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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밤’ 한지민X김준한X정해인 삼자대면 포착 ‘긴장감 UP’

    ‘봄밤’ 한지민X김준한X정해인 삼자대면 포착 ‘긴장감 UP’

    ‘봄밤’ 한지민과 정해인이 한층 더 짙어진 감정으로 마음의 격동을 시작한다. 30일 방송되는 MBC 수목드라마 ‘봄밤’(연출 안판석/ 극본 김은/ 제작 제이에스픽쳐스) 7, 8회에서는 한지민(이정인 역)과 정해인(유지호 역) 그리고 김준한(권기석 역)이 얽히고설킨 관계를 수면위로 드러내며 감정의 진통을 앓는다. 앞서 이정인(한지민 분)과 유지호(정해인 분)는 ‘친구’라는 관계로 둘 사이에 피어오른 감정을 봉인 했지만, 본능적으로 서로에게 이끌리고 있음을 알아챘다. 또한 권기석(김준한 분)은 연인 이정인의 혼란한 마음 상태를 세심하게 헤아리지 못한 채 자기 확신에 찬 상태로 결혼을 요구하고 있어 이정인의 마음이 더욱 흔들리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횡단보도 한복판에서 우연히 마주친 세 사람의 모습이 포착됐다. 이정인이 권기석과 함께 차로 이동하던 중 횡단보도를 건너는 유지호를 발견한 것. 당황했지만 시선을 떼지 못하는 이정인과 반가운 듯 유지호를 부르는 권기석 그리고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다시 보게 된 유지호의 멈춰버린 시선이 얄궂은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연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진심을 감출 수 없었던 유지호의 눈빛에 평소와 다른 공허함이 담겨 있어 이정인과 유지호에게 어떤 변화가 발생된 것인지 궁금해진다. 한편, MBC 수목드라마 ‘봄밤’은 30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봄밤’ 한지민X정해인, 서로 향한 애틋한 마음 ‘미묘한 눈빛’

    ‘봄밤’ 한지민X정해인, 서로 향한 애틋한 마음 ‘미묘한 눈빛’

    ‘봄밤’ 한지민과 정해인이 설렘을 두고 고민한다. 29일 방송되는 MBC 수목미니시리즈 ‘봄밤’(극본 김은, 연출 안판석) 5, 6회에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린 감정에 흔들리는 이정인(한지민 분)과 유지호(정해인 분)의 모습이 안방극장에 애틋함을 불러일으킬 예정이다. 앞서 설렘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권태로운 연애를 이어가던 이정인과 싱글 대디가 되면서 자신을 억제하고 살아가던 유지호는 첫 만남 이후 서로에게 특별한 감정이 생겼음을 인지했다. 그러나 서로를 ‘친구’ 관계로 선을 그으며 밀려오는 감정을 덮어두고 있다. 무엇보다 이정인은 오랜 연인인 권기석(김준한 분)이 마치 의무인 것처럼 꺼낸 결혼 얘기에 회의감을 느끼며 잠시 시간을 갖자고 선언해 앞으로의 이야기를 더욱 예측할 수 없게 만들었다. 또한 이정인이 맥주잔을 손에 쥔 채 심란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은 흔들리는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그의 속내가 엿보여 감성을 자극한다. 그의 눈에는 어느덧 눈물이 차올라 촉촉하게 젖어들어 과연 무엇이 이정인의 감정을 건드렸을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한편, 유지호 역시 첫 눈에 끌렸던 이정인이 연인이 있음을 알고 마음을 접었다고 선언했지만 여전히 미묘한 눈빛을 숨기지 못하는 상황. 홀로 깊은 생각에 잠겨있는 유지호가 이정인을 향해 직진하던 발걸음을 멈추고 감정을 갈무리하게 될지 그가 내릴 선택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한편, MBC 수목드라마 ‘봄밤’은 29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봄밤’ 한지민 “정해인의 ‘예쁜 누나’ 손예진과 비교 말길”[종합]

    ‘봄밤’ 한지민 “정해인의 ‘예쁜 누나’ 손예진과 비교 말길”[종합]

    ‘봄밤’에서 정해인과 호흡을 맞추는 한지민이 손예진과의 비교에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20일 서울 구로구 라마다 서울 신도림에서 열린 MBC 수목드라마 ‘봄밤’ 제작발표회에는 안판석 PD와 배우 한지민, 정해인이 참석했다. ‘봄날’은 자신이 원하는 삶에 가치를 둔 도서관 사서 이정인(한지민 분)과 따스하고 다정하지만 때로는 강렬한 승부욕을 드러내는 약사 유지호(정해인 분), 서로를 몰랐던 두 사람은 불현 듯 찾아온 감정의 파동을 겪는 설렘 가득한 로맨스 드라마다. 특히 ‘봄밤’은 안판석 사단과 정해인의 재회로 기대를 모은 작품. 안판석 사단과 정해인은 지난해 방송된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큰 사랑을 받았다. 안판석 감독은 “‘밥잘사주는 예쁜 누나’를 하고 1년 만에 만나게 됐다. 감개무량하다”고 남다른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또한 MBC에 복귀하게 된 소감도 전했다. 안 감독은 “감개무량하다. 옛날에 ‘하얀거탑’이라는 드라마를 하고 처음 왔다. 87년부터 입사를 해서 만 19년을 다녔던 회사다. 다시 돌아오는 것이 가슴 뭉클하다”고 털어놨다. 도서관 사서 이정인 역을 맡은 한지민은 “‘봄밤’이라는 드라마는 조미료가 첨가물이 없는 누구나가 다 고민하고 사랑에 대해서 결혼에 대해서 갈등하고 이런 지점들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면서 “정인이는 기존 캐릭터에 비해서 굉장히 감정적으로 솔직한 대사들이 많다. 때로는 정인이가 이기적인 모습도 있고 못 돼 보이는 모습도 있다. 누구나가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조금이라도 나은 척 하지만 사랑 앞에서 솔직할 수밖에 없는 모습들이 정인에게 많이 있다. 그런 모습을 표현을 잘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예쁜 누나’에 출연한 손예진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냐는 질문이 주어지자 “손예진 배우도 제가 너무 좋아하는 분이다. 손예진 배우와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른 것 같다. 심사를 받듯 누가 더 잘했느냐 보다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런 부담 때문에 작품을 주저하진 않은 것 같다”고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안판석 감독과 재회한 정해인은 “대본을 볼 때 시나리오와 캐릭터를 많이 본다. 이번 ‘봄밤’ 같은 경우는 감독님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있었다. 그 믿음이 있었고 선택함에 있어서 흔들림이 없었다. 감독님 만나뵙고 대화를 한 이후로는 그것이 더 확고해졌다”고 무한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어 “정인과 지호가 놓인 상황이 제 생각에는 냉정과 열정의 사이인 것 같다. 막상 용기내서 다가가기도 다가오게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 부분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작품에 향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또다시 ‘연하남’ 연기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예쁜 누나’에서 연하남 이미지가 강하다보니까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이번 작품에 있어서 전작의 연하남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없다. 대본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대본, 대사에 집중하면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유지호라는 인물이 놓인 상황이 그렇게 마냥 자유롭지만은 않다. 어떻게 보면 약국 안에 갇혀 있다. 그 상황이 유지호가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 두려움이 있고 더 나아가지 못하는 모습을 대변할 수 있다고 느꼈다. 전작에 비해 책임감과 무게감이 더해졌던 것 같다. 극 중 아들이 있기 때문에 어깨가 더 무거워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봄밤’을 통해 처음으로 싱글대디를 연기하게 된 정해인은 “아이의 눈높이에 대해서도 교감을 많이 하려고 노력을 했다. 이 아이가 어떤 성격이고 어떤 걸 좋아하고 무슨 게임을 하고 어떤 캐릭터를 좋아하고. 그런걸 빨리 파악하고 중요했던 것 같다”면서 “아들이 장난꾸러기다. 그래서 편하게 해주려고 했던 것 같다. 불편함이 보이면 화면에 드러난다. 저 또한 아이가 편해야하니까 장난도 많이 쳤다”고 떠올리기도 했다. 한지민과의 호흡에 대한 질문에 정해인은 “어떤 단어로 표현하기가 애매한 것 같다. 얘기도 많이 하고 연락도 많이 하면서 대본 얘기도 많이 하고 편해진 것 같다. 워낙 성격이 털털하시다”면서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것을 배웠다. 저는 NG를 많이 내는데 (한지민은) 절대 NG를 내지 않는다. 그럴 때 어떻게 해야하는 지를 잘 알려주신다. 그리고 저보다 훨씬 선배이기 때문에 많이 배운다. 어떤 자세로 촬영에 임해야하는 지 많이 배우고 있다. 실제로 제가 연상이라고는 촬영할 때 생각을 안해서 그래서 한번도 ‘누나’라고 불러본 적이 없다. 작품이 끝나면 편하게 부를 생각이다”고 웃었다. 한지민 역시 “제가 정해인 씨에게 배우는 것이 많다”고 화답하며 “이번 현장 뿐만 아니라 후배, 나이 어린 배우들과 호흡을 맞출 때 현장에서 연기하는 것 만큼은 연상연하 느낌보다 캐릭터 느낌을 많이 생각하려고 한다. 동료의 느낌이라고 생각을 한다. 뭔가 서로 대화를 하는 게 상대 배우에게 좋은 점인 것 같다. 이 현장에서 만큼 유독 많이 물어보고 팁을 얻는 게 많다. 오히려 기대는 부분이 많다. 실제 작업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정해인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남자답고 리더십이 있다. 그래서 연하의 느낌을 많이 못 받는 것 같다”고 밝혔다. MBC 새 수목드라마 ‘봄밤’은 오는 22일 오후 9시 첫 전파를 탄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부천문화원 특정업체 사업 몰아주기·사무국장 수당 불법지급 의혹 제기

    부천문화원 특정업체 사업 몰아주기·사무국장 수당 불법지급 의혹 제기

    경기 부천시 부천문화원이 문화원 사업을 특정인에게 독점적으로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일 부천문화원 이사라고 밝힌 익명의 제보자는 “부천문화원의 부적절한 행태를 양심에 따라 제보하며, 사실여부는 부천시나 부천문화원 자료를 확인해보면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천문화원이 시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업무추진비로 편성된 예산이 수년간 사무국장의 ’직책수행보조비‘라는 명목으로 사무국장 개인계좌로 입금돼 업무상 횡령의혹도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문화원의 각종 사업비 일부예산을 특정인이 독점해 갔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수년동안 문화원 사업의 현수막 수십 건이 K기업으로 발주됐는데 해당 업체는 당시 문화원 부원장을 역임한 정 원장의 소유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경인축 역사자료 순회전시를 위한 판넬 제작비 2000여만원이 모 이사의 부인이 운영하는 업체에 발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자체금에서 회식비가 편성돼 있을 뿐 아니라 특정 사업이나 한옥마을·전통혼례에서는 회식비가 별도로 사용되는 등 많은 회식비가 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원과는 상관없이 이사들과 회원들이 가는 해외여행 경비도 해마다 한두 차례 지원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면서 그는 “문화원 이사나 회원들이 문화활동보다는 개인적인 이익을 챙기는 수단으로 문화원을 이용하고 있다”며, “특히 사업 회의수당과 원고료를 특정 회원들에게 집중 지출됐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제보에 대해 최의열 부천문화원 사무국장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1년에 원장 500만원과 이사 60만원, 회원들한테 2만원씩 걷은 자체금이 있다. 이 자체금으로 직책수당을 10여년 이전의 전임사무국장 때부터 지급돼 온 것”이라며, “직책 수당 25만원은 이사회 인준 후 총회 승인을 거쳐 원장님 결재까지 받은 극히 정상적으로 지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사무국장은 특정업체 지원과 관련해 “문제가 된 현수막업체는 지난해 시의회로부 지적돼 올해부터는 K업체를 배제하고 다른 곳에 발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경인축 사업은 계약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며 앞으로 문화원 이사들과 관련된 업체와는 더 이상 계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신문은 이와 관련해 정영광 부천문화원장에게 사실여부를 확인하고자 전화연락을 시도했으나 정 원장과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정 원장은 지난달 25일 2019 ‘제54차 정기총회’에서 제18대 원장으로 추대해 회원 만장일치로 선출됐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돈으로 못 사는 ‘인싸력’…자존감까지 좌지우지

    돈으로 못 사는 ‘인싸력’…자존감까지 좌지우지

    10대들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거대한 놀이터이자 자신을 뽐내는 무대다. ‘인싸’(인사이더의 줄임말. 또래 집단 내 주류)가 되려면 SNS 트렌드를 잘 읽고 적절히 반응해야 한다.이 때문에 ‘현실의 나’보다 ‘SNS 속 나’를 과시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아이들이 많다. 10대에게 SNS란 무엇일까. 요즘 아이들의 SNS 소통법을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키워드 ① 익명성 요즘 10대들에겐 실친(현실 세계 실제 친구)만큼 페친(페이스북 친구)이 소중하다. 예전처럼 친구들과 전화로만 수다 떠는 시대는 지났다. 절친의 전화번호를 모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대신 페이스북 메신저(페메)나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을 사용해 관심사를 공유하고 소통한다. 한때 페친이 1000명 이상됐던 ‘인맥 부자’ 김모(18)양은 “현실에서 모르는 아이라도 프로필상 학교가 나와 같거나 함께 아는 친구가 200명이 넘으면 페친을 맺었다”면서 “페친 중 실제 아는 사람은 절반도 안 됐다”고 말했다. 아예 이름조차 밝히지 않고 소통하는 SNS도 인기다. 익명으로 운영되는 ‘에스크’와 ‘오픈채팅’이 대표적이다. 에스크는 특정인이 계정을 만들면 누구나 여기에 들어가 익명으로 질문하는 SNS다. 이름을 밝히지 않기에 도발적 질문이 오간다. 예컨대 ‘누구를 좋아하느냐’, ‘이번 시험에서 몇 등급을 맞았냐’ 등을 묻는 식이다. 황모(17)양은 “익명이기 때문에 얼굴 보고는 묻지 못한 질문을 용기 있게 할 수 있다”면서 “익명의 질문자가 누구인지 맞히는 것도 흥미로워서 또래 친구들이 많이 쓴다”고 설명했다. 좀 더 개인적인 질문을 나누기 위해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이용하기도 한다. 대한항공 오너 일가 갑질 사건 때 내부자들이 언론에 제보하려고 쓰기도 했던 서비스다. 채팅방에서 익명으로 대화하는 오픈채팅은 질문·답변이 모두에게 공개되는 에스크와 달리 1대1로 소통할 수 있다. 비밀 이야기를 나눌 때 유용하다는 얘기다. 에스크에 지극히 개인적인 질문이 올라올 때 ‘오픈채팅으로 물어보면 알려줄게’라고 대답하는 식이다. 황양은 “친해지고 싶은 친구가 오픈채팅 링크를 페북이나 인스타에 올려 두면 링크를 타고 들어가 익명 톡을 보낸다”면서 “오픈채팅으로 연락을 하다가 이름을 밝히고, 페메로 넘어가 실친이 되는 방식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익명성 뒤에 숨어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에스크 등 익명 SNS는 가해자를 찾아 처벌하기 힘들다는 점을 악용하는 이들도 있다. 상대 계정에 모욕적인 질문이나 성희롱적 발언을 남기는 식이다. 실제로 10대들의 에스크에는 ‘그렇게 짧은 치마 입고 다니면 혼나지 않느냐’는 다소 불쾌한 질문부터 입에 담지 못할 욕설까지 위험천만한 질문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에스크 저격’이 되풀이되면 학교폭력의 일종인 사이버 괴롭힘으로 발전하기도 한다.키워드 ② 인싸력 10대들에게 SNS는 내 ‘인싸력’(인사이더와 힘을 뜻하는 한자 력(力)을 합성한 신조어)을 뽐낼 수 있는 도구다. 김양은 “페친 수와 인스타그램 팔로우 수는 인싸의 척도”라고 했다. 내 게시물에 ‘좋아요’나 댓글이 많을수록, 내 타임라인에 친구들이 더 길고 정성스러운 글을 남길수록 뿌듯하다. SNS로 맺은 친구가 기본 1000명은 넘어야 인싸 축에 들 수 있다. 무작정 페친만 늘린다고 인싸가 되진 않는다. 더 중요한 기준은 내 게시물에 ‘좋아요’와 댓글을 남길 정도로 절친한 페친의 숫자다. 10대들이 ‘좋아요’를 늘리려고 사용하는 흔한 방법 중 하나가 일명 ‘좋페’(좋아요를 눌러준 상대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내는 것)나 ‘좋탐’(좋아요를 눌러준 상대의 타임라인에 글을 써주는 것) 문화다. 쉽게 말해 ‘좋아요’ 한 번에 메시지 한 통이나 타임라인 게시물 한 개를 교환하는 것이다. 기성세대 입장에선 ‘온라인에서 관심받으려고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고 생각할 법하지만 10대 청춘들에겐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양은 “‘좋탐’은 인맥 넓히기의 수단”이라면서 “‘좋아요’와 ‘타임라인 글’을 주고받으면서 어색한 친구들과도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박모(18)군 역시 “친한 친구라면 더 긴 글을 서로의 타임라인에 남긴다”면서 “‘왜 내가 너의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러줬는데 내 타임라인에는 안 놀러오냐’는 식으로 서로 반응하면서 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SNS상 인싸력에 너무 집착하다보면 또래들로부터 ‘관종’(關種·사람들의 주목받으려고 무리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비하하는 말)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길모(19)군은 “단지 ‘좋아요’를 많이 받으려고 기를 쓰고 ‘#맞팔’, ‘#고2’ 등 검색이 많이 될 것 같은 해시태그를 입력하거나 페북 프로필 사진을 바꾸는 친구들도 있다”면서 “지나치면 보기 좋진 않다”고 말했다. 키워드 ③ 자존감 전문가들은 10대들에게 SNS 활동은 일종의 자존감 표현이라고 말한다. SNS 속 자신과 현실의 나를 동일시하는 심리가 강하기 때문에 SNS상 반응에 매우 민감하다는 얘기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요즘 10대들에게 SNS는 과거보다 더 확장된 개념으로 인식된다”면서 “SNS에 화려하고 좋아보이는 사진이 올라올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게시물에 호응해줄수록 실제의 나 역시 그런 화려한 사람처럼 느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누군가는 SNS를 두고 “인생의 낭비”라고 비아냥거린다. SNS상의 사소한 실수가 평생 낙인이 되거나 익명성에 기대어 비수를 꽂는 일이 적지 않아서다. 하지만 부작용을 걱정해 SNS 사용을 포기하기엔 중독성이 너무 강하다. 김양은 “에스크 등 익명 SNS는 여전히 친구들 사이 인기가 많다”면서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하는 심리를 누구나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누군가 나에게 관심을 갖고 질문한다는 자체로 자존감이 높아지고 인정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질문을 빙자해 일부에선 상대방에게 상처가 되는 글을 남길 수도 있다는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호 경북대 심리학과 교수 역시 “과거엔 오프라인 기반의 인간 관계가 온라인으로 확장되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온라인에서 먼저 자아가 만들어진 뒤 오프라인으로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프라인으로 1000명 넘는 인간 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요즘 10대들은 온라인만을 위한 친교 전략이 굉장히 빠르게 발달한 것 같다”면서 “지금의 10대들이 이후 사회에 진출해 관계의 질적인 변화를 겪을 때 어떻게 적응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생’올리브가 아니라 ‘테이블’ 올리브입니다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생’올리브가 아니라 ‘테이블’ 올리브입니다

    중국 창세 신화를 살펴보면 ‘신농’이란 인물이 등장한다. 한족에게 처음으로 농사짓는 법을 알려줘 농사의 신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의술의 신이기도 하다. 먹을 수 있는 식물과 먹을 수 없는 식물을 구분하고자 온갖 식물을 먹어보며 생체실험을 자처했다. 각종 독초를 먹고 고생한 탓에 그의 몰골은 흉측하게 변해 흡사 도깨비와 같았다고 전해진다.신농이 실재했던 인물인지, 단지 신화 속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지는 알 수 없다. 요지는 애초에 난생처음 보는 식물을 맨 먼저 먹어 본 누군가가 있었고 그 덕에 사람들은 그것이 식용인지 아닌지에 대한 지혜를 축적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렇게 본다면 신농은 어떤 용감한 특정인이 아니라 새로운 먹거리에 도전하는 인간의 정신 내지는 속성을 은유하는 상징이 아닐까도 싶다. 만약 신농이 올리브 열매를 먹어 보았다면 어떤 결론을 내렸을까. 올리브 나무에 열린 열매를 보고 피자 위에 올리는 기름지고 고소한 올리브의 맛을 기대했다면 큰 오산이다. 생올리브 열매는 지독하게 떫고 맵다. ‘올레우로페인’이란 성분 때문이다. 얼마나 지독하냐면 종교가 없는 이도 신을 찾게 만들 정도랄까. 지독한 맛을 경험한 이로써 이야기하자면 굳이 권하고 싶지 않다. 아마도 신농은 ‘못 먹는 것’으로 올리브 열매를 분류했으리라. 오래전 누군가가 이 작고 떫은 열매를 쥐어짜면 향기롭고 쓸 만한 기름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알아냈다. 또 다른 누군가는 이 열매를 물에 오랫동안 넣고 씻어내기를 반복하거나 소금물에 절이면 꽤 먹을 만한 것으로 바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고대 로마 시대의 누군가는 재를 탄 물에 올리브를 절여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가공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올리브는 압착해 기름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절인 올리브로도 많이 소비된다. 반찬이나 안주로 먹는 이른바 ‘테이블 올리브’다. 테이블 올리브는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어려운 건 맛 좋은 올리브를 찾는 일이다. 올리브가 초록색 아니면 까만색 말고 뭐가 더 있나 싶지만 테이블 올리브의 세계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국가별 품종은 물론 제조방식에 따라 다양한 테이블 올리브가 존재한다. 혹자는 ‘생’올리브라고도 하지만 테이블 올리브는 일종의 발효가공식품이다. ‘생’은 아니라는 말이다. 올리브 열매를 먹기 위해선 소금물이나 양잿물, 혹은 식초물에 담가 쓴맛을 제거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발효가 일어나는데 방법에 따라서 올리브의 맛이 더 농밀해지기도, 맛이 빠져나가기도 한다. 어떤 생산자는 소금에 절이기도 하고 햇빛에 말리거나 공기 중에 노출시키기도 한다. 어느 한 가지 방식을 사용하기도 하고 한두 가지 방식을 혼용하기도 한다. 값싸고 품질 낮은 올리브와 비싸고 유통기한이 짧은 고급 올리브의 차이가 여기서 난다.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대부분의 테이블 올리브 제품은 알칼리 처리를 거친 것들이다. 올리브를 알칼리성 용액인 양잿물에 담그면 껍질에 미세한 구멍이 생기면서 쓴맛을 내는 올레우로페인이 분해된다. 이어 농도가 다른 소금물에 순차적으로 담그면 젖산 발효가 일어난다. 이렇게 되면 김치처럼 올리브에 약간의 산미가 더해진다. 이른바 스페인 혹은 세비야 스타일이라고 부르는 가공 방식이다. 밝은 녹색의 시칠리아산 카스텔베트라노나 스페인산 올리브가 이 같은 방식으로 생산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알칼리 처리를 하지 않고 소금물에만 담그기도 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대신 알칼리 처리를 한 올리브에 비해 신맛이 덜하고 올리브 품종별로 독특한 발효 풍미가 더해진다. 주로 고품질의 블랙 올리브가 이런 방식으로 생산된다.프랑스나 이탈리아, 스페인 등 지중해 연안 지역에서는 다양한 스타일의 테이블 올리브를 파는 가게를 찾아볼 수 있다. 동네마다 장맛이 다르듯 올리브도 마찬가지다. 레몬이나 라임과 같은 감귤류에 올리브를 절이기도 하고 로즈메리, 오레가노 등 각종 허브와 향신료에 버무려 내기도 한다. 와인에 곁들일 간단한 안주로 치즈와 육가공품이 부담스럽다면 대안은 역시 올리브다. 새해부터는 매번 사는 저렴한 캔 올리브 대신 조금 가격이 나가더라도 병이나 플라스틱 포장용기에 담긴 올리브에 눈길을 줘보자. 카스텔 베라 트누나 체리뇰라, 칼라마타, 만자니야와 같이 올리브 품종이 적혀 있다면 시도해볼 가치는 있다. 비록 산지의 다양성만큼은 아니라 할지라도 각기 다른 올리브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을 정도는 된다. 무엇을 사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역시 먹어 보는 방법밖에 없다. 그 옛날 신농이 그랬던 것처럼.
  • “부모님 실망할까봐” “좋은 재수학원 가려고” 가짜 수능성적표 사용법

    “부모님 실망할까봐” “좋은 재수학원 가려고” 가짜 수능성적표 사용법

    수능 성적표 위조했다 입시업체 확인 과정서 발각 수능 성적표 위조는 공문서 위조 혐의 ‘범죄’ 서울의 한 고교에서 전교 1등을 하던 A군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받은 전과목 1등급 수능 성적표를 보고 뿌듯하기가 말할 수 없었다. 아이에게 부담을 안 준 것은 아니지만 결과가 좋아 마음의 짐도 덜었다. 그런데 A군이 정시 지원을 한 대학에서 전부 고배를 마셨다. 결과를 믿을 수 없었던 A군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받은 수능 성적표를 들고 입시 업체를 찾아가 상담을 받다가 충격적인 사실을 들었다. A군이 아버지에게 준 성적표가 조작된 성적표였다는 사실이다. 해당 입시업체도 처음엔 수능 성적표에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전과목 1등급인 A군이 정시 지원한 대학에서 모두 불합격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성적표가 조작됐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5일 교육계에 따르면 수능 성적표 위조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을 통하면 1~3만원 사이에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의 직인까지 똑같이 만들어진 백지(白紙) 수능 성적표를 구할 수 있다. 본인이 직접 점수를 써 넣으면 입시업계 관계자들도 자세히 보지 않는다면 알아채기 힘들만큼 원본과 구분이 힘들다. 물론 위조된 수능 성적표를 대입에 직접 활용하는 건 불가능하다. 각 대학은 수험생들의 성적을 전자 시스템으로 모두 전달받기 때문이다. 수능 성적표를 위조하는 이유는 A군의 사례와 같이 부모님의 과도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불안감, 혹은 높은 수능성적을 요구하는 이른바 ‘명문’ 재수학원 등록 등 다양하다. 지난해 한 강남의 입시학원은 언어 만점으로 위조한 수능 성적표를 제출한 재수생이 3명이나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일단 재수한다는 생각으로 ‘부모님의 실망이나 질책만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수능 성적표를 조작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면서 “부모님의 기대에 대한 압박감을 이기지 못해 현실을 회피하고 싶은 심정이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이유로 수능성적표를 위조한다 해도 수능 성적표는 국가기관에서 발행하는 공문서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처벌 받을 수 있다. 형법 제 225조(공문서 등의 위변조)에 따르면 공(公)문서를 위조·변조했을 10년 이하의 징역을 받는다. 수능 성적표를 판매하거나 백지 성적표를 받아 개인적으로 위조를 하는 것 모두 공문서 위조에 해당한다. 직접 사용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보관만 하더라도 특정인이 조작 성적표를 봤다면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 경찰 관계자는 “수능 성적표 위조는 판매자나 구매자 모두 사용 목적 등을 불문하고 범죄행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아이eye] 청소년에게 참정권이 필요한 이유/이정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기자단

    [아이eye] 청소년에게 참정권이 필요한 이유/이정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기자단

    나는 대한민국 국민 이정인이다. 나는 대한민국의 주권자이지만, 투표하거나 정당에 입당할 수 없는 청소년이다. 대한민국은 현행법과 제도에 따라 만 19세부터 참정권이 부여된다. 그보다 나이가 어린 청소년들은 투표를 하거나, 정당 가입조차 할 수 없다. 참정권이 없다고 해서 청소년은 의견조차 없는 것일까, 지난 2016년 말 청소년의 힘은 대단했다. 추운 겨울 광화문에 모여 박근혜 정권에 대해 퇴진을 요구했다. 누구도 집회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 청소년들이 스스로 모인 것이다. 1919년 3·1운동 등 일제강점기에서부터 1960년 4·19혁명,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지나 현재까지 우리 역사의 굵직굵직한 장면에서는 언제나 청소년이 함께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회는 많은 것이 변화되었다. 하지만 변화가 청소년에게까지 다가오지는 못했다. 아직 대한민국의 선거연령은 경제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만 19세이며, 정당 가입에 연령 제한이 있는 등 청소년에 대한 정치적 차별은 여전히 이어져 오고 있다. 지금도 많은 청소년이 참정권을 보장받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나 또한 시흥청소년네트워크라는 단체를 설립하고, 더불어청소년이라는 단체와 함께 현실 정치에 청소년의 목소리를 전달해왔다. ‘어린애들이 모여서 뭘 하려나’ 하는 차가운 시선도 느껴졌지만, 문제의식이 있고 마음이 맞는 청소년끼리 행사를 기획하고, 실제 입법권을 가진 여러 국회의원들을 만나 청소년 선거연령 인하 입법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청소년 참정권 활동가들이 바라는 대한민국은 청소년이 직접 참여하여, 청소년 의견도 반영된 국가 정책이 만들어지는 등 청소년이 존중 받는 대한민국이다. 이미 호주, 핀란드 등에서는 청소년 참정권 확대를 위해 대부분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유지하고 있다. 정당 가입 연령 제한이 아예 없는 국가도 있다. 우리 사회가 보다 바람직한 민주사회로 성장하는 길은 미래세대인 청소년의 정치 참여 기회를 확대해 청소년 개개인의 의견이 표현되고 반영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사회를 꿈꾸며 나 역시 관련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갈 것이다. *서울신문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어린이, 청소년의 시선으로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는 ‘아이eye’ 칼럼을 매달 1회 지면에, 매달 1회 이상 온라인에 게재하고 있습니다.
  • [팩트 체크] 특별재판부 헌법근거 없어 해석 난무… 임명권 쥔 대법원장 ‘키맨’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 사건을 심리할 특별재판부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법원에서도 갈수록 부정적인 목소리가 표출되며 국회·사법부 간 갈등으로도 번질 조짐이다. 핵심 쟁점은 특별재판부 설치가 헌법에 위배되는가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월 대표발의한 법안을 바탕으로 논란을 짚어 본다. ① 특별재판부는 위헌이다? → 논란 중 특별재판부가 헌법에 어긋난다는 주장은 특별재판부 존재부터 구성 방식 등 다양한 지점에서 나오고 있다. 헌법과 법률상 근거가 없다 보니 해석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국회가 주도하는 자체가 삼권분립 원칙에 맞지 않고 재판의 독립성을 해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특별법에 의해 법관이 재판을 하고 3심제도 보장돼 재판의 독립성 침해에 대한 우려는 지나치다는 게 반론이다. 박 의원은 “특별법원을 별도로 설치하는 게 아니고 법원 관할로, 판사들이 판결하기 때문에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면서 “사법권 독립은 재판에 관여하면 안 된다는 것이지 사법행정이나 제도 설계에 국민 의사가 반영되는 것을 막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②국회·시민단체가 재판부 구성? → 대체로 거짓 법안에 따르면 국회가 직접 재판부 구성에 관여하지는 않는다. 대한변호사협회 추천 3명과 1·2심을 맡는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 판사회의 추천 각 3명, 그리고 ‘학식과 덕망 있는’ 변호사 자격이 없는 3명(1명은 여성) 등 총 9명을 대법원장이 특별재판부 후보추천위원으로 위촉하고, 이들이 판사들 가운데 특별재판부 후보 2배수를 추천하면 대법원장이 최종 임명하도록 돼 있다. 다만 ‘개인·법인 또는 단체는 추천위원장에게 법관 후보자를 추천하거나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고 명시해 국민이나 시민단체 등의 의견이 반영될 여지는 있다. 결국 재판부 구성의 ‘키맨’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되는 셈이다. 김 대법원장이 최종 인선 권한을 갖게 되는 것은 다른 한편으로 한국당에 비판의 빌미를 주기도 한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야당이 그렇게 반대한 김 대법원장을 임명해 놓고 사법부 불신 때문에 특별재판부가 필요하다면 김 대법원장을 먼저 사퇴시키라”고 주장했다. ③ 판사들은 왜 반대하나? → 공정성 논란 안철상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 국정감사에서 “사건 배당이야말로 재판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데 특정인이 재판부를 지정한다는 것은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 의견을 전제로 했지만 특별재판부에 대한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많은 판사들도 재판부 구성에 외부세력이 관여하는 자체가 공정성을 해친다고 말한다.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특별재판부의 존재, 구성 과정부터 예단을 심어줄 것”이라면서 “재판부 제척, 기피신청 등 법원 내부 규정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는 “법안이 통과되면 피고인들이 위헌법률심판 제청이나 헌법소원을 반드시 할 텐데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더 큰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특정인을 2배수로 추천하는 자체로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그렇다고 전체 판사 가운데 무작위로 선별하게 된다면 특별법이 실익이 없게 되는 딜레마에 놓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소장파 판사들을 중심으로 사법부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선 별다른 방도가 없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잇단 압수수색 영장 기각 등으로 이미 기존의 법원 조직을 신뢰할 수 없게 된 탓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與 ‘사법 농단’ 전담 특별재판부 논의 본격화···‘위헌’ 논란도

    與 ‘사법 농단’ 전담 특별재판부 논의 본격화···‘위헌’ 논란도

    ‘사법 농단’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날 여당이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을 심리할 특별재판부를 구성하겠다며 사법부를 강하게 압박했다. 외부 인사가 개입해 재판부를 구성하는 특별재판부가 구성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원내 대책회의에서 박주민 의원이 제출한 법안을 언급하며 “사법 농단과 관계없는 재판관으로 구성된 특별재판부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8월 박주민 의원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기간 중 사법농단 의혹 사건에 관한 특별형사절차에 관한 법률안(특별법)’을 발의했다. 특별법안에선 대한변협·법원판사회의·시민사회 등이 참여하는 ‘특별재판부 후보 추천위원회’가 현직 판사 3명을 선정하면 대법원장이 이들을 특별재판부로 임명해 사법농단 사건 재판을 전담한다. 특별재판부는 검찰 수사 단계에서의 영장 심사와 1심 재판을 맡는다.민주평화당과 정의당 역시 그동안 특별재판부 설치와 법관 탄핵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바른미래당과는 이미 특별재판부 설치에 교감을 나눈 바 있어 여권발 특별법 추진 논의는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사법농단 의혹이라는 이슈를 큰 관심사로 두지 않아 실제로 법제화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도 판사 출신인 데다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재판거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하는 등 사법농단 의혹 수사에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 바 있다. 이양수 원내 대변인은 이날 문자메시지를 통해 “사법농단 재판을 위해 특별재판부를 구성한다는 건 오히려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특별재판부 설치에 긍정적이지만, 결이 약간 다르다. 주광덕 의원은 통화에서 “국민 눈높이에서 공정하고 합리적·객관적으로 재판할 수 있는 특별재판부를 만들어야 한다”면서도 “‘양승태 대법원’ 시절의 법관들과 친분·우호적인 관계가 있는 관계자도 특별재판부에서 빠져야하지만, 우리법연구회·국제인권법연구회에서 활동한 사람도 재판부 구성에서 배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뉴스1이 전했다.이와 관련해 각 당이 당론으로 결정한 사항은 아닌 만큼 내부 이견 가능성은 남아있다. 국정감사 이후 시작될 예산 정국에서 실제로 논의가 본격화되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앞서 최완주 서울고법원장은 지난 18일 국정감사에서 특별재판부 도입에 대해 “특정한 재판에 대해 특정인이 지정하는 식으로 재판부를 구성하는 건 논란의 여지가 많을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무엇보다 외부 인사에 의한 재판부 구성은 법관에 의해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취지로 헌법소원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 헌법 101조 1항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2항은 “법원은 최고법원인 대법원과 각급법원으로 조직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압수한 휴대전화 폐기한 검찰…인권위 “NO”

    검찰에서 수사가 끝났다는 이유로 압수한 휴대전화를 폐기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18일 인권위는 최종 판결이 확정되기 전 검찰이 압수물인 휴대전화를 폐기한 사건과 관련해 해당 검사와 수사관에게 서면 경고 조치를 내리라고 소속 지방검찰청 검사장과 지청장에게 권고했다고 밝혔다. 또한 소속 직원 직무교육 시행을 권고했다. 진정인 A씨는 “1심이 끝난 후 항소하며 체포 당시 발생한 현장 상황을 증명하고자 휴대전화 통화녹음 파일을 확인하려 했지만, 해당 검사와 수사관이 확정판결이 있기도 전 이미 압수한 휴대전화를 폐기했다”며 지난해 5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해당 검사는 “1심 재판에서 휴대전화 몰수 선고가 있었고, 진정인이 마약류 관리 위반 혐의에 대해 자백하고 있어 2심에서도 휴대전화에 대한 몰수 선고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면서 “휴대전화 내용이 SD카드에 저장돼 있고, 휴대전화기만 추후 법원에 제출 증거로 쓰일 가능성이 없어 1심 선고 후 진정인의 휴대전화를 폐기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1심 재판에서도 휴대전화에 녹음파일이 있다고 주장한 적 없다”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형사소송법상 ‘사건 종결 전 압수물 폐기’는 폭발물이나 유독물질 등 보관 그 자체만으로 위험이 발생하는 등 보관하기 매우 곤란한 압수물인 때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되는 것으로, 이번 사건에서 휴대전화를 폐기한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압수물의 폐기는 피고인의 방어권 및 재산권 행사 등 기본권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서 “최종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압수 당시의 성질, 상태, 형상을 그대로 유지해 보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저작권 침해 합의금 내라” 로펌의 장사, 왜 계속 되나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저작권 침해 합의금 내라” 로펌의 장사, 왜 계속 되나

    다운로드를 받으면 동시에 업로드되는 파일공유 사이트 T에서 인터넷 소설을 내려받은 A씨는 지난 2016년 저작권 침해 혐의로 고소당해 벌금 50만원에 약식기소됐다. A씨는 정식재판을 청구해 50만원 벌금형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선고유예는 일정 기간에 재범 등의 사정이 없으면 형 집행을 하지 않는 유죄 판결의 일종이다.당초 검찰이 부과한 벌금액이 크지 않았음도 A씨가 정식재판을 청구한 이유는 저작권 침해를 입증할 ‘물증’이 발견되지 않았는데 T 사용 흔적만으로 전과를 얻을 상황에 처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A씨는 또 T에서 다운로드받은 수많은 이들에 대한 처벌이 어떤 검사와 판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형평성 없이 이뤄진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A씨가 벌금형 약식기소를 당하기 전인 2015년 12월 창원지법에선 T에 소설을 업로드해 저작권 침해 혐의로 재판을 받은 피고인에 대해 “일반 일대일(P2P) 방식 공유 프로그램과 다르게 T는 다수의 사용자로부터 파일 조각을 나눠 받아 전체 파일을 완성하는 방식을 채택했고, 검찰은 T 이용자인 피고인이 어떤 파일을 업로드했는지 유죄 증거를 특정하지 못했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A씨 역시 검찰이 자신의 컴퓨터를 압수수색해 디지털포렌식 조사를 했지만, 이 컴퓨터에서 저작권 침해물인 소설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정식재판을 한 것이다. 저작권자의 의뢰를 받은 로펌이 형사 고소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합의금 장사’에 나서고, 이 중 일부 사건이 실제 고소 사건으로 수사기관에서 처리돼 벌금형이 부과되고, 이 같은 사례가 로펌의 ‘합의금 장사’에 힘을 실어주는 순환 현상이 10여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 소설, 폰트(글꼴) 등을 내려받았다 고소 및 수백만원의 합의금 요청을 받은 이들이 법적 해결방법을 찾는 인터넷 카페가 활성화되고 있을 정도다. 이 카페엔 ‘소규모 출판사를 운영하며 소책자를 냈는데, 표지에 쓴 폰트가 저작권 침해물이라며 168만원에 풀패키지 판매되는 이 폰트를 사용한 대가로 300만원을 내라는 요구를 받았다’거나 ‘문구점에서 산 스티로폼 글자를 어린이집에 붙였는데, 폰트 저작권 침해로 고소당했다’, ‘우리 집 IP로 T 사이트에서 소설 업로드가 됐다며 소설을 읽지도 않는 어머니 앞으로 고소장이 왔다’는 식의 질문 게시글이 빼곡하다. 게시글에선 ‘시간차 공격’, ‘기획 고소’와 같은 단어가 흔하게 눈에 띈다. 시간차 공격이란 특정인이 침해한 저작물을 개수별로 쪼개 순차적으로 민형사 조치를 가하는 것을, 기획고소는 일단 형사고소로 저작물을 다운·업로드받은 이의 신상정보를 확인해 합의금을 요청하려는 무더기 고소를 말한다. 이 중 후자와 관련해 대검 형사부는 지난 3월 ‘무분별한 저작권 침해 고소사건은 별도 수사 없이 즉시 각하 처분한다’는 지침을 마련해 현재 시행 중이다.로펌 등을 통한 저작권법 기획고소는 10여년 넘게 해묵은 문제여서 해결을 위한 공론화 과정이 없지 않았다. 2008년부터 검찰이 교육을 조건으로 기소유예하는 대응 지침을 시행한 결과 2011년 13.0%에 이르던 검찰 기소율은 2016년 6.7%로 떨어졌다. 그나마 대부분 벌금형 약식기소 사건으로 재판에 회부되는 사건 비율은 2016년 0.49%에 불과했다. 국회에선 기획고소 남발 억제를 위해 친고죄 조항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저작권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친고죄를 유지하되 형사처벌 대상이 될 정도로 상업성이 짙은 저작권 침해의 액수 등을 법에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 등을 검토하며 법 개정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단 검찰이 원할 경우 민사분쟁적인 사건을 처벌의 영역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한국의 형사처벌 기본 체계가 바뀌지 않는 한 저작권법 기획 고소와 같은 문제는 여러 영역에서 계속 재현될 여지가 크다. 예컨대 2000년대 초엔 신용카드사가 민사소송 시간을 줄이기 위해 카드대금 연체자를 사기 혐의로 ‘묻지마 고소’해 사회 문제가 됐다. 이때에도 검찰은 원래부터 카드대금을 안 갚으려고 카드를 발급했는지 고의성이 소명되지 않는 고소 사건을 적극 각하하는 방침을 세워 문제를 수습했지만, 이미 지검·지청에선 고소 남발로 수사력 누수 문제가 벌어진 뒤에야 사태가 일단락됐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다음 회에서는 자백 의존 수사 방식부터 공소권 남용 사례까지, 그동안 조명해 온 형사재판의 잘못된 관행을 되짚어 보겠습니다. 또 재판을 방청한 시민들은 어떤 재판을 ‘좋은 재판’으로 꼽는지 전하겠습니다.
  • 한국당 ‘집단지도체제’ 회귀론 갑론을박

    오세훈 “총선 이기려면 단일성지도체제” 당 내부 64% “복원 지지”…찬성 목소리 野 “쇄신없이 모든걸 덮고 가겠다는 의도” 자유한국당이 ‘보수 단일대오’를 천명한 가운데 내부에서 논의 중인 집단지도체제 복원이 범보수 통합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당 지도부는 통합 전당대회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집단지도체제 카드를 내걸었지만 일각에선 사공이 많은 지도부가 꾸려지면 총선 전 내부 갈등이 재점화할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한국당의 주요 영입 대상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14일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용태 사무총장 등 한국당 사람과 만날 때마다 하는 얘기가 집단지도체제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총선 직전이 되면 공천 문제 등으로 모두가 민감해지는데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이 지도부에 함께 앉아 있으면 당이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며 “지금 당장은 집단지도체제 구상이 여러 사람을 끌어모으는 유인책이 될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총선 승리를 목표로 한다면 단일성지도체제를 유지해 특정인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야권 관계자는 “홍준표 지도부에 대한 반감이 커서 그렇지 단일성지도체제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라며 “국민은 한국당이 새단장 하길 원하고 있는데 오히려 집단지도체제로 회귀한다면 그건 쇄신 없이 모든 걸 덮고 가겠다는 의도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내부에선 집단지도체제 전환에 대한 찬성 목소리가 더 높다. 한국당 정당개혁위원회가 소속 국회의원, 원외 당협위원장, 6·13 지방선거 당선자와 낙선자 등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지난 8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집단지도체제 복원을 지지하는 의견은 64.1%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김 사무총장은 “집단지도체제에 대한 일각의 우려나 지적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며 “하지만 보수대통합이라는 더 큰 대의를 생각했을 때 기본적으로 집단지도체제 쪽으로 가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내년 초 전당대회가 보수통합을 위한 가장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고 이 때를 넘기면 기회는 다시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이화우 흩날릴 제 울며 잡고…기생 시인의 겨울사랑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이화우 흩날릴 제 울며 잡고…기생 시인의 겨울사랑

    - 기생 시인 매창(梅窓)의 '겨울 사랑' 우리 옛시조 중 가장 동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는 시조 중 하나가 매창의 다음 작품이 아닐까 싶다. 이화우(梨花雨)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 추풍 낙엽에 저도 날 생각는가 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매 이화는 배꽃이다. 배꽃은 갈래꽃이다. 변덕스런 봄바람이 한바탕 불어제끼면 낱낱이 떨어진 흰 꽃잎들이 마치 빗낟처럼 난분분 허공을 비산한다. 그래서 이화우라 한다. 이처럼 이화우, 추풍낙엽 같은 동적인 소재, 그리고 봄에서 가을로 건너뛰는 장면 바뀜 등으로 위의 시조는 마치 한 편의 동영상을 우리 앞에 펼쳐 보여주는 듯한 절창이다. 그래서 예전엔 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매창은 조선 중기의 시인이다. 직업은 기생이었다. 그 아비가 부안현의 아전이었는데, 매창은 그마나도 첩에게서 태어났다고 한다. 갈데없는 천출이다. 하지만 자질이 영특했다. 어릴 때부터 한문을 배웠고, 거문고 타기를 즐겨 상당한 기량의 연주 솜씨를 지니기에 이르렀다. 시재(詩才)는 일찍 드러났다. 아버지는 일찍 세상을 떴다. 시 잘 짓고 거문고 잘 타는 천출 처녀가 아버지마저 일찍 여의었으니 갈 길은 대강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기적에 이름을 올리고 기생이 되었다. 나이 16살 때였다. 거문고 연주가 빼어날뿐더러 시재까지 출중한 이런 조합이 그리 흔치는 않다. 명기의 필요충분조건이다. 이런 소문을 듣고 멀리서 시인묵객, 한량들이 찾아왔다. 때로는 손님 중 술이 거나해지면 집적대는 이들이 드물지 않았다. 하지만 매창은 아무에게나 몸을 맡기는 여인은 아니었다. 다음 '증취객(贈醉客)' 제목의 오언절구를 보면 그녀의 시재와 마음자리까지 오롯이 드러난다. 醉客執羅衫 취하신 님 사정없이 날 끌어단 羅衫隨手裂 끝내는 비단적삼 찢어놓았지 不惜一羅衫 적삼 하날 아껴서 그러는 게 아니야 但恐恩情絶 맺힌 정 끊어질까 두려워 그러지 (신석정 역) 하지만, 험한 세파에 일찍 몸을 실었으니, 인생의 쓴 맛도 일찍 찾아왔다. 현감에게 수청을 들었으나 버림받고 말았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그렇게 빼어난 미색은 아니었다 한다. 이런 매창에게도 첫사랑이 찾아왔다. 임진란이 일어나기 1년 전 선조 24년(1591) 18살 때였다. 그런데 그 상대는 28살이나 연상인 유부남으로, 한양에서 이미 문명을 날리는 시인인 촌은(村隱) 유희경(劉希慶)이었다. 부안에 놀러왔다가 매창을 찾아온 것이다. 매창과 마찬가지로 유희경 역시 천민 출신으로, 같은 천출 시인인 백대붕과 함께 유 · 백으로 일컬어지며 문단을 주름잡고 있었다. 매창이 유희경을 처음 만났을 때 한양에서 온 시객(詩客)이란 말을 듣자, '유희경과 백대붕 가운데 뉘신지요?' 물었다고 한다. 그만큼 촌은의 문명이 멀리 부안에까지 알려져 있었던 터이다. 두 사람은 28년의 나이 차를 뛰어넘어 서로 시를 주고받으며 깊은 사랑을 나누게 된다. 같은 천민이라 더욱 동질감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유희경은 묘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었다. 상례에 아주 밝아 국상이나 사대부가의 상(喪)에 집례하는 것으로 이름이 났다. 또한 화담 서경덕계의 문인으로 기녀를 멀리하고 반듯한 선비의 길을 걸어온 사람이지만, 이때 매창을 만나 지족선사가 되고 말았다. 평생 처음으로 ‘파계’를 했던 것이다. 얼마 후 유희경이 한양으로 돌아가고, 이듬해 임진왜란이 일어나는 통에 이들의 재회는 기약 없게 되었다. 유희경은 의병을 일으켜 전쟁에 뛰어들었다. '이화우' 시조는 이 무렵 첫사랑 유희경을 떠나보내고 난 후에 지은 것이다. 봄바람에 날리는 하얀 꽃잎처럼 그들의 사랑도 덧없고 아름다웠으리라. 이 무렵 그들이 사랑을 주고받은 많은 시들이 전한다. 이 고장 출신의 '촛불' 시인 신석정은 이매창, 유희경, 직소폭포를 가리켜 부안삼절(扶安三絶)이라 하였다. 서경덕, 황진이, 박연폭포를 일컫는 송도삼절을 본딴 모양이다. 어쨌든 유희경과의 첫사랑은 매창의 영혼에 깊은 각인을 남겼다. 그녀는 천리 밖 정인을 모질도록 그리워했고, 그것은 나중에 서러움과 한으로 응어리지기까지 했다. 한양의 유희경 역시 매창을 그리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결은 좀 다르지만, 다음의 시가 그것을 잘 보여준다. 娘家在浪州 그대의 집은 부안에 있고 我家住京口 나의 집은 서울에 있어 相思不相見 그리움 사무쳐도 서로 못 보고 腸斷梧桐雨 오동나무에 비 뿌릴 젠 애가 끊겨라 (懷癸娘, 허경진 역) 이처럼 독한 사랑이었지만, 시절은 그네들의 편이 아니었다. 7년 전쟁의 불길이 조선땅을 온통 휩쓸고 갔으며, 전후에도 세상이 어수선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러구러 10년 세월이 흘러가는 동안 줄곧 유희경만을 그리며 살던 매창에게 두 번째 남자가 나타났다. 이웃 고을 김제에 군수로 내려온 이귀(李貴)였다. 그는 율곡의 문인으로 문장이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절의가 곧아 나중에 인조반정에 앞장서 공신이 된 인물이다. 이런 인물에게 매창이 마음이 끌려 그의 정인이 되었던 것이다. 10년 동안 첫사랑 유희경으로 가슴앓이를 하던 매창에게 두 번째 정인으로 이귀를 만났으나, 그 만남 역시 오래 가지는 못했다. 환해(宦海)를 떠도는 이귀의 입장에서 매창을 수습할 방도가 없었던 것이다. 두 번째 남자마저 떠나보낸 매창은 사랑의 덧없음, 인생사의 무상함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운명으로 깊이 받아들였던 듯하다. 그 뒤 매창의 행로를 더터보면 그런 짐작을 아니 할 수가 없다. 매창에게 깊은 흔적을 남긴 유희경과의 두 번째 만남은 15년 만에 이루어졌다. 매창을 잊지 못한 유희경이 다시 부안을 찾았던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재회는 잠깐의 만남으로 끝났다고 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그 뒤로 영원히 만나지 못했다. 짐작컨대, 15년의 세월이 이미 두 사람의 얼굴을 크게 바꿔놓았기 때문이리라. 그러므로 오랜 옛사랑은 다시 찾을 것이 못된다. 그냥 마음속 깊이 간직함만 못하다는 걸 여기서도 확인하게 된다. 이 재회 후 매창은 3년을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다. 37살의 한창 나이였다. 이승의 삶에서 더 이상 붙잡을 것이 없음에 깊이 절망한 때문이 아니었을까. 매창은 죽어서 부안읍 남쪽에 있는 봉덕리 공동묘지에 묻혔다. 유언에 따라, 평생을 끌어안고 살며 고락을 같이했던 자기 거문고를 안은 채 묻혔다고 한다. 누구도 오래 머물지 않았던 매창의 옆에 거문고가 끝까지 함께했던 것이다. 그것만이 자신의 소유였던 모양이다. 그 뒤 사람들은 이곳을 매창이뜸이라고 부른다. 매창이 죽은 지 45년 만에 매창을 잊지 못하는 부안 사람들이 그녀의 무덤 앞에 빗돌 하나를 세웠다. 그로부터 다시 13년 뒤에 부안의 아전들이 중심이 되어 그녀가 남긴 시 중에서 구전되는 58편의 작품을 목판에 새겨 인근 사찰 개암사에서 <매창집>을 펴냈다. 시집이 나오자 하도 많은 사람들이 시집을 찍어달라 하여 개암사의 절 살림이 어려울 지경이었다는 말도 전한다. 허균의 누이인 허난설헌과 황진이와 더불어 조선의 3대 여류 시인으로 꼽히는 매창의 시는 "가늘고 약한 선으로 자신의 숙명을 여성적인 정서로 섬세하게 읊으며, 자유자재로 시어를 구사하는 데에 있다"는 평을 받는다. 세월이 한참 지나 매창 빗돌의 글씨들이 이지러진 1917년, 부안 시인들의 모임인 부풍시사(扶風詩社)에서 높이 4척의 비석을 다시 세우고 '명원이매창지묘(名媛李梅窓之墓)'라고 새겼다. 그전까지는 마을 나뭇꾼들이 벌초하며 무덤을 돌보았다고 한다. 가극단이나 유랑극단이 부안 읍내에 들어와 공연할 때도 먼저 매창 무덤을 찾아 한바탕 굿을 벌이며 시인을 기렸다. 바로 곁에는 명창 이중선의 묘가 있다. 지금도 음력 4월이면 부안 사람들은 매창의 제사를 모신다. 매창이 간 지 360여 년이 지난 1974년 어느 날, 매창뜸을 찾아온 시조 시인 가람 이병기가 그녀를 추모하며 다음과 같은 시조를 올렸다. 돌비는 낡아지고 금잔디 새로워라 덧없이 비와 바람 오고가고 하지마는 한 줌의 향기로운 이 흙 헐리지를 않는다 이화우 부르다가 거문고 비껴두고 등 아래 홀로 앉아 누구를 생각는지 두 뺨에 젖은 눈물이 흐르는 듯하구나 나빈상(羅衫裳) 손에 잡혀 몇 번이나 찢었으리 그리던 운우(雲雨)도 스러진 꿈이 되고 그 고운 글발 그대로 정은 살아 남았다 ('매창뜸' 전문) 한편, 매창의 첫사랑 유희경은 대시인으로 문명을 날리며 91살까지 천수를 누렸다. 그의 집은 경복궁 뒷담 너머 개울 가에 있었다. 가끔 궁궐 사람들이 담 너머로 그의 모습을 보기도 했는데, 하얗게 늙은 모습이 마치 신선 같았다고 한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백일의 낭군님’ 도경수, 남지현 입덕부정기 시작 “질투가 맞을지도”

    ‘백일의 낭군님’ 도경수, 남지현 입덕부정기 시작 “질투가 맞을지도”

    ‘백일의 낭군님’ 도경수의 남지현 입덕부정기가 시작됐다. 이미 누군가에게 빠졌음을 인정하지 않는 기간. 즉, ‘입덕부정기’를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극본 노지설, 연출 이종재, 제작 에이스토리)의 원득(도경수)이 겪고 있다. 이미 홍심(남지현)에게 푹 빠진 원득의 귀여운 질투가 은근한 설렘을 더하면서 시청자들은 알지만 정작 주인공들은 깨닫지 못한 입덕부정기가 펼쳐졌다. 지난 6회 방송에서 “기억이 돌아온 것 같다. 머리는 기억하지 못해도 몸은 기억이 날 거라 했지. 나의 몸이 널 기억하는 것 같구나”라는 말 이후로 태도가 확연히 달라진 원득. 그가 말하는 ‘기억’이란, 자신이 진짜 누구인지에 대한 정체성이 아니라 홍심을 향한 특별한 마음을 의미하는 듯했다. 하지만 연심을 스스로 깨닫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기에 원득에겐 홍심 입덕부정기가 먼저 찾아왔다. 첫 단계는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질투였다. 박영감(안석환)이 홍심에게 술시중을 시키자 “한발 짝도 움직이지 말거라. 내 허락 없인”이라며 손목을 붙잡은 원득. 사건이 무마되고 나자 “연지는 왜 바르고 온 거지?”라며 평소와 다른 홍심의 용모를 유독 신경 썼다. “왜, 질투라도 하는 거야?”라는 홍심의 질문에는 “이 불편한 기분이 질투라면, 질투가 맞을지도”라며 거침없이 마음을 드러냈다. 이처럼 원득의 질투는 숨김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 귀여웠고 한층 더 설렜다. 그 질투는 장터에서 홍심이 사내와 안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거세졌다. 구돌(김기두)을 찾아가 자신이 군역을 간 사이 홍심이 다른 남자를 만났는지 물었고, 달을 바라보는 홍심을 보며 “저것은 필시, 누군가를 그리워할 때 나타나는 표정이 아닌가”라며 속으로 화를 냈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까이 다가서자 눈을 피하는 홍심에게 “넌 나를 보지 않는구나”라며 내심 씁쓸한 기분을 느꼈다. 홍심이 기다리는 의문의 사내를 “너는 내가 군역을 간 사이 다른 사내가 생겼다. 뒤늦게 돌아온 그 사내는 너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고”라며 정인이라고 오해한 원득. “십년 전에 헤어져 생사조차 몰랐던 오라버니를 우연히 만났어”라는 홍심의 안쓰러운 상황에 마음이 아파오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이어 “다행이 아니냐. 넌 오라버니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았고, 난 네가 기다리는 사람이 정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니”라고 던진 돌직구는 홍심을 당황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설레는 입덕부정기의 두 번째 단계는 ‘아.쓰.남(아무짝에도 쓰잘데기 없는 남정네)’ 탈출. 이는 홍심에게 잘 보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글을 읽어달라고 찾아온 마을 사람들에게 돈을 받으려던 원득은 “가난한 사람 등쳐먹는 건 사내가 할 짓이 아냐”라는 홍심의 말을 듣자마자, “사내대장부라면 응당, 자신이 가진 재능을 기부하는 것이 옳다”며 공짜로 돕겠다고 나섰다. 그런 자신을 향해 미소 짓는 홍심에게는 “웃네? 웃으니 예뻐서”라며 숨겨둔 진심을 슬쩍 드러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홍심이 갑작스러운 위기에 처하자 곧장 달려간 원득. 이미 온 신경이 홍심에게 쏠려있는 원득이 그녀의 낭군으로서 어떤 빛나는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또한, 혼인 후에도 티격태격 다투기 바빴던 원득과 홍심은 어느새 특별한 부부 사이가 되었다. 원득이 언제쯤 마음을 자각하고 입덕부정기를 끝내게 될지, 그런 원득의 마음을 홍심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원심 부부의 설레는 혼인담이 더욱 궁금해진다. ‘백일의 낭군님’은 매주 월, 화요일 밤 9시 30분 tvN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靑 “4대 그룹 방북 동행 요청… 조율 중”

    4대 경제단체장도… 현대·SK·LG ‘긍정’ 개성공단 기업, 남북사무소 개소식 참석 청와대가 오는 18∼20일 남북 정상회담에 삼성·현대자동차·SK·LG 등 4대 그룹의 동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13일 “4대 그룹 등에 평양 정상회담 동행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룹마다 처한 상황이 달라 ‘오너’가 직접 갈지, 아닐지는 조율 중인 걸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총수 등 특정인이 와 달라고 요청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현대차(정의선 부회장)와 SK(최태원 회장), LG(구광모 회장)는 대체로 긍정적인 방향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서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 재판을 받고 있어 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는 부적절하다는 일각의 비판적 시선도 있다. 하지만 삼성 관계자는 “청와대의 방북 요청이 파악되지는 않았지만, 부정적으로 검토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무역협회 등 4대 경제단체장에게도 동행을 요청했다. 한편 14일 열리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는 개성공단 기업인도 참석한다. 2016년 2월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이후 개성공단 기업인이 공단을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통일부는 개소식에 국회와 정부, 학계, 사회문화, 유관기관 등에서 54명이 참석하며 개성공단기업협회 신한용 회장과 정기섭 부회장, 개성공단지원재단의 김진향 이사장, 전원근 감사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개성공단 재개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개소식에만 참석하고 공단 내 공장을 둘러볼 기회는 얻지 못할 것으로 전해졌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노래를 덜어낸 노랫말 30년…작사노트 꺼낸 윤종신

    노래를 덜어낸 노랫말 30년…작사노트 꺼낸 윤종신

    “어디로 가야 하죠 아저씨/우는 손님이 귀찮을텐데/달리면 사람을 잊나요/빗속을/지금 내려버리면 갈 길이 멀겠죠/아득히/달리면 아무도 모를 거야/우는지 미친 사람인지.”(‘이별택시’ 중) “좋으니 사랑해서/사랑을 시작할 때/니가 얼마나 예쁜지 모르지/그 모습을 아직도 못 잊어/헤어나오지 못해/니 소식 들린 날은 더/좋으니 그 사람/솔직히 견디기 버거워.”(‘좋니’ 중)1990년에 데뷔한 가수 윤종신이 지은 노랫말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건 그가 에두르지 않기 때문이다. 윤종신은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의 설렘이나 이별을 앞둔 남녀의 복잡한 마음, 인생에 지친 사람들의 고단함을 솔직담백하게 펼쳐낸다. “작사가는 누군가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을 순간을, 누군가는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을 감정을, 누군가는 그런가 보다 하고 금세 잊어버렸을 느낌을 대신 발견하고 간직하고 재현하는 사람”이라고 말한 것처럼 그의 노래는 평범한 일상에서 길어올린 특별한 감흥을 전한다. 그의 노래가 오랜 시간 듣는 이들의 마음을 흔든 이유도 그 때문일 터다.2010년부터 ‘월간 윤종신’이라는 브랜드로 매달 새 싱글을 선보이고 있는 윤종신이 작사가로서의 이야기를 담은 첫 산문집 ‘계절은 너에게 배웠어’(문학동네)를 펴냈다. 30여년간 작사한 400여곡 중에서 특별히 아끼는 40곡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일종의 ‘작사 노트’다. 책 서문에서 그는 “길게 늘이기보다 축약하는 걸 잘하고 좋아하는 사람이어서 가사를 쓸 때마다 항상 못다 한 이야기가 남곤 했는데, 이번 기회에 그 뒷이야기를 돌아볼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전했다. 4부로 구성된 책에서 그는 사랑과 이별에 대한 감정, 가사 쓰기와 노래 만들기, 중견 뮤지션이자 세 아이의 아빠로서의 삶, 예술관과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 등을 두루 들려준다. 특히 노래 탄생에 얽힌 일화나 사연은 그동안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에 새롭게 다가온다. 김연우가 부른 ‘이별택시’는 윤종신이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절인 2003년에 쓴 곡이다. 이별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묘사한 노래로, 윤종신은 이 곡을 쓸 당시 여러모로 악에 받쳐 있었던 탓에 자신의 찌들었던 기분이 노래에 그대로 배어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합동공연에서 가수 정인이 부른 ‘오르막길’은 자신의 인생에서 위로가 됐던 말을 떠올리며 썼다고 한다. 고교 3학년 담임 선생님이 했던 ‘1년 동안 죽었다고 생각하라’는 비관적인 말이 오히려 힘이 되었다고. 그는 “때로는 괜찮을 거라고 애써 못 본 척 눈을 감는 것보다는 내 앞에 들이닥친 문제를 똑바로 응시하고 그 까마득한 오르막길을 뚜벅뚜벅 걸어올라가는 게 정답일 수도 있”다고 적었다. 윤종신은 에필로그에서 자신의 말이 활자화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전하면서 “(이 책은) 지금까지의 윤종신이 이런 음악을 만들어 왔고 이런 생각을 해 왔다는 ‘중간보고’가 아닐까 싶다”면서 “활자로 담아내지 못한, 활자의 틈으로만 감지되는 앞으로의 변화를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宋 세력·金 확장·李 소통…약점 극복에 당권 달렸다

    宋 세력·金 확장·李 소통…약점 극복에 당권 달렸다

    이해찬, 송영길·김진표에 앞서 ‘1강 2중’ 최대 표밭 서울·경기·인천 대회가 관건송영길 후보의 ‘세력’, 김진표 후보의 ‘확장성’, 이해찬 후보의 ‘불통’.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최고위원을 선출하는 8·25 전당대회가 12일로 반환점을 돌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해찬 후보가 송영길·김진표(기호순) 후보를 앞서며 1강 2중의 구도가 짜였지만 최대 표밭인 서울·경기·인천 지역 대의원대회가 남아 있어 어느 후보가 약점을 최대한 극복하느냐에 따라 언제든지 판세가 뒤집힐 수 있다. 송 후보의 약점은 ‘세력’으로 꼽힌다. 송 후보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특정인이 뒤에서 밀어주는 두 후보와 달리 세력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친문(친문재인) 중심 그룹에 속하는 김·이 후보와 달리 송 후보는 이보다 먼 ‘범친문’이라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송 후보는 유일한 호남 출신 후보라는 점을 내세워 당의 지지 기반인 호남을 공략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송 후보는 연일 소통을 강조하며 이 후보의 불통 이미지를 부각했다. 그는 최근 민주당 당직자와 보좌진을 대상으로 경청회를 여는 등 당심을 공략했다. 김 후보의 약점은 ‘확장성’으로 분석된다. 전당대회 레이스 초반 조폭과의 유착 의혹을 받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탈당을 요구하면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지만 반대로 이 지사의 지지자는 등을 돌렸다. 김 후보는 문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전해철 의원의 지원을 등에 업고 확장성을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군림하지 않는 민주적 소통의 리더십을 갖고 당 혁신의 방향과 실천 의지가 명확하며, 체감할 수 있는 경제 정책 등을 실현해 국정 성공을 확실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당 대표가 선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통화에서 “이런 리더십을 가진 후보는 김 후보라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지지 의사를 밝혔다. 또 권리당원에게 영향력이 큰 최재성 의원이 16일쯤 지지 후보를 밝힐 계획으로 김 후보가 최 의원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이 후보는 최대 약점인 ‘불통’ 이미지를 벗는 게 가장 큰 과제다. 그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불통 이미지에 대해 “진지하게 정책에 대해 대화를 하는 게 소통이지 밥 같이 먹고 악수 잘하는 건 재래식 소통”이라고 반박했다. 또 딱딱한 이미지를 의식한 듯 이날 경북에서 연설 끝에 “여러분, 한 표 주이소”라고 경상도 사투리를 쓰기도 했다. 이 후보는 온라인 권리당원과의 소통에 신경쓰고 있다. 최근 의원실 막내 비서로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과외를 받는 모습으로 화제가 됐던 이 후보는 13일 두 번째 과외를 받는 모습을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할 계획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해투3’ 정인 “현송월 단장에게 원샷 권유” 北 공연 비화 공개

    ‘해투3’ 정인 “현송월 단장에게 원샷 권유” 北 공연 비화 공개

    ‘해투3’에서 정인이 북한 공연의 뒤풀이 비화를 낱낱이 공개한다. KBS 2TV ‘해피투게더3’(이하 ‘해투3’)의 19일 방송은 이소라-홍석천-나르샤-김지민-김민경이 출연하는 ‘해투동:소라찜 특집’과 ‘전설의 조동아리:내 노래를 불러줘-경연의 신 특집’ 1부로 꾸며진다. 이 가운데 ‘내 노래를 불러줘-경연의 신 특집’ 1부에는 경연 맞춤 가수 정인-효린-세븐틴-이병재&이로한이 출연해 퇴근 대결에 앞서 시원시원한 토크로 가마솥 더위를 날려버릴 예정이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정인은 북한 공연 에피소드를 공개해 귀를 쫑긋하게 만들었다. 특히 그는 북한 공연단과 함께 한 공연 뒤풀이에서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의 현송월 단장에게 원샷을 권유했다고 밝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정인은 “먼저 원샷을 권한 현송월 단장의 잔에 술이 남았길래 잔 비우기를 권했다. (내가) 취했던 것 같다”며 취중 원샷 권유를 고백해 웃음을 폭발시켰다. 이어 정인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특별한 만남에 대한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걸으면서 악수를 하는데 커다란 TV화면이 움직이는 것 같았다”며 현실감각이 없었다고 밝힌 것. 뿐만 아니라 이날 정인은 북한 공연의 뒷이야기를 몽땅 쏟아냈다고 전해져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한편 정인은 북한 공연에 참여하게 된 이유로 ‘오르막길’이라는 곡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이에 더해 정인은 북한에서의 ‘오르막길’ 무대 반응에 대해 “들을수록 귀에 착착 감긴다고 하더라”며 셀프 자랑을 깨알 같이 나열해 현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는 후문. 함께하면 더 행복한 목요일 밤 KBS 2TV ‘해피투게더3’는 오늘(19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현직 고등법원 판사, 억대 뇌물 혐의로 검찰 수사

    현직 고등법원 판사, 억대 뇌물 혐의로 검찰 수사

    고등법원 판사가 억대 금품을 받았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창원지검은 부산고법 창원원외 재판부 소속 A(36) 판사를 금품 수수 등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A 판사의 금품 수수 의혹은 판사의 부인이 법원에 진정하면서 불거졌다. 이 부인은 지난 3월 중순쯤 남편이 사건 관련자에게 불법적인 금품 등을 받았고, 남편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을 법원행정처에 진정했다. 부인은 A 판사의 여성 관계 문제 등으로 다투다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으로 경찰에 직접 고소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인은 집에 있던 현금까지 사진으로 찍어 법원행정처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행정처는 A 판사를 불러 해명을 들었지만 해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진정인이 판사의 가장 가까운 가족이고, 진정 내용이 구체적이어서 내부 징계보다는 수사가 필요할 정도로 중대한 혐의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지난 4월말 대검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은 해당 사건을 창원지검으로 내려보냈으며, 현재 창원지검 특수부가 수사를 하고 있다. A 판사는 재판 업무에서 배제된 뒤 사실상 대기발령 상태로 사법연구 업무를 맡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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