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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배당 비워 ‘기본소득’ 나눔…“교회보다 교인이 우선이니까”

    예배당 비워 ‘기본소득’ 나눔…“교회보다 교인이 우선이니까”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한국 사회에서 교회는 미운 오리 새끼 신세다. 전광훈 목사를 포함한 1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온 사랑제일교회만 그런 게 아니다. 일부 지역 교단과 목회자단체 등은 지난 2월 신천지 대구교회의 집단 확진 이후에도 방역 당국의 모임 금지에 반발하며 줄곧 종교와 신앙의 자유를 주장해 왔다. 매주 이어진 교회의 각종 예배와 소모임은 결국 8월 이후 코로나19 2차 대유행을 낳았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일부 교회의 행태가 손가락질을 받고 있지만, 목사들 스스로 예배당을 없애겠다는 교회들도 있다. 경기 고양시 씨앗교회도 그중 하나다. 4명의 공동목사가 운영하는 신도 60~70명 규모의 이 교회는 코로나19 초기부터 온라인 예배를 이어 오다가 이번 2차 대유행 이후 아예 세 들어 살던 건물에서 나와 그 임대료를 신도들에게 ‘기본소득’ 개념으로 되돌려 주기로 했다. 대면예배와 예배당을 절대시하는 기성 교회들과 다른 길을 걷는 것이다. 지난 2일 이사 준비로 한창인 교회 건물에서 임인철(43) 목사를 만났다. 등 뒤로 늘어뜨려 묶은 긴 머리, 체크무늬 반팔 셔츠에 청바지, 손목에 찬 애플워치까지 이날 만난 임 목사는 정장을 갖춰 입는 일반적인 목사 이미지와는 딴판이었다. 길에서 마주쳤다면 목사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법한 그의 차림은 성직자 특유의 권위를 벗어던진 씨앗교회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 준다. 임 목사는 “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건 예배드리는 장소가 아닌 사람 자체”라면서 “수많은 이들이 생명을 잃고 경제적 위기 상황에 놓이는 코로나19 시국에서 대면예배 중심 문화는 더이상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교회는 바이러스 전파의 대표적인 매개체가 됐다. 비교적 좁은 공간에서 예배를 드리고 찬송가를 부르는 데다 요일별·그룹별 각종 소모임이 활성화됐다는 개신교 교회만의 특성 탓이다. 정부가 부흥회, 기도회, 성가대 연습 등을 포함한 모든 소모임 활동을 금지하는 대책을 내놓자 개신교 최대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이 즉각 철회를 요구하는 등 종교계는 크게 반발했다. 결국 교회 방역수칙 의무화 조치는 2주 만에 해제됐다.대면예배에 집착하는 교계의 태도에 대해 임 목사는 “번듯한 교회에서 목사를 통해서만 예배드릴 수 있다는 편견이 박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회 안에서 교인은 한 가족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목사와 신도가 불평등한 상하 관계여서 예배드리는 사람의 마음이 아닌 목사의 권위와 예배 장소가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임 목사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데는 목사 어머니 밑에서 자란 어린 시절의 경험이 한몫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목사 아들’이라고 교회 사람들이 엄청 챙겨 주더라”면서 “처음에는 당연하게 여겼지만, 나이가 들수록 일반 신도 자녀와 목사 자녀 사이에 넘을 수 없는 선이 있다는 걸 깨닫고 이상함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예배학으로 석사 학위를 마친 임 목사는 한국 교회의 수직적 권력 구조는 성경의 가르침과도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경에는 성직자가 한 사람의 목사가 아니라 목자들(priests)이라는 복수 형태로 나온다. 우리나라 일부 교회처럼 목사 한 명이 신처럼 떠받들어지는 상황은 옳지 않다”면서 “목사와 신도 사이에 권력이 끼어들면 신도들이 특정한 장소(교회)에서 특정한 사람(목사)을 통해서만 예배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씨앗교회 목사들이 교회 건물을 없애고 임대료를 모두 신도들에게 돌려주기로 한 것도 당장 전염병 때문에 예배는커녕 입에 풀칠조차 하기 어려운 교인들의 상황을 제 일처럼 공감해서다. 그는 “목사를 하면서 겸업이 가능해 평일에는 햄버거 가게에서 일했는데 코로나19 이후 일자리를 잃었고, 아이들 학원 운전기사로 일하던 다른 목사님도 일을 그만뒀다”면서 “신도 중에서도 코로나19 이후 두 명이 직장을 잃는 등 생활이 궁핍해지는 모습을 보니 교회 예배당에서 예배하는 게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임 목사는 “하나님의 뜻은 고아, 과부, 노인 등 약자를 보호하는 데 있다. 어차피 코로나19 때문에 아무도 오지 못한다면 텅 빈 건물을 유지하는 것보다 당장 힘든 사람들을 돕는 게 더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씨앗교회가 있는 건물의 임대료는 보증금 3000만원에 매달 월세 70만원, 관리비 10만~20만원 정도다. 임 목사 등은 이 돈을 빼서 신도들에게 6개월간 기본소득을 나눠주기로 했다. 각 가정의 세세한 경제적 상황이 드러나지 않게 신도 모두에게 주는 대신 여유가 있거나 돈을 받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들에겐 돌려받았다. 지난달 31일 처음으로 13가구와 개인 7명에게 각각 30만원, 10만원씩 줬는데 그중 3분의1이 다시 교회에 헌금했다. 교회 건물을 아예 없애기로 한 뜻밖의 결정에 신도들의 불만이나 목사들의 이견은 없었을까. 임 목사는 “교회가 정말 한 가족이라면 가정을 지키기 위해 집과 가족 중 어떤 것을 포기하겠나. 지극히 상식적인 결정 아닌가”라며 영화 얘기를 꺼냈다. 그는 “‘토르: 라그나로크’의 상황이 지금 우리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19처럼 아스가르드에 헬라라는 외부의 적이 공격해 오는 상황에 모두가 맞서 싸우는데, 맨 마지막에 왕 오딘이 ‘아스가르드는 장소가 아닌 백성’이라고 한다”면서 “교회도 똑같다.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람이 우선이라고 믿는 씨앗교회 목사들의 남다른 실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유족 등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들을 위해서도 꾸준히 손을 내밀었다. 임 목사는 “사회적 약자 중에서도 우리 제도권이 감당할 수 있는 선이 있다. 제도 밖 사람들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다”며 “이들을 돕는 게 교회의 일”이라고 밝혔다. 단순히 경제적 도움만 뜻하는 건 아니다. 그는 “세월호 참사 당시 유족 중 한 분이 생일을 맞았는데 축하받을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면서 “그분을 불러서 깜짝 축하를 했다. 돈이 아니더라도 마음을 전할 방법은 많다”고 말했다. 예배당 없는 교회, 비대면 믿음 공동체라는 씨앗교회의 파격 실험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임 목사도 장담하지 못했다. “코로나19는 이제 삶의 일부가 됐다.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 신도들에게 6개월은 기본소득을 준다고 해도 돈이 떨어지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고 했다. 다만 그는 무엇이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 “교회에서 예배하느냐, 유튜브로 예배를 중계하느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교회의 의미는 약자들의 곁에 함께하는 데 있으니까요.”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이런 교회도 있습니다…아예 예배당 없앤 목사들

    이런 교회도 있습니다…아예 예배당 없앤 목사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한국 사회에서 교회는 미운 오리 새끼 신세다. 전광훈 목사를 포함한 1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온 사랑제일교회만 그런 게 아니다. 일부 지역 교단과 목회자단체 등은 지난 2월 신천지 대구교회의 집단 확진 이후에도 방역 당국의 모임 금지에 반발하며 줄곧 종교와 신앙의 자유를 주장해 왔다. 매주 이어진 교회의 각종 예배와 소모임은 결국 8월 이후 코로나19 2차 대유행을 낳았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일부 교회의 행태가 손가락질을 받고 있지만, 목사들 스스로 예배당을 없애겠다는 교회들도 있다. 경기 고양시 씨앗교회도 그중 하나다. 4명의 공동목사가 운영하는 신도 60~70명 규모의 이 교회는 코로나19 초기부터 온라인 예배를 이어 오다가 이번 2차 대유행 이후 아예 세 들어 살던 건물에서 나와 그 임대료를 신도들에게 ‘기본소득’ 개념으로 되돌려 주기로 했다. 대면예배와 예배당을 절대시하는 기성 교회들과 다른 길을 걷는 것이다. 지난 2일 이사 준비로 한창인 교회 건물에서 임인철(43) 목사를 만났다. 포니테일, 청바지 차림의 40대 목사 등 뒤로 늘어뜨려 묶은 긴 머리, 체크무늬 반팔 셔츠에 청바지, 손목에 찬 애플워치까지 이날 만난 임 목사는 정장을 갖춰 입는 일반적인 목사 이미지와는 딴판이었다. 길에서 마주쳤다면 목사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법한 그의 차림은 성직자 특유의 권위를 벗어던진 씨앗교회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 준다. 임 목사는 “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건 예배드리는 장소가 아닌 사람 자체”라면서 “수많은 이들이 생명을 잃고 경제적 위기 상황에 놓이는 코로나19 시국에서 대면예배 중심 문화는 더이상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코로나19 이후 교회는 바이러스 전파의 대표적인 매개체가 됐다. 비교적 좁은 공간에서 예배를 드리고 찬송가를 부르는 데다 요일별·그룹별 각종 소모임이 활성화됐다는 개신교 교회만의 특성 탓이다. 정부가 부흥회, 기도회, 성가대 연습 등을 포함한 모든 소모임 활동을 금지하는 대책을 내놓자 개신교 최대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이 즉각 철회를 요구하는 등 종교계는 크게 반발했다. 결국 교회 방역수칙 의무화 조치는 2주 만에 해제됐다. “번듯한 교회, 목사만 예배? 편견” 대면예배에 집착하는 교계의 태도에 대해 임 목사는 “번듯한 교회에서 목사를 통해서만 예배드릴 수 있다는 편견이 박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회 안에서 교인은 한가족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목사와 신도가 불평등한 상하 관계여서 예배드리는 사람의 마음이 아닌 목사의 권위와 예배 장소가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임 목사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데는 목사 어머니 밑에서 자란 어린 시절의 경험이 한몫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목사 아들’이라고 교회 사람들이 엄청 챙겨 주더라”면서 “처음에는 당연하게 여겼지만, 나이가 들수록 일반 신도 자녀와 목사 자녀 사이에 넘을 수 없는 선이 있다는 걸 깨닫고 이상함을 느꼈다”고 돌아봤다.예배학으로 석사 학위를 마친 임 목사는 한국 교회의 수직적 권력 구조는 성경의 가르침과도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경에는 성직자가 한 사람의 목사가 아니라 목자들(priests)이라는 복수 형태로 나온다. 우리나라 일부 교회처럼 목사 한 명이 신처럼 떠받들어지는 상황은 옳지 않다”면서 “목사와 신도 사이에 권력이 끼어들면 신도들이 특정한 장소(교회)에서 특정한 사람(목사)을 통해서만 예배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햄버거 가게 부업하던 목사도 코로나19로 실직 씨앗교회 목사들이 교회 건물을 없애고 임대료를 모두 신도들에게 돌려주기로 한 것도 당장 전염병 때문에 예배는커녕 입에 풀칠조차 하기 어려운 교인들의 상황을 제 일처럼 공감해서다. 그는 “목사를 하면서 겸업이 가능해 평일에는 햄버거 가게에서 일했는데 코로나19 이후 일자리를 잃었고, 아이들 학원 운전기사로 일하던 다른 목사님도 일을 그만뒀다”면서 “신도 중에서도 코로나19 이후 두 명이 직장을 잃는 등 생활이 궁핍해지는 모습을 보니 교회 예배당에서 예배하는 게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임 목사는 “하나님의 뜻은 고아, 과부, 노인 등 약자를 보호하는 데 있다. 어차피 코로나19 때문에 아무도 오지 못한다면 텅 빈 건물을 유지하는 것보다 당장 힘든 사람들을 돕는 게 더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씨앗교회가 있는 건물의 임대료는 보증금 3000만원에 매달 월세 70만원, 관리비 10만~20만원 정도다. 임 목사 등은 이 돈을 빼서 신도들에게 6개월간 기본소득을 나눠주기로 했다. 각 가정의 세세한 경제적 상황이 드러나지 않게 신도 모두에게 주는 대신 여유가 있거나 돈을 받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들에겐 돌려받았다. 지난달 31일 처음으로 13가구와 개인 7명에게 각각 30만원, 10만원씩 줬는데 그중 3분의1이 다시 교회에 헌금했다. 교회 보증금 3000만원 빼 신도들에게 ‘기본소득’ 지급 교회 건물을 아예 없애기로 한 뜻밖의 결정에 신도들의 불만이나 목사들의 이견은 없었을까. 임 목사는 “교회가 정말 한가족이라면 가정을 지키기 위해 집과 가족 중 어떤 것을 포기하겠나. 지극히 상식적인 결정 아닌가”라며 영화 얘기를 꺼냈다. 그는 “‘토르: 라그나로크’의 상황이 지금 우리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19처럼 아스가르드에 헬라라는 외부의 적이 공격해 오는 상황에 모두가 맞서 싸우는데, 맨 마지막에 왕 오딘이 ‘아스가르드는 장소가 아닌 백성’이라고 한다”면서 “교회도 똑같다.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람이 우선이라고 믿는 씨앗교회 목사들의 남다른 실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유족 등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들을 위해서도 꾸준히 손을 내밀었다. 임 목사는 “사회적 약자 중에서도 우리 제도권이 감당할 수 있는 선이 있다. 제도 밖 사람들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다”며 “이들을 돕는 게 교회의 일”이라고 밝혔다. 단순히 경제적 도움만 뜻하는 건 아니다. 그는 “세월호 참사 당시 유족 중 한 분이 생일을 맞았는데 축하받을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면서 “그분을 불러서 깜짝 축하를 했다. 돈이 아니더라도 마음을 전할 방법은 많다”고 말했다. 예배당 없는 교회, 비대면 믿음 공동체라는 씨앗교회의 파격 실험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임 목사도 장담하지 못했다. “코로나19는 이제 삶의 일부가 됐다.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 신도들에게 6개월은 기본소득을 준다고 해도 돈이 떨어지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고 했다. 다만 그는 무엇이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 “교회에서 예배하느냐, 유튜브로 예배를 중계하느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교회의 의미는 약자들의 곁에 함께하는 데 있으니까요.”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리뷰] 안방에서 만난 인기 듀오…손열음·클라라 주미 강의 강렬한 ‘입맞춤’

    [리뷰] 안방에서 만난 인기 듀오…손열음·클라라 주미 강의 강렬한 ‘입맞춤’

    유독 넓어 보인 무대, 곡이 끝날 때마다 나온 박수소리와 그에 맞춰 고개숙여 인사하는 두 음악가의 표정이 어쩐지 애틋했다. 4년 만에 국내 팬들을 만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객석엔 관객을 대신한 스태프들이 앉았다. 손뼉을 마주치는 소리가 홀을 타고 울리는 동안 5000명에 달하는 소리 없는 박수도 이어졌다.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클래식계 인기 듀오는 며칠간 참 많은 이들의 애를 태웠다. 주미 강은 리사이틀을 위해 독일에서 귀국해 2주간 자가격리도 했고, 이후 두 사람이 열심히 공연을 준비했는데 지난달 중순부터 잠시 멀어진 줄 알았던 코로나19가 다시 엄습했다. 당초 예정됐던 예술의전당 공연이 취소됐고 공간을 더 넓히는 대신 객석 점유율을 줄이기 위해 롯데콘서트홀로 무대를 옮겼다. 그런데 공연을 사흘 앞두고 다시 대면 공연이 전격 취소됐다. 대신 두 사람은 랜선으로라도 팬들을 만나기로 했고, 안타까움과 동시에 고마움과 미안함이 뒤섞여 더없이 애틋할 수밖에 없는 무대가 4일 열렸다. 다만 아쉬운 마음과 별개로 둘은 유튜브로 마주한 무대를 꽉 차게 느끼도록 해줬다. 손열음의 손이 건반에 오르고 주미 강의 활이 현을 긋기 시작하면 어떠한 빈 자리도 느낄 새 없이 모든 공간이 가득 채워지는 듯 했다. 라벨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으로 시작된 무대에서는 특히 두 사람이 꼭 함께 선보이고 싶었다던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디베르티멘토 ‘요정의 입맞춤’이 이날 리사이틀의 의미를 확인시키듯 강렬했다. 매우 빠르게 엇박자로 서로 치고 나가는 듯이 들리도록 주고받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호흡은 완벽했다. 학창시절부터 이어진 16년의 인연이라든가 지난해 11월까지도 해외에서 거듭 호흡을 맞춰 온 최고의 콤비라는 설명을 굳이 붙이지 않아도 두 사람은 그저 열정을 다해 합을 맞춰갔다.인터미션이 지나고 검은 바지 정장을 입고 무대에 선 손열음과 주미 강은 더욱 절정으로 무대를 이끌었다. 해외에서 여러 차례 연주해보며 국내 팬들에게도 두 사람의 해석을 전달하고 싶었다며 준비한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다섯 개의 멜로디와 슈트라우스의 바이올린 소나타에는 내내 열의가 담겼다. 특히 슈트라우스의 소나타는 격정적인 카리스마로 긴장과 여유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들은 랜선 관객들을 위해 앙코르 곡으로도 준비했는데 이 때 연주자들도, 그리고 보낼 수 없는 박수를 마음껏 치던 랜선 관객들도 2시간 가량 꾹 참아둔 감정을 터뜨렸다. 손열음과 주미 강은 앙코르 곡으로 슈트라우스의 가곡 ‘모르겐(Morgen)’을 연주했다. ‘내일’, ‘아침’을 뜻한다. 서정적인 선율을 이어가며 주미 강은 눈물을 참듯이 눈을 질끈 감았다. 이날 공연 시작 전 짤막한 영상을 통해 소감을 전하며 손열음은 “그 어떤 공연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했는데 이렇게 관객들을 대면하지 못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고 이 상황이 너무 참담하고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함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모두가 상상조차 못했던 공포와 혼돈의 시간들을 반 년 이상 보내고 있는 오늘, “그래도 음악은 멈춰서는 안 된다(주미 강)”며 두 사람은 영상으로나마 내일을 노래하며 많은 이들의 마음을 녹였다.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는 내일은 꼭 만날 수 있기를, 모든 연주를 마친 뒤 서로를 돌아보며 미소지은 두 사람도, 박수 대신 ‘좋아요’ 버튼만 꾹 누를 수밖에 없던 안방 관객들도 간절한 바람을 곱씹는 밤이었을 것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부고] 이창민씨 장인상, 조정순씨 모친상, 신중돈씨 부인상, 조동식씨 부친상

    ■ 이창민(문화일보 차장)씨 장인상 △ 정형기씨 별세, 정수연·정금태·정복연·정수영·정상태씨 부친상, 김주민(가나건강대표)·반성석(익산남전교회목사)·이창민(문화일보 편집부 차장)씨 장인상, 2일 오후 8시, 광주 송정장례식장. 발인 4일 오전 11시30분. 062-941-4400 ■ 조정순(전 통일재단 이사장)씨 모친상 △ 정다순씨 별세, 조정순(전 통일재단 이사장)·조한규(전 세계일보 사장)·조동호(세계의료선교단장)·조규상(재정경영연구원 원장)·조용헌(건국대 석좌교수) 씨 모친상, 2일 오후 7시30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3호실(조문은 3일 오전 9시 이후 가능), 발인 4일 오전 7시. 02-2072-2034 ■ 신중돈(전 총리실 공보실장)씨 부인상 △ 신혜정씨 별세, 신중돈(전 총리실 공보실장)씨 부인상, 신현정(그레일 근무)ㆍ신현주(웰스프론트 근무)씨 모친상, 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4일 오전 9시 02-3410-6901 ■ 조동식(전북 경제통상진흥원 통상마케팅실장)씨 부친상 △ 조영태씨 별세, 조동식(전북 경제통상진흥원 통상마케팅실장)씨 부친상, 2일 오전 8시 36분, 전주시 효자장례타운 201호, 발인 4일 오전 8시 30분. 063-228-4441
  • 류호정 원피스 한 달…입법조사처 “최소주의적 규정 마련해야”

    류호정 원피스 한 달…입법조사처 “최소주의적 규정 마련해야”

    지난달 4일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원피스를 입은 것을 두고 여권 지지자를 중심으로 논란이 일었다. 이에 국회입법조사처에는 “최소주의적 규정을 마련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 수행에 본질적인 문제가 아닌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2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주요국 의회의 의원 복장규정’에서 각국의 의복관련 규정을 설명했다. 자료에 따르면 남성 원피스 등을 규제하는 나라는 어느 곳도 없었다. 지나치게 편한 ‘운동복’ 등을 규제하는 나라는 간혹 있었다. 입법조사처는 “주요국 의회의 의원복장 과 관련된 오랜 관행은 넥타이에 재킷 등 정장을 입고 등원하는 것이었는데 의원의 지역구 축구팀의 유니폼이나 캐쥬얼한 복장으로 등원한 의원이 있을 때마다 의원복장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러 차례 의원복장 관련 논란을 거치면서 영국 하원과 프랑스 하원은 선도적으로 명문화된 관련규정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은 하원 행동 및 예절규범 을 제정했다. 이에 따르면 남성의원에게 노타이는 허용되지만 재킷은 반드시 입어야 된다. 청바지나 티셔츠 운동복 착용은 금지되며 슬로건이나 상업적 광고를 포함하는 복장은 금지된다. 국회에서도 종종 등산복 바지를 입고 등원하는 의원이 있는데 이런 복장이 금지되는 셈이다. 프랑스 하원도 국회사무처 지침에서 의원복장을 규정했다. 프랑스의 경우 의원이 반드시 넥타이와 재킷이 의무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중립적인 외출복을 입어야 한다. 특정 견해를 표출하거나 종교적 상징성을 갖거나 상업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복장은 금지된다. 여성의원에 대한 복장규정은 별도로 없다. 미국이나 독일 일본 국회의 경우에는 명문화된 별도의 복장규정은 없지만 의회의 품위에 적합한 정장 착용을 권장하고 있다. 미국 의회의 경우 여성의원들의 민소매 입는 금요일 시위를 거치면서 그동안의 관행이 완화되어 민소매 옷과 샌들착용이 가능해졌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부고]

    ●신영숙씨 별세 정용무(엑스페론 상무)·용우·연정·영희·선희씨 모친상 이우백(에너지경제신문 전무·전 서울신문 광고국장)·정성일씨 장모상 1일 경기 용인시 보정장례식장, 발인 3일 오전 7시 (070)8858-9402 ●심희택씨 별세 심상원(자영업)·효경·수경·소영씨 부친상 박은경씨 시부상 이희열(연합뉴스 기자)·류기석(자영업)·조영석(제이앤제이트레이딩 대표)씨 장인상 1일 이대서울병원, 발인 3일 오전 6시 (02)6986-4440 ●정분순씨 별세 장길화(대구대총동창회장)·길래(세안정기 전무이사)·길성(하나글로텍 대표이사)씨 모친상 1일 대구의료원, 발인 3일 오전 11시 30분 (053)560-9570 ●유옥록씨 별세 김환열(전 대구MBC 사장)씨 모친상 1일 영남대병원, 발인 3일 오전 010-3527-1002
  • [부고] 이우백(에너지경제신문 전무)씨 장모상

    △ 신영숙씨 별세, 정용무(엑스페론 상무)·정용우·정연정·정영희·정선희씨 모친상, 이우백(에너지경제신문 전무, 전 서울신문 광고국장)·정성일씨 장모상, 1일, 경기 용인시 보정장례식장 201호, 발인 3일 오전 7시. 070-8858-9402
  • BTS, 美 MTV 어워즈 ‘베스트 팝‘ 첫 수상 등 4관왕

    BTS, 美 MTV 어워즈 ‘베스트 팝‘ 첫 수상 등 4관왕

    ‘베스트 그룹’ 등 후보 오른 부문 모두 차지블랙핑크는 ‘올여름 최고의 곡’ 첫 수상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음악 시상식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MTV Video Music Awards·VMAs)에서 4관왕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은 30일(현지시간) MTV 주관으로 생중계된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베스트 팝’, ‘베스트 K팝’, ‘베스트 그룹’, ‘베스트 안무’ 등 후보로 오른 4개 부문에서 모두 수상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월 발표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7’의 타이틀곡 ‘온’(ON)으로 ‘베스트 팝’ 부문에서 수상했다.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 할시, 조나스 브라더스, 테일러 스위프트 등을 제친 것으로 이 부문에서 한국 가수가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 ‘온’은 ‘베스트 안무’ 부문 트로피도 가져갔다. ‘베스트 안무’는 아티스트와 안무 창작자에게 모두 주어지는 상으로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퍼포먼스 디렉터 손성득, 이가헌, 이병은 등도 영예를 안았다. ‘베스트 그룹’과 ‘베스트 K팝’ 부문은 2년 연속 수상자로 선정됐다. 방탄소년단은 화상 소감을 통해 “진심으로 영광이다. 우리의 팬 ‘아미’와 우리를 지지해주고 우리 음악에 공감해주신 분들께 이 공을 돌리고 싶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시상식에서 사전녹화를 통해 영어로 부른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 첫 무대도 선보였다. 복고풍 정장을 차려입고 맨해튼 브리지, 타임스스퀘어, 마천루 야경 등 뉴욕의 명소를 배경으로 흥겹게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들은 앞서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즈’, ‘그래미 어워즈’ 등 미국 유수의 음악 시상식을 섭렵했지만 비디오 뮤직 어워즈 출연은 처음이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블랙핑크도 지난 6월 낸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으로 ‘올여름 최고의 곡’(Song Of The Summer) 부문에서 수상했다. 케이팝 걸그룹으로는 첫 수상이다. 올해 37회를 맞은 비디오 뮤직 어워즈는 매년 MTV가 주관하는 음악 시상식으로 올해의 아티스트, 올해의 비디오, 올해의 노래, 최고의 컬래버레이션, 베스트 신인상 등이 주요 부문이다. 올해의 아티스트에는 레이디 가가,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가 함께한 곡 ‘레인 온 미’(Rain On Me)는 ‘올해의 노래’, 최고의 컬래버레이션 등을 거머쥐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현장서 잔뼈… 실적으로 말하는 이동우 사장

    현장서 잔뼈… 실적으로 말하는 이동우 사장

    하이마트 상반기 영업익 80% 늘려“신사업 창출·미래 먹거리 발굴 집중”“이동우(60) 롯데지주 사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구상하는 뉴롯데를 어떻게 그려 갈까.” 최근 실적 악화에 대한 경고 메시지 격으로 이례적인 8월 인사를 단행한 롯데그룹에서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의 후임으로 발탁된 이동우 사장의 리더십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 사장은 롯데하이마트 사장에서 지난 13일 롯데지주 전략·기획 총괄(대표이사 사장)에 임명된 이후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업무 준비에 여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부회장의 임기가 이달 말까지라 아직 취임식을 하지 못했지만 사실상 이미 업무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경영전략실이 경영혁신실로 바뀌면서 계열사 관리 및 운영 등 기존 업무는 하위 부문에 주고, 이 사장이 총괄하는 혁신실은 신사업, 미래 먹거리를 찾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1986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한 이 사장은 그동안 부각되는 인물은 아니었다. 건국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서울대가 장악한 그룹 내에서 학연도 없고, ‘엘리트 코스’로 불리는 그룹 일을 맡은 적도 없는 ‘비주류’였다. 2012년 롯데월드 대표이사 자리로 가기 전까지 백화점 사업 부문에서 상품기획, 영업, 재무, 기획 등을 두루 거치며 현장에서 잔뼈가 굵었다. 이 사장은 실적으로 능력을 보여 줬다. 롯데하이마트는 이 사장 취임 전인 2014년 매출 약 3조 3700억에 영업이익 1848억원을 기록했으나 2015년 1월 취임 후 2년 만인 2017년에는 매출 4조원, 영업이익 2027억원의 성과를 냈다. 올 상반기 코로나19로 유통업계가 직격탄을 입었음에도 롯데하이마트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을 약 두 배나 많은 80% 가까이 늘렸다. 롯데쇼핑 매출이 2015년 30조 1500억에서 지난해 23조 7000억원으로 줄어든 것을 감안할 때 성적이 두드러진다. 이 사장은 외적인 스타일과 감각적인 취향을 갖춰 트렌드에 밝은 ‘멋쟁이’로 통한다. 취미로는 바이크를 타고, 늘 말쑥한 정장 차림에 올백으로 빗어 넘긴 헤어스타일, 넥타이, 행커치프 스타일을 고수해 같은 세대 그룹 임원들과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평이다. 이 사장이 신사업 발굴에 집중할 것이란 설명과 달리 업계에선 이 사장이 유통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만큼 롯데쇼핑의 실적 개선을 이끄는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前 채널A 기자 “공익 목적 취재… 유시민 겨냥 아냐”

    前 채널A 기자 “공익 목적 취재… 유시민 겨냥 아냐”

    ‘검언유착’ 의혹의 당사자인 채널A 이동재 전 기자가 첫 재판에서 “공익목적으로 취재했을 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특정 정치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의 심리로 이 전 기자와 후배인 백모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 첫 공판기일이 진행됐다. 두 사람은 모두 정장 차림으로 재판에 출석했으며, “직업이 뭐냐”는 판사의 질문에 채널A에서 해고된 이 전 기자는 “무직”이라고 답했다. 검찰 측에서는 한동훈 검사장과 휴대전화 압수수색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여 ‘독직 폭행’ 논란을 빚었던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이 직접 출석했다. 이 전 기자는 지난 2~3월 신라젠의 대주주였던 이철(55·수감 중)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편지를 다섯 차례에 걸쳐 보내면서 가족에 대한 수사 가능성 등을 언급하는 등 유 이사장에 대한 비리 진술을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정 부장은 이날 재판에서 30분가량 이러한 공소사실 요지를 낭독하며 “피고인은 이 전 대표에게 유 이사장 등의 비위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중한 처벌을 받을 것이란 내용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기자 측 주진우 변호사는 “공소사실에 언급된 내용 중 대부분은 신라젠 수사팀이 결정이 됐기 때문에 누구나 예상 가능한 내용”이라면서 “이 전 대표에게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공모 혐의로 함께 기소된 백 기자 측도 “신라젠 취재 업무에 관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피해자를 협박해 비리 정보 진술을 강요한 적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 전 기자 측이 검찰이 제출한 증거 중 이 전 대표와 제보자 지모씨 등의 진술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향후 두 사람의 증인신문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16일 열릴 예정이다. 한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실패했다는 야당의 지적에 “아직 수사도 안 했다”고 반박했다. 이번 사건의 또 다른 당사자인 한 검사장을 공범으로 적시하지 못한 것을 두고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현대차 질주에 계열사들도 ‘약진 앞으로’

    현대차 질주에 계열사들도 ‘약진 앞으로’

    “잘나가는 형님 따라 동생들도 약진 앞으로.” 현대자동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26일 잇달아 사업 확장 소식을 알렸다. 최근 형님 격인 현대·기아차의 주가가 급반등한 게 동생들이 힘을 내는 원동력이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모비스는 26일 경기도, 평택시와 경기 평택에 전기차 핵심 부품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경기 수원 경기도청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이재명 경기지사, 정장선 평택시장, 박정국 현대모비스 사장이 참석했다. 현대모비스가 355억원을 투자한 평택 신공장은 충북 충주 공장과 울산 공장에 이은 세 번째 전기차 부품 공장이다. 황해경제자유구역 내 평택 포승지구에 1만 6726㎡(약 5000평) 규모로 들어선다. 9월부터 착공해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전기차 15만대의 모터와 인버터, 감속기 등을 통합한 모듈 부품이 양산될 예정이다. 2026년까지 최대 30만대분의 모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시설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자율주행 로봇 개발 스타트업 ‘트위니’와 자율주행 이동로봇 생활물류 서비스 도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앞으로 사무실 등 실내에서 택배, 우편물, 음식물, 세탁물 등을 엘리베이터를 타고 목적지까지 알아서 옮겨 주는 물류 로봇 개발을 추진한다. 로봇의 크기는 가로 61㎝, 세로 78㎝, 높이 110㎝이며, 최대 60㎏의 물품까지 운반할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내년 상반기에 이 로봇 물류 서비스를 신사옥에 처음 적용해 기술 검증을 마친 뒤 일반 회사 건물과 아파트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현대위아는 미국 방위산업체 BAE시스템스와 10년간 최대 1억 달러(약 1200억원) 규모의 함포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2022년부터 5인치 함포의 ‘트러니언 지지대’와 ‘레버’ 등 최대 106종의 함포 부품을 납품하게 됐다. 현대위아는 “자체 보유한 대한민국 해군 주력 5인치 함포와 76㎜ 함포 제조 기술력 덕분에 이번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美, 홍콩과 범죄인 인도 등 3개 협정 파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홍콩과 맺은 범죄인인도조약 등 세 가지 양자 협정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코로나19 확산 책임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을 이유로 경제와 안보, 인권, 기술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중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번에 파기되는 협정은 탈주범 체포와 국제 범죄인 이송, 선박 운항 관련 상호 세금 면제 등이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자유를 탄압하는 홍콩보안법을 도입한 중국 정부의 결정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중국 공산당이 홍콩 주민의 자치권을 탄압하기에 우리도 3개의 협정을 종료한다”고 확인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미국이 선박 국제운항 수입에 대한 세금 면제를 중단해 중국 해운업계에 타격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지난달 홍콩보안법을 시행하자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끝내겠다”고 천명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등 홍콩과 중국 고위 관리 11명을 제재했고, 미국으로 수출하는 홍콩산 제품에 대해서도 중국산(made in china)으로 표기하도록 했다. 호주와 캐나다, 뉴질랜드, 독일, 프랑스, 영국도 홍콩과 체결한 범죄인인도조약을 폐기했다. 이에 대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홍콩 문제는 중국의 내정으로 어떤 외부 세력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면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개입을 중단하고 잘못된 길을 가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홍콩 정부 대변인도 미국에 대해 “홍콩을 노리개 삼아 미중 관계에 장애를 초래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주장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어게인 3월?… 출렁이는 코스피, 그때와는 다르다

    어게인 3월?… 출렁이는 코스피, 그때와는 다르다

    “35% 폭락 또 올라” 동학개미 우려 속전문가는 6월 같은 단기조정 수준 전망“1차 유행 때와 달리 실물 경기 회복세개인들 공포 투매 아닌 차익 실현 매도”코로나 백신·美대선 하반기 증시 변수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잘나가던 국내 증시도 출렁이고 있다. 1차 대유행 때인 지난 2~3월 악몽 같은 폭락장을 경험했던 개인투자자의 걱정도 커졌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조정은 있겠지만 연초 수준의 폭락장이 재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30포인트(0.52%) 오른 2360.54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18.52포인트(2.31%) 상승한 818.74에 마감했다.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은 향후 국내 증시가 어떻게 움직일지에 쏠려 있다. 일일 확진자가 수백명대를 유지했던 2~3월에는 코스피가 23 거래일(2월 17일~3월 19일) 만에 34.99%나 빠졌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트라우마로 남은 최악의 장이 다시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 실물경기가 다시 후퇴할 수 있다는 걱정이 있는데, 2~3월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 “당시에는 실물경기 위축 정도를 내다보기 어려울 만큼 불확실성이 컸지만 지금은 정책 대응과 더불어 위축 폭 등의 윤곽을 가늠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18일 국내주식이 급락한 건 전염병 확산을 구실 삼아 개인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스피·코스닥지수의 고공행진에 기뻐하면서도 주가에 지나친 거품이 낀 게 아닌지 우려했던 개인투자자들이 울고 싶은데 뺨 맞은 심정으로 투매했다는 것이다. 환율이 안정적이라는 점도 2~3월과 다르다. 1차 대유행 당시인 3월 19일 원·달러 환율은 128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81.50원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향후 주식시장이 지난 6월 단기 조정장과 비슷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코스피는 6월 11일부터 3거래일 동안 7.51% 빠진 뒤 반등했다. 당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증가세로 전환된 데다 국내에선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개성공단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해체하는 행동에 돌입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히는 등 ‘대북 리스크’가 떠올랐다. 김용구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위원은 “2~3월과 달리 지금은 국내 실물경기 환경이 회복세에 있고, 오는 4분기부터 한국 수출의 플러스 전환(전년 동기 대비)이 기대되며, 1차 대유행 때 성공적인 방역 경험이 있어 향후 장은 과열된 개인투자 열기가 다소 식는 수준으로 정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주식시장의 흐름을 가를 최대 변수는 역시 코로나19다. 우선 연내 백신 개발 여부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백신 개발 경쟁이 불붙으면서 임상 3상(시판 전 안전성과 효능을 최종 확인하는 단계)에 돌입한 후보가 8개나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가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퍼졌던 연초와 다르게 인구가 약 5배 많은 수도권에서 유행한다는 점과 10월 이후 날씨가 쌀쌀해지면 코로나19가 더 빨리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은 악재다. 또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반중 정책을 펼치면 양국 간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코로나19에 가로막힌 동학개미…“3월과는 다르다”

    코로나19에 가로막힌 동학개미…“3월과는 다르다”

    코스피, 18일 2.46% 하락 뒤 19일 소폭 반등“1차 팬데믹 때와 달리 실물 위축 윤곽 가늠”실물 악화 우려 속 개인 투자 열기 다소 식을 듯연내 백신 개발 여부가 분수령…미중 갈등은 악재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잘 나가던 국내 증시도 출렁이고 있다. 1차 대유행 때인 지난 2~3월 악몽같은 폭락장을 경험했던 개인투자자의 걱정도 커졌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조정은 있겠지만 연초 수준의 폭락장이 재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30포인트(0.52%) 오른 2360.54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18.52포인트(2.31%) 상승한 818.74에 마감했다.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은 향후 국내 증시가 어떻게 움직일지에 쏠려 있다. 일일 확진자가 수백명대를 유지했던 2~3월에는 코스피가 23 거래일(2월 17일~3월 19일) 만에 34.99%나 빠졌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트라우마로 남은 최악의 장이 다시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 실물경기가 다시 후퇴할 수 있다는 걱정이 있는데, 2~3월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 “당시에는 실물경기 위축 정도를 내다보기 어려울 만큼 불확실성이 컸지만 지금은 정책 대응과 더불어 위축 폭 등의 윤곽을 가늠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18일 국내주식이 급락한 건 전염병 확산을 구실 삼아 개인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스피·코스닥지수의 고공행진에 기뻐하면서도 주가에 지나친 거품이 낀 게 아닌지 우려했던 개인투자자들이 울고 싶은데 뺨맞은 심정으로 투매했다는 것이다. 환율이 안정적이라는 점도 2~3월과 다르다. 1차 대유행 당시인 3월 19일 원달러 환율은 128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81.50원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향후 주식시장이 지난 6월 단기 조정장과 비슷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코스피는 6월 11일부터 3거래일 동안 7.51% 빠진 뒤 반등했다. 당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증가세로 전환된 데다 국내에선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개성공단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해체하는 행동에 돌입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히는 등 ‘대북 리스크’가 떠올랐다. 김용구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위원은 “2~3월과 달리 지금은 국내 실물경기 환경이 회복세에 있고, 오는 4분기부터 한국 수출의 플러스 전환(전년 동기 대비)이 기대되며, 1차 대유행 때 성공적인 방역 경험이 있어 향후 장은 과열된 개인투자 열기가 다소 식는 수준으로 정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주식시장의 흐름을 가를 최대 변수는 역시 코로나19다. 우선 연내 백신 개발 여부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백신 개발 경쟁이 불붙으면서 임상 3상(시판 전 안전성과 효능을 최종 확인하는 단계)에 돌입한 후보가 8개나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가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퍼졌던 연초와 다르게 인구가 약 5배 많은 수도권에서 유행한다는 점과 10월 이후 날씨가 쌀쌀해지면 코로나19가 더 빨리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은 악재다. 또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반중 정책을 펼치면 양국 간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씨줄날줄] 전동 킥보드/김상연 논설위원

    [씨줄날줄] 전동 킥보드/김상연 논설위원

    뭔가 뒤에서 확 하고 달려오길래 놀라서 움찔하며 봤더니 젊은 여성이 전동 킥보드를 타고 유유히 지나가고 있었다. 이어 바로 그 뒤를 다른 전동 킥보드를 탄 젊은 남성이 함박 미소를 지으며 쫓아갔다. 둘은 꽁냥꽁냥 사랑하는 사이 같았다. 그 모습이 아름다워 넋을 놓고 바라보다가 문득 ‘저러다 사고 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들었다. 사람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 가며 질주하는 모습이 위태롭게 보였기 때문이다. 교통 체증과 무관하게 어디든 갈 수 있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 때문에 전동 킥보드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전동 킥보드는 미국과 유럽에선 이미 보편화됐으며, 한국도 2년 뒤면 시장 규모가 2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 사업이 늘어나면서 개인 킥보드가 없는 사람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휴대전화로 본인 인증을 하고 결제 수단만 등록하면 탈 수 있는데, 이용료는 보통 10분에 2000원이다. 요즘은 전동 킥보드를 탄 외국인의 모습도 보이고,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아침에 킥보드를 타고 출근하는 사람도 눈에 띈다. 문제는 안전성이다. 전동 킥보드는 도로교통법상 이륜 오토바이와 같은 원동기장치 자전거로 분류돼 헬멧 등 안전장비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하고, 인도나 자전거도로에서는 주행할 수 없다. 하지만 인도를 달리거나 헬멧을 안 쓰고 타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두 명의 연인이 킥보드 한 개에 올라탄 아슬아슬한 장면도 목격된다. 실제 60대 남성이 빠르게 내려오던 전동 킥보드에 부딪혀 중태에 빠진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 이 남성의 아들은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버지께서 11일 오후 5시쯤 급경사에서 전동 킥보드를 타고 내려오던 청년에게 치여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십니다. 전동 킥보드 관련 강력한 법이 필요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지난 5월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오는 12월부터는 만 13세 이상이면 면허 없이 전동 킥보드를 탈 수 있게 돼 사고 위험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전동 킥보드는 보험 가입이 의무화돼 있지 않아 피해자들이 병원비 등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차량이 아닌 것처럼 인식되면서 아무 생각 없이 음주운전을 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킥보드를 보도에 내팽개쳐 놓고 가버리는 바람에 이를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지방자치단체에 쏟아지고 있다. 나에게는 편리와 낭만이 되는 문명의 이기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편과 아픔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자각하지 못한다면 전동 킥보드는 악마의 교통수단이 될 것이다. 킥보드 위의 사랑은 아름답지만 누구도 다치게 하지 않는 아름다움이어야 한다. carlos@seoul.co.kr
  • 中, 루비오 등 미국인 11명 ‘보복 제재’… 홍콩은 반중언론 사주 지미라이 체포

    중국이 홍콩에 대한 미국의 압박에 반발해 미국인 11명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가 홍콩을 담당하는 최고위 관리들을 제재 명단에 올린 데 대한 보복 조치다. 홍콩 경찰은 대표적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언론에 대한 ‘재갈 물리기’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케네스 로스 휴먼라이츠워치(HRW) 사무총장, 마이클 아브라모위츠 프리덤하우스 회장 등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지난 7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등 고위관리 11명을 무더기 제재를 발표한 데 대한 대응 조치다. 므누신 장관은 “람 장관 등이 홍콩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홍콩인들의 집회·표현의 자유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의 제재 내용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미국이 람 장관 등에게 했던 것처럼 중국 내 자산 동결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경찰의 홍콩보안법 전담 조직인 국가안보처가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를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홍콩보안법은 외국 세력과 결탁,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등을 금지·처벌하는 내용을 담았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그를 “외세와 결탁해 송환법 반대 시위를 배후조종하는 인물”이라고 비난해왔다. 이날 200명이 넘는 홍콩 경찰이 빈과일보 사옥을 급습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편집국은 압수수색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콩 최대 야당인 민주당은 “지미 라이의 체포와 빈과일보 압수수색은 언론계 전체를 두려움에 떨게 할 것이다. 이로 인해 홍콩기본법(헌법 격)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는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고 비판했다. 이날 지미 라이 체포는 홍콩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을 압박하는 미국에 대한 맞불 대응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 중앙정부와 홍콩 정부는 홍콩보안법 시행 뒤 홍콩 민주파 진영에 대한 강도 높은 탄압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9월 6일 열릴 예정이던 홍콩 입법회(의회) 선거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1년 연기됐다. 2014년 ‘우산 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 등 민주파 인사 12명은 출마 자격을 박탈당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지난해 고용창출·안정장려금 35%나 불용…왜?

    지난해 고용창출·안정장려금 35%나 불용…왜?

    지난해 고용창출·안정장려금 집행률 65.8%국내복귀기업 지원 집행률은 고작 7.8%국회 “지원수준 낮고, 중복 대상 많은 탓”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고용창출장려금과 고용안정장려금으로 계획한 3292억 6800만원 규모의 예산 가운데 35%에 가까운 1127억 3800만원이 쓰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사업의 경우 지원 수준이 낮아 장려금을 신청할 만한 유인이 생기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10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19년회계연도 결산 환경노동위원회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창출장려금 예산(1707억 9300만원) 집행률은 60.1%, 고용안정지원금(1584억 7500만원) 집행률은 71.9%로 나타났다. 고용창출장려금은 일반적인 조건에서 취업이 어려운 취약계층을 고용하거나 신중년 적합직무에 신중년을 고용하는 등 고용기회를 확대한 사업주에게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고용안정장려금은 소정근로시간 단축·유연근무제 등을 도입해 근로자의 일과 생활 균형을 지원하거나 고용이 불안정한 기간제 근로자 등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고용을 안정시키는 사업주에게 인건비와 간접노무비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5가지 사업으로 구성돼 있는 고용창출장려금의 경우 ‘일자리 함께하기 지원’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사업은 모두 집행률은 모두 70%를 넘기지 못했다. 신중년 적합직무 고용지원은 63.3%, 시간선택제 신규고용 지원은 40.9%를 기록했고, 국내복귀 기업 지원은 7.8%에 불과했다. 특히 가장 예산 비중이 큰 고용촉진장려금 지원 집행률은 45.8%로, 불용예산만 477억 100만원에 달했다. 고용안정장려금은 정규직 전환 지원, 시간선택제 전환 지원, 일·가정 양립 환경재원 지원 등 3개 사업은 모두 집행률이 90%를 넘겼다. 그러나 가장 예산 비중이 큰 출산육아기 고요안정장려금 지원은 계획예산 1116억 5900만원의 62.2%에 해당하는 694억 8700만원만 집행됐다. 나머지 421억 7300만원은 불용액으로 남았다. 집행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지원 수준이 낮아 유인책으로 작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시간선택제 신규고용 지원의 경우 2017년 우선지원대상기업 기준 월 90만원이었던 지원액이 60만원으로 인하되면서 참여 유인이 낮아졌다. 정규직 전환 지원은 지원 수준보다도 정규직 전환시 발생하는 퇴직금이나 사회보험료 등 간접노동비 부담이 더 커서 사업주 참여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육아기 고용안정장려금 지원도 지원수준에 비해 지원요건이 까다롭고, 대규모 기업에 대한 간접노무비 지원도 중단되면서 집행률이 낮아졌다. 제도 간 지원 대상이 중복되는 점도 집행률 저조 요인으로 작용했다. 고용촉진장려 지원사업은 취업성공패키지 Ⅱ유형을 이수한 인원 비율이 55.9%에 달할 정도로 청년층 비중이 높았다. 사업자의 입장에서도 여러 지원 요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경우가 많았다.특히 일부 사업은 최근 3년에 걸쳐 점점 집행률이 저하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국내복귀기업 지원 사업 집행률은 2017년 65.5%였지만, 2018년 29.2%, 지난해 7.8%로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졌다. 국내복귀기업의 사업장 신설 등 조치 후 신규 채용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탓으로 분석된다. 고용촉진장려금 지원도 2017년엔 108.6%를 기록했지만, 2018년 68.1%, 지난해 45.8%로 급락했다. 예산정책처는 “고용노동부는 일부 사업의 집행이 지속적으로 부진한 원인을 유형화해 분석하고, 이에 기초해 지원수준, 지원범위 조정 및 제도간 정합성 등을 개선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집행이 지속적으로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의 경우 예산 조정 등을 통해 고용장려금 사업의 전반적인 집행 개선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국회 첫 수어통역 기자회견…장혜영 “장애인 참정권 보장하는 국회로”

    국회 첫 수어통역 기자회견…장혜영 “장애인 참정권 보장하는 국회로”

    10일부터 국회 모든 기자회견서 수어 통역 10일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처음으로 수어 통역사의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부터 국회가 소통관에서 열리는 모든 기자회견에 수어 통역을 지원키로 하면서다.국회 기자회견의 수어통역 제도화를 이끌어낸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이날 처음으로 열린 수어통역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한국 정치사에 의미 있는 날로 기억될 순간”이라고 의미를 되새겼다. 정장 차림의 조성현 수어 통역사(한국수어통역사협회장)는 발표자의 오른편에 서서 실시간 수화로 발표자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장 의원은 우리나라가 2007년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제정해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를 규정했지만,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정보를 제공받아야 할 국회 기자회견이나 상임위원회 의사중계시 실시간 수어 통역이나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이 없어 여전히 상당수 장애인들은 사실상 참정권을 침해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장 의원은 이날 장애인의 국회 정보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국회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여기에는 ▲국회 및 의원 입법활동 중계시 수어·폐쇄자막·화면해설 등 제공 ▲장애인의 회의 방청시 점자안내서·자막·수어통역 의무 제공 규정 신설 등의 내용이 담겼다. ‘국회법 개정안 발의 및 장애인 참정권 보장 촉구’를 주제로 진행된 기자회견에는 김대범(발달장애) 서울피플퍼스트센터 센터장, 곽남희(시각장애)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정해인(농인) 장애의벽을허무는사람들 회원 등 장애 당사자들이 직접 나와 참정권 보장을 위해 목소리를 냈다. 정해인 씨는 수화로 “선거 과정에서 청각장애인들의 정보접근 환경이 많이 개선됐음에도 여전히 제약이 많다”면서 “선거법에서 수어 및 자막이 의무로 제공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유권자들의 권리가 보장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씨의 말은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됐다. 장 의원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소통의 가치를 강조하며 ‘국민의 국회’를 표방한 21대 국회가 의미 있는 변화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환영의 말씀을 드린다”며 “더 나아가 장애인의 참정권이 완전히 보장될 수 있는 변화를 21대 국회가 앞장설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시각 장애를 가진 미래통합당 김예지 의원이 안내견 ‘조이’와 함께 국회를 출입하게 되면서 국회법 논란이 일었는데, 이는 처음으로 국회가 안내견 출입을 허용하는 계기가 됐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中 ‘틱톡’ ‘위챗’ 퇴출·홍콩관리 제재·… 트럼프 자충수 되나

    中 ‘틱톡’ ‘위챗’ 퇴출·홍콩관리 제재·… 트럼프 자충수 되나

    므누신·나바로, 틱톡 인수 여부 놓고 충돌WSJ “트위터도 틱톡 인수에 뛰어들 듯”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하루도 쉬지 않고 ‘중국 때리기’에 몰두하고 있다. 미 텍사스주 휴스턴의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하고 중국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틱톡’과 ‘위챗’을 제재한 데 이어 이번에는 중국과 홍콩의 관리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시켰다. 1979년 수교 이후 두 나라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양국이 너무도 밀접하게 연계돼 있어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미국에도 해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 등 홍콩과 중국 고위관리 11명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지난달 1일 중국 정부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을 강행한 데 대한 보복 조치다. 홍콩 경찰 총수인 크리스 탕 경무처장과 테레사 청 법무장관, 샤바오룽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주임과 뤄후이닝 홍콩연락판공실 주임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미국 비자를 받을 수 없고 미국 내 자산도 동결된다. 그러자 홍콩 정부는 8일 “미국의 조치는 파렴치하고 비열하다”고 반박했다. 람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우리는 겁내지 않을 것”이라며 “내 미국 비자 유효기간은 2026년까지다. 미국에 갈 생각이 없으니 스스로 말소할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홍콩 문제를 담당하는 뤄 주임도 “해외에 한 푼도 없다 보니 제재해 봐야 헛수고 아니겠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100달러(약 11만 8000원)를 부쳐 (의도적으로) 동결 자산을 만들 수는 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홍콩 당국은 9일 “이번 발표 때 람 장관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신상털기’가 시작됐다”며 미 행정부를 고발했다. 이런 상황에서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이 9일 대만을 방문했다고 대만 EBC방송이 전했다. 에이자 장관은 미·대만 단교 뒤 대만을 방문한 미 행정부 최고위급 인사다. 미 고위 관료의 대만 방문은 2014년 지나 매카시 환경보호청장 이후 6년 만이다. 중국이 불가침의 성역으로 여기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의도적으로 훼손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최고 지도부를 자극하려는 의도다. 블룸버그는 “미 행정부의 끊임없는 ‘중국 때리기’가 대선 정국에서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반전을 모색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에 대한 여론이 극도로 나빠진 상황을 지렛대 삼아 지지층을 결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선이 끝나는 11월까지 지금과 같은 ‘준전시’ 상황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몰아치기식’ 조치가 역효과를 낼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 미중 양국은 ‘샴쌍둥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서로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완전한 단절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를 입증하듯 워싱턴포스트는 8일 “최근 백악관에서 므누신 장관과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틱톡 인수 여부를 두고 언성을 높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안에서도 중국 정보기술(IT) 업체에 대한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9일 “미 행정부가 애플 앱스토어에서 중국 대표 SNS 위챗을 차단하면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가 불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SNS 업체 트위터가 틱톡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의 미국 사업을 금지시키려 하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틱톡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여기에 트위터도 뛰어들었다는 설명이다. 틱톡의 미국 내 사업을 중단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가 미 기업이 중국에 뺏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회복시켜 주려는 의도임을 알 수 있다. 미국의 통신용 칩 제조사 퀄컴도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와의 거래를 재개하고자 트럼프 행정부 설득에 나섰다고 WSJ는 덧붙였다. 화웨이가 삼성전자 등 다른 업체에서 대체품을 살 수 있어 제재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다. 서울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이슈픽] 샘 오취리와 의정부고 ‘관짝소년단’, 선 넘은 건 누구였을까

    [이슈픽] 샘 오취리와 의정부고 ‘관짝소년단’, 선 넘은 건 누구였을까

    ‘의정부고 졸업사진’ 비판했던 샘 오취리, 결국 사과 의정부고 학생들의 졸업사진에 대해 “인종차별적”이라고 지적했던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가 결국 사과했다. 지난 6일 샘 오취리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의정부고 학생들의 졸업사진을 올린 뒤 “우리 흑인들 입장에서 매우 불쾌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발단은 ‘관짝소년단’ 재현한 학생들의 ‘검은 분장’ 해마다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아이디어를 내서 독특한 졸업사진을 찍어온 것으로 유명한 경기 의정부고의 올해 졸업사진과 관련해 인터넷에서 유행한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한 학생들을 놓고 인터넷 상에선 최근 설왕설래가 오갔다.‘관짝소년단’이란 가나에서 장례식 중 정장을 차려 입은 남성들이 관을 어깨에 올려놓고 춤을 추는 동영상을 가리킨다. 무거워 보이는 관을 어깨에 살포시 올려놓고 가벼운 몸놀림으로 흥겹게 춤을 추는 모습이 누리꾼들의 시선을 끈 바 있다. 의정부고의 일부 학생들이 이 영상을 재현하는 과정에서 얼굴을 검게 칠하는 분장을 했는데, 이를 두고 인종차별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해외에서는 얼굴을 검게 분장해서 흑인을 표현하는 것을 ‘블랙 페이스’라고 해서 인종차별적 행위로 인식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전부터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얼굴을 검게 분장해서 흑인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인종차별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곤 했다. 샘 오취리 “흑인 입장에서 불쾌한 행동” 지적샘 오취리는 6일 올렸던 인스타그램 글에서 “2020년에 이런 걸 보면 슬프다”면서 “제발 하지 마세요! 문화를 따라하는 것(은) 알겠는데 굳이 얼굴 색칠까지 해야 돼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한국에서 이런 행동들은 없었으면 좋겠다. 서로 문화를 존중하는 게 가장 좋다”면서 “기회가 되면 한 번 같이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 한국에선 얼굴을 검게 칠하면 웃기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례가 방송가 안팎에서 너무 많았다”면서 “이런 행동은 한국에서 중단돼야 하며 이런 무지가 계속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인종차별 의도 없었다” vs “의도 없어도 비판 가능” 일단 의정부고 학생들의 해당 패러디가 인종차별이냐 아니냐를 두고 논쟁이 다시 불 붙었다. 일각에서는 학생들이 인종차별적 의도를 가진 것이 아니라 단순히 해당 동영상을 최대한 비슷하게 재현하기 위해 얼굴을 검게 분장했을 것이라는 옹호론이 제기됐다. 한편에선 의도가 없었을지라도 결과적으로 인종차별로 인식되는 행위를 했다면 지적받아 마땅하다는 반론도 나왔다. 해외에서 일제시대 욱일기가 아시아에서 전범기로 인식된다는 것을 모르고 사용했다면 무지에서 나온 행동이라도 지적하는 게 마땅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학생들의 얼굴 분장을 둘러싼 논쟁은 그 자체로 우리 사회에서 생각해볼 만한 주제였다. 역풍 맞은 샘 오취리…과거 ‘눈 찢기’도 도마에그러나 샘 오취리가 문제를 제기한 방식 때문에 역풍이 더욱 거셌다. 일단 샘 오취리가 학생들의 사진을 아무런 처리 없이 그대로 올린 점이 지적됐다. 공인도 아닌 학생들이 교내에서 벌인 활동을 행사 자체가 유명하다고 해서 유명 방송인이 비판을 위해 그대로 공개한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또 그가 올린 글 중 일부 단어가 논란이 됐다. 우선 ‘무지하다’는 뜻의 ‘ignorance’라는 단어를 쓴 것이 적절했느냐는 지적이 일었다. 특히 샘 오취리는 비판글을 올리며 한국어와 영어로 각각 작성했는데 한국어로 올린 글에는 이와 같은 내용이 없었다. 게다가 이번 사안과 관련 없는 ‘teakpop’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인 것도 논란이 됐다. teakpop은 티타임과 K팝의 합성어로 ‘K팝과 관련된 가십’이라는 뜻인데 대체로 K팝과 관련해 부정적인 뒷이야기라는 뉘앙스가 강하다는 게 일각의 지적이다. 즉, K팝과 관련 없는 의정부고 학생들의 졸업사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해외에서 한국을 비하하거나 비판할 때 종종 쓰이는 해시태그를 붙인 것은 결국 한국 비하의 뜻이 깔린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여기에 샘 오취리가 과거 JTBC 예능 ‘비정상회담’에서 손가락으로 눈을 찢는 포즈를 한 것이 동양인을 비하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재차 불거졌다. 샘 오취리 “의견 표현 과정서 선 넘어서 죄송” 사과이에 샘 오취리는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내가 올린 사진과 글 때문에 물의를 일으키게 된 점 죄송하다”고 밝혔다. 전날 올렸던 학생들의 사진과 비판글을 삭제했다. 그는 “학생들을 비하하는 의도가 전혀 아니었다. 내 의견을 표현하려고 했는데 선을 넘었고, 학생들의 허락 없이 사진을 올려서 죄송하다. 나는 학생들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어로 쓴 부분은 한국의 교육이 잘못됐다는 것이 절대 아니다. 한국의 교육을 언급한 것이 아니었는데, 충분히 오해가 생길만한 글이었다”며 “‘teakpop’ 자체가 K팝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인 줄도 몰랐다. 알았으면 이 해시태그를 전혀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한국에서 오랫동안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 이번 일들은 좀 경솔했던 것 같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재차 사과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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