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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盧의 전쟁’ 누구를 위한 것인가/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서울광장] ‘盧의 전쟁’ 누구를 위한 것인가/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요즘 정치권의 주인공은 단연 노무현 대통령이다. 한나라당의 이명박·박근혜 두 대선 주자도 진흙탕 공방으로 조명을 받고 있지만, 노 대통령에게는 못 미친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평가포럼’ 특강에서 이·박 두 주자에게 독설을 퍼부어 이슈의 중심에 섰다. 범여권 주자들도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손학규씨가 왜 여권인가. 이것은 정부에 대한 모욕”이라고 반감을 드러냈다. 정동영·김근태씨에 대해서도 “내 지지율이 낮다고 대선 전략 하나만으로 차별화하는 사람”이라면서 “이제 내 지지율이 조금 올랐으니까 다시 와서 줄서야 되는 것 아니냐.”고 비아냥댔다. 노 대통령은 기왕에도 고건 전 국무총리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대선 가도에서 하차하도록 영향을 미쳤다. 노 대통령이 이처럼 대선 주자들을 비난하는 것은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와 지도자로서의 정체성이 그들과 다르다고 믿기 때문이다. 범여권 주자들에게는 올해 말 대선과 내년 총선에 임하는 전략이 자신과 다른 데 대한 섭섭함도 있을 수 있다. 어느 지도자건 후계자가 자신이 이룬 업적과 지향하는 가치를 훼손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하다. 독재자들이 측근에게 정권을 물려주려 하는 것은 여기에 더해 정권 교체 후 보신(保身)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노대통령의 측근들이 참여정부평가포럼을 만든 것도 야당과 언론의 참여정부 실패론과 모함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 정책의 타당성을 이해시키기보다 자신만이 옳다는 오만에 빠져 한나라당은 물론 범여권 주자들에게도 막말을 해댔다. 노 대통령은 자신과 같은 생각과 믿음을 가진 사람을 후계자로 지명하고 싶은 바람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국민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더욱이 노 대통령은 대선을 불과 6개월여 남기고 기자실 통폐합을 추진하며 언론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일부 인터넷 신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언론에 등을 돌렸다. 이제 유력 신문들이 사실상 노 대통령이 지명하는 대선 주자를 지지하기는 어렵게 됐다. 그렇다면 노 대통령은 선택의 기로에 있다고 봐야 한다. 그 길은 좌파 신자유주의이든, 실용적 진보든, 진보를 표방한 대통령으로서 자신과 비슷한 가치와 이데올로기를 가진 대선 주자를 돕는 것이다. 대통령이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범여권 주자가 이·박 주자와 싸우려면 노 대통령에게 비토를 당하지 않으면서 노 대통령을 비판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런 인물이 나오기 위해서는 노 대통령이 더이상 이슈의 중심에 서서는 안 된다. 이슈는 범여권 주자들이 만들어 나가도록 해야 한다. 범여권과 여권 주자들이 지리멸렬인 것은 노 대통령에게도 책임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지금 ‘노의 전쟁’이 오히려 한나라당의 집권을 도와주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내년 총선에서 친노파의 지분 확보나 보신을 위한 것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다. 이제 노 대통령은 자신이 믿는 가치들이 덜 훼손되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범여권 주자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고 언론과의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 범여권 후보 누구라도 자신을 밟고 넘어가 정권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것이 진보 정치인으로서 자신을 지지해준 서민 대중에 대한 도리이기도 하다. 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jshwang@seoul.co.kr
  • 대선 D-200 4대 관전 포인트는 뭘까

    17대 대선이 2일로 200일을 남겨놓았다. 이번 대선에선 예년에 볼 수 없었던 현상이 유난히 많이 돌출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투표일인 12월19일까지 앞으로 남은 기간에 이 전례없는 현상들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1) 野 빅2 일방독주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압도적인 격차로 선두권을 형성하며 독주하고 있다. 두 대선 주자의 지지율을 합치면 무려 70%를 넘는다. 특히 이 전 시장은 범여권 유력 후보의 부재 속에 단순 지지도 면에서 최고 40∼50%를 넘나드는 고공행진을 구가하고 있다. 반면 투표일이 7개월도 안남은 지금 범여권 진영에선 10%대를 넘는 대선주자가 좀처럼 부상하지 않고 있다. 선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5% 안팎에서 맴돌고 있고, 소수점 이하 지지율로 이름을 올린 대선 주자도 많다. 그래서 ‘시력판 지지율’이란 자조까지 나오는 지경이다. 그러다 보니 정치권 외곽으로 ‘인물 헌팅’에 나서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지만, 고건·정운찬씨 등이 잇따라 대선 출마를 포기하면서 허탈감만 가중시켰다. 2) 집권당 해체 조짐 현직 대통령이 대선 직전 여당을 탈당한 적은 있었지만, 여당 자체가 붕괴 조짐을 보이기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원내 1당이던 열린우리당은 몇차례 탈당으로 107석 규모의 2당으로 내려앉았고, 지금은 2차 집단 탈당을 목전에 두고 있는 형편이다. 대규모 추가 탈당이 현실화한다면 열린우리당은 사실상 해체 수준으로 전락하게 된다. 현직 대통령 재임 중 집권당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비운을 맞게 되는 것이다. 범여권에선 “대선이 7개월도 안 남은 시점에 후보는커녕 당도 정비하지 못한 경우는 정치사에서 전무후무한 사례로 남을 것”이라는 한숨이 나오고 있다. 3) 盧·DJ 개입 임기 말 측근들의 부패 스캔들로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했던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과 달리 노무현 대통령은 지금 레임덕을 거부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범여권 대선주자들을 공격하는 일은 예전에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공교롭게도 노 대통령의 공격을 받은 고건·정운찬씨 등이 낙마(落馬)하면서 파문이 일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범여권 대선주자와 당 대표들을 연쇄 면담하면서 ‘대통합’을 주문하고 있다. 이를 두고 야당은 ‘훈수정치’라고 비판하고 있다. 4) 여성주자 약진 이번 대선만큼 여성들이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한 적은 과거에 없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전 시장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범여권에서도 국무총리를 역임한 열린우리당 한명숙 의원이 유력 여성 주자로 거론되고 있고, 민주당 추미애 전 의원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김상연 박창규기자 carlos@seoul.co.kr
  • 정운찬 전 서울대교수 회견 “대선 불출마”

    범여권의 잠재적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돼 온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30일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이에 따라 그의 대선 참여를 통해 지지부진한 상황을 돌파하고 새판짜기를 시도하려던 범여권의 정계개편 작업은 차질을 빚게 됐으며, 전체 대선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세실 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7대 대통령 선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국민 여러분께 드린다.”고 했다. 그는 “지난 몇 달간 정치에 직접 참여하는 것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했지만 많은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은 이번 대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제게 그럴 만한 자격과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는 국가의 미래와 방향을 제시하고 정치세력화 활동을 통해 지도자로서 자격을 인정받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여태껏 그런 세력화 활동을 이끌어본 적이 없는 저는 국민들 앞에 정치지도자로 나설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소중하게 여겨온 원칙을 지키면서 동시에 정치세력화를 추진해낼 만한 능력도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정 전 총장을 지지해온 범여권의 한 의원측은 “그동안 연락이 잘 됐는데 2주 전부터 약속이 잘 안되기 시작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불출마 결심 시점을 추정했다. 정 전 총장은 이날 회견에서 “언론과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제 고민이 정치적인 계산과 소심함으로 비치는 경우도 있었는데, 안타까웠지만 제 불찰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지식인으로서 사회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글=김상연 나길회기자 carlos@seoul.co.kr 영상=손진호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정책 브레인 누가 뛰나

    ‘이-박 빅2’를 돕는 정책 브레인들의 면면이 매머드급으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명박 전 시장측은 27일 1차 정책자문단 129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정책자문단의 좌장그룹에는 재무부 장관을 지낸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과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 안병만 전 외국어대 총장, 유우익 국제정책연구원(GSI) 원장, 백용호 바른정책연구원(BPI) 원장 등이 포진됐다. 경제·경영 분야에는 곽승준(고려대), 강명헌(단국대), 김태준(동덕여대) 교수 등 32명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남성욱(고려대), 김우상(연세대), 조중빈(국민대) 교수 등 11명이 이름을 올렸다. 또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기획실장을 지낸 오성환 교수 등이 포함돼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핵심적인 ‘정책 브레인’으로는 경제분야를 총괄하는 남덕우 전 국무총리와 외교·안보분야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공로명·홍순영 전 외교통상부장관 등이 눈길을 끈다. 경제정책자문단으로는 남 전 부총리 외에도 유승민 의원과 차동세 경희대 교수,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등이 포진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또 이공계 출신답게 과학기술 정책자문단을 구성, 수시로 조언을 듣고 있다. 초대 과학기술처장관을 지낸 김기형 한림원 원로회원을 비롯해 박긍식 9대 과학기술처장관, 이상수·윤덕용 전 KAIST 총장 등이 박 전 대표를 돕고 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故 피천득 옹 빈소 조문행렬

    故 피천득 옹 빈소 조문행렬

    세상과의 ‘인연’에 마지막을 고한 ‘국민 수필가’ 피천득 선생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아산병원에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 조문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흑백사진 속 맑게 웃고 있는 고인의 영정 아래에는 수필집 ‘인연’과 시집 ‘생명’ 등으로 구성된 전집이 고인 대신 자리했다. 26∼27일 이틀간 수많은 조문객들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가장 먼저 조문한 샘터사 고문 김재순 전 국회의장은 고인이 마지막까지 치매를 앓고 있는 부인을 걱정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전 의장은 고인과의 인연에 대해 “40년 전부터 첫눈이 오면 서로 알려주기로 한 사이”라면서 ”그 어른의 글에 반해 존경하고 알고 지내게 됐다.”고 말했다. 소설가 조정래씨와 부인인 시인 김초혜씨도 일찌감치 빈소를 찾았다. 조씨는 “선생님은 허풍과 거짓이 만연한 사회 속에서 사표와 같은 사람이었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26일 밤 9시쯤 빈소를 찾은 탤런트 윤여정씨는 “고인을 대학교 1학년때부터 95세 생신까지 뵈었다.”면서 “새삼스럽게 놀랄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더 계셨으면 했다.”고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윤씨는 고인의 고명딸 서영씨의 이화여고 후배이고, 장남 세영씨와도 방송 및 연극 일로 자주 오가며 친하게 지내왔다고 고인 일가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27일에도 아침 일찍부터 소설가 박완서씨,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 조문 행렬이 줄을 이었다. 박씨는 “장식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진선미를 다 포함한 가식적이지 않은, 단순미 있는 아름다움을 좋아하고 공감하셨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제자인 김 교수는 “8시간으로 예정된 강의에서 10시간 강의하시고도 2시간 강의료를 돌려줄 정도로 검소하고 솔직하신 분”이라며 고인의 청렴하고 검소한 삶을 전했다. 강영훈 전 총리, 한승헌 변호사, 시인인 황동규 서울대 명예교수, 신수정 서울대 음대 학장 등도 빈소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길을 배웅했다. 27일 오전 10시 고인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입관식을 통해 세상과 작별했다. 고인에게는 ‘맑은 영혼’이라는 세간의 평처럼 맑은 옥빛 두루마기와 엷은 회색빛 바지가 입혀졌다. 빈소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부부, 김종민 문화관광부장관, 이장무 서울대총장, 정몽준 의원, 영화감독 강제규씨 등 명의로 60여개의 조화가 가득찼다. ‘프란치스코’라는 가톨릭 세례명을 가진 고인의 장례미사는 서울대교구 조규만 주교 집전으로 29일 오전 7시에 치러진다. 대표조사는 소설가 조정래씨와 김재순 전 국회의장, 그리고 제자대표인 석경징 서울대명예교수가 낭독한다. 노제는 지내지 않고 운구차가 평소 고인이 좋아하던 구반포아파트 자택과 서울대 관악캠퍼스를 들른 뒤 장지인 모란공원으로 향할 예정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범여권 대통합 해법은 있다

    [김형준 정치비평] 범여권 대통합 해법은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상황 인식에는 몇 가지 착각이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 우선, 범여권이 추진하는 대통합과 지역주의를 동일시하는 착각이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을 지역주의 회귀라고 규정하고, 이에 동조하는 세력과 인사에 대해 집요하게 공격해서 굴복시켰다. 이유야 어쨌든 유력한 여권 대선 후보였던 고건 전 총리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조기에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시중에 나돌던 ‘노무현에게 찍히면 죽는다.’는 ‘노무현 괴담’이 입증된 셈이다. 둘째, 퇴임 후에도 여전히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착각이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과 달리 확고한 지역 기반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자신의 이념과 노선에 동조하며 이 세상 끝까지 함께할 친노세력이 존재하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친노 인사들이 주축이 돼 만든 ‘참여정치평가포럼’은 대통령의 이러한 착각성 믿음에 주단을 깔아주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셋째, 노 대통령은 여전히 열린우리당에 소속된 대주주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탈당한 대통령의 입에서 “내가 속한 조직의 대세를 거역하지 않겠다.”는 다소 모순적이고 자기부정적인 발언이 나온 것이다. 대통령의 이러한 착각으로 인해 정치는 일상 궤도를 이탈하고 범여권 통합 논의는 한발짝도 앞으로 못 나가고 있다. 복잡하게 얽혀서 도저히 해법이 없어 보이는 범여권 통합 방정식은 의외로 간단하게 풀릴 수 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남북문제를 논의하고, 박상천 민주당 대표와 김한길 통합신당 대표가 만나 소통합을 논의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노의 남자’인 유시민 복지부장관이 열린우리당으로 복당하고, 김근태·정동영 전 의장이 탈당한다고 해서 풀릴 문제가 아니다. 노 대통령이 오만과 착각에서 벗어나 정치 전면에서 빠져야만 해결될 수 있다. 조직의 대세가 아니라 민심의 대세를 따라야 한다. 최근 각종 언론매체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에 친근감을 느끼면서 열린우리당이 자신의 의견을 잘 대변해준다고 믿고 있는 사람의 비율은 5.8%에 불과하다. 국민 100명 중 6명 정도만이 열린우리당을 ‘정당다운 정당’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른 조사에서는 국민 10명 중 7명(67.6%)이 ‘노 대통령이 정치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응답했다. 민심의 바다에서 표출되고 있는 대세는 변함이 없다.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에 대한 미련을 접고 정치에서 손을 떼고 국정을 마무리하는 일에 전념하라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여당을 조기에 탈당한 무당적의 임기말 대통령이다. 만약 노 대통령이 자신은 원치 않았는데 나가라고 해서 탈당했다면 무책임한 것이고, 시늉만 했을 뿐 실제로 탈당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국민을 기만하지 않고 무책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려면 탈당에 부합하는 행동을 진솔하게 해야 한다. 최근 김대중 전 대통령은 범여권 통합을 촉구하면서 “국민이 바라는 것을 해야 하고 그렇게 판단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김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열린우리당도 민주당도 아닌 바로 노 대통령에게 던진 것이다. 정치권을 향해 거침없이 태클을 걸면서 좌충우돌하지 말고 민심의 순리를 따르라는 충고이다. 이 시점에서 노 대통령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2002년 대선을 복기하는 일이다.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려고 조직의 대세를 추구했던 세력은 패배했고, 국민만 바라보며 의연하게 민심을 따르던 세력은 승리했다. 국민들은 임기말 대통령에게 거창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조직의 대세를 좇는 ‘천재 노무현’이 아니라 민심의 대세를 묵묵히 따르는 ‘바보 노무현’의 길을 걸으라는 것이다. 그때만이 노 대통령은 진정 ‘대세를 거역하지 않는 정치’를 펼칠 수 있고, 범여권 대통합의 밀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씨줄날줄] 여론조사 20년/진경호 논설위원

    여론조사에 죽고 사는 세상이다. 지난 몇 달 고건 전 총리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낙마했고,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많은 이유가 있겠으나, 낮은 여론조사 지지율이 지배적 요인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범여권의 이합집산 역시 여론조사에 따른 생존의 몸부림이다. 올해는 우리 정치에 여론조사가 본격 도입된 지 20년 되는 해다.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현대적 의미의 여론조사가 봇물을 이루기 시작했다.87년 대선에서 야당이 김영삼·김대중·김종필 세 후보로 분열된 것도 여론조사가 만들어 낸 ‘4자 필승론’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5년 전 민주당 대선후보 광주지역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이인제 대세론을 잠재운 것도 여론조사의 힘에서 비롯됐다. 여론조사엔 이처럼 두 얼굴이 있다. 그저 지금의 여론을 내보일 뿐 아니라 새 여론을 만들고, 이를 통해 정치 지형 자체를 바꿔 버린다.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 곧바로 앞서 가는 후보를 무비판적으로 좇는 흐름, 즉 밴드왜건(bandwagon) 효과와 뒤처진 후보에게 동정표가 쏠리는 언더독(underdog) 효과가 맞부딪치고, 이 승패가 새로운 여론과 정치지형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밴드왜건에 올라탄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언더독을 꿰찬 박근혜 전 대표의 대결이 몇 달째 이어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들은 밴드왜건 효과와 언더독 효과가 상쇄되는 만큼 새로운 여론 형성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후보들은 밴드왜건을 차지하려 안달이다. 대세론의 파괴력이 언더독의 견제심리를 압도한다는 경험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선주자와 여론조사기관의 결탁설이 나돌고, 선관위가 16개 여론조사기관에 검증의 칼을 뽑아드는 지경에 이르렀다. 경마식 여론조사만이 판 치는 상황에 따른 필연적 결과다. 왜 그를 지지하는지, 그의 정책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조사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물론 그런 판단을 내릴 변변한 정책도 없다. 스무살 나이에 걸맞은 성숙한 여론조사를 생각해야 할 때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데스크시각] 대선 앞둔 관가/박대출 공공정책부장

    #1. 정부 고위 공직자 A씨. 부하 공무원들과 저녁 회식을 갖고 있다.“노무현 정권은 더이상 안 돼. 정권 교체를 해야 돼. 이명박·박근혜 중에서 대통령이 돼야 해.” #2. 지방 군수 B씨. 지역의 지인들과 산행 중이다.“한나라당은 역시 안 돼요. 이번에 보세요. 경선 룰인지 뭔지를 갖고 서로 헐뜯잖아요.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정권 욕심밖에 없어요.” #3. 서울시의 간부 C씨. 친구들과 모처럼 생맥주 잔을 부딪치고 있다.“범여권인지 뭔지 하는 꼴들 봐. 낮 뜨겁게 용비어천가를 부르더니, 지금 와선 막말을 퍼붓잖아. 한나라당 이·박은 또 뭐냐. 새로운 게 필요해.” 세 장면을 그려봤다. 그리고 중앙선관위원회에 물었다. 선거법 위반인지를. 셋 다 ‘노(NO)’라는 답이 돌아왔다. 단순한 의견 개진이라는 것이다. 상식적인 판단과 다르지 않다. 이 정도는 괜찮을 것 같다.‘입’은 풀고,‘돈’은 묶는 게 선거법 정신이다. 그런데 조건이 붙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반복적으로 하면 안 된다. 조직적으로 해도 마찬가지다. 지위를 이용해 주입적으로 해도 안 된다.‘반복’‘조직’‘주입’이 불법으로 가는 기준이다. 선관위 직원의 보충 설명이 그렇다. 합법과 불법의 경계는 모호하다. 반복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조직은 또 어떤가. 주입도 다분히 자의적인 기준이다. 밀착 감시해야만 가능한 일들이다. 아니면 ‘몰카’를 붙여 놓든지. A씨를 보자. 소신을 얘기할 뿐이다. 장단을 맞추는 부하도, 불만스러운 부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연방 핏대를 올린다. 대들 부하가 있을까.“아니요.”라며. 인사철이라면 또 어떨까. 공직자들의 처신은 그래서 어렵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있다. 말하는 이도, 듣는 이도 예민한 때다. 행동 하나, 말 하나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남춘 청와대 인사수석이 최근 감사원을 찾았다. 감사원 혁신토론회에 참석했다.2시간 동안 긴 강연을 했다. 그는 정치 얘기도 곁들였다. 범여권의 신당 창당은 명분이 없다고 했다. 열린우리당 탈당도 비판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의아해했다고 한다. 두가지 측면에서다. 첫째 혁신토론회란 주제다.‘혁신’과 ‘정치’는 어울리지 않는다. 둘째 감사원이란 장소다. 감사원과 정치는 거리를 둬야 한다. 가끔 공무원들을 만난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소재가 있다. 연말 대선 얘기다. 두세달 전이다. 한 고위 공무원이 말을 건넸다.“정운찬이 대전 서을 보선에 출마한다.”고 했다. 깊숙한 얘기라고 했다. 기자는 “가능성 없다.”고 되받았다. 하지만 ‘혹시’하는 생각도 들었다. 결과는 허위로 판명났다. 또 다른 공직자를 만났다. 그는 노심(盧心)에 관한 소문을 전했다.‘이해찬’이라고 했다. 그는 맞냐고 되물었다. 기자인들 알 리가 있나.‘한명숙’‘김혁규’도 살아 있는 것 아니냐며 넘어갔다. 정답은 아직 안 나왔다. 두 공직자는 정치판에 기웃거리는 타입이 아니다. 그래서 대선을 앞둔 관가 분위기를 읽게 해준다.‘안테나족’들이 늘 것임을 예고한다. 사적인 관심까지 시비걸 일 아니다. 그러나 줄서기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공직 사회는 두 얼굴이 있다. 학연·지연의 단절을 늘 외친다. 지금은 인사 혁신이 진행형이다. 그런데도 논란은 여전하다. 코드가 오히려 추가됐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직사회도 부침이 있다. 한편으론 줄 서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다른 한편으론 줄 잘 서면 자리가 보장된다. 줄 잘못 섰다가, 줄을 안 섰다가 손해를 보기도 한다. 공직 사회에 단골 단어가 또 등장했다.‘엄단’이다.“줄 서는 공무원 가만 안 두겠다.”(전윤철 감사원장) “공무원 선거 개입 감찰한다.” (박명재 행자부 장관)“공무원 선거 관여, 적극 단속하라.”(정상명 검찰총장). 올 연말 ‘가만 안 둔’공무원이 얼마나 될까. 두고 볼 일이다. 박대출 공공정책부장 dcpark@seoul.co.kr
  • 現정권책임론 탈피용 ‘의도된 反盧’?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김근태·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공격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대선주자를 공개 비판하는 일도 전례가 없지만, 범여권 대선주자가 대통령에게 대놓고 반발하는 것도 과거엔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두 사람의 전의(戰意)를 부추기는 요인은 무엇일까. 우선은 ‘고건·정운찬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생존본능 차원일 수 있다. 김 전 의장은 13일 “노 대통령의 공격에 고건 후보가 좌초됐고, 정운찬 총장이 그만뒀다. 정동영과 김근태 역시 공격대상에 포함됐다.”고 했다.“독재정권이라고 비판했던 전두환 대통령조차 정권창출을 위해서는 자신을 밟고 가라며 길을 열어줬다.”는 말도 곁들였다. 정 전 의장도 “(노 대통령이)‘정동영 나가라.’고 한 것은 너무 심한 말이다. 어떻게 정동영에게 나가라고 할 수 있느냐.”고 했다. 근본적으로는 노 대통령으로부터 더 이상 얻을 게 없다는 판단이 두 사람의 강경행보를 규정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자신들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 이상, 친노(親盧)를 포기하고 반노(反盧)로 가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법하다.”고 했다. 친노의 강을 건너면 그 대안(對岸)엔 ‘호남’과 ‘DJ’(김대중 전 대통령)가 있다. 기댈 언덕이 있는 것이다. 마침 그 언덕은 비노(非盧)의 숲으로 무성하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사실 범여권의 주류는 호남”이라며 “이런 사실이 두 사람에게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호남과 DJ에 대한 애정을 강조하는 최근 두 사람의 행보는 우연이 아니라는 얘기다. 반노의 강화를 통해 자신들을 옥죄고 있는 ‘2선 퇴진론’의 불식을 노린다는 관측도 있다. 범여권 관계자는 “둘의 대권행보에서 가장 큰 멍에는 현 정권 책임론”이라며 “그들은 지금 친노 이미지를 탈색 중”이라고 했다. 두 사람의 열악한 지지율도 사나운 공격을 부추긴다는 분석이다.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지금 두 사람은 워낙 바닥이기 때문에 뭘 해도 잃을 게 없다.”며 “역설적으로 요즘 그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고 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요며칠 청와대가 비교적 잠잠한 데는 ‘맞서봐야 두 사람만 좋은 일 시킨다.’는 계산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맞물린다. 하지만 반전의 기회를 잡은 두 사람이 공세를 당장 멈출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공격은 더 정교해지고 있다.“역사상 유례 없는 현직 대통령의 여권후보 죽이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김 전 의장의 13일 발언은 ‘피해자 이미지’를 환기시킬 수 있다. 정 전 의장측 정청래 의원은 이날 노 대통령의 측근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으로 공격 대상을 확장했다.“유 장관이 홈페이지에 정동영·김근태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여론조사를 했는데, 이것은 자당 후보와 대통령을 욕보이는 것이므로 해임과 출당조치를 해야 한다. 간신을 내쳐야 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인 권욱현 서울대 교수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인 권욱현 서울대 교수

    올해 과학의날 기념식에는 변대규 휴맥스 사장을 비롯한 벤처기업인들이 다수 얼굴을 드러냈다. 은사인 권욱현(64) 서울공대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의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보통 학자라면 제자들이 주로 대학 교수지만, 권 교수는 좀 다르다. 석·박사 제자들 중 벤처기업 창업자가 12명이나 된다. 그만큼 이론에 더하여 실용을 강조한 교육과 연구를 했기 때문이다. 국제학회와 대학 등에 거액을 기부하여 화제가 되기도 해온 권 교수를 서울대 관악캠퍼스 자동화연구소에서 만났다. ●과학기술인상으로 받은 상금 사회환원 ▶정년을 1년 앞둔 연세에 최고 권위의 상을 받았는데, 너무 늦은 게 아닌지요. “상에 대한 욕심이 없어요.10년 전 대한민국 학술원상을 받은 것도 선배들의 강요에 의한 것이었죠. 또 공학은 자연과학과 달리 응용분야입니다. 특정한 연구보다는 축적된 기술 속에서 업적이 나오니까 내 나이 때쯤 받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시상식에서 상금 3억원을 부인께 수여하던데 바로 부인께 갔습니까. “그건 증서고 상금은 다음날 온라인으로 오던데요. 사실 아내는 별 감흥이 없었을 겁니다. 모든 상금은 전액 사회에 기부하기로 약속이 돼 있거든요.” 지방 출신인 권 교수는 대학입학 이후 집에서 돈을 받은 기억이 없다. 입학금부터 어느 독지가가 신문사에 내놓은 장학금으로 해결했고, 그후 미국 유학을 마칠 때까지 각종 장학금 덕을 보았다. 기부는 이때 사회에 진 빚을 갚기 위한 것이다. 사재도 털어넣는데 명예와 함께 덤으로 받는 상금은 당연히 전액 기부다. 젊었을 때 최초로 받은 상금 300만원부터 기부했으니 돈이 많아 기부를 시작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번 상금도 서울대에 전액 기부할 작정이다. ▶상금이 엄청난 과학상이 많이 생겼지만 과학기술자 위상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사회분위기가 중요합니다. 저는 공학이 뭔지도 모르고 선택했어요. 당시 분위기가 최고 인재는 공대를 가는 것으로 돼 있었거든요. 그런데 IMF 이후 평생직업으로서 매력을 잃으면서 달라졌죠. 지금도 국가경쟁력은 과학기술에 달렸다고 말은 합니다. 사회적 합의가 그렇다면 우수인력이 많이 올 수 있어야지요. 그런데 지방 의대까지 다 채우고 난 뒤 나머지 인재가 이공계에 온다니, 이 모순을 극복 않곤 안 돼요.” 권 교수는 과학기술자들의 대우와 직업안정성 개선, 과학기술자들의 공직진출 확대, 학생선발제도 개선 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공과대는 개인 연구보다는 국가 산업 발전을 위해 기여해야 한다고 가르쳤다지요. “공학은 기초과학을 응용하여 인류에 유익한 것을 만드는 게 목적입니다. 이것을 수행하는 것은 산업입니다. 따라서 공과대는 산업연관 기초교육을 해야지요. 그런데 공과대 학생들 90%가 장래 희망이 대학교수예요. 교수들도 산업계 경험자가 적고, 산업계 기여를 무시합니다. 사실 뭔가를 만든다는 것은 괴롭고 귀찮은 일이죠. 그러나 공학에서 공부는 수단이지 목적은 아니에요. 저는 학생들이 절반 정도는 공부가 아니라 벤처사업가나, 연구원이 되도록 마인드를 바꾸는 데 주력했어요.” ●제자들 벤처기업 12곳… 年매출 1조원 권 교수는 특히 연구팀장의 역할을 강화하고 학생들에게 팀워크 훈련을 많이 시켰다. 제자들이 만든 벤처기업 12개는 대부분 석·박사과정 연구팀장이 사장이 되고, 팀원이 합류한 형태다. 이들 회사의 연간매출 총액 합계가 1조원쯤 된다. ▶서울 공대가 미국 대학 10위권 수준이라는 자체평가가 있었는데 과연 그렇습니까. “평가기준이 중요하지요. 기업은 돈을 얼마나 벌었냐로 분명하게 평가가 나오지만, 대학은 논문수, 입학성적, 연구비 등 잣대가 다양해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자 수가 10위권인가, 우수한 외국 학생 유학이 10위권인가, 세계적인 특허가 10위권인가 하면 아니거든요. 솔직히 저는 못믿어요. 또한 국내 1위면 다른 곳 1위와 비교해야지 평균적으로 10위권 수준이라는 것도 의미가 없고요.” ●인재키울 교육혁신 정부역할 막중 ▶그렇다면 실질적인 경쟁력 향상 방안은 무엇이겠습니까. “원칙은 기업과 같습니다. 철저한 평가와 인센티브제 확대, 국제적인 활동을 통한 발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잘하는 사람은 격려해 주고 실적이 나쁘면 탈락시킬 수 있어야지요. 요즘 교수 평가가 까다로워졌다고 하지만 실제로 탈락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문제는 대학 지배구조입니다. 총장직선제로는 과감한 경영을 할 수가 없죠. 하루빨리 이를 폐지해야 합니다.” 한 곳에서 탈락하면 다른 곳에서 채용이 안 되는 사회구조도 문제다. 미국은 가령 MIT에서 탈락하더라도 우수한 교수는 다른 대학에서 채용이 된다. 권 교수는 “서울대와 KAIST가 시범적으로 30명의 교수를 탈락시켜 다른 곳으로 보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도 사석에서 있었다.”고 소개했다. ▶요즘 과학기술계는 10년후 뭘로 먹고 살아야 할지,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는 게 고민입니다. 로봇 등 자동화분야 전문가로서 아이디어가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그건 우리나라 최고기업 CEO도 모르겠다더군요. 그럼 현재 먹고사는 기술을 10년 전에 알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라고 해요. 그럼 길은 무엇인가, 우수한 인력을 키우는 거라는 거지요. 우수인재는 적응을 잘하며, 적어도 5년은 내다볼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런 점에서 교육혁신 등 정부역할이 막중합니다. 그리고 연구지원은 무조건 신규 분야만 찾기보다는 기존 분야 중에서 발전 아이디어 찾기를 병행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정부 주도보다는 기업 수요가 중요하고요.” ▶정운찬 총장시절 교수평의원회 의장으로서 통합논술고사 문제로 정부와 맞서기도 했지요. “사회를 리드하는 것은 평균적인 인재가 아니라 최고 우수한 인재입니다. 정 전 총장과 내 생각이 같은데, 수능시험은 과외로 점수 올릴 수 있지만 과학올림피아드는 과외받는다고 아무나 풀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본고사 도입하면 사교육 극심해지리라는 논리는 수긍이 안 되고, 또 그렇다 하더라도 경쟁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권 교수는 내년 2월이면 은퇴하지만 지금까지 주력해 온 공학연구와 국제활동 등 계획이 많다. 특히 15년 전부터 개발해 온 과학기술소프트웨어 ‘셈툴’을 완성하여, 비 영어권국가 범용 소프트웨어는 국제무대서 성공할 수 없다는 통념을 바꾸겠다고 했다. 천진한 표정이 영낙없는 청년이었다. ■ 그는 누구 1943년 경북 포항 출생. 경기고 서울공대 대학원을 거쳐 미국 브라운대학교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1977년 서울공대 교수로 부임, 이듬해 계측제어과를 창설했다. 로봇 기술 등에 쓰이는 자동제어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2005년부터 국제자동제어연맹(IFAC) 회장 직을 맡고 있다. 최적화 문제에서 ‘이동구간제어’ 개념을 최초로 창안하여 특성을 규명하였고, 이를 체계적으로 기술한 영문교과서도 갖고 있다. 실용적인 공학교육을 강조하여 벤처기업인들을 많이 육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기업 수가 12개나 된다. 개도국 공학자 학술활동지원비로 IFAC에 5억원, 서울대 발전기금 3억원 등 활발한 기부활동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을 거쳐 과학기술한림원 부원장 직도 맡고 있다. 제42회 대한민국 학술원상, 제1회 매경 신지식인상, 미국 브라운대학 최우수 동문상 등을 수상했다. yshin@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중도우파 이미 공중분해 올 대선 신자유주의 심판”

    “중도우파 이미 공중분해 올 대선 신자유주의 심판”

    노르웨이 오슬로국립대학 박노자 교수가 연말 대선에 민주노동당의 지원군으로 나선다. 박 교수는 6년 전 귀화한 ‘한국인’으로, 그동안 한국 사회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으로 ‘(한국태생의)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잘 아는’ 학자로 불린다. 그는 안식년을 맞아 두달 전 입국해 성균관대에 머무르고 있다. 외부 강의와 자료수집에 몰두하고 있지만, 민노당 노회찬 후보의 정책조언을 하면서 직·간접적 정책지원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박 교수는 다음달 다시 노르웨이로 돌아갈 계획이다. 박 교수는 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연말 대선을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한 극우강경 세력과 민노당을 정점으로 한 사회민주주의 세력의 전면전”으로 규정했다. 박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등 중도우파는 이미 공중분해됐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개혁적 요소를 강경우파적으로 사기판매했다.’는 시각이다. 그는 “이라크 파병 때 그들의 실체를 들켰는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완전히 드러났다.”고 못박았다. ●노대통령·한나라는 신자유주의 노 대통령의 탈당으로 여당이 없어져서 집권세력에 대한 심판이 애매모호해졌지만, 그는 “특정 개인에 대한 심판이 아니라 노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아우르는 ‘신자유주의’ 세력을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정책 생산능력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노 대통령의 신자유주의적 요소에 실망하면서도 개발과 자유주의에 대한 환상이 남아 있어 극우세력들이 다소 유리한 부분이 남아 있다.”면서 “극우세력들의 선정주의에 대항하려면 사회민주주의 세력들이 정책적 무기를 들고 총공세를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측면에서 민노당이 한나라당의 주적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었다. 특히 시대여건상 한국이 복지형(재분배형) 국가로 나아가야 하는데 경험이 없다 보니, 각종 조세·재분배 정책과 무상 의료·교육 등 노르웨이의 선례를 분석해 한국적 상황에 맞게 도출하는 중이라고 한다. ●“학자 직접 정치하면 학자역할 포기” 노회찬 후보를 지지하게 된 것은 “확고한 철학과 실천능력, 쉬운 언어구사로 (민노당 후보중) 가장 득표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노당 창당 이후 줄곧 지지세력이었던 만큼 일차적으로는 민노당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가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정운찬 전 총장의 불출마에 대한 견해를 묻자 “학자가 정치적 신념을 갖고 조언자 역할을 하는 건 좋지만 정치에 직접 뛰어드는 것은 학자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배계급이 주도하는 한국 정치현실에서 (학자의 정치 입문은) 지배계급을 견제해야 할 학자들이 직무유기를 하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한편 박 교수를 비롯, 민노당 대선주자 캠프가 상당수 명망가들로 꾸려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심상정 의원 캠프에는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과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이 가세하고 있다. 특히 김상조 개혁경제연대 소장이 ‘세 박자 경제론’이란 아이디어를 냈다. 권영길 의원 캠프엔 박용진 전 대변인과 민주노총 관계자, 창당 주역들이 힘을 보태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범여권 잠룡들 발걸음 빨라진다

    한나라당의 내홍 속에 범여권 잠룡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지부진한 통합론의 그늘 속에서 곁불을 쬐던 처지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정치의 계절을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여권의 한 관계자는 6일 “범여권이 그동안 백설공주 없는 일곱난쟁이였는데 이제 백설공주는 물론 백마 탄 왕자도 등장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각 잠룡이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한목소리로 ‘5월 빅뱅설’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불출마로 단순한 후보 중심의 통합보다는 노선과 정책, 제3세력 연대 등 더욱 광범위한 정치세력화를 모색하는 양상이다. 이달 중 ‘후보 띄우기’로 결집을 강화하겠다고 천명한 친노 진영의 잠룡들은 약속이나 한듯 ‘평화 행보’에 나서고 있다.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은 이날 당 동북아평화위의 방북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북·미관계 개선과 남북경협을 위해 실질적인 성과를 이루었다.”고 자평했다. 3월초 북한·중국 방문으로 남북정상회담 특사설이 돌았던 이해찬 전 총리도 지난달 일본을 비공개 방문한 데 이어 이달 중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을 면담하고 러시아를 방문하는 등 강행군을 벌이고 있다. 이달 중 대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인 한명숙 전 총리는 지난달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의 장례식 조문사절로 다녀온 데 이어 오는 23∼26일 국제 심포지엄 참석차 일본을 방문, 아베 신조 총리와 함께 동북아 평화체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노무현 대통령의 ‘순혈 계승자’로 꼽히는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비노 진영과 격전을 선포하며 당 복귀를 앞두고 있다. 비노 진영 잠룡들은 독자행보에 주력하면서도 열린우리당 해체와 대선주자 연석회의 등을 매개로 정치권 안팎의 연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오는 22일 출판기념회가 탈당기점이 될 것으로 알려진 정동영 전 의장은 지난 4일 전남 장성 백양사를 찾아 정국 구상에 몰두한 뒤 상경했다. 범여권 주자들에게 5·18 광주 망월동 묘지 공동참배와 연석회의를 제안한 김근태 전 의장도 정치권과 시민사회 세력을 포괄하는 ‘개혁블록’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8일 부동산 분야를 시작으로 매주 분야별 정책을 발표하는 등 진보개혁 세력 확대에 몰두한다는 구상이다. 천정배 의원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개혁적인 비전과 정책 중심의 사회적 대연대가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구혜영 나길회기자 koohy@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데뷔 41년 괴짜가수 조영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데뷔 41년 괴짜가수 조영남

    경우에 따라 군대 시절의 ‘보따리’가 무척 흥미진진하다. 그 주인공은 오늘날의 인기가수 조영남(62)이다. 대학 시절 그는 ‘딜라일라’를 불러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자 꾀가 생겼다. 군 복무를 계속 연기했다. 여차 하면 ‘안가는 방법’까지도 궁리했다. 그러던 1970년 4월8일,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의 와우아파트가 무너졌다. 세상이 요란스러워졌다.20여일 후 서울시민회관(현 세종문화회관) 무대에서 김시스터즈의 귀국공연이 열렸다. 김시스터즈는 국내 여성보컬 1호로 당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이 때문에 정권 고위층도 참석할 만큼 관심이 높았다. 여기에 조영남은 찬조 출연한다. 무대에 선 그는 무심코 노래 한소절을 바꿔 불렀다. ‘신고사니이∼우르르르 함흥차 떠나는 소리에∼’라고 해야 하는 데 ‘신고사니이 와르르 와우아파트 무너지는 소리에 얼떨결에 깔린 사람이 아우성을 치누나∼’라고 했다. 요즘 같으면 별 일이 아니겠지만 그때는 달랐다. 특히 다음해 대통령 선거에서 김대중 후보와 일전을 치러야 하는 박정희 정권으로서는 와우아파트 사건으로 심기가 매우 불편해 있었다. 이런 판에 조영남이 고춧가루를 뿌렸으니 분위기가 험악할 수밖에. 겨우 눈치를 챈 조영남은 무대 뒤로 간신히 빠져나와 평소 안면이 있던 서울신문사 사장 방에서 잠시 피신해 있다가 그날 늦게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다음날 새벽 4시에 두명의 형사가 집으로 들이닥쳐 “병역기피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며 끌고갔다. 졸지에 재판에 회부된 조영남은 이화여대 법정대학장이자 최초 여류변호사인 이태영 박사의 도움을 받는다. 즉 이 박사가 조영남을 재판에서 빼내주었고 대신 군 입대를 조건으로 내세웠다. 평소 조영남이 이 박사가 잘 가는 소년원에서 무료로 위문공연해 준 인연이 작용했다. 결국 조영남은 이 박사의 보증아래 훈련을 받은 뒤 육군본부 합창대에서 근무했다. ●가사 바꿔 불렀다 여러번 ‘혼쭐´ 군복무 시절 다시 한번 아찔했던 순간을 겪는다. 바로 박정희 전 대통령 앞에서 노래를 부를 때였다. 조영남은 나름대로 민족의 애환이 깃든 노래를 한답시고 ‘각설이 타령’ 한곡을 ‘쭉∼’ 뽑았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얼씨구씨구 들어간다∼’. 노래가 끝나자 마자 조영남은 모처로 불려가 혹독한 ‘취조’까지 받았다. 비슷한 사연은 또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에는 노래 도중 하모니카를 빼다가 경호원들의 제지를 받았다. 또 노태우 전 대통령 앞에서 영부인 김옥숙 여사를 향해 ‘나 하나의 사랑’을 열창했다가 눈총을 받아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하지만 그의 대표곡 ‘화개장터’는 공교롭게도 1997년 대선 때 선거바람을 타고 빅히트를 쳐 ‘운때 맞았던’ 경우도 있었다. 이 노래의 작사자는 김대중 정권 때 문화부장관을 지낸 김한길 의원이다. 조영남은 원래 즉흥적으로 가사를 바꿔 부르는 재치와 끼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탈리아 칸초네 ‘카사 비안카(Casa Bianca)’를 ‘하얀 집’으로 바꿔 부른 것도 여전히 회자된다. 닉슨 미국 대통령 시절(재임 1969∼74년)이다. ‘시커먼 하얀집/어쨌든 하얀집/누가 뭐래도 하얀집/좌우지간 하얀집/불이 나면 빨간집/꺼지면 까만집/∼/닉슨이 사는 The White House’. 결국 그가 지칭하는 하얀집은 ‘백악관’이었다. 지난 2일 서울시내의 한 음식점에서 조영남씨를 만났다. 올해로 데뷔 41주년이 된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한달에 한번꼴로 콘서트를 가진다. 얼마 전에는 다시 방송에 복귀, 최유라와 함께 ‘지금은 라디오 시대’(MBC-FM 오후 4∼6시)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가수이자 문학인, 화가, 전방위 예술가로 푸짐한 삶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따뜻한 봄날, 문득 선문답을 나눠보고 싶다는 당돌한 생각이 들었다. ●음악·문학·그림? 그건 그냥 취미야 “노래는 왜 합니까?” 우문이었을까, 뿔테 안경너머로 살짝 째려보더니 “밥벌이”라고 소리지른다. 갑자기 오기가 생긴다. “그렇다면 시는 왜 씁니까?” “암호해독이지, 진실의 핵심을 푸는 재미라고나 할까.” 내공의 깊이가 이 정도?. 고개를 약간 갸우뚱거렸다. 노려보던 시선을 흐트려뜨리며 “보들레르, 랭보, 예이츠, 에드거 앨런 포, 결국 아무것도 아냐. 인간 존엄성이지.”라고 뱉는다. “하지만 한 가지 못 푼 게 있어, 이상의 ‘날개’, 음 정말 암호가 많아.” 이때 MC 임백천씨가 나타났다. 귀엣말을 주고받더니 잠시 일어선다. 저쪽 방에 정대철 열린우리당 고문 등 몇몇 정치인들이 눈에 띄었다. 정 고문의 어머니 고 이태영 박사가 앞서 언급된 병역기피 재판 때 조씨를 도와주었다는 사실이 잠깐 오버랩됐다. 인터뷰가 다시 진행된 것은 20여분 후. “인간 조영남은 음악인, 문학인, 화가 중 과연 어느 쪽을 좋아합니까?” “아무 것도 아냐, 그냥 취미일 뿐이지.” “그렇다면 사는 재미를 어디에서 찾나요?” “재미의 순서? 젊은 여자들과 밥먹고 수다 떠는 것이 제일 재밌지.” “수다가 가능합니까?” “가능하기 위해서 무진장 노력하고 공부하지. 공부 안하고 연구없이 재미있게 살 수는 없어. 시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노래도 하고 다 재미있게 살려는 것이지.” “젊은 여자를 만나면 어떤 내용으로 수다를 떠나요?” “그날 그날 다 달라. 어제는 여름 이불이 어느 정도 얇아야 하느냐, 어떤 천이 좋으냐, 이런 주제로 2∼3시간 수다를 떨었어.” ●젊은 여자랑 밥먹고 수다떠는 게 제일 재밌어 “그렇다면 인생은 수다인가요?” “재미있게 수다 떨다가 죽는 것이 최종목표지 뭐.” “수다 뒤에 찾아오는 허무는 무엇으로 채우나요?” “무엇을 해도 허무해. 허무는 가만히 있으면 지나가고, 잠들면 되고, 책 읽고, 그림 그리고, 또 수다 떨고….” “주변에서 인간 조영남은 고독하고 쓸쓸한 팔자가 아니냐고 합니다.” “말 같지 않은 얘기야, 고독하지 않은 것이 없어. 고독 반, 고독하지 않은 것 반, 기쁨 반, 슬픔 반, 인간사 다 그렇지 않은가.” “고독이 몸부림칠 때 음악을 만드나요?” “몸부림친 적도 없어…, 다 구라치는 얘기야.” 조씨의 대답은 거침이 없었다. 툭툭 내뱉는 단어들이었지만 조합을 해보면 매사에 솔직하고 일관된 소신을 엿볼 수 있었다. 그래서 최종답을 위해 인생철학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정운찬·정동영·손학규, 삼두 정치 어떨까 “주변에 대통령이 될 법한 친구들이 많아서 기분이 좋아. 정운찬, 정동영, 손학규…. 그러나 그 중 한명(정운찬)이 떨어져 나가 승률이 줄어들었어.”이어 “정운찬은 쓸 만한 물건이고, 정동영은 잘 만들어진 물건이고, 손학규는 쓰기 편한 물건이고, 다 괜찮아. 말 나온 김에 옛날처럼 삼두(三頭)정치를 제의하면 어떨까.”라고 되묻는다. 왜 혼자 사느냐고 다시 직설적으로 물었다. “여자를 구하는 데 큰 문제는 없어. 같이 살자고 하면 살아줄 여자도 몇명 있지. 안 하는 이유? 두번씩이나 둘이서 살아봐서 아는 데, 혼자 살아보니 훨씬 재미있어. 난 역시 독립군 체질이야. 성격이 변태 같은데 감당하고 들러붙어 살 여자가 쉽게 나타나겠어?”그는 자신이 불렀던 곡 가운데 가장 아끼는 노래에 대해 이제하씨가 가사를 쓴 ‘모란동백’, 그리고 방송작가 김수현씨의 시에 곡을 붙인 ‘지금’이라고 대답했다. ‘맞아 죽을 각오로 쓴 친일 선언’ 파문을 언급하자 “많이 아팠다. 아픈 만큼 성숙해졌다.”고 했다. 인생 앞날의 계획을 재차 물었다. “죽기 직전까지 산다는 것이야.”라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5년 황해도 남천 출생. ▲51년 1·4후퇴때 월남. ▲64년 서울 용문고 졸업. ▲66년 서울대 음대 시절, 미8군 무대데뷔로 노래인생 시작. ▲68년 첫음반 ‘딜라일라’ 발표. ▲74년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권유로 미 트리니티침례신학대학 입학. 이후 목사자격증을 받고 미국 생활. ▲81년 귀국후 가수활동 재개. # 대표곡 딜라일라, 제비, 물레방아 인생, 각설이 타령, 별은 빛나건만, 신고산타령, 화개장터, 웰컴투코리아, 사랑했기에, 겸손은 힘들어, 늘푸른 마을, 인생은 요지경, 무너진 사랑탑, 보리수. 내고향 충청도 등. # 주요 저서 어느 한국 청년이 본 예수(82년), 놀멘놀맨(95년), 조영남 예수의 샅바를 잡다(2002년), 길에서 미술을 만나다(03년), 맞아 죽을 각오로 쓴 친일선언(05년). # 그외 영화 서울에비타 등 출연.1990년 LA개인전을 시작으로 매년 미술 전시회를 갖는다.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또 누굴 내세운다고…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또 누굴 내세운다고…

    이번에는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인 모양이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큰 혼란에 빠졌던 범여권 인사들이 문 사장을 크게 주목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후보에 맞설 대항마로 여기는 듯하다. 일종의 정 전 총장 ‘대체재’인 셈이다. 현실 정치에 거의 기반이 없었던 정 전 총장과는 달리 문 사장은 오랜 시민·사회운동으로 시민단체에 강력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점이 크게 다르다는 설명도 곁들여진다. 그래선지 문 사장을 향한 범여권의 러브콜도 점차 구체성을 띠는 분위기다. 실제로 문 사장도 대권 도전에 생각이 있는 것 같다. 진보개혁 시민사회 진영의 정치결사체인 ‘통합과 번영을 위한 미래구상’에서 계획 중인 지방 간담회에 문 사장이 동행한다는 것이다. 문 사장이 나서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압력도 거세다. 최근 들어 문 사장도 정치권에 대해 보다 분명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기존 정당에 얹혀 가는 것은 안 되고 그 역시 독자 신당을 만들겠다는 쪽이다. 문 사장이 대권 도전을 본격화할 것이냐는 전적으로 그의 선택이다. 자신에 관한 모든 게 까발려지는 것을 감수하고라도, 기필코 대권을 잡아 보겠다는 권력의지가 있느냐가 최우선 관건이다. 다음으론 현실(조직과 자금)과 이상(정책과 비전)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한데, 이게 그리 간단치 않다. 바로 현실 부분이다. 독자 신당을 추진하더라도 기존 정치권의 도움 없이는 성공하기가 어렵다.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고건 전 국무총리나 정 전 총장도 이 대목에서 거꾸러졌다. 두 사람은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현실 정치의 높은 벽을 언급했는데, 뒤집어 말하면 현역 국회의원들에게 경멸에 가까운 불만을 토로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정 전 총장의 애제자들이나 고 전 총리의 핵심 측근들을 만나 보면 이구동성으로 이런 얘기를 한다. “(국회의원들이) 하루에도 두세 차례 말 바꾸기를 하는 것에 환멸을 느꼈다.2중,3중 플레이를 하는 사람이 다수였다. 막무가내식으로 자신의 차기 총선 공천과 당선을 보장해 달라고 떼를 썼다.‘30명 정도는 문제 없이 데리고 오겠습니다.’고 했는데 정작 나가 보니 2∼3명 앉아 있기 일쑤였다.” 고 전 총리나 정 전 총장이 느꼈을 배신감이나 무력감을 짐작할 만하다. 이번에도 ‘문국현 카드’를 범여권 대권경쟁의 흥행 불쏘시개로 활용하려 한다면? 정동영·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나 한명숙·이해찬 전 총리 등 조직을 갖춘 후보군이 기득권을 모두 버리고 제로 상태에서 문 사장과 경쟁을 벌이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생채기를 입을 가능성은 적지 않다. 우리 사회의 아까운 인물이 정치판에 의해 다시 한번 더럽혀질까봐 걱정이다. 하여튼 요상하게 돌아가는 선거판이다. 어려울수록 정도(正道)로 가야 하는 게 정치다. 승산이 별로 없다며 지레 겁먹고 후보 ‘발굴 작업’이나 해서는 국민들과 점점 더 괴리될 뿐이다. 시간도 많이 남아 있다. 더구나 상대방은 당내 경선만 이기면 대권은 수중에 넣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여기는 오만한 한나라당이다. 특히 이명박·박근혜 후보는 범여권 후보들의 지지도가 밑바닥인 탓에 서로 독자 출마 가능성까지 있다. 틈새 전략을 잘만 활용하면 선거환경은 크게 달라지게 된다. 있는 자원을 잘 다듬어 작품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이유다. jthan@seoul.co.kr
  • [김종면 기자의 시사 고사성어] 四體不勤 五穀不分(사체불근 오곡불분)

    춘추시대 공자는 자신의 정치적 주장을 널리 알리고 관철시키기 위해 안회, 자로 등 제자들과 함께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다. 주유열국(周遊列國)이다. 어느날 공자가 길을 걷는데 자로가 따라가다 뒤처졌다. 이에 자로는 밭에서 김을 매는 장인(丈人·나이든 어른)을 보고 “우리 선생님을 보지 못했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장인은 이렇게 말했다.“팔과 다리를 부지런히 움직이지 않고 다섯 가지 곡식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을 어찌 선생이라 할 수 있소(四體不勤 五穀不分 孰爲夫子).” 밭을 직접 갈거나 곡식의 씨앗을 나눠 심을 줄도 모르는 인간을 어떻게 선생이라고 존경해 부를 수 있냐는 질책이다. 이를 전해들은 공자는 그가 보통 사람이 아님을 알고 찾아가 보았지만 그는 온데간데없었다고 한다.‘논어’ 미자편(微子篇)에 나오는 이야기다.`사체불근 오곡불분´이라는 성어는 이렇듯 선비들을 조롱하는 말이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은 그야말로 사체불근하고 오곡불분해서 문약(文弱)에 빠지기 쉬운 학자의 전형을 보여준 한심한 사건이다. 책상물림의 한계인가. 끊임없는 정치 저울질로 날을 지새다 결국 새로운 당(黨)을 만들 힘이 없다며 주저앉아 버린 그의 기회주의 행태는 이기적이기까지 하다. 정치판을 떠나는 것이야 개인의 일일지 모르지만, 극도의 정치불신을 초래한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해서는 응분의 사과와 반성이 있어야 한다. 정 전 총장은 그동안 학자라기보다는 권력을 탐하는 ‘정치교수’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충청인이 나라 가운데서 중심을 잡아 왔다.”느니 “이론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문제를 더 멀리 깊게 볼 수 있다.”느니…. 정 전 총장이 다시 학자로 돌아간다면, 그는 ‘맹자’의 한 구절을 새겨둘 만하다. 학문지도무타 구기방심이이의(學問之道無他 求其放心而已矣). 학문의 길이란 다름이 아니라 놓쳐 버린 자기 마음을 다시 찾는 것이라는 뜻이다. 누구든 자기 자신을 스스로 헤아리지 못하는 부자량(不自量)의 우를 범한다면, 그 결과는 비극이다. 학자는 학자의 길, 정치인은 정치인의 길이 있는 것이다.jmkim@seoul.co.kr
  • 동교동계, 범여 후보로 손학규 낙점하나

    ‘손학규,DJ에 구애할까?’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DJ) 입김이 범여권 정계개편에서 더욱 주요한 요소가 된 가운데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방북 전후 발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범여권 관계자는 3일 “동교동은 지지율 10% 이상, 확실한 정책과 이념을 제시하는 사람을 도울 것”이라면서 “정책에서 우선 꼽히는 것은 당연히 남북문제이기 때문에 손 전 지사가 방북 전후로 뭔가 발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3월부터 동교동에서는 “손학규, 정운찬, 천정배 3명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DJ는 지지할 후보를 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동교동계가 정치권 인사를 파견해 정운찬을 돕고 있다.”는 주장도 확대해석의 결과다. 범여권 관계자는 “동교동계의 한 전직 의원이 정 전 총장을 접촉한 것을 ‘동교동계 차원’의 움직으로 보면 곤란하다.”고 말했다.‘동교동이 선호하는 3인’ 중 정 전 총장이 불출마 선언을 했고, 현재 지지율 10%라는 조건에 근접해 있는 사람은 손 전 지사다. 정책과 이념 문제만 해결하면 ‘김심’(金心)을 얻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민주당에서도 손 전 지사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날 광주를 방문한 박상천 대표는 손 전 지사에 대해 “훌륭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도덕원칙·정치세력화 양립 힘들었다”

    “살면서 견지해온 도덕적 원칙과 정치 세력화는 양립하기 힘들더라.” 2일 오전 10시30분 서울대 멀티미디어 강의동.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담담한 모습으로 학생들 앞에 섰다.대통령의 꿈을 접고 학자로 남겠다고 발표한 후 첫 번째 강의. 경제학부 4학년을 대상으로 한 ‘경제학연습’ 수업이다.‘광기, 패닉, 붕괴-금융위기의 역사’란 교과서를 펴든 정 전 총장은 정치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고,15명 수강생들도 이틀 전 정 전 총장의 결단에 대해 묻지 않았다. 수업 시작 10분 전에 연구실에 모습을 나타낸 정 전 총장은 “할 말은 불출마 선언 때 다 했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주변에서 아쉽다는 전화가 많이 오지만, 정치에 발 들여놓는 걸 원치 않던 가족들은 좋아한다.”면서 홀가분하다는 뜻도 내비쳤다. 충격에 휩싸인 범여권에 대해서는 “할 이야기가 없다.”고 했다. 그는 “살면서 몇 가지 도덕적 원칙을 지켜 왔는데 그 원칙들과 정치 세력화가 양립하기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면서 “두 가지가 양립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정치 세력화는 힘들었다.”며 현실적 한계를 인정했다.정 전 총장은 대선 참여를 위한 다섯 가지 원칙으로 ▲5월 말까지 일정 비율의 지지율 확보 ▲독자정당 창당 ▲대선엔 지더라도 총선까지는 참여 등을 밝혔었다.학생들도 정 전 총장의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수업을 들은 경제학부 학생은 “교수님이 어떤 선택을 하셨든 존중하지만 학교에 남아 주시기를 바라는 학생들이 많았다.”고 전했다.다른 학생도 “시기도 좋지 않을뿐더러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대권 경쟁에 뛰어들면 다칠 수 있다.”면서 “학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을 것”이라며 반겼다.정 전 총장은 “정년까지 남은 4∼5년 동안 교수 생활을 계속하겠다.”면서 “미처 쓰지 못한 논문도 쓰고 총장 시절의 일들도 차분히 정리할 생각”이라고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프로야구팀 ‘두산 베어스’의 골수팬으로 알려진 그는 “오는 18일 학생들과 두산-기아전을 관전할 생각”이라면서 “기회가 되면 야구에 대한 책도 쓸 것”이라고 밝혔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정운찬 퇴장후 범여권 내부기류] “우리는 친노 아닌 중도”

    “우리는 친노가 아니다. 중도로 봐달라.”(한명숙 전 총리),“왜 이해찬 전 총리를 친노로 분류하나.”(친노진영 한 의원) 이처럼 2일 열린우리당내 대표적 ‘친노 잠룡’ 진영에서 심상찮은 주장을 폈다. 액면 그대로라면 노무현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는 시도로 들릴 수 있어 눈길을 끈다. 한 전 총리측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친노가 아니다. 중도로 봐달라.”고 했다. 한 전 총리도 “이른바 김심(김대중 전 대통령)도, 노심(노무현 전 대통령)도 결국 (내가) 주도적으로 움직여서 끌어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부연 설명했다. 친노그룹의 한 의원은 기자에게 “이해찬 전 총리를 왜 친노로 규정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대선후보로 결단한다면)개인의 권력의지로 움직이는 후보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진영의 이례적인 ‘커밍아웃’은 두 가지 측면에서 해석할 여지가 있다. 연말 대선이 친노-반노 구도로 굳어질 경우 ‘노무현 심판론’이 형성되는 것을 우려한 언급일 수 있다. 손해를 입지 않으려는 사전포석인 셈이다. 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상승추세인 상황에서 나온 언급이라는 점도 주목거리다. 현직 대통령의 노선 계승론을 내걸기만 해도 친노 잠룡들은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데도 굳이 차별화를 꾀한다는 측면에서다. 그렇다면 노 대통령의 영향력에 안착하는 종속적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적극 부각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한 전 총리 측 핵심관계자는 이에 대해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정책과 노선을 계승한다는 점에서는 친노라고 해도 틀리지 않지만, 한계는 극복해야 한다.”면서 “무비판적 수용은 없다는 것에 더 무게중심이 가 있다.”고 설명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정운찬 퇴장후 범여권 내부기류] 손학규 추대모임 가시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대선 참여 포기선언 이후 열린우리당 내 당 해체파 의원등이 손학규 전 경기지사 추대모임을 조직하는 등 본격적 움직임을 시작한 것으로 2일 포착됐다. 이른바 ‘HH블록’(HAKKYU against HANNARA, 한나라당을 이기는 ‘학규’) 이라는 모임을 구성한 이들은 평소 당 해체를 통한 대통합을 주장해온 열린우리당 정대철 고문과 강창일·김덕규·문학진·신학용·이원영·정봉주·채수찬 의원 등 10명이다.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은 “범여권 대통합을 위해서는 후보 개인 중심의 통합이 아니라 세력을 갖고 있는 후보 중심의 연석회의가 효율적”이라면서 “모임에 참석한 의원 대다수가 손 전 지사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일방적 구애가 아니라 손 전 지사와 수시로 교감하고 있다고 한다. 한 의원은 “선진평화포럼 출범 후 손 전 지사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전진하시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더니 ‘보이지 않게 지지해줘서 고맙다.’는 답변이 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들은 겉으로는 손 전 지사와의 교감 사실을 드러내지 않고 ‘후보자 연석회의’를 제안하는 등 중립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2일 ‘이념·지역·남북이 융합하는 삼융(三融)의 정치’를 표방하는 손 전 지사가 경북대 특강에 나선 가운데 이들은 이날 별도로 조찬회동을 가졌다. 모임에 참석한 정봉주 의원은 “오는 15일까지 범여권 대통합의 촉매제로 ‘후보자 연석회의’를 구성해야 한다.”면서 “참여 대상은 손 전 지사와 정동영·김근태 전 당의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노대통령 “남의 재산 갖고 있다면 돌려주고 판세따라 정당주변 기웃 말아야”

    노무현 대통령이 또다시 일부 대선주자를 겨냥한 듯한 ‘비토성’ 메시지를 날렸다.2일 청와대브리핑에 올린 ‘정치, 이렇게 가선 안된다’라는 글을 통해 지도자의 자세를 6가지 정도로 제시하면서다.‘한국정치 발전을 위한 대통령의 고언’이란 부제를 달았다. 노 대통령은 실명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을 연상시키는 표현을 썼다. 이 글은 정 전 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하기 전인 지난달 23일과 재·보선 직후인 27일 노 대통령이 각각 작성한 글을 묶은 것이다. 노 대통령은 23일 작성한 ‘정치지도자, 결단과 투신이 중요하다’라는 글에서 박 전 대표의 정수장학회 문제를 염두에 둔 듯 “잘못한 일은 솔직히 밝히고, 남의 재산을 빼앗아 깔고 앉아 있는 것이 있으면 돌려 주고, 국민의 지지를 호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지나온 인생역정을 투명하게 밝히고 왜 자기가 비전을 이루는데 적절한 사람인지를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주위를 기웃거리지 말고, 과감하게 투신해야 한다. 나섰다가 안 되면 망신스러울 것 같으니 한발만 슬쩍 걸쳐 놓고,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다가 될성 싶으면 나서고 아닐성 싶으면 발을 빼겠다는 자세로는 결코 될 수 없다.”며 정 전 총장을 비롯한 정치권 외곽인사의 ‘대선 저울질’에 일침을 놓았다. 노 대통령은 또 “경선에 불리하다고 해서 당을 뛰쳐 나가는 것이나, 경선 판도가 불확실하다고 해서 당 주변을 기웃거리기만 하는 것 모두 경선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비친다.(이는)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 할 일이 아니다.”며 손 전 지사의 한나라당 탈당을 거듭 비판했다.“(경선 회피는)민주주의 원리와 규칙을 부정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27일 작성한 ‘정당, 가치와 노선이 중요하다’라는 글에서 노 대통령은 “(이번 재·보선은)열린우리당의 사실상 패배”라면서 “연대를 한다며 후보도 내지 않았고, 대의도, 실속도 없는 연대를 한 것이 선거참패보다 정치적으로 더 큰 패배”라고 지적했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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