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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유아·아동|●길 잃은 무지개 물고기(마르쿠스 피스터 글·그림, 조경수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 조약돌을 모으러 나왔다가 파도에 휩쓸려 혼자 남게 된 무지개 물고기 이야기. 남을 배려하는 마음,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 등을 일깨우는 그림책.5세 이상.1만 1000원.●엄마가 그린 새 그림(조미자 글·그림, 마루벌 펴냄) 아빠새, 엄마새, 아기새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한가롭고 평화로운 일상의 이야기. 서툰 듯하면서도 아기자기한 그림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아주 크다.3세 이상.7600원.|초등·청소년|●102가지 질문으로 읽는 성서(데니스 도일 지음, 김경은 옮김, 다섯수레 펴냄) 신약과 구약 성서의 핵심주제와 사건들을 골라내 문답 형식으로 정리한 ‘성서 입문서’. 성서 원문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주는 진중한 색채감의 그림들이 인상적. 초등생.1만 3000원.●너는 쓸모가 없어(카렌 쿠시맨 지음, 배미자 옮김, 다른 펴냄) 14세기초 영국이 배경. 거름더미에서 한뎃잠이나 자던 떠돌이 소녀가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면서 자기애를 갖고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해가는 이야기. 초등5년 이상.8500원.|실용경제|●초우량 기업의 조건(톰 피터스·로버트 워터먼 지음, 이동현 옮김, 더난출판 펴냄) 20세기를 대표하는 3대 경영서중 한권으로 선정된 경영의 바이블. 저자들은 초우량 기업이란 평범한 기업에서 발견할 수 없는 특성을 가진 것이 아니라 평범한 기업에서도 하고 있는 활동을 전혀 다르게 하고 있다고 강조.2만 5000원.●서른살 경제학(유병률 지음, 인물과 사상사 펴냄) 실물경제를 이해할 30대를 위한 경제서. 고령화, 저성장, 양극화 시대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세대인 30대에게 새로운 경제 환경에 대응하는 실천적인 전략과 안목을 키워 준다.1만 2000원.●미인은 치과에서 만들어진다(류호성 지음, 사이버 덴탈 펴냄) 치과의사의 치아교정 이야기. 고운 치아는 예부터 미의 필수조건. 치아의 건강관리, 치아배열 및 교정, 턱의 성장과정 등 얼굴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치과 파트를 자세하게 연구해 놓은 책.1만 2000원.●내 치즈는 내가 옮긴다(리처드 템플러 지음, 황정연 옮김, 한국경제신문펴냄) 성공을 향해 달리고 싶은 이들을 위한 가이드 북. 좋은 직업, 원만한 인간관계, 경제적 여유 같은 ‘치즈’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데도 왜 여전히 탈출구가 잘 보이지 않을까?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채 무작정 치즈를 찾아 떠났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9000원.●자연을 담은 소박한 밥상(녹색연합 엮음, 북센스 펴냄) 친환경 요리 북. 생명을 파괴하는 화학조미료와 가공식품에서 벗어나 자연의 맛과 영양을 고스란히 담은 소박한 밥상을 위한 요리법이 자세하게 정리됐다.1만 2000원.
  • “한중 청소년 문화교류 기대” e스포츠대회 이광재 위원장

    “한국·중국 양국 청소년간의 문화 교류의 장이 되길 바란다.”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처음 개최되는 ‘한중e스포츠페스티벌(CKCG)’의 한국측 조직위 위원장인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번 대회는 다음달 19일부터 4일간 중국 베이징에서 68명의 양국 게이머가 스타크래프트 등 3개 종목에 걸쳐 실력을 겨루는 것으로 중국 쪽에서는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저우창(周强) 단장이 조직위원장을 맡아 행사가 진행된다.‘유전게이트’ 이후 한동안 칩거해 온 이 의원은 이번 행사에 열린우리당 의원 32명의 모임인 ‘e스포츠와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 열린우리당 내 ‘친노직계’ 의원 연구모임인 의정연구센터를 후원단체로 참가하게 해 여권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모양새를 갖췄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9) 변신하는 국립대학

    [일본을 다시본다] (9) 변신하는 국립대학

    |도쿄 특별취재팀|“바뀌려면 제대로 바뀌어야 살아남는다.’ 일본 열도 곳곳에서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은 130여년간 ‘철밥통’이란 따가운 시선을 받아온 국립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변화의 몸짓은 다른 어떤 부문보다 철저하고, 지독하다.도쿄에서 동북쪽으로 100㎞ 남짓 떨어진 이바라키현 외곽의 쓰쿠바대학이 바로 그런 곳 중의 하나다. 도쿄에서 전철과 버스를 번갈아 타고 1시간 30여분 만에 도착한 쓰쿠바대학 캠퍼스 본관. 동서로 800m, 남북으로 4㎞에 이르는 넓은 부지에 여기저기 들어서 있는 단과대학 건물과 민간 아파트단지들은 겉보기에는 영락없는 시골 대학의 촌스러운 모습이었다.“이런 곳이 대학개혁의 성공사례로 꼽히다니….” 다소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미리 약속된 본관 6층의 히로미치 요시타케 총장 특별보좌 겸 비즈니스과학연구과 교수 연구실로 들어섰다. “민간기업의 경영노하우를 대학 운영에 접목시키겠다는 의도로 국립대로는 처음 민간인 출신을 영입한, 그리고 국립대학간 통·폐합 작업을 다른 대학보다 먼저 시행한 곳이 바로 쓰쿠바대학입니다.” 반갑게 맞이하는 그의 얼굴에는 강한 자신감이 엿보였다.“국립대학이 법인화 되기 1년전인 2003년 4월 총장 특별보좌 겸 교수로 영입된 이후 이 대학의 경영과 조직 등 장기적인 청사진을 설계하고 있다.”며 “경쟁력 있는 시스템 구축이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신일본제철에서 경영·조직·인사 등을 담당하는 임원으로 근무했었다. 그의 말대로 쓰쿠바대학은 낡은 틀을 깨고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한발 앞서 나가고 있었다.2002년 10월 국립대로는 가장 먼저 인근 도서관정보대학과 통합한 게 시발점이었다.1만 2000여명의 학생을 가진 쓰쿠바대학이 800여명에 불과한 도서관정보대학을 흡수하는 게 남보기에는 대수롭지 않게 보였지만, 쓰쿠바대학으로서는 새로운 비전을 찾는 계기가 됐다. 전공분야를 넘나드는 ‘초전공적인 연구풍토’를 특화·발전시키는 데는 도서관정보대학이 반드시 필요했다는 게 요시타케 특별보좌의 설명이다. 이곳에서는 건축과 생물, 체육과 의학, 심리와 의학 등 전공간의 다양한 접목이 활발하다. 예를 들어 심리와 의학이 서로 별개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전예방적인 심리와 사후조치 성격이 강한 의학을 서로 접목하면 종합적인 학문으로 발전한다는 논리다. 도서관정보대학의 인프라가 연결고리 역할을 맡는다고 한다. 요시타케 특별보좌는 “쓰쿠바대학은 교육과 연구분야에서 새로운 ‘학문적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남보다 빨리, 그리고 완벽하게 변화를 주도해야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학의 본격적인 변화는 지난해 국립대학 법인화가 기폭제가 됐다고 한다. 법인화 이후 조직과 인사·급여 등 모든 부문이 변화의 대상이 돼 버렸다. 이와사키 요이치 총장도 ‘총장추천회의’를 거쳐 임명됐다. 특히 교수와 직원의 신분이 민간인으로 바뀐 것이 획기적이다. 이 대학 직원들은 전에 교육공무원특례법을 따랐지만, 지금은 노동법 적용을 받는다. 다만 변화의 적응기를 고려해 연금·퇴직금 등의 기존 혜택은 공무원공제조합 회원 자격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수들도 앞날의 불안감을 덜기 위해 자신의 강의에 더욱 충실하고, 학원을 다니면서 강의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는 예도 적지 않다. 문부과학성 국립대학법인지원과 하구치 히로 사무관은 “무엇보다 국립대학 법인화가 교수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는 것 같다.”며 “질높은 강의를 제공하지 못할 경우 언제든지 쫓겨날 수 있다는 절박감이 교수사회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쓰쿠바대학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우수학생 유치제도. 몇년전 입학실(입시센터), 학생교육실, 학생생활지원실, 취업담당지원실 등 4개 부서가 대학조직에 신설됐다. 입학에서 졸업, 취업까지 대학이 책임지겠다는 의미다. 파트별로 4∼5명의 교수들이 있고, 부총장이 총괄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AC(Admission Center) 제도. 입학실 담당 교수들이 우수학생 유치를 위해 전국의 일선 학교를 돌아다닌다. 유치 대상자로 선정하면 1차적인 질의서를 보내 답변을 받아본 뒤 면접을 통해 곧바로 선발하는 식이다. 일종의 무시험제도다. 이때 대학은 해당 학생들에게 강의 커리큘럼 등을 상세히 소개해주기 때문에 입학 후 진로문제로 고민하는 예가 거의 없다고 한다.3년 전 공부는 안 하고 컴퓨터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노보리라는 ‘문제 학생’을 대스타로 만든 일은 학생선발의 대표적인 성공케이스로 회자되고 있다.3학년에 재학 중인 노보리는 ‘천재 프로그래머’로 통하며 대학내 컴퓨터 관련 벤처기업 사장직을 맡고 있다. 물론 국립대 법인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지바대학 법경제학부 신도우 무네유키 교수는 “법인화 이후 대학사회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문부성과 대학의 수직적 관계가 유지되는 한 한계가 있다.”며 “공무원 신분을 민간인 신분으로 바꿔 놓았지만, 기존의 혜택을 그대로 주고 있어 대학개혁은 ‘눈가리고 아웅’ 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일본에서 국립대학의 변화는 대세다. 정부의 울타리에 안주해 온 국립대학이 ‘새로운 10년’을 위해 도약의 날개를 활짝 펴고 있다.“국립대 법인화로 이미 대학간의 레이스는 시작됐다.” 요시타케 특별보좌의 끝맺음이다. bcjoo@seoul.co.kr ■ 국립대 법인화 왜 하나 |도쿄 특별취재팀|일본 고이즈미 정권이 국립대 법인화를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는 것은 “개성 있고, 매력 있는 대학 없이는 일본의 미래가 없다.”는 판단에서 출발했다. 국립대 법인화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문부과학성 고등교육국 국립대법인 지원과의 히구치 구로 사무관으로부터 추진 상황과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솔직한 얘기를 들어봤다. 언론에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일본 공무원의 인식 때문에 공식적인 인터뷰 대신 비공식 면담을 가졌다. 그는 “2년 뒤에는 전국 18세 이상의 인구가 대학 입학 정원과 거의 같게 돼 누구나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하면 대학의 변신은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독립법인화의 성공 여부를 물었다.“지난해 4월 출범한 만큼 오는 9월쯤 1년간의 성과를 평가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국립대학이 앞으로는 매년 지원 금액의 1%씩 삭감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이어 “현재 국립대학의 비중(학생 등 규모)은 일본 전체 대학의 30%에 불과하지만 매년 예산 지원(운영비 교부금) 규모는 1조 2000억엔이다. 반면 사립대는 70%가량 되지만, 예산은 3000억엔밖에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며 법인화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각 대학이 필요성을 절감하기 때문에 국립대 통·폐합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bcjoo@seoul.co.kr ■ 협찬 국립대총장 권한·책임 |도쿄 특별취재팀|일본 국립대학 총장은 법인 내부의 경영협의회와 교육연구평의회 대표자 등의 전형을 거쳐 문부과학상이 임명하며 임기는 6년이다. 내부의 추천을 거치기 때문에 총장의 권한과 위상은 막강하다. 정부로부터 매년 지원받는 운영비교부금(지원금) 가운데 연구비 등을 총장이 자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다. 교수·직원 등의 봉급 등 인건비와 채용·퇴출 등 정원의 증감 등도 총장의 재량권에 속한다. 총장 비서실을 강화하고, 총장 특별보좌 등 고문그룹을 두도록 해 중요한 의사결정 때는 수시로 조언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봐야 한다. 권한에 비례해 책임이 뒤따르는 것은 물론이다.6년간의 중장기계획을 제출한 뒤 매년 국립대 법인평가위원회의 사후평가를 받아야 한다. 평가가 좋지 못하면 각종 교부금 지원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총장간의 우열은 이때 가려진다. 총장의 독단과 문부성의 간섭 등을 우려해 총장이 임명하는 임원회 이사 가운데 1명 이상은 반드시 외부에서 영입토록 해 독립성을 강화했다. 경영협의회의 외부 인사 비율은 절반 이상이어야 한다. 문부성의 조사에 따르면 임원회 이사와 경영협의회 위원 가운데 외부 인사로는 기업체 사장 및 임원 출신이 각각 34%,35%로 가장 많다. 특히 법인화 이후에는 대학마다 학칙 개정으로 총장이 외국인 교수를 채용하고, 기업체 임원 등을 대학의 사외감사로 겸직할 수 있게 하는 등 문호 개방에도 적극적이다. bcjoo@seoul.co.kr ●특별취재팀 한종태 국제부장(팀장), 황성기 사회부장, 이춘규 도쿄특파원, 주병철(경제부)·손원천·이언탁(사진부)차장, 안미현(산업부)·김상연(정치부)·황장석(국제부)·유지혜(사회부)·정연호(사진부)기자
  • 국적 달라도 ‘소리는 하나’

    국적 달라도 ‘소리는 하나’

    “빠빠∼빠∼” 13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내 서울시립교향악단 연습실. 이틀 뒤인 15일 저녁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되는 ‘블랙’공연을 앞두고 막바지 연습이 한창이다. 서울시향 부지휘자 번디트 웅그랑시(34)의 지휘 아래 트롬본의 육중한 소리가 울려퍼진다. 검은 캐주얼 차림의 웅그랑시는 연습실 한 가운데 높은 의자에 앉아 80여명의 단원들을 움직인다. 태국인인 웅그랑시가 ‘넘버 빠이브(5악장)’라면서 오른쪽을 가리키자 콘트라베이스를 안고 있는 주자들이 큰 몸짓으로 ‘군무(群舞)’를 춘다. 흰머리가 희끗거리는 중년남성, 긴 생머리의 젊은 여성, 파란 눈의 외국인 제각각이지만 이들이 내는 소리는 같다. 이번 공연이 전원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서울시향 단원의 재정비 이후 첫 공연인 만큼 연습실 양쪽에 설치된 에어컨 2대가 모자랄 정도로 뜨거운 열기가 느껴진다. 전날 도착한 뉴욕 필하모닉 수석 트럼본 주자이자 줄리아드 음대 교수인 조지프 알레시는 협연자로 참여해 전날 도착한 여독(旅毒)도 잊은 듯 1시간여 동안 서서 트롬본을 분다. ‘블랙’은 서울시향이 세 차례 개최하는 ‘서머 오브 패션(Summer of Passion)’ 가운데 첫번째 시리즈로 이후 ‘레드’(29일 세종문화회관, 지휘 레머라이트, 바이올린 협연 데이비드 가렛),‘블루’(8월23일 예술의전당, 지휘 웅그랑시, 피아노 협연 니콜라이 루간스키)가 이어진다. (02)3700-6300. 한편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향은 8월15일 서울광장에서 ‘광복 60주년 기념음악회’를 개최한다. 정명훈 서울시향 상임지휘자가 악단 출범 후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고 안익태 선생의 ‘한국환상곡’, 베토벤의 ‘합창교향곡’,‘그리운 금강산’ 등을 들려 주며 김덕수 사물놀이패 공연과 강준일 작곡의 ‘사물놀이 협주곡’ 협연도 이뤄진다. 또 소프라노 박은주,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테너 이정원, 베이스 손혜수 등도 함께 공연할 예정이다. 글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현직 여검사 TV고정패널 출연

    현직 여검사가 TV 방송프로그램에 고정출연한다. SBS는 13일 “서울북부지방 검찰청 노정연 검사가 18일부터 ‘솔로몬의 선택’에 고정 패널로 출연한다.”면서 “‘검사출동! 사건 속으로’라는 코너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솔로몬의 선택’(매주 월 오후 8시55분)은 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사건이나 상황들을 법률적으로 해석하는 상황 재연프로그램. 노 검사는 실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형사 사건의 다양한 유형을 보여주며 범죄 예방에 앞장서게 된다.지난 11일 SBS 일산제작센터에서 진행된 첫 녹화에서는 뺑소니 사건과 관련, 뺑소니가 되지 않기 위한 사고시 유의사항과 유사 사례 등을 얘기했다.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한 노 검사는 1993년 제35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수원지검 성남지청과 서울지검 동부지청 등을 거쳤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부고]

    ●박병일 前 11대 국회의원 11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병일 전 의원이 11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2세. 박 전 의원은 11대 국회에 민주한국당 소속으로 전북 익산에서 당선됐다. 유족으로는 유영주씨와 2남 1녀. 빈소 분당서울대병원 (031)787-1508, 발인 13일 오전 8시. ●이호정(서울신문 사진부 기자)성진(세무사)씨 모친상 11일 일산백병원, 발인 13일 오전 8시 (031) 919-0899 ●이정섭(자영업)수열(자영업)병환(전 대한종합금융 이사)씨 모친상 1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3일 오전 8시 (02)3410-6902 ●조성진(열린우리당 농어촌대책위원장)씨 모친상 1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2일 오전 10시30분 (02)3410-6918 ●송호근(와이지-원 대표이사)호상(벤처패스코리아 대표이사)씨 부친상 정명조(전 한국카프로락탐 회장)이수찬(선업 대표이사)씨 빙부상 1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3일 오전 9시 (02)3410-6912,3410-3153 ●남현우(현대증권 춘천지점)씨 모친상 10일 강원대학교병원, 발인 12일 오전 7시 (033)258-2275 ●정흥열(애드컴서울 고문)흥관(LG화재독일대리점 대표)씨 모친상 김상기(미 남일리노이대 석좌교수)김태수(치과병원장)허성윤(재미 의사)씨 빙모상 1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2일 오전 9시 (02)3410-6910 ●김헌민(메이페어하우스 부장)씨 부친상 1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7시 (02)3010-2236 ●노영수(세종대왕기념사업회 이사)창수(극동약국)건수(현대해상 상무)씨 부친상 1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2)3010-2293 ●주선애(장신대 명예교수)씨 상부 김윤선(사계절식품 대표이사)씨 부친상 1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9시 (02)3010-2265 ●김진필(동양화재 과장)씨 모친상 윤채하(대웅제약 선임연구원)씨 빙모상 1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5시 (02)3010-2235 ●양창화(전 라이프주택 부회장)씨 별세 양상언(㈜뉴라이프홀딩스 대표이사)상덕(양상덕치과원장)씨 부친상 조재연(재캐나다)씨 빙부상 1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3일 오전 6시30분 (02)3410-6917 ●김우현(전 대한법무사협회장)씨 상배 문수(재미)성수(KBS 탤런트)씨 모친상 11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13일 오전 10시30분 (02)590-2557 ●박연직(세계일보 전국부 차장대우)연대(충북 제천시청 공무원)씨 조모상 10일 0시10분 자택서, 발인 12일 오전 8시 충북 제천 서울병원 장례식장 206호실 (043)642-2299 ●정연태(선엔지니어링 이사)윤연(신세계 상무)씨 부친상 11일 대구영남대 병원, 발인 13일 오전 9시 (053)620-4232 ●안석문(재 캐나다 의사)정모(진영산업 상무)진우(전 서남대 교수)진영(영덕달전약국 약사)씨 모친상 11일 이화여대 목동병원, 발인 14일 오전 7시 (02)2650-5121 ●김석홍(재미 사업)석정(서울독산초등 교장)석태(나월스님)인숙(서울신명초등 교사)씨모친상 김동주(개인사업)영수(동아방송대 교수)도현(변호사)씨 조모상 서종태(서울신양초등 교감)황낙현(영주동부초등교)김원동(우리은행 등촌동 지점장)씨빙모상 11일 오전 11시 서울아산병원, 발인 13일 오전 7시 (02)3010-2291
  • [일본을 다시본다] (7) 노벨상의 산실 교토대

    [일본을 다시본다] (7) 노벨상의 산실 교토대

    |교토 특별취재팀|2003년 10월 스웨덴 한림원이 각 부문별 노벨상 수상자를 발표하자 일본인들은 한숨을 내쉬었다.2000년부터 2002년까지 3년 연속 노벨화학상 수상자를 냈고 2002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까지 배출한 기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4년 연속 노벨상 수상’이라는 기록 달성 여부와 관계없이 ‘잃어버린 10년’의 경기 침체가 노벨상 수상을 가로막지 못했다는 사실은 이미 3년 동안 입증된 다음이었다. 지금까지 일본인 노벨상 수상자는 모두 12명. 문학상과 평화상을 받은 3명을 제외한 자연과학계열 수상자 9명을 배출한 일본 학계의 저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자연과학계열 9명의 수상자 가운데 1949년 일본인 최초로 노벨상을 수상한 유카와 히데키 교수를 비롯,5명을 배출한 교토대를 찾았다. ●방치에 가까운 연구풍토… 사회공헌 의식도 한몫 일본 최고 명문대 교토대와 도쿄대는 곧잘 비교되지만 규모 면에선 상당한 차이가 있다. 지난해 5월 현재 교토대의 학생 수는 학부와 석·박사 과정 통틀어 2만 2103명이지만, 도쿄대는 2만 8350명이다. 석·박사 과정만 놓고 보면 교토대 학생 수는 8828명으로 1만 2676명인 도쿄대보다 3326명이 적다. 졸업생 숫자로 보면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격차는 더 벌어진다. 하지만 자연과학계열 노벨상 수상자에 관한 한 교토대는 도쿄대를 5대 2로 한참 앞질러 가고 있다. “수도인 도쿄에서 떨어져 있어 국가 분위기와 상관없이 학문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됐다는 점과, 자유를 중시하는 학풍이 노벨상의 비결이라면 비결인 것 같다.”는 것이 교토대 기초물리학연구소 사사키 미사오(우주물리학) 교수의 말이다. 오이케 가즈오 교토대 총장과 석·박사 과정 학생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오이케 총장은 “자유로운 학풍과 산책하기 좋은 지형, 학문의 사회적 공헌을 중시하는 전통”을 ‘노벨상의 비결’로 꼽았다. 박사과정(우주물리학)의 히키다 와타루는 “어찌 보면 방치라는 느낌이 들 만큼 학생 개인의 자유에 맡겨두지만 책임은 철저하게 묻는다.”고 말했다. 대학원생들의 경우에도 지도교수가 논문 방향을 제시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자유와 학문의 사회 공헌을 강조하는 이같은 정신은 유카와 교수의 일본인 최초 노벨상 수상을 기념,1952년 교토대에 설립된 기초물리학연구소(유카와연구소)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초대 연구소장을 지낸 유카와 교수는 연구자들이 경제 문제를 걱정하지 않고 연구에 매진할 수 있게 지원하는 기관으로 만들 것을 강조했다고 한다. ●일본 물리학의 중심, 유카와연구소 유카와연구소의 특징은 교토대 외부의 연구자들에게 열린 공간이라는 점이다. 현재 연구소의 박사후과정(PostDoc) 23명의 과반수가 교토대 졸업생이 아니며 그 중 6명은 외국대학 출신 이방인이다.3∼4개월가량 머무는 방문연구원은 현재 16명으로 그 중 2명만이 일본 학자들이다. 이렇게 일본 각지와 외국에서 모인 물리학자들은 분야별로 우주, 소립자, 물성(物性), 원자핵 등 4개로 나뉘어 연구한다. 연구소측은 서로 다른 분야의 학자들을 같은 연구실에 배정, 분야간 교류가 쉽도록 배려하고 있다. ●서로 다른 분야 한 연구실 배정 교류 유도 오사카대에서 핵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박사후과정으로 유카와연구소에서 공부하고 있는 다카하시 도루는 “서로 다른 전공의 학자 4명과 같은 연구실에서 공부하기 때문에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다.”면서 “유카와연구소는 교토대 내에서도 특별한 자유가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유카와연구소에는 일본의 물리학자들이 수시로 모여든다. 물리학계의 사랑방인 셈이다. 기자가 찾은 날에도 인근 나고야대와 오사카대 등에서 온 학자들이 연구소에서 동료 학자들과 전공 관련 논의를 하고 있었다. 오사카대 박사후과정(우주물리학)에 있는 사고 노리치카는 “세미나와 같은 특별한 행사가 없어도 전국에서 관련 분야 학자들이 찾아와 1주일씩 머물며 논의하다 가기도 한다.”며 연구소를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일본의 유력한 차기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손꼽히는 물리학자 2명도 외부에서 유카와연구소를 찾아왔던 학자들이다. 교토산업대 이학부 마스카와 도시에 교수와 쓰쿠바 고에너지가속기연구기구 소립자원자핵연구소 고바야시 마코토 교수는 1960년대 유카와연구소에서 만나 공동 연구를 시작했다. 두 학자는 이어 73년 2월 연구소에서 ‘고바야시·마스카와 이론’이라는 소립자물리학 이론을 학계에 발표했고 노벨상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노벨상 발표일에도 두 사람의 연구실과 집 앞에는 기자들이 몰려들었다고 한다. ●국비지원 중단… ‘기초학문 중시´ 풍토 흔들 하지만 현재 교토대와 유카와연구소는 법인화 후폭풍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4월 정부가 국립대 법인화를 선언하고 국비지원을 중단하자 학문의 사회 공헌을 강조하며 기초학문을 중시하는 전통을 이어가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오이케 총장은 “노벨상을 받은 유카와 교수는 ‘대학마저 기초학문을 등한시하면 결코 안된다.’고 강조했다.”면서 “이런 교토대의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어떻게든 경제적 지원을 하려고 한다.”며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사키 교수는 “생산성을 중시하는 것은 세계적인 경향”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없었다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하는 자동차 네비게이션(자동항법장치)은 존재할 수 없었다.”며 기초학문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surono@seoul.co.kr ■ 오이케 총장이 말하는 ‘유연한 학풍’ |교토 특별취재팀| “자네 아직도 교토대에 있나? 그러니까 노벨상을 못 받는 것 아닌가. 하고 싶은 연구는 찾아다니면서 해야지.” 허연 수염에 백발이 인상적인 오이케 가즈오 교토대 총장. 올해 예순다섯인 그는 교토대가 노벨상의 산실이 된 비결을 묻자 198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대학 친구이자 현재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인 도네가와 스스무 박사의 일화를 소개했다. 지난 59년 교토대에 입학한 오이케 총장과 도네가와 교수는 1학년 때 같은 학부 같은 반이었다. “(1학년을 마친 뒤) 저는 지구물리학으로 전공을 결정했고 그 사람은 화학과로 갔습니다. 그런데 화학과로 간 사람이 생물학 연구에 푹 빠져 4학년이 됐는데도 졸업 논문도 안 쓰고 이학부에 가서 바이러스 연구를 했지 뭡니까. 논문을 제출하지 않으면 졸업을 할 수 없었지만 학교에서는 그의 학구열을 높이 평가해 졸업을 시켜줬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그 친구가 미국과 스위스로 가서 연구를 할 수 있었던 건 교토대의 자유롭고 유연한 학풍 덕분이기도 했지요.”지난해 벳푸에서 열린 동창회에서 만난 도네가와 교수는 그에게 “자넨 교토대에만 있으니까 노벨상을 못 받는 거야.”라며 농담을 건넸다고 한다. 오이케 총장은 교토대 출신으로 지난 81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후쿠이 겐이치 교수가 밝힌 ‘노벨상을 받게 해준 두가지 습관’도 소개했다. 후쿠이 교수가 소개한 습관은 ‘아침에 눈을 떴을 때나 산책하면서 드는 생각들을 메모하라.’는 것과 ‘사색하기 좋은, 경사가 약간 있는 곳을 걸어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오이케 총장은 후쿠이 교수가 걸었다는 ‘철학의 길’이란 이름의 교토대 산책로를 언급하면서 “교토가 지형적으로 동쪽이 조금 높아 산책하기에 좋은 환경이라는 점도 노벨상 수상에 기여했다.”며 지구물리학자다운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지난 72년 교토대에서 지구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교수와 부총장 등을 거쳐 2년 전 총장에 취임했다. 그는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의 업적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기초학문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노벨상 수상은 사람들에게 기초학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교토대가 올해부터 중학생과 고등학생 대상 특별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도 기초학문에 대한 중·고교생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다. 오는 9월부터 실시할 계획인 ‘주니어캠퍼스프로그램’은 일요일마다 교토대 교수들이 중학생들에게 기초학문을 강의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오사카대와 도쿄공대 등 5개 대학과 함께 공동으로 올해 내에 시작할 계획인 ‘오픈코스웨어(OCW·강의정보공개)’는 고등학생 대상 웹사이트 무료 공개강의다. 이 역시 기초학문 중심이다. 오이케 총장은 “노벨상의 비결이라고 한다면 자유와 여유를 강조하는 교토대의 연구 풍토와 사회에 대한 공헌을 강조하는 학풍이 아닐까 싶다.”는 말로 인터뷰를 끝맺었다. surono@seoul.co.kr ●특별취재팀 한종태 국제부장(팀장), 황성기 사회부장, 이춘규 도쿄특파원, 주병철(경제부)·손원천·이언탁(사진부)차장, 안미현(산업부)·김상연(정치부)·황장석(국제부)·유지혜(사회부)·정연호(사진부)기자
  • 여름 별미 메밀국수

    여름 별미 메밀국수

    ■ 여름의 별미 메밀국秀 완전정복 구수한 듯 향긋한 메밀국수 면발이 졸깃하면서도 부드럽게 넘어간다. 메밀국수를 찍어먹는 소스(쓰유)는 짭조름하면서도 향긋하고 단맛이 난다. 고추냉이(와사비)의 매운맛이 뒷맛을 말끔하게 씻어주면서 젓가락질을 재촉하게 한다. 이를 일본에선 ‘자루소바’라 한다. 자루는 대나무발, 소바는 메밀국수를 말한다. 이런 메밀국수 즉 자루소바 만드는 방법을 일본에 가르쳐 준 사람은 조선의 승려였다고 한다.17세기초 조선 승려 원진(元珍)이 나라(奈良)의 도다이지(東大寺)에 머물면서 메밀가루에 밀가루를 혼합하는 것을 전했다고 한다. 그 이후 일반인에게 널리 퍼지면서 다양한 메밀국수가 등장했다. 이전에는 일본에선 끈기와 점성이 없는 메밀을 국수로 만들지 못해 메밀수제비나 메밀떡으로 먹었단다. 일본에선 메밀국수가 섣달 그믐날 먹는 시절음식으로 격상돼 있다.‘도시코시소바(해를 넘기는 메밀국수)’라고 부르며 면처럼 자신과 가족이 편안하고 장수하기를 비는 뜻을 담았다. 우리에게 ‘우동 한 그릇’으로 잘 알려진 구리 료헤이의 소설은 사실 메밀국수를 우동으로 바꾼 오역이다. 메밀국수로선 참으로 억울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우린 구수한 향으로 메밀을 즐긴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메밀가루에 전분가루를 넣어 만든 냉면과 막국수, 메밀에 밀가루를 넣은 메밀국수를 즐겨 먹는다. 또 메밀묵, 메밀총떡, 메밀전병 등이 있다. 메밀가루는 끈기와 탄력이 약해 뭉치기 어렵고 쉽게 풀어진다. 그래서 전분이나 밀가루를 섞는다. 시베리아 바이칼호와 중국 북동부가 원산지인 메밀은 생육기간이 짧고 고랭지에서 잘 자라는 대표적인 구황작물. 하지만 요즘엔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영실 한국음식연구원장은 “메밀의 루틴성분은 모세혈관을 강화시켜 뇌출혈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며 “메밀의 검은 겉껍질은 변통과 이뇨작용을 도와 노폐물을 몸 밖으로 내보내 피를 맑게 해줘 혈압을 안정시켜준다.”고 말했다. 건강도 잡고 맛도 잡는 개운한 메밀국수로 더위사냥을 떠나자.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장안에 한가락 한다는 맛집들 ●동경(548-8384) 메밀국수 마니아들이 첫손가락 꼽는 집이다. 지난 1978년 신림4거리에서 문을 연 뒤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뒤쪽에서 하다 다시 신사동으로 옮겼다. 메밀국수 ‘폐인’들의 발길도 따라 움직였다. 주인 전성남(59)씨가 27년째 주방을 지키고 직접 메밀국수의 면발을 뽑는다. 동양방송(TBC)악단생활을 하다 1971년 음악공부차 일본에 갔던 그는 일본 요리의 매력에 푹 빠졌다. 오사카에서 우동집을 하던 누나집에 8년간 머물면서 일본 요리를 익혔다. 전씨는 “한국에서 옛날 방식으로 메밀국수를 뽑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메밀과 밀가루를 4대 6의 비율로 섞어 펄펄 끓는 물에 익반죽해서 큰 홍두깨로 두들겨 다져 반죽을 한다. 그는 “밀가루를 섞지 않으면 메밀이 뭉쳐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 홍두깨로 오래 두드려 다질수록 면발이 졸깃하고 부드러워진단다. 그는 “어떤 집은 반죽을 만들어 숙성한다고 하는데 그건 우동반죽하는 방식”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부인 정순자(56)씨는 남편 전씨가 젊은 사람도 버거워하는 반죽을 매일 하는것이 안쓰러워 반죽기계를 사자고 몇차례 채근했지만 남편 전씨는 “놓을 자리가 없다.”는 핑계를 대며 거절했다.“메밀국수를 배우겠다는 젊은이들도 사흘을 못버터고 도망가요.”반죽기계 사는 것을 포기한 부인은 “남편 체력이 되니까.”라며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반죽기계를 산다면 진짜 큰일이죠. 늙은이가 다됐다는 뜻이니까.”라는 부인의 말에 “그땐 그만둬야지.”라며 전씨는 큰소리쳤다. 동경의 메밀국수는 면발의 겉모습부터 좀 다르다. 연한 갈색 면발에 작은 검은색 반점이 곳곳에 박혀 있다. 메밀 특유의 구수한 향이 코끝을 간질인다. 메밀은 강원도의 농가에서 27년째 공급받고 있다.20㎏들이 한 포대로 80인분 정도가 나온다. 부드러운 면발을 메밀국수 소스(쓰유)에 찍어 먹으면 개운하고 산뜻한 맛이 입안에 착착 감긴다. 1인분 메밀국수 두 짝에 소스가 두 그릇 나온다. 계속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소스를 따로 내놓는다는 것. 메밀국수 소스는 멸치·다시마·가다랑어포·파뿌리·무·양파 등 20여가지를 넣어서 만든다. 이집에선 “메밀국수를 먹고 난 다음 국물도 모두 마실 것”을 권한다. 국물은 칼슘 덩어리라는 게 주인의 주장. 자루소바는 6000원, 덴푸라(튀김)자루소바와 자루소바정식은 각 8000원. 서울 지하철3호선 압구정역 2번출구에서 갤러리아백화점쪽으로 150m정도 가다 국민은행을 지나 오른쪽 골목 15m의 오른쪽에 있다. ●미타니야(701-2262) 일본인 주인 미타니씨가 운영하는 일식집으로 우동과 함께 자루소바도 널리 알려져 있다. 소바의 색깔만으로도 맑고 가벼운 느낌이 난다. 일본 우동 소바로 유명한 사누키지역의 면을 수입해 쓴다고 한다. 산뜻하고 향이 투명하며 끝맛이 개운한 쓰유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고추냉이를 내놓는 것도 특징. 자루소바 정식(1만 1000원)은 몇가지 튀김과 유부초밥과 김초밥이 한점씩 나온다. 면은 표면이 약간 거친 듯하지만 거북하지 않아 좋다. 면발이 조금 가는 듯하지만 면발을 소스에 살짝 찍어 입안 가득 넣으면 매콤한 맛이 입속을 마무리해준다. 지하철 1호선 용산역에서 용산전자월드상가터널을 지나 신호등을 건너면 나오는 나진웨딩홀 지하에 있다. ●그외 숨어있는 집들 이밖에 밀레니엄서울힐튼 일식당 겐지(317-3240)는 담백하면서 시원한 메밀소바(1만 1000원), 녹차소바(1만 3500원), 장어구이와 메밀세트(5만원)를 내놓고 있다. 세종호텔의 일식당 후지야(3705-9240)는 자루소바(6000원)와 덴푸라자루소바(1만 5000원)를 여름특선으로 마련했다. 5호선 광화문역 교보문고빌딩 뒤쪽의 미진(730-6198)도 60여년의 역사만큼 메밀국수로 잘 알려진 곳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단골들 사이에서 메밀국수 맛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지하철 시청역 12번출구앞 호아빈골목 유림(755-0659)과 북창동입구 조흥은행 후문옆 송옥분식(652-3297), 신사역 1번출구 롯데리아골목의 기타로(514-4966), 명동 롯데백화점 건너편의 가쯔라(779-3690)는 메밀국수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 메밀국수 이렇게 만들죠 동경의 전성남 오너 조리장이 집에서 메밀국수 맛을 즐길 수 있는 노하우를 들려줬다. 그러나 “메밀국수 전문점에서 먹어야 제맛이 난다.”는 말을 잊지 않고 덧붙였다. ●재료 메밀가루 400g, 밀가루 100g, 뜨거운 물 1½컵, 무·실파·갠 고추냉이(와사비)·김 적당량,소스 (쓰유·멸치 5∼7마리, 무 ¼개, 다시마 1장, 간장·맛술 1큰술씩, 물 3컵, 가다랑어포 약간) ●만드는 법 (1) 다시마를 물에 잠깐 담갔다가 10분 후 여기에 멸치·무를 넣고 끓여준다. 물이 끓으면 다시마를 건져내고 불을 껐다가 가다랑어포를 넣어준 후 3∼4분 정도 지나 체로 거른다.(2)간장과 맛술을 넣고 다시 끓여 식힌 다음 냉장고에 차게 보관한다.(3)메밀가루와 밀가루를 섞어 뜨거운 물로 송편처럼 익반죽한다. 반죽을 오래 해줘야 면발이 졸깃하다.(4)판에 밀가루를 뿌리고 홍두깨로 고루 밀어 두께가 1∼1.5㎜가 되게 정사각형으로 편다.(5)반죽을 3∼4번 접는다. 접는 사이사이에 밀가루를 뿌려 반죽이 달라붙지 않게 한다.(6)접은 반죽을 칼로 정연하게 잘라준다. 자르는 폭은 1∼2㎜가 적당하다.(7)끓는 물에 자른 면을 넣고 젓가락으로 저으면서 4∼5분 가량 삶는다. 삶은 메밀국수를 찬물에 비비면서 2∼3차례 헹군다.(8)메밀국수를 대나무 발에 밭쳐 담아내고 그 위에 채썬 김을 얹어낸다. 대나무발이 없으면 넒은 그릇에 담아내도 좋다.(9)무즙·다진 파·갠 고추냉이를 작은 그릇에 담아내고, 차게 보관한 소스를 곁들여낸다. 기호에 따라 소스에 설탕을 넣어도 된다. ●팁 메밀국수를 집에서 먹고 싶은데 만들기가 어렵게 느껴지거나 시간이 부족하면 쇼핑몰을 이용하면 된다. 일본식품 전문 쇼핑몰(www.52sii-page.com)은 메밀국수와 소스(쓰유)를 판다. 메밀 80%의 니하치소바, 메밀에 녹차를 넣은 녹차소바, 메밀만 100% 넣은 주와라소바 등이 있다. 또 소스도 가루와 액체로 된 것이 있고, 갠 고추냉이도 판다. 집에선 파를 송송 다지고 무를 강판에 갈아 준비하면 된다. 끓이는 법도 나와 있다.
  • “행정도시로 청사 옮기면 2배 쾌적”

    충남 공주·연기 일원에 조성되는 행정중심복합도시에 중앙행정기관이 이전되면 근무공간이 현재보다 2배 가까이 넓어지고 청사의 평당 건축비용은 650만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계됐다. 이는 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중앙행정기관 이전계획 시안공청회에서 정부측이 밝힌 이전 준비내용이다. 주제발표를 한 한국행정연구원 강정석 혁신변화관리센터소장은 “중앙행정기관이 들어설 공공시설만의 면적은 총 18만평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49개 행정기관 가운데 18개 기관이 이전되면 1만 374명의 공무원이 근무를 하게 돼 1인당 사용면적은 17.1평으로 계산됐다. 이는 정부과천청사(8.65평)와 중앙청사(8.94평)의 1인당 사용면적보다 2배 가까이 넓고, 현재의 대전청사 1인당 사용면적(16.53평)보다도 넓어지는 셈이다. 공공기관이 들어설 전체면적은 24만평으로 100%의 용적률이 적용된다. 미래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50%의 유보 면적도 추가 반영된다. 청사의 평당 건축 비용은 650만원이고, 청사를 짓기 위해 필요한 건립비용은 1조 2000억원, 청사용지의 평당 분양가는 167만원에 이른다. 따라서 부지면적과 건축비용을 합치면 모두 1조 6000억원의 이전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에는 49개 중앙행정기관 중 12부 4처 2청이 이전된다. 통일·외교·국방·법무·행자·여성부 등 6개 부처는 서울에 남는다. 또한 대통령을 보좌하거나 자문하는 기관도 이전하지 않는다. 조달청 등 대전에 있는 8개 외청과 대검찰청·경찰청·기상청·농진청 등 4개 기관도 잔류한다. 반면 식약청은 충북 오송으로, 해양경찰청은 인천 송도로 각각 이전된다. 정부는 2008년 공사를 착공해 일부 정부청사가 완공되는 2012년부터 이전을 시작,2014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부고]

    ●이상준(농협중앙회 전북지역본부장)상엽(대주회계법인 이사)씨 부친상 5일 전북대병원, 발인 7일 오전 10시 (063)251-3453●여운해·운범(사업)운형(머니투데이 광고국 부국장)운용(사업)씨 모친상 임동석(건국대 중어중문학과 교수)씨 빙모상 5일 서울 적십자병원, 발인 7일 오전 9시 (02)2002-8939,8949●서벽수(전 서대문 세무서장)씨 별세 정원(LG전자 차장)씨 부친상 김인규(대한항공 기장)이준(현대증권 선물옵션팀 과장)씨 빙부상 4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7일 오전 7시 (02)590-2697●한용진(농업)기남(운수업)용우(사업)씨 모친상 영일(서울경제신문 정보산업부 기자)씨 조모상 5일 전남 영암군 산호읍 산호리27 자택, 발인 7일 오전 11시 (061)462-6208●조걸(자영업)춘(효성 상무)씨 모친상 5일 안양 메트로병원, 발인 7일 오전 5시 (031)465-7777●정욱환(동주실업 대표)일환(이씨엠디 상무)성환(쌍용자동차 과장)씨 부친상 장주상(그로존 대표)강주원(중앙공인노무사 소장)한희석(신용보증기금 영주지점장)씨 빙부상 5일 경북대병원, 발인 7일 오전 7시 (053)420-6151●강승훈(강원도민일보 사회2부 기자)씨 모친상 5일 서울대병원, 발인 7일 오전 11시 (02)2072-2018●정한영(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씨 별세 5일 서울대병원, 발인 7일 오전 6시 (02)2072-2016●윤대훈(한나라당 노원구을 사무국장)명훈(대한야구협회 심판위원)사훈(남양주몽골 장학회 이사)오훈(아이티마루텍 대표)씨 모친상 유철수(사업)이재일(콜롬비아이태원 대표)씨 빙모상 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2)3010-2291●정연철(동명여자정보산업고 교사)씨 모친상 문창훈(서울위생병원 내과과장)최진철(외교통상부 에콰도르대사관 서기관)씨 빙모상 4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7일 오전 9시 (02)392-0299●이종춘(전 탁구협회 총무이사)씨 별세 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7일 오전 9시 (02)3410-6906●이기복(동아대 복지시설관리부장)기원(C&T종합건축사무소 대표·건축사)기년(동아중 행정실장)기남(한화증권 영남주재 총괄상무)씨 부친상 4일 동아대학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51)256-7015
  • 오늘 중앙행정기관 이전계획 공청회

    정부는 5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과 관련해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한다. 이번 공청회는 지난 3월2일 여·야합의로 통과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제16조에 근거한 것으로 정용덕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의 사회로 한국행정연구원 강정석 박사의 주제발표와 육동일 충남대학원 교수 등 8명이 토론자로 참석한다. 주로 이전대상기관, 이전시기 및 방법, 소요비용 추정치, 행정효율성 제고방안 등에 대해 중점 토론이 이뤄진다. 행자부는 이번 공청회를 통해 개진된 의견과 그동안 연구·검토한 내용을 토대로 최종 확정된 이전계획을 고시할 예정이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탐하면 발목잘려 죽는다’분홍신’

    ‘분홍’이란 색감이 주는 이미지는 다분히 이중적이다. 뜨거움과 차가움의 느낌이 혼합되면서 타협성을 지녔다. 인간 심리에 빗대면 순수와 개방, 미성숙과 성숙, 순정과 욕정, 도덕과 부도덕 사이를 부단히 오가며 흔들리는 상태일 게다. 30일 개봉한 김용균 감독의 영화 ‘분홍신’(제작 청년필름)은 이같은 ‘분홍’이 주는 심리적 이미지를 담아내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특히 공포영화의 상투적 관습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공포를 만들어내는 도식의 끈은 놓지 않았다.‘원혼’과 ‘복수’를 내세워 공포로 연결시키는 기존 영화들과 다른 방식으로 공포에 접근한다. 머리풀어 헤친 귀신도 없고, 피비린내 풍기는 시체들도 없다. 등장 인물들이 비명과 함께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지으며 도망치는 장면도 별로 찾아 볼 수 없다. 다만 익숙한 호러 공식을 중간중간 적절한 타이밍에 집어넣고, 극적인 반전을 시도하면서 지루함에서 벗어나려 했다. 영화는 응징을 부르는 가해자를 등장 인물 밖이 아닌 내면에 위치시키면서 공포감보다는 불안한 긴장감을 조장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다. 응징의 대상이 되는 실체는 ‘탐욕’과 ‘질투’다. 영화속에는 여성들로 그득한데, 모두 이중적 심리 상태를 지니고 있다. 평소엔 어머니와 딸, 선배와 후배 등 우호적·수직적 관계. 하지만 ‘분홍신’과 맞닥뜨리게 되면서 ‘소유욕’과 ‘집착’이 생겨나고, 이 때부터 이들은 ‘여성 대 여성’이란 대립적·수평적 관계로 전락한다. 재밌는 점은 분홍신을 주워 신는 것 만으로는 결코 죽음을 당하지 않는다는 것. 남이 가진 분홍신을 빼앗으려 할 때 비로소 저주가 찾아온다. 안데르센의 동화 ‘분홍신’에서 모티프를 얻은 영화는 구두 수집광인 이혼녀 선재(김혜수)가 우연찮게 분홍신을 주워 집으로 가져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딸인 태수(박연아)가 그 분홍신에 집착하고, 선재의 여자 후배도 마찬가지로 분홍신을 가지려 안달한다. 이후 둘에게는 참담한 비극이 닥친다. 감독은 분홍신을 탐한 여성은 모두 다 발목이 잘려 죽는 이유를 영화 막판까지 주인공과 관객이 함께 풀어가도록 요구한다. 감독은 여기에 60년 전 일제시대때 ‘분홍신’에 대한 탐욕으로 파멸한 무용수의 ‘원죄’를 끌고 들어와 관객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극적인 막판 반전을 통해 공포를 극대화 시키려 한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힘에 부치는 느낌이다. 중반 이후까지 ‘공포’와 ‘잔혹’ 사이를 왔다 갔다 하다 제 갈길을 찾지 못한 영화는 역사적 원죄와 동화적 모티프를 마지막까지 정교하게 결합시키지 못한다. 마지막 반전도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하다. 다만 남편에게 버림 받는 아내, 딸과 티격태격하는 엄마 등 여성의 이중심리를 생생한 표정연기를 보여준 베테랑 연기자 김혜수의 열연은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15세 이상 관람가.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떴다! 코트의 지휘자로

    [스포츠 라운지] 떴다! 코트의 지휘자로

    ‘허·동·택’을 기억하시는지.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10년 남짓동안 중앙대와 기아로 이어지는 ‘무적함대’를 이끌었던 ‘농구 대통령’ 허재(40)와 ‘코트의 마법사’ 강동희(39),‘테크니션 센터’ 김유택(42)을 일컫는 말이다. ‘허·동·택’ 트리오는 중앙대 시절 대학농구 19연속 우승과 73연승 신화를 이뤘고, 실업팀 기아에 와서는 농구대잔치 7연패를 해냈다.‘허·동·택’은 감히 대적할 수 없는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자, 두려움과 질시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렇게 농구계의 전설이 됐던 이들 역시 세월이 흘러 코트를 떠났다. 그리고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 다시 코트로 돌아왔다.‘허’는 KCC 감독이 됐고,‘동’은 LG 코치로서 미국 지도자연수를 앞두고 있고,‘택’은 모교인 명지고에서 감독을 맡고 있다. ●NBA의 꿈, 후배들이 해줬으면 이들이 최전성기를 구가하던 당시 한국 농구에선 AFKN에서 가끔 중계하던 미국프로농구(NBA) 선수들의 몸놀림, 드리블, 패스 등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환상’일 뿐이었다. 하지만 ‘천재 허재’는 더블클러치 슛, 노룩패스 등 환상의 NBA급 기술을 선보이며 NBA 진출이 현실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품게 해줬다. 하승진(20·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과 방성윤(22·KTF) 등 이미 NBA에 진출했거나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는 후배들을 보면 감회가 남다를 법하다. 강동희 코치는 “80년대에 지금처럼 NBA 진출을 시도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면 허재형도 반드시 노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택 감독 역시 “허재는 나의 후배지만 농구선수로서 지금껏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뛰어난 선수”라면서 거들었다. 하지만 허재 감독은 오히려 냉철했다. 그는 “농구는 특성상 체격 조건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는데 190㎝남짓의 키로 적당한 슈팅능력, 드리블, 패스, 리바운드만을 갖고는 NBA에 진출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0.1%의 낮은 가능성’을 얘기한 허 감독은 다만 “하승진과 방성윤같은 시도가 거듭되고 선진농구 조기유학, 체계적 지원 등이 뒷받침되면 NBA 진출 관문도 그만큼 넓어질 것”이라고 후배들의 꿈을 북돋웠다. 지도자로 갓 변신한 요즈음 가장 큰 변화를 얘기해달라고 하자 각자의 명확한 다른 처지가 느껴졌다. ‘초보 감독’인 허 감독은 “선수때는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됐지만 감독은 성적에 대한 책임까지 져야 하므로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맞장구치면서도 “내 농구를 마음대로 해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1학년중에 (TG)김주성 같은 아이가 하나 있어서 기대가 크다.”고 들떠했다. 벌써 4년째 명지고를 맡고 있으니 이제 영락없는 ‘감독’이다. 강 코치는 “감독은 책임만큼이나 화려한 성과도 가질 수 있지만 코치는 감독과 선수 사이에서 양쪽 비위맞추며 뒤치닥꺼리를 해야 하니 더 힘든 것 같다.”고 코치로서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진로를 고민중인 강 코치에게 허 감독과 한 팀(KCC)에서 뛸 생각은 없는지 넌지시 물어봤다. 강 코치는 “불러주지도 않던데…”라면서 슬쩍 웃음으로 받은 뒤 “미국으로 연수가는 것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트 허·동·택’을 찾아라 포인트가드였던 강 코치는 주저없이 ‘이상민·김승현’을 꼽았다. 이상민이 다소 노쇠한 반면, 김승현은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는 차이점이 있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키만 훌쩍 큰 것이 아니라 드리블, 슈팅, 리바운드 등 공수를 겸비한 센터 시대를 열었던 ‘대한민구 최고 센터’ 김 감독은 ‘서장훈, 김주성’을 들었다. 모두가 어렵지않게 동의하는 대목이었다. 역시 문제는 ‘허재’였다. 스몰포워드 또는 슈팅가드, 어떨 때는 포인트가드 등 포지션을 넘나드는 ‘포스트 허재’를 꼽을 수 없다는 데 오히려 모두가 동의했다. ●운동, 술… 김 감독이 “그때는 오히려 훈련보다 시합하는게 더 좋았지.1시간 남짓만 경기하면 쉴 수 있었으니까….”라고 말하자 강 코치는 “우리야 맨날 이기니까 좋았던 거지 다른 팀은 안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시간이 넘는 동안 자식 얘기, 집값 걱정 등 남들과 다를 것 없는 일상의 얘기부터 ‘축구 천재’ 박주영, 박지성 얘기,NBA 꿈을 품고 있는 후배들에 대한 조언, 새로운 도전의 길에 서있는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기대 등 많은 얘기들이 격의없이 쏟아졌다. 이들을 얘기하면 술을 빼놓을 수 없다. 인터뷰에 이어 뒤늦은 점심 식사자리에서도 옛날 추억을 안주삼아 ‘가벼운 반주’가 오갔다. 마신 술의 양은 그들의 명성에 비하면 미미했다. 한 사람당 고작(?) 2병 남짓. ‘스타선수는 명감독이 될 수 없다.’는 체육계의 속설이 이들에게도 적용될지, 아니면 과거 선수 시절 역사를 써내려갔듯 ‘스타선수가 진정한 스타감독이 된다.’는 새로운 명제를 만들어낼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허 감독의 “배운 게 농구이고, 제일 잘하는 것이 농구인 만큼 최고의 지도자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말처럼 새로운 도전의 길을 걷고 있는 이들에게는 오롯한 희망이 더 많아보였다. 글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실속없는 씨름 TV생중계’

    오랜만에 씨름이 안방 나들이를 한다. 29일부터 나흘 동안 열리는 민속씨름 김천장사대회가 KBS 1TV를 통해 방송된다. 최근 신설돼 화려한 기술씨름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최경량급 태백급을 시작으로 금강·한라·백두급까지 매일 오후 2시30분∼4시(백두급 1시55분∼4시5분)에 시청자들에게 현지 생중계된다. 대회 개최나 방송 중계 모두 지난 2월 설날대회 이후 4개월 반만으로, 사실상 김천대회가 올해 첫 정규대회이다. 상당히 뜸을 들이다 찾아오는 씨름이라 반갑기도 하련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걱정이 앞선다. 예년과 비교할 때 여름을 느낄 즈음 정규대회를 시작하는 일은 전례가 없었다. 지난해 LG씨름단 해체 파문에서부터 올해 프로·아마 통합 문제에 이르기까지 한국씨름연맹과 씨름단 사이의 갈등이 끊이지 않아 대회가 미뤄져왔다. 게다가 2개 남은 프로팀 가운데 한 팀인 신창건설이 이번 대회 출전을 거부해 반쪽 대회로 전락하고 말았다. 프로인 현대삼호중공업이 마치 아마대회에 뛰어드는, 주객이 뒤바뀐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달초 KBS가 발표한 경영혁신안에 민속씨름 지원사업 폐지가 들어 있다는 사실. 중계방송은 계속하되 지난 1990년부터 지원금 형식으로 연맹에 지급하던 중계권료는 주지 않기로 가닥이 잡혀있다.‘당분간’ 경영 상태가 호전될 때까지 주지 않겠다는 것이 KBS측 입장. 지난해부터 타이틀스폰서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씨름연맹으로서는 그 ‘당분간’ 동안에 고사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해 연맹 예산은 30억원에 못 미친다. 그동안 공동주최자로 민속씨름 발전에 동반자 역할을 해온 KBS는 연간 약 12억원을 연맹에 지원했다. 물론 인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재도약을 위해 단합하기보다 이전투구를 거듭해 온 씨름계의 자업자득이라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민족 고유의 스포츠라는 씨름의 위상을 고려할 때,KBS가 계산기를 두들겨가며 지원할지 안할지를 가늠하는 것 역시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연주 KBS 사장은 지난달 초 고도의 경영 혁신을 예고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코리아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한국문화 등에 대한 콘텐츠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지원중단 결정을 내린 것은 씨름이 한국문화를 대표하는 콘텐츠로 자리잡기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인지 궁금하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20&30] 해외취업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1%’

    [20&30] 해외취업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1%’

    극심한 청년실업이 몇년째 이어지면서 해외취업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생활의 터전을 찾기 힘든 2030세대들에게 나라 밖 일자리는 그야말로 매력적인 탈출구다. 하지만 외국기업의 입사관문을 뚫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취업에 성공했다고 해서 황금의 땅 ‘엘도라도’에 안착하는 것도 아니다. 해외취업을 앞둔 예비직장인들이 전하는 ‘성공에 필요한 1%’를 알아봤다. 강호식(32)씨는 다음달부터 일본 정보기술(IT) 업체에서 일한다. 지난 6개월 동안 10여차례 이상 해외취업의 문을 두드린 결과다. 이은실(사진 왼쪽·27·여)씨도 외국항공사 승무원이 되겠다는 결심을 한 지 6개월 만에 아랍에미레이트항공사에 합격, 출근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5군데를 지원한 끝에 얻은 결실이다. 국내에서 한국어강사 양성과정을 마친 구성은(오른쪽·31)씨는 곧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어 수강생들 앞에 서게 된다. ●원어민 수준의 회화실력보다는 명확한 의사전달 능력 해외취업과 어학능력은 불가분의 관계다. 하지만 능숙한 회화실력을 갖췄다고 해서 100% 해외 일자리를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은 회화실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해외취업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강씨는 일본 IT업체에 취업하기로 마음은 먹었지만 일본어 실력이 별로 없어 고민했다. 그래서 영어권 기업을 공략해볼까 마음 먹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일본인과 이메일을 주고 받는 펜팔을 하면서 어학의 약점을 차츰 보완할 수 있었다. 또 회화보다는 독해능력 향상에 신경을 썼다.IT쪽에서는 능숙한 말솜씨보다는 독해능력이 더 중요할 것이란 계산에서였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이씨는 “정확한 의사전달 능력만 갖고 있다면 영어면접을 무난히 통과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그는 “회화능력에 집착하다 보면 해외취업은 영원히 현실로 다가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구성은씨는 6개월 과정의 한국어강사 양성과정을 밟는 동안 우리말 실력에 전력을 다했다. ●실무능력은 팀을 짜서 길러라 실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학원에 다니면서 수업을 듣는 게 좋지만 더불어 스터디그룹이나 팀을 짜서 공동으로 능력을 키우고 정보도 교환해야 한다. 강씨는 “인터넷 카페를 돌아다니면서 같은 분야에 취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쉴새 없이 일본기업이 원하는 자바(java·인터넷프로그래밍언어) 연계 웹프로젝트를 일본형 시스템에 맞추어 수없이 실행해 봤다.”고 전했다. 이씨도 “국내취업에서도 그렇지만 해외취업에 있어서는 특히 스터디그룹을 짜서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기의 현재 위치를 다른 사람과 비교해 정확히 알 수 있고 단점을 보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구씨도 “한국어강사 양성과정을 듣는 90여명이 서로 의견을 모으고 실력을 점검했다.”고 말했다. ●면접에서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라 해외취업의 마지막 관문인 면접은 자기를 과대포장하기보다는 인생에서 고난을 이겨온 점을 차분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성공한 사람들은 말한다. 또 자신이 갖고 있는 아르바이트 등 경력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씨는 “내 인생에서 고난에 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해 왔는지를 설명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전했다. 그는 “화려한 인생경력도 중요했지만 어려웠던 경험, 나만의 인생설계 방법 등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이 필수”라고 했다. 이씨는 또 어설픈 수식어구로 자기를 홍보하기보다는 자신에 대한 예상질문을 100개 정도 뽑아놓고 그에 맞는 영어표현을 오랫동안 거르고 골라냈던 것을 회상하며 ‘자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구씨는 “우리나라에서 인도네시아인을 만나기가 쉽지 않아 현지인과의 면접준비가 쉽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내가 솔직함으로 무장하고 면접에 임하자 현지기업의 마음이 움직였다.”고 말했다 ●보수와 생활여건이 한국과 같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마라 해외취업은 해외로 떠나는 배낭여행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현지의 문화와 관습에 적응하지 않고서는 현지적응에 실패한 채 씁쓸한 귀국을 맞을 수도 있다. 구씨는 인도네시아 취업을 준비하면서 인도네시아인들의 시간관념과 사고방식 때문에 상당한 마음고생을 했다. 높은 임금을 받을 것으로 무조건 기대해서도 안된다.1980년대 이후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임금수준이 높아져 해외취업으로부터 높은 노동의 대가를 꿈꾼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해외에서 거주한다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다. 숙소를 제공하는 회사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스스로 머물 곳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취업에 성공했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글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권영선 산업인력공단 차장 “한국인의 해외취업은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시작됐지만 본격적인 붐은 사실상 지난해부터 조성됐다고 봐야 합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권영선 해외취업지원부 차장은 28일 “70년대 해외취업이 단순 노무인력 송출의 성격이었다면 현재는 전문기술인의 세계 진출이 주류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해외 취업자는 571명. 올해는 5월말 현재 582명으로 작년 한해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분야도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설계기술, 관리직, 의료분야, 교사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산업인력공단이 분석한 해외취업 시장의 규모는 고통스러운 국내 청년실업의 현실과 비교하면 무궁무진하다. 미국은 향후 10년 동안 매년 25만여명의 IT인력을 원하고 있다. 또 초·중·고교 교사 가운데 수학·과학·이중언어 교사의 수요도 15만∼25만명으로 어림된다. 일본은 3만여명의 IT 인력 채용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의 한국인력 수요는 3만여명에 달한다. 동남아에서도 한국어 강사, 한국진출 기업 관리직 등에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권 차장은 “해외취업의 경우 일자리보다는 오히려 능력을 갖춘 인재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3만여명의 해외취업 신청자 가운데 자격요건을 충족시킨 지원자가 1%도 채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본 기업인들은 한국인의 기술수준이 일본인보다 10% 이상 뛰어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국내 연수를 통해 언어와 직무능력, 기술을 갖춘 맞춤형 인재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황슈셍 中동방항공 한국지점장 “지금의 한국 젊은이라면 어느 나라, 어떤 기업에 취직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국 동방항공사 황슈셍 한국지점장은 28일 “중국 본사와 지점마다 한국 젊은이에 매기는 만족도와 평가점수가 매우 높다.”면서 한국인 채용을 적극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동방항공은 전체 3만 2000여명의 직원 중 320명이 한국인이다. 이 가운데 210명이 승무원으로 전체 외국인 승무원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인 승무원 2500명과 비교해도 10분의1에 이르는 적잖은 규모다. 이는 한국인에 대한 평가가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황 지점장은 “미국과 유럽 출신의 승무원들은 조직 적응도 등 전체적인 평가가 떨어지는 반면 한국인은 진취적이고 성실해 외국 승무원 가운데 평가가 1위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올 1월 채용 시험에서도 전체 지원자 1만 4000여명 중 70명을 한국인 승무원으로 선발했다. 내년에는 안전요원 분야에도 한국인을 채용할 계획이다. 그가 말하는 승무원으로서 한국인의 가장 큰 장점은 미소. 황 지점장은 “중국인 승무원은 단체의식은 뛰어나지만 미소와 서비스 능력이 떨어진다.”면서 “한국인 승무원은 다소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있지만 서비스 정신만큼은 독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아쉬움도 있다. 매주 107편의 한·중 노선이 편성될 정도로 한국은 큰 시장이지만 채용에 있어서 한국 젊은이의 공급은 부족하다고 한다. 황 지점장은 무엇보다도 언어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이유로 지적했다. 그는 “중국어와 영어 등 필수적인 언어 능력이 떨어지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한 지원자가 의외로 많다.”면서 “꾸준히 한국인을 채용할 계획인 만큼 충분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춰 달라.”고 주문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민선지방자치10년] (6)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여론 조사

    [민선지방자치10년] (6)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여론 조사

    참여정부는 출범 초기 지방분권을 약속하며 지방정부의 혁신을 요구했다. 오영교 행정자치부 장관은 지난 23일 민선 10년을 맞은 기자회견에서 “혁신의 완성은 고객 접점인 지자체를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민들 또한 자치에 대한 기대와 욕구가 날로 증가, 공무원과 단체장의 더 많은 역할증대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민선지방자치 10년을 맞아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와 공동으로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지방자치의 체감도를 설문 조사했다. 국민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보다 내실있는 지방자치 발전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다. 조사는 정세욱 한국공공자치연구원장, 이승종 서울대교수, 유재원 한양대교수, 최창수 고려대교수, 금창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박사 등 지방자치분야 국내 권위자들이 설문서를 만들고 코리아리서치센터가 대행했다. 지역별·성별·연령별 인구 비례에 따른 할당 추출법으로 전국의 만 20세 이상 성인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0년 동안의 자치과정에서 주민들은 여전히 단체장과 공무원에 대해 그리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인천·경기지역 불만 가장 높아 민선 지방단체장의 노력에 대해 ‘보통’이 41.8%로 가장 높았고 ‘불만족’이 34.7%인데 반해 ‘만족한다’는 응답은 20.6%에 불과했다. 공무원에 대해서도 ‘보통’과 ‘불만족’은 각각 45.6%,33.5%인데 반해 ‘만족한다’는 응답은 고작 18.5%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인천·경기지역 주민들이 단체장과 공무원에 대한 불만이 각각 41.3%,38.4%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연령별·직업별로는 20대(41.9%), 화이트 칼라(40.6%)에서 단체장에 대한 불만이 높았고 공무원에 대한 불만은 30대(36.2%), 자영업자(39.5%)가 많았다. 우리 국민들은 민선자치 10년 동안의 변화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평가했다. 10년 동안 지방자치의 변화모습에 대해 ‘보통이다’는 평가가 41.4%로 가장 많았으며 ‘긍정적이다’가 35.8%로 ‘부정적이다’는 응답 16.9%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하지만 절대적인 지역발전이나 서비스의 수준은 아직 지역민의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민원처리·복지·문화·체육분야 만족 지역별로는 대전·충청, 광주·전라 지역이 각각 45.3%,44.6%의 긍정적인 변화평가를 보여 다른 지역에 비해 자치와 10년 동안의 변화에 비교적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분야별로는 쓰레기수거 수준에서 64.9%가 긍정적인 평가를 해 행정서비스의 변화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문화·체육수준도 응답자의 55.1%가 10년 동안 많은 변화를 인정했고 민원처리분야에서도 48.5%가 만족한다고 표시했다. 40.4%의 만족도를 보인 복지부문에서는 50대 이상(45.8%), 광주지역(58.5%), 농·임·수산업자(44.6%)쪽에서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이에 비해 지방자치의 전반적인 수준에 대해서는 18.1%만이 만족하고 있는데 반해 24%는 ‘불만족한다’고 응답, 만족도는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자치의 주요쟁점사항 가운데는 행정계층 축소에 10명 중 6명 이상이 찬성(63%)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0대(32.8%)보다는 30대(68.6%)가, 농·임·수산업자(28%)보다는 화이트칼라(68.7%)에서 더욱 더 행정계층의 축소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행정계층 축소해야” 특히 정당공천제에 대해서는 폐지하거나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정당공천제를 없애야 한다는 의견이 37.5%로 가장 높았고 대안으로 후보자의 자율적인 정당표방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응답도 33.3%로 나타나 현행 정당공천제를 폐지하거나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체의 70.8%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의견은 전북지역(58.1%)의 40대(47.6%) 남성(44.3%)쪽에서 상대적으로 강했다. 반면 자치단체장의 후원회제도, 단체장 3선연임제한 폐지 등은 여전히 찬반여론이 팽팽한 것으로 확인됐다. 후원회제도의 경우 48.3%가 반대하고 43.7%는 찬성했다.3선연임제도는 찬·반이 각각 48.3%,47%로 나타나 오차범위 내에서의 차이를 보였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설문조사 결과 전문가 총평 이번 설문조사의 의미는 일반 주민이 체감하는 지방자치의 만족도를 알아보는 데 있었다. 이를 위해 조사는 ▲지방자치에 대한 평가 및 주민만족도 ▲자치단체장 및 지방공무원에 대한 평가 ▲지방서비스 평가 ▲지방자치의 주요 쟁점사항 등 4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됐다. 조사를 통해 아직 주민들의 상당수는 피부로 지방자치의 변화 모습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또 지방자치의 전반적인 수준에 대한 주민만족도가 여전히 낮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는데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방자치에 대한 주민만족도가 낮고, 민선지방자치의 변화에 대해 주민의 상당수가 보통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직 우리의 지방자치 수준이 미미한 차원에 그쳐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지방자치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자치단체장과 지방공무원에 대한 평가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의 지방자치단체장은 기존의 권위있는 자치단체장으로서가 아니라 지역의 CEO로서, 지역주민의 복리증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민간기업을 유치하는 등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체장이나 공무원에 대한 평가가 낮은 것은 예산과 인력의 부족 등 지역의 고질적인 행정여건으로 인해 목적달성이 쉽지 않은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선거직인 단체장과 공무원의 역할에 대해서도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은 반면에 쓰레기 수거와 문화 체육 등 구체적인 대주민 서비스 부문에 있어서는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도를 두고 흔히 ‘2할 자치’,‘반쪽자치’라고 말한다. 이것은 완전한 지방자치가 아니라는 말이다. 이번 설문조사는 우리의 지방자치에 대한 부족함을 다시 한번 확인해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2만∼3만달러 수준의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지방분권과 재정·인력의 뒷받침 등으로 지방정부의 경쟁력을 높여줘야 할 것이다. 주용학 전국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 수석전문위원(행정학 박사) ■ 성동구 주부기자 최점순씨6년 전부터 서울 성동구의 주부기자로 활동하며 일선 자치행정의 변화를 남들보다 좀 더 빨리, 객관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주부기자로 나서기 꼭 4년 전, 민선 지방자치가 실시되는 그해부터 성동구에 자리를 잡고 살고 있지만 10년전과 지금은 모든 면에서 천양지차다. 행정 서비스, 지역발전 등 우리지역은 정말 몰라보게 달라졌다. 우선 왕십리일대가 지역의 중심상권으로 탈바꿈되고 있고 청계천의 물이 흐르고 인근에 뉴타운이 조성된다.10여년 전 달동네의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고 서울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응봉산 암벽공원, 송정제방공원, 왕십리문화공원, 용답동 토속공원 등 지역내 곳곳에는 소공원과 휴식공간이 마련됐고 어린이와 주부, 청소년들을 위한 작은 도서관도 만들어지고 있다. 구민종합체육센터, 열린금호교육문화관, 마장국민체육센터 등 주민을 위한 대형 체육센터도 들어섰다. 모두가 불과 10년 만에 갖춰진 체육·문화시설이다. 여기에 행정서비스 또한 일반기업체의 서비스센터 수준으로 달라졌다. 민원인들을 대하는 공무원의 친절도는 ‘관 냄새’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나무랄 데가 없다. 청사 내에 마련된 민원실이나, 어린이 놀이방 등 시설만 봐도 행정이 얼마나 주민위주로 바뀌고 있는지를 단번에 알 수 있다. 행정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태도도 180도 달라졌다. 관선시절 각종 행사에는 통·반장 등 지역대표 중심으로 동원된 청중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동원 청중은 사라졌다. 음악회나 축제뿐 아니라 각종 기념행사에도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일반화됐다. 참여민주주의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지만 우리의 자치행정이 이렇게 빠르게 변할지는 정말 몰랐다. 이런 변화는 분명 ‘주민 자치의 힘’이라고 믿는다. 주민이 스스로 행정 책임자를 뽑고 이를 통해 참여와 개혁의 에너지가 생겨나는 것이다.
  • [특종] 나는 모국의 스파이였다

    [특종] 나는 모국의 스파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단 하나 밖에 없는 개인 임업장을 사재를 털어 꾸며놓은 전 내무부장관(제6대) 장석윤(張錫潤)(65)옹은 제2차 세계대전 때는 조국의 광복을 위해 미군에 협조한 국제「스파이」였다. 그는 또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명을 어기고 김종원(전 치안국장)씨의 기용을 거부한 경무대의 반항투사이다. 그러나 지금 그는 10만 공무원 대신 10만 그루의 나무를 호령하는 나무장관이 되었다. 동남아 휩쓸던 청년 시절 이젠 10만 그루 나무 호령(號令) 강원도 횡성군 횡성면 마산리 15번지 3만 5천 평의 땅에 1백 50종의 나무를 질서정연하게 심어놓고 하루 4시간씩 잠자면서 10만 그루의 각종 나무를 돌보는 장석윤(張錫潤)옹-. 그는 횡성군 둔내면에서 태어나 서울 제일고보(경기고교 전신)를 졸업한 뒤 1923년 미국으로 건너가「테네시」주「벤트·빌드」대학을 졸업했다. 유색인종 박해 속에서 갖은 고생을 겪으며 장옹은 이승만(李承晩)박사와 함께 교민생활 지도를 해오던 중 41년 제2차 세계대전을 맞았다. 당시 미국대통령「루스벨트」씨의 부인과 친교가 두터웠던 이박사의 소개로 비밀히「루스벨트」대통령이 조직한 COI(OSS 및 CIA 전신) 제1기생으로 조직에 가담, 소정의 교육(스파이 교육)을 마친 장옹은 한국인으로서는 단신 미국 21명과 함께「파키스탄」의「카라치」시에 공수되어 첩보 활동에 나섰다. 2차대전 때 미의 COI 대원 「버마」전투에 참가, 활약해 「히말라야」산맥을 낀「버마」전투에 참여한 장옹은 일본군 전선에 잠입, 정보를 수집하여 무전으로 미「셰넬」장군에게 타전, 작전계획을 세우도록 했으며 또한 일본군 포로 신문, 포로수용소 안에 잠입하여 정보를 수집하는 등 007을 방불케 하는 활동을 전개했다. 이와 같이 사선을 넘나드는 활동 속에서도 장옹은 이박사 김구(金九)주석 간의 비밀문서 연락을 맡아「티베트」고원지대를 넘어 중경(重京)을 넘나들었으며 때에 따라 미군 장교와 일본군 장교 및 외교관 신분을 마음대로 붙이고 활동했다. 45년 조국해방과 더불어「하지」장군과 함께 귀국한 장옹- 군정 당시 좌익계열의 만행을 낱낱이 파헤쳐 치안을 유지하도록「하지」장군에게 건의해 왔으며 이박사를 측근에서 도왔다. 6·25동란이 일기 며칠 전 1950년 6월 18일 당시 내무부장관 백성욱(白性郁)씨의 권유로 치안국장에 기용된 장옹은 서울이 괴뢰들의 발굽에 짓밟히던 날 노동자로 변장, 가족을 서울에 둔 채 홀로 적정을 살피고 한강을 넘어 아군 진지로 탈출했으며 대전에 도착한 장옹은 일선 경찰 정보망을 통해 괴뢰군의 선발대 동태를 파악, 육군에 정보를 제공, 큰 공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때의「에피소드」로 당시 괴뢰군이 천안, 온양을 거쳐 공주 방면으로 대전을 침공해 온다는 정보를 입수한 치안국장 장옹은 그 사실을 국방부장관에게 연락했으나 국방부장관은 허위정보라고 대발노발, 정보제공자인 온양경찰서장을 총살하겠다고 으르렁거리다가 후에 정확한 정보임을 확인한 장관이 사과하기도 했다는 것. 치안국장 재직 30일만에 사표를 낸 후 52년 1월 내무부장관에 발탁된 장옹은 국군이 당시 총부처장의「지프」와「프란체스카」여사의「지프」를 강제징발하였음을 폭로했고 국군 장병들의 가슴에 명찰을 달도록 권유, 실행케 했음을 회고하면서 부산 정치파동 때 장총리(장면(張勉)박사)의 사표를 직접 받아 오기도 했다는 장옹의 회고담. 또한 지방자치제를 실행했으며 대통령 간선제를 직선제로 하는 산파 역할도 맡아 했다고 밝혔다. 특히 내무부장관 때 거창사건으로 구속되었다가 풀려나온 김종원(金宗元)씨의 경무관 기용을 이박사로부터 세 번이나 명을 받은 장옹은 매번 공무원 자격문제를 들고 거절했었다는 것. 국민을 과신한다고 이박사의 약점을 밝히는 장옹은 그래도 이박사는 부모와 같이 섬겼다면서 미국에서의 인연을 잊지 않고 있다. 그 뒤 국도신문(國都新聞)사 사장을 역임했고 3대 국회의원으로 향리 횡성군에서 당선된 무소속 민의원으로서 자유당의 만행을 보면서도 이박사와의 인간관계로 말 못하는 벙어리 국회의원으로 생애에 오명을 남겼다는 장옹…. 그래서 4대에는 자유당 공천 국회의원으로 역시 벙어리 의원을 지냈다는 장옹은 3년 뒤쯤 나올 자서전을 통해 모든 것을 해명(?)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4·19 의거 후 고향에 내려온 장옹은 현재의 마산리 15번지 3만 5천 평을 구입하여 자신이 밥을 지어먹고 빨래를 하면서 나무를 심기 시작, 태기산(泰岐山)의 정목 등 1백 50종 10만 그루의 나무를 가꾸며 살아 가고 있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저녁 7시까지 나무와 씨름하면서 찾아드는 농민들에게 일일이 접목, 전지 방법을 비롯 이식재배, 시비방법 등을 자세히 가르쳐 주고 있다. 각종 수목이 자연스럽게 꽉 들어찬 장옹의 임업장에는 멀리 서울을 비롯한 각 도시의 관광객들이 찾아들 뿐 아니라 인근 각급 학교 어린이들의 소풍터로 알려졌고 심지어 미군들까지 찾아와 놀다가는데 하루 보통 1백 여명의 구경꾼이 오고 많은 학생들이 실습을 위해 찾아들고 있다. 잣나무 4년 만에 결실케 산림 물려줄 젊은이 찾아 임업과 목축업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에 고된 줄을 모르고 일한다는 장옹은 지난 해 목초로는 최고의 영양가를 지녔다는「코리언·레이스·패스자」라는 풀을 발견, 재배하고 있다. 이 풀은 30년 전 미국 선교사가 개성 지방에서 채취하여 본국에 보냄으로써 영양가가 제일 많은 목초로 밝혀져 현재 미국에서는 목초지의 20%가 이 풀을 재배하고 있으며 자꾸 번지고 있다는 것인데 한국에서는 아직 풀 이름조차 없다는 이야기. 장옹은 앞으로 임업장에 5백종의 수목을 더 심고 농림학원을 세워 자신이 직접 후배 양성을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15~20년이 되어야 열매를 맺는 잣나무들이 장옹의 임업장에서는 불과 4년 만에 잣이 달리도록 비배관리 및 이식재배 기술을 보여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으며 넓은 초원과 하늘이 안보이는 숲길은 관객들의 환성을 사고 있다. 임업장은 자기와 같은 뜻을 가진 젊은이에게 넘겨주는 것이 소망이라는 장옹의 가족으로는 현재 서울에 부인과 딸 셋이 있다. <원주 = 정준교(鄭俊敎) 기자> [ 선데이서울 68년 11/3 제1권 제7호 ]
  • 김주연 ‘56만弗짜리’ 벙커샷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메이저 3연승과 ‘천재 소녀’ 미셸 위(16)의 최연소 패권 여부를 점치느라 나흘 내내 들끓던 미국 콜로라도주의 체리힐스골프장(파71·6749야드). 그러나 세계 여자골프 최고의 영예를 상징하는 US여자오픈 우승컵은 그들과는 동떨어진 곳에서 인고의 세월을 견뎌낸 투어 2년차 ‘무명’의 손에 들려있었다. 24살의 ‘기대주’는 가볍게 쏘아올린 18번홀의 벙커샷이 요술처럼 홀컵으로 뻘려들어가 자신의 별명(버디 킴)처럼 버디로 연결되는 순간 ‘메이저 퀸’으로 변신해 있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옷가게를 운영하며 뒷바라지해온 부모와 생후 4개월된 남동생 등 4명의 동생들, 그리고 5년여의 인고의 세월이 떠올랐다.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년생 김주연(24·KTF)이 27일 시즌 세번째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총상금 310만달러) 마지막 4라운드에서 1오버파 72타를 쳐 합계 3오버파 287타로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 56만달러. 첫 출전한 US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컵을 차지한 김주연은 이로써 박세리(28·CJ), 박지은(26·나이키골프)에 이어 LPGA 메이저 정상을 밟은 세번째 한국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청주 상당여고 시절이던 1998년 국가대표로 발탁돼 그해 방콕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은메달을 따낸 것을 비롯, 국내 아마대회를 19개나 석권하면서‘제2의 박세리’로 불린 기대주였지만 2000년 2부투어부터 시작한 미국에서의 생활은 평탄치 않았다. 첫해 손목이 부러지는 부상때문에 LPGA 진출에 고배를 마셨고 2001년에는 2부투어 2개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235달러의 상금 차이로 LPGA 풀시드권 획득에 실패했다. 스폰서를 구하기 위해 잠깐 국내대회에 출전한 사이 선배 이정연에게 풀시드권을 빼앗긴 것. 쓰라린 인고의 세월이 시작됐다. 딸의 캐디를 맡은 아버지 김용진씨는 18시간 이하의 거리는 자동차에 의지해 미국 전역을 돌았고, 어머니는 청주집에서 매일 기도를 올렸다. 2003년 퓨처스투어 상금 4위에 오른 뒤 다음해 꿈에 그리던 풀시드권을 따내며 기회를 잡았지만 LPGA 무대는 그렇게 만만하지 않았다. 풀시드 첫해인 2004년 20개 대회에 출전, 최고 성적은 공동 42위에 그쳤고 컷 통과도 단 3차례에 불과했다. 상금은 9089달러로 꼴찌에 가까운 160위. 결국 투어 카드를 상실한 그는 퀼리파잉스쿨에 다시 응시해 공동12위로 올 LPGA 투어에 생존했지만 13개 대회에 참가해 절반이 넘는 7개 대회에서 컷오프를 당하면서 고전이 예상됐다. 햄버거 하나를 통째로 삼킬 정도로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간의 고난을 떨치지 못한 듯 이번 US여자오픈 기간에도 내내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그는 72홀째인 마지막 홀 벙커샷이 홀컵에 빨려들어가자 처음으로 입가에 어색한 미소를 머금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어떻게 지내세요] 한자철학 연구하는 수필가 안병욱씨

    [어떻게 지내세요] 한자철학 연구하는 수필가 안병욱씨

    “한자엔 철학이 있지. 성인(聖人)의 성(聖)자를 보면 듣고(耳)고 나서 말(口)을 해야 으뜸(王)이란 뜻이지. 훌륭한 지도자는 영혼의 소리까지 듣고 자기 얘기는 삼가야 해.” 수필가이자 철학자인 안병욱(86) 전 숭실대 교수.‘산다는 것’‘안병욱 명상록’ 등 수많은 저서를 통해 현대인의 타락하고 혼탁한 정신생활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현대 지성의 방향과 모럴을 제시해왔다. 서울 아차산 기슭에 자리잡은 안씨 자택을 찾았다. 아파트 현관문이 빼곡하게 열려 있었다.“선생님”하고 불렀더니 “그냥 들어와”라고 한다. 고서의 냄새가 잔뜩 풍기는 서재에서 마주 앉았다. 먼저 ‘도산아카데미포럼’에 가끔 참석한다고 인사말을 건네자 주저없이 “일제때 많은 사회적 박해를 받았지만 흥사단만큼 100년 가까이 시종일관 원칙과 사상을 견지해온 단체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도산아카데미’의 설립대표이기도 한 안씨는 “도산 선생은 기러기 정신으로 흥사단을 설립했다.”면서 “기러기는 구만리 하늘길을 날아도 방향감각이 확고하며 질서정연하다.”고 강조했다. 협동정신이 강하고 신용과 신의, 죽는 날까지 일부일부(一夫一婦)를 지키는 것 또한 ‘기러기의 세계’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마하트마 간디의 말을 인용하면서 현대문명의 일곱가지 병, 즉 ▲도덕없는 상업 ▲인격없는 교육 ▲인간성 없는 과학 ▲근로없는 재산 ▲양심없는 쾌락 ▲희생없는 신앙 ▲원칙없는 정치 등을 꼬집었다. 근황을 물었더니 “현대인에게 좋은 인생관과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해 4년째 월간지(한글+한자문화)에 무료로 글을 게재하고 있다.”면서 한자철학은 알수록 흥미롭다고 했다. 예를 들어 즐거울 낙(樂)은 상형적으로 원래 어린이가 책상에 앉아 양 손으로 뭔가 배우는 모습이며, 어미 모(母)는 쪼그려 앉아 기다리는 여(女)의 모습에 젖꼭지 두개(모성)를 콕 찍어 형상화했다는 것. 건강(健康) 또한 시멘트 옆에 사람이 서 있는 튼튼한 신체(健)와 집안에서 여자가 절구로 곡식찧으며 어떤 요리를 할까 즐겁게 생각하는 그런 편안한 모습(康)이 합쳐진 것이라고 했다. 아무리 신체를 단련시켜도 마음의 편함이 없으면 진정한 건강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질투와 시기, 부조리가 있는 한 사회적 건강은 결국 절름발에 불과하다고 비유했다. 요즘 젊은이들의 철학과 정신세계가 얕아지는 이유도 이같은 한자의 오묘한 철학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또한 얼마 전까지 천식과 기관지에 문제가 있었지만 한자연구에 빠지다보니 지금은 아주 깨끗해졌다면서 매일 아침 아차산에 오른다며 웃었다. 오후에는 강의를 했던 수백권의 대학노트를 다시 들여다보기도 하고 칸트와 셰익스피어, 논어와 맹자 등을 읽는다. “이젠, 국가의 흥망성쇠에 대해 본격 연구할 생각이야. 흥망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거든. 요즘 우리 지도층은 한심해. 모럴이 없어요. 국가의 기강은 질서와 원칙에서 생기지” 생명과 사명이 만날 때 가장 위대하다는 그는 결국 영원히 남는 것은 ‘글’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글을 쓰자, 인간 상록수를 만들자, 국가의 인재를 위해 좋은 철학을 심어주자 등의 사명감으로 더욱 충만해진다는 것. 세종때 집현전의 성삼문과 신숙주는 음성학의 대가인 한림학사 황찬을 만나기 위해 요동반도를 열세번이나 다녀오면서 최고의 발명품인 ‘한글’을 완성한 일화도 곁들였다. “1년전 부산에서 강연을 할 때 호텔에서 안마를 한번 받았지. 그때 안마사가 ‘직업이 대학교수였느냐.’고 하더군. 또 양복점에서 옷을 맞추는데 재단사가 ‘오른팔이 3㎝ 더 길다.’고 했어. 하기사 20대 중반부터 하루 10시간씩 서서 강의를 했고 오른팔을 뻗어 칠판에 글을 쓰다보니 그런 얘기를 들을 만도 하지.” 문득 서재에 걸린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불여학’(不如學-아무리 생각해도 배우는 것만 못하다.).‘청산원부동 백운자거래’(靑山元不動 白雲自去來-청산은 원래 움직임이 없는데 구름이 오고갈 뿐이다.). 글 김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독도 홍보영화’ 새달 무료배포

    한국방송협회(회장 정연주 KBS 사장)는 독도 홍보영화를 제작, 새달 초 국내·외에 무료 배포하기로 했다.15분 분량의 이 영화는 독도의 역사와 대한민국 영토임을 입증하는 사료, 독도의 수려한 풍광과 희귀 동·식물 등을 담게 된다.방송협회는 이 영화를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TV, 위성방송, 신문사, 인터넷 매체 등에 무상공급할 방침이다. 또 방송협회 홈페이지(www.radiotv.or.kr) 등에도 띄워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DVD로 제작, 한국 주재 각국 대사관에도 배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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