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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대법원장과 사과/홍지민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대법원장과 사과/홍지민 사회부 차장

    국어사전을 보면 ‘사과’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비는 행위를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대법원장과 검찰총장은 사과하고 용서 빌기 바쁘다. 대법원장은 사법농단 파문으로, 검찰총장은 과거사 규명으로 용서를 빌고, 또 구하고 있다. 사과원장, 사과총장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만하다. 차이가 있다면 대법원장이 용서를 구하는 대상이 국민 전체인 반면 검찰총장은 검찰권이 남용된 개별 사건 당사자라는 점이다. 지난 24일 새벽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사법농단 파문으로 구속 수감되고 여섯 시간 남짓 만에 김명수 대법원장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서면을 준비해 격식을 갖춘 게 아니라 출근길에 몰려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었지만 사과는 사과다. 두 차례나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혔다. 김 대법원장의 대국민 사과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9월 취임 이후 1년 4개월 사이 벌써 세 번이나 사과했다. 모두 사법농단 파문이 이유다. 지난해 1월 사법농단 관련 2차 조사 결과가 발표됐을 때가 처음이었고, 넉 달 뒤 3차 조사 결과가 발표됐을 때가 두 번째였다. 대법원장으로서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김 대법원장이 처음은 아니다. 1995년 2월 인천지법 경매 입찰 보증금 횡령 비리 때 윤관 대법원장이, 2006년 8월 차관급인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법조 브로커 사건에 얽혀 구속됐을 때(구속 직전 사표 수리) 이용훈 대법원장이 세상을 향해 머리를 숙였다. 양 전 대법원장도 현직이던 2016년 9월 인천지법 부장판사가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돼 현직 신분으로 구속됐을 때 국민에게 용서를 구했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2008년 8월 사법부 60주년 기념식에서 과거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한 것까지 포함하면 지금까지 역대 대법원장의 대국민 사과는 일곱 번이나 있었다. 사법부가 대국민 사과의 무한 루프(컴퓨터 프로그램이 일련의 명령을 무한히 반복하는 것)에 갇힌 모양새다. 사법농단은 대법원장을 고개 숙이게 했던 과거 법조 비리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당시는 애써 개인의 일탈로 돌릴 수 있었지만 지금 국민들은 사법농단을 사법부의 일탈로 받아들이고 있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 그릇된 판결들은 권력에 굴복한 비자발적인 결과물이었다고 치자. 그러나 지금 사법농단 파문은 사법부가 스스로 재판의 독립, 나아가 삼권분립을 훼손한 결과물이나 다름없다. 아마 양 전 대법원장이 전직 대법원장으로서 처음으로 재판에 넘겨질 때, 전직 대법원장으로서는 처음으로 유죄 판결을 받을 때(물론 무죄 판결이 나올 수도 있다), 전직 대법원장으로서는 처음으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을 때 등 헌정 사상 ‘최초’의 기록을 써 내려갈 때마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는 고개를 숙여야 할지도 모른다. 물론 법리 해석에 따라 무죄 판결이 나오더라도 사법부로서는 명예회복이 됐다고 좋아할 일은 아닐 것이다. 대법원장의 거듭된 사과에 우리 국민은 용서할 준비가 됐을까. 바닥을 맴도는 사법부 신뢰도를 보면 요원한 것 같다. 대법원장이 재판 거래 피해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용서를 구해도 부족할 것 같기도 하다. 반복되는 사과에 늘 변화를 다짐하지만 양치기 소년 이야기처럼 피부에 와닿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대법원장의 사과에 진정성을 불어넣는 것은 법정에서 국민들을 마주하는 일선 법관들의 몫이라고 본다. 부의 양극화가 가속하는 우리 사회에서 강자에게 서릿발 같은 판결, 약자에게 온기 가득한 판결로 법 앞에서의 양극화를 줄일 때 사법부 신뢰는 티끌에서부터 다시 쌓일 수 있을 것이다. 이것만큼은 판사 동일체여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사법부 치욕의 날은 반복되는 미래일 수 있다. icarus@seoul.co.kr
  • 전직 대법관 초유의 구속은 면했다

    재판 개입과 판사 사찰 등 사법농단 지시 의혹을 받고 있는 박병대(61)·고영한(63)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7일 새벽 기각됐다. 사법부 최고위 법관의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에선 벗어났지만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두 전직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조사만 남겨둔 검찰로서는 향후 수사에 타격을 입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박 전 대법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구속 사유와 필요성 등을 심리한 뒤 이날 새벽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임 부장판사는 “범죄혐의 중 피의자의 관여 범위와 그 정도 등 공모 관계의 성립에 의문의 여지가 있는 점,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와 현재까지 수사 경과 등에 비추어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의자의 주거·직업·가족관계 등을 종합해 보면 현단계에서 구속 사유나 구속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이유를 밝혔다.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도 “피의자의 관여 정도와 행태, 일부 범죄 사실에 있어 공모 여부에 대한 소명 정도, 피의자의 주거지 압수수색을 포함해 광범위한 증거 수집이 이뤄진 점,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추어 피의자에 대한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고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임 부장판사는 지난 10월 27일 박 전 대법관과 함께 사법 농단을 공모한 핵심 인물인 임종헌(59)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해서는 범죄 혐의가 소명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박 전 대법관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행정소송, 통합진보당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의 지위 확인 소송 등 여러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 전 대법관은 ‘정운호 게이트‘ 사건 당시 검찰 수사정보를 빼돌리고 사법부 블랙리스트 문건을 결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4일 임 전 차장을 구속 기소한 후 박·고 전 대법관을 여러 차례 소환 조사하며 혐의를 입증하는데 전력을 다했다. 이에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장 중 혐의가 무겁다고 판단된 박·고 전 대법관에 대해 지난 3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되면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다소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검찰은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철저한 상하 명령체계에 따른 범죄로서, 큰 권한을 행사한 상급자에게 더 큰 형사책임을 묻는 것이 법이고 상식”이라며 “박·고 전 처장의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한 것은 재판의 독립을 훼손한 반헌법적 중범죄의 전모를 규명하는 것을 막는 것으로 대단히 부당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박·고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사유 등을 검토한 뒤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박병대·고영한 구속영장 기각…‘방탄 법원’ 논란 거세질 듯(종합2보)

    박병대·고영한 구속영장 기각…‘방탄 법원’ 논란 거세질 듯(종합2보)

    재판 개입과 판사 사찰 등 사법농단 지시 의혹을 받고 있는 박병대(61)·고영한(63)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7일 새벽 기각됐다. 사법부 최고위 법관의 구속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에선 벗어났지만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두 전직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조사만 남겨둔 검찰로서는 향후 수사에 타격을 입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6일 박 전 대법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구속 사유와 필요성 등을 심리한 뒤 이날 새벽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임 부장판사는 “범죄혐의 중 피의자의 관여 범위와 그 정도 등 공모 관계의 성립에 대해 의문의 여지가 있는 점, 이미 다수의 관련 증거 자료가 수집돼 있는 점,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와 현재까지 수사경과 등에 비추어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의자의 주거·직업·가족관계 등을 종합해 보면 현단계에서 구속 사유나 구속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이유를 밝혔다.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도 “본건 범행에서 피의자의 관여 정도와 행태, 일부 범죄 사실에 있어 공모 여부에 대한 소명 정도, 피의자의 주거지 압수수색을 포함해 광범위한 증거 수집이 이뤄진 점, 현재까지의 수사진행 경과 등에 비추어 현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고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임 부장판사는 지난 10월 27일 박 전 대법관과 함께 사법 농단을 공모한 핵심 인물인 임종헌(59)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해서는 범죄 혐의가 소명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박 전 대법관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행정소송, 통합진보당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의 지위 확인 소송 등 여러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 전 대법관은 ‘정운호 게이트‘ 사건 당시 검찰 수사정보를 빼돌리고 사법부 블랙리스트 문건을 결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4일 임 전 차장을 구속 기소한 후 박·고 전 대법관을 여러 차례 소환 조사하며 혐의를 입증하는데 전력을 다했다. 이에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장 중 혐의가 무겁다고 판단된 박·고 전 대법관에 대해 지난 3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박·고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되면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다소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검찰은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철저한 상하 명령체계에 따른 범죄로서, 큰 권한을 행사한 상급자에게 더 큰 형사책임을 묻는 것이 법이고 상식”이라며 “임 전 차자이 구속된 상태에서 상급자인 박·고 전 처장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한 것은 재판의 독립을 훼손한 반헌법적 중범죄의 전모를 규명하는 것을 막는 것으로서 대단히 부당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박·고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사유 등을 검토한 뒤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두 전직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방탄 법원’에 대한 비판 여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법원은 그동안 압수수색 영장 등을 여러 차례 기각했고,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돼 이런 비판이 다소 수그러들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구속영장 기각…‘방탄법원’ 후폭풍 전망(종합)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구속영장 기각…‘방탄법원’ 후폭풍 전망(종합)

    ‘사법농단’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병대(61) 전 대법관과 고영한(63) 전 대법관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6일 오전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을 상대로 각각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한 뒤 7일 오전 0시 38분쯤 이들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임 부장판사는 박 전 대법관에 대해 “범죄 혐의 중 상당 부분에 관해 피의자의 관여 범위 및 그 정도 등 공모 관계의 성립에 대하여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명 부장판사는 고 전 대법관의 영장 발부사유 대해 “피의자의 관여 정도 및 행태, 일부 범죄사실에 있어서 공모 여부에 대한 소명 정도, 피의자의 주거지 압수수색을 포함해 광범위한 증거수집이 이루어진 점,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추어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지난 3일 박·고 전 대법관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 등의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전 대법관에게는 위계상 공무집행방해, 특가법상 국고손실 혐의도 적용됐다. 전직 대법관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2월부터 2년간 법원행정처장을 지냈다. 당시 박 전 대법관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관련 행정소송 ▲옛 통합진보당 국회·지방의회 의원들의 지위확인 소송 등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임 기간 ‘사법부 블랙리스트’ 작성·실행을 주도한 혐의도 있다. 박 전 대법관의 개별 범죄 혐의는 30개 안팎에 달한다. 이날 박 전 대법관의 영장실질심사는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서 임민성 부장판사 심리로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 20분까지 5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박 전 대법관은 특정 재판을 놓고 청와대와 적극 거래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면서 “박근혜 청와대로부터 국무총리직을 제안받았다”고 실토하기도 했다. 박 전 대법관은 2015년 4월 이병기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난 자리에서 “국무총리직을 제안받았지만 거절했다‘고 진술했다. 이 발언은 당시 만남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 소송을 청와대와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었다는 점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러나 검찰은 이 같은 진술이 오히려 청와대와 법원행정처의 유착 관계를 보여주는 정황 증거로 보고 있다. 박 전 대법관은 이날 “청와대가 양승태 대법원장에게도 나를 국무총리로 보내달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법관은 이보다 앞서 2014년 10월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소집한 이른바 ‘2차 공관회동’에 참석해 청와대·외교부와 징용소송을 지연시키는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고 전 대법관은 ‘정운호 게이트’ 사건 당시 판사들을 상대로 한 수사 확대를 차단하기 위해 검찰 수사 정보를 빼내고 영장 재판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문모 전 부산고법 판사의 비위를 은폐하기 위해 일선 형사재판에 직접 개입한 혐의,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구상한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문건을 결재한 혐의도 있다. 이를 포함해 고 전 대법관의 개별 범죄 혐의는 20개 안팎에 달한다.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심리한 고 전 대법관의 영장실질심사는 오후 2시쯤 끝났다. 고 전 대법관은 부산 재판개입 의혹 등 사실관계가 뚜렷한 일부 혐의를 제외하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후배 판사들이 알아서 한 일”이라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두 전직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법원은 이른바 ‘제 식구 감싸기’, ‘방탄법원’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정치권과 소장 법관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사법농단 관여 법관 탄핵’ 주장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기각 사유를 분석하고 추가 수사를 이어가며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법농단 관여’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구속영장 기각

    ‘사법농단 관여’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구속영장 기각

    ‘사법농단’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병대(61) 전 대법관과 고영한(63) 전 대법관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6일 오전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을 상대로 각각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한 뒤 7일 오전 0시 38분쯤 이들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임 부장판사는 박 전 대법관에 대해 “범죄 혐의 중 상당 부분에 관해 피의자의 관여 범위 및 그 정도 등 공모 관계의 성립에 대하여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명 부장판사는 고 전 대법관의 영장 발부사유 대해 “피의자의 관여 정도 및 행태, 일부 범죄사실에 있어서 공모 여부에 대한 소명 정도, 피의자의 주거지 압수수색을 포함해 광범위한 증거수집이 이루어진 점,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추어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2월부터 2년간 법원행정처장을 지냈다. 당시 박 전 대법관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관련 행정소송 ▲옛 통합진보당 국회·지방의회 의원들의 지위확인 소송 등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임 기간 ‘사법부 블랙리스트’ 작성·실행을 주도한 혐의도 있다. 박 전 대법관의 개별 범죄 혐의는 30개 안팎에 달한다. 이날 박 전 대법관의 영장실질심사는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서 임민성 부장판사 심리로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 20분까지 5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박 전 대법관은 특정 재판을 놓고 청와대와 적극 거래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면서 “박근혜 청와대로부터 국무총리직을 제안받았다”고 실토하기도 했다. 박 전 대법관은 2015년 4월 이병기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난 자리에서 “국무총리직을 제안받았지만 거절했다‘고 진술했다. 이 발언은 당시 만남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 소송을 청와대와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었다는 점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러나 검찰은 이 같은 진술이 오히려 청와대와 법원행정처의 유착 관계를 보여주는 정황 증거로 보고 있다. 박 전 대법관은 이날 “청와대가 양승태 대법원장에게도 나를 국무총리로 보내달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법관은 이보다 앞서 2014년 10월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소집한 이른바 ‘2차 공관회동’에 참석해 청와대·외교부와 징용소송을 지연시키는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고 전 대법관은 ‘정운호 게이트’ 사건 당시 판사들을 상대로 한 수사 확대를 차단하기 위해 검찰 수사 정보를 빼내고 영장 재판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문모 전 부산고법 판사의 비위를 은폐하기 위해 일선 형사재판에 직접 개입한 혐의,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구상한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문건을 결재한 혐의도 있다. 이를 포함해 고 전 대법관의 개별 범죄 혐의는 20개 안팎에 달한다.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심리한 고 전 대법관의 영장실질심사는 오후 2시쯤 끝났다. 고 전 대법관은 부산 재판개입 의혹 등 사실관계가 뚜렷한 일부 혐의를 제외하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후배 판사들이 알아서 한 일”이라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법농단’ 전직 대법관 영장심사…사실상 ‘양승태 영장청구서’

    ‘사법농단’ 전직 대법관 영장심사…사실상 ‘양승태 영장청구서’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법관이 구속 위기에 처했다. 사법행정권 남용에 관여한 의혹으로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은 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박·고 전 대법관에 대한 영장심사를 동시에 열었다. 박 전 대법관 심리는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고 전 대법관 심리는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각각 맡는다. 두 부장판사 모두 이들 대법관과 근무 인연은 없다. 이날 굳은 표정으로 법원청사에 출석한 두 명의 전직 대법관은 심경이나 책임 유무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앞서 이들은 검찰에 공개소환될 당시엔 각자 심경을 밝힌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지난 3일 이들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직무유기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전 대법관은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소송,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조작 사건, 통합진보당 의원지위 확인 소송 등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다. 고 전 대법관은 부산법조비리 사건에 관여하고, ‘정운호 게이트’ 사건 당시에도 수사 정보를 빼내고 영장 재판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낸 혐의 등을 받는다. 박·고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청구서는 각각 158페이지, 108페이지에 달한다. 이들 대법관이 받는 혐의는 사실상 사법농단의 정점에 서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향하는 의혹과 다름이 없다. 앞서 구속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서도 대부분 범죄사실에 양 전 대법원장이 공범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박 전 대법관의 영장청구서에는 양 전 대법원장의 비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2014년에서 2015년 사이 일제 강제징용 소송에서 일본 전범기업을 대리한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한상호 변호사를 세 차례 직접 만났다. 검찰은 이 자리에서 양 전 대법원장이 청와대 입장을 전달하고, 전원합의체 회부 방식이나 외교부 의견서 제출 절차 등을 논의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나아가 임 전 차장 역시 2015년 5월 한 변호사를 만나 대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 관한 지침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차장은 김앤장 측이 만든 ‘외교부 의견서 제출 요청서’ 서류를 검토하며 “요청서 대신 촉구서로 고치라”고 첨삭해주었다. 또한 개정된 대법원 민사소송지침을 넣으라고도 제안했다. 이 같은 내용도 박 전 대법관의 영장청구서에 포함됐다. 두 전직 대법관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또는 다음 날인 7일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사법 농단’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오늘 영장실질심사

    ‘사법 농단’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오늘 영장실질심사

    양승태 대법원장 재임 시절 ‘사법 농단’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구속 여부를 판가름하는 심사가 6일 열린다. 전직 대법관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두 전직 대법관의 영장실질심사를 연다. 박 전 대법관 심사는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고 전 대법관 심사는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각각 맡는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2월부터 2년 간 법원행정처장을 지내면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통보처분 관련 행정소송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 사건 형사재판 △옛 통합진보당 국회·지방의회 의원들의 지위확인 소송 등 여러 재판에 개입하거나 법관 독립을 침해하는 내용의 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대법관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014년 10월 소집한 회동에 참석해 강제징용 소송을 미룬 다음 피해자들 손을 들어준 기존 판결을 뒤집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전 대법관 다음으로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고 전 대법관은 ‘정운호 게이트’ 사건 당시 판사들을 상대로 한 검찰의 수사 확대를 차단하기 위해 수사정보를 빼내고 영장재판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고 전 대법관은 2016년 서울서부지검의 집행관 비리 수사 때도 비슷한 수법으로 일선 법원을 통해 검찰 수사기밀을 보고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두 전직 대법관은 또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사법행정이나 특정 재판에 비판적인 의견을 낸 판사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줄 목적으로 생산된 ‘판사 블랙리스트’ 문건을 보고받고 승인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사법 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지난 3일 두 전직 대법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이미 구속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상급자로서 더 큰 결정 권한을 행사한 만큼 엄정한 책임을 묻는 게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데 필요하다. 두 전직 대법관이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하급자들과 진술이 상당히 달라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또는 다음 날 새벽 결정될 전망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검찰 ‘사법 농단’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구속영장 청구

    검찰 ‘사법 농단’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구속영장 청구

    양승태 대법원장 재임 시절 ‘사법 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을 3일 청구했다. 대법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사법 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이날 법원에 두 전직 대법관의 구속영장 청구서를 제출하고 “이미 구속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상급자로서 더 큰 결정 권한을 행사한 만큼 엄정한 책임을 묻는 게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데 필요하다. 두 전직 대법관이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하급자들과 진술이 상당히 달라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2월부터 2년 간 법원행정처장을 지내면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관련 행정소송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 사건 형사재판 △옛 통합진보당 국회·지방의회 의원들의 지위확인 소송 등 여러 재판에 개입하거나 법관 독립을 침해하는 내용의 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대법관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014년 10월 소집한 이른바 ‘2차 공관회동’에 참석해 징용소송을 미룬 다음 피해자들 손을 들어준 기존 판결을 뒤집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당시 법원행정처가 청와대·외교부 뿐만 아니라 소송의 피고인 일본 전범기업 측과도 비밀리에 접촉한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 법원행정처가 2015년 각급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 명목으로 따낸 예산 3억 5000만원을 현금으로 돌려받아 비자금을 조성하는 과정 역시 박 전 대법관이 주도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박 전 대법관 다음으로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고 전 대법관은 ‘정운호 게이트’ 사건 당시 판사들을 상대로 한 수사 확대를 차단하기 위해 수사정보를 빼내고 영장재판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고 전 대법관은 2016년 서울서부지검의 집행관 비리 수사 때도 비슷한 수법으로 일선 법원을 통해 검찰 수사기밀을 보고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장기간 조직적으로 벌어진 사법행정권 남용 행위에는 잇달아 법원행정처장으로 재직한 두 전직 대법관이 모두 가담했다고 판단했다. 박 전 대법관은 2015년 문모 당시 부산고법 판사의 비위 사실을 검찰로부터 통보받고도 징계 절차를 밟지 않은 직무유기 혐의도 받고 있다. 고 전 대법관도 이듬해 문 판사가 ‘스폰서’였던 건설업자 정모씨의 형사재판 정보를 누설하려 한다는 비위 첩보를 보고받고 징계하지 않았다. 고 전 대법관은 문 판사의 추가 비위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당시 정씨 재판을 맡은 부산고법 법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재판이 정상적으로 보이도록 변론을 재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전직 대법관은 또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사법행정이나 특정 재판에 비판적인 의견을 낸 판사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줄 목적으로 생산된 ‘판사 블랙리스트’ 문건을 보고받고 승인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두 전직 대법관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사법 농단 의혹의 정점에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피의자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헌정사상 최초’ 檢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동시 영장청구

    ‘헌정사상 최초’ 檢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동시 영장청구

    헌정사상 최초로 박병대와 고영한, 두 전직 대법관이 나란히 구속기로에 선다. 지난 6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가 시작한 이래 세 번째 구속영장 청구다.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3일 박·고 전 대법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재판 독립과 사법부의 정치적 독립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헌법적 가치이며, 이를 훼손한 이번 사건은 한건 한건 매우 중대한 구속 사안”이라고 밝혔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공범으로 적시됐다.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5일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양승태 사법부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두 전직 대법관의 주요 혐의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다. 임 전 차장의 공소장에 기재된 범죄행위를 상급자인 박·고 전 대법관이 나눠갖는 모양새다. 이들의 영장청구서 분량은 박 전 대법관이 158페이지, 고 전 대법관이 108페이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임 전 차장의 영장청구서는 230여 페이지에 달했다. 박 전 대법관은 강제징용 소송 관련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전범 기업 측 대리인인 한모 변호사가 수차례 직접 접촉한 정황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나아가 지난 2014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재한 ‘2차 공관회의’에 참석해 재판 지연을 논의한 의혹도 있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옛 통합진보당 의원지위 확인 행정소송, 헌법재판소 내부 동향 수집, 법관 불이익 명단인 ‘블랙리스트’ 작성 등에도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고 전 대법관은 부산 법조비리 사건 개입과 함께 ‘정운호 게이트’ 관련 영장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거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처분 효력정지 사건을 놓고 재판거래를 시도한 의혹를 받는다. 고 전 대법관은 박 전 대법관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혐의에 대해 부인해왔다. 다만 고 전 대법관은 부산 법조비리 사건 관련 윤인태 당시 부산고법원장과 통화한 사실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 전직 대법관과 함께 임 전 차장의 공범으로 적시됐던 차한성 전 대법관에 대해선 영장이 청구되지 않았다. 차 전 대법관의 퇴임시기가 사법농단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2014년 초반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이날 영장을 청구하며 이 사건을 개인의 일탈이 아닌 ‘업무상 상하관계에 의한 지시감독에 따른 범죄행위’라고 규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앞서) 구속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사적 이익을 위해 범행한 것이 아니라, 두 전직 대법관들이 임 전 차장의 상급자로서 더 큰 결정 권한을 행사했다”면서 “두 전직 대법관이 하급자인 임 전 차장 이상의 엄정한 책임을 묻는 것이 사건 전모를 밝히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전직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사법부 내 동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이번 사안의 정점에 있는 양 전 대법원장을 향한 수사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사법농단 의혹‘ 고영한 前대법관, 14시간 조사 후 귀가…혐의 대부분 부인해

    ‘사법농단 의혹‘ 고영한 前대법관, 14시간 조사 후 귀가…혐의 대부분 부인해

    양승태 사법부 시절 각종 사법행정권 남용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고영한 전 대법관(63·사법연수원 11기)이 약 14시간 동안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23일 오전 9시30분 고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고 전 대법관은 검찰의 신문과 조서 열람 등을 한 후 이날 밤 11시35분쯤 조사실에서 나왔다. 고 전 대법관은 ‘조사는 어떻게 받았나’, ‘국민에게 사과한다고 했는데 인정할 건 인정했나’, ‘윤인태 법원장에게는 왜 전화했나’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검찰청을 떠났다. 그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장과 공모해 부산 법조비리 사건 무마 의혹과 ‘정운호 게이트’ 관련 수사기밀 유출 의혹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법원행정처장으로 임명되기 전인 2014년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효력정지 사건의 주심을 맡아 사건 심리를 고용노동부 측에 유리하도록 편파적으로 진행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있다. 고 전 대법관은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받는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 전 대법관을 끝으로 검찰은 양승태 사법부 행정처장들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게 된다. 검찰은 전 행정처장들에 대한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한 뒤 양 전 대법원장 소환 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황제보석 논란’ 이호진 前태광 회장, 세 번째 2심 재판 받는다

    ‘황제보석 논란’ 이호진 前태광 회장, 세 번째 2심 재판 받는다

    “조세포탈 심리·선고 절차 위법” 파기환송 법무부 검사에게 격려금·식사 제공 혐의 이영렬 前검사장 ‘청탁금지법’ 무죄 확정400억원대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세 번째 2심 재판을 받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는 2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회장의 재상고심에서 징역 3년 6개월과 벌금 6억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횡령 혐의 유죄 판단은 그대로 유지됐지만, 조세포탈 혐의는 최다출자자일 경우 금융사지배구조법에 따라 다른 혐의와 분리해 심리·선고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절차적 위법이 있다는 취지다. 분리 선고되면 감형 가능성이 높다. 이 전 회장은 생산량을 허위로 꾸며 빼돌린 제품을 거래한 이른바 ‘무자료 거래’로 총 421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2011년 구속 기소됐다. 2004년 법인세 9억 3000여만원을 포탈한 혐의도 곁들여졌다. 1·2심에서 각각 징역 4년 6개월과 벌금이 선고됐지만 대법원에서 횡령 액수를 다시 정하라며 파기환송했다. 두 번째 2심에서 대법원 취지대로 횡령액을 줄여 감형됐다. 이 전 회장은 구속 뒤 지병을 이유로 구속집행이 정지됐다가 보석이 허가되며 지금까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 논란이 됐다. 이날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의 무죄를 확정했다. 이 전 지검장은 지난해 4월 법무부 검찰국 검사 3명, 국정농단 특별수사본부 검사 6명과 저녁식사를 하며 법무부 검사 2명에게 각각 현금 100만원과 9만 500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위로와 격려 목적으로 제공한 금품인 만큼 처벌 예외에 해당한다는 원심 판결이 옳다고 판단했다. 대형 법조비리 사건이었던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돼 100억원의 부당 수임료를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된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는 재상고심에서 징역 5년 6개월과 43억 1250만원의 추징금을 확정받았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CJ그룹 손경식 회장에게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된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도 이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100억 부당 수임료’ 최유정 변호사 징역 5년 6개월 확정

    ‘100억 부당 수임료’ 최유정 변호사 징역 5년 6개월 확정

    대표적인 법조비리 사건인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돼 약 100억원의 부당 수임료를 챙긴 혐의로 기소된 최유정 변호사의 형이 징역 5년 6개월로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는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 변호사의 재상고심에서 징역 5년 6개월에 추징금 43억 125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25일 확정했다. 최 변호사는 2015년 12월∼2016년 3월 상습도박 혐의로 구속돼 재판 중이던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재판부에 선처를 청탁해주겠다는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15년 6∼10월 유사수신업체인 이숨투자자문 대표 송창수씨로부터도 재판부 청탁 취지로 50억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총 50여건의 사건을 수임하면서 65억원에 달하는 수임료를 매출로 신고하지 않고 누락해 6억원 상당을 탈세한 혐의(조세범처벌법 위반)도 받았다. 이 사건은 정운호씨와 최 변호사가 2016년 4월 최 변호사가 정씨를 구치소에서 접견하는 중에 수임료 반환을 둘러싸고 다툰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1·2심은 “재판부와 교제하거나 청탁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의뢰인들에게 심어줘 상상할 수 없는 거액의 금원을 받았다”면서 변호사법 위반과 탈세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추징금만 1심이 명령한 45억원이 2심에서 43억 1250만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주된 혐의인 변호사법 위반은 유죄로 인정하되 탈세액 중 일부는 정당한 세금계산서 발생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 부분에 한해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1심 판단은 여러모로 충분히 수긍할 만하다”면서도 공소사실의 범위가 줄어든 점을 반영해 최 변호사에게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했다.추징금은 당초 2심에서 명령했던 43억 1250만원으로 책정했다. 대법원도 이번에는 하급심 판결이 옳다고 판단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틀에 한 번꼴 판사 소환… 檢, 곧 임종헌 부른다

    이틀에 한 번꼴 판사 소환… 檢, 곧 임종헌 부른다

    강제징용·통진당 재판 개입 등 추궁 지난 6월 18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본격적인 사법농단 수사에 들어간 지 100일이 지났다. 그간 검찰은 특수2, 3, 4부 등의 인력을 충원해 30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수사팀을 갖췄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까지 직접 ‘엄벌’을 언급한 만큼 검찰은 양승태 사법부 당시 벌어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파헤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저인망식 수사를 통해 전·현직 법관에 이어 당시 청와대, 외교부, 고용노동부 관계자까지 조사해 관련 증언을 확보했으며 조만간 진실 규명의 열쇠를 쥐고 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불러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2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은 추석 연휴에도 관련자 비공개 소환을 이어 갔다. 앞서 검찰은 연휴 직전까지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조실장,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신광렬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등 현직 고위법관들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임 전 차장 등 법원행정처 윗선의 지시를 받고 일제 강제징용, 통합진보당 해산, 정운호 게이트, 부산법조비리 등 다양한 정치적 사건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금까지 50명이 넘는 전·현직 판사들을 소환했다. 특히 대법원 선임·수석재판연구관을 지낸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에 대해선 공무상비밀누설, 직권남용,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신병 확보를 시도했으나, 지난 20일 법원이 장문의 사유와 함께 영장을 기각해 수포로 돌아갔다. 검찰은 임 전 차장 소환 시기를 조율 중이다. 앞서 검찰은 임 전 차장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대법원 문건이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를 확보하는 한편 차명 휴대전화까지 임의제출받아 분석해 왔다. 당초 임 전 차장은 사법농단의 지시자로 꾸준히 지목되면서 수사 초기 소환될 것으로 예측됐으나, 검찰은 “준비가 덜 됐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이에 수사 기밀성을 위해 임 전 차장에 대한 소환 및 영장 청구를 뒤로 미룬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양승태 사법부, 檢 협박까지… 언론플레이로 수뇌부 교체 구상

    “판사 비리 수사 막으려 김수남 의혹 수집” 金, 대검 차장 땐 판사 비위 수사도 안 해 2016년 ‘정운호 게이트’ 당시 비리 판사로 수사가 확대되는 것을 막으려고 양승태 사법부가 언론 플레이까지 고려하며 검찰 수뇌부의 교체를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 진상 규명에 나섰다. 이 같은 구상이 일부라도 실행됐다면 협박죄 등이 성립될 수 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26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봉수)가 확보한 ‘김수천 부장 대응 방안’ 문건에는 검찰 압박 방안이 상세하게 담겨 있다. 김 부장판사는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그가 2016년 9월 5일 구속되자, 이튿날 양 전 대법원장은 대국민 사과를 했다. 검찰이 압수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이동식저장장치(USB)에 있던 이 대응 방안 문건은 2016년 8월에 작성됐다. 문건은 “중대한 위법 사항이 드러나지 않은 법관들에 대한 수사 착수를 차단해야 한다”고 제안한 뒤 검찰에 이러한 메시지를 전할 방법을 모색했다. 이어 문건은 김수남 당시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정 전 대표 사건이 한 차례 무혐의 처분을 받은 데 주목했다. 김 전 총장의 개입 여부를 ‘추측’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문건은 “(무혐의 처분이 보도되면) 검찰 출신인 홍만표 변호사의 성공한 로비 사건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며 “수뇌부 교체, 특검 개시, 수사권 조정 등 검찰 조직 전체가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시지 전달 경로는 다각도로 검토한 끝에 임 전 차장이 김 전 총장과 접촉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대학·사법연수원 동기란 이유에서다. 문건은 “메시지를 거부할 경우 향후 검찰의 특수수사에 엄격히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전달함으로써 메시지 전달의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행정처는 또 김 전 총장 관련 의혹을 보도할 만한 언론사를 추리는 등 추가 보고서를 만들기도 했다. 검찰은 임 전 차장 재임 중이며 김 전 총장이 대검 차장이던 2015년의 또 다른 게이트 당시에도 검찰이 판사의 비위 의혹을 수사하는 대신 사법부에 알려준 경위를 조사 중이다. 건설업자 정모씨의 부산 지역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은 부산고법 문모 전 판사가 룸살롱·골프 접대를 받은 정황을 포착했지만, 이를 수사하지 않고 같은 해 8월 임 전 차장에게 관련 내용을 전했다. 행정처는 문 전 판사에 대해 법원장 구두경고 절차만 밟았고, 문 전 판사는 지난해 사직해 변호사가 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생각나눔] 재벌 등 조세범죄 지능화… 국세청에 수사권 주면 탈세 막을까

    [생각나눔] 재벌 등 조세범죄 지능화… 국세청에 수사권 주면 탈세 막을까

    국회입법조사처 “초기 수사 강화… 세무공무원에 특사경 지위 줘야” 일각선 “권한 남용 우려” 반대도 #사례1. 대법원은 지난 22일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돼 100억원의 부당 수임료를 챙긴 혐의로 기소된 최유정 변호사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지만 수임료에 대한 조세 포탈 혐의는 무죄 취지로 판결했다. #사례2.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29일 270억원대 세금을 환급받은 소송 사기 혐의로 기소된 허수영 전 롯데케미칼 사장에 대해 “검찰이 제출한 감정평가서 등 증거만으로는 분식회계에 대한 증명이 충분하지 않다”며 무죄를 선고했다.탈세 행위가 재벌이나 고소득자의 재산 증식, 부동산 투기 등의 과정에서 속출하고 있지만 정작 단속과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치고 있다. 탈세는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반면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는 데는 여전히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초기 수사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세청에 조세범죄 전담조직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반면 권력기관의 권한 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24일 국회입법조사처 등에 따르면 조세범죄 기소율은 형사사건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2012~2016년 5년 동안 조세범죄 기소율은 평균 20.9%로, 평균 37.9%인 형사사건 기소율과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조세범죄 혐의자 중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비율도 5.7%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거나 약식 재판이 청구됐다. 또 지난해 조세범죄 1심 재판 결과를 보면 실형이 선고된 비율은 14%가 고작이다. 집행유예(39.1%)와 재산형(35.6%)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국회의원의 입법 활동을 보좌하고 있는 국회입법조사처는 조세범죄에 대한 수사력을 강화하기 위해 일반 세무조사와 범칙조사 조직을 분리하고 세무공무원에 특별사법경찰관리(특사경)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무조사는 세금 추징을 위한 행정절차이고 범칙조사는 조세범죄 혐의를 확인하는 수사절차인데 이 둘을 한 조직에서 함께 하다 보니 제대로 된 초동 수사가 안 된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국세청은 세무조사 과정에서 범죄 혐의나 단서를 포착하면 세무조사과 직원은 세무조사를 중단하고 특별수사관이 범죄수사를 수행하는 식으로 두 기능을 분리 운영하고 있다. 일본도 세무공무원에게 특별사법경찰에 준하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문은희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세무공무원이 특사경으로 지정될 경우 수사를 통해 공판 단계에서 증거를 확보할 수 있으며, 임의수사의 형식을 빌려 사실상 강제수사에 준하는 방식으로 범칙조사를 행하는 위험성도 방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론도 나온다. 가뜩이나 권력기관으로 통하는 국세청에 수사권까지 주는 것은 ‘고양이를 생선가게 옆에 놔두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실제 국세청에 설치된 ‘국세행정 개혁 태스크포스(TF)’는 최근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비롯해 촛불 시위에 적극 참여한 연예인 김제동·윤도현씨의 소속 기획사 세무조사 등에서 조사권 남용이 의심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조세범처벌법에 나와 있는 대로 법 위반 소지가 있으면 국세청이 검찰에 고발을 제대로 하면 된다”면서 “국세청에 별도의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은 권한 남용의 오해만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최유정, 변호사법 위반 유죄 확정…탈세 혐의 일부는 무죄

    최유정, 변호사법 위반 유죄 확정…탈세 혐의 일부는 무죄

    법조인과 브로커가 결탁한 법조비리 사건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됐다가 100억원의 부당 수임료를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유정(47) 변호사가 대법원에서 변호사법 위반 유죄를 확정받았다.다만 2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6억원 상당의 탈세 혐의에 대해 대법원이 일부 정당한 세금계산서 발행 사실을 인정, 2심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는 22일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최 변호사의 상고심에서 징역 6년과 추징금 43억 1000여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우선 재판부는 “각 변호사법 위반죄를 전부 유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변호사법 위반죄 부분은 유죄를 확정했다. 다만 “유죄가 인정된 일부 탈세 혐의는 매출과 관련한 전자세금계산서가 발급돼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부가가치세를 포탈했다고 할 수 없다”며 이 부분에 한해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최 변호사는 2015년 12월∼2016년 3월 상습도박죄로 구속돼 재판 중이던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재판부에 선처를 청탁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기소됐다. 또 2015년 6∼10월 유사수신업체인 이숨투자자문 대표 송창수씨로부터도 재판부 청탁 취지로 50억원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도 적용됐다. 그는 총 50여건의 사건을 수임하면서 65억원에 달하는 수임료를 매출로 신고하지 않고 누락해 6억원 상당을 탈세한 혐의(조세범처벌법 위반)도 받았다. 1, 2심은 “재판부와 교제하거나 청탁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의뢰인들에게 심어줘 상상할 수 없는 거액의 금원을 받았다”며 징역 6년을 선고했다. 탈세 혐의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1심에서 인정된 추징금 45억원은 2심에서 43억 1000여만원으로 감액됐다. 대법원은 주된 혐의인 변호사법 위반에 대해서는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지만, 탈세 혐의는 일부 무죄가 인정된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사법부 신뢰 금가게 한 ‘스폰서 검사’ 집유 석방

    고교 동창으로부터 50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받은 김형준 전 부장검사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돼 석방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3부(부장 조영철)가 어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장검사에 대한 2년 6개월의 1심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것이다. 김 전 부장검사는 어제 판결에 대해 “오해와 모함을 걷어 낸 법원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했지만 국민들은 고질적인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연장선상에서 법조인 제 식구 감싸기로 보는 시각이 많다. 김 전 부장검사는 고교 동창인 김씨로부터 29회에 걸쳐 강남 룸살롱에서 2400만원 상당의 향응과 현금 34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범죄 사실을 은폐할 목적으로 김씨에게 휴대전화 통화 내역과 장부 등을 없애라고 지시해 증거인멸 교사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향응 액수 중 1268만원, 현금은 1500만원에 대해 유죄로 인정했지만 항소심에서는 이 돈을 ‘빌려주고 빌린 돈’이라고 판단했다. ‘나중에 개업하면 이자 포함해 갚겠다’는 휴대전화 문자를 무죄의 주요한 근거로 삼았다. 법 전문가인 그가 만일에 대비해 고의적으로 남긴 문자일 개연성도 있는데 말이다. 법조인은 일반인보다 더 엄격한 법 적용을 받아야 할 대상이다. 이번 사건은 물론이고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된 김수천 전 부장판사에게 적용된 뇌물죄도 항소심에서 무죄가 됐다. 힘 없고 배경 없는 일반 국민이 사법 정의에 의문을 던지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삼권 중 유일하게 국민에 의해 선출되지 않는 권력인 법원에 대해 법관의 독립이 침해되지 않는 선에서 일정한 균형적 견제는 필요하다. 법관 독립의 존재 가치는 독립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정의 실현을 위한 것이다. 헌법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재판을 하되 그 해석에서 양심에 따르라’고 규정하고 있다. 판사에 따라 판결이 다를 수 있지만, 사건마다 판사들의 양심이 너무도 다르다면 국민들은 사법부 자체를 신뢰하지 않게 된다. 법관의 독립적 판단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법관이 신적인 존재가 아닌 까닭에 사법 재량권에 대한 일정한 견제는 시급하다. 법조인 비리에 대해 국민들의 법적 상식과 동떨어진 판결이 속출하고 있는 작금의 사태는 사법부 전체의 신뢰마저 무너뜨릴 수밖에 없다.
  • ‘정운호 게이트’ 최유정, 항소심서 징역 6년…추징금 43억

    ‘정운호 게이트’ 최유정, 항소심서 징역 6년…추징금 43억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돼 100억원의 부당 수임료를 챙긴 혐의로 기소된 최유정 변호사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김인겸)는 21일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최 변호사에게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1심과 같은 징역 6년을 선고했다. 다만 1심이 선고한 추징금 45억원 부분을 파기하고 추징 액수를 43억 1000여만원으로 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전직 부장판사 출신으로 재판 절차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 신뢰가 법치주의의 근본을 이루고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자신의 경력과 인맥을 이용해 재판부와 교제하거나 청탁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의뢰인들에게 심어줘 상상할 수 없는 거액의 금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의 그릇된 욕심에서 비롯된 범행으로 형사 절차의 공정성과 국민의 사법 신뢰가 무너졌고, 공정한 재판을 기대했던 국민에게 허무함을 안겼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책임을 면하려 해 잘못을 진정으로 반성하는지 의문”이라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전관예우라는 사회의 잘못된 인식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최 변호사는 2015년 12월∼2016년 3월 상습도박죄로 구속돼 재판 중이던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재판부 청탁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15년 6∼10월 유사수신업체인 이숨투자자문 대표 송창수씨로부터도 재판부 청탁 취지로 50억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총 50여건의 사건을 수임하면서 65억원에 달하는 수임료를 매출로 신고하지 않고 누락해 6억원 상당을 탈세한 혐의(조세범처벌법 위반)도 받고 있다. 해당 사건은 정씨와 최 변호사가 지난해 4월 구치소 접견 도중 수임료 반환을 둘러싸고 다툰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한편 최 변호사 측 브로커로 활동한 이동찬씨로부터 경찰 간부 재직 시절에 수사 무마 청탁 대가로 뒷돈을 받아 챙긴 구모 전 경정도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심서 ‘무죄’ 나온 진경준 뇌물수수 혐의, 오늘 항소심 판단은?

    1심서 ‘무죄’ 나온 진경준 뇌물수수 혐의, 오늘 항소심 판단은?

    넥슨으로부터 ‘공짜 주식’을 받고 처남의 청소용역업체에 100억원대 용역을 몰아주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직 검사장 진경준(50)씨의 항소심 선고가 21일 열린다. 100억원의 부당 수임료를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부장판사 출신의 최유정(47) 변호사의 항소심 선고도 같은 날 예정돼 있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김문석)는 이날 오전 10시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진 전 검사장과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김정주(49) NXC 대표의 선고 공판을 연다. 앞서 진 전 검사장은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쟁점 사항이었던 ‘주식 무상 취득’ 혐의는 무죄를 받았다. 진 전 검사장에게 적용된 혐의들 중 핵심은 친구인 김정주 대표로부터 공짜로 주식을 받아 130억원대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는 내용이다. 진 전 검사장은 2005년 6월 김 대표로부터 넥슨의 상장 주식을 매입할 대금 4억 2500만원을 무이자로 빌렸다. 김 대표는 이자를 받지 않는 것은 물론 진 전 검사장의 가족들 이름으로 된 계좌에 돈을 보내 자신으로부터 빌린 돈을 갚게 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주식 종잣돈’을 받을 당시 진 전 검사장이 직접 수사를 담당하거나 수사에 영향력을 미칠 위치에 있지 않아 뇌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고, 그 과정에서 매우 친한 친구 사이를 뜻하는 ‘지음’(知音)이라는 고사성어까지 인용하며 진 전 검사장의 뇌물수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은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1심이 뇌물죄를 좁게 해석해 일반인의 법 감정에 맞지 않는다”면서 진 전 검사장에게 징역 13년, 김 대표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김인겸)는 이날 오전 9시 50분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형을 받은 최 변호사의 선고 공판을 연다. 최 변호사는 재판부에 로비해주는 등 명목으로 유사수신업체인 이숨투자자문 대표 송창수씨로부터 50억원,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50억원의 부당 수임료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1심은 최 변호사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징역 6년 및 추징금 45억 원을 선고했고, 검찰은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정운호 게이트’로 불리는 이 사건은 정씨와 최 변호사가 지난해 4월 구치소 접견 도중 수임료 반환을 둘러싸고 다툰 사실이 알려지면서 처음 불거졌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사법개혁 당위성 보여 준 ‘뇌물판사’ 무죄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사건 청탁과 함께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수천 전 부장판사가 항소심에서 뇌물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았다. 1심에서 적용된 뇌물 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으면서 징역 7년에서 징역 5년으로 감형받은 것이다. 김 전 부장판사는 2015년 2월 정 전 대표로부터 네이처리퍼블릭의 ‘수딩젤’ 가짜상품 제조·유통업자에 대한 엄벌 청탁과 함께 5000만원 상당의 외제차 레인지로버 등을 포함해 1억 8100만원을 받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1심에서 뇌물죄를 적용한 근거는 김 전 판사가 인천지역에서 발생한 지적재산권 사건을 담당하는 유일한 판사였고 항소심 판사가 될 가능성이 농후했다는 점이었다. 금품 수수 시점과 가짜 위조사범이 구속기소된 시점도 맞물렸다. 이런 이유로 1심 재판부는 직무와의 대가 관계를 인정해 뇌물죄를 적용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항소심에서는 구체적인 청탁이 금품수수 시점에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직무 관련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직무 관련성을 엄격히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뇌물죄에 대해 관대하게 판결한 2심 판결이 ‘이례적’이란 분위기다. 뇌물죄의 직무 관련성을 폭넓게 인정하는 것은 이미 오래된 판례의 경향이다. ‘조희팔 사건’과 관련해 하급심에서 뇌물수수 유죄를 선고받은 김광준 전 부장검사는 사건과 직접 연관이 없었던 부장검사 시절의 금품 수수로 대법원에서 원심이 확정됐다. 이런 식으로 사안마다 잣대가 들쭉날쭉하다면 크게 떨어진 사법부에 대한 신뢰는 쉽게 회복되기 어렵다. 이런 이유 때문에 주요 재판에 대해 피의자 동의와 무관하게 국민참여재판 제도를 확대하거나 미국식 배심원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국민들은 ‘정운호 게이트’와 ‘진경준 파문’을 보면서 법조계 내부의 참담한 부정부패상을 목격했다. 이런 법조인의 범죄에 대해 사법부가 가볍고 관대한 판결을 내린다면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더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 시대적 요구다. 사법개혁의 출발점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는 데 있다. 현재 사법부는 대법원장의 독단적 인사와 운영에 대한 견제 장치가 없다. 그래서 국민은 판결의 공정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 상식과 정의에서 벗어나 법조인을 감싸는 듯한 판결은 그러잖아도 땅에 떨어진 사법부의 신뢰를 더 떨어뜨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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