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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사회담 제의 27일까지 유효”

    일각 “ICBM 속도전 北 흥미 못 느껴” 북한이 우리 측이 제안한 남북 군사당국회담에 대한 반응을 21일까지 결국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국방부는 “오는 27일(정전협정일)까지는 대화 제의가 유효하다”며 북측이 그 전에라도 호응해 온다면 군사분계선(MDL)에서의 적대행위 전면 중단 문제 등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문상균 대변인을 통해 ‘남북 군사당국회담 제안 관련 국방부 입장’을 밝히고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군사 분야에서 대화채널을 복원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매우 시급한 과제”라며 북측의 조속한 호응을 거듭 촉구했다. 통일부도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면서 북한의 호응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금 북측의 공식 반응이 없는 상태에서 추가 제안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북측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차분하게 한 걸음씩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우리의 진정성 있는 제안에 호응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남북 군사당국회담 제의 당시 국방부는 북측에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복원해 회신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북측은 우리 측이 회담일로 제안한 이날까지 전통문을 보내지 않았다. 24시간 북측의 전통문을 기다리며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지킨 우리 측만 머쓱해진 양상이다. 북한 공식매체들도 우리 측 제의에 직접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대남기구인 민족화해협의회는 “머리를 쳐드는 추악한 보수 역적 무리들을 씨도 없이 모조리 박멸해 버려야 한다”며 보수 세력에 대한 비난을 이어 갔다. 북한이 이날까지도 우리의 군사당국회담·적십자회담 제안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자 한쪽에서는 북한 역시 아직 입장을 결정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 입장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 중단을 논의할 수 있는 군사회담은 나쁘지 않은 기회다. 일각에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까지 시간표를 짜 놓고 지속적으로 미사일 시험발사 등 도발을 계속하고 있는 북측으로서는 또다시 핵·미사일 도발에 나설 경우 언제든 파탄 날 수 있는 우리 측과의 대화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우리 정부의 진의가 뭔지 등을 재면서 협상 국면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끌어 가기 위한 시간 끌기일 수 있다”고 밝혔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국민훈장 모란장 받는 태국의 6·25영웅

    6·25전쟁 참전 용사이자 태국에서 군 지도자로 존경받는 분차이 딧티쿤(?사진?·91) 장군이 우리나라의 훈장을 받는다. 그는 매년 태국에서 6·25전쟁 전몰장병 추모행사를 거행하는 등 참전용사의 명예 선양에 힘써 왔다. 국가보훈처는 21일 “정전협정 및 유엔군 참전의 날(27일)을 계기로 16개국 참전용사 120여명을 초청한다”면서 “27일 열리는 기념식에서 방한하는 딧티쿤 장군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딧티쿤 장군은 태국 육군 중위로 6·25전쟁 당시 금화지구 전투 등에 참전했다. 귀국 후에도 태국 한국전참전용사협회 운영위원 등을 맡아 참전용사 후손 장학사업, 한국전기념관 건립 등 6·25전쟁 참전 의미 등을 현지에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 왔다. 아들이 현직 태국 노동부 장관이다. 한편 캐나다 육군 경보병여단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피터 시어슨(87) 캐나다 참전용사회장은 한국전참전용사의 날 제정에 기여한 공로 등을 인정받아 이번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한다. 이들 외에 장진호 전투 생존자인 레이먼드 밀러(88), 중립국감독위원회 스위스 대표단장을 지낸 장자크 요스(64) 등도 초청됐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北 침묵에 오늘 군사회담 불발…文정부 첫 대화 시도 ‘삐그덕’

    적대 행위 중단 제안한 시점인 27일 이전 반응 땐 회담 가능성 CNN “北 2주 내 미사일 쏠 듯” 정부의 남북 군사당국회담 제의에 북한이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문재인 정부의 첫 남북대화 시도가 난관에 봉착했다. 국방부는 지난 17일 북한에 21일 군사회담을 열자고 제안했지만, 북한이 20일 오후까지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21일 회담 개최는 사실상 무산됐다. ●“오늘 北 입장 표명 촉구할 것”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군사회담과 관련해 아직 북한의 반응은 없고 호응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일단 자정까지 기다려 보고 답변이 없으면 내일 아침 북한의 입장을 촉구하는 발표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남북 관계 복원 시도에 북한은 여전히 박근혜 정부 시절과 같은 묵묵부답으로 대응한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도 “물리적으로 당일 (회담을) 하겠다고 해서 당일 열린 적은 없었다”면서 “2015년도 고위당국회담 때 그 전날 연락이 왔고 다음날 한 적은 있는데 그때 상황은 이전부터 남북 간에 상호 의견 교환이 있었기 때문에 빨리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상당히 오랫동안 단절이 된 상황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도 하루 만에 되기는 어렵고 서로 준비 기간이 조금 있어야 될 거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결국은 한반도 문제를 직접 당사자인 남북 간에 주도적으로 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이행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정전협정 64주년인 오는 27일 전에 (회담이) 열리면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상 적대행위 상호 중단을 제안한 27일 이전에만 북한이 반응을 보이면 회담일을 미룰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이 군사회담에 응하지 않는다면 다음달 1일 갖자고 제안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도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문 대통령은 다음주 초쯤 군사회담 일자를 다시 제안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北 “적대시하며 관계 개선 어불성설” 이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정세론 해설에서 “상대방을 공공연히 적대시하고 대결할 기도를 드러내면서 그 무슨 관계 개선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정부를 비난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비판 논조를 하면서도 대화에 응한 사례도 있다”면서 “우리 회담 제의에 대한 공식적인 반응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CNN 방송은 19일(현지시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를 위한 부품과 통제시설을 점검하고 있는 이미지와 위성기반 레이더 방출 흔적이 첩보위성에 포착됐다면서 북한이 2주 이내에 또 미사일 발사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부는 북한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끈기 있게 남북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의 추가 미사일 도발이 이뤄지면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 이행은 상당한 어려움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베를린 구상 활용, 남북경색 풀고 대화 테이블 마련해야”

    “베를린 구상 활용, 남북경색 풀고 대화 테이블 마련해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신형 미사일 시험 발사는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안보 정세를 요동치게 했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에서 ‘베를린 구상’을 밝히며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남북 간의 화해·협력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산가족 상봉,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군사분계선 적대행위 상호 중단, 남북 간 접촉과 대화 재개 등을 제안했다. 남북 관계의 해법을 찾기 위해 정부의 통일 기반 마련과 남북 대화 등을 책임졌던 전직 통일부 장관의 조언을 들어 봤다.●정세현 “국제 정치도 생물과 같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연이어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정세현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베를린 구상을 긍정 평가했다. 정 전 장관은 “ICBM 발사 직후 상황 때문에 당장 실천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한계는 있지만 남북 관계와 관련해 새 정부가 내놓아야 될 로드맵은 다 나왔다”면서 “베를린 구상을 북한이 마냥 거부하거나 외면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남북 관계와 북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 정치도 생물과 같다”면서 “국제 정세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고 북·미 간에 비공개 접촉 같은 것이 진행 중인지도 모르기 때문에 남북 간에도 본격적으로 일을 해야 될 상황이 올 때를 대비해 해야 할 건 다 끝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 대해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 중단은 확성기 방송을 서로 합의해 중단하자는 것”이라면서 “박근혜 정부 때 재개했던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이 북한한테는 당장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은 판문점의 전화선도 끊어졌기 때문에 이산가족 상봉이든 군사회담이든 체육회담이든 먼저 판문점 채널 복원이 제일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남북 관계 메시지는 북핵 등 미사일 문제 해결과 남북 관계 개선 병행이라는 ‘투 트랙 정책’을 확인한 것”이라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나온 ‘운전대론’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 관계가 북핵 문제 해결 과정보다 한 반발짝 정도 앞서 나가면서 북핵 문제 해결의 여건을 조성한다는 철학이 반영된 것이 한·미 정상회담의 운전대론”이라고 설명했다. 재임 시절 개성공단 조성 사업을 추진했던 정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은 낮은 단계의 기능주의적 접근으로 인도주의 문제인 이산가족 상봉, 사회·문화적 접근인 평창올림픽 단일팀과 공동 입장, 안보 문제인 군사적 적대행위 금지를 제안했다”면서 “개성공단은 이산가족 상봉이나 군사분계선 적대행위 중지를 위한 확성기 방송 중지 같은 데서 서로 합의가 되고 성과가 나면 시작할 수 있는 그다음 단계의 사업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제안했던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사업에 대해선 “군사지역에 생태평화공원을 만들려면 지뢰를 제거해야 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꾼 연후에나 될 수 있는 사업”이라며 “아이디어는 좋지만 ‘백일몽’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나진·하산 물류사업이나 러시아 가스관 연결 사업에 대해서도 “남북 간에 정치·군사·경제적인 신뢰 관계가 굉장히 잘 돼야 될 수 있는 사업”이라며 “우리의 경제적 이득이 크고 매력적이라고 해서 무조건 지금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중장기적인 대북 정책을 위해 “기능주의적 접근을 입구로 해서 정치적 화해협력이라는 출구로까지 간다는 식으로 순서를 잡아야 한다”면서 “소위 낮은 단계의 화해협력에서 시작해 높은 단계의 화해협력으로 가는 게 바로 베를린 구상의 철학적 기초”라고 조언했다.●정동영 “9년간 압박 붕괴론 폐기 선언”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은 9년간 역사를 퇴보시켰던 압박 붕괴론의 폐기를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방향은 잘 정했는데 제목에 따른 내용물이 채워져야 한다”면서 “아직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고 평가를 보류했다. 그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는 대북 제안을 공중으로 날려 보내는 데에만 그쳐 진정성이 없었다”면서 “이 내용이 실현되려면 평양과 워싱턴 접촉과 설명이 됐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2005년 6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직접 면담하기도 했다. 정 전 장관은 김정은 정권의 대화 의지에 대해 “탄도미사일은 전략무기라서 숨기는 것인데 북한이 계속 공개한다는 것은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북·미 대화를 원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9년간 이명박, 박근혜, 오바마 정부 역시 대화를 원하면서도 핵을 포기한다면 보상으로 대화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면서 “대화는 보상이 아니라 수단이기 때문에 외교적 수단으로 가기 위한 대화를 복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동맹이면 미국의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북·미 대화와 함께 남북 대화 재개가 병행되도록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를린 구상에 대해선 “과거에는 인도적인 교류인 이산가족 상봉, 경제 교류, 사회문화적인 교류를 통해 정치, 군사 문제로 나아가는 점층적·단계적 접근을 했다면 지금은 극점에 이르렀다”면서 “인도적인 문제, 경제·사회·문화적인 교류와 북한 핵, 미사일 등 정치 군사적인 문제가 동시에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그런 점에서 베를린 구상이 긍정적”이라며 “평화체제와 협상 문제를 이야기하려면 테이블이 있어야 하는데 북미, 남북, 4자회담, 6자회담 등 테이블이 여러 개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 전 장관은 “지난 9년 동안 한국의 역할은 ‘제로’였다”면서 “역할 자체를 외면하고 미국이 알아서 하도록 외주를 주고 한·미 동맹만 강조한 결과 남북 관계가 최대로 악화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미 정상회담에서 평화통일을 조성하는 데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인정한 점은 당연한 일”이라며 “불교 용어 ‘수처작주’(隨處作主)라는 말처럼 주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임 기간 개성공단 활성화에 힘썼던 정 전 장관은 “개성공단은 유엔 안보리 제재에 따라서 폐쇄한 게 아니라 상관없이 폐쇄한 것”이라며 “법적 절차 없이 이뤄진 법과 헌법 위반이다. 그래서 당시 청와대도 통치권적 행위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상적 민주주의 국가에서 법과 헌법을 초월하는 통치권은 없다”면서 “현실적으로 국제사회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통해 강한 압박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선 안보리 사무국에 설명해야 될 문제”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 문제는 미국 허가 사항이 아니라 주권국가로서 남북이 해결해야 할 사항”이라며 “개성에 투자한 기업들의 사유 재산권을 침해하는 거다. 이들이 공장 설비 보전을 위해 가도록 즉각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이것은 문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맨 먼저 했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이라며 “남북 문제에 관한 신념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여기서부터 첫 단추를 꿰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재정 “즉각적 반응보다 인내심 가져야”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통일부 장관을 맡았던 이재정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은 우리 대통령으로서 취임한 이후에 표명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 전 장관은 “다만 문 대통령의 일방적인 하나의 표현인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북한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고 과거의 민주정부가 남북 대화를 할 때 실현 가능했던 내용들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남북 관계가 실 매듭을 풀 듯이 맺힌 부분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맺힌 상태에 있기 때문에 무엇이 가능하고 불가능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전 장관은 베를린 구상에 대해 “남북 간의 상황이 좋아져야 각론도 따질 수 있다”면서 “방법론으로 보면 대통령이 의지를 표명했으니까 일단 대북 특사를 파송하는 방법이 좋지 않을까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대통령 특사를 파견해 대통령의 의지와 하나의 포괄적이고 단계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대북 정책의 내용들을 설명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며 “대통령의 의지가 정말 어떤 것인지 연설 하나만으로는 충분한 표현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 9년을 뛰어넘어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좀더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를 취해야 한다”면서 “문 대통령이 베를린 구상에서 밝힌 건 잘했고, 북과의 대화를 열어 가는 방법으로 특사를 보내는 건 우리 측의 정책을 설명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선 “아주 확실한 북한의 상황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상황 변화 이후에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 “우선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에 있는 걸 이어 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남북 관계가 정상화되려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이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국내에 남북 관계를 풀어 갈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면서 “색깔론과 이념 논쟁으로 아직 우리 내부가 갈등을 가지고 있는데 이게 해결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남북 관계 대화의 채널을 상시적으로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면서 “적대 관계를 해소하고 상시적인 대화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중장기적인 대북 정책의 방향에 대해 “북·미 관계나 다른 국제 관계까지도 9년 동안 막혔던 걸 풀어야 한다”면서 “주변국과의 관계에서도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이해의 공약수를 찾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류길재 “통일교육으로 국민 관심 높여야” 박근혜 정부의 첫 통일부 장관을 맡았던 류길재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에 대해 “문 대통령께서 북한에 강한 메시지와 함께 대화라든가 정상회담이라든가 이런 것들도 같이 얘기한 건 잘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류 전 장관은 “당연히 북한이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 당장 호응해 나올 거라고 기대할 순 없다”면서 “북한은 자기들 시간표와 전략에 따라 계속 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을 설득하기는 어려울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설령 만약에 북한을 설득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된다”면서 “우리 정부가 북한을 못 움직이면 마치 대북 정책이 잘못됐다는 식으로 보는 건 대북 정책을 대단히 좁게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국민들과 국제사회에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이 믿을 만하고 설득력 있다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보내 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이를 인식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 대해선 “지금 남북 관계에서 할 수 있는 얘기를 하나 빼고 덜고 할 것 없이 다 잘됐다고 본다”면서 “문제는 북한의 반응이 오느냐, 안 오느냐 문제지 제안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정치적인 조건이 중요하다’고 얘기한 것이 북한의 태도를 보여 주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제안들이 중요하다기보다 우리나라의 대북 정책과 남북 관계의 큰 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류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이 평화체제 구축의 필요성을 말한 것은 굉장히 잘한 것”이라며 “북한은 기본적으로 오랫동안 북·미 간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해 온 것이 공식적인 입장인데 그런 측면에서 북한에는 하나의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대북 정책을 입안했던 류 전 장관은 “통일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제고하는 게 제일 중요한 일”이라며 “박근혜 정부에서 통일 대박이 됐건, 통일준비위원회가 됐건, 통일 기반 조성이 됐건 어떤 말을 쓰더라도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인 대북 정책을 위해 “문재인 정부가 근본적인 관점에서부터 통일에 대한 공론화 과정을 가져야 한다”면서 “단순히 통일 비용이나 통일 편익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초중고를 다니는 우리 아이들에게 통일교육을 통해 우리가 지향하는 통일의 방향과 이유를 알게 해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南 “MDL 적대행위 중지” 北 “ 한·미 연합훈련 중단”

    국방부, 軍통신선 복원 등 제안… 北 수용 땐 확성기 중단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국방부가 17일 북측에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제의했지만 현재로서는 어느 것 하나 뚜렷한 것이 없다. 특히 이명박·박근혜 보수정부 9년간 남북 간 불신의 골이 워낙 깊어 북측이 우리 측 제안을 받아들일지부터 가늠하기 어렵다. 회신 수단인 통신선마저 먹통이어서 이날 서주석 국방부 차관은 북측에 서해지구 군통신선의 복원 및 회신을 정중히 요청하기도 했다. 서 차관은 오는 21일 군사당국회담을 열자고 제의하면서 “군사분계선(MDL)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체의 적대행위 중지”를 의제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이 독일 베를린에서 정전협정 64주년인 이달 27일을 기해 남북한이 군사분계선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단해 긴장을 완화해 나갈 것을 제안한 데 대한 후속조치라는 사실도 분명히 밝혔다. 문제는 우리 측이 ‘MDL 내 적대행위 중지’에 방점을 찍은 반면 북측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 더 광범위한 군사적 긴장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측이 MDL 내 적대행위를 넘어 미국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비롯한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중단과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 포괄적인 차원의 한반도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하자고 역제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거에도 남북 간에는 의제를 놓고 제의와 역제의를 반복한 사례가 많다. 북측이 이번 제안에 화답해 온다면 의제인 MDL 내 적대행위와 관련해서는 양측 모두 할 얘기가 있다는 점에서 활발한 논의가 예상된다. 적대행위로 간주할 수 있는 범위는 비무장지대(DMZ) 군사작전을 포함해 우리 측은 무인기 도발, 목함지뢰 도발, 전단지 살포용 대형풍선 등의 중단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북측은 ‘최고존엄 훼손’을 이유로 대북 고성능확성기 방송, 대북 전단살포 등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서 차관은 이날 “적대행위의 범위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특정하기보다는 북한의 반응들을 보면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면서 “상호중단에 대해 포괄적으로 협의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정부, 주중 군사회담 제안… 대화 재개될까

    정부, 주중 군사회담 제안… 대화 재개될까

    7·27 정전 협정 앞두고 성사 주목 통일부 “회담 방안 각 부처 조율중” 北, 이산상봉·체육교류 “부정 안해”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 이산가족 상봉 등 4대 제안을 담은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 “잠꼬대 같은 궤변”이라며 첫 반응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정치군사적 대결 상태 해소’는 필요하다고 강조해 오는 27일 정전협정 체결일을 앞두고 남북 군사회담이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5일 개인 논평에서 베를린 구상에 대해 “전반 내용에는 대결의 저의가 깔렸으며 평화와 북남 관계 개선에 도움은커녕 장애만을 덧쌓는 잠꼬대 같은 궤변들이 열거돼 있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베를린 구상 내용을 조목조목 비판한 뒤 베를린에서 이 같은 구상을 발표한 데 대해 “독일식 통일은 전형적인 흡수통일”이라며 6·15남북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전면 부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문은 “선임자와는 다른 일련의 입장이 담겨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일부 긍정적인 평가를 하기도 했다. 또 이산가족 상봉과 체육·민간교류 추진 계획에 대해 “우리는 북남 사이의 체육문화교류나 인도주의적 협력사업을 부정하지 않는다”고 원칙을 밝혔다. 특히 신문은 “북과 남이 함께 떼어야 할 첫 발자국은 당연히 북남 관계의 근본 문제인 정치군사적 대결 상태를 해소하는 것”이라고 군사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듯한 주장도 담았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발표한 베를린 구상에서 4대 제안 중 하나로 6·25전쟁이 끝난 7·27 정전협정 체결일을 계기로 군사분계선에서 상호 적대 행위를 중단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북한이 베를린 구상을 비난하면서도 군사회담 제안에 대해서는 수용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이번 주중 베를린 구상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군사회담 실무접촉을 북한에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의 첫 반응을 고려해 회담을 제안하는 방안을 국방부 등 관계 부처와 조율 중에 있다”면서 “북한의 주장은 문 대통령이 제안한 상호 적대 행위 중단과 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베를린 구상 첫 후속조치… 곧 남북대화 제의 가능성

    베를린 구상 첫 후속조치… 곧 남북대화 제의 가능성

    첫걸음 떼려면 대화 제의 불가피… 해빙 위해 민간교류 활성화도 고민 청와대가 13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 쾨르버재단 연설에서 밝힌 베를린 구상의 후속 조치를 협의했다.베를린 구상에 담긴 제안 중 7·27 정전협정 계기 군사적 적대행위 중단, 10월 4일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 행사 등 눈앞에 닥친 안보 현안과 남북 간 인도적 교류 현안에 대한 해법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대행위 중단을 논의할 남북 군사실무회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논의할 적십자 실무회담을 북한에 제안하는 방안 등도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대화 없이는 첫발을 떼기 어려운 문제여서 곧 첫 후속 조치로 남북 간 대화 제의가 뒤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친미사대와 동족대결의 낡은 틀에 갇힌 채로 내놓는 제안이라면 북측의 호응을 기대할 수 없다”고 보도한 게 전부다. 반응이 없더라도 대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일관성 있게 던져 북한이 우리의 대화 의지를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것이 정부의 전략이다. 문 대통령도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북한의 호응을 기대해 본다”며 다시 한번 대화 의지를 강조했다. 북한이 정부의 대화 제의를 받아들이게 하려면 대화 분위기부터 조성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보조를 맞추면서도 낮은 단계에서 수월하게 대화의 문을 열 수 있는 남북 민간 교류 활성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적 비전으로 북한의 비핵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남북 경제공동체를 통한 ‘신경제지도’ 구상 로드맵도 준비 중이다. 무엇보다 북핵 문제와 베를린 구상을 따로 떼어 놓고 접근할 순 없는 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재확인한 북핵 문제의 단계적 해법을 놓고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정부, 군사·적십자회담 곧 제안할 듯…‘베를린 4대 제안’ 후속조치 착수

    “회담 일정 등 北에 구체적 제안 검토 중” 통일부와 국방부가 문재인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베를린 구상’에서 밝힌 4대 대북 제안을 이행하기 위해 후속 조치에 착수했다. 문 대통령은 ‘여건’이 갖춰지면 남북 정상회담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으며 오는 10월 4일 추석 계기 남북 이산가족 상봉 재개, 7·27 정전협정 64주년 계기 남북 군사분계선 적대행위 중단,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선수단 참가를 제안했다. 7·27 정전협정까지는 앞으로 20일, 남북 이산가족 상봉 날짜로 제시한 10월 4일까지는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7일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을 실현할 구체적인 이행계획 마련에 착수했다”면서 “계획에는 북한에 각종 회담을 정식으로 제안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조만간 북한에 군사회담과 적십자회담을 공식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분계선에서의 상호 적대행위를 중단하자는 것은 대남·대북 확성기 방송을 그만 하자는 것으로 이 문제를 북한과 논의하려면 남북 군사회담을 열어야 한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도 남북 적십자회담을 열어야 논의할 수 있다. 4대 제안을 이행하려면 일단 남북 대화부터 재개해야 한다. 현재 남북 간에는 군(軍) 통신선·판문점 연락망을 포함한 모든 연락 채널이 차단된 상태다. 그러나 통신선 자체가 물리적으로 끊어진 것은 아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언제든지 저쪽(북)에서 받겠다는 신호를 보내면 통신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회담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해 북한에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단기적인 사안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실현 로드맵을 관계부처와 협의해 작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준비에는 착수했지만 북한이 화답해올지는 미지수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이 대남 확성기 방송을 중단할 가능성에 대해 “현 시점에서 예단해 말할 수는 없고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4대 제안 가운데 7·27 정전협정 계기 군사적 적대행위 중단 성사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내다봤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도 상호 비방 중지를 남북 간에 해결해야 할 최우선 순위로 내걸었었다”면서 “상호 비방을 의미 있는 날인 정전협정 기념일에 맞춰 중단하면 모양새가 좋아 의외로 선뜻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묘를 포함한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 앞에는 수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북한은 한국 땅에 들어온 12명의 북한 해외식당 여종업원을 먼저 송환해야 이산가족 상봉도 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인도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비인도적 행위를 저지를 순 없는 일이어서 이 문제는 애초 거래 대상이 아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통일외교안보 분과위원인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과거에도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추진하기 위해 남북은 주고받기식 협상을 해왔는데, 이번에는 우리가 북한에 뭘 주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文대통령 ‘베를린 구상’] “7월 27일 기해 군사분계선 적대행위 중지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 베를린 시청에서 발표한 ‘베를린 구상’을 통해 7·27 정전협정 64주년을 계기로 군사분계선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지할 것을 제안했다. 또 여건이 갖춰진다면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할 용의가 있으며 더 나아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도 언급했다. 평화협정 체결은 곧 ‘정전’에서 ‘종전’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북한의 군사도발로 일촉즉발로 치닫는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하고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긴장과 대치 국면을 전환한 뒤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는 한반도 평화 구상의 큰 그림을 그린 것이다. 구상의 핵심은 한국의 주도적 역할이다.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은 북한도 1950년대부터 줄곧 주장해 왔다.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북한은 남북 간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했으나 1970년대 중반부터는 북·미 간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했다.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한국을 배제하고 미국과 ‘직거래’해 체제를 보장받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평화협정 체결과 함께 주한미군 철수도 요구해 왔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공고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하는 한국 주도형 한반도 평화협정과는 간극이 크다. 지난달 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북한 당국자 3명과 비공식 모임을 한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 당국자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뒤 평화협정을 체결할지 전쟁을 할지 이야기하자면서 한국은 협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협상의 한국 주도권을 약속받은 데 이어 6일(현지시간) 한국 주도형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언급해 외교 무대에서의 한국의 위상이 달라졌음을 천명했다. 평화협정 체결 과정에서 정부를 배제하는 과거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이 더는 통하지 않을 것이란 강도 높은 대북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은 북한의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이끌어 낼 최고 협상 카드이기도 하다. 북한은 평화협정 체결과 체제 보장 없인 핵무기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줄곧 밝혀 왔다. 핵무기는 곧 김정은 체제의 ‘생명줄’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함께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비핵화를 제안했다. 북한과 핵 문제, 평화협정을 논의할 첫 협상 파트너로 나서고자 북한이 핵 동결을 하며 성의 있는 조치를 보이면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내들고 남북 관계의 획기적 전환을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사분계선에서 군사적 긴장 고조 행위 중단의 첫 조치로는 대남·대북 방송 중단을 제안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 시점을 7·27 정전협정 64주년으로 정한 것은 ‘정전국가’에서 ‘평화국가’로 한반도가 조금씩 전진하고 있다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대내외에 보여 줘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베를린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남북 개신교계, 독일서 화해 행보 내딛는다

    남북 개신교계, 독일서 화해 행보 내딛는다

    개신교 진보교단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독일에서 북측 종교인들과 잇따라 만나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행보를 이어 간다. 22일 NCCK에 따르면 다음달 1~4일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개혁교회커뮤니온(WCRC) 총회에서 북측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 최고위 인사들과 만난다. 이 총회에는 조그련 중앙위원회 강명철 위원장과 이정로 부위원장을 비롯해 주요 인사 4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NCCK와 조그련의 이번 만남은 ‘한반도 평화조약 체결을 위한 유럽캠페인’의 하나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NCCK는 1953년 정전협정을 대체하기 위해 평화조약 체결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미국에서 홍보 캠페인을 시작해 올해 유럽 행사를 갖는 데 이어 내년에는 아시아를 순회하며 평화조약의 필요성을 알리는 ‘피스 보트’를 추진한다.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진행하는 유럽캠페인에선 영국, 스코틀랜드, 독일, 세계교회협의회(WCC), WCRC 등 유럽교회와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남북 개신교계는 다음달 7~8일 독일에서 한 차례 더 만날 예정이다. 라이프치히에서 열리는 한반도에큐메니칼포럼(EFK)에서다. 북측 조그련 강명철 위원장 일행도 초청받은 만큼 남북 기독교인들이 어떤 협의를 이끌어 낼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NCCK는 8월 13일 평양에서 북측 개신교인들과 함께 남북 공동예배를 여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11월 WCC와 NCCK, 조그련이 공동으로 금강산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제협의회’ 회의를 열 계획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강원도에 추락한 무인기, 북한 금강군서 이륙…사드기지·전방지역 첩보 수집

    강원도에 추락한 무인기, 북한 금강군서 이륙…사드기지·전방지역 첩보 수집

    지난 9일 강원 인제군 야산에 추락한 무인기가 지난 5월 초 북한 강원도 금강군 지역에서 이륙한 것으로 밝혀졌다.국방부는 21일 이와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방부는 “(지난 9일 인제군에서 발견된) 소형 무인기의 비행경로 등을 분석해 명백한 과학적 증거를 통해 북한의 소형 무인기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무인기 발견 당일 중앙합동정보조사팀을 꾸려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정밀 조사를 진행해왔다. 중앙합동정보조사팀이 무인기에 입력된 비행경로를 분석한 결과, 무인기의 발진 지점과 복귀 예정 지점이 모두 북한 강원도 금강군 일대로 확인됐다. 이 무인기는 지난달 2일 북한 금강군 일대에서 이륙, 군사분계선(MDL) 상공을 지나 경북 성주골프장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지역 상공에서 선회한 뒤 북상하던 중 인제군 야산에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기체에 장착된 카메라 메모리에 저장된 사진 551장이 보여준 비행경로와도 일치했다. 이 가운데 사드 기지를 촬영한 사진은 10여장이었다. 무인기의 전체 비행시간은 5시간 30여분, 비행 거리는 490여㎞로 파악됐다. 무인기가 이륙한 시점은 주한미군이 사드 기지에 사격통제용 레이더, 발사대 2기, 교전통제소 등 핵심 장비를 반입한 지 불과 6일이 지난 시점이다. 북한이 사드 장비의 배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무인기를 날려 보낸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된다. 우리 군은 북한이 또다시 남쪽으로 무인기를 날려 보내 주한미군 사드 기지를 정찰한 것을 ‘군사도발’로 간주하고 강도 높게 규탄했다. 국방부는 “이번 북한의 행위는 정전협정과 남북불가침 합의를 위반한 명백한 군사도발”이라며 “우리 군은 북한의 이번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며 모든 도발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은 제2조 16항에서 상대방 군사 통제 아래 있는 지역과 인접한 해면의 상공을 존중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남북한이 1992년 맺은 남북불가침 부속합의서 제1장 2조는 ‘상대방 관할 구역’에 대한 ‘정규무력이나 비정규무력’의 침입을 금지했다. 2014년 3∼4월 북한이 날려 보낸 무인기가 파주, 삼척, 백령도 등에서 잇따라 발견된 지 약 3년 만에 또다시 북한의 무인기 도발이 확인됨에 따라 우리 군이 북한 무인기 대응 전력을 갖추는 게 더욱 시급해졌다. 국방부는 “우리 군은 지난 2014년 북한 무인기 침투사건 이후 소형 무인기를 새로운 군사 위협으로 간주해 방공작전태세를 보완하고 대응 전력을 적극적으로 보강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소형 무인기를 탐지하고 무력화할 수 있는 신형 무기체계를 개발해 전력화 중이며 전방 지역에서 소형 무인기를 탐지·추적·격추할 신형 국지방공레이더, 신형 대공포, 레이저 대공무기 등을 조기 전력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백승종의 역사 산책] 외교 비화(秘話) 한 토막 - 역관 홍순언

    [백승종의 역사 산책] 외교 비화(秘話) 한 토막 - 역관 홍순언

    홍순언(洪純彦)은 선조 때의 이름난 역관이었다. 당시 명나라의 역사책에 조선왕조의 계보가 잘못 기록돼 있어 나라의 근심거리였다. 홍순언은 이를 바로잡는 데 공을 세워 광국공신이 됐다(1590년).시작은 우연한 일에서 비롯됐다. 실학자 이익은 ‘성호사설’ 제9권에 사정을 자세히 기록했다. 홍순언이 사신을 따라 명나라에 갔을 때, 한 번은 아름다운 창녀와 잠자리를 같이 하게 됐다. 그녀는 본래 양가의 처자였다. 원(袁)씨 성을 가진 이 처자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장례를 제대로 모실 수가 없을 정도로 가난했다. 그래서 몸을 팔게 됐다고 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홍순언은 그날 밤 잠자리를 따로 했다. 날이 밝자 거금을 그녀의 손에 쥐여 주었다. 자유의 몸이 된 원씨는 훗날 명나라 대신 석성(石星)이 사랑하는 첩이 됐다. 홍순언이 다시 명나라에 파견돼 조선왕조의 계보를 바로잡으려 하자 원씨는 남편을 움직여 조선의 편을 들었다. 그 얼마 후 임진왜란이 일어났고, 홍순언은 조정의 명으로 명나라에 가서 원병을 청했다. 그때도 원씨는 남편을 설득해 조선을 도왔다. 중국 기록인 ‘설부’(說郛)에 따르면 원씨의 아버지는 심유경(沈惟敬)의 친구였다. 그런데 심유경의 벗 가운데 물장수 심가왕(沈嘉王)이 있었다. 심가왕은 왜구의 포로가 돼 일본에서 18년 동안이나 살았기 때문에 일본 사정에 밝았다. 그를 통해 심유경도 일본 사정에 능통했다. 이 사실을 환히 알았던 원씨의 아버지는 사위 석성에게 심유경의 등용을 권했다. 심유경이 유격 장군으로 조선에 파견된 배경이다. 그는 일본과 명나라의 정전협상을 꾀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심유경에 대한 후세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그러나 이익의 판단은 달랐다. ‘심유경은 조선을 돕기 위해 정성을 쏟았다’고 평가했다. 심유경은 조선에 오면서 심가왕을 대동했다. 심가왕은 바로 왜장 고니시 유키나가를 진중으로 방문해 50일간의 임시 정전협정을 맺었다. 덕분에 전쟁으로 피폐해진 조선 백성들은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었다. 이익이 심유경을 호평한 이유는 그 점에 있었을 것이다. 이익의 주장에 따르면 홍순언은 사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원씨가 은혜를 갚기 위해 많은 금과 비단을 가지고 찾아오자 ‘이런 보답을 받으려고 도운 것이 아니었다’며 사양했다. 그때 원씨는 자신이 손수 짠 비단을 펼쳐 보였다. 거기에는 ‘보은단’(報恩緞) 곧 은혜를 갚는 비단이라는 글씨가 새겨 있었다. 성의에 감동한 홍순언은 보은단을 가지고 귀국했다. 후세는 그가 살던 마을을 ‘보은단골’이라 불렀다(서울시 태평로 1가 미장동). 홍순언의 강직한 성품은 김시양의 ‘하담파적록’에도 기록돼 있다. 당시 조정에서는 굵직한 외교 현안이 있을 때마다 뇌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통역관 홍순언은 이를 강력히 반대했다. “차라리 몇 해 더 시간을 끌망정 뇌물을 씀으로써 나라의 체모를 떨어뜨릴 수는 없습니다.” 조정대신의 상당수가 홍순언의 주장에 동의했다. 덕분에 조선은 임진왜란과 정유왜란 때 한 푼의 뇌물도 쓰지 않고 명나라에 원병을 청했다. 오늘날 우리의 현실을 보면 강대국들과의 외교 관계가 복잡하게 꼬여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사드 문제든 위안부 협상이든 저들의 요구가 너무 일방적이고 과도하지 않은가. 이처럼 복잡한 현안을 현명하게 해결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불현듯 홍순언의 옛일이 떠올라 몇 자 적어 보았다.
  • 유영록 김포시장 “신곡수중보 철거는 4대강 물길 열고 생태 회복하는 첫 걸음”

    유영록 김포시장 “신곡수중보 철거는 4대강 물길 열고 생태 회복하는 첫 걸음”

    “물을 가두는 4대강 선도사업이 경인아라뱃길이었다면 신곡수중보 철거는 4대강의 물길을 열고 자연생태를 회복하는 첫 걸음입니다.” 경기 김포시는 유영록 시장이 지난 26일 신곡수중보 철거와 한강물길 복원, 한강하구 남북공동 생태 물길 조사와 선박항행 사업을 새 정부 국민인수위원회에 공식 건의했다고 29일 밝혔다. 유 시장은 서울 광화문 세종로한글공원의 광화문 1번가 열린광장을 방문해 이 같은 내용의 제안서를 직접 접수했다. 신곡수중보는 1980년대 한강종합개발계획 당시 바닷물 유입 방지와 농업용수의 안정적 공급을 이유로 1988년 6월에 조성된 1007m 길이의 보다. 그는 제안서에서 “한강은 수천·수만 년 동안 열려 있던 생태계의 보고”이며, “김포시는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신곡수중보 존치에 문제를 제기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도 정부에 신곡수중보 철거테스크포스 구성을 요청한 적이 있으며 연구용역도 진행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19대 대통령후보 시절 ‘서울시가 신곡보 개방·철거를 추진하면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신곡수중보를 세운 지 29년이 지난 현재 물 흐름이 느려지고 퇴적물이 쌓이면서 우기 때는 홍수피해를 걱정하는 실정”이라면서 “농업용수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신곡양배수장은 신곡수중보가 없었던 94년 전부터 이미 한강물을 논에 대왔다”고 지적했다. 새정부 출범과 함께 김포시는 남북관계 경색으로 잠시 중단됐던 한강하구 생태·물길 조사와 선박 항행 사업도 재추진하고 있다. 김포 한강하구는 155마일 휴전선 중에서 유일하게 비무장지대(DMZ)가 없다. 1953년 정전협정 제1조 제5항에는 김포~강화간 한강하구 수역은 중립지대로 남북한 구분 없이 민간 선박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개방돼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쪽 육지에 배를 대는 것도 제한받지 않는다. 한강하구는 휴전선의 유일한 중립지역으로, 남과 북이 단절 없이 물길로 자유롭게 만날 수 있다. 남북 대치가 길어지면서 민간 선박 항행도 줄어들었고 이곳이 비무장지대가 아닌 중립지역이라는 사실이 최근 재조명되고 있다. 유영록 시장은 “수천 년 동안 수많은 배들이 머물며 쉬어갔던 유도(머무르섬)가 있는 한강하구에서 화해와 협력, 평화와 통일, 번영을 위한 첫 물꼬를 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김포 한강하구 남북공동 생태조사·선박항행 재추진

    김포 한강하구 남북공동 생태조사·선박항행 재추진

    남북관계 악화로 중단됐던 ‘한강하구 남북공동 생태조사’와 ‘선박항행’ 사업이 재추진된다. 경기 김포시는 유영록 시장이 지난 12일 주요 간부들과 ‘평화문화도시 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새정부 출범에 맞춰 ‘한강 물길 복원’ 등 정부에 제안할 시책을 이른 시일내 확정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유 시장은 “1953년 정전협정상 155마일 휴전선 가운데 유일하게 비무장지대(DMZ) 없는 곳이 김포 한강하구뿐”이라며, “다른 지역은 남북이 단절돼 있어 실질적인 공동 사업이 어려울 것이다. 유도 등 한강하구 남북공동 생태·물길 조사와 조강 항행 사업의 재추진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유 시장은 “새 정부 들어 남북관계의 첫 물꼬를 틀 수 있는 유일한 곳이 김포”라고 강조하고, ”이미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이런 부분들을 모두 말씀드렸다. 조만간 남북관계가 풀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시의 한강 신곡수중보 해체와 물길복원에 대해 그는 “문 대통령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으로 안다”면서 ”한강 어종이 급격히 줄었고 무엇보다 하구가 퇴적돼 김포에 홍수 위험이 커 국방부와 국토부가 이젠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개성공단 재가동과 김포~개성간 도로 건설, 배후 물류단지 조성 등 새 정부에서 다시 추진될 수 있는 사업들이 논의됐다. 이 밖에 이달 제주국제포럼 세션에 참가하고, 다음달에 가족공감평화캠프를 연다. 오는 7월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을 착공하고, 하반기에 한강하구 평화문화특구를 지정하는 등 다양한 ‘평화문화도시 김포’ 조성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이색 역사산책로에서 가족 사랑 느껴 보이소”

    “이색 역사산책로에서 가족 사랑 느껴 보이소”

    부산관광공사는 5월에 가볼만한 곳으로 남구의 유엔기념공원, 부산박물관, 평화기념관,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을 선정했다. 테마는 ‘가족과 함께 즐기는 여행’으로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유엔기념공원(www.unmck.or.kr)은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다. 한국전쟁에 참여했던 11개국 2300여 명의 장병이 잠들어 있다. 유엔기념공원을 산책하기에 앞서 추모관과 기념관에서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어렵게 느껴진 전쟁이야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대연동에 있는 부산박물관(museum.busan.go.kr)은 부산의 다양한 모습을 시대별로 보여주는 곳이다. 동래관, 부산관, 문화체험실 등으로 구성됐다. 문화체험관에서는 문화재 퍼즐 맞추기, 탁본체험, 전통복식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부산박물관과 유엔기념공원은 2호선 대연역 하차 후 3번 출구로 나와 도보로 약 10분 거리이다. 유엔평화기념관은 전쟁의 아픔, 정전협정의 무게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한국전쟁의 역사를 연대순으로 보고 UN의 다양한 평화활동을 확인할 수 있다.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는 일제 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돌아볼 수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사설] 초강력 美 대북제재법 통과, 北 대화 나서라

    미국 하원이 그제 초강력 대북 제재 법안을 통과시켰다. ‘대북 차단 및 제재 현대화법’으로 명명된 이 법은 북한 경제를 지탱하는 원유와 자금줄을 원천적으로 끊는 내용이 담겼다. 표결 과정에서 419명이 찬성하고 1명이 반대할 정도로 공화·민주 당적을 불문하고 초당적 지지를 받았다. 지난 3월 29일 하원 외무위 통과 후 한 달여 만에 신속하게 법안을 통과시킨 것 자체가 북한 핵·미사일 위협의 심각성을 반영한 것이다. 이 법안은 미 행정부의 재량에 따라 다른 국가들이 북한에 대한 원유 및 석유 제품의 판매와 이전을 못하도록 규정했다. 인도적 목적은 예외로 규정했으나, 원유 제한은 북한의 경제 및 군사의 동력이라는 점에서 타격은 불가피하다. 북한 에너지의 90% 안팎을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법안은 북한은 물론 중국을 겨냥한 우회적 압박의 의미가 있다. 지난 4월 ‘한반도 위기설’이 나돌 당시 북한의 도발 자제를 촉구했던 중국을 향해 이번에는 대북 경제 제재에 동참할 것을 압박하는, 채찍질의 의미도 있다. 눈여겨볼 대목은 북한의 국외 노동자를 고용하는 제3국 기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고 미국 관할 내 모든 자산 거래를 금지토록 한 점이다. 북한의 주요 외화 유입 경로에 대해 포괄적인 제재 권한을 행정부에 부여한 것 자체가 전례 없이 강력한 압박이다. 이번 법안은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발표한 대북정책 기조, 즉 ‘최대의 압박과 관여’ 전략과 맥이 닿는다. 북한 경제를 뿌리부터 흔들면서 김정은 정권이 핵·미사일 도발을 포기하고 대화로 나설 것을 촉구하는 의미다. 최근 중국은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식량과 원유 중단을 결행할 것이란 경고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미국의 선제 타격 시 북·중 우호협력 조약에 따른 군사적 지원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중국 언론들의 보도도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 시 김정은 정권 자체가 존립할 수 없다는 의미인 것이다. 북한 정권은 그동안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 철회와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북·미 수교를 통한 체제 안전보장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자신들의 핵 보유도 체제 유지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당성을 주장한 만큼 핵 폐기와 함께 체제 유지는 물론 경제 지원도 받을 수 있는 대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정권 생존을 도모하는 길이다.
  • 북핵 위기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는 문재인

    북핵 위기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는 문재인

    오는 15일 발매예정인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Time) 아시아판의 커버스토리 인물로 선정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영문기사의 한글번역본이 나왔다. 타임은 5일 인터넷으로 공개한 기사에서 문 후보가 “북한 김정은 정권을 상대로 공격이 아닌 ‘신중한 포용(measured engagement)’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타임은 특히 문 후보를 ‘협상가’라고 표현, 북한의 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에서 문 후보의 협상력을 주목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다음은 한국국방개혁연구소의 권영근 소장이 자신의 블로그에 이 기사를 번역해 올린 내용이다. 1976년 8월 18일 이른 아침 2명의 미군 병사가 비무장지대에 있던 미루나무를 절단할 목적으로 출발했다. 1950년부터 1953년까지 지속되던 6.25 전쟁이 정전협정으로 인해 효과적으로 종료된 이후 대한민국 수도 서울과 공산 국가인 북한을 분리시키는 비좁은 비무장지대에 위치해 있던 이 나무가 유엔군과 북한군 경계초소의 시야를 가리고 있었다. 유엔군과 북한군 측은 이 나무의 절단에 동의했다. 그러나 북한은 미루나무 절단 작업을 중지시킬 목적으로 병사를 보냈다. 미군 대위 보니파스(Arthur Bonifas)와 바렛(Mark Barrett) 중위가 북한군의 저지에 저항했다. 그러자 북한군은 곧바로 이들을 도끼로 살해했다. 유엔군사령관이던 스틸웰(Richard G. Stilwell) 대장은 유엔군의 결의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조치로 이 나무의 완벽한 절단을 명령했다. 이 나무 절단을 지원할 목적으로 파견된 병사 가운데에는 문재인이란 이름의 나이 어린 한국군 병사가 있었다. 당시 긴장이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며 문재인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북한군이 당시의 미루나무 절단 작업을 방해했더라면 곧바로 전쟁이 발발했을 것입니다.” 재차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있으며, 곧바로 문재인은 한반도 전쟁의 최전선에 위치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인권 변호사 출신의 64세의 문재인은 부정부패 스캔들로 인한 박근혜 탄핵 때문에 있게 될 5월 9일 선거에서 분명히 말해 선두주자다. 대한민국은 아태지역에서 빈부격차가 최악이며, 청년 실업과 저성장을 포함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19대 대선은 북한 핵 문제를 놓고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하고 있는 김정은을 최상의 방식으로 다루기 위한 방식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4월 15일에 있었던 현란한 군사퍼레이드에서 김정은은 새로운 세대의 탄도미사일을 선 보였으며, 4월 29일 일련의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바 있다. 그런데 당시는 트럼프가 말한 미 해군 타격함대의 한반도 도착 예정 시점으로부터 불과 몇 시간 이전이었다. 중국 외무장관 왕이는 “한반도에서 항상 분쟁이 발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차기 대통령은 걸핏하면 화를 내는 독재자인 김정은과 지정학(地政學)의 초보자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립하고 있는 등 깊어만 가는 위기를 물려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2012년 대선에서 근소한 표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한 약간 진보적인 민주당 후보인 문재인은 70년 분단 이후 남한과 북한을 보다 가깝게 만드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믿고 있다. “거의 5,000년 동안 남한과 북한은 동일 언어와 문화를 공유했던 한 민족입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재차 통일되어야 합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월남한 가족의 아들인 문재인은 김정은 정권을 무력 침공이 아니고 적절한 형태의 포용정책을 통해 다루는 등 남북통일 문제와 관련하여 ‘자신의 길’을 가기로 결심한 상태다. 현재의 반복되는 적대감정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장기간 동안 고통을 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는 보다 그러하다며 문재인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나의 아버지는 공산주의가 싫어 남하했습니다. 나 또한 북한 공산체제를 혐오합니다. 그렇다고 국민을 억압하는 정권 아래 북한 주민들을 고통 받도록 방치해야 한다고 제가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재인은 6.25 전쟁의 흔적이 짙게 드려져 있던 시기에 출생했다. 그의 부모는 수천 명의 피난민들과 함께 1950년 12월 유엔군 보급선에 탑승한 상태에서 북한을 탈출했다. 문재인은 그 후 2년 뒤 거제도에서 출생했다. 전후 대한민국은 보다 풍성한 삶을 누렸던 북한과 달리 산업시설도 기름진 옥토도 갖고 있지 않았다. “가난이 나의 어린 시절을 지배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이점이 없지 않았습니다. 나의 친구들과 비교하여 나는 보다 독립심이 있었으며 보다 성숙했습니다. 돈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란 사실을 인지했습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문재인이 성인이 되었을 당시 대한민국에 돈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수출 주도의 과학기술, 자동차 및 선박 붐으로 인해 1960년대 이후 한국경제가 고속 성장한 것이다. 1980년에 사법고시에 합격한 문재인은 민주화 운동가로 명성을 얻었다. 저명 변호사 활동 이후 문재인은 노무현 행정부에 합류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오늘날 문재인이 주도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한국경제는 GDP를 기준으로 지구상 12번째 규모다. 반면에 북한은 소련 유형의 계획경제 아래 제대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날 2천 5백만 인구의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가운데 하나다. 통일 과정에서 대한민국이 천문학적인 재정 부담을 안게 될 것임을 문재인은 잘 알고 있다. 남북통일의 첫 단계가 남북 경제협력이 되어야 하는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그는 인건비가 저렴한 북한에 남한 기업들이 접근하고 비무장지대를 사이에 두고 문화적 교류가 재개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남북한 경제통합은 북한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 새로운 성장 엔진을 제공해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경제가 활기를 되찾게 될 것입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점진적인 남북통합은 경제적 측면에서의 도전 이외에 생존 측면에서의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오늘날 비무장지대는 두 개의 불균형한 국가, 즉 고도 소비국가인 대한민국과 성장이 멈춘 병적인 북한이란 국가를 분리하는 지역인 것만은 아니다. 지구상 어느 국가도 그처럼 인접해 있으면서 그처럼 차이가 나는 국가는 없다. 지구상 어디에도 김정은과 같은 불량 독재자, 중무장한 상태에서 대립을 일삼고 있는 독재자가 통치하는 국가는 없다. 대한민국의 모든 지도자가 변함없이 직면하게 될 주요 도전은 김정은을 다루는 방법에 관한 것일 것이다. 남북한 관계는 단순히 나쁜 것이 아니다. 오늘날 남한과 북한은 관계를 유지하지 않고 있다. 남한과 북한 간의 마지막 정상회담은 10년 전에 있었다. 2013년 이후에는 비무장지대에서 공식적인 대화조차 없었다. 그런데 북한 측과 대화를 원했던 2013년 당시 유엔군은 비무장지대 사이로 메가폰을 이용하여 의사를 전달했다. 문재인 입장에서 이는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김정은이 비합리적인 지도자인 경우에서조차 우리는 김정은이 북한을 통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김정은과 대화해야 합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김정은이 ‘통제의 고삐’를 약화시키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몇몇 징후가 있다. 아직도 이단자들을 가혹하게 진압하지만 김정은은 시장이 자리잡도록 해주었으며, 국가의 배급체제를 허물었다. 평양에 새로운 건물이 지속적으로 들어서고 있다. 평양에 평판 TV와 가라오케 머신은 매우 흔하며 평양 시민들이 러시아워를 말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5년 신년사에서 김정은은 남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하기조차 했다. 이 같은 대화 측면에서 아직도 문제가 되는 부분은 북한 핵 문제다. 북한이 기댈 부분이 너무나 미약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김정은은 북한 핵무기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반복적으로 말했다. 문재인 입장에서 보면 북한 핵 프로그램 동결 또는 폐기와 같은 가시적인 결과가 보장된다면 남북대화가 의미가 있을 것이다. 문재인은 이 같은 유형의 협상이 이전에 가동되는 모습을 목격한 바 있으며, 이들 협상이 재차 가동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노무현의 비서실장으로서 문재인은 2007년 당시 노무현과 김정일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그리고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지속된 6자회담을 지원한 바 있다.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로 6자회담이 종료되었다. 문재인을 비평하는 사람들은 햇볕정책이란 대북 포용정책을 통해 북한에 흘러들어간 45억$로 인해 북한 핵무기 개발이 가속화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모든 핵무기 폐기, 북미 평화협정과 북미외교관계정상화를 망라하고 있던 2005년의 9/19 공동성명을 문재인은 그 후 10년 동안의 고립 및 비난과 비교하여 햇볕정책이 보다 좋은 정책임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하고 있다. “북한은 핵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기조차 했습니다. 동일한 접근 방안이 아직도 가능합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이란과 미국의 핵무기 거래를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경멸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보면 트럼프가 상대방에게 양보하지 않고자 하는 김정은 정권과 유사한 협정을 추구할 것으로 쉽게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은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핵정책인 ‘전략적 인내’가 실패작이었다는 점에 자신과 트럼프가 이미 동의하고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분명히 말해 색다른 접근 방안을 택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문재인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으면서 대화할 수 있다고 트럼프가 말한 것이 기억납니다.” 무엇보다도 트럼프가 실용주의자라며 문재인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 같은 의미에서 저는 우리가 별다른 어려움 없이 보다 많은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으며, 보다 잘 대화하고 보다 잘 협정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5월 1일 트럼프는 김정은을 만날 수 있다면 영광일 것이라고 불룸버그 통신에 말한 바 있다. 오늘날 트럼프는 평양에 나름의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 및 은행에 조치를 취하라고 북한 무역의 90%를 감당하고 있는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습니다”고 트럼프는 말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북중관계는 불신으로 점철되어 있다. 중국은 2017년 잔여기간 동안 북한 석탄 수입을 금지하는 그 전례가 없는 유엔 제재에 서명했다. 중국이 취할 수 있는 또 다른 부분이 없지 않다. 예를 들면 매년 중국이 북한에 제공해주는 50만 톤의 원유를 차단한 결과 2003년 북한이 6자회담에 응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도 한계가 있다. 김정은 정권이 붕괴되는 경우 북한 난민이 중국으로 대거 진입할 것임이 분명할 것이다. 대한민국에는 28,5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남북이 통일되는 경우 이들 미군이 한만국경에 주둔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김정은은 북한 붕괴를 초래할 정도로 중국이 자국을 압박하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이는 상대방 플레이어가 귀하의 카드를 볼 수 있는 포커 판에서 호들갑떠는 것과 동일합니다.”고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의 한국학 책임자인 John Park은 말하고 있다. 미국이 군사적인 조치를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의 군사적 조치에 대항한 북한의 보복 가능성 외에도 미국이 북한을 타격하는 경우 한미동맹에 금이 갈 것이며, 아태지역 국가들이 보다 중국과 가까워질 것이다. “미국의 북한 공격을 통해 득을 볼 국가는 어디인가?” 용산에 있는 트로이 대학의 동아시아 전문가인 Daniel Pinkston은 말하고 있다. “미국의 북한 공격은 미친 짓입니다.” 이들 모두를 고려해보면 문재인의 대북 포용정책이 성공할 여지가 있다. 5월 9일 선거에서 문재인의 주요 경쟁자인 과학기술을 통해 억대 부자가 된 안철수는 북한을 ‘협상의 장’으로 나오도록 할 목적에서 보다 군사적인 접근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이 자국을 모욕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있는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포함된다. 4월 29일 여론조사에서 안철수와 비교하여 21% 앞서고 있는 문재인은 사드에 대해 보다 조심스런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는 사드의 한반도 전개 문제를 차기 행정부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과 안철수 모두는 미국과 북한이 대화할 당시 대한민국이 소외되는 현상을 묵인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5천만 대한민국 국민이 군사적 대립의 최초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는 북한과 동질감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보다 연로한 세대들은 문재인이 그처럼 열망하고 있는 통일을 원하고 있다. “나의 어머니는 어머니 가족 가운데 남한으로 내려온 유일한 분입니다. 어머니는 90살입니다. 어머니 여동생이 아직도 북한에 생존해 있습니다. 어머니의 마지막 소원은 여동생을 재차 보는 것입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이는 남한과 북한에 살고 있는 무수히 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소원이다. 전쟁을 딛고서 평화가 우뚝 서기를 원하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소원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350만 주한미군 전우 다시 뭉쳤다

    350만 주한미군 전우 다시 뭉쳤다

    6·25 전쟁 이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이바지해 온 350만 주한 미군을 하나로 묶는 미국 최대 우호 단체가 탄생했다.미국 내 최대 친한 조직인 주한 미군 전우회(KDVA: Korea Defense Veterans Association)는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미 한국대사관저에서 창립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KDVA는 1953년 정전협정 후 한국에서 복무했거나 복무 중인 한·미 양국 예비역·현역 장병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KDVA는 가입 기준에 따른 예비역·현역 주한 미군이 35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후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KDVA는 양국의 혈맹 관계를 끊어지지 않도록 이어 주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각오를 밝혔다. 초대 회장은 월터 샤프 전 한·미연합사령관이 맡았다. 권오성 전 육군참모총장과 버나드 샴포 전 미8군 사령관이 부회장에 임명됐다. 이사진에는 정승조 전 합참의장, 김종욱 카투사연합회장, 제임스 셔먼 전 한·미연합사령관, 존 틸럴리 전 한·미연합사령관, 존 존슨 전 미8군 사령관 등이 포함됐다. 샤프 회장은 개회사에서 “한국전에 참전한 용사의 희생이 한국의 민주주의와 자유, 교육, 경제 발전의 바탕이 됐고, 한국은 이제 세계에서 11번째로 부강한 나라가 됐다”며 “최근 북한의 많은 도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미 동맹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정부 대표로 참석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주한 미군 전우회는 비군사적 차원에서 미래 한·미 동맹의 토대를 만드는 제2의 한·미 방위상호조약과 같은 역사적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사설] 트럼프 ‘김정은과 대화’ 발언 맥락 제대로 짚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제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는 것이 적절하다면 영광스럽게 만나겠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 정권과 대화를 언급한 것 자체가 파격적으로 비쳐지는 상황에서 뜻밖의 수식어까지 붙였으니 급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어리둥절한 느낌마저 없지 않다. 불과 며칠 전까지 대북(對北) 선제타격이 임박한 듯 각종 전력을 한반도에 집중 배치했으니 더욱 그렇다. 그럴수록 전날 미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김정은을 “분명히 그는 꽤 영리한 녀석”이라고 표현한 것은 ‘대화’를 언급하기 위한 일종의 정지 작업이었음을 알 수 있다. ‘트럼프 스타일’의 직선적인 언행은 그동안의 미국 대통령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만큼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그럴수록 트럼프의 좌충우돌식 표현에서 맥락을 제대로 짚어 내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 야당과 언론의 비판은 “국제 관계마저 부동산 거래하듯 경솔하게 한다”는 것으로 모아진다. 하지만 최근 북한과 관련한 동북아 정세의 변화를 종합해 보면 당초에는 돌출성으로 비쳐졌던 트럼프의 언행도 매우 정밀한 의도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실제로 트럼프의 동북아 전략은 자국(自國) 싱크탱크들의 제안과 상당 부분 궤를 같이한다. 앞서 아시아소사이어티는 트럼프 행정부에 “북한의 위협을 저지하는 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관여하게 해야 한다”면서 “이 후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하고 핵무기 폐기를 약속하는 대가로 정전협정을 대신하는 평화조약 체결과 북·미 관계의 정상화까지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렇게 보면 ‘김정은과의 대화’를 언급한 것도 ‘시진핑의 북한 압박’이 상당 부분 성과를 내고 있다고 판단한 트럼프의 다음 단계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 주변 정세가 급변하고 있음에도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오는 9일까지는 리더십 부재가 불가피한 우리 정치 상황은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무엇보다 국제 관계에서 한국이 당사국임에도 소외되는 이른바 ‘코리아패싱’이 현실화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북·미 대화가 언급되기 시작한 국면에서부터 한국은 적극적으로 발을 내딛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미국과 각을 세우기보다는 협력 관계를 강화해 한국이 북핵 위협 해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미국의 이해를 높이는 데 끝까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 정부 “北과 비핵화 대화 열려있지만 가능성 희박”

    北 일시적 유화전술 가능성도 1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우리 정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내보일 가능성이 ‘제로’(0)에 가까워 북·미 대화가 성사될 확률도 희박하지만 국면 전환을 위해 북한이 일시적 유화 전술을 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우리 정부의 ‘선(先) 비핵화 후(後) 대화’ 기조와 다름없다는 설명을 반복했다. 지난해부터 대북 제재·압박이 전면적으로 이행되면서 상대적으로 시선이 쏠린 것일 뿐 우리 정부 역시 제재·압박과 별개로 신뢰할 수 있는 비핵화 대화는 할 수 있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정부는 이 비핵화 조건을 북한이 조만간 실행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5월 제7차 노동당 대회 이후 미국에 대화 공세를 펼친 적도 있지만 북한이 요구하는 대화는 정전협정으로 한·미의 입장과는 달랐다. 특히 북한은 이미 자신들의 헌법에 ‘핵·경제 병진노선’을 명시해 뒀다. 때문에 대화를 위해서는 김정은의 상징적인 대내외 전략인 핵·경제 병진노선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북한은 미측이 북·미 대화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인 지난 1일에도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우리의 핵 억제력 강화조치도 최대의 속도로 다그쳐질 것”이라며 핵·미사일 개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외교부 내에서는 미측의 협상 언급이 결국은 강력한 제재·압박을 위한 명분이라고 보고 있다. 한 외교부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 공동성명을 보면 협상을 말하면서도 핵 동결(freezing)이 아니라 해체(dismantling)라는 표현을 썼다”면서 “오히려 과거보다 요구 수준이 더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마크 내퍼 주한 미국 대사대리와 나카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와 함께 북핵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그럼에도 북한이 일시적으로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선전 전술을 펼 가능성도 있다. 다른 외교부 관계자는 “제재·압박 장기화가 부담스러운 북한 정권은 체제 유지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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