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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에 첫 한국 석유화학 공장 ‘우뚝’

    유럽에 첫 한국 석유화학 공장 ‘우뚝’

    GS칼텍스가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 유럽에 연산 3만t 규모의 복합수지 공장을 완공하고 글로벌 생산거점을 확대했다. 이로써 GS칼텍스는 국내외 공장에서 자동차 380만대에 쓰일 수 있는 규모의 복합수지를 생산하게 됐다. GS칼텍스는 17일(현지시간) 체코 카르비나 산업공단의 4만㎡ 부지에 복합수지 공장을 준공했다고 18일 밝혔다. 복합수지는 자동차와 가전 부품의 원재료로 폭넓게 사용되는 기능성 플라스틱으로, 국내 정유사 중 GS칼텍스가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전남 여수, 충북 진천, 경남 진주 등 국내 공장과 함께 중국 랑팡과 쑤저우에도 생산 시설을 두고 있다. 체코 공장의 준공으로 연간 총 19만t(자동차 380만대 공급분)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아울러 체코 공장은 2016년까지 생산량을 5만t까지 끌어올릴 예정이어서, 다른 지역 설비의 증산 규모까지 합치면 총 생산량은 24만t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체코 공장은 국내외 설계·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최신 설비와 최첨단 기술을 적용, 최적화된 공정 라인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와 삼성전자 등은 물론 벤츠, BMW, 폭스바겐 등에도 현지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2017년에는 10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GS칼텍스 허진수 부회장은 준공식에서 “체코 공장 완공으로 유럽 현지에서 복합수지를 생산·공급하는 글로벌 메이커로서의 첫발을 내딛게 됐다”고 밝혔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커버스토리] 진도 고군면 해저 2차 발굴조사 현장

    [커버스토리] 진도 고군면 해저 2차 발굴조사 현장

    “어젯밤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뻘이 다 뒤집혔어요. 한 치 앞도 볼 수 없네요. 바닥까지 내려가 머리를 코끝까지 대보았지만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지난 16일 오전 7시 50분, 강대흔(55) 잠수팀장은 주저 없이 바다에 뛰어들었다. 헬멧과 납벨트, 산소호스 등 25㎏이 넘는 장비를 들쳐 메고도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았다. 전남 진도군 고군면 오류리 앞바다에 정박한 수중발굴 탐사선 누리안호(290t)에 탑승한 20여명의 동료는 담담하게 그 모습을 지켜봤다. 이른 아침이라 수온은 19도 안팎. 쌀쌀한 날씨 탓에 체감 온도는 한참 더 낮았다. 뒤이어 보조 작업자들이 차례로 입수했다. 진도 앞바다에 잠들어 있는 수많은 보물을 세상에 끄집어내는 만큼 다들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빠르고 변덕스러운 조류에 자칫 방심했다가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시작된 전남 진도군 고군면 오류리 일원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의 ‘2차 수중 발굴조사’ 현장은 그렇듯 흥분과 긴장의 연속이었다. 5개월여의 짧은 기간에 10명의 잠수사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뻘밭을 손과 머리로 더듬어가며 무려 700여점의 유물을 건져냈다. 전체 조사대상 해역의 4%만 훑었을 뿐인데도 이미 성과는 적잖다. 지난해 9~11월 1차 조사에 나섰던 발굴팀은 최고급 품질의 강진산 고려청자와 임진왜란 때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소소승자총통(小小勝字銃筒)을 잇따라 발굴했다. 양순석(41)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조선시대 개인 화기는 승자·차승자·별승자·소승자 총통만이 문헌에 보이거나 유물로 전하는데, 소소승자총통은 전하는 기록조차 없던 조선 중기의 개인용 화기”라며 당시의 흥분을 되새겼다. 이 밖에 지름 8.6㎝, 무게 715g의 돌 포탄인 석환(石丸·대포알)과 국보급인 고려시대의 기린형 향로뚜껑, 12~14세기의 다양한 자기 등 수십여점의 문화재를 찾아냈다. 오류리 해역은 고려시대 주요 청자 운반 항로였다. 또 조선시대에는 정유재란의 명량(울돌목)해전 전승지다. 충무공 이순신은 울돌목의 빠른 물살과 학익진을 이용, 12척 전선(戰船)과 1척의 어선으로 무려 133척의 적선을 격파했다. 충무공의 행적을 찾기 위한 수중발굴은 지금도 진도 앞바다에서 이어지고 있다. 초점은 세계 해전사에서 장갑선의 시초로 평가받는 ‘창제귀선’(創製船·거북선)을 찾는 데 모였다. 올 7월 최첨단 시설을 갖춘 국내 최초의 발굴선인 누리안호(290t)가 투입되면서 현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 양 학예연구사는 “거북선이나 안택형선(일본 대형전선), 조총을 찾는 게 제1 과제”라며 “거북선에만 있던 용머리, 칼송곳이 꽂혀 있던 거북잔등판이 발견된다면 바로 거북선임을 나타내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현재 발굴팀은 임진왜란 당시 썼던 석환 2점과 일본 배의 닻돌로 추정되는 돌, 대형 철제 솥 등을 추가로 인양했다. 해양문화재연구소는 다음 달 초 2차 발굴 성과를 종합, 발표할 예정이다. 진도 글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사진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커버스토리] 거북선 찾기 어디까지

    [커버스토리] 거북선 찾기 어디까지

    ‘9월 16일. 날이 맑다. 이른 아침에 별망군이 보고하기를 헤아릴 수 없는 적선들이 명량을 거쳐 우리 배를 향해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난중일기) 1597년 해남 어란포에 집결했던 300여척의 왜선은 벽파항(옛 벽파진)을 거쳐 폭 450여m의 울돌목으로 진입해 왔다. 백의종군 중이던 충무공 이순신은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의 각오로 맞섰다.  충무공의 넋이 도운 덕분일까. 딱 415년 만인 지난해 9월 수중발굴조사에선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발굴팀의 손에 그간 흔적도 찾을 수 없던 임진왜란의 유물들이 통째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 16일 오후 전남 진도군 고군면에서 만난 장웨이 중국국가박물관 부관장은 “진도대교를 건너면서 충무공 동상을 봤다. 철갑선인 거북선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면서 진도 앞바다의 발굴 상황에 비상한 관심을 기울였다. 해양문화재연구소와 수중 발굴 업무협약(MOU)을 맺기 위해 방한한 그는 발굴선인 누리안호에 탑승해 인양한 유물을 살펴보는 등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장 부관장의 방문은 중국 수중발굴전문가 1세대의 한국 방문이란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는 2007년 중국 광둥성 앞바다에서 수천억원을 들여 보물선인 ‘남해 1호’를 통째로 인양하는 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해1호는 800여년 전인 남송시대 원양무역선으로 지금까지 인양된 배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크며 보존이 완벽한 것으로 꼽힌다.  이는 퍼즐을 맞추듯 진행 중인 ‘거북선 찾기’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학자들 사이에선 거북선의 선체가 흔적도 없이 산화돼 사라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양순석 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고려시대 배들은 통나무로 만들어져 뻘 속에서도 산화가 잘 안 됐지만 조선술이 발달한 조선시대의 판옥선은 목재를 얇게 가공해 만든 만큼 산화 속도가 빨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북선은 판옥선에 철갑을 두른 것이다. 아울러 명량해전의 출정기록이나 서해안의 해전기록에선 거북선의 존재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 학계의 관심은 선체보다 거북선에 실렸을 천자, 지자, 현자 총통 등 철제 무기류에 쏠려 있다. 학계에선 거북선에 실렸던 대포(천·지·현·황포)도 거북선의 유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를 발굴하기 위한 과학적인 탐사 연구도 지난 9월 시작됐다. 문환석 해양문화재연구소 수중발굴과장은 “진도 앞바다의 뻘이 매년 1㎝ 안팎씩 쌓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임진왜란 때 총통이 4m 안팎의 뻘에 묻혔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라며 “지난 9월 발굴지역 10곳의 뻘 속 1~3m 지점에 20여정의 조선시대 철제 총통 모형을 넣어뒀다. 뻘 속 깊이에 따라 총통이 탐사장비의 신호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연구해 실제 총통을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경남 거제 칠천량해전지에서 ‘거북선 (유물) 찾기’의 닻을 본격적으로 올렸다. 1970∼2000년대 초반까지 해군이 간헐적으로 진행한 사업과, 2008∼2009년 경남도가 이어받은 사업까지 이번이 세 번째다. 첫 발굴지로 칠천량을 지목한 것은 정유재란(1597) 때 원균이 지휘한 조선 수군이 왜군에 대패한 곳으로 거북선이 침몰돼 묻혀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 학예연구사는 “지난해 칠천량 바다 밑을 샅샅이 뒤졌지만 어떤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면서 “이미 여러 탐사대가 흝고 지나간 터라 보존상태가 열악해 발굴에는 최악의 조건이었다”고 전했다. 진도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2013 국정감사] 기업인 증인 23명 ‘기업 감사’

    국회 정무위원회의 15일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기업 감사’를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기업인들이 증언대에 섰다. 민주당 의원들은 일감 몰아주기 입법 시행령의 예외조항 신설 등을 거론하며 ‘경제민주화 후퇴’라면서 공정위를 다그쳤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기업인들을 상대로 불공정 거래 및 담합을 추궁하는 데 주력했다. 예상대로 경제민주화 이슈에 대해 민주당은 ‘후퇴론’, 새누리당은 ‘부작용론’으로 맞섰다. 김영주 민주당 의원은 “상반기 국회에서 경제민주화 입법을 통해 가맹사업법,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등을 개정했지만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시행령에서 적용 대상을 축소하는 등 대폭 완화됐다”면서 “전경련의 규제 완화 요구와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종료 선언 등에 따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국세청이 발표한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 대상 중 98.5%가 중소·중견기업이고, 대기업은 1.5%에 불과하다”면서 “(경제민주화를 목적으로 한 입법이 오히려) 결과적으로 중소·중견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정위가 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조사하는 기관인 만큼 이날 23명의 기업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은 김충호 현대자동차 사장에게 “미국에서는 아반떼도 4세대 에어백을 쓰는데 한국에서는 쏘나타, 그랜저에 2세대 에어백을 장착했다”면서 현대차의 국내소비자 차별 행위를 지적했다. 이어 노대래 공정위원장은 “필요하다면 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브리타 제거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 사장 등에게 수입차의 리스료가 3년 기준으로 국내(우리파이낸셜 기준)보다 최대 566만원 비싸다고 지적했다.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은 정유사와 주유소 간 불공정한 계약 때문에 다양한 브랜드를 동시에 판매하는 주유소가 1곳도 없다고 비판했다. 손해 배상액이 최근 3개월간 매출액의 30%에 이르기 때문에 기존 계약을 파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박대통령, 포저·서머스 접견 ‘경제 행보’

    박대통령, 포저·서머스 접견 ‘경제 행보’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세계적 기업인 로열 더치 셸의 페터 포저 회장과 로런스 서머스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를 접견하며 해외 순방 후 경제 행보를 이어 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대구 세계에너지총회 참석차 방한한 포저 회장을 만나 안정적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방안, 미래의 에너지 전략과 대체 에너지 방안, 창조경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원유와 천연가스 개발, 정유, 석유화학 회사인 다국적 기업 셸은 2012년과 2013년 포천지 선정 매출 기준 세계 1위 기업으로 1960년 한국쉘석유(윤활유) 설립, 1977년 한국지사 설립을 통해 한국에 투자해 왔다. 셸사가 세계적 에너지 기업이라는 점에서 포저 회장과의 만남은 안정적 에너지 공급 등 에너지 부문에서의 세일즈 외교 행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박 대통령은 “한국은 에너지 안보에 각별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클린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는 LNG에도 관심을 많이 갖고 있고, 이런 분야에서 셸과 한국가스공사가 파트너십을 갖고 협조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서머스 교수와 만나 한국 경제와 세계 경제 현안, 미국 출구전략에 따른 향후 국제금융 시장 전망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세계지식포럼 참석차 방한한 서머스 교수는 미 재무장관과 하버드대 총장을 거쳐 버락 오바마 행정부 1기 국가경제위원회 의장을 지냈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미 재무부 차관으로 한국을 방문한 적도 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3년 주기로 개최되는 세계에너지총회는 세계 최대 민간 에너지 관련 행사로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총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에너지 세일즈 외교를 강화한다는 측면이 있다”며 “박 대통령은 그간 네 차례의 세일즈 외교를 좀 더 구체화하는 일련의 행보에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씨줄날줄] 심수관과 도자기 역사/서동철 논설위원

    중국 장시성(江西省) 징더전(景德鎭)은 송나라부터 청나라에 이르는 1000년 가까이 세계 도자기의 메카였다. 징더전의 관요(官窯)에서 생산된 청화백자는 이슬람 세계를 넘어 유럽에 수출돼 왕실과 귀족의 눈을 사로잡았다. 지금도 유럽 고성(古城)에 가면 어디서든 영주들이 쓰던 청화백자 몇 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다지 품질이 좋지 않은 그릇조차 전시관에 애지중지 모셔 놓은 것을 보면 유럽에 불던 청화백자의 열풍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1602년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배가 중국산 도자기 수십만 점을 실은 포르투갈 상선 캐슬리나호를 약탈했다. 암스테르담으로 수송된 도자기는 경매에 부쳐졌는데 구름같이 몰려든 응찰자는 대부분 왕족이나 귀족이었다. 프랑스왕 앙리 4세와 영국왕 제임스 1세도 백자 식기를 낙찰받았다고 한다. 청화백자의 명성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계기가 됐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징더전의 청화백자는 한동안 명맥이 끊긴다. 1616년 누르하치가 후금을 건국하면서 극도의 혼란이 시작된 것이다. 여기에 이자성이 이끄는 농민 반란이 일어나자 징더전은 1620~1630년대 가마에 불을 지필 수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후금이 건국한 청나라는 한동안 도자기 교역을 금지시킨다. 청화백자의 주문은 넘쳐나는데 공급이 완전히 막히자 유럽 상인들은 대안을 찾아나서야 했다. 혼란의 틈을 파고든 것이 일본 도자기다. 일본의 도자기 역사는 다도(茶道)와 궤를 같이한다. 일본의 차문화는 16세기 중반 선의 경지에 이르고자 하는 센노 리큐의 다도가 유행하면서 소박한 조선 막사발이 각광받는다. 자연히 조선 도공의 명성은 높아졌고, 부산과 김해 민간 자기소와의 교역도 시작됐다. 한편으로 일본은 징더전이 청화백자를 수출하면서 황금알을 낳는 모습을 부러워하고 있었다. 징더전 것을 흉내내어 청화백자를 만들기도 했지만 품질은 크게 뒤졌다. 이런 상황에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은 일본의 도자기 기술을 혁신하는 계기가 됐다. 명청 교체의 혼란기에 조선 출신 도공이 주축이 되어 생산을 시작한 일본의 청화백자는 빠르게 유럽시장을 파고들었다. 임진·정유 양난을 도자기 전쟁이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심수관 도예전이 어제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막을 열었다. 알려진 대로 남원 출신의 심수관은 일본의 도자기를 국제화한 조선 도공 가운데서도 대표적인 존재이다. 이번에는 심수관의 12대부터 15대까지 작품이 선을 보이고 있다. 전시회를 둘러보면서 도자기 역사를 한번쯤 되새겨 보는 것도 좋겠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심수관 도예전 개막

    심수관 도예전 개막

    14일 서울신문 주최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한 ‘심수관 도예전, 사쓰마에서 꽃핀 조선도공의 예술혼’전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15대 심수관(오른쪽에서 다섯 번째)의 작품 설명을 듣고 있다. 오른쪽부터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 조현재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이철휘 서울신문사 사장, 한동수 청송군수. 정유재란 때 일본에 건너가 400년 넘게 가고시마에서 이어온 조선 도공의 예술혼을 엿볼 수 있는 이번 행사에는 41점의 도예작품이 선보이며, 오는 26일까지 이어진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SK건설 태국서 1억弗 공사 따냈다

    SK건설 태국서 1억弗 공사 따냈다

    SK건설이 태국에서 1억 달러(약 1070억원) 규모의 아로마틱 플랜트 증설 공사를 수주했다. 이번 공사 수주는 SK건설이 지난 1월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신설한 GPS(Global Plant Service) 본부의 첫 대규모 공사 수주 실적이다. SK건설은 14일 태국 라용시 맙타풋 정유·석유화학단지 내에 위치한 PTTGC 아로마틱(방향족) 플랜트 증설 공사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아로마틱 플랜트란 원유 정제 시 발생하는 나프타를 포집해 여기서 별도로 석유화학제품의 원료가 되는 파라자일렌과 벤젠 등을 추출하는 시설을 말한다. 태국 최대 에너지사인 PTTGC사가 발주한 이번 증설 공사는 파라자일렌과 벤젠의 연간 생산량을 각각 약 12만t, 5만t씩 끌어올리는 공사다. SK건설은 PTTGC의 자회사인 PTTME사와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했고, 지분율은 45%다. SK건설은 설계와 구매를 전담하고, PTTME사는 시공을 도맡아 진행한다. 올 10월에 착공해 2015년 9월 완공 예정이다. SK건설은 GPS 본부를 통한 이번 수주를 계기로 앞으로 예정된 동남아시아의 대형 EPC 사업을 연달아 수주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자평했다. 김추제 SK건설 화공GPS본부 상무는 “GPS 본부의 첫 EPC(설계·조달·시공) 수주인 만큼 SK건설의 우수한 엔지니어링 역량을 활용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나아가 PTT그룹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시장의 대형 EPC 사업 신규 수주의 교두보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팔아도 안 남아”… 동네 주유소가 사라진다

    “팔아도 안 남아”… 동네 주유소가 사라진다

    김상운(54·가명)씨는 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오랜만에 강화도로 나들이를 가던 도중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 차를 몰고 신나게 도로를 질주하던 중 연료가 거의 바닥났기 때문이다. 김씨는 급히 주유소를 찾았다. 하지만 평소 알고 있던 김포시 통진읍 인근 SK주유소와 김포신도시 주변 GS주유소 모두 폐업한 상태였다. 김씨는 “가까스로 다른 주유소를 찾아 연료를 넣긴 했지만 운전하는 내내 차가 도로 한복판에 멈춰 설까봐 불안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문을 닫는 동네 주유소가 급격히 늘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전국의 주유소 237곳이 폐업했다. 지난해 1년 동안 주유소 219곳이 문을 닫은 것과 견줘 더 짧은 기간에 8.2%나 더 폐업한 것이다. 장사가 안 돼 휴업한 주유소도 404곳으로 집계됐다. 2010년까지 꾸준히 증가하던 주유소는 그해 1만 3004곳으로 정점을 찍고 이듬해부터 줄어드는 추세를 보여왔다. 주유소업계는 “이미 예견한 사태”라고 말한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11일 “1990년대에 (주유소 입점에) 영업거리 제한이 없어진 뒤 주유소 시장이 포화 상태에서 경쟁을 해 왔다”면서 “최근엔 가격이 싼 알뜰주유소까지 생기면서 기존 주유소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1년 12월 첫선을 보인 알뜰주유소는 지난달까지 전국에 970개가 들어섰다. 이 가운데 한국도로공사에서 운영하는 고속도로 알뜰주유소와 농협 알뜰주유소가 591개에 이른다. 알뜰주유소는 정유사에서 대량으로 공동구매한 휘발유와 경유를 공급하고 고객이 스스로 기름을 넣도록 해 비용을 절감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기름값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류세도 일반 주유소업계를 힘들게 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경기 화성시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황희성(50)씨는 “기름값의 50%가 세금으로 나가는 데다 인건비와 임대료까지 빼면 이윤은 마이너스 수준”이라며 “유사기름과 수입산 등을 싸게 파는 곳이 늘어나 정식 업소들도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2011년 기준 전국의 주유소 평균 영업이익률은 0.43%에 그쳤다. 부산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다가 3년 전 문을 닫은 조건국(36)씨는 “주유소는 문을 닫을 때도 업주가 폐기물을 처분해야 하는 등 환경 비용 문제가 만만찮다”면서 “폐업조차 쉽지 않아 휴업하는 곳도 많다”고 말했다. 갑작스레 문을 닫는 일반 주유소가 늘면서 제때 주유를 못한 차량 운전자들이 보험사에 긴급 출동을 요청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도로 한가운데서 기름이 떨어져 급유를 요청하는 긴급 출동 건수가 지난달에만 1만건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주유소 업계의 고충에 대해 “유류세 문제는 국가 전반의 세수와 에너지 정책을 연동해서 봐야 하기 때문에 해결하기 쉽지 않다”면서 “현재 주유소 폐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담은 법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는 만큼 앞으로 정유 유통업계와 세부적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마포구 교육발전, 주민 1000명 지혜 모은다

    서울 마포구가 어려움을 겪는 중앙도서관 건립 추진을 위한 대대적 공청회를 연다. 추진동력 재확인을 위해서다. 구는 16일 오후 3시 대흥동 마포아트센터에서 ‘교육발전을 위한 구민 대토론회’를 연다고 10일 밝혔다. 박홍섭 구청장과 지역 국회의원, 시의원, 구의원, 교육전문가뿐 아니라 학부모와 학교 관계자 등 1000여명이 모이는 최대 규모 공청회다. ‘마포중앙도서관 및 청소년 교육센터’ 건립은 성산동 옛 구청 부지 활용법을 고심한 끝에 내린 결론이다. 마포가 교육 분야에서 뒤처진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박 구청장은 “그런 말을 들으니 이제 아이들에게 제대로 투자할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 반응도 좋았다. 각종 설문조사에서 찬성률이 70~80%대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때마침 당인리발전소 지하화에 따른 지원금 130억원 등 재원문제에도 숨통이 트였다. 지하 2층, 지상 6층 연면적 1만 7414㎡에 모두 427억원을 들인다. 4~6층에는 장서 20만권과 열람석 900석을 갖춘 마포구 대표 도서관을 만들고, 1~3층엔 청소년들이 끼와 재능을 마음껏 펼 수 있는 교육센터를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런데 이 방안이 왜 한곳에만 짓느냐는 이유를 든 주민들끼리의 갈등으로 휘청댔다. 토론회에선 이런저런 문제를 털어낼 수 있도록 제대로 된 교육시설을 어떻게 잘 지을 것인가를 집중 논의한다. 정유성 서강대 교육문화학과 교수의 기조발제에 이어 김신복 서울대 명예교수의 사회 아래 오진아 구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을 벌이고, 질의응답을 갖는다. 박 구청장은 “다른 어느 누구도 아닌 학부모, 청소년, 지역민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적극적인 참가와 좋은 의견을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조선의 혼, 일본의 흙으로 빚은 41점의 예술

    조선의 혼, 일본의 흙으로 빚은 41점의 예술

    조선 도공들은 바다 건너 이국땅에서도 물레질을 멈추지 않았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던 일본의 흑토로 옹기와 간단한 도기를 구워내 이를 팔아 생계를 꾸렸다. 조선의 막사발조차 귀한 예술품으로 대접받던 시절, 일본 상류층에서 조선 자기는 권력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정유재란 당시 수많은 조선 도공이 왜군에 끌려간 이유다. 1598년 일본 해안가인 구시키노에 닿은 조선 도공의 숫자는 80명이 넘었다. 하지만 5년 뒤 내륙인 나에시로가와로 이주해 조선인 마을을 꾸린 도공은 40여명에 불과했다. 고향에 대한 향수와 토착병에 시달리다 절반가량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도공들의 삶은 엇갈린다. 민족차별이 심해지자 이, 최, 박, 김 같은 성씨의 도기 기술자들은 마을에서 차례로 도망쳐 나온다. ‘도고’로 개명한 박씨 집안의 후손인 도고 시게노리(1882~1950)는 1941년 일본 외무대신에 오르기도 한다. 지금도 그의 기념관 마당에는 선조가 자기를 굽던 가마와 도자기 파편 더미가 넋을 위로하듯 남아 있다. 반면 심수관가(家)는 일본 가고시마에서 여전히 조선의 혼을 지키며 살아간다. 누가 봐도 전형적인 일본인이지만, 혼만은 조선 옛것 그대로다. 1대 심당길이 만들었다는 조선 사발 같은 투박한 ‘히바카리’는 심수관가의 상징물이다. 말간 색을 띤 그릇은 조선의 흙과 유약, 기술자를 빼고 불만 일본 것을 썼다는 뜻을 담고 있다. 심수관이란 이름은 ‘사쓰마 도기’를 세계적 명품으로 키워 낸 12대 심수관 때부터 가문에서 이어온 습명이다. 지금의 15대 심수관(54)은 와세다대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유학까지 마친 뒤 1999년 가업을 이었다. 1대 심당길의 고향인 남원시 명예시민이기도 한 그는 한국의 김칫독 공장에서 조선의 가마를 배워갔다. 이런 15대 심수관이 이달 중순 한국을 찾는다. 오는 14일부터 26일까지 2주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심수관 도예전, 사쓰마에서 꽃 핀 조선도공의 예술혼’전을 펼치기 위해서다. 서울신문사와 경북 청송군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1998년 이후 15년 만에 열리는 심수관가의 국내 단독 전시회다. 전시에는 12~15대 심수관의 도자기 41점이 나온다. 심수관가가 소장한 12점 외에 ‘심수관 도자기 전시관’ 개관을 앞둔 청송군과 ‘심수관 도예관’이 자리한 남원시가 각각 20점, 9점을 내놓았다. 이 중 12대 심수관의 ‘십금수송죽매화문다기’는 옛 청나라의 십금수기법을 사용했다. 소나무와 대나무, 매화의 문양이 다양하게 표현됐다. 12대 심수관은 1873년 오스트리아 빈 만국박람회에 금채를 입힌 대화병 한 쌍을 출품해 오늘날 심수관가의 초석을 이뤘다. 13대 심수관은 2차 세계대전으로 가세가 기운 가문을 지켜냈다. 그의 ‘금수군학비상도투각향로’ 1점이 이번 전시에 나온다. 이 전통 향로에는 한 무리의 학들이 여유롭게 하늘을 나는 모습이 투각됐다. 15대 심수관의 아버지인 14대 심수관(88)은 대표작 ‘사쓰마성금칠보설륜문대화병’을 내놓는다. 일본인 최초의 대한민국 명예총영사인 그는 1993년 대전엑스포에 이 화병을 출품해 호평받았다. 금을 두껍게 칠해 입체감을 한껏 살린 것이 특징이다. 15대 심수관은 가장 많은 23점을 전시한다. 대표작은 ‘이중투각삼종향로’. 겹으로 된 투각과 세 종류의 각기 다른 문양이 정교함을 자랑한다. 도예 관계자들은 “투각기법과 부조기법은 심수관요의 대표적인 도예기술”이라며 “적절한 흙의 습도와 정확한 계산이 요구돼 온전히 이를 구사하는 장인이 그리 많지 않다”고 평가했다. 무료. (02)2000-9752.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문화마당] 작전지휘권 부재의 역사/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작전지휘권 부재의 역사/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대한민국의 전시작전지휘권 회수 시기가 늦어질 것 같다. 복잡한 국제무대에서 국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요에 따라 강대국과 동맹을 맺을 필요가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강대국의 지휘를 받는 일은 역사에서 비일비재하다. 1950년대부터 이어져 온 이른바 한·미혈맹도 그런 예들 가운데 하나이다. 그런데 한국 역사를 거시적으로 조망할 때 작전지휘권을 누리지 못한 역사적 경험이 너무 길었을 뿐 아니라 지금도 구조적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허탈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 삼국통일과 관련해 ‘나당연합군’이라는 표현이 우리 귀에 익지만, 엄밀히 말해 그것은 연합군이 아니었다. 신라군은 당군(唐軍)의 지휘를 받은 예하부대였기 때문이다. 황산벌의 치열한 전투로 인해 사비성 도착 기일에 맞추지 못한 신라 장수 김유신을 당군 사령관 소정방(蘇定方)이 현장에서 즉각 처벌하려 한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는데, 정작 그 일화를 통해 전시작전지휘권이 얼마나 무섭고 엄혹한 것인지 느끼는 이는 거의 없다. 김유신이 처벌을 면한 이유는 그의 지휘 계급이 소정방과 대등했기 때문이 아니라, 총사령관 소정방이 예하부대장 김유신의 해명을 수용했기 때문이다. 한국사 최고의 영웅 이순신도 이런 구조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조선이 누란지세의 위기에 처한 정유재란(1597~1598) 때 명은 수군까지 조선에 파견했는데, 명 제독 진린(陳璘)과 이순신 사이에 나타난 알력도 작전지휘 계통의 상명하복 문제였다. 다행히도 결국에는 진린이 이순신의 작전권을 일부 인정했지만, 그것이 명군과 조선군이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연합해 싸운다는 어떤 원칙에 따른 결과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진린이 일부 권한을 이순신에게 양보한 것은 상관이 현장에서 부하 장교의 능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진린이 만약 그릇이 작아 지휘권을 끝까지 양보하지 않았다면, 이순신이 취할 수 있는 대안은 아무것도 없었다. 조선 육군의 처지는 더욱 참담했다. 총사령관 권율조차도 군령을 따르지 않았다는 엄한 질책에 눈치를 봐야 했으니, 조선의 차관급 관료와 야전군 사령관들이 일개 명 장수의 진영에 줄줄이 끌려가 곤장을 맞은 사건들은 차라리 일상에 가까웠다. 전시에 작전지휘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처벌권도 당연히 포함하기 때문이다. 1619년에 후금을 치기 위해 출정한 강홍립의 조선원정군이나 러시아를 막기 위해 나선정벌(1654, 1658년)에 참여한 조선원정군도 모두 명이나 청의 부대에 일방적으로 편제되어 그 지휘를 받아 움직였다. 대한민국이 수행한 전쟁도 이런 역사적 경험과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이 크게 부상하고, 북한은 버티고, 미국은 일본의 손을 들어주는 2013년의 숨 막히는 국제정세에서 전시작전권 회수가 반드시 대한민국의 국익에 유리한지 여부를 일개 국민은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다. 판단할 만한 정보조차 없다. 그래도 장삼이사가 접하고 싶은 ‘상식’은 적어도 이런 모습이 아닐까? 직업군인들은 군인답게 즉시 작전권 회수를 외치되, 문관 중심의 다른 부처에서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난색을 표하는 형국 말이다. 그런데 이런 식의 논의가 팽팽하다는 뉴스 기사는 본 적이 없다. 군인이 기개보다 외교에 더 능하다면, 국가에서 전문 군인을 양성하고 대우할 이유가 과연 어디 있을까?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10) 필리핀 산업 기반 다지는 대림산업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10) 필리핀 산업 기반 다지는 대림산업

    건설업계에서는 미국발 국제 금융위기가 찾아온 2008년을 국내 건설산업의 장기 불황이 시작된 해로 꼽는다. 그 이후 지금까지 건설업과 관련한 언론 보도와 전망은 어두운 내용으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그래서 국내 건설사들이 먹을거리를 찾아 눈을 돌리고 있는 곳이 국외 시장이다. 하지만 국외 시장 역시 이미 세계 정상급 실력을 보유한 한국 건설사들과 국외 건설사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레드오션’이 된 상태다. 이런 상황 속에서 홀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기업이 대림산업이다. 국외 시장 중 특히 필리핀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대림산업의 필리핀 프로젝트 현장을 찾아 성공 비결을 들어봤다. [동남아 최대 규모 RMP2] 지난 1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국제공항. 상공에서 내려다본 마닐라 인근 지역 곳곳이 누런 흙탕물에 잠겨 있었다. 지난여름 내내 반복된 폭우와 열악한 배수시설 탓에 발생한 국가적인 홍수 사태가 복구되지 않은 상태였다. 건설업은 날씨가 공사 기간과 예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필리핀 현지 건설 공사 난도가 어느 정도인지 미뤄 짐작할 수 있었다. 마닐라에서 자동차로 세 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이 대림산업의 대형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바탄주 라마이 지역. 평소 두 시간이면 도착할 거리지만 가는 길 곳곳이 불어난 물에 잠겨 이동이 어려웠다. 이렇듯 건설 프로젝트 수행이 어려운 곳이 필리핀이다. 한국 시간으로 오전 8시 비행기로 출발해 현지시간(한국보다 한 시간 늦음) 오후 5시쯤 대림산업 필리핀 페트론 리파이너리(정제공장) 마스터플랜2(RMP2) 현장에 도착했다. 현장에 도착하기에 앞서 한글 간판의 부품·자재점과 ‘서울 함바식당’ 등 한식당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한국 기업이 필리핀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이곳에 모여들었다. “저희 대림산업에도 큰 프로젝트지만 현지 지역경제 발전에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제가 여기에 처음 왔을 때에는 주변에 민가는커녕 수풀만 무성했는데 지금은 인구 8만명의 소도시 형태를 갖춰 가고 있습니다.” RMP2 프로젝트가 대림산업과 한국 협력사들의 일자리와 수익창출 외에 필리핀의 경제 기반을 다지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는 게 한광수 대림산업 현장 부장의 설명이다. 리마이시는 대림산업이 현지에 낸 세금과 거주 주민과 상점 증가 등에 따른 세원 확대에 힘입어 턱없이 부족했던 학교와 병원 등을 확충하고 부분적인 무상교육과 무상의료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현장을 둘러보니 대림 측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우선 프로젝트 규모가 압도적이다. 현장 면적만 축구장 52개 넓이와 맞먹는 37만 2252㎡다. 2011년 필리핀 최대 정유사 페트론이 발주한 사업으로 기존의 낡은 정유공장을 2014년 4월까지 현대식 설비로 신·증설하는 대규모 공사다. 총사업비는 20억 달러(약 2조 2500억원)에 달한다. 이 공사가 끝나면 RMP2는 고부가가치 정유제품을 만들 수 있는 대규모 정유공장으로 거듭나게 된다. 발주처뿐만 아니라 필리핀 정부도 이곳을 중심으로 대규모 석유화학 복합단지를 조성해 국가 경제 발전의 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대림산업은 이런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기본’과 ‘신뢰’를 꼽았다. 유재호 RMP2 현장 상무는 “발주처는 대규모 프로젝트임에도 공개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대림을 선택했다”면서 “대림의 시공능력과 책임감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초반 국내 건설업체 중에서는 선제적으로 필리핀에 진출한 이후 20년 이상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모든 건설 과정에서 기본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고, 그 노력이 페트론 등 현지 대기업들과 정부에 “대림이라면 믿고 사업을 맡길 수 있다”는 신뢰를 주게 됐다는 게 대림 측의 설명이다. 유 상무는 한국 경제·산업계의 화두인 ‘창조경제’에 대해서도 기본을 강조했다. 그는 “창조경제라는 개념이 모호해 전혀 없거나 거창한 것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모든 일의 기본을 지키는 것이 창조경제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대림산업의 슬로건인 ‘기본이 혁신이다’와도 맞닿아 있다. 프로젝트 수행 때 계약 조건을 충실히 따르고 공사 과정에서도 기본을 지키면 고객의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고,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만 차기 프로젝트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 유 상무가 말하는 창조경제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인력은 모두 1만 3296명으로 이 가운데 대림산업의 한국 직원은 135명이다. 국외 프로젝트 현장 관리 수요로 국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구조다. 또 이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32개 협력사 중 19개가 한국 기업이다. 그만큼 국내 중소형 건설사의 일자리 및 수익 창출에도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RMP2 프로젝트 공사가 갖는 또 다른 의미는 대림산업이 이 프로젝트를 수주할 때 설계에서 구매, 시공까지 책임지는 일괄도급방식(EPC)뿐 아니라 라이선서들의 기술을 통합하는 작업인 ‘프로세스 통합서비스’와 기본설계 등 EPC 선행 작업(Soft Work)에도 참여한 점이다. 그동안 EPC 선행 단계에 해당하는 선행 작업은 높은 기술 진입장벽 때문에 세계적인 선진 EPC 업체들만 경쟁하는 고부가가치 사업 분야로 평가받아 왔다. 대림산업은 현지에서 20여년간 쌓은 신뢰와 높은 수준의 설계·시공 능력 등을 바탕으로 RMP2 프로젝트 이후 추가로 나올 프로젝트까지 지속적으로 수주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계획이다. [첫 에틸렌 공장 JG서밋NCC] 이튿날 도착한 곳은 필리핀 남부의 항구 도시 바탄가스. 이곳 역시 민가를 찾아보기 힘든 지역이지만 오전 7시가 넘어가자 전날 밤에는 보이지 않았던 사람과 차량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통근버스로 보이는 작은 버스가 줄지어 서더니 미리 나와 있던 현지 주민들이 차량에 올랐다. 이 차량 행렬이 향한 곳은 대림산업이 짓고 있는 필리핀의 첫 에틸렌 공장 ‘JG서밋 NCC’ 현장이다.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에 강점을 지닌 대림산업은 다음 달 말까지 이곳에 에틸렌 공장을 완공해 필리핀 석유화학 산업의 기틀을 다지게 된다. 현재는 공장 시험 운전만을 남겨둔 막바지 단계로 현장 인력은 3500명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현장 노동자의 하루는 ‘국민체조’로 시작됐다. 초등학교 체육시간에 울려 퍼졌던 “국민체조~시작~!”이라는 구령에 현장 노동자 모두 일사불란하게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공사는 마무리 단계지만 언제든지 안전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건설 현장의 안전을 위해서다. 대림산업은 2008년 2월 이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전체 프로젝트 규모는 4860억원으로 필리핀 석유화학 업계 4위 기업인 JG서밋사가 발주했다. 대림은 이 프로젝트도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JG서밋은 필리핀 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에틸렌 공장을 짓는 만큼 사업 개시를 놓고 7~8년간 사업 타당성과 수익성을 따져 보는 등 장고를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규모 사업을 놓고 오랜 시간을 고민하는 동안에도 사업 파트너로는 대림산업을 최우선에 올렸다. 그만큼 대림산업이 지난 20여년간 필리핀에서 쌓은 명성과 신뢰가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김병곤 현장 소장은 “이 공장의 시스템을 간단히 설명하면 원유를 정제할 때 발생하는 나프타 가스를 1200도 이상의 고열로 분해해 석유화학산업의 기초 재료가 되는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것으로 이를 기반으로 플라스틱과 비닐 등을 만들게 된다”면서 “경제·산업 기반이 열악한 필리핀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시설물인데 발주처도 대림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면 이 사업에 착수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협력사는 모두 9곳으로 이 가운데 4곳이 한국 업체다. 이들은 현지 세부 공정별로 관리·감독을 담당하면서 인력은 현지 노동자를 채용하고 있다. 프로젝트 참여에 따른 수익을 한국 기업들이 나눠 가지는 동시에 국민소득이 한국의 10분의1 수준인 필리핀 경제에도 기여하는 형태다. 대림산업은 이번 프로젝트 종료 이후도 내다보고 있다. 발주처가 본 공장 가동 이후에 대비해 추가 공장 증설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공단의 핵심 공장을 대림산업이 지은 만큼 추가 발주 사업에서도 대림산업이 가장 가까이 다가선 상태다. 박희열 대림산업 JG서밋NCC 현장 상무는 “건설사에 있어 기본이란 계약 내용과 공기 준수, 안전관리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런 기본을 지키려 노력한 결과가 추가 사업 수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끊임없이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원동력인 ‘기본’이 바로 창조경제의 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 상무는 이어 “창조경제라는 단어에만 빠져 새로운 것만 찾다 보면 정작 중요한 흐름과 가치를 놓칠 수 있다”며 “기본, 신뢰, 소통을 모든 일에 핵심 가치로 둔다면 기업의 성장 기회는 언제든지 찾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사진 바탄·바탄가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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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급 전보△국립중앙박물관 교육문화교류단장 노태강△10·27법난피해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 사무처장 도재경◇서기관 승진△감사관실 서광철△기획조정실 강지은△문화콘텐츠산업실 최진△문화정책국 강은아 김미라△예술국 강성태△관광국 김동욱△미디어정책국 김파중△체육국 이승훈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 동식물위생연구부장 백종호 ■환경부 ◇과장급 전보△감사담당관 양재문△국립환경과학원 연구지원과장 이가희◇과장직위 승진△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 김대만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장 이길배 ■중소기업청 ◇서기관 승진△기획재정담당관실 김광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융합기술연구부문소장 김종대△전략기획본부장 함진호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안전기술이사 장진모 ■서울경제 ◇이사△편집국장 고진갑△한국아이닷컴 대표이사 조상현◇감사△김진한(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변호사) ■아시아투데이 ◇승진△편집국 국차장(사회부장 겸임) 임용순 ■메트로신문사 △편집국 경제산업부 부장 김태균 ■충청일보 △세종본부장 김헌섭△서울본부 부국장 권대희△제2사회부 부장 김성호 ■제주일보 △상무이사·편집인 송용관△총무국장 김한섭△미디어국장 함성중△편집국장 김승종△논설위원(국장) 오택진△광고국장 진대종△판매국장 이정유△편집국 편집부국장 박상섭△서울지사 정치부국장 강영진△편집국 편집부국장대우 홍성배△미디어국 부장 부남철△편집국 경제부장 김재범△총무국 관리부장대우 좌윤화△미디어국 부장대우(화백) 김경호△편집국 사회2부장대우 김문기 ■SBS △편집2부장 김용철△경제부장 차병준△보도제작부장 노흥석△논설위원 김영환 ■건국대 △대외협력처장 이철규△공과대학 부학장 김형섭△성관기숙사관장 최승철△연구윤리센터장 정기웅 ■상명대 ◇서울캠퍼스△총장실장 권찬호△평생교육원장 박재근△총장실 정책실장 순희자 ■KB투자증권 ◇임원 선임△채권사업본부장(상무) 김경일◇부서장 선임△채권영업팀장(이사) 최배근△금융소비자보호팀장(부장) 김종현 ■미래에셋증권 ◇전보 <본부장>△채권운용본부 송창섭△채권영업본부 이창훈
  • “메르켈은 진보정책 수용… 朴대통령은 백지화”

    “메르켈은 진보정책 수용… 朴대통령은 백지화”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일부 진보진영의 주장을 흡수해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데 비해 박근혜 대통령은 공약했던 것을 포기하거나 후퇴시키거나 백지화하는 전혀 다른 수순을 밟고 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비교해 박 대통령을 혹평했다. 김 대표는 “메르켈 총리도 상대 정치진영의 정책들을 대폭 수용하면서 3선 고지를 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박 대통령도 대선 때는 진보진영이 대표공약으로 내세웠던 경제민주화나 복지에 대한 부분을 대폭 수용해서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당선 7개월이 지나 완전 파기하고 돌변하는 모습에 국민들은 매우 당혹스러워하고 있고, 대통령의 입장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정치권도 혼란에 빠져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선거공약을 다 못 지킬 수 있다는 말은 일부 수용할 수 있지만 대표공약이다. 야당보다 더 센 경제민주화와 복지 공약을 한 부분도 있고, 많은 국민이 의아해하면서도 기대했다”면서 “그런데 대표공약을 뒤집거나 백지화하는 것은 대단히 심각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표 제출을 거론하면서 “생애주기별 복지공약이 10여개 되는데 이 중 모두를 후퇴시키거나 백지화했다. 복지부 장관으로 그 자리를 지킬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 당연한 판단”이라며 “복지공약 뒤집기 문제의 심각성을 공식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어린이집부터 노인정까지’ 박 대통령의 생애주기별 복지공약은 모두 거짓공약이었다는 사실이 하나하나 확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지난 5년 7개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후퇴는 전면적이었고 지속적이었다”며 “국가정보원이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한 사건은 민주주의 근본을 무너뜨리는 심각한 헌정유린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하지만 박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막고 스스로 벽이 됐다”면서 “지난 16일 3자회담에서 제가 국민을 대신해 요구한 7개 사항 중 대통령이 수용한 것은 단 한 개도 없었다. 불통은 다음 날 ‘장외투쟁은 국민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는 겁박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것은 대화의 실종을 넘어 민주주의 실종이었다”면서 “‘나만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태도는 민주주의와는 결코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이 주일의 어린이 책] 바다건너 세상 너무 궁금해~ 하멜의 배에 몰래 탄 해풍이

    [이 주일의 어린이 책] 바다건너 세상 너무 궁금해~ 하멜의 배에 몰래 탄 해풍이

    [나는 바람이다 1·2] 김남중 지음/강전희 그림/비룡소/200·212쪽/9000원 1653년 제주도에 난파한 네덜란드 선원 하멜. 그가 13년 만에 조선을 탈출할 때 조선 아이 하나가 배에 몰래 몸을 실었다면? 동화의 바다에 남다른 스케일의 상상력이 띄워졌다. 17세기 조선이 바다를 포기했던 시절 바다를 향해 온몸을 던졌던 소년의 모험 이야기다. ‘기찻길 옆 동네’, ‘자존심’ 등으로 화려한 수상 이력을 자랑하는 이야기꾼 김남중이 펴낸 해양소설 ‘나는 바람이다’다. 여수의 작은 바닷가 마을. 태어나 백리 밖도 나가 본 적 없는 소년 해풍이는 시름이 많다. 뱃사람인 아버지가 실종된 이후 아버지가 돈을 꾼 홀아비 김씨는 호시탐탐 누나 해순이를 넘본다. 하지만 해순이는 마을 사람들이 ‘붉은 오랑캐’, ‘빨간 털’이라고 놀리는 네덜란드인 청년과 사랑에 빠진 터다. 동네에 오래 터를 잡고 산 하멜 일행과 친해진 해풍은 그들이 일본으로 탈출한다는 사실을 듣고 가슴이 뛴다. ‘조선에 억류된 네덜란드 사람들처럼 아버지가 일본에 붙잡혀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다. 세계를 아우르는 해풍의 모험은 이렇게 시작된다. 이번에 출간된 1, 2권은 전체 4부 가운데 1부로 해풍이가 조선을 떠나 일본 나가사키에 당도해 다시 네덜란드로 향하는 데서 끝난다. 이 과정에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일본에 포로로 끌려간 조선 도예공의 이야기 등 우리 역사의 상처와 세계사의 현장도 부감한다. 2~4부는 인도네시아, 유럽을 거쳐 미국까지 나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해풍이가 멋지게 바다로 나갔듯 ‘집-학교-학원’이라는 삼각형에 갇힌 요즘 아이들이 경계의 너머를 꿈꾸길 바란다”는 작가의 바람이 호기심을 자아내는 문장과 속도감 넘치는 이야기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초등 3학년부터.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책꽂이]

    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이기주 지음, 황소북스 펴냄) 신문기자와 청와대 연설문 작성자로 일한 저자가 일목요연하게 대화의 32가지 기술을 전한다. “사람에게는 인품이 있고 말에는 언품이 있다”, “100명의 친구를 사귀는 것보다 1명의 적을 만들지 말라”고 조언한다. 진정성 있게 말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256쪽. 1만 2800원.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조나 버거 지음, 정윤미 옮김, 문학동네 펴냄) 와튼스쿨 마케팅학의 최고 권위자인 저자가 전하는 소셜 마케팅 전략. 단돈 50달러로 만든 유튜브 동영상 덕분에 700% 성장을 이룬 믹서 회사 ‘블렌드텍’, 뉴욕타임스의 악평으로 매출이 45%나 늘어난 서적 ‘사나운 사람들’, 메일 속 글귀로 3억 5000만명의 가입자를 잡은 ‘핫메일’ 등의 사례가 담겼다. 368쪽. 1만 6000원. 더 많이 공부하면 더 많이 벌게 될까(필립 브라운·휴 로더·데이비드 애슈턴 지음, 이혜진·정유진 옮김, 개마고원 펴냄) 왜 대학 졸업장의 가치가 폭락했을까. 영국의 노동시장과 교육 전문가인 저자들이 지식경제의 불편한 진실을 털어놓는다. 고등교육의 대중화 이후 어느 순간 불쑥 등장한 ‘대졸 실업자’와 ‘고학력 저임금’ 현상의 배경을 분석한다. 296쪽. 1만 6000원. 사진가의 우울한 전성시대(박평종 지음, 달콤한책 펴냄) ‘사진미학’ 분야에서 독보적 시선을 드러내 온 저자가 펴낸 두 번째 사진평론집. 다양한 예술 분야와 폭넓게 접속하면서 대중문화 속에 뿌리내린 우리 시대의 사진들을 섬세하게 들여다본다. 오늘날 한국의 사진문화가 어디로 가고, 우리에게 사진가란 무엇인지 되묻는다. 335쪽. 1만 8000원. 반나절 주말여행(꼰띠고 지음, 꿈의지도 펴냄)꼭 멀리 떠나야 여행은 아니다. 가까운 곳에도 좋은 여행지는 많다. 책은 수도권에서 반나절이면 갔다 올 수 있는 여행지 200곳을 소개하는 가이드북이다. 추천 일정표와 계절·테마별 인덱스, 거리와 소요시간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마일포스트 등을 수록했다. 또 400여곳의 맛집과 QR코드를 통해 맛집 선택에 실패가 없도록 돕는다. 416쪽. 1만 7000원. 절벽사회(고재학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언론인인 저자가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폐해들을 분석했다. ‘불안사회’, ‘위험사회’라는 표현에 ‘절벽사회’라는 조어를 덧붙였다. 이른바 교육 절벽, 일자리 절벽, 인구 절벽 등을 열거한다. 저자는 그 해법으로 따뜻한 자본주의를 주장한다. 낭떠러지 끝에 든든한 안전망을 설치하자는 것이다. 280쪽. 1만 5000원. 미학 에세이(진중권 지음, 씨네21북스 펴냄) 대표적 진보학자인 저자가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디지털 테크놀로지까지 미학적 사유의 장을 펼친다. 삶과 죽음, 성, 기술, 정치, 미디어 등 다양한 영역과 주제를 넘나든다. 정치 논객이기 이전에 미학자로서 그간 던져온 쉼 없는 고찰을 만날 수 있다. 324쪽. 1만 7000원. 여왕의 시대(바이하이진 지음, 김문주 옮김, 미래의창 펴냄) 여성이 리더십을 발휘하던 시대에 세계는 무엇이 달라졌고, 어떻게 진보를 이뤘는지 서술한다. 요부의 대명사인 클레오파트라, 권력의 화신인 측천무후와 예카테리나, 용기와 지혜의 대명사인 엘리자베스 1세와 이사벨 1세까지 다양한 통치자들을 만난다. 560쪽. 1만 9800원.
  • 조선 후기 대표 목조건축 진남관 해체·복원

    조선 후기 대표 목조건축 진남관 해체·복원

    조선 후기의 대표적 목조 건축물인 여수 진남관(국보 304호)이 전면 해체돼 복원된다. 문화재청은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시행한 기울기 등의 변위 측정 조사 결과, 진남관의 건물 뒤틀림이 심하고 구조적인 불안정으로 추가 훼손의 우려가 커 전면 해체를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를 위해 문화재청은 24일 오전 진남관 현장에서 해체 보수를 위한 자문위원단 1차 회의를 연다. 회의에선 보수공사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논의하고 고증자료를 바탕으로 해체·보수 범위와 원형 복원 등에 대한 기본 방향을 논의한다. 문화재 당국은 2016년까지 해체·보수에 총 15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진남관은 팔작 기와지붕에 겹처마 건물로 규모는 75칸이다. 조선 선조 32년(1599) 통제사 겸 전라좌수사인 이시언이 정유재란으로 불탄 진해루 터에 객사로 지은 건물이다. ‘남쪽을 진무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현재의 건물은 1716년 소실된 뒤 2년 만에 전라좌수사 이제면이 중건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한가위 볼만한 문화 행사] 영화

    [한가위 볼만한 문화 행사] 영화

    올해 극장가도 풍성한 메뉴로 밥상을 차려놨다. 최근 한국 영화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예년에 비해 길어진 추석 연휴인 만큼 올해는 더 많은 관객이 극장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올 연휴 기간 한국영화 투톱은 ‘관상’과 ‘스파이’다. 장르도 명절에 어울리는 웰메이드 사극과 가족 코미디로 쌍끌이 흥행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제작비 100억원이 투입된 ‘관상’은 계유정난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관상쟁이 내경(송강호)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팩션 사극으로 코미디와 스릴러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다. 화려한 멀티캐스팅 또한 장점이다. 코미디 연기에 물이 오른 조정석을 비롯해 지난해 ‘도둑들’의 흥행을 견인했던 이정재와 김혜수 등 톱스타들이 적재적소에서 제 역할을 다 한다. 다만 긴 러닝타임과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한꺼번에 담으려는 과욕에서 빚어진 산만함은 영화의 약점이다. 코믹첩보 액션물을 표방하는 ‘스파이’도 출연 배우들의 팀워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비밀 첩보원 철수(설경구)와 남편의 신분을 전혀 모르는, 억척스럽지만 엉뚱한 아내 영희(문소리) 그리고 영희에게 접근하는 정체 불명의 사나이 라이언(다니엘 헤니). 이들이 국가의 운명이 걸린 대 태러 작전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해프닝을 그린 코미디다. 경상도 사투리를 차지게 소화해낸 문소리의 코미디와 아내 앞에서 쩔쩔매는 설경구의 실감나는 연기는 중장년층 관객들의 호응을 얻을 만하다. 할리우드 영화 ‘트루 라이즈’와 설정이 겹쳐 기시감을 느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상업 영화에 지친 관객을 위한 예술 영화도 있다. ‘우리 선희’는 홍상수 감독의 15번째 장편 영화로 스위스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 영화과 졸업생 선희(정유미)가 미국 유학을 준비하며 오랜만에 학교에 들러 최교수(김상중)를 비롯해 문수(이선균), 재학(정재영) 등 과거의 남자들을 차례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로, 홍 감독 특유의 반복과 변주의 미학이 돋보인다. 할리우드 외화는 막강한 한국영화에 맞서 판타지 액션물 두 편을 전면에 내세웠다. ‘섀도우 헌터스:뼈의 도시’는 악마를 사냥하는 섀도우 헌터들의 이야기를 로맨스에 녹인 영화로, 제2의 ‘트와일 라잇’ 신화를 노리는 작품이다. ‘퍼시 잭슨과 괴물의 바다’는 지난 2010년 개봉한 ‘퍼시 잭슨과 번개 도둑’의 후속편으로 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반인반신’ 데미갓의 모험을 그린 영화. 전편에 비해 주인공들의 몸집도 커졌고 영화의 기반이 된 그리스 신화 요소가 더 강해진 것이 특징이다. 3D 애니메이션도 두 편이 대결한다. ‘몬스터 대학교’는 애니메이션의 명가 픽사가 14번째로 내놓은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최강 콤비를 이뤘던 몬스터 마이크와 설리반의 12년 전 이야기를 그렸다. 최고의 겁주기 대원을 꿈꾸는 이들이 캠퍼스에서 서로 경쟁하면서 우정을 쌓아가는 줄거리. 날카로운 발톱과 뿔, 송곳들로 장식된 캠퍼스에서 뛰노는 몬스터들은 모양도 독특하고 색감도 뛰어나다. ‘슈퍼배드 2’는 전설의 악당에서 딸바보로 변신한 그루의 이야기를 담았다. 마고, 에디스, 아그네스 등 세 딸과 행복한 삶을 살고 있던 그루는 비밀 요원으로 변신해 세상을 지배하려는 악당 군단과의 대결에 투입된다. 노란색의 작은 몸집에 멜빵 바지를 입은 미니언 군단 캐릭터의 역동적인 액션과 짜임새 있는 이야기로 전세계를 무대로 8억 달러가 넘는 흥행 수입을 올렸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영화 多樂房] ‘우리 선희’

    [영화 多樂房] ‘우리 선희’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가늠하는 으뜸 특징·속성은 반복과 변주다. 감독의 이름 뒤에 ‘표’나 ‘식’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까닭도 무엇보다 반복과 변주 때문이다. 홍상수 영화의 독법 및 평가도 그 반복과 변주에 의해 좌우되기 십상이다. 홍상수의 열다섯 번째 장편 연출작 ‘우리 선희’도 예외는 아니다. 영화과 졸업생 선희(정유미)는 몇 년간의 ‘잠수’ 끝에 학교를 찾는다. 준비 중인 미국 유학 추천서를 최 교수(김상중)에게 부탁하기 위해서다. 우연이거나 의도적으로 그녀는 과 선배인 상우(이민우)를 비롯해 과거의 두 남자를 만난다. 갓 데뷔한 신예 감독인 문수(이선균)와 꽤 나이가 든 선배 감독 재학(정재영)이다. 차례로 만나는 세 남자의 입을 통해 선희를 둘러싼 많은 말들이 흘러나온다. 한데 그 말들이 이상하게 비슷해서 마치 사람들 사이를 옮겨 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삶의 충고’란 말들은 믿음을 주지 못하고 미끄러지는 것 같고, 선희에 대한 남자들의 정리는 점점 선희와 상관없어 보인다. 영락없는 ‘홍상수 표 영화’다. ‘극장전’ 이후부터 감독의 전형적 영화 언어로 굳혀진 줌의 사용도 여전하다. 하지만 전작들에 비해 이번에는 변주가 훨씬 더 돋보인다. 그 변주는 ‘감독 후기’에서부터 드러난다. 그간 그는 ‘연출의 변’ 같은 걸 공개적으로 밝힌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영화 줄거리인 상기 인용문이 그 후기의 일부다. 순환, 즉 반복하는 에피소드 구성을 취하면서도 며칠간 순차적으로 벌어지는 엇비슷하면서도 각기 다른 해프닝들을 제시하는 이야기 구조도 변주에 가깝다. 그 덕에 영화는 이해 및 접근이 용이해졌으며, 대중(영화)적 색채까지 띤다. 세 남자, 아니 네 남자의 다름을 음미하는 맛도 얕지 않다. 진정성 없는, 그래 선희에게 면박을 당하는 속물적인, 그렇다고 특별히 악하거나 밉다고 할 수 없는 상우나, 분명 과거의 인연이건만 설레거나(최교수), 혼란스럽거나(문수), 아련한(재학) 세 남자의 겉과 속들도 홍상수 식 변주의 증거들이다. ‘아리랑’이란 실제 장소에서 찍었다는 극 중 아리랑에서 흘러나오는 주제 음악 등 사운드 연출도 반복적이면서 변주적이다. 극히 현대적 드라마에 복고의 기운을 두껍게 입혀 준다. 가장 눈길을 끄는 변주는 정재영, 이민우 두 출연진에게서 드러난다. 홍상수 월드에 처음 등장한 정재영은 그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이선균, 김상중 등 홍상수 페르소나들을 압도한다. 극 중 비중은 작아도 이민우는 인기 TV 드라마 ‘원더풀 마마’의 이장호의 연장 같은 느낌을 전하며, 영화의 재미를 강화시켜 준다. ‘우리 선희’는 홍상수의 영화세계가 그저 동어반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크고 작은 섬세한 변주들로 이뤄진다는 사실을 새삼 환기시키는 사례로 손색없다. 2013 로카르노영화제 감독상은 그냥 주어진 게 아닌 것이다. 89분. 12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전찬일 영화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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