. ‘말한다는 것’의 엄중한 의미를 깨닫고는 있는 것일까. 어느 걸그룹에 대해 ‘쭉쭉빵빵’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곤욕을 치른 그가 또 구설수에 올랐다. 엊그제 한 조찬 특강에서 대한민국 공무원의 상대적 청렴성을 강조하며 “춘향전은 변사또가 춘향이 X먹으려는 이야기”라고 한 것이다. 시정잡배도 쓰지 않는 저급한 표현이니 성비하 발언이니 하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역대 정치인 최고의 망언을 뽑겠다며 네티즌 투표도 한창이다. 김 지사 측은 “탐관오리의 파렴치한 행위를 강조하다 보니 과한 표현이 사용됐다.”며 “여성이나 춘향전을 비하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대권을 꿈꾸는 유력 정치인으로서 여성을 비하할 의도나 학생들이 배우는 고전을 욕되게 할 생각은 없었을 터이니 말꼬리 잡기식 정치공세는 지나친 것일 수도 있다. 공적인 자리에서 에로 영화에나 나올 법한 비속어를 사용한 데 대한 공인으로서의 사과는 물론 별개 문제다. 그러나 저질 표현보다 더 꺼림칙한 것은 그런 말을 하게 된 맥락과 역사 인식이다. 김 지사는 “대한민국 지금 공무원 얼마나 청백리인가.”라는 말을 화두처럼 던졌다. “처녀들 생사여탈을 자기 마음대로 하는 썩어 빠진 관리들에 의해 백성들이 수천년간 피해를 보고 살아 왔다.”고도 했다. 청백리라고 하면 아직도 박물관 골동품쯤으로 여기는 게 우리 현실임을 모르는가. 오죽하면 대통령이 “도대체 나라가 어떻게 될 것인가…”라고 개탄했겠는가. 백성들이 수천년간 썩은 관리들로 인해 피해를 보고 살았다는 단정적 발언도 과장의 혐의가 짙다. 한민족 5000년 역사는 관리들의 썩은 냄새로만 진동하지 않았다. 예컨대 백성 보기를 상처 입은 사람 대하듯 한다는 시민여상(視民如傷)의 정신은 조선 정조대왕만의 것은 아니다. 그 이전에도 이후에도 조선은 위민의 정신이 면면히 흐른 목민관의 나라였다. 사회지도층 인사라면 모름지기 말의 토씨 하나에도 신중해야 한다. 더구나 모든 게 말로 이뤄지는 정치를 업으로 삼는 이들에게 ‘세치 혀’는 생명줄이나 마찬가지다. 혀 아래 도끼 들었다는 말은 언제 들어도 진리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지자체 도로명 새주소 ‘설왕설래’

    지자체 도로명 새주소 ‘설왕설래’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내년 1월부터 전면실시되는 도로명 주소 시스템을 위해 새로 만든 주소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지자체마다 경쟁하듯 지역의 역사·문화성이나 정책 특성을 반영한 도로 이름을 짓고 있지만 주민들의 평가는 천차만별이다. 25일 행전안전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도로명 주소 고시 후 기존 주소와 도로명 주소를 병행 사용하고, 2012년 1월부터 우편물·주민등록증 등에 도로명 주소를 전면 사용하게 된다. 지자체들은 도로명을 새로 만드는 데 있어 지역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옛 지명을 살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개중에는 발음이 어렵고 헷갈려 주민들의 인식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것이 적지 않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인천의 연수구의 함박뫼길·먼우금길·미추홀길 등이 이에 해당한다. 서울 서초구의 가꿀고개길·갓배길, 경기 성남의 갈마치로·모두마니로, 부천의 조마루로도 지역의 유래를 그대로 끌어들였지만 발음하기가 쉽지 않다. 어감이 좋지 않아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는 길도 등장했다. 인천 연수구의 독배길, 피망길, 매소홀로 등이 이러한 평을 받고 있다. 조모(48)씨는 “옛 지명을 살린다는 취지는 좋지만 앞으로 계속 사용해야 할 주소이기에 뭔가 찜찜하다.”면서 “부르기 쉽고 찾기 쉬운 도로명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반영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도로명 주소에 ‘길’과 ‘로(路)’가 혼재돼 통일성을 기하기 어려운 것도 불편한 점으로 지적된다. 반면 작명이 대체로 무난한 도로명도 다수 선보였다. 특히 인근에 있는 주요 시설물을 근거로 도로명을 정한 경우 식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천의 경우 시청을 중심으로 시청앞길, 중앙공원길, 문화회관길이 나란히 구성돼 있다. 군포시는 공직자들의 청렴성을 강조하기 위해 시청앞 도로의 명칭을 ‘청백리길’로 바꿔 눈길을 끌고 있다. 여주군은 조선 효종 때 북벌론을 주창한 이완의 묘소 주변 도로를 ‘북벌로’로, 군청사 앞 도로는 세종대왕을 기린다는 의미에서 ‘세종로’로 정했다. 안성시는 임꺽정이 수련했던 절로 전해 내려오는 칠장사 입구 도로를 ‘임꺽정로’로, 수원시는 화성을 만든 정조대왕의 효심을 기리기 위해 시청앞 대로를 ‘효원로’로 명명했다. 서울 구로구의 개나리길·노송길·궁골길, 성북구의 월송길·우의정길·용마루길 등도 지역 특성과 역사성을 잘 살린 것으로 평가된다. 권경주 건양대 교수는 “역사성과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이미지 각인이 어렵지 않은 지명이 많으므로 다양한 각도에서 검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고가도로밑 ‘파킹’ 대신 ‘파크’

    고가도로밑 ‘파킹’ 대신 ‘파크’

    13일 경기 부천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중동 나들목 고가도로 아래에서 발생한 화재를 계기로 고가도로 하부공간을 공원이나 문화공간으로 만들자는 여론이 높다. 이번 화재 사고가 안전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민원에도 불구, 무단주차한 대형차량과 유조차량을 그대로 방치한 당국의 관리 부실이 주 원인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부천 구간(3.27㎞)의 경간(고속도 기둥과 기둥 사이)은 총 56곳으로, 이 가운데 41곳을 각종 장애인 단체가 불법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 일부 자차체들이 쓰레기가 나뒹굴고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는 고가도로 공간에 산책로와 벤치를 설치하고 소규모 공원을 꾸미는 등 문화·휴식공간으로 활용해 주목을 끌고 있다. 수원시는 동수원 고가차도와 밤밭 고가차도 아래 공간에 산책로와 소공원을 조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3년전 개통된 길이 1155m의 동수원 고가차도 하부공간은 그동안 각종 자재·컨테이너 등이 쌓여 있어 도시미관을 해쳐왔다. 이런 곳에 시가 10억원을 들여 나무를 심고 산책로 등을 꾸미자 웰빙시대에 걸맞은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시는 또 효원·장안 지하차도의 안전지대와 교차로에는 녹지를 조성해 소나무를 심었고, 지하차도 입구와 내부 벽면에는 정조대왕의 능행차도인 반차도와 광교산 일출을 그렸다. 과선교 밑에 게이트볼장을 만들어 노인들의 생활체육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서울외곽순환도로가 통과하는 의왕시는 내손동 갈미∼백운호수 도로변과 계원조형예술대학앞 서울외곽순환도로 하부공간에 ‘문화의 거리’를 조성했다. 갈미∼백운호수 도로 양옆 산사면과 공터 등에는 관람과 휴식을 겸할 수 있도록 조각공원, 야외공연장, 청소년광장, 테마 꽃길, 연못, 산책로 등을 만들었다. 또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하부공간에는 나무데크(나무로 깐 바닥)와 조경, 분수광장, 경관조명 등을 설치했다. 안산시는 도심을 통과하는 전철4호선 교각 밑 공간에서 각종 공공미술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에는 ‘버려진 전철 교각하부 문화공간으로 재생’이란 주제로 고잔역 주변 교각 밑에서 사진전·퍼포먼스·음악다방 등 문화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에도 시민공원이 생겼다. 지난 8월 서대문구 미근동 구간에 안개분수 공원, 중구 순화동 구간 하부에는 안개분수 공원이 조성됐다. 서울 강서구 신공항고속도로 방향 방화대교∼개화산 터널 구간 고가도로 아래는 배드민턴 코트가 마련돼 각광을 받고 있다. 서대문구는 9월부터 홍제천 내부순환도로 밑에서 프랑스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 그림 전시회를 열고 있다. 지방에서는 부산광역시가 ‘그린 부산’ 만들기 일환으로 ‘고가도로 하부 녹화사업’을 추진해 중구 영주고가도로와 부산진구 동서고가도로 아래에 친환경 녹지공간을 조성했다. 글 사진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시설 나눠쓰고 행사·사업 함께하고

    시설 나눠쓰고 행사·사업 함께하고

    경기지역 자치단체들이 이웃한 지자체 주민에게도 각종 시설 이용료를 할인해 주거나 축제를 공동개최하는 등 화합의 꽃을 피우고 있다.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는 대규모 사업을 함께 추진하는 것을 넘어 아예 사업권까지 개방하며 상생 발전을 도모한다. 경기 수원시는 내년부터 화성·오산시민들에게 수원 소재 장사시설인 연화장 이용요금을 50% 감면해 주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시의회 도시환경위원회는 최근 상임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수원시 연화장 설치 및 운영조례 일부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조례안은 수원시 이외 지역 거주자에 대해 100만원을 받도록 한 현행 수원연화장 화장료 시설 이용료를 화성시와 오산시 거주자에 한해 50% 감면, 50만원을 받도록 했다. 현재 수원시 거주자는 10만원을 받고 있다. 도시환경위 김진우 위원장은 “수원, 화성, 오산시는 역사·문화적으로 같은 생활권이어서 지역 정체성 회복을 위해 연화장 화장료를 일부 조정했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사업권도 개방했다. 시는 건강가정 지원센터 위탁운영자 자격요건을 화성시와 오산시의 사회복지법인이나 학교로까지 확대했다. 시 관계자는 “수원권 3개 시의 정서적 통합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사업자 선정 대상범위에 이들 시까지 확대했다.”고 밝혔다. 또 초등학생 무상급식과 관련, 급식재료로 사용되는 각종 농산물을 화성시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수원화성문화제 기간에 열린 정조대왕 능행차 연시에 3개 지역 시장과 시의회 의장이 참석했으며 내년부터는 행사를 공동 개최키로 합의했다. 부천시는 인천시 부평구에 있는 인천가족공원 화장로 일부를 부천시민 전용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외지인에 대한 화장장 이용료(100만원)도 50% 할인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인천에서 흘러온 생활하수가 부천 하수처리시설에서 처리되는 만큼 서로 윈윈차원에서 받아줄 것을 인천시에 요청했다. 인천시와 부평구는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평군과 강원도 춘천, 홍천, 화천, 인제, 양구 등 지리적으로 이웃한 6개 시·군은 주민들에게 상호 관광지 입장료 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 가평군 등은 ‘호수문화관광권 협력사업’의 하나로 관광지 입장료 감면 조례를 개정해 주민들이 이웃 지역 관광지를 이용할 경우 입장료를 감면 또는 무료입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들은 또 경춘선 복선전철 등 고속접근망 개선에 따른 관광산업 활성화와 주 5일제 근무 정착에 따른 변화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2007년 12월 관광협의체를 발족해 공동 관광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와 강원도는 지난 5일 가평군 남이섬 집와이어 준공식을 계기로 수상과 육상을 연계한 관광자원 상품 개발 및 관광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을 공동 추진하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등 국제대회 유치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수원·화성·오산 통합 재시동

    올해초 통합이 무산됐던 경기 수원·화성·오산시가 수원지역 최대 문화예술축제인 ‘화성문화제’를 계기로 통합의 불을 다시 지핀다. 수원시는 다음달 7~10일 수원행궁광장 일대에서 개최하는 제47회 수원화성문화제에 역사적 뿌리를 같이하는 화성, 오산시의 주요 인사를 초대하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화성문화제를 3개시 공동으로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축제기간 중 사도세자와 헌경황후(혜경궁 홍씨) 합장릉인 융릉에서 열리는 융릉제향은 화성시 주관으로 개최하고, 효행상은 염태영 수원시장과 채인석 화성시장 공동명의로 시상한다. 3개 시가 통합되면 면적 852㎢에 인구 175만명의 거대도시가 탄생하게 된다. 이들 시는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통합논의를 벌였으나 화성시 및 오산시의회가 행정구역 자율통합안에 반대해 통합이 무산됐다. 수원시는 “3개 시가 역사적으로 한 뿌리이고 생활권도 같다. 수원은 종합 장사시설인 연화장과 쓰레기소각장 등 기피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어 3개시가 통합되더라도 기피시설이 화성이나 오산에 들어서지는 않을 것이다.”며 통합의 당위성을 주장해 왔다. 반면 화성시와 오산시는 포화상태에 이른 수원이 화성과 오산으로 세를 확장하면 2개 시는 변방으로 전락한다며 통합에 반대했었다. 그러나 민선 5기를 맞아 3개시 모두 통합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는 민주당 소속 후보가 당선되면서 통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이들 지자체는 통합에 앞서 정서적, 문화적 통합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성문화제 공동 개최뿐 아니라 수원시내 주요 관광지를 버스로 순회하는 ‘수원시티투어’도 화성시 융건릉과 용주사로 확대했다. 수원시티투어는 정조대왕이 건립한 세계문화유산인 화성과 행궁, 수원월드컵 경기장 등을 버스로 순회하는 관광투어로 2001년부터 운행하고 있으며 수원·화성시의 합의에 따라 지난달부터 융건릉과 용주사를 코스에 포함시켰다. 퇴근 제 7호 태풍 곤파스로 인해 화성시가 큰 피해를 입자 수원시가 수해복구 및 지원에 발벗고 나서기도 했다. 염태영 시장은 최근 “임기 4년 동안 충분히 논의하고 준비해서 다음 지방선거 때 통합 시장을 선출하면 된다. 첨단IT산업단지 및 KTX 중간역사 공동 유치, 정조대왕의 효사상 공유 및 확산운동 등을 공동으로 추진해 통합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올 화성문화제는 ‘왕행차 알림행사’, 정조대왕 수원행차, ‘정조대왕 여민행사’ 등을 중심으로 전통문화공연, 체험행사, 전시행사 등 각종 부대행사가 열린다. 음식문화축제, 향토음식발굴경진대회 등 다양한 먹거리 행사가 열리고 각종 음악축제를 하나로 통합한 ‘휴먼시티 페스티벌’도 개최된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161.5㎝… 가장 긴 정조대왕 비밀어찰 공개

    161.5㎝… 가장 긴 정조대왕 비밀어찰 공개

    조선시대 정조대왕이 신료들에게 보낸 친필 편지 중 길이가 가장 긴 어찰이 공개됐다. 수원화성박물관은 3일 정조가 노론 벽파 영수였던 심환지(1730~1802)에게 보낸 가로 161.5cm, 세로 31.5cm 크기의 비밀어찰을 공개했다. 기존에 공개된 정조 어찰의 가로 길이는 통상 50~60㎝ 정도지만 이번에 공개된 것은 3배 정도 길다. 내용 역시 가족 등의 안부를 묻는 기존 것들과 달리 정조와 정치적 견해를 달리했던 정순왕후와 상생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등 탕평정치를 위한 메시지가 강하게 담겨 있다. 어찰에는 “뜻하지 않은 오해로 나와 혜경궁 홍씨가 정순왕후와 극도의 대립관계를 이룬다는 소문이 퍼졌는데 그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므로 심환지가 정순왕후와 노론세력, 그리고 경주 김씨 가문에 오해를 풀어서 더 이상 일이 커지지 않도록 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김준혁 학예팀장은 “정조의 어찰은 그동안 1000여점이 공개됐는데 이번 것이 가장 길다.”며 “특히 정조가 대립관계였던 정순왕후와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어찰이 증명하고 있어 사료적 가치 또한 매우 높다.”고 말했다. 수원화성박물관은 오는 10월부터 ‘정조시대 명신전’을 통해 이 어찰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지방도시 10곳 수문장교대식

    덕수궁 수문장 교대의식이 관광상품의 블루칩으로 떠오르면서 지방에서도 이를 재현하는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 수문장 교대의식은 덕수궁을 비롯해 경복궁, 진주, 나주, 공주, 순천 낙안읍성 등지에서 행해지고 있다. 대부분이 조선 후기의 덕수궁 교대의식을 빌려 쓰고 있지만 약간씩 차이를 보인다. 축제 때마다 비정기적으로 행하는 지역까지 포함하면 10군데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 후기 취타대가 존재한 지방군영 중 한 곳인 진주의 경우 진주성에서 2008년 시작해 지난해 4월 상설화되어 매주 토요일 오후 3~5시 한차례 열리고 있다. 혹서기인 7~8월에는 임시 휴업한다. 진주성 전투를 스토리텔링하여 관람객들에게 해설하는 시간도 마련해 나름대로 교대의식에 차별성을 두고 있다. 관람객은 매주 500명을 넘는다. 순천 낙안읍성 민속마을의 경우는 2006년부터 토·일요일 오후 2시30분, 3시, 3시30분에 이뤄지며 죄인압송 퍼레이드와 민정순시까지 선보여 관람객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나주 금성관에서도 2006년부터 교대의식을 치르고 있는데 현재는 근위병만 근무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수원 화성행궁에서는 2003년부터 조선 제22대 정조대왕의 친위부대인 장용영(壯勇營)의 수위의식과 군례의식, 활쏘기, 조총시범 등을 매주 일요일 오후 2시에 하고 있다. 수원시청 문화관광과의 한 관계자는 “정조대왕 역할을 하는 분이 퍼포먼스를 하며 관람객들과 사진도 찍는 시간을 가져 반응이 좋다.”면서 “관람인원은 매주 평균 300~500명 정도 된다.”고 말했다. 한편 덕수궁 교대의식을 대행하고 있는 김지욱 한국의 장(場) 사장은 “전통문화가 보급되고 관광활성화 차원에서 교대의식이 관광상품으로 더 많은 지역에 파급됐으면 좋겠다.”면서 “다만 지역에서 막무가내로 서울의 것을 도용하기보다 지방특색을 살린 새로운 것들을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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