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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객원칼럼] 국무총리 청문회가 섬뜩했던 까닭은/정인학 언론인

    [객원칼럼] 국무총리 청문회가 섬뜩했던 까닭은/정인학 언론인

    국무총리 청문회는 아슬아슬했다. 절제도 없고 격식도 없었다. 섬뜩함마저 들었다. 3년여 전 신문을 펼쳤다.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국민적 사표(師表)로 추앙받던 한국의 지성이었다. 서울대 총장에서 물러나고 3년여 만에 그토록 나빠졌다는 말인가. 최소한의 양심마저 짓눌러도 좋을 언행을 60년 넘게 숨겨오다 이번에 들통이 났다는 말인가. 아니면 서울대 총장으로서는 괜찮고, 국무총리로서는 안 된다는 것인가. 물론 서울대 총장 정운찬이 그대로 국무총리 정운찬이 되었어야 했다. 아쉽다. 그러나 사람을 가늠하는 잣대 또한 시대적 결과라는 사실을 정말 몰랐단 말인가. 얼마 전 족집게 증권분석사의 특강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증권가에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넘쳐나는 사연을 털어놨다. 주가가 오른다고 전망하면 심지어 떨어지더라도 별 탈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떨어진다고 전망했다가 빗나가면 뺨 서너 대는 얻어맞는다고 했다. 다른 사람은 주식 사서 돈 벌었는데 네 말을 들은 나는 돈을 못 벌었다고 야단이라는 것이다. 내가 손해 보는 것은 괜찮아도 다른 사람이 돈 버는 꼴은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고 했다. 어찌 사람 사는 세상에 남의 불행을 나의 행복으로 여기는 시기심이 없겠는가. 이번 총리 청문회와 궁중암투식 폐습은 정녕 무관한 것일까. 세계의 역사를 보면 스파르타와 함께 아테네가 등장한다. 스파르타는 군사력으로 고대 그리스를 통일했지만 그리스의 내면세계는 아테네 그대로였다. 아테네의 민주주의가 역사와 문학을 살찌웠고 과학 문명을 배양했던 것이다. 아테네 민주주의의 위대함은 페리클레스의 행적에서 빛을 발한다. 아테네는 민주주의를 완성한 페리클레스를 극악한 독재자로 지목했다. 그러나 국사범을 도태시키지 않고 추방이라는 방식으로 관대함을 베풀었다. 2500년 전 아테네라면 한국의 국무총리 청문회를 어떻게 치렀을까. 이번 청문회를 지켜보면서 사화(士禍·史禍)로 얼룩졌던 조선시대를 떠올렸다. 정적의 삼족까지 몰살해야 칼춤을 멈췄던 소모적인 피의 복수극은 민초의 언로(言路)라고 장식된 상소로 시작됐다. 절대 권력의 똬리였던 궁중으로 향하는 상소이니 왜 음해와 비방이 날조되지 않았겠는가. 같은 상소인데도 언제는 민생을 추스르는 회초리가 되고, 언제는 피바람을 일으키는 칼날이 됐다. 권력의 지킴이가 살아 있어야 한다. 이번 청문회를 전후해 고위 공직자의 자리바꿈이 있었고 이런저런 얘기가 떠돌았다. 검증과정에서 비방과 음해로 시달린 고초를 털어놓으며 북받쳐 울먹였다는 어떤 분을 간과해서 안 된다. 광화문 광장에 세종대왕 동상을 세운다고 한다. 우리 역사를 관통하는 영웅치고는 초라해 보인다. 우리 역사는 하향평준화 역사였다. 역적의 굴레가 수단이 되었다. 주식으로 내가 돈을 벌듯, 다른 사람도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어야 한다. 경쟁은 하되 건전성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내가 우수한 기량을 펼칠 수 있듯 다른 사람의 뛰어난 역량을 인정할 줄 아는 너그러움의 미덕을 추슬러야 한다. 허물타령으로 분란을 일삼던 시대는 쇠멸했고 지혜로 극복한 시대는 융성했다는 역사를 곱씹어야 한다. 고발이라는 미명으로 음해를 일삼는 암투를 발본해야 한다. 최고 사정 담당자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 감언이설로 세상을 희롱하는 독초와 입맛이 쓴 약초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이 땅에서도 우리의 영웅이 잉태되도록 해야 한다. 광화문 광장을 꽉 메울 영웅을 기다리며…. 정인학 언론인
  • 鄭총리 “용산사태에 막중한 책임 통감”

    정운찬 국무총리가 추석날 용산참사 현장을 방문, “사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혀 조만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 총리는 지난 3일 서울 한강로 용산참사 현장에 있는 분향소를 찾아 유족들에게 “사태가 발생한 지 250일이 지나도록 장례조차 치르지 못한 것에 대해 공직자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통감한다.”면서 “유족문제를 비롯해 용산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용산참사 발생 이후 국정을 총괄하는 총리로서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에게 조문한 것은 정 총리가 처음이다. 그는 약 30분간 유족들과 대화를 나누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정 총리는 “참사 원인이 어디에 있든지,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일어나선 안 될 참으로 불행한 일”이라며 “저의 방문이 그동안 가슴속에 쌓인 응어리를 푸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태해결 방안과 관련, “중앙정부가 직접 나서기는 어렵다.”면서도 “당사자 간 원만한 대화가 이뤄지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유족들께서 저를 믿고 조금만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이로써 8개월이 넘도록 평행선을 달려온 정부와 용산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 사이에 접점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도 한층 높아졌다. 범대위는 지난 30일 정 총리의 취임과 동시에 그에게 ‘용산으로 와서 유족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범대위는 이날 정 총리의 방문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 행보였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 총리가 사태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는 등 기존 정부의 태도에 비해 전향적인 자세를 취했지만 구체적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점은 한계라는 지적이다. 이영준 유대근기자 apple@seoul.co.kr
  • 與 “민생 국감” 野 “실정 부각”

    이번 국정감사의 중요성은 ‘9·3개각’을 통한 ‘이명박 정부 2기’의 출범에 즈음했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새로운 총리, 정비된 내각을 첫 시험대에 올리는 만큼 여야 지도부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일정기간 2기 내각을 상대해야 하는 야당으로서는, 당분간 이만 한 기회를 다시 찾기 쉽지 않다. 여당은 ‘초반 실점’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방패막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지난 몇개월의 ‘민생중심형 국정 운영’이 공개 평가되는 첫 무대이기도 하다. ●한나라 방어전 vs 민주 장기전 준비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이번 국감을 ‘이명박 정부 20개월에 대한 종합감사’로 규정했다. ‘실정’을 최대한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정부·여당의 친서민·중도실용 정책의 허구성을 낱낱이 파헤쳐 ‘가짜 서민정책’, ‘사이비 민생정책’의 실체를 국민 앞에 드러내 보이겠다.”고 천명했다. 한나라당은 민생을 살피는 ‘서민·민생 국감’, 정부 정책의 이행을 점검하는 ‘정책 국감’, 정책의 오류나 부족한 면을 채우는 ‘대안 국감’을 3대 과제로 제시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국감종합상황실을 가동한 데 이어 4일에는 휴일을 반납하고 원내대책회의를 열어 전의를 다졌다. 한나라당도 ‘휴일없는 국감’을 강조하며 분위기를 다잡았다. ●세종시·4대강·감세정책 ‘난타전’ 예고 여야간 주요 전선은 세종시, 4대강 살리기 사업, 노동 현안, 감세정책을 비롯해 민생 정책 논란 등에서 형성됐다. ‘9부2처2청 이전’이라는 원안이냐 수정안이냐를 놓고 공방이 재연될 전망이다. 논란의 핵심에 위치한 정운찬 총리를 상대로 야당의원들의 ‘난타’가 예상된다. 4대강 살리기는 수자원공사 조달분 3조 2000억원을 포함, 내년에 투입되는 예산 6조 7000억원의 타당성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서민을 위한 복지·교육·일자리 예산과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미래성장동력 예산에 얼마만큼의 영향이 미치는지에 관심이 쏠려 있다. 민주당은 “서민 예산을 갉아먹는 대표적인 전시행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세입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어서 국고 지출이 많은 이 사업이 국가재정에 부담을 지울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민주당은 이미 4대강 사업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해 놓고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지운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재보선 앞두고… 여야 국감격돌

    국회 국정감사가 5일 시작된다. 이번 국감은 첫날 법제사법·정무·외교통상통일 위원회 등 8개 상임위를 필두로 소관 정부 부처 및 산하기관 등 478개 기관을 대상으로 20일간 실시된다. 여야는 세종시 문제와 4대강 살리기 사업, 비정규직 문제 등 쟁점을 놓고 격돌할 전망이다. 오는 28일 국회의원 재·보선과 내년도 예산안 및 쟁점법안 심의를 앞둔 데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내다보고 있어 여야 모두 정국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야당은 지난 ‘9·3 개각’으로 기용된 정운찬 총리와 일부 각료의 도덕성과 자질을 문제삼아 ‘제2의 청문 국감’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9부2처2청 이전’이라는 세종시 원안 추진을 놓고 공동 전선을 형성해 놓은 상태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는 복지예산과 사회간접자본(SOC)예산 축소를 우려한 여당 의원들의 공세도 예상된다. 비정규직 해결, 복수노조·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등 노동현안과 용산참사 수습책, 미디어법 처리의 위헌성 등도 주요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여야는 국감 하루 전인 4일까지도 상임위별 증인 채택을 둘러싼 대치를 이어가는 등 신경전을 펴고 있다. 야당은 4대강 살리기 사업,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용산참사 등의 관련자를 가능한 한 많이 불러내겠다는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이를 ‘정략적 목적의 증인채택’이라며 수용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야당의 무차별적인 폭로·의혹 제기와 여당의 일방적인 정부 엄호로, 올해 국감도 예년처럼 소모적인 논쟁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지운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사설] 국민은 보다 생산적인 국감을 원한다

    오늘부터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18대 국회 들어 두번째인 만큼 보다 내실 있는 활동을 기대하는 것이 상정(常情)이겠으나, 실상은 걱정부터 앞서는 게 현실이다. 꼬박꼬박 무용론을 낳을 정도로 비생산적인 국감이 반복돼온 데다 올해엔 이달 말 국회의원 재·보선을 앞두고 여야의 정쟁이 극에 이를 것으로 염려되기 때문이다. 국정감사는 말 그대로 행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회의 감사를 일컫는다. 공방의 대상도 마땅히 여야가 아니라 국회와 정부가 돼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국감 역시 야당의 무차별 폭로와 정치공세, 여당의 무조건적인 정부 감싸기가 되풀이될 징후가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우선 피감기관을 무려 478곳이나 선정한 것부터가 우려스럽다. 16개 상임위로 나눠보면 20일간 각 상임위가 30곳씩 감사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틀에 세 곳을 감사해야 한다. 수박 겉핥기식 감사를 예고해 놓은 셈이다. 올해처럼 478곳을 감사한 지난해 국감에서도 이 점이 문제가 됐으나 국회의원들은 이를 전혀 개선하지 않았다. 염불, 즉 국정보다 잿밥·공방에만 여야가 관심을 두었기 때문이다. 감사에 임하는 여야의 자세도 걱정스럽다. 야당은 재·보선용 국감을 펼칠 뜻임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정운찬 국감’을 만들겠다는 것부터가 온당치 않다. 인사청문회에서 해소되지 않은 의혹을 파헤치겠다는 의지를 탓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다른 현안이 파묻히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한나라당 또한 과거 여당의 구태를 벗어야 한다. 4대강과 세종시 등 굵직한 현안일수록 야당보다 날카롭게 문제점을 짚고 해법을 모색하는 의연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여야 모두 대안으로 경쟁하기 바란다. 정운찬 총리 문제와 세종시, 4대강만 국정이 아니다. 경기회복 국면에서 어떻게 영세서민들의 낙오를 막을지, 비정규직은 어떻게 끌어안을지 여야가 함께 고민하는 생산적 정책국감을 보여주길 당부한다.
  • [사설] 용산참사 정운찬식 해법 구체화하라

    정운찬 국무총리가 추석명절인 3일 용산철거민참사 분향소를 방문해 “자연인으로서 무한한 애통함을, 공직자로서 막중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총리로서 사태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용산참사 범국민대책위(범대위) 측이 이를 “다행한 일”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미뤄 정운찬 총리의 방문을 계기로 250일이 지나도록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갈등과 대치를 계속하고 있는 용산참사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제 정운찬 총리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말을 행동으로 구체화시켜 나가는 것이라고 본다. 물론 용산 철거민 참사 문제는 중앙정부가 직접 나서 해결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범대위는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지만 이미 검찰의 무혐의 처분으로 일단락된 상태이고 망루 화재는 농성철거민 때문에 발생했다는 수사결과가 나온 마당이다. 법 집행의 엄정성을 고려하면 정부가 나서서 사과할 수 없는 문제다. 생계대책은 재개발조합과 얽혀 있어 정부가 쉽게 개입할 수 없다. 그러나 해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얼마나 정부가 진정성을 가지고 사태 해결에 나서는가이다. 유족들이 절실히 원하는 것은 그들 남편이자 아버지의 명예회복이다. 정부 발표대로라면 ‘집단이기주의에 눈 먼 도심 테러리스트’이지만 그들도 희생자임은 분명하다. 어려운 계층을 보살핀다는 국정 철학에 맞춰 정부가 해결책 모색에 성의를 보여야 한다. 신망 있는 인사들로 중재단을 구성해 한 가지씩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찾아 나갈 것을 당부한다. 재개발 정책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전환도 필요하다. 현재의 재개발 정책이 지속된다면 제2, 제3의 용산사태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따뜻한 경제학자’의 명성에 걸맞은 정운찬식 해법을 기대한다.
  • [데스크시각]대통령의 머슴론, 총리의 가마꾼론/임창용 정책뉴스부장

    [데스크시각]대통령의 머슴론, 총리의 가마꾼론/임창용 정책뉴스부장

    정운찬 총리가 진통 끝에 취임했다. 정 총리는 인사청문에서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어느 하나도 명쾌하게 해명하지 못한 채 중책을 수행하게 됐다. 병역 고령 면제, 용돈 1000만원 수수, 소득 누락, 탈세의혹 등 법상·국민정서상 이해하기 쉽지 않은 사안들이다. 고위 공직자라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자격요건에 발목이 잡혀 막상 총리로서의 국정운영 철학이나 주요 현안에 대한 전략 등에 대해선 제대로 검증조차 받지 못했다. 이번 인사청문은 1970년대에 치러졌던 대학입시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당시 수험생들은 대학별 본고사를 보기 위해 반드시 예비고사를 거쳐야 했다. 예비고사에 낙방하면 대학 입학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대학 공부에 필요한 최소한의 능력을 검증하는 절차였던 것이다. 인사청문에서 총리와 장관 후보자들이 곤욕을 치른 사안은 딱 대입 예비고사 수준이었다. 결국 총리와 장관 후보자들은 예비고사 합격에 전전긍긍하느라 본고사는 치르지도 못한 격이 됐다. 이미 총리로 취임한 마당에 더 이상 지난 사안에 대해 지적하고 싶지는 않다. 예비고사 점수는 시원찮아도 본고사선 강할 수 있다. 또 대학에서 더 열심히 공부해 뛰어난 성적을 올릴 수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정 총리는 취임 일성부터 개운찮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취임사에서 “‘가마를 타게 되면 가마꾼의 어깨를 먼저 생각하라.’는 어머니의 마지막 당부를 가슴에 되새기겠다.”고 했다. 우선 총리가 ‘가마를 탔다.’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 설사 내심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국민을 가마에 태운 가마꾼이 되겠다.’고 하는 게 총리로서의 적절한 발언일 것이다. 좀 더 보탠다면 ‘어깨가 짓무르더라도 가마에 탄 국민을 위해 가마가 흔들리지 않게 쉬지 않고 길을 가겠다.’고 해야 하지 않겠는가. 여기서 정 총리가 지칭한 가마꾼이 누구인지 궁금해진다. 설마 국민을 가마꾼으로 여기고 있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본인이 탄 가마를 국민이 멘다는 생각을 감히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믿고 싶다. 그렇다면 공무원을 가마꾼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이것도 개운치 않다. 공무원이라도 국민들을 태우는 가마꾼일지언정 총리를 태우는 가마꾼일 수는 없지 않은가. ‘가마꾼론’은 이미 수년 전 김성호 전 국정원장이 펼친 바 있다. 참여정부에서 법무장관을 거쳐 이명박 정부의 초대 국정원장을 지낸 그는 평소 지인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30년 공직생활 동안 공직자는 국민을 모시는 가마꾼이 돼야 한다는 마음을 다지면서 살아왔다.’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정 총리의 가마꾼론과는 사뭇 다르다. 총리의 가마꾼 발언은 자연스레 그가 자서전에 쓴 어머니의 ‘정승이 되어라.’란 말씀을 연상케 한다. 정 총리는 그 말씀에 가출 결심을 포기하고 공부에 매진했다고 회고했다. 행여나 어머니께서 당부하신 ‘정승’을 국민 위에 군림하는 자리로 잘못 받아들이지 않았기를 바란다. 총리의 ‘가마꾼론’은 이명박 대통령의 ‘머슴론’과 비교돼 미묘한 여운을 남긴다. 대통령은 국민의 머슴을 자청하는데 총리는 가마를 탄다고 생각하는 게 국민들 눈에는 어떻게 비칠까. 몇 단계를 접고 생각해도 총리의 가마꾼 발언이 이상적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미리 준비한 취임사인 만큼 단순한 말실수로 치부하기도 어렵게 됐다. 그렇더라도 적절한 설명은 필요하다. ‘어려운 환경에서 고생하는 서민들을 다독이겠다는 순수한 다짐을 표현한다는 게 비유가 잘못됐다.’ 지금이라도 이렇게 설명한다면 꼭 이해하지 못할 일은 아니다. 임창용 정책뉴스부장 sdragon@seoul.co.kr
  • [사설] 세종시 과천·송도型에 얽매이지 말아야

    정운찬 국무총리의 취임과 함께 세종시 수정론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가시화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세종시 대안이 제기돼 주목된다. 정 총리는 그제 세종시 건설 문제와 관련, “세종시를 과천 같은 도시로 만들지, 송도 같은 도시로 만들지에 대해 세심하고 넓은 고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도모델’ 언급은 새로운 것이다. 세종시를 과천 같은 행정중심 도시가 아니라, 송도 같이 자족기능을 갖춘 국제 금융·비즈니스 복합도시로 수정·추진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보여 관심을 모은다. 한나라당은 공식 반응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민주당 등 야당은 당장 ‘원안대로’를 주장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세종시 문제에 대해 한나라당은 그동안 ‘원안처리’ 당론을 되풀이하면서도 한편으론 수정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어정쩡한 행보를 계속해 왔다. 정 총리의 송도모델 언급은 실현 가능성 여부를 떠나 국정 최대쟁점인 세종시 문제를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송도모델이 현실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세종시를 ‘송도형’으로 바꾸려면 먼저 정부 고시부터 바꿔야 한다. 하지만 야당은 고시로 세종시 원안을 변경하는 건 행정중심도시특별법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내륙도시인 세종시의 국제·산업적 기반 미비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우리는 송도식 모델 또한 최적의 ‘제3 대안’을 찾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검토할 만하다고 본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선 대전·충청지역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세종시 수정방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 추진 지역에서도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여론이 만만찮음을 보여준 것이다. 정부는 물론 여야 범정치권에서도 이제 본격적으로 세종시 해법의 가닥을 잡아나가야 한다. 너나 없이 냉정한 자세로 국익을 생각해야 한다.
  • “세종시, 과천·송도모델 등 검토후 결정”

    “세종시, 과천·송도모델 등 검토후 결정”

    정운찬 국무총리는 29일 세종시 건설 방향과 관련, “과천 같은 도시를 만들 것이냐, 송도 같은 도시를 만들 것이냐에 대해 세심하고 넓은 고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취임 뒤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정부 부처와 국회, 여론 등을 전부 살펴서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총리가 세종시의 개발 방향으로 송도를 언급한 것은 정부 부처를 이관하는 행정도시 대신 국제 비즈니스 도시 등 새로운 모델을 염두에 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총리 후보자 지명 이후 “세종시를 ( 9부 2처 2청을 옮기는) 원안대로 추진할 경우 자족도시로서 문제가 있는 만큼 수정 추진이 필요하다.”고 밝혀 왔으며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또 충청권 의원들이 자신을 ‘매향노’라고 비난한 데 대해 “저는 고향을 팔아서 총리가 될 그런 사람은 아니다.”면서 “세종시 문제 해결에 제 명예를 걸겠다.”고 강조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 정 총리는 “지난 50년 동안 우리가 산림녹화는 잘해 오지 않았느냐.”면서 “이제는 강도 잘(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에 앞서 중앙청사 별관 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의 편에서 정책을 개발하기 위해 공직자 여러분과 현장을 함께 뛸 각오가 돼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대통령께도 할 말은 하겠고, 국민들께도 요구할 것은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와 함께 “정책의 성공 여부는 거창한 구호보다는 세심한 일처리에 달려 있다.”면서 “일이 벌어지기 전에 미리 막는 예방행정, 책상머리보다 서민의 실생활에 밀접한 현장행정, 작은 것을 먼저 챙기는 피부행정, 화려한 시작보다 꼼꼼한 마무리를 중시하는 내실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李대통령 “정치는 결과로 말해… 처음엔 우군없어”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결국 정치는 결과로 말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정운찬 신임 국무총리에게 임명장을 준 뒤 “공직이란 국민에게 낮은 자세로 봉사하는 자리”라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청와대 이동관 홍보수석이 전했다.이 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회에 언급, “고생이 많았다.”면서 “순수한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면 국민에게 진정성이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함께 뜻을 모아 열심히 해보자.”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정 총리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이 된 의혹과 관련, “더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했어야 하는데 심려를 끼쳤다.”며 “앞으로 열심히 보필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성과를 소개하며 “모든 나라 정상들의 관심이 일자리 만들기였는데 한결같이 ‘한국에서는 어떻게 대기업들이 해고를 하지 않느냐.’는 반응을 보였다.”며 “노사간 협력을 해서 잡셰어링(일자리 나누기)을 했기 때문이라고 했더니 ‘그런 게 통용될 수 있다는 게 부럽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한편 이 대통령은 한승수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지난 ‘9·3개각’으로 퇴임한 국무위원들과 오찬을 하며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한 총리는 어제 국무회의에서 예산안까지 처리하고 마지막날까지 국정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 좋은 선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0년 만에 정권이 바뀌다 보니 처음에는 우군(友軍)이 없더라.”며 “밖에 나가 있더라도 정부가 성공적으로 국정을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 달라.”고 당부했다. ●오늘 G20회의 유치 특별회견한편 이 대통령은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내년 11월 G20 정상회의 유치 국민보고를 위한 특별기자회견을 한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씨줄날줄] 가마꾼의 어깨/김종면 논설위원

    국무총리 정운찬. 국회 인사청문회 이후 일주일간 “생애 가장 긴 시간”을 견뎌낸 그가 마침내 일국의 재상 꿈을 이뤘다. 그는 임명동의안이 처리된 뒤 “‘가마를 타게 되면 가마꾼의 어깨를 먼저 생각하라.’는 어머니의 마지막 말씀을 되새기겠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조선 실학자 다산 정약용이 귀양에서 풀려나 향리로 돌아와 쓴 한시 ‘견여탄(肩輿歎, 가마꾼의 탄식)’의 정신과 맞닿아 있다. 다산은 가마 타는 즐거움은 알아도 가마꾼으로 징발된 백성의 괴로움은 모르는 관리들의 도덕적 무감각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사람들 가마 타는 즐거움은 알아도/가마 메는 괴로움은 모르고 있네/가마 메고 험한 산길 오를 때면/빠르기가 산 타는 노루와 같고/가마 메고 비탈길 내려올 때면/우리로 돌아가는 염소처럼 재빠르네…기진맥진하여 논밭으로 돌아오면/지친 몸 신음 소리 실낱같은 목숨이네/이 가마 메는 그림 그려/임금님께 돌아가서 바치고 싶네” 다산이 생생히 묘사했듯 밧줄에 눌려 어깨에 자국이 나고 돌에 차여 발이 부르트는 가마 메기의 괴로움을 관리는 알 길이 없다. 그러니 가마꾼을 부리는 관리로서 그들의 어깨를 먼저 살피는 것은 당연한 도리다. 가마꾼의 어깨란 곧 나보다는 남, 사회적 강자보다는 약자를 뜻하는 것일진대 정 총리의 일성은 진보 ‘서민총리’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게 한다. 그러나 서민출신이지만 진짜 서민은 아닌 것으로 밝혀진 그가 과연 가마꾼의 어깨를 늘 생각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조선 전기의 학자 매월당 김시습은 이조판서를 맡아 달라는 세조의 간곡한 요청을 “사슴이 마을에 내려가면 개한테 물릴 뿐”이라며 결단코 거절했다고 한다. 지금도 그런 기개 있는 사회라면 얼마나 좋을까. 총천연색 흠집이 드러난 정 총리는 비록 야당의 말이지만 하수인, 반신불수총리 등 온갖 욕을 다 들으면서도 총리 자리에 강한 집념을 보이며 ‘최고 관리’가 됐다. 그는 국가에 봉사함으로써 채무를 갚아 나가겠다고 했지만 이 참담한 신뢰 붕괴의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정 총리는 언젠가 “이론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문제를 더 멀리 깊게 볼 수 있다.”고 했다. 아무쪼록 그런 혜안의 정치, 아니 행정을 펼치길 바란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177명 투표 164명 찬성… 野 한때 투표함 봉쇄 시도

    177명 투표 164명 찬성… 野 한때 투표함 봉쇄 시도

    이변은 없었다. 28일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야당의 반발이 있긴 했지만 격한 충돌 없이 처리됐다. ●장관들도 ‘정운찬 구하기’ 총출동 한나라당은 이날 두 차례 의원총회를 열어 내부 반란표를 단속했다. 한나라당은 본회의 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마지막 표 점검을 하느라 본회의장에 늦게 입장했다.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는 전재희 장관, 임태희·최경환·주호영 후보자 등도 ‘정운찬 구하기’를 위해 본회의장에 총출동했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본회의 직전 본회의장 앞 중앙홀에서 정 후보자 자진 사퇴 결의대회를 갖고 마지막까지 의지를 다졌다. 여야는 임명동의안 상정에 앞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또 다시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 강운태 의원은 “가장 큰 문제는 정 후보자 자신의 도덕적 불감증”이라면서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무책임 자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은 “도덕성 검증이라는 미명 하에 후보자 흠집내기가 극에 달해 인격 파괴로 치닫고 있다.”고 맞받았다. 의사진행 발언을 끝내고 김형오 국회의장이 표결 절차를 밟으려 하자, 야당 의원들은 의장석 앞으로 나가 거세게 항의했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소속 충청권 출신을 비롯해 야당 의원 15명은 의장석 앞에서 ‘인준 반대=양심적 의원, 인준 찬성=불량한 의원’, ‘한나라당 의원 여러분, 역사의 죄인이 되지 마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의석에서는 야당 의원들이 “의사진행 발언 계속해야 한다.”고 고함쳤고, 자유선진당 변웅전 의원은 의장석으로 달려가 “발언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내려와.”, “예의를 지키라.”며 고성을 질렀다. 일순 긴장감이 감돌았다. 김 의장이 표결을 위해 검표 위원을 지명하자, 항의는 더욱 거세졌다. 자유선진당 김창수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투표를 하지 못하도록 투표함 위에 아예 앉아 버렸다. 일부 야당 의원은 한때 투표구를 손으로 막아 투표를 방해하면서 한나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였다. ●“한나라 최대 7표 이탈한 듯” 표결이 시작되자 민주당은 항의의 표시로 집단 퇴장했다. 자유선진당은 표결이 진행되는 도중 본회의장 밖으로 나갔다. 한나라당 김용태 의원은 잠시 자리를 비운 탓에 표결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날 본회의에는 한나라당 전체 의원 167명 가운데 구속 중인 임두성 의원만 빼고 166명이 출석했다. 때문에 한나라당 165명, 친박연대 4명, 진보신당 1명, 무소속 의원 7명 등 모두 177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한나라당 의원 165명이 투표한 가운데 찬성표가 164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한 명 이상의 이탈표가 나온 셈이다. 친박연대 의원 4명과 여당 성향의 무소속 최연희·송훈석 의원 등이 찬성표를 던졌을 경우 한나라당 내 이탈표는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한나라당의 원내 관계자는 “최대 7표의 이탈표가 나왔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靑 “국정현안 큰 역할 기대” 청와대는 “진통이 있었지만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신임 총리가 나라의 국격을 높이고 민생을 살피는 등 국정 현안을 푸는 데 큰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김지훈 허백윤기자 kjh@seoul.co.kr
  • 민주 이번엔 ‘정운찬 국감’

    “이제는 ‘정운찬 국감’이다.”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가 28일 국회 인준의 문턱을 넘었지만, 야당은 한층 날을 세우고 있다.민주당은 ‘청문 정국’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다음달 5일부터 20일간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와 본회의 대정부질문 등에서 계속 물고 늘어진다는 방침이다.정세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우상호 대변인은 회의 직후 “국정감사와 향후에 있을 대정부질문 등 국회의 여러 일정을 통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정 후보자의 의혹을 계속 파헤칠 것”이라고 밝혔다.무엇보다 민주당은 이번 국감에서 관련 상임위별로 파상 공세를 벌일 계획이다.정 후보자가 자문료, 인세 등을 합산과세하지 않아 수천만원대 소득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은 기획재정위 소관 국감에서 다루기로 했다. Y모자 백모 회장에게서 1000만원을 받아 제기된 포괄적 뇌물수수 의혹에 대해선 법제사법위 국감에서 따져 물을 방침이다. 국방위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에선 정 후보자가 ‘부선망(父先亡) 독자’(아버지를 일찍 여읜 외아들) 및 만 31세 이상 고령자 면제제도를 악용한 장기 유학으로 병역을 기피했다는 의혹과 아마추어 화가인 배우자가 작품을 비싼 값으로 판 배경을 각각 도마에 올리기로 했다. 정 후보자가 서울대 총장에 선출되는 과정에서 D그룹의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교육과학기술위 소관 국감에서 파헤치기로 했다.민주당의 공세는 10·28 재·보선을 앞두고 정 후보자의 흠결을 계속 부각시켜 선거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시도로 보인다.당 핵심 관계자는 “인사청문 과정에서 민심이 동요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명박 정부가 표방한 중도·실용 정책의 결정체인 ‘정운찬 카드’의 몰락은 재·보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도·실용 정책에 대한 여론의 기대심리 때문에 상대적 열세에 몰렸던 민주당이 ‘정운찬 흔들기’를 반전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기류가 엿보인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길섶에서] 이판사판/노주석 논설위원

    이판사판(理判事判)은 조선 초 숭유억불(崇儒抑佛)정책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승려들의 몸부림에서 나온 불교용어. 사찰을 존속시키려는 방편으로 종이를 만들거나 산성을 짓는 잡역을 했는데 이 부류를 사판승(事判僧)이라고 지칭했다. 불법을 잇고자 은둔하며 수행에 전념한 또 다른 스님들은 이판승(理判僧)이라고 불렀다. 당시 승려는 도성 출입을 금할 정도로 천민취급을 당했다. 이판승이든 사판승이든 더는 떨어질 곳이 없는 막다른 처지였다. 뾰족한 대안이 없거나 끝장을 뜻하는 속셋말로 쓰였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당시 승려들이 이판사판으로 나눠 각각 정진하지 않았다면 오늘의 한국불교가 과연 존속했겠는지 생각하게 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를 놓고 벌였던 여야의 이전투구를 보면서 이 용어를 떠올린다. 사람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정략적 셈법의 극치를 보여준다. 아전인수격 해석을 보면 신물이 올라온다. 살아남기 위한 이판사판은 결코 아닌 듯하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鄭총리 인준… 세종시 논란 새국면

    鄭총리 인준… 세종시 논란 새국면

    국회는 28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임명동의안은 재적의원 290명 가운데 177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164표, 반대 9표, 기권 3표, 무효 1표로 가결됐다. 이로써 정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의 두번째 총리로 취임하게 됐지만, ‘정운찬 내각’은 출범부터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본회의 직후 “임명동의안은 강행 처리됐지만, 검증 작업은 끝나지 않았다.”며 추석 이후 이어질 국정감사 등에서도 각종 의혹과 자질 문제를 추궁하겠다고 공언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도저히 총리가 돼서는 안 되는 분이 총리가 됐다는 점에서 비감하다.”고 논평했다. 특히 정 후보자 스스로 청문회 과정에서 세종시 논란의 핵심에 서면서, 향후 야당의 공세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정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총리가 되면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세종시에 대한 변경고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가 세종시 이전 부처에 관한 변경고시 등 관련 후속 작업에 속도를 내고 세종시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정국은 소용돌이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최근 여권 내부에서도 정 후보자의 ‘수정 불가피론’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날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는 지난 23일 1만 1795명을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세종시 원안 추진에 동조하는 의견이 지난 12일 40.4%에서 28.5%로 11.9%포인트 낮아진 반면 교육·첨단산업도시로의 기능변경 의견은 23.2%에서 33.2%로 10%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이날 임명동의안 통과 직후 정부중앙청사 창성동 별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을 보좌하고 내각의 힘을 하나로 모아 경제위기 극복과 서민경제 활성화, 국민통합을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임명동의안 표결에는 한나라당과 친박연대, 무소속 의원만 참여했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임명동의안 처리에 항의한 뒤 표결에 불참했다. 무기명 비밀투표 과정에서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소속 충청권 의원들이 투표함을 막아서기도 했으나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표결에 앞서 이뤄진 의사진행발언에서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세금탈루가 빈번했고, 아들 국적 문제를 통해 국가관에도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다. 법을 위반했으며 금도를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권경석 의원은 “실수와 착오는 있었지만 진실하고 깨끗하고 바르게 살아오기 위해 노력한 사람 같다. 대학 총장이 집 한 채밖에 없었으며, 매년 1000만원 이상 기부해왔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의원 39명은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가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지 않아 세금을 탈루하고 사업가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며 28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사설] 정운찬 총리 인준 이후가 중요하다

    정운찬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민주당·자유선진당 등 야당 의원들이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어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중도실용을 앞세워 진보 성향의 학자를 새 총리로 지명한 만큼 인준 과정이 순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한나라당은 야당의 발목잡기라고 비난하지만 도덕성 측면에서 정 총리의 자기 관리가 소홀했다. 정 총리는 인준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을 깊이 새겨야 한다. 총리로서 깨끗한 몸가짐은 물론 결격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업무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정 총리는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난 뒤 새벽에 집에 들어가니 아내와 아들딸들이 눈물을 흘리며 맞더라고 했다. 존경받던 학자로 여기던 남편, 아빠의 도덕성이 공격받는 게 마음 아팠을 것이다. 고위공직자의 길은 그렇게 어려워야 한다. 세금 신고를 대충하고, 용돈을 받아쓰고 해서는 안 된다. 정 총리는 “내가 부족한 사람인 건 맞지만 나쁜 짓을 한 몹쓸 사람은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몹쓸 사람’은 아닐지 몰라도 ‘부족한 사람’이 되어서는 여론의 긍정 평가를 끌어내기 어렵다. 국민 앞에서 이번에 깎인 점수를 만회하려면 정 총리가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정 총리는 정책적인 면에서 새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중도실용주의에 걸맞은 정책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고집을 부려서도 안 되고, 이전 정책을 답습해서도 안 된다. 정 총리가 청문회 답변 과정에서 일부 소신을 고수하면서도 정책적 유연성을 보인 점은 일단 기대를 갖게 한다. 너무 우경화한 정책은 정 총리가 앞장서 서민을 위하는 쪽으로 조절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본인이 소신이라고 강조한 세종시 대안찾기 역시 설득력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야당 의원들은 포괄적 뇌물죄, 위증죄 고발 등으로 정 총리를 식물총리로 만들려 하고 있다. 국민들의 인식이 좋아져야 그를 극복할 힘이 생긴다.
  • [옴부즈맨 칼럼]한가위와 생활밀착형 보도/이민규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장

    [옴부즈맨 칼럼]한가위와 생활밀착형 보도/이민규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장

    곧 우리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맞이하게 된다. 연휴 기간이 짧고 신종플루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어 귀성객들의 마음이 예년처럼 넉넉하지 못한 것 같다. 이처럼 각박해진 마음을 언론을 통해서 위안을 받는 추석이 되었으면 한다. 하지만 지난 한 주 동안 한가위의 풍성함과는 동떨어진 굵직한 사건들이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정운찬 총리후보자의 날선 국회청문회 중계로부터 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소식, ‘신종’ 병역비리, 그리고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이르기까지 반목과 애증이 가득한 뉴스를 접해야만 했다. 언론학자인 레오 보가트가 지적했듯이 뉴스는 사회의 리듬을 타야 하고 가능하면 그 흐름을 크게 이끌어 나가야 한다. 국민들은 명절 준비에 마음이 바쁜데 언론에서는 매일같이 정쟁 보도만 하고 있으면 이 또한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경우가 아닐 수 없다. 이 시점 우리에게 필요한 뉴스는 한가위에 걸맞은 생활밀착형 보도다. 이 같은 차원에서 지난 21일자 6면에 실린 ‘정책진단’ 섹션을 통해서 앞으로 있을 남북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한 것이 돋보인다. 이산가족 보도에서 매번 반복되는 감성적 프레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거시적·정책적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점은 매우 바람직했다고 평가한다. 특히, 중국과 타이완 사례를 통해서 양국이 긴장관계일 때도 이산가족 상봉은 중단되지 않았고, “정치와 인도주의의 확실한 분리 실행”이 절실하다는 메시지를 정부와 국민들에게 한발 앞서 제시해 주었다. 이산가족 상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국제사회와 우리의 일치된, 인도주의적 차원의 여론이 필요한 시점에서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시의적절한 보도였다고 생각한다. 굵직한 뉴스가 많았지만, 정작 국민들이 직접 느낄 수 있는 체감형 보도는 통신분야에 관한 보도일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서울신문은 통신에 관한 내용을 거의 매일 보도하고 있다. 21일자 8면에 실린 사회 머리기사로 ‘눌렀다 하면 돈먹는 1588’을 비롯해 같은 날 경제면의 ‘통신사 정산싸움 끝이 없네’와 22일자 15면의 아이폰 출시 예고기사, 23일자 통신비 11월 말 7∼8% 인하관련 예고기사, 24일자 아이폰 출시 기사와 26일자 과학면의 ‘아이폰시대 물만난 포털’, 그리고 28일자 내년 휴대전화료 인하된다는 기사 등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통신관련 기사는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문제이니만큼 정부나 기관 발표 중심이 아니라 소비자 관점에서 보도할 필요가 있다. 포털과 아이폰의 관계를 언급한 26일자 과학기사와 같이 앞으로 출시될 아이폰에 대해 소비자 시각에서 활용과 한계에 관해서 심층적으로 언급한 것은 좋은 사례다. 통신분야의 전문가와 사회적 활용성이 융합된 생활밀착형 기사를 기대해 본다. 23일자 ‘뉴스다큐 시선’에서는 병상침대서 바라본 루게릭병 환자를 다뤘다. 한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기도 힘든데 2명의 환자를 한 지면에 소화하다 보니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지면에 충분히 녹여내지 못한 것 같다. 침대 입장에서 환자를 바라보는 글을 쓰고 있는데 서사적 요소가 충분히 담겨있지 못해 아쉬웠다. 함께 제공된 영상은 루게릭 환자의 처절한 외부와의 ‘소통’이 담겨있지 못하고 누워있는 환자와 간병인의 단순관계에 그치고 말았다. 독자들이 글과 영상을 통해서 깊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다큐를 기대해 본다. 23일은 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 보호에 대한 특별법이 시행된 지 만 5년째 되는 날이었다. 이 시점에 성매매가 과연 불법이냐 노동이냐에 대한 논쟁을 심층적으로 다루면 좋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가위 두둥실 뜬 보름달같이 우리의 마음도 기사를 읽고 밝아졌으면 한다. 밖에서 예상되는 어두운 뉴스가 아니라 서울신문 지면에서만 볼 수 있는 마음이 훈훈해질 수 있는 따뜻한 뉴스가 그리운 때다. 이민규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장
  • 與 “정면돌파” 野 “자진사퇴”

    與 “정면돌파” 野 “자진사퇴”

    하반기 정국의 첫 관문인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가 28일 한나라당에 의해 시도된다. 10월 재·보선과 4대강 사업 등 내년도 예산안 심사,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향후 정국 추이를 가늠할 중대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한나라 “이탈표 없이 뭉칠 것” 한나라당은 정면 돌파를 선택했고 야당은 공동 대응으로 맞섰다. 28일 본회의장에서 여야간 벼랑 끝 대치가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27일 정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을 예정대로 표결 처리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주당이 재·보선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정 후보자를 난타하고 있다.”면서 “발목잡기 정치공세를 정면돌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친박연대와 무소속의 협조를 얻어 28일 인준표결에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내 일각의 부정적 기류를 의식한 듯 “정 후보자에게 조금 의심을 갖고 있는 분이 있지만 잘 설득하고 있다.”면서 “한 사람의 이탈표도 없이 똘똘 뭉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상임위별로 소속 의원들을 독려하고 해외 출장 중인 의원 3명을 27일까지 귀국하도록 조치했다. ‘내부 반란표’에 대비해 원내대표단을 중심으로 표 단속에도 나섰다.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일부 의원 사이에선 “안정적 국정운영이 최우선이다.”, “대안이 없다.”는 말도 나온다. 중도개혁 그룹의 한 의원은 “의혹이 좀 있더라도 반대표를 던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회동해 자진 사퇴와 지명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정 대표는 “다른 야당과 힘을 합쳐 잘못된 인사가 이뤄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세종시의 원안 추진을 반대하는 것은 국가 법체계의 존엄성 침해와 국민 신뢰에 대한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민주, 위증·뇌물죄 고발 방침 여당 단독으로 총리 인준이 이뤄지면 다음달 5일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정운찬 의혹’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질 작정이다. ‘정운찬 국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본회의 대정부질문도 적극 활용키로 했다. 특히 민주당은 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가계수지와 관련해 거짓 해명을 했다며 28일 정 후보자를 위증죄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정 후보자는 3억 6000만원의 재산 증식을 숨기기 위해 지출액을 고의로 축소한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면서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위증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의 충청권 의원들도 정 후보자가 ‘예스24’의 고문을 겸직한 것과 Y모자로부터 1000만원을 받은 것에 대해 포괄적 뇌물죄로 고발하기로 했다. 김지훈 허백윤기자 kjh@seoul.co.kr
  • [서울광장] 사면초가에 몰린 정운찬/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사면초가에 몰린 정운찬/오일만 논설위원

    2006년 겨울로 시곗바늘을 돌려 보자. 당시 정운찬 총리 후보자는 대선 가도에서 ‘이명박 대항마’로 주목을 받던 시기다. 그즈음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제치고 독주를 시작했다. 당황한 범여권의 러브콜이 본격화된다. 충청권 출신 ‘정운찬’의 몸값이 치솟았다. ‘호남+충청’의 연합구도와 경제학자로서 서울대 총장을 지낸 참신한 이미지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기존 정치권을 혐오했다. 스승인 조순 전 서울시장의 교훈이 컸다. 그래서 그는 독자 세력화를 염두에 둔다. 전국을 도는 ‘강연정치’가 수순이다. 그러나 2007년 4월 “정치 세력화를 추진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대선 출마의 꿈을 접었다. 이전투구의 정치판은 상아탑 학자에게 감당하기 힘겨운 진흙탕이다. 2년 반이 지나 그는 총리 후보자의 이름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전격적으로 손을 잡는다. 영원한 동지도, 적도 없다는 정치판의 생리를 다시 확인했다. ‘중도강화·친서민 정책’의 이념적 동지로 변신한 것이다. 충청권 프리미엄을 업은 그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껄끄러운 박근혜 전 대표의 ‘견제마’로서 가치가 컸다. 그로서도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직감했을 것이다. 화려한 데뷔를 꿈꾸며 던진 승부수가 고립무원의 악수가 되는 조짐이다. 당초 많은 국민들은 개혁 성향의 경제학자로서의 명성과 서울대 총장 시절 그가 보인 뚝심에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였다. 이틀간의 인사 청문회로 상황은 급변했다. 강점인 청렴성과 도덕성에 너무도 많은 상처를 입었다. 병역면제 의혹이나 위장전입, 탈루 ‘용돈 1000만원’, 3억 6200만원의 ‘근거 없는 소득’ 등의 공세는 그가 평생 쌓아 올린 정치적 자산의 많은 부분을 소진시켰다. 혼탁한 한국 사회에서 홀로 독야청청하기는 쉽지 않다. 그에게 쏟아진 도덕적 비난이 억울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총리직 무게의 엄중함 때문에 국민들의 실망도 커졌다. 정후보자를 둘러싼 정치판은 살기가 감돌고 있다. 향후 대선구도의 역학구도 때문이다. 그래서 여야 모두에 협공을 당하는 양곤마(兩困馬)의 신세다. 흑돌인 야당은 그를 살려두기가 어렵다. 자기 진영의 대선 카드를 빼앗겼다는 울분과 언제 적으로 돌변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겹쳐 있다. 투석(자진사퇴)을 요구하는 전방위 압박이 너무도 거세다. 탈세와 국가공무원법, 공직자 윤리법, 주민등록법 등 실정법 위반자로 낙인찍었다. 개혁성향 이미지에 호의적이었던 일부 시민단체들도 그를 ‘총리자격 미달자’로 몰아붙이고 있다. 우군으로 믿었던 백돌(한나라당)도 양패로 갈렸다. 특히 친박 계열은 청문회에서 드러난 그의 도덕적 결함을 은근히 즐기는 분위기다. 일부에선 ‘이 정도라면 1년 정도 쓸 수 있는 불쏘시개’라는 비아냥도 있다. 일종의 사석 작전이다. ‘정운찬 해법’은 현재로선 고난도의 사활 문제다. 한나라당 다수의 힘으로 간신히 두 집을 내고 사는 길(총리인준 통과)과 야당의 물리적 저지로 ‘총리 서리’의 불명예를 짊어지거나 인준거부로 정치권 무대에서 쓸쓸히 퇴장하는 상황이 놓여 있다. 어떤 길이 됐든 현재 그에게 필요한 것은 출사표를 던질 당시의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조이구승자다패(燥而求勝者多敗·조급하게 이기려고 욕심을 부리면 패한다)와 사소취대(捨小就大·작은 것을 버리고 큰 곳으로 나가라)의 바둑의 교훈은 사면초가에 몰린 그에게도 적용될 듯하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꼬이는 인사청문회 보고서… 긴장하는 후보자들… 뜨거워지는 政爭

    ■ 언제나… 여, 단독 청문심사보고서 채택… 야 회의장 퇴장 야 “위증 고발해야”… 표결까지 부적격성 추궁 국회 정운찬 국무총리 인사청문특위는 25일 전체회의를 열고 청문심사 보고서를 채택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정 후보자가 명백한 위증을 했으므로 고발해야 한다.”며 회의장을 퇴장, 여당 단독으로 이뤄졌다. 여야는 막후에서 국회의장에게 제출할 경과보고서에 야당의 주장을 포함시키기로 합의, 물리적 충돌은 피했다. 야당은 28일 본회의 임명동의안 표결 때까지 정 후보자의 부적격성을 추궁해 나간다는 방침이어서 여야간 긴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 “정 후보자가 자신의 2006~2008년 ‘총수지 증가액’과 관련, ‘사업소득 필요경비’를 200만원이라고 주장했으나 국세청이 제출한 자료에는 1억 7465만원임이 확인됐다.”면서 “이는 명백한 위증”이라고 주장했다. 또 ‘기타소득 필요경비’도 지난 22일 1차 소명자료에는 700만원이었지만 이날 제출한 2차 소명자료에는 3500만원으로 기재돼 있었다. 민주당은 “정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이 항목 등의 경비는 ‘실제 지출한 경비가 아니라 세법상 의제된 경비’라고 주장했으나 2차 자료에서는 실제 집행한 경비임을 인정, 그간 허위로 보고했음을 자인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간 정 후보자는 수차례의 질문에도 해외자문 수입은 없었다고 일관되게 주장했지만 정 후보자 스스로 제출한 ‘2009년 해외소득’ 최종 자료에는 해외자문료를 명기했다.”면서 “이 역시 명백한 위증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총수지 증가액’이 1차 자료에서 4억 5900만원이었던 것이 2차 자료에서는 1억 9000만원이 적은 3억 5000만원으로 기재된 것에 대해서도 소명·증빙자료 없이는 믿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가 밝힌 해외소득 85 00만원도 구체 증빙이 없고 2009년 소득 2억 7500만원도 이 가운데 해외소득 3800만원, 기타사업소득 7800만원 등은 확인할 방법이 없는 일방적 주장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은 “1차 자료는 청문위원들이 몰아붙여 비전문가들과 서둘러 작업해 착오가 생겼고 2차 자료는 회계사의 조력을 받아서 차분하게 작성한 것 같다.”면서 “2차 자료가 신빙성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변호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위증은 판단하기 어렵다.”고 거부했다. 여야간 논쟁은 이날 자정까지 이어졌다. 오전과 오후 회의가 한 차례씩 개회했다가 밤 9시 무렵 속개된 회의였다. 인사청문회법은 청문회를 마친 뒤 3일 이내에 심사보고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정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심사보고서 제출 시한은 이날 자정이었다. 이지운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어쩌나… “지역구출신 이귀남 왜 안돕나” 유선호 법사위원장 항의 곤혹 “고향에서 법무부장관이 배출되는 경사를 맞았는데 지역구 의원이 도와주진 못할망정 가로막아서야 되느냐.” 요즘 국회 법사위원장인 민주당 유선호 의원실 보좌진은 부쩍 한숨이 늘었다. 이귀남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고향인 전남 장흥에서 걸려오는 항의 전화에 몸살을 앓고 있다. 그렇다고 지역 주민에게 짜증을 낼 수도 없다. 장흥은 강진·영암과 함께 유 의원의 지역구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결과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청문경과보고서 채택도 거부하고 있다. 당 지도부의 기류도 거세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법질서 수호의 최고 책임자라 할 수 있는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위장전입, 탈세, 다운계약서, 부동산투기, 공직자윤리법 등을 위반했다.”면서 “이런 사람이 어떻게 법을 어긴 사람을 처벌할 수 있나. 어불성설이다.”며 지명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유 의원이 법사위원장이긴 하지만 당론을 어기고 보고서 채택에 나설 수는 없다. 민주당이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불발에 힘을 모으고 있는 상황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 채택은 자칫 ‘김빼기’가 될 수 있다. 호남 출신 후보자를 봐줬다는 ‘이중 잣대’ 비난도 예상할 수 있다.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는 청문회 이후 18일과 21, 22일 잇따라 보고서 채택이 안건으로 올라갔지만 채택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이 ‘지명 철회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는 문구를 보고서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론과 지역민심 사이에서 유 의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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