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정유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변동성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대법원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구원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원형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687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전략자원 희토류 둘러싸고 미중 정면 충돌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전략자원 희토류 둘러싸고 미중 정면 충돌

    ‘4차 산업혁명의 쌀’로 불리는 희토류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희토류의 공급망 취약점을 검토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중국이 희토류 생산을 일시 중단하는 ‘무기화’ 전략으로 맞받아쳐 미중이 정면 충돌하는 모양새다. 중국 최대 희토류 생산지 장시(江西)성 간저우(?州)시는 지난 9일 환경보호를 위해 이달 말까지 희토류 생산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간저우시 희토류 기업의 40~50%는 생산을 중단했고, 생산중단 조치는 4월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영문 자매지 글로벌타임스(GT)가 보도했다. 희토류 생산중단은 중국 정부에서 파견한 생태환경 조사를 앞두고 이뤄졌는데, 생태환경 조사는 내달 7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GT는 희토류 수요 급증으로 기업들이 휴일도 없이 하루 24시간 채굴하는 바람에 심각한 환경 문제가 초래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생산중단 사업장들은 대부분 황산화물 등 환경오염물질을 대량 배출하는 희토류 분리·폐기 공장이라고 전했다.중국 정부는 환경보호를 희토류 생산중단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략자원인 희토류를 무기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가 관세폭탄을 퍼부으며 중국을 압박할 때 중국은 대응 수단으로 희토류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019년 5월 20일 간저우시 희토루 생산시설을 직접 방문해 “희토류는 중요한 국가전략적 자원이자 재생 불가능한 자원”이라고 결의를 내비쳤다. 이어 공업정보화부가 지난 1월 희토류 생산·수출을 규제하는 근거인 ‘희토류 관리조례’ 초안을 내놨고, 자연자원부는 지난달부터 창장(長江·양쯔강)과 황허(黃河) 연안 지역의 불법 토지 점거와 파괴, 불법 채굴 등에 대한 감시에 착수했다. 이런 마당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2월 희토류 등 4개 품목의 공급망 취약점을 100일간 검토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은 향후 1년간 희토류 산업에 대한 공급망을 검토하고 산업의 취약점 및 생산 확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격렬한 패권 다툼 속에 중국이 미국의 아킬레스건인 희토류 수출금지 카드를 만지작거리자 미국도 대중 의존도롤 낮추고 자급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미국은 한 해 1만t 가량의 희토류를 수입하며 이중 80%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희토류는 원소 주기율표에서 57번(란타늄)부터 71번(루테튬)까지의 란타넘족 15개 원소와 스칸듐, 이트륨을 더한 17종의 희귀한 광물이다. 매장량 자체는 세계 곳곳에 적지 않지만, 광물이나 토양에 농축된 형태로 존재하지 않고 극소량이 포함돼 있어 희토류라고 부른다. 열 전도율이 높고 환경 변화에도 성질을 유지하는 항상성을 갖춰 반도체·LED·배터리·LCD·스마트폰 카메라 및 스피커 등 전자산업과 전기자동차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제트엔진·정유 설비·광섬유·신재생에너지 부품 등 첨단산업, 군사 무기 등에 두루 사용된다. 하지만 정제 과정에서 토륨 등 방사성물질과 황산화물 등 환경오염물질을 대량 배출한다. 때문에 미국이나 호주에서 캐낸 광물을 환경규제 기준이 느슨한 중국에서 대부분 정제하다보니 이 귀한 소재의 생산을 중국이 80% 이상 싹쓸이 하고 있는 것이다.사정을 간파한 덩샤오핑(鄧小平)은 1987년 내몽골에 있는 희토류 생산 시설을 방문해 “중동에는 석유가 있다면, 중국엔 희토류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중단한다면 세계 경제는 대혼란에 빠져들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미국에서 중국이 희토류를 전략무기로 삼을 것이란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온 이유다. 지난해 상원 청문회에서는 “(희토류 공급을) 중국이 장기간 차단하면 미 경제에 재앙이다”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바이든 정부의 희토류 공급망 검토는 중국의 무기화에 대비한 전초전 성격을 띠는 셈이다. 미국 정부는 이에 따라 희토류 공장 건설 지원에 나섰다. 국방부는 지난 2월 텍사스주에 희토류 처리 가공시설을 지으려고 호주 희토류 업체인 리나스(Lynas)에 3040만 달러(약 340억원)를 지원했다. 지난해 7월엔 폐기 전자제품을 재활용해 전기차에 쓰이는 희토류 자석을 만드는 회사에 2900만 달러를 지원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이 자구책을 마련해도 당장 대중 의존도를 낮추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이 워낙 강고한 데다 정제과정도 까다로운 탓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은 낮은 정제비용을 무기로 세계 공급망을 장악했다”며 “생산 과정에서 엄청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점도 많은 국가가 생산을 중국에 의존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그렇지만 중국 희토류 ‘무기화’는 단기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중국이 희토류 생산·수출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미국 등 선진국들이 환경 문제를 내세워 채굴에 소극적인 까닭이다. 중국은 선진국에 비해 느슨한 환경규제 덕분에 희토류를 대량 생산하고 있다는 얘기다. 희토류 매장량이 세계 6위인 호주의 경우 환경문제를 이유로 채굴만 하고 최종 분리공정은 말레이시아에서 진행한다. 중국이 세계 최대의 희토류 생산국으로 올라선 것은 선진국과 중국 간에 존재하는 환경규제 수준의 차이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하면 희토류 수입처를 바꿀 수 있다. 유력 후보지는 세계 최고 품질의 희토류 매장지로 알려진 미 캘리포니아-네바다 접경지역 소재 마운틴 패스다. 지금은 실질적인 폐광상태로 전락했지만 한때 희토류의 핵심 공급처였다. 미국 정치권은 본격 재가동을 위한 보조금 지급 등 관련 입법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물론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미국 내 초당적 반중 정서가 이를 넘어 설 가능성이 크다.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맞서 중국 바깥에서 희토류 생산을 모색하면서 동시에 환경오염이 적은 대체재를 찾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2010년 9월 일본과 영토분쟁 중인 센카쿠 열도(중국명·釣魚島)에서 중국인 선장이 일본 해경에 체포되자 중국은 희토류 수출을 금지했다. 일본은 국제법적·산업적·경제적 등 세 가지로 대응했다.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절차에 중국을 제소했고, 중국 아닌 다른 희토류 수입처를 찾기 시작했다. 동시에 대체재 개발을 본격화했다. 세 가지 대응방법 모두 성공했다. 중국은 WTO 분쟁에서 패소했고 호주가 새로운 수입처로 떠올랐다.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는 산업용 모터가 개발됐다. 분쟁 발생 당시 90%에 이르던 희토류 중국 의존도는 불과 2년 만인 2012년에 40%대로 급락했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는 오히려 ‘자충수’가 된 것이 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는 또다른 걸림돌도 있다. 희토류 채굴 사업에 반대하는 그린란드 이누이트 아타카티기이트(IA) 정당이 이달초 제1당이 되는 바람에 중국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린란드 남부 크바네피엘의 채굴 사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그린란드 남부의 채굴 사업은 호주 회사가 앞서 추진 중이며 배후에는 ‘차이나머니’가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 이 당은 선거 과정에서 외국의 채굴 사업에 반대했고 유권자 역시 장기 집권하며 희토류 개발에 찬성한 시우무트당 대신 IA에 이례적으로 승리를 안겨줬다. 그린란드에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대규모 희토류 광산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트 에게데 IA 의대표는 “크바네피엘 개발 사업은 멈춰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매리앤 파비아센 의원은 “자칫하다가 그린란드는 (환경오염으로) 사냥이나 낚시도 할 수 없는 쓸모없는 땅이 돼버릴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10대들의 세월호 추모 릴레이…“오늘도 하나를 더 기억해요”

    10대들의 세월호 추모 릴레이…“오늘도 하나를 더 기억해요”

    세월호 7주기를 기억하는 10대들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방식의 추모 릴레이“우리가 더 공감하고 꼭 기억할래요”“단원고 희생자 형, 누나들의 나이가 돼 세월호 참사를 다시 보니 그들도 우리와 같은 꿈을 꾸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아픔에 공감하게 됐어요.” 경기 고양시 백신고등학교 3학년 서찬우(18)군은 지난 11일부터 친구들과 교내에서 세월호 7주기 추모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교내에 추모 포스트잇을 게시할 수 있는 공간과 참사 당시 시간대별 상황이 자세히 적힌 판넬을 설치했다. 코로나19로 학년별 격주 등교가 이뤄지는 상황에서도 캠페인을 시작한 지 이틀 만에 60여명이 추모 행사에 참여했다. 원래 하루로 계획했던 추모행사는 학생들의 참여가 이어지자 일주일 동안 진행하기로 했다. 서군은 “어렸을 때 세월호 참사를 접했을 당시에는 단순한 사고로만 알고 지나갔었다”며 “친구들과 캠페인을 진행하며 세월호 참사에 대한 몰랐던 내용을 하나씩 알게 되면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게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목포정명여중 3학년 정유진(15)양도 추모에 한창이다. 친구들과 세월호 7주기를 뜻하는 노란색 바람개비를 7자 모양으로 교정에 심고 학교 울타리에 추모글이 적힌 리본을 달았다. 또 16일 목포신항에서 진행되는 추모식에서 ‘천개의 바람이 되어’라는 노래에 맞춰 추모 공연을 준비하느라 무용 연습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서울동명생활경영고 2학년 장인홍(17)양은 세월호 7주기를 맞아 노란리본 40여개를 준비했다. 친구, 선생님들과 노란리본을 나눠 세월호의 의미를 잊지 말고 함께 되새기자는 취지다. 온라인에서도 추모 활동에 적극적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진행되는 ‘당신의 노란리본을 보여주세요’ 릴레이 캠페인에 참여해 지니고 있던 노란리본 사진을 올려 SNS 팔로워들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세월호 참사를 처음 접할 당시만 해도 이들은 너무 어린 나이였던 탓에 별다른 감정을 갖지 못했다. 하지만 단원고 희생자들과 같은 또래가 된 지금은 세월호 참사를 어느 세대보다 가장 적극적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추모하고 있다. 정양은 “벌써 7년이 지나 세월호 참사가 점점 잊혀지려고 하지만 단원고 희생자들과 나이가 비슷한 우리가 더 공감하고 꼭 기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추모를 통해 단원고 희생자들도 자신들과 다르지 않았음을 느꼈다. 그들도 이루고 싶은 꿈이 있었고, 친구들과 한창 즐거운 시절을 보내고 싶었을 마음에 안타까움이 더해진다. 서군은 “친구를 먼저 구하다가 희생한 단원고 정차웅 형, 유족에게 두번 상처를 줬던 ‘전원 구조 오보’ 등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많은 일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하나라도 더 기억하고 싶은 10대들과는 다르게 어른들은 “이제 그만 하자”는 모진 말도 내뱉는다. 참사에 책임이 있는 어른들이 사고를 잊어가는 모습을 보면 속상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이들은 어른들이 세월호 참사를 다시 한 번 상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세월호의 순수한 의미가 정치적으로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장양은 “세월호 참사가 한참 영향이 컸을 시기에는 어른들도 세월호 리본을 많이 달고 다녔지만 시간이 지나자 어른들 중 세월호 리본을 다는 사람들은 거의 본 적이 없다”며 “대통령과 시장이 바뀌고 정치적인 환경이 아무리 바뀌어도 세월호 참사만큼은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모든 세대가 다 같이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롯데마트 ‘이마트 최저가’ 받고 ‘포인트 적립률 5배’ 베팅

    쿠팡 무료 배송에 이마트 ‘최저가’ 맞서마켓컬리 “새 가입자엔 인기제품 100원”GS프레시몰서도 ‘채소 초저가관’ 운영 “최저가 경쟁서 밀리면 끝이다!” 반(反) 쿠팡 연합의 선두인 이마트의 ‘최저가 보상제’에 맞서 롯데마트가 최저가와 함께 추가 적립 혜택으로 맞불을 놨다. 최저가 전쟁으로 발발한 유통업계의 주도권 싸움이 심화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14일 이마트가 최저가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500개 생필품을 동일 가격에 제공하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롯데마트 GO’를 이용해 결제하면 엘포인트를 5배 적립한다고 밝혔다. 엘포인트의 기본적립률은 등급별로 0.1~0.5%로 5배가 적용되면 1만원 짜리 상품을 구매했을 때 50~250원을 할인해 주는 셈이다. 장보기 앱 마켓컬리도 신규 가입자에게 인기제품을 100원에 살 수 있게 해주는 ‘100원 딜’ 이벤트를 내놓은 데 이어 지난 12일 과일, 채소, 수산, 정유 등 60여 개 주요 신석식품을 1년 내내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보다 싸게 판다고 나섰다. 온라인몰에서 동일 제품을 매일 모니터링해 가격대를 파악하고 상품 판매 가격에 반영, 최저가를 책정하기로 했다. 편의점 업계도 채소를 최저가에 선보인다. GS리테일은 지난 8일부터 온라인 장보기 쇼핑몰인 ‘GS프레시몰’에서 가격 변동이 큰 파, 양파, 등 채소 50여 종을 쿠팡·이마트몰·오아시스마켓보다 싸게 파는 ‘채소 초저가 전용관’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는 장보기 서비스에 멤버십을 활용한 무료 배송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8일부터 쿠팡의 로켓배송 상품과 롯데마트몰, 홈플러스몰의 점포 배송 상품과 비교해 최저가 상품이 아닐 때 차액을 e머니로 적립해주는 ‘최저가격 보상 적립제’를 선보이며 경쟁에 불을 댕겼다. 업계에서는 이마트의 이 같은 정책이 뉴욕 증시 상장 후 급속하게 몸집을 키운 쿠팡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한다. 5조원의 자본을 조달한 쿠팡은 전북·경남에 물류센터 건립 계획을 연이어 발표하는가 하면 지난 2일 2900원의 유료회원에게 제공하던 로켓배송 서비스를 전 회원에게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실적도 위협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13조 925억원으로 전년(약 7조원)의 두 배, 쿠팡의 대표 무기인 로켓배송(익일배송)을 시작한 첫 해인 2014년 매출(3485억) 대비 40배 성장했다. 이는 이마트 매출(별도기준 15조 5000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서봉수 9단vs 유창혁 9단 22년 만에 결승 격돌

    서봉수 9단vs 유창혁 9단 22년 만에 결승 격돌

    1980∼90년대 한국 바둑의 ‘4대 천왕’ 멤버였던 유창혁(55) 9단과 서봉수(68) 9단이 22년 만에 결승에서 격돌한다.한국기원은 유 9단과 서 9단이 14일 오후 2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K바둑 TV스튜디오에서 열리는 제8기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결승에서 맞붙는다고 9일 밝혔다. 유 9단은 지난 7일 열린 대회 준결승에서 김혜민 9단을 꺾었고, 서 9단은 8일 준결승에서 김영환 9단을 물리쳤다. 둘은 20세기 후반 조훈현·이창호 9단과 함께 ‘4대 천왕’으로 불리며 한국 바둑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두 기사가 결승에서 맞붙는 것은 1999년 11월 4일 LG정유배(GS칼텍스배 전신) 이후 21년 5개월여만이다. 당시 결승에서 서 9단이 3승2패로 이겨 우승했다. 상대 전적에선 유 9단이 41승28패로 앞서 있지만 최근인 NH농협은행 시니어 바둑리그 8라운드에서는 서 9단이 승리했다, 대주배 결승 진출은 서 9단이 세 번째, 유 9단은 이번이 처음이다. 둘 모두 정상에 오르지는 못했다. TM마린이 후원하는 제8기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은 만 50세 이상(1971년 이전 출생) 남자 기사와 만 30세 이상(1991년 이전 출생) 여자 기사가 출전하는 제한 기전이다. 우승 상금은 1500만원, 준우승 상금은 500만원이다. 예선 제한 시간은 각자 1시간에 1분 초읽기 1회이며, 본선 제한 시간은 각자 15분에 40초 초읽기 3회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한국핀테크지원센터, 핀테크·프로토콜 경제 분야 예비창업자 모집

    한국핀테크지원센터, 핀테크·프로토콜 경제 분야 예비창업자 모집

    사단법인 한국핀테크지원센터(이사장 정유신)은 30일 2021년 예비창업패키지 프로토콜 경제 및 핀테크 분야 예비창업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한국핀테크지원센터는 지난 3년간 예비창업패키지 사업을 운영해 오고 있으며, 작년 7월 판교 본원과 서울 분원을 통합, 창업과 혁신성장의 메카인 Front1으로 이전을 통해 One Stop 핀테크 창업 및 보육 수행, 핀테크 스타트업의 활발한 성장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예비창업패키지는 혁신적인 기술창업 아이디어를 보유한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사업화자금, 교육, 멘토링,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한국핀테크지원센터에서는 지난해 보다 2배 늘어난 예비창업자 40명을 프로토콜 경제* 분야로 선발할 예정이다.한국핀테크지원센터는 지난 3년간 예비창업패키지를 통해 66개사 창업기업 보육, 17억9400만원 매출, 171명 고용, 16억500만원 투자유치, 23개사가 후속지원에 선정되는 성과를 냈으며, 핀테크 창업지원에 특화된 전문성과 특수성을 가지고 지금까지 발전해왔다. 한국핀테크지원센터는 “한국핀테크지원센터의 예비창업패키지는 핀테크 생태계 입문과 동시에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며, 졸업 후에도 지속적인 사후지원을 통해 창업기업의 성공적인 사업화와 성과창출로 이끌겠다”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핀테크지원센터는 센터 내 사업 지원과 더불어, 창업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과 금융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신용보증기금 우대보증지원(보증비율 100%, 보증료율 0.7% 고정보증료율), AWS Activate 프로그램(크레딧, 기술교육 등)을 연계지원 하는 등 다양한 성장지원과 혜택으로 선정기업으로부터 큰 만족도를 얻고 있다. 신청은 K-Startup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며, 4월 19일 18시까지 접수를 받는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K-Startup홈페이지 또는 핀테크포털 ‘예비창업패키지 특화분야 예비창업자 모집공고’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프로토콜 경제: 블록체인 및 핀테크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형태의 금융·경제 모델을 구현하는 프로토콜, 핀테크 분야 예비창업자 발굴·육성
  • 인종차별 당했는데 ‘국뽕자막’…시청자 기만했다 망신

    인종차별 당했는데 ‘국뽕자막’…시청자 기만했다 망신

    “어떻게 하면 ‘게이’가 ‘잘생긴’으로 번역될 수 있나? 인종차별을 칭찬으로 오역하면서까지 방송에 내보낼 수가 있냐. 저거 유머 아니다.” 나영석 PD의 대표 예능프로그램인 tvN ‘윤식당’이 인종차별적 발언을 칭찬처럼 자막을 내보냈다는 지적을 받고 해당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서 삭제했다. 문제가 된 시즌2는 지난 2018년 1월부터 3월까지 스페인 테네리페섬에서 촬영했다. 배우 윤여정과 이서진, 박서준, 정유미가 해외에 한식당을 운영하며 현지인들에게 한국 음식을 알렸고, 방송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호평을 받았다. ‘두 명의 동성애자 남성이 있네’ 시즌2 8회 방송이 나가고 독일에 살고 있는 한 학생은 시청자 게시판에 장문의 글을 올려 오역의 문제점을 짚었다. 방송에서 독일 여성이 ‘Aber auch Pfannkuchen Konnen sie jetzt nicht so gut machen’이라고 말한 부분은 자연스럽게 의역하면 ‘이 사람들 핫케이크 잘 못 해’지만 자막에는 ‘이 팬케이크는 정말 잘 만들었어’라고 나갔다. 무엇보다 오스트리아 커플의 남성은 이서진과 박서준을 향해 ‘Und zwei schwule Koreaner hier...’ 해석하면 ‘여기 두 명의 동성애자 한국인 남성이 있네’라는 차별주의적인 말이었지만 방송에는 ‘여기 잘생긴 한국 남자가 있네’라고 번역됐다. 시청자는 “몇 번 나오지 않는 독일어에서 너무나 많은 오역을 보니 다른 번역들에서도 믿음이 가지 않는다. 더군다나 차별주의적(놀리는 말) 발언을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하니, 그 의도가 모든 해석을 긍정적으로 해 시청자들에게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정말 번역을 제대로 못 하는 것인지 알기 쉽지 않다”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를 주문한 외국인이 이서진을 향해 “혼혈일 것 같다”고 한 발언 역시 아시아인의 외모에 편견을 둔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러한 외국인 출연 예능이 ‘국뽕’(과도한 자국 찬양을 비꼬는 신조어)에 취해 차별을 묵인하고 거짓 자막으로 시청자를 기만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인종차별은 칭찬이 될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언어에는 정서가 담겨 있다. ‘윤식당’을 비롯해 외국인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들이 책임의식을 가지고 보다 신중하게 번역해야 하는 이유다. 서양인들의 일상에 자리잡은 크고 작은 차별적 행동을 문제삼지 않고, 좋은 말처럼 받아들이는 태도가 쌓이면 그들의 잘못된 행동을 정당화하는 빌미가 된다. 차별은 그 자체로 큰 문제다. 칭찬도, 대수롭지 않은 일도 될 수 없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현대오일뱅크, 글로벌 수소기업 맞손…“수소 등 미래 사업 비중 확대”

    현대오일뱅크, 글로벌 수소기업 맞손…“수소 등 미래 사업 비중 확대”

    현대오일뱅크가 글로벌 수소기업과 협력해 블루수소 등 친환경 수소사업 비중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서울 중구 서울사무소에서 글로벌 수소기업 ‘에어프로덕츠’와 수소 에너지 활용을 위한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현대오일뱅크는 앞서 블루수소, 화이트 바이오, 친환경 화학 및 소재사업을 3개를 미래 사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특히 화석연료를 수소로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제거한 친환경 에너지인 블루수소를 2025년까지 10만t를 생산해 판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블루수소를 상용화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단계가 많다. 특히 탄소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발생하므로 수소 제조원가를 낮추고 탄소를 어떻게 활용할지 방안도 필요하다. 에어프로덕츠는 미국 펜실베니아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수소 생산업체다. 천연가스, 정유 부산물 등 다양한 원료에서 수소를 만드는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수소 액화 등 저장, 수송 관련 기술도 보유 중이다. 에어프로덕츠와의 협업을 통해 저렴한 원유 부산물, 직도입 천연가스로 수소를 만들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게 현대오일뱅크의 생각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소는 자동차 또는 발전용 연료로 공급하며 탄소는 별도 설비를 통해 친환경 건축자재인 탄산칼슘과 드라이아이스, 비료 등으로 자원화된다. 제조 과정에서 암모니아 등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아예 탄소가 나오지 않는 꿈의 에너지, ‘그린수소’ 관련 협력도 양사는 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현재 85%인 정유사업 매출 비중을 2030년까지 40%대로 줄이겠다. 대신 블루수소 등 3대 미래사업이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중을 70% 수준으로 높여 친환경 에너지 사업 플랫폼으로 변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인종차별 당한 박서준·이서진…칭찬처럼 번역한 ‘윤식당’

    인종차별 당한 박서준·이서진…칭찬처럼 번역한 ‘윤식당’

    “어떻게 하면 ‘게이’가 ‘잘생긴’으로 번역될 수 있나? 인종차별을 칭찬으로 오역하면서까지 방송에 내보낼 수가 있냐. 저거 유머 아니다.” 나영석 PD의 대표 예능프로그램인 tvN ‘윤식당’이 인종차별적 발언을 칭찬처럼 자막을 내보냈다는 지적을 받고 해당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서 삭제했다. 문제가 된 시즌2는 지난 2018년 1월부터 3월까지 스페인 테네리페섬에서 촬영했다. 배우 윤여정과 이서진, 박서준, 정유미가 해외에 한식당을 운영하며 현지인들에게 한국 음식을 알렸고, 방송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호평을 받았다. ‘두 명의 동성애자 남성이 있네’ 시즌2 8회 방송이 나가고 독일에 살고 있는 한 학생은 시청자 게시판에 장문의 글을 올려 오역의 문제점을 짚었다. 방송에서 독일 여성이 ‘Aber auch Pfannkuchen Konnen sie jetzt nicht so gut machen’이라고 말한 부분은 자연스럽게 의역하면 ‘이 사람들 핫케이크 잘 못 해’지만 자막에는 ‘이 팬케이크는 정말 잘 만들었어’라고 나갔다. 무엇보다 오스트리아 커플의 남성은 이서진과 박서준을 향해 ‘Und zwei schwule Koreaner hier...’ 해석하면 ‘여기 두 명의 동성애자 한국인 남성이 있네’라는 차별주의적인 말이었지만 방송에는 ‘여기 잘생긴 한국 남자가 있네’라고 번역됐다. 시청자는 “몇 번 나오지 않는 독일어에서 너무나 많은 오역을 보니 다른 번역들에서도 믿음이 가지 않는다. 더군다나 차별주의적(놀리는 말) 발언을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하니, 그 의도가 모든 해석을 긍정적으로 해 시청자들에게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정말 번역을 제대로 못 하는 것인지 알기 쉽지 않다”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를 주문한 외국인이 이서진을 향해 “혼혈일 것 같다”고 한 발언 역시 아시아인의 외모에 편견을 둔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인종차별은 칭찬이 될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언어에는 정서가 담겨 있다. ‘윤식당’을 비롯해 외국인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들이 책임의식을 가지고 보다 신중하게 번역해야 하는 이유다. 서양인들의 일상에 자리잡은 크고 작은 차별적 행동을 문제삼지 않고, 좋은 말처럼 받아들이는 태도가 쌓이면 그들의 잘못된 행동을 정당화하는 빌미가 된다. 차별은 그 자체로 큰 문제다. 칭찬도, 대수롭지 않은 일도 될 수 없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남성 중심 서사가 만들어 내는 차별적 세상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남성 중심 서사가 만들어 내는 차별적 세상

    지난해 11월 미국의 선거일을 앞두고 위키피디아에서는 작은 소동(목격자에 따라서 전쟁에 가까운 분란)이 있었다. 아이오와주 상원의원 자리에 도전하는 민주당의 테리사 그린필드라는 여성 후보에 관한 항목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 게 문제의 발단이었다. 흔히 위키피디아는 누구나 글을 써서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지만 (특히 영문 위키피디아의 경우) 많은 자원봉사 편집자가 철저한 원칙과 룰을 바탕으로 올라오는 글을 검토하고 기준에 못 미칠 경우 편집하거나 삭제한다. 특정 인물에 관한 항목은 ‘전기’(biography)에 해당하기 때문에 영문 위키피디아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엄격한 조건을 갖춰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위키피디아는 아무나 자기 이름과 경력을 올리고 홍보하는 웹사이트로 전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린필드의 경우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임에도 일부 편집자가 “자격에 미달한다”고 항목 생성을 거부하면서 “도대체 누가 어떤 기준으로 그걸 정하느냐”는 논쟁이 생긴 것이다. 논란이 커지면서 위키피디아의 설립자인 지미 웨일스까지 개입하게 됐고, 지금은 그린필드의 항목이 생겼지만 그 과정에서 위키피디아의 고질적인 문제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 작성자, 편집자가 남성 일색이라는 현실이다. 2018년 조사에 따르면 12개 언어로 된 위키피디아에 글을 쓰는 사람들의 90%가 자신을 남성이라고 밝혔다. 돈도 주지 않는 일에 왜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이 모여 글을 쓰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긴 논의가 필요하지만, 원인이야 어찌됐든 그 결과는 심각하다. 현재 영문 위키피디아에서 특정 인물을 다루는 전기 항목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8%에 지나지 않는다. 즉 위키피디아는 남성들이 모여 남성에 관한 글을 쓰는 장소인 셈이다.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을 표방하는 “세계 최대의 집단지성 네트워크”는 남성들을 위한, 남성들의 사이트가 됐다.‘누가 작성하든 잘만 쓰면 되지 않느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과연 그럴까? 넷플릭스의 드라마 ‘지니 앤 조지아’에는 흑인 여학생인 주인공이 영문학의 고전들을 읽는 상급반 수업 첫 시간에 교사에게 항의하는 장면이 나온다. 선생님이 나눠준 강의계획서에 등장하는 책 16권 중에서 14권을 남성 저자, 15권을 백인 저자가 썼다는 거다. 학생이 책을 읽으면 저자가 세계를 보는 방식을 내재화하게 되는데 저자들이 대부분 백인 남성이라면 흑인 여성인 자신의 목소리는 죽어 버린다는, 당돌하면서도 정확한 지적이었다. 물론 드라마 속의 대사이지만 주인공의 말은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에서 강하게 제기된 주장이고, 벌써 많은 학교가 이를 받아들여 여성과 다양한 인종의 글을 수업에 사용하려고 노력한다. 이 장면을 보면서 내가 받은 교육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1980년대 후반에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수업 시간, 특히 국어 시간에 교과서에서 만나게 되는 작품들은 대부분 남성 저자의 글이었다. 지금도 별로 개선된 것 같지 않다. 2018년 중학교 1학년 8개 과목 교과서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여전히 등장인물의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강하게 드러났다고 한다. 그리고 국어 교과서에 실린 작품에서 이름이 밝혀진 저자 중 여성은 20%가 조금 넘는다. 이런 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들이 만드는 세상은 남성이 만물의 중심이고, 여성은 남성에 의해 묘사되고, 인격을 잃고 객체화되는 세상이다. 오혜진 문화연구자는 김훈의 소설에서 여자들은 “늘 냄새로만 존재”한다고 비판한다. 김훈은 여성 등장인물들을 ‘가랑이의 젓국 냄새’, ‘젖냄새’ 등의 수식어로 묘사하고, 세월호 3주기를 기념한 글에서도 ‘젊은 어머니의 몸냄새’라는 말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에게 여성은 그저 자신의 후각으로 인지되는 살덩어리일 뿐이다. 그런 김훈도 같은 1940년대에 출생한 조정래에 비하면 거의 ‘정치적으로 올바른’ 작가처럼 보인다. 한국의 대표적인 대하소설로 꼽히는 ‘태백산맥’은 끔찍한 수준의 성폭력 묘사로 가득하다. 대부분 반드시 들어가야 할 장면이라서 넣었다기보다는 남성의 시각에서 즐기도록 묘사된 것이라고 보는 게 맞다. 성폭력을 당하는 여성이 겪는 인격 파괴보다는 폭력을 가하는 남성, 혹은 그 장면을 지켜보는 남성의 입장에서 여성의 몸을 관찰할 뿐 아니라 심지어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당하는 여성이 가해자 남성을 기다리고, 성폭력을 당하는 중에 흥분하고 있다는 묘사까지 빼놓지 않는 태백산맥은 한국문학의 수치스러운 과거라 판단한다. 하지만 이 작가들을 비판하는 것과 별개로 그들이 작가가 되기까지 읽었던 책들이 어떤 것이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들이 성장하던 1950~1960년대에 여성 작가가 남성중심주의에서 벗어난 자신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글을 얼마나 읽을 수 있었을까? 김훈은 한 인터뷰에서 자신은 여자를 “어떤 역할과 기능을 가진 인격체로 묘사하는 데 매우 서툴다”고 이야기했다. 그럼 안 쓰면 될 거 아니냐는 말이 튀어나오는 걸 꾹 참고, 그들이 여성이 쓴 글을 읽을 수 없었던 환경을 생각해 보자. 여성은 왜 등단하기 힘들었으며, 여성이 쓴 글은 왜 출간되지 않았을까? 그 답 역시 남성 작가의 말에서 찾을 수 있다. (역시 1940년대생 소설가인) 박범신은 여성 소설가 정유정의 작품 ‘7년의 밤’에 쓴 추천사에서 정유정은 “그리스 신화 속의 여전사 아마존”을 떠올리게 하는데, 그 이유는 정유정의 “힘 있는 문장과 압도적인 서사”가 “여성 작가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여러 문학적 함정들을 너끈히 뛰어넘고” 있기 때문이라고 ‘칭찬’한다. 즉 남성의 문체는 여성의 문체보다 우월한데, 정유정은 여성의 한계를 뛰어넘어 남성적인 글을 쓰니까 추천한다는 얘기다. 나이 든 남성 작가들이 그렇게 (스스로) 감탄해 마지않는 남성적인 글이라는 게 맨날 여성의 살냄새 얘기, 젖가슴 타령이라는 점에서 남성적 서사가 좋은 글의 기준이라는 것에 동의하기 힘들지만, 어쨌거나 그들의 눈은 세상의 기준이 됐고, 여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가령 몇 해 전 한성숙 네이버 부사장이 신임 대표로 내정됐을 때 쏟아져 나온 기사들은 하나같이 그가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함”을 가졌다고 썼다. 진부한 묘사를 사용한 게으름은 둘째 치고, 그가 한국 최대 인터넷 기업의 대표 자리에 가기까지 해낸 업적과 보여 준 업무 능력도 그런 기사를 쓴 사람들 눈에는 그저 명절날 부엌에 앉아 묵묵히 전을 부치는 맏며느리의 장점 정도로 보였던 모양이다. 그렇다면 세상을 어디에서부터 고쳐야 할까? 여성의 목소리가 세상의 절반을 차지하게 만드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사자가 역사를 쓰기 전까지 모든 사냥의 역사는 사냥꾼을 위대하게 묘사할 것”이라는 격언처럼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콘텐츠를 만들고 그 콘텐츠를 소비하기 전까지 세상은 남성들만을 찬양할 것이고, 여성들을 찬양할 때는 ‘모성애’, ‘여성 특유의’ 따위의 족쇄를 붙일 것이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독서시장에서는 “남성 작가가 쓴 책을 여성 독자들이 읽는다”고 했지만 더이상 그렇지 않다고 한다. 남성들의 진부한 시각에 질린 여성 독자들이 여성이 쓴 책을 선호하기 시작하면서 미국에서는 남성 작가들이 이름을 약자로 숨기거나 여성 필명을 사용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어느 나라나 책을 사는 사람들은 여성이 압도적인 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남성 작가들은 갈수록 책을 팔기 힘들어질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넷플릭스는 다른 할리우드 스튜디오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여성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를 발굴해 일을 맡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전히 남성이 많지만 여성 감독과 프로듀서, 작가의 비중이 빠르게 늘면서 넷플릭스에서 만나는 작품 중에는 성평등적 묘사가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다. 앞서 언급한 드라마 ‘지니 앤 조지아’ 역시 작가와 프로듀서가 모두 여성이고, 에피소드의 감독들도 대부분 여성이다. 여성이 만들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대사였던 거다. 과거의 “명작”들이 차별적 묘사들 때문에 버림받는다고 우울해할 필요는 없다. 인류의 절반에게만 기회를 줬을 때 나온 작품보다 앞으로 모두에게 기회를 줄 때 나올 작품이 훨씬 더 뛰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우선 성차별적 작품들, 남성 중심의 서사로 자라나는 여자아이들의 사고를 제한하는 일부터 멈춰야 한다. 인류 사회는 보잘것없고 편견에 찬 과거에 얽매이지 않을 때 비로소 성장하고 발전했다. 코드미디어 디렉터
  • [인사] 중앙그룹, 고용노동부, 한겨레, 농림축산식품부

    ■ 중앙그룹 ◇ 중앙일보S △ 이코노미스트 뉴스룸 본부장 남승률 △ “ ” 편집국장 조득진 △ “ ” 자본시장팀장 배현정 △ “ ” 산업팀장 차완용 △ “ ” 정책팀장 박정식 △ “ ” IT·바이오팀장 최영진 △ “ ” 생활경제팀장 허정연 △ 선데이국 경제산업 에디터 황정일 ■ 고용노동부 ◇ 국장급 승진 △ 대전청장 고광훈 △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파견 이성룡 ◇ 과장급 전보 △ 감사담당관 정병팔 △ 국제협력담당관 김소연 △ 경기지청장 강금식 △ 중앙노동위원회 사무처 기획총괄과장 한은숙 ■ 한겨레 ◇ 센터장 △ 경제사회연구원 더나은사회연구센터장 조현경 △ 〃 어젠다센터장 홍대선 ◇ 부장 △ 미디어전략실 후원미디어전략부장 박정웅 △ 편집국 이코노미인사이트부 편집장 이용인 ◇ 소장 △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구본권 ◇ 팀장 △ 경영기획실 재경부 회계팀장 서진경 △ 경제사회연구원 더나은사회연구센터 사회변동팀장 양은영 △ 〃 시민경제팀장 박은경 △ 독자서비스국 독자기획부 독자기획팀장 이영준 △ 디지털영상국 디지털사업부 디지털마케팅팀장 김선영 △ 영상제작부 영상제작팀장 정주용 △ 미디어전략실 후원미디어전략부 미디어전략팀장 임지선 △ 〃 미래전략부 미래전략팀장 권오성 △ 편집국 사진부 사진기획팀장 박종식 △ 에디터부문 종합편집부 편집1팀장 박정민 △ 〃 토요판부 토요판팀장 홍석재 △ 〃 토요판부 ESC팀장 이정국 △ 콘텐츠1부문 문화부 문화팀장 서정민 △ 〃 정치부 정치팀장 김태규 △ 콘텐츠2부문 디지털뉴스부 디지털뉴스팀장 정유경 △ 〃 디지털콘텐츠부 기후변화팀장 최우리 △ 한겨레21부 취재2팀장 김선식 ◇ 데스크 △ 경영기획실 총무부 주식관리데스크 김경화 △ 사업국 대외협력데스크 정창진 △ 편집국 전국부 전국팀 영남데스크 김광수 △ 〃 수도권데스크 박경만 △ 〃 충청강원데스크 송인걸 △ 〃 호남제주데스크 정대하 ■ 농림축산식품부 ◇ 과장직위 승진 △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사무처 파견 강승규 △ 농림축산검역본부 조류인플루엔자연구진단과장 이윤정 ◇ 과장급 개방형직위 임용 △ 외식산업진흥과장 문지인 ◇ 과장급 전보 △ 농촌사회복지과장 이재식 △ 조류인플루엔자방역과장 홍기성 △ 국가식품클러스터추진팀장 서기관 하경희 △ 농림축산검역본부 연구기획과장 이명헌 △ 농림축산검역본부 인천공항지역본부 화물검역과장 문석호 △ 농림축산검역본부 인천공항지역본부 특수검역과장 이경일 △ 농림축산검역본부 영남지역본부 축산물위생검역과장 안규정 ◇ 과장급 파견 △ 국무조정실 파견 이연숙
  • “北 핵탄두 탑재능력 꾸준히 고도화…가상화폐 3억弗 해킹해 비용 마련”

    “北 핵탄두 탑재능력 꾸준히 고도화…가상화폐 3억弗 해킹해 비용 마련”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핵·미사일을 꾸준히 고도화했으며, 비용 마련을 위해 가상화폐 거래소와 금융기관 등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지속해 왔다고 31일(현지시간) 공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패널 보고서가 밝혔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모든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실을 능력을 갖췄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전문가 패널은 북이 지난해 여러 차례 열병식에서 선보인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체계를 그 근거로 들었다. 지난해 7월 이후 지속적인 활동이 포착된 신포 해군 조선소는 비밀 선박 계류장이 SLBM과 관련됐을 수 있다. 북이 2018년 폭파한 풍계리 핵실험 갱도는 여전히 인력이 유지되고 있었고, 영변 핵단지 우라늄 농축시설도 가동 중이었으며 실험용 경수로도 계속 건설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북한의 제재 회피 수법 및 실태도 자세히 소개했다. 북한은 정찰총국을 통해 2019~2020년 11월 3억 1640만 달러(약 3500억원)어치의 가상 자산을 훔쳤다. 지난해 9월 한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2억 8100만 달러를 탈취한 해킹 사건은 조사 중이다. “공격 매개체와 불법 수익 세탁 방식 등이 북한과의 연계를 강하게 시사한다”고 했다. 훔친 가상화폐는 중국 내 비상장 가상화폐 거래소들을 통해 실제 화폐로 돈세탁됐다. 2019년 9월에는 250만 달러어치의 알트코인을 해킹한 뒤 중국 내 비상장 거래소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으로 환전하기도 했다. 전 세계 방위산업체들에 대한 공격은 “2020년의 분명한 트렌드”였다. 정찰총국과 연계된 라자루스, 킴수키 등 해킹 조직 등이 이스라엘 방산업계를 공격한 것도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미 수사당국에 의해 공개된 북한 해킹팀 ‘비글보이스’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활용해 불법 인출, 가상화폐 거래소 공격 등으로 20억 달러가량을 탈취하려 했다. 합작회사의 해외 계정, 홍콩 소재 위장회사, 해외 은행 주재원, 가짜 신분, 가상사설망(VPN) 등도 불법 수익의 통로다. 북이 지난해 1~9월 121차례에 걸쳐 들여온 정유제품은 안보리 결의로 정한 수입 상한선을 크게 초과했다. 공해상에서 이뤄지는 ‘선박 대 선박’ 환적 방식보다 대형 유조선, 바지선으로 남포항 등 북한 영토까지 실어 나르는 직접 운송이 많이 늘었다. 지난해 10월 북한 영해에서 포착된 1800t급 어선 ‘린유연0002’는 아예 태극기와 중국 국기를 함께 게양하고 있었다. 한국 당국은 이 배는 어선 등록도 되지 않았고, 입·출항 기록도 없다고 회답했다. 정유제품 밀수로 여러 차례 적발된 ‘뉴콩크’호는 ‘무손 328’호로 둔갑하기도 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현대오일뱅크, 생산에서 판매까지 ‘그린밸류체인’ 구축

    현대오일뱅크, 생산에서 판매까지 ‘그린밸류체인’ 구축

    현대오일뱅크가 친환경 경영 ‘속도전’에 나섰다. 주유소 환경개선 활동을 제품 ‘저장-수송-판매’로 이어지는 밸류체인 전반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31일 친환경 경영 활동의 일환인 ‘블루클린’을 주유소에 이어 석유제품 판매를 책임지는 영업본부로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블루클린은 현대오일뱅크의 상징색인 ‘블루’와 깨끗하다는 뜻의 ‘클린’을 합성한 단어로 생산 현장에서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실시하는 ‘전사적 생산보전활동’(TPM)을 주유소에 적용한 개념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6월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의 영업권을 인수한 이후 깨끗하고 안전한 매장 환경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주유소 구성원을 대상으로 블루클린 활동을 펼쳐왔다. 주유소 단위의 블루클린 활동이 본 궤도에 오르자 현대오일뱅크는 이를 영업본부 밸류체인 전반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제품 저장-수송-주유소-판매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친환경적으로 바꿔 ‘환경’과 ‘미래 먹거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석유제품이 저장되는 물류센터 내 유휴 부지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한다. 공장 다음으로 전력수요가 큰 물류센터의 전력 공급 방식을 친환경적으로 바꾸고 남는 전기는 판매해 추가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대규모 토양 오염 방지를 위해 도심권 주유소를 중심으로 ‘현대홈즈’도 확대 설치한다. 현대홈즈는 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개발한 친환경 누유 감지 시스템이다. 주유기마다 연결된 배관에 감지센서를 달아 기름 유출 여부를 신속히 감지하는 장치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150개 직영주유소에 현대홈즈를 추가로 설치한다. 향후 도심권 자영주유소에도 설치를 지원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2023년까지 전기차 충전소를 200개로 확대하고, 2030년까지 수소충전소를 180개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울러 폐쇄회로(CC)TV가 빼곡히 설치돼 보안이 철저한 직영주유소의 이점을 살려 전국 400여곳에 ‘중고거래안심존’도 설치한다. 현대오일뱅크 보너스카드 회원이면 이곳에서 누구나 안심하고 중고물품을 거래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보너스카드 애플리케이션 ‘BLUE’에 회원 간 중고물품 거래가 가능한 기능을 상반기 내에 탑재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8월 강화되는 글로벌 환경규제에 맞춰 국내 정유사 가운데 최초로 ‘탄소중립 그린성장’을 선언했다. 새로운 성장전략에 따라 현대오일뱅크는 탄소 포집, 활용기술 상용화, 친환경 발전 방식 도입, 공장 운영 효율화, 블루수소 사업화 등을 통해 충남 서산 대산공장의 탄소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계획이다. 석유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부산물과 이산화탄소로 탄산칼슘을 제조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021년 하반기까지 대산공장 내 연산 60만t 규모의 탄산칼슘 생산공정을 완공한다.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기술을 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 최초로 상용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태양광이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설비를 도입해 온 다른 정유·석유화학사와는 차별화된 방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한국화학연구원과 함께 이산화탄소를 메탄올로 전환하는 기술도 보유했다. 메탄올은 차세대 친환경 연료와 플라스틱, 고무, 각종 산업기자재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030년까지 메탄올 제조사업 상용화를 시도할 예정이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오늘의 눈] 손가락이 화를 부른다/문경근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손가락이 화를 부른다/문경근 사회2부 기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말’의 중요성을 강조한 성구와 속담이 차고 넘친다. 인간이 자신의 의식과 무의식 속에 내뱉는 말이 곧 본인에게 화로 돌아오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긴 바지는 다리를 감고, 긴 혀는 목을 감는다’, ‘하루 세 번 입 건사만 잘해도 백세를 누린다’ 등이 있다. 말보다 침묵의 가치를 치켜세운 것도 있다. ‘말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다’, ‘말이 많은 사람은 종종 침묵에 복종해야 한다’ 등이다. 선인들의 이 같은 되새김에도 말로 인한 논란은 늘 있어 왔다. 정곡을 찌르는 말은 또 그것대로. 언뜻 떠오른 몇 개만 짚어 본다. “우리가 남이가.” 제14대 대통령 선거에서 지역감정을 조장하기 위해 당시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이 1992년 12월 11일 부산 지역 기관장들을 모아 놓고 훈시했던 말. 이런 논란에도 영남을 기반으로 한 김영삼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됐다. “행정력은 3류, 정치력은 4류, 기업 경쟁력은 2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5년 4월 13일 중국 베이징 주재 한국 특파원과의 오찬간담회에서 했던 말. 이 회장은 닷새 후 김포공항으로 입국하며 사과했으나 삼성은 몇 년간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야만 했다. “내가 강남 살아 봐서 잘 아는데….” 2018년 9월 5일 당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한 라디오에 출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것에 대해 설명하다가 “국민 모두가 강남에서 살 필요는 없다”며 한 말. 여야 정치권 모두 장 실장의 발언에 대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한 요즘엔 말보다 글에 의한 논란이 더 잦다. “돈도 실력이야, 너네 부모를 원망해.” 최순실의 국정농단 논란이 한창일 때 딸 정유라가 과거 SNS에 올린 글. 이 글은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돼 분노의 폭발로 이어졌다.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을 당해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에서 파면됐다. “국민이 모여 국가가 되는 건데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냐.” 정몽준 전 의원의 아들 정모가 SNS에 올린 세월호 관련 글.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던 정 의원은 아들의 발언을 대신 사과했지만 고배를 마셔야 했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문제로 국가 전체가 어수선하고 국민감정에 깊은 생채기가 났지만 그보다도 LH 직원의 SNS 글에 더 화가 났다. “이게 우리 회사만의 혜택이자 복지인데 꼬우면 이직하든가.” 몰염치의 극치를 보인 이 말에 여론은 분노했다. 이후 경찰은 작성자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우에 따라 해당 글 작성자는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한순간 얕은 감정으로 무턱대고 눌러 댄 손가락 때문에 인생의 쓰라린 맛을 보고 있다. 한마디 더 보탠다면 국민 괘씸죄에 대한 값을 치르고 나면 앞으로 SNS에 글을 쓸 때 착한말, 고운말, 바른말을 쓰길 권한다. ‘짐승도 한번 빠진 구덩이엔 안 빠진다’는 속담처럼 앉으나 서나 손가락 조심.
  • 휴업한다며 돈 타내고, 가짜 이용자로 지역화폐 사재기… 코로나와 함께 온 모럴해저드

    휴업한다며 돈 타내고, 가짜 이용자로 지역화폐 사재기… 코로나와 함께 온 모럴해저드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부정 수급과 지역 화폐 부정 유통이 판을 치는 등 코로나19의 위기를 틈탄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코로나 19로 피해를 입은 기업체나 소상공인들을 돕기위한 정책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30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는 최근 고용유지지원금 부정수급사업장에 대한 점검을 벌여 16개 업체를 적발하고 이 중 7곳을 고용보험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부정수급을 인정한 업체 8곳에 대해서는 환수 및 지급 제한 명령을 내리고 나머지 1곳에 대해서는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전체 환수 금액은 4억6600만원이다. 제주지역 A업체의 경우 전세버스 기사 10명을 직원으로 둔갑시켜 4개월 가까이 2830만원의 고용유지지원금을 부당하게 받았다. 또 호텔업을 운영하는 B업체는 휴업 신고 후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했지만 정작 직원들을 사업장으로 불러내 일을 시키는 등 고용보험법을 위반했다. 또 소비 진작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등을 위해 자치단체들이 앞다투어 발행한 지역 화폐도 부정유통이 판을 치고 있다. 10% 할인 금액으로 지역 화폐를 살 수 있다는 이점을 악용해 가짜 이용자와 가맹점을 내세워 지역 화폐를 소비하게 한 뒤 할인 금액을 받아 챙기는 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도는 최근 지역 화폐인 ‘탐나는전’ 지류 상품권 불법 환전 내역에 대해 현장조사를 벌여 6건의 불법행위를 적발했다. 지난해 전국에서 지역사랑상품권을 부정유통하다 적발된 사례는 총 93건에 달했다. 2018년 13건, 2019년엔 54건에 이어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제주도 관계자는 “상점 주인이 지인·자녀의 명의로 할인 구매해 그대로 은행에 환전하는 수법으로 10% 차익을 챙기는 사례가 많다”면서 “철저한 점검으로 도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인천공항 ‘친환경 공항’ 구축 속도낸다

    인천공항 ‘친환경 공항’ 구축 속도낸다

    항공기 온실가스 배출량 80% 감축 목표바이오 항공유 공급 기반 2030년 완비항공기 지상전원 공급장치 저탄소 효과신재생 에너지 100% 사용 캠페인 참여김경욱 사장 “에너지 자립 공항 만들 것”인천국제공항공사가 개항 20주년을 맞은 인천국제공항을 향후 10년 안에 친환경 공항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30일 밝혔다. 최근 항공 부문 온실가스 감축 대안으로 주목받는 바이오 항공유의 공급 기반을 오는 2030년까지 항공사, 정유사와 협력해 구축할 계획이다. 바이오 항공유는 천연가스, 동·식물성 기름(폐식용유 등), 알코올 등으로 만든 연료로 화석연료 기반 항공유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다. 바이오 항공유는 기존 항공유에 비해 온실가스를 40~82%가량 줄이는 효과가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바이오 항공유를 사용하면 기존 항공유를 사용했을 때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8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세계 항공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를 차지하는데 이는 캐나다 또는 인도네시아의 한 해 온실가스 배출량에 해당한다. 항공유 교체 외에도 항공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여러 장비도 운영하고 있다. 항공기가 계류장에 머무는 동안 항공기 엔진을 대신해 전력을 공급하는 항공기 지상전원 공급장치(AC-GPS) 208대를 갖췄다. 이 장비를 통해 탄소 배출량을 98%가량 줄였다는 게 공사 측 설명이다. 또 계류장에 주기 중인 항공기에 냉난방을 직접 공급함으로써 항공기 엔진 가동을 최소화하는 항공기 냉난방 공급장치(PC-Air)도 91대 도입해 탄소 배출량을 약 90% 줄였다고 한다.인천공항공사는 항공기 이동 동선을 최소화한다는 목표로 2009년 7월부터 저탄소 녹색 주기장을 운영하고 있다. 노선별로 주로 사용하는 활주로와 가까운 주기장을 배정함으로써 5년간 총 37만 492t의 탄소 배출을 감축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전날 개항 20주년 기념식 때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면서 ‘RE100’ 캠페인 참여 의사를 밝혔다. 기업이 사용하는 에너지를 100%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하자는 취지로, 페이스북, 나이키, 레고, 어도비, 소니 등 여러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는 행사다. 이에 따라 공사 측은 신재생 에너지 비율을 오는 2030년까지 60%로 높이고 2040년에는 100%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1월에는 업무용 차량 124대를 수소·전기차로 교체하기도 했다. 인천공항은 현재 사용 중인 전력의 3.2%를 신재생 에너지로 쓰고 있다. 태양광 발전 설비 16개와 지열 설비 7개로 확보한 전력이다. 공사는 이 비율을 올해 3.4%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김경욱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에너지 소비 공항에서 에너지 자립 공항으로 도약하고 공항 일자리 12만명 창출로 인천공항의 혁신을 이룰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백신 이기주의’ 불똥 튀었지만, 정부 “국내산 수출제한 안 할 것”

    ‘백신 이기주의’ 불똥 튀었지만, 정부 “국내산 수출제한 안 할 것”

    최근 유럽과 미국, 인도 등이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위해 내세운 ‘백신 자국 우선주의’로 인해 전 세계 백신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백신 공급 문제로 아스트라제네카(AZ)와 갈등을 빚어 온 유럽연합(EU)은 29일(한국시간) 아스트라제네카가 EU와 맺은 계약대로 백신을 공급하지 않으면 역내에서 생산한 백신을 수출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다. 영국 또한 자국 성인 대상 접종을 모두 마칠 때까지 백신을 다른 나라에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백신공장을 가진 인도도 백신 내수 공급을 위해 지난 18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수출을 일시 중단해 다국가 백신연합체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한 빈곤국 백신 공급이 늦어지고 있다. 미국은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생산량의 27%를 생산하면서도 수출 없이 전량을 국내 공급하고 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월까지 코로나19 백신 6억회분을 자국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로 인해 한국이 받을 모더나·얀센 등 백신 물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코백스를 통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도입 일정이 미뤄지고 물량도 줄었다. 각국의 ‘백신 이기주의’ 불똥이 한국에도 튀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2차 접종물량 중 일부를 65세 이상 1차 접종에 사용해 접종자를 늘리는 한편 접종 간격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수급 불안정에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30일 브리핑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2차 접종 간격을 12주로 늘려도 적정해 향후 백신 공급 상황을 보면서 접종 간격 변경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는 10주 간격으로 접종하고 있다. 김 반장은 “2분기 계획은 백신 공급량의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원래 계획된 대로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접종 대상자별 순서, 접종 시기 등은 검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백신이 부족하지만 정부는 SK바이오사이언스 경북 안동 공장에서 위탁생산하는 노바백스 백신 등에 대한 수출제한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정유진 백신도입팀장은 “수출제한조치는 국제사회로부터 받을 수 있는 영향, 수출제한 이후 다른 백신이 우리나라에 공급되는 데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신 이기주의를 내세우는 한 특정 국가가 집단면역을 이뤄도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론 돌아가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국가에서 전파력이 강한 변이바이러스가 계속 발생해 끊임없이 국경을 넘을 게 확실하기 때문이다. 이 중 일부는 백신의 예방 효과가 통하지 않아 집단면역이 소용없게 될 수도 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예방접종이 본격화하면서 콜센터 비상 운영체계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백신에 대한 궁금증 문의와 상담은 ‘1339 콜센터’와 식약처 콜센터(1577-1255)에서, 예방접종 일정과 장소·접종센터 운영시간은 지방자치단체 콜센터(지역국번+120)에서 안내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핵심은] “조민은 정유라와 달라”…입시비리 조사 살펴보니

    [핵심은] “조민은 정유라와 달라”…입시비리 조사 살펴보니

    자녀가 명문대 간판을 달도록 함으로써 부자 부모들은 ‘능력주의의 광채’를 두르려고 한 것이다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는 특권층 부모들이 부정한 방법을 써가며 자녀 입시에 목매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자녀들이 경제적 풍요를 누리도록 길을 터주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내 자식이 능력대로 명문대에 들어갔다’는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딸 조민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입시 비리 의혹의 핵심도 같은 지점에서 비롯됐다. 조씨가 고등학교 때부터 의전원 입학 전까지 쌓아온 스펙은 부모가 반칙과 편법을 써서 둘러준 ‘능력주의의 광채’였다. 조씨는 2014년 부산대 의전원에 지원하며 ‘동양대 총장으로부터 봉사상 표창장을 받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을 이수했다’는 내용의 자기소개서를 제출해 합격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은 “표창장을 위조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조씨의 주요 스펙 모두 허위라고 결론 내렸다.▶ 핵심 ① ‘입학 취소’ 부산대가 결정하고 교육부는 감독만 교육부는 의혹의 중심에서 한 발 뺀 상태다. 부산대 감사에 직접 나서지 않기로 했다. 조씨의 입학 취소 여부 결정은 학교장 권한이라고 못박았다. 대신 부산대가 충실히 조사하고 향후 대처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감독할 계획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부산대가 사안의 엄중함을 알기에 필요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며 “다른 학교가 통상 3∼4개월, 길면 7∼8개월이 걸린 것을 비춰봤을 때 조씨 관련 조사도 이쯤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정 교수가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로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자, 뒤늦게 교육부도 조처에 나선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 8일 부산대에 조씨와 관련한 의혹 해소를 위해 사실관계 조사 계획을 담은 종합 계획을 수립해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공은 대학 측에 넘겼다. 유 부총리는 “2015학년도 부산대 모집 요강에 따라 부산대가 (입학 취소 등의) 조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대는 자체적으로 공정관리위와 전담팀을 구성해 조사를 거친 뒤 법리적 검토 후 최종 방침을 결정할 계획이다. 고등교육법에 따라 거짓 자료를 제출해 입학한 학생에 대해 대학의 장이 의무적으로 입학 허가를 취소할 수 있지만, 이번 사례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교육부는 해당 조항이 작년 6월부터 시행돼 2015학년도에 입학한 조씨에게 소급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부산대는 3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학칙에 ‘본교에서 정한 입학전형 사항을 위반했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입학한 사실이 확인되면 입학을 취소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공정위의 조사 결과에 따라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핵심 ② 조민-정유라, ‘같은 의혹 다른 대응’ 비판 교육부의 이러한 태도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의 불씨였던 ‘정유라 사태’ 때와는 온도 차가 극명하다. 당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시 특혜 의혹이 드러난 직후 교육부는 직접 이대 측에 정씨의 입학 취소를 요구했다. 교육부가 특별감사에 착수해 특혜 사실을 확인했다고 공식 발표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2주에 불과했다. 그로부터 얼마 되지 않아 서울시교육청도 정씨의 청담고 재학 ‘공결’(공적 사유로 결석) 처리가 상당수 허위로 기재된 점을 들어 고교 졸업을 취소시켰다. 이에 비해 조씨 의혹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유 부총리는 교육부가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 조씨 사례는 교육부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전 검찰이 수사를 먼저 개시해 정씨 입시 의혹 때와는 다른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부산대는 “공정성 관리위원회와 전담팀을 구성해 조씨의 입시 비리 의혹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심도 있게 조사할 것”이라면서도 “아직 조사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 있어 조사가 끝나는 정확한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조씨 모교인 고려대에도 조사를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 부총리는 “입시 비리 의혹을 바로잡고 국민의 의혹을 회복하는 것이 교육부의 역할”이라면서도 조씨의 고려대 입시 의혹에 대해 “아직 법적 검토는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고려대가 유의미한 조사 결과를 내놓을 가능성은 작다. 앞서 고려대 측은 “학교 사무관리규정에 따라 조씨가 입학한 2010학년도 입시 관련 자료를 2015년 모두 폐기한 상태”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근거 자료가 사라진 이상 조사는 불가능한 셈이다. 세상이 불공평한 만큼 청년들은 ‘공정성’에 목숨을 건다. 출발선부터 뒤처진 흙수저들에게 공정한 경쟁은 마지막 기댈 곳이기 때문이다. 무수히 넘어지면서도 꾸역꾸역 노력하는 이유다. 이제는 그렇게 쌓은 스펙마저 부모의 ‘능력주의 광채’ 없이는 밀려나는 시대가 됐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전 세계 백신 수급 불안...도 넘은 ‘백신 이기주의’ 화 불렀다

    전 세계 백신 수급 불안...도 넘은 ‘백신 이기주의’ 화 불렀다

    최근 유럽과 미국, 인도 등이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위해 내세운 ‘백신 자국 우선주의’로 인해 전 세계 백신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백신 공급 문제로 아스트라제네카(AZ)와 갈등을 빚어 온 유럽연합(EU)은 29일(한국시간) 아스트라제네카가 EU와 맺은 계약대로 백신을 공급하지 않으면 역내에서 생산한 백신을 수출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다. 영국 또한 자국 성인 대상 접종을 모두 마칠 때까지 백신을 다른 나라에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백신공장을 가진 인도도 백신 내수 공급을 위해 지난 18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수출을 일시 중단해 다국가 백신연합체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한 빈곤국 백신 공급이 늦어지고 있다. 미국은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생산량의 27%를 생산하면서도 수출 없이 전량을 국내 공급하고 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월까지 코로나19 백신 6억회분을 자국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로 인해 한국이 받을 모더나·얀센 등 백신 물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코백스를 통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도입 일정이 미뤄지고 물량도 줄었다. 각국의 ‘백신 이기주의’ 불똥이 한국에도 튀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2차 접종물량 중 일부를 65세 이상 1차 접종에 사용해 접종자를 늘리는 한편 접종 간격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수급 불안정에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30일 브리핑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2차 접종 간격을 12주로 늘려도 적정해 향후 백신 공급 상황을 보면서 접종 간격 변경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는 10주 간격으로 접종하고 있다. 김 반장은 “2분기 계획은 백신 공급량의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원래 계획된 대로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접종 대상자별 순서, 접종 시기 등은 검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백신이 부족하지만 정부는 SK바이오사이언스 경북 안동 공장에서 위탁생산하는 노바백스 백신 등에 대한 수출제한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정유진 백신도입팀장은 “수출제한조치는 국제사회로부터 받을 수 있는 영향, 수출제한 이후 다른 백신이 우리나라에 공급되는 데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신 이기주의를 내세우는 한 특정 국가가 집단면역을 이뤄도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론 돌아가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국가에서 전파력이 강한 변이바이러스가 계속 발생해 끊임없이 국경을 넘을 게 확실하기 때문이다. 이 중 일부는 백신의 예방 효과가 통하지 않아 집단면역이 소용없게 될 수도 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예방접종이 본격화하면서 콜센터 비상 운영체계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백신에 대한 궁금증 문의와 상담은 ‘1339 콜센터’와 식약처 콜센터(1577-1255)에서, 예방접종 일정과 장소·접종센터 운영시간은 지방자치단체 콜센터(지역국번+120)에서 안내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공포스러운 검은 연기…인도네시아 정유공장 화재 현장(영상)

    공포스러운 검은 연기…인도네시아 정유공장 화재 현장(영상)

    인도네시아 서부자바주 발롱안 정유공장에서 29일 새벽(현지시간) 대형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끊임없이 불타오르는 사고 현장의 영상이 공개됐다. CNN의 29일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영 석유회사 퍼르타미나가 운영하는 발롱안 정유공장은 하루 12만5000 배럴의 원유를 정제하는 공장으로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불이 났다. 화재는 거대한 불기둥을 만들었고, 동시에 시커먼 연기를 내뿜기 시작했다. 불기둥은 5㎞ 밖에서도 보일 정도로 타올라서 소방차 접근 자체가 어려운 정도였다.이번 화재로 3명이 실종되고 20여 명이 다쳤으며 근로자와 인근 주민 1000여 명이 대피했다. 부상자 중에는 마을 주민인 100세 할머니를 비롯해 노인들도 포함돼 있으며, 부상자 가운데 5명은 중상자로 알려졌다. 현지 재난 당국은 아직 화재 원인을 찾지 못한 상태다. 불길을 먼저 진화한 뒤 정유공장을 폐쇄하고 화재원인을 파악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지에서는 화재 원인과 관련해 폭우와 함께 정유공장에 떨어진 벼락 또는 가스관 누출 등이 지목되고 있다. 실제로 해당 정유공장 관계자는 “현장에서 번개가 치는 소리가 들린 뒤 폭발이 일어났다”고 증언했다. 또 “현재 우리 회사는 충분한 석유를 비축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했지만 연료를 공급하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근대광고 엿보기] 온양온천 ‘신정관’ 개관 광고/손성진 논설고문

    [근대광고 엿보기] 온양온천 ‘신정관’ 개관 광고/손성진 논설고문

    경주, 해운대와 함께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신혼여행지로 각광을 받았던 온양온천의 역사는 약 1300여년 전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충남 온양은 백제시대에는 탕정(湯井), 고려시대에는 온수(溫水), 조선시대에는 온창(溫昌), 온천(溫泉)으로 불렸다. 조선 태조는 승려들을 시켜 원(院·임시 행궁)을 지었고 세종도 1433년 행궁을 짓고 안질과 피부병을 치료했다. 지명이 온양으로 바뀐 것은 세종이 이곳을 찾은 1442년이다. 그 후 세조, 현종, 숙종, 영조 등의 임금이 이곳을 찾아 목욕과 치료를 했다는 기록이 조선왕조실록에 남아 있다. 악성 피부병을 앓던 세조가 이곳을 찾은 1464년 행궁 뜰에서 차고 맑은 샘물을 발견하고 신정(神井)이라 명명했고 성종은 신정비(神井碑)를 세웠다. 정유재란 때 왜군에게 소실된 행궁은 현종 때 재건됐다. 처음에는 흙으로 계단을 만들 정도로 소박하게 지었다가 효험을 본 후 둘레 533m나 되는 큰 규모로 다시 지었다. 내정전이 16칸, 외정전이 12칸, 탕실이 12칸이었다. 왕을 수행한 인원이 900~7500명이나 됐으니 부대시설도 클 수밖에 없었다. 구한말 일제는 다시 행궁에 손을 댄다. 1904년 예종석이라는 인물과 결탁한 일본인들은 불량배들을 동원해 행궁을 탈취, 관광지로 개발했다. 아미토 도쿠야 등 일본인들은 온양관이라는 일본식 목욕탕을 지으며 행궁 전각을 철거했고 그 자재들을 건축에 썼다고 한다. 1926년 사설 철도회사인 조선경남철도주식회사가 온양관을 인수해 유원지로 개발했다. ‘겨울 모르는 온양온천…’이라는 제목의 광고에 나오듯이 조선경남철도는 1928년 11월 새 건물을 지어 개관하면서 ‘신정관’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광고에는 경성에서 부산행 열차를 타고 환승 없이 온양온천역에 도착할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경성에서 온양온천역까지 3시간 40분이 걸리는 것으로 돼 있다. 광고를 보면 당시 신정관은 가운데에 3층 건물이 있고 주변에 일본식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광복 이후 온양온천과 신정관의 소유권은 우리 정부로 넘어왔다. 당시 교통부 육운국은 신정관을 온양철도호텔로 바꾸어 운영했다. 그러나 6·25전쟁으로 호텔은 파괴됐고 1953년 민간으로 이양돼 1956년 양식 건물로 다시 지어졌다. 그 뒤 여러 차례 개축을 한 뒤 오늘날의 특2급 온양관광호텔이 됐다. 신정비는 충남 문화재자료 제229호로 지정돼 호텔 안에 지금도 남아 있다. 온양관광호텔 앞에는 80년 역사를 자랑한다는 신정관 온천탕이 있다. 오래전 목욕탕 모습을 간직하고 있지만 일제강점기의 신정관과는 관련이 없어 보인다. sonsj@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