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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플러스] 철원 청정공기 듬뿍 머금은 한우…로맨틱 더한 브랜드로 거듭난다

    [현장 플러스] 철원 청정공기 듬뿍 머금은 한우…로맨틱 더한 브랜드로 거듭난다

    건강에 대한 관심만큼 건강한 식재료로 차별화한 식당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10년 전부터 청정 식재료로 앞서 나간 정육식당 ‘민통선한우촌’은 그 대표적인 브랜드다. 민통선한우촌은 강원도 철원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한우 전문 유통기업 ㈜초원육가공이 운영하는 직영 식당이다. ㈜초원육가공은 지난 2001년 국내 최초로 부분육 상장 회사로, 2003년 축산물등급판정소로부터 한우 부분육 등급표시 시행 가공장으로 선정된 국내 대표 한우 유통기업이다. 전문성 있는 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만큼 고기의 신선도와 저렴한 가격이 민통선한우촌의 강점이다.철원 도축장 바로 앞에 자리 잡고 있는 민통선한우촌은 철원의 맑은 공기 속에서 자란 한우만 사용한다. 고기에 자신이 있으니 이곳 직원들은 손님들에게 쇼케이스 앞에서 고기를 자세히 살펴보기를 권한다. 고기의 신선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눈으로 확인시켜 주겠다는 것이다. 시중에서 자주 접하기 어려운 특수 부위들이 많은 것도 이곳만의 매력이다. 민통선한우촌을 운영하는 ㈜초원육가공 박용수 대표는 “청정지역의 농산물과 고기를 소비자들이 알아보고 인정해 주는 것 같다”고 이제까지의 성공 비결을 설명했다. 박 대표는 한우 유통과 정육식당 성공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철원 해상공원을 인수 확장해 색다른 테마식당을 계획했다. 직접 가져온 음식과 함께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그 옆에는 커피와 한우스테이크를 접목한 스테이크 카페를 만들었다. 올해 연말 론칭이 목표다. 정육식당 민통선한우촌과 새로운 테마식당 계획을 중심으로 박 대표의 식품 철학을 들었다. →민통선한우촌을 소문으로는 많이 들었습니다만, 실제로 보니 외지에서 오신 손님들이 정말 많은 것 같네요. -저희는 고기는 물론이고 참기름이니 고추 대추 등 식재료를 철원지역에서 나는 것으로 사용해요. 정 부족할 때에도 거리를 멀리 벗어나지 않고 인근 지역에서 들여옵니다. 일단 청정지역에서 나는 농축산물을 쓰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그걸 인정해 주시는 거라고 생각해요.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어떻게 가격을 맞추시나요. -저희는 식재료를 모두 직거래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것이 지역 안에서 이뤄지고, 그만큼 단가가 낮아지죠. 한우 등심 같은 경우는 일반 식당 기준으론 삼겹살 정도 가격으로 받고 있어요. →한우 전문 유통기업의 직영 식당이기에 신선도와 가격을 모두 잡을 수 있었던 것이겠죠? -그렇게 봐야지요. 저희 쪽에서 유통업체로 하루에 25~30두가 나가요. 그걸 등급별로 판별하고 소비자의 기호에 맞도록 분류를 하죠. 그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식당에서도 여럿이 취향대로 골라서 드실 수 있도록 준비할 수 있는 겁니다. 또 모든 부위를 신선하게 유지할 수 있고요. →민통선한우촌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가장 큰 특징은, 아무래도 도축장 바로 앞에 있다는 것이에요. 철원 도축장 바로 앞이기 때문에 신선함을 꼭 확인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손님들께서 직접 쇼케이스 앞에서 등급별로 자세히 살펴보세요. 고기들의 차이, 신선한 고기의 특징을 잘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또 저희는 시중에서 맛보기 어려운 특수부위가 많이 있어요. 안창살 토시살 같은 부위를 골라 드실 수 있습니다. →색다른 메뉴를 추천하신다면. -불고기를 예로 들고 싶어요. 일반 시중에선 불고기 같은 경우에 양념에 재워서 주방에서 나오는 시스템이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생고기를 썰어서 손님이 불고기를 구워서 드실 수 있도록 드립니다. 무엇보다 신선함을 강조한 것이죠.→관광객들도 이곳 민통선한우촌을 많이 찾으실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 접근성이 좋으니 많이들 오십니다. 더욱이 이제 포천~구리 간 고속도로가 뚫려서 서울 강남에서 1시간권이 됐으니 더 가까워졌지요. 여름에는 젊은이들 모임이나 가족 단위로 래프팅을 하러 많이들 오십니다. 한탄강 계곡을 따라가면 정취가 아주 좋습니다. 또 철원이 많은 야생 조류들이 오는 곳이기도 해요. 사진작가들이나 동물보호 하는 분들도 많이들 오십니다. 군인들이 있는 곳이라서 면회객들도 자주 오고, 또 전역한 군인들이 한우 맛이 생각나서 오기도 하지요. 그런 이유들 덕분에 식당이 잘 된 것 같습니다. →철원 해상공원 자리에서 준비하는 것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것입니까. -서울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해상공원을 인수해 새롭게 꾸미고 있습니다. 기존에 이미 유명한 곳이었던 만큼 더 새롭고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들기도 합니다. 현재 기존 건물 옆에 하나를 더 지어서 ‘견우성’과 ‘직녀성’으로 테마가 있는 식당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소를 치던 견우의 낭만적인 로맨스라는 테마를 차용한 것이지요.→이미 민통선한우촌에서 맛을 증명했기 때문에 새로운 메뉴가 기대를 많이 모을 것 같습니다. -커피와 스테이크를 묶는 시도를 해보려 합니다. 100평 규모로 신축한 ‘직녀성’에서 100% 한우를 사용하는 스테이크를 커피숍의 분위기에서 커피와 함께 판매합니다. 쉽게 말해 ‘스테이크 카페’가 되는 것이죠. 여기서 가능성을 실험하고 더욱 발전시켜서 수도권으로 진출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기존 건물을 활용하는 견우성에는 어떤 메뉴가 있습니까. -그곳에는 셀프 바비큐 공원을 마련합니다. 군인들을 만나러 오는 면회객들이 음식들을 많이 가지고 오시는데, 기존 식당에선 외부 음식을 먹는 게 아무래도 부담스럽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을 배려하고자 자유롭게 음식을 가져와서 먹으면서도, 좋은 고기를 사서 구워 먹을 수 있는 자리를 준비한 겁니다. 여름이면 계곡에서 고기를 구워 먹고 해서 환경오염 문제도 있었는데, 그걸 안전하고 깨끗하게 관리되는 곳에서 돗자리 펴고 드실 수 있도록 한 것이죠. 군인 면회객들이나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이 오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기대할 만한데, 론칭 예정 시기는 언제입니까. -원래는 크리스마스 전에 해서 많은 분이 크리스마스 전후에 나들이도 오고 군인들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철저하게 준비하려니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고요. 최대한 빨리 고객들을 맞이하고 싶은 마음에 서두르고 있는데, 올해 연말에는 문을 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준비 중인데도 어떻게 알려졌는지 벌써부터 문의가 오고 있어서 마음이 급합니다만, 철저히 준비해서 맛있는 음식과 좋은 공간으로 손님들을 맞이하고자 합니다. 홍의석 객원기자 hong5960@seoul.co.kr
  • 서오릉으로 막바지 단풍 구경 가볼까

    서오릉으로 막바지 단풍 구경 가볼까

    단풍이 절정에 이르면서 드라이브 겸 단풍 구경을 하기 좋은 곳이 추천 단풍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가운데 서울도심에서도 가까운 경기도 고양시 서오릉(西五陵, 사적 제198호)이 주목받고 있다. 서오릉은 ‘도성의 서쪽에 자리한 다섯 능’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중 경릉(敬陵)은 추존 덕종(德宗, 세조의 아들이자 성종의 아버지, 추존 전 의경세자)과 인수대비로 더 잘 알려진 소혜왕후 한 씨의 능이다. 웅장한 나무숲과 문화재인 조선왕릉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 서오릉은 조선왕릉에 대한 역사 산책 강의와 산림욕을 하면서 산책할 수 있는 숲이기도 하다. 최근 단풍이 막바지에 달하면서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기 위해 인근 주민들과 다른 지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서오릉은 삼송과 은평, 원흥 그리고 연신내역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기 때문에 쉽게 갈 수 있는 데다 산책 후 서오릉 주변의 각종 맛집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서오릉에서 친환경 무항생제 녹색한우를 취급하는 서오릉 맛집 ‘한우만’의 최종순 대표는 “서오릉 주변은 가족단위의 고객들이 많이 찾는 만큼 가족들이 기호에 맞게 섭취할 수 있도록 부위별 소고기를 골라먹을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고 밝혔다. 전라남도 청정지역에서 자란 녹색한우의 부위별 소고기를 입맛대로 저렴한 값에 직접 골라 먹을 수 있는 만큼 경제적 소비가 가능하다. 녹색한우 정육식당인 ‘한우만’은 단체손님을 위한 200여석의 넉넉한 좌석과 50대의 동시주차가 가능한 주차시설을 갖추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SOS 생계형 알바족] 220만원 버는 업주·임금 밀리는 알바…“다 같은 생계형 노동자…우리는 동지다”

    [SOS 생계형 알바족] 220만원 버는 업주·임금 밀리는 알바…“다 같은 생계형 노동자…우리는 동지다”

    서울신문은 지난 7월 26일부터 5회에 걸쳐 생계형 알바족의 절박한 현실에 관해 보도했다. 5일에는 이번 기획의 마지막 순서로 알바생과 업주가 직접 만나 기탄없이 의견을 교환하고 해법을 모색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업주를 대표해 김태훈(48)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연석회의 사무국장이, 알바생을 대표해 최재혁(31) 서울시 알바 청년권리지킴이가 어렵게 대담에 나섰다. 이날 서울신문사 회의실에서 이범수·송수연 기자의 사회로 90여분간 진행된 대담에서 두 사람은 각자가 처한 입장에 따라 시각차를 드러내기도 했으나, 마지막에는 상생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손을 잡았다.→사회 각자 자신을 소개해 달라. -김태훈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연석회의는 본죽, 파리바게뜨 등 가맹점주 단체 21개가 모여 있는 기구다. 사무국장을 맡기 전에는 본죽 가맹점을 11년 동안 직접 운영했다. 내가 전체 점주의 입장을 대변하는 건 아니지만 점주의 현실도 어렵다는 걸 말하고 싶다. -최재혁 무가지 배포부터 콜센터, 정육식당, 술집, 편의점까지 온갖 일을 했다. 스무 살 때부터 알바를 시작해 생계형 알바족이 된 지 10년이 넘었다. 지금은 서울시의 청년 알바 권리 지킴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기초노동상담, 알바 사업장 모니터링 등 알바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역할을 한다. →점주와 알바노동자의 주된 갈등 요인은 뭔가. -김 업무를 태만히 하는 경우다. 얼마 전 협의회에서 점주 모임이 있었다. 그런데 한 편의점 점주가 갑자기 못 온다고 연락이 왔더라. ‘왜 그러냐’고 했더니 알바생이 ‘중국에 간다. 미안하다’고 문자를 보냈다는 거다. 점주는 새벽 근무를 자신이 메워야 하니 당연히 회의에 불참했다. 약속을 안 지키면 점주나 다른 알바생 동료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최 수도권만 넘어가도 아직 최저임금이나 주휴수당을 안 주는 곳들이 많다. 내가 알바를 시작했던 10년 전과 다르지 않다. 급여는 많이 올랐지만 근무 환경은 여전하다. 점주들은 ‘알바’라는 존재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찮게 여기는 거다. 사람 대 사람의 관계로 본다면 임금 체불, 폭언 등을 쉽게 할 수 있을까. →악덕 점주와 알바들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김 점주들이 마음에 여유가 없다. 지난 6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프랜차이즈 점주의 한 달 평균 수입이 220만원이다. 노동시장 평균 임금이 280만원 정도다. 수입이 상당히 적다. 알바생보다 못 버는 경우가 많다. ‘광에서 인심 난다’는 말이 있지 않나. (알바를 하찮게 대하는) 점주들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물론 그들의 행태가 옳다는 건 아니다. -최 사업주들뿐 아니라 알바생도 스스로 알바라는 존재를 하찮게 생각한다. 한국 사회에서 알바를 하면서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은 없지 않나. 전반적으로 알바에 대한 인식이 너무 낮다. 그렇다 보니 알바생들도 ‘아무 말 없이 출근 안 해도 상관없겠지’라고 생각한다. 자연스레 고용하는 사람은 불만을 갖게 되고 악순환이 반복된다.→어떤 개선책이 있을까. -최 비정규직에 대한 노동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대부분이 정규직에 매달리고, 알바와 같은 비정규직은 잠깐 거쳐가는 정류장으로 본다. 비정규직의 처우가 악화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고용노동부에 임금체불 신고를 해도 점주들에게 부과되는 벌금이 적다. 영업정지도 없다. 점주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줘야 할 미지불 임금만 주면 된다. 벌금을 체불 임금액만큼 내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 정부가 근로기준법 개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 -김 상당히 공감한다. 고의로 임금 체불을 한 점주는 사업 기반이 흔들릴 정도로 강력한 페널티를 적용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감히 누가 임금 체불을 하겠나. 물론 의도성을 갖고 임금 체불을 한 점주인지 먼저 판단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벌칙규정을 입법화하는 게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2020년이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원이 되는데 어떻게 보나. -김 찬성이다. 그래야 경제의 선순환이 이뤄진다. 다만 점주들이 최저임금을 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근로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저임금만 올리는 건)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격이다. 대기업 프랜차이즈에서 일하는 알바생들은 당장 1만원으로 올려줘도 무방하다. 가능한 곳부터 순차적으로 하면서 부작용을 살펴봐야 한다. 정부만 탓할 생각은 없지만 적어도 점주들의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어 주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최 찬성한다. 알바 노동자들의 임금이 오르면 소비가 촉진되고 자영업자들의 소득도 올라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다. 반면 알바 노동자로서 집세나 휴대전화 요금, 밥값도 같이 인상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실질적으로 알바 노동자의 삶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 앞으로 정부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단순히 임금만 올려주고 방관하는 건 점주와 알바생의 갈등만 더 키운다. →점주들의 생태계는 어떻게 해야 건강해질까. -김 지난 7월 국무회의에서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됐다. 카드 수수료율 우대적용을 받는 가맹점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이다. 영세가맹점 범위를 연매출 2억원에서 3억원으로 늘리고, 중소가맹점 범위를 연매출 3억원에서 5억원으로 늘렸다. 점주들의 요구 사항이 80%는 반영됐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프랜차이즈업체 가맹점주들은 대부분 연매출이 5억원을 넘다 보니 수수료 혜택을 못 받는다. 우리가 10억원을 기준으로 요구한 이유다. 본사에 필수물품 대금, 로열티를 내고 임대료, 인건비까지 주고 나면 남는 게 없다. 필수물품 대금 지급도 합리적으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현재는 계약서에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공산품조차 필수물품이라고 강제해 놨다. 2만원인 식용유를 3만원 넘게 주고 본사에서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만큼 점주들의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부는 노동대책 가운데 하나로 근로감독관 확충을 내놨다. -최 지난 7월 근로감독관 200명의 증원분이 담긴 추가경정예산이 통과됐다. 인력이 늘어나면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다. 다만 확충과 함께 근로 감독관들의 인권 의식을 개선해야 한다. 내가 직접 임금 체불을 신고해 보니 근로 감독관이 오히려 합의를 종용하더라. 사건을 잘 해결하는 것보다 빨리 처리하는 게 그들의 성과인 듯했다. 알바 노동자에게 공을 많이 들이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교육을 통해 인권 의식이 담보된 근로감독관들을 현장에 보내야 한다. 그래야 노동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 →오늘 대담을 통해 느낀 점이 있을까. -김 알바 노동자들에게 같이 연대하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우리는 동지다. 점주들에게 등을 돌리지 말고, 여러 불평등, 불공정 문제에 대해 같이 얘기하자. 함께해야 공동의 이익이 생기고, 이것을 나눠 가질 수 있다. 나도 연석회의에 소속돼 있는 프랜차이즈 점주들에게 알바생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교육을 할 예정이다. 알바생도 우리 식구라는 것을 인식해야 같이 먹고살 수 있다. -최 전적으로 동의한다. 오늘 대담을 통해 점주들이 본사의 필수물품 강요, 프랜차이즈 로열티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게 됐다. 정부의 적극적인 노동시장 개입을 통해 ‘생계형 알바’와 ‘생계형 점주’가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 감사하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단독] [SOS 생계형 알바족] 12년째 알바…4평 원룸 인생, 뭘 해야 할지 꿈마저 다운됐다

    [단독] [SOS 생계형 알바족] 12년째 알바…4평 원룸 인생, 뭘 해야 할지 꿈마저 다운됐다

    “결혼요? 저는 결혼할 생각이 아예 없어요. 아르바이트만 10년을 넘게 하고 있는 제가 결혼을 꿈꿀 수 있을까요.”●“차라리 결혼 않는 게 낫겠다” [31세] 스무 살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는 최재혁(31)씨는 “비혼(非婚)을 결심한 지 오래됐다”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니도 처음에는 제 생각을 이해 못 했는데 이제는 인정해 주세요. 결혼한다고 해도 집에서 해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면서 차라리 결혼을 하지 않는 게 낫겠다고요.” ● 2평 고시원서 月30만원 원룸으로 [18세] 최씨는 부모의 이혼으로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지면서 고2 때부터 자취를 시작했다. 고시원과 고시촌을 전전한 게 벌써 14년째다. 무가지 배포부터 콜센터, 정육식당, 술집, 편의점, 기숙사 사감까지 온갖 일을 했다. 스무 살 때부터 시작한 아르바이트를 서른 살이 넘도록 할 줄은 최씨 자신도 몰랐다. 달라진 것은 2평짜리 고시원에서 살다가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30만원인 4평짜리 원룸으로 옮겼다는 것뿐이다. 최씨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 사람이 많이 살고 있다면서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을 ‘1인 가구의 무덤’이라고 했다. 최씨는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거쳐 현재는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공공일자리인 뉴딜일자리 사업에서 단기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 시에서 하는 일을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생활임금’이라는 이름으로 시 차원에서 올해 기준 최저임금(6470원)보다 높은 시급 8197원을 주기 때문이었다. 한 달에 150만원 정도 받지만 월세 30만원과 매달 대출금 60만원을 빼고 나면 최씨가 용돈으로 쓸 수 있는 돈은 30만원 남짓이다. 끼니는 거의 편의점에서 해결하는데 아침 식사에만 3000~4000원을 쓰는 게 아까워 요즘에는 우유 하나 정도로 때우곤 한단다. 하지만 지금 하는 일도 12월이면 계약이 끝난다. “열심히 살았는데 제 의지대로 삶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어요. 이제는 제대로 된 직장을 갖기에는 늦은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요.” 가장 막막한 것은 “이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최씨는 말했다. ●“뒤늦게 대학… 1400만원 빚만” [22세] 최씨도 자신이 ‘생계형 알바(아르바이트)생’이 될 줄은 몰랐다. 최씨는 스무 살 때 용산역에서 무가지를 배포하는 일을 하면서 처음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용산 전자상가에서 프린터 판매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꿈이 있었다. 홍보대행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스물두 살 때 늦깎이로 대학에 입학했다. 그러나 꼬박꼬박 다가오는 월세와 생활비 마련을 위해 계속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업을 따라가는 데는 숨이 가빴다. 최씨는 “광고홍보대행사에 들어가려면 공모전을 준비하고, 영어도 공부해야 하는데 아르바이트에 치이다 보니 스펙을 쌓는 것은 생각도 못 했다”면서 “안 그래도 스타트가 늦었는데 스펙도 없으니 남들과 경쟁이 될 수 없었다”고 했다. 등록금 마련을 위해 대출받은 학자금 1400만원은 고스란히 빚이 됐다.●“심한 감정노동… ‘정병러’ 증세” [25세] 삶을 하루하루 버티는 데 한계치에 다다랐다고 느낀 시기는 스물다섯 살 콜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였다. 최씨는 오전 10시부터 6시까지 휴대전화 보험을 처리하는 콜센터에서 일했다. 밥 먹는 시간을 빼면 근무시간 내내 전화기를 붙잡고 있어야 하는 업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전화를 받다가 갑자기 책상에 엎어져 정신을 잃었다. 정신과에 가 보니 “컴퓨터가 과부하로 열을 받으면 다운되는 것처럼 최씨가 그런 상태”라는 진단을 받았다. 최씨는 “생계형 알바족들이 제대로 된 임금은 받지 못하고 감정노동에 시달리다 보니 우울증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일명 ‘정병러’가 많다”고 말했다. ‘정병러’는 정신병을 줄인 ‘정병’에 ‘~을 하는 사람’이라는 영어 접미사 ‘~er’을 붙인 신조어다.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아르바이트에 지친 최씨는 전공과는 무관하지만 정규직을 시켜 준다는 말에 1인 사업장인 방역업체에 취업했다. 1년 동안 비정규직으로 일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해 주는 조건이었다. 어렵사리 정규직이 됐지만 월급은 비정규직일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1인 사업장이다 보니 쉬는 날 없이 주말에도 일하는 경우가 다반사였어요. 사장이 개인적인 일로 불러내기도 일쑤여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최씨는 결국 1년여 만에 일을 그만뒀다.●“또 빚…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 최씨는 다시 아르바이트 시장으로 되돌아왔다. 이번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재수생 기숙사 사감이었다. 재수생들의 아침 기상부터 취침까지 생활을 관리·감독하는 일이었다. 숙식을 제공해 주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월세를 아낄 수 있을뿐더러 학생들이 학원에 간 사이에는 속기사 자격증 공부를 할 심산이었다. 그러나 최씨의 이런 꿈은 두 달여 만에 산산이 부서졌다. 숙식을 제공한다는 이유로 월급은 최저임금에도 한참 못 미치는 50여만원에 불과했다. 폭언은 부지기수였다. “사람 취급도 받지 못할 정도로 폭언이 심했어요. 그래도 견뎠는데 갑자기 일주일 전에 일을 그만두라고 하더군요.” 최씨는 지낼 곳과 다른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못하고 갑작스레 쫓겨나는 바람에 또 300만원 정도 빚을 졌다. 속기사 자격증을 따는 것도 결국 포기했다. 내년부터는 학자금 대출금도 갚아야 하는데 막막할 따름이다. 최씨는 “최저임금을 올린다고 기업들이 아우성이라는데 사실 현재 최저임금조차 지켜지지 않는 데가 많다”면서 “최저임금이 오르면 당장 월세나 물가가 오를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헬조선에서 제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저도 모르겠어요.” 씁쓸한 웃음이 최씨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해빙’ 조진웅, 몰라보게 홀쭉해진 외모 ‘다이어트가 제일 쉬웠어요’

    ‘해빙’ 조진웅, 몰라보게 홀쭉해진 외모 ‘다이어트가 제일 쉬웠어요’

    영화 ‘해빙’의 스틸이 공개됐다. 최근 공개된 ‘해빙’ 스틸이 네티즌 눈길을 끌고 있다. ‘해빙’은 얼었던 한강이 녹고 시체가 떠오르자, 수면 아래 있었던 비밀과 맞닥뜨린 한 남자를 둘러싼 심리스릴러 영화다. 공개된 보도스틸은 살인사건의 공포에 빠진 내과의사 승훈(조진웅 분), 그가 사는 건물 주인이자 정육점을 운영하는 성근(김대명), 성근의 아버지 정노인(신구), 승훈의 주변을 맴도는 토박이 간호조무사 미연(이청아)의 강렬한 존재감과 미스터리한 분위기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정노인이 수면내시경 중 내뱉은 살인 고백을 들은 후, 덫에 걸린 듯 공포에 빠지게 된 승훈의 스틸은 비밀에 다가가면서 점차 변해가는 입체적인 모습들로 그에게 닥친 사건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시킨다. 조진웅은 수면 아래에 감춰져 있던 사건과 맞닥뜨리면서 의혹과 공포, 불안에 휩싸인 섬세한 감정 연기로 영화의 중심축을 이끌며, 극의 몰입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승훈의 주변에서 그를 더욱 깊은 의혹 한 가운데로 몰아넣는 신구, 김대명, 이청아의 모습은 제각기 다른 비밀을 감춘 듯 치밀하고, 미스터리한 모습으로 영화의 서스펜스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사건의 단초를 제공하는 정노인 역의 신구는 평범한 듯 보이지만 어딘가 섬뜩한 표정으로, 집주인이라기엔 도가 넘치는 친절함을 베푸는 정육식당 사장 성근 역의 김대명은 친절함 뒤에 숨겨진 차가운 모습으로 의심과 공포를 극대화시킨다. 토박이 간호조무사 미연은 승훈의 주변을 맴돌며 의도를 숨긴 듯한 모습을 더해 이들이 가진 비밀과 실체를 더욱 궁금하게 만들어낸다. 오는 3월 개봉 예정.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박봄 “SNS 다시 시작하기로 했어요” 근황 모습 보니...

    박봄 “SNS 다시 시작하기로 했어요” 근황 모습 보니...

    걸그룹 투애니원 멤버 박봄이 SNS를 재개했다. 16일 박봄은 자신의 새 인스타그램에 “SNS 다시 시작하기로 했어요~ 우리 팬들 보고싶다ㅠㅠ 무슨 사진을 올릴까 하다가 그냥 올려요!”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박봄은 같은 YG엔터테인먼트 소속사 가수인 산다라박과 지드래곤이 모델로 활동 중인 한 화장품 브랜드 가게에서 화장을 하고 있다. 사진에서는 얼굴이 다소 작게 나온 탓에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는 않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최근 포착됐던 박봄의 근황도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8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박봄 근황’이라는 제목으로 사진이 올라왔다. 중국 팬이 트위터에 올린 해당 사진에는 박봄이 한 정육식당에서 누군가와 음식을 먹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사뭇 달라진 그의 얼굴과 함께 귀에는 테이핑이 돼 있어 눈길을 사로잡은 바 있다. 임효진 인턴기자 3a5a7a6a@seoul.co.kr
  • ‘통합 해썹’ 참여한 평창 한우 농장 가보니

    ‘통합 해썹’ 참여한 평창 한우 농장 가보니

    “농장에서 식탁까지, 한우의 안전함을 전하고 싶어요” 지난 26일 만난 한우 농장(강원도 평창군 소재) 주인 유장근(55)씨는 정성을 들여 키운 소가 깨끗하게 가공돼 안전하게 소비자들이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 ‘통합 해썹’(HACCP·안전관리통합인증제)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통합 해썹은 이번 달부터 도입됐다. 축산물 농장, 도축, 가공, 운반, 보관, 판매에 이르는 전 단계에서 위해요소를 사전에 관리하는 유통 체인에 안전성을 인증하는 것이다. 이달에 첫 인증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모든 단계에서 위해요소 사전 관리 일례로 해썹 인증을 받은 유씨의 농장에서 기른 소는 해썹 인증을 받은 도축장을 거쳐 역시 해썹 인증을 받은 대관령 한우가공장에서 부위가 분류된다. 이후 해썹 인증을 받은 대관령 한우타운 등 5개 직영판매장에서 팔린다. 이런 해썹 인증 농장·가공장·판매장 등의 체인은 평창·영월·정선축협이 ‘대관령 한우’라는 브랜드로 운영하고 있다. 통합 해썹은 농장에서 식탁까지 모든 축산물 유통 과정에 참여한 업체들이 해썹을 획득해야 신청 자격이 생긴다. 사실 해썹 자체는 1959년 우주개발계획 중 우주인에게 안전한 식품을 공급하려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요청으로 식품회사에서 처음으로 도입됐다. 기존의 위생검사가 최종 제품에 대해 안전성을 검사하고 규제한다면, 해썹은 공정마다 안전에 대한 적정성을 검사해 위해요소를 사전에 방지한다. 우리나라에 도입된 1997년 해썹 인증건수는 2건에 불과했지만 2007년부터 급격히 늘어 지난해 한 해 동안 2178건이 인증됐다. 250마리 정도의 소를 키우는 유씨는 2010년 해썹 인증을 받으면서 구제역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해썹의 기준대로 사료 차량 등의 진입을 막고 모든 축산재료는 농장 밖에서 소독 후 들였다”면서 “사실 많이 불편하지만 품질 좋은 한우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편하지만 좋은 한우 위해 노력” 통합 해썹을 인증하는 축산물안전관리인증원은 올해 4곳의 브랜드를 인증할 방침이다. ‘대관령 한우’가 가장 유리한 상황이다. 한우를 판매하는 정육식당에 대해 지난해 처음으로 해썹을 받으면서 전 과정 해썹 인증을 최초로 마쳐서다. 김영교 평창·영월·정선축협 조합장은 “현재 49개 농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29곳이 추가로 해썹 신청을 한 상태”라면서 “다음달 2일에 통합 해썹 인증을 신청할 계획인데, 다음달 내에 제1호 인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6개 브랜드 통합 해썹 체인 구축 농협중앙회는 대관령 한우 외에 안성마춤 한우(안성마춤농협), 봉화한약우(안동봉화축협), 하이록한우(춘천철원축협), 경주천년한우(경주축협), 하동솔잎한우(하동축협), 함평천지한우(함평축협) 등 6개 브랜드에 대해서도 통합 해썹 체인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해썹 인증을 받으려면 농가의 경우 차단방역시설을 구축해야 하고, 농장 바닥이 질어서도 안 되고 항생제도 쓸 수 없다. 판매장의 경우 3000만원 상당의 금속검출기를 구비해야 한다. 주사바늘 등 소 사육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이물질을 거르기 위해서다. 판매장도 가공장에서 덩어리로 온 고기를 소포장하기 때문에 위생 및 안전 면에서 해썹 인증이 필요하다. 아직 해썹 인증으로 농가의 수익은 늘지 않는다. 소비자에게 안전한 축산물을 제공하는 데 1차적 목표를 두기 때문이다. 농가들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통합 해썹 인증을 통해 최고급 한우를 지속적으로 생산해 수입품과 품질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축산물 우수성 홍보에 큰 역할 기대 또 해썹은 세계에서 통용되기 때문에 중국의 상류층 등에 한우를 수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여긴다. 지난 5월 우리나라가 구제역 청정지역 지위를 회복함에 따라 이미 몇몇 한우 브랜드는 홍콩 수출을 타진 중이다. ‘대관령 한우’의 경우도 2018년 동계올림픽을 통해 우리나라의 한우와 숯불구이 문화를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기수 농협중앙회 축산경제 대표이사는 “올해 4개의 통합 해썹 인증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매년 확대할 방침”이라면서 “이는 국내산 축산물의 소비 확대와 우수성 홍보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평창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서울 동네 정육점 35% 위생 ‘낙제’

    서울시는 7일 체인형 정육점과 정육식당 45곳을 대상으로 위생법규 위반 사항을 점검한 결과 16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위반 내용별로는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 진열·보관 1곳, 식육 표시 사항 미표시 4곳, 거래내역서 미기록 4곳, 영업자 건강진단 미실시 1곳 등이다. 시는 이들 업소에 영업정지나 과태료 부과 등의 처분을 내리고 부적합 제품은 즉시 압류, 폐기했다. 아울러 시는 18개 축산물 전문 판매 인터넷 쇼핑몰을 점검해 유통기한과 보관 방법을 표시하지 않은 3개 사이트를 적발했다. 시는 이번 점검 기간 중 대형유통업체와 인터넷 쇼핑몰에 유통 중인 총 179건의 축산물을 수거해 220개 항목에 대한 안전성검사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했다. 김경호 시 복지건강실장은 “이번 점검에서 위반율이 상당히 높게 나온 것은 주택가나 도로변에 있는 동네 정육점이 대형마트, 백화점에 비해 위생점검 기회가 적어 위생 사각지대가 발생한 탓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농협 파업땐 농민 가만히 안 있을 것”

    “농협 파업땐 농민 가만히 안 있을 것”

    농협중앙회 노조가 정부와의 사업구조 개편 이행 약정서 체결에 반발해 총파업을 결의한 가운데,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농민단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 장관은 지난 5일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농협의 주인은 농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 장관은 “야당의 요구처럼 이행약정서 체결을 취소하거나 보류하면 농협은 엄청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농협의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29억 달러(약 3조 3000억원)에 이르는 해외채권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사는 농협중앙회에서 분리된 NH농협은행에 국내 최고 수준인 ‘A’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행 약정서는 농식품부가 5년간 농협금융채권 이자비용 8000억원을 지원하되 약정사항 이행 여부를 점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조는 이를 두고 “경영 자율성 침해”라고 반발하고 있다. 서 장관은 “올해가 선진 농업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뒤 하반기 중점 추진 과제로 ▲농식품 수출 확대 ▲농수협 개혁 및 유통구조 개선 등을 꼽았다. 생산 및 출하 등 가격동향 정보를 파악하는 관측 대상을 국내 농축산물에서 수산물과 해외 곡물로 확대하고, 배추·무·고추·마늘·양파 등 주요 품목에 대한 장·단기 수급안정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농산물 상설 직거래 장터는 연말까지 36개로 늘리고, 한우값을 낮춘 셀프형 정육식당은 25곳 개설할 계획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농협, 셀프형 정육식당업 진출

    농협, 셀프형 정육식당업 진출

    농협이 셀프형 정육식당업에 뛰어들었다. 농협중앙회(회장 최원병)는 19일 ‘농협안심 한우마을 청계산점(1호)’ 개점식을 열고 2017년까지 서울과 광역시 핵심 상권에 100개소를 개설하기로 했다. ‘농협안심 한우마을’은 농협의 축산농가 지원 대책의 하나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유통단계를 축소하고 소비자가 바로 옆 축산물 판매장에서 고기를 사다 구워먹는 ‘셀프형’으로 운영된다. 이를 통해 유통에서 9~11%, 상차림 비용 10~13%, 자체 마진 10% 등을 절감함으로써 인근 식당보다 29~34% 저렴하게 한우고기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2012년 상반기에는 서울에 시범적으로 2개 점을 운영하고서 서울·광역시를 중심으로 2017년까지 점포수를 100개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축산물 유통단계 줄여 가격거품 뺀다

    정부가 축산물 유통구조를 대폭 손질해 가격 거품을 제거한다. 또 영세 도축장 수를 줄이는 대신 규모를 키우거나 현대화하고, 가격이 저렴한 농협 정육식당은 대거 늘린다. 정부는 17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갖고 축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농협의 쇠고기 유통업체인 ‘안심축산’을 생산·도축·가공·판매를 총괄하는 대형 가공·유통업체(패커)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불안정한 축산물 가격이 최고 7단계나 되는 복잡한 유통단계 때문인 만큼 유통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패커가 활성화되면 축산물 소비자 가격이 6.5% 인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협 정육점 식당을 올해 167곳에서 2017년 241곳으로 늘리고, 직거래 장터는 20개를 추가로 개설한다는 방안도 내놓았다. 현재 전국 83곳인 영세 도축장을 2015년까지 36곳으로 줄이고 시설을 현대화해 규모를 키우기로 했다. 지육(枝肉·도축한 뒤 내장을 제거한 ‘몸통’ 고깃덩어리) 중심의 유통구조를 부위별 포장 방식으로 바꿔 부분육 유통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지육은 ㎏당 운송비용이 부분육(50원)의 두 배에 달한다. 상반기 중 생산자·소비자단체 등과 논의해 품목별 가격 상·하한선을 설정하고, 이를 넘어서는 가격 폭등·폭락에 대한 매뉴얼도 만들어진다. 박재완 장관은 “지난해 이후 축산농가는 소값 등 축산물 가격 하락, 사료값 인상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소값 등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산지가격과 소비자가격 간 괴리는 축산물 유통구조의 문제를 완연하게 보여 줬다.”고 지적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한우 암송아지 한 마리 가격은 116만원으로 1월의 93만원보다 24.7% 올랐고 한우 1등급 등심 500g의 소비자 가격은 전년보다 7% 하락하는 등 정부의 ‘한우산업 안정 종합대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또 물가안정에 협조한 ‘착한 가게’를 현재 2500여개에서 올해 말까지 6000개로 확대하기로 하고, 이들 업소에는 대출금리 인하 등 지원을 강화하고 공공기관의 이용도 장려할 방침이다. 신한은행과 새마을금고는 최근 ‘착한 가게’에 대한 대출 금리를 0.5% 포인트 싸게 해주는 상품을 출시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가 건의한 옥외가격 표시제도는 관련 업계의 반발을 고려, 간담회 등 의견 수렴을 거쳐 시범사업을 하고 법령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비싼 소고기값 주범은 백화점·기업형슈퍼

    비싼 소고기값 주범은 백화점·기업형슈퍼

    ‘이상한’ 소고기 값의 ‘주범’은 백화점과 기업형슈퍼마켓(SSM)이었다. 소값 폭락에도 백화점과 SSM은 소고기 값을 최고 12%까지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체의 폭리 탓에 소비자는 종전과 별 차이 없이 소고기를 사먹어야 했고, 농가가 소 한 마리를 팔아 가져가는 돈은 해마다 줄고 있었다. ●백화점, 정육점 보다 80% 비싸게 팔아 19일 한국소비자연맹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실시한 ‘한우고기 유통가격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달 한우(지육 100g) 최우수등급(1++등급)의 도매가격은 1607원으로 구제역이 발생하기 전인 2010년 10월 2079원에 비해 22.7% 하락했다. 그러나 유통업체의 평균 소매가격(5개 주요 부위 100g)은 9074원에서 8526원으로 6% 떨어지는 데 그쳤다. 백화점과 SSM은 오히려 가격을 0.9%와 12.0%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할인매장과 슈퍼마켓, 정육점은 7.5~10.8% 가격을 낮추긴 했지만, 도매가격 하락률만큼은 아니었다. 같은 기간 1+등급의 도매가격도 1841원에서 1450원으로 21.2% 하락했지만, 소매가격은 12.2%(8119원→7129원) 낮아지는 데 그쳤다. 백화점의 경우 1+등급 가격을 3.4% 올렸다. 1등급 역시 도매가격이 20.4%나 하락했음에도 소매가격은 15.6% 떨어지는 데 그쳤다. 백화점은 정육점에 비해 80%나 비싸게 팔았다.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1++등급과 1+등급, 1등급 등 상위 3개 등급의 평균가격은 100g당 1만 351원으로 정육점(5661원)의 거의 갑절이었다. 대형할인매장과 SSM은 각각 7486원과 7265원으로 정육점보다 1.28~1.32배 비싸게 팔았다. 백화점 중에서는 롯데(1만 1058원)의 가격이 신세계(1만 58원)나 현대(9657원)보다 높았고, 대형할인매장은 홈플러스(9167원)가 가장 비쌌다. 홈플러스의 가격은 경쟁업체인 이마트(6971원)나 하나로클럽(6885원)보다 30% 이상 비싼 것이다. ●최근 6개월새 값 낮춘 음식점 9.2%뿐 음식점 역시 가격을 낮추는 데는 인색했다. 소비자연맹이 시중 음식점 130곳을 설문조사한 결과, 최근 6개월간 가격을 인하한 곳은 12곳(9.2%)에 불과했다. 전문식당은 정육식당보다 등심은 평균 1.75배, 채끝은 1.55배, 갈비는 1.44배 비싸게 파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의 한 식당은 등심(1++등급) 100g을 무려 5만 417원에 팔고 있었고, 갈비 가격도 4만 7667원이었다. 소매가격에서 농가가 가져가는 비중은 2009년 62.5%에서 2010년 59.1%, 지난해 57.7%로 해마다 낮아졌다. 반면 유통업체의 수익은 2009년 37.5%에서 지난해 42.3%로 늘었다. 특히 소매 유통업체의 수익이 전체의 38.5%에 이르렀다. 소비자가 한우 10만원어치를 사면 3만 8500원은 소매 유통업체 주머니로 갔다는 뜻이다. 강정화 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소고기 값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유통단계를 줄이는 것보다 소매단계 마진을 줄이는 게 더 시급하다.”며 “소고기 품질은 도축단계에서 판정돼 백화점에서 사든 정육점에서 사든 상관없는 만큼 현명한 구매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한우 암소 10만마리 감축 육우 5800마리 구매키로

    농협이 한우 암소 도태 장려금 300억원 이상을 들여 10만 마리를 감축하고, 육우 5800마리를 구매하기로 했다. 소비 촉진을 위해 2월부터 4만 마리 분량의 한우 불고기와 국거리를 30% 이상 할인 판매하고, 육우 소고기 전문 식당을 늘려 소비자들에게 육우 고기 맛을 선보일 계획이다. 농협은 이 같은 내용의 소값 안정 종합대책을 12일 발표했다. 공급을 통제하고 소비를 촉진시킨다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이 불우이웃 돕기 지원용으로 5000만원어치 한우 선물세트를 구매하는 등 기업들이 호응하고 있다. 산지 가격 폭락에도 소비자가격은 인하 폭이 미미했다는 지적과 관련해 농협은 상대적으로 값이 싼 셀프서비스형 정육식당인 ‘축산물플라자’ 2곳을 서울 시내에 새로 내기로 했다. 현재 127곳인 지역 축협 축산물플라자도 2015년까지 200곳으로 늘린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철쭉 명산 전북남원 ‘바래봉’

    철쭉 명산 전북남원 ‘바래봉’

    개화 시기에 맞춰 봄꽃을 완상하기란 여간 까다롭지 않습니다. 여러 일들에 매인 도시 직장인이라면 더욱 그렇지요. 봄꽃 향연의 마지막 주자는 철쭉일 겁니다. 철쭉 명산으로 꼽히는 전북 남원 바래봉(1167m)에서는 이제야 철쭉들이 진분홍 아우성을 토해 내고 있습니다. 절정입니다. 바래봉과 팔랑치, 세걸산 등 3∼4㎞ 이르는 등산로를 따라 ‘산상 정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오가는 길에 ‘춘향전’의 주무대인 광한루원(廣寒樓苑)은 꼭 들르는 게 좋겠습니다. 흔해 빠진 유명 관광지와는 다른, 범상치 않은 풍모를 갖고 있습니다. ●향단로·방자교차로 해학 가득한 남도의 여행길 남원 땅에 접어드니 이름도 살가운 춘향로와 향단로가 이방인을 맞는다. 휘휘 돌아가는 방자교차로에선 설핏 웃음도 나온다. 도로 이름만으로도 즐거움을 안겨 주는 남도의 해학이다. 철쭉 산행은 운봉읍 용산리 지리산 허브밸리에서 시작된다. 남원시에서 허브를 주제로 조성한 테마파크다. 매발톱과 기린초 등 화초류 300여종과 라벤더 등 30여종의 허브가 식재됐다. 특히 풍차포토존 주변으로 케모마일과 꽃양귀비, 매발톱 등이 절정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예년의 경우 허브밸리 끝자락, 그러니까 바래봉 등산로와 연결되는 오솔길에서부터 철쭉 군락이 시작됐다. 시차를 두고 피기 시작한 철쭉은 근 한 달 동안 바래봉까지 면적을 넓혀 갔다. 하지만 올해는 꽃을 거의 볼 수 없다. 냉해 등으로 개화가 늦어지면서 제대로 피지도 못한 채 시들고 말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웃한 가축유전자시험장의 너른 목장 풍경 덕에 꽃을 잃은 아쉬움이 가뭇없이 사라진다. 울퉁불퉁 흙길을 2.6㎞쯤 걷다 보면 박석 깔린 길이 시작된다. 본격적인 오르막이다. 철쭉꽃이 많아져선가. 산제비나비가 자주 눈에 띈다. 꽃을 탐하던 나비는 흑단 같은 날개를 팔랑대며 길라잡이를 자청한다. 등산로는 잘 정비된 반면, 숲그늘은 다소 빈약하다. 게다가 바래봉까지 줄곧 오르막이다. 땀은 비 오듯 하고, 숨은 턱까지 찬다. 내려오는 사람마다 붙잡고 묻는다. 정상까지 얼마나 남았냐고. 산 못 타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그때마다 좀 더 가야 한다는 대답만 들을 게 뻔한 것을. 대구에서 온 양서진씨는 “힘들여 올라 광대한 철쭉 군락지의 자태를 보니 온몸이 재충전되는 느낌이더라.”며 토닥여 주기까지 한다. ●꽃불 밝힌 팔랑치 능선… 사람이 가꾼 듯 정연한 자태 두 번째 포인트다. 정상까지 1.6㎞ 남았다. 전나무들이 울울창창이다. 한껏 숨을 들이켠다. 상큼하다. 피톤치드가 밀려 들어오는 듯하다. 바래봉 삼거리에서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은 바래봉 정상, 오른쪽은 팔랑치로 향하는 길이다. 철쭉 군락지는 예서부터 1.5㎞ 떨어진 팔랑치 사이에 펼쳐져 있다. 산자락 한 구비 돌 때마다 진홍빛 철쭉꽃의 아우성이 이어진다. 능선도 유순한 편. 소의 등처럼 부드러운 산길이 팔랑치와 세걸산을 거쳐 정령치까지 이어진다. 발치 아래 오른쪽으로 운봉읍의 너른 들녘이, 왼쪽으로는 지리산의 장쾌한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이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고맙고 감동적이다. 발품 판 것에 비하면 차고도 넘치는 보상이다. 철쭉 군락은 팔랑치 어름에서 절정을 이룬다. 온 산이 꽃불로 타오르는 듯하다. 지대가 높고 사계가 뚜렷해 다른 철쭉 명산에 견줘 꽃색이 붉고 진하다. 산길 양편으로 어른 키만큼 자란 철쭉이 꽃 터널을 이루고 있다. 남원 땅의 성춘향과 이몽룡도 진분홍 꽃 터널에 숨어 들어 정염을 불태우곤 했을까. 바래봉 철쭉은 인위적으로 가꾼 듯 정연하다. 그 덕에 산 전체가 하나의 분재 정원처럼 보인다. 박연임 남원시 관광 가이드는 “목장에서 재배하던 면양이 잡목과 풀은 먹고 독성이 있는 철쭉만 남겨 이처럼 군락지가 생성됐다.”고 설명했다. 면양이 정원사 노릇을 한 셈이다. 늦은 오후에 산행을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말이면 정체 현상까지 빚을 만큼 몰리는 등산객을 피할 수 있어 한결 고즈넉하다. 사람 떠난 산엔 그동안 울지 않았던 산새 소리가 가득하다. 아울러 오후 햇살을 받은 철쭉의 빛깔도 한결 차분하고 요염해진다. ●성춘향·이몽룡 ‘즉석 만남’ 명소 광한루원 빼놓으면 섭섭하다 남원은 춘향전의 땅. 성춘향과 이몽룡이 ‘즉석 만남’을 가졌던 광한루원을 찾지 않고 남원을 말할 수는 없다. 광한루원은 전라도 관찰사로 부임한 정인지가 항아(姮娥)가 사는 월궁(月宮)처럼 아름답다는 뜻에서 칭한 ‘광한청허부’(廣寒淸虛府)에서 유래됐다. 문화재청 홈페이지는 광한루원을 ‘신선의 세계관과 천상의 우주관을 표현한 우리나라 제일의 누원’이라 적고 있다. 은하수를 상징하는 연못가에 월궁을 상징하는 광한루를 짓고, 연못 가운데엔 전설의 삼신산(三神山), 봉래·방장·영주섬을 조성했다. 연못 위엔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오작교’도 설치했다. 조선의 조경문화에 문외한이더라도 광한루원에 들면 단박에 범상치 않은 풍경이란 것을 직감하게 된다. 세월의 흔적 켜켜이 쌓인 전각들과 수백 년을 헤아리는 왕버들, 그리고 연못 위로 난 홍예교를 따라 걷다 보면 생면부지의 남녀라도 쉬 정분이 날 법하다. 게다가 때는 만화방창의 계절 봄이 아니던가. 광한루원을 나와 승월교를 건너면 남원관광단지다. 춘향전테마파크와 놀이공원 등이 조성돼 있다. 글 사진 남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3)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호남고속도로→익산분기점→익산~포항 고속도로→완주분기점→완주~순천 고속도로→남원분기점→88고속도로→남원나들목→운봉읍 순으로 가는 게 가장 빠르다. 호남고속도로 전주나들목에서 17번 국도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다. 철쭉 산행의 경우 지리산 허브밸리(620-4892)에 차를 두고 원점 회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차료 2000원. ▲묵을 곳 그린피아모텔(636-7209)이 깨끗하다. 한국관광공사의 우수 숙박업소 ‘굿스테이’로 선정된 집이다. 주천면에 있다. 금요일 4만원, 토·일요일 5만원. 운봉읍에선 지리산대덕리조트(634-6700)가 깔끔한 편. 5만원선. ▲맛집 광한루원 인근에 추어탕 거리가 형성돼 있다. 새집추어탕(625-2443)과 남원추어탕(625-3009) 등이 유명하다. 황산토종정육식당(634-7293)은 흑돼지구이가 맛있다. 옛날식 순대로 끓인 순대국밥도 맛있다. 운봉읍에 있다.
  • [떠나볼래요-길따라 바람따라 맛따라] 자유로는 염원을 달리고 돛배는 낭만을 물결치고

    [떠나볼래요-길따라 바람따라 맛따라] 자유로는 염원을 달리고 돛배는 낭만을 물결치고

    휴일에는 외곽의 이정표에서 나를 잊는다. 길게 뻗어가는 자유로, 북으로 향하는 갓길은 문득문득 부재의 연결망이다. 4차선 곁 엉켜 이어지는 철조망은 상흔이라는 단어에 그물을 씌운다. 분단. 냉정과 이념의 갈등이 그어놓은 그 횡축을 우리는 종종 깨닫지 못한다. 아직도 자유로의 끝에는 우회로만 있을 뿐이다. 책장을 휙휙 넘기듯 가로수들은 둥근 나이테에 이 길을 기록하고 있을 것이다. 상념이 끝없이 차창 밖에서 휘감기는 동안, 자동차는 방향지시등을 켜고 속도를 줄인다. 무의식은 그렇게 내가 없어도 여전히 나처럼 살아간다. 어느덧 임진각 이정표를 따라 광장에 와 있다. 평일에 맞는 임진각 평화누리에서의 휴일은 적요롭다. 다만 햇볕이 광장과 내통하며 드넓은 능선을 따라 반짝거린다. 멀리 임진강역에는 신의주까지 가야할 기차가 더 이상 가지 못하고 멈춰 있을 것이다. 종착역이 아닌 드넓은 평화누리공원은 그래서 3만 평의 고요를 묵묵히 받아들인다. 잘 가꾸어진 잔디와 흙길을 걷다보면 마음은 고즈넉한 음악처럼 편안해진다. 부채꼴 모양으로 뻗어 있는 언덕에 색색 바람개비가 눈에 띈다. 가까이 가보니 수천 개의 파랑, 빨강, 노랑이 각각의 동심원을 그린다. 바람은 그 중심을 가볍게 터치하며 플라스틱의 날개를 그려준다. 귀퉁이가 찢겨진 바람개비도 섞여 있다. 얼마나 바람을 감아야 이 언덕을 날아오를 수 있을까. 구름에서 내려다보면 바람개비들은 고단한 한반도 형상으로 배치되어 있다. 2005년 세계평화축전 행사를 기점으로 조성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은 잔디 언덕과 복합문화공간들로 구성되어 있다. 임진각이 그동안 갖고 있는 분단의 상징을 초월해 화해와 평화, 상생으로 거듭나기 위한 것이 이 공원의 조성취지이다. 연중 다양한 공연, 전시 등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평화누리공원 언덕, 대나무로 엮어놓은 조형물이 북녘을 굽어본다.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4개의 사람 형상이 마치 땅에서 솟아나고 있는 듯하다. 언덕 가장자리 가장 큰 조형물 아래에 서서 나는, 그처럼 북녘을 바라본다. 북의 고향을 그리다 땅에 묻혔을 사람의 표정이었을까. 대나무 엮인 틈틈 바람이 깁은 어느 영혼의 초상일까. 어쩌면 우리의 육신도 이 대나무처럼 스스로를 옭아온 껍질일지도 모른다. 그리움은 나를 벗어나는 순간 다가갈 수 있다. 그러니 나를 버리고 당신에게 깃드는 길은 나의 틈틈을 통해 한순간이라도 바람이 되어보는 것이다. 평화누리공원 옆 임진각에는 경의선 증기기관차와 반세기 전 한국전쟁의 흔적이 간직되어 있다. 1953년 휴전 때 남북의 포로 교환이 있었던 ‘자유의 다리’ 끝에는 통일을 염원한 천조각들이 신성하게 매달려 있고, 실향민의 제사 장소인 망배단도 숙연하다. 특히 전망대에 오르면 임진강 줄기의 아름다움과 울창한 숲, 도라산역으로 향한 철도를 조망할 수 있다. 아울러 인근 화석정과 자운서원, 반구정도 가보기 좋은 곳이다. 화석정은 율곡 선생이 벼슬 후 여생을 보낸 곳으로 정자에 걸터앉아 바라보면 임진강이 탁 트인다. 자원서원은 율곡 선생의 덕행과 학문을 기리기 위해 지방 유림들이 세운 서원으로 신사임당과 율곡의 묘와 가족묘들이 모셔져 있다. 율곡 기념관은 학생들의 교육장소로도 유명하다. 반구정은 황희 정승이 관직에서 물러나 갈매기와 더불어 여생을 보냈다고 해서 반구정(伴鷗亭)이라고 한다. 우거진 송림과 임진강의 아름다움이 정자 주변에 펼쳐진다. 임진각을 뒤로 하고 37번 적성 방면 국도를 달린다. 자유로에서 이정표로 마주친 ‘황포돛배’를 보기 위해서이다. 황톳물에 우러난 누런 광목의 돛이 바람에 부풀듯 적성면 두지나루터에 다다른다. 60여 년 전만 해도 두지나루터는 서해 해산물이나 각종 지역 농산물이 크게 왕래되었다고 한다. 황토빛 돛배들로 붐비는 나루터를 상상해 보니 강물이 유난히도 평온하다. 뱃길에서 청명한 날이면 개성 송악산까지 뚜렷하게 보인다. 두 척의 돛배가 정박한 작은 포구. 돛배 안을 들여다보니 유선형의 좌석에서 강줄기를 따라 유유히 즐기는 감흥이 묻어난다. 2004년부터 운행된 이 황포돛배 유람선의 코스는 자장리석벽을 풍경 삼아 3km를 내려가다 수심이 낮아지는 고랑포 여울목에서 배를 돌려 40여 분 만에 돌아온다. 이때 펼쳐지는 임진강 수직바위벽은 최고 40m까지 절경을 드러낸다. 적벽의 재질은 현무암으로 60만 년 전 철원지역 화산으로 형성된 것이라 한다. 예로부터 임진강 적벽은 양반들의 뱃놀이 8경 중에 하나로 꼽아 왔다. 유명한 겸재 정선의 <연강임술첩> <임진적벽도> 등의 작품에도 등장할 정도이다. 저녁놀이 물들어 가는 서녘 임진강은 가히 황금색이라 할 정도로 아름답다. 두지리에서 적성면으로 가다보면 같은 간판의 ‘임진강 한우마을’이 있다. 이 간판을 제외하면 여느 시골마을 풍경 그대로이다. 방앗간이 있고 그 옆 철물점도 보인다. 전깃줄이 높은 곳에서 이곳저곳을 가로지르며 마리오네트처럼 상점들을 일으켜 세운 것 같다. 적성면은 비무장지대와 가까운 감악산 인근으로 청정지역으로 불린다. 이런 시골마을에 ‘한우’라는 하나의 아이템으로 매장과 식당이 들어선 것이 신기하다. 임진강 한우마을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가보고 싶은 한우마을’로 지정되기도 했다. 직거래정육식당 프랜차이즈 사업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안해소와 더불어 인기 있는 마을로 자리 잡았다. 비즈니스적인 마인드로 시작된 것이지만 지역 경기의 활성화 측면에서 보면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 연계된 주변 관광 및 상권들도 소비가 증대되기 때문이다. 임진강 한우마을의 고기는 부안과 안성에서 사육되는 한우를 직거래로 연결하여 시중가보다 저렴하다. 고기를 사서 인근 구이매장에서 바로 구워먹을 수 있다는 것도 이곳의 매력이다. 주말에는 조용한 이 시골마을 좁은 2차선 도로가 서울, 일산 등에서 몰려온 차들로 북적이며 사람들로 붐빈다. 휴일은 속도로 기념되곤 한다. 일상에 벗어나 있다가도 한정된 시간 안에 되돌아오기 위해 우리는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 자유로를 따라 37번 국도 여행길은 이렇게 풍경의 과감한 생략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여행지에서의 상념은 시간을 부재시키며 존재를 깨닫게 한다. 그렇게 눈으로 본 것을 마음에 그리는 것이 인간의 오랜 기록 방식이다. 그래서 때론 휴일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멀리 가 있을 수 있다. 누구의 시간도 아닌 나만의 시간에게. 길 윤성택 밤이 길을 보낸다 속도와 속도의 빛줄기는 텅 빈 시간 속에서 쉴 새 없이 먼지로 흩어진다 길의 끝에는 내가 기억하려 한 저녁이 있을 것이다 뒤돌아보면 生은 위태로우나 그저 쓸쓸한 점멸로 길 위를 추억할 뿐이다 나는 멀리서 이 밤을, 이제 막 당신을, 통과하는 것이다 글·사진_ 윤성택 시인
  • [길따라 바람따라 맛따라] 평화누리 바람 타고 황포돛배에서 한우마을까지

    [길따라 바람따라 맛따라] 평화누리 바람 타고 황포돛배에서 한우마을까지

    휴일에는 외곽의 이정표에서 나를 잊는다. 길게 뻗어가는 자유로, 북으로 향하는 갓길은 문득문득 부재의 연결망이다. 4차선 곁 엉켜 이어지는 철조망은 상흔이라는 단어에 그물을 씌운다. 분단. 냉정과 이념의 갈등이 그어놓은 그 횡축을 우리는 종종 깨닫지 못한다. 아직도 자유로의 끝에는 우회로만 있을 뿐이다. 책장을 휙휙 넘기듯 가로수들은 둥근 나이테에 이 길을 기록하고 있을 것이다. 상념이 끝없이 차창 밖에서 휘감기는 동안, 자동차는 방향지시등을 켜고 속도를 줄인다. 무의식은 그렇게 내가 없어도 여전히 나처럼 살아간다. 어느덧 임진각 이정표를 따라 광장에 와 있다. 평일에 맞는 임진각 평화누리에서의 휴일은 적요롭다. 다만 햇볕이 광장과 내통하며 드넓은 능선을 따라 반짝거린다. 멀리 임진강역에는 신의주까지 가야할 기차가 더 이상 가지 못하고 멈춰 있을 것이다. 종착역이 아닌 드넓은 평화누리공원은 그래서 3만 평의 고요를 묵묵히 받아들인다. 잘 가꾸어진 잔디와 흙길을 걷다보면 마음은 고즈넉한 음악처럼 편안해진다. 부채꼴 모양으로 뻗어 있는 언덕에 색색 바람개비가 눈에 띈다. 가까이 가보니 수천 개의 파랑, 빨강, 노랑이 각각의 동심원을 그린다. 바람은 그 중심을 가볍게 터치하며 플라스틱의 날개를 그려준다. 귀퉁이가 찢겨진 바람개비도 섞여 있다. 얼마나 바람을 감아야 이 언덕을 날아오를 수 있을까. 구름에서 내려다보면 바람개비들은 고단한 한반도 형상으로 배치되어 있다. 2005년 세계평화축전 행사를 기점으로 조성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은 잔디 언덕과 복합문화공간들로 구성되어 있다. 임진각이 그동안 갖고 있는 분단의 상징을 초월해 화해와 평화, 상생으로 거듭나기 위한 것이 이 공원의 조성취지이다. 연중 다양한 공연, 전시 등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평화누리공원 언덕, 대나무로 엮어놓은 조형물이 북녘을 굽어본다.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4개의 사람 형상이 마치 땅에서 솟아나고 있는 듯하다. 언덕 가장자리 가장 큰 조형물 아래에 서서 나는, 그처럼 북녘을 바라본다. 북의 고향을 그리다 땅에 묻혔을 사람의 표정이었을까. 대나무 엮인 틈틈 바람이 깁은 어느 영혼의 초상일까. 어쩌면 우리의 육신도 이 대나무처럼 스스로를 옭아온 껍질일지도 모른다. 그리움은 나를 벗어나는 순간 다가갈 수 있다. 그러니 나를 버리고 당신에게 깃드는 길은 나의 틈틈을 통해 한순간이라도 바람이 되어보는 것이다. 평화누리공원 옆 임진각에는 경의선 증기기관차와 반세기 전 한국전쟁의 흔적이 간직되어 있다. 1953년 휴전 때 남북의 포로 교환이 있었던 ‘자유의 다리’ 끝에는 통일을 염원한 천조각들이 신성하게 매달려 있고, 실향민의 제사 장소인 망배단도 숙연하다. 특히 전망대에 오르면 임진강 줄기의 아름다움과 울창한 숲, 도라산역으로 향한 철도를 조망할 수 있다. 아울러 인근 화석정과 자운서원, 반구정도 가보기 좋은 곳이다. 화석정은 율곡 선생이 벼슬 후 여생을 보낸 곳으로 정자에 걸터앉아 바라보면 임진강이 탁 트인다. 자원서원은 율곡 선생의 덕행과 학문을 기리기 위해 지방 유림들이 세운 서원으로 신사임당과 율곡의 묘와 가족묘들이 모셔져 있다. 율곡 기념관은 학생들의 교육장소로도 유명하다. 반구정은 황희 정승이 관직에서 물러나 갈매기와 더불어 여생을 보냈다고 해서 반구정(伴鷗亭)이라고 한다. 우거진 송림과 임진강의 아름다움이 정자 주변에 펼쳐진다. 임진각을 뒤로 하고 37번 적성 방면 국도를 달린다. 자유로에서 이정표로 마주친 ‘황포돛배’를 보기 위해서이다. 황톳물에 우러난 누런 광목의 돛이 바람에 부풀듯 적성면 두지나루터에 다다른다. 60여 년 전만 해도 두지나루터는 서해 해산물이나 각종 지역 농산물이 크게 왕래되었다고 한다. 황토빛 돛배들로 붐비는 나루터를 상상해 보니 강물이 유난히도 평온하다. 뱃길에서 청명한 날이면 개성 송악산까지 뚜렷하게 보인다. 두 척의 돛배가 정박한 작은 포구. 돛배 안을 들여다보니 유선형의 좌석에서 강줄기를 따라 유유히 즐기는 감흥이 묻어난다. 2004년부터 운행된 이 황포돛배 유람선의 코스는 자장리석벽을 풍경 삼아 3km를 내려가다 수심이 낮아지는 고랑포 여울목에서 배를 돌려 40여 분 만에 돌아온다. 이때 펼쳐지는 임진강 수직바위벽은 최고 40m까지 절경을 드러낸다. 적벽의 재질은 현무암으로 60만 년 전 철원지역 화산으로 형성된 것이라 한다. 예로부터 임진강 적벽은 양반들의 뱃놀이 8경 중에 하나로 꼽아 왔다. 유명한 겸재 정선의 <연강임술첩> <임진적벽도> 등의 작품에도 등장할 정도이다. 저녁놀이 물들어 가는 서녘 임진강은 가히 황금색이라 할 정도로 아름답다. 두지리에서 적성면으로 가다보면 같은 간판의 ‘임진강 한우마을’이 있다. 이 간판을 제외하면 여느 시골마을 풍경 그대로이다. 방앗간이 있고 그 옆 철물점도 보인다. 전깃줄이 높은 곳에서 이곳저곳을 가로지르며 마리오네트처럼 상점들을 일으켜 세운 것 같다. 적성면은 비무장지대와 가까운 감악산 인근으로 청정지역으로 불린다. 이런 시골마을에 ‘한우’라는 하나의 아이템으로 매장과 식당이 들어선 것이 신기하다. 임진강 한우마을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가보고 싶은 한우마을’로 지정되기도 했다. 직거래정육식당 프랜차이즈 사업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안해소와 더불어 인기 있는 마을로 자리 잡았다. 비즈니스적인 마인드로 시작된 것이지만 지역 경기의 활성화 측면에서 보면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 연계된 주변 관광 및 상권들도 소비가 증대되기 때문이다. 임진강 한우마을의 고기는 부안과 안성에서 사육되는 한우를 직거래로 연결하여 시중가보다 저렴하다. 고기를 사서 인근 구이매장에서 바로 구워먹을 수 있다는 것도 이곳의 매력이다. 주말에는 조용한 이 시골마을 좁은 2차선 도로가 서울, 일산 등에서 몰려온 차들로 북적이며 사람들로 붐빈다. 휴일은 속도로 기념되곤 한다. 일상에 벗어나 있다가도 한정된 시간 안에 되돌아오기 위해 우리는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 자유로를 따라 37번 국도 여행길은 이렇게 풍경의 과감한 생략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여행지에서의 상념은 시간을 부재시키며 존재를 깨닫게 한다. 그렇게 눈으로 본 것을 마음에 그리는 것이 인간의 오랜 기록 방식이다. 그래서 때론 휴일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멀리 가 있을 수 있다. 누구의 시간도 아닌 나만의 시간에게. 길 윤성택 밤이 길을 보낸다 속도와 속도의 빛줄기는 텅 빈 시간 속에서 쉴 새 없이 먼지로 흩어진다 길의 끝에는 내가 기억하려 한 저녁이 있을 것이다 뒤돌아보면 生은 위태로우나 그저 쓸쓸한 점멸로 길 위를 추억할 뿐이다 나는 멀리서 이 밤을, 이제 막 당신을, 통과하는 것이다 글·사진_ 윤성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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