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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당 필리버스터는 입법 갑질”…시민단체들 규탄 성명

    “한국당 필리버스터는 입법 갑질”…시민단체들 규탄 성명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의 국회 통과를 막겠다며 지난 2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모든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무제한 토론)를 신청했다고 밝힌 자유한국당을 향해 시민단체들이 “노골적인 입법 방해 행태”라면서 “모든 책임은 입법 권력 갑질의 진원지인 나경원 원내대표에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성명을 통해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은 (지난 29일) 본회의에 상정돼 통과됐어야 한다. 그러나 비리유치원 명단 공개와 들끓는 시민들의 분노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인권은 내팽개치고 자신의 이익 챙기기에 급급한 한국유치원총연합회를 비호하던 자유한국당이 급기야 (지난 29일) 본회의 처리 예정인 모든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또다시 유치원 3법의 통과를 막아섰다”면서 “자유한국당의 노골적인 입법 방해 행태에 일년동안 참고 기다린 부모, 조부모, 그리고 아이들의 안전과 행복을 바란 대다수 시민들은 참담함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또 “(지난 29일) 국회 통과를 기다린 법안들은 유치원 3법뿐만이 아니다. 어린이의 교통안전을 강화하는 ‘민식이법’(도로교통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 개정안)을 비롯한 특별한 쟁점이 없었던 민생 법안마저 자신들의 당리당략을 위해 발목잡는 행태는 용납될 수 없다”면서 “자유한국당은 이제라도 명분없는 필리버스터를 철회하라.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라는 시민들의 열망을 겸허히 받아들여 유치원 3법의 취지를 훼손하지 말고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유치원 3법’은 사립유치원이 의무적으로 국가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을 사용하도록 하고, 유치원이 정부보조금·지원금을 부당하게 사용한 경우 보조금·지원금의 전부 또는 일부 반환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사립유치원 설립자가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 또는 재산을 교육 목적 외로 부정하게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유치원에서 유아에게 부실한 급식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유치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일정 요건을 갖춘 자에게만 급식 업무를 위탁하게 하는 조항을 담고 있다. ‘민식이법’은 어린이 보호구역에 무인 교통단속용 장비, 횡단보도 신호기 등 어린이 안전을 위한 시설·장비 설치를 의무화하고, 자동차 운전자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를 다치거나 사망하게 하는 경우 가중처벌(사망시 무기징역 또는 징역 3년 이상, 상해시 징역 1년 이상~15년 이하 또는 500만원 이상~3000만원 이하 벌금)하도록 하고 있다. 법인권사회연구소도 성명을 통해 “‘과거사법’(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며 (지난 29일까지) 25일째 국회 앞에서 노숙 단식 농성을 하던 최승우 형제복지원피해자모임 대표가 결국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면서“ 과거사법은 이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를 통과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가 자유한국당의 제기로 행안위 차원에서 다시 검토해 이미 쟁점에 합의를 마쳤다. 그러나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28일) 날치기라고 우기더니 본회의까지 마비시켜 국민의 생명과 국회의 생명을 끊으려 한다”고 비판했다.법인권사회연구소는 또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사건, 선감학원의 아동인권 유린 사건, 형제복지원 사건 등 과거 처참한 인권유린 사건의 진실 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에 무슨 쟁점이 있는가. 인권은 정쟁 대상이 아니며 과거사법 또한 정치 쟁점 법안이 아니다”라면서 “이 모든 책임은 입법권력 갑질의 진원지인 바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낮 3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두 개의 독재 악법(선거법 개정안, 공수처 설치법안)을 탄생시키기 위해 불법으로 출발시킨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폭거의 열차가 대한민국을 절망과 몰락의 낭떠러지로 끌고 간다”면서 “오늘 본회의에 상정된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으로 본회의에 부의된 법률안은 모두 217개다. 이후 자유한국당이 ‘민식이법’과 ‘하준이법’(주차장법 개정안·주차장 미끄럼 방지 고임목 설치 의무화) 등 아이들의 안전과 관련한 법안까지 정쟁의 도구로 썼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김현아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자유한국당은 분명히 본회의를 열어 제일 먼저 민식이법을 통과시키자고 제안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에게 민식이법을 먼저 통과시킨 다음에 필리버스터 기회를 달라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지난 29일 밤 9시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처음부터 민식이법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적이 없다”면서 “5개 법안에 대해서만 필리버스터를 보장해달라고 했고 나머지 법안은 처리하자고 민주당에 분명히 제안했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반론보도문] 본지는 2019년 11월 30일자 <“한국당 필리버스터는 입법갑질”…시민단체들 규탄 성명> 기사에서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에 대해 시민단체가 비판한 내용 등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민식이법 등에 대해서는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사실이 없고, 2019년 11월29일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이면 민식이법 등을 먼저 상정해서 통과시켜줄 것을 여러차례 제안했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 민식이법 ‘볼모’ 논란에 말 바꾸는 한국당 “5개 법안만 필리버스터 요구”

    민식이법 ‘볼모’ 논란에 말 바꾸는 한국당 “5개 법안만 필리버스터 요구”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9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으로 민식이법을 통과시킬 수 있다고 본회의 개최 조건을 제시하면서 민식이법을 ‘볼모’로 잡았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말을 바꿔가며 해명에 나섰다. 나 원내대표는 오후 3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본회의에 상정된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신청했다”며 “국회의장께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이라면 저희가 필리버스터 신청한 법안에 앞서서 민식이법 등에 대해 먼저 상정해 통과시켜줄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후 한국당이 민식이법을 정쟁의 도구로 썼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뒤늦게 해명에 나섰다. 한국당은 출입기자들에게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안건 중에 민식이법은 해당되지 않는다”며 “한국당은 국회의장이 결심하면 바로 본회의에서 민식이법부터 우선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비난이 가라앉지 않자 당초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으로 민식이법을 통과시킬 수 있다’는 언급을 빼기도 했다. 한국당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당은 분명히 본회의를 열어 제일 먼저 민식이법을 통과시키자고 제안했다”며 “나 원내대표는 국회의장께 민식이법을 먼저 통과시킨 다음에 필리버스터의 기회를 달라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제안대로 본회의를 열어 민식이법 통과에 협조하는 것이 여당으로서의 도리”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민식이법을 볼모로 야당을 협박하는 파렴치한 행태를 즉각 멈추고 당장 본회의에 참석해서 민식이법을 조속히 처리하고 국회법이 인정한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경청하기 바란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도 직접 나서 거듭 해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오후 9시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처음부터 민식이법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적이 없다”며 “5개 법안에 대해서만 필리버스터를 보장해달라고 했고 나머지 법안은 처리하자고 민주당에 분명히 제안했다”고 했다. 당초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고 한 데서 말을 바꾼 것이다. 이어 “민주당이 필리버스터를 전부 철회하지 않으면 어떤 법안도 통과시켜줄 수 없다. 본회의를 할 수 없다고 민주당이 이야기했다”며 “민식이법을 비롯한 민생법안을 처리하지 못한 것은 민주당 탓”이라고 했다. 또 “문희상 국회의장은 오늘 선거법은 직권상정을 당연히 안 한다.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해서 원내대표들이 합의 안 하면 본회의를 열지 못하겠다고 했다”며 “본회의를 하지 않는 것은 의장의 직무유기”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를 보장해달라고 한 5개 법안에 대해서는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총선에 연결시킨 나경원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미국 측에 내년 총선 전 북미 정상회담을 열지 말 것을 요청했다는 보도를 놓고 정치권이 뜨겁다. 여권은 “선거 승리를 위해선 국가 안위도 팔아먹는 매국세력이 아닌지 묻고 싶다”고 비난했다. 자유한국당은 “나 원내대표가 지적한 것은 비핵화와는 무관한 시간끌기용 이벤트, 총선용 가짜 평화 쇼”라며 반박논평을 냈다. 그러나 이 해명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앞서 한 언론이 나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최근 미국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를 만나 총선 전 북미 정상회담을 피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나 원내대표는 즉시 “금년에 방한한 미 당국자에게 3차 북미 정상회담이 내년 4월 총선 직전에 열릴 경우 대한민국 안보를 크게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고 시인했던 사안이다. 선거와 외교안보를 엮은 이번 사태는 1997년 12월 대선 직전 일어난 ‘총풍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 인사들이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인사를 만나 휴전선에서 무력시위를 해 달라고 해 ‘북풍’의 실체가 처음으로 드러난 사건이다. 예민한 외교안보를 정파의 이익을 위해 선거에 끌어들인 대표적인 사례다.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총선 결과의 유불리를 따져서 ‘총선 전 북미 정상회담 반대’ 의사를 미 당국자에게 전달한 것은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의 뜻에 반하는 행위이다. 나 원내대표는 취임과 더불어 계속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해방 뒤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로 인해 국민이 분열됐다”고 발언했다가, 논란이 확산되자 ‘반문특위’(반문재인특위)라며 말바꾸기도 했다. 친일파의 방해공작으로 과거청산이 좌절된 아픈 역사를 왜곡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권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것은 제1야당의 중요한 의무이다. 하지만 민감한 외교안보 사안에 대해서는 여야가 국민의 뜻을 제대로 살펴 반영해야 한다.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대의는 어떤 상황에서도 정쟁의 도구가 돼서는 안 된다.
  • 나경원, 美에 총선 전 북미회담 만류… 靑 “역사 죄인 되고 싶나”

    나경원, 美에 총선 전 북미회담 만류… 靑 “역사 죄인 되고 싶나”

    민주 “평화보다 당리당략이 중한가”비판 한국당서도 “黃 단식 중인데… 논란 키워”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미국 측에 내년 4월 총선 전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우려를 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27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3차 북미 정상회담마저 또다시 총선 직전에 열릴 경우 대한민국 안보를 크게 위협할 뿐만 아니라 정상회담의 취지마저 왜곡될 수 있다”며 “금년 방한한 미 당국자에게 이런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 정상회담은 한국당도 환영한다”며 “그러나 2018년 지방선거(6월 13일)를 하루 앞두고 열린 1차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외교·안보를 포함해 모든 것을 내년 총선에 올인하고 있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의 이번 입장문은 언론 보도에 대한 해명 차원에서 나왔다. 한 언론은 이날 나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지난 20일 미국을 방문했을 때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만나 4월 전까지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을 했고, 이런 요청에 대해 비건 대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나 원내대표는 추가 입장문을 내고 “미 당국자에게 북미 정상회담을 총선 전에 열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한 적이 없고 이번 방미 과정에서 미 당국자에게 북미 회담 시기와 관련해 어떠한 요청도 한 바 없다”고 재차 해명했다. 나 원내대표의 해명을 종합해보면 최근 방미 때가 아닌 올해 방한한 미 당국자에게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우려를 표명했을 뿐 개최 자제를 요청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처럼 오락가락한 나 원내대표의 발언과 해명에 대해 당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영남지역 다선 의원은 “황교안 대표가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방미 일정을 소화한 나 원내대표가 자신의 업적을 내세우기 위해 부연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얘기를 한 것 같다”고 했다. 청와대와 여당은 나 원내대표의 발언이 알려지자 즉각 비판했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국민의 안위와 관련된 일조차도 정쟁의 도구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에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역사의 죄인이 되고 싶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자신의 말을 거둬들이기 바란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도 “어떻게 한반도 평화보다 당리당략이 우선할 수 있는가”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정부를 비판하면 이적, 매국, 친일로 몰아가는 그 못된 버릇을 끊지 못한 청와대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靑 “총선 전 북미회담 자제? 나경원, 머릿속엔 선거만…韓사람 맞나”

    靑 “총선 전 북미회담 자제? 나경원, 머릿속엔 선거만…韓사람 맞나”

    고민정 “국민 안위 일조차 정쟁 도구로 보나”羅 “3차 미북정상회담, 총선 직전에 열리면 안보에 큰 위협과 정상회담 취지 왜곡될 것”羅 “방한한 미 당국자에 우려 전달했지만총선 전 열지 말아달라는 요청 한 적 없다”靑 “나경원, 역사의 죄인 안 되고 싶으면지금 당장 자신의 말 거둬들이라” 반박 청와대가 27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미국 측에 내년 총선 전 북미 정상회담을 열지 말 것을 요청했다는 한 언론 보도에 대해 “나 원내대표의 머릿속에는 선거만 있고 국민과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고민정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나 원내대표의 직접 거명하며 “국민의 안위와 관련한 일조차도 ‘정쟁의 도구’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에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고 대변인은 “자신의 발언이 외부에 알려지자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당해 하는 모습에 실망감을 넘어 분노와 함께 대한민국의 국민이 맞는지 묻고 싶다”면서 “역사의 죄인이 되고 싶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자신의 말을 거둬들이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한 언론은 나 원내대표가 이날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최근 미국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를 만나 총선 전 북미정상회담을 피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3차 미북 정상회담마저 총선 직전에 열리면 대한민국 안보를 크게 위협할 뿐만 아니라 정상회담의 취지마저 왜곡될 수 있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금년에 방한한 미 당국자에게 그런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북 정상회담은 환영하지만, 2018년 지방선거를 하루 앞두고 열린 1차 미북 정상회담은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그는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외교·안보를 포함해 모든 것을 내년 총선에 올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나 원내대표는 “올해 7월 방한한 존 볼턴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여러 걱정을 이야기했던 것을 (이번에 만난) 비건 특별대표가 기억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는 논란이 가열되자 “미 당국자에게 미북 정상회담을 총선 전에 열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청와대 반박에 논평을 내고 “나 원내대표가 지적한 것은 비핵화와는 무관한 시간 끌기용 이벤트, 총선용 가짜 평화 쇼”라면서 “이처럼 당연한 우려를 표명한 제1야당 원내대표의 ‘국적’마저 운운하는 청와대는 대한민국 청와대가 맞는가”라고 반박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엄연한 우리 국민인 북한 주민 2명을 강제 북송시킨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맞는가”라면서 “정부를 비판하면 이적, 매국, 친일로 몰아가는 그 못된 버릇을 끊지 못한 청와대에 깊은 유감”이라고 말했다.민주 “경악할 일…평화보다 정치생명 중시”정의 “정치서 발 떼라…羅 즉각 사퇴하라” 이에 민주당과 정의당은 나 원내대표를 비판하며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한국당은 선거 승리라는 목표만을 위해 존재하는 정당인가”라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당이다. 경악할 일”이라고 비난했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반도의 평화보다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중시한다”면서 “선거는 자신의 실력으로 하는 거지 외생변수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도저히 제정신이라고 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고작 유리한 총선 구도를 위해 북미 대화를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하다니 나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제1야당의 원내대표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오 대변인은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당장 국민들에게 석고대죄하고 정치의 영역에서 발을 떼기 바란다”라면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속보] 靑 “북미회담 자제? 나경원 머릿속엔 선거만 있나”

    [속보] 靑 “북미회담 자제? 나경원 머릿속엔 선거만 있나”

    고민정 “국민 안위 일조차 정쟁 도구로 보나”청와대가 27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미국 측에 내년 총선 전 북미 정상회담을 열지 말 것을 요청했다는 한 언론 보도에 대해 “나 원내대표의 머릿속에는 선거만 있고 국민과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고민정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의 안위와 관련한 일조차도 ‘정쟁의 도구’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에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앞서 한 언론은 나 원내대표가 이날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최근 미국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를 만나 총선 전 북미정상회담을 피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3차 미북 정상회담마저 총선 직전에 열리면 대한민국 안보를 크게 위협할 뿐만 아니라 정상회담의 취지마저 왜곡될 수 있다”고 밝혔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법안으로 남은 여섯아이, 이대로 사라지나요

    법안으로 남은 여섯아이, 이대로 사라지나요

    서울신문, 아이 5명 부모 개별 인터뷰“국회의원 아이라도 3년간 논의 안할까”“이런 국민 관심 또 올까, 마지막 기회”당정, 스쿨존 카메라 예산 1000억원대책 수립 나섰지만 법 통과는 미지수한음이법, 하준이법, 태호·유찬이법, 해인이법, 그리고 민식이법. 교통사고로 먼저 하늘로 떠난 6명의 아이는 또 다른 사고를 막고자 만든 법안 이름이 되었다. 하지만 이들 법안은 길게는 3년 이상 국회에 계류중이고, 여섯 아이의 부모들은 ‘같은 사고가 또 나서는 안된다’며 눈물로 법안 통과를 호소 중이다. 다음달 10일까지 진행되는 20대 정기국회의 남은 시간은 불과 14일. 여야 합의로 임시국회가 열린다 해도 연말까지 약 한 달 남짓 뿐이다. 이번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법안들은 자동폐기된다. 다소 뒤늦은 감이 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6일 어린이 교통안전 강화 대책을 내놨다.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과속단속카메라 8800대와 신호등 1만 1260개 설치를 위해 내년도 예산에 1000억원을 반영키로 했다. 스쿨존 대상 지역도 351개소 대비 50% 이상 늘리고 안전표지, 과속방지턱, 미끄럼방지 포장, 옐로카펫 등을 설치해 교통환경을 개선키로 했다. 불법 주정차 및 어린이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등도 집중 단속한다. 서울신문은 이날 다섯 아이의 부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부모들은 최근의 높은 관심에 감사해했지만 20대 국회에서 아이들법이 통과될 것같냐는 질문에는 긍정적으로 답하지 못했다. 늘상 뜨거운 관심만큼 식는 속도도 빨랐기 때문이다. 한 부모는 물었다. “의원 자식이 사고를 당했다면 법안이 3년 이상 계류됐을까요?”●“정쟁이 우선…아이들 교통법안은 우선순위에 없는 듯” “해인이법이 3년 3개월 보류 중인데 법을 다루는 의원이 이런 사고를 당했다면 이렇게 논의도 없이 계류될까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고 이해인양의 아버지 이은철(38)씨는 “의원들이 본인 이익을 위한 쟁점 사항 등에 대해 바쁜 거지, 아이들 이름이 붙은 교통법은 우선순위에 없는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경기 용인시에 살던 해인이는 2016년 4월 어린이집에서 하원하던 중 비탈길에 미끄러진 차량에 치여 세상을 떠났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같은해 8월 ‘해인이법’을 발의했지만 여전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씨는 “어떤 부모가 본인 자식 이름을 법 이름 붙이고 싶겠냐. 다른 아이들이라도 조금이나마 안전하도록 하자고 시작했다”며 그간 무관심 속에 지내온 지난날을 돌아봤다. 이씨는 “문 대통령이 11월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민식이법을 언급하니까 21일 국회(행안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 10분만에 상정됐다”며 “10분 만에 해결되는 것을, 해인이법이 3년 이상 계류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답답해했다. 다만 그는 “하나씩 옳은 방향으로 진행되니 더 힘을 내고 목소리를 내려 한다”며 최근 여론의 관심이 커지는 것에 감사를 표했다. 그럼에도 이씨는 20대 국회에서 아이들의 이름이 붙은 교통안전법안이 모두 통과될 지 여부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우선 시간이 너무 촉박하고 언론을 중심으로 관심을 늘면서 좋은 방향 가고 있기는 하지만 법안을 하나씩 별도 처리하고 있다”며 “5개 관련 법안을 한번에 묶어서 처리해도 될까 말까 한 것 같은데 보여주기식일까봐 여전히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20대 국회에서 모든 법안이 통과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이씨는 “이렇게 있다가 이번 국회 내에 혹시 법안이 하나라도 통과되지 않으면 모든 법안이 통과되지 않은 것과 똑같은 것”이라며 “통과되지 않은 법안은 아이들의 이름이 사실상 사라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들이 마지막까지 움직이도록 국민들께서 관심과 좋은 의지를 보여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아이 생명은 정치적 대상 아니다…생색내기 말길” “아이들의 생명은 정치적인 대상이 아닙니다. 생색내기로 이용할 게 아닙니다.” 박한음군의 아버지 박관영(48)씨는 전화 인터뷰에서 천천히 이렇게 말했다. 광주의 한 특수학교에 다니던 한음이는 2016년 7월 동행 교사의 방치로 통학버스에서 심정지 상태로 있었고, 이후 68일간 투병하다 숨졌다. 이후 한음이의 이름을 딴 법안이 만들어졌지만 3년 넘은 26일 현재 법안 논의도 방치된 상태다. 박씨는 페이스북에 ‘한음이법: 한음이를 기억해주세요’라는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아이들의 가족들은 지금까지도 소리 없는 긴 싸움을 하고 있고 빈자리에 머물며 죽을 때까지 슬퍼할 수밖에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민식이법 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의 법안까지도 빠른 처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은 더없이 기쁜 소식”이라고 했다. 박씨는 아이들의 생명 안전에 대한 문제가 반짝 이슈로 혹은 정치적 이득을 위한 도구가 되질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음이법이 발의됐지만 3년 넘게 지난 지금에서야 관심을 갖는 데 대해 울분을 토로했다. 박씨는 “우리 한음이는 눈도 보지 못했고 손가락 하나 들지 못한 아이였고 그렇다 보니 자기 방어가 되지 않는 아이였다”며 “특수학교에도 한음이 같은 아이가 많았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썼어야 했고 그렇지 못해 사고가 나서 그런 사고가 재발되지 않기 위해 법안이 만들어진 건데 그 어떤 의원도 관심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한음이 사건은 아직 재판 결과도 나지 않았다. 박씨는 “아직 형사사건이 계류 중인데 2017년 11월 1일 두 번째 공판 이후 소식이 없고 (당시 사건) 비디오 판독조차 안 됐다”며 “도대체 무엇 때문에 판결조차 지연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울먹이듯 말했다. 박씨를 비롯한 한음이 가족은 정상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아직도 힘겹다는 듯이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어이 없이 사고가 나고 죽고 그리고 그 아이의 이름을 딴 법안이 나온다”며 “죽은 아이의 이름을 딴 법안을 내는 그 부모의 간절한 심정을 정치권이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법안 통과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기분이에요” 고 최하준군의 어머니 고유미(37)씨는 이날 전화 인터뷰에서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기분”이라고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2017년 10월 서울랜드 나들이 중 경사진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SUV 차량이 미끄러져 내려와 하준이와 고씨를 덮쳤고 하준이는 사고가 난 지 한 시간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렇게 떠난 하준이의 이름을 딴 ‘하준이법’(주차장법 개정안)이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지 4개월 만인 지난 25일 국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극적으로 통과됐다. 개정안은 경사진 주차장에 미끄럼 방지를 위한 고임목과 미끄럼 주의 안내표지 등을 설치하도록 해 차량 미끄럼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도록 했다. 또 이미 경사진 곳에 설치돼 있는 주차장은 법 시행일로부터 6개월 내에 고임목 등 안전설비를 갖추도록 했다. 고씨는 법안소위가 열리는 날 국회를 직접 찾아 하준이법 통과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어린 아이들은 유권자가 아니다 보니 아무도 관심이 없어 밀리고 밀리다 이렇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민식이법이 문 대통령이 이야기를 해서 부각이 됐지만 민식이법이 통과되면 다 되는 것처럼 분위기를 몰아가면 안 된다”며 “(하준이법 등) 부모들은 어느 아이 하나 남겨두고 싶지 않다. 정기국회 종료까지 2주밖에 안 남았는데 국회와 정부가 빨리 행동력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고씨는 하준이의 사고 이후 다른 아이를 친정 혹은 지인들에게 맡겨 가며 제2의 하준이를 막기 위해 눈물을 삼켜가며 국회와 자택을 오가며 하준이법 통과를 위해 애쓰고 있다. 그는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고씨는 “하준이가 그렇게 된 뒤 처음으로 살아 있는 국회의원을 만나보고 여의도 국회를 밟아본 게 감개무량하다”며 “우리들은 너무 절박하다. 이번이 소중한 기회이고 우리 부모들이 할 수 있는 게 아이들의 이름을 딴 이 법안을 그렇게 떠나보내게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이 정도 국민 관심 다시 없을 듯…마지막 기회” 이날 서울신문과 전화 인터뷰를 한 고 김민식 군의 아버지 김태양(34)씨는 “다른 것도 아니고 아이들 안전을 위한 거고 애들이 희생됐는데, 답답한 현실”이라고 밝혔다. ‘민식이법’은 지난 9월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김 군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을 계기로 추진된 법안이다. 지난 21일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했지만 행안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국회 본회의 등을 남겨두고 있다. 김씨는 “저희는 그 전에도 민식이법 청원을 진행했고 기자회견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며 “그렇지만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문 대통령이 ‘국민이 묻는다’에서 저희를 처음으로 지목해 이슈가 됐다”고 했다. 이어 김씨는 “감사하고 다행이면서 한 편으로는 씁쓸한 부분”이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김씨는 “아이들의 이름으로 법안을 짓는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면서 “매스컴에 계속 아이의 이름이 법에 붙어서 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김씨는 “솔직히 아이 이름으로 법안을 안 지었으면 이런 상황까지 오지 않고 우리도 포기했을 것”이라며 “만약 아이 이름이 없는 법안이었다면 이렇게 인터뷰도 못하고, 국회도 못 오고 그렇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20대 국회에서 이 정도로 국민의 관심을 받을 때가 다신 오지 않을 것 같다”며 “올해 안에 통과해야 하는데 ‘계속 이렇게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한숨을 쉬었다. 김씨는 “저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여당과 야당이 움직이도록 저희로서는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상임위에 속한 모든 정당 구성원들이 법안 처리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김씨는 “다 아는 사실이지만, 자유한국당이 움직여야 법안이 통과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라며 “한국당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서 자리를 만들고, 상임위·법사위를 열고 본회의를 통과해야 하는 데 답답하다”고 말했다. ●“법안 만들어 태호 같은 아이 없게 한다, 태호와 약속했다”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고 김태호군의 아버지 김장회(36)씨는 “적어도 똑같은 사고를 당하는 아이는 없어야 한다”며 “태호와 같은 아이가 없도록 하겠다고 하늘나라에 먼저 간 태호와 약속했다”고 말했다. 태호는 고 정유찬군과 지난 5월 인천에서 ‘축구클럽’ 승합차를 타고 가던 중 운전자 과속 및 신호위반으로 발생한 사고에 목숨을 잃었다. 이에 정의당 이정미 의원 등은 영업용 차량이 아니더라도 어린이를 탑승시켜 운행하는 모든 차량을 신고·등록하도록 하는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을 발의했다. 법안에는 이들 차량이 운행기록장치를 의무 설치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김씨는 법 통과가 요원한 데 대해 “참 답답해서 저희가 그래서 지금 나서고 있다. 직접 법안심사소위 때마다 계속 찾아가서 들어가시는 의원분들께 호소하고 있다”며 답답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문 대통령을 만났던 지난 19일 ‘국민과의 대화’에 대해서는 “아이들 법에 매달린 여러 가족이 모여서 제발 한번만 발언 기회가 있기를 바라며 공통의 질문을 만들었는데 문 대통령이 우리를 지목해서 만감이 교차하며 눈물이 났다”고 했다. 김씨는 “이전에는 20만명의 청원을 받았고, 기자회견도 했고, 면담 요청서도 냈는데 변한 게 하나도 없었다.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이들의 이름이 붙은 5개 법안 중에 단 한 개라도 통과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저희를 만나는 모든 분들이 너무 공감해 주고 함께 해주겠다고 약속해 주셨지만 사실 아직 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결국 더 많은 사람들이 어린이의 안전생명을 요구해야 하는 시점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이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강윤혁 기자 yes@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정치권, 사소한 논란 키워 국민 둘로 분열… 성찰의 공간 회복 절실

    정치권, 사소한 논란 키워 국민 둘로 분열… 성찰의 공간 회복 절실

    1945년 12월 30일 새벽 6시 원서동 74 송진우 자택에서 13발의 총성이 울렸다. 건넌방에 있던 양자 송영수, 외사촌 양신묵이 쫓아갔지만 고하는 얼굴과 심장 등에 6발의 총을 맞고 절명해 있었다. 송진우는 당시 동아일보 사장이자 지주와 친일파가 주를 이루고 원세훈 등 독립지사들이 일부 참여한 한국민주당(한민당) 수석총무(지금의 대표최고위원)였다. 당색으로 보면 조선공산당과 대척점에 있는 극우 정치세력을 대표하지만, 송진우 개인적으로는 비타협적 민족주의자로서 충칭 임시정부 봉대론을 주장하던 중간파였다. 송진우는 전날 오후 주한미군사령관 하지 중장을 만난 뒤, 그날 밤 경교장의 반탁운동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에 참석했다. 좌우익은 물론 중간파 주요 인사들이 모여 있었다. 김구 등 충칭 임시정부 관계자들은 미군정과 실력대결까지 주장했고 송진우는 신중론을 개진했다. 송진우는 평소 미군이 2년쯤 머물러야 한다는 ‘훈정론’을 펴 왔던 터였다. ●하나의 조국 꿈꾸던 이들 암살·투옥·납북당해 12월 27일 동아일보 등의 ‘신탁통치 가짜뉴스’로 말미암은 반탁운동은 해방정국을 급랭시켰다. 송진우 암살은 좌우 극단세력의 테러와 유혈 충돌의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송진우 피살 12시간 전인 12월 29일 자칭 조선인민공화국(인공)의 기관지 조선인민보가 수류탄 테러를 당했다. 해방 후 언론사에 대한 첫 테러였다. 다음날 송진우가 암살당하고, 이듬해 1월 2일 한민당 기관지 동아일보가 좌익에 의해 테러를 당했다. 6일엔 중도적 서울신문까지 습격을 당했다. 좌파 성향의 중앙신문도 당했다. 7일엔 극우 성향의 대동일보가 피습됐고, 8일엔 좌익 성향의 자유신문사 공장에 다이너마이트가 날아들었다. 1월 2일 박헌영의 조선공산당이 3상회의 지지로 돌변하는 성명을 내면서 대결 정국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그제야 충칭 임정은 ‘신중한 방법론’을 모색했다. 김규식 임정 부주석, 한국국민당의 안재홍, 조선인민당의 여운형 그리고 임정 안의 조소앙·김원봉 등 비주류가 포함된 중간파들은 이미 정국의 안정을 위한 해결책 마련에 나서고 있었다. 이들은 공산당과 한민당 내 중간파들과 개별적인 회합 끝에 7일 전체 모임을 갖고 4당 코뮤니케(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3상회의 결정에 따라) 탁치는 우리 (임시)정부가 수립된 후에 자주독립 정신에 의하여 해결하고”, “정쟁의 수단으로 암살과 테러 행동은 국가 독립을 방해하는 자멸행동이므로 절대 반대한다.” 당시 긴급하고 중요한 것은 남북 단일의 임시정부 수립이었다. 코뮤니케에 서명한 대표들은 인민당의 이여성·김세용·김오성, 한민당의 원세훈·김병로, 국민당의 안재홍·백홍균·이승복, 공산당의 이주하·홍남표 등이었다. 하지만 잉크가 마르기도 전인 8일 한민당 주류는 이를 거부했다. ‘반탁 정신이 선명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공산당 역시 코뮤니케가 마치 모스크바 3상회의 결정을 전면 지지하는 것으로 선전했다. 해방 후 첫 남북단일정부 수립을 위한 좌우연합체를 형성할 수 있는 계기는 그렇게 극단세력의 방해로 무산됐다. 안재홍은 그 전말을 이렇게 정리했다. “탁치 문제는 임시정부 수립 후 독립정신에 준하여 해결하기로 한 약정을 (한민당은) 어구가 철저치 못하다고 취소를 발표하고, (공산당 측은) 4당 전부가 3상 결정 전면지지에 기울어진 것처럼 선전하여 민중의 의혹과 불만을 조장하였다”, “4당 코뮤니케가 불발로 끝난 것은 1차적으로 한민당, 2차적으로 공산당에 책임이 있다.” 반탁과 찬탁의 대결은 해방공간을 ‘애국과 친일의 대결’에서 좌우익의 대결 구도로 바꿔 버렸다. 우파는 비상국민회의로 집결했고, 좌파는 민주주의민족전선(민전)으로 결집했다. 좌우합작에 의한 통일국가 건설을 추구하던 중간파의 공간은 좁아졌다. 대신 허약했던 이승만, 한민당 등 극우세력은 확고한 기반을 확보했고, 좌익도 중도좌파의 광범위한 기반을 약화시켰다. 그렇다고 물론 자주적인 통일국가 건설에 대한 국민적 여망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대다수 국민은 극좌·극우의 패권주의가 아니라 중도파의 합작활동에 주목했다. 일제하에서는 비타협적 항일독립투쟁을 벌였고 해방 후엔 민족, 민주, 자주, 통일국가 건설을 추구하는 데 목숨을 건 이들이었다. 소련과 미국에 기대 집권하려던 좌우 극단주의자와는 비교할 수 없었다. 미군정은 1946년 8월 해방 1년을 맞아 8000여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한국인이 추구하는 정치형태는 대중정치(대의정치) 85%, 계급독재 3%였으며, 한국인이 원하는 체제는 사회주의 70%, 자본주의 14%, 공산주의 7%이었다. 앞서 1945년 11월 우익 성향의 선구회가 서울시민 978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선을 이끌어 갈 지도자’ 조사에선 중도좌파의 여운형이 33%로 가장 앞섰다. 그 뒤가 이승만(21%), 김구(18%), 박헌영(16%), 김일성(9%), 김규식(5%)이었다. 이승만을 밀던 미군정은 1946년 3월 자문기구인 민주의원 의장을 이승만에서 김규식으로 바꿨다. 1차 미소공동위가 결렬되자 여운형·김규식 등 좌우합작을 추진하던 중간파를 지원했다. 당시 미군정은 김구·이승만 등을 극우로, 김규식·원세훈 등을 중도우파, 여운형·김성숙·장건상 등을 중도좌파, 박헌영 등을 극좌로 분류하고 있었다. 합작위원회는 7월 19일 김규식(우파 주석)·원세훈·김붕준·안재홍·최동오(이상 우파), 여운형(좌파 주석)·허헌·정노식·이강국·성주식(이상 좌파)를 대표로 출범했다. 합작 원칙을 놓고 옥신각신하던 끝에 10월 4일 7원칙을 발표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번에도 양극단이 발목을 잡았다. 한민당은 토지개혁 원칙(몰수 혹은 체감몰수 및 무상 분배)을 문제 삼아 탈퇴를 선언했다. 조선공산당은 좌파 3개 정당의 합당 공작을 통해 합작위원회의 중도좌파를 무력화시키려 했다. 1947년 5월 2차 미소공동위가 열리면서 다시 좌우합작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그러나 이번엔 7월 19일 여운형이 암살당했다. 좌우합작 활동은 사실상 좌초하고, 통일정부 수립에 대한 기대감도 멀어졌다. 이후 하나의 조국을 꿈꾸던 이들은 김구처럼 암살을 당하거나, 안재홍·조소앙·원세훈·조완구·김약수·김원봉처럼 납북됐거나 북행했고, 남에선 김창숙·김성숙·장건상처럼 끝없는 감옥살이를 견뎌야 했다. ●중간 지대 없애 억지·폭력에 의지하게 만들어 가짜뉴스에서 시작된 신탁통치 논란은 한국인을 좌와 우로 단절시켰다. 38선에 중립지대가 없었던 것처럼, 좌우 극단 이외의 중간지대를 없애 버렸다. 그 후유증은 해방정국과 남북의 극우·극좌 정권 수립에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성찰과 대화 대신 억지와 폭력에 의지하게 만들었다. 지금도 정치권은 사소한 논란조차 증폭시켜 국론과 국민을 둘로 분열시킨다. 가짜뉴스로 대중의 눈을 멀게 하고, 거짓 선동으로 대중을 동원한다.●檢개혁·조국사퇴 집회 공감 합친 수치도 97.9% ‘조국 사태’는 73년 전의 분열을 떠올리게 하는 좋은 실례였다. 8월 말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때부터 장관에 임명되던 9월 초까지 리얼미터의 조사에서 찬반 응답자는 전체의 93.7%(8월 23일), 96.8%(9월 8일)이었다. 10월 초 조국의 장관직 사퇴 여부를 묻는 조사에서 찬반 응답자는 전체의 96.8%였다. 서초동의 검찰개혁 집회와 광화문의 조국 사퇴 집회에 대한 공감도를 합친 수치도 전체의 97.9%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에도 중간지대는 사라졌다. 긍정과 부정을 합치면 8월 셋째 주(96.8%), 9월 셋째 주(97.2%), 10월 둘째 주(97.5%) 모두 100%에 가까웠다. 앞선 대통령의 집권 3년차 2분기의 경우 김영삼 69%, 김대중 64%, 노무현 87%, 이명박 90%, 박근혜 90%였다. 이런 현상도 나타났다. 이른바 ‘빤쓰 목사’가 “대한민국에서 보수의 중흥을 이끄는 지도자”(뉴욕타임스 아시아판)로 언급됐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그가 벌이는 ‘문재인 퇴진’ 농성장에서 ‘만세’를 외쳤다. 이른바 진보 논객들은 성찰이 아니라 진흙탕 싸움에 몰두했다. 사실 ‘조국 문제’는 좌건 우건 정쟁과 시비에 앞서 성찰의 문제였다. 지금 우리에겐 숨쉴 틈이 없다. 이편 아니면 저편이어야 한다. 생각할 공간도 없다. 옳고 그름을 두부모 자르듯 쪼개야 한다. 숨쉬고 생각하고 성찰하는 공간은 과연 회복될 수 있을까? 논설고문 kbc@seoul.co.kr
  • 디지털 성범죄, 응답하라 국회

    디지털 성범죄, 응답하라 국회

    구하라도 고통받았던 불법몰카 협박 ‘반짝 관심’에 방지 법안 국회 계류 20대 국회 처리 가능성도 희박 “정쟁에 빠져 제 역할 못해”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11월 25일~12월 10일)을 하루 앞두고 걸그룹 카라 출신 가수 구하라씨가 지난 24일 안타까운 죽음을 택하면서 국회에 계류 중인 ‘디지털 성범죄’ 대책 및 처벌 강화 법안들에 관심이 쏠린다.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터질 때마다 관심은 그때뿐, 정작 관련 대책 법안을 만들어야 하는 국회는 ‘거북이 속도’로 움직이고 있어 정쟁에 빠져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구씨는 전 남자친구인 최종범씨로부터 사생활 동영상 유포 협박에 시달려 왔고, 해당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의 악성 댓글로 정신적인 고통을 받아 왔다. 2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이 2017년 9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지난해 2월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된 후 심사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몰래카메라(몰카) 피해자가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에게 피해 사실을 신고하면 서비스 제공자는 즉시 불법 동영상을 삭제해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제재토록 하는 법안이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이 2018년 2월 대표 발의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불법 몰카 등의 삭제를 요청받은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가 삭제 등의 조치를 하지 않으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토록 하는 게 골자다. 지난해 9월 소관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상정됐지만 역시 깜깜무소식이다.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지난 3월 발의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 개정안도 지난 7월에야 겨우 소관 상임위인 법사위 법안소위에 회부됐으나 논의조차 진행되지 않았다. 이 법안은 촬영 대상자를 괴롭히거나 협박할 목적으로 통신매체를 이용해 음란 행위를 하거나 카메라 등을 이용해 촬영 또는 촬영물을 유포하면 각 죄에 정한 형의 2분의1까지 가중처벌하도록 했다. 디지털 성범죄 예방 법안뿐 아니라 가정폭력 방지법, 스토킹 처벌법 등 수많은 여성 범죄 예방 법안들이 수없이 발의되지만 정작 방치되는 이유로는 ‘무관심’이 꼽힌다. 여성가족위원회 관계자는 “사회적 문제로 지적될 때 반짝 관심이 집중되지만 끝까지 관심이 이어지지 못하고 다른 현안에 묻혀 버리곤 한다”며 “기껏 소관 상임위를 통과해 체계·자구 심사를 위한 법사위까지 올라가도 법사위가 워낙 정쟁이 심한 상임위이다 보니 여기서도 후순위로 밀리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다음달 10일이면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끝나기 때문에, 디지털 성범죄 관련 법안을 심사하고 처리할 시간은 사실상 2주도 채 남지 않았다. 내년 임시국회가 남았지만 총선 이후여서 법안 심사가 제대로 이뤄질지 미지수다. 이에 국회의 무관심 속에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만 끊임없이 고통을 받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회에서 먼저 불법촬영 범죄의 심각성에 대해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부대표는 “현행법상 성폭력 처벌 대상에는 동의 없는 촬영과 유포만 포함되고 영상을 이용한 협박은 형사법으로 처벌된다. 이 때문에 협박 피해자는 다른 성폭력 피해자가 받는 제도적 도움을 받을 수 없다”면서 “촬영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영상으로 상대를 협박하는 것까지 성폭력으로 보고 처벌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더라이트하우스 법률사무소 서혜진 변호사는 “현재 있는 법률의 최대 형량만 적용해도 ‘솜방망이’ 논란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필요한 경우에는 세게 처벌해 불법촬영 영상 유포와 시청 모두 잘못이라는 걸 알려 줘야 한다”고 했다. 한편 구씨의 전 남자친구 최씨에 대한 항소심 재판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구씨가 지난 7월 1심 법정에 출석해 2시간가량 증언한 비공개 진술이 효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이 사망하면 ‘공소기각’으로 재판이 종결되지만 구씨는 피해자라 이와 다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최씨의 상해, 협박, 재물손괴 등 혐의만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고 불법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라고 판결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구하라 비극]이어지는 디지털성범죄, 국회는 ‘거북이 걸음’

    [구하라 비극]이어지는 디지털성범죄, 국회는 ‘거북이 걸음’

    연예인 비극 터질 때마다 반짝 관심국회는 제 역할 못하고 법안만 쌓여유승희안 지난해 2월 이후 심사 안돼김수민·윤소하·김광수안도 깜깜무소식전문가 “현 법률 최대 형량만 적용해도 ‘솜방망이’ 논란은 나오지 않았을 것”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11월 25일~12월 10일)을 하루 앞두고 걸그룹 카라 출신 가수 구하라씨가 24일 안타까운 죽음을 선택하면서 ‘디지털 성범죄’ 문제의 심각성이 다시 한 번 드러나고 있다. 구씨가 전 남자친구인 최종범씨로부터 사생활 동영상 유포 협박에 시달려왔고 또 그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로부터 악성 댓글로 정신적인 큰 고통을 받으며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게 되자 디지털 성범죄 대책 및 처벌 강화가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사건이 터질 때마다 관심은 그때뿐, 정작 이와 관련된 대책 법안을 만들어야 할 국회는 ‘거북이 속도’로 움직이고 있어 국회가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승희, 김수민, 윤소하, 김광수 의원 등 각 당마다 관련법 발의 2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이 2017년 9월 대표 발의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 개정안은 해당 법에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의 의무를 규정하는 데 방점이 맞춰져 있다. 몰카 피해자가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에게 신고하면 즉시 불법 동영상을 삭제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제재하도록 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만든 법안이지만 지난해 2월 법제사법위원회에 겨우 상정된 이후 심사가 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이 2018년 2월 대표 발의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법은 불법 몰카 등의 삭제롤 요청받은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가 삭제 등의 조치를 하지 않으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이 법은 그해 9월에야 소관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상정된 이후 깜깜 무소식이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지난 3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이 법안 역시 지난 7월 겨우 소관 상임위인 법사위 법안소위에 회부된 뒤 논의조차 진행된 적이 없다. 이 법안은 촬영 대상자를 괴롭히거나 협박할 목적으로 통신매체를 이용해 음란 행위를 하거나 카메라 등을 이용해 촬영 또는 촬영물을 유포하면 각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하도록 했다. 또 촬영물 유포 등으로 얻은 경제적 이익에 대해 몰수·추징하도록 규정을 신설했다.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은 지난 9월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과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이 법안은 디지털 성범죄 처벌 외곽 지대에 있는 노래방 및 체육시설 등에 몰카 설치를 못하게 하고 적발되면 사업자 등록 취소 등 제재 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지난 18일에야 각 소관 상임위 법안소위에 회부된 상태다.▲각종 법안이 방치되는 가장 큰 원인은 ‘무관심’ 지적 디지털 성범죄 예방 법안뿐만 아니라 가정폭력 방지법, 스토킹 처벌법,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보안법안 등 수많은 여성 범죄 예방 법안들이 발의되지만 이처럼 방치되고 있는 데 대해 ‘무관심’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성가족위원회 관계자는 “사회적 문제로 지적될 때 반짝 관심이 집중되지만 끝까지 관심이 이어지지 못하고 다른 현안에 묻혀버리곤 한다”며 “기껏 소관 상임위를 통과해 체계·자구 심사를 위한 법사위까지 올라가도 법사위가 워낙 정쟁이 심한 상임위이다 보니 여기서도 후순위로 밀리는 게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특히 다음달 10일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끝나 디지털 성범죄 관련 법안을 심사하고 처리할 시간은 2주가 채 남지 않았다. 결국 국회의 무관심 속에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만 끊임없이 고통 받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몰카 촬영자에 대한 처벌 강화 중심으로 법안이 만들어지고 이에 대한 적극적 법안 심사를 강조했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부대표는 “불법촬영 범죄는 피해자의 삶을 평생 갉아먹는 범죄인데도 국회 관련 상임위인 과방위에서는 심각성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웹하드 등 플랫폼 사업을 더 확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일부 의원이 불법촬영 근절 법안을 발의해도 법안 통과는 더디다”고 지적했다. 서 대표는 “현행법상 성폭력 처벌 대상에는 동의 없는 촬영과 유포만 포함되고, 영상을 이용한 협박은 형사법으로 처벌된다. 이 때문에 협박 피해자는 다른 성폭력 피해자가 받는 제도적 도움을 받을 수 없다”면서 “촬영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영상으로 상대를 협박하는 것까지 성폭력으로 보고 처벌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혜진 변호사는 “재판부에서 관련 범죄를 처벌할 때 현재 있는 법률의 최대 형량만 적용해도 ‘솜방망이’ 논란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초범이거나 다른 범죄 전력이 없으면 정상 참작 해서 벌금이나 집행유예 판결 내리는 일이 반복되면 가해자들은 ‘별 거 아니구나’ 하는 학습효과를 얻게 된다”고 봤다. 서 변호사는 “특히 불법촬영 영상은 국내에서 너무 일상적으로 퍼져 있어 범죄라는 인식조차 못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형사 처벌이 능사는 아니지만, 필요한 경우에는 세게 처벌해 불법촬영 영상 유포와 시청 모두 잘못이라는 걸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죽기를 각오한 황교안, 단식 전 영양주사 인증샷

    죽기를 각오한 황교안, 단식 전 영양주사 인증샷

    급하게 장소변경…국회의사당 천막에 전기난로이틀째 단식투쟁…밤 사이 다시 청와대 앞으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20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파기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황교안 대표는 “절체절명의 국가 위기를 막기 위해 저는 이 순간 국민 속으로 들어가 무기한 단식투쟁을 시작한다”며 “죽기를 각오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죽기를 각오한다”고 했지만 단식 하루 전 병원에 들러 영양주사를 맞은 사진이 온라인에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강남구의 한 병원은 “황교안 대표님이 영양제를 맞고 갔다. 활발한 의정활동을 기대한다”며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황 대표는 청와대 분수대 앞이 천막 설치가 불가능한 곳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그 곳에서 천막 투쟁을 하겠다고 알렸다가 일단 매트를 깔고 앉아 시작했다. 결국 황 대표는 이날 밤 8시 40분쯤 단식 장소를 변경, 여의도 국회의사당으로 이동했다.한국당 당직자들은 국회의사당 정면 계단 앞에 황 대표가 단식 투쟁을 할 천막을 설치하고 내부에 침구류와 앉은뱅이책상, 좌식의자, 전기난로 2개를 설치했다. 황 대표는 목도리와 털모자를 입고 추위에 대비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잠을 잔 뒤 21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이틀째 단식투쟁을 이어간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소미아 문제는 정쟁의 문제가 아니라 한일간 국익 측면에서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지소미아는 오는 23일 0시를 기해 종료되며, 정부는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한 일본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예정대로 지소미아를 종료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황 대표의 단식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기득권을 지키려는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전진숙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은 “지지율을 구걸하는 거리 퍼포먼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전 전 행정관은 “황교안의 잦은 거리로의 외출은 제1야당의 대표로서 국민과 국정의 안정을 바라는 행위라고 볼 수 없다”며 “황 대표는 당장 단식투쟁 선언을 접고 국회 정상화와 개혁 입법의 여·야 합의처리에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정쟁막말, 지겹다…현실정치, 버린다

    정쟁막말, 지겹다…현실정치, 버린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왼쪽·55), 표창원(가운데·53) 의원과 자유한국당 김세연(오른쪽·47) 의원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이 정치권 안팎에 큰 파장을 일으킨 것은 이들 모두가 전도가 유망해 보이는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한창 정치적 꿈을 펼칠 법한 이들은 왜 불출마를 선언했을까. 서울신문이 18일 이들 세 명의 불출마 변을 분석한 결과 이들은 정쟁으로 점철된, 도무지 개선되지 않는 현실 정치에 대한 무력감을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풍운의 꿈을 안고 정치에 발을 들인 사람들을 두 손 들게 만들 만큼 현재 대한민국 정치는 중병에 걸려 있다는 얘기다. 지난 17일 불출마를 선언한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문엔 ‘정상적 인간형’은 정치를 할 수 없다는 자괴감마저 묻어난다. “정치권에서 ‘만성화’를 넘어 이미 ‘화석화’돼 버린 정파 간의 극단적인 대립 구조 속에서 ‘실망-좌절-혐오-경멸’로 이어지는 정치 혐오증에 끊임없이 시달려 왔음을 고백한다. 주인공과 주변 인물만 바뀐 채 똑같은 구조의 단막극들이 무한 반복되고 있었다. 결국 이제는 측은한 마음만 남게 됐다.” 표 의원은 정쟁으로 불구가 된 입법부의 한계를 토로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국회, 정쟁에 매몰돼 민생을 외면하고 본분을 망각했다. 사상 최저라고 알려진 법안 처리율, 20여회의 보이콧, 패스트트랙 처리를 둘러싼 폭력과 회의 방해 사태, 막말과 무례와 비방과 억지와 독설들….” 이 의원은 무기력에 거의 탈진한 상태를 토로했다. “상대에 대한 막말과 선동만 있고, 숙의와 타협은 사라졌다. 부끄럽고 창피하다. 이런 정치는 공동체의 해악이다. 정치가 해답을 주기는커녕 문제가 돼 버렸다. 어느새 나도 무기력에 길들여지고, 절망에 익숙해졌다.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한다고 해서 정치를 바꿔 놓을 자신이 없다. 멀쩡한 정신을 유지하기조차 버거운 게 솔직한 고백이다. 처음 품었던 열정도 이미 소진됐다.” 이들의 불출마는 지난해 48세의 나이로 정계 은퇴를 선언해 충격파를 던진 미국의 정치 유망주를 떠올리게 하지만, 불출마의 변은 사뭇 다르다. ‘공화당 1인자’로 불릴 만큼 전도가 유망했던 폴 라이언 전 미 하원의장의 은퇴 사유는 ‘가족’이었지 ‘정치’가 아니었다. 그는 당시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자녀에게 ‘주말 아빠’가 아닌 ‘풀타임’ 아빠가 돼 주겠다”며 “우리 의회가 성취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의장직을 맡은 것에 후회한 적이 없다”고 했다. ‘4050’ 의원들의 불출마 결정에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막상 국회의원이 됐지만 당론 등에 따라 움직여야 했던 젊은 정치인들은 큰 상실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이들 3명은 매너리즘에 빠진 중진 의원들에 비해 일반 유권자들의 불만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불출마 3인이 공통적으로 내놓은 처방약은 결국 ‘새로운 정신을 가진 새로운 사람’이었다. 이 의원은 “더 젊고 새로운 사람들이 새롭게 나서서 하는 게 옳은 길”이라고 했고, 표 의원은 “저보다 더 새롭고 의욕이 넘치고 특히 공익과 약자를 위하는 ‘공적 마인드’가 충만한 정치 신인으로 교체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으며, 김 의원은 “완전히 새로운 기반에서, 새로운 기풍으로, 새로운 정신으로, 새로운 열정으로, 새로운 사람들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데스크 시각] 초선의 꿈/이경주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초선의 꿈/이경주 정치부 차장

    내년 총선을 앞두고 초선 의원들의 쓴소리가 터졌다. 일부는 불출마의 변을 겸해 발언했고, 일부는 의원총회에서 일갈했다. 사석에서 읊조린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정치 좀 한다는 이들의 평가는 박했다. 본업이 따로 있는 초선들이 정치적 계산으로 언론 장사를 했다거나, 정치를 겉핥기로 경험하고서 순진한 이야기를 했다는 분석이 많았다. 정치적 책임을 버리고 도망가는 격인데 ‘훈수가 웬 말이냐’거나 중진 및 특정 의원들을 공격하려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이용당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일견 맞다. 그럼에도 초선의 발언을 정치공학적으로 비틀어 보기만 하는 건 아쉽다. 국민들이 느끼는 ‘국회 무용론’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5일 국회 계단에서 먼 산을 보던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 옆에 앉았다. 불출마 선언을 한 직후였다. 그는 “정치는 상대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상대와 비슷한 걸 찾아내서 타협하는 거다. 그 주제는 민생이어야 한다”고 했다. 정치가 한국 사회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한쪽이 비토하면 아무것도 못 하는 양당제의 폐해가 답답하다고 했다. 서로 욕만 하다 끝나는 ‘두 낫싱(Do Nothing) 국회’에서 할 건 다 해봤다고 허탈한 표정으로 말했다. 같은 당 표창원 의원은 2030세대에게 사과했다. 좌우나 보수·진보와 같은 극한 갈등과 대립의 시대를 현 기성 세대에서 끝냈으면 했다. 가난한 집에서 열심히 공부한 것만으로 경찰대에 갔고 국회의원이 된 자신의 이야기도 했다. 특권층 자녀가 아니면 사회적 사다리를 오르지 못하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자신들도 사회적 차별에 아파하고 항거했던 세대인데, 모순적으로 “내 자식만은”이란 생각에 이런 세상을 만든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초선 의원은 여야를 막론하고 상대 말을 막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로봇이나 인공지능 같은 최첨단 산업에 대응하는 법안을 만들 전문가가 없고, 세밀하게 분화된 이해관계를 조정할 능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국회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고사할지 모른다”고 했다. 앞서 불출마 선언을 했던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은 라디오에서 각종 특권을 감안할 때 국회의원은 “마약 같다”고 표현했다. 자유한국당 조훈현 의원도 “여야 한쪽이 100% 맞는 건 없는데 당이 정하면 따라야 했다”며 정치와 안 맞는다고 했었다. 정리하면 늘 국민이 국회를 비판하던 그 지점이다. 민생에서 멀고, 정쟁에 몰두한다. 2030세대를 품지 못했고, 미래를 대비하지 못한다. 특권은 여전하다. 당이 정하면 따라야 하고 건강한 토론 문화는 요원하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 당의 인재 영입전이 한창이다. 지금 쓴소리를 하는 초선들도 4년 전에는 영입된 인재였다. 힘차고 맑은 물이 일부 고인 물을 빼내듯 정치 개혁의 동력이었다. 정쟁에만 몰두하며 민생에서 멀어진 당시 국회의 이미지를 바꿔 줄 열쇠였다. 그러니 초선들의 목소리에 설사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 해도 그들의 ‘실패록’에는 귀를 기울일 만하다. 정치를 개혁하겠다는 풍운의 꿈을 안고 들어온 인재들이 매번 ‘환멸을 느낀다’며 떠난다면 적어도 기록으로 남길 만하다. 내년 총선으로 들어올 인재들도 역시 정치 개혁의 꿈을 꿀 것이다. 정치 9단들의 눈에는 순진하고 무모해 보일지 몰라도 이들의 꿈은 국민에게는 정치적 자산이다. 무모하게 꿈을 좇는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마지막 문장처럼 이들의 무모함으로 정치 개혁은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 가면서도 앞으로 앞으로 계속 전진할 수 있을지 모른다. kdlrudwn@seoul.co.kr
  • 조국 사태로 분열된 민심 회복이 관건… 협치 기반한 ‘공정 개혁’에 집중해야

    조국 사태로 분열된 민심 회복이 관건… 협치 기반한 ‘공정 개혁’에 집중해야

    84%→44%(한국갤럽 2017년 6월 1주차→2019년 2분기·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한국갤럽·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역대 가장 높은 지지율로 출발했고, 1년 가까이 고공행진을 펼쳤지만, 이후 낙폭 또한 가팔랐다. 하지만 임기반환점을 앞둔 3년차 2분기 국정지지도를 보면 문재인 대통령보다 높았던 경우는 이명박 전 대통령(49%)뿐이다. 또 2017년 5월 대선 득표율(41.08%)보다 여전히 높다. 실망도 컸지만,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국민적 열망도 만만치 않다는 방증이다. 다시 출발점에 섰으며 엄중한 시험대에 선 셈이다. 2017년 5월 10일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취임사는 큰 울림을 남겼다. 지지율 고공행진 배경에는 적폐청산을 화두로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부조리를 일소하고, 검찰·경찰·국가정보원·군 개혁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개혁 드라이브에 대한 호응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로 불거진 공정 논란은 문 대통령에게 가장 뼈아픈 대목이다. 20대와 중도층 이탈은 물론 진보층 내에서도 균열이 생겼다. 국론은 분열됐고, 국민 다수는 ‘서초동’과 ‘광화문’ 어디에도 마음을 둘 수 없었다. 국정지지도는 한때 39%(한국갤럽, 10월 15~17일, 유권자 1004명,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로 대선 득표율 밑으로 떨어졌다. 최악의 위기에서 인적 쇄신을 통한 국면전환을 할 것이란 관측이 컸지만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과 입시제도 개편 등 ‘공정을 위한 개혁’이란 정공법을 택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연말까지 반전 모멘텀을 만들 수 있느냐에 따라 가깝게는 총선, 길게는 정권의 성패가 달려 있다”면서 “그 출발점으로 대통령이 ‘조국 사태’와 관련, 직접 대국민 소통을 해야 한다. 조국을 임명해야만 했던 이유, 검찰개혁이 왜 절실한지를 설득하고, 진솔하게 사과한 뒤 ‘공정 개혁’ 드라이브가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어느 정부보다 검찰 독립성을 보장했지만, 검찰개혁을 위해 많은 ‘데미지’를 입은 현 정부가 검찰개혁에서 성과 없이 물러난다면 심각한 레임덕에 부딪힐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음달 3일 국회 본회의에 부의될 것으로 보이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공수처 설치 및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의 통과에 많은 것이 걸려 있다는 의미다. 20대 국회 내내 정치는 실종됐고, 정쟁으로 얼룩졌다. 이번 정기국회가 끝나면 여의도는 ‘총선블랙홀’로 빨려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임기 후반기 국정동력을 좌우할 검찰개혁 및 선거제 개혁법안, 그 밖에 개혁법안을 처리하려면 어느 때보다 ‘협치’가 절실하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단임제에서 후반부로 갈수록 고립되고 공격받기 마련인데 그럴수록 성과를 내려면 협치해야 한다. 추후 청와대 참모진 개편 때도 융합형 인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다만 “사회갈등 분야에서는 성과주의 함정에 빠지면 안 된다”며 “조바심이 크면 오히려 저항이 커지고 대통령을 어렵게 만든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대통령이 정무수석에게 맡겨 둘 게 아니라 직접 야당에 전화하고, 만나야 한다. 뭐가 달라지겠냐 싶겠지만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과감한 인재 등용으로 인적 쇄신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한국사회에 인재가 많은데도 잘 아는, 편한 사람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 부담은 고스란히 대통령한테 간다”고 지적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국민청원 하루 평균 851건… ‘정치개혁’ 목소리 높았다

    국민청원 하루 평균 851건… ‘정치개혁’ 목소리 높았다

    홈페이지 69만건 게재… 2억명 다녀가 답변 위한 ‘20만건 동의’는 0.018% 그쳐 ‘한국당 해산’ 183만명 단일 청원 최다문재인 정부가 오는 9일 임기 반환점을 맞는 가운데 그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 글은 68만건이 넘었고, 가장 많은 청원 분야는 ‘정치 개혁’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의무 답변 대상인 ‘20만건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은 124건으로 전체의 0.018%에 불과했다.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는 6일 국민청원 관련 통계를 모은 ‘데이터로 보는 국민청원, 국민이 묻고 정부가 답한다’ 소책자를 공개했다. 소책자에는 국민청원 개시일인 2017년 8월 19일부터 지난달 10월 20일까지의 기록이 담겼다. 26개월간 올라온 국민청원 수는 모두 68만 9273건, 방문자 수는 1억 9892만 4450명이었다. 청원에 대한 ‘동의’ 표시 건수는 9162만 7244건이었다. 하루 평균 24만 5586명이 게시판을 찾아 851건의 청원을 접수했고 11만 3120명이 동의 의사표시를 했다. 분야별로 정치 개혁에 가장 많은 청원이 몰렸다. 다만 국민들이 동의한 숫자를 기준으로 보면 인권·성평등 분야의 청원이 1위를 차지했다. 단일 청원으로 가장 많은 동의를 얻은 것은 ‘자유한국당 정당해산 청원’으로 183만여명이 참여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정당해산 청원’에는 33만여명이 참여한 바 있다. ‘청원 수’ 분야별로는 정치 개혁이 18%로 가장 많았고, 기타 12%, 인권·성평등 10%, 안전·환경 7%, 외교·통일·국방 6%, 교통·건축·국토 6% 순이었다. ‘동의 수’ 분야별로는 인권·성평등이 20%로 1위였고, 정치 개혁 12%, 안전·환경 11%, 기타 10%, 문화·예술·체육·언론 8%, 보건복지 6% 순으로 청원 수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국민청원 사이트 방문자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18∼24세가 29.3%로 가장 많았고, 25∼34세 26.1%, 35∼44세 20.4% 등으로 18∼44세가 전체의 75.8%를 차지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54.5%, 여성은 45.5%였다. 연령별 관심사를 보면 18~24세는 인권·성평등 분야의 청원에 관심이 높았다. 25~34세는 정치개혁과 인권·성평등, 육아·교육 분야에 관심을 표출했고, 35~44세는 정치 개혁 및 안전·환경 분야가 주관심사였다. 45~54세는 60%가량이 정치 개혁 분야에 집중됐고, 55~64세 및 65세 이상도 정치 개혁 분야 청원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성별로는 남녀 모두 인권·성평등 청원에 민감하게 반응한 가운데, ‘자유한국당 해산’,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특정 빙상 선수들의 자격박탈 및 빙상연맹의 엄중 처벌’, ‘제주도 불법 난민 신청에 따른 난민법, 무사증 입국, 난민신청 허가 폐지’ 등에 공통적으로 관심도가 높았다. 세대별로는 직면한 취업, 육아 문제를 비롯해 상대적 박탈감이 강한 분야에서 국민들의 의견이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조국 사태’ 관련해서는 세대별 여론이 엇갈렸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요청’은 35~44세(4위)와 45~54세(2위)에서 ‘동의 수’ 상위에 올랐지만, 55~64세에서는 ‘조국 임명’(3위)과 ‘조국 임명 반대’(4위)가 팽팽했다. 65세 이상에선 ‘조국 임명 반대’가 3위에 올랐다. 이외 25~34세에서 ‘조국 임명’이 8위에 불과했고, 18~24세는 아예 순위에 없어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다. 한편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정치 개혁에만 관심도가 몰린 것을 두고 정쟁의 장이 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어떤 의견이든 국민들이 의견을 표출할 곳이 필요한 만큼, 장기적으로 법제도 개선에도 참고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형제복지원 피해자 국회앞 고공 농성 “한국당 화가 난다”

    형제복지원 피해자 국회앞 고공 농성 “한국당 화가 난다”

    한국판 아우슈비츠 형제복지원 피해자‘진실규명, 보상법 국회 통과’ 고공농성민주당 의원들 고공 설득에도 요지부동해당법 법사위 통과, 본회의 통과 미지수12년간 부랑자 단속 명목 인권유린으로500명 이상 사망한 비극에 8년간 농성한국판 아우슈비츠로 불리는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인 최승우씨가 6일 국회 앞에서 고공농성을 벌였다. 피해자 보상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생 법안을 아랑곳 않고 정쟁을 이어가는 국회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최씨는 이날 정오 무렵 국회 정문 앞 지하철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 엘리베이터탑에 올랐다. 신고를 받은 소방 당국과 경찰이 현장 주변에 에어메트를 설치했고,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홍익표 수석대변인·이재정 대변인 등이 오후 1시쯤 도착해 최씨를 설득했다. 최씨는 “(피해자 보상 법안이) 19대 국회에서도 그냥 넘어가고, 올해 또 넘어가냐”고 외쳤고, 이 대변인은 “저희가 부족한 부분 있지만 해 보려 할테니 내려와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최씨는 “왜 이런 결정을 했겠냐. 민주당 잘해주는것 아는데 한국당 때문에 화가 난다”며 “오죽하면 올라 왔을까 심정 알아달라”고 했다. 농성한 지 8년인데 법은 통과가 안된다고 호소했다. 또 해당 법이 통과될 때까지 단식을 하겠되며 법 통과 전에는 내려가지 않겠다고도 했다. 결국 이 대변인은 운동화로 갈아신고 소방사다리를 이용해 엘레베이터탑 지붕으로 올라 최씨를 설득했지만 실패했다. 홍익표 대변인도 이 대변인과 함께 소방사다리에 올라탔다.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당시 내무부 훈령 410호 ‘부랑인의 신고, 단속, 수용, 보호와 귀향 조치 및 사후 관리에 관한 업무 지침’에 따라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장애인 및 무연고자 등 시민을 강제 수용하고 불법 감금한 일이다. 형제복지원에서는 강제노역·폭행·성폭력·살인 등 인권유린이 자행됐으며 공식 확인된 사망자만 500명이 넘는다. 2005년 과거사위법(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진실규명이 시작됐지만 해당 사안은 모두 밝혀내지 못한 채 2010년 활동기간이 종료돼 해산했다. 해당 법안은 지난달 행정안전위원회 상임위원회에서 통과됐지만, 아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절차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연동형 비례대표제 기대감에… 민주·한국 인재 흡수하는 정의당

    연동형 비례대표제 기대감에… 민주·한국 인재 흡수하는 정의당

    심상정 “이주민·안보 전문가들 영입” 인재 비축 통해 교섭단체 발돋움 분석 정치권 “沈, 인재 영입에 승부수 던져”최근 정의당의 인재 영입 행보가 심상치 않다. 진보정당 최초로 군 장성 출신인 이병록 예비역 해군 제독(준장)을 영입하는가 하면 다문화·이주민 사회를 대변하는 이자스민 전 의원도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입당했다. 이 제독은 2017년 더불어민주당 국방안보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했다는 점에서 정의당이 민주당과 한국당 출신을 무차별적으로 영입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정의당이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 도입을 염두에 두고 내년 총선에서 교섭단체로 발돋움하기 위해 광폭 영입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4일 당 상무위원회에서 “정의당의 인재 영입은 한국당, 민주당의 인사를 영입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주민을 가장 잘 대표하는 분과 튼튼한 안보를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전문가를 영입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정의당은 지난 9월 성소수자인 김조광수 영화감독을 시작으로 장애인 인권활동가인 장혜영 다큐멘터리 감독과 노동인권 변호사인 권영국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 등 인재 영입을 계속해 왔다. 민주당과 한국당 등 거대 정당들이 정쟁과 당 내홍으로 엄두를 못 내고 있던 시기에 정의당은 차근차근 실속 있게 세를 불린 셈이다. 일각에서는 선거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될 경우 정의당의 비례대표 의석수가 크게 늘 것이라고 보고 미리 인재를 비축하려는 심 대표의 ‘빅 픽처’(큰 그림)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김종대 수석대변인은 “선거제도 개편의 가능성만으로도 정의당에 대한 기대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달라진 걸 피부로 많이 느끼고 있다”고 했다. 심 대표도 “진보정치 태내에서 성장한 훌륭한 인재들과 외부에서 영입한 인재들이 함께 힘을 모아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힘차게 전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될 경우 심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원내 교섭단체 의석을 확보한 뒤 대선에서 유력 정당들과 맞설 만큼의 위상을 갖춘 수권정당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며 “사상 처음으로 보수적인 군 장성 출신을 영입하고 한국당 출신인 다문화 이주민을 영입한 것은 심 대표가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심 대표는 이날 “이 전 의원은 제가 직접 만나 입당을 설득하고 권유했다”고 밝혔다. 또 국회에서 열린 이 전 제독 입당식에서 이 전 제독을 한국당이 영입을 추진한 박찬주 전 육군 대장과 대조시키며 “무엇보다 부하에게 갑질을 하지 않은 신망이 두터운 덕장”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전 준장의 정의당 참여로 외교·안보 분야에서 당의 전문성을 한층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제독은 민주당 활동을 하다 정의당에 입당한 계기에 대해 “거대 정당에 들어가면 하나의 톱니바퀴에 지나지 않는다”며 “능력을 발휘해 소수 정당이 원내 교섭단체를 만들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이해찬, 성북구 일가족 사망에 “무거운 책임 느낀다”

    이해찬, 성북구 일가족 사망에 “무거운 책임 느낀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서울 성북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70대 노모와 40대 딸 3명 등 일가족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자세한 수사가 있어야 하지만, 유서와 주변 진술에 의하면 생활고로 인한 극단적 선택의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탈북 모자 아사 사건, 송파 세 모녀 사건 등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며 “기초 생활보장 대상자 중심의 공적 부조, 저소득층 전체에 대한 생활고 상담과 공공 일자리 지원 등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민생과 안전 현안이 발생한 주말에 자유한국당은 장외에서 정쟁을 위한 집회를 하고 있다”며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의 핵심 과제는 민생을 우선하는 예산심의, 국회 개혁, 검찰개혁인데 (한국당은) 정치협상회의에 불참하고 민생 경제를 위한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는 일에 정략적으로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대 국회가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소중한 시간을 장외집회에 쏟을 것이 아니라 1분 1초라도 민생경제와 개혁에 집중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또 독도 인근 해상에서 소방헬기가 추락한 사건에 대해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가족 여러분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 안전을 지키는 분들의 안전을 정부가 지켜야 한다. 사고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KF-X’는 실패작? 당신이 몰랐던 이야기

    [밀리터리 인사이드] ‘KF-X’는 실패작? 당신이 몰랐던 이야기

    경제효과 2조 규모…불황 ‘조선인력’ 흡수기술파급력 1.1조…항공산업 상승 발판미래 우리 영공을 책임지게 될 ‘한국형 전투기’(KF-X)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지난달 14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2019) 언론간담회에서 KF-X의 실물 모형이 처음 공개됐습니다. 3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따르면 이 전투기의 길이는 16.9m, 높이 4.7m, 폭 11.2m로, 미국산 F-35A 스텔스 전투기보다 크기가 좀 더 크고 모양은 비슷한 형태입니다. F-35A는 5세대, KF-X는 4.5세대 전투기이지만 KF-X의 운영비용은 F-35A의 절반에 불과한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능을 살펴보면 최대 추력은 4만4000lb(파운드), 최대 이륙중량은 2만 5600㎏으로, 최대 속도는 마하 1.81(시속 2200㎞), 항속거리는 2900㎞입니다. 최대 속도 마하 1.8인 F-35A보다도 높은 기동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4.5세대’이지만 운영비 F-35A 절반 최대 탑재량은 7700㎏으로 기체 바닥과 날개에 10개의 파드(미사일·연료통 등을 달 수 있는 장치)를 설치했습니다. 단거리 공대공미사일인 독일제 IRIS-T, 유럽제 미티어(METEOR) 공대공 미사일, 지상 정밀폭격이 가능한 BLU-109 레이저유도폭탄(LJDAM) 등의 다양한 무기와 현재 우리가 개발 중인 장거리 공대지유도무기 ‘한국형 타우러스’도 장착할 수 있습니다. ‘저피탐 능력’(스텔스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공대공 미사일 4발을 기체 내부로 수납할 수 있는 기능도 갖출 계획입니다.그러나 이런 우수한 성능과 목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KF-X를 비판하는 여론은 적지 않으며, 5세대 전투기 개발 사업으로 완전히 선회해야 한다는 극한 주장까지 나옵니다. 사업은 이미 상당기간 진행됐는데, ‘반대를 위한 반대’에 가까운 주장도 보입니다. 저는 그런 분들이 보지 못한 사업의 이면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KF-X 사업은 올해로 4년차에 착수했는데 만들어진 일자리가 6800개에 이릅니다. 기업, 연구소, 대학 등 112개 기관이 참여해 일으킨 사업의 경제적 효과는 현재 2조 1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거제, 통영 지역은 조선업 침체로 지역경제 붕괴 수준의 위기를 겪었습니다. 그런데 KF-X를 개발 중인 KAI는 올해 초부터 7월까지 경력근로자 193명 중 55명(28.5%)을 조선업계에서 채용했습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도 200명이 넘는 조선업 숙련인력이 KAI로 이직했다고 합니다. 전투기 개발사업이 실업인력을 빠르게 흡수해 지역경제를 안정화시키고, 조선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변화시키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는 겁니다. 앞으로도 7년의 시간이 더 남아있어 훨씬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기회가 남아있습니다. ●“경제성 적은 분야 빼고 모두 국산화” KF-X의 국산화율은 65%입니다. 이것을 들어 “왜 국산화율이 100%가 아닌가. 그렇다면 차라리 수입하는 게 낫지 않나”라고 비난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지적이라고 합니다. 정광선 방위사업청 한국형전투기사업단장은 “엔진, 착륙장치, 기총 등과 같이 아직은 기술이 부족하거나 경제성이 적어 개발을 제외한 것들을 빼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국산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의 전투기 개발 능력은 이제 걸음마를 막 뗀 수준입니다. 우리가 개발했다고 알려진 경공격기 ‘FA-50’은 부품 중에 외국산이 많아 핵심장비 수리는 외국업체에 맡기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록히드마틴과 공동 개발한 초음속 고등 훈련기 ‘T-50’을 개조한 것으로, 완벽한 국산화로 부르긴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그래서 2013년 FA-50 1호기를 탄생시키고도 핵심부품을 교체하기 위해 우리 시설에서 항공기 장비를 완전 분해해 수리·복구하는 ‘핵심부품 창정비’ 사업은 4년 뒤에야 완료됐습니다. 그러나 KF-X는 ‘독자 플랫폼’으로 개발돼 언제든 무기체계와 전자장비를 국산제품으로 장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군과 개발사는 초기 개발형인 KF-X ‘블록1’을 시작으로 블록2, 블록3로 성능 개선 단계를 밟아간다는 계획입니다. 이 과정에 레이더 반사면적을 줄이기 위해 무장을 내부로 수납하는 기능과 기체 표면의 스텔스 성능을 보강하고 무장과 센서, 레이더 기능도 계속 계선한다는 목표입니다. 단번에 스텔스 기능을 갖추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는데, 우리는 이제서야 초기 단계의 ‘능동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갖출 정도로 항공전자장비 기술력을 키워나가는 단계라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만약 더 높은 기술을 고려한다면 8조 8000억원의 예산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투입해야 하고 개발 기간도 늘어나게 돼 국산 전투기 개발 꿈은 현재 예정된 2026년보다 더 멀어지게 됩니다. 예산 확보과정에 ‘네 탓’ 정쟁이 벌어지며 사업을 접어야 할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 ●‘100% 스텔스’ 고집, 사업 포기하자는 것 세계 최초로 AESA 레이더를 개발했고, 전투기 스텔스 기술도 이미 확보한 일본조차 최근 스텔스기를 개발하는데 최소 17조원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 개발해온 모든 성과를 포기하고, 무조건 단번에 스텔스로 가야 한다’고 고집하는 건 사실상 사업을 그만하자는 주장과 같습니다. 산업연구원이 올해 1월 발표한 ‘방위산업 통계 및 경쟁력 백서’ 자료에 따르면 항공분야 방산기업 매출액은 2016년 3조 4720억원으로 고점에 도달했지만 2017년에는 2조 4177억원로 1조원이나 급감했습니다. 수출액도 같은 기간 8553억원에서 3041억원으로 64.4%나 줄었습니다. 항공 분야는 2017년 기준 국내 방위산업의 매출액의 17.2%를 차지, 화력(33.2%) 다음으로 비중이 큰 분야여서 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이런 상황에서 ‘구원 투수’로 등장한 것이 KF-X 사업입니다. 항공 분야 연구개발(R&D) 인력 비중은 36.9%로 전년 대비 6.8% 포인트 증가했는데, KF-X가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업에 힘을 실어주지는 못할 망정 이제 첫 발걸음을 뗀 개발팀의 사기부터 꺾는 행위는 전환기를 맞이하려는 우리 방위산업을 위축시키는 나비효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박재찬 영남대 교수가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의 항공우주산업 기술파급효과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KF-X의 기술파급효과는 국산화율 65%를 기준으로 1조 1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극초음속 전투기 기체설계와 제작, 새산, 조립 등의 기술은 다른 항공기 설계와 비행제어, 시험평가, 항공전자, 조종사 훈련 등 거의 모든 항공산업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 발판으로 육성해야 이것은 전투기는 물론 항공장비의 ‘해외 수출’로 연결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합니다. 비록 T-50 고등훈련기 미국 수출과 수리온 헬기 필리핀 수출에 좌절했지만 기술 수준을 계속 고도화하면 기회는 다시 올 겁니다. 특히 KF-X는 F-35A의 절반, 우리 주력기종인 F-15K 수준의 저렴한 운영비가 장점이어서, 제대로 개발한다면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의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대우조선해양은 인도네시아에 장보고급(1200t) 잠수함 3척을 1조 1600억원에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장보고함은 20년 전 독일에서 전수받은 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잠수함입니다. 우리 방위산업의 미래가 여기에 있습니다. 단기간에, 머릿속으로만 뚝딱 만들어지는 기술은 없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인영 “한국당의 ‘반부패수사청’은 檢기득권 옹호 주장”

    이인영 “한국당의 ‘반부패수사청’은 檢기득권 옹호 주장”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대신 반부패수사청을 설치하자는 입장이 등장했는데, 검찰 기득권을 옹호하는 주장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는다”고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반부패수사청은 검찰의 기소독점권만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미”라며 “기소독점은 검찰·사법 특권을 지키는 만능방패로, 기소독점 폐지가 검찰·사법개혁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공수처 설치는 꼭 필요하다”면서도 “대신 권력 분산을 위한 토론을 적극 수용하겠다. 공수처도 민주적 통제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소모적 논쟁을 줄이고 생산적 토론에 나설 것을 야당에 제안한다”며 “(공수처에 대한 민주적 통제) 방안 마련을 위해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고등학교 단계적 무상교육 시행 법안이 가결되기 전 한국당이 ‘2020년 전학년 전면실시’ 수정안을 제출해 부결된 것을 놓고 “정치를 희화화하고 코미디로 만드는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당은 1년간 상임위에서 ‘묻지마 반대’만 해왔다”며 “고교 무상교육을 막고 총선용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한 낯부끄러운 시도”라고 비난했다. 그는 “적반하장의 법안 제출은 한국당이 왜 국민으로부터 반대와 정쟁을 일삼는 ‘비토정당’으로 평가받는지를 보여줬다”며 “더이상 구태정치는 통하지 않는다. 국민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법안 처리 과정을 상세히 지켜보는 시대다. 준엄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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