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에 대한 예의는 어디에…
“오랜만에 영화배우들 모습을 보니 재미있네요.” “연예프로마다 나오니 너무 영화홍보가 심한 거 아닙니까?” 19일 동시에 개봉한 영화 ‘투사부일체’와 ‘홀리데이’의 주연배우들이 최근 TV 오락프로그램에 잇달아 얼굴을 내밀면서 이들의 TV 출연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 재미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겹치기 출연에 똑같은 내용의 영화홍보에 식상하다는 비난도 쏟아진다. 학교 비리를 코믹하게 그린 ‘투사부일체’ 주인공인 정준호와 김상중, 정웅인, 정운택 등은 최근 SBS ‘일요일이 좋다’의 인기코너 ‘X맨’과 KBS ‘해피선데이’의 ‘여걸식스’,SBS ‘야심만만’,KBS ‘상상플러스’의 ‘올드 앤드 뉴’ 등에 출연, 영화홍보에 열을 올렸다. 게임을 하거나 퀴즈를 풀면서 자연스럽게 영화홍보는 물론,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탈주범 지강헌 사건’을 다룬 ‘홀리데이’의 최민수도 SBS ‘야심만만’에 이어 KBS ‘상상플러스-올드 앤드 뉴’에 이성재와 함께 출연, 영화를 소개했다. 오랜만에 TV에 모습을 드러낸 영화배우들의 홍보전에 쏠린 시청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최민수가 출연한 ‘야심만만’(2일)의 시청률은 21.5%로,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야심만만’은 정준호 등이 나왔던 16일에도 20.5%를 기록했다.‘상상플러스’는 ‘투사부일체’팀이 나온 10일 시청률 25%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더니 17일 최민수·이성재가 출연하자 26.3%로 더 올랐다. 방송사 관계자는 “영화배우들도 영화홍보 파급력이 높은 TV 오락프로그램을 찾고, 방송사들도 시청률을 높일 수 있는 인기 영화배우들의 출연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며 영화홍보와 방송 시청률의 ‘윈윈’효과를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의 잇따른 TV 출연에 대한 시선은 엇갈린다. 오랜만에 안방에서 만나는 이들의 모습이 반가우면서도, 겹치기 출연에 똑같은 내용의 영화홍보에 식상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TV에 오랜만에 나온 최민수는 ‘야심만만’에서 반말에 가까운 말투로,‘상상플러스’에서는 학창시절 경험담을 얘기하면서 방송에 부적절한 은어를 수차례 사용, 시청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정준호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들이 지상파 쇼프로그램에 나가 영화를 홍보해야 하는 강박관념도 있었지만,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 영화 관계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딴지를 걸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서툴게 게임을 하고 사생활을 공개하는 수준의 얕은 영화홍보가 아니라, 작품에 대한 자연스럽고 깊이있는 대화가 이뤄지는 TV프로그램이 나온다면 그의 강박관념은 사라지지 않을까?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