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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자 ‘허성관號’ 순항할까

    허성관 행정자치부 신임 장관이 19일 취임함에 따라 정부 부처중 민감한 현안들이 산적한 행자부의 향후 진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허 장관이 행정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에서 지방분권과 행정개혁이 탄력을 받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과 오히려 개혁정책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맞서고 있다. 여기에다 정부부처 인사기능의 중앙인사위원회로의 이관,지방양여금 폐지 등으로 동요하고 있는 행자부 직원들을 진정시켜야 하는 일도 허 장관의 몫이다. 허 장관은 우선 참여정부가 주요 국정어젠다로 내세우고 있는 지방분권을 차질없이 추진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는 취임사에서 “지방분권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발전전략이자 생존의 문제”라며 지방분권을 자신이 최우선적으로 추진할 정책임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허 장관은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역량 강화와 단체장의 책임성 확보를 위해 주민투표법 제정 등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 등 다른 부처와의 업무 조율에서도 뛰어난 업무 추진력을 발휘해야되는 점도 부담이다.김두관 전 장관이 직원들의 지지를 받다가 지방양여금 폐지에 합의해 준 뒤로 반발을 샀기 때문이다. 행자부는 행정개혁을 주관하는 부처라는 점도 허 장관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요인이다.중앙부처 인사기능을 일원화시킨다는 점에서 인사국을 중앙인사위로 이전하기로 결정했지만 국회 통과 등의 과정도 남아 있다.전자정부 업무를 행자부로 가져와 행정의 생산성을 확보해야 되는 점도 주요 과제 중의 하나다. 여기에다 태풍 ‘매미’로 인해 드러났듯이 재해·재난에 대한 대응체제를 새롭게 재정비해야 한다.‘소방방재청’의 조속한 설치와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의 제정도 서둘러야 한다. 행자부 관계자는 “허 장관이 행정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에서 지방분권과 행정개혁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오히려 이들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락기자 jrlee@
  • 美 허리케인 강타 큰 피해

    |워싱턴 백문일특파원|18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노스캐롤라이나와 버지니아주 해안에 상륙한 초특급 허리케인 ‘이사벨’의 영향으로 350만명이 정전피해를 입었고,19일 새벽현재 최소 14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와 버지니아주의 30여개 시와 카운티들을 주요 재해지역으로 선포하고 복구를 위해 연방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노스캐롤라이나주,버지니아주,워싱턴시,메릴랜드주,웨스트버지니아주,델라웨어주,펜실베이니아주,뉴저지주 등 8개 시·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해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휴교령을 내렸다. 이사벨에 의해 19일 새벽 현재 버지니아주 9명,노스캐롤라이나주 1명,메릴랜드주 2명,뉴저지주 1명 등을 포함해 최소 14명이 목숨을 잃었다.특히 버지니아주에서는 쓰러진 나무가 집을 덮쳐 1명이 사망하는 등 나무에 깔려 2명이 숨졌고,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전기복구에 나섰던 전력회사 직원 1명이 감전사하는 바람에 전기 복구 작업 자체가 큰 차질을 빚었다. 정전피해도 잇따라 노스캐롤라이나주와 버지니아주 남부에서만 200만명이 정전피해를 입는 등 최소 350만명이 정전피해를 겪고 있다.또 포토맥강이 일부 범람하면서 적어도 25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교통장애도 이어져 수도 워싱턴 등 동부 주요도시에서 적어도 항공기 2000편이 결항되고 19개 공항이 폐쇄됐다.수도 워싱턴에서도 이날 비상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대부분의 학교가 휴교하고 대중교통도 운행을 멈췄으며 각종 기념관과 박물관도 문을 닫았다.36만여명의 연방정부 공무원들도 업무를 중단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아우터뱅크스 상륙당시 시속 160㎞의 강풍을 동반했던 이사벨은 이날 밤을 고비로 풍속 105㎞의 열대성 폭풍으로 약화됐으나 동부 해안을 따라 북상을 계속하고 있어 미국 동부 전역에서 초긴장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이날 낮 허리케인의 눈이 근접했던 노스캐롤라이나주 오크라코크 섬에는 한때 시속 257㎞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강풍과 함께 해일이 몰아닥쳐 섬의 나무들이 무더기로 뽑히고 주민들이 완전 고립됐다. 미국 기상당국은 현재 빠르게 북상중인 이사벨의 크기가 이탈리아 면적에 맞먹을 정도로 크고 150∼250㎜의 비를 뿌릴 것으로 관측했다. 이사벨은 버지니아 북부를 지나 펜실베이니아주 서부,뉴욕주 서부를 거쳐 20일쯤 캐나다에서 소멸될 전망이다. mip@
  • 태풍 피해액 ‘뻥튀기’ 보고

    제14호 태풍 ‘매미’의 재산피해액이 하룻밤 새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유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지난 16일 오후 4시 현재 중앙재해대책본부가 발표한 재산피해액은 1조 8540억원.그러나 이날 밤 11시쯤 2조 7123억원으로 9000억원 가까이 늘었다.피해액은 다음날인 17일 오전 6시 3조 4601원으로 불었고 이날 오후 6시 현재 4조 169억원으로 4조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행정자치부는 이에 대해 수해 발생후 긴급복구에 매달리던 공무원들이 뒤늦게 피해집계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는 실정이다. 재해대책본부가 15일의 경우 2∼6시간 간격으로 하루 8차례,16일은 8시간 간격으로 3차례씩 방재속보를 통해 피해액을 속속 추계해 발표한 근거가 무엇이냐는 지적이다.또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시점이 정부가 특별재해지역을 전국으로 확대 선포키로 한 지난 15일 이후라는 점도 수상쩍다는 것이다. 총 15개 분야 20만 250건 피해에 재산피해액을 5957억원으로 잠정집계한 부산시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을한 푼이라도 더 받기 위해 피해액을 부풀린 지자체가 더러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히고 “부산시도 보상에서 제외되는 생선횟집과 아파트 유리창 파손 등의 피해액을 피해현황에 일부 포함시켰다.”고 시인했다. 전남의 경우 태풍이 지나간 이튿날인 13일 이후 태풍 피해액은 14일 159억원,15일 457억원,16일 1200억원,17일 1503억여원으로 불어났다. 조사인원이 부족하고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부풀리기식 피해집계가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여수시는 현장조사 등을 통해 17일까지 피해액이 1514억여원이라고 집계했다.하지만 전남도에 보고한 액수는 993억여원이었다.무려 521억여원의 차이가 났다.시 관계자는 “전산입력을 각 실·과에서 하다보니 맞지 않았을 뿐”이라고 변명했다. 경남의 경우 지난 15일 피해액이 5600억원이었다가 불어나기 시작해 16일 오전 6시 현재 1조 3012억원,같은 날 오후 6시에는 1조 562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17일 오전 6시 현재 1조 9569억원으로 늘었다. 도 관계자는 “초기 거제지역 정전으로 사태파악이 안됐고,통영·사천지역 도서지역의 통신불량으로 피해조사가 안됐다.”면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액은 행자부의 정밀조사 때 깎이기 마련이므로 각급 자치단체는 미리 피해액을 부풀려 보고하는 것이 통례”라고 털어 놓았다. 경북도 재해본부는 “조사가 진행되면서 피해액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피해지역 대부분이 재해지역으로 선포된다고 해도 보상금을 더 주지 않는 공공시설이기 때문에 부풀릴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행자부 방기성 방재관은 “피해집계가 하루 만에 대폭 증가한 것은 긴급복구에 매달리던 공무원들이 피해액 집계에 본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라면서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낮에는 피해지역 실사조사에 나서고 밤을 이용해 컴퓨터 입력 작업을 하다보니 액수가 한꺼번에 급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행자부는 또 지난해의 ‘루사’ 등 재해사례를 감안할 때 앞으로 2∼3일 정도 이런 추세가 지속되다가 차츰 소폭 증가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부산 김정한 대구 한찬규 광주 남기창 장세훈기자 shjang@
  • 기고 / 태풍 ‘매미’와 지도자 역할

    중국 5경의 하나로 ‘尙書’라고도 불리는 서경(書經)을 보면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말이 나온다.이 말은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즐겨 쓰면서 유명해졌다.그러나 대부분 ‘철저히 준비하면 잘못된 결과를 줄일 수 있다.’는 정도로 의미를 알고 있으나 이 말은 전혀 다른 뜻을 담고 있다. 서경은 ‘유비무환(有備無患)’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나라가 잘 다스려지는 것이나 어지러워지는 것은 오로지 관리들에게 달려 있다.벼슬은 사적인 관계가 아닌 능력에 따라 주어야 하며,악행을 저지르지 않은 현명한 사람에게 주어야 한다.…스스로의 능력만을 뽐내다가는 오히려 그 공을 잃게 될 것이다.오로지 자신의 업무에 사심 없이 임하면 매사에 늘 철저히 대비하게 될 것이고,대비가 되어 있으면(有備) 우환도 없다(無患).” 태풍 매미가 남긴 상처가 너무 크다.짧은 시간 머물렀으면서도 많은 피해를 주었다.태풍의 강도가 워낙 센 탓이기도 하지만 인재의 측면도 강하다.도처에서 무사안일과 태만의 흔적이 드러나고 있다.감사원의 사전 지적에도 그대로 방치하다가 19명의 인적피해와 1900여억원의 재산 손실을 낸 마산에서는 해일이 닥쳐오는데도 아무런 경고도 없었다.낙동강 도진제 같은 지천둑의 붕괴나 김해시 한림면의 강물 범람에 의한 배수펌프장 정전 등의 사고도 이미 지적돼왔다고 한다.지난해 태풍 루사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던 강릉시 시사천 공원묘역 지역에서는 또다시 인명피해가 재발됐다. 이번 태풍의 직접 피해를 입은 일본에서는 사망자가 한 명뿐이라는데 우리는 사망과 실종인원이 100여명을 넘어섰고 재산피해도 수조원에 이른다니 정말 참담하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마디로 이는 ‘능력을 제대로 갖추고 사심 없이 매사에 임함으로써 늘 철저히 자신의 맡은 바 책무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적어 비롯된 인재인 것이다.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우리는 책임을 따지고 성토한다.물론 일차적인 책임은 그런 문제점을 간과하고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담당 공무원들에게 있을 것이다.그러나 그 공무원들을 지휘하고 통제했던 고위 관리들과 그런 공무원들을 감독하고 지도하라고 뽑아준 정치가들에게서 우리는 책임의 원천을 찾아야 한다.그리고 그런 단체장이나 지도자,정치가들을 뽑은 국민들 모두가 궁극적인 책임을 나눠져야 할 것이다. 서경의 유비무환 구절이 있는 대목은 당시의 명재상이었던 열명(說命)이 당시의 왕이며 재상에 대한 임명권자였던 고종에게 자신의 인사관리의 기준을 보고하던 내용이다.지금은 어떤가? 누가 최종적인 임명권자인가? 바로 우리들 유권자이다.그런 단체장과 정치인들을 선택한 우리가 바로 사태의 책임자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끔찍한 일들을 많이 겪으면서도 쉽게 잊는다.그러고는 막상 선거를 할 때는 사적인 인연이나 지역적 연고에 의해 표를 던진다.그리고 그렇게 뽑힌,무능하고 게으르며,사적 이익에만 몰두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며 뽐내는 사람들에 의해 같은 사고가 반복된다. 인재를 막고 안전하며 건실한 사회에서 살기를 원한다면 드러난 과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그래서 분명한 기준으로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붕어가 좁은 어항 속에서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 수 있는것은 방금 본 것도 잊어 버려 몸을 돌릴 때마다 새로운 풍경에 감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우리도 그들의 무능과 부패와 게으름과 권력의 전횡을 잊으면 어항 속의 붕어처럼 깔보임을 당해,어떤 큰 재난을 겪게 될지 모른다. 유관웅 SMI 드림빌더 대표 자문위원
  • 떠오르는 팬터지 문학 ‘환상의 기쁨’ 대토론/‘한·영 판타지문학 포럼’ 19일 열려

    ‘반지의 제왕’‘해리 포터’시리즈 등이 열광적 인기를 얻었어도 주류 문학 담론에선 여전히 변방으로 취급당하는 팬터지문학.팬터지가 홀대받은 이유와 정당한 자리매김을 모색하는 ‘한·영 팬터지문학 포럼’이 1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대산문화재단과 주한영국문화원,문학과영상학회가 서울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하는 이 포럼은 ‘팬터지,환상성 혹은 새로운 상상력’을 주제로 ‘팬터지 문학의 본고장’이라는 영국 작가·평론가·출판인과 국내 작가들이 만나 ‘환상의 기쁨’에 대해 토론한다. 영국에서는 십자군전쟁을 소재로 한 팬터지 ‘우트르 메르’의 작가 차즈 브렌츨리,최근 국내 번역된 ‘둠스펠’의 클리프 맥니시,‘반지의 제왕’을 쓴 톨킨 전문가 브라이언 로즈버리 교수(랑카셰어대) 등 5명이,한국에서는 ‘드래곤 라자’의 작가 이영도,팬터지문학과 영화의 관계를 연구해온 김성곤 서울대 교수,‘환상과 미메시스’를 번역한 한창엽(한양대 강사)씨 등 4명이 참석한다.‘팬터지를 보는 시선들’‘한영 팬터지 문학의 만남’ 등 소 주제별로 발표되는 발제문을 요약해 소개한다. 로즈버리 교수(‘영화로 보는 톨킨’)는 “58년 영화화에 실패한 ‘반지의 제왕’이 최근 흥행에 성공한 것은 컴퓨터 기술의 발달과 원작의 ‘중간계(Middle-earth)’를 적절하게 표현한 덕분”이라고 진단한 뒤 “그럼에도 영화는 원작의 복잡미묘한 심리를 단순화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이를 근거로 “상상력을 되살리는 문학의 힘은 영화와 같은 표현 수단의 도전에도 살아남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김성곤 서울대교수(‘왜 지금 팬터지문학인가?’)는 “1960년대 이후(한국에서는 90년대) 젊은 세대들이 정전문학보다 팬터지 문학을 찾기 시작했다.”면서 “그 원인은 언어의 불확실성과 재현의 유효성에 의문을 던지며 시작된 포스트모더니즘의 등장과 긴밀한 연관을 갖고 있다.”고 분석한다.나아가 “팬터지가 결코 현실세계를 버리지 않고 리얼리즘의 관습을 재점검하면서 급변하는 리얼리티를 파악하지 못한 순수문학의 공백을 메운다.”고 주장. 작가 이영도(‘팬터지와 비인간들’)는 똑같이 ‘비(非)인간 캐릭터’를 소재로 하는 데도 컴퓨터 게임은 아직 예술이 못되었고 팬터지는 예술이 된 이유를 통해 팬터지 세계를 분석한다.“컴퓨터 게임에서 비인간은 인간이 제거해야 하는 대상이지만 팬터지에서는 신화와 전설의 재현이자 거짓 자아를 파괴하기 위한 희생자 역할을 한다.”는 게 그의 견해다. 한창엽(‘동양과 서양의 문화와 환상성’)씨는 동서양의 팬터지 작품들을 소개한 뒤 “동서양을 불문하고 ‘환상’은 자연스러운 문학요소로 인간의 자유로운 상상의 세계를 열어주거나 삶의 리얼리티를 보다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며 “다만 근대 이성 중심의 시대를 거치는 동안 그 문학적 가치가 평가절하되었을 뿐”이라고 꼬집는다. 피터 헌트 교수(‘왜 팬터지인가’)는 존경받지 못하고,상대적이며,현실과 밀접한 관계 속에서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 사이의 긴장을 담고 있는 동시에,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점 등 팬터지의 5가지 속성을 자세히 설명한 뒤 “팬터지는 단순한 책에 그치지 않고 뒷이야기나,다른 작가가 웹사이트를 통해 제작하는 상호 병행적인 스토리 등 ‘후속편’을 낸다.”며 팬터지 옹호론을 펼친다. 이종수기자 vielee@
  • 태풍에 할퀸 남부/피해보상 어떻게

    태풍 ‘매미’는 강력한 위력만큼 산업체,상가,민가 등에 각종 피해를 안겼다.이같은 피해는 유형에 따라 국가보상이나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피해 당사자가 매미만 원망하며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을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산업체 강풍에 파손된 부산항의 컨테이너 크레인 11기(신감만부두 6기 402억원,자성대부두 5기 143억원)는 모두 동부화재에 보험이 들어있어 터미널측은 보험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그러나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초속 50m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음에도 사고 당시 기상청이 관측한 순간최대풍속은 42.7m여서 부실제작 논란도 예상된다.이에 대해 크레인 제작업체인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최대풍속은 관측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예컨대 무인기상관측소인 구덕산 관측소에서는 사고 당일 최대풍속이 53.3m에 달했고,신선대 부두의 운영건물 위에 설치된 풍속계에서는 초속 52m로 기록됐다는 것이다. 울산지역 석유화학업체들은 1∼2시간 이상 계속된 정전으로 공장가동이 중단돼 수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 이상 피해가 났다.업체들은 재난에 대비해 보험에 들어있으나 신속한 복구가 가능한 재난인 데다 전체매출규모로 따지면 피해금액이 많지 않아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다.천재지변에 따른 정전피해여서 한국전력도 배상책임이 없다. ●농·수산 배,사과,단감 등 과수농가의 낙과피해는 자연재해대책법에 따른 정부지원이 있지만 농약비용 정도에 그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그렇지만 정부에서 보험료의 64%를 지원해 주는 농협의 농작물재해보험에 들었다면 보험금 부담액수에 따라 거의 손해가 없을 정도까지도 혜택을 볼 수 있다. ●건물 유리창 및 자동차 건물 유리창 파손피해는 16층 이상 아파트와 11층 이상 일반건물,연면적 3000㎡가 넘는 특수건물(호텔,병원,콘도 등)은 풍수피해까지 담보(특수약관)하는 화재보험에 무조건 가입해야 해 최고 100%까지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다.자동차는 태풍이나 홍수,해일 등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었을 때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올해 1월1일부터 보험약관이 바뀌었다. ●손해배상 청구 이밖에태풍과 관련해 수재민과 피해유족 등이 정부보상금과는 별도로 피해유형에 따라 국가나 자치단체,건물주 등을 상대로 관리상 잘못을 들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태풍이 지난 59년 태풍 ‘사라’ 이후 가장 강력했으며 기상관측 이래 최대풍속을 기록할 만큼 재해적 성격이 강했다는 특성을 고려할 때 천재지변과 관리상 잘못 사이에서 관리자의 배상책임을 명백하게 밝혀 배상을 받아내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법률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
  • 태풍에 할퀸 남부/산업·전기

    산업계가 일제히 비상 근무체제를 가동,태풍 피해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가운데 수출과 시멘트·무연탄 등 일부 업종은 물류 수송에 비상이 걸렸다. 14일 산업계에 따르면 부산항 컨테이너부두의 대형 크레인이 전복되고 영동선 철길이 끊기면서 기업들은 본격적인 수출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수출일정 조정과 선적항구 변경 등의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정유·석유화학업체들이 밀집한 울산·여수 산업단지는 정전에 따른 피해가 수백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 조선업체들은 수백억원대의 손실이 발생했다.대우조선해양은 전력이 끊겨 15일을 임시휴무일로 지정하기도 했다. ●전력시설 피해만 130억원 전력시설 피해액은 13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산업자원부와 한국전력에 따르면 송·배전시설 62억 6100만원,발전시설 46억 2300만원 등 모두 128억 8400만원으로 나타났다. 산업계를 강타한 정전의 ‘후폭풍’은 최대 1주일 이상 공장 가동을 중단시킬 것으로 점쳐진다.울산의 에쓰-오일은 전력 케이블이 끊기면서 원유정제시설 등 전체 공정 라인이 멈췄다.전력이 복구된다 하더라도 생산 공정이 이루어지기까지 7일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관계자는 “업체 대부분이 순간 정전에 대비한 자체 발전 시설을 갖고 있을 뿐 1시간 이상 정전이 지속될 경우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SK㈜도 송전탑 붕괴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50억∼60억원대의 피해가 발생했다.관계자는 “비상 대책반이 가동되고 생산직 근로자들도 전원 출근해 이르면 16일에는 공장 가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LNG선 총 4척이 좌초되거나 표류되면서 100억∼200억원대의 피해를 냈다.여기에 전력마저 끊겨 15일을 임시휴무일로 지정했다.삼성중공업도 LNG선 1척이 표류되고 크레인 2대와 공장건물 10여채의 지붕이 파손돼 자체 비상전력을 이용,힘겹게 복구작업을 진행중이다. ●영동선 끊겨 물류수송 차질 부산항 신감만부두와 자성대부두의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는 크레인 11기가 쓰러지거나 궤도를 이탈,수출입화물 처리에 큰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전복된 크레인은 수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심하게 파손돼 완전 복구에는 최소 10개월 가량 소요되는 등 사태 정상화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자업계의 경우 부산항을 이용하는 업체들이 많아 15일부터 수출에 일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구미·수원·광주 사업장에서 반출되는 컨테이너 일부 물량을 광양이나 부산항내 피해가 없는 곳으로 옮기기로 했다.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라파즈한라시멘트 등 시멘트 3개사는 영동선이 끊어짐에 따라 연안 해송과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를 이용해 수송차질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산업부 golders@
  • 태풍 사망·실종 123명… 국가기간망 파손 심각/특별재해지역 月內 선포

    태풍 ‘매미’의 강타로 남부지방 일대에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가 나고 일부 지역의 도로·철도·항만·전기 등 국가기간망이 크게 파손된 가운데 정부와 피해지역 민·관·군이 사고수습과 시설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관련기사 3·4·5·6·7·8면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이틀째인 14일 정부는 피해지역에 대한 긴급 복구를 위해 개산예비비(재해복구비 마련을 위해 개략적으로 산정해 신청하는 예산) 1000억원 규모와 함께 특별교부세를 긴급 지원키로 했다.또 올해 예비비 1조 5000억원 가운데 잔여분 1조 3000억원을 재해복구 재원으로 우선 사용하기로 했다.피해지역 조사 후 재산피해액이 자연재해대책법 규정에 해당하면 이달 말쯤 특별재해지역을 선포할 예정이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이날 오후 피해가 컸던 마산 어시장을 방문,“(특별재해지역 선포에 대해) 피해조사를 거쳐 화요일(16일) 국무회의에서 판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중앙재해대책본부와 경남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15일 0시 현재 태풍으로 인한 사망·실종자는 123명(사망 94명,실종 29명)으로 잠정 집계됐다.이재민은 3323가구 8938명이 발생했다.재산피해는 전국에서 주택 등 건물 2017채가 파손되고,3970채가 침수됐다.도로 626곳과 교량 22곳,농경지 1만 7243㏊가 침수됐다.재산피해액은 916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날도 태풍때 집중호우로 강물이 불어나 낙동강의 일부 지천 둑이 잇따라 터지면서 가옥과 농경지 수백㏊가 침수돼 낙동강 유역 진동·삼랑진·구포지점 등 3곳에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부산 옛 구포다리는 이날 오후 2시49분쯤 상판과 교각이 유실돼 차량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철도와 도로는 복구가 속속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철도의 경우,영동선 영주∼강릉구간은 복구작업이 한달여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정선선 정선∼나전구간은 오는 20일쯤 개통될 전망이다.정전사태를 빚은 경남 거제지역 6만여 가구에는 송전 철탑이 오는 16일쯤 복구되면 전기가 정상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순간 초속 50m가 넘는 강풍으로 대형 크레인 11기가 완전히 망가진 부산항컨테이너부두는 시설 복구에만 1년 정도 소요될 전망이어서 수·출입 및 물류수송에 비상이 걸렸다.정부는 피해지역 주민에 대해 지방세 비과세와 감면,기한연장,징수유예 조치를 취하라고 전국 시·도에 긴급 지시했다.이번 수해로 건축물이나 자동차,기계장비 등이 소실돼 대체 취득하는 경우 취득·등록세를 면제해주도록 했다.주택 등 건축물 피해시 소실되거나 파손된 건축물 복구를 위해 2년 이내 신축 또는 개축하는 건축물을 비롯,파손된 선박 복구를 위해 2년 이내 건조·수선하는 선박에 대해서도 세금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농지를 소실했을 경우 5년 이내는 농업소득세를 면제하고,농작물 피해 시에는 수입금액을 결정할 때 피해 정도를 반영,수확량을 산정하고 농업소득세도 감면도록 하는 등 피해지역 주민을 최대한 지원하기로 했다. 전국·장세훈기자 ycs@
  • 자동차·가전 피해복구 요령/침수제품 반드시 전문서비스 이용

    자동차나 가전제품,휴대전화 등이 침수됐을 때는 무리하게 스스로 고치려 하지 말고 해당 제조업체의 수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완전히 침수됐던 자동차는 엔진과 변속기,전기장치 등이 심각한 손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시동을 걸지 말고 견인차 등을 동원,반드시 전문 정비업소에 맡겨야 한다. 가전제품이나 PC 등도 마찬가지.최근에는 가전제품 등에도 정밀 부품인 반도체 칩 등이 사용되기 때문에 일단 전문가들의 ‘손’에 맡겨야 한다.제조업체들의 애프터 서비스를 받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경우에는 케이스를 뜯어 그늘진 곳에서 말리는 응급처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급한 마음에 헤어드라이어 등을 가까이 대고 센 바람에 말릴 경우 정전기가 발생,부품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삼성전자,LG전자,대우일렉트로닉스 등 가전업체들은 수해지역에 600∼1000여명씩으로 ‘비상대책팀’을 구성,15일부터 본격적인 피해복구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SK텔레콤,KTF 등 이동통신업체들은 수재민들에게 회선당 5만원 한도내에서이달 요금을 면제해주기로 하고 5000대∼1만대의 임대 휴대전화를 지원키로 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태풍에 할퀸 남부/마산 해운동상가 르포

    태풍 ‘매미’가 남기고 간 상처는 깊고도 날카로웠다. 경남 마산시 해운동 595 해운프라자 건물 앞에 모여든 사망자와 실종자 가족은 현실이 믿기지 않는 듯 울부짖었다.해일로 바닷물이 역류해 불과 3분만에 지하 3층까지 물바다가 된 이 건물에서는 모두 8구의 시신이 발굴됐다.또 이곳을 포함,마산항 서항부두에서 반경 600∼700m 안에 있는 상가건물·아파트 등 4곳에서 모두 12구의 시신이 인양돼 마을 전체가 비탄에 잠겼다. ●지하2층 천장 부둥켜 안은 시신 5구 14일 새벽 3시40분쯤.지하 2층 주점의 주방 천장을 비추던 구조대원들은 깜짝 놀랐다.지하2층 천장 석고보드와 지하 1층 바닥 사이 1m 남짓한 공간에 노래방 아르바이트생 정아영(21·여)씨 등 여자 3명과 남자 2명의 시신이 뒤엉켜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서로 부둥켜 안은 채 발견돼 사고 당시의 절박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었다.희생자들은 위층에서 물이 엄청나게 쏟아져 내리고 정전까지 겹치자 빠져나갈 엄두를 못 내고 숨쉴 공간을 찾으려고 천장 위로 올라간 것으로 보였다. 대한응급환자이송단 마산지부 구조대장 양형일씨는 “걷잡을 수없이 차 오르는 물에 대한 공포를 이겨내기 위해 서로를 껴안고 있었던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원목 150여개 모래방어막 무너뜨려 건물 지하에 물이 차기 시작한 것은 지난 12일 저녁 9시쯤.태풍으로 10m 이상의 해일이 일고 만조까지 겹쳐 600m쯤 떨어진 서항부두에 쌓여 있던 러시아산 원목 수천개가 밀려들어 왔다.이 가운데 150여개가 지하주차장 앞 모래주머니와 철판 바리케이드를 무너뜨리면서 순식간에 8900t의 물이 쏟아져 들어왔다. 주민 주모(24)씨는 “주차장 입구가 터져나가면서 물에 뜬 성냥개비가 하수도로 쓸려내려가듯 원목들이 지하주차장 입구로 빨려들어갔다.”고 말했다.다른 목격자들은 “지하 3층까지 침수되는데 3분도 걸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총 바닥면적 800여평인 지하 1·2·3층으로 계단 등을 통해 물이 쏟아져내리자 피해자들은 안간힘을 다해 탈출구를 찾다 최초 물 유입 이후 15분 남짓 만에 목숨을 잃었을 것으로 구조대원들은 추정했다.그러나 시신이 많이 발견될 것으로 예상됐던 지하 3층은 문이 잠겨 있고 아무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하 2층에서 숨진채 발견된 노래방 주인 박상진(33)씨가 손님을 대피시킨 뒤 미처 빠져 나가지 못한 것으로 추정했다.사고 직후 경찰과 재해대책본부는 해군 UDT 대원 등 300여명을 동원해 철야 수색작업을 벌였다. ●행정당국 대피령도 안내려 이 건물에는 주차장을 맨 아래층에 설치하는 관례와 달리 지하1층 주차장 아래로 지하 2·3층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 주점과 노래방이 자리잡고 있다. 마산시 관계자는 “보통 건물구조와 다르지만 일반상업지역에 맞게 지어졌으므로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하지만 마산소방서 관계자는 “작은 화재에도 대피가 어려워 큰 사고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공무원들의 안일한 대처가 사고를 키웠다고 입을 모았다.해일이 닥쳤음에도 행정당국이 대피 경고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실제 해운프라자 건물에서 150m쯤 떨어진 경민시티빌 상가건물 지하 1층 노래방에서 이날 오전 6시10분쯤 주인 김중봉(45)씨와 여종업원 배모(38)씨 등 2명이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상가건물과 아파트 지하주차장,엘리베이터 등에서 시신이 발견됐다. 해운프라자에서 술집을 경영하는 김모(34)씨는 “해일이 닥친 부산 바닷가 주택·상점 일대에는 행정기관에서 미리 대피령을 내려 피해가 적었지만,이곳에서는 시청,경찰 등 어느 곳에서도 대피령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산 유영규기자 whoami@
  • [사설] 기상 재해 근본대책 세워야

    태풍 매미가 추석 연휴기간동안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간 상처가 깊고 넓다.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과 빈 손만 남긴 재난 앞에 망연자실한 이재민,그리고 산업활동에 타격을 입은 기업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정부와 국회,지방자치단체는 신속하게 복구지원에 나서야 한다.온 국민 또한 따뜻한 위로와 함께 복구작업에 적극 동참하길 기대한다. 정부는 이와 함께 태풍 피해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방재 시스템을 총점검해야 한다.세계적 기상이변과 함께 한반도의 기상패턴도 급변하고 있으므로 시설물 안전기준을 강화하고 비상대비 체제를 정비하는 등 방재체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태풍 피해가 커진 것은 안이한 대처 때문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태풍이 일본 오키나와현을 덮칠 때 이미 그 위력을 보여 주었는 데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충분한 경계 태세를 취하지 않았다.경남 마산시에서 시민들이 해일이 오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참변을 당한 것도 행정당국의 사전경보체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때문이다.부산 서구와 영도구의 발빠른 강제대피령이 주민들을 살려낸 것과 대비된다.송전탑 이상으로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한 것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4월 태풍에 대비한 전국 송전탑의 안전도 재검사와 보강사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드러났다.이런 지적을 받고 사전대비를 서둘렀다면 147만 가구나 되는 주민들이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떨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재난에는 원전 5기 가동 정지,울산·여수 유화단지의 조업 중단,대규모 정전 사태와 일부 통신 두절,부산항 크레인 11기 붕괴·궤도이탈 등 국가 기간산업과 통신망이 마비되는 새로운 양상도 나타났다.산업발전 이면에 재난대비 시스템은 허술하게 방치돼 왔던 것이다.해마다 후진적 재난 피해가 되풀이되고,인재로 인한 피해가 대규모로 발생하며,새로운 피해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방재 대책을 근본부터 다시 점검해 나가야 할 것이다.
  • 하프타임 / 슈퍼용병 캐칭 미국으로 떠나

    우리은행이 두 시즌 연속 여자프로농구 챔피언에 올랐다.우리은행은 지난 11일 열린 여름리그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4차전에서 캐칭(23점·25리바운드 8어시스트)을 앞세워 삼성생명을 75-70으로 누르고 3승1패로 겨울리그에 이어 거푸 정상을 밟았다.캐칭은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한편 2004년 아테네올림픽 미국 대표로 선발돼 지난 12일 미국으로 떠난 캐칭은 2005년 겨울리그에 다시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 한가위 별들의 전쟁

    어느 해보다 긴 올 추석 연휴에 걸맞게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 이벤트가 풍성하다.‘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의 아시아홈런 신기록 달성이 초읽기에 들어간 프로야구를 비롯해 순위 다툼과 득점왕 경쟁이 비등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프로축구,3개월만에 기지개를 켜는 민속씨름 등이 스포츠팬들의 마음을 더욱 여유롭게 만들어 줄 전망이다. ●골프 미국와 유럽의 여자프로골프 대항전인 솔하임컵이 오는 12일부터 사흘간 스웨덴 말뫼의 바르세백GC에서 치러진다.지난 1990년 창설돼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솔하임컵은 미국과 유럽에서 2년마다 번갈아 열렸으며,양 대륙에서 투어 성적을 바탕으로 각각 12명이 출전한다. 미국팀은 줄리 잉스터,로지 존스,베스 대니얼 등 10명이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성적에 따라 확정됐고,헤더 보위와 켈리 퀴니가 단장 페티 시한의 선택을 받았다.유럽팀은 안니카 소렌스탐,소피 구스타프손(이상 스웨덴)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 등이 자동 확정됐다. 대회 방식은 첫날은 2인1조 포섬 매치플레이(1개의 공을 번갈아 치는 방식),이튿날은 2인1조 포볼 매치플레이(각자 플레이를 한 뒤 좋은 스코어를 팀 성적으로 삼는 방식),마지막 날은 양팀 12명의 1대1 싱글 매치플레이로 치러지며 이길 경우엔 1점,비기면 0.5점씩을 부여하며 점수 합계로 승패를 합산해 승부를 가린다. ●프로야구 정규시즌 막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라이언 킹’ 이승엽이 한가위 연휴에 몇개의 홈런을 보탤 것인지가 최대의 관심거리다.신기록에 한발 한발 다가서고 있는 이승엽은 10∼11일 대구에서 열리는 한화와의 2연전과 12일 롯데전에서 아시아 신기록(56개)에 도전한다.페이스가 좋아 추석 연휴동안 신기록 달성도 기대해 볼 만 하다.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인 4위 자리를 놓고 벌이는 SK와 LG의 사투도 볼거리다.특히 10일 벌어지는 맞대결이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메이저리거 서재응(뉴욕 메츠)은 추석인 11일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9승에 다시 도전한다. ●프로축구 연휴 마지막날인 14일 6경기가 치러진다.3라운드 9차전이 될 이날 경기의 초점은 7연승의 상승세를 타다 지난 7일 비가 내리는 바람에 1경기를 쉰 선두 성남(승점 67점)의 8연승 여부.상대는 중위권의 전남이지만 역시 최근 2승1무의 상승세를 보여 접전이 예상된다.수비형 미드필더이면서 곧잘 골을 터뜨리는 전남의 김남일과 토종 득점왕 후보인 성남 김도훈의 공방도 볼거리. 지난 7일 대전을 꺾고 선두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울산(승점 60)의 추격전도 눈길이 간다.약체인 신생 대구와 원정경기를 펼칠 울산은 대전전에서 결승골이자 시즌 19호골을 터뜨리며 득점 1위로 올라선 도도의 발끝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육상 국제육상연맹(IAAF)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세계육상파이널대회가 13일부터 이틀동안 모나코에서 열린다.시즌 ‘왕중왕’을 가리는 대회로 상위랭커들이 총출동한다.가장 관심을 끄는 종목은 역시 남자 100m.파리세계선수권에서 5위에 머문 세계기록보유자(9초78) 팀 몽고메리(미국)가 설욕을 벼르고 있다.세계선수권에서 ‘고수’들을 무너뜨리고 정상에 오른 킴 콜린스(세인트 키츠 네비스)도 ‘수성’에 나선다.랭킹 1∼8위까지 선수들이 모두 나서는 만큼 세계기록 경신도 조심스레 점쳐진다.2000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9초79의 개인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모리스 그린(미국)은 랭킹 9위로 처져 출전자격을 얻지 못했다. ●민속씨름 10일부터 사흘간 부천체육관에서 추석장사대회를 시작으로 하반기 시즌에 돌입한다. 단체전과 금강·한라통합장사전,백두장사 결정전으로 치러진다.상금은 각 1000만원.특히 백두급 경기는 하반기 판도를 점칠 수 있는 전초전이 될 전망이다.상반기 네차례 정규대회에서 영천·보령대회를 석권한 이태현(현대중공업)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하지만 팀 동료이자 라이벌 신봉민과 김경수(LG증권) 황규연(신창건설) 등이 버티고 있는 대진이 껄끄럽다.김영현(신창)과 최홍만(LG)의 ‘골리앗 대결’도 흥미롭다. 정규대회에 처음 도입된 금강·한라통합장사는 ‘변칙씨름의 달인’ 모제욱(LG)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김용대(현대) 조범재(신창) 김기태(LG) 등 한라급과 장정일(현대) 이성원(LG) 등 금강급 간판들의 접전이 예상된다. 체육부 obnbkt@
  • 하프타임 / 우리은행 “1승만 남았다”

    우리은행은 9일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변연하(28점 3점슛 6개)가 분전한 삼성생명을 83-75로 눌렀다.우리은행은 남은 2경기에서 1경기만 이기면 지난 겨울리그에 이어 거푸 챔피언 반지를 차지하게 된다.역대 챔프전에서는 3차전을 이긴 팀이 80%나 우승했다.4차전은 11일 같은 곳에서 열린다. 2차전에서 상대 박정은에게 꽁꽁 묶인 캐칭(33점 16리바운드 6어시스트)은 2쿼터 종료 직전 김지현의 앨리웁 패스를 공중에 떠서 그대로 골로 연결시키는 등 월등한 기량을 뽐내며 승리를 이끌었다.백업멤버로 투입된 1년차 막내 김지현(13점)은 캐칭에 수비가 집중된 틈을 타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 여자농구 / 맏언니들의 전쟁

    삼성생명과 우리은행이 여자농구 ‘여름여왕’을 놓고 벌이는 챔피언결정전이 경기 외적인 자존심 싸움까지 겹쳐 더욱 뜨겁다. 먼저 불을 댕긴 쪽은 삼성.우리은행이 정규리그 막판 미국에서 데려온 타미카 캐칭(24·183㎝)을 앞세워 1차전에서 승리하자 삼성 박인규 감독은 “캐칭 혼자서 다했다.”면서 “한국농구가 언제부터 용병 1명에 좌우됐는지 씁쓸하다.”고 일갈했다.이에 대해 우리은행 박명수 감독은 “삼성이 정규리그에서 15연승을 거둔 것은 바우터스 때문”이라면서 “삼성은 한국농구의 자존심 운운할 자격이 없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나 정작 자존심이 상한 이들은 양팀의 맏언니들.삼성생명 주장 박정은(27·180㎝)과 우리은행 플레잉코치 조혜진(30·178㎝)은 팀의 최고참이자 간판 스타다.‘용병만 있고 토종은 없다.’는 평가가 결코 달갑지 않다. 박정은은 7일 2차전에서 캐칭을 완벽하게 막아냈다.1차전에서 바우터스와 김계령의 높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펄펄 날던 캐칭이 박정은의 빠르고 악착 같은 수비에는 맥을 못췄다.고비마다 14득점을 올려 주포로서의 면모도 보여줬다. 조혜진은 1,2차전 통틀어 팀에서 가장 돋보였다.1차전에서는 3점슛을 4개 던져 모두 성공시켰고,2차전에서도 3개를 성공시켰다.캐칭이 코트를 누비는 것도 조혜진의 노련한 공 배급이 있기에 가능하다.조혜진을 언니라고 부르며 따르는 캐칭은 “내 득점의 절반은 혜진 언니 몫”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박정은과 조혜진은 9일 장충체육관에서 토종의 자존심을 보여줄 것이라며 3차전을 벼르고 있다.두 경기를 통해 용병들의 장단점이 모두 드러났다.이젠 둘의 진검승부만 남은 셈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 ‘복수혈전’

    삼성생명이 1차전 패배를 앙갚음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삼성은 7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2차전에서 우리은행을 78-66으로 물리쳤다.1승씩 나눠가진 두팀은 9일 장충체육관에서 챔프전 승부의 분수령이 될 3차전을 갖는다. 1차전 패배를 넋이 나간 듯 지켜본 박인규 삼성 감독은 경기전 “한국 농구의 자존심을 걸고 캐칭을 막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막강 전력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일궈낸 삼성 선수들도 “오늘 지면 끝”이라며 어금니를 깨물었다. 삼성의 투혼은 주장 박정은(14점)이 이끌었다.1차전에서 193㎝의 장신 바우터스도 막지 못한 우리은행의 기둥 캐칭을 1쿼터부터 몸을 날리며 막아 냈다. 초반 연속 4득점으로 기선을 제압하는 데도 앞장섰다.박정은은 결국 찰거머리 수비로 4쿼터 후반 캐칭을 코트 밖으로 몰아냈다. 슬럼프에 빠진 변연하(16점)도 3점포를 쏘아 올리며 ‘킬러’로서의 면모를 되찾았다.삼성은 이미선(13점)의 빠른 공격까지 살아나 1쿼터를 24-19로 앞섰다. 2쿼터 들어서는 바우터스(24점 13리바운드)의 골밑 공격이 살아났다.영리한 플레이로 백보드 밑에서 상대 파울을 얻어내 득점에 이은 추가 자유투를 성공시키고,변연하의 송곳 패스를 어김없이 림 안으로 날랐다.이미선은 상대 이종애로 연결된 패스를 잽싸게 낚아채 레이업슛으로 연결해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갈 길 바쁜 우리은행의 조직력은 점차 악화됐다.캐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바람에 토종 선수들마저 위축됐다.3쿼터에서는 조혜진이 3점포 3개를 성공시켰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오가는 공을 지켜볼 뿐이었다. 두팀 감독의 격렬한 항의가 계속된 가운데 우리은행은 4쿼터 초반 홍현희의 연속 9점을 앞세워 뒤쫓았으나 결정적인 패스 미스 2개로 추격의 고삐를 놓치고 말았다. 춘천 이창구기자 window2@
  • ‘용퇴론’ 대상 인사는/‘5·6共 과오’ 핵심 역할자

    한나라당 내부의 ‘5·6공인사 퇴진론’과 연관이 될 만한 의원들은,당시 대략 ▲정부 고위직에 있었거나 ▲청와대에서 요직을 맡은 경우 ▲정당 당직 또는 국회의원을 지냈던 그룹 등으로 분류된다. 김만제·김용균·서정화·이상배·이재창·한승수 의원 등은 행정전문가 그룹으로 꼽을 수 있다.최병렬·강재섭·김영일·최연희 의원 등은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사정·법무비서관 등을 지냈다.강창희·김진재·신경식·박희태·정창화·하순봉·현경대 의원 등은 민정당에서 당료 생활을 했거나 전국구 또는 지역구 의원을 지냈다.김용갑·유흥수·이해구·정형근·박종근 의원 등은 치안부서나 안기부 등 정보분야에 종사했다. 그러나 소장파들이 이들 모두를 용퇴 대상자로 보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김문수 의원은 “당 안에 5·6공 물이 안 튄 사람이 있느냐.”면서 기준이 명확지 않음을 지적했다.기준도 저마다 다르면서 다소 오락가락하는 양상도 보인다.7일 한 초선의원은 “최병렬 대표처럼 특정 분야의 전문가 출신으로 영입된 경우나 정부 공무원을 지낸사람까지 문제를 삼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오세훈 의원은 “정권에 앞장을 섰거나 인권 신장에 역행을 한 사람,역사적 과오에 핵심적 역할을 한 사람이 대상”이라고 한정하면서 “그러나 최병렬 대표가 대상에 포함되는지 안 되는지는 우리가 분류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용갑 의원은 “5·6공에서의 나의 역할에 자부심을 가진다.”고 항변했다.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중요한 것은 ‘언제 어디에 있었느냐.’가 아니라 ‘그곳에서 무엇을 했느냐.’의 문제”라면서 이같이 말했다.김 의원은 “5공화국에서는 대통령 민정수석으로 국민의 소리를 여과없이 전달했고,무엇보다 우리 역사상 민주화의 가장 큰 획이라 할 수 있는 6·29선언을 최초로 기획·건의했으며 내부의 엄청난 저항을 무릅쓰고 관철시켰다.”고 주장했다. 김용갑 의원을 제외한 중진들은 맞대응을 해봐야 득될 게 없다고 판단한 듯,대체로는 공개적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이지운기자 jj@
  • ‘9·11’ 2돌… 상처아무는 美 뉴욕은 ‘끝나지 않은 악몽’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지난달 뉴욕에서 정전사태가 일어났을 때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의 첫 마디는 “테러와 무관한 일이다.”였다.9·11테러가 일어난 지 2년이 지났고 당시의 상처도 대부분 회복됐으나 뉴요커들의 잠재의식에는 여전히 그날의 악몽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뉴욕 시민들의 25%는 뉴욕시에 추가 테러 공격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대답했다.61%는 위협은 경감됐으나 그럴 가능성은 있다고 밝혀,10명 중 8.6명이 뉴욕에서만 추가 테러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그러나 미국인 대다수는 추가 테러의 가능성을 뉴요커보다 낮게 본다. ●테러의 상흔에서 벗어나는 미국인들 지난 5월 CBS방송이 미 전역에 걸쳐 테러가 일어날 확률을 묻는 질문에 24%는 ‘아주 높다.’,47%는 ‘어느 정도’라고 대답,70% 정도가 추가 테러의 가능성을 인정했다. 낮지 않은 수준이지만 한때 90%까지 치솟았던 것을 감안하면 점차 테러의 공포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증거다.테러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대답은 9·11 직후 10%에서 지난달 30% 이상으로 높아졌다. 때문에 9·11테러 2주년을 요란스럽게 치르기보다 당시의 고통과 충격을 건드리지 않도록 차분히 지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11일 ‘그라운드 제로’인 세계무역센터(WTC) 터에서 추모식을 갖는 뉴욕시도 모든 희생자의 이름을 낭독하고 4차례 묵념을 올리는 것에 그치는 ‘간소한’ 추모 계획을 발표했다. ●부시 행정부와 대테러전 전반에 대한 지지도는 하락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한 뒤 무력으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과 이라크 후세인 정권을 전복시켰다.두 지역에서는 아직도 9·11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알 카에다 잔당을 뒤쫓는 군사작전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전쟁을 고비로 대테러전의 명분과 정당성에 대한 비판이 미국 내에서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도 역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9·11 직후 90%를 넘어서 역대 최고의 지지도를 얻은 대통령으로 기록됐으나 지난달 말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55∼59%로 떨어졌다.물론 경기침체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작용했지만 대테러전을 수행하는 방식에도 찬성이 92%에서 74%로 낮아졌다.반면 반대는 5%에서 23%로 높아졌다. ●높아지는 인권침해에 대한 우려 의회는 9·11 직후 부시 행정부의 요청에 따라 도청과 각종 감시장치를 허용하는 ‘애국법(Patriot Act)’을 통과시켰다.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17만명을 거느린 ‘공룡조직’ 국토안보부도 출범했다.그러나 인권단체들은 부시 행정부가 정략적 차원에서 인권침해를 방조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일반 시민들의 인식도 9·11 직후와는 크게 달라졌다.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지난달 USA투데이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대테러 방지를 위해 시민의 기본권이 제한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지난해 1월 47%에서 29%로 줄었다.반면 대테러 방지 노력은 시민의 기본권이 침해되지 않는 범위에서만 이뤄져야 한다는 응답은 49%에서 67%로 크게 늘었다. ●대테러전을 선거에 활용하려는 부시 행정부 9·11테러는 부시 행정부에 정치·외교적 동력을 몰아준 동시에 국제사회에서는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적’과 ‘아군’을 분리하는 이분법상의 새로운 질서를 태동시켰다. 냉전시대의 적이던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동맹처럼 행동하는 반면 유럽의 맹방을 자처하던 프랑스와 독일은 미국과 잦은 마찰을 빚었다.미국의 일방주의가 낳은 산물이지만 각국이 자기의 실리를 추구하는 외교적 계산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프랑스가 이라크전쟁에서 미국에 반대한 이유는 전쟁의 명분보다는 이라크 전후복구 사업에서의 기득권 상실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부시 행정부가 여전히 전시내각으로서의 메리트를 대선에 활용하려는 것도 패권주의적 외교 스타일이 유권자들에겐 어느 정도 먹혀들어가기 때문이다.비록 지지도는 떨어졌어도 유엔의 무능력을 성토한 부시 대통령의 주장에 미국민들 역시 동조하고 있다.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당면한 국제사회의 문제에 유엔이 잘 하고 있다는 응답은 지난해 2월 58%에서 최근 37%로 떨어졌다.잘못 한다는 대답은 같은 기간 36%에서 58%로 급증했다. mip@
  • 여자프로농구 /“우리, 먼저 갈게”

    우리은행이 먼저 웃었다. 정규리그 3위 우리은행이 5일 수원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정규리그 우승팀 삼성생명을 81-71로 누르고 기선을 제압했다. 초반부터 터진 우리은행의 파상공세는 삼성도 어찌할 수 없었다.미여자프로농구(WNBA) 최고의 스타 캐칭(28점 14리바운드)의 대활약은 우리은행 토종 선수들의 몸놀림까지 가뿐하게 만들었다. 정규리그 최고용병 삼성 바우터스(17점 20리바운드)와 맞선 캐칭은 상대를 3점라인 밖으로 끌고 나와 그대로 슛을 던졌다.1쿼터에서만 3점슛 2개.캐칭은 스피드에서도 바우터스에 한 수 앞서 틈만 보이면 골밑을 파고 들었다. 팀의 맏언니 조혜진(21점)은 공수를 조율하며 3점포 2개를 성공시키며 후배들을 독려했다.상대 수비가 캐칭에게 집중되는 사이 이종애(10점)의 드라이브인 공격까지 살아났다.2쿼터에서도 우리은행의 고공행진은 계속됐다.홍현희는 초반 1대1 공격으로 상대 골밑을 교란했다.캐칭은 버저비터 3점슛까지 성공시켜 전반을 48-33으로 달아났다.어이없게 무너질 것 같았던 삼성의 공격은 3쿼터에서 비로소 살아났다.전반 내내 침묵을 지키던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변연하(19점)의 3점포가 잇따라 터졌고,컨디션이 가장 좋은 이미선(23점)은 3쿼터에서만 9점을 몰아 넣었다.캐칭이 무득점에 그친 사이 삼성은 57-62까지 따라 붙었다. 그러나 추격의 불씨는 금세 꺼졌다.4쿼터 초반 이미선이 바우터스에게 찔러 주는 기습패스가 캐칭의 손에 걸리면서 분위기는 사그라들었다.5분이 지나도록 삼성은 무득점에 그쳤다.우리은행은 김은혜의 결정적인 3점포 2방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수원 이창구기자 window2@ ●승장 우리은행 박명수 감독 정규리그 후반부터 이어온 상승곡선이 큰 도움이 됐다.특히 캐칭에 몰려올 더블팀에 대비를 많이 했다.상대가 속공이 뛰어난 팀이라 리바운드와 턴오버에 신경을 썼다.캐칭이 들어오면서 조혜진이 살아나 팀 분위기가 더욱 좋다. ●패장 삼성생명 박인규 감독 전반에 너무 많은 점수를 내준 게 패인이다.따라붙을 수 있는 찬스가 있었는데 상대의 가로채기에 무너졌다.캐칭은 두명이 막기에도 벅찬 선수다.2차전에서는 치밀한 협력수비로 맞서겠다.
  • 노사관계 로드맵/勞 “대항권만 강화” 使 “노동권도 강화”

    4일 발표된 노사관계 개혁 로드맵은 노사 어느 쪽에 유리할까.한쪽의 권한을 강화하면 나머지 한쪽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노사 양측은 저마다 상대방 쪽에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서로 “남의 떡이 크다.”는 식이다. 노동계는 노조의 파업 등 쟁의행위에 맞서 사용자의 대항권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사용자 권리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부당해고를 장려하는 결과를 초래해 노사간 대격돌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도 “노동시장 유연화와 파업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직장폐쇄 권한을 엄격히 할 것을 요구했지만 불법 파업에도 직장폐쇄가 가능해져 노동권이 위축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노사관계제도 선진화위원회는 외국에서도 직장폐쇄를 합법·불법 관계없이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스탠더드 차원에서 이같이 개선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함께 공익사업장의 대체근로가 사실상 전면 허용돼 노동운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노동계는 말한다. 반면 재계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대한상공회의소는 “투자활성화와 기업투자의 큰 걸림돌이었던 노사관계 제도와 관행 전반에 걸친 개혁 청사진”이라며 반겼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노사관계를 보다 악화시킬 소지가 많으며 기업을 보다 어렵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우려된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총은 특히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을 일부 허용하겠다는 안은 잘못된 관행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이며,조정전치주의 및 필수공익사업의 직권중재제도 폐지방안은 파업발생을 빈번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계는 또 노사협의회의 협의사항에 기업의 합병·양도 등 사업변경 관련 사항을 포함시켜 근로자의 권한이 지나치게 강화됐다고 불평하고 있다. 실업자에 대해 초기업단위노조에 한해 조합원 자격을 인정해준 것이나 파업에 따른 손해배상·가압류 소송 남발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 등도 노조의 세력 확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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