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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세종시 정쟁과열이 빚은 테러협박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테러협박 편지가 배달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공개됐다. 세종시 원안을 고수하는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염산을 얼굴에 부어버리겠다고 협박하는 등의 끔찍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3년 전 지방선거 때 얼굴 테러를 당했는데 또 그러겠느냐고 넘길 일도, 지레 겁먹을 일도 아니다. 반드시 범인을 색출해 엄벌에 처해야 하지만 그에 앞서 세종시 논란으로 인한 국민 분열상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 그지없다. 이완구 충남도지사는 ‘지사직을 걸고’ 세종시 투쟁에 앞장서고 있다. 어제는 “지사직 사퇴는 시기문제만 남았다.”고 했다. 충청도민을 위해 존재하는 도백이므로 그 심정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충청도민의 극한 투쟁을 더 부채질하는 결과만 낳을 뿐인 협박성 언행은 자제해야 한다.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한 자유선진당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을 국회에 보내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으름장으로 풀어나갈 일이 아니다. 한나라당에서는 친이계 공성진 최고위원이 “친박 인사들과 물밑 대화 중”이라고 언론플레이를 했다가 친박계의 반발만 샀다. 세종시 논란이 소모적인 정쟁 과열로 이어진 데는 지도층이 책임을 면키 어렵다.현재로서는 세종시 수정 맹신론자의 개인적인 소행인지, 배후가 있는 조직적인 범행인지 가늠할 길은 없다. 다만 일부 지도층이 앞장서 국민 분열을 더 조장하고 갈등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는 행태가 일부 국민을 흥분시키면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건의 원인이 된다는 점을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이 지사 스스로도 “냉정과 이성을 찾아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했다. 지금은 지도층이 자중자애하면서 모든 국민이 ‘윈-윈’할 수 있는 세종시 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
  • ‘세종시 시즌2:여론을 내편으로’… 여야 양보할 수 없는 치킨게임

    ‘세종시 시즌2:여론을 내편으로’… 여야 양보할 수 없는 치킨게임

    30일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최고위원단의 청와대 조찬 간담회에서는 ‘화합’과 ‘합심’이 주요 화두였다. 세종시와 4대강 예산 등 난제를 뚫고 나가기 위한 여권의 의지가 반영됐다.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1시간25분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위기 이후 한국이 새로운 질서를 주도하고 있어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국가의 기초를 다져야 하는데 여당이 이런 점에서 협력해 주고 있다.”고 격려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지난 27일 ‘대통령과의 대화’를 마친 뒤 긍정적인 여론이 확산됐다고 자평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정몽준 대표는 “반대하는 사람은 한마디로 비판하기 쉽다는 말은 공감이 가더라. 대통령이 국민 생각의 단초를 열어준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무척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당청 조찬회동 이 대통령은 “언론매체에서 이야기하기가 어렵던데 답변 자료를 안 읽고 평소 생각했던 대로 솔직히 답하려고 노력했다.”며 ‘진정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 문제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과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 사이에 완곡한 대화가 오갔다. 허태열 최고위원이 “국민과 충청도민 모두 반대하지 않는 범위에서 해결되면 좋겠다.”고 건의하자, 이 대통령은 “국민과 충청도민이 찬성하는 ‘윈윈’하는 해결책을 찾겠다.”고 답했다. 간담회 직후 이계진 홍보기획본부장은 “대통령과 여당의 회동이니 분위기가 좋았다.”고 전했다. 국회 지방행정체제개편 특위 위원장을 맡은 허 최고위원이 행정구역 개편 문제에 관련된 상황을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국민 여론을 잘 수렴하고 여야 간 합의를 바탕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4대강 사업에 대해 “정쟁과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야당의 공세에 선을 긋고, “집권 여당이 확고한 생각을 갖고 어려운 예산국회를 이끌어 가 달라.”고 독려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 경제에 뒤처지지 않도록 다시 나아가야 한다. 집권여당이 애써줬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부탁이 많아 미안하다.”고도 했다. 안 원내대표가 “대통령이 일을 많이 하니까 한나라당 의원들이 죽을 맛”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편 당정은 이날 기존에 계획했던 혁신·기업도시는 그대로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는 세종시 수정 추진에 따라 혁신도시 대상 지역이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진정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親朴설득 부심 세종시 수정론과 관련, 한나라당 주류가 당내 친박 의원들을 설득할 뾰족한 수를 쥐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당내 주류는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여론이 기울기 시작하면 박근혜 전 대표도 찬성 쪽으로 돌아설 여지가 생기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 박 전 대표도 “충청도민과 국민들을 설득하는 게 먼저”라고 했었다. 때문에 여권 주류의 초점은 ‘국민 설득’에 모아져 있다. 진수희 의원은 30일 “우리가 진정성을 갖고 있는 만큼 충청도민이 잘 평가해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국민의 뜻이 가부(可否)간에 분명하게 드러나면 문제는 없다. 여권 주류도 국민이 원치 않는다면 수정론을 접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찬반 양론이 큰 차이 없이 맞설 때다. 당내 친이·친박 간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당내 한 주류 의원은 이날 “청와대의 의지가 남다르다.”는 말로 사안을 둘러싼 주류 쪽의 분위기를 전했다. 당내 한 관계자도 “대통령이 ‘역사’를 거론한 만큼 적어도 표결까지는 시도해 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친박계는 계속 관망하고 있다. 정부의 수정안이 나오고 국민의 뜻이 분명해지기 전까지는 나설 뜻이 없어 보인다. 박 전 대표도 29일 인생과 테니스의 닮은 점 7가지를 들며 “공을 끝까지 보고 쳐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 옥천에서 열린 ‘고(故) 육영수 여사 탄신 84주년 숭모제’ 이후 친박 의원 10여명과 식사를 하면서다. “삶도 결국 테니스와 같은 것 아니겠는가.”라는 그의 말에서 친박계 의원들은 “정치에도 접목시킬 수 있는 박 전 대표의 정치 원칙”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지운 주현진기자 jj@seoul.co.kr ■범야권 총력전 세종시를 원안대로 사수하려는 민주당, 자유선진당 등 야당이 연일 총력 투쟁을 다짐하고 있다. 정부·여당이 이명박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를 계기로 일사불란하게 전개하는 여론전에서 결코 밀리지 않겠다는 자세다. 야당의 전술은 크게 3가지다. 우선 대통령의 신뢰 상실을 부각시켜 원칙과 명분에서 이기겠다는 것이다. 충청권의 반대여론을 동력 삼아 장외투쟁으로 정부·여당을 압박하는 것도 주요 수단이다. 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포함해 세종시 원안 고수에 찬성하는 세력과 연대하면 향후 여당이 추진할 행복도시 특별법 개정을 막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30일 “정부·여당은 대통령의 사과로 신뢰 문제는 어느 정도 이겨낼 수 있다고 보고, 앞으로는 비충청권 여론을 바탕으로 세종시 수정을 밀어 붙일 것”이라면서 “결국 우리는 ‘대통령의 거짓말’을 부각시키는 1단계 싸움에서부터 밀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긴급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결의를 다졌다. “대통령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주장이 쏟아졌다. 정세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만든 법을 무시하고, 헌법재판소의 결정도 부정하는 것은 독재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세력과의 연대에도 무게를 뒀다. 정 대표는 의총에서 “민주당의 책임이 크지만 우린 숫자가 부족해 연대를 할 수밖에 없다.”면서 “여러 곳에서 연대의 신호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번주에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와 회담을 갖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박 전 대표와의 연대는 당 지도부가 잘해 줄 것으로 믿는다.”면서 “오전에 류근찬 자유선진당 원내대표를 만나 뜻이 같음을 확인했고, 함께 하자고 결의했다.”고 밝혔다. 자유선진당도 ‘원칙’을 먼저 내세운다. 이 총재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내가 반대한 것은 수도 이전이지 행정부처 이전이 아니다.”면서 “행정부처 이전은 법까지 만들어졌고 대통령 자신이 공약한 이상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선진당 소속 국회의원에 이어 대전지역 지방의원 16명 전원도 이날 의원직 사퇴를 결의했다. 이 대통령이 영·호남 민심탐방에 나서는 것에 맞서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충청 지역 집회를 통해 민심에 호소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1일 청주를 시작으로 3일 천안, 8일 대전에서, 자유선진당은 2일 태안·서산, 3일 보령, 8일 아산에서 각각 대규모 장외 규탄대회를 연다. 이창구 유지혜기자 window2@seoul.co.kr
  • [여의도 돋보기]여야 대표의 라디오 정치학

    [여의도 돋보기]여야 대표의 라디오 정치학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블랙베리폰을 활용, 소셜네트워킹 서비스 ‘트위터’에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표심(票心)을 얻었다. 이용자들에게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통해 수시로 짧은 문자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은 여론의 큰 호응을 얻었다. 정치인에게는 ‘소통이 생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최근 여야 대표가 라디오 연설로 국민에게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월부터 격주로 월요일마다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을 방송하고 있는 한국방송(KBS)이 지난 10일부터 국회 교섭단체 대표의 연설을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해 격주로 내보내고 있다. 여야 대표의 연설은 대통령이 정례 연설을 한 다음주 화·수요일에 편성됐다. 사실 여야 대표의 라디오 연설은 1년 만에 재개된 것이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지난해 11월4일 첫 연설에서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방침을 강력 비난했다. 이에 청와대는 “정 대표의 연설은 어제 있었던 이 대통령의 연설을 반론하기 위해 제공된 것이 아니다.”며 수습에 나섰다. 그러자 민주당은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에 대해 야당의 반론권을 보장받지 못했다.”며 연설 불참을 선언했다. 반론이라 생각하고 참여했는데, 당시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연설까지 이어지자 ‘구색 맞추기’에는 동참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상대를 잃은 한나라당 대표의 연설도 중단됐다. 하지만 최근 세종시, 4대강 사업 등 대형 이슈로 정국이 혼란스러워지자 라디오 연설이 재개됐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언론 노출 및 정책 홍보가 절실한 시점이라는 정치적 판단도 민주당이 한 걸음 물러서는 계기가 됐다. 정세균 대표는 지난 10일 연설에서 “4대강 사업보다 교육, 복지, 서민을 위해 예산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여당과 정부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자제했다. 당 관계자는 “이른 아침부터 정쟁을 벌이는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은 당 이미지에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역시 라디오 연설에 ‘동반 복귀’하게 된 것을 반기고 있다. 정세균 대표가 포문을 연 이튿날인 지난 11일 정몽준 대표는 “세종시를 명품도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정몽준 대표의 연설을 앞두고 당에서는 두세 차례에 걸쳐 특보단장, 기획단장, 메시지팀, 대변인, 비서실장 등 5, 6명이 모여 한 시간 남짓 회의를 연다. 주제 선정부터 연설 내용을 손질하는 데까지 많은 시간이 할애된다. 유지혜 허백윤기자 wisepen@seoul.co.kr
  • 고교 교단 오른 ‘녹색성장’… 대입 새 변수로

    ‘환경과 녹색성장’이라는 과목명이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현 정부의 기본이념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녹색성장이라는 테마 안에서 행해지는 정책 일부가 여야 정쟁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고안한 녹색성장은 이후 사회 전반적인 화두로 떠올랐다. 주식 시장에서 1년 동안 ‘녹색 테마주’가 급등락을 거듭했다. 지방자치단체와 기업별로 녹색성장 관련 시설과 투자를 유치하거나 참여하려는 움직임도 거셌다. 이어 고교 교과명에도 이 단어가 채택된 셈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18일 서울 삼청동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이 과목의 내용 등을 공개했다. 기후 변화 이해와 대응, 자원과 에너지, 녹색기술 등 녹색성장과 관련된 내용이 강조됐다. 한편으로 스마트그리드와 같이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을 소개하는 내용도 일부 반영됐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최종 단계에서 제외됐지만, 이 사업이 논의됐다는 것 자체가 국내 실정에 맞춰 고안된 신개념인 녹색성장을 설명할 때 현 정부 정책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그래서 공청회에서는 용어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청회 토론자로 나선 이도운 서울신문 국제부장은 “지속가능한 발전이 국제사회에서 확립된 개념이라면 녹색성장은 국내에서도 만들어가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녹색성장이란 용어를 사용하더라도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고유한 정책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얘기다.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녹색성장의 개념이 아직도 정립되지 않아 교과서에 반영할 때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주식시장에서는 ‘녹색 테마주’가 급등락을 거듭했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녹색성장의 개념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이다. ‘녹색’이라는 단어가 남발되고 있다는 얘기다. 역시 공청회 토론자인 남상준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교수는 “환경과 녹색성장이 교과목으로서 드러낼 수밖에 없는 취약점은 교육적 성격보다 국가·사회적 요구에 더 민감함으로써 교과의 도구적 가치가 강조된다는 점”이라면서 “학생들의 생활과 흥미, 관심 등에 대한 언급이 적었던 점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사회분위기 변화에 따른 학생의 수요를 생각한 과목이 아니라 위에서 필요성을 지적해 만든 과목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남 교수는 또 “검증 중인 녹색기술의 포함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과부가 낸 보고서에는 녹색뉴딜, 저영향녹색개발정책 등 환경교육학계에서 논의되지 않은 정책적인 내용들이 담겨 있는데, 이를 정규 교육과정에 넣을지 여부를 숙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역으로 지속가능발전에 대해 지구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적 특수성을 담은 과목 개설의 필요에 공감하는 의견도 많았다. 이순철 서울 한강중학교 교사는 “환경담론과 환경교육론에 내포된 과도한 비판주의를 벗어나 지속가능발전의 모범사례 제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교육과정안은 매우 창의적”이라고 총평했다. 그는 이어 “녹색이라는 단어와 함께 성장이라는 단어를 써 경제성장 중심주의 관점이 반영된 측면이 있다.”면서 “녹색성장의 개념이 환경과 경제, 사회를 모두 고려한 방안으로 균형있게 설정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캠퍼스로 흘러든 4대강 홍보전

    캠퍼스로 흘러든 4대강 홍보전

    “대학 캠퍼스를 공략하라.” 여야가 경쟁적으로 대학가에 공을 들이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예산을 둘러싼 찬반 홍보전 차원이다. 젊은 층을 대상으로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해 정치 공방에서 기세를 잡겠다는 계산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이 대학생까지 정쟁(政爭)에 동원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는 지난 20일부터 ‘4대강 살리기 전국투어 대학생 정책아이디어 공모전’ 본선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4대강 유역 출신 및 거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난 9월부터 아이디어 공모를 시작한 뒤 예심을 거쳐 지역별로 11개팀을 선정했다. ‘한강 살리기’가 20일 국회에서, ‘금강 살리기’가 22일 대전 예술문화회관에서 각각 본심과 시상식을 가졌다. 정몽준 대표, 심명필 4대강 추진본부장, 박성효 대전시장 등이 축사를 맡았고, 각 지역 지방국토관리청 국장이 심사했다. 한강과 금강 예심에는 대학생 72개팀 133명이 참여했다. 오는 28일, 29일에는 ‘영산강 살리기’와 ‘낙동강 살리기’ 본심을 각각 광주와 부산에서 진행한다. 여의도연구소는 22일 “대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 발굴을 통해 4대강 사업의 지역밀착화와 정책적 성공을 모색하고, ‘내 고장 발전을 위한 4대강 사업’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4대강보다 사람이 우선입니다’라는 주제로 대학가를 돌고 있다. ‘민생버스 투어’를 통한 생활정치 행보 차원이다. 지난 20일에는 부산대학교에서 특강을 한 뒤 부산지역 총학생회장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정 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학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4대강 예산의 삭감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4대강 주변 지역인 광주, 대구 지역 등에서도 대학생 간담회가 예정돼 있다. 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은 제7차 대학생 정책자문단을 23일까지 모집한다. 해마다 방학을 맞아 전국 각지의 대학생들을 모집해 벌써 7번째 정책자문단 활동을 이어왔다. “젊은 마인드로 생활정책의 아이디어를 생산한다.”는 것이 대학생 정책자문단 운영의 목표다. 이번 자문단은 다음달 28일부터 3개월 동안 활동한다. 김효석 민주정책연구원장을 비롯해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 정연주 전 한국방송 사장, 이범 교육평론가 등 전문가들의 특강도 마련돼 있다. 정책자문단 모집과 운영 과정에서 4대강 사업에 비판적인 젊은 층의 목소리가 결집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캠퍼스 민심을 향한 정치권의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4대강 사업의 경우 정책문제 같지만 실제로는 차기 대권을 둘러싼 당내·외 권력투쟁과 연결된다.”면서 “여론을 조성한다는 명분으로 이런 구도에 대학생을 개입시키는 것은 자칫하면 왜곡된 정치구조를 대학생에게 그대로 답습시키는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 치열한 예산 심의 日, 정쟁에 발목 잡힌 韓

    새해 예산안을 놓고 한국과 일본 양국이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일본은 예산공개심의제를 올해 도입했다. 예산안이 의회에 가기 전에 민간 전문가들이 심의하고 있다. 벌써 1조엔 삭감이라는 결실을 얻었다. 우리는 291조 8000억원의 나라살림이 1.2%에 불과한 4대강 사업비에 묶여 있다. 국토해양부는 4대강 사업과 관련한 2차 자료를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구체 내역과 산출근거가 부족하다며 예산 심의를 보이콧하고 있다. 게다가 정부 예산안은 곳곳에서 적지 않은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 국회 예산처는 성과를 파악할 수 없는 예산을 19조원으로 분석했다. 북한 공무원 교육비로 2억 5500만원을 배정하고, 한 해 3억 1500만원인 전기요금을 아끼려고 전기제품 300억원어치를 사려는 부처도 있다. 민주당은 예산안이 축소 왜곡됐다는 주장도 내놓는다. 촌음을 다퉈 예산 심의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들이다. 다음달 2일인 새해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까지는 보름도 남지 않았다. 설령 야당의 주장이 일리 있다고 하더라도 그를 핑계로 나라살림을 팽개칠 일이 아니다. 4대강 관련 예산을 뺀 나머지 항목이라도 심사에 들어가야 한다. 그러면서 4대강 사업비를 놓고 치열하게 붙으면 될 게 아닌가. 국민들은 내년에 평균 453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 [사설] 4대강 논란으로 예산심의 표류 안된다

    4대강 사업비 논란으로 새해 예산심의가 초반부터 표류하고 있는 상황이 심히 우려스럽다. 민주당은 정부가 4대강 사업의 세부 예산내역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국회 예결특위와 국토해양위 등의 예산심의를 거부하고 있다. 정부가 구체적인 자료를 빨리 내놓지 않는 것이 잘한 일은 아니지만, 그를 빌미로 예산심의 자체를 파행으로 몰고가서는 안 된다. 정상적으로 예산심의를 진행시키면서 추가 자료를 요구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본다.민주당 등 야권은 4대강 예산을 정쟁화하는 쪽으로 일찍부터 움직였다. 정부·여당이 대운하 건설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음에도 불구, 4대강 사업과 연관된 의혹의 불을 계속 지피고 있다. 4대강 예산 때문에 결식아동 급식지원 예산이 깎였다고 주장하는 등 복지·교육 분야와 연계시켜 여권을 공격하고 나섰다. 정부·여당은 복지분야 예산을 오히려 늘렸다고 반박하고 있으니, 누구 주장이 옳은지 차분히 따지면 될 것이다. 4대강 사업예산과 관련해서도 적정규모 및 효용성 등 세부 내용을 논의하기도 전부터 무조건적인 삭감요구는 지나치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새달 2일인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을 지키기 어렵게 됐다. 한나라당은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새달 9일까지는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연말 임시국회 소집을 벌써 거론하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나라 살림보다 선거를 의식한 정치투쟁을 우선해서는 안 된다. 야당은 예산심의에 성실히 임하는 것이 스스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
  • 치고받은 與 연석회의

    치고받은 與 연석회의

    4일 오전 한나라당 여의도 당사 6층 회의실. 연석회의에 참석한 최고위원·중진들의 얼굴이 한껏 상기돼 있었다.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세종시 격랑이 회의장을 휩쓸었다. 친이·친박 간 원색적인 표현과 거침 없는 설전이 이어졌다. ‘뜨거운 감자’를 손에 쥐고 우왕좌왕하는 집권 여당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줬다. 정몽준 대표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정 대표는 “정부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찬반 논란이나 정쟁은 소모적이라는 지적은 일리가 있지만, 당이 손을 놓고 있는 것은 무책임하다.”면서 “최고위원·중진의 의견을 수렴해 당내 기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기구 구성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진 안상수 원내대표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안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부가 대안을 내놓을 때까지는 무익한 논쟁을 중단하자.”고 제안한 지 하루 만이다. 친박계 홍사덕 의원이 작심한 듯 말을 꺼냈다. 홍 의원은 “(당정이) 어떤 움직임도 없다가 당 대표가 대통령을 만난 며칠 뒤 귀띔도 없었던 로드맵을 (총리가) 보고한다. 이런 당정 관계가 어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통령과 정부는 여당이라는 기둥 위에 올려진 지붕일 따름으로 여당이 허약해지면 지붕은 가라앉는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홍 의원은 공성진 최고위원과 차명진 의원이 제시한 국민투표안을 거론하며 “처음에 나쁜 지혜를 낸 사람은 ‘충청 사람은 전 국민의 4분의1밖에 안 되니 국민투표를 하면 돌파할 수 있다.’고 한다.”면서 “나폴레옹이 국민투표를 처음 실시한 이래 이런 비겁한 국민투표를 제시한 적이 없다. 비겁 이상이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원내대표를 그만 둔 뒤 5개월 남짓 만에 연석회의에 참석한, 친이 쪽 홍준표 의원은 “수도 이전보다 나쁜 게 수도 분할”이라면서 “당당하게 꺼내 놓고 당에서 선제적으로 (수정)법안을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이계인 공성진 최고위원은 “(세종시에 대한) 2002년부터 2005년까지의 상황이 국민 참여가 없는 정치적 타결의 산물이었다는 것을 누구나 잘 안다.”면서 “밀실야합을 배격하고 국가 백년대계로 국민투표안을 냈는데 이를 마치 충청을 배제시키려는 얄팍한 수단이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충청 출신인, 친박 송광호 최고위원이 수도권 유권자 가운데 충청 출신이 15~35%라는 점을 언급하며 “내년 지방선거의 캐스팅보트를 누가 갖고 있느냐. 충청도의 뿌리가 흔들리는데 과연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이길 수 있겠느냐.”고 일갈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사설] 국민과 세종시 모두 만족할 대안 찾길

    정운찬 국무총리가 어제 정부 차원의 세종시 수정안을 마련하기 위한 위원회 구성 방침과 추진 일정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총리를 공동위원장으로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세종시위원회를 설치, 내년 1월까지 수정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요지다. 정치권의 파열음이 날로 커져 가고 국론도 첨예하게 대립한 상황에서 정부의 조속한 대안 제시는 절대 명제라 할 것이다. 세종시 논의의 출발점도 바로 정부가 제시할 대안이 돼야 한다고 본다. 세종시 논의의 핵심은 9부2처2청의 정부 기관을 이전하는 원안을 고수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나라의 백년대계와 지역 발전에 부합할 방안을 찾는 일이어야 함은 앞서 강조한 바 있다. 이전 부처 수를 따지기 전에 세종시의 자립 능력을 살펴야 하며, 나라의 중장기 발전을 위해 세종시에 어떤 역할을 부여할 것인지를 숙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세종시위원회를 중심으로 여론을 가감없이 수렴하고 다각도의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세종시의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야 하며, 이를 견인할 지원방안들을 세밀하게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막연히 기업과 대학, 산업을 유치하겠다는 식이 아니라 기업과 대학이 세종시로 달려가지 않고는 못 배길 지원 방안을 내놓고 지역민과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정치권은 정부가 대안을 내놓기 전까지 일체의 정쟁을 중단하기 바란다. 야당과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은 정치의 신뢰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나 국가 백년대계와 정치 신뢰는 결코 한 저울에 올릴 대립적 가치가 아니라고 본다. 지난 시절 한나라당도 동의한 세종시법이라지만 2005년 3월 국회 본회의 표결 당시 이 법에 찬성한 한나라당 의원은 9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국가 발전보다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 표심을 의식한 행보였다. 원안과 대안을 놓고 국민의 선택을 구해야 하며, 국민 다수의 뜻에 머리를 숙이는 것이 보다 성숙한 신뢰의 정치일 것이다.
  • [세종시 어디로] 鄭총리 ‘원안 수정’ 확고…해법 모색 시간벌기

    [세종시 어디로] 鄭총리 ‘원안 수정’ 확고…해법 모색 시간벌기

    국정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던 ‘세종시 수정’ 문제의 해법은 일단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지난 9월 말 취임 직후부터 세종시 원안 수정 방안을 모색해왔지만 해결책을 찾기도 전에 이 문제가 충청지역은 물론 여야, 심지어는 여여 간에도 정쟁의 불씨가 되어버렸다. ●논란 불씨 남긴 미봉책 이 때문에 정 총리로서는 어떤 형식으로든 빨리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따라서 정 총리의 4일 회견은 ‘미봉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일단 민·관합동위원회에 해결책을 맡기고 3개월 정도의 시간을 번 셈이다. 그러나 앞으로 위원회 활동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오른 세종시 논란의 불씨가 쉽게 사그라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 총리가 이날 기자회견이라는 형식을 통해 세종시 원안 수정의 불가피성을 강조했지만, 기자들의 질문을 단 하나도 받지 않은 것은 현재의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총리실장 단장 정부지원단 구성 세종시 해법을 제시할 민·관합동위원회의 위원장은 정 총리와 민간 위원장이 공동으로 맡는다. 민간 위원장은 명망가로 구성될 민간 위원 15명 가운데 한 사람이 호선으로 선출된다. 민간 위원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위원회의 무게와 성격은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만일 민간 위원의 구성이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위원회의 활동은 탄력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정부에서는 기획재정부·교육과학기술부·지식경제부·환경부·국토해양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가족부 장관과 국무총리실장 등 8명의 장관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민간위원은 인문사회·도시계획·국토건설·교육·과학기술·민간투자 등 관련 분야의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와 사회지도층 인사를 엄선하여 국무총리가 위촉하되, 충청권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인사는 물론 그동안 반대의견을 표명한 인사까지도 포함해 구성할 계획이라고 총리실은 밝혔다. 위원회에는 권태신 총리실장을 단장으로 각 부처의 차관(급)으로 구성되는 ‘세종시 추진 정부지원단’을 구성, 부처간 업무의 지원 및 조정을 담당할 계획이다. 아울러 총리실에 실무기획단을 설치해 위원회 운영을 지원하고 대안마련 및 검토, 후속조치 등을 담당하게 할 예정이다. 실무기획단장은 조원동 사무차장이 맡게 되며, 행정도시건설청의 서종대 차장이 부단장을 맡는다. 1국 4팀 체제의 약 20명으로 구성된다. ●위원회는 3개월 한시 운영 위원회의 공식적인 역할은 국민 의견 수렴과 효율적인 정책 대안 마련이다. 위원회는 그동안 청와대와 총리실, 국토해양부 등 관계부처와 전문기관에서 연구해온 세종시 관련 대안들을 놓고 가장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위원회는 3개월 정도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총리실은 우선 이번주 중 위원회와 기획단 설치근거와 운영방안을 정하는 대통령훈령을 제정하고, 실무기획단을 구성한 뒤 다음주까지 위원 인선을 완료할 예정이다. 위원회와 기획단은 11~12월에 국민 의견을 수렴하며, 그동안 연구된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내년 1월 말까지 공청회 등을 거쳐 최종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내년 1월에 도출될 최종안이 어떤 내용이 될 것인가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3개월 안에도 수많은 변수들이 새롭게 나타날 것이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사설] 미디어법 ‘유효’ 헌재 의견 존중해야

    헌법재판소가 ‘미디어법 유효’ 결정을 내렸다. 헌재가 어제 방송법·신문법·인터넷멀티미디어법(IP TV법) 등 이른바 미디어 3개법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청구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함으로써 미디어법은 비로소 효력을 갖게 됐다. 헌재는 지난 7월 국회가 미디어법 개정안을 처리하면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미디어법 가운데 신문법과 방송법 가결 선포를 무효로 해달라는 야당 의원들의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표결 절차에 문제가 있지만 효력은 인정한다는 어정쩡한 헌재의 결정으로 인해 미디어법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야당은 “정치적 판결”이라며 정치권에서 법안을 재협상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우리는 비록 기각 결정이 났지만 헌재도 지적했듯 야당 의원들의 입법권이 침해되는 등 의회민주주의의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된 데 대한 여당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야당과 시민사회 또한 더 이상 미디어법을 정쟁 대상으로 삼지 말아야 함은 물론이다. 언론장악 운운하는 포퓰리즘적 미디어법 투쟁 양상을 재연해선 안 된다. 미디어법의 대의(大義)는 매체 간 장벽을 허물어 경쟁력 있는 미디어산업으로 신문과 방송을 키워나가자는 것이다. 미국 타임워너사가 세계 최대 미디어그룹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규제완화에 따른 시장개방임은 공지의 사실이다.미디어법은 이제 새달 1일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새 방송법에 맞춰 시행령부터 개정해야 한다.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 또한 헌재 판결 이후부터 논의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후속 작업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 산업의 규제를 풀어 경쟁을 유도하되 여론의 다양성과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는 보완책을 마련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 [10·28 재·보선] 수원 장안 민주 이찬열 당선자

    [10·28 재·보선] 수원 장안 민주 이찬열 당선자

    “국민들이 두려움보다 희망을 선택한 것입니다.” 28일 경기 수원 장안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방송 앵커 출신 한나라당 박찬숙 후보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당선된 민주당 이찬열 후보는 소감에 앞서 민생을 걱정했다. 이 당선자는 “국가부채가 10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가계부채는 700조원에 육박하고 있어 자영업자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고 일자리가 감소하는 등 민생이 파탄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럼에도 정부와 여당은 4대강 사업에 혈세 22조원을 쓰려고 한다.”면서 “위기의 한복판에 놓인 지금의 상황을 걱정하고 4대강 사업을 반대하며, 미래를 걱정하는 국민들이 민주당을 선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 정치를 옥죄어온 수많은 정쟁과 거짓 약속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국민들의 여망도 선거 결과에 담겨 있다.”며 국회에 들어가 민심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당선자는 4대강 사업을 반드시 중단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인하대와 연세대 경제대학원을 나온 이 당선자는 경기도의원을 거쳐 18대 총선에 통합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사설] 세종시 논의 ‘先경쟁력 後부처수’돼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세종시 수정론 불가’를 천명하면서 여권이 혼란에 빠졌다. 다각도의 세종시 수정 방안을 검토 중인 여권 핵심부 및 정부의 뜻과 정면으로 부닥친다. 박 전 대표는 그제 기자들에게 “정치는 신뢰인데, 신뢰가 없으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세종시 원안 건설을 강조했다고 한다. 필요하다면 9부2처2청을 이전하기로 한 원안에다 추가조치까지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정치 신의를 내세운 박 전 대표나 국가 백년대계를 강조하는 여권 핵심부 모두 국익을 바탕에 두고 있다고 믿는다. 특히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박 전 대표의 원칙론은 많은 공감을 낳는 게 사실이다. 다만 약속을 지키느냐, 안 지키느냐와 어떤 약속을 어떻게 지키느냐의 문제는 별개의 차원이라고 본다. 세종시 문제만 해도 9부2처2청 이전을 대국민 약속의 전부로 보느냐, 아니면 인구 20만 또는 50만명의 자족도시 건설을 보다 큰 틀의 약속으로 보느냐에 따라 해법이 달라질 것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세종시 건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변형된 것으로, 국토 균형발전 전략을 기초로 삼고 있다. 2005년 열린우리당이 주도하고 한나라당이 동의한 세종시법 또한 국토 균형발전에 기본정신이 있다. 부처 이전이 세종시를 자족도시로 만들 핵심수단이긴 하나 일자일획도 바꿀 수 없는 절대명제는 아니라 할 것이다. 이전 부처의 숫자로 국민과의 약속을 재단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자족기능과 균형발전이 세종시 문제의 핵심이 돼야 한다. 이전 부처 숫자로 편을 가르는 것은 정쟁에는 부합할지 모르나 지역과 나라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부는 세종시와 대한민국의 경쟁력 차원에서 대안을 세운 뒤 그 위에 부처 이전 계획을 만들고 설득하기 바란다.
  • [사설] 세종시 설득력있는 정부 대안 내놓길

    세종시를 놓고 정치권 논란이 심각하다. 충남 연기군에서 대규모 군민집회와 촛불집회가 이어지는 가운데 상가철시·등교거부 등 극한 투쟁이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데도 정부·여당은 여론의 추이만 살피고 있다. 청와대와 내각, 그리고 한나라당은 이 문제에 당당히 대처해야 한다. 여론조사를 해 보면 세종시를 수정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정부·여당이 설득력 있는 대안을 내놓고 충청도민의 이해를 구할 여지는 충분하다. 세종시 대안 마련은 정운찬 국무총리가 시동을 걸었다. 곧 국무총리실에 자문회의도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이제 총리실이 중심이 되어 세종시 대안을 만드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여권 내부의 의견 조율이다. 청와대가 수수방관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해서는 안 된다. 국가적인 사업인 만큼 청와대 역시 책임의식을 갖고 국민들을 설득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한나라당 고위당직자들은 충청권 표를 의식해 오락가락하는 언급을 하고 있는데 그 또한 자제해야 한다. 속내를 솔직히 털어놓고 정면돌파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나라당은 야당의 반발을 의식, 장관고시 변경으로 세종시에 이전하는 부처 숫자를 줄이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미봉하면 다시 후유증이 남는다. 세종시를 교육·산업도시로 만들기로 했으면 부처 이전은 안 하는 게 옳다. 부처 이전을 않기로 결정했다면 입법을 통해 추진하는 게 위법 논란을 피하는 길이다. 세종시를 둘러싼 논란이 장기화하면 국가적으로 손해다. 어정쩡한 상황에서 관련 공사들이 지연되면서 예산 낭비도 우려된다. 정부는 가급적 빨리 대안을 내놓겠다면서도 일정은 제시하지 않고 있지만 조속히 세종시 대안을 내놓고 연내에는 여론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 야당을 설득하는 노력도 강화해 정쟁 소지를 줄이는 일도 정부·여당의 책무이다.
  • 여권 ‘정국 뇌관’ 세종시 법개정 가닥

    여권 ‘정국 뇌관’ 세종시 법개정 가닥

    세종시 문제와 관련, 여권이 ‘원안 수정’ 방침을 굳히고 이를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연내 법안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반기 정국의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14일 “위헌 시비 등 법리 논쟁의 요소를 없애고 정쟁의 가능성을 뿌리뽑기 위해 장관 고시가 아닌, 법안 개정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여권은 충청권 총리를 염두에 두면서부터 ‘법안 개정을 통한 원안 수정’을 구상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여권은 이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의식해 정치권이 아닌 ‘정부 주도’로 일을 추진하기로 했다. 주호영 특임장관은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마련된 친이계 ‘함께 내일로’의 조찬 모임에서 “여론이 ‘세종시 수정’ 쪽으로 가고 있고, 정부도 세종시 수정 추진을 시급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대안을 마련한 뒤 수정 문제를 구체화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 장관은 정치권의 자제를 당부했다. “연말 4대강 예산 처리가 중요하다. 자칫 (세종시 문제에) 너무 불을 지피면 예산 통과가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한나라당에선 세종시 문제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편이 좋겠다.”고 주문했다. ‘행정적 접근’을 통해 청와대와 여당의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그동안 개정안 입법을 추진해온 차명진 의원은 “원안 수정의 공은 정부 쪽으로 넘어갔다.”면서 “더 이상 수정 요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화답했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국무총리실 내에 자문기구를 두고 여론을 수렴하겠다고 한 만큼 그런 논의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여권이 ‘법 개정’이라는 어려운 길을 택한 것은, 장관 고시 방식으로는 이전 부처의 축소는 가능하지만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세종시의 기본적인 성격은 바꿀 수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 행정도시건설 특별법은 ‘이전 대상 부처’가 아닌 ‘이전 비대상 부처’를 규정하고 있어 장관 고시를 통한 이전 규모의 축소는 법리적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석연 법제처장이 “세종시로 이전하는 정부 부처의 규모 조정은 장관 고시 변경을 통해서도 가능하지만 새로운 개념의 도시로 전환하려면 법을 개정해야만 된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여권은 현행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특별법’에서 ‘행정중심’이란 단어를 빼고 대학과 대기업, 연구시설 등이 들어서는 자족도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 개정은 앞서 미디어법 처리 때처럼 당내 친(親)박근혜계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표는 지금까지 ‘원안 고수’ 입장을 보이고 있어 당내 의견수렴 과정이 주목된다. 또한 당내 충청권 의원과 민주당·자유선진당의 반발이 거세 법안 처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2005년 3월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특별법은 12부4처2청(현 정부조직법상 9부2처2청)의 정부 부처를 세종시로 이전하도록 규정했다. 이지운 주현진기자 jj@seoul.co.kr
  • 伊·日정상 입지 ‘흔들’

    伊·日정상 입지 ‘흔들’

    ■ 사면초가 베를루스코니 총리 - 伊헌재, 총리 면책권 위헌 판결 이탈리아 헌법재판소가 7일(현지시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에 대한 검찰 소추를 막았던 면책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부패, 탈세 등 혐의에도 면책특권을 이유로 검찰 소추에 불응했던 베를루스코니 총리로서는 사법 절차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야권은 사임을 요구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고 정부 내에서도 조기 총선 가능성을 흘리고 있다. 또 1990년대 이탈리아 정계를 뒤흔든 정치자금 수사인 ‘마니폴리테(깨끗한 손)’에 이어 또다시 사법부가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궁지에 몰린 베를루스코니는 헌재를 “좌파 재판관으로 가득 찬 정치집단”이라고 공격하고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대통령까지 비난했다. 그러자 총리의 핵심 연정파트너까지 총리에 대항할 야당과의 연대를 모색하겠다고 응수, 정국이 사분오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헌재·대통령 비난 헌재는 지난해 7월 의회를 통과해 대통령과 총리, 상·하원 의장 등 4명에 대해 재임 동안 검찰 소추를 받지 않도록 보장한 고위공직자 면책법이 헌법이 보장한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에서 15명의 헌재 재판관 중 9명이 면책권 박탈에 손을 든 것으로 나타났다. 위헌 결정은 항소할 수 없으며 검찰과 베를루스코니는 다시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이게 됐다. 베를루스코니는 90년대 두 차례 공판에서 위증해준 대가로 영국인 변호사 데이비드 밀스에게 60만달러(약 7억원)를 건넨 혐의 등 3건 이상의 법정 공방이 재개될 전망이다. 또 베를루스코니는 지난 2007년 공직을 대가로 의원들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달 초에는 자신이 소유한 투자금융사 피닌베스트가 1991년 경쟁사인 CIR그룹을 누르고 이탈리아 최대 출판기업인 몬다도리출판사를 인수할 당시 담당 판사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7억 5000만유로의 배상판결을 받기도 했다. ●사법권, 정쟁의 중심으로 베를루스코니는 “헌재 결정이 국정수행에 영향을 끼칠 수는 없다.”면서 정면돌파 의사를 밝혔다. 특히 각종 추문에도 불구, 여전히 지지율이 높은 만큼 조기 총선으로 정치적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지역주의 정당 북부동맹을 이끄는 움베르토 보시가 “국민들의 분노를 거역해서는 안 된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등 연정 파트너들이 조기 총선에 순순히 응할지는 미지수다. 또 선거로 정치생명을 연장하더라도 이후 벌어질 법정 공방으로 사법적 사망선고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위헌 결정으로 이탈리아 사법 권력은 90년대 ‘마니폴리테’ 이후 또다시 정쟁의 중심에 서게 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설상가상 하토야마 총리 - 5만엔 이하 소액헌금도 허위기재 │도쿄 박홍기특파원│도쿄지검 특수부가 수사에 나선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의 정치자금 허위기재 사건이 점입가경이다. 파고들수록 새로운 사실들이 터져나오기 때문이다. 하토야마 총리의 정치자금 관리단체인 ‘우애정경간화회(友愛政經懇話會)’는 5만엔(약 65만원) 이하의 소액 기부금에 대해서도 정치자금 수지보고서에 허위기재한 혐의가 확인됐다고 요미우리신문이 8일 보도했다. 관리단체의 회계담당자인 하토야마 총리의 전 비서는 검찰에서 소액 기부금의 허위기재를 진술했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5만엔 이하의 소액기부는 수지보고서에 기부자의 이름을 기재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검찰은 기재 여부를 떠나 ‘허위기재’가 법에 위반되는 지는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토야마 총리의 정치자금 가운데 5만엔 이하의 소액은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1억 8000만엔에 달했다. 전체 개인 기부액의 60%다. 이에 따라 사망하거나 기부하지 않은 사람 명의의 허위기재액 규모는 지금껏 알려진 5만엔 이상 기부자 90명, 193건의 2177만엔보다 크게 늘어날 것 같다. 하토야마 총리의 전 비서는 “허위기재된 기부액은 모두 하토야마 총리의 허락을 얻어 총리의 개인재산 관리회사로부터 현금으로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회계를 담당하는 비서로서 개인헌금을 받지 못하는 것은 체면이 걸린 문제였다.”며 자금을 잘 모으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댔다. 더욱이 관리단체는 이름을 빌린 ‘가짜 기부자’ 가운데 75명에 대한 세금공제 신청서류를 총무성으로부터 받아갔다. 또 정치자금을 낸 일부 기부자는 수시보고서의 명단에서 삭제된 사실도 밝혀졌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와 관련, “검찰의 수사에 전면적으로 협력하겠다.”면서 “(추가해명에 대해)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은 피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중의원 참패 이후 힘을 못쓰는 자민당은 오는 26일 소집될 임시국회에서 하토야마 총리의 정치자금 사건을 집중 추궁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다니가키 사다카즈 자민당 총재는 “하토야마 총리가 스스로 설명, 책임을 다하도록 국회에서 따지겠다.”며 벼르고 있다. hkpark@seoul.co.kr
  • [시론] 정치권 신뢰 회복과 선진 정책국감/장성호 배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정치권 신뢰 회복과 선진 정책국감/장성호 배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우리는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를 대부분 경제적 규모로 판단하지만 이 둘을 구분하는 가장 큰 요소는 원칙의 유무다. 어떤 경우에도 흔들림 없이 지켜지는 사회적 합의가 전제된 이 원칙의 유무와 실천은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경제 발전이 정치 수준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정치가 경제까지도 좌우하는 핵심 키워드임을 나타낸다. 이를 조정하는 메커니즘의 작동은 역사의 힘으로부터 나온다. 우리 사회에서 원칙은 사라진 지 오래된 것 같다. 아니면 과거의 왜곡된 역사로부터 잘못된 관행과 원칙이 형성되어 오늘에 이르렀을 수도 있다. 세계적인 조롱거리를 자초한 우리 국회의 모습, 그 어디에서도 민주주의 원칙을 찾을 수 없다. 민주주의는 법과 원칙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자율적 행위가 보장되는 시스템이요, 토론과 협의를 통해 운영하는 이데올로기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라는 우리네 속설은 어찌 보면 한국 정치가 걸어온 그동안의 부끄러운 세월을 대변하는 것 같은 서글픈 말이다. 창피해서 고개를 들 수 없는 모습들을 주기적으로 전 세계 언론을 통해 보여주는 정치권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재외 동포나 청소년들의 느낌은 어떨지 생각해 봤는지 묻고 싶다. 후한서에 당랑규선(螳螂窺蟬)이라는 고사가 있다. 오로지 목전의 이익만 탐하는 데 눈이 어두워 뒤에 닥쳐올 위험을 알지 못하는 사마귀에 비유한 이야기, 곧 오늘의 우리 정치권의 자화상이다. 얼마 전 한 여론 조사는 가장 부끄럽고 불합리한 직업군으로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을 뽑았다. 국민이 지켜야 할 법을 제정하는 본분을 저버리고 국회를 폭력·불법의 온상으로 변질시킨 모순적 상황의 결과물이다. 18대 국회가 시작되면서 여야 정치권은 대화와 타협, 다수결원리라는 최소한의 절차적 민주주의의 원칙을 무시한 채 양보와 절충보다는 폭력으로 일관했다. 본분을 망각한 직무유기와 폭력과 불법을 선도하는 국회가 자신들이 저지른 일을 사사건건 사법부에 해결해 달라고 하는 진풍경이 빚어지는데 우리 정치에 무슨 희망이 있겠나. 때마침 국회는 지난 5일부터 20일간 상임위별로 피감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세종시, 4대강 살리기 사업, 비정규직문제 등을 둘러싸고 여야의 치열한 격돌이 예상되는 데다 10·28 재보선과 맞물려 정면충돌의 도화선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제발 이번엔 여야가 지난 몇 개월의 아수라장 같은 추태국회를 씻어낼 수 있는 국감이 될 수 있도록 대오각성해야 한다. 근거 없는 폭로나 비방, 저질스러운 인신공격 등 당리당략적 구태 국감이 아닌, 세계적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이를 통해 국민통합에 기여하는 선진적 정책국감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람을 살리는 정치는 없고 정쟁만 난무하는 정치부재의 시대는 우리 모두가 자초한 결과다. 정치인들은 타협과 양보, 균형과 절제를 외면한 채 눈앞의 당리당략적 이익만을 좇고 국민들은 정치적 무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사회를 이끄는 미래지향의 혜안과 이성의 회복을 통해 당파적 이익만 좇다가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불신의 정치를 타파해야 한다. 다수 여당은 유연해지고, 소수 야당은 끊임없는 투쟁을 위한 투쟁을 접고 상생의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하여 국민을 대표하는 주체로서 원칙과 본분에 맞는 역할로 민주주의 실종상황을 하루빨리 종식시켜야 한다. 장성호 배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사설] 국민은 보다 생산적인 국감을 원한다

    오늘부터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18대 국회 들어 두번째인 만큼 보다 내실 있는 활동을 기대하는 것이 상정(常情)이겠으나, 실상은 걱정부터 앞서는 게 현실이다. 꼬박꼬박 무용론을 낳을 정도로 비생산적인 국감이 반복돼온 데다 올해엔 이달 말 국회의원 재·보선을 앞두고 여야의 정쟁이 극에 이를 것으로 염려되기 때문이다. 국정감사는 말 그대로 행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회의 감사를 일컫는다. 공방의 대상도 마땅히 여야가 아니라 국회와 정부가 돼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국감 역시 야당의 무차별 폭로와 정치공세, 여당의 무조건적인 정부 감싸기가 되풀이될 징후가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우선 피감기관을 무려 478곳이나 선정한 것부터가 우려스럽다. 16개 상임위로 나눠보면 20일간 각 상임위가 30곳씩 감사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틀에 세 곳을 감사해야 한다. 수박 겉핥기식 감사를 예고해 놓은 셈이다. 올해처럼 478곳을 감사한 지난해 국감에서도 이 점이 문제가 됐으나 국회의원들은 이를 전혀 개선하지 않았다. 염불, 즉 국정보다 잿밥·공방에만 여야가 관심을 두었기 때문이다. 감사에 임하는 여야의 자세도 걱정스럽다. 야당은 재·보선용 국감을 펼칠 뜻임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정운찬 국감’을 만들겠다는 것부터가 온당치 않다. 인사청문회에서 해소되지 않은 의혹을 파헤치겠다는 의지를 탓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다른 현안이 파묻히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한나라당 또한 과거 여당의 구태를 벗어야 한다. 4대강과 세종시 등 굵직한 현안일수록 야당보다 날카롭게 문제점을 짚고 해법을 모색하는 의연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여야 모두 대안으로 경쟁하기 바란다. 정운찬 총리 문제와 세종시, 4대강만 국정이 아니다. 경기회복 국면에서 어떻게 영세서민들의 낙오를 막을지, 비정규직은 어떻게 끌어안을지 여야가 함께 고민하는 생산적 정책국감을 보여주길 당부한다.
  • [옴부즈맨 칼럼]한가위와 생활밀착형 보도/이민규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장

    [옴부즈맨 칼럼]한가위와 생활밀착형 보도/이민규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장

    곧 우리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맞이하게 된다. 연휴 기간이 짧고 신종플루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어 귀성객들의 마음이 예년처럼 넉넉하지 못한 것 같다. 이처럼 각박해진 마음을 언론을 통해서 위안을 받는 추석이 되었으면 한다. 하지만 지난 한 주 동안 한가위의 풍성함과는 동떨어진 굵직한 사건들이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정운찬 총리후보자의 날선 국회청문회 중계로부터 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소식, ‘신종’ 병역비리, 그리고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이르기까지 반목과 애증이 가득한 뉴스를 접해야만 했다. 언론학자인 레오 보가트가 지적했듯이 뉴스는 사회의 리듬을 타야 하고 가능하면 그 흐름을 크게 이끌어 나가야 한다. 국민들은 명절 준비에 마음이 바쁜데 언론에서는 매일같이 정쟁 보도만 하고 있으면 이 또한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경우가 아닐 수 없다. 이 시점 우리에게 필요한 뉴스는 한가위에 걸맞은 생활밀착형 보도다. 이 같은 차원에서 지난 21일자 6면에 실린 ‘정책진단’ 섹션을 통해서 앞으로 있을 남북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한 것이 돋보인다. 이산가족 보도에서 매번 반복되는 감성적 프레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거시적·정책적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점은 매우 바람직했다고 평가한다. 특히, 중국과 타이완 사례를 통해서 양국이 긴장관계일 때도 이산가족 상봉은 중단되지 않았고, “정치와 인도주의의 확실한 분리 실행”이 절실하다는 메시지를 정부와 국민들에게 한발 앞서 제시해 주었다. 이산가족 상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국제사회와 우리의 일치된, 인도주의적 차원의 여론이 필요한 시점에서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시의적절한 보도였다고 생각한다. 굵직한 뉴스가 많았지만, 정작 국민들이 직접 느낄 수 있는 체감형 보도는 통신분야에 관한 보도일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서울신문은 통신에 관한 내용을 거의 매일 보도하고 있다. 21일자 8면에 실린 사회 머리기사로 ‘눌렀다 하면 돈먹는 1588’을 비롯해 같은 날 경제면의 ‘통신사 정산싸움 끝이 없네’와 22일자 15면의 아이폰 출시 예고기사, 23일자 통신비 11월 말 7∼8% 인하관련 예고기사, 24일자 아이폰 출시 기사와 26일자 과학면의 ‘아이폰시대 물만난 포털’, 그리고 28일자 내년 휴대전화료 인하된다는 기사 등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통신관련 기사는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문제이니만큼 정부나 기관 발표 중심이 아니라 소비자 관점에서 보도할 필요가 있다. 포털과 아이폰의 관계를 언급한 26일자 과학기사와 같이 앞으로 출시될 아이폰에 대해 소비자 시각에서 활용과 한계에 관해서 심층적으로 언급한 것은 좋은 사례다. 통신분야의 전문가와 사회적 활용성이 융합된 생활밀착형 기사를 기대해 본다. 23일자 ‘뉴스다큐 시선’에서는 병상침대서 바라본 루게릭병 환자를 다뤘다. 한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기도 힘든데 2명의 환자를 한 지면에 소화하다 보니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지면에 충분히 녹여내지 못한 것 같다. 침대 입장에서 환자를 바라보는 글을 쓰고 있는데 서사적 요소가 충분히 담겨있지 못해 아쉬웠다. 함께 제공된 영상은 루게릭 환자의 처절한 외부와의 ‘소통’이 담겨있지 못하고 누워있는 환자와 간병인의 단순관계에 그치고 말았다. 독자들이 글과 영상을 통해서 깊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다큐를 기대해 본다. 23일은 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 보호에 대한 특별법이 시행된 지 만 5년째 되는 날이었다. 이 시점에 성매매가 과연 불법이냐 노동이냐에 대한 논쟁을 심층적으로 다루면 좋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가위 두둥실 뜬 보름달같이 우리의 마음도 기사를 읽고 밝아졌으면 한다. 밖에서 예상되는 어두운 뉴스가 아니라 서울신문 지면에서만 볼 수 있는 마음이 훈훈해질 수 있는 따뜻한 뉴스가 그리운 때다. 이민규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장
  • 청문회제도 개선 공방

    “인사청문회 과정이 정쟁의 기회로 왜곡되거나 변질되는 현상이 있어 아쉽다.” “야당이 인사청문회에서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대한 흠집내기를 시도하고 있다.” 전자는 2006년 2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정세균 신임 산자부 장관 등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언급한 내용이다. 2005년 7월 인사청문회법 개정에 따라 국무위원을 상대로 열린 첫번째 청문회를 평가한 발언이다. 후자는 지난 25일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이 이번 청문회 과정에서 쏟아진 민주당의 공세를 겨냥한 말이다. 국무위원에 대한 첫 청문회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김우식·정세균·유시민·이상수·이종석 후보자에 대해 다양한 의혹을 제기하며 임명에 반대했다. 여야가 뒤바뀌고, 의혹의 경중에 차이가 있을 뿐, 이번에도 비슷한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여당이 된 한나라당이 이참에 인사청문회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나섰다. 당내에 ‘국회 인사청문회 개선 태스크포스’도 꾸렸다. “인사청문회법을 개정해 공직후보자의 능력과 도덕성 기준 범위를 설정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발끈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제도를 개정한다는 미명 아래 청문회 제도를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흠결이 많은 후보자를 감추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숭실대 강원택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7일 “한나라당이 야당일 때는 청문회를 정치적으로 쟁점화한 정도가 현 야당보다 더 심했다.”면서 “향후 여야의 정치적인 처지가 바뀌더라도 서로 개선된 제도를 존중하겠다는 합의 없이는 진정한 개선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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