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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 속 행정] 조선시대 관직의 꽃

    [역사 속 행정] 조선시대 관직의 꽃

    엘리트 관료들의 꿀보직 ‘청요직’ 三司와 이조 전랑의 권력 커지자 탕평군주들 손에 해체 운명 맞아 조선시대 ‘청요직’(淸要職)은 전근대 왕정체제 속에서 정무와 사상 관련 업무를 맡던 핵심 직책이었다. 최고 지위인 대신 자리에 오를 때 으레 거치던 관직이기도 했다. 성종 때에는 언관에 해당하는 사헌부와 사간원, 왕의 공식 활동을 기록하는 예문관, 경연과 문한을 전담하는 홍문관, 왕명을 출납하는 승정원, 국정 실무를 담당하는 육조, 국정을 총괄하는 의정부 등에서 일하는 정3품 당하관 이하 직책을 청요직으로 불렀다. # 청요직 관료들은 고속 승진에 전출도 자유로워 많은 이들에게 청요직이 선망의 대상이던 이유는 인사상 특혜 때문이었다. 경국대전 규정에 따르면 7품 이하 관직은 하나의 품계를 올라가려면 450일(약 1년 2개월) 근무 일수를 채우고 동시에 3번의 고과 가운데 2번 이상 상(上) 등급을 받아야 했고, 6~3품 당하관 관직은 근무 일수 900일(약 2년 4개월)에 5번 고과에서 3번 이상 상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청요직은 이런 제약에서 자유로웠다. 사간원과 사헌부 관리의 경우 근무일수에 관계없이 다른 관직으로 옮겨갈 수 있었고 청요직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근무평가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다른 기관으로 이동했고 승진도 훨씬 빨랐다. # 언론기능 독점하며 당파 갈등 부추기기도 이런 경향은 성종 이후 더욱 확고해졌다. 재상들조차 청요직 관료에게 함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겨났다. 특히 16세기 이후 언론을 담당하고 있는 삼사(사간원, 사헌부, 홍문관)와 청요직 인사를 주도하던 이조 전랑의 힘이 커졌다. 하지만 붕당 갈등이 심해져 청요직 자체가 정쟁 도구로 전락하자 되레 이들이 당파 간 갈등을 부추기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당쟁이 격화되는 예송논쟁과 환국기를 거치며 여론 주도층 사이에서는 청요직 중심으로 운영되는 관료제 운영 방식 전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를 가장 체계적으로 주장한 이가 유수원이었다. 그는 ‘우서’에서 조선시대 관료제 전반을 통렬하게 지적했는데, 핵심은 삼사의 언론 관행과 이조전랑의 청요직 인선이었다. 특히 유수원은 대간과 홍문관이 삼사라는 이름으로 연대해 언론 기능을 독점하는 것을 우려했다. 그는 삼사뿐 아니라 모든 관직에서 일의 경중에 따라 임금께 직접 진술할 수 있게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인식은 정약용의 ‘청요직 망국론’에서도 같은 형태로 나타난다.# 숙종ㆍ영조ㆍ정조 거치며 이조 전랑 권력 혁파 결국 권력구조에 대한 대대적 정비작업이 진행됐다. 숙종은 왕권을 강화시키고자 이조 전랑이 후임자를 스스로 천거해 자신의 세력을 키우는 ‘자대권’을 없앴다. 영조는 이조 전랑이 청요직 인선을 주관하는 ‘통청권’을 깨뜨려 이조 전랑의 힘을 더욱 약화시켰다. 정조 역시 홍문관 관원인 응교의 임명 순서를 홍문록에 들어간 순서에 따라 오르게 명했다. 이조 전랑이 곧장 정4품 홍문관 응교에 추천됐다가 참판을 거쳐 승지가 되는 ‘지름길’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청요직을 제어하기 위한 그의 노력은 계속돼 마침내 정조 12년(1788년)에 전랑의 통청권을 완전히 혁파한 조처가 대전통편을 통해 공식화된다. 탕평군주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이조 전랑의 핵심 권한인 자대권과 통청권이 모두 사라졌다. 이로써 삼사와 이조 전랑 중심으로 확립된 청요직 연대체제는 해체 운명을 맞게 됐다. 이후 힘 있는 왕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아 청요직들은 반격의 기회를 얻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거 영광을 재현하지는 못했다. 세도정치 시기 청요직들은 안동 김씨나 풍양 조씨 등 외척 대신들에게 철저하게 예속돼 그저 출세가도를 향해 달려가는 나약한 ‘엘리트 관료’의 위상만 쥐고 있었을 뿐이다. ■한국행정연구원 ‘역사 속 행정이야기’ 요약 송웅섭 연구원(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소)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탐욕적 인간 행위의 결과물 ‘미세먼지’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탐욕적 인간 행위의 결과물 ‘미세먼지’

    미세먼지에 황사까지, 한반도의 하늘은 연일 잿빛이다. “몇 년 있으면 방독면 쓰고 다니는 사람도 있겠어”라는 농담이 객쩍은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 요즘이다. 서울시는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무료’라는 대책을 내놓았고, 이에 어떤 자치단체장은 ‘왜 헛돈을 쓰냐’며 트집을 잡았다. 이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호흡 공동체’라는 새로운 개념을 내놓으며 정쟁 말고 무엇이라도 함께 실천하자고 일침을 가했다.미세먼지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그래서 어떤 이는 ‘중국 탓’만 하고, 다른 사람은 국내 발생 요인도 적지 않다고 말한다. 오랫동안 환경운동을 해 온 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소 박병상 소장의 책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이야기’에서는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한·중 합작’으로 지목한다. “중국 동부 해안의 산업 단지와 핵발전소를 지나는 미세먼지는 편서풍을 타고 산성비뿐 아니라 중금속과 방사성물질까지 몰고” 한반도로 진출한다. 서해안 넓은 갯벌이 시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문제는 지난 수세기의 세월 동안 삶의 터전이었던 갯벌을 매립하고 거기에 화력발전소를 가득 채워 놓은 것이다. 이 화력발전소에서 얼마나 많은 미세먼지가 배출되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미세먼지 소식을 전하는 뉴스는 대개 마스크를 꼭 챙기라는 말로 끝난다. 하지만 마스크로는 어림도 없다. ‘머리카락의 수백분의1에 불과한 초미세먼지’를 마스크 정도로는 막을 수 없다.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숨쉬기 곤란할 정도로 촘촘한 필터”도 무사통과해 허파꽈리에 박힌다. ‘침묵의 살인자’라 부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박 소장은 단언한다. “화력발전소가 가동되는 한 침묵의 살인자의 발생을 현재 어느 기술로도 막기 어렵다.” 가전회사들이 앞다퉈 공기정화기를 내놓고 있지만 미세먼지를 걸러낼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더더욱 항균필터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되어 정부로부터 회수 명령까지 받은 에어컨과 공기청정기가 적지 않으니, 온 가족 안심 지킴이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미세먼지 저감 대책 중 가장 큰 헛발질은 아마도 2016년 봄 발표된, 일명 ‘고등어 사태’가 아닐까 싶다. 당시 정부는 정확한 통계는 대지 않은 채 “고등어를 구울 때 미세먼지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발표했고, 이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재단법인 카오스가 기획한 ‘지구인도 모르는 지구’에 따르면 “미세먼지 현상을 이야기할 때 종종 등장하는 고등어는 전혀 다른 대기오염 현상”이다. 미세먼지나 대기오염은 외부 공간을 기준으로 삼는 반면 음식을 만들 때 나오는 물질은 실내 대기오염을 유발한다. 고등어를 조리하고 삼겹살을 구울 때 연기가 미세먼지 농도를 증가시키는 건 맞지만, 단지 실내 공기의 질에 악영향을 미칠 뿐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으로 몰린 고등어는 그해 판매량이 급감했고,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삶만 팍팍해졌다. 미세먼지와 관련해서 소개했지만, 두 권의 책이 미세먼지만 다룬 것은 아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지구온난화와 핵발전소, 기후변화, 4대강, GMO 등의 문제를 ‘환경운동을 하는 생물학자’의 눈으로 분석한다. ‘지구인도 모르는 지구’는 지구과학, 지질학, 환경학, 공룡학, 해양학 등 전문가들의 시선에서 지진, 미세먼지,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등 지구가 당면한 문제를 다각도로 다룬다. 결론은 하나다. 미세먼지 등 모든 재앙은 결국 탐욕적 인간 행위의 결과다. 장동석 출판평론가
  • 전·현 정부 갈등에 2월 국회 ‘빨간불’

    전·현 정부 갈등에 2월 국회 ‘빨간불’

    MB ‘ 죽음’ 자극에 민주당 총공세 한국당은 과거 실정 파헤치는데 반발 공수처·상가임대차보호법 등 불투명 이명박 전 대통령을 둘러싼 비리 의혹을 놓고 정치권의 충돌이 ‘현 정부 대(對) 전 정부’ 간 싸움으로 확전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2월 임시국회에 빨간불이 켜졌다.여야는 오는 30일부터 한 달 동안 2월 임시국회를 열면서 다음달 20일과 28일 법안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개최하기로 지난 11일 합의했지만 이 같은 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될지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여권에서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건드리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총공세에 나선 상태다. 자유한국당은 자신들이 여당이었던 과거 정부의 잘못을 현 정부가 파헤치는 것 자체에 일단 반발하고 있다. 임시국회의 핵심 안건인 권력기관 개혁을 위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안과 개헌이 여야 간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이미 임시국회 운영은 쉽지 않다는 예측이 나왔다. 공수처 신설안을 논의해야 하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청와대의 권력기관 개혁안에 반대하는 한국당의 보이콧으로 19일 현재까지 간사 회동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는 6월까지 활동 기간이 연장된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지난 15일에야 첫 회의를 열었다. 지방선거와 개헌 6월 동시투표를 주장하는 민주당과 졸속 개헌이라며 반대하는 한국당의 현격한 입장 차이만 확인했을 뿐이다. 민주당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속책으로 보증금 인상률 제한 등을 골자로 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지만 한국당이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반대해 이 또한 쉽지 않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한국당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빌미로 국회 운영에 비협조하면 결국 성과를 내지 못해 민주당만 비판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당이 이 전 대통령과 살짝 거리 두기를 하고 있어 임시국회가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수사가 진행될수록 한국당도 이 전 대통령을 붙잡고 있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을 상대로 이 전 대통령 비리 의혹을 정쟁으로 몰고 가지 말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한국당은 (이 전 대통령의 반발을) 정쟁거리로 삼거나 물타기를 중단하라”면서 “그런 행동을 계속한다면 그것은 이 전 대통령과 한 몸이라는 것을 자인하는 꼴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노무현·이명박 정권 싸움’ 정쟁 프레임 덮어씌우는 MB

    ‘노무현·이명박 정권 싸움’ 정쟁 프레임 덮어씌우는 MB

    의혹 해명보다 ‘정치 보복’ 강조 보수 규합 ‘盧 카드’로 돌파 의지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자신의 측근에 대한 검찰의 구속수사가 본격화되자 ‘여론전’에 나섰다. 이 전 대통령이 이날 직접 발표한 성명서에서 “검찰 수사는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 보복”이라고 직접적으로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언급해 ‘이명박 정부와 노무현 정부 간의 싸움’이라는 정쟁의 프레임을 덮어씌우는 모양새라는 분석이 나온다.이 전 대통령은 이날 검찰 수사와 각종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보다 ‘정치 보복’, ‘보수 궤멸’ 등의 단어를 쓰며 정치 보복을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이 전 대통령이 지지세력을 규합해 검찰 수사망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일종의 ‘의지 표명’이라고도 풀이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언급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사가 결국 보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는 분석이다. 결국 문재인 정부의 검찰이 이명박 정부에 대한 수사망을 좁힐수록 이 전 대통령 측은 ‘노무현 카드’로 정면 대응하겠다는 의지로도 보인다. 김홍국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입장문) 내용을 보면 이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면서 “이 전 대통령이 직접 정치 보복 프레임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이 전 대통령을 축으로 한 보수 세 규합이 빨라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권 간 싸움으로 번지면서 여야는 상반된 반응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 전 대통령의 입장 발표가 사과하는 말 한마디도 없었다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반면 이명박 정부 시절 한뿌리였던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정치 보복’을 중단하라며 이 전 대통령 엄호에 나섰다.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더는 국민을 속이지 말고 검찰 수사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김철근 국민의당 대변인은 “검찰 수사를 정치 쟁점화하는 것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는 한쪽(이전 진보정권)에는 눈을 감고 보수 궤멸을 위한 몰아치기 정치 보복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정권 초기에는 언제나 사냥개가 자발적으로 설쳐 온 것이 한국 사정기관의 관례였지만 이번 정권처럼 일개 (청와대) 비서관의 지시 아래 정치보복을 목적으로 노골적으로 사냥개 노릇을 대놓고 자행하는 정권은 처음 본다”고 비난했다. 유의동 바른정당 수석대변인은 “국민들이 염려하는 것처럼 정치 보복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성명서는 이 전 대통령이 발표 전에 직접 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사전 배포 원고에는 없던 발언도 했다. “평창올림픽을 어렵게 유치했다”며 “우리의 국격을 다시 한 번 높일 수 있는 그런 좋은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는 대목이다. 이 전 대통령은 성명서 발표 중에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한 뒤로 서너 차례 심하게 기침해 잠시 성명서 낭독을 멈추기도 했는데 시청자들은 이를 특이하게 여겼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檢 책임론 꺼낸 정호영… 가열되는 ‘다스 은폐’ 공방

    檢 책임론 꺼낸 정호영… 가열되는 ‘다스 은폐’ 공방

    국론 분열·정쟁 가능성 우려 ‘키맨’ 다스 경리직원 등 곧 소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심을 사고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120억원 횡령’ 사건을 둘러싼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검찰이 정호영 전 BBK 사건 특별검사를 2008년 120억원의 비자금 정황을 찾아내고도 은폐했다는 혐의(특수직무유기)로 수사 선상에 올려놓자 정 전 특검이 ‘검찰의 직무유기’를 주장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정 전 특검은 14일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상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8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다스의 법인계좌를 추적조차 하지 않는 등 수사가 부실해 특검이 출범했고, 특검법에 따른 수사는 철저하게 이뤄졌다”면서 “특검은 당시 다스의 120억원 비자금을 찾아냈지만 이 전 대통령 등과의 자금 흐름을 입증할 자료를 찾지 못해 특검법에 따라 검찰에 자료를 정식 인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결백함을 증명하기 위해 다스 수사를 담당했던 수사2팀의 ‘일일상황보고’ 문서를 공개하며 자신을 향한 각종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해당 자료에는 수사가 시작된 2008년 1월 17일부터 종료된 2월 19일까지의 수사 내용이 모두 담겼다. 이와 관련해 정 전 특검이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지 않는다’는 특검법 규정을 어긴 게 아니냐는 논란이 빚어졌다. 이에 대해 김학근 전 특검보는 “점점 의혹이 불어나고 있어서 국민적 의혹 해소를 위해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공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전 특검팀이 당시 BBK 특검수사 결과를 발표할 때 다스의 120억원 횡령 사실을 제외한 이유는 ‘국론 분열’과 ‘정쟁’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 전 특검이 이날 공개한 ‘다스 공금 횡령사건 처리 방안’ 문건에 따르면, 최종 수사결과 발표를 앞둔 2008년 2월 16일 정 전 특검팀은 ‘다스 120억 횡령’ 공개 여부를 논의하는 회의를 열었다. 1안은 120억원 횡령 사실을 제외하는 안이었고, 2안은 포함시키자는 안이었다. 특검팀은 “특검수사 대상과 직접적 관련성이 없는 횡령 사건을 거론할 시 특검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횡령 사건에 대한 다양한 해석으로 또 다른 정쟁 및 국론 분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공감하며 1안을 택했다. 다만 특검팀도 내부적으로 비자금 120억원의 존재가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을 인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특검은 또 “특검수사 대상이 아닌 범죄사실을 발견한 사실을 입건해 수사할 권한은 없었다”면서 “당시 다스 경리직원 조모씨가 공모 사실을 부인하며 끝까지 단독 범행임을 주장했고 이외에 입증할 내용은 찾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정 전 특검은 “앞으로도 직무유기나 기록 인수인계 등의 의혹에 대한 진실게임이 이어진다면 보관하고 있는 자료를 추가로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모두 넘겼다던 문건들을 어떻게 개인이 보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2008년 BBK 사건 특검팀은 총 4개팀(BBK 의혹, 다스 의혹, 상암동 DMC 의혹, 검찰 수사 검증)으로 구성됐다. 특검팀에는 김학근(13기)·문강배(16기)·이건행(17기)·이상인(17기)·최철(17기) 변호사가 특검보로 합류했다. 다스 수사는 수사 2팀에 배당돼 당시 공보를 맡았던 김학근·이상인 특검보가 전담했다. 앞서 당시 특검보였던 김학근 변호사와 수사에 참여했던 조재빈 검사는 각각 지난 12일과 11일 보도자료와 내부망 게시글을 통해 “사실을 은폐한 적이 없다”며 의혹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한편 서울동부지검 다스 수사팀(팀장 문찬석 차장검사)은 이번 주부터 횡령 당사자로 지목된 경리직원 조씨와 회삿돈 입출금 결재권자 김성우 전 다스 사장, 그리고 당시 특검 관계자들을 잇따라 소환해 수사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정호영 특검 “다스 120억 횡령 미공개한 건 국론분열때문”

    정호영 특검 “다스 120억 횡령 미공개한 건 국론분열때문”

    정호영 BBK 의혹사건 특별검사팀은 ‘다스 120억원 횡령’ 사실을 확인했지만 최종 발표 당시 이같은 내용을 제외한 것으로 드러났다.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 의혹 등을 수사했던 정호영 전 특검은 14일 ‘㈜다스 공금 횡령사건 처리 방안’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에 따르면 2008년 2월 16일 특검팀은 정 특검과 특검보 등 수뇌부가 모여 ‘다스 120억 횡령’ 공개 여부를 논의하는 회의를 열었다. 다스 부외자금(비자금) 120억원의 존재가 매우 민감한 사안임을 내부적으로 인식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특검팀은 당시 ‘다스 120억 횡령’ 사실을 제외해 전체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1안과 이를 포함해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2안의 장·단점을 분석해가면서 논의를 진행했고, 결국 1안을 따르기로 했다. 특검팀은 1안의 장단점으로 “특검수사 대상과 직접적 관련성이 없는 횡령사건 거론시 특검 수사결과와 상관없이 횡령사건에 대한 다양한 해석으로 인한 또 다른 정쟁 및 국론분열 발생(특검수사가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는 사태발생) 차단”, “수사결과 발표 후 특검의 횡령사건 수사 사실이 공개될 경우 오해의 소지”라고 적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任특사, 대통령 친서 전달”… ‘UAE 논란’ 靑 해명에도 의혹 불씨

    “任특사, 대통령 친서 전달”… ‘UAE 논란’ 靑 해명에도 의혹 불씨

    한국당 ‘UAE 원전게이트’ 강공 청와대앞 기자회견 “국정조사를” UAE 왕세제 최측근 내년 초 방한 임 실장과 배석…원전 논의 전망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이유를 놓고 계속 말을 바꾸며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던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꿨다. 자유한국당에서 UAE 방문을 대여 공세의 기회로 활용하면서 임시국회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면서다.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의 최측근 인사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 겸 UAE 원자력공사 이사회 의장이 내년 초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26일 국회를 방문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임 실장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 증진 목적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기 위해 UAE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한 수석은 “지난 6월 문 대통령이 UAE 왕세제와 통화를 했고, 통화 내용은 양국의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증진시켜 나가자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2월에 동명부대 장병 위로차 임 비서실장이 나가게 됐다고 그쪽(UAE)에 전달하면서 문 대통령의 친서를 가지고 가는 걸 어떻게 생각하냐 했더니 그쪽에서 환영한다고 해서 친서를 가지고 갔다”고 덧붙였다.한 수석은 “우리 원전 4기가 UAE에서 2020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차질 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 이것의 성공은 향후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근거 없는 이야기를 계속 재생산함으로써 차후 원전 수주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와 걱정이 있다”며 야당과 언론에 자제를 요청했다. 같은 시간 또 다른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출입기자 상대 브리핑을 통해 비슷한 내용으로 의혹을 해명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UAE 측이 불만을 제기해 이를 무마하기 위해 임 실장이 급파됐다는 설(說)부터 시작해 UAE 왕가 비자금 관련설, 한국 업체 공사대금 체불설 등 각종 추측이 확대 재생산되는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갈수록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것은 청와대가 초기에 분명히 해명하지 못한 데다 해명할 때마다 매번 새로운 이유를 대는 등 사태를 키운 측면도 있다. 청와대는 임 실장이 지난 9일 출국했는데도 하루 뒤인 10일 아크부대와 동명부대 장병 위로차 특사로 파견됐다고 알렸다. 그러나 이미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한 달 전 아크부대 등을 격려 방문한 데다 대통령 비서실장의 특사 파견 자체가 이례적이라 궁금증은 증폭됐다. 의혹이 제기되자 청와대는 “사실이 아니다”, “공개하는 게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등으로 해명해 왔다. 이어 지난 20일에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기자간담회를 열어 “MB(이명박 정부) 때 좋았던 UAE와의 관계가 박근혜 정부 들어 소원해졌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처음으로 과거 정부의 일 때문임을 인정했다. 청와대 해명이 더 구체적으로 바뀐 것은 자유한국당이 임 실장의 UAE 방문을 ‘UAE 원전 게이트’로 규정하고 강공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국당의 공세로 12월 임시국회가 파행을 겪으면서 법안 처리가 단 한 건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데다 감사원장, 대법관 자리가 장기간 공석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청와대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와 소속 의원 20여명은 이날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가 진실을 은폐하는 UAE 원전 게이트에 대해 강도 높은 국정조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소속 의원들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을 UAE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임 실장의 UAE 방문이 정쟁으로 변질하고 있는 만큼 비공개로 야당에 설명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일각에서 나온다. 한 수석은 “정치적 쟁점이 아닌 국익 차원에서 진지하게 대화를 해 보자면 못 할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 초 방한할 것으로 알려진 칼둔 행정청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임 실장이 무함마드 왕세제를 예방했을 때 배석했던 인물이다. 칼둔 행정청장이 방한하면 양국 교류 강화와 원전 수주 등 다양한 현안을 우리 측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민주당 “소방인력 확충” vs 한국당 “세월호와 같은 현장대응 잘못”(종합)

    민주당 “소방인력 확충” vs 한국당 “세월호와 같은 현장대응 잘못”(종합)

    여야가 성탄절인 25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의 원인과 수습 대책에 대해 큰 입장차를 보였다.더불어민주당은 소방인력 및 장비 등을 빠른 시일 내에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세월호 참사 때와 마찬가지로 잘못된 현장 대응이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제천 화재현장을 둘러보고 “현장에 들어갈 수 있는 요원이 4명뿐이라고 한다”며 “아마도 적절한 소방 장비와 소방인력이 신속하게 투입이 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지방의 열악한 소방 인프라가 개선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추 대표는 전문 소방인력의 조속한 확충은 물론 신속한 화재 진압 및 인명 구조를 위한 장비 보강 필요성을 강조했다. 추 대표는 또 “누적된 관행을 고치지 못하면 후진적인 안전사고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불법 증·개축이나 화재를 비롯한 안전사고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공법 적용 등이 피해 규모를 키울 수 있는 만큼 건축 관련 행정법규 등을 총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게 추 대표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참사를)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새로운 대각성의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번 화재는 인재였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원인 규명에 온 힘을 다하는 것은 물론,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안전한 대한민국’의 기틀을 세우겠다”며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추 대표와 비슷한 시각 제천 합동분향소 등을 방문한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이 사고를 세월호처럼 정쟁(政爭)에 이용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하면서도 현장 대처가 잘못됐다는 점에서 “세월호와 똑같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세월호 때도 TV 화면을 통해 (볼 때) 배는 기울어져 가는데 구명정이 가서 배 주위만 빙빙 돌았다”며 “현장에 출동한 지휘관들이 판단을 잘못하면 이런 참사가 난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한국당은 즉각적인 검찰 수사,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 그리고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당장 조종묵 소방청장의 파면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겠다면서 쇼잉 정치와 립서비스만 일관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며 “아울러 강도 높은 책임자 문책 등 실질적 대책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 현장조사위원회를 구성해서 진상조사 및 책임자 추궁·처벌을 촉구하겠다”며 “이번 참사는 인재로, 현장 지휘자에 대한 즉각적인 검찰 수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별도의 논평을 통해 “참사현장에 정부는 없었다. 소방안전 시스템이 이 수준이라면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2층 유리창만 부쉈다면 모두 뛰어내려 타박상 정도에 그칠 일을 정부의 무능으로 모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천 방문한 여야 대표…추미애 “소방인력 확충” vs 홍준표 “세월호와 똑같다”

    제천 방문한 여야 대표…추미애 “소방인력 확충” vs 홍준표 “세월호와 똑같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성탄절인 25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현장을 찾았다.여야 대표는 피해상황 및 수습대책을 점검했지만 사고 원인과 대책을 놓고는 극명한 입장차를 보였다. 추 대표는 소방인력과 장비 등을 빠른 시일 내에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홍 대표는 현장의 잘못된 대응으로 피해를 키웠다며 세월호 참사 때와 닮은꼴이라고 지적했다. 추 대표는 현장을 둘러본 뒤 “현장에 들어갈 수 있는 요원이 4명뿐이라고 한다”며 “아마도 적절한 소방 장비와 소방인력이 신속하게 투입이 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지방의 열악한 소방 인프라가 개선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추 대표는 전문 소방인력의 조속한 확충은 물론 신속한 화재 진압 및 인명 구조를 위한 장비 보강 필요성을 강조했다. 추 대표는 또 “누적된 관행을 고치지 못하면 후진적인 안전사고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불법 증·개축이나 화재를 비롯한 안전사고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공법 적용 등이 피해 규모를 키울 수 있는 만큼 건축 관련 행정법규 등을 총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게 추 대표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참사를)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새로운 대각성의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반면 홍 대표는 “우리는 사고를 세월호처럼 정쟁(政爭)에 이용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하면서도 이번 화재현장에서 대처가 잘못됐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세월호와 똑같다”고 주장했다. 화재현장을 찾은 홍 대표는 연말 소방·재난 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집중 추궁한 데 이어 건물 2층 유리창을 일찍 깨지 못하는 등 현장 대처가 미흡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홍 대표는 “세월호 때도 TV 화면을 통해 (볼 때) 배는 기울어져 가는데 구명정이 가서 배 주위만 빙빙 돌았다”며 “현장에 출동한 지휘관들이 판단을 잘못하면 이런 참사가 난다”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나아가 “가장 먼저 해야 했을 일은 미리 소방점검을 하는 것인데 정치 보복을 하고, 정권을 잡았다고 축제하는 데 바빠 소방·재난 점검을 전혀 안 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여야 대표가 이같이 엇갈린 진단과 해법을 내놓음에 따라 앞으로 국회에서 있을 수습 및 재발방지 대책 등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 “대통령 4년 중임제” 야 “이원집정부제로 국회 강화” 대립

    여 “대통령 4년 중임제” 야 “이원집정부제로 국회 강화” 대립

    개헌 이슈가 장기 표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2일 국회 개헌특위 활동 연장 문제를 놓고 충돌하는 등 여야가 개헌의 시기와 주체, 내용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이 결단만 내리면 얼마든지 속전속결로 개헌이 가능하다는 시각도 있었지만 결국 정쟁이 다시 한번 개헌 논의의 발목을 잡았다. 정치권이 조만간 지방선거 정국으로 들어가면 개헌 추진의 동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투표 시기 국회 개헌 논의가 중단된 표면적인 이유는 개헌 국민투표 시기 문제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방선거·개헌 국민투표 동시 시행을, 원내 2당인 자유한국당은 지방선거 이후 연말 실시를 주장하고 있다. 앞서 원내 3당과의 회동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은 “5월 대선 때 후보들이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하기로 약속하지 않았느냐”며 한국당을 압박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개헌특위를 2월 말까지 연장하는 여권의 중재안도 결국 지방선거·개헌 투표 동시 실시를 위한 것이란 점에서 한국당을 설득하기 어려웠다. 정치권에서는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가 함께 실시되면 민주당에 더 유리하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개헌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높아져 진보 성향의 젊은 유권자를 대거 지방선거 투표장으로 유인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과거 지방선거에서 20·30대 투표율은 50%대 미만으로 40대 이상 중장년층에 비해 높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개헌 이슈가 꼭 민주당에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견해도 내놓는다. 국회 개헌특위의 ‘성평등’ 조항 신설 움직임에 대해 보수진영과 기독교계가 반발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개헌특위 관계자는 “기본권 조항 중 성평등 관련 내용은 동성애 찬반과 같은 이슈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면서 “개헌 논란이 보수 결집으로 이어지면 청와대로서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개헌 주체 개헌 시기는 결국 주도권의 문제이기도 하다. 여권의 바람대로 개헌특위 활동 기한을 연장하지 않으면 개헌 논의의 주도권은 청와대로 넘어간다. 이런 경우 청와대는 개헌을 화두로 정국을 주도할 수 있다.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면 재적 국회의원 3분의2 이상(200석)이 찬성해야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범(汎)민주진영에 바른정당과 한국당 일부 개헌파가 합류하면 ‘개헌 정족수 200석’을 채울 수 있다는 낙관론도 조심스럽게 제기한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개인적’이란 단서를 붙였지만 여권이 선호하는 4년 중임제에 찬성하고 있다. 한국당 일부 지역구 의원도 지방분권 강화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 여권은 앞서 야당 시절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의결정족수인 200석 확보에 성공한 적이 있다”면서 “개헌안의 국회 가결이 마냥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망했다. 설사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더라도 야당은 “국회가 개헌을 막았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개헌안이 부결돼도 청와대가 여전히 정국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될 것이라는 의미다. 한국당은 지방선거와 개헌을 연계하는 것을 ‘곁다리 국민투표’라고 비판하며 본격적인 프레임 싸움을 시작했다. 개헌 주도권을 청와대에 뺏기지 않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다. 개헌 내용 개헌의 시기와 주체를 정하더라도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개헌의 내용’이다. 특히 권력구조 개편은 선거구제 개편과도 연계돼 있어 여야가 쉽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5·18 민주화 운동 정신과 촛불혁명 정신을 헌법 전문에 반영하자는 민주당의 주장에 보수 야당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현재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꿔야 한다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민주당도 청와대의 방향에 동조하는 분위기이다. 반면 한국당은 외치를 맡는 대통령은 국민 직선으로 뽑고 국회가 총리를 뽑아 내치를 담당하게 하는 이원집정부제를 더 선호한다. 4년 중임제는 제왕적 대통령제가 8년으로 연장될 수 있다는 논리로 반대한다. 개헌특위 소속 한 의원은 “특히 선수가 높은 의원일수록 대통령제를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로 바꿔야 한다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이원집정부제의 경우 대통령과 총리가 권한을 놓고 다툴 수 있고 극단적인 경우 권력이 대통령과 총리, 국회로 3분돼 지금보다 더 복잡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제왕적 대통령제를 ‘연착륙’ 형식으로 바꿔 나가는 방안으로는 4년 중임제가 더 적절하다”고 반박했다. 권력구조 개편 논의는 평행선을 달리지만 지방분권 강화와 정보기본권 신설 등 기본권 조항에서는 상당 부분 접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 독립과 정부 예산권에 대한 국회 감시 강화, 행정부의 법안 발의권 제한 등에도 대체로 동의한다. 개헌특위 자문위원회의 개헌안은 새 헌법 1조에 대한민국이 지방분권 국가임을 명시하고 지방정부의 입법·행정·재정권을 보장하도록 했다. 민주당은 야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도 지방분권 강화에는 대체로 찬성한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권력구조 개편 같은 민감한 사안을 빼고 개헌이 추진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당은 민주당이 지방분권을 강조하는 이유가 결국 내년 지방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한 것이란 의구심을 보이고 있어 이 같은 ‘선별적 개헌 추진’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평론가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권력구조 문제를 빼고 지방분권, 기본권 문제 등만으로 개헌을 추진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지방분권 문제는 법률적으로 중앙정부 권한을 내려놓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서 “결국 개헌의 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이 최근 진행한 4차례 개헌 의총을 보면 의원 몇 명만 큰 차원의 이야기만 할 뿐 전반적으로 의원들의 열기가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개헌특위 협상 ‘네 탓’ 공방만…임시국회 파행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여야가 22일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 활동 기간 연장을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1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파행됐다. 이 때문에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등 35건의 법률안과 안철상, 민유숙 대법관 후보자와 최재형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도 무산됐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부터 개헌특위 연장 문제 등을 논의했지만 합의안 마련에 실패했다. 개헌특위 시한을 놓고 민주당은 내년 2월 말까지 한시 연장을 주장한 반면 한국당은 6개월 연장을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막판 개헌특위와 정개특위를 통합해 6개월 시한을 두는 대신 인원을 줄여 속도를 높이는 등의 절충안을 제시했다. 민주당은 시한을 6개월로 하되 2월 말까지 개헌안 성안에 최선을 다한다는 전제를 다는 것을 제안했지만 한국당이 거부했다. 활동시한 연장 협상이 무산되자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생법안과 감사원장·대법관 인사 문제를 볼모로 집권여당을 무릎 꿇리려는 태도에 대해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며 “심히 유감의 뜻을 표시한다”고 맹비난했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정세균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은 오직 ‘문재인 개헌’으로 가기 위해 ‘국회 개헌’을 내팽개쳐버리려 한다”며 “청와대와 정 의장, 민주당의 개헌공작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두 당의 고집으로 국민의당 절충안조차 채택되지 못하고 결국 결렬된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간의 이견으로 12월 임시국회 본회의가 무산되면서 일사천리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된 안철상, 민유숙 대법관 후보자와 최재형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상정도 무산됐다. 궐련형 전자담배(아이코스)에 대한 부담금을 올리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등 35건의 법안 처리도 할 수 없게 됐다. 특히 법안의 문제점이 발견돼 지난해 시행을 1년 유예한 기존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 개정안을 대체하기 위해 KC(Korea Certificate) 인증 대상에서 영세 소상공인을 제외한 새 전안법 개정안과 시간강사 대량해고 사태를 불러올 수 있어 수차례 시행을 유예했던 ‘시간강사법’(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 1년 유예안의 처리에도 차질이 생겼다. 다만 여야가 23일까지로 임시국회 회기를 정하는 안건 또한 본회의에 상정하지 못하면서 국회법에 따라 회기가 오는 1월 9일까지 자동 연장됐다. 주말 냉각기를 거쳐 다음주 빠르게 논의를 진행해 본회의를 열 수도 있지만 여야 합의 전망은 불투명하다. 각 당이 애초 추진했던 민생·개혁 법안이 한 건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여야가 정쟁을 일삼아 12월 임시국회를 ‘빈손 국회’로 만들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더구나 회기가 자동 연장되면서 임시국회가 의도와 무관하게 한국당 최경환 의원을 위한 ‘방탄국회’로 변질됐다는 지적까지 나오게 됐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설마 공화국, 우리는 모두 유죄입니다

    설마 공화국, 우리는 모두 유죄입니다

    ① 스프링클러 끄고 ② 불법 주차로 소방차 막고 ③ 불연성 외장재 의무화 손놓고 ④ 고장난 소방 장비 방치29명의 생명을 삽시간에 앗아간 지난 21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는 관(官)과 민(民)을 막론하고 우리는 과연 어떤 사람들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져주고 있다. 매번 똑같은 유형의 안전불감증으로 후진국적 대형 참사가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최악의 상황 대비에는 애써 눈을 감고 ‘설마’ 하는 낙관론으로 재난을 일상화하는 게 우리의 실체가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다. 불이 잘 붙는 가연성 건축 소재 사용, 인명을 구하는 비상계단을 창고처럼 사용, 소방차 진입을 막는 주차행렬, 미비하고 미숙한 소방당국의 대처 등은 수십년째 이전 사고에서도 거듭 지적됐던 문제점들이었는데 이번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정부와 소방당국, 업주 등의 안전의식 수준이 조금도 발전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런 문제점은 화재 사고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최근의 잇단 타워크레인 사고에서부터 급유선·낚싯배 충돌 사고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만연한 안전불감증이어서 심각성을 더한다.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 준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이다.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는 지금이 선진국 문턱에 있는 2017년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안전불감증의 결정판이다. 22일 경찰 조사 결과, 센터 각 층으로 통하는 계단에는 방화시설이 없었다. 스프링클러는 알람밸브가 잠겨 있어 작동조차 하지 않았다. 화재를 알리는 비상 방송시설도 갖춰져 있지 않았다. 또 6m 폭의 건물 주변 진입로 양쪽에 불법 주차된 차량 탓에 소방차 접근이 늦어졌다. 소방당국이 평소 단속이나 대처를 철저히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굴절사다리차가 작동하지 않아 민간업체 차량이 구조에 나서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벌어졌다. 소방장비는 늘 긴급한 상황에서 즉각 최상의 기능이 유지되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상식이 통하지 않았다. 복지부동하는 정부 공무원들, 정쟁에만 혈안이 돼 제도 개선은 말뿐인 정치권도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2015년 10월 6층 이상 건물에 불연성 마감재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건축법을 개정했지만 이 건물은 그보다 5개월 전에 건축허가를 받아 개정 건축법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류상일 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정부가 모든 다중이용시설의 외벽에 난연성 혹은 불연성 외장재를 쓰도록 전면 의무화하고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20대 국회에서 소방차의 진로를 막은 차량에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안이 통과됐지만 솜방망이 제재로 안이한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회에는 도로 모퉁이나 소방 시설 주변을 주정차특별금지구역으로 정하도록 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계류 중인 채 처리되지 않고 있다. 공하성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옥내 소화전이나 완강기 등 안전시설에 대한 훈련이 미흡한 편”이라면서 “기본적인 안전 의식이 생활화돼야 위기 때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제천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별일 있겠어?”…‘설마공화국’이 제천 화재 참사 불렀다

    “별일 있겠어?”…‘설마공화국’이 제천 화재 참사 불렀다

    ① 스프링클러 끄고② 불법 주차로 소방차 막고③ 불연성 외장재 의무화 손놓고④ 고장난 소방 장비 방치29명의 생명을 삽시간에 앗아간 지난 21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는 관(官)과 민(民)을 막론하고 우리는 과연 어떤 사람들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져주고 있다. 매번 똑같은 유형의 안전불감증으로 후진국적 대형 참사가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최악의 상황 대비에는 애써 눈을 감고 ‘설마’ 하는 낙관론으로 재난을 일상화하는 게 우리의 실체가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다. 불이 잘 붙는 가연성 건축 소재 사용, 인명을 구하는 비상계단을 창고처럼 사용, 소방차 진입을 막는 주차행렬, 미비하고 미숙한 소방당국의 대처 등은 수십년째 이전 사고에서도 거듭 지적됐던 문제점들이었는데 이번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정부와 소방당국, 업주 등의 안전의식 수준이 조금도 발전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런 문제점은 화재 사고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최근의 잇단 타워크레인 사고에서부터 급유선·낚싯배 충돌 사고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만연한 안전불감증이어서 심각성을 더한다.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 준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이다.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는 지금이 선진국 문턱에 있는 2017년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안전불감증의 결정판이다. 22일 경찰 조사 결과, 센터 각 층으로 통하는 계단에는 방화시설이 없었다. 스프링클러는 알람밸브가 잠겨 있어 작동조차 하지 않았다. 화재를 알리는 비상 방송시설도 갖춰져 있지 않았다. 또 6m 폭의 건물 주변 진입로 양쪽에 불법 주차된 차량 탓에 소방차 접근이 늦어졌다. 소방당국이 평소 단속이나 대처를 철저히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굴절사다리차가 작동하지 않아 민간업체 차량이 구조에 나서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벌어졌다. 소방장비는 늘 긴급한 상황에서 즉각 최상의 기능이 유지되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상식이 통하지 않았다. 복지부동하는 정부 공무원들, 정쟁에만 혈안이 돼 제도 개선은 말뿐인 정치권도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2015년 10월 6층 이상 건물에 불연성 마감재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건축법을 개정했지만 이 건물은 그보다 5개월 전에 건축허가를 받아 개정 건축법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류상일 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정부가 모든 다중이용시설의 외벽에 난연성 혹은 불연성 외장재를 쓰도록 전면 의무화하고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20대 국회에서 소방차의 진로를 막은 차량에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안이 통과됐지만 솜방망이 제재로 안이한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회에는 도로 모퉁이나 소방 시설 주변을 주정차특별금지구역으로 정하도록 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계류 중인 채 처리되지 않고 있다. 공하성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옥내 소화전이나 완강기 등 안전시설에 대한 훈련이 미흡한 편”이라면서 “기본적인 안전 의식이 생활화돼야 위기 때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제천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김형준의 정치비평] 미래지향적인 개헌안 도출을 위한 조건

    [김형준의 정치비평] 미래지향적인 개헌안 도출을 위한 조건

    정치권에서 개헌 논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 개헌 논의가 정파적 이해관계를 넘어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초석을 마련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개헌을 통해 바꾸려는 제도의 정치적 효과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검증이 필요하다. 개헌 논의의 최대 쟁점은 권력 구조 문제와 직결된 정부 형태다. 국회 개헌 특위에서는 두 개의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하나는 ‘4년 중임 대통령제’다. 현행의 대통령제를 유지하는 선에서 대통령의 임기와 권한을 조정하는 것으로 여당이 선호하고 있다. 또 다른 형태는 야당이 선호하는 이원집정부제(또는 분권형 대통령)다.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은 외치를 담당하고, 국회에서 추천 또는 선출된 총리가 내치를 담당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국회와 정당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임기를 5년 단임에서 4년 중임으로 바꾼다고 대통령의 권한이 분산되고, 책임 정치가 이루어지며, 정치가 정상화되길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에 불과하다. 대한민국 정치가 4류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제를 채택하면서 내각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형적인 권력구조 상황에서 여당은 정부를 맹목적으로 옹호하고, 야당은 무조건 반대하는 행태가 고착화된다. 따라서 대통령제를 채택한다면 미국식 순수 대통령제를 채택하는 것이 정답이다. 그런데 이런 대통령제가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한 대원칙은 4년 중임이 아니라 견제와 균형이다. 여야가 함께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어야 건강한 정부가 만들어지고 대통령제가 성공한다. 이를 위해 미국과 같이 예산 편성권과 감사원을 국회로 이관하고, 정부의 법률안 제출권 폐지, 국회의 인사 청문회 확대·강화 및 예산법률주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선거구제 개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회의원들이 당론에 얽매이지 않고 소신과 양심에 따라 의정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당 운영 방식과 공천 제도를 바꾸는 것이다. 이원집정부제는 엄밀하게 평가하면 변형된 의원내각제다. 이 제도의 치명적인 약점은 어떻게 외치와 내치를 구분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분권은 어느 정도 실현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대통령과 총리가 소속 정당을 달리할 경우 대통령과 총리 및 내각 간의 불화와 정치적 갈등으로 정국 불안정이 고착화될 수 있다. 따라서 개헌은 권력구조, 국회구조, 정당구조, 선거제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효율적이다. 둘째, 평등권, 생명권, 환경권 등을 표현한 기본권을 강화해야 한다. 국회 개헌 특위 자문위원회 기본권 분과는 성 평등 조항을 신설하는 개정안을 제출했다. “국가는 선출직·임명직 공직 진출에서 남녀의 동등한 참여를 촉진하고, 직업적·사회적 지위에 동등하게 접근할 기회를 보장한다.”,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문제는 이런 성 평등 조항이 동성혼 합법화 논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문제의 본질을 잘못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성 평등 국가는 동성혼의 문제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를 넘어 평등민주주의로 가기 위한 변화의 시작이다. 성 평등이 전 세계적인 흐름이라는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가령 프랑스는 헌법 제1조 ②항에 “법률은 남성과 여성이 선출직 및 그 임기 그리고 직업적, 사회적 책무에 동등하게 접근하도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셋째, 개헌은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가 주도해야 한다. 야당과 합의를 못 보면 국회에서 더이상 개헌 논의를 하지 않고 청와대로 공을 넘긴다는 여당의 구상은 오히려 개헌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표출하는 것이다. 헌법은 ‘국가의 기본 법칙으로서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고 국가의 정치 조직 구성과 정치 작용 원칙을 정하는 최고의 규범’이다. 따라서 개헌을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개헌이 권력을 나누기 위한 정치 도구로 전락하는 순간 개헌의 순수성은 사라지고 정쟁만 판을 치게 된다. 따라서 미래지향적인 개헌안을 만들려면 헌법은 역사와 정신이 녹아 있는 문서라는 것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 [사설] ‘달라진 보수’ 보여줘야 할 김 원내대표의 책무

    자유한국당 김성태 신임 원내대표가 어제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김 원내대표의 일성(一聲)은 최경환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구속이 왜 필요한지 사유를 파악하고, 의원총회에서 총의를 모으겠다”면서 “12월 임시국회 본회의 일정을 존중한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잡는 본회의 일정을 수용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일정은 잡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게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는 전날 원내대표로 선출된 직후에도 “당면 과제는 첫째도 둘째도 문재인 정부와 맞서 싸우는 것”이라고 ‘강력한 대여 투쟁’을 공언했다. 민심과 동떨어진 여당의 일방적 독주(獨走)가 있다면 적절히 제동을 거는 것은 야당에 주어진 책무이기도 하다. 그럴수록 116개 의석을 가진 제1야당 신임 원내대표의 포부라면 당연히 국민의 삶을 어떻게 보듬을 것인지를 먼저 입에 담는 것이 순서여야 했다고 믿는다. 문재인 정부의 이른바 적폐청산 수사로 한국당이 그동안 발을 딛고 서 있던 보수의 정치적 터전은 그야말로 쑥대밭으로 변해 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김 원내대표가 “적폐청산은 잘못을 고치고 시스템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인데 자신들이 필요한 부분만 수사하는 것은 적폐청산이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한 것도 한국당으로서는 보수 정치의 활로를 찾기 위한 불가피한 공세라고 본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이 이른바 친박에 재기의 여지를 주지 않고 바른정당 복당파인 자신을 선출한 것은 변화를 바라는 당내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면 안 된다. 김 원내대표는 “원내 전략 역시 그동안과는 무엇이 달라도 달라야 한다”는 국민의 기대를 깊이 새겨야 한다. 그런 만큼 검찰이 밝힌 혐의로는 개인 비리에 가까운 최 의원의 방패막이 역할을 자임하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버리는 게 좋다. 그렇지 않아도 김 원내대표의 어깨에는 감당하기 쉽지 않은 무거운 짐이 지워져 있다. 무엇보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지지층을 결집해 보수 진영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하는 책무가 있다. 하지만 불과 1년 사이에 완전히 등을 돌린 보수의 마음을 다시 얻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김 원내대표의 ‘강력한 대여 투쟁’이 정치는 없고 정쟁만 있는 상황을 연장하겠다는 뜻이 아니기를 바란다. ‘정치인은 많지만 정치는 없다’는 국민의 탄식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당이 앞장서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되살리는 것은 보수 부활의 지름길이기도 하다.
  • [이덕일의 역사의 창] 새로 쓰는 국사는?

    [이덕일의 역사의 창] 새로 쓰는 국사는?

    고구려 영양왕(嬰陽王)은 재위 11년(600) 태학박사 이문진(李文眞)에게 고구려의 고사(古史)를 요약한 ‘신집’(新集) 5권을 편찬하게 했다. 이를 전하는 ‘삼국사기’ 영양왕 11년 조는 의미심장한 내용을 덧붙이고 있다. “개국 초 처음으로 문자를 사용할 때 어떤 사람이 역사 사실을 ‘유기’(留記) 100권에 기록했는데, 이에 이르러 다듬고 수정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국 초에 100권에 달하는 역사서를 쓸 만큼의 내용이 있느냐는 점에서 의문이 따른다. 그래서 ‘유기’는 고구려의 전사(前史)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삼국유사’ 왕력(王歷) 조는 시조 동명왕에 대해서 “성은 고(高)씨이고, 이름은 주몽(朱蒙)인데, 다른 본 ‘일작’(一作)에는 추모(鄒牟)라고도 한다. 단군(壇君)의 아들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일연이 본 다른 역사서는 추모왕을 “단군의 아들이다”라고 쓰고 있었다는 뜻이다. 추모왕을 단군의 아들로 보면 고구려의 국시(國是) 다물(多勿)에 대한 의문도 풀린다. 동명왕은 개국 이듬해(서기 전 36) 비류국 송양이 나라를 들어서 항복하자 다물도(多勿都)로 삼고, 송양을 임금으로 봉했다. ‘다물’이란 용어에 대해 “고구려 말에 옛 땅을 수복하는 것을 다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건국한 고구려에 수복할 ‘옛 땅’이 어디였을까? 이 역시 고구려인들을 시조 추모왕을 “단군의 아들”로 여긴 것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고구려의 국시는 단군 조선의 옛 강역을 회복하는 ‘다물’이었고, 그래서 고구려는 건국 초부터 한나라와 충돌했다. 한나라가 고대 요동에 설치한 낙랑·현도군 등을 서남쪽으로 밀어내며 강역을 되찾았다. ‘후한서’(後漢書) ‘동이열전’ 고구려 조는 “고구려인들은 그 성질이 흉악하고 급하며, 기질과 힘이 있어서 전투에 능하고 노략질하기를 좋아한다.”라고 비판한다. 고구려인들이 한나라에 맞서 자주 군사를 일으켰다는 뜻이다. ‘삼국사기’에는 단군 기사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 또한 오해다. 고구려는 동천왕 20년(246) 2월 위(魏)나라 장수 관구검의 침략으로 수도 환도성(丸都城)이 일시 함락되는 곤욕을 치렀다. 동천왕은 함락당했던 곳을 다시 수도로 삼을 수 없다고 도읍지를 옮기는데 그곳이 평양(平壤)이다. ‘삼국사기’ 동천왕 21년(247) 2월 조는 “평양이란 곳은 본래 선인(仙人) 왕검(王儉)의 옛 터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선인 왕검’이란 물론 단군왕검을 뜻한다. 동천왕이 천도했던 평양성은 장수왕이 재위 15년(427)에 천도한 평양성과는 다른 곳으로 요동에 있던 곳이다. 평양은 특정 지역을 뜻하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고구려 수도를 뜻하는 보통명사이다. 고구려는 단군 조선을 계승한 국가라는 의식에서 국난을 극복한 후 단군 조선의 옛 터로 수도를 이전했던 것이다. 고구려가 국사 ‘신집’을 편찬한 때는 중원을 통일해 크게 기세를 떨치던 수(隋) 문제(文帝)의 30만 침략군을 궤멸시킨 다다음해였다. 중원의 패자 수나라를 꺾어 천하의 패자로 우뚝 선 고구려의 위상을 ‘신집’으로 나타낸 것이다. 백제와 신라도 마찬가지였다. 백제는 고구려 고국원왕을 전사시킨 근초고왕 때 박사 고흥(高興)이 ‘서기’(書記)를 편찬했고, 신라도 세력을 떨쳐 나가던 진흥왕 6년(545) 대아찬 거칠부(居柒夫)가 ‘국사’(國史)를 편찬했다. 모두 국력의 융성기에 자국 역사에 대한 자부심을 담은 국사를 편찬했다. 우리 사회는 그간 국사를 반성의 거울이 아니라 정권의 도구로 생각하는 바람에 국사 자체가 정쟁의 도구가 되었다. 정작 국정은 물론 검인정 국사 교과서도 그 내용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덮였다. 국정, 검인정을 막론하고 현재의 국사 교과서는 극도의 중화 사대주의 사관인 조선 후기 노론사관과 일제 식민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새로 편찬할 국사 교과서는 좌우를 떠나 우리 2세들이 자국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역사관과 내용으로 채워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적폐 중의 적폐인 식민사학 적폐 청산 소리는 들리지 않는 지금 상황으로 봐서 과연 그런 교과서가 나올까 회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 [법정시한 넘긴 예산안 처리] 공동전선으로 존재감 보인 野 ‘여론 역풍’ 촉각

    대통령 국정 지지율 상승 상황 ‘민생 발목잡기’ 비판 직면 우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야권은 3일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시한 내 처리가 무산된 데 대해 “여당의 책임”이라고 비난하면서도 여론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야권은 그동안 공무원 증원 및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 관련 예산 등을 ‘포퓰리즘 예산’으로 규정하고 삭감을 예고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국정감사 등에서 이렇다 할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했던 야권이 이번 ‘예산안 공조’를 통해 대여(對與) 투쟁에 일정 부분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2014년 국회 선진화법이 시행된 후 처음으로 예산안의 법정시한 내 처리가 불발되는 오명을 떠안게 됐다는 점에서 여론의 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이 예산안 발목 잡기를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야권은 정부안 통과에 반대한 것은 국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차원이었다는 점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현재세대와 미래세대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세금 부담을 안기는 부분을 조금이라도 최소화할 수 있다면 법정시한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한 국민들의 비난을 감수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철근 대변인도 “공무원 증원은 미래세대에 너무나 가혹한 짐을 지우는 일”이라며 “국민의당은 대안 제시도 하고 설득도 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정우택,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지난 2일 예산안 처리 무산 직후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인 것도 역풍 가능성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는 점 역시 야권에는 부담이다. 내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산안을 둘러싼 정쟁에 발이 묶여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해 연말까지 ‘예산 정국’이 이어질 경우 여론의 역풍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서울 구청장 6인의 시국토론] “성역 없이 적폐 규명해야” “국민소통 없인 정쟁도구로 변질”

    [서울 구청장 6인의 시국토론] “성역 없이 적폐 규명해야” “국민소통 없인 정쟁도구로 변질”

    문재인 정부 6개월 특별좌담에서 가장 논쟁이 뜨거웠던 주제는 ‘적폐청산’이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 김우영 은평구청장, 이성 구로구청장, 이창우 동작구청장, 정원오 성동구청장, 차성수 금천구청장 등 6명의 서울 자치단체장들은 사회자가 끼어들 틈이 없을 정도로 쉼 없이 저마다의 소신과 논리를 펼쳤다. 구청장들은 적폐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총론에는 모두 공감했지만 각론에서는 이견을 보였다. 전·현 정권, 여야를 막론하고 엄격하고 공정하게 법의 잣대를 적용해 엄벌하는 것이 ‘촛불정신’이라는 주장과 진실은 밝히되 용서와 화합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정치 보복 논란을 피할 수 있다는 의견, 인적 청산에 그치지 말고 적폐를 낳은 구조적 시스템을 개혁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시각 등 다양하게 갈렸다. 한반도에 안보 위기를 드리우고 있는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현실적이고 단계적인 해법을 주로 제시했다. 민간 교류 활성화를 통한 긴장 완화를 병행하자는 주장을 공통적으로 했다.[적폐 청산] →요즘 적폐청산이 이슈다. 야당 등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를 놓고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는데. -정원오: 적폐는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 하지만 죄를 묻는 방식은 현명해야 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 종식 뒤 1994년 집권한 넬슨 만델라는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만들어 백인들이 흑인들을 가혹하게 탄압했던 진상은 밝히되 잘못을 고백한 백인들을 사면해 줌으로써 흑인과 백인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용서와 화합의 지도력을 발휘했다. 우리도 적폐의 진실은 규명하되 처단이 아닌 화해의 방식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도 적폐는 수도 없이 나올 텐데 그때마다 다 처단해야 할까. 거듭 말하지만 전 정권의 선거·정치 개입 등 불법·부정 진상은 명백하게 규명해야 한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분풀이·복수·보복 같은 쓸데없는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선, 용서를 구하면 화해하는 진실과 화해 위원회 방식을 지향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다. -이창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들이 현재 새 정부의 적폐청산 과정을 눈여겨보고 있다. 적폐의 기준을 무엇으로 삼을 것인지도 중요하지만 적폐가 만천하에 민낯을 드러냈을 때 어떻게 처리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과거처럼 정치적 타협과 용서, 화해, 이런 식으로 했을 때 과연 1년 전 광화문의 촛불민심을 담았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대나무가 성장할 때 매듭을 짓는 이유는 끊임없이 위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다. 지금 해야 할 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똑같이 준엄한 법의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인정할 것이고 그것이 촛불민심을 구현하는 길일 것이다. 전직은 물론 현직 대통령도, 9급 공무원도 예외일 수 없다. 이것이 지금 국민에게 보여 줘야 할 대한민국의 운영 원칙이라고 본다. -김영배: 9급 공무원이든 대통령이든 같은 기준을 적용하자는 것은 법치주의 원칙에선 당연히 옳다. 하지만 다함께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 있다. 법치주의로만 해결하려 하면 ‘공급자적 시각’을 제공할 수 있다. 칼자루를 쥔 공급자가 수요자인 시민 동의 없이 자의적으로 법이라는 칼자루를 휘두를 소지가 충분히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게 국민 신뢰와 합의다. 적폐청산이 제대로 되려면 국민 신뢰와 합의, 이런 사회적 자본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 진실을 밝히고 법대로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고 반드시 해야 된다. 다만, 이와 병행해서 정치 보복 등 여론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점들에 대해 정부가 국민들과 소통하면서 해소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국민들과의 소통이나 신뢰 구축이 없다면 적폐청산은 정쟁의 도구로 변질되고 법치주의도 도전받을 수밖에 없다. 적폐를 청산하면서 그런 사회적 자본을 공고히 다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차성수: 어느 정권이든 정권 초엔 사정을 한다. 손봐 주기, 정치 보복 같은 이야기는 항상 반복적으로 제기되며 정권에 부담이 됐다. 적폐청산은 사회적 대타협, 민주주의 복원, 공공성 회복 등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데 발목을 잡고 있는 것들을 제거해 나가는 작업이다. 새 나라를 만들 수 있는 큰 기회다. 정권 초에만 잠깐 하다 말거나 적폐청산 잣대를 상대방에게만 들이대고 나에게 들어온 잣대는 피하려 한다면 실패하고 만다. 새로운 시대도 열지 못한다. 적폐청산은 무엇보다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과거 정권뿐 아니라 현 정권도 공적 권력을 사적으로 악용하거나 이익을 위해 활용하면 전 정권과 똑같은 과정을 겪어야 한다. 내부 적폐를 도려내려고 하는 자기혁신이 필요하다. 적폐청산이 사람을 청산하는 수준에 그쳐서도 안 된다. 그런 적폐를 만들게 되는 구조적인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불법 사찰을 원천봉쇄하는 국정원 개혁,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등 다양한 개혁을 법적·제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이런 시스템 개혁이 병행돼야 국민들이 과거의 악폐와 단절하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받아들일 것이다. 동일 기준 적용과 시스템 개혁, 이 두 가지 기준을 견지해야 국민들과 함께 적폐청산을 해나갈 수 있다. -김영배: 전적으로 동의한다. 정부 혁신이 핵심이다. 민주주의는 큰 틀에서 보면 정부, 시민, 시장, 세 요소로 구성돼 있다. 시민 측면에서 보면 언론 등 공론의 장이 중요하다. 공론의 장에서 사회적 대화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정부 혁신도 공염불에 그칠 뿐이다. 이 부분이 적폐청산을 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직면한 중요한 도전이라고 본다. -이성: 많은 반대 세력들이 날이 갈수록 옛날 정치 검찰과 지금 검찰이 뭐가 다르냐고 따진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검찰이 정권의 주구 노릇을 하면서 전 정권을 때려잡았듯, 지금도 그런 것 아니냐고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다.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국정원 정치·선거 개입 댓글, 이건 국민적 공감대가 확실히 형성돼 있다. 그것을 청산하는 걸 정치 검찰이라고 하진 않을 것이다. 정 구청장의 말처럼 진실을 밝히는 데 머뭇거려선 안 된다. 끝까지 추적해서 밝혀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다만 적폐청산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해선 안 된다. 앞서 말한 국정원 댓글, 대기업과 권력의 결탁 등 국민 공감대가 확실한 것들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 -김우영: 지금 검찰 수사는 정권 차원에서 플랜을 짜서 기획한 게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음모와 공작을 펼쳤다. 그들이 한 것을 현 정권도 할 것이라고 상정해 방어권을 행사하고 있는데, 시대에 뒤떨어지고 긁어 부스럼 만드는 행위다. 전직 대통령이라면 안보·경제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사회적 공론에 기여해야지 묻지도 않은 자기 변론에 급급해선 안 된다. -정원오: 여론은 늘 바뀐다. 적폐청산이 인적 청산 문제로 비쳐지면 여론은 바뀌기 쉽다. 그게 우려된다. 진실은 꼭 밝히고, 인적 청산이 아닌 제도 개선으로 나아가야 한다. -김우영: 아니다. 인적 청산 없는 제도 개선은 어렵다. -이성: 우리 사회는 광복 이후 지금까지 언제나 가해자가 피해자를 용서했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한 적이 없다. -김우영: 맞다. 가해자가 사과를 한 적이 없다. -이성: 이번에는 용서를 하더라도 피해자가 용서해야 한다. 진실을 다 밝히고, 피해자인 국민들 사이에 용서를 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용서할 수 있을 것이다. 옛날처럼 가해자가 피해자를 용서하는 역사가 되풀이돼선 안 된다. -이창우: 이야기가 좀 빗나간 것 같다. 용서가 초점이 아니다. 적폐청산에 대한 국민 인식이 핵심이다. 차 구청장께서 말씀을 잘하신 것 같다. 문재인 정부는 법과 원칙대로 처리를 하되 논란의 소지가 생기지 않도록 끊임없이 자기 혁신을 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신뢰를 받으며 역사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이성: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전 정권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저지른 국정원 댓글 등 정당하지 못한 활동들에 대해 청산을 해나가고 있다. 적폐의 주역 중 주역인 국정원을 개혁하고 있는데, 비단 국정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정원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돈을 대 준 전경련도 국정원 못지않은 주역이다. 전경련이 돈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어버이연합 같은 단체가 활동하지 못했다. 기업의 뒷돈이 있었기에 적폐가 생겼다. 국정원 적폐는 바로잡아 가고 있는 듯한데 전경련의 적폐청산에 대한 노력이 없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북핵, G2 등 세계질서 속 해결 모색… 남북교류 활성화해야” [북핵] →역대 정권들이 북한과 대화도 해보고 제재도 해봤지만 결국 북한은 핵 능력을 고도화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북핵 문제의 근본적 해법이 있을까. -김우영: 우선적으로 북핵 폐기 같은 높은 수준의 목표보다는 낮은 단계의 신뢰 회복 조치가 중요하다. 북한은 국제사회와 한반도에 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잠정 중단하고,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위협을 느낄 수 있는 한·미군사훈련을 잠정 중단해 상호 회담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이른바 ‘쌍중단’이다. 일단 거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핵 종결까지는 엄청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풀리지 않는 걸 얘기하면 아예 풀리지 않는다. 위기가 확대되는 걸 우선 막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일촉즉발의 상황을 평화적으로 바꾸려 한다. 그게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반면 문화적으로도 북한과의 교류를 주도해야 하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정부 역할이 미흡하다. -정원오: 미·북 수교, 북핵 폐기·동결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북한이 제일 두려워하는 건 미국의 힘이다. 미국과 북한이 수교하면 북핵 문제가 해결된다. 북한이 핵을 가질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때 국회 연설에서 북한은 미국의 따뜻한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라 지옥이나 다름없다고 표현했는데, 미국과 손잡으면 북한도 남한과 같이 된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북교류도 활성화해야 한다. 민간뿐 아니라 지방정부 간 교류도 활성화해야 한다. 서울·평양 간 경평축구 등을 비롯해 기초자치단체장 간 연계도 필요하다. 안보의식을 강화하되 물밑에서 지속적으로 교류에 대한 움직임을 해야 한다. -김영배: 중국이 ‘G2’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북핵·미사일이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이제는 미국이 북한을 직접 다뤄야 하는 국면에 이르렀다. 세계 질서는 19세기 말 수준으로 전환하고 있다.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서고 프랑스 등 유럽도 정치적 변동을 겪고 있다. 일본은 평화헌법 개정에 나섰다. 경제는 물론 세계 질서가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핵·미사일을 통해 생존하고 싶다는 욕구를 넘어 유동적인 세계 질서 안에서 카드놀이를 하고 있다. 미국이 국익을 위해 주로 대하는 국가는 북한이 아니라 중국이다. 그런 틀에서 보면 우리 입장에서는 G2에 대해 ‘아빠가 좋냐, 엄마가 좋냐’ 이런 프레임으로 접근할 것인가 아니면 동북아 역내 새로운 다자주의 대화의 틀을 만들어 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남북한 주민이 다양하게 교류 협력해야 한다. 국가 수준이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싼 관계국 간 관계는 다양한 주체로부터 만들어질 수 있는데, 협력·교류 시스템이 없는 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창우: 북핵과 관련해선 현 개발 수준에서 동결하는 것을 1단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처음부터 국제 사회가 북한을 상대로 지금 당장 핵을 폐기하라고 하면 대화가 가능하겠는가. 물론 궁극적인 목표는 북핵 폐기가 맞다. 하지만 한꺼번에 이를 달성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핵을 동결시키는 게 단기적 목표가 돼야 한다. 이후 모든 국제 사회가 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해야 한다. -이성: 전 세계, 특히 서방 진영에서 북한이 실제 핵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핵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중국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걸 원치 않을 것이다. 문제는 북한의 선택이다. 북한이 서방세계와 화해하고 미국과 수교하면서 그 대가로 핵을 포기할 것이냐, 아니면 핵 보유 상태에서 미국과 대화를 하려 할 것이냐, 두 선택지를 놓고 봤을 때 북한은 핵을 가진 채로 북·미 수교를 하자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론 공식·비공식 대화의 창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역대 정부의 과오 중 하나는 개성공단을 더 키우지 못한 것이다. 인건비로 연간 북한에 흘러간 돈이 600억원인데, 그 정도로 핵 개발을 하지는 못한다. 개성공단은 북한에 자본주의 경험을 제공했을뿐더러 남북 간 대화의 창이었다. 당초 계획대로 개성공단 규모를 키웠다면 북한이 핵 개발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본다. -차성수: 세 가지 조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첫째는 세계 질서가 재편되고 있고 둘째는 9년 동안 남북 소통 라인이 다 끊어졌다. 국정원, 통일부 어디에도 소통 라인이 없다. 신뢰 있는 소통 라인을 복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셋째는 북한이 1990년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이후 핵을 가지려 했다는 것이다. 20년 넘게 핵 하나를 갖고 버텨 왔다. 단순히 남북 간 문제로 풀 수 없다. 미국과 북한, 세계 질서 속에서 풀어야 하는 딜레마가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원칙이 있어야 한다. 전쟁은 절대 안 된다. 전쟁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을 막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난 6개월간 문재인 정부가 펼쳐 온 외교안보 전략의 핵심은 무모하고 우발적인 도발, 확전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었다. 그런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데 성공했다고 본다. ‘비핵화·평화’ 원칙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북한이 30년 가까이 판을 키워 왔으면 이제 정리할 때가 됐고, 원칙을 갖되 조급하게 빨리 해결하는 걸로는 안 된다. 북한과 직접 통할 수 있는 다양한 우회로도 만들어야 한다. 평창올림픽 개최가 목전으로 다가왔다. 북한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 같은 기간 열리는 한·미군사합동훈련을 유예하는 등의 다양한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 김승훈·윤수경·송수연·이범수·최훈진 기자 hunnam@seoul.co.kr
  • 홍종학 임명 강행?…청문보고서 재송부 시한 도래, 여야는 여전히 공방만

    홍종학 임명 강행?…청문보고서 재송부 시한 도래, 여야는 여전히 공방만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 보고서 재송부 시한이 20일로 끝난다. 하지만 여야는 청문 보고서 채택을 놓고 여전히 공방만 벌이고 있다.이날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전체회의에서는 홍 후보자 청문 보고서 채택 문제를 놓고 여야 간 공방이 계속됐다.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은 “홍종학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거나 자진 사퇴를 다시 촉구한다”며 “임명을 강행할 경우 문재인 정부는 내로남불, 이중인격 정부임을 자인하게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를 했으면 보고서를 채택하는 것이 국회의 도리고, 청문회를 정쟁의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국회가 청와대의 재송부 요청을 받고도 상임위 차원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장병완 국민의당 의원은 “재송부 요청이 있었지만 보시다시피 3당 간사가 모두 부재한 상황”이라며 “간사들을 접촉해 오늘 중이라도 회의를 다시 열 수 있는지 확인해보겠지만 현재로써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전체회의에는 민주당 소속 홍익표 간사는 물론 한국당 이채익 간사, 국민의당 손금주 간사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이 간사는 지역 일정으로 불참했고, 손 의원은 개인 일정으로 미국에 체류하고 있어 사실상 이후 간사간 협의도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보고서 채택 없이 청와대가 이르면 내일쯤 홍 후보자를 임명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이채익 의원은 이날 “오늘 회의는 당초부터 법안 상정을 위해 잡은 것이고, 홍 후보자 관련 논의는 각 당간 합의된 바가 전혀 없다”며 진전된 내용이 없음을 연합뉴스를 통해 밝혔다. 여권에서는 홍 후보자 임명 강행 시 다른 원내 현안에 부정적 영향을 줄까 우려하면서도 홍 후보자 임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 야당이 반대했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임명했을 때 국회가 파행했던 만큼 22일 진행되는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국회 예산안 심사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당에서는 일단 홍 후보자 임명을 고리로 한 연계 투쟁은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다만 대통령이 국회 의견을 존중하지 않고 청문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또다시 강행하는 모습을 최대한 부각하고, 예산과 법안, 남은 청문회에서도 강하게 들여다 볼 부분이 있다며 현미경 심사를 예고했다. 이는 예산과 법안은 야당에서 정밀 검증할 부분이 어차피 있는데 이를 홍 후보자 임명과 연계하는 모습을 보여 괜한 이미지 손상을 초래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하면 홍 후보자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에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채 임명되는 다섯 번째 장관급 고위공직자가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속보] 트럼프 국회 도착…24년만의 미국 대통령 국회연설

    [속보] 트럼프 국회 도착…24년만의 미국 대통령 국회연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오전 국회연설을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도착했다. 미국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이번이 7번째로 1993년 7월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24년여만이다.트럼프 대통령은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비롯해 국빈만찬 등의 행사를 마친 뒤 이날 오전 ‘움직이는 백악관’으로 불리는 전용차 ‘캐딜락 원’을 타고 여의도 국회에 도착했다. 국회 연설에 앞서 문 대통령과 함께 비무장지대(DMZ) 판문점을 ‘깜짝’ 방문하려던 일정은 짙은 안개 등 기상 사정때문에 취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한 국회 대표단과 사전 환담을 한 뒤 오전 11시 이후 연설을 시작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 ‘키워드’는 굳건한 한미동맹과 북핵위협 대응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하루 앞둔 지난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순방 5개국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오래되고 유익하며 호혜적인 한미동맹과 한국의 엄청난 성공의 기록에 대해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핵위협에 맞서 어느 때보다 더욱 긴밀한 협력과 동맹의 필요성뿐 아니라 북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추구로 엄청나게 고통을 받는 국제사회 대응의 필요성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또한 강력한 한미동맹의 미래와 인도-태평양 전역의 안보와 번영에 대한 긍정적 비전도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야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앞두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 한 마디 한 마디는 미국의 대(對) 한반도, 대 아시아 정책으로 이어지기에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우리 국회로 모이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어제 야당이 정쟁을 중단하고 정부 비판을 자제하겠다고 밝힌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본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한을 계기로 국민이 안심할 수 있으면 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전쟁, 군사 옵션이 아닌 평화적인 해법을 지향한다는 분명한 ‘평화의 메시지’를 북한과 국제사회에 보내야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떠나는 순간까지 분명한 안보와 평화의 메시지가 전해지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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